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6_1233_a_01L문수사리소설부사의불경계경(文殊師利所說不思議佛境界經) 상권
006_1233_a_01L文殊師利所說不思議佛境界經卷上

당(唐) 천축(天竺) 보리류지(菩提流志) 한역
변각성 번역
006_1233_a_02L唐天竺三藏菩提流志奉 詔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06_1233_a_03L如是我聞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祗樹給孤獨園)에 계셨다. 큰 비구 대중 1천 사람과 보살 10천 사람과 같이 계셨으며, 또 욕계(欲界)의 여러 천자(天子)와, 색계(色界)의 여러 천자와 몇 정거(淨居) 천자와 그의 권속 한량없는 백천 무리들이 두루 에워싸고 공양(供養)하고 공경하면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있었다.
006_1233_a_04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一千人菩薩十千人俱復有欲界諸天子色界諸天子及淨居天子幷其眷屬無量百千周帀圍繞供養恭敬聽佛說法
그때에 부처님께서 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동자여, 그대는 변재가 있어서 능히 연설을 잘하나니, 그대는 지금 마땅히 보살 대중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할 것이니라.”
006_1233_a_08L爾時佛告文殊師利菩薩言童子汝有辯善能開演汝今應爲菩薩大衆宣揚妙法
이때에 문수사리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지금 저로 하여금 어떠한 법을 말하라 하십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동자여, 그대는 지금 마땅히 ‘부처님의 경계’를 말할 것이니라.”
006_1233_a_11L時文殊師利菩薩白佛言佛今令我說何等法佛言童子今應說諸佛境界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경계란 눈[眼]의 경계가 아니며, 빛깔[色]의 경계가 아니며, 귀[耳]의 경계가 아니며, 소리[聲]의 경계가 아니며, 코[鼻]의 경계가 아니며, 냄새[香]의 경계가 아니며, 혀[舌]의 경계가 아니며, 맛[味]의 경계가 아니며, 몸[身]의 경계가 아니며, 감촉[觸]의 경계가 아니며, 뜻[意]의 경계가 아니며, 법[法]의 경계가 아니어서, 이와 같은 등 차별의 경계가 없나니, 이를 ‘부처님의 경계’라 이름합니다.
006_1233_a_13L文殊師利菩薩言世尊佛境界者非眼境界非色境界非耳境界非聲境界非鼻境界非香境界非舌境界非味境界非身境界非觸境界非意境界非法境界無如是等差別境界是乃名爲諸佛境界
세존이시여, 선남자․선여인이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가고자 하는 이는 들어가는 바 없는 것으로써 방편을 삼아야만, 이에 깨달아 들어갈 것이옵니다.”
006_1233_a_18L世尊善男子善女人有欲入於佛境界者以無所入而爲方便乃能悟入
그때 문수사리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어떤 경계에서 보리(菩提)를 얻으셨습니까?”
006_1233_a_20L爾時文殊師利菩薩白佛言世尊來於何等境界而得菩提
006_1233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동자여, 나는 공(空)의 경계에서 보리를 얻었나니, 모든 소견[見]이 평등한 까닭이니라. 무상(無相)의 경계에서 보리를 얻었나니, 모든 형상이 평등한 까닭이니라. 무원(無願)의 경계에서 보리를 얻었나니, 삼계가 평등한 까닭이니라. 짓는 것 없는[無作] 경계에서 보리를 얻었나니, 모든 행이 평등한 까닭이니라. 동자여, 나는 생김 없고[無生] 일어남 없고[無起] 함이 없는[無爲] 경계에서 보리를 얻었나니, 일체 함이 있는[有爲] 것이 평등한 까닭이니라.”
006_1233_a_22L佛言童子我於空境界得菩提諸見平等故相境界得菩提諸相平等故無願境界得菩提三界平等故無作境界得菩提諸行平等故童子我於無生無起無爲境界得菩提一切有爲平等故
이때에 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함이 없는[無爲] 것은 무슨 경계이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동자여, 함이 없는 것이란 사량(思量)의 경계가 아니니라.”
006_1233_b_06L時文殊師利菩薩復白佛言世尊爲者是何境界佛言童子無爲者非思量境界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사량의 경계가 아닌 것은 이 부처님의 경계니, 무슨 까닭이냐 하면 사량의 경계가 아닌 것 가운데에는 문자(文字)가 있지 않나니, 문자가 있지 않으므로 변설(變說)할 바도 없고, 변설 할 바가 없으므로 모든 말과 이론이 끊어졌나니, 모든 말과 이론이 끊어진 것이 부처님의 경계이옵니다.”
006_1233_b_09L文殊師利菩薩言世尊思量境界者是佛境界何以故非思量境界中無有文字無文字故無所辯說無所辯說故絕諸言論絕諸言論者是佛境界也
그때에 세존께서는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동자여, 여러 부처님의 경계는 마땅히 어디에서 구해야 하느냐?”
006_1233_b_13L爾時世尊問文殊師利菩薩言童子諸佛境界當於何求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경계는 마땅히 일체 중생의 번뇌(煩惱) 가운데에서 구할 것이옵니다. 무슨 까닭이냐 하오면, 만일 중생의 번뇌를 바로 알면 곧 부처님의 경계인 까닭이옵니다. 이 중생의 번뇌를 바로 아는 것이 부처님의 경계요, 일체 성문․벽지불이 행하는 곳이 아니옵니다.”
006_1233_b_15L文殊師利菩薩世尊諸佛境界當於一切衆生煩惱中求所以者何若正了知衆生煩卽是諸佛境界故此正了知衆生煩惱是佛境界非是一切聲聞辟支佛所行之處
그때에 세존은 또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동자여, 만일 부처의 경계를 곧 일체 중생의 번뇌 가운데에서 구한다면 부처의 경계(境界)는 가고 오는 것이 있느냐?”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경계는 가고 오는 것이 없습니다.”
006_1233_b_20L爾時世尊復語文殊師利菩薩言若佛境界卽於一切衆生煩惱中求者諸佛境界有去來乎文殊師利菩薩言不也世尊諸佛境界無來無
006_1233_c_02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만일 부처님의 경계는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없다면 어찌하여 중생의 번뇌를 바로 알면 곧 부처님의 경계라고 말하느냐?”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경계가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없는 것과 같이 모든 번뇌의 자성(自性)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없습니다.”
006_1233_c_02L佛言童子若諸佛境界無來無去云何而言若正了知衆生煩惱是諸佛境界耶文殊師利菩薩言如諸佛境界無來無去諸煩惱自性亦復如是無來無去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였다.
“동자여, 어떤 것이 번뇌의 자성이냐?”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부처님 경계의 자성이 곧 모든 번뇌의 자성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부처님 경계의 자성이 모든 번뇌의 자성과 다를진대, 여래는 곧 평등한 정각(正覺)이 아닐 것이옵니다. 다르지 아니하므로 일체 법에 평등한 정각을 말하여 여래라 합니다.”
006_1233_c_06L佛言童子者是諸煩惱自性文殊師利菩薩言世尊佛境界自性卽是諸煩惱自性世尊若佛境界自性異諸煩惱自性如來則非平等正覺以不異故一切法平等正覺說名如來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또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동자여, 그대는 능히 여래의 머무르는 바 평등한 법을 아느냐?”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알았습니다.”
006_1233_c_11L爾時世尊復語文殊師利菩薩言汝能了知如來所住平等法不殊師利菩薩言世尊我已了知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동자여, 어떤 것이 여래의 머무르는 바 평등(平等)한 법이냐?”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일체 범부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일으키는 곳이 여래의 머무르는 바 평등한 법이옵니다.”
006_1233_c_14L佛言童子何者是如來所住平等法文殊師利菩薩言世尊一切凡夫起貪瞋癡處是如來所住平等法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보살이여, 어찌하여 일체 범부가 탐욕․성냄․어리석음을 일으키는 곳이 여래의 머무르는 바 평등한 법이라고 하느냐?”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일체 범부는 공(空)․무상(無相)․무원(無願)인 법 가운데에서 탐욕․성냄․어리석음을 일으키나니, 그러므로 일체 범부가 탐욕․성냄․어리석음을 일으키는 곳이 곧 여래의 머무르는 바 평등한 법이옵니다.”
006_1233_c_17L佛言童子云何一切凡夫起貪瞋癡處是如來所住平等法文殊師利菩薩言世尊一切凡夫於空無相無願法中起貪瞋癡是故一切凡夫起貪瞋癡處是如來所住平等法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동자여, 공(空)이 어찌 유법(有法)이어서 그 가운데에 탐욕․성냄․어리석음이 있다고 말하겠느냐?”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공(空)은 이 있는 것이니, 그러므로 탐욕․성냄․어리석음도 있는 것이옵니다.”
006_1233_c_22L佛言童子空豈是有法而言於中有貪瞋癡文殊師利菩薩言世尊空是有是故貪瞋癡亦是有
006_1234_a_02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동자여, 공이 어찌하여 있는 것이며 탐욕․성냄․어리석음도 어찌 있는 것이라 하겠느냐?”
006_1234_a_02L佛言童子空云何有貪瞋癡復云何有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공(空)을 말로써 말하기 때문에 있으며, 탐욕․성냄․어리석음도 말함으로써 있나니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시되, ‘생김 없고[無生] 일어남 없고[無起] 짓는 것 없고[無作] 함이 없는 것[無爲]이 있으므로 이는 모든 행의 법이 아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생김 없고 일어남 없고, 짓는 것 없고, 함이 업는 것은 모든 행의 법은 아니나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니, 만일 있지 않는 것이라면 곧 생김과 일어남과 짓는 것과 하는 모든 행의 법에서 벗어난다 할 수 없을 것인데, 있기 때문에 벗어난다고 말할 뿐입니다. 이와 같아서 만일 공(空)이 없다면, 곧 탐욕․성냄․어리석음에서 벗어남이 있지 않으려면, 공이 있기 때문에 탐욕 등의 모든 번뇌를 벗어난다고 말합니다.”
006_1234_a_03L文殊師利菩薩言世尊以言說故有貪瞋癡亦以言說故有如佛說比丘有無生無起無作無爲非諸行法此無生無起無作無爲諸行法非不有若不有者則於生起作爲諸行之法應無出離以有故言出離耳此亦如是若無有空則於貪瞋癡無有出離以有空故說離貪等諸煩惱耳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동자여, 그러하고 그러하다. 그대가 말한 바와 같아서 탐욕․성냄․어리석음의 일체 번뇌는 모두 공 가운데에 머무르지 아니함이 없느니라.”
006_1234_a_11L佛言童子如是如是如汝所說貪瞋癡等一切煩惱莫不皆住於空之中
문수사리보살은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수행하는 이가 탐욕․성냄 등을 떠나서 공(空)을 구한다면 이 사람은 잘 수행하지 못한 것이니, 수행하는 이라고 이름하지 못할 것이옵니다. 왜냐하면 탐욕․성냄․어리석음 등의 일체 번뇌는 곧 공(空)인 까닭이옵니다.”
006_1234_a_13L文殊師利菩薩復白佛言世尊若修行者離貪瞋等而求於空當知是人未善修行不得名爲修行之者何以故貪瞋癡等一切煩惱卽空故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동자여, 그대는 탐욕․성냄․어리석음에서 이미 벗어났느냐, 벗어나지 못했느냐?”
006_1234_a_17L爾時世尊復語文殊師利菩薩言汝於貪瞋癡爲已出離爲未離乎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탐욕․성냄․어리석음의 본성은 곧 평등하나니, 저는 항상 이와 같은 평등에 머무릅니다. 그러므로 저는 탐욕․성냄․어리석음에서 이미 벗어난 것도 아니며, 벗어나지 못한 것도 아니옵니다.
006_1234_a_19L文殊師利菩薩言世尊貪瞋癡性卽是平等我常住於如是平等是故我於貪瞋癡非已出離亦非未離
006_1234_b_02L세존이시여, 만일 사문과 바라문(婆羅門)이 자기는 탐욕․성냄․어리석음을 벗어났다고 보며, 또한 타인의 탐욕․성냄․어리석음이 있는 것을 본다면 곧 두 견해이옵니다. 무엇을 두 견해라 하느냐 하면, 이른바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이옵니다. 왜냐하면 만일 자신이 탐욕․성냄․어리석음을 벗어났다고 보면 곧 이것은 단견이요, 만일 타인의 탐욕․성냄․어리석음이 있는 것을 보면 곧 상견이기 때문입니다.
006_1234_a_22L世尊若有沙門婆羅門自見離貪瞋癡他有貪瞋癡卽是二見何謂二見斷見常見所以者何若見自身離貪瞋癡卽是斷見若見他身有貪瞋癡卽是常見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사람은 바르게 머무른 것이 아니옵니다. 바르게 머무르는 자는 응당 자신은 훌륭하고 타인은 저열하다고 말하지 아니합니다.”
006_1234_b_04L世尊如是之人非爲正住正住者不應於己見勝謂他爲劣故
그때에 세존께서는 또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동자여, 만일 이와 같다면 어느 곳에 머무는 것을 바르게 머무른 것이라 이름하느냐?”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바르게 머무르는 것이란 머무르는 바 없나니, 머무르는 바 없는 데에 머무르면, 이를 바르게 머무르는 것이라 이름합니다.”
006_1234_b_05L爾時世尊復語文殊師利菩薩言若如是者住於何所名爲正住殊師利菩薩言世尊夫正住者無有所住住無所住是乃名爲正住之耳
부처님께서는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동자여, 어찌 바른 도(道)에 머무르는 것을 바르게 머무르는 것이라고 하지 않겠느냐?”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일 바른 도에 머무른다면 곧 함이 있는 데에 머무르는 것이며 만일 함이 있는 데에 머무른다면, 평등한 법성(法性)에 머무는 것이 아니옵니다. 무슨 까닭이냐 하면 함이 있는 법은 생멸(生滅)이 있기 때문이옵니다.”
006_1234_b_09L佛言童子豈不以住於正道爲正住文殊師利菩薩言世尊若住正道則住有爲若住有爲則不住於平等法性何以故有爲法有生滅故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또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동자여, 함이 없는[無爲] 것이 바로 셀 수 있는 법이냐?”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함이 없는 것이란 셀 수 있는 법이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함이 없는 법이 숫자에 떨어진다면 곧 함이 있는 것이요, 함이 없는 것이 아니옵니다.”
006_1234_b_13L爾時世尊復語文殊師利菩薩言無爲是數法不文殊師利菩薩言世尊無爲者非是數法世尊若無爲法墮於數者則是有爲非無爲也
부처님께서는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동자여, 일체 성인은 함이 없는 법을 얻었나니, 셀 수 있는 것이 아니냐?”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여러 성인은 셀 수 있는 법을 증득한 것이 아니니, 이미 모든 셀 수 있는 법에서 벗어남을 얻었기 때문이옵니다.”
006_1234_b_17L童子一切聖人得無爲法不有數文殊師利菩薩言世尊非諸聖人證於數法已得出離諸數法故
그때에 세존께서는 문수사리보살에게 또 말씀하셨다.
“동자여, 그대는 성인의 법을 성취하였느냐? 성인의 법 아닌 것을 성취하였느냐?”
문수사리보살은 말씀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성인의 법을 성취하지 아니하였으며, 또 성인의 법 아닌 것을 성취하지도 아니했습니다. 세존이시여, 변화한 사람[化人]이 성인의 법을 성취함과, 성인의 법 아닌 것을 성취함과 같습니다.”
006_1234_b_20L爾時世尊復語文殊師利菩薩言汝爲成就聖法爲成就非聖法殊師利菩薩言世尊我不成就聖法亦不成就非聖法世尊如有化人成就聖法爲成就非聖法
006_1234_c_02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동자여, 변화한 사람은 성인의 법을 성취했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며, 또 성인의 법 아닌 것을 성취했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니라.”
006_1234_c_02L佛言童子化人不可言成就聖法亦不可言成就非聖法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어찌 일체 법이 모두 허깨비[幻化]와 같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랬느니라.”
006_1234_c_04L文殊師利菩薩言世尊豈不說一切諸法皆如幻化佛言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일체 법은 허깨비의 모양과 같고, 나도 또한 이와 같나니, 어찌 성인의 법을 성취했다고 말하며 성인의 법 아닌 것을 성취했다고 말하겠습니까?”
006_1234_c_06L文殊師利菩薩言世尊一切諸法如幻化相我亦如是云何可言成就聖法成就非聖法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또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동자여, 만일 이와 같다면, 그대는 무엇을 얻었느냐?”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여래의 평등하여 자성(自性)이 없는 경계를 얻었습니다.”
006_1234_c_08L爾時世尊復語文殊師利菩薩言若如是者汝何所得文殊師利菩薩言世尊我得如來平等無自性境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동자여, 그대는 부처님의 경계를 얻었느냐?”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만일 세존께서 부처님의 경계를 얻은 바 있다면, 저도 또한 부처님의 경계를 얻었습니다.”
006_1234_c_12L佛言童子汝得佛境界耶文殊師利菩薩言若世尊於佛境界有所得我亦得於諸佛境界
이때에 장로(長老) 수보리(須菩提)는 문수사리보살에게 물었다.
“보살이시여, 여래께서는 부처님의 경계를 얻지 못했습니까?”
006_1234_c_14L時長老須菩問文殊師利菩薩言大士如來不得佛境界耶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대덕(大德)이여, 그대는 성문(聲聞)의 경계를 얻었습니까?”
수보리는 말하였다.
“보살이시여, 거룩한 마음으로 해탈함에는 경계가 있지 않나니, 그러므로 나는 지금 경계를 얻은 것이 없습니다.”
006_1234_c_16L文殊師利菩薩言大德汝爲得聲聞境界不須菩提言大士聖心解脫無有境界是故我今無境界可得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대덕이여, 부처님도 또한 이와 같아서, 그 마음의 해탈에는 경계가 있지 아니하나니, 어찌 얻은 바 있다고 말하겠습니까?”
006_1234_c_19L文殊師利菩薩言大德佛亦如是其心解脫無有境界云何而謂有所得乎
수보리는 말하였다.
“보살이시여, 그대는 지금 설법하심에 어찌 처음 배우는 이의 마음을 두호해 주시지 아니하십니까?”
006_1234_c_21L須菩提言大士汝今說法可不將護初學心耶
006_1235_a_02L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대덕이여, 나는 지금 그대에게 묻겠습니다. 그대의 뜻을 따라 대답하십시오. 만일 어진 의원이 사람의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데, 병든 사람의 마음을 두호하기 위하여 병에 해롭다하는 맵고, 시고, 짜고, 쓴 약을 주지 않고 능히 그 사람의 병으로 하여금 치유함을 얻어 안락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006_1234_c_22L文殊師利菩薩大德我今問汝隨汝意答如有良醫欲治人病爲將護病人心故不與辛酸鹹苦應病之藥能令其人病得除差至安樂不答言不也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대덕이여, 이도 또한 그와 같나니, 만일 설법하는 이가 처음 배우는 이의 마음을 두호하기 위하여, 매우 깊은 법을 숨기고서 말해 주지 아니하고 그의 의욕을 따라 얕은 이치를 연설한다면, 배우는 이로 하여금 나고 죽는 괴로움을 벗어나서 열반의 낙에 이르게 함은 있을 수 없습니다.”
006_1235_a_03L文殊師利菩薩言大德此亦如是若說法師爲將護初學心故隱甚深法而不爲說隨其意欲演麤淺義能令學者出生死苦至涅槃樂無有是處
이 법을 말할 때에 대승 가운데에 5백 비구 스님이 있어 모든 번뇌가 다하여 마음이 해탈을 얻었으며, 8백 천자는 티끌[塵]을 멀리하고 때[垢]를 떠나서 법이 청정함을 얻었다. 또 7백 천자가 그 변재를 듣고, 깊이 믿고 좋아하여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 마음을 내었다.
006_1235_a_07L說是法時衆中有五百比丘僧諸漏永盡心得解脫八百諸天子遠塵離垢得法眼復有七百諸天子聞其辯才深生信樂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그때에 수보리는 또 문수사리보살에게 말하였다.
“보살이시여, 당신은 성문승(聲聞乘)에도 또한 믿고 이해함을 갖습니까? 그리고 또 이 법으로써 중생을 제도합니까?”
006_1235_a_11L爾時須菩提復白文殊師利菩薩言大士汝頗亦於聲聞乘而生信解以此乘法度衆生不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대덕이여, 나는 일체 법(乘)을 모두 믿고 이해함을 갖습니다.
대덕이여, 나는 성문법을 믿고 이해하며, 또 벽지불법(辟支佛法)을 믿고 이해하며, 또 삼먁삼불타법[三藐三佛陀乘]을 믿고 이해합니다.”
006_1235_a_14L文殊師利菩薩大德我於一切乘皆生信解大德我信解聲聞乘亦信解辟支佛乘信解三藐三佛陀乘
수보리는 말하였다.
“보살이시여, 당신은 성문입니까, 벽지불입니까, 삼먁삼불타입니까?”
006_1235_a_17L須菩提言大士汝爲是聲聞爲是辟支佛爲是三藐三佛陀耶
문수보리 보살은 말하였다.
“대덕이여, 나는 비록 성문이나 음성을 따라 듣지 않으며, 비록 벽지불이나 큰 자비와 두려워하는 바 없는 법을 놓아버리지 않으며, 비록 이미 정각(正覺)을 이루었으나 일체 응당 해야 할 일은 일찍이 휴식하지를 않습니다.”
006_1235_a_19L文殊師利菩薩言大德雖是聲聞然不從他聞雖是辟支佛而不捨大悲及無所畏雖已成正等而於一切所應作事未嘗休息
수보리는 또 물었다.
“보살이시여, 당신은 어떤 것을 성문이라 합니까?”
대답하여 말하였다.
“나는 항상 일체 중생을 위하여 듣지 못한 법을 말하나니, 그러므로 나는 성문이 됩니다.”
006_1235_a_22L菩提又問言大士汝云何是聲聞我恒爲一切衆生說未聞法是故我爲聲聞
006_1235_b_02L또 물었다.
“당신은 어떤 것을 벽지불이라 합니까?”
대답하였다.
“나는 일체 모든 법이 인연으로부터 일어난 것임을 하나니, 그러므로 나는 벽지불이 됩니다.”
006_1235_b_02L又問言汝云何是辟支佛答曰我能了知一切諸法皆從緣起是故我爲辟支佛
또 물었다.
“당신은 어떤 것을 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라 합니까?”
대답하였다.
“나는 항상 일체 법의 체상(體相)이 평등함을 깨닫나니, 그러므로 나는 삼먁삼불타가 됩니다.”
006_1235_b_04L又問言汝云何是三藐三佛陁答曰我常恒覺一切諸法體相平等是故我爲三藐三佛陁
그때에 수보리는 또 물었다.
“보살이시여, 당신은 결정적으로 어느 지위에 머무르십니까? 성문의 지위에 머무르십니까? 부처님의 지위에 머무르십니까?”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대덕이여, 그대는 응당 내가 결정적으로 일체 지위에 머무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006_1235_b_06L爾時須菩提又問言大士汝決定住於何地爲住聲聞地爲住辟支佛地爲住佛地耶文殊師利菩薩言大德汝應知我決定住於一切諸地
수보리는 말하였다.
“보살이시여, 당신은 또한 결정적으로 범부의 지위에 머무르십니까?”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무슨 까닭이냐 하면 일체 법과 중생은 그 성품이 곧 결정적으로 바른 지위입니다. 나는 항상 이 바른 지위에 머무나니, 그러므로 나는 결정적으로 범부의 지위에 머무른다고 말합니다.”
006_1235_b_10L須菩提言大士汝可亦決定住凡夫地耶答曰如是何以故一切諸法及以衆其性卽是決定正位我常住此正是故我言決定住於凡夫地也
수보리는 또 물었다.
“만일 일체 법과 및 중생이 곧 이 결정적인 바른 지위일진댄, 어찌하여 모든 지위의 차별을 건립하여 말하되 ‘이는 범부의 지위이며, 이는 성문의 지위이며, 이는 벽지불의 지위이며, 이는 부처님의 지위’라고 합니까?”
006_1235_b_14L菩提又問言若一切法及以衆生是決定正位者云何建立諸地差別而言此是凡夫地此是聲聞地此是辟支佛地此是佛地耶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대덕이여, 비유컨대 세간에서 말[言說]로써 허공중에 시방을 건립하나니, 이른바 이는 동방이고 이는 남방이며, 내지 이는 상방(上方)이며, 이는 하방(下方)이라 합니다. 비록 허공은 차별이 없으나 모든 방위는 이와 같은 것이 있어서 이와 같이 갖가지로 차별함과 같아서, 이것도 그와 같습니다.
006_1235_b_18L文殊師利菩薩言大德譬如世閒以言說故於虛空中建立十方所謂此是東方此是南方乃至此是上方此是下方雖虛空無差別而諸方有如是如是種種差別此亦如是
006_1235_c_02L 여래는 일체 결정적인 바른 지위 가운데서 좋은 방편으로써 여러 지위를 세우나니, 이른바 이는 범부의 지위이며, 이는 성문의 지위이며, 이는 벽지불의 지위이며, 이는 보살의 지위이며, 이는 부처님의 지위라 합니다. 비록 바른 지위에는 차별이 없으나 모든 지위는 차별이 있습니다.”
006_1235_b_23L如來於一切決定正位中以善方便立於諸地所謂此是凡夫地此是聲聞地此是辟支佛地此是菩薩地此是佛地雖正位無差而諸地有別耳
그때에 수보리는 문수사리보살에게 또 말하였다.
“보살이시여, 그대는 이미 바른 지위에 들어갔습니까?”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대덕이여, 나는 비록 이미 들어갔으나, 또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006_1235_c_04L爾時須菩提復白文殊師利菩薩言大士汝已入正位耶文殊師利菩薩大德我雖已入亦復非入
수보리는 말하였다.
“보살이시여, 어찌하여 이미 들어갔는데도, 또 들어간 것이 아닙니까?”
006_1235_c_07L須菩提大士云何已入而非入乎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대덕이여, 응당 알아야 하나니 이는 보살의 지혜의 선교(善巧)입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위하여 한 비유를 말하리니,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로써 이해를 얻을 것입니다.
006_1235_c_08L文殊師利菩薩言大德應知此是菩薩智慧善巧我今爲汝說一譬喩諸有智人以譬喩得解
대덕이여, 비유컨대 활 쏘는 스승이 있는데, 그의 재주는 뛰어났고 오직 외아들이 있어서 극중하게 마음으로 사랑하였습니다. 그 사람은 또한 극중(極重)한 원수가 있었는데 귀로는 듣고자 아니하였으며 눈으로는 보고자 하지 아니하였습니다.
006_1235_c_11L大德如有射師其藝超惟有一子特鍾心愛其人復有極重怨讎耳不欲聞眼不欲睹
혹시 그 아들이 밖에 나가서 놀고 다니다가, 먼 곳의 길가에 서 있으면 그의 아버지는 멀리서 보고 이는 그 원수라 하고서, 활을 잡고 화살을 가지고 활줄을 당겨서 쏩니다. 화살이 이미 나간 후에야 바야흐로 그 아들임을 알고 그 사람은 재빠르게 달려가서 화살을 따라갑니다. 화살이 이르기도 전에 도로 다시 회수함과 같나니, 활 쏘는 스승은 보살을 비유함이요, 외아들은 중생을 비유함이요, 원수의 집은 번뇌를 비유함이요, 화살은 곧 거룩한 지혜에 비유함입니다.
006_1235_c_13L或時其子出外遊行在於遠處路側而立遙見之謂是其怨執弓持箭控弦而箭旣發已方知是子其人巧捷疾走追箭箭未至閒還復收得言射師者喩菩薩也一子者喩衆生也怨家者喩煩惱也言箭者此則喩於聖智慧也
대덕이여, 응당 알아야 합니다. 보살 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로써 일체 법을 관찰하여 생김 없는 바른 지위의 큰 자비와 선교(善巧)로써 실제(實際)에서 증득함을 짓지 않고, 성문과 벽지불의 지위에 머물러서 맹세하되, ‘일체 중생을 교화하고 제도하여 부처님의 지위에 이르게 하리라’고 합니다.”
006_1235_c_20L大德當知菩薩摩訶薩以般若波羅蜜觀一切法無生正位大悲善巧故故不於實際作證而住聲聞辟支佛地誓將化度一切衆生至佛地矣
그때에 수보리는 문수사리보살에게 또 물었다.
“보살이시여, 어떠한 보살이 능히 이러한 행(行)을 행합니까?”
006_1235_c_23L爾時須菩提又問文殊師利菩薩言大士何等菩薩能行此行
006_1236_a_02L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대덕이여, 어떤 보살이 세간에 행함을 보이나 세속법에 물들지 않으며, 세간과 같음을 보이나 모든 법에 소견을 일으키지 않으며, 비록 일체 중생의 번뇌를 끊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고 법계(法界)에 들어가나 다하는 모양을 보이지 않으며, 비록 함이 있는 데에 머무르지 아니하나 또한 함이 없는 것도 얻지 않으며, 비록 나고 죽음에 있기를 동산과 누각에 노니는 것 같이하나 본원(本願)이 만족하지 않으므로 빨리 위없는 열반을 증득하지 않으며,
006_1236_a_02L文殊師利菩薩言大德若菩薩示行於世而不爲世法所染現同世閒不於諸法起雖爲斷一切衆生煩惱勤行精進而入於法界不見盡相雖不住有爲亦不得無爲雖處生死如遊園觀願未滿故不求速證無上涅槃
비록 깊이 ‘나’ 없음을 아나 항상 중생을 교화하며, 비록 모든 법의 자성이 허공과 같음을 관찰하나 부지런히 공덕을 닦아서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며, 비록 법계에 들어가서 법의 평등함을 보았으나 부처님의 몸과 입과 뜻의 업(業)을 장엄하기 위하므로 정진함을 버리지 아니하나니, 만일 보살이 이와 같은 행(行)을 구족하면, 이에 능히 그를 행할 것입니다.”
006_1236_a_08L雖深知無我而恒化衆生雖觀諸法自性猶如虛空而勤修功德淨佛國土入於法界見法平等而爲莊嚴佛身口意業故不捨精進若諸菩薩具如是行乃能行耳
그때에 수보리는 문수사리보살에게 또 말하였다.
“보살이시여, 당신은 지금 이 보살의 행하는 바를 말씀하셨으나 모든 세간이 능히 믿어 받을 바가 아닙니다.”
006_1236_a_13L爾時須菩提復白文殊師利菩薩言大士汝今說此菩薩所行非諸世閒所能信受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대덕이여, 나는 지금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영원히 세간을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모든 보살이 세간 법을 통달하여 벗어나는 행을 말했습니다.”
006_1236_a_16L文殊師利菩薩言大德今爲欲令諸衆生永出世閒說諸菩薩了達世法出離之行
수보리는 말하였다.
“보살이시여, 어떤 것이 이 세간 법이며, 어떤 것을 벗어남이라 합니까?”
006_1236_a_18L須菩提言何者是世法云何名出離
문수사리보살은 말하였다.
“대덕이여, 세간 법이란, 이른바 5온(蘊)입니다. 그 5온이란 무엇이냐 하면 이른바 색온(色蘊)․수온(受蘊)․상온(想蘊)․행온(行蘊)․식온(識蘊)인 이와 같은 모든 온(蘊)입니다.
006_1236_a_19L文殊師利菩薩言大德世閒法者所謂五蘊其五者何謂色蘊受蘊想蘊行蘊
006_1236_b_02L색(色)은 모인 거품과 같고, 수(受)는 뜬 물거품과 같고, 상(想)은 아지랑이와 같고, 행(行)은 파초(芭蕉)와 같고, 식(識)은 허깨비와 같나니, 그러므로 이 가운데에는 세간도 있지 않으며, 또 모든 5온(蘊)과 이와 같은 말과 명자(名字)도 없습니다.
만일 이렇게 이해하면 마음이 곧 산란하지 아니할 것이요, 마음이 만일 산란하지 아니하면 곧 세간 법에 물들지 않을 것이며, 만일 세간 법에 물들지 않으면 곧 세간 법을 벗어납니다.
006_1236_a_22L如是諸蘊色如聚沫受如浮泡如陽焰行如芭蕉識如幻化是故此中無有世閒亦無諸蘊及以如是言說名字若得是解心則不散心若不則不染世法若不染世法卽是出離世閒法也
또 대덕이여, 5온의 모든 법은 그 자성이 본래 공(空)하나니, 자성이 공함은 곧 둘이 없는 것이요, 둘이 없는 것은 곧 나와 내 것이 없는 것이요, 나와 내 것이 없음은 곧 취착(取着)한 바 없음이니, 취착한 바 없는 것은 바로 이 세간 법을 벗어남인 것입니다.
006_1236_b_04L復次大德五蘊諸法性本空性空則無二無二則無我我無我我所則無所取著無所取著者卽是出離世閒法也
또 대덕이여, 5온법이란 인연으로써 있나니, 인연으로 있기 때문에 곧 힘이 있지 않습니다. 힘이 없음은 곧 주재[主]가 없음이요, 주재가 없음은 곧 나와 내 것이 없음이요, 나와 내 것이 없음은 곧 받음과 취(取)함이 없음이요, 받음과 취함이 없음은 곧 고집하여 다툼이 없음이요, 고집하여 다툼이 없음은 곧 논쟁함이 없음이니, 논쟁함이 없는 것이 사문(沙門)의 법입니다. 사문의 법이란 일체 법이 공중의 메아리와 같은 줄 알 것이니, 만일 일체 모든 법이 공중의 메아리와 같음을 안다면, 곧 세간 법을 벗어남입니다.
006_1236_b_07L復次大德五蘊法者以因緣有因緣有故則無有力無力則無主無主則無我我所無我我所則無受取無受取則無執競無執競則無諍論無諍論者是沙門法沙門法者知一切法如空中響若能了知一切諸法如空中響卽是出離世閒法也
또 대덕이여, 이 5온법은 법계와 같나니, 법계(法界)란, 곧 이 계(界)가 아닙니다. 계(界)가 아닌 가운데에는 안계(眼界)도 없으며, 색계(色界)도 없으며, 안식계(眼識界)도 없으며, 이계(耳界)도 없으며, 성계(聲界)도 없으며, 이식계(耳識界)도 없으며, 비계(鼻界)도 없으며, 향계(香界)도 없으며, 비식계(鼻識界)도 없으며, 설계(舌界)도 없으며, 미계(味界)도 없으며, 설식계(舌識界)도 없으며, 신계(身界)도 없으며, 촉계(觸界)도 없으며, 신식계(身識界)도 없으며, 의계(意界)도 없으며, 법계(法界)도 없으며, 의식계(意識界)도 없습니다.
006_1236_b_14L復次大德此五蘊法同於法界法界者則是非界非界中無眼界無色界無眼識界無耳界無聲界無耳識界無鼻界無香界無鼻識界無舌界味界無舌識界無身界無觸界無身識界無意界無法界無意識界
이 가운데에는 또 지계(地界)․수계(水界)․화계(火界)․풍계(風界)․허공계(虛空界)․식계(識界)도 없으며 또한 욕계(欲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도 없으며 또한 유위계(有爲界)와 무위계(無爲界)와 아(我)․인(人)․중생(衆生)․수자(壽者) 등이 없나니, 이와 같은 일체는 모두 있는 바가 없어서 결정코 얻을 수 없습니다.
만일 이 평등하고 깊은 이치에 들어가서 들어가는 바 없는 것과 함께 서로 합하면, 곧 세간 법을 벗어난 것입니다.”
006_1236_b_20L此中亦無地界水界火界風界虛空界亦無欲界色界無色界亦無有爲無爲界我人衆生壽者等如是一切皆無所有定不可得若能入是平等深義與無所入而共相應卽是出離世閒法也
006_1236_c_02L이 법을 말할 때에 모임 가운데의 비구 2백 사람은 영원히 모든 번뇌를 다하고 마음이 해탈을 얻었으며, 각각 몸에 입었던 웃옷을 벗어서 문수사리보살에게 올리면서 말하였다.
“만일 중생이 얻어 들은 이가 있다면, 매우 깊은 묘법(妙法)을 응당 믿어 받을 것입니다. 만일 믿음을 내지 아니하고 증득하고 깨달음을 구하고자 한다면 마침내 얻을 수 없을 것이옵니다.”
006_1236_c_03L說是法時會中比丘二百人永盡諸漏心得解脫各各脫身所著上衣以奉文殊師利菩薩而作是言若有衆生得聞於此甚深妙法應生信受若不生信欲求證悟終不可得
그때에 장로 수보리는 여러 비구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무엇을 얻었으며 무엇으로써 증득(證得)함을 삼습니까?”
006_1236_c_08L爾時長老須菩提語諸比丘言汝何所得以何爲證
여러 비구는 말하였다.
“대덕이여, 얻음도 증득함도 없는 것이 사문(沙門)의 법입니다. 무슨 까닭이냐 하면, 만일 얻은 바 있으면 마음이 곧 움직이고 산란할 것이요, 만일 증득한 바 있으면 곧 스스로 자랑할 것이니, 움직이고 산란하며 자랑한다면 마업(魔業)에 떨어질 것입니다. 만일 스스로 말하되 ‘나는 얻었으며, 나는 증득하였노라’ 한다면, 이는 뛰어난 체하는[增上慢] 사람입니다.”
006_1236_c_10L諸比丘言大德無得無證是沙門法所以者何若有所得心則動亂若有所證則自矜負動亂矜負墮於魔業若有自言我得我證當知則是增上慢人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야, 그대들은 뛰어난 체함의 뜻을 잘 아느냐?”
006_1236_c_14L佛言諸比丘等審知增上慢義不
여러 비구는 대답하여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 뜻과 같아서는 만일 어떤 사람이 말하되, ‘나는 고(苦)를 안다’고 한다면, 이는 고(苦)의 모양을 알지 못하고 나는 안다고 말하는 것이며, 나는 집(集)을 끊고, 멸(滅)을 증득하고, 도(道)를 닦았다고 한다면 이는 집(集)과 멸(滅)과 도(道)의 모양을 알지 못하고, 내지 나는 도를 닦았노라고 말함이니, 이것이 뛰어난 체하는 사람이옵니다.
006_1236_c_15L諸比丘答言如我意者若有人言我能知苦不知苦相而言我知我能斷集證滅修道是不知集道相乃至而言我能修道應知此是增上慢人
006_1237_a_02L무슨 까닭이냐 하면 고(苦)의 모양이란 곧 생김[生]이 없는 모양이며, 집․멸․도의 모양도 곧 생김이 없는 모양[無生相]이옵니다. 생김이 없는 모양은 곧 모양이 아닌 것이며, 평등한 모양이니, 이는 여러 성인이 일체 법에서 해탈을 얻은 모양이옵니다. 이 가운데에는 고(苦)를 알고, 집(集)을 끊고, 멸(滅)을 증득하고, 도(道)를 닦는 이와 같은 등의 모양을 얻을 수 없습니다.
만일 어떤 중생이 이와 같은 일체 모든 법이 평등한 이치를 얻어 듣고 놀라며 두려워한다면, 이는 뛰어난 체하는 자이옵니다.”
006_1236_c_19L所以者苦相者卽無生相道相卽無生相無生相者卽是非相平等相諸聖人於一切法得解脫相是中無有知苦斷集證滅修道如是等相而可得者若有衆生得聞如是一切諸法平等之義而生驚怖應知是爲增上慢者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곧 일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여러 비구들아, 너희들이 말한 바와 같아서 그러하고 그러하느니라.
수보리야,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이 여러 비구는 이미 과거 가섭(迦葉)부처님의 처소에서 문수사리 동자를 따라 이와 같이 매우 깊은 법을 얻어 들었나니, 법을 들음으로써 빨리 신통을 얻었으며, 지금에도 또한 얻어 듣고 따라 순종하고 거역하지를 않느니라.
006_1237_a_03L爾時世尊卽告之言善哉善哉諸比如汝所說如是如是須菩提汝等當知此諸比丘已於過去迦葉佛所從文殊師利童子得聞如是甚深之以聞法故疾得神通今復得聞順不逆
수보리야, 만일 또한 어떤 사람이라도 나의 법 가운데서 이 뜻을 얻어 듣고 믿고 이해하는 자는 모두 오는 세상에 미륵(彌勒)부처님을 볼 것이요, 만일 대승(大乘)의 뜻을 내지 못했을지라도, 세 번째 모임[미륵부처님의 제 삼회(三會)]에서 모두 해탈을 얻을 것이요, 만일 대승의 뜻을 낸 자는 모두 감인(堪忍)의 땅에 머무름을 얻으리라.”
006_1237_a_09L須菩提若復有人於我法中得聞斯義生信解者皆於來世見彌勒佛若未發大乘意於三會中悉得解脫若已發大乘意者皆得住於堪忍之地
그때에 선승(善勝) 천자는 문수사리보살에게 말하였다.
“보살이시여, 그대는 항상 이 염부제(閻浮提) 가운데서 대중을 위하여 설법하시는군요. 지금 도솔타(兜率陀) 천상에는 여러 천자가 있습니다.
006_1237_a_13L爾時善勝天子白文殊師利菩薩言大士汝常於此閻浮提中爲衆說法今兜率天上有諸天子
일찍이 과거에는 한량없는 부처님을 만나서 공양하고 공경하여 모든 선근(善根)을 심었으나, 하늘 가운데에 태어나서는 경계에 탐착(耽着)하여 이 법회(法會)에 와서 듣고 받지 아니하나니, 옛적에 심은 선근이 지금에 곧 없어지려고 합니다. 만일 가르침을 받으면 반드시 또 증장(增長)할 것입니다. 원하옵노니, 보살께서는 잠깐 천궁(天宮)에 가시어 저 여러 천자를 위하여 긴요한 법을 널리 펴시옵소서.”
006_1237_a_16L曾於過去値無量佛供養恭敬種諸善根然生在天中耽著境界不能來此法會而有聽受昔種善根今將退失若蒙誘誨必更增長惟願大士暫往天宮爲彼諸天弘宣法要
그때에 문수사리보살은 신통력(神通力)으로써 곧 그 곳에서 홀연히 도솔타천궁을 변화시켜 만들고, 그곳에 있는 바와 같이 모두 다 구비하게 하고서, 선승천자와 이 회중(會中)의 일체 사람과 하늘로 하여금 모두 ‘저 하늘의 위에 있다’고 생각하게 하고, 저 갖가지의 장엄을 모두 보게 하였다.
006_1237_a_21L爾時文殊師利菩薩以神通力卽於其處忽然化作兜率天宮如其所有悉皆備足令善勝天子及此會中一切人天皆謂在於彼天之上具見於彼種種嚴飾
006_1237_b_02L동산 숲과 못과 과일 나무는 줄지어 있고, 전당(殿堂)과 누각엔 기둥과 들보가 얽혀졌으되 수놓은 기둥이 들보를 떠받들며 아로새긴 창문은 문마다 모여 있고 머리 기둥을 중첩으로 세웠으며 잔돌 무더기는 깨끗하게 분포하였고 보배를 종합하여 누대를 만들어 장엄한 것이 얼기설기 하였다.
006_1237_b_02L園林池果樹行列殿堂樓閣棟宇交臨柱承梁彫窗閒戶攢櫨疊栱磊砢分積寶爲臺莊嚴綺錯
그 누대의 가장 작은 것도 7층으로 되었으며, 혹은 8층과 9층이며, 내지 20층까지 높기도 하였다. 낱낱 누대 위엔 여기 저기 층계가 있는데 모두 뭇 하늘 여인이 있되, 한창 젊은 나이에 얼굴이 아름답고 손발은 부드럽고, 이마는 넓으며 눈썹은 길고, 면모와 눈은 청정하여 금(金)그물과 같아 항상 광명이 있으며, 또한 연꽃과 같아서 모든 티와 때를 떠났으며, 말할 적엔 웃음을 머금고 나아가고 머물고 몸 돌리는 자태는 움직일 적마다 위의에 합하고 곱고도 법도가 있었다.
006_1237_b_05L其臺極小有七層或八層九層乃至高于二十層者一一臺上處處層級皆有衆天盛年好色手足柔軟額廣眉長目淸淨如金羅網常有光明亦如蓮離諸塵垢發言含笑進止迴旋必合儀麗而有則
비유컨대 둥근 달과 같아서 사람이 보기 좋아하는 바이며, 생황[笙]․공후[𥱌]․거문고․저[笛]․비파며 종과 북으로 혹은 노래하며, 혹은 휘파람을 불되 음절이 서로 맞으며, 미묘한 기생은 줄을 이루고 뜰에 분포되어 함께 춤추는 이러한 일들이 분명히 모두 보였다.
006_1237_b_11L譬如滿月人所樂笙篌琴瑟簫笛鐘鼓或歌或嘯節相和妙妓成行分庭共儛如是等宛然備矚
이때에 선승 천자는 자기의 궁전과 그 권속이 즐기는 일을 보고, 마음에 의심을 품고, 문수사리보살에게 말하였다.
“기이합니다. 보살이시여, 어떻게 하여 나와 대중으로 하여금 순식간에 이곳에 오게 하셨습니까?”
006_1237_b_14L時善勝天子見自宮殿及其眷屬歡娛事已心生疑怪白文殊師利菩薩言奇哉大士云何令我及以大衆瞬息之閒而來至此
그때에 장로 수보리는 선승 천자에게 말하였다.
“천자여, 나도 처음엔 여러 대중과 함께 모두 도솔타 하늘에 갈 것이라고 생각했더니, 지금에 알고 보니 본시 움직이지 않고 일찍이 저 하늘 위에 함께 가지도 아니하였나니, 이와 같이 보는 바는 모두 이 문수사리보살의 삼매와 신통으로 나타내신 바이니라.”
006_1237_b_17L爾時長老須菩提語善勝天子言我初亦謂與諸大衆皆共至於兜率陁天而今乃知本來不動曾不共往彼天之上如是所見皆是文殊師利菩薩三昧神通之所現耳
이때에 선승 천자는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문수사리보살은 참으로 희유(希有)하나이다. 이에 삼매와 신통의 불가사의(不可思議)한 힘으로 여기에 모인 이들로 하여금 본 자리를 움직이지도 아니하고 이 도솔타 하늘에 이르게 하였나이다.”
006_1237_b_22L時善勝天子卽白佛言世尊文殊師利菩薩甚爲希有乃能以三昧神通不思議令此衆會不動本處而言至此兜率陁天
006_1237_c_02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천자여, 그대는 다만 문수사리 동자의 신통으로 변화하는 약간인 힘만 아는구나. 나의 아는 바는 한량없느니라.
천자여, 문수사리보살의 신통의 힘은 가령 항하(恒河)의 모래수 등의 여러 부처님 국토의 갖가지 장엄과 좋은 것들이 각기 같지 아니하더라도, 한 부처님의 국토에 모두 분명히 나타나게도 하느니라.
006_1237_c_03L佛言天子汝但知文殊師利童子神通變化少分之力我之所知無有量也天子以文殊師利神通之假使如恒河沙等諸佛國土種種嚴好各各不同能於一佛土中普令明見
또 항하의 모래수 등과 같은 여러 부처님의 국토를 한 곳에 모아 두되, 비단 묶은 모양과 같이하여 상방(上方)에다 들어서 던져두는 것도 어려운 것이 아니며, 또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등의 여러 부처님의 국토에 있는 큰 바다를 한 털 구멍에 두더라도 그 가운데의 중생으로 하여금 지각하지도, 알지도 못하고, 부딪치거나 어지러움도 없게 하느니라.
006_1237_c_08L又以如恒河沙等諸佛國土在一處狀如繒束擧擲上方不以爲又以如恒河沙等諸佛國土所有大海置一毛孔而令其中衆生不覺不知無所觸嬈
또한 항하 모래수 등과 같은 여러 부처님의 국토에 있는 수미산(須彌山)과, 저 뭇 산을 한 산에 넣고 다시 이 산을 개자(芥子)에 들여 두더라도 저 산 위에 있는 일체 하늘로 하여금 지각하지도, 알지도 못하고, 또한 어지러움도 없게 하느니라.
006_1237_c_12L又以如恒河沙等諸佛國土所有須彌山王以彼衆山內於一山復以此山內於芥子而令住彼山上一切諸天不覺不知亦無所
또 항하 모래수와 같은 여러 부처님 국토의 그 가운데에 있는 다섯 갈래[五道] 중생을 오른 손바닥 가운데에 두며, 다시 이 국토의 일체 오락 기구를 취하여 낱낱 중생에게 모두 주어서 골고루 차별 없게 하느니라.
006_1237_c_16L又以如恒河沙等諸佛國土其中所有五道衆生置右掌中復取是諸國土一切樂具一一衆生盡以與之等無差別
또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여러 부처님의 국토에서 겁(劫)이 다하여 불탈 적에 큰 불을 한 곳에 모아 두고, 그 크고 작은 것으로 하여금 한 등불의 심지와 같게 하고, 있는 불이나 모든 것은 본래와 같아서 다름이 없게 하며, 또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여러 부처님의 국토에 있는 해와 달을 이 한 털구멍에 넣고 광명을 내어 그를 비추고 그 해와 달의 밝은 것이 은폐(隱蔽)되어 나타나지 않게 하느니라.
006_1237_c_19L又以如恒河沙等諸佛國劫盡燒時所有大火集在一處其大小如一燈炷所有火事如本無又如恒河沙等諸佛國土所有日若於一毛孔舒光映之普令其明隱蔽不現
006_1238_a_02L천자여, 나는 1겁(劫)이나 또 1겁을 지나면서 문수사리보살의 삼매와 신통과 변화의 힘을 말하더라도 다 할 수 없으리라.”
006_1237_c_24L天子我於一劫若一劫餘說文殊師利童子三昧神通變化之不可窮盡
그때에 마왕(魔王) 파순(波旬)은 스스로 그 몸을 변화시켜 비구의 모습을 하고 모임 가운데에 있다가 문득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지금 그 문수사리보살 신통의 힘을 듣고 믿어 받지 못하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나의 앞에 그의 신력(神力)이 나타내게 하여 나로 하여금 보게 하옵소서.”
006_1238_a_03L爾時魔波旬自變其身作比丘形於會中卻坐一面白佛言世尊我今聞說文殊師利童子神通之力不能信受唯願世尊令於我前現其神力使我得見
그때에 세존은 이 악마(惡魔)가 변화하여 비구가 된 것을 아시고, 중생으로 하여금 선근(善根)이 더 자라게 하기 위하여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응당 신통의 힘을 스스로 나타내어 이 모임 가운데 있는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좋은 이익을 얻게 할 것이니라.”
006_1238_a_08L爾時世尊知是惡魔變爲比丘欲令衆生善根增長故告文殊師利菩薩言汝應自現神通之力此會中無量衆生咸得善利
文殊師利所說不思議佛境界經卷上
戊戌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