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1. 개요
이 경은 시호(施護)가 한역한 것으로 대집회에서 부처님이 설법하신 정법을 수행하여 얻게 되는 갖가지 공덕에 대해 설한다. 줄여서 『회정법경』이라 한다. 산스크리트경명은 Sanghāṭīsũtradharmaparyāya Sūtra이고, 티벳어경명은 Ḥphags pa dge ḥdun zuṅ gi mdoḥi chos kyi rnam graṅs이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북송(北宋)시대에 시호(施護, Dānapāla)가 1001년에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 『승가타경(僧伽吒經)』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총 5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대집회에서 정법 수행으로 얻는 갖가지 공덕과 아울러 보살의 수행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중생의 삶은 갖가지 고통으로 끝이 없다. 보살은 중생이 고통에서 벗어나 온갖 번뇌를 끊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한다. 마치 갖가지 씨를 뿌려서 익는 차례대로 거두어 들이는 것처럼, 수많은 중생들을 각각 분별하여 저마다 적합한 방법으로 구제해 주는 역할이 바로 보살의 임무이다. 이러한 보살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불법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라 불도 수행에 전념해야 하며 그러한 공덕은 한량없이 크다는 것이 이 경의 요점이다.
제1권에는 부처님이 왕사성 취봉산에 머물 때였다. 수많은 제자와 보살, 천자(天子), 천녀(天女), 용왕(龍王) 등이 모여 있는 대집회에서 보용(普勇) 보살이 부처님에게 설법을 청하였다. 부처님은 불법은 곧 정법이며, 이는 오로지 중생의 구제를 위한 것이므로 불법을 듣고 깨닫고자 하는 마음을 내는 것도 곧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다른 모든 중생을 위한 것이 된다고 하며, 그 공덕은 비할 데 없이 크다는 요지의 설법을 하였다. 또한 부처님은 보용 보살에게 선근을 원만하게 해야 대집회의 정법을 들을 수 있고, 지견(知見)을 평등히 하는 것이 선근을 원만하게 하는 것이며, 스승을 공경하는 것이 지견을 평등하게 하는 것이고, 도(道)에 마음을 향하는 것이 스승을 공경하는 것이며, 대집회의 정법은 큰 공덕으로 일체를 이롭게 한다고 설한다. 이때에 니건타(尼乾陀)들이 모임에 섞이어 부처님에게 나는 그대를 이길 수 있다고 하자, 부처님은 불신력(佛神力)으로 그들을 제압하여 그들로 하여금 보리심을 내게 하였다. 부처님은 보용 보살에게 시방 세계에 가서 모든 부처들이 법으로 교화하고 선양하는 것을 가서 볼 것을 명하였다.
제2권은 부처님이 삼매에 안주하고 있던 7일 밤낮으로 시방 세계를 유람하고 온 보용 보살은 부처님에게 그 동안의 일을 보고하는데, 특히 하방(下方)에 있는 연화상(蓮華上) 세계의 연화장불(蓮華藏佛)로부터 그는 대집회의 정법을 들은 자의 공덕에 대하여 들었음을 부처님에게 전한다.
제3권은 부처님이 과거에 여러 부처들의 처소에서 용맹한 보시행(布施行)을 닦아 여러 부처들로부터 무상(無上) 보리의 수기를 받았음을 보용 보살에게 설한다. 부처님이 과거의 무량겁(無量劫) 동안에 보상(寶上) 여래와 보광(寶光) 여래, 정생(頂生) 여래 등을 직접 만나서 용맹한 보시를 닦아 무상 보리의 수기를 받았는데, 승관(勝觀) 여래는 장차 연등(然燈) 여래를 만나서 수기를 받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즉 승관 여래가 설하는 대집회의 정법을 듣고 더욱 보살행에 정진하다가 연등 여래의 출현을 만나 성불하게 될 것이라는 수기를 받아 많은 공덕을 얻었다. 부처님이 이와 같이 설할 때에 많은 브라만과 니건타 등과 시방의 무수한 보살들이 부처님의 처소를 찾았다. 부처님은 정법을 의심하는 외도(外道)들에게 사견(邪見)을 버리고 정견(正見)에 돌아갈 것을 설하였다. 또한 약왕군(藥王軍) 보살이 왜 중생들은 태어나고 멸함이 연속되는가에 대하여 설법을 청하였다. 부처님은 모든 생에는 초생(初生)과 구생(久生)이 있으며, 구생이란 6취(趣) 속에서 서로 연속적으로 전전(轉轉)하여 괴로움을 받는 중생이고, 초생이란 오래전에 윤회(輪廻)의 고뇌를 다하고 정진하여 부처를 보자마자 해탈을 얻는 자라고 설한다.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브라만과 니건타 등은 모두 부처님에게 귀의하고 보리심을 내어 무생 법인을 증득하였다.
제4권은 부처님과 약왕군 보살이 문답으로 부처가 많은 중생을 도탈(度脫)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왜 중생은 다함이 없는가에 대하여 설하고, 출세법(出世法)이란 열반법이고 모든 법의 자성(自性)을 깨달아 아는 것이 열반 승법(勝法)을 깨닫는 것이므로 열반법을 증득하고자 하는 중생은 항상 정진행(精進行)을 닦을 것을 설한다. 이어서 부처님은 신력으로 약왕군 보살을 월상(月上) 경계(境界) 여래가 있는 동방의 월등(月燈) 세계에 보냈다. 월등 세계에서 월상 경계 여래는 약왕군 보살에게 작위(作爲)가 있는 것은 실제의 법이 없기 때문에 모든 중생계는 태어나고 멸함이 꿈과 같다고 설하고, 다시 초생과 구생에 대하여 부연하여 설한다. 약왕군 보살이 월상 경계 여래에게 법을 청하자, 월상 경계 여래는 그에게 초생자(初生者)를 위하여 대법온(大法蘊)을 설하겠다고 한다.
제5권은 월상 경계 여래가 모든 중생은 몸이 있으므로 괴롭고, 생ㆍ노ㆍ병ㆍ사 등의 고(苦)가 중생을 핍박하여 해탈하지 못하게 한다고 설한다. 초생자는 여래에게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법을 청하자, 월상 경계 여래가 설한다. 식(識)이 멸하고 몸이 무너지는 것이 죽음이다. 명(命)이 끊어질 때에 멸식풍(滅識風)과 동전식풍(動轉識風)과 기식풍(起識風)이 와서 파괴한다. 몸이란 환영이나 불꽃과 같은 것으로서 부패하는 물질과 같은 것이다. 명(命)이란 식이 연속하여 유지하는 것이고, 업보가 쇠약하여 식법(識法)이 떠나게 되면 명근(命根)이 끊어지고 신체가 파괴되므로 명이라고 한다. 여래의 설법을 들은 초생자가 무엇을 따라 해탈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설법을 청하자, 약왕군 보살은 게송으로써 부처님에게 귀의하라고 답한다. 그들이 문답하는 것을 들은 월상 경계 여래가 갖가지 빛을 발하여 3천 대천 세계를 비춘 후에 다시 거두고, 여래의 머리 위에 수많은 칠보 누각이 나타난 것은 초생자들이 모두 법을 원만하게 구족하였기 때문이라고 약왕군 여래에게 설하자, 구생(久生)의 중생들은 모두 수다원과를 얻었다. 이때에 6방(方)의 세계에서 모든 보살들이 모여들었다. 여래가 약왕군 보살에게 그 인연을 설하자, 초생자들은 모든 법을 구족하여 10지(地)에 안주하였다. 부처님이 이와 같이 설하자, 보용 보살을 비롯하여 설법을 들은 모든 대중들이 크게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