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1. 개요
축법호(竺法護)에 의해 한역된 이 경은 제개장보살(除盖障菩薩)에 대한 부처님의 대승적인 설법이다. 줄여서『제개장소문경』이라 한다.
2. 성립과 한역
기원 1천 년에서 1천10년 사이에 축법호(竺法護)에 의해서 한역(漢譯)되었다. 전체가 20권으로 되어 있는 이 경은『보우경(寶雨經)』ㆍ『대승보운경(大乘寶雲經)』ㆍ『보운경(寶雲經)』을 후세에서 대승적으로 부연한 이설(異說)이라고 한다. 이 중에『보우경』은 당(唐: 618~907)의 시대에 달마류지(達磨流志) 혹은 뒤에 보리류지(菩提流志)라고 한 인도(印度)의 역승(譯僧)에 의해서 한역되었고,『대승보운경』은 이보다 빠른 양(梁)나라 시대(503)에 만타라(曼陀羅) 및 승가바라(僧伽婆羅)에 의해서 한역되었다. 또『보운경』은 양(梁)의 만타라선(曼陀羅仙)에 의해서 번역되었다.
위의 세 경과 함께『제개장보살소문경』은 공통된 계통의 원본에 의해서 이루어진 경으로 보인다. 『보운경』은 7권,『대승보운경』도 7권,『보우경』은 10권이나『제개장보살소문경』만이 20권으로 가장 길다. 앞의 두 경은 내용이 대체적으로 같으며, 뒤의 두 경은 이를 증보하고 있다.
예를 들면,『보우경』에 현수불퇴전보살기(顯授不退轉菩薩記)가 있다. 그 내용은 “부처님께서 가야산에 계시면서 이마로부터 광명을 내어서 시방(十方)을 비춘다. 월광천자(月光天子)가 이때 부처님의 빛나는 얼굴 안으로 들어온다. 이에 지나국(支那國)에서 여왕(女王)이 될 것이다”라고 수기(授記)한다. 그리고 동방의 연화안불(蓮華眼佛)의 세계에 있는 지일체개(止一切盖)보살이 와서 백 가지의 일을 낱낱이 묻고, 그 하나하나에 10법(法)을 가지고 부처님께서 대답하시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보운경』에는 월광천자가 여왕이 된다는 내용이 없다. 그러므로 『보우경』의 월광천자에 대한 수기(授記)는 중국에서 증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원본에 의한 경이 네 번씩이나 번역되었다는 사실과, 그 중에 두 경, 즉『보우경』과 『제개장보살소문경』이 증보를 하고, 그 내용을 10권 내지 20권에 이르도록 늘렸다는 사실은, 이 경이 당시의 사회에 중요시되고 상당히 유행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게 한다.
이 경의 성립 연대는 최초의 한역본(漢譯本)인 『대승보운경(大乘寶雲經)』이 기원 503년에 이루어졌으므로 그 이전에 성립된 것이 확실하며, 그 내용이 실제에 있어서 대승적이지 못하면서도 대승 사상에 입각한 점으로 보아 기원 1세기 내지 2세기에 성립된 것으로 볼 수가 있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 『보운경』ㆍ『불설보우경』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이 경은 20권으로 되어 있는데, 각 권(卷)이 하나의 논제(論題)로 논술(論述)되어 있지 않고, 흔히 한 권에 묶어야 할 이야기나 내용이 두 권에 걸쳐 기술되고 있다. 그리고 각 권의 분할은 대체적으로 양(量)에 따라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길이가 거의 같다. 경의 문장은 쉽고 간명한 논술로서 문장은 명쾌하고 그 뜻은 명철하다. 그러나 18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십종법(十種法)을 설하고 있어 지극히 형식적이고 전형적이다. 그러나 내용의 표현에 있어서는 전체적으로 매우 긴축되어 있다.
1권에서는 상두산(象頭山)에 있는 부처님의 처소에 모인 대중, 특히 여러 보살들의 이름을 들고 있다. 그리고 대연화세계(大蓮華世界)의 연화안여래(蓮華眼如來)로부터 사바세계에 있는 석가여래가 여래의 이름을 듣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서지 않는 공덕을 얻고 그 서원을 성취하였다는 이야기를 제개장보살이 듣고 석가여래를 찾아온다.
2권에서는 구족한 보시(布施) 등을 얻는 수행을 묻는 제개장보살에게 십종시법(十種施法) 등을 설한다. 그리고 이하의 각 권에서는 약간의 제개장보살의 질문과 응답이 있고, 대개는 부처님께서 이 십종법(十種法)을 설한다.
19권의 후반에 와서 제산(諸山)ㆍ제천(諸天)ㆍ제인(諸人)의 찬양함을 기술하고, 20권에서는 대승 경전의 예와 같이 이 경전의 유통에 따른 공덕을 설하여 그치고 있다. 따라서 이 경은 제개장보살의 질문에 대한 불교의 덕목(德目)을 성취하는 열 가지 수행법(修行法)을 부처님께서 설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불교의 덕목을 성취하는 수행법을 설하는 이 경의 사상은, 대승 사상에 입각하여 있으나 극히 진보적인 것도 난해(難解)한 것도 아니다. 제개장보살이 물은 열 가지 덕목은, 첫째 보시의 구족(具足)을 얻는 수행법, 둘째 인욕의 구족을 얻는 수행법, 셋째 지계(持戒)의 구족을 얻는 수행법, 넷째 정진(精進)의 구족을 얻는 수행법, 다섯째 선정(禪定)의 구족을 얻는 수행법, 여섯째 혜(慧)의 구족을 얻는 수행법, 일곱째 방편의 구족을 얻는 수행법, 여덟째 원(願)의 구족을 얻는 수행법, 아홉째 역(力)의 구족을 얻는 수행법, 열째 지(智)의 구족을 얻는 수행법이다.
이와 같은 열 가지 바라밀을 얻는 수행법에 대해서 103항의 공덕을 설하고 있으며, 그것을 첫째 수도에 관한 근본적인 덕목 37항, 둘째 근본적인 덕목은 아니지만 수행의 결과로 얻어지는 공덕 42항, 셋째 수행의 생활양식에 관한 16항과 기타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둘째의 근본적인 덕목은 아니지만 수행의 결과로 얻어지는 공덕은, 다시 스스로의 심경에 관한 것과 스스로의 외형(外形)에 관한 것과 수행의 편의와 기회에 관한 공덕 등으로 나뉜다.
이것에 의하면 수도에 있어서 근본적인 덕목이 중요시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부처님의 설법도 그만큼 중요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경은 불교의 덕목에 도달하는 수행법의 전형적인 열 가지를 예외 없이 망라하고 있다. 특히 이 경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불교의 수행상의 사항에 관한 술어와 그에 대한 해설을 망라하고 있는 점이며, 대승적인 술어에 대한 증명까지 하고 있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 경은 불교의 수행과 그 덕목을 형식적으로 분류하고 전형적으로 배열하여 해설한 해설집(解說集)이라 할 수 있으며, 불교 용어를 해설한 해설집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