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성안에는 4성(姓) 귀족이 살았는데, 그는 나라에서 제일가는 부자(富者)로 그가 거주하는 집터는 높아서 앞이 확 트인 곳에 위치하였고 저택은 그 구조와 경관이 매우 훌륭하였으며, 그 주위는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문이 일곱 겹으로 되어 있었다. 이 4성 귀족 단니가내(檀尼迦柰)에게는 외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은 제(制)였다. 그의 나이 열여섯 살에 아버지 단니가내가 죽었으므로 그는 어머니와 살았는데, 그의 집에 부처님께서 오셔서 걸식하셨다.
그는 또 말했다. “그분에게 주는 것은 곧 이름이 천상과 천하에 알려지는 것입니다. 그분은 지금도 밖에 계십니다.”
011_0439_a_20L制復言:“與是人者,名字達於天上天下。是人今續在外住。”
011_0439_b_02L그의 어머니는 역시 선뜻 시주하지 아니했다. 이에 제는 계속해서 말하기를 그치지 아니하였더니, 어머니는 화를 내며 제에게 말했다. “네가 나를 괴롭히기를 그치지 아니하여 나를 번거롭고 어지럽게 하는 구나. 그 사람은 걸식하려고 온 것이 아니고 다만 너를 속이려고 할 뿐이다. 너는 어린아이일 뿐이니 무엇을 알겠느냐? 만일 보채기를 그만두지 않으며 나에게 매를 맞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그 어머니의 간탐함을 아시고 곧 위신(威神)으로 광명을 놓아 일곱 겹 문 안을 환하게 비추시었다.
011_0439_b_06L佛預知其母慳貪,佛便放威神,徹照七重門內。
제는 부처님의 광명을 보자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였으며 다시 어머니의 처소로 가서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이 보시를 모르는 것은 비유컨대 장님이 불속에 떨어진 것과 같나니, 그 사람은 눈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간 사람이 간탐에 처하여 보시를 믿지 않다가 그 화를 당하나니, 마음으로 악을 생각하고 입으로 나쁜 말을 말하며 몸으로 나쁜 행을 행하며, 어리석어서 부처님을 믿지 아니하고 경을 믿지 않으며 비구승을 믿지 않으면, 죽은 뒤엔 모두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떨어집니다. 사람이 간탐하지 아니하고 보시를 믿으면 뒤에 그 복을 얻나니,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며 마음에 선을 생각하면 저절로 그 복을 얻어서 늘 지혜로운 이와 함께 서로 따르며 남도 지혜롭게 합니다.”
둘째 하늘인 제석천왕이 제의 말을 듣고 곧 부처님의 뒤에서 손을 모으고 섰다가 부처님 앞에서 곧 제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오늘 하찮은 옷과 밥을 부처님께 드리고서 부처님이 되기를 원하였는데, 이는 불가능한 일이니, 10겁, 백 겁, 천 겁, 억 겁을 지나도 그대는 부처님이 될 수는 없다.”
011_0440_b_02L부처님께서 다시 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전후에서 받들어 섬긴 부처님이 6만이다. 너는 항상 부처가 되기를 원하면서 항상 정진하여 모든 부처님들을 섬겨야 한다. 그러면 2백억만 겁 동안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다시 나지 아니하며, 그 2백억만 겁이 다하면 너는 전륜성왕[遮迦越王]이 되어 10억의 작은 나라들이 다 너에게 부속될 것이며, 너는 사천하를 거느리고 날아다닐 것이며, 네가 행하는 바는 모두 바를 것이다.
이와 같이 오르내리며 백억만 겁이 끝나면 너는 부처가 될 것이니, 이름은 수미가라(須彌迦羅)로서 하늘 위와 하늘 밑의 인민들을 제도하며, 또한 너는 지상에 내려와 1만 2천억의 천지(天地)를 비추고, 위로 28천(天) 위에 이를 것이며, 하늘과 땅이 다 크게 흔들리고 밤은 해 뜬 낮처럼 밝을 것이다.
네가 부처가 되면 두 번 법을 설할 것이니, 첫 모임 때에 천억 사문이 모두 아라한을 얻으며, 두 번째 설법 모임 때에 천억 사문이 모두 아라한을 얻을 것이다. 그 때엔 인민들이 도둑질하지 아니하고, 남자나 여자가 다 한마음이요 악한 이가 없으며, 또한 산림이나 계곡이 없이 다 평탄하여 질병과 근심과 괴로움이 없어 인민은 다 안락하고 사는 곳은 스스로 지키리라.
011_0440_c_02L남자건 여자건 누구나 계를 지니고 부처님과 벽지불과 아라한들에게 보시하고 부처가 되기를 구하면 다 부처의 길을 얻게 되리니, 이는 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니라. 팔방과 상하는 무궁(無窮)하여서 헤아릴 수 없듯이 부처님의 지혜도 이와 같아서 다함이 없도다. 그런데 천하의 사람들은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죽으면 어떤 길로 가는지를 알지 못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