통합대장경

1. 개요
이 경은 금강수 보살과 관세음 보살의 대화로 이루어지며 만다라, 관정, 호마, 탑과 불상의 조성에 관한 법칙을 다룬다. 줄여서 『대비밀왕만나라경(大秘密王曼拏羅經)』·『미묘만나라경(微妙曼拏羅經)』이라 한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북송(北宋)시대에 천식재(天息災)가 986년(또는 987년)에 한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총 5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금강수 보살과 관세음 보살의 대화로 이루어지며 만다라, 관정, 호마, 탑과 불상의 조성에 관한 법칙을 다룬다. 경의 제목은 모든 부처님의 큰 뜻을 담은 일찍이 없던 가장 미묘한 밀교 경전이라는 뜻이다. 모두 일곱 개의 품으로 이루어진다. 기도하는 법의 일반적 규칙을 다루는 「상응행만나라의칙품(相應行曼拏羅儀則品)」은 만다라를 건립하는 방법에 대해 해설한다. 먼저 장소는 각 신분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의 흙으로 된 땅을 정해야 하는데 브라만은 매운 맛이 나는 흰 흙의 땅을 골라야 한다. 왕족이면 쇠맛이 나는 붉은 흙의 땅을, 장사꾼이나 장인이라면 단맛이 나는 황색의 땅을 고르고, 노예들은 쓴 맛이 나는 검은 흙의 땅을 선택해야 한다. 그 다음 구획을 쳐야 하는데 이때도 기도의 목적에 따라 각기 다른 종류의 나무를 사용한다. 제단에서 쓰는 정화수 물병이나 금병, 은병, 구리병, 쇠병, 나무병, 질그릇병, 유리병 등도 그 소원의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기도의 목적에 따라 불을 피우는 화로의 모양도 달라진다. 「관정품(灌頂品)」은 밀교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행하는 관정, 즉 머리에 물을 부어 비구의 자격을 주는 절차를 설명한다. 불도를 닦는 제자는 주로 브라만이나 왕족에서 뽑는데, 제자 가운데 스승이 선출되기 때문에 출신을 가리는 것이다. 스승이 제자에게 불도를 전수하면 제자는 스승의 발밑에 절을 하는데 그때 재물을 포함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 스승은 제자를 제단에 앉히고 정수리에 물을 뿌리고 금강저를 내리는데 이는 지혜의 문으로 제자가 인도되었음을 의미한다. 「아사리품(阿闍梨品)」은 스승의 역할과 의무에 대해 기술한다. 특히 제자에게 받은 재물을 스승이 어떻게 처분하는지 서술한다. 먼저 한 몫은 불상과 불경을 만드는 데 쓰며, 또 한 몫은 브라만이나 외도에게 주고, 나머지는 스승과 동료가 나누어 갖는다. 또한 스승은 제자를 지도할 수 있는 정도의 덕과 지혜를 쌓고 원만해야 하며, 세속에 물들지 않아야 한다. 「호마법품(護摩法品)」은 호마의 화로나 불을 피우는 방법, 기도하는 방법 등을 설명한다. 가령 화로를 쌓을 때도 그 목적에 따라 둥근 모양, 연꽃 모양, 삼지창 모양이 있다고 한다. 불을 피우는 방법과 기도에 쓰는 기구, 그려 붙일 부처와 보살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타오르는 연기의 모양이나 냄새 혹은 소리 등으로 소원의 성취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설한다. 「선법섭수제자품(先法攝受弟子品)」은 제자를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설명한다. 먼저 스승은 제자를 제단 위로 인도하기 전에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게 하고, 제단에 이르러 손에 흰꽃을 들고 북쪽 또는 동쪽을 향해 꿇어앉힌다. 그 다음 물그릇을 들고 명왕의 진언을 외우고 기도한 후 그 물을 제자에게 뿌린다. 감로 군다리 진언과 수인을 하여 제자가 부처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에 제자는 영원히 불도 수행에 정진함을 약속한다. 이러한 절차가 끝나면 스승은 진언과 함께 꽃을 제단에 올리고 제자를 위해 여러 가지 의식의 절차를 설명한다. 「영저상분출생의칙품(鈴杵相分出生儀則品)」에서는 요령과 금강저의 구조와 사용법을 설명한다. 먼저 이 품에서는 다섯 가지 지혜를 체득해야 한다고 하며, 다섯 가지 지혜의 본존인 다섯 부처님의 모습을 묘사한다. 그 다음 지혜를 상징하는 금강저와 부처님의 설법을 상징하는 요령의 종류와 사용을 설명하는데, 예를 들면 방울이 하나인 요령은 본존의 진언을 외울 때 쓰며, 방울이 두 개인 요령은 잡귀를 항복시킬 때 쓰인다. 「조탑공덕품(造塔功德品)」은 탑이나 불상을 만드는 방법과 그때 외우는 진언에 대해 설명한다. 탑이나 불상은 금과 은, 동과 같은 것으로 만들 수 있고 백단나무를 깎아 만들 수도 있으며, 향기로운 진흙을 빚어 만들 수도 있다. 탑을 세우려면 우선 터전을 깨끗한 곳에 정하고 무릎 깊이까지 땅을 파서 일체 오물을 없애고 길상나무 말뚝으로 다져야 한다. 이 밖에 불탑과 불상 조성의 공덕도 함께 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