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이와 같이 행하면 시방의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세계에 현재 계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필추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반야바라밀다를 여널하시는 대중 가운데서 저절로 기뻐하시면서, 이 보살마하살이 이름과 성바지와 몸의 모습이며 공덕으로서 이른바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른 진실하고 청정한 공덕을 찬양하고 찬탄하시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마치 내가 지금 대중에게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연설하면서 대중 가운데서 저절로 기뻐하면서, 보당(寶幢) 보살마하살의 모든 보살마하살들과 그 밖에 지금 부동 부처님[不動佛] 처소에 있으면서 범행(梵行)을 청정하게 닦고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는 모든 보살마하살들의 이름과 성바지와 몸의 모습이며 공덕으로서 이른바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른 진실하고 청정한 공덕을 찬양하고 찬탄하는 것처럼,
004_0892_c_01L 현재 시방에 계신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세계의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대중에게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연설하시면서 거기에서도 역시 어떤 모든 보살마하살이 범행을 청정하게 닦고 반야바라밀다를 여의지 않으면 거기의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도 저마다 대중 가운데서 저절로 기뻐하시면서 그 보살마하살의 이름과 성바지와 몸의 모습이며 공덕으로서 이른바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여의치 않는 진실하고 청정한 공덕을 찬양하고 찬탄하시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어떤 보살마하살로서 이미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고서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방편선교를 행하는 이런 보살마하살이면,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대중에게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연설할 때에 대중 앞에서 저절로 기뻐하시면서 이름과 성바지와 몸의 모습이며 공덕을 찬양하고 찬탄하시느니라.”
구수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혹시 어떤 보살마하살들로서 아직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지 못한 이라도,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대중에게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연설하실 때에 대중 앞에서 저절로 기뻐하시면서 그의 이름과 성바지와 몸의 모습이며 공덕을 찬양하거나 찬탄하는 일이 있습니까?”
004_0893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역시 있느니라. 이를테면 어떤 보살마하살로서 비록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아직 물러나지 않음을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반야바라밀다의 방편선교를 닦는 이런 보살마하살이면, 역시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대중에게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연설하실 때에 대중 앞에서 저절로 기뻐하시면서 이름과 성바지와 몸의 모습이며 공덕을 찬양하고 찬탄하시느니라.”
구수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여기서 말씀하신 이는 바로 어떠한 보살마하살입니까?”
004_0893_a_06L具壽善現復白佛言:“此所說者是何菩薩摩訶薩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어떤 보살마하살들이 부동 부처님[不動佛]께서 보살이었을 적에 닦던 바를 따라 배우고 행한 바를 따라 머무르면서 반야바라밀다의 방편선교를 수행하면, 이 보살마하살이 비록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아직 물러나지 않음을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대중에게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연설하실 때에 대중 앞에서 저절로 기뻐하시면서 그의 이름과 성바지와 몸의 모습이며 공덕을 찬양하고 찬탄하시느니라.
또 어떤 보살마하살들이 보당(寶幢) 보살마하살이 닦은 바를 따라 배우고 행한 바를 따라 머무르면서 반야바라밀다의 방편선교를 수행하면, 이 보살마하살이 비록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아직 물러나지 않음을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대중에게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연설하실 때에 대중 앞에서 저절로 기뻐하시면서 그의 이름과 성바지와 몸의 모습이며 공덕을 찬양하고 찬탄하시느니라.
004_0893_b_01L또 선현아, 어떤 보살마하살로서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온갖 법의 생김이 없는 성품 가운데서 비록 깊이 믿고 이해하기는 하나 아직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지는 못한 이거나 온갖 법이 모두 고요한 성품 가운데서 비록 깊이 믿고 이해하기는 하나 아직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들지는 못한 이면, 이런 보살마하살은 이미 반야바라밀다의 방편선교에 머물러 있는지라 역시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대중에게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연설하실 때에 대중 앞에서 저절로 기뻐하시면서 이름과 성바지와 몸의 모습이며 공덕을 찬양하고 찬탄하시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대중에게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연설하실 때에 대중 앞에서 저절로 기뻐하시면서 이름과 성바지와 몸의 모습이며 공덕에 대한 찬양과 찬탄을 받는 이면, 이 보살마하살은 모든 성문과 독각의 지위를 초월하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는 수기를 얻을 날이 가까워졌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의 방편선교를 수행하기 때문이니, 필연코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물러서 빨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리라.
또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모든 이치를 듣고 깊은 마음으로 믿고 알면서 미혹도 없고 의심도 없고 헷갈리지도 않고 답답해하지도 않으면서 다만 생각하기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와 같은 이치는 필연코 뒤바뀐 것이 아니다’고 할 뿐이면,
004_0893_c_01L 이 보살마하살은 의당 생각하기를, ‘나는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이치에 대하여 깊이 믿고 이해하면서 결정하여 마쳤으며, 혹은 또 장차 부동 여래ㆍ응공ㆍ정등각과 모든 보살마하살 처소에서 반야바라밀다를 널리 듣고 깊은 이치에 대하여 깊이 믿고 알 것이요 이미 믿고 안 뒤에는 부지런히 범행을 닦고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무를 것이며 이 지위에 머무르고 나면 빨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할 것이다’고 해야 하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만약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듣는 것만으로도 오히려 그지없는 공덕과 훌륭한 이익을 얻게 되거늘, 하물며 깊이 믿고 이해하여 말씀대로 수행하면서 마음에 두어 매우 깊은 이치를 생각함이겠느냐. 이 보살마하살은 진여에 머무르고 일체지(一切智)에 가까워져서 빨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고 모든 유정을 위하여 법요(法要)를 연설하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내가 묻기를, ‘법은 진여를 여의어서 따로 얻을 만한 것이 없거늘 어느 법이 진여에 머무른다 하고, 또 누가 일체지에 가까워져서 빨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한다 하며, 누가 또 누구를 위하여 어떤 법요를 연설한다 하느냐’고 하는데,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법은 진여를 여의어서 도무지 얻을 수 없거늘 어떻게 법이 진여에 머무른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004_0894_a_01L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진여는 스스로가 진여에 머무를 수 없나니, 이 가운데서 도무지 머무르는 이나 머무를 바가 없기 때문이니라. 진여는 일체지에 가까워질 수 없나니, 이 가운데서는 도무지 가까워지는 이나 가까워질 바가 없기 때문이니라. 진여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할 바의 차별된 성품이 없기 때문이니라. 진여는 남을 이해 설법할 수 없나니, 이 가운데서는 도무지 설법하는 이나 설법할 바가 없기 때문이니라.
그 때 제석천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와 같은 반야바라밀다의 이치는 심히 깊어서 극히 믿고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모든 보살마하살은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비록 모든 법은 모두가 얻을 수 없다 함을 안다손 치더라도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면서 유정에게 법요를 연설하려고 하니, 심히 어려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때 선현이 천제석에게 말하였다. “교시가여, 당신의 말씀과 같아서, ‘모든 보살들은 매우 깊은 법을 듣고 마음이 잠기거나 빠지지도 않고 미혹도 없고 의심도 없고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고 헷갈리거나 답답해하지도 않으면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고 유정을 위하여 법요를 연설하려고 하니, 극히 어려운 일이요 심히 희유하다’고 합니다.
004_0894_b_01L 교시가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서 법은 모두가 공한지라 도무지 있지 않다고 관찰하거늘, 누가 감지고 누가 빠지며 누가 미혹하고 누가 의심하며 누가 놀라고 누가 두려워하며 누가 헷갈리고 누가 답답해하겠습니까. 그러므로 이러한 일은 희유한 일이 못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유정이 어리석고 뒤바뀌어서 모든 법은 모두가 공임을 통달하지 못한 까닭에 깨달음을 구하고 그들을 위하여 방편선교를 연설하고자 하는 것이니, 극히 어려운 일이 아닌 것입니다.”
천제석이 말하였다. “존자 선현께서는 하시는 말씀마다 공에 의지하지 않음이 없으십니다. 그러므로 하시는 말씀은 항상 걸림이 없으신데, 마치 어떤 이가 허공을 향하여 활을 쏠적에 멀고 가까움에 다같이 걸림이 없듯이, 존자께서 말씀한 것도 그와 같아서 깊고 얕음에 모두가 공에 의지하거늘 그 누가 그 가운데서 감히 방해를 하겠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천제석에게 말씀하셨다. “너와 선현이 하는 말들은 모두가 여래의 진실한 말과 법의 말에 따르고 있으며, 법과 법을 수순하는 데서도 뒤바뀐 설명이 없느니라. 왜냐 하면 교시가야. 구수 선현의 모든 변재는 공에 의지하면서 시설하지 않음이 없기 때문이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구수 선현은 온갖 법이 다 마침내 공이라고 관찰하기 때문이니라.
오히려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조차도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이가 있을 수 있겠느냐. 오히려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조차도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는 이가 있을 수 있겠느냐. 오히려 일체지조차도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일체지를 얻는 이가 있을 수 있겠느냐. 오히려 진여조차도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진여를 얻어서 여래를 이루는 이가 있을 수 있겠느냐,
오히려 생김이 없는 성품조차도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생김이 없는 성품을 증득하는 이가 있을 수 있겠느냐. 오히려 깨달음조차도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부처님의 깨달음을 증득하는 이가 있을 수 있겠느냐, 오히려 10력(力)조차도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10력을 이루는 이가 있을 수 있겠느냐. 오히려 4무소외(無所畏)조차도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4무소외를 이루는 이가 있을 수 있겠느냐. 오히려 모든 법조차도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법을 연설하는 이가 있을 수 있겠느냐.
004_0894_c_01L왜냐 하면 교시가야. 구수 선현은 온갖 법에 있어서 멀리 여읨의 머무름[遠離住]에 머무르고 온갖 법에 있어서 얻을 바 없음의 머무름[無所得住]에 머무르면서 온갖 법은 모두가 마침내 공이어서 행하는 이나 행할 바 등을 얻을 수 없을 수 없다고 관찰하기 때문이니라.
교시가야, 구수 선현은 온갖 법에 있어서 멀리 여읨의 머무름과 얻을 바 없음의 머무름에 머무르거니와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머무른 바 반야바라밀다의 미묘한 행의 머무름에 비교하면, 백분의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분의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분의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내지 우파니살담분의일에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004_0895_a_01L이 필추들은 뛸 듯이 기뻐하면서 전에 없었던 일을 얻고 저마다 이 꽃을 부처님의 위와 모든 보살에게 받들어 뿌렸다. 꽃을 뿌리고 나서 같이 원을 세우기를, ‘저희들은 이 수승한 선근의 힘으로써 원하옵건대, 항상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미묘한 행의 머무름에 머물러서 속히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나아가게 하소서’ 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빙그레 웃으시니, 부처님들의 평상시의 법과 같이 그 입으로부터 가지가지의 푸르고 누렇고 붉고 흰 광명과 분홍ㆍ자주ㆍ보라ㆍ초록ㆍ금ㆍ은 및 파리의 빛을 놓으셔서 곁으로 그지없는 모든 불국토를 비추시매 위로는 범천 세계에 이르고 아래로는 풍륜(風輪)까지 사무친 뒤에 점차로 다시 돌아와서는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세 바퀴를 돌고 나서 부처님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 때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이 모든 필추들은 장차 오는 세상의 성유겁(星喩劫) 동안에 모두가 부처님이 되시고 명호는 다같이 산화불(散花佛)이시며, 열 가지 명호가 구족하고 성문승(僧)의 수효도 모두가 똑같은 것이며, 수명도 똑같이 20천 겁이리라. 그 낱낱 부처님께서 연설하실 말씀과 가르침은 이치가 깊고 넓으며 천상과 인간에 유포될 것이요, 바른 법이 세간에 머무르기는 다같이 2만 겁이며, 그 모든 부처님 국토은 넓고 장엄하고 청정하면서 인간과 물질이 흥성하며 안온하고 풍요하고 안락하리라.
그 모든 여래께서는 저마다 자기의 국토에서 모든 제자들을 거느리고 마을과 성과 시골과 서울을 돌아다니면서 묘한 법 바퀴를 굴리어 하늘과 사람들을 제도하여 수승한 이익과 안락을 얻게 할 것이며, 그 모든 세존께서 가고 오고 머무르신 곳에는 낮이나 밤이나 항상 다섯 빛깔의 묘한 꽃을 비 내릴 것이니, 이런 인연 때문에 내가 빙그레 웃었느니라.
004_0895_b_01L그러므로 경희(慶喜)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가장 수승한 머무름에 머무르고자 하면 의당 반야바라밀다의 미묘한 행의 머무름에 머물러야 하며, 만일 보살마하살이 여래의 머무름에 머무르고자 하면 의당 반야바라밀다의 미묘한 행의 머무름에 머물러야 하느니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부지런히 닦고 배워서 마지막을 얻게 되면, 이 보살마하살은 전생에 혹은 인간에서 죽어서 도로 이곳에 와 났거나 혹은 도솔천[覩史多天]에서 죽어서 인간에 와 났으리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그는 전생에 혹은 인간이나 혹은 천상에 있으면서 일찍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널리 들었었기 때문이니, 금생에서는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부지런히 닦고 배울 수 있느니라.
또 경희야, 만일 유정들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 듣기를 좋아하여 들은 뒤에는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쓰고 부지런히 닦고 배워 이치대로 생각하면서 보살승(菩薩乘)의 선남자들에게 연설하고 보이고 경계하고 가르쳐 주면, 반드시 알라 그 사람은 바로 큰 보살이어서 일찍이 지나간 세상에 친히 여래ㆍ응공ㆍ정등각으로부터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들었고 들은 뒤에는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쓰고 부지런히 닦고 배워 이치대로 생각하였으며, 또한 일찍이 남에게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연설하고 보이고 경계하고 가르쳐 주었었기 때문에 금생에서는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느니라.
004_0895_c_01L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이 유정들은 일찍이 과거의 한량없는 부처님에게 모든 선근을 심었었기 때문에 금생에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니, 이 유정은 응당 생각하기를, ‘나는 전생에 성문 등으로부터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들었을 뿐만이 아니라 틀림없이 여래ㆍ응공ㆍ정등각으로부터도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들었으리라.
나는 전생에 성문 등을 친근하고 공양하면서 모든 선근을 심은 것만이 아니고 틀림없이 여래ㆍ응공ㆍ정등각도 친근하고 공양하면서 모든 선근을 심었으리라. 이러한 인연으로 지금 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듣게 되어 좋아하면서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쓰고 부지런히 닦고 배워 이치대로 생각하고 유정에게 널리 연설하면서도 게으름이 없느니라’고 해야 하느니라.
또 경희야, 만일 유정들이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면서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듣기를 좋아하고 들은 뒤에는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쓰고 부지런히 닦고 배워 이치대로 생각하며 법과 이치와 글과 뜻을 모두 잘 통달하여 수순하고 수행하면, 이 모든 유정은 바로 그 자리에서 나 등의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을 뵙게 되리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유정들이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모든 이치를 듣고 깊은 마음으로 믿고 이해하면서 훼방하지도 않고 무너뜨리지도 않으면 이 모든 유정은 이미 일찍이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면서 모든 부처님에게 선근을 많이 심었었으며, 또한 한량없는 착한 벗에게 포섭되었으리라.
004_0896_a_01L또 경희야, 만일 모든 유정이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의 훌륭한 복 밭에게 모든 선근을 심은지라 비록 틀림없이 성문의 과위나 혹은 독각의 과위나 혹은 여래의 과위를 얻는다손 치더라도,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함에는 반드시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이치를 잘 통달하여 걸림없이 정진하면서 모든 보살의 행을 수행하여 극히 원만하게 해야 하느니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이치를 잘 통달하여 걸림없이 정진하면서 모든 보살의 행을 수행하여 극히 원만하게 한다면 이 보살마하살이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면서 성문이나 독각의 지위에 머무른다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이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고자 하면 응당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이치를 잘 통달하여 걸림없이 정진하면서 모든 보살마하살이 행을 수행하여 극히 원만하게 하여야 하느니라. 그러므로 경희야, 나는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경전을 나에게 부촉(付囑)하노니, 의당 바르게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환히 통달하여 잊거나 잃음이 없게 하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이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경전을 제외하고 모든 그 밖의 내가 말한 법을 받아 지니다가 설령 잊거나 잃는다 해도 그 죄는 오히려 가볍거니와 만일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경전을 잘 받아 지니지 않아 최하로 한 글귀라도 잊거나 잃음이 있으면 그 죄는 심히 중하느니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경전을 최하 한 글귀라도 잘 받아 지니면서 잊지 않는 이는 그 얻는 복이 한량없거니와 만일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경전을 잘 받아 지니지 않고 최하한 글귀라도 잊음이 있는 이가 얻게 되는 중한 죄는 앞의 복의 분량과 같으니라.
004_0896_b_01L그러므로 경희야, 나는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경전을 은근히 너에게 부촉하노니, 부디 바르게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환히 통달하여 이치대로 생각하며 널리 남에게 연설하고 분별하고 열어 보이어 받아 지니는 이로 하여금 마지막까지 글과 이치며 뜻을 환히 알게 해야 하느니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마지막까지 환히 통달하여 이치대로 생각하며 널리 남에게 연설하며 분별하고 보이어서 분명히 알게 하면, 이 보살마하살이야말로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ㆍ세존께서 증득하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이 생장하는 곳을 받아 지니고 섭취한 것이니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유정들이 은근하고 청정한 마음을 일으켜 현재 나에게 갖가지의 훌륭한 꽃다발과 내지 등불로써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되 게으름이 없고자 하는 이면, 의당 반야바라밀다를 지극한 마음으로 듣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마지막까지 환히 통달하여 이치대로 생각하고 남에게 연설하고 분별하고 보이어서 분명히 알게 하여야 하며, 혹은 또 써서 뭇 보배로 장엄하여 항상 갖가지의 훌륭한 꽃다발과 내지 등불로써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되 게으르거나 쉬지 말아야 하느니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듣고 은근하고 청정한 마음을 일으켜 공경하고 좋아하면, 곧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증득하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대하여 은근하고 청정한 마음을 일으켜 공경하고 좋아하는 것이니라.
경희야, 나는 이와 같은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경전에 대한 부촉하는 인연을 비록 한량없는 백천의 대겁(大劫) 동안 말한다 해도 역시 다할 수 없느니라. 요점을 들어 말하건대, 마치 내가 너희들의 큰 스승인 것처럼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역시 너희들의 큰 스승인 줄 알아야 하며, 너희들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 등이 나를 공경하고 존중하는 것처럼 역시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공경하고 존중하여야 하느니라.
그러므로 경희야, 나는 한량없는 교묘한 방편으로써 너에게 반야바라밀다에 매우 깊은 경전을 부촉하나니, 너는 의당 받아 지니어 잊거나 잃음이 없게 하라. 나는 이제 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모든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 등의 한량없는 대중들 앞에서 너에게 부촉하는 것이니, 부디 바르게 받아 지니어 잊거나 잃음이 없게 해야 하느니라.
경희야, 나는 이제 진실한 말로써 너에게 고하나니, 모든 청정한 받을 믿음 있는 이들이 부처님을 버리지 않고자 하고 가르침을 버리지 않고자 하고 상가를 버리지 않고자 하고 또 3세의 모든 부처님께서 증득하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버리지 않고자 하면 기필코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버리지 않아야 하나니, 이와 같은 것을 바로 나나 모든 부처님께서 그 제자들을 경계하고 가르쳐 주는 법이라 하느니라.
004_0897_a_01L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듣기를 좋아하여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마지막까지 환히 통달하여 이치대로 생각하며 한량없는 문으로써 널리 남에게 연설하여 분별하고 보이고 시설하고 건립하여 그로 하여금 분명히 알아서 정진하고 수행하게 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은 빨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고 원만한 일체지지에 가까워지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과 일체지지는 모두가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나게 되기 때문이니라.
004_0897_a_03L所以者何?諸佛無上正等菩提、一切智智皆依如是甚深般若波羅蜜多而得生故。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3세가 모든 부처님도 모두가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이 출생하게 되나니, 그러므로 경희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고자 하면 의당 부지런히 정진하면서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닦고 배울지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바로 모든 보살마하살의 어머니로서 모든 보살마하살을 낳기 때문이니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여섯가지 바라밀다를 부지런히 배우면 속히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나니, 그러므로 경희야, 나는 이 6바라밀다를 다시금 너에게 부촉하노니, 부디 바르게 받아 지니며 잊거나 잊지 않게 하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바로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의 그지없는 법의 광[法藏]이어서 온갖 불법이 이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니라.
또 경희야, 가령 내가 성문승(聲問乘)의 사람을 위하여 성문의 법을 말하여 이 법 때문에 삼천대천세계의 유정들이 모두 다 아라한과를 얻는다 해도 오히려 나에게는 부처의 제자로서 해야 할 일을 아직 못했거니와, 네가 만일 보살승(菩薩乘)의 사람을 위하여 한 글귀의 심리 깊은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법을 연설한다면 곧 나에게 부처의 제자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고 하리니, 내가 이 일을 깊이 따라 기뻐함은 네가 삼천대천세계의 유정들을 교화하여 모두가 다 아라한과를 얻게 한 것보다 훌륭해서이니라.
또 경희야, 가령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유정이 다른 이가 교화함으로 말미암아 먼저도 없고 나중도 없이 모두가 사람의 몸이 되어 한꺼번에 아라한과를 증득했다 하자. 이 모든 아라한이 지닌 보시의 성품과 계율의 성품과 수행의 성품의 모든 복업(福業)의 일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들의 복업의 일이 과연 많겠느냐?”
004_0897_c_01L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하루의 낮과 밤은 그만두고 하루의 낮 동안만이라도, 아니 하루의 낮은 그만두고 한나절만이라도, 아니 한나절은 그만두고 한 시간만이라도, 아니 한 시간은 그만두고 한 식경(食頃)만이라도, 아니 한 식경은 그만두고 잠시 동안만이라도, 아니 잠시 동안은 그만두고 손가락을 튀기는 한 동안만이라도 이 성문인 사람이 보살에게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법을 연설한다면 그가 얻는 복덕이 앞의 것보다 매우 많으니라. 왜냐 하면 이 성문인 사람이 얻는 복덕은 온갖 성문이나 독각의 모든 선근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니라.
또 경희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성문인 사람에게 갖가지 성문승의 법을 연설하여 가령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유정들이 이 법 때문에 모두가 다 아라한 과를 증득하여 모두가 수승한 공덕을 갖춘다 하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보살마하살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과연 많겠느냐?”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하루의 낮과 밤은 그만두고 하루의 낮만이라도 , 아니 하루의 낮은 그만두고 한나절만이라도, 아니 한나절은 그만두고 한 시간만이라도, 아니 한 시간은 그만두고 한 식경만이라도, 아니 한 식경은 그만두고 잠시 동안만이라도, 아니 잠시 동안은 그만두고 손가락을 튀기는 동안만이라도 이 보살마하살이 3승의 선남자들에게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법을 연설하게 되면, 그의 얻는 복덕이 앞의 것보다 매우 많아서 한량없고 그지없느니라.
004_0898_a_01L왜냐 하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법 보시는 온갖 성문이나 독각과 상응하는 법 보시보다 그리고 그 2승의 모든 선근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스스로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면서 또한 대승과 상응하는 법으로써 다른 모든 유정에게 보이고 권하고 인도하고 찬양하고 격려하고 기쁘게 하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게 하기 때문이니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은 스스로가 보시바라밀다와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닦으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보시바라밀다와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닦게 하며, 스스로가 내공(內空)과 내지 무성자성공(無性自性空)을 닦으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내공과 내지 무성자성공을 닦게 하느니라.
스스로가 진여(眞如)와 내지 부사의계(不思議界)에 머무르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진여와 내지 부사의계에 머무르게 하며, 스스로가 괴로움ㆍ쌓임ㆍ사라짐ㆍ도의 거룩한 진리(苦集減道聖諦)에 머무르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괴로움ㆍ쌓임ㆍ사라짐ㆍ도의 거룩한 진리에 머무르게 하느니라.
스스로가 4념주(念珠)와 내지 8성도지(聖道支)를 수행하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4념주와 내지 8성도지를 수행하게 하며, 스스로가 4정려(靜慮)와 4무량(無量)과 4무색정(無色定)을 수행하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4정려와 4무량과 4무색정을 수행하게 하며, 스스로가 공ㆍ무상ㆍ무원의 해탈문[空無相無願解脫門]을 수행하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공ㆍ무상ㆍ무원의 해탈문을 수행하게 하느니라.
스스로가 8해탈(解脫)과 내지 10변처(遍處)를 수행하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8해탈과 내지 10변처를 수행하게 하며, 스스로가 극희지(極喜地)와 내지 법운지(法雲地)를 수행하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극희지와 내지 법운지를 수행하게 하며, 스스로가 온갖 다라니문(陀羅尼門)과 삼마지문(三摩地門)을 수행하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수행하게 하느니라.
004_0898_b_01L스스로가 5안(眼)과 6신통(神通)을 수행하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5안과 6신통을 수행하게 하며, 스스로가 여래의 10력(力)과 내지 18불불공법(佛不共法)을 수행하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여래의 10력과 내지 18불불공법을 수행하게 하며, 스스로가 32상(相)과 80수호(隨好)를 수행하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32상과 80수호를 수행하게 하느니라.
스스로가 잊음이 없는 법[無忘失法]과 항상 버림에 머무르는 성품[恒住捨性]을 수행하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버림에 머무는 성품을 수행하게 하며, 스스로가 일체지(一切智)와 도상지(道相智)와 일체상지(一切相智)를 수행하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일체지와 도상지와 일체상지를 수행하게 하느니라.
스스로가 보살마하살의 행(行)을 수행하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보살마하살의 행을 수행하게 하며, 스스로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無上正等菩提]를 수행하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수행하게 하며, 스스로가 일체지지(一切智智)를 수행하면서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 일체지지를 수행하게 하나니, 이러한 인연으로 선근이 더욱 자라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빨리 증득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사부대중에게 둘러싸여서 반야바라밀다를 찬양하고 아난다에게 부촉하여 받아 지니게 하신 뒤에, 다시 온갖 하늘ㆍ용ㆍ약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및 인비인[人非人] 앞에서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대중으로 하여금 모두가 부동(不動)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 성문과 보살 내중에게 에워싸여서 바다와 같은 회중에게 묘한 법을 연설하신 것을 보게 하시고, 그리고 그 국토의 장엄하고 청정한 모습을 보게 하셨다.
004_0898_c_01L그 성문승들은 모두가 아라한이어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다시는 번뇌가 없으며, 참된 자재함을 얻어서 마음이 잘 해탈하고 지혜가 잘 해탈하여 마치 잘 길들인 슬기로운 말과도 같고 큰 용과도 같았으며, 이미 할 일을 다하고 이미 마칠 일을 다 마치어 모든 무거운 짐을 버리고 자기의 이익을 얻었으며, 모든 매듭을 다하여 해탈을 바르게 알고 마음이 자재하여 첫째 가는 마지막에 이르렀었다. 그 보살승의 모두도 다 대중에게 알려진 이들로서 다라니와 걸림없는 변재를 얻었으며, 한량없고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는 미묘한 공덕을 성취하였었다.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을 거두시어 여기의 대중인 하늘ㆍ용ㆍ약차ㆍ건달바 등에게 다시는 저 부동 여래ㆍ응공ㆍ정등각과 성문ㆍ보살이며 그 밖의 대중들과 아울러 그 불국토의 장엄하고 청정한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하시자, 그 부처님과 대중들이여 장엄한 국토는 모두가 여기 국토에 사는 이의 눈으로써는 볼 수 있는 바가 아니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부처님께서 신통력을 거두시매 그 먼 경계를 볼 수 있는 인연이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법은 법을 행하지 않고 법은 법을 보지 못하며 법은 법을 알지 못하고 법은 법을 증득하지 못하느니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온갖 법의 성품은 행할 수 있는 이가 없고 볼 수 있는 이가 없으며 알 수 있는 이가 없고 증득할 수 있는 이가 없나니, 움직임도 없고 작용도 없느니라.
004_0899_a_01L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온갖 법은 모두가 작용이 없어서 취하는 이나 취할 바가 다같이 허공과 같아서 성품이 멀리 여읜 까닭이요, 온갖 법은 불가사의하여 생각하고 의논하는 이나 생각하고 의논할 바가 모두 요술쟁이와 같아서 성품이 멀리 여읜 까닭이며, 온갖 법은 짓고 받는 이가 없음이 마치 빛과 그림자 등과 같아서 견실(堅實)하지 않은 까닭이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이와 같이 배우는 이는 모든 배움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고 훌륭하고 어른이고 높고 묘하고 미묘하고 위이고 보다 위없기 때문이니, 온갖 세간을 이익 되게 하고 안락하게 하면서 의지할 데와 보호자가 없는 이에겐 의지할 데와 보호자가 되어 주므로 모든 부처님ㆍ세존께서는 허락하시면서 반야바라밀다를 닦고 배우는 것을 칭찬하신 것이니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모든 부처님과 보살은 이 배움을 배우신 뒤에 이 배움 안에 머물러서 오른 손이나 오른 발가락으로써 삼천대천세계를 들어다가 다른 지방에 던져놓기도 하고 또는 도로 본고장에 놓기도 하는데도 그 안의 유정들은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고 손상도 없고 두려움도 없느니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어떤 이들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한량과 끝을 취하고자 함은 마치 어리석은 이가 허공의 한량과 끝을 취하고자 함은 마치 어리석은 이가 허공의 한량과 끝을 취하고자 함과 같으니라. 왜냐 하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공덕은 한량없고 끝이 없기 때문이니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나는 끝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공덕과 훌륭한 이익은 마치 명신(名信) 등과 같이 한량과 끝이 있다’고 말하지 않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명신ㆍ구신(句身)ㆍ문신(文身)은 바로 한량이 있는 법이요,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공덕과 훌륭한 이익은 한량이 있는 법이 아니므로 명신 등으로는 반야바라밀다의 공덕과 훌륭한 이익을 헤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요, 또한 반야바라밀다의 공덕과 훌륭한 이익이 바로 그의 헤아릴 바도 아니기 때문이니라.”
그 때 경희가 바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무슨 인연 때문에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한량없다(無量)고 하십니까?”
004_0899_b_13L爾時,慶喜便白佛言:“何因緣故,甚深般若波羅蜜多說爲無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경희야,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성품이 다함이 없기 때문에 한량없다고 하고, 성품이 멀리 여의기 때문에 한량없다고 하며, 성품이 고요하기 때문에 한량없다고 하고, 실제(實際)와 같기 때문에 한량없다고 하며, 허공과 같기 때문에 한량없다고 하고, 공덕이 많기 때문에 한량없다고 하며, 끝이 없기 때문에 한량없다고 하고, 헤아릴 수 없기 때문에 한량없다고 하느니라.
경희야, 알아야 하느니라. 3세의 모든 부처님께서 반야바라밀다를 배우셔서 마지막까지 원만하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시고 모든 유정에게 연설하고 보이시거니와 이 반야바라밀다는 언제나 줄어들거나 다함이 없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마치 허공과 같아서 다할 수 없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마치 허공과 같아서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다함이 없다고 말하느니라.”
004_0899_c_08L佛告善現:“甚深般若波羅蜜多如太虛空,不可盡故說爲無盡。”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어찌하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합니까?”
004_0899_c_10L具壽善現復白佛言:“云何菩薩摩訶薩應引發般若波羅蜜多?”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보살마하살은 물질[色]이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느낌[受]ㆍ생각[想]ㆍ지어감[行]ㆍ의식[識]이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며, 눈(安處)이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키게 하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耳鼻舌身意處]이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느니라.
빛깔[色處]이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聲香味觸法處]이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며, 눈의 경계[眼界]가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耳鼻舌身意界]가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느니라.
004_0900_a_01L빛깔의 경계[色界]가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가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며, 안식의 경계[眼識界]가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이식(耳識)ㆍ비식(鼻識)ㆍ설식(舌識)ㆍ신식(身識)ㆍ의식(意識)의 경계[界]가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느니라.
눈의 접촉[眼觸]이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접촉[耳鼻舌身意觸]이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며, 눈의 접촉이 연(緣)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受]이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접촉이 연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이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느니라.
지계가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수계ㆍ화계ㆍ풍계ㆍ공계ㆍ식계가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며, 인연(因緣)이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등무간연(等無間緣)과 소연연(所緣緣)과 증상연(增上緣)이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느니라.
무명(無明)이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지어감[行]ㆍ의식[識]ㆍ이름과 물질[名色]ㆍ여섯 감관[六人]ㆍ접촉[觸]ㆍ느낌[受]ㆍ애욕[愛]ㆍ취함[取]ㆍ존재[有]ㆍ태어남[生]과 늙음과 죽음과 걱정하고 한탄하고 괴로워하고 근심하고 번민함[老死愁歎苦憂惱]이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응당 물질이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이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며, 눈이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이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느니라.
004_0900_b_01L빛깔이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이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며, 눈의 경계가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가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느니라.
빛깔의 경계가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가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며, 안식의 경계가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이식ㆍ비식ㆍ설식ㆍ신식ㆍ의식의 경계가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느니라.
눈의 접촉이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접촉이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며, 눈의 접촉이 연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이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접촉이 연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이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느니라.
004_0900_c_01L지계가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수계ㆍ화계ㆍ풍계ㆍ공계ㆍ식계가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며, 인연이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등무간연과 소연연과 중상연이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느니라.
무명이 허공가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고, 지어감ㆍ의식ㆍ이름과 물질ㆍ여섯 감관ㆍ접촉ㆍ느낌ㆍ애욕ㆍ취함ㆍ존재ㆍ태어남ㆍ늙음과 죽음과 걱정하고 한탄하고 괴로워하고 근심하고 번민함이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다고 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12연기(緣起)를 관찰하여 두 치우침을 널리 여의고, 모든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12연기를 관찰하여 중간도 없고 갓도 없으면 이 보살마하살들은 공통하지 않은 묘한 관찰이니, 반드시 묘한 깨달음의 자리에 편히 앉아야 비로소 이와 같이 12연기의 이치가 심히 깊어서 마치 큰 허공과 같아 다할 수 없다 함을 사실대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곧 일체지지를 증득할 수 없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만일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남이 있다 하면 그것은 모두가 이와 같은 뜻 지음(作意)의 방편선교에 의거하지 않은 연유요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것을 사실대로 모르고 있거늘, 어떻게 다함이 없는 행상으로써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켜야 하며, 어떻게 다함이 없는 행상으로써 12연기를 사실대로 관찰해야겠느냐.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만일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하면 그것은 온갖 모두가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키는 방편선교에 의거한 것이니, 이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은 방편선교에 의거하여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까닭에 허공과 같은 다함이 없는 행상으로써 12연기를 사실대로 관찰하는 것이니라. 이런 인연 때문에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속히 원만해져서 빨리 일체지지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때에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서 허공과 같은 다함이 없는 행상으로써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키어 12연기를 사실대로 관찰하면, 이 때의 보살마하살은 물질의 쌓임도 보지 않으며, 눈을 보지 않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보지 않으며, 빛깔을 보지 않고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도 보지 않느니라.
004_0901_b_01L또 눈의 경계를 보지 않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도 보지 않으며, 빛깔의 경계를 보지 않고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도 보지 않으며, 안식의 경계를 보지 않고 이식ㆍ비식ㆍ설식ㆍ신식ㆍ의식의 경계도 보지 않으며, 눈의 접촉을 보지 않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접촉도 보지 않으며, 눈의 접촉이 연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을 보지 않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접촉이 연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도 보지 않느니라.
또 지계를 보지 않고 수계ㆍ화계ㆍ풍계ㆍ공계ㆍ식계도 보지 않으며, 인연을 보지 않고 등무간연과 소연연과 증상연도 보지 않으며, 무명을 보지 않고 지어감ㆍ의식ㆍ이름과 물질ㆍ여섯 감관ㆍ접촉ㆍ느낌ㆍ애욕ㆍ취함ㆍ존재ㆍ태어남ㆍ늙음과 죽음과 걱정하고 한탄하고 괴로워하고 근심하고 번민함도 보지 않느니라.
또 보시바라밀다를 보지 않고 계율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반야바라밀다도 보지 않으며, 내공과 내지 무성자 성공도 보지 않고 진여와 내지 부사의계도 보지 않으며, 괴로움ㆍ쌓임ㆍ사라짐ㆍ도의 거룩한 진리도 보지 않고 4념주와 내지 8성도지도 보지 않으며, 4정려와 4무량과 4무색정도 보지 않고 공ㆍ무상ㆍ무원의 해탈문도 보지 않으며, 8해탈과 내지 10변처도 보지 않느니라.
또 정관지(淨觀地)와 내지 여래지(如來地)도 보지 않고 극희지와 내지 법운지도 보지 않으며,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도 보지 않고 5안과 6신통도 보지 않으며, 여래의 10력과 내지 18불불공법도 보지 않고 32상과 80수호도 보지 않으며,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버림에 머무르는 성품도 보지 않고 일체지와 도상지와 일체상지도 보지 않느니라.
004_0901_c_01L또 예류과와 내지 독각의 깨달음도 보지 않고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도 보지 않으며,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도 보지 않고 일체지지도 보지 않으며, 이곳의 부처님 세계를 보지 않고 저곳의 부처님 세계를 볼 수 있다고 보지 않나니,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행하면 이것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찬 온갖 악마들이 모든 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것을 보면 극히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것이 마치 독 화살을 맞은 것과 같나니, 저마다 제 있는 자리에서 안절부절 못하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만일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미묘한 행의 머무름에 머무르면, 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들이 그의 단점을 구하려 해도 모두 얻지 못하며 또한 어지럽히거나 장애하지도 못하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때에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고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키면, 이 때에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세계에서 현재 설법하고 계시는 모든 부처님ㆍ세존께서 모두 다 이 보살마하살을 보호해 주시나니, 의당 생각하기를, ‘저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도 역시 반야바라밀다로부터 일체지(一切智)를 내셨느니라’고 해야 하느니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고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키게 되면, 생각하기를, ‘손가락을 튀기는 동안에 생기는 복덕도 얻을 바 있는[有所得] 모든 보살들이 항하 모래만큼 많은 수의 대겁(大劫) 동안 보시를 수행하여 얻는 공덕보다 더 수승하거늘, 하물며 하루 나 한 나절 동안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고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키면서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기억하고 생각함이겠느냐’고 하느니라.
004_0902_b_01L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하루의 낮 동안 혹은 내지 손가락을 튀기는 동안에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고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키면서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기억하고 생각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오래지 않아서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무를 것이요, 이 보살마하살은 항상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함께 보호함을 받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항상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의 보호를 받는 어떤 반드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고 성문이나 독각 등의 지위에 떨어지지 않으며, 이 보살마하살은 결코 다시는 모든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을뿐더러 결코 모든 겨를이 없는 곳에 가 나지도 않으며 언제나 착한 갈래에 태어나서 모든 부처님을 여의지 않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고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키며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손가락을 튀기는 잠깐 동안 지나면서 기억하고 생각하는 것조차도 오히려 그지없는 공덕과 훌륭한 이익을 얻게 되거늘, 하물며 하루 동안이나 또는 하루를 더 지나감이겠느냐.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고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키며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기억하고 생각함은, 마치 향상(香象) 보살마하살이 항상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고 반야바라밀다를 끌어 일으키며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기억하고 생각하되 언제나 버리지 않는 것과 같나니, 이 보살마하살이야말로 지금 부동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의 처소에 있으면서 범행(梵行)을 닦는 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