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연화경’은 이승을 타파해 일승의 진리를 밝게 드러내는 귀착점[指歸]이다. 오탁악세에 강신(降神)하여 삼승의 도를 크게 펼치는 가르침이니, 방편과 지혜[權智]는 불가사의하고 대자대비는 매우 지극하다. 먼저 화성(化城)의 자취를 비유로 설하고, 그 뒤에 옷 속에 꿰어진[繫珠] 구슬이라는 근본을 제시하였다. 수레는 각각 다를지라도 내리는 비를 맞는 것은 조금도 차이가 없으니, 정각의 명칭을 기록하고 참 아들의 지위를 허락함으로서 함께 법의 성품에 들어가 이것[一乘]에로 귀일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지난날 돈황의 사문 축법호(竺護法)가 진무(晋武)의 시대 때 『정법화경(正法華經)』을 역출했고, 후진(後秦)의 요흥(姚興)이 또다시 구마라집(鳩摩羅什)에게 요청해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한역하게 했는데, 두 한역본을 비교 검토해 보니 확실히 동일한 원본이 아니었다. 축법호의 번역 원본은 ‘다라의 잎사귀[多羅之葉]’1)인 듯하고, 구마라집의 그것은 ‘구자국의 글’[龜玆之文]인 듯하다. 우리가 경장(經藏)을 점검해서 두 가지 본이 있음을 보았는데, 다라(多羅)는 『정법화경』과 부합했고 구자(龜玆)는 『묘법연화경』과 매우 동일했다. 축법호의 다라의 잎사귀는 오히려 빠진 내용이 있었고, 구마라집의 구자의 글은 누락된 부분이 없었다. 축법호의 번역본에서 누락된 부분은 「보문품」의 게송이고, 구마라집의 역본에서 빠진 부분은 「약초유품」의 반과 「부루나」와 「법사」 등, 두 품의 첫 부분, 「제바달다품」, 「보문품」의 게송이다. 구마라집은 「촉루품」을 이동시켜서 「약왕보살본사품」 앞에 배치하였다. 두 한역본은 똑같이 「다라니품」을 「관세음보살보문품」 뒤에 배치했는데 그 사이의 같고 다름은 말로 다할 수 없다.
009_0899_b_02L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바달다품」과 「관세음보살보문품」의 게송을 보건대 선현(先賢)이 계속 출현해서 그 빠진 부분을 보충하여 유행(流行)시켰던 것이리라. 우리는 유풍(遺風)을 경모하고 받들어서 헌장(憲章)으로 여기고 규범을 삼았다. 수(陏) 나라 인수(仁壽) 원년(元年) 신유(辛酉) 년에 보요사(普曜寺) 사문 상행(上行)의 요청을 받아서 마침내 삼장법사 사나굴다와 달마급다가 대흥선사(大興善寺)에서 천축의 다라엽본(多羅葉本)을 거듭 교감한 결과 부루나와 법사품 등 두 장의 앞부분을 원본과 대조해서 빠진 부분을 교정하였다. 「약초유품」은 반을 더 늘였고, 「제바달다품」은 「견보탑품」에 통합해서 편입시켰고, 「다라니품」은 「신력품」 뒤로 옮겼고, 「촉루품」은 다시 맨 뒤로 바꾸어 놓았고, 자구(字句)에 차이가 있는 것도 또한 약간 개정하였으니 혹 검토해 보는 사람이 있으면 이 점에 의혹이 없기 바란다. 비록 천만억 게송의 오묘한 뜻을 다하기는 어렵지만 이십칠품 본문에 또한 갖추어져 있다. 사무애변(四無碍辯)의 범사(梵詞)가 신주(神州) 곳곳에 두루해서 일승의 비밀스런 가르침으로 상운의 기틀[象運之機]을 깨닫기를 발원하노니 부족하나마 번역을 하고 그 서문을 쓴다.
009_0899_c_02L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대비구 1만 2천 명과 함께 머무셨는데, 그들은 모두 아라한이라서 온갖 새어나감[漏]이 이미 다하여 다시는 번뇌가 일어나지 않았으며, 자기의 이로움을 얻어서 온갖 유(有)의 얽매임[結]을 다하여 마음은 자재로움을 얻었다. 그들의 이름은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ㆍ마하가섭(摩訶迦葉)ㆍ우루빈나가섭(優樓頻螺迦葉)ㆍ가야가섭(伽倻迦葉)ㆍ나제가섭(那提迦葉)ㆍ사리불(舍利弗)ㆍ대목건련(大目犍連)ㆍ마하가전연(摩訶迦栴延)ㆍ아누루타(阿㝹樓馱)ㆍ겁빈나(劫賓那)ㆍ교범파제(憍梵波提)ㆍ이파다(離婆多)ㆍ필릉가바차(畢陵伽婆蹉)ㆍ박구라(薄拘羅)ㆍ마하구치라(摩訶拘絺羅)ㆍ난타(難陀)ㆍ손타라난타(孫陀羅難陀)ㆍ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ㆍ수보리(須菩提)ㆍ아난(阿難)ㆍ라후라(羅喉羅) 등으로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위대한 아라한이었다. 또한 아직 배울 것이 남아 있는 자[有學]ㆍ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자[無學] 2천 명도 함께 자리했고, 마하파사파제(摩訶波闍波提) 비구니가 자신의 권속 6천 명과 함께 그 자리에 있었고, 라후라의 어머니 야수다라(耶輸陀羅) 비구니도 자기의 권속과 함께 있었다.
또 보살마하살 8만 명이 있었으니, 그들은 똑같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았으므로 모두 다라니(陀羅尼)와 뛰어난 말솜씨[樂說辯才]를 얻어서 불퇴전의 법륜을 굴렸으며, 또 한량없는 백천 부처님께 공양을 올려서 부처님 계신 곳에 온갖 공덕을 심었기 때문에 항상 모든 부처님의 칭찬을 받았으며, 그들은 자비로 몸을 닦아서 부처님의 지혜에 잘 들어갔으며, 위대한 지혜를 체득함으로써 피안(彼岸)에 도달하게 되었기에 그 명성이 한량없는 세계에 널리 퍼졌으며 무수히 많은 중생을 제도할 수 있었다.
그 보살의 명호는 다음과 같다. 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ㆍ관세음(觀世音)보살ㆍ득대세(得大勢)보살ㆍ상정진(常精進)보살ㆍ불휴식(不休息)보살ㆍ보장(寶藏)보살ㆍ약왕(藥王)보살ㆍ용시(勇施)보살ㆍ보월(寶月)보살ㆍ월광(月光)보살ㆍ만월(滿月)보살ㆍ대력(大力)보살ㆍ무량력(無量力)보살ㆍ월삼계(越三界)보살ㆍ발타바라(跋陀婆羅)보살ㆍ미륵(彌勒)보살ㆍ보적(寶積)보살ㆍ도사(導師)보살 등으로 이와 같은 보살마하살 8만 명이 함께 자리했다.
009_0900_a_02L그 때에 석제환인(釋提桓因)이 그의 권속 2만 명의 천자(天子)와 함께 있었고, 또 명월(明月) 천자ㆍ보향(普香) 천자ㆍ보광(寶光) 천자ㆍ사대천왕(四大天王)이 그들의 권속인 만 명의 천자와 함께 있었고, 자재(自在) 천자와 대자재(大自在) 천자가 그 권속 3만 명과 함께 있었고, 사바 세계의 주인인 범천왕(梵天王)ㆍ시기대범(尸棄大梵)ㆍ광명대범(光明大梵) 등이 그 권속 만2천 명의 천자와 함께 있었다. 또 용왕 여덟 명이 있었으니, 난타(難陀) 용왕ㆍ발난타(跋難陀) 용왕ㆍ사가라(娑伽羅) 용왕ㆍ화수길(和修吉) 용왕ㆍ덕차가(德叉迦) 용왕ㆍ아나바달다(阿那婆達多) 용왕ㆍ마나사(摩那斯) 용왕ㆍ구발라(漚鉢羅) 용왕 등이 각기 무수한 권속과 함께 자리했다. 또 긴나라왕(緊那羅王)은 네 명이 있었으니, 법(法) 긴나라왕ㆍ묘법(妙法) 긴나라왕ㆍ대법(大法) 긴나라왕ㆍ지법(持法) 긴나라왕이 각각 수많은 권속과 더불어 법석에 참여했다. 또 건달바왕(乾闥婆王)은 네 명이 있었으니, 악(樂) 건달바왕ㆍ악음(樂音) 건달바왕ㆍ미(美) 건달바왕ㆍ미음(美音) 건달바왕이 각각 무수한 권속과 함께 참석했다. 아수라왕(阿修羅王)도 네 명이 있었으니, 바치(婆稚) 아수라왕ㆍ거라건타(佉羅騫馱) 아수라왕ㆍ비마질다라(毘摩質多羅) 아수라왕ㆍ라후(羅喉) 아수라왕이 각기 무수한 권속과 함께 참석했다. 가루라왕(迦樓羅王)도 네 명이 있었는데, 대위덕(大威德) 가루라왕ㆍ대신(大身) 가루라왕ㆍ대만(大滿) 가루라왕ㆍ여의(如意) 가루라왕이 각각 수많은 권속과 함께 참석했다.
위제희(韋提希)의 아들 아사세왕(阿闍世王)도 무수한 권속과 함께 자리를 하였다. 이들은 제각기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자기 자리로 물러나 앉아 있었다.
009_0900_a_18L韋提希子阿闍世王,與若干百千眷屬俱,各禮佛足退坐一面。
009_0900_b_02L그 때에 세존께서는 사부대중에게 둘러싸여 공양과 공경과 존중을 받고 높이 찬탄을 받으시다가 여러 보살들을 위해 『무량의경(無量義經)』이란 대승 경전을 말씀하셨는데, 이 경전은 부처님께서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호념(護念)하는 바였다. 부처님께서는 이 경전을 말씀하신 뒤에 결가부좌하시고서 무량의처(無量義處) 삼매에 들어가 몸과 마음을 움직이지 않으셨다. 그러자 하늘에서는 만다라화ㆍ마하만다라화ㆍ만수사화ㆍ마하만수사화가 마치 비가 쏟아지듯 부처님과 법회 대중 주위에 뿌려졌으며, 모든 부처님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振動)하였다.
그 때 법회에 참석한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하늘ㆍ용ㆍ야차(夜叉)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그리고 인비인(人非人) 등과 여러 소왕(小王)ㆍ전륜성왕(轉輪聖王) 등 모든 대중들이 일찍이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을 보게 되자 기쁜 마음으로 합장하고서 일심으로 부처님을 우러러보았다.
이 때에 부처님께서는 미간의 백호상(百毫相)에서 광명을 놓으셔서 동쪽에 있는 1만8천 세계를 두루 비추셨는데, 아래로는 아비지옥(阿鼻地獄)에 이르고 위로는 아가니타(阿迦膩吒) 하늘에까지 이르렀다. 이 세계에서 저 국토의 육취(六趣) 중생을 모두 볼 수 있었으며, 또 저 국토에 현신하신 부처님을 모두 볼 수 있었으며, 저 부처님의 설법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아울러 저 국토의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 중에서 수행하여 도를 얻은 이도 보게 되었고, 또한 모든 보살마하살이 갖가지 인연ㆍ갖가지 믿음과 이해[信解]ㆍ여러 가지 모습으로 보살도를 행함을 볼 수 있었으며, 또한 모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어가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으며, 열반에 들어가신 뒤에 부처님의 사리를 받들기 위하여 칠보탑을 세우는 광경도 볼 수 있었다.
그 때 미륵보살은 이와 같이 생각했다. “지금 세존께서는 신통변화의 모습을 나타내셨는데, 도대체 어떤 인연으로 이와 같은 상서로운 일이 있게 된 것일까? 이제 부처님께서는 삼매에 들어 가셨으니, 이처럼 불가사의하고 희유한 일을 그 누구에게 물어야 하고 누가 답할 수 있을까?” 또 미륵보살은 이렇게 생각했다. “문수사리 법왕자는 지난날 이미 한량없는 부처님을 가까이하고 공양을 올린 바 있으니, 필시 이와 같은 희유한 광경을 보았을 것이다. 내가 이제 그에게 물어보아야겠다.”
그래서 미륵보살은 자신의 의심을 해결하고 싶은 데다가 사부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그리고 여러 하늘ㆍ용왕ㆍ귀신 등이 같은 의문을 지닌 것을 보고서 문수사리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어떤 인연으로 이처럼 상서로운 신통의 모습이 있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광명을 놓으셔서 동쪽으로 1만 8천 세계를 비추어 저 불국토의 장엄함을 보게 되었습니다.”
009_0901_a_02L 각기 처하신 국토에서 정법(正法)을 설하실 제 다양한 인연과 한량없는 비유로써
불법을 밝게 비추어서 중생을 깨우쳐 주셨나이다.
009_0900_c_24L各於世界,
講說正法。 種種因緣, 以無量喩;
照明佛法, 開悟衆生。
어떤 중생이 고통을 만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걸 싫어하면 열반의 진리 가르쳐서 온갖 괴로움을 다하게 하고
009_0901_a_03L若人遭苦,
厭老病死; 爲說涅槃, 盡諸苦際。
어떤 이는 복이 있어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수승한 법을 구할 뜻이 있으면 연각의 진리를 설해주고
009_0901_a_04L若人有福, 曾供飬佛; 志求勝法,
爲說緣覺。
만일 어떤 불자가 여러 가지 수행을 닦아서 위없는 지혜를 구하면 청정한 도를 말씀하셨네.
009_0901_a_06L若有佛子, 修種種行;
求無上慧, 爲說淨道。
문수사리보살이시여 내 지금 이 자리에서 보고들은 것이 이처럼 천억 가지나 되지만 이렇게 수많은 일을 이제 간략히 말하리라.
009_0901_a_07L文殊師利!
我住於此; 見聞若斯, 及千億事,
如是衆多, 今當略說。
내가 보건대 저 세계의 항하사와 같은 보살들 여러 인연에 따라서 부처의 도를 구하는구나.
009_0901_a_09L我見彼土,
恒沙菩薩, 種種因緣, 而求佛道。
예를 들어 어떤 이는 금과 은과 산호와 진주와 마니 구슬 자거(硨磲)와 마노(瑪瑙) 금강(金剛)의 여러 보배 남녀 노비와 수레들 보배 장식의 가마를 기쁜 마음으로 보시하여 부처님의 도에 회향함으로서 삼계에서 으뜸 가는 이 일승을 얻기를 원하니 모든 부처님께서 칭찬하시네.
009_0902_a_02L
그러자 문수사리보살이 미륵보살과 법회에 참석한 대중에게 말했다. “선남자들이여, 내가 생각하건대 이제 세존께서는 위대한 법[大法]을 설하여 하시고, 큰 법비(法雨)를 내리려 하시고, 큰 법소라[法螺]를 불려 하시고, 큰 법고를 치려 하시고, 큰 법의 뜻을 펴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선남자들이여, 나는 지난날 여러 부처님을 받들 때 이와 같은 상서로운 광경을 직접 목도한 일이 있습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이처럼 광명을 놓으신 뒤에는 곧 큰 법을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광명을 놓으신 것도 마찬가지란 걸 알아야 하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세간에서 듣기 어려운 법을 듣고 알게 하기 위해서 이처럼 상서로운 조짐을 보이셨던 것입니다.
선남자들이여, 지난날 한량없고 가이없고 불가사의한 아승기겁 전에 어떤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그 부처님의 명호는 일월등명(日月燈明) 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셨습니다. 그 부처님께서 정법(正法)을 연설하신 것은 처음도 좋았고 중간도 좋았고 나중도 좋았으니, 그 뜻은 깊고 원대했으며, 그 말씀은 교묘하고 순일해서 잡되지 않았으며, 맑고 깨끗한 범행(梵行)의 모습을 구족하게 갖추셨습니다. 성문(聲聞)을 구하는 이에게는 사제법(四諦法)을 설법함으로써 생로병사의 고통에서 벗어나 구경의 열반을 얻게 하셨고, 벽지불(辟支佛)이 되고자 하는 수행자에게는 십이인연(十二因緣)을 말씀하셨고, 모든 보살들에게는 육바라밀(六婆羅密)을 설하시어 아뇩다라삼먁보리를 얻게 함으로써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성취하도록 하신 바 있습니다. 다음에 다시 부처님이 나오셨는데 그 명호도 역시 일월등명이셨고, 그 다음에 다시 부처님이 출현하셨는데 그 명호 역시 일월등명이셨습니다. 이와 같이 2만 부처님이 똑같이 동일한 명호를 지니셨고 더욱이 성(姓)도 똑같은 파라타(頗羅墮)이셨습니다.
009_0902_b_02L미륵보살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하나니, 처음 부처님부터 마지막 부처님까지 한결같이 그 명호가 일월등명을 비롯한 열 가지 명호를 구족하셨고, 그 법을 설한 것도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나중도 좋았습니다. 마지막 부처님께서 출가하시기 전에 왕자 여덟을 두셨는데, 첫째 유의(有意), 둘째는 선의(善意), 셋째는 무량의(無量意), 넷째는 보의(寶意), 다섯째는 증의(增意), 여섯째는 제의의(除疑意), 일곱째는 향의(響意), 여덟째는 법의(法意)였습니다. 이 여덟 왕자는 위엄과 덕망을 자재하게 갖추고 각기 사천하(四天下)를 다스렸는데, 이 왕자들이 아버지께서 출가하시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했다는 말을 듣고는 모두 왕위를 버린 채 따라서 출가하였습니다. 그들은 대승의 뜻을 일으켜서 항상 범행(梵行)을 닦아 모두 법사(法師)가 되었으며, 이미 천만 부처님의 처소에서 갖가지 선의 근본을 심었습니다.
이 때 일월등명불께서는 『무량의경』이란 대승 경전을 설법하셨는데, 이는 보살들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마음으로 호념(護念)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경전을 설해 마치신 부처님께서는 즉시 대중 속에서 결가부좌한 자세로 무량의처 삼매에 들어가 몸과 마음을 움직이지 않으셨습니다. 그 때 하늘에서는 만다라화ㆍ마하만다라화ㆍ만수사화ㆍ마하만수사화가 마치 비처럼 내려서 부처님과 대중들 위에 뿌려졌으며, 모든 불국토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습니다.
009_0902_c_02L미륵보살이여, 마땅히 아셔야 하나니, 그 법회에 참석한 2십억 명의 보살들이 기쁜 마음으로 법을 듣고자 했는데, 이 보살들은 이 광명이 여러 불국토를 두루 비추는 것을 보게 되자 예전에 없던 일이라고 하면서 이 광명이 어떤 인연으로 일어나게 되었는지 알고자 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묘광(妙光)보살이 제자 8백 명과 함께 참석했는데, 그 때 일월등명불께서 삼매로부터 나오셔서 묘광보살과의 만남을 인연으로 하여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이란 대승 경전을 말씀하셨으니, 이 경전은 보살들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호념(護念)하시는 바였습니다. 그 때 일월등명불께서는 6십 소겁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시지 않으셨고, 그 법회에 참석한 대중들도 한 자리에 앉아서 6십 소겁 동안 몸과 마음을 움직이지 않은 채 부처님으로부터 설법 듣는 것을 마치 한끼 식사하는 시간처럼 여겼습니다. 이 때 대중 가운데는 어느 누구도 몸이든 마음이든 게으름을 피우거나 나태함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때 덕장(德藏)보살이 있었는데, 일월등명불께서는 그에게 수기를 내리면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덕장보살은 다음에는 반드시 성불하리니, 그 명호는 정신(淨身)ㆍ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라 하리라.’ 부처님께서는 수기를 준 뒤에 그날 밤중에 무여열반에 들어가셨습니다.
009_0903_a_02L부처님께서 멸도하신 이후에 묘광보살은 『묘법연화경』을 가지고 8십 소겁 동안을 사람들에게 설법하셨는데, 일월등명불의 여덟 왕자는 모두 묘광보살을 스승으로 받들었고, 묘광보살은 왕자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견고하게 하였고, 이 왕자들은 한량없는 백천만억 부처님께 공양을 올려서 모두 성불을 이루었는데, 여덟 왕자 가운데 마지막에 성불한 왕자가 바로 연등(然燈) 부처님이셨습니다. 연등 부처님의 8백 제자 가운데 구명(求名)이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그는 이익을 탐욕스레 좇았기에 여러 경전을 반복해서 독송하더라도 그 의미를 분명히 알지 못하고 망실(忘失)하는 바가 많기 때문에 구명이라 일컬어졌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도 또한 온갖 선근을 심은 인연으로 한량없는 백천만억 부처님을 만나서 공양을 올리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했습니다.
미륵보살이여, 분명히 알아야 하나니, 그 때의 묘광보살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습니까. 내 몸이 바로 묘광이고, 구명보살이 바로 그대의 몸입니다. 이제 이 상서로움을 보니 예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헤아려 보건대, 금일 여래께서는 『묘법연화경』이라는 대승 경전을 설하실 것이니, 이 경전은 보살들을 가르치는 법이고 부처님께서 호념하시는 바입니다.”
009_0904_a_02L
그때 세존께서 마침내 삼매로부터 조용히 일어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지혜는 매우 깊고 한량이 없어서 그 지혜의 문에 들어가기도 어렵고 제대로 이해하기도 어려우니, 그래서 모든 성문과 벽지불은 능히 알 수 없는 것이니라. 그 까닭은 무엇인가?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백천만억이나 되는 무수한 부처님을 가까이 하면서 모든 부처님의 한량없는 도법(道法)을 다 실행하고, 용맹스럽게 정진하여 그 명성이 널리 알려졌으며, 일찍이 없었던 깊고 깊은 법을 성취하여 중생의 근기에 맞게 설하므로 그 의취(意趣)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이여, 나는 성불한 이래로 갖가지 인연과 갖가지 비유로써 언교(言敎)를 자세히 펼쳤으며, 무수한 방편을 써서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집착으로부터 벗어나도록 인도하였느니라. 왜냐 하면 여래는 방편바라밀과 지견(知見)바라밀을 구족하게 갖추었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이여, 여래는 지혜는 광대하고 심원해서 한량없는 마음[無量], 걸림 없는 변재[無礙], 한량없는 힘[力], 모든 두려움에서 벗어남[無所畏], 선정, 해탈, 그리고 삼매에 깊이 들어가서 끝[際]이 없으며 일체의 ‘일찍이 없었던 법’[未曾有法]을 성취했느니라. 사리불이여, 여래는 갖가지로 분별하여 모든 법을 능숙하게 설할 수 있으므로 그 말씀이 부드러워서 듣는 중생의 마음을 흔쾌하게 하느니라. 사리불이여, 한마디로 말할진대, 한량없고 가이없는 ‘일찍이 없었던 법’을 부처님께서는 모두 성취했느니라. 그만두어라, 사리불이여. 다시 말할 필요조차 없느니라.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 성취한 가장 희유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법은 오직 부처님과 부처님이라야만[唯佛與佛] 모든 법의 실상을 조금도 남김없이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니, 이른바 모든 법의 이와 같은 모습[如是相], 이와 같은 성품[如是性], 이와 같은 근본[如是體], 이와 같은 힘[如是力], 이와 같은 작용[如是作], 이와 같은 인[如是因], 이와 같은 연[如是緣], 이와 같은 과[如是果], 이와 같은 보[如是報], 이와 같은 본말구경[如是本末究竟] 등이니라.”
그 때 법회에 참석한 대중 가운데 번뇌가 다한 아라한인 아야교진여등 1천2백 명의 성문들과 벽지불이나 성문이 되기 위해 발심한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은 각각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지금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은근히 그 방편을 찬탄하시면서 부처님께서 증득하신 법은 너무나 깊어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말로 설하신 것도 그 의취를 알기 어려워서 성문과 벽지불로서는 미칠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것일까? 부처님께서는 한 가지 해탈의 뜻을 말씀하셔서 우리도 그 법을 얻어서 열반에 도달했거늘, 지금 이 말씀은 그 뜻을 이해할 수 없구나.
이 때 사리불은 사부대중의 이러한 의심을 눈치채고 자기자신도 아직 부처님의 뜻을 분명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존께 말씀을 올렸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因)과 무슨 연(緣)으로 모든 부처님의 으뜸가는 방편이 너무나 깊고 미묘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법이라고 은근히 찬탄하셨습니까? 저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이와 같은 말씀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지금 법회에 참석한 사부대중도 한결같이 의심을 품고 있으니,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이 일을 설명해주옵소서. 세존이시여, 어떤 까닭으로 너무나 깊고 미묘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법이라고 은근히 찬탄하셨습니까?”
009_0905_a_02L 지혜의 태양이신 대성존께서 오랜 후에야 이 법을 설하였네. 즉 스스로 이와 같은 힘과 이와 같은 무외, 이와 같은 삼매 이와 같은 해탈과 이와 같은 선정 등의 불가사의 법을 얻었다고 설하시니 도량에서 얻은 이러한 법을 아무도 능히 묻는 자가 없고 내 뜻은 헤아리기 어렵다고 해도
또한 능히 묻는 자가 없었으나
사리불이 거듭 세존께 말씀을 올렸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말씀을 내려 주옵소서. 말씀을 내려주옵소서. 왜냐 하면 이 법회에 참석한 무수한 백천만억 아승기 중생들은 일찍이 여러 부처님을 뵌 적이 있어서 근기가 뛰어나고 지혜가 날카롭기 때문에 세존의 가르침을 한번 들으면 능히 공경하고 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두어라, 말할 필요가 없노라 나의 법은 미묘해서 헤아리기 어려우니 온갖 증상만에 빠진 무리들은 설사 듣는다 해도 공경하고 믿지 않으리라.
009_0905_b_03L止止不須說, 我法妙難思; 諸增上慢者,
聞必不敬信。
그러자 사리불이 또다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말씀을 내려주옵소서, 말씀을 내려주옵소서. 지금 이 법회에 참석한 저와 같은 백천만억 사람들은 세세생생 이미 여러 부처님으로부터 교화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저희들은 반드시 공경하고 믿을 수 있을 것이며, 그 믿음은 기나긴 밤을 안온하게 할 것이며 많은 이익을 줄 것이옵니다.”
이와 같이 세존께서 말씀하시자, 법회에 참석한 대중 가운데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등 5천 명이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나서 물러갔다. 왜냐 하면 그들은 죄업이 깊고 증상만의 무리여서 진리를 얻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얻었다고 고집하고 증득하지 못했건만 이미 증득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니, 이런 허물이 있기 때문에 머물러 있지 못했고 세존께서도 잠자코 제지하지 않으셨다.
009_0905_c_02L곧이어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여기 남아 있는 대중들은 잎사귀나 가지는 없고 순수하게 알맹이뿐이구나. 사리불이여, 저와 같은 증상만의 무리들은 물러가도 좋으니라. 이제 그대들을 위해 설하겠으니, 그대들은 귀 기울여 주의 깊게 들어라.”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미묘한 법은 모든 부처님 여래들이 시절인연이 도래해야만 비로소 말하게 되느니라. 비유컨대 우담발화가 때가 되어야 단 한번 피는 것과 마찬가지니라. 사리불이여, 부처님의 말은 결코 헛되지 않으니, 그대들은 반드시 부처님의 말씀을 믿어야 하느니라. 사리불이여, 부처님께서는 의당한 바에 따라서 법을 설하시니, 그 의취(意趣)는 이해하기 어려우니라. 왜냐 하면 나는 무수한 방편과 갖가지 인연, 그리고 비유와 언사(言辭)로써 모든 법을 설하므로 이 법은 사량하거나 분별하는 것으로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니, 오직 모든 부처님만이 비로소 알 수 있느니라. 왜냐 하면 모든 부처님은 오로지 하나의 커다란 일의 인연[一大事因緣] 때문에 세상에 출현하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이여, 무엇을 가지고 모든 부처님은 오로지 하나의 커다란 일의 인연 때문에 세상에 출현하셨다‘고 하겠느냐. 모든 불세존(佛世尊)은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의 지견을 열어서[開佛知見] 청정함을 얻도록 하기 위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이며. 중생에게 직접 부처의 지견을 보여 주기[示佛知見] 위해 세간에 나타나는 것이며, 중생으로 하여금 몸소 부처의 지견을 깨닫게[悟佛知見] 하기 위해 세상에 나타나는 것이며, 중생으로 하여금 직접 부처의 지견에 들어가게[入佛知見] 하기 위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이니라. 사리불이여, 바로 이와 같은 커다란 일의 인연으로 부처가 세상에 출현하게 된 것이니라.”
009_0906_a_02L부처님께서 계속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여래는 오직 보살만을 교화할 따름이므로 무슨 일을 하시든 늘 한 가지 일일뿐이니, 오직 중생에게 부처의 지견을 보여주고[示] 깨닫게[悟]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사리불이여, 여래는 오로지 일불승(一佛乘)만을 중생을 위해서 법을 설할 뿐이지, 나머지 다른 이승(二乘)이나 삼승(三乘)은 설하지 않느니라. 사리불이여, 시방 세계의 모든 부처의 법 또한 마찬가지이니라. 사리불이여, 지난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한량없고 무수한 방편, 갖가지 인연과 비유 그리고 언사(言辭)로써 중생을 위해 모든 법을 연설하셨는데, 이 법은 모두 일불승이므로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으로부터 법을 듣고는 궁극적으로 다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게 되었느니라. 사리불이여, 다가올 미래에도 여러 부처님께서 출현하시면, 마찬가지로 한량없고 무수한 방편, 갖가지 인연과 비유 그리고 언사로써 중생을 위해 법을 설할 것인데, 이 법은 모두 일불승이므로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으로부터 법을 듣고는 궁극적으로 일체종지를 얻을 것이니라. 사리불이여, 지금 현재에도 시방 세계의 한량없는 백천만억 불국토에서 여러 부처님께서는 중생에게 많은 이익을 베풀어주고 안락하게 하는데, 이 부처님들도 역시 한량없고 무수한 방편, 갖가지 인연과 비유 그리고 언사로써 중생을 위해 법을 설하고 계시는데, 이 법은 모두 일불승이므로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으로부터 법을 듣고는 궁극적으로 일체종지를 얻느니라. 사리불이여, 모든 여래는 오직 보살만을 교화하는데, 그것은 부처의 지견을 중생에게 보이고자[示] 하기 때문이며, 부처의 지견을 중생이 깨닫도록[悟] 하고자 하기 때문이며, 마침내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의 지견에 들어가도록 하고자 하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이여, 나 또한 마찬가지이니, 모든 중생들이 갖가지 욕망에 깊이 집착하고 있음을 알고는 그 본성에 따라서 갖가지 인연과 비유와 언사ㆍ방편의 힘을 사용해서 법을 설하느니라. 사리불이여, 이렇게 하는 것은 모두 일불승과 일체종지를 얻게 하려는 것이니라. 사리불이여, 시방 세계 속에는 이승도 없거늘 하물며 삼승이 있겠느냐.
009_0906_b_02L사리불이여, 모든 부처님께서는 오탁악세(五濁惡世)에 출현했으니, 이른바 시대의 혼란함[劫濁], 번뇌의 혼탁함[煩惱濁], 중생의 어리석음[衆生濁], 소견의 어지러움[見濁], 수명의 단축[命濁]이 그것이다. 사리불이여. 겁이 혼탁하고 어지러운 시대에는 중생의 번뇌가 한층 두터워지고 탐욕과 질투로 인해 온갖 좋지 않은 근성(根性)을 이루었으므로 모든 부처님께서는 방편의 힘으로 일불승에서 분별하여 삼승을 설하시게 되었느니라. 사리불이여, 만일 나의 제자로서 스스로 아라한이나 벽지불이라고 하는 자가 모든 부처님께서는 오직 보살만을 교화하실 뿐이라는 사실을 듣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한다면, 이 사람은 부처의 제자가 아닐뿐더러 아라한도 아니고 벽지불도 아니니라. 또한 사리불이여, 모든 비구나 비구니들이 스스로 ‘이미 아라한의 경지를 얻었으니, 이는 최후의 몸이요 구경의 열반이다’라고 하면서 다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고자 하지 않는다면, 이런 무리는 모두 증상만[增上慢]의 사람들임을 알아야 하나니, 왜냐 하면 만일 비구로서 실제로 아라한을 얻었다면 이 법을 믿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하지만 부처님이 열반한 뒤에 부처님께서 현전하지 않을 경우에는 예외이니,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어간 이후에는 이런 경전을 수지하고 독송하고 그 뜻을 이해하는 자를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니라. 그러나 만일 다른 부처님을 만나게 되면, 이 법 속에서 문득 결정코 요달할 것이니라. 사리불이여, 그대들은 여래의 말씀을 마땅히 한마음으로 믿고 이해하고 받아 지녀야 하나니, 모든 여래의 말씀은 조금도 허망하지 않아서 다른 이승이나 삼승은 없고 오로지 일불승만 있느니라.”
그 흠을 아끼고 감추려다가 이런 잔꾀의 무리 이미 떠났으니 대중 속의 찌꺼기로서 부처의 위덕(威德) 때문에 갔느니라.
009_0906_b_23L護惜其瑕疵,
是小智已出, 衆中之糟糠, 佛威德故去。
009_0906_c_02L 이 사람들은 복덕이 적어서 이 법을 감당할 수 없나니 이제는 가지나 잎사귀는 없고
오직 정숙한 알맹이만 남았구나.
009_0906_b_24L斯人尟福德, 不堪受是法, 此衆無枝葉,
惟有諸貞實。
사리불이여, 잘 듣거라 모든 부처님께서 얻은 법을 한량없는 방편의 힘으로 중생을 위해 설하겠노라.
009_0906_c_03L舍利弗善聽, 諸佛所得法,
無量方便力, 而爲衆生說。
중생들의 마음속 생각과 갖가지로 행하는 도(道) 갖가지 욕망과 성질, 전생에 지은 선악의 업을
009_0906_c_04L衆生心所念,
種種所行道, 若干諸欲性, 先世善惡業,
부처님은 다 알고 나서 여러 가지 인연과 비유, 그리고 언사와 방편의 힘으로 일체 중생을 기쁘게 하나니 혹은 수다라(修多羅)를 말하고 혹은 게송과 본사(本事)를 말하고 본생담이나 미증유(未曾有)를 말하고 또한 인연에 대해 설하기도 하고 비유나 기야(祗夜)를 말하기도 하고 우바제사(優婆提舍)를 설하기도 하네.
으뜸가는 적멸을 아시건만 방편의 힘을 써서 갖가지 길을 제시하셨으나 실제로는 일불승 하나 뿐이네.
009_0908_a_05L知第一寂滅, 以方便力故,
雖示種種道, 其實爲佛乘;
중생들의 온갖 행과 마음 속 깊이 생각하는 것과 과거에 익힌 업과 욕심ㆍ성격ㆍ정진력과
009_0908_a_06L知衆生諸行,
深心之所念, 過去所集業, 欲性精進力,
근기의 날카로움과 둔함을 알아서 여러 가지 인연법과 비유나 언사(言辭)를 가지고 마땅함에 따라 방편을 설하나니
009_0908_a_07L及諸根利鈍, 以種種因緣, 譬喩亦言辭,
隨應方便說;
지금 나 또한 마찬가지로 중생의 안온을 위하여 가지가지 법문으로 부처의 도를 밝게 제시하며
009_0908_a_09L我今亦如是, 安隱衆生故,
以種種法門, 宣示於佛道。
나는 지혜의 힘으로써 중생의 성격과 욕심을 알아서 방편으로 모든 법을 설하여 모두를 환희하게 하노라.
009_0908_a_10L我以智慧力,
知衆生性欲, 方便說諸法, 皆令得歡喜。
사리불이여, 마땅히 알지니 내가 부처의 눈으로 육도 중생을 살펴보니 빈궁하고 복과 지혜가 없어서 생사의 험한 길에 들어가 고뇌가 이어지면서 끊이지 않고 오욕에 깊이 집착하기를 마치 소가 제 꼬리를 아끼듯 하고 탐욕과 애욕이 스스로를 가려서 캄캄한 채 아무 것도 보지 못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