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2_0228_a_01L
마하마야경 하권―일명 불승도리천위모설법―
012_0228_a_01L摩訶摩耶經卷下 一名佛昇忉利天爲母說法


석담경 한역
홍승균 번역
012_0228_a_02L 簫齊沙門釋 曇景 譯


이때 세존께서는 바사닉왕과 여러 대중들을 위하여 이와 같이 미묘한 법을 설하기를 마치시고는 앞뒤로 여러 비구들의 옹위를 받으면서 저 사위국으로부터 다시 다른 시골 마을들을 유행(遊行)하기 시작하셨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들을 두루 교화하여 제도하다가 드디어 저 니련선하(尼連禪河)에 이르셨다. 세존께서는 이 강가에 이르시자 욕의(浴衣)로 갈아입고 강물에 들어가서 목욕을 하셨다.
012_0228_a_03L爾時世尊爲波斯匿王及諸大衆妙法已與比丘衆前後圍遶從舍衛漸次遊行村邑聚落—所應度者悉周遍—乃至到於尼連禪河于時尊旣至河已著於浴衣入河洗浴
그런데 이때 저들 한량없는 백천의 무수한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ㆍ비인(非人) 등이 여래께서 강물에 들어가서 목욕을 하시는 것을 보고는 각각 모두 갖가지 바르는 향과 가루향들을 가지고 와서 공양하였다.
012_0228_a_08L無量百千天夜叉乾闥婆阿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人非人等旣見如來在河澡浴各持種種塗香末香而來供養
이때 이 니련선하 주위의 모든 물ㆍ육지ㆍ허공의 일체 중생들이, 목욕을 하고 계시는 여래의 몸이 마치 저 명경(明鏡)과 같이 미묘한 모습인 것을 보고는 다들 마음이 기쁘고 즐거워서 한결같이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켰다. 그러자 3독(毒)이 소멸하여 조복되어서 서로 잡아먹는 일이 없어졌으며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다.
012_0228_a_12L尼連禪河側水陸虛空一切衆生見如來身猶如明鏡睹妙形像皆生歡喜悉起慈心三毒消伏不相吞食咸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012_0228_b_01L이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이처럼 물과 육지와 허공에 있는 모든 중생들조차도 부처님의 몸을 뵙고는 오히려 그 마음에 환희가 일어서 이와 같이 보리심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도 정작 저 제바달다(提婆達多)는 석궁(釋宮)에서 태어난 부처님의 친속일 뿐만 아니라 또한 사문(沙門)이 되어서 항상 입으로 저 매우 깊고 미묘한 경전을 읽어서 외웠음에도 불구하고 여래께 항상 거역하는 일만 하며, 승려들의 화합을 깨뜨리고 부처님 몸에 피가 흐르게 합니다. 그리고는 아사세(阿闍世)를 교사하여 부왕(父王)을 살해하고 매일같이 풍미(豐美)한 여인들을 불러 놓고 잔치판을 벌이면서 교만하여 자신이 부처님과 대등하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저 작은 이익[小利]으로써 자신을 봉양하면서 스스로 자신을 불길로 태우고 있으니 설령 저 부처님들이 이 자를 도와 구출하려고 해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마치 저 노새가 비록 새끼를 배었으나 결국에는 자신의 목숨을 잃고 마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012_0228_a_16L爾時阿難卽白佛言今此水陸虛空之中諸衆生等見佛身已尚生歡喜發菩提心而提婆達多生在釋宮佛之親屬又作沙門口常讀誦深妙經典而於如來恒造逆事和合僧出佛身血教阿闍世殺害父日日招集豐美飮食而自憍慢與佛等爲小利養以火自燒設令諸佛欲救拔之不能爲益如騾懷妊喪身命
그러자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지금 네가 말한 바와 같이 제바달다는 항상 나에 대하여 원망하고 해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스스로 아비지옥(阿鼻地獄)의 인연을 짓고 있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들이 그 누구도 그를 구원하여 해탈시키지를 못한다. 나는 이와 같은 제바달다가 지극히 불쌍하다. 그는 이제 멀지 않아서 그 고업(苦業)의 핍박을 받게 될 것이다.”
012_0228_b_03L爾時世尊告阿難言如汝所提婆達多恒於我所生怨害心造阿鼻地獄因緣一切諸佛不能救我於提婆達多極生慈愍但其不苦業所逼
이때 부처님 곁에 있던 제바달다가 이러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는 크게 성이 나서 즉시 부처님을 버리고 그의 제자들을 데리고 마갈제국(摩竭提國)으로 가서 아사세에게 몸을 맡기려 하였다. 가는 도중에 무수한 까마귀 떼가 요란하게 울면서 어지러이 날아다녔으며, 또 험상궂은 소를 만났는데 마구 뿔로 받고 발로 짓밟으려고 하였다.
012_0228_b_07L提婆達多在佛左右聞此語已心大瞋恚卽捨於佛與其弟子往摩竭提國投阿闍世而於中有諸群烏急聲鳴喚飜飛亂擾逢惡牛欲觸蹈之
제자들이 이러한 광경을 보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우리가 이런 여러 조짐들을 보니 이것은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닙니다. 그러니 만약 이대로 간다면 그곳이 기필코 어떤 이익됨이 없을 것입니다.”
012_0228_b_11L其諸弟子見此相而語之言我等今者觀此諸瑞爲吉祥若所去處必無利益
그러자 제바달다가 대답하였다.
“어리석은 너희들이 무엇을 알겠느냐? 다만 속히 나를 따라만 올 일이요 여러 말할 필요가 없다.”
012_0228_b_13L提婆達多而答之言汝等愚癡何所知耶急隨我不須多云
그리하여 드디어 저 마갈제국에 도착하여 그 문지기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들어가서 내가 지금 여기에 와 있다고 너의 임금님께 여쭈어라.”
012_0228_b_15L旣到摩竭提國守門者汝入白王道我在此
그 문지기가 즉시 들어가서 그의 임금에게 알리자 아사세왕은 지금 제바달다가 그의 문 밖에 와 있다는 말을 듣고는 크게 화가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그의 이름조차도 듣기 싫은데 더구나 그를 이 두 눈으로 보아야 한단 말이냐? 마치 우박이 풀과 나무들을 모두 부러뜨리지만 땅에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스스로 녹아버리고 마는 것과 같이 이 악인(惡人)도 역시 이와 같다. 그는 남을 부추겨서 악을 행하도록 하여 그 선근을 파괴하고는 또다시 자기 자신의 선근마저 스스로 망쳐버린 자이다.”
그리고는 곧 문지기에게 명하여 그를 들이지 못하도록 하였다.
012_0228_b_16L守門人卽入白王阿闍世王聞提婆達多來在外已心大瞋恚而作是言乃至不欲聞其名字何況而應眼見之耶如雨雹摧折草木在地不久還自消如此惡人亦復如是教人行惡他善根復還自敗善根種子勅守門者勿聽其前
012_0228_c_01L제바달다는 아사세왕이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보고는 크게 고민을 하면서 손을 들어 머리를 치고 분하여 이를 갈면서 마구 욕설을 퍼부었다.
012_0228_b_23L時提婆達多見阿闍世王不許前已心大苦惱擧手拍頭齒罵詈
이때 우바라(優波羅) 비구니가 왕궁에서 나오다가 문 밖에서 제바달다의 이런 모습을 보고는 즉시 꾸짖었다.
“너는 지금 저 석종(釋種)으로서 성대함을 얻지 못하고 불법에 대하여 크게 유애(留礙)를 짖는 자로구나.”
012_0228_c_02L時優波羅比丘尼從王宮出而於門外見提婆達多卽呵之言今釋種不得熾盛於佛法中作大留
제바달다가 이 말을 듣고는 몹시 화를 내면서 주먹으로 그녀의 머리를 치자 비구니는 그만 목숨을 거두고 말았다. 제바달다가 저 나한(羅漢) 비구니를 해쳤으므로 곧 땅이 갈라지면서 사나운 불길이 크게 치솟아서 그의 몸을 휘감고는 지옥 속으로 끌고 들어가 버렸다.
012_0228_c_05L提婆達多聞此語已極大忿恚卽以手捲而打其頭彼比丘尼尋便命終提婆達多又害羅漢比丘尼故地卽開裂有大猛火纏繞其身牽入地獄
이때 세존께서 목욕을 마치시고는 여러 비구들을 향해서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셨다.
012_0228_c_09L爾時世尊澡浴訖已向諸比丘而說偈言

비유컨대 만일 악도에 가면
오르고 건너느라 늘 걱정 근심이지만
만일 평탄한 곳에 이르면
안온하여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노라.
012_0228_c_10L譬如行惡道
登涉長憂怖
若到平坦處
安隱無愁患

생사의 좁고 험한 길은
중생들이 언제나 두려워하지만
저 열반의 길만은
다니는 자들이 안온함을 얻는다네.
012_0228_c_12L生死險隘路
衆生恒恐怖
唯有涅槃道
行者獲安隱

내 지금 그곳을 가고 싶네.
공덕이 언제나 즐거운 그곳을.
012_0228_c_13L我今欲至彼
功德常樂處

세존께서 이와 같이 게송을 설하여 마치시고는 아난과 함께 왕사성에 이르러서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모든 법을 자세히 설하셨다.
012_0228_c_14L爾時世尊說此偈已與阿難俱至王舍城爲衆比丘廣說諸法
다음에 파련불읍(巴連弗邑)에 이르러서 모든 백성들과 장자와 거사와 범지(梵志) 등을 위하여 모든 법을 자세히 설하셨으며, 다음에는 또 비야리성(毘耶離城)에 이르러서 많은 이차(離車) 및 내녀(㮈女)들을 위하여 모든 법을 자세히 설하셨다.
012_0228_c_16L漸次到巴連弗邑爲諸人民長者居士及梵志廣說諸法漸次復到毘耶離城衆離車及柰女等廣演諸法
이때 세존께서 온몸에 병이 나서 여기저기가 모두 아팠다. 그러자 곧 존자(尊者) 아난을 돌아보고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온몸이 다 아프니 다만 그저 이 썩고 오래된 몸을 버리고 싶을 뿐이다. 너 아난은 마땅히 이를 알아야 할 것이다. 만약 비구나 비구니가 4신족(神足)을 얻는다면 능히 그 목숨을 머물게 할 수가 있어서 1겁 동안을 세상에 있을 수도 있고 1겁 안에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런데 더구나 그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래의 경우이겠는가?”
012_0228_c_19L爾時世尊擧身疾生處處皆痛卽便顧語尊者阿難我於今者身體皆痛唯欲捨此朽故之身阿難當知若比丘比丘得四神足則能住壽一劫在世減一劫況復如來所欲自在
012_0229_a_01L이때 아난이 천마귀(天魔)에게 가리어 있었으므로 묵묵히 아무런 대답이 없었으며 그러기를 두 번 세 번 하였으나 역시 아무 말이 없었다.
012_0229_a_01L是時阿難魔所蔽故默然無答乃至爯三皆默然
그러자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면 지금 너는 아무 나무 밑에 가서 오로지 정밀하게 생각하면서 모든 법들을 바르게 관찰하도록 하라.”
012_0229_a_03L爾時世尊語阿難言汝今可往到一樹下專精思惟正觀諸法
그런데 이때 저 마왕 파순(波旬)이 곧장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 아래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전에 부처님께 열반에 들기를 권청(勸請)하였을 때에 세존께서 저에게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나의 여러 제자들인 비구ㆍ비구ㆍ우바새ㆍ우바이들이 아직 모두 구족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아직 열반에 들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런데 지금은 이들 4부(部)의 무리들이 구족하여 그 제도함을 이미 모두 마쳤으니 부디 선서(善逝)께서는 속히 열반에 들도록 하소서.”
012_0229_a_04L魔波旬卽來佛所稽首禮足而白佛我於往昔勸請世尊入於涅槃世尊而答我言≺我諸弟子—比丘丘尼優婆塞優婆夷—未具足故所以未應入於涅槃≻世尊今者諸四部衆皆悉具足所度已畢唯願善逝速入涅槃
세존께서 마왕 파순에게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좋은 말이로다. 마왕 파순이여, 여래는 지금부터 석 달이 지나면 열반에 들 것이니 그렇게 알라.”
012_0229_a_11L爾時世尊卽答魔言善哉波旬當知如來卻後三月入於涅槃
그러자 파순이 이와 같은 부처님의 허락을 받고는 기뻐 날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하였다. 그러고는 부처님의 발에 정례를 올린 다음 다시 저 천궁(天宮)으로 돌아갔다.
012_0229_a_12L時魔波旬見佛許已歡喜踊躍不能自勝頂禮佛足還歸天宮
이와 같이 여래께서 저 천마(天魔)에게 허락을 하셨으므로 이후 석 달이 지나면 열반에 들어야 할 처지였다. 그래서 곧장 한량이 없는 수명을 버리고 신통의 힘으로 나머지 석 달을 살아 계셨다.
012_0229_a_14L爾時如來旣許天魔卻後三月當入涅槃卽便捨於無量之壽以神通力故住命三月
이때 저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을 하고 태양이 그 찬란한 빛을 잃었으며 풍우가 그 정상을 잃었다. 그리고 천ㆍ용 등 8부의 무리들이 한결같이 두려워 떨면서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그 주위와 공중을 가득 채웠다.
012_0229_a_17L于時大地六種震動無精光風雨違常天龍八部莫不駭來至佛所側塞空中
이때 존자 아난이 이러한 광경을 보고는 너무나 놀라서 머리털이 곤두섰다. 그래서 급히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어찌하여 갑자기 이와 같은 광경이 벌어지는 것입니까?”
012_0229_a_19L時尊者阿難見此相已心驚毛豎疾詣佛所而白佛言今者何緣忽有此相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악마 파순이 지난번에 내가 있는 곳에 와서 나에게 열반에 들라고 권하기에 내가 이를 허락하였다. 그리고 곧장 목숨을 버렸는데 지금 저 신통력으로 석 달 동안 그 목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012_0229_a_21L佛告阿難惡魔波旬向來我所勸請於我令入涅槃我已許之卽便捨壽以神力故住命三月
012_0229_b_01L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항상 사신족을 갖춘 사람은 능히 1겁 동안을 머물러 살 수도 있고, 1겁 동안을 멸하여 없어질 수도 있어서 마음대로 자유자재하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어째서 여래께서는 이 세상에 오래 머물지 않으시고 저들 제행(諸行)과 그것이 같다고 말씀하십니까?”
012_0229_b_01L阿難白佛言世尊常說神足人則能住壽一劫若減一劫意自在云何如來不久住世同於諸
그러자 여래께서 아난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앞서 너에게 이와 같은 말을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천마가 너를 가려버렸기 때문에 너는 나에게 더 이상 머물도록 청할 줄을 몰랐던 것이다. 내가 이미 허락을 하였으니 어떻게 더 살아 있을 수 있단 말이냐? 아난아, 너는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제행의 법이 모두 이와 같아서 언제나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012_0229_b_04L于時如來答阿難言我向爲汝如此語魔蔽汝故不知請住我已許云何住壽阿難當知一切諸行法皆如是不得常存
아난이 이와 같은 말씀을 듣고는 혼란스럽고 괴로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는 슬피 울면서 깊이 자신의 잘못을 추급(追及)하여 뉘우쳤다.
012_0229_b_07L爾時阿難聞佛此迷悶懊惱不能自勝悲號啼泣追悔責
이때 세존께서 아난과 함께 차례로 여러 나라와 고을과 마을들을 찾아다니면서 모든 법들을 자세히 설하니 그 교화하여 제도된 자들이 이루 일컬어 셀 수가 없을 정도였다.
012_0229_b_09L爾時世尊與阿難俱漸次遊到諸國界村邑聚落廣說諸法可化度不可稱計
그리고는 다시 구시나갈국(鳩尸那竭國)의 역사(力士)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가서 희련하(熙連河) 곁에 있는 사라쌍수(娑羅雙樹) 사이에 이르러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지금 저 승상(繩床)에다 머리를 북쪽으로 하여 눕혀라. 지금 나는 몸이 지극히 고통스럽다. 그러니 오늘 밤에 열반에 들어야겠다.”
012_0229_b_11L漸次復到鳩尸那竭國力士生地熙連河側娑羅雙樹而語阿難可安繩牀而令北首今身體極大苦痛入於中夜當取涅
아난이 지시를 받고 승상을 마련하자 부처님께서 오른쪽 가슴을 땅에 붙이고 자리에 누우셨다. 이때 아난이 이처럼 부처님께서 누우신 것을 보고는 부처님 뒤에 숨어서 슬피 울면서 몹시 괴로워하였다.
012_0229_b_15L阿難受教施繩牀已佛卽就臥脅著地爾時阿難見佛臥已隱於佛後悲泣流淚極大苦惱
세존께서 곧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아난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
012_0229_b_17L世尊卽便問諸比丘阿難今者爲在何許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지금 부처님 뒤에 가까이 있으면서 눈물을 흘리며 근심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012_0229_b_18L諸比丘近在於佛後垂淚憂惱
012_0229_c_01L그러자 부처님께서 크게 자비하신 범음(梵音)으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어린아이처럼 그렇게 울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죽고 사는 일이란 모두가 다 이와 같기 때문이니라. 그러니 다만 전념하여 모든 법만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너는 옛날부터 나를 따라 모신 이래로 그 신업ㆍ구업ㆍ의업이 지극히 순수하고 선량하여 일찍이 털끝만큼이라도 어떤 과실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러니 너는 지금 마땅히 해탈만을 열심히 구해야 한다. 그리하여 저 슬픈 마음일랑 단호히 끊어 버리고 스스로 그처럼 괴로워하지 말라.”
012_0229_b_19L如來卽以大悲梵音告阿難言汝今不應猶如嬰而自啼泣所以者何生死之中悉如此但當專念思惟諸法汝從往看侍我來意業極爲純善曾見汝有毫過失今者宜應勤求解忍割悲心勿自煎惱
그러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여래께서 반열반을 하시게 되면 그 사유(闍維:茶毘)는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합니까?”
012_0229_c_02L爾時阿難而白佛言如來入於般涅槃後闍維之當云何耶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사유하는 방법은 저 전륜성왕과 같이 하되 천단(千端)의 깨끗한 새 모직물[氎]을 취하여 이를 부처님의 몸에 감고 향유(香油)를 내금관(內金棺)에 뿌리도록 하라. 그리고 또 금관 안의 은관(銀棺)에다 뿌리고 또 은관 안의 동관에다 뿌리고 또 동관 안의 철관에도 뿌려라. 그런 다음 갖가지 향기로운 섶을 쌓아 놓고 사유를 할 것이며, 그리하여 그 사리를 수습해서 탑묘(塔廟)를 세우고 표찰(表刹)과 번개(幡蓋) 등 갖가지로 공양하도록 하라.”
012_0229_c_04L佛告阿難闍維之法轉輪聖王取於千端新淨之㲲用纏佛身香油灑灌內金棺中又以金棺內銀棺中又以銀棺內銅棺中又以銅棺內鐵棺中積衆香薪而用闍維收拾舍利起立塔廟表剎幡蓋種種供養
그리고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저 성 안에 들어가서 저들 여러 역사들에게 말하라. 내가 지금 여기서 오늘 밤에 열반에 드니 만약 와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시간이 이와 같다는 것을 알라고 전하라.”
012_0229_c_10L爾時世尊告阿難言汝今入城告諸力士道我在此夜入涅槃若欲來者宜自知時
곧 아난이 이와 같은 지시를 받고는 즉시 성 안으로 들어가서 거리와 도로를 돌며 높은 소리로 외쳤다.
“저 삼계의 대사(大師)이신 여래ㆍ응공께서 지금 사라쌍수 숲속에 계신데 오늘 밤이면 곧 열반에 드시게 됩니다. 그러니 만약 여러분들 중에 혹시 예배를 드리고 공양을 올리고 싶거나 또는 물어서 처결할 일이 있는 자들은 그 시간이 이와 같다는 것을 아십시오.”
012_0229_c_12L阿難受勅卽便入城街巷道路高聲唱言三界大師如來應供—今近在於雙樹之間當於中夜而取涅槃諸人若欲禮拜—供養幷欲諮決宜知是時
여러 역사들이 이 말을 듣고는 다들 모두 크게 괴로워하면서 아난에게 물었다.
“세존께서 멸도(滅度)하심이 어이 그리도 빠르십니까? 저희들은 이제 어디에도 의지할 곳이 없게 되었습니다.”
012_0229_c_16L時諸力士聞此語已皆大懊惱問阿難言世尊滅度一何駛哉我等從今無所依怙
그리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길을 따라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갔다.
012_0229_c_18L涕淚緣路往詣佛所
이때 희련하 부근을 사라 나무가 두루 에워싸고 있었는데 그 너비와 길이가 480리나 되었으며, 그리고 천ㆍ용 등 8부중들이 이를 가득 채워서 조금도 빈자리가 없었는데 이들이 아들 한결같이 슬피 울고 괴로워하면서 세간이 그만 그 자부(慈父)를 잃어버리게 되었다고들 하였다. 그리고는 각자 서로 일러 말하였다.
“우리가 이제부터 저 생사의 바다에 빠지게 되었다. 그런데 누가 있어 이를 건져 내어서 구해 준단 말인가?”
012_0229_c_19L熙連河側娑羅雙樹周帀縱廣四百八十里天龍八部充塞盈滿閒無空缺莫不戀慕悲號苦惱世閒失於慈父各相謂言我等從今方淪生死誰拔濟者
012_0230_a_01L이때 저 성 안에 한 범지(梵志)가 있었으니 그 이름이 수발다라(須跋陀羅)이며 그 나이가 120세였다. 그런데 이 자가 지금 부처님께서 사라쌍수 사이에 계시면서 오늘 밤에 열반에 드신다는 말을 듣고는 즉시 부처님께서 계신 곳을 찾아가서 아난에게 말하였다.
“내가 들으니 일체지자(一切智者)이신 여래께서 오늘 밤에 열반에 드신다고 하므로 좀 의문 나는 것이 있어서 여쭈어 보았으면 합니다. 그러니 부디 직접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싶습니다.”
012_0229_c_23L爾時城中有一梵志名須跋陁羅年百二十歲佛近在雙樹之閒當於中夜而入涅卽往佛所白阿難言我聞如來一切智者當於中夜而入涅槃欲少決唯願聽前
그러자 아난이 마음속으로 생각해 보았다.
‘지금 이 범지는 오랫동안 이견(異見)을 익혀온 자이다. 그러니 반드시 그는 지금 부처님과 논쟁을 벌여서 몸이 아프신 세존을 번잡하고 어지럽게 할 것이다.’
그러고는 곧 말없이 침묵하여 이를 들어 주지 않았으며 이러기를 여러 번 하였으나 역시 그와 같이 하였다.
012_0230_a_05L是時阿難心自念言此梵志久習異見必於今者與佛論世尊身痛而作擾亂卽便默然不聽許之乃至三請亦復如是
이때 세존께서 천이(天耳)로 멀리서 이를 들으시고는 아난에게 말하였다.
“너는 그 늙은 범지를 이리 데려오도록 하라. 그는 곧 나의 마지막 제자가 될 것이다.”
그리하여 수발다라가 부처님을 뵙게 되자 뛸 듯이 기뻐하며 두면례(頭面禮)를 올렸다.
012_0230_a_08L爾時世尊天耳遙聞語阿難言汝可聽是老梵志前此卽是吾最後弟子須跋陁羅旣見佛已歡喜踊躍頭面作禮
세존께서 그를 위하여 8정도법(正道法)을 설하시자 그는 즉시 그 자리에서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었다. 그리고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 죽고 사는 고통의 바다는 이미 부처님의 힘을 입어서 얻어 지나게 되었습니다만 지금 대사께서 이처럼 열반에 드시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 제가 먼저 멸도를 취하겠습니다.”
그러고는 즉시 부처님 앞에서 반열반에 들었다.
012_0230_a_12L爾時世尊隨應爲說八正道法卽於座上得羅漢果而白佛言生死苦海已蒙得過不忍當見大師涅槃我今當先而取滅度卽於佛前入般涅槃
이때 세존께서 저들 8부(部)의 모든 대중들을 위하여 묘법(妙法)을 설하시기를 마치신 다음 열반해야 할 시간인 밤중이 되자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셨다.
012_0230_a_16L爾時世尊爲諸八部一切大衆說妙法已旣至中夜涅槃時到而說偈言

저들 모든 중생들에 대해
마땅히 내가 제도해야 할 인연이 끝났다.
밤이 고요하고 기운이 평화로우니
열반에 들 때가 이르렀구나.
012_0230_a_18L我於諸衆生
應度緣今畢
夜靜氣恬和
涅槃時已到
012_0230_b_01L
이때 세존께서 이와 같이 게송을 설하시고는 즉시 초선(初禪)에 드셨으며, 초선에 드신 뒤 다시 2선(禪)에 드시고, 2선에 드신 다음 3선에 드시고, 3선에 드신 다음 4선에 드시고, 4선에 드신 다음 공처(空處)에 드시고, 공처에 드신 다음 식처(識處)에 들고, 식처에 드신 다음 무소유처(無所有處)에 드시고, 무소유처에 드신 다음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에 드시고, 비상비비상처에 드신 다음 멸진정수(滅盡正受)에 드셨다.
012_0230_a_20L爾時世尊說此偈已卽入初禪入初禪已復入二禪入二禪已次入三禪入三禪已次入四禪入四禪已次入空處入空處已次入識處入識處已次入無所有處入無所有處已次入非想非非想處入非想非非想處已次入滅盡正受
이때 이 모임에 모인 대중들이 이미 여래의 제근(諸根)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곧 아나율(阿那律)에게 물었다.
“세존께서 지금 열반에 드셨습니까?”
012_0230_b_04L時會大衆旣見如來諸根不動卽便問於阿那律言世尊今者入涅槃未
아나율이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지금 멸진정수에 드셨습니다.”
012_0230_b_06L阿那律語諸人言世尊今入滅盡正受
이때 세존께서 저 멸진정수로부터 나오셔서 다시 비상비비상처로 드셨으며, 비상비비상처에서 나오셔서 다시 무소유처에 드셨고, 무소유처에서 나오셔서 다시 식처에 드셨고, 식처에서 나오셔서 다시 공처에 드셨고, 공처에서 나오셔서 다시 4선(禪)에 드셨고, 4선에서 나오셔서 다시 3선에 드셨고, 3선에서 나오셔서 다시 2선에 드셨고, 2선에서 나오셔서 다시 초선에 드셨다.
012_0230_b_07L爾時如來出滅盡正受還入非想非非想處出非想非非想處還入無所有處出無所有處還入識處出於識處還入空處於空處還入四禪出於四禪還入三出於三禪還入二禪出於二禪還入初禪
그리고는 곧 그 초선에서 다시 2선에 드셨고, 2선에서 나오셔서 3선에 드셨고, 3선에서 나오셔서 4선에 드셨고, 4선에서 나오셔서 공처에 드셨고, 공처에서 나오셔서 식처에 드셨고, 식처에서 나오셔서 무소유처에 드셨고, 무소유처에서 나오셔서 비상비비상처에 드셨고, 비상비비상처에서 나오셔서 멸진정수에 드셨으니, 곧 이곳에서 반열반을 하셨다.
012_0230_b_13L卽於初禪還入二禪出於二禪而入三禪出於三禪而入四禪於四禪而入空處出於空處而入識出於識處入無所有處出於無所有處入非想非非想處出非想非非想處入滅盡正受則於彼處而般涅
그런데 이때를 당하여 대지가 진동하고 천ㆍ용 등 8부의 무리가 구슬피 울면서 술렁거렸다.
012_0230_b_19L當於爾時大地震動天龍八部泣騷擾
하늘의 제석과 범천왕이 다음과 같이 게송을 말하였다.
天帝釋及梵天王而說偈言

죽고 사는 것이 진실함이 없으니
헛되이 모든 중생들만 속이누나.
지금 모니(牟尼) 세존께서
이것을 버리셨는데 오히려 눈물이 흐르네.
012_0230_b_20L生死無眞實
虛誑諸衆生
今者牟尼尊
棄之猶涕唾

그러자 중생들이 서로 함께 일러 말하였다.
“여래께서 멸도를 하심이 어이 그리도 빠르시단 말인가? 이제 저 삼계의 뇌옥(牢獄)을 누가 해탈시켜 준단 말인가?”
012_0230_b_22L時諸衆生共相謂言如來滅度何其駛哉三界牢獄誰爲解脫
012_0230_c_01L그 가운데 어떤 자는 땅 위에 뒹굴기도 하고, 어떤 자는 의복과 영락(瓔珞)을 잡아당겨 끊어서 찢기도 하고, 어떤 자는 머리털을 쥐어뜯고 가슴을 치며 크게 울부짖기도 하였다.
012_0230_c_01L其中或有宛轉于地或有牽絕衣服瓔珞或拔頭髮搥胸大叫
그러자 곧 아난이 성 안으로 들어가서 두루 역사들에게 고하였다.
“여래께서 어젯밤에 이미 열반에 드셨다. 그러니 너희들은 마땅히 공양을 바치어 사유하라.”
012_0230_c_03L爾時阿難卽便入城普告力士如來昨夜已入涅槃汝等宜應供養闍維
역사들이 이 말을 듣고는 마음이 크게 괴로워서 다들 그를 따라서 저 사라쌍수 밑으로 왔다. 세존께서 이미 반열반하신 것을 보고는 너무나 안타깝고 애통하여 어쩔 줄을 몰라 하며 곧장 아난에게 물었다.
“저희들은 여래의 몸을 어떻게 사유해야 할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012_0230_c_05L諸力士等聞此語已心大苦痛皆悉相隨至雙樹所旣見世尊已般涅槃悶絕震慟不能自勝卽問阿難我等不知云何闍維如來之身
그러자 아난이 대답하였다.
“내가 어제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더니 세존께서는 저 전륜성왕을 사유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하라고 유언을 하셨다.”
그리고는 아난이 이를 차례로 갖추어서 설명하여 주었다.
012_0230_c_09L阿難答言我於昨日已諮問佛世尊遺勅令如轉輪聖王闍維之法阿難具爲次第說之
여러 역사의 무리들이 이 말을 듣고 즉시 공양에 필요한 것들을 철저히 준비하였는데 모든 일들을 아난이 시키는 대로 하였으니, 바로 저 전륜성왕을 관빈(棺殯)하는 방법으로 하였다.
012_0230_c_11L諸力士衆聞此語已卽便嚴辦供養之具事事皆依阿難所說—如轉輪聖王棺殯之法
그런데 이때 마야가 하늘 위에서 다섯 가지 쇠락하는 모습[衰相]을 보았으니, 첫째는 머리 위의 꽃이 시드는 것이고, 둘째는 겨드랑이 밑에서 땀이 나는 것이며, 셋째는 정수리의 광명이 사라지는 것이요, 넷째는 두 눈이 자주 깜박거리는 것이며, 다섯째는 자리가 즐겁지 않은 것이었다.
012_0230_c_13L摩耶卽於天上見五衰相一者頭上花萎二者腋下汗出三者頂中光四者兩目數瞬五者不樂本座
그리고 또 그날 밤에 다섯 가지 큰 악몽을 꾸었는데, 첫째 꿈은 저 수미산이 무너지고 사방의 바닷물이 말라 버리는 것이고, 둘째 꿈은 여러 나찰(羅刹)들이 다들 손에 날카로운 칼을 들고 다투어 모든 중생들의 눈알을 뽑아내는데 때마침 흑풍(黑風)이 불어와서 모든 나찰들이 다들 뜀박질을 하면서 설산(雪山)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012_0230_c_16L於其夜得五大惡夢一夢須彌山崩四海水竭二夢有諸羅剎手執利刀競挑一切衆生之眼時有黑風吹諸羅剎皆悉奔馳歸於雪山
012_0231_a_01L셋째 꿈은 욕계(欲界)와 색계(色界)의 여러 하늘들이 갑자기 보관(寶冠)을 잃고 스스로 영락을 끊어 버린 다음 자리가 편안하지 못하며 그 몸에 광명이 없어서 마치 저 먹물덩어리와 같은 것이고, 넷째 꿈은 저 여의주왕(如意珠王)이 높은 당간(幢竿) 위에서 항상 진보(珍寶)를 비처럼 뿌려서 모든 공급이 두루 흡족함에도 불구하고 저 네 마리 독룡(毒龍)이 입에서 불을 내뿜으면서 저 당간을 불어서 넘어뜨리고 그 여의주를 삼켜 버리며 빠르고 사나운 악풍(惡風)이 이를 휘몰아서 깊은 못에다 빠뜨려 버리는 것이며, 다섯째 꿈은 다섯 마리 사자가 공중에서 내려와서 마하마야의 젖을 물고 그 왼쪽 갈비뼈 속으로 들어가 버리니 심신(心身)이 아프기가 마치 칼로 에이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012_0230_c_20L三夢欲色界諸天忽失寶冠自絕瓔珞不安本身無光明猶如聚墨四夢如意珠在高幢上恒雨珍寶周給一切四毒龍口中吐火吹倒彼幢吸如意猛疾惡風吹沒深淵五夢有五師從空來下嚙摩訶摩耶乳入於左脅身心疼痛如被刀劍
이때 마하마야가 이와 같은 꿈을 꾸고는 그만 놀라서 잠을 깨어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방금 잠을 자다가 문득 이러한 길상(吉祥)하지 못한 꿈을 꾸었으니 심신이 모두 지극히 근심스럽고 괴롭다. 그런데 전에 내가 백정왕궁(白淨王宮)에 있을 때에도 낮에 잠을 자다가 매우 희유한 꿈을 꾸었는데, 어떤 천자가 황금색의 몸을 하고 흰 상왕(象王)을 타고 따르는 여러 천자들이 미묘한 기악(妓樂)을 연주하면서 일정(日精)을 관하여 나의 오른쪽 가슴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그 때는 나의 심신이 안락하여 아무런 고통이나 번뇌가 없었으니 곧 저 실달(悉達)태자를 임신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 광명이 종족(宗族)들을 빛나게 하고 저 세상을 밝게 비추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 다섯 가지 꿈이 매우 두렵고 무서우니 이는 필시 나의 아들 석가여래가 반열반에 드는 악상(惡相)일 것이다.”
012_0231_a_04L時摩訶摩耶見此夢已卽便驚寤而作是言我於向者眠寢之中忽然見此非吉祥事令我身心極爲愁苦往昔在於白淨王宮因晝寢中得希有夢—見一天子身黃金色乘白象王從諸天子作妙妓樂觀日之精入我右脅身心安樂無有痛惱—卽便懷妊悉達太子光顯宗族爲世照明今此五夢甚可怖畏必是我子釋迦如來入般涅槃之惡相也
그리고는 곧장 나머지 여러 천자들을 향하여 꿈에서 본 여러 가지 일들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012_0231_a_14L卽便向餘諸天子等廣說夢中所見諸事
이때 존자 아나율이 이미 모두 관빈을 마친 여래의 몸을 보고는 즉시 도리천 위로 올라가서 마하마야가 있는 곳에 이르러 다음과 같이 게송을 말하였다.
012_0231_a_15L爾時尊者阿那律旣見棺殯如來身已卽便昇於忉利天上摩訶摩耶所而說是偈

대사(大師)는 가장 수승한 천중천(天中天)으로
모든 세간을 훌륭하게 인도하신 분이라네.
그런데 지금 이미 저 무상한 바다의
마갈대어(摩竭大魚)에게 먹힌 바 되었네.
012_0231_a_17L大師最勝天中天
善導一切世閒者
今已爲彼無常海
摩竭大魚之所吞

바로 저 구시나갈이란 나라에 있는
사라나무 숲의 쌍수 사이에서
이제 곧 멀지 않아 성의 동문을 나가서
갖가지 공양을 올려 사유할 것이니
천인 등 8부의 무리가 몰려들어서
울부짖는 진동 소리가 삼천세계를 꿰뚫으리라.
012_0231_a_19L在於鳩尸那竭國
娑羅林中雙樹閒
不久當出城東門
種種供養而闍維
天人八部衆盈溢
號哭震動徹三千

이처럼 아나율이 게송을 설하기를 마치고는 다시 곧장 여래의 관빈이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012_0231_a_22L時阿那律說此偈已卽便還下如來棺所
012_0231_b_01L이때 마하마야가 이처럼 아나율이 게송을 설하는 것을 듣고는 그만 기절하여 쓰려졌다. 여러 천녀(天女) 등이 얼굴에다 찬물을 뿌렸더니 한참 만에 다시 소생하였다. 그리고는 몸의 모든 장식들을 스스로 뽑아버리고 슬피 울며 눈물을 흘리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내가 지난밤에 다섯 가지 악몽을 꾸고 나서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리라는 것을 분명히 알았다. 그런데 지금 과연 아나율이 와서 이미 부처님께서 저 사라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셨으며 머지않아 곧 사유할 것이라고 하는구나. 어찌 이다지도 괴롭단 말인가? 세간안(世間眼)이 멸도를 하시다니, 어찌 이다지도 빠르단 말인가? 인천(人天)의 복이 다하였구나.
012_0231_b_01L爾時摩訶摩耶聞阿那律說此偈已悶絕躄地諸天女等以冷水良久乃蘇自拔頭髮絕莊嚴具泣垂淚而作此言我於昨夜得五惡決定當知佛入涅槃今者果見阿那律來云已滅度在雙樹閒不久便應而就闍維何其苦哉世閒眼滅其疾哉人天福盡
전에 내가 백정왕의 왕궁에서 부처님을 낳은 지 겨우 이레 만에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래서 손수 이를 안아서 키우면서 모자간의 정을 펼쳐 보지도 못하고 마하파사바제(摩訶波闍波提)인 이모에게 부탁하여 그로 하여금 젖을 먹여서 키우게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차츰 장대하여 그 나이가 19 세에 이르자 한밤중에 성(城)을 넘어서 그만 나가 버렸으므로 온 성의 안팎이 모두 슬퍼하고 괴로워하지 않은 자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성도(成道)한 뒤에는 그 세간의 혜안을 열어서 마치 저 자정(慈情)이 많은 아버지처럼 모든 자들을 감싸서 보호하여 주었다. 그런데 어찌 이처럼 어느 날 하루아침에 그만 열반에 들고 만단 말인가? 저 무상의 악적(惡賊)이 지극히 흉포하여 이와 같이 나의 정각(正覺)의 아들을 해치고 말았구나.”
012_0231_b_08L昔日在於白淨王始生七日我便命終竟未抱育展母子情付囑摩訶波闍波提令其姨而乳養之及已長大至年十九便於中夜踰城而出擧宮內外莫不悲旣成道已開世慧眼覆護一切如慈父如何一旦便入涅槃無常惡極爲兇暴而能害我正覺之子
그리고는 곧 대중들 속에서 게송을 설하였다.
012_0231_b_15L於衆中而說偈言

한량이 없는 겁을 지나는 동안에
언제나 서로 모자가 되었었는데
그대가 이미 정각을 이루었으니
이 인연이 그만 영구히 끊기었고
012_0231_b_16L於無量劫來
常共爲母子
汝旣成正覺
此緣方永斷

또다시 지금에 와서는
저 반열반에 들고 말았구나.
그런데 저 높고 큰 나무로 말하면
온갖 새들이 서로 의지해 살면서
012_0231_b_18L而復於今者
便入般涅槃
譬如高大樹
衆鳥依共棲

아침이면 흩어져 나갔다가는
저녁이면 다시 돌아와서 모이는데
그대와 내가 모자간이 되어서
생사의 나무에 함께 서로 살다가
012_0231_b_19L晨旦各分離
到暮還歸集
與汝爲母子
共在生死樹

도과(道果)를 이룬 뒤로는
이 같은 근원을 길이 끊어 버리고
다시 멸도를 취했으니
다시는 만나 볼 길이 영영 없구나.
012_0231_b_20L旣得成道果
長絕此源本
又復取滅度
無有會見期
012_0231_c_01L
이처럼 마하마야가 게송을 설하고는 그만 울음을 터뜨리며 괴로워하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하였다. 그리고는 저들 한량없는 천녀 등의 권속에 둘러싸여서 미묘한 기악(妓樂)을 연주하며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며 노래를 부르고 찬탄하면서 공중에서 내려와 사라쌍수가 있는 곳을 찾아갔다.
012_0231_b_22L時摩訶摩耶說此偈已涕泣懊惱能自勝與於無量諸天女等眷屬圍作妙妓樂燒香散花歌頌讚歎空來下趣雙樹所
사라쌍수 숲에 이르러서 멀리서 부처님의 관을 보고는 그만 너무나 아득하여 몸을 가누지 못하였다. 여러 천녀 등이 그 얼굴에다 물을 뿌렸더니 비로소 다시 깨어나서 앞으로 관이 있는 곳까지 나아가 정례를 올리고 눈물을 흘리며 비통해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예로부터 우리는 저 한량없는 오랜 세월 동안 영원토록 서로 모자간이 되어서 일찍이 한 번도 서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처럼 하루아침에 복이 다하였도다. 그들이 바야흐로 혼미하여진다고 한들 누가 그들을 위하여 이를 열어서 인도한단 말인가?”
012_0231_c_03L到娑羅林中已見佛棺卽大悶絕不能自勝諸天女以水灑面然後方蘇前至棺所頂作禮垂淚悲惱而作此言昔於過去無量劫來長爲母子未曾捨離旦於今無相見期嗚呼苦哉衆生福方當昏迷誰爲開導
그리고는 즉시 저 하늘의 만다라화(曼陀羅華)ㆍ마하만다라화ㆍ만수사화(曼殊沙花)ㆍ마하만수사화를 관 위에 뿌리면서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였다.
012_0231_c_09L卽以天曼陁羅花摩訶曼陁羅花曼殊沙花摩訶曼殊沙花用散棺上而說偈言

지금 이 사라쌍수 숲 속에는
천ㆍ용 등 8부의 무리들이
통곡하는 소리들만 들리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012_0231_c_11L今此雙樹閒
天龍八部衆
惟聞啼哭音
不知何所說

마치 앵무새가 어지러이 울듯이
그 말소리를 알 수가 없으니
땅을 가득 메운 자들이
마치 죽지 꺾인 새들처럼
일어나 날아가질 못하는구나.
여래께서 열반하신 이 숲속에서.
012_0231_c_13L譬鸚鵡亂鳴
不能解其語
充塞在於地
猶如折翮鳥
不能起飛趣
如來涅槃林

오랜 세월에 쌓아온 은애(恩愛)가
저 자가라조(遮迦羅鳥)와 같건만
지금 이 무상의 바람이
제각각 다른 곳으로 불어서 흩어지는구나.
012_0231_c_15L曠劫積恩愛
似遮迦羅鳥
今者無常風
吹散各異處

괴로움에 쌓인 모든 중생들이
법의 감로를 희망하니
마치 저 난제조(蘭提鳥)가
애타게 비를 기다림과 같구나.
012_0231_c_16L在苦諸衆生
悕望法甘露
猶如蘭提鳥
渴仰待天雨

무엇 때문에 이제 와서 갑자기
그렇게도 빨리 열반에 드는고.
두꺼운 관 속에 몸을 감추었으니
내가 여기 온 것을 알기나 할런지.
012_0231_c_17L何故便於今
而速入涅槃
潛身重棺中
知我來此不
012_0232_a_01L
이처럼 마하마야가 게송을 설한 다음 여래의 승가리(僧伽梨)와 발다라(鉢多羅)와 석장(錫杖)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이것을 잡고는 왼손으로 머리를 치면서 몸을 들었다가 마치 저 태산이 무너지듯이 땅에다 내던졌다. 그리고는 구슬피 울부짖고 끊어질 듯이 통곡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의 아들이 전에 이와 같은 것들을 입거나 집거나 하고 이 세간을 널리 복되게 하였으며 하늘과 사람들을 이익되게 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이 물건들을 소유할 주인이 없으니, 아 괴롭구나. 이 아픔을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012_0231_c_19L爾時摩訶摩耶說此偈已顧見如來僧伽梨衣及鉢多羅幷以錫杖右手執之左手拍頭擧身投地如太山崩悲號慟絕而作是言我子昔日執著此等廣福世閒利益天人今此諸物空無有主嗚呼苦哉痛不可言
그러자 이때 저들 8부의 무리와 사부대중들이 마하마야가 이처럼 근심하면서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는 비감한 마음이 한층 더해져서 눈물이 마치 빗줄기와 같이 쏟아졌으며, 그것이 제석의 힘으로 다시 강물로 변해서 흘러 내렸다.
012_0232_a_02L八部及以四衆見摩訶摩耶憂惱如倍更悲感淚下如雨帝釋力故成河流
이때 세존께서 크신 신력(神力)을 쓰셨으므로 관(棺)의 뚜껑들이 저절로 열리게 되었으며, 그리하여 세존께서 관 가운데서 합장을 하고 일어나셨는데 마치 사자왕이 처음에 굴 밖으로 나올 때에 용맹을 떨치는 기세와 같았다. 그리고 몸의 털구멍으로부터 일천 가지 광명을 방출하셨는데 그 광명 하나하나마다 모두 일천의 화불(化佛)이 있었으니, 이들 화불이 모두 합장하고 저 마하마야를 향하여 부드러운 범음(梵音)으로 어머니께 문안을 올렸다.
“멀리서 그 몸을 굽히시어 이 염부제까지 내려오셨습니다. 제행(諸行)의 법이 원래 그러한 것이니 부디 그만 울음을 거두십시오.”
012_0232_a_05L爾時世尊以大神力故令諸棺蓋自開發便從棺中合掌而起如師子王初出窟時奮迅之勢身毛孔中千光明一一光明有千化佛悉皆合向摩訶摩耶以梵軟音問訊母言遠屈來下此閻浮提諸行法爾願勿啼泣
그리고는 즉시 그 어머니를 위하여 다음과 같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卽便爲母而說偈言

모든 복전(福田) 중에서
부처님의 복전이 제일이며
세상의 모든 여인들 중에서
옥녀(玉女)의 보배로움이 제일입니다.
012_0232_a_12L一切福田中
佛福田爲最
一切諸女中
玉女寶爲最

지금 이처럼 나를 낳으신 어머니가
뛰어나게 훌륭하여 짝이 없으니
능히 저 삼세(三世)를 통해서
불보ㆍ법보ㆍ승보를 낳으셨네.
012_0232_a_14L今我所生母
超勝無倫比
能生於三世
佛法僧之寶

그래서 내가 관 속에서 일어나
기꺼이 합장하고 찬탄을 하니
나를 낳으신 은혜를 갚아
나의 애틋한 효도의 정을 보여 드리리.
012_0232_a_15L故我從棺起
合掌歡喜歎
用報所生恩
示我孝戀情

부처님들은 비록 멸도를 하셨지만
법보와 승보는 항상 머무니
어머님은 근심 걱정을 마시고
무상을 잘 관찰하여 수행하소서.
012_0232_a_16L諸佛雖滅度
法僧寶常住
願母莫憂愁
諦觀無上行

이와 같이 세존께서 게송을 설하시자 마하마야가 조금은 스스로 위안이 되었다. 그래서 그 안색에 차츰 갓 피어나는 연꽃처럼 화색이 돌았다.
012_0232_a_18L爾時世尊說此偈已摩訶摩耶小自安慰顏色漸悅如蓮花敷
그런데 이때 아난이 부처님께서 일어나시는 것을 보고, 또 이와 같이 게송을 설하시는 것을 듣고는 눈물을 흘리며 오열하다가 이를 억지로 참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필시 저 후세의 중생들이 저에게 물을 것입니다. ‘세존께서 반열반을 하실 때에 다시 무슨 말씀을 하셨는가’ 하고 말입니다. 그러면 제가 어떻게 대답을 하여야 하겠습니까?”
012_0232_a_20L于時阿難見佛起已又聞說偈垂淚嗚咽强自抑忍卽便合掌而白佛言後世衆生必當問我≺世尊臨欲般涅槃時復何所說≻云何答之
012_0232_b_01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러거든 너는 이렇게 대답하라. ‘세존께서 이미 반열반에 드신 뒤에 마하마야께서 하늘에서 내려오셔서 금관(金棺)이 있는 곳에 이르셨는데, 이때 여래께서 후세의 효성스럽지 못할 여러 중생들을 위하여 저 금관으로부터 마치 사자왕이 용맹을 떨치는 기세로 일어나 나오셨으며, 그리하여 몸의 털구멍에서 1천 가지 광명을 방출하셨는데 그들 하나하나마다 광명마다 모두 일천의 화불이 다 합장하고 저 마하마야를 향하였으며 그런 다음에 또다시 위와 같은 게송을 읊었다’고 말이다.”
012_0232_b_01L佛告阿難汝當答言≺世尊已入般涅槃後摩訶摩耶從天來下至金棺所爾時如來爲後不孝諸衆生故從金棺出—如師子王奮迅之勢—身毛孔中放千光明一一光明有千化佛悉皆合掌向摩訶摩耶又說於如上諸偈
그러자 아난이 다시 아뢰었다.
“그러면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고 해야 하며, 이를 어떻게 받들어서 지녀야 합니까?”
012_0232_b_07L阿難又言當何名此經云何奉持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옛날에 저 도리천에서 어머니를 위하여 법을 설하였으며, 어머니 마하마야부인께서도 스스로 설하신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이처럼 여기서 두 모자가 서로 만나 보게 되었으니 너는 장차 후세의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지금 이 경을 차례로 풀어서 설하도록 하라. 이 경은 이름하여 마하마야경이라고 하며, 또한 불승도리천위모설법경(佛僧忉利天爲母說法經)이라고도 하며, 또한 불림열반모자상견경(佛臨涅槃母子相見經)이라고도 하니, 이와 같이 받들어서 지니도록 하라.”
012_0232_b_08L佛告阿難我於昔日忉利天上爲母說法及摩訶摩耶夫人自有所說今復在此母子相見可爲後世諸衆生輩次第演說此經名曰摩訶摩耶經亦名佛昇忉利天爲母說法經又名佛臨涅槃母子相見如是奉持
이때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시고는 어머니께 작별을 고하면서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2_0232_b_14L爾時世尊說此語已母辭別而說偈言

내가 살아야 할 일을 이미 다하였으니
범행(梵行)이 이미 확립된 지 오래이다.
지은 것을 이미 모두 처리하였으니
후세의 유(有)를 받을 것이 없으리.
012_0232_b_15L我生分已盡
梵行久已立
所作皆已辦
不受於後有

부디 어머니께서는
스스로를 위로하여 괴로워하지 마소서.
제행은 모두가 덧없는 것이니
머묾이란 그것이 곧 생멸의 법입니다.
012_0232_b_17L願母自安慰
不須苦憂惱
一切行無常
住是生滅法

이 같은 생멸이란 것이 멸하고 나면
적멸(寂滅)이 가장 즐거운 것입니다.
012_0232_b_18L生滅旣滅已
寂滅爲最樂

세존께서 이와 같이 말씀을 마치시고는 곧 관을 닫아 버렸다. 그러자 삼천대천세계가 두루 다 진동하였으며, 마하마야부인과 저들 8부의 모든 중생들이 슬피 울며 괴로워하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하였다.
012_0232_b_19L爾時世尊說此語已卽便闔棺三千大千世界普皆震動摩訶摩耶及衆八部悲泣懊惱不能自勝
마하마야가 아난에게 물었다.
“우리 아들 실달(悉達)이 멸도에 임박해서 가르쳐 지시한 것이 있었는가?”
012_0232_b_22L摩訶摩耶問阿難言我子悉達臨滅度時有何教勅
012_0232_c_01L그러자 아난이 대답했다.
“세존께서 밤중에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그 교계(敎誡)를 대략 설하시고, 또 설하신 12부(部)의 경(經)을 들어서 마하가섭(摩訶迦葉)에게 부촉하시면서 다시 이를 저에게 도와서 선포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012_0232_c_01L阿難白言世尊中夜爲諸比丘略說教誡又以所說十二部經付囑尊者摩訶迦葉亦復勅我令助宣布
마하마야가 이 말을 듣고는 더욱더 슬퍼하면서 곧 아난에게 물었다.
“그대는 옛날부터 부처님을 모시면서 세존께서 하시는 설교를 들어왔으니, 그래 여래의 바른 법이 언제쯤 가서 멸할 것 같으냐?”
012_0232_c_03L摩訶摩耶聞此語已又增感絕問阿難汝於往昔侍佛以來聞世尊說如來正法幾時當滅
그러자 아난이 눈물을 흘리면서 대답하였다.
“제가 전에 일찍이 세존으로부터 법이 멸한 뒤에 일에 대하여 들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마하가섭이 아난과 함께 저 법장(法藏)을 결집하게 될 것이며, 그 일이 다 끝난 뒤에는 마하가섭은 낭적산(狼跡山) 속에 들어가서 멸진정(滅盡定)에 들고 저도 또한 과증(果證)을 얻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차례를 따라 이어서 반열반에 들게 되었는데, 마땅히 저 바른 법을 우바국다(優婆掬多)에게 부촉할 것이며 그리하여 그 법요(法要)를 잘 설하되 마치 부루나처럼 이를 널리 설하여 사람들을 제도하고, 또 저 아수가왕(阿輸迦王)을 권화(勸化)해서 불법에 대하여 견고하고 바른 믿음을 얻도록 해서 부처님의 사리로써 널리 팔만 사천의 탑들을 일으킬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012_0232_c_06L阿難垂淚而便答言我於往昔曾聞世尊說於當來法滅之後事云佛涅槃後摩訶迦葉共阿難結集法藏事悉畢已摩訶迦葉於狼迹山中入滅盡定我亦當得果證次第隨後入般涅槃當以正付優婆掬多—善說法要如富樓那—廣說度人又復勸化阿輸迦王令於佛法得堅固正信以佛舍利廣起八萬四千諸塔
그리고 2백 세가 지나면 시라난타(尸羅難陀) 비구가 이 법요를 잘 설하여 저들 염부제에서 12억 사람들을 제도할 것이며, 그리고 3백 세가 지나면 저 청련화안(靑蓮花眼) 비구가 법요를 잘 설하여 반(半) 억의 사람들을 제도하고, 4백 세가 지나면 우구(牛口) 비구가 법요를 잘 설하여 1만 사람을 제도하고, 5백 세가 지나면 보천(寶天) 비구가 법요를 잘 설하여 이만 사람을 제도하여 저들 8부의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킬 것인데, 바른 법이 여기에 이르러 드디어 멸진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012_0232_c_15L二百歲已尸羅難陁比善說法要於閻浮提度十二億人三百歲已靑蓮花眼比丘善說法要度半億人四百歲已牛口比丘善說法要度一萬人五百歲已寶天比丘善說法要度二萬人八部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正法於此便就滅盡
012_0233_a_01L그리고 6백 세가 지나면 저들 96종의 외도들이 삿된 소견을 다투어 일으켜 불법을 파괴하여 멸할 것이지만, 이때 마명(馬鳴)이라는 비구가 있어서 법요를 잘 설하여 저 모든 외도의 무리들을 항복시킬 것이며, 7백 세가 지나면 용수(龍樹)라 하는 비구가 있어서 법요를 잘 설하여 저 사견(邪見)의 깃발을 멸하여 없애고 바른 법의 횃불을 높이 들 것이며, 8백 세가 지난 뒤에는 모든 비구들이 사치스런 의복 등을 좋아하여 방탕하게 놀기만 해서 백 명이나 천 명 중에 혹시 한두 사람이 겨우 도과(道果)를 얻을 수가 있을 것이고, 9백 세가 지나면 남종[奴]이 비구가 되고 여종[婢]이 비구니가 될 것이며, 1천 세가 지나면 모든 비구들이 부정관(不淨觀)과 아나파나(阿那波那)를 듣고는 성을 내어서 하려고 하지 않으므로 한량없는 비구들 중에서 겨우 하나나 둘이 정수(正受)를 사유할 것이다.
012_0232_c_22L六百歲已九十六種諸外道邪見競興破滅佛法有一比丘名曰馬鳴善說法要降伏一切諸外道輩七百歲已有一比丘名曰龍樹善說法要滅邪見幢然正法炬八百歲後諸比丘等樂好衣服縱逸嬉戲百千人中或有一兩得道果者九百歲已奴爲比丘婢爲比丘尼一千歲已比丘等聞不淨觀阿那波那瞋恚不無量比丘若一若兩思惟正受
1천1백 세가 지나면 모든 비구들이 마치 세속의 사람들처럼 시집을 가고 장가를 가고 하면서 대중들 속에서 비니(毘尼)를 헐뜯어 비방할 것이고, 1천2백 세가 지나면 이들 모든 비구들과 비구니들이 범행(梵行)이 아닌 행동을 하면서 그럼에도 만약 자식이 있으면 사내는 비구를 삼고 여자는 비구니를 삼을 것이며, 1천3백 세가 지나면 가사(袈裟)가 흰 색으로 변하여 물이 들지 않을 것이고, 1천4백 세가 지나면 사부대중의 무리들이 마치 사냥꾼처럼 살생하기를 좋아하면서 삼보물(三寶物)을 팔아 버릴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012_0233_a_08L一百歲已諸比丘等如世俗人嫁娶行媒於大衆中毀謗毘尼千二百歲是諸比丘及比丘尼作非梵行有子息男爲比丘女爲比丘尼千三百歲已袈裟變白不受染色千四百歲已時諸四衆猶如獵師好樂殺生賣三寶物
그리고 1천5백 세가 되면 구섬미국(俱睒彌國)에 어떤 삼장(三藏) 비구가 있어서 법요를 잘 설하여 그 무리가 5백 명이 될 것이다. 또 한 사람의 나한(羅漢) 비구가 있어서 계행(戒行)을 잘 호지(護持)하여 그 도중(徒衆)이 또한 5백 명이 될 것인데, 어느 날 15일 포살(布薩)을 할 때에 저 나한 비구가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청정한 법을 설법하면서 이러이러한 일은 해야 하고 이러이러한 일은 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 저들 삼장 비구의 제자들이 이를 반박하여 말하기를, ‘너는 지금 너 자신의 몸이나 입도 스스로 청정하게 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이와 같이 어설픈 말을 할 수가 있단 말이냐?’고 할 것이다. 그러면 저 나한 비구가 대답하기를, ‘나는 오랜 기간에 걸쳐서 신업ㆍ구업ㆍ의업을 청정하게 닦아서 아무런 과악(過惡)이 없다’고 하리니, 그러면 저들 삼장 비구의 제자들은 이 말을 듣고는 더욱 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즉시 저 나한 비구를 죽여 버리게 될 것이다.
012_0233_a_15L千五百歲俱睒彌國有三藏比丘善說法要徒衆五百又一羅漢比丘善持戒行徒衆五百於十五日布薩之時羅漢比丘昇於高座淸淨法云此所應作此不應作彼三藏比丘弟子答羅漢言≺汝今身口自不淸淨云何而反說是麤言≻羅漢答言≺我久淸淨身意業無諸過惡≻三藏弟子聞此語已倍更恚忿卽於座上殺彼羅漢
012_0233_b_01L그리고 이때 저들 나한 비구의 제자들이 또한 말하기를, ‘우리 스승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법의 이치에 합당한 것이다. 그런데도 어떻게 너희들이 우리 화상(和尙)을 해친단 말이냐?’고 하고는 즉시 그 자리에서 칼을 빼어 저 삼장 비구를 죽여 버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저들 천ㆍ용 등 8부의 무리들은 조금도 이를 슬퍼하지 않을 것이고, 악마 파순(波旬)과 여러 외도의 무리들은 이것이 기쁘고 신이 나서 다투어 탑과 절을 파괴하고 비구들을 마구 죽여 버리게 될 것이다. 이때 저들 모든 경장(經藏)들이 모두 흘러가서 저 구시나갈국(鳩尸那竭國)에 이르면 아뇩달(阿耨達) 용왕이 이를 몽땅 바다 속으로 가지고 들어갈 것이니, 드디어 불법이 모조리 멸진하고 말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012_0233_b_01L羅漢弟子而作是言≺我師所說合於法理云何汝等害我和≻卽以利刀殺彼三藏天龍八部不憂惱惡魔波旬及外道衆踊躍歡競破塔寺殺害比丘一切經藏悉流移至鳩尸那竭國阿耨達龍王悉持入海於是佛法而滅盡也
마하마야가 이 말을 듣고는 통곡을 하며 괴로워하면서 즉시 아난을 향하여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였다.
012_0233_b_07L時摩訶摩耶聞此語已號哭懊惱卽向阿而說偈言

모든 것이 모두 다 귀멸(歸滅)하니
언제나 편안함은 있지 않다네.
수미산과 바닷물까지도
세상이 다하면 소멸한다네.
세간의 어떤 뛰어나게 굳센 것도
끝내는 쇠퇴하여 썩고 말 것이다.
012_0233_b_09L一切皆歸滅
無有常安者
須彌及海水
劫盡亦消竭
世閒諸豪强
會必還衰朽

나의 아들이 저 지나간 시절에
열심히 온갖 행(行)을 수집(修集)하여
바른 깨달음을 얻고는
대중들을 위하여 경장을 설했다네.
012_0233_b_11L我子於往昔
勤苦集衆行
故得成正覺
爲衆說經藏

그런데 어떻게 그런 시절들이
모조리 매몰되어 사라졌는고.
슬프구나. 저 죽고 사는 법이
두렵기도 하고 싫어할 만도 해라.
012_0233_b_13L如何於爾時
皆悉潛沒盡
嗚呼生死法
可畏可厭離

이와 같이 마하마야가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아난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이미 유칙(遺勅)으로 존자와 마하가섭에게 그 바른 법을 부촉을 하셨으니 마땅히 이를 열심히 정밀하게 호지하여 외우고 설해야 할 것이다. 나는 지금 차마 여래를 사유하는 것을 볼 수가 없다.”
그리고는 즉시 부처님의 관에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일곱 바퀴 돈 다음 눈물을 흘리며 통곡을 하면서 다시 저 하늘로 돌아갔다.
012_0233_b_14L爾時摩訶摩耶說此偈已語阿難言如來遺勅旣以正法付囑尊者及摩訶迦葉宜應精勤護持誦說我今不忍見於如來闍維之時卽禮佛棺遶七帀涕淚號叫還歸天上
012_0233_c_01L이때 사라쌍수 숲 속에 모였던 천인(天人) 등 8부와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이 이와 같이 여래 모자가 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말들을 듣고는 무상도심(無上道心)을 일으키는 자도 있고,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은 자도 있으며, 사다함과(斯陀含果)를 얻은 자도 있고,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얻은 자도 있으며, 아라한과를 얻은 자도 있고, 더러는 벽지불의 마음을 일으키기도 하였으니, 모든 대중들이 이 부처님의 말씀을 받아 지녀서 이를 받들어서 실행하였다.
012_0233_b_19L于時娑羅雙樹閒天人八部比丘比丘尼婆塞優婆夷旣見如來母子相見及聞所說有發無上道心者有得須陁洹者斯陁含者阿那含者阿羅漢者或有發於辟支佛心一切大衆受持佛語頂戴奉行
摩訶摩耶經卷下
庚子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