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1. 개요
이 경은 『금강정경(金剛頂經)』에 나타난 부처님과 모든 보살의 지위 차이를 간략하게 서술한다. 줄여서 『약술금강정수증법문(略述金剛頂修證法門)』이라 하고, 별칭으로 『금강정분별성위경(金剛頂分別聖位經)』·『분별성위경(分別聖位經)』·『성위경(聖位經)』이라고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당(唐)나라 때 불공(不空, Amoghavajra)이 746년에서 774년 사이에 한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총 1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금강정경(金剛頂經)』에 나타난 부처님과 제보살의 지위 차이를 간략하게 서술한다. 금강계 만다라에 나타나는 성자 37명의 지위를 구분하고 그 성자가 모두 비로자나불의 화신임을 설한다. 이 경은 형식상으로 품의 구분이 따로 없지만 내용상 서문과 본론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서문은 일반적인 서문과 달리 진언종의 의미와 네 가지 법신에 관한 설명을 제시하는데, 그 전개가 다소 갑작스러워 내용이 첨가된 것으로 보인다. 서문에 따르면, 진언종이란 모든 여래의 비밀스런 가르침이며 스스로 부처의 지혜를 얻어 깨우침을 이루는 교리라고 한다. 진언종이라는 이름은 바로 이 경전에서 따온 것이다. 또 4법신(法身)으로 자성신(自性身), 수용신(受用身), 변화신(變化身), 등류신(等流身)을 각각 설명하는데, 이는 본론의 내용을 부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본론은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어떻게 금강계 만다라 37존의 위계가 형성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먼저 아가니타 천궁에서 깨달음을 얻은 비로자나불은 자신이 증득한 대원경지(大圓鏡智), 평등성지, 묘관찰지, 성소작지 등의 네 가지 지혜를 통해 자신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사방에 각각 아촉불, 관자재왕불, 보생불, 불공성취불의 4불을 위치시킨다. 이는 일체 중생을 위한 것으로 4불은 모두 비로자나불의 네 가지 지혜에 의해 나타난 부처이다. 그다음 비로자나불의 보리심, 허공보대마니공덕, 갈마 금강대 정진, 대연화지혜는 비로자나불의 좌우 전후에 4바라밀 보살을 탄생시키는데 이는 일체 중생의 보리심을 청정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비로자나불은 아촉불의 사방에 금강살타·금강왕 보살·금강애 보살·금강 선재 보살을 두고, 보생불의 주변에는 금강보·금강 위광·금강동·금강소 보살을 위치시킨다. 그리고 관자재보살 주변에는 금강법·금강검·금강인·금강어 보살을, 불공성취불의 사방에는 금강업·금강호·금강 야차·금강권 보살을 각각 두어 16대보살을 위치시킨다. 다음은 비로자나불의 동남, 서남, 서북, 동북쪽으로 천녀의 모습을 한 4보살과 시녀 모습을 한 네 명의 보살을 위치시키는데 이들은 각각 내외 공양 보살이 된다. 이러한 불보살들의 지위는 금강구, 금강 견삭, 금강 소계, 금강령 보살이 각각 동남서북의 월문(月門)에 배치되는 것으로 완성된다. 비로자나불을 포함한 37존은 비로자나불의 마음과 지혜에 의해 나타난 화신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로자나불을 섬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이것은 만다라 도상을 통해 지법신(智法身)의 36법문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37존의 사상은 『금강정경』에 나타난 금강계 만다라의 기본사상이다. 한편 『입릉가경』의 「게송품」은 자성(自性)이나 수용(受用), 변화(變化)와 등류(等流) 등 36가지 부처님의 성품을 모두 자성신(自性身)으로 취급하는데, 이 두 경전간의 사상적 비교도 고려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