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6_1039_a_01L불설무량수경(佛說無量壽經) 상권
006_1039_a_01L佛說無量壽經卷上

조위(曹魏) 천축삼장(天竺三藏) 강승개(康僧鎧) 한역
최봉수 번역
006_1039_a_02L曹魏天竺三藏康僧鎧譯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06_1039_a_03L我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셨는데, 대비구 1만 2천 명과 함께 머무셨다. 그들 모두 신통과 지혜를 얻은 성인들이었다. 그 이름은 요본제 존자(了本際尊者)ㆍ정원(正願) 존자ㆍ정어(正語) 존자ㆍ대호(大號) 존자ㆍ인현(仁賢) 존자ㆍ이구(離垢) 존자ㆍ명문(名聞) 존자ㆍ선실(善實) 존자ㆍ구족(具足) 존자ㆍ우왕(牛王) 존자ㆍ우루빈라가섭(優樓頻蠡迦葉) 존자ㆍ가야가섭(伽耶迦葉) 존자ㆍ나제가섭(那提迦葉) 존자ㆍ마하가섭(摩訶迦葉) 존자ㆍ사리불(舍利弗) 존자ㆍ대목건련(大目揵連) 존자ㆍ겁빈나(劫賓那) 존자ㆍ대주(大住) 존자ㆍ대정지(大淨志) 존자ㆍ마하주나(摩訶周那) 존자ㆍ만원자(滿願子) 존자ㆍ이장애(離障閡) 존자ㆍ유관(流灌) 존자ㆍ견복(堅伏) 존자ㆍ면왕(面王) 존자ㆍ과승(果乘) 존자ㆍ인성(仁性) 존자ㆍ희락(喜樂) 존자ㆍ선래(善來) 존자ㆍ라운(羅云) 존자, 그리고 아난(阿難) 존자였다. 이들 모두는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는 존자들이었다.
006_1039_a_04L一時佛住王舍城耆闍崛山中與大比丘衆萬二千人俱一切大聖神通已達其名曰尊者了本際尊者正願尊者正語尊者大號尊者仁賢尊者離垢尊者名聞尊者善實尊者具足尊者牛王尊者優樓頻蠡迦葉尊者伽耶迦葉尊者那提迦葉尊者摩訶迦葉尊者舍利弗尊者大目揵連尊者劫賓那尊者大住尊者大淨志尊者摩訶周那尊者滿願子尊者離障閡尊者流灌尊者堅伏者面王尊者果乘尊者仁性尊者喜尊者善來尊者羅云尊者阿難如斯等上首者也
또 대승의 보살 대중들도 함께 있었다. 곧 보현보살(普賢菩薩)ㆍ묘덕(妙德)보살ㆍ자씨(慈氏)보살 등으로서 이 현겁 중의 모든 보살들이었다.
006_1039_a_17L又與大乘衆菩薩普賢菩薩妙德菩薩慈氏菩薩等此賢劫中一切菩薩
006_1039_b_02L또 현호(賢護) 등 열여섯 명의 바른 사람[十六正士]들이 있었으니, 선사의(善思議)보살ㆍ신혜(信慧)보살ㆍ공무(空無)보살ㆍ신통화(神通華)보살ㆍ광영(光英)보살ㆍ혜상(慧上)보살ㆍ지당(智幢)보살ㆍ적근(寂根)보살ㆍ원혜(願慧)보살ㆍ향상(香象)보살ㆍ보영(寶英)보살ㆍ중주(中住)보살ㆍ제행(制行)보살ㆍ해탈(解脫)보살 등이다.
그들은 모두 보현(普賢)보살의 덕을 존경하여 여러 보살들의 무량한 서원과 행(行)을 구족하여 일체의 공덕이 있는 법에 안주하였다.
그리고 시방세계에서 노닐며 선교방편을 베풀고 불법장(佛法藏)에 들어 구경(究竟)의 피안(彼岸)에 도달하였다. 그리고 무량세계에 몸을 나투어 등각(等覺)을 이루었다.
006_1039_a_19L又賢護等十六正善思議菩薩信慧菩薩空無菩薩神通華菩薩光英菩薩慧上菩薩幢菩薩寂根菩薩願慧菩薩香象菩寶英菩薩中住菩薩制行菩薩脫菩薩皆遵普賢大士之德具諸菩薩無量行願安住一切功德之法步十方行㩲方便入佛法藏究竟彼於無量世界現成等覺
도솔천에 계시면서 정법을 널리 펴신 후, 그 천상을 버리고 왕궁에 내려와 모태에 들었다.
우측 옆구리로 탄생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으니 광명은 찬란하여 널리 시방세계의 불국토를 두루 밝혔고, 천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그때 스스로 소리를 높여 일컫기를 “나는 마땅히 세상에서 위없는 존귀한 스승이 되리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제석천과 범천이 받들어 모셨으며, 천상의 사람이 귀의하고 우러렀다.
그리고 수리[算計]와 문예(文藝), 활쏘기[射]와 말타기[御] 등을 나타내 보였고, 신선의 도술에 능하고 학문에도 통달하였다. 후원에 노닐면서 무예를 수련하고 궁중에 있을 때는 세속의 5욕을 즐기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날 사람이 늙고 병들어 죽어 가는 모습을 보고 세간의 무상함을 깨닫고는 나라와 재물과 왕위를 버리고 입산하여 도(道)를 배우기로 작정하고 출가하였다. 그리고 하인에게 타고 온 백마와 보관(寶冠)과 영락(瓔珞) 등을 돌려보냈다. 화려한 옷을 벗고 법복(法服)으로 갈아입었으며, 머리와 수염을 깎았다. 그리하여 보리수 아래 단정히 앉아서 6년 동안 부지런히 고행하였다.
5탁(濁)의 사바세계에 태어나 뭇 중생들의 인연을 따랐으므로[隨順] 번뇌의 먼지가 쌓이자, 황금빛 물에서 목욕을 하고, 천인들이 드리운 나뭇가지를 잡고 못에서 나왔다. 신령스런 새들이 날개를 펴고 도량을 찾아왔다. 그리고 길상 동자가 상서로움을 의미하는 길상초(吉祥草)를 바치자 그를 가엾게 여겨 그 보시를 받아 보리수 아래에 깔고는 결가부좌를 하였다.
006_1039_b_06L處兜率天弘宣正法捨彼天宮降神母胎從右脅生現行七步光明顯曜普照十方無量佛土六種振動擧聲自稱吾當於世爲無上尊釋梵奉侍人歸仰示現筭計文藝射御博綜道術貫練群籍遊於後園講武試藝現處宮中色味之閒見老悟世非常棄國財位入山學道服乘白馬寶冠瓔珞遣之令還捨珍妙衣而著法服剃除鬚髮端坐樹下勤苦六年行如所應現五濁剎隨順群生示有塵垢沐浴金流天按樹枝得攀出池靈禽翼從往詣道場吉祥感徵表章功祚哀受施草敷佛樹下加趺而坐
006_1039_c_03L 그리하여 크나큰 광명을 드러내니 마왕(魔王)이 이를 알고 놀라서 그들의 권속을 이끌고 와서 핍박하고 시험하였다. 그러나 지혜의 힘으로 다스려 이들을 모두 항복 받았으며, 마침내 미묘한 법을 얻어 최상의 깨달음을 이루었다.
그때 제석천과 범천이 법륜(法輪)을 굴리기를 간절히 요청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자재(自在)하게 노닐면서 사자후로 말씀하셨다. 법의 북을 울렸고, 법의 나팔을 불었고, 법의 칼을 쥐었고, 법의 깃발을 세웠다. 법의 우레를 울렸고, 법의 번개를 번득였으며, 법의 비를 뿌리고, 법의 보시를 베푸는 등 항상 법음으로써 모든 세계를 깨우치게 하였다.
그 광명이 무량한 불국토를 두루 비추니 일체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그 모두가 마(魔)의 세계에 미쳐 마군의 궁전을 흔들자 모든 마군들은 겁내고 두려워하여 귀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삿된 법을 쳐부수어 모든 잘못된 견해를 소멸시키고 번뇌의 더러운 먼지를 털어 버리고, 탐욕의 구덩이를 허물어 버렸다. 정법의 성을 엄격히 지키고, 널리 불법을 빛내며, 번뇌의 더러움을 씻고 청정하고 순수한 광명을 나투어 바르게 교화하였다.
그리하여 여러 나라에 들어가 풍성한 공양을 받으시므로 그들이 공덕을 짓고 복전(福田)을 받도록 하시며, 법을 베풀고자 하실 때에는 인자하신 미소를 지으시고 여러 법의 약[法藥]으로 세 가지의 괴로움[三苦:苦苦, 壞苦, 行苦]을 구제하셨다.
또한 무량한 보리심[道意]를 나투시어 그들에게 장차 보살이 될 것을 수기(授記)하시고, 등정각(等正覺)을 성취하게 하셨다.
그런 뒤 멸도(滅道)하는 것을 나투어 보이지만, 중생들을 구제하는 바가 끝이 없으며, 그들의 모든 번뇌[漏]를 소멸시키고 선근을 심어 온갖 공덕을 구족케 하는 것이 미묘하여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렵다.
이와 같이 보살이 여러 불국토에 노닐며 두루 가르침을 나타내니, 그 수행이 청정하여 막히고 걸림이 없었다.
006_1039_b_20L 奮大光明使魔知之魔率官屬而來逼試制以智力皆令降伏得微妙法成最正覺釋梵祈勸請轉法輪以佛遊步佛吼而吼扣法鼓吹法螺執法劍建法幢震法雷曜法電澍法雨演法施常以法音覺諸世閒光明普照無量佛土一切世界六種震動摠攝魔界動魔宮殿衆魔懾怖莫不歸伏摑裂邪網消滅諸見散諸塵勞壞諸欲塹嚴護法城開闡法門洗濯垢污顯明淸白光融佛法宣流正化入國分衛獲諸豐膳貯功德示福田欲宣法現欣笑以諸法藥救療三苦顯現道意無量功德授菩薩記成等正覺示現滅度拯濟無極消除諸漏殖衆德本具足功德微妙難量遊諸佛國普現道教其所修行淸淨無穢
006_1040_a_03L비유하면 보살은 마치 능란한 환술사[幻師]가 갖가지 다른 모양을 만들기를 때로는 남자의 모습으로, 때로는 여자의 모습으로 자재로이 변화시키는 것과 같다.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러하였다. 일체의 법을 배우고 닦아 통달하였으며, 항상 마음이 평온하여 교화에 미치지 않은 바가 없었고, 무수한 불국토에 몸을 두루 나투어 중생 교화에 있어 교만하거나 방자하지 않으며, 못내 중생들을 불쌍히 여겼으며, 보살은 이러한 법을 모두 구족하였다.
또한 보살은 대승경전의 묘법을 밝히고, 그 이름은 시방에 두루 미쳐 모든 중생을 인도하고 보살피니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들께서 함께 호념(護念)하시는 바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지니신 공덕[佛所住]을 이미 갖추었으며,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경계[大聖所立]를 모두 얻었다. 부처님의 교화를 능히 선양하여 다른 보살들을 위하여 큰 스승이 되고, 깊은 선정과 지혜로써 많은 중생들을 제도하며, 모든 법의 성품[法性]에 통달하여 중생의 상[衆生相]의 사정과 모든 국토의 형세를 분명히 알고 있다.
그리고 여러 부처님께 공양을 올릴 때는 그 몸을 나투는 것이 마치 번갯불과 같으며, 능히 두려움 없는 지혜를 잘 배워 이 세상 모두가 환상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마군의 그물을 부수고 찢어서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며, 성문과 연각의 지위를 초월하여 공삼매(空三昧)ㆍ무상삼매(無相三昧)ㆍ무원삼매(無願三昧)를 성취하였다.
또한 능히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방편을 건립하고 성문, 연각, 보살의 3승(乘)의 모습으로 나투며, 그들 중에는 중간의 성문과 아래의 연각을 위해서 멸도(滅道)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보살은 본래 지은 바도 없고 얻은 바도 없으며, 일어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 평등의 법을 얻으셨다. 한량없는 다라니와 백천 삼매, 모든 근기의 지혜를 다 갖추어 성취하셨다.
006_1039_c_15L譬如幻師現衆異像爲男爲女無所不變本學明了在意所爲此諸菩薩亦復如是學一切法貫綜縷練所住安諦靡不感化無數佛土皆悉普現未曾慢恣愍傷衆生如是之法一切具足菩薩經典究暢要妙名稱普至導御十方無量諸佛咸共護念佛所住者皆已得住大聖所立而皆已立如來道化各能宣布爲諸菩薩而作大師以甚深禪慧開導衆人通諸法性達衆生相了諸國供養諸佛化現其身猶如電善學無畏曉了幻法壞裂魔網諸纏縛超越聲聞緣覺之地得空無願三昧善立方便顯示三乘此中下而現滅度亦無所作亦無所不起不滅得平等法具足成就無量摠持百千三昧諸根智慧
또한 두루 관찰하는 선정으로 보살의 깊은 법에 들어 부처님의 화엄삼매(華嚴三昧)를 얻어 모든 경전을 선양하고 연설한다. 깊은 선정에 머물러 현재의 무량한 모든 부처님을 친견하심이 일념 사이에 두루 하지 않음이 없었다.
3악도에서 수고하는 중생이나 또는 수행할 틈이 있는 이나 없는 이의 근기에 따라서 진실한 도리를 분별하여 가르치며, 모든 여래의 변재지혜(辯才智慧)를 얻어 갖가지 언어와 음성에 통달하여 일체 중생을 교화한다.
또한 보살은 세간의 모든 번뇌를 초월하고, 마음은 항상 해탈법에 안주하여 일체의 만물에 있어서 자유자재하며, 일체 중생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정다운 벗[不請友]이 되어 주고, 중생의 무거운 짐을 나누어 진다.
여래의 깊고 심오한 법을 받아 지니고 불종성(佛種性)을 보호하여 항상 끊어지지 않게 하여 불법을 굳게 지킨다. 대자비심을 일으켜 중생을 불쌍히 여기고, 자애로운 변재를 널리 펴서 법의 눈[法眼]을 뜨게 하고, 3악도[三趣]를 막고 3선도(善道)의 문을 열게 한다. 그리고 스스로 찾아가 불법[不請之法]으로써 모든 중생들에게 베푸는 것이 마치 효성스러운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과 같다.
모든 중생을 자신과 같이 생각하며, 일체의 선근을 심어 모두 피안(彼岸)에 이르게 한다. 이렇듯 모든 부처님의 무량한 공덕과 지혜를 갖추니, 거룩하고 밝아서 그 불가사의한 위신력은 가히 헤아릴 수 없다.
006_1040_a_09L廣普寂深入菩薩法藏得佛華嚴三昧揚演說一切經典住深定門悉睹現在無量諸佛一念之頃無不周遍諸劇難諸閑不閑分別顯示眞實之得諸如來辯才之智入衆言音化一切超過世閒諸所有法心常諦住度世之道於一切萬物隨意自在爲衆生類作不請之友荷負群生爲之重任受持如來甚深法藏護佛種性常使不絕興大悲愍衆生演慈辯授法眼杜三趣開善門以不請之法施諸黎庶猶如孝子愛敬父母於諸衆生視之若己一切善本皆度彼岸悉獲諸佛無量功德智慧聖明不可思議
이와 같이 지혜와 복덕을 원만하게 갖춘 무수한 보살들이 일시에 와서 모였다.
006_1040_a_24L如是菩薩無量大士不可稱計一時來會
그때 부처님께서는 온몸에 기쁨이 넘치고 기색은 청정하시며, 얼굴의 모습은 거룩하고 엄숙하셨다.
006_1040_a_25L爾時世尊諸根悅豫姿色淸淨光顏巍巍
006_1040_b_02L아난 존자가 부처님의 성스러운 뜻을 받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어 무릎을 꿇고 합장 공경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오늘 세존께서는 온몸에 기쁨이 넘치시고 기색은 청정하시며, 얼굴의 모습은 거룩하고 엄숙하심이 마치 밝고 깨끗한 거울에 모든 것이 비치는 것과 같사오며, 위엄이 넘치고 빛나시온데, 저는 일찍이 지금과 같이 수승하고 신묘함을 본적이 없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생각건대 세존께서는 그 위의가 기이하고 특별하시며, 세상의 영웅[世雄]께서는 부처님께서 머무시는 경계에 머무시고, 그 세안(世眼)은 대도사의 대행에 머무시며, 그 영걸은 가장 수승한 도에 머물고 계시며, 천존(天尊)이신 세존께서는 여래의 덕을 행하고 계십니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들은 서로 알아보신다고 하는데, 지금 부처님께서 모든 부처님들을 생각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무슨 까닭에 위엄 있고 신비한 광명이 이렇게 미치는지를 여쭙고 싶습니다.”
006_1040_b_03L尊者阿難承佛聖旨卽從座起偏袒右肩長跪合掌而白佛言今日世尊諸根悅豫姿色淸淨光顏巍巍如明鏡淨影暢表裏威容顯曜超絕無量未曾瞻睹殊妙如今唯然大聖我心念言今日世尊住奇特法今日世雄住佛所住今日世眼住導師行今日世英住最勝道今日天尊行如來德去來現在佛佛相念得無今佛念諸佛耶何故威神光光乃爾
이에 대하여 세존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찌 된 것이냐? 아난아, 모든 천신들이 너에게 와서 부처님께 여쭈어 보라고 가르쳤더냐? 아니면 네 스스로의 지혜로 이 위엄을 갖춘 얼굴을 보고 질문하는 것이냐?”
006_1040_b_12L於是世尊告阿難曰云何阿難諸天教汝來問佛耶自以慧見問威顏乎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든 천신들이 제게 와서 가르쳤던 적은 없습니다. 다만 제 스스로의 소견으로 그 뜻을 여쭙는 것입니다.”
006_1040_b_14L阿難白佛無有諸天來教我者自以所見問斯義耳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훌륭하구나. 아난아, 참으로 기특한 질문이니라. 깊은 지혜와 참으로 미묘한 변재를 일으키고 중생을 불쌍하게 여겨 이와 같이 지혜로운 질문을 하는구나. 여래는 다함이 없는 대자비로써 삼계(三界)를 불쌍히 여기는 까닭으로 세상에 출현하여 진리를 널리 펴서 중생을 건지고 진실한 이익을 베풀고자 함이니라. 무량억 겁 동안 불법을 만나기 어려우며, 여래를 친견하기 어려움이 마치 3천 년 만에 한 번씩 피는 우담발화[靈瑞華]를 만나는 것과 같으니라. 이제 그대가 묻는 바는 모든 천인과 사람들을 크게 이익되게 할 것이며, 길을 열어 교화할 것이니라.
006_1040_b_16L佛言善哉阿難所問甚快發深智慧眞妙辯才愍念衆生問斯慧義如來以無盡大悲矜哀三界以出興於世光闡道教普令群萌獲眞法利無量億劫難値難見猶靈瑞華時時乃出今所問者多所饒益化一切諸天人民
006_1040_c_02L아난아, 마땅히 알아라. 여래의 바른 깨달음은 그 지혜가 헤아리기 어려우며, 중생을 제도함에 있어서도 끝이 없느니라. 그리고 지혜로 보는 바에 장애가 없으니 능히 끊고 자르지 못하는 바가 없느니라. 한 끼의 음식이 주는 힘으로도 능히 백천 겁의 무수 무량한 수명에 머물게 하느니라. 그리고 온몸이 기쁨에 넘쳐 흐려지지 않으며, 거룩한 모습과 빛나는 얼굴은 변하지 않나니, 그 까닭은 여래는 언제나 선정과 지혜가 끝이 없으며, 일체의 법에 대하여 자유자재함을 얻기 때문이니라.
006_1040_b_22L阿難當知如來正覺其智難量多所導御慧見無㝵能遏絕以一喰之力能住壽命億百千劫無數無量復過於此諸根悅豫不以毀損姿色不變光顏無異所以者何如來定慧究暢無極於一切法而得自在
아난아, 잘 듣도록 하라. 이제 그대를 위하여 말하겠느니라.”
阿難諦聽今爲汝說
이에 아난이 아뢰었다.
“오로지 원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듣고자 하옵니다.”
006_1040_c_05L對曰唯然願樂欲聞
006_1041_a_02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일찍이 헤아릴 수 없는 과거, 한량없고도 불가사의한 겁 이전에 정광여래(錠光如來)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한량없는 중생들을 교화하고 제도하여 해탈시켜 모두 도(道)를 얻게 하고, 열반에 드셨느니라.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여래께서 계셨으니, 명호가 광원불(光遠佛)이니라. 그 다음으로 월광불(月光佛)ㆍ전단향불(栴檀香佛)ㆍ선산왕불(善山王佛)ㆍ수미천관불(須彌天冠佛)ㆍ수미등요불(須彌等曜佛)ㆍ월색불(月色佛)ㆍ정념불(正念佛)ㆍ이구불(離垢佛)ㆍ무착불(無着佛)ㆍ용천불(龍天佛)ㆍ야광불(夜光佛)ㆍ안명정불(安明頂佛)ㆍ부동지불(不動地佛)ㆍ유리묘화불(琉璃妙華佛)ㆍ유리금색불(琉璃金色佛)ㆍ금장불(金藏佛)ㆍ염광불(炎光佛)ㆍ염근불(炎根佛)ㆍ지종불(地種佛)ㆍ월상불(月像佛)ㆍ일음불(日音佛)ㆍ해탈화불(解脫華佛)ㆍ장엄광명불(莊嚴光明佛)ㆍ해각신통불(海覺神通佛)ㆍ수광불(水光佛)ㆍ대향불(大香佛)ㆍ이진구불(離塵垢佛)ㆍ사염의불(捨厭意佛)ㆍ보염불(寶炎佛)ㆍ묘정불(妙頂佛)ㆍ용립불(勇立佛)ㆍ공덕지혜불(功德持慧佛)ㆍ폐일월광불(蔽日月光佛)ㆍ일월유리광불(日月琉璃光佛)ㆍ무상유리광불(無上琉璃光佛)ㆍ최상수불(最上首佛)ㆍ보리화불(菩提華佛)ㆍ월명불(月明佛)ㆍ일광불(日光佛)ㆍ화색왕불(華色王佛)ㆍ수월광불(水月光佛)ㆍ제치명불(除癡冥佛)ㆍ도개행불(度蓋行佛)ㆍ정신불(淨信佛)ㆍ선숙불(善宿佛)ㆍ위신불(威神佛)ㆍ법혜불(法慧佛)ㆍ난음불(鸞音佛)ㆍ사자음불(師子音佛)ㆍ용음불(龍音佛)ㆍ처세불(處世佛) 등 여러 부처님들께서 지나가셨느니라.
006_1040_c_06L佛告阿難乃往過去久遠無量不可思議無央數劫錠光如來興出於世教化度脫無量衆生皆令得道乃取滅度次有如來名曰光遠次名月光次名栴檀香次名善山王次名須彌天冠次名須彌等曜次名月色次名正念次名離垢次名無著次名龍天次名夜光次名安明頂次名不動地次名琉璃妙華次名琉璃金色次名金藏次名炎光次名炎根次名地種次名月像次名日音次名解脫華名莊嚴光明次名海覺神通次名水次名大香次名離塵垢次名捨厭次名寶炎次名妙頂次名勇立名功德持慧次名蔽日月光次名日月琉璃光次名無上琉璃光次名最上首次名菩提華次名月明次名日次名華色王次名水月光次名除癡冥次名度蓋行次名淨信次名善宿次名威神次名法慧次名鸞音名師子音次名龍音次名處世如此諸佛皆悉已過
그 다음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명호가 세자재왕(世自在王) 여래ㆍ응공(應供)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니라.
그때 국왕이 있었으니,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는 기쁜 마음으로 참된 무상보리심을 발하여 나라를 버리고 왕위를 내어 놓고 출가하여 사문이 되었는데, 그 이름을 법장(法藏)이라 하였느니라. 재주가 뛰어나고 용감하고 슬기로움은 세상에서 뛰어났느니라. 그는 세자재왕여래께서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나서 무릎을 꿇고 합장한 채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느니라.
006_1041_a_05L爾時次有佛名世自在王如來應供等正覺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時有國王聞佛說法心懷悅豫尋發無上正眞道意棄國捐王行作沙門號曰法藏高才勇哲與世超異詣世自在王如來所稽首佛足右遶三帀長跪合掌以頌讚曰

빛나는 얼굴은 당당하시고
위엄과 신통은 그지없으니
이와 같이 밝고 빛나는 광명
뉘라서 감히 따르리이까.
006_1041_a_13L光顏巍巍
威神無極
如是炎明
無與等者

해와 달과 마니 구슬의
빛이 빛나고 불꽃처럼 타올라도
모두 다 완전히 가려지니
마치 덩어리진 검은 먹과 같네.
006_1041_a_15L日月摩尼
珠光炎耀
皆悉隱蔽
猶如聚墨

여래의 얼굴은 거룩하시어
이 세상을 무엇으로도 견줄 이 없고
바른 깨달음의 크신 음성
시방에 널리 울리네.
006_1041_a_16L如來容顏
超世無倫
正覺大音
響流十方

계(戒)와 다문(多聞)과 정진(精進)
삼매(三昧)와 지혜(智慧)
그리고 위덕은 짝할 자가 없으니
수승하고도 희유하도다.
006_1041_a_17L戒聞精進
三昧智慧
威德無侶
殊勝希有

모든 부처님들의 법의 바다[法海]를
자세히 보고 깊이 생각해
끝까지 밝히고 속까지 뚫어
그 안과 바닥을 두루 비추네.
006_1041_a_19L深諦善念
諸佛法海
窮深盡奧
究其崖底

무명과 탐욕과 성냄
세존은 영원히 여의었으며
사자와 같은 위대한 이의
신묘한 공덕은 헤아릴 수 없네.
006_1041_a_20L無明欲怒
世尊永無
人雄師子
神德無量

크신 덕과 넓은 공적
그 지혜 또한 깊고 오묘하오니
광명과 위엄을 갖춘 그 모습
대천세계를 떨치네.
006_1041_a_21L功德廣大
智慧深妙
光明威相
震動大千

원하건대 제가 부처님 되어
거룩한 공덕 저 법왕처럼 갖추어
생사(生死)의 중생 모두 건지고
온갖 번뇌에서 벗어나지이다.
006_1041_a_23L願我作佛
齊聖法王
過度生死
靡不解脫

보시하고 뜻을 조화롭게 하고
계행을 지니고 인내하고
끊임없는 정진 거듭하면
이러한 삼매 지혜 으뜸일세.
006_1041_a_24L布施調意
戒忍精進
如是三昧
智慧爲上
006_1041_b_02L
나도 맹세코 부처님 되어
두루 이러한 서원 행하고
두려움 많은 중생 위하여
편안한 의지처 되리라.
006_1041_b_02L吾誓得佛
普行此願
一切恐懼
爲作大安

만일 수많은 부처님 계심이
백천만억이라도
한량없는 큰 성인들
그 수가 항하의 모래알과 같아도
006_1041_b_04L假令有佛
百千億萬
無量大聖
數如恒沙

이렇듯 많은 부처님들
빠짐없이 받들어 공양하여도
보리도를 굳게 구하여
물러나지 않은 것만 같지 못하리.
006_1041_b_05L供養一切
斯等諸佛
不如求道
堅正不卻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많고 많은 부처님 세계
그보다 더 많아 헤아릴 수 없고
그 많은 세계의 국토에
006_1041_b_06L譬如恒沙
諸佛世界
復不可計
無數剎土

부처님 광명 널리 비치어
모든 국토에 두루하니
이와 같은 정진과 위신력
무슨 재주로 세어 보리요.
006_1041_b_08L光明悉照
遍此諸國
如是精進
威神難量

만일 제가 부처 된다면
국토 장엄은 으뜸 되고
그곳 중생들은 한결같이 훌륭하며
도량은 참으로 수승하오리.
006_1041_b_09L令我作佛
國土第一
其衆奇妙
道場超絕

국토가 마치 열반[泥洹]과 같아서
세상에서 둘도 없으며
마땅히 모든 중생 불쌍히 여겨
내가 제도하고 해탈케 하리라.
006_1041_b_10L國如泥洹
而無等雙
我當愍哀
度脫一切

시방에서 오는 중생들이
마음이 즐겁고 청정하게 되어
이미 나의 국토에 도착하면
유쾌하고 즐겁고 안온하게 되리라.
006_1041_b_12L十方來生
心悅淸淨
已到我國
快樂安隱

원컨대 부처님 굽어 살피사
진실한 저의 뜻 증명하소서.
저 국토에 원력을 세워
있는 힘을 다해 정진하리라.
006_1041_b_13L幸佛信明
是我眞證
發願於彼
力精所欲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
그 밝은 지혜 걸림 없으니
저의 마음과 수행 정진을
항상 살펴주옵소서.
006_1041_b_14L十力世尊
智慧無㝵
常令此尊
知我心行

만일 이 몸이 어쩌다가
온갖 고난에 빠진다 한들
제가 나아가며 정진하고
참지 못하고 후회하오리까.”
006_1041_b_16L假令身止
諸苦毒中
我行精進
忍終不悔

이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법장 비구는 이 게송을 읊은 후 부처님께 이렇게 여쭈었느니라.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저는 위없이 바른 깨달음[無上正覺]을 얻고자 발원하였습니다.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저를 위하여 널리 경전의 교법[經法]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는 마땅히 수행하되 부처님 국토가 청정하고 장엄하여 한량없이 청정 미묘하게 국토를 장엄하겠습니다. 저로 하여금 세상에서 빨리 정각을 이루게 해 주시옵고, 생사 괴로움의 뿌리를 뽑아 버리도록 하여 주소서.’”
006_1041_b_17L佛告阿難法藏比丘說此頌已而白佛言唯然世尊我發無上正覺之心願佛爲我廣宣經法我當修行攝取佛國淸淨莊嚴無量妙土令我於世速成正覺拔諸生死勤苦之本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어 말씀하셨다.
“그때에 세자재왕(世自在王)여래께서 법장 비구에게 말씀하셨느니라.
‘그대가 수행하고자 하는 바와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은 그대 자신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니라.’
006_1041_b_22L佛語阿難時世自在王佛告法藏比丘所修行莊嚴佛土汝自當知
006_1041_c_02L이에 비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그 뜻이 크고 깊어 저의 경계가 아니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 저를 위하여 모든 부처님들께서 정토를 이룩한 수행법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는 그것을 듣고자 하옵니다. 말씀하신 대로 마땅히 수행하여 소원을 원만히 성취하고자 합니다.’
006_1041_b_24L比丘白斯義弘深非我境界唯願世尊廣爲敷演諸佛如來淨土之行我聞此當如說修行成滿所願
그때 세자재왕여래께서는 법장 비구의 높고 밝은 뜻과 서원이 심오하고도 광대한 것을 아시고는 법장 비구를 위하여 법을 말씀하셨느니라.
‘비유하면 큰 바다에서 한 사람이 적은 양이라도 억 겁의 세월 동안 퍼내면 마침내 바닥에 닿아 미묘한 보배를 얻을 수 있는 것과 같이, 사람이 지극한 마음으로 정진하여 부처님 도를 구하기를 쉬지 않으면 마땅히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니, 어떠한 소원도 이루지 못할 것 없느니라.’
006_1041_c_04L爾時世自在王佛知其高明志願深廣卽爲法藏比丘而說經言譬如大海一人斗經歷劫數尚可窮底得其妙寶有至心精進求道不止會當剋果願不得
그리고는 세자재왕여래께서는 그를 위하여 210억의 여러 불국토에 살고 있는 천상과 인간의 선악 그리고 국토의 거칠고 미묘함을 자세히 말씀하셨다. 그리고 법장 비구의 소원대로 모두 낱낱이 나투어 보여 주셨느니라.
006_1041_c_09L於是世自在王佛卽爲廣說二百一十億諸佛剎土天人之善惡國土之粗妙應其心願悉現與之
그때 법장 비구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를 듣고, 또한 장엄하고 청정한 국토를 그대로 친견하였느니라. 그리하여 더없이 수승하고 가장 뛰어난 원을 세웠느니라. 그때 그의 마음은 맑고 고요했으며, 또한 뜻에 집착하는 바가 없었으니, 일체의 세간에서 그에게 미치는 자가 없었느니라. 그리하여 5겁 동안 사유하였으며, 불국토를 장엄하기 위한 청정한 수행법을 받아들였느니라.”
006_1041_c_12L時彼比丘聞佛所說嚴淨國土皆悉睹見超發無上殊勝之願其心寂靜志無所著一切世閒無能及者具足五劫思惟攝取莊嚴佛國淸淨之行
이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 불국토의 수명은 얼마나 됩니까?”
006_1041_c_16L阿難白佛彼佛國土壽量幾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부처님의 수명은 42겁이니라.
006_1041_c_17L佛言其佛壽命四十二劫
그때 법장 비구는 210억이나 되는 여러 부처님들의 미묘한 국토에서의 청정한 수행을 다 거두어 받아들였느니라. 그렇게 수행하고 나서 다시 세자재왕여래의 처소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합장하고 여쭈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저는 일찍이 장엄한 부처님의 국토에서의 청정한 수행을 모두 섭취(攝取)하였습니다.’
006_1041_c_18L時法藏比丘攝取二百一十億諸佛妙土淸淨之行如是修已詣彼佛所稽首禮足遶佛三帀合掌而住白言世尊我已攝取莊嚴佛土淸淨之行
이에 부처님께서 법장 비구에게 말씀하셨느니라.
‘법장 비구여, 지금이야말로 그대의 서원과 수행의 결과를 대중에게 널리 알려 기쁘게 보리심을 일으키게 할 때이니라. 보살들은 이미 들은 대로 이 법을 수행하여 그것으로 말미암아 한량없는 대원(大願)을 성취할 것이니라.’
006_1041_c_22L佛告比丘汝今可說宜知是時發起悅可一切大衆菩薩聞已修行此法緣致滿足無量大願
이에 법장 비구가 부처님께 여쭈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옵건대 제 말을 듣고 살펴 주소서. 저의 서원(誓願)을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006_1041_c_24L比丘白佛唯垂聽察如我所願當具說之
006_1042_a_03L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지옥ㆍ아귀ㆍ축생이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a_02L設我得佛國有地獄餓鬼畜生者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목숨이 다한 뒤에 다시 3악도(惡道)에 떨어지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a_05L設我得佛國中人天壽終之後復更三惡道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진정한 금빛이 나지 않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a_07L設我得佛國中人天不悉眞金色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를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형체와 빛깔이 같지 않아서 아름답고 추한 것의 차이가 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a_09L設我得佛國中人天形色不同有好醜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숙명통(宿命通)을 얻지 못하여 백천억 나유타 겁의 옛 일을 알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a_11L設我得佛國中人天不悉識宿命下至知百千億那由他諸劫事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천안통(天眼通)을 얻지 못하여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불국토를 보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a_13L設我得佛國中人天不得天眼下至見百千億那由他諸佛國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천이통(天耳通)을 얻지 못하여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부처님의 말씀을 받아 지니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a_15L設我得佛國中人天不得天耳下至聞百千億那由他諸佛所說不悉受持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타심통[見他心智]을 얻지 못하여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불국토에 있는 중생들이 생각하는 바를 알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a_18L設我得佛國中人天不得見他心智下至知百千億那由他諸佛國中衆生心念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인간과 천신들 가운데 신족통(神足通)을 얻지 못하여 한 찰나[一念頃]에 백천억 나유타에 이르는 모든 불국토를 지나가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a_21L設我得佛國中人天不得神足於一念頃下至不能超過百千億那由他諸佛國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누진통(漏盡通)을 얻지 못하여 자신의 생각에 탐착하고 계교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a_24L設我得佛國中人天若起想念貪計身者不取正覺
006_1042_b_03L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부처가 되려는 정정취(正定聚)에 머물지 못하여 반드시 열반(涅槃)에 들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b_02L設我得佛國中人天不住定聚必至滅度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저의 광명에 한계가 있어 백천억 나유타에 이르는 모든 불국토를 비추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b_05L設我得佛光明有能限量下至不照百千億那由他諸佛國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수명에 한계가 있어 백천억 나유타 겁에 이르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b_07L設我得佛壽命有能限量下至百千億那由他劫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 가운데 성문들을 능히 헤아릴 수 있고 삼천대천세계의 성문과 연각들이 백천 겁 동안 모두 함께 계산하여 그 수를 알 수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b_09L設我得佛國中聲聞有能計量乃至三千大千世界衆生緣覺於百千劫悉共計挍知其數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으로서 그 수명은 한량이 없으나 다만 중생제도의 서원에 따라 수명의 길고 짧음을 자유자재로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이와 같이 되지 않는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b_12L設我得佛國中人天壽命無能限量——除其本願脩短自在——若不爾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이 좋지 않은 일은 물론 나쁜 이름이라도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b_15L設我得佛國中人天乃至聞有不善名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들께서 저의 이름을 칭찬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b_17L設我得佛十方世界無量諸佛不悉咨嗟稱我名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세계의 중생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믿고 좋아하여[信樂] 저의 국토에 태어나고자 하여 10념(念)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태어나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다만 5역죄(逆罪)와 정법을 비방하는 것은 제외합니다.
006_1042_b_19L設我得佛十方衆生至心信樂欲生我國乃至十念若不生者不取正覺唯除五逆誹謗正法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의 중생들이 보리심(菩提心)을 일으켜 모든 공덕을 쌓고 지극한 마음으로 서원을 일으켜 저의 국토에 태어나고자 하는데도 그들의 임종시에 제가 대중들과 함께 가서 그들의 앞에 나타나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b_22L設我得佛十方衆生發菩提心修諸功德至心發願欲生我國臨壽終時假令不與大衆圍遶現其人前者取正覺
006_1042_c_03L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의 중생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저의 국토를 생각한 뒤 많은 공덕의 근본을 심고 지극한 마음으로 회향하여 저의 국토에 태어나고자 하는데도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c_02L設我得佛十方衆生聞我名號係念我國殖諸德本至心迴向欲生我國不果遂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이 32상(相)을 원만히 성취하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c_06L設我得佛國中人天不悉成滿三十二大人相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모든 불국토의 보살들이 저의 국토에 와서 태어난다면 반드시 일생보처(一生補處)의 지위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다만 그들의 소원에 따라 중생들을 위하여 큰 서원을 세우고 선근 공덕을 쌓아 일체중생을 제도하거나 또는 모든 불국토를 노닐며 보살의 행을 닦고, 시방세계의 여러 부처님들을 공양하고, 항하의 모래알처럼 한량없는 중생들을 교화하여 위없는 바르고 참된 부처님의 도를 세우고자 하는 이는 제외할 뿐입니다. 그 이외의 사람들은 보통 행인의 지위를 초월하여 곧바로 보현보살의 10대원을 닦도록 하고자 합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c_08L設我得佛他方佛土諸菩薩衆來生我國究竟必至一生補處——除其本願自在所化爲衆生故被弘誓鎧積累德本度脫一切遊諸佛國修菩薩行供養十方諸佛如來開化恒沙無量衆生使立無上正眞之道超出常倫諸地之行現前修習普賢之德——若不爾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고, 한 번 식사하는 사이에 한량없는 나유타의 모든 부처님의 국토에 두루 다니면서 여러 부처님들을 공양할 수 없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c_16L設我得佛國中菩薩承佛神力供養諸佛一食之頃不能遍至無量無數億那由他諸佛國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여러 부처님들 앞에서 공덕의 근본을 드러내려 하는데, 구하는 바의 공양물을 마음대로 모두 갖추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c_19L設我得佛國中菩薩在諸佛前現其德本諸所求欲供養之具若不如意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일체지(一切智)를 얻어 능히 불법을 연설할 수 없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c_22L設我得佛國中菩薩不能演說一切智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금강역사와 같은 나라연신(那羅延身)을 얻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2_c_24L設我得佛國中菩薩不得金剛那羅延身者不取正覺
006_1043_a_03L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과 일체 만물은 장엄하고 청정하며 화려하게 빛나며, 그 모양과 색깔이 수승하고 미묘함을 이루 다 헤아리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모든 중생들이 천안통을 얻어 그 이름과 수를 능히 분명하게 헤아릴 수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a_02L設我得佛國中人一切萬物嚴淨光麗形色殊特窮微極妙無能稱量其諸衆生乃至逮得天眼有能明了辨其名數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 내지 적은 공덕이라도 있는 자가 그 도량의 나무가 한없이 빛나고 그 높이가 4백 유순이나 되는 것을 능히 알아보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a_07L設我得佛國中菩薩乃至少功德者不能知見其道場樹無量光色高四百萬里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경전을 읽고 외우고 남에게 설법할 수 있는 변재(辯才)와 지혜를 얻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a_10L設我得佛國中菩薩若受讀經法誦持說而不得辯才智慧者不取正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지니는 지혜와 변재에 한계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a_13L設我得佛國中菩薩智慧辯才若可限量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불국토가 청정하여 모두 빠짐없이 시방세계에 있는 일체 무량무수의 불가사의한 부처님의 세계를 비추어 보는 것이 마치 맑은 거울로 얼굴을 비춰 보는 것과 같지 않으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a_14L設我得佛國土淸淨皆悉照見十方一切無量無數不可思議諸佛世界猶如明鏡睹其面像若不爾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지상이나 허공에 있는 궁전과 누각, 시냇물과 연못, 그리고 화초와 나무 등 국토 안에 있는 일체 만물들은 모두 헤아릴 수 없는 보배와 백천 가지의 향으로 이루어지고, 장엄하게 장식되어 기묘하며, 모든 인간계나 천상계보다 뛰어나며, 그 향기가 널리 시방세계에 퍼져 보살들은 그 향기를 맡고 모두 부처님의 행을 닦게 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a_18L設我得佛自地以上至于虛空宮殿樓觀池流華樹——國土所有一切萬物——皆以無量雜寶百千種香而共合成嚴飾奇妙超諸人天其香普薰十方世界菩薩聞者皆修佛行若不爾者不取正覺
006_1043_b_03L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세계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국토의 중생들이 저의 광명을 입고, 그들의 몸에 비치기만 하여도 몸과 마음이 부드럽고 경쾌해져 인간계와 천상계를 초월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a_24L設我得佛十方無量不可思議諸佛世界衆生之類蒙我光明觸其體者身心柔軟超過人天若不爾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세계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국토의 중생들로 저의 이름[名字]을 듣고서 보살의 무생법인(無生法忍)과 갖가지 깊은 다라니[總持]를 얻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b_05L設我得佛十方無量不可思議諸佛世界衆生之類聞我名字不得菩薩無生法忍諸深摠持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세계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국토의 여인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환희하고 즐거이 믿고 보리심(菩提心)을 일으키고 여자의 몸으로 태어나는 것을 싫어하고 멀리하였는데도 목숨을 마친 뒤에 다시 여인의 모습을 받게 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b_08L設我得佛十方無量不可思議諸佛世界其有女人聞我名字歡喜信樂發菩提心厭惡女身壽終之後復爲女像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세계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국토에 사는 여러 보살의 무리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목숨을 마친 뒤에도 항상 청정하게 수행하고 범행(梵行)을 닦아 성불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b_12L設我得佛十方無量不可思議諸佛世界諸菩薩衆聞我名字壽終之後常修梵行至成佛道若不爾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세계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국토에 사는 여러 천인들과 인간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오체투지(五體投地)하여 예배하고 환희심을 내어 믿고 좋아하며 보살행을 닦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천인과 사람들이 공경하지 않는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b_16L設我得佛十方無量不可思議諸佛世界諸天人民聞我名字五體投地ㆍ稽首作禮歡喜信樂修菩薩行諸天世人莫不致敬若不爾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사람과 천인들이 의복을 얻고자 하면 생각하는 대로 바로 의복이 생기며, 마치 부처님께서 찬탄하시는 바와 같이 법도에 맞는 미묘한 옷이 저절로 몸에 입혀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 옷을 바느질하거나 물들이거나 빨래해야 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b_20L設我得佛國中人天欲得衣服隨念卽至如佛所讚應法妙服自然在身若有裁縫染治浣濯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사람과 천인들이 느끼는 유쾌함과 즐거움이 번뇌를 여읜 비구들과 같지 않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b_23L設我得佛國中人天所受快樂不如漏盡比丘者不取正覺
006_1043_c_03L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뜻에 따라 시방세계의 헤아릴 수 없는 장엄하고 청정한 불국토를 보고자 한다면, 원하는 대로 보배 나무 가운데에서 모두 빠짐없이 비추어 보는 것이 마치 밝은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것과 같이 비쳐질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b_25L設我得佛國中菩薩隨意欲見十方無量嚴淨佛土應時如願於寶樹中皆悉照見猶如明鏡睹其面像若不爾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여러 보살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성불할 때까지 온몸의 근기[諸根]가 부족하여 구족하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c_06L設我得佛他方國土諸菩薩衆聞我名字至于得佛諸根缺陋不具足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보살들이 저의 이름을 들은 이는 모두 빠짐없이 청정한 해탈삼매를 얻고, 그 삼매에 머물러 한생각 동안에 헤아릴 수 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되 삼매를 잃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c_09L設我得佛他方國土諸菩薩衆聞我名字皆悉逮得淸淨解脫三昧住是三昧一發意頃供養無量不可思議諸佛世尊而不失定意若不爾者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여러 보살들의 무리로서 저의 이름을 들은 이는 수명이 다한 뒤에 존귀한 가문에 태어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c_14L設我得佛他方國土諸菩薩衆聞我名字壽終之後生尊貴家若不爾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보살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환희하고 뛸 듯이 기뻐하며 보살행을 닦아 모든 공덕을 구족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c_17L設我得佛他方國土諸菩薩衆聞我名字歡喜踊躍修菩薩行具足德本若不爾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보살들이 저의 이름을 들으면 모두 빠짐없이 보등삼매(普等三昧)를 속히 얻을 것이며, 이 삼매에 머물러 성불할 때까지 항상 무량하고 불가사의한 일체제불을 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c_20L設我得佛他方國土諸菩薩衆聞我名字皆悉逮得普等三昧住是三昧至于成佛常見無量不可思議一切如來若不爾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서 듣고자 하는 법문을 자연히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3_c_24L設我得佛國中菩薩隨其志願所欲聞法自然得聞若不爾者不取正覺
006_1044_a_03L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보살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곧바로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이르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006_1044_a_02L設我得佛他方國土諸菩薩衆聞我名字不卽得至不退轉者不取正覺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보살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음향인(音響忍)ㆍ유순인(柔順忍)ㆍ무생법인(無生法忍)에 이르지 못하고, 모든 불법에 대해 불퇴전에 이르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이와 같이 비구가 부처님께 그의 원을 말씀드렸느니라.”
006_1044_a_05L設我得佛他方國土諸菩薩衆聞我名字不卽得至第一第二第三法忍於諸佛法不能卽得不退轉者不取正覺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때 법장 비구는 자신의 서원을 모두 말한 다음에 게송으로 아뢰었느니라.
006_1044_a_09L佛告阿難爾時法藏比丘說此願已而說頌曰

내가 세운 이 서원은 세상에 없는 일
반드시 위없는 도[無上道]에 이르리라.
이 서원이 원만히 구족되지 않는다면
맹세코 성불하지 않으리.
006_1044_a_11L我建超世願
必至無上道
斯願不滿足
誓不成等覺

내가 한량없는 오랜 겁 동안
크나큰 시주가 되지 못하여
가난하고 고통받는 중생 제도하지 못한다면
맹세코 성불하지 않으리.
006_1044_a_13L我於無量劫
不爲大施主
普濟諸貧苦
誓不成等覺

내가 만일 위없는 부처가 되어
그 명성이 시방세계를 초월할 때
그 명성을 듣지 못하는 이가 있다면
맹세코 성불하지 않으리.
006_1044_a_14L我至成佛道
名聲超十方
究竟靡不聞
誓不成等覺

탐욕을 여의고 바른 기억[正念] 깊이 지니고
청정한 지혜로 도를 닦아서
위없는 진리를 구하고자 뜻을 세워
천상과 인간의 스승 되리.
006_1044_a_15L離欲深正念
淨慧修梵行
志求無上道
爲諸天人師

위신력으로 큰 광명을 펼쳐
널리 끝없는 모든 세계 비추고
세 가지 어두움의 때[三垢冥] 소멸시키고
중생의 온갖 재난 구제하리.
006_1044_a_17L神力演大光
普照無際土
消除三垢冥
明濟衆厄難

그대들 지혜의 눈을 열어
이 세상 어두운 이 눈뜨게 하고
여러 가지 악한 길을 막아 버리고
좋은 세상 가는 길 활짝 열어 주리라.
006_1044_a_18L開彼智慧眼
滅此昏盲闇
閉塞諸惡道
通達善趣門

공덕과 복덕을 두루 갖추어
거룩한 빛 시방세계 널리 비추니
해와 달의 밝은 빛 오히려 무색케 되고
천상의 광명도 숨어 버리네.
006_1044_a_19L功祚成滿足
威曜朗十方
日月戢重暉
天光隱不現

중생들을 위하여 법의 창고[法藏]를 열어
널리 공덕의 보배를 베풀고
항상 대중들 가운데 있으면서
사자후(師子吼)로 법을 설하리.
006_1044_a_21L爲衆開法藏
廣施功德寶
常於大衆中
說法師子吼

일체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 올리며
한량없는 공덕 두루 갖추고
서원과 지혜가 빠짐없이 원만하게 이루어
삼계의 영웅이신 부처 되리.
006_1044_a_22L供養一切佛
具足衆德本
願慧悉成滿
得爲三界雄

부처님의 걸림없는 지혜와 같이
모든 것에 통달하여 비추지 못하는 것이 없으니
원하옵건대 저의 공덕과 지혜의 힘이
가장 수승한 부처님과 같아지이다.
006_1044_a_23L如佛無量智
通達靡不遍
願我功德力
等此最勝尊

만약 이 서원이 이루어지면
삼천대천세계가 감동하며
허공에 가득한 모든 천신들
미묘하고도 진기한 꽃비 뿌려 주리.”
006_1044_a_25L斯願若剋果
大千應感動
虛空諸天人
當雨珍妙華
006_1044_b_03L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법장 비구가 이 게송을 읊고 나자 두루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천상으로부터 오묘한 꽃이 비 오듯 쏟아져 그 위에 흩날렸으며, 저절로 음악이 울렸고 허공 중에서 ‘결정코 반드시 위없는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리라’고 찬탄하는 소리가 들렸느니라.
이에 법장 비구는 이와 같은 크나큰 서원을 구족하여 원만히 성취하려는 진실한 마음을 헛되이 하지 않고, 세간을 벗어나 깊이 적멸(寂滅)에 들었느니라.
006_1044_b_02L佛語阿難法藏比丘說此頌已應時普地六種震動天雨妙華以散其上自然音樂空中讚言決定必成無上正覺於是法藏比丘具足修滿如是大願誠諦不虛超出世閒深樂寂滅
아난아, 그때 법장 비구는 그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있는 여러 천신과 악마, 범천, 용신 등의 8부 대중 가운데서 이러한 큰 서원을 세우고자 오직 한결같이 뜻을 전념하여 미묘한 불국토를 세우고자 굳은 결심을 하였느니라. 그가 세우고자 하는 불국토는 한량없이 넓고 커서 다른 모든 국토보다 가장 수승하여 비할 데가 없고, 건립된 국토는 영원히 머물러 쇠퇴하거나 변함도 없느니라. 이것은 보살이 불가사의한 영겁을 지나면서 한량없는 공덕을 쌓았기 때문이니라.
그는 탐욕[欲覺], 성냄[瞋覺], 남을 해치려는 짓[害覺]을 하지 않았으며, 애욕의 마음[欲想], 진에의 마음[瞋想], 해치려는 생각[害想]을 일으키지도 않았고, 또한 색(色), 소리[聲], 냄새[香], 맛[味], 감촉[觸], 대상[法]에 집착하지도 않았고, 어려움을 참아내는 인욕의 행을 닦아서 어떠한 고통에도 흔들리지 않았으며, 또한 욕심이 적어 스스로 만족하여 욕심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3독(毒) 번뇌에 물들지 않고 항상 적정한 삼매에 잠겨 있어 밝은 지혜는 어디에도 걸림이 없었느니라.
006_1044_b_08L阿難法藏比丘於彼佛所諸天龍神八部大衆之中發斯弘誓建此願已一向專志莊嚴妙土所修佛國開廓廣大超勝獨妙建立常然無衰無變於不可思議兆載永劫積殖菩薩無量德行不生欲覺瞋覺害覺起欲想瞋想害想不著色之法忍力成就不計衆苦少欲知足無染恚癡三昧常寂智慧無㝵
그리고 남을 대할 때 거짓으로 속이거나 아첨하는 마음이 없어 언제나 온화한 얼굴에 부드러운 말로 미리 중생의 뜻을 헤아려 법을 말씀하셨으며, 또한 용맹 정진하여 서원을 굽히지 않았고, 청정하고 결백한 진리를 구하여 모든 중생들에게 은혜를 베풀었느니라.
그는 또 3보를 공경하고 스승과 어른을 받들어 섬겼으며, 온갖 수행을 닦고 복과 지혜의 큰 장엄을 갖추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공덕을 성취하게 하였느니라. 그리고는 공삼매(空三昧)ㆍ무상삼매(無相三昧)ㆍ무원삼매(無願三昧)의 법에 머물러, 모든 현상은 본래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일어난 것도 아니며 단지 인연 화합일 뿐이라고 관조(觀照)하였느니라.
자신을 해치고 남을 해쳐 자신과 타인에게 해로운 말을 멀리하고, 자기도 이롭고 타인도 이로워 자신도 타인도 모두에게 이익되는 말을 닦고 익혔느니라. 그래서 그는 나라와 왕위를 버리고 재물과 색을 끊어 버리고, 몸소 6바라밀(波羅蜜)을 행하였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르쳐 이것을 행하도록하였다.
006_1044_b_17L無有虛僞諂曲之心和顏軟語先意承問勇猛精進志願無惓專求淸白之法以慧利群生恭敬三寶奉事師長大莊嚴具足衆行令諸衆生功德成住空無相無願之法無作無起法如化遠離麤言自害害彼彼此俱修習善語自利利人彼我兼利捐王絕去財色自行六波羅蜜人令行
006_1044_c_03L이와 같이 그는 헤아릴 수 없는 오랜 세월 동안 무수한 공덕을 쌓고 복덕을 구족하여 태어나고자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나투었으며, 헤아릴 수 없는 보배의 법문[寶藏]이 저절로 우러나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을 교화하여 안온하게 하고 무상의 바른 진리를 깨닫게 하였느니라.
그는 때로는 장자(長者) 혹은 거사(居士), 부유한 자 혹은 존귀한 가문의 사람이 되기도 하고, 찰제리의 국왕 혹은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기도 하였으며, 6욕천(欲天)의 주인 또는 범천왕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대로 태어나서 항상 4물[四事]로써 일체 제불께 공양하고 공경하였으니, 그 공덕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느니라.
그의 입에서 나오는 향기는 정결하여 우발라화(優鉢羅華)와 같고,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는 전단향의 향기가 풍기었으니, 그 향기는 무량세계에 두루 퍼졌느니라. 또 그 용모[容色]가 단정하고 상호(相好)가 수승하고 미묘하였으며, 손에서는 항상 무량한 보배와 의복과 음식 및 진기하고, 미묘한 꽃과 향이며, 갖가지 일산[蓋]과 깃발 등 장엄하는 도구들이 나왔느니라. 이와 같은 물건들은 모든 천인들의 것보다 뛰어나고 훌륭하였으며, 그는 이처럼 모든 법에 있어서 자유자재함을 얻었느니라.”
006_1044_c_02L無央數劫積功累德隨其生處在意所欲無量寶藏自然發應化安立無數衆生住於無上正眞之道或爲長者居士豪姓尊貴或爲剎利國君轉輪聖帝或爲六欲天主乃至梵王常以四事供養恭敬一切諸佛如是功德不可稱說口氣香潔如優鉢羅華身諸毛孔出栴檀香其香普熏無量世界容色端正相好殊妙手常出無盡之寶衣服飮食珍妙華諸蓋幢幡莊嚴之具如是等事超諸人天於一切法而得自在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법장보살은 이미 성불하여 열반에 드셨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아직 성불하지 못하였습니까? 혹은 지금 성불하여 현재에 계시옵니까?”
006_1044_c_14L阿難白法藏菩薩爲已成佛而取滅度未成佛爲今現在
이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법장보살은 이미 성불하여 서방에 계시는데, 여기서부터 10만억 국토를 지나가면 그 부처님의 세계가 있는데 이를 안락(安樂)이라고 하느니라.”
006_1044_c_16L佛告阿難法藏菩薩今已成佛現在西方去此十萬億其佛世界名曰安樂
아난이 다시 여쭈었다.
“그 부처님께서 성불하신 이후 얼마나 됩니까?”
006_1044_c_18L阿難又問 佛成道已來爲經幾時
006_1045_a_03L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성불하신 지는 이미 무려 10겁이 지났느니라. 그 불국토는 금ㆍ은ㆍ유리ㆍ산호ㆍ호박ㆍ차거(車𤦲)ㆍ마노(瑪瑙)의 7보로써 땅이 이루어져 있고, 넓고 광대하여 끝이 없으며, 그 보배들은 서로 섞여 있어 찬란하게 빛나고 또한 아름다우며 화려하고 청정하게 장엄된 것이 시방의 모든 세계의 것보다도 뛰어났는데, 이 보배는 마치 제6천(第六天:他化自在天)의 보배와 같으니라. 또한 그 국토에는 수미산(須彌山)이나 금강철위산[金剛圍]과 같은 일체의 산이 없고 또한 크고 작은 바다, 계곡, 시내, 우물, 웅덩이 등이 없지만,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말미암아 보고자 한다면 즉시 나타나느니라. 또한 지옥과 축생과 아귀 등의 여러 고난 가득한 악취(惡趣)도 없으며, 또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도 없어서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으니, 항상 온화하고 쾌적하니라.”
006_1044_c_19L佛言 成佛已來凡歷十劫其佛國土自然七寶——金琉璃珊瑚琥珀車璖瑪瑙——合成爲恢廓曠蕩不可限極悉相雜廁相入閒光赫焜耀微妙奇麗淸淨莊嚴超踰十方一切世界衆寶中精寶猶如第六天寶又其國土無須彌山及金剛圍一切諸山亦無大海溪渠井谷佛神力故欲見則見無地獄餓鬼畜生諸難之趣亦無四時——春夏——不寒不熱常和調適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만일 그 국토에 수미산이 없다면 그곳에는 사천왕(四天王) 및 도리천(忉利天) 등은 어디에 의지해 머무를 수 있나이까?”
006_1045_a_06L阿難白佛言世尊若彼國土無須彌山其四天王及忉利天依何而住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욕계 제3천인 염천(炎天) 내지 색구경천(色究竟天)에 이르기까지 모두 어디에 의지하여 머무는가?”
006_1045_a_08L佛語阿難第三炎天乃至色究竟天皆依何住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자신이 지은 업력의 과보는 불가사의하므로 거기에 합당한 과보로써 천계에 의지해 있나이다.”
006_1045_a_10L阿難白佛行業果報不可思議
이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의 행업과 과보가 불가사의하다면 모든 부처님의 세계 또한 불가사의한 것이니라. 그곳에는 모든 중생들도 지은 공덕과 선업에 의하여 나타난 땅에 머물러 사느니라. 그러므로 수미산이 없더라도 아무런 불편이 없느니라.”
006_1045_a_11L佛語阿難行業果報不可思議諸佛世界亦不可思議其諸衆生功德善力住行業之地故能爾耳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는 이 법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장래의 중생들을 위하여 그들의 의혹을 풀어 주고자 이러한 뜻을 여쭈었나이다.”
006_1045_a_13L阿難白佛我不疑此法但爲將來衆生欲除其疑惑故問斯義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량수불(無量壽佛)의 위신력과 광명은 가장 존귀하며 뛰어나서 다른 모든 부처님들의 광명으로서는 능히 미칠 수 없느니라. 혹은 부처님의 광명은 백 개의 부처님 세계 혹은 천 개의 부처님 세계를 비추기도 하나니, 이를 요약하면 동방의 항하강 모래알처럼 많은 불국토를 비추고, 남방ㆍ서방ㆍ북방, 그리고 그 사이의 방향[四維] 및 상ㆍ하도 이와 같이 비추며, 혹은 부처님의 광명은 7자[尺]를 비추기도 하고, 혹은 1유순(由旬), 2, 3, 4, 5 유순을 비추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배가(倍加)되기도 하며, 한 불국토를 비추기도 하느니라.
그런 까닭에 무량수불을 무량광불(無量光佛)ㆍ무변광불(無邊光佛)ㆍ무애광불(無碍光佛)ㆍ무대광불(無對光佛)ㆍ염왕광불(炎王光佛)ㆍ청정광불(淸淨光佛)ㆍ환희광불(歡喜光佛)ㆍ지혜광불(智慧光佛)ㆍ부단광불(不斷光佛)ㆍ난사광불(難思光佛)ㆍ무칭광불(無稱光佛)ㆍ초일월광불(超日月光佛)이라 부르기도 하느니라.
006_1045_a_15L佛告阿難無量壽佛威神光明最尊第一諸佛光明所不能及或有佛光照百佛世界千佛世界取要言之乃照東方恒沙佛剎西北方四維下亦復如是或有佛光照于七尺或照一由旬五由旬如是轉倍乃至照一佛是故無量壽佛號無量光佛無邊光佛無㝵光佛無對光佛炎王光佛淸淨光佛歡喜光佛智慧光佛不斷光佛難思光佛無稱光佛超日月光
006_1045_b_03L중생들이 이러한 빛을 만나면,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의 때가 저절로 없어지고, 몸과 마음이 부드럽고 경쾌해지며, 환희하고 뛸 듯이 기뻐하며 착한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느니라. 만일 3악도(惡道)의 힘들고 괴로운 곳에 있더라도 이 광명을 보게 되면 모두 휴식을 얻게 되며, 다시는 괴로움을 겪지 않고 목숨이 다한 뒤에 모두 해탈을 얻게 되느니라.
006_1045_b_02L其有衆生遇斯光者三垢消滅意柔軟歡喜踊躍善心生焉若在三塗勤苦之處見此光明皆得休息復苦惱壽終之後皆蒙解脫
이처럼 무량수부처님의 광명은 찬란하여 시방세계의 모든 불국토를 밝게 비추고, 그 명성을 모든 불국토에서 듣지 못한 자가 없느니라. 이는 단지 나 혼자 그 광명을 찬탄하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모든 부처님과 성문, 연각, 보살들도 모두 한결같이 찬탄하느니라. 만일 중생이 그 광명의 위신력과 공덕을 듣고 하루 밤낮으로 찬탄하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그치지 않는다면, 원하는 바에 따라 그 국토에 태어나게 되며, 여러 보살들과 성문들이 함께 그를 위하여 공덕을 칭송하고 찬탄할 것이니라. 그러한 후 깨달음을 이루었을 때 두루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들과 보살들이 그 광명을 찬탄함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006_1045_b_06L無量壽佛光明顯赫照曜十方諸佛國土不聞知不但我今稱其光明一切諸聲聞緣覺諸菩薩衆咸共歎譽復如是若有衆生聞其光明威神功日夜稱說至心不斷隨意所願得生其國爲諸菩薩聲聞大衆所共歎譽稱其功德至其然後得佛道時爲十方諸佛菩薩歎其光明亦如今也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무량수불의 광명과 위신력이 위대하고 수승하며, 또한 미묘한 것을 1겁 동안 밤낮으로 말하여도 다 할 수가 없느니라.”
006_1045_b_14L佛言我說無量壽佛光明威神巍巍殊妙晝夜一劫尚不能盡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량수불의 수명은 한량없이 길어서 헤아릴 수 없는데, 어찌 그대가 알 수 있겠는가? 가령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사람의 몸을 얻게 하고 빠짐없이 성문과 연각이 되어 모두 한 곳에 모여 선정에서 한마음으로 사색하여[禪思一心] 그 지혜의 힘을 다해 백천만 겁 동안 그 수명의 영겁 수를 계산하여도 다할 수 없고 그 끝을 알 수 없느니라. 또한 성문과 보살 및 천인들의 수명도 그 길고 짧음이 역시 이와 같아서 세어보 거나 비유로도 능히 알 수 없느니라. 그런데 그 세계의 성문과 보살의 수효는 헤아리기도 어렵고 말로 설할 수 없는데, 그들은 모두 신통력과 지혜에 통달하여 그 위신력이 자재하므로 능히 손바닥 가운데 모든 세계를 올려놓을 수도 있느니라.”
006_1045_b_16L佛語阿難無量壽佛壽命長久不可稱計汝寧知乎假使十方世界無量衆生皆得人身悉令成就聲聞緣覺都共集會禪思一心竭其智力於百千萬劫悉共推筭計其壽命長遠劫數不能窮盡知其限極聲聞菩薩人之衆命長短亦復如是非筭數譬喩所能知也又聲聞菩薩其數難量不可稱神智洞達威力自在能於掌中持一切世界
006_1045_c_03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부처님께서 최초로 법을 설하시는 법회에 모인 성문 대중들의 수효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보살 역시 그러했느니라. 또한 대목건련(大目揵連) 같은 이가 백천만억이나 되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아 아승기(阿僧祇) 나유타 겁 동안 내지는 수명이 다할 때까지 헤아린다고 하더라도 그 수를 다 알 수 없느니라. 비유하면 큰 바다가 깊고 광대하여 헤아릴 길이 없는데, 가령 어떤 사람이 하나의 터럭을 백 조각을 낸 뒤 그 한 조각의 터럭으로 바닷물을 한 방울씩 적시어 낸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터럭 끝에 한 방울씩 적셔진 것과 저 큰 바닷물 중 어느 쪽이 많겠느냐?”
006_1045_c_02L佛語阿難彼佛初會聲聞衆數不可稱計菩薩亦然能如大目揵連百千萬億無量無數於阿僧祇那由他劫乃至滅度悉共計挍不能究了多少之數譬如大海深廣無量假使有人析其一毛以爲百分以一分毛沾取一渧於意云何其所渧者於彼大海何所爲多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 털끝에 적신 한 방울의 물을 저 큰 바다에 비교한다면, 그 많고 적음은 어찌 산수나 말로써 능히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006_1045_c_10L阿難白佛彼所渧水比於大海多少之量非巧歷筭言辭譬類所能知也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그와 같이 목건련 등과 같은 이가 백천만억 나유타 겁 동안 헤아려서 알 수 있는 숫자는 대단히 적은데, 이는 마치 터럭 끝에 묻는 한 방울의 물과 같고, 헤아리지 못하는 숫자는 큰 바다의 물과 같은 것이니라.
006_1045_c_12L佛語阿難目連等於百千萬億那由他劫計彼初會聲聞菩薩所知數者猶如一渧其所不知如大海水
또한 그 국토에는 7보로 된 갖가지의 나무가 가득히 있느니라. 금으로 된 나무, 은으로 된 나무, 유리로 된 나무, 파리(頗梨)로 된 나무, 산호로 된 나무, 마노로 된 나무, 차거로 된 나무들이 있는데, 혹은 두 가지 보배, 세 가지 보배 내지 7보가 서로 합쳐서 이루어졌느니라.
혹은 금으로 된 나무에 은으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린 것이 있고, 혹은 은으로 된 나무에 금으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유리로 된 나무에 파리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린 것이 있고, 혹은 수정으로 된 나무에 유리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산호로 된 나무에 마노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린 것이 있고, 혹은 마노로 된 나무에 유리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차거로 된 나무에 온갖 보배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린 것이 있고, 혹은 보배로 된 나무에 자마금(紫磨金)으로 된 뿌리와 백은으로 된 줄기, 유리로 된 큰 가지, 수정으로 된 작은 가지, 산호로 된 잎, 마노로 된 꽃과 차거로 된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006_1045_c_15L又其國土七寶諸樹周滿世界——金樹銀樹琉璃樹梨樹珊瑚樹瑪瑙樹車璖樹——或有二三寶乃至七寶轉共合成或有金銀葉或有銀樹金葉琉璃樹頗梨爲葉果亦然或水精琉璃爲葉果亦然或珊瑚樹瑙爲葉果亦然或瑪瑙樹琉璃爲果亦然或車璖樹衆寶爲葉果亦然或有寶樹紫金爲本白銀爲琉璃爲枝水精爲條珊瑚爲葉瑙爲華車璖爲實
006_1046_a_03L어떤 보배로 된 나무는 백은으로 된 뿌리, 유리로 된 줄기, 수정으로 된 큰 가지, 산호로 된 작은 가지, 마노로 된 잎, 차거로 된 꽃과 자마금으로 된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어떤 보배로 된 나무는 유리로 된 뿌리, 수정으로 된 줄기, 산호로 된 큰 가지, 마노로 된 작은 가지, 차거로 된 잎, 자금으로 된 꽃과 백은으로 된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어떤 보배로 된 나무는 수정으로 된 뿌리, 산호로 된 줄기, 마노로 된 큰 가지, 차거로 된 작은 가지, 자마금으로 된 잎, 백은으로 된 꽃과 유리로 된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어떤 보배로 된 나무에 산호로 된 뿌리, 마노로 된 줄기, 차거로 된 큰 가지, 자마금으로 된 작은 가지, 백은으로 된 잎, 유리로 된 꽃과 수정으로 된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어떤 보배로 된 나무는 마노로 된 뿌리, 차거로 된 줄기, 자금으로 된 큰 가지, 백은으로 된 작은 가지, 유리로 된 잎, 수정으로 된 꽃과 산호로 된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어떤 보배로 된 나무에 차거로 된 뿌리, 자마금으로 된 줄기, 백은으로 된 큰 가지, 유리로 된 작은 가지, 수정으로 된 잎, 산호로 된 꽃과 마노로 된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이와 같이 보배 나무들이 가지런히 줄을 지어 조화롭게 심어져 있는데 줄기와 줄기들도 조화롭게 바라보고, 가지와 가지들도 조화롭게 정돈되고, 잎과 잎들도 조화롭게 방향을 잡고, 꽃과 꽃들도 서로 순조롭고, 열매와 열매들도 서로 마땅한 자리에 위치하여 있느니라. 그 아름다운 모습과 찬란한 광채가 휘황하여 눈이 부셔 바라볼 수 없을 정도이며, 때때로 맑은 바람이 불어오면 다섯 가지의 미묘한 소리를 내니 궁음(宮音)이나 상음(商音) 등의 소리가 저절로 조화를 이루느니라.
006_1046_a_02L或有寶樹白銀爲琉璃爲莖水精爲枝珊瑚爲條瑙爲葉車璖爲華紫金爲實或有寶琉璃爲本水精爲莖珊瑚爲枝瑙爲條車璖爲葉紫金爲華白銀爲或有寶樹水精爲本珊瑚爲莖瑙爲枝車璖爲條紫金爲葉白銀爲琉璃爲實或有寶樹珊瑚爲本瑙爲莖車璖爲枝紫金爲條白銀爲琉璃爲華水精爲實或有寶樹瑙爲本車璖爲莖紫金爲枝白銀爲琉璃爲葉水精爲華珊瑚爲實有寶樹車璖爲本紫金爲莖白銀爲琉璃爲條水精爲葉珊瑚爲華瑙爲實行行相値莖莖相望枝枝相葉葉相向華華相順實實相當色光曜不可勝視淸風時發出五音微妙宮商自然相和
006_1046_b_03L또한 무량수불이 계시는 도량의 보리수는 높이가 4백만 리(里)이고, 그 밑둥의 둘레가 50유순이고,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20만 리나 펼쳐져 있으며, 온갖 보배들이 합쳐져 이루어져 있는데, 보배 가운데 으뜸인 월광마니(月光摩尼)와 지해륜보(持海輪寶)로 장엄되어 있느니라. 그리고 작은 가지 사이에는 보배로 된 영락이 드리워져 있는데, 백천만 가지의 색으로 이리저리 달라지고 변화하며 한량없는 광채가 휘황찬란하며, 또한 끝없이 비추고 있느니라.
그 위에는 진기하고 미묘한 보배 그물이 덮여 있으며, 일체의 장엄들은 마땅한 바에 따라 나타난다. 미풍이 서서히 불면 보배 나무의 가지가 살랑거리면서 한량없이 미묘한 법음(法音)이 울려 퍼지는데, 그 소리는 시방세계의 모든 불국토에 울려 퍼지느니라. 그 소리를 듣는 자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어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머물고, 그리하여 불도(佛道)에 이를 때까지 괴로움과 병환을 만나지 않으며, 눈으로 그 색깔을 보고, 귀로 그 소리를 듣고, 코로 그 향기를 맡고, 혀로 그 맛을 보고, 몸으로 그 빛의 촉감을 느끼고, 마음으로 그 장엄의 인연을 생각하는 일체의 중생들은 깊고 깊은 법인[無生法忍]을 얻고 불퇴전의 자리에 머물러 불도를 이룰 때까지 6근(根)이 청정하고 명철하여 모든 번뇌의 괴로움이 없느니라.
006_1046_a_20L又無量壽佛其道場樹高四百萬里其本周圍五千由旬枝葉四布二十萬里一切衆寶自然合成以月光摩尼持海輪寶——衆寶之王——而莊嚴之周帀條閒垂寶瓔珞百千萬色種種異變無量光炎照曜無極珍妙寶網羅覆其上一切莊嚴隨應而現微風徐動出妙法音普流十方一切佛國其聞音者得深法忍住不退轉至成佛道不遭苦患目睹其色耳聞其音鼻知其香舌嘗其味身觸其光心以法緣一切皆得甚深法忍住不退轉至成佛道六根淸徹無諸惱患
아난아, 만일 그 국토의 인간과 천신들이 이 나무를 보면 3법인(法忍)을 얻느니라. 첫째는 음향인(音響忍)이고, 둘째는 유순인(柔順忍)이고, 셋째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이니라. 이것은 모두 무량수부처님의 위신력에 의한 것이고 본원력(本願力) 때문이며, 만족원(滿足願) 때문이며, 명료원(明了願) 때문이며, 견고원(堅固願) 때문이며, 구경원(究竟願) 때문이니라.”
006_1046_b_10L阿難若彼國人天見此樹者得三法忍一者音響忍二者柔順忍三者無生法忍此皆無量壽佛威神力故本願力故滿足願故了願故堅固願故究竟願故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세간의 제왕(帝王)들은 백천 가지의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전륜성왕으로부터 제6천(타화자재천)에 이르기까지 연주와 음악 소리는 그 수승함이 천억만 배나 되느니라. 그런데 제6 천상의 만 가지 음악 소리는 무량수국에 있는 7보로 된 나무들 가운데 한 종류의 소리에도 미치지 못하니, 그 소리는 천상의 소리보다 천억만 배나 더 수승하느니라.
또한 그곳에는 자연스럽게 연주되는 만 가지의 기악이 있으며, 그들 음악 소리는 법음(法音)이 아닌 것이 없으며, 청정하고, 맑고, 애절하고 너그러우며, 미묘하고, 온화하며 아름다우니, 시방세계의 음악 소리 가운데 최고이며 가장 뛰어나느니라.
006_1046_b_14L佛告阿難世閒帝王有百千音樂轉輪聖王乃至第六天上伎樂音聲展轉相勝千億萬倍第六天上萬種樂音不如無量壽國諸七寶樹一種音聲千億倍也亦有自然萬種伎樂又其樂聲無非法音淸暢哀亮微妙和雅十方世界音聲之中最爲第一
006_1046_c_03L또한 그 국토에는 강당과 정사(精舍), 그리고 궁전과 누각들이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엄되어 있으며, 이들은 자연히 이루어진 것들이니라. 그 위에는 진주와 명월마니(明月摩尼) 등 갖가지 보배로 엮은 그물이 덮여 있는데, 안팎과 좌우에는 여기저기 목욕할 수 있는 연못이 있느니라. 그 크기는 10유순 혹은 20, 30 내지 백천 유순도 되며, 세로와 가로로 그 깊고 얕음이 모두 하나로 같다. 8공덕수(功德水)가 가득 차 있는데, 청정하고 향기롭고 정결하고 그 맛은 감로수(甘露水)와 같으니라.
황금 연못에는 그 바닥에 백은 모래가 깔려 있고, 백은 연못에는 그 바닥에 황금 모래가 깔려 있고, 수정 연못에는 그 바닥에 유리 모래가 깔려 있고, 유리 연못에는 그 바닥에 수정 모래가 깔려 있고, 산호 연못에는 그 바닥에 호박 모래가 깔려 있고, 호박 연못에는 그 바닥에 산호 모래가 깔려 있고, 차거연못에는 그 바닥에 마노 모래가 깔려 있고, 마노 연못에는 그 바닥에 차거 모래가 깔려 있고, 백옥 연못에는 그 바닥에 자금(紫金) 모래가 깔려 있고, 자금 연못에는 그 바닥에 백옥 모래가 깔려 있으며, 혹은 두 가지 보배, 세 가지 보배 내지 7보로 이루어졌느니라.
그 연못가에는 전단향나무가 있고, 그 꽃과 잎이 드리워져 있으며, 그 향기가 널리 퍼져 나가느니라. 천상의 우발라화(優鉢羅華)와 발담마화(鉢曇摩華), 구물두화(拘物頭華), 분타리화(分陀利華)가 서로 어우러져 온갖 색으로 찬란히 빛나며 물 위를 가득 덮고 있느니라.
006_1046_b_21L講堂精舍宮殿樓觀皆七寶莊嚴自然化成復以眞珠明月摩尼衆寶以爲交露覆蓋其上右有諸浴池或十由旬或二十三十乃至百千由旬縱廣深淺各皆一等八功德水湛然盈滿淸淨香潔味如甘露金池者底白銀沙白銀池者底黃金水精池者底琉璃沙琉璃池者底水精沙珊瑚池者底琥珀沙琥珀池者底珊瑚沙車璖池者底瑪瑙沙瑙池者底車璖沙白玉池者底紫金紫金池者底白玉沙或二寶三寶乃至七寶轉共合成其池岸上有栴檀樹華葉垂布香氣普熏天優鉢羅鉢曇摩華拘物頭華分陁利華色光茂彌覆水上
006_1047_a_03L그곳의 모든 보살과 성문들이 만일 보배 연못에 들어가 물이 발목까지 잠기기를 마음속으로 원하면 물은 곧 발을 적시고, 물이 무릎까지 잠기기를 원하면 물은 곧 무릎에 이르며, 물이 허리까지 잠기기를 원하면 물은 곧 허리까지 이르고, 물이 목까지 잠기기를 원하면 물이 곧 목에 이르며, 온몸을 적시고자 하면 저절로 물이 온몸을 적시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기를 원하면 물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느니라. 차고 따뜻해지는 것도 자연히 바라는 대로 되며, 그 연못에서 목욕을 하면 정신은 맑아지고 온몸이 상쾌하며 마음의 때까지 씻어지느니라. 또한 그 물은 맑고 밝고 투명하고 순결하고 깨끗한 것이 마치 물이 없는 것처럼 보이며, 보배로 된 모래는 환하게 드러나니, 아무리 깊은 곳일지라도 비치지 않는 곳이 없느니라.
잔잔한 물결은 돌아서 흐르며 서로 합해져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으며, 한량없는 자연의 미묘한 소리를 일으키니, 듣고자 하는 대로 모든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느니라. 혹은 부처님의 음성[佛聲]을 듣고, 혹은 법의 소리[法聲]를 듣고, 혹은 승단의 소리[僧聲]를 듣느니라. 혹은 고요한 소리[寂靜聲], 공과 무아의 소리[空無我聲], 대자대비의 소리[大慈悲聲], 바라밀다의 소리[波羅蜜聲], 10력(力)과 4무외(無畏)와 18불공법(不共法)의 소리, 모든 신통 지혜의 소리[諸通慧聲], 조작 없는 진리의 소리[無所作聲], 나고 멸함이 없는 소리[不起滅聲], 무생인의 소리[無生法忍聲] 내지 감로와 관정(灌頂) 등의 온갖 묘법의 소리를 듣기도 하느니라.
이와 같은 여러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듣는 바에 따라 한량없는 환희심을 내어 마음이 청정해지고 탐욕을 여의며, 적멸의 진실한 뜻에 따르게 되는 것이니라. 그리고 3보와 10력과 4무소외와 18불공법에 수순(隨順)하는 것이고, 신통과 지혜 및 보살과 성문이 행하는 도를 따르는 것이니라. 따라서 거기에는 3악도와 3고(苦)와 8난(難)은 이름조차도 없으며, 단지 저절로 이루어진 상쾌하고 즐거운 소리만 있는 까닭에 그 나라를 극락(極樂)이라고 이름하느니라.
006_1046_c_14L彼諸菩薩及聲聞衆若入寶池意欲令水沒足水卽沒欲令至膝卽至于膝欲令至腰卽至腰欲令至頸水卽至頸欲令灌自然灌身欲令還復水輒還復調和冷煖自然隨意開神悅體蕩除心淸明澄潔淨若無形寶沙映徹無深不照微瀾迴流轉相灌注安詳徐逝不遲不疾波揚無量自然妙聲其所應莫不聞者或聞佛聲或聞法或聞僧聲或寂靜聲空無我聲慈悲聲波羅蜜聲或十力無畏不共法聲諸通慧聲無所作聲不起滅聲無生忍聲乃至甘露灌頂衆妙法聲如是等聲稱其所聞歡喜無量隨順淸淨離欲寂滅眞實之義隨順三寶力無所畏不共之法隨順通慧菩薩聲聞所行之道無有三塗苦難之名但有自然快樂之音是故其國名曰極樂
아난아, 그 불국토에 왕생하는 자는 누구나 그와 같은 청정한 몸과 온갖 미묘한 음성과 신통력 등의 공덕을 구족하게 되며, 그들이 거처하는 궁전과 의복과 음식, 여러 가지의 미묘한 꽃과 향 등의 장엄구들이 갖추어져 있는데, 이는 마치 제6천(第六天)에서 저절로 나오는 것[自然之物]과도 같으니라.
만일 음식을 먹고 싶을 때는 7보로 된 그릇[應器]이 저절로 앞에 나타나고, 금ㆍ은ㆍ유리ㆍ차거ㆍ마노ㆍ산호ㆍ호박ㆍ명월진주 등으로 만들어진 여러 가지 그릇들이 생각하는 대로 나타나며, 또한 갖가지 맛을 지닌 음식이 자연히 가득하게 되느니라.
그러나 이러한 음식이 있다고 말해도 실로 먹는 자는 없느니라. 다만 빛깔을 보고, 향기를 맡고, 생각으로 음식을 먹으면 자연히 배부르고 만족하게 되느니라. 몸과 마음이 유연하고 경쾌하여 그 맛에 탐착하지 않으며 식사를 마치면 사라지고 다시 바라면 나타나느니라.
006_1047_a_10L阿難彼佛國土諸往生者具足如是淸淨色身諸妙音聲神通功德所處宮殿衣服飮食衆妙華香莊嚴之具猶第六天自然之物若欲食時七寶應器自然在前琉璃車璖瑪瑙珊瑚虎珀明月眞珠如是衆鉢隨意而至百味飮食自然盈滿雖有此食實無食者但見色聞香意以爲食自然飽足身心柔軟無所味著事已化去時至復現
이처럼 저 불국토는 청정하고 안온하며 미묘하고 유쾌하고 즐거우니, 무위열반(無爲涅槃)의 경계에 버금가는 것이니라.
그 국토의 모든 성문과 보살과 천신과 사람들은 지혜가 높고 밝으며 신통력이 자재하며, 모두 같은 모습으로 다른 형체가 없으나, 단지 다른 세계의 원인에 따라 천상과 인간이라는 이름이 있을 뿐이다. 그들은 얼굴과 용모가 준수하고 반듯하니 세간에서 뛰어나고 또한 보기 드물며, 그 용모는 미묘하여 천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며, 모두 자연적인 허공처럼 형상이 없는 몸[虛無之身]이며, 무극의 신체[無極之體]를 받은 것이니라.”
006_1047_a_19L彼佛國土淸淨安隱微妙快樂次於無爲泥洹之道其諸聲聞菩薩智慧高明神通洞達咸同一類形無異狀但因順餘方有人天之名顏貌端正超世希有色微妙非天非人皆受自然虛無之無極之體
006_1047_b_03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세간의 가난하고 궁핍한 걸인이 제왕의 주위에 있을 때, 형체와 용모와 얼굴의 상태가 어떻게 비슷하기라도 하겠느냐?”
006_1047_a_25L佛告阿難譬如世閒貧窮乞人在帝王邊形貌容狀寧可類乎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가령 그런 걸인이 제왕의 근처에 있다면, 파리하고 비루하고 추하여 비유할 수가 없을 정도이며, 그 차이는 백천만억 배나 되어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가난하고 궁핍한 걸인은 극도로 비루하고 천하여 그 옷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고, 음식은 겨우 목숨을 부지할 정도이고, 배고프고 춥고 고통에 시달려서 사람의 도리를 거의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은 전생에서 공덕을 심지 않았고, 재물을 쌓아 둘 뿐 베풀지 않았고, 부유할수록 더욱더 인색했고, 단지 이익을 얻기만을 욕구하였으므로 탐하고 구하는 데 조금도 싫어함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선한 행을 닦지 않고 악한 짓만 태산처럼 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목숨을 마친 뒤에는 애써 모든 재물과 보배는 다 사라지고, 몸에는 고통만 쌓이게 되니, 이것 때문에 근심하고 고뇌하여도 자신에게는 더 이상 이익되는 것이 없으니 모두 다른 이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믿을 만한 선한 일을 하기 위해 애쓴 적도 없고 공덕을 쌓기 위해 힘쓴 적도 없기 때문에 죽어서 악도에 떨어져 오랫동안 괴로움을 받다가 죄를 마치고 인간계에 태어난다고 하여도 어리석고 비루하며 다만 사람과 같은 모습으로 보일 뿐입니다.
006_1047_b_04L阿難白佛假令此人在帝王邊羸陋醜惡無以爲喩百千萬億不可計倍所以然者貧窮乞人底極廝下衣不蔽形食趣支命飢寒困苦人理殆盡皆坐前世不殖德本積財不施富有益慳但欲唐得貪求無厭不信修善犯惡山積如是壽終財寶消散苦身積聚爲之憂惱於己無益徒爲他有無善可怙無德可恃是故死墮惡趣受此長苦罪畢得出生爲下賤愚鄙斯極示同人類
그리고 세간의 제왕이 사람들 중에서 홀로 존귀한 까닭은 모두 과거 세상[宿世]에서 공덕을 쌓은 때문입니다. 자비와 은혜로움을 갖추어 널리 베풀고, 인자함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널리 많은 사람들을 제도하고, 신의를 지키고 선한 일을 닦아서 남의 뜻을 거역하거나 다투는 바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 지은 복덕에 따라 선도(善道)인 천상에 태어나서 그러한 복락을 누리게 됩니다. 쌓아 둔 선의 경사스런 복덕 중에 남은 것이 있어서 지금 사람의 몸을 얻었는데 왕의 가문에 태어나 자연히 존귀한 신분이 되고, 위의(威儀)와 용모가 준수하고 반듯하여 무리들이 그를 존경하고 섬겼습니다. 좋은 옷과 진귀한 음식을 마음대로 누리니 과거 세상에서의 복덕의 과보로 인한 것입니다.”
006_1047_b_15L所以世閒帝王人中獨尊皆由宿世積德所致慈慧博施仁愛兼濟履信修善無所違諍是以壽終福應得昇善道上生天上享茲福樂積善餘慶今得爲人遇生王家自然尊貴儀容端正衆所敬事妙衣珍膳隨心服御宿福所追故能致此
006_1047_c_03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말이 옳으니라. 그러나 비록 제왕이 인간 가운데 존귀하고 형색이 준수하고 반듯하다고 할지라도 전륜성왕에게 비하면 매우 누추하고 비루한 것이니, 마치 저 걸인이 제왕의 곁에 앉아 있는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전륜성왕의 위의와 상호가 수승하고 미묘하여 천하에 제일이라고 하여도 도리천왕에 비하면 또한 추악하여 서로 비유할 수 없음이 만억 배나 되느니라. 그러나 이 도리천왕을 제6 천왕에게 비한다면 백천억 배를 하여도 서로 비교할 수 없느니라. 또한 가령 제6 천왕이라 하여도 무량수불 국토의 보살과 성문에게 비하면 빛나는 얼굴과 용모의 차이는 백천만억 배를 하여도 미칠 수 없는 것이니라.”
006_1047_b_21L佛告阿難汝言是也計如帝王雖人中尊貴形色端正比之轉輪聖王爲鄙陋猶彼乞人在帝王邊轉輪聖王威相殊妙天下第一比忉利天王又復醜惡不得相喩萬億倍也假令天帝比第六天王百千億倍不相類設第六天王比無量壽佛國菩薩聲聞光顏容色不相及逮百千萬億不可計倍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량수국의 여러 천신과 인간들의 의복과 음식과 꽃과 향과 영락, 온갖 일산, 당번, 미묘한 음악과 거처하는 저택과 궁전, 누각 등이 있는데, 각각 그 형색에 맞추어서 높고 낮고 크고 작게 되었느니라. 혹은 한 가지의 보배, 두 가지의 보배 내지 헤아릴 수 없는 온갖 보배들로 이루어져 바라는 대로 생각에 따라 곧바로 그들 앞에 나타나게 되느니라.
또한 갖가지 보배로 된 미묘한 옷이 땅에 널리 깔려 있으며, 모든 천인들이 이것을 밟고 다닐 수 있느니라. 그리고 한량없는 보배의 그물이 불국토를 완전히 덮고 있는데, 모두 금실과 진주와 백천 가지의 온갖 보배로 기묘하고도 진기한 것들로 장엄하고 꾸민 것이니라. 또한 사방에 드리워져 있는 보배 방울은 찬란히 빛나며, 어느 것이나 장엄하고 수려한 것이 극에 달해 있느니라.”
자연히 덕스럽고 온화한 바람이 불어오면, 그 바람은 잘 조화되어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으며, 서늘하고 따뜻하며 또한 부드럽고도 상쾌하여 더디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느니라. 그 바람이 그물과 온갖 보배 나무에 불어서 한량없이 미묘한 법음을 내고 만 가지 온화한 덕의 향기를 풍기느니라. 그 소리를 듣고, 향기를 맡은 사람은 세속의 모든 번뇌와 마음의 때가 저절로 사라지며, 바람이 그 몸에 닿으면 모두 유쾌함과 즐거움을 얻느니라. 이는 마치 비구가 멸진삼매(滅盡三昧)를 얻은 것과 같으니라.
006_1047_c_07L佛告阿難無量壽國其諸天人衣服飮食華香瓔珞諸蓋幢幡微妙音聲所居舍宅宮殿樓閣稱其形色高下大小或一寶二寶乃至無量衆寶意所欲應念卽至以衆寶妙衣遍布其地一切人天踐之而行無量寶網彌覆佛上皆以金縷眞珠百千雜奇妙珍異莊嚴絞飾周帀四面垂以寶鈴光色晃曜盡極嚴麗自然德風徐起微動其風調和不寒不暑涼柔軟不遲不疾吹諸羅網及衆寶演發無量微妙法音流布萬種溫雅德香其有聞者塵勞垢習自然不風觸其身皆得快樂譬如比丘得滅盡三昧
006_1048_a_03L또한 바람이 불어 꽃을 흩날려 불국토에 가득 차는데, 그 꽃의 색깔에 따라 서로 어울려 혼란스럽지 않으며, 오히려 부드럽게 빛나며 그윽한 향기를 풍기느니라. 그 꽃잎을 밟으면 땅은 네 치나 들어갔다가 발을 떼면 다시 이전처럼 올라오며, 꽃잎이 모두 다 시들면 땅이 갈라져 땅속으로 사라지며 땅은 청정하여 흔적도 없게 되느니라. 또한 시간에 맞추어 바람이 불면 꽃을 흩날리게 되는데 이와 같은 일이 하루에 여섯 번 되풀이되느니라.
006_1047_c_22L風吹散華遍滿佛土色次第而不雜亂柔軟光澤馨香芬足履其上陷下四寸隨擧足已還復如故華用已訖地輒開裂以次化沒淸淨無遺隨其時節風吹散華是六反
또한 갖가지 보배로 된 연꽃이 그 세계에 가득히 피어 있는데, 그 하나하나의 보배 꽃송이마다 백천억 개의 잎이 있고, 그 꽃잎의 광명은 헤아릴 수 없는 빛깔로 이루어져 있느니라. 푸른 연꽃에서는 푸른 광명이 빛나고, 흰색 연꽃에서는 흰 광명이 빛나느니라. 검은색, 노란색, 붉은색, 자주색의 연꽃들도 그 색깔과 광명 역시 그러하며, 모두 휘황찬란하여 그 밝기가 해와 달과도 같으니라.
그 하나하나의 꽃 가운데서 36백천억의 광명을 발하고, 그 하나하나의 광명 속에는 36백천억의 부처님께서 나투시니, 그 몸의 색은 자금색이고 상호는 특별히 수승하시느니라. 그 모든 부처님 한 분 한 분이 백천의 광명을 비추시며 두루 시방세계의 중생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설하시느니라. 이와 같이 모든 부처님들은 각각 한량없는 중생들을 부처님의 바른 도리에 평안하게 머물게 하는 것이니라.”
006_1048_a_04L又衆寶蓮華周滿世界一一寶華百千億葉其葉光明無量種色靑色靑光白色白光玄黃朱紫光色亦然煒燁煥爛明曜日月一一華中出三十六百千億光一一光中出三十六百千億佛身色紫金相好殊一一諸佛又放百千光明普爲十方說微妙法如是諸佛各各安立無量衆生於佛正道
無量壽經卷上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