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7_0815_a_01L불설장아함경(佛說長阿含經) 제1권
017_0815_a_01L佛說長阿含經卷第一

후진(後秦) 불타야사(佛陀耶舍)ㆍ축불념(竺佛念) 한역
017_0815_a_02L後秦弘始年佛陁耶舍共竺佛念譯

[제1분(分)] ①
017_0815_a_03L第一分初

1. 대본경(大本經)1) 제1
大本經第一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7_0815_a_0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祇樹) 화림굴(花林窟)에서 큰 비구(比丘)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017_0815_a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花林窟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
그때 여러 비구들은 걸식한 뒤에 화림굴 강당에 모여 서로 의논하고 있었다.
“여러 어진 비구들이여, 오직 무상존(無上尊)만이 가장 기이하고 빼어나시다. 신통(神通)은 멀리 통달하시고 위력은 넓고 크시다. 과거의 무수한 부처님께서 열반(涅槃)에 드셔서 모든 결사(結使:번뇌)를 끊고 희론(戱論)을 없앤 것을 아시며, 또 그 부처님들의 겁수(劫數)의 많고 적음과 명호(名號)와 성자(姓字)와 태어난 종족과 잡수신 음식과 수명의 길고 짧음과 겪으신 괴로움과 즐거움을 아신다. 또 그 부처님들은 어떠한 계(戒)를 가졌고 어떠한 법을 가졌으며 어떠한 지혜를 가졌고 어떠한 앎을 가졌으며 어떻게 머무셨는가를 아신다. 어떤가? 모든 어진 이들이여, 여래(如來)께서는 법성(法性)을 잘 분별하시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을 아시는가? 혹은 모든 천인(天人)들이 와서 일러주기 때문에 이런 일을 아시는가?”
017_0815_a_06L諸比丘於乞食後集花林堂各共議言諸賢比丘唯無上尊爲最奇特神通遠達威力弘大乃知過去無數諸佛入於涅槃斷諸結使消滅戲論又知彼佛劫數多少名號姓字所生種族其所飮食壽命脩短所更苦樂又知彼佛有如是戒有如是法有如是慧有如是解有如是住云何諸賢如來爲善別法性知如是事爲諸天來語乃知此事
그때 부처님께서는 한적한 곳에 계시면서 청정한 천이통(天耳通)으로 모든 비구들의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셨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화림(花林) 강당으로 가셔서 자리에 앉으셨다.
017_0815_a_16L爾時世尊在閑靜處天耳淸淨聞諸比丘作如是議卽從座起詣花林堂就座而坐
부처님께서는 아시면서 일부러 물으셨다.
“여러 비구들아, 너희들은 여기 모여 무슨 논의들을 하고 있었는가?”
비구들은 있었던 일들을 낱낱이 말씀드렸다.
017_0815_a_18L爾時世尊知而故問諸比丘汝等集此何所語議諸比丘具以事答
017_0815_b_01L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너희들은 평등한 믿음을 가지고 집을 떠나 수도(修道)하고 있다. 대개 행해야 할 일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모든 성현(聖賢)들이 법을 강(講)하신 일이며, 둘째는 그분들이 침묵하신 일이다. 너희들이 논의하는 것도 바로 그런 것이어야 한다. 여래의 신통과 위력은 넓고 커서 전생의 무수한 겁(劫) 동안의 일들을 안다. 그것은 법성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아는 것이기도 하고, 또 모든 천인들이 와서 말해주기 때문에 아는 것이기도 하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偈頌)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5_a_20L爾時世尊告諸比丘善哉善哉汝等以平等信出家修道諸所應行凡有二業一曰賢聖講法二曰賢聖默然汝等所論正應如是如來神通威力弘大盡知過去無數劫事以能善解法性故知亦以諸天來語故知佛時頌曰

비구들이 모두 법당에 모여
모든 성현들의 일을 이야기할 때
나는 고요한 방에 있으면서
천이통으로써 다 들어 알았네.
017_0815_b_04L比丘集法堂
講說賢聖論
如來處靜室
天耳盡聞知

부처님의 지혜 광명 두루 비치어
법계(法界)의 이치를 분별하고
과거의 일을 잘 아나니
세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셨던 일이며
017_0815_b_06L佛日光普照
分別法界義
亦知過去事
三佛般泥洹

이름과 성과 그 종족과
수명 또한 알며
그분들이 머물렀던 곳을 따라
청정한 법안(法眼)으로 모두 기억한다네.
017_0815_b_07L名號姓種族
受生分亦知
隨彼之處所
淨眼皆記之

모든 천인은 큰 위력 있고
그 용모는 매우 단정하고 엄숙한데
그들 또한 내게 와 말해 주기에
세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셨던 일과
017_0815_b_08L諸天大威力
容貌甚端嚴
亦來啓告我
三佛般泥洹

이름과 성과 그 종족을 기억하고
간절한 그 음성 두루 아나니
천상과 인간에서 가장 존귀한 부처는
과거의 모든 부처님 기억한다네.
017_0815_b_10L記生名號姓
哀鸞音盡知
無上天人尊
記於過去佛

부처님께서는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여래가 숙명(宿命)을 아는 지혜로써 알고 있는, 과거 모든 부처님들의 인연에 대해 듣고 싶은가? 만일 그렇다면 내가 말해 주리라.”
017_0815_b_11L又告諸比丘汝等欲聞如來識宿命知於過去諸佛因緣不我當說之
그때 모든 비구들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때입니다. 저희들은 즐겁게 듣고자 합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때를 맞추어 강설해 주시면 마땅히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017_0815_b_13L諸比丘白言世尊今正是時願樂欲善哉世尊以時講說當奉行之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 기억하라. 나는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듣고 있었다.
017_0815_b_15L告諸比丘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解說諸比丘受教而聽
017_0815_c_01L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91겁(劫) 전에 비바시(毘婆尸) 여래(如來)ㆍ지진(至眞)이라는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다. 비구들아, 그 다음에는 과거 31겁(劫) 전에 시기(尸棄) 여래ㆍ지진이라는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다. 비구들아, 또 그 다음에는 과거 31겁 중에 비사바(毘舍婆) 여래ㆍ지진이라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비구들이여, 또 그 다음으로 현겁(賢劫) 중에는 구루손(拘樓孫)부처님과 구나함(拘那含)부처님과 가섭(迦葉)부처님께서 계셨고, 나도 지금 이 현겁 중에서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루었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5_b_17L佛告諸比丘過去九十一劫世有佛名毘婆尸如來至眞出現于世復次比丘過去三十一劫有佛名尸棄如至眞出現於世復次比丘卽彼三十一劫中有佛名毘舍婆如來至眞出現於世復次比丘此賢劫中有佛名拘樓孫又名拘那含又名迦葉今亦於賢劫中成最正覺佛時頌曰

과거 91겁 전에는
비바시부처님께서 계셨고
다음으로 31겁 전에는
시기부처님께서 계셨다네.
017_0815_c_02L過九十一劫
有毘婆尸佛
次三十一劫
有佛名尸棄

또 그 겁 중에
비사바여래께서 출현하셨네.
지금 이 현겁 중
헤아릴 수 없는 나유타 세(歲)에
017_0815_c_04L卽於彼劫中
毘舍如來出
今此賢劫中
無數那維歲

대선인(大仙人) 네 분께서
중생을 가엾이 여겨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구루손부처님ㆍ구나함부처님과
가섭부처님ㆍ석가모니부처님이라네.
017_0815_c_05L有四大仙人
愍衆生故出
拘樓孫那含
迦葉釋迦文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라. 비바시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8만 세였고, 시기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7만 세였다. 비사바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6만 세였고, 구루손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4만 세였다. 구나함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3만 세였고, 가섭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2만 세였다. 그리고 이제 내가 세상에 출현하였는데, 지금은 사람의 수명이 100세를 넘는 이는 적고 넘지 못하는 이는 많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5_c_06L汝等當知毘婆尸佛時人壽八萬歲尸棄佛時人壽七萬歲毘舍婆佛時人壽六萬歲拘樓孫佛時人壽四萬拘那含佛時人壽三萬歲迦葉佛人壽二萬歲我今出世人壽百歲少出多減佛時頌曰

비바시부처님 때의 사람들
그 수명은 8만 4천 세였고
시기부처님 때의 사람들
그 수명은 7만 세였네.
017_0815_c_12L毘婆尸時人
壽八萬四千
尸棄佛時人
壽命七萬歲

비사바부처님 때의 사람들
그 수명은 6만 세였으며
구루손부처님 때의 사람들
그 수명은 4만 세였네.
017_0815_c_14L毘舍婆時人
壽命六萬歲
拘樓孫時人
壽命四萬歲

구나함부처님 때의 사람들
그 수명은 3만 세였고
가섭부처님 때의 사람들
그 수명은 2만 세였네.
그리고 지금 내 시대의 사람들은
그 수명이 100세를 넘지 못하네.
017_0815_c_15L拘那含時人
壽命三萬歲
迦葉佛時人
壽命二萬歲
如我今時人
壽命不過百

“비바시부처님은 찰리(刹利) 종족 출신으로서 그 성은 구리야(拘利若)이고, 시기부처님과 비사바부처님의 종족과 성도 마찬가지이다. 구루손부처님은 바라문 종족 출신으로서 그 성은 가섭(迦葉)이고, 구나함부처님과 가섭부처님의 종족과 성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제 나 여래ㆍ지진은 찰리 종족 출신으로서 성은 구담(瞿曇)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5_c_17L毘婆尸佛出刹利種姓拘利若尸棄毘舍婆佛姓亦爾拘樓孫佛婆羅門種姓迦葉拘那含佛迦葉佛姓亦爾我今如來至眞出刹利種姓名曰瞿曇佛時頌曰

비바시여래와
시기부처님과 비사바부처님
이 세 분의 등정각(等正覺)은
그 성이 구리야시다.
017_0815_c_22L毘婆尸如來
尸棄毘舍婆
此三等正覺
出拘利若姓
017_0816_a_01L
그 다음의 세 분 여래
그 성은 모두 가섭이시고
나는 이제 위없이 높은 이로서
모든 중생들을 인도하나니
017_0816_a_01L自餘三如來
出于迦葉姓
我今無上尊
導御諸衆生

천상ㆍ인간에서 제일 용맹스러운
나의 성은 구담이고
앞의 세 분 등정각
그 종족은 찰리이시다.
017_0816_a_02L天人中第一
勇猛姓瞿曇
前三等正覺
出於刹利種

그 다음의 세 분 여래
그 종족은 바라문이시며
지금 위없이 높은 나는
용맹스런 찰리 종족 출신이다.
017_0816_a_03L其後三如來
出婆羅門種
我今無上尊
勇猛出刹利

“비바시부처님께서는 파파라(波波羅:파타라)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셨고, 시기부처님께서는 분다리(分陀利)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비사바부처님께서는 바라(婆羅)2)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고, 구루손부처님께서는 시리사(尸利沙)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구나함부처님께서는 오잠바라(烏暫婆羅:우담바라)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고, 가섭부처님은 니구율(尼拘律)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이제 여래ㆍ지진인 나는 발다(鉢多)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었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6_a_05L毘婆尸佛坐波波羅樹下成最正覺尸棄佛坐分陁利樹下成最正覺舍婆佛坐婆羅樹下成最正覺拘樓孫佛坐尸利沙樹下成最正覺拘那含佛坐烏暫婆羅門樹下成最正覺迦葉佛坐尼拘律樹下成最正覺今如來至眞坐鉢多樹下成最正覺佛時頌曰

비바시여래께서는
파파라나무로 나아가
바로 그곳에서
최정각을 이루셨다네.
시기부처님께서는 분다리나무 밑에서
도를 이루어 유(有)의 근본 없애셨네.
017_0816_a_13L毘婆尸如來
往詣波羅樹
卽於彼處所
得成最正覺
尸棄分陁樹
成道滅有原

비사바여래께서는
바라나무 밑에 앉아
해탈지견(解脫知見)과
걸림 없는 신족통(神足通)을 얻으셨네.
017_0816_a_15L毘舍婆如來
坐婆羅樹下
獲解脫知見
神足無所㝵

구루손여래께서는
시리사나무 밑에 앉아
일체의 지혜가 맑고 깨끗해져
물듦도 없고 집착도 없으셨네.
017_0816_a_17L拘樓孫如來
坐尸利沙樹
一切智淸淨
無染無所著

구나함모니께서는
오잠바라나무 밑에 앉아
바로 그곳에서
모든 탐욕의 번뇌를 없애셨네.
017_0816_a_18L拘那含無尼
坐烏暫樹下
卽於彼處所
滅諸貪憂惱

가섭부처님께서는
니구루(尼拘樓)나무 밑에 앉아
바로 그곳에서
모든 유(有)의 근본을 없애셨네.
017_0816_a_19L迦葉如來坐
尼拘樓樹下
卽於彼處所
除滅諸有本

지금 나 석가문(釋迦文:석가모니)은
발다나무 밑에 앉았나니
여래의 10력(力)을 갖추고
모든 번뇌 끊어 없애
모든 악마의 원한을 항복받고
대중에게 큰 광명을 널리 편다네.
017_0816_a_21L我今釋迦文
坐於鉢多樹
如來十力尊
斷滅諸結使
摧伏衆魔怨
在衆演大明

일곱 부처님께서는 정진(精進)의 힘으로
광명을 놓아 어둠을 없애고
제각기 나무 밑에 앉으셔서
거기서 정각을 이루셨다네.
017_0816_a_23L七佛精進力
放光滅闇冥
各各坐諸樹
於中成正覺
017_0816_b_01L
“비바시여래께서는 3회(會)의 설법을 하셨다. 제1회 때에는 제자의 수가 16만 8천 명이었고, 제2회 때에는 제자의 수가 10만 명이었으며, 제3회 때에는 제자의 수가 8만 명이었다. 시기여래께서도 3회의 설법을 하셨다. 제1회 때 제자들의 수는 10만 명이었고, 제2회 때 제자의 수는 8만 명이었으며, 제3회 때 제자의 수는 7만 명이었다. 비사바여래께서는 2회의 설법을 하셨다. 처음에는 제자의 수가 7만 명이었고, 다음번에는 제자의 수가 6만 명이었다. 구루손여래께서는 1회의 설법을 하셨는데 그 제자의 수는 4만 명이었으며, 구나함여래께서도 1회의 설법을 하셨는데 그 제자의 수는 3만 명이었다. 가섭여래께서는 1회의 설법을 하셨는데 그 제자의 수는 2만 명이었고, 지금 나도 1회의 설법에 제자의 수는 1,250명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6_b_01L毘婆尸如來三會說法初會弟子有十六萬八千人二會弟子有十萬人三會弟子有八萬人尸棄如來亦三會說法初會弟子有十萬人二會弟子有八萬人三會弟子有七萬人舍婆如來二會說法初會弟子有七萬人次會弟子有六萬人拘樓孫如來一會說法弟子四萬人拘那含如來一會說法弟子三萬人迦葉如來一會說法弟子二萬人我今一會說弟子千二百五十人佛時頌曰

관(觀)이라는 이름의 비바시부처님께서는
그 지혜 헤아릴 수 없으며
두루 널리 보아 두려움 없어
3회의 설법에 제자는 많았네.
017_0816_b_12L毘婆尸名觀
智慧不可量
遍見無所畏
三會弟子衆

시기여래의 광명은 흔들림 없어
모든 번뇌를 끊어 없애고
한량없는 큰 위덕(威德)은
아무도 능히 헤아리지 못하네.
그 부처님도 3회의 설법에
제자들이 널리 모여들었네.
017_0816_b_14L尸棄光無動
能滅諸結使
無量大威德
無能測量者
彼佛亦三會
弟子普共集

비사바여래께서는 번뇌를 끊고
대선인(大仙人)이 되어 요집(要集)하니
그 이름 사방에 퍼져
묘한 법의 큰 이름 높이 떨쳤고
2회의 설법에 제자들 많아
널리 깊은 뜻 연설하셨네.
017_0816_b_16L毘舍婆斷結
大仙人要集
名聞於諸方
妙法大名稱
二會弟子衆
普演深奧義

구루손여래께서는 1회의 설법에
가엾은 중생들의 고통을 덜어주셔서
도사(導師)로서 그들을 교화하시니
1회의 설법에 제자들 많았네.
017_0816_b_18L拘樓孫一會
哀愍療諸苦
導師化衆生
一會弟子衆

구나함여래께서는
위없이 높기 또한 그러하니
자마금(紫磨金)빛 몸에
그 얼굴 원만하셨고
1회의 설법에 그 제자들 많아
미묘한 법을 널리 연설하셨네.
017_0816_b_19L拘那含如來
無上亦如是
紫磨金色身
容貌悉具足
一會弟子衆
普演微妙法

가섭부처님께서는
모공 하나에 털도 하나씩
한결같은 마음으로 어지러운 생각 없고
한결같은 말씀 번거롭지 않아
1회의 설법에 그 제자 많았네.
017_0816_b_21L迦葉一一毛
一心無亂想
一語不煩重
一會弟子衆

능인(能仁:석가모니)께서는 마음이 적멸(寂滅)하고
석종(釋種)으로 사문(沙門)의 우두머리이며
하늘 중의 하늘로서 가장 높은 이
나의 1회 설법회상에 제자 모였네.
017_0816_b_22L能仁意寂滅
釋種沙門上
天中天最尊
我一會弟子
017_0816_c_01L
그 모임에서 내가 이치를 드러내고
청정(淸淨)한 가르침 널리 펼치자
마음은 항상 기쁨에 차고
번뇌가 없어져 다시는 태어나지 않게 되었네.
017_0816_c_01L彼會我現義
演布淸淨教
心常懷歡喜
漏盡盡後有

비바시부처님과 시기부처님께서는 3회 설법하시고
비사바부처님께서는 2회 설법하셨네.
그 다음 네 부처님께서는 각각 1회씩
선인(仙人)들을 모아놓고 연설하셨네.
017_0816_c_02L毘婆尸棄三
毘舍婆佛二
四佛各各一
仙人會演說

“당시 비바시부처님께는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건다(騫茶)이고, 다른 한 사람은 제사(提舍)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시기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아비부(阿毘浮)이고, 다른 한 사람은 삼바바(三婆婆)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비사바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부유(扶遊)이고, 다른 한 사람은 울다마(鬱多摩)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구루손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살니(薩尼)이고, 다른 한 사람은 비루(毘樓)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구나함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서반나(舒槃那)이고, 다른 한 사람은 울다루(鬱多樓)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가섭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제사(提舍)이며, 다른 한 사람은 바라바(婆羅婆)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지금 내게도 두 제자가 있다. 한 사람은 사리불(舍利弗)이고, 다른 한 사람은 목건련(目揵連)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6_c_03L毘婆尸佛有二弟子一名騫茶名提舍諸弟子中最爲第一尸棄佛有二弟子一名阿毘浮二名三婆婆諸弟子中最爲第一毘舍婆佛有二弟子一名扶遊二名鬱多摩諸弟子中最爲第一拘樓孫佛有二弟子名薩尼二名毘樓諸弟子中最爲第拘那含佛有二弟子一名舒槃那名鬱多樓諸弟子中最爲第一迦葉佛有二弟子一名提舍二名婆羅婆諸弟子中最爲第一今我二弟子名舍利弗二名目揵連諸弟子中最爲第一佛時頌曰

건다와 제사 등은
비바시부처님 제자이고
아비부와 삼바바는
시기부처님 제자라네.
017_0816_c_16L騫茶提舍等
毘婆尸弟子
阿毘浮三婆
尸棄佛弟子

부유와 울다마는
제자 중의 제일이니
악마의 원한 항복받은 두 사람
비사바부처님 제자라네.
017_0816_c_18L扶遊鬱多摩
弟子中第一
二俱降魔怨
毘舍婆弟子

살시(薩尸)3)와 비루 등은
구루손부처님 제자이고
서반나와 울다루는
구나함부처님 제자라네.
017_0816_c_19L薩尸毘樓等
拘樓孫弟子
舒槃鬱多樓
拘那含弟子

제사와 바라바는
가섭부처님 제자이고
사리불과 목건련은
나의 제일 제자라네.
017_0816_c_20L提舍婆羅婆
迦葉佛弟子
舍利弗目連
是我第一子
017_0817_a_01L
“비바시부처님의 집사(執事)제자 이름은 무우(無憂)이고, 시기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인행(忍行)이다. 비사바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적멸(寂滅)이고, 구루손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선각(善覺)이다. 구나함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안화(安和)이고, 가섭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선우(善友)이다. 그리고 나의 집사제자 이름은 아난(阿難)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6_c_22L毘婆尸佛有執事弟子名曰無憂棄佛執事弟子名曰忍行毘舍婆佛有執事弟子名曰寂滅拘樓孫佛有執事弟子名曰善覺拘那含佛有執事弟子名曰安和迦葉佛有執事弟名曰善友我執事弟子名曰阿難佛時頌曰

무우와 인행
적멸과 선각
안화와 선우
일곱 번째 아난
017_0817_a_06L無憂與忍行
寂滅及善覺
安和善友等
阿難爲第七

이들은 부처님의 시자(侍者)가 되어
모든 이치를 두루 아나니
밤이나 낮이나 방일(放逸)하지 않고
자신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였네.
017_0817_a_08L此爲佛侍者
具足諸義趣
晝夜無放逸
自利亦利他

이들 일곱의 어진 제자는
일곱 부처님을 항상 모시고
즐거이 공양(供養)해 섬기다가
고요히 멸도(滅度)로 돌아갔다네.
017_0817_a_09L此七賢弟子
侍七佛左右
歡喜而供養
寂然歸滅度

“비바시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방응(方膺)이고, 시기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무량(無量)이다. 비사바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묘각(妙覺)이고, 구루손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상승(上勝)이다. 구나함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도사(導師)이고, 가섭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집군(集軍)이다. 그리고 이제 내게 아들이 있으니 그 이름은 라후라(羅睺羅)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7_a_10L毘婆尸佛有子名曰方膺尸棄佛有名曰無量毘舍婆佛有子名曰妙拘樓孫佛有子名曰上勝拘那含佛有子名曰導師迦葉佛有子名曰集軍今我有子名曰羅睺羅佛時頌曰

방응과 무량
묘각과 상승
도사와 집군
일곱 번째 라후라
017_0817_a_15L方膺無量子
妙覺及上勝
導師集軍等
羅睺羅第七

이들은 모두 다 걸출하고 귀한 아들
그들은 부처님의 종성(種姓)을 이었네.
법을 사랑하고 보시(布施)를 좋아했고
거룩한 법에 두려움 없었네.
017_0817_a_17L此諸豪貴子
紹繼諸佛種
愛法好施惠
於聖法無畏

“비바시부처님의 아버지 이름은 반두(槃頭)이고 찰리의 왕종(王種)이며, 그 어머니의 이름은 반두바제(槃頭婆提)4)였다. 그리고 그 왕이 다스렸던 성(城)의 이름도 반두바제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7_a_18L毘婆尸佛父名槃頭刹利王種母名槃頭婆提王所治城名曰槃頭婆提佛時頌曰

변안(遍眼:비바시)의 아버지는 반두
그 어머니는 반두바제라네.
반두바제라는 성(城)도 있는데
부처님께서는 그 성에서 설법하셨네.
017_0817_a_21L遍眼父槃頭
母槃頭婆提
槃頭婆提城
佛於中說法
017_0817_b_01L
“시기부처님의 아버지 이름은 명상(明相)이고 찰리의 왕종이며, 그 어머니의 이름은 광요(光耀)였다. 그리고 그 왕이 다스렸던 성의 이름은 광상(光相)이었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7_a_23L尸棄佛父名曰明相刹利王種母名光曜王所治城名曰光相佛時頌曰

시기불의 아버지는 명상
그 어머니는 광요라네.
명상성(明相城)5)에 계시면서
위덕으로 외적을 항복받았네.
017_0817_b_02L尸棄父明相
母名曰光曜
於明相城中
威德降外敵

“비사바부처님의 아버지 이름은 선등(善燈)이고 찰리의 왕종이며, 그 어머니의 이름은 칭계(稱戒)였다. 그리고 그 왕이 다스렸던 성의 이름은 무유(無喩)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7_b_04L毘舍婆佛父名善燈刹利王種母名稱戒王所治城名曰無喩佛時頌曰

비사바불의 아버지
이름은 선등이고 찰리의 왕종이었네.
그 어머니는 칭계이고
성의 이름은 무유였다네.
017_0817_b_06L毘舍婆佛父
善燈刹利種
母名曰稱戒
城名曰無喩

“구루손부처님의 아버지 이름은 사득(祀得)이고 바라문의 종족이며, 그 어머니의 이름은 선지(善枝)였다. 당시 왕의 이름은 안화(安和)였고, 왕의 이름을 따라 성의 이름도 안화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7_b_08L拘樓孫佛父名祀得婆羅門種母名善枝王名安和隨王名故城名安和佛時頌曰

아버지 사득은 바라문의 종족
그 어머니는 선지라네.
왕의 이름은 안화인데
안화성에 살았었네.
017_0817_b_11L祀得婆羅門
母名曰善枝
王名曰安和
居在安和城

“구나함부처님의 아버지 이름은 대덕(大德)이고 바라문의 종족이며, 그 어머니의 이름은 선승(善勝)이었다. 그 당시 왕의 이름은 청정(淸淨)이었고, 왕의 이름을 따라 성의 이름도 청정이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7_b_13L拘那含佛父名大德婆羅門種母名善勝是時王名淸淨隨王名故城名淸淨佛時頌曰

아버지 대덕은 바라문의 종족
그 어머니는 선승이라네.
왕의 이름은 청정인데
청정성에 살았었네.
017_0817_b_16L大德婆羅門
母名曰善勝
王名曰淸淨
居在淸淨城

“가섭부처님의 아버지 이름은 범덕(梵德)이고 바라문의 종족이며, 그 어머니의 이름은 재주(財主)였다. 당시 왕의 이름은 급비(汲毘)였고, 그가 다스린 성의 이름은 바라내(波羅㮈)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7_b_18L迦葉佛父名曰梵德婆羅門種母名曰財主時王名汲毘王所治城名波羅柰佛時頌曰

아버지 범덕은 바라문의 종족
그 어머니는 재주라네.
왕의 이름은 급비였는데
바라내성에 살았었네.
017_0817_b_21L梵德婆羅門
母名曰財主
時王名汲毘
在波羅柰城
017_0817_c_01L
“나의 아버지 이름은 정반(淨飯)이고 찰리의 왕종이며, 어머니의 이름은 대청정묘(大淸淨妙)였다. 왕이 다스리는 성의 이름은 가비라위(迦毘羅衛)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7_b_23L我父名淨飯刹利王種母名大淸淨王所治城名迦毘羅衛佛時頌曰

아버지는 찰리족 이름은 정반
어머니는 대청정이라네.
땅은 넓고 백성은 풍족했나니
나는 거기서 태어났다네.
017_0817_c_02L父刹利淨飯
母名大淸淨
土廣民豐饒
我從彼而生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인연으로서 그분들의 이름과 종족과 출생한 곳들이다. 어떻게 지혜 있는 자로서 이런 인연을 듣고도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겠는가?”
017_0817_c_04L此是諸佛因緣名號種族所出生處何有智者聞此因緣而不歡喜起愛樂心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숙명지(宿命智)로써 과거 부처님의 사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너희들은 듣고 싶지 않은가?”
017_0817_c_07L爾時世尊告諸比丘吾今欲以宿命智說過去佛事汝欲聞不
모든 비구들이 대답했다.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때입니다. 저희들은 즐거이 듣기를 원합니다.”
017_0817_c_08L諸比丘對曰今正是時願樂欲聞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잘 들어라, 그리고 잘 생각해보고 기억하라. 내 너희들을 위해 분별 해설하겠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6)을 알아야 한다. 비바시보살이 도솔천(兜率天)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에 들 때, 오른편 옆구리로 들어갔으며 바른 생각[正念]이 어지럽지 않았다. 그때 땅이 진동하며 큰 광명을 놓아 온 세계를 두루 비추니 해와 달이 미치지 못하는 곳까지도 모두 환하게 밝아졌고, 유명계(幽冥界)에 있던 중생들도 저마다 서로 볼 수 있어 그 사는 곳을 알게 되었다. 그때 그 광명은 또 악마의 궁전까지도 비추었다. 제석(帝釋)과 범천(梵天)을 비롯한 모든 하늘과 사문과 바라문, 그리고 그 밖의 모든 중생들도 모두 큰 광명을 받았다. 그리하여 모든 하늘의 광명은 자연히 나타나지 못했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7_c_09L佛告諸比丘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解說比丘當知諸佛常法毘婆尸菩薩從兜率天降神母胎從右脅正念不亂當於爾時地爲震動大光明普照世界日月所不及處皆蒙大明幽冥衆生各相睹見知其所此光明復照魔宮諸天婆羅門及餘衆生普蒙大明諸天光明自然不現佛時頌曰

빽빽한 구름이 허공에 모였을 때
번갯불이 천하를 비추듯이
비바시가 내려와 태에 드실 때
빛나는 그 광명 또한 그랬네.
017_0817_c_18L密雲聚虛空
電光照天下
毘婆尸降胎
光明照亦然

해와 달이 미치지 못하던 곳도
큰 밝음 두루 입지 않은 데 없었고
태 안은 깨끗해 더러움 없었으니
모든 부처님의 법은 다 이런 것이라네.
017_0817_c_20L日月所不及
莫不蒙大明
處胎淨無穢
諸佛法皆然
017_0818_a_01L
“여러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을 알아야 한다. 비바시보살께서 어머니 태 안에 계실 때 생각을 오로지 해서 어지럽지 않았다. 4천자(天子)7)가 각각 창을 잡고 그를 호위해, 사람이나 혹은 사람 아닌 것들이 그를 침노하거나 해치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7_c_21L諸比丘當知諸佛常法毘婆尸菩薩在母胎時專念不亂有四天子執戈矛侍護其人人與非人不得侵嬈是常法佛時頌曰

사방에 있는 4천자에게는
큰 이름과 위엄과 덕이 있네.
하늘나라 제석이 보낸 그들은
보살을 잘 지키고 보호했네.
017_0818_a_02L四方四天子
有名稱威德
天帝釋所遣
善守護菩薩

손에는 언제나 창을 잡고
보살을 호위해 떠나지 않아
사람도 귀신도 침노하지 못했으니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라네.
017_0818_a_04L手常執戈矛
衛護不去離
人非人不嬈
此諸佛常法

천신들이 그를 옹호하는 것
천녀들이 천신을 보호하듯 하고
권속들도 모두 기쁨에 넘쳤으니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라네.
017_0818_a_05L天神所擁護
如天女衛天
眷屬懷歡喜
此諸佛常法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 안에 들어서도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어머니의 몸은 편안하고 아늑해 아무런 괴로움도 걱정도 없었고 지혜는 더욱 늘어났다. 어머니는 스스로 자기 태를 관찰하다가 보살의 모든 신체 기관이 온전하고 온몸은 자마금(紫磨金)처럼 흠도 티도 없는 것을 보았는데, 마치 안목 있는 사람이 유리를 들여다 볼 때 안팎이 맑게 트여 아무 장애가 없는 것 같았다. 비구들아,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8_a_06L又告比丘諸佛常法毘婆尸菩薩從兜率天降神母胎專念不亂母身安無衆惱患智慧增益母自觀胎菩薩身諸根具足如紫磨金無有瑕猶如有目之士觀淨琉璃內外淸無衆障翳諸比丘此是諸佛常法爾時世尊而說偈言

맑은 유리구슬과도 같고
그 밝기는 해와 달 같았어라.
보살이 모태에 들어 계셨어도
그 어머니는 괴로움도 걱정도 없었네.
017_0818_a_13L如淨琉璃珠
其明如日月
仁尊處母胎
其母無惱患

지혜는 그 때문에 더욱 늘어나고
태를 관찰해보니 황금상[金像] 같았어라.
어머니는 아기 배어도 안락했으니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라네.
017_0818_a_15L智慧爲增益
觀胎如金像
母懷妊安樂
此諸佛常法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바시보살께서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 안에 들어 계실 때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어머니의 마음은 맑고 깨끗해 아무런 욕심도 일어나지 않았고, 또 애욕의 불길에 마음을 태우지도 않았다.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8_a_16L佛告比丘毘婆尸菩薩從兜率天降神母胎專念不亂母心淸淨無衆欲不爲婬火之所燒然此是諸佛常爾時世尊而說偈言

보살은 모태에 들어 계시며
하늘 중에 하늘8)의 복 성취하셨네.
그 어머니 마음은 밝고 깨끗해
아무런 욕심도 일어나지 않았네.
017_0818_a_20L菩薩住母胎
天終天福成
其母心淸淨
無有衆欲想

모든 음욕을 버리고 떠나
물들지도 않고 가까이 하지도 않았기에
욕심의 불꽃에 타버리지 않았나니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는 항상 깨끗하다네.
017_0818_a_22L捨離諸婬欲
不染不親近
不爲欲火燃
諸佛母常淨
017_0818_b_01L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 안에 들어 계실 때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 어머니는 다섯 가지 계(戒)를 받들어 지켜 그 범행(梵行)이 맑고 깨끗했으며 신심이 돈독하고 남을 사랑하였다. 모든 착함을 성취하고 편안하고 즐거워 두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도리천에 태어났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8_a_23L佛告比丘諸佛常法毘婆尸菩薩從兜率天降神母胎專念不亂其母奉持五戒梵行淸淨篤信仁愛諸善成安樂無畏身壞命終生忉利天是常法爾時世尊而說偈言

가장 존귀한 이의 몸을 태에 지니고
정진하고 또 계를 지키면
다음 생엔 반드시 하늘 몸을 받으리니
이 인연으로 부처님의 어머니라 부른다네.
017_0818_b_05L持人中尊身
精進戒具足
後必受天身
此緣名佛母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로 나오셨다. 그때 땅은 진동하고 광명이 널리 비쳤다. 어두운 곳들이 모두 밝음을 입은 것도 처음 태에 들어갈 때와 같았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8_b_07L佛告比丘諸佛常法毘婆尸菩薩當其生時從右脅出地爲震動光明普始入胎時闇冥之處無不蒙明是常法爾時世尊而說偈言

태자가 날 때 온 땅은 진동하고
큰 광명 비치지 않는 곳 없었네.
이 세계나 다른 세계나
상하 사방의 시방 세계에
017_0818_b_11L太子生地動
大光靡不照
此界及餘界
上下與諸方

광명을 놓아 깨끗한 안목[目]9) 베풀고
하늘 세계의 몸 두루 갖추어
기쁨과 즐거움의 깨끗한 소리로
보살 이름 불러 찬양하였네.
017_0818_b_13L放光施淨目
具足於天身
以歡喜淨音
轉稱菩薩名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태어나실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고 마음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당시 보살의 어머니는 손으로 나뭇가지를 부여잡고 앉지도 눕지도 않은 자세였다. 그때 4천자는 향수를 받들고 어머니 앞에 서서 ‘그렇습니다. 하늘의 어머니여, 지금 거룩한 아드님을 낳으셨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상법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8_b_14L佛告比丘諸佛常法毘婆尸菩薩當其生時從右脅出專念不亂菩薩母手攀樹枝不坐不臥四天子手奉香水於母前立言唯然天母今生聖子勿懷憂慼此是常法爾時世尊而說偈言

부처님의 어머니는 앉지도 눕지도 않고
계(戒)를 지키고 범행을 닦았네.
부처님을 낳고 게으르지 않아
하늘 사람들이 받들어 모셨네.
017_0818_b_20L佛母不坐臥
住戒修梵行
生尊不懈怠
天人所奉侍
017_0818_c_01L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태어나실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고 마음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 몸은 맑고 깨끗해 더러움에 물들지 않았다. 마치 안목 있는 사람이 깨끗하고 밝은 구슬을 흰 비단 위에 던져도 두 가지 다 더러워지지 않고 둘 다 깨끗한 것처럼 보살께서 태에서 태어날 때에도 또한 그와 같았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8_b_22L佛告比丘諸佛常法毘婆尸菩薩當+其生時從右脅出專念不亂其身淸不爲穢惡之所污染猶如有目之以淨明珠投白繒上兩不相污俱淨故菩薩出胎亦復如是此是常爾時世尊而說偈言

마치 깨끗하고 밝은 구슬을
비단 위에 던져도 때 묻지 않는 것처럼
보살이 태에서 태어날 때에도
맑고 깨끗해 더러움 없었네.
017_0818_c_05L猶如淨明珠
投繒不染污
菩薩出胎時
淸淨無染污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태어나실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고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오른쪽 옆구리에서 나와 땅에 떨어지자 일곱 걸음을 걸었는데 부축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사방을 둘러보고 손을 들어 ‘천상과 천하에서 오직 나만이 가장 존귀하다. 중생들을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에서 건져주고자 한다’ 하고 외쳤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8_c_07L佛告比丘諸佛常法毘婆尸菩薩當其生時從右脅出專念不亂從右脅墮地行七步無人扶侍遍觀四方擧手而言天上天下唯我爲尊要度衆生生老病死此是常法爾時世尊而說偈言

마치 사자가 걸으면서
두루 사방을 살펴보듯이
땅에 떨어지자 일곱 걸음 걸은
사람의 사자도 그러하였네.
017_0818_c_13L猶如師子步
遍觀於四方
墮地行七步
人師子亦然

또 마치 큰 용(龍)이 가면
두루 사방을 살펴보듯이
땅에 떨어지자 일곱 걸음 걸은
사람의 용도 그러하였네.
017_0818_c_15L又如大龍行
遍觀於四方
墮地行七步
人龍亦復然

양족존(兩足尊)은 태어나실 때
고요하고 편안하게 일곱 걸음 걸으며
사방을 둘러보고 큰 소리로 외쳤나니
나고 죽는 고통을 마땅히 끊으리라.
017_0818_c_16L兩足尊生時
安行於七步
觀四方擧聲
當盡生死苦

그가 처음으로 세상에 날 때
짝할 이 없는 부처로서
스스로 나고 죽는 근본을 보아
이 몸이 마지막 몸임을 아셨네.
017_0818_c_17L當其初生時
無等等與等
自觀生死本
此身最後邊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태어나실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와,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때 두 샘물이 솟아났으니, 하나는 따뜻했고 하나는 차가웠다. 그것으로 목욕물을 바쳤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8_c_19L佛告比丘諸佛常法毘婆尸菩薩當其生時從右脅出專念不亂二泉涌出一溫一冷以供澡浴此是常法爾時世尊而說偈言
017_0819_a_01L
양족존이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두 샘물이 저절로 솟아 나왔고
그 물을 보살에게 바치자
변안(遍眼:비바시)이 목욕하고 깨끗해졌네.
017_0818_c_23L兩足尊生時
二泉自涌出
以供菩薩用
遍眼浴淸淨

절로 솟은 두 샘물
그 물 참으로 맑고 깨끗하여라.
하나는 더운 물 하나는 찬 물
그것으로 일체지(一切智)를 목욕시켰네.
017_0819_a_02L二泉自涌出
其水甚淸淨
一溫二淸冷
以浴一切智

“태자가 태어나자 부왕(父王) 반두는 관상가와 여러 점술사를 불러 태자의 상을 보아 그 길흉(吉凶)을 점치게 했다. 관상가들은 명령을 받아 태자의 상을 보았다. 먼저 옷섶을 헤치고 그 원만한 상을 보고는 점쳐 말했다.
‘이런 상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두 길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는 필연이어서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만일 속가 집에 있게 되면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4천하의 왕노릇을 할 것이다. 네 가지 군대[兵]를 구족하고 바른 법으로 천하를 다스릴 때에 치우치거나 억울함이 없게 하여 그 은혜가 천하에 두루 미칠 것입니다. 7보(寶)가 저절로 이를 것이며 천 명의 아들을 두는데 모두 건장하고 용맹스러워 외적을 항복받지만 무기를 쓰지 않고도 천하가 태평할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집을 떠나 도(道)를 배우면 반드시 정각(正覺)을 이루어 10호(號)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그때 여러 관상가들이 곧 왕에게 말하였다.
‘이 왕자님은 32상(相)을 갖추고 있습니다. 반드시 두 길로 나아갈 것이니, 이는 필연이어서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세간에서 살아간다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될 것이며, 만일 출가한다면 정각을 이루어 10호를 다 갖추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9_a_03L太子初生父王槃頭召集相師及諸道術令觀太子知其吉凶諸相師受命而觀卽前披衣見有具相占曰有此相者當趣二處必然無疑若在家者當爲轉輪聖王王四天下四兵具足以正法治無有偏枉恩及天下七寶自至千子勇健能伏外敵兵杖不用天下太平若出家學道當成正十號具足諸相師卽白王言所生子有三十二相當趣二處必然無疑在家當爲轉輪聖王若其出家當成正覺十號具足佛時頌曰

백복을 갖춘 태자 태어나니
관상가들이 점쳐 예언하는 말
책에 실려 있는 그대로라서
두 곳으로 갈 것 분명하다네.
017_0819_a_15L百福太子生
相師之所記
如典記所載
趣二處無疑

만일 집에 있어 세상 일 즐기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되리라.
7보는 얻기 어려운 것이지만
왕을 위해 7보가 저절로 이를 것이다.
017_0819_a_17L若其樂家者
當爲轉輪王
七寶難可獲
爲王寶自至

진금(眞金)으로 된 천 개의 바큇살
둘레에는 황금의 덧바퀴 있고
굴리면 하늘에 날아 두루 다니네.
그러므로 이름하여 천륜보(天輪寶)라 한다네.
017_0819_a_18L眞金千輻具
周帀金輞持
轉能飛遍行
故名爲天輪

일곱 개 어금니 가진 잘 조련된 코끼리
앉을 자리 높고 넓으며 희기는 눈과 같네.
능히 허공을 날기도 하나니
그러므로 두 번째 상보(象寶)라 하네.
017_0819_a_19L善調七牙住
高廣白如雪
能善飛虛空
名第二象寶

말이 내달리면 천하를 주유하는데
아침에 떠났다간 저녁이면 돌아와 먹네.
붉은 갈기에 공작의 목
그러므로 세 번째 마보(馬寶)라 하네.
017_0819_a_21L馬行周天下
朝去暮還食
朱髦孔雀咽
名爲第三寶

맑고 깨끗한 유리(琉璃) 구슬
그 광명은 1유순(由旬)을 비추네.
밤에 비추면 낮처럼 밝아
그러므로 네 번째 주보(珠寶)라 하네.
017_0819_a_22L淸淨琉璃珠
光照一由旬
照夜明如晝
名爲第四寶
017_0819_b_01L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이
세상 어디에도 비길 데 없으니
모든 여자 중에서 제일이라
그러므로 다섯 번째 여보(女寶)라 하네.
017_0819_a_23L色聲香味觸
無有與等者
諸女中第一
名爲第五寶

왕에게 유리 보물을 바치네.
구슬과 옥과 갖가지 보배
기뻐하면서 받들어 올리니
그러므로 여섯 번째 거사보(居士寶)라 하네.
017_0819_b_02L獻王琉璃寶
珠玉及衆珍
歡喜而貢奉
名爲第六寶

전륜성왕이 생각하는 그대로
군사들은 날쌔게 오고 또 가며
건장하고 날랜 것 왕의 뜻과 같으니
그러므로 일곱 번째 주병보(主兵寶)라 하네.
017_0819_b_03L如轉輪王念
軍衆速來去
健疾如王意
名爲第七寶

이를 이름하여 7보라 하니
윤보ㆍ상보ㆍ새하얀 마보
거사보ㆍ주보ㆍ여보와
전병보(典兵寶) 일곱이라네.
017_0819_b_04L此名爲七寶
輪象馬純白
居士珠女寶
典兵寶爲七

이것들을 보면 싫증이 없어져
5욕(欲)을 스스로 즐기게 될 것이나
만일 코끼리가 굴레를 끊듯
집을 떠나면 정각을 이루리.
017_0819_b_06L觀此無有厭
五欲自娛樂
如象斷羈靽
出家成正覺

왕에게 이러한 아들 있으니
두 가지를 구족한 사람 중에 가장 높은 이
세상에 살면 법의 바퀴를 굴리고
도를 이루면 게으름 없으리.
017_0819_b_07L王有如是子
二足人中尊
處世轉法輪
道成無懈怠

“그때 부왕(父王)은 은근히 관상가에게 되풀이해 물었다.
‘너희들은 태자의 32상을 다시 한 번 살펴보라. 32상이란 어떤 것인가?’
관상가들은 태자의 옷을 헤치면서 32상을 설명하였다.
‘첫 번째는 발바닥이 평평한 것입니다. 발바닥이 평평하므로 땅을 딛을 때 안온합니다.
두 번째는 발바닥에 수레바퀴살의 무늬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천 개 바큇살로 되어 광명과 광명이 서로 비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거위왕처럼 생긴 얇은 비단결 같은 막이 있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손발이 천상의 옷처럼 매우 부드러운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손가락과 발가락이 가늘면서도 길어 아무도 따를 자가 없는 것입니다.
여섯 번째는 발꿈치가 원만해 보기에 싫지 않은 것입니다.
일곱 번째는 장딴지가 사슴 다리 같아 아래위가 쪽 곧은 것입니다.
여덟 번째는 뼈마디가 서로 물려 마치 쇠사슬처럼 이어져 있는 것입니다.
아홉 번째는 남근(男根)이 말처럼 오므라들어 감추어져 있는 것입니다.
열 번째는 바로 서서 팔을 드리우면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것입니다.
열한 번째는 낱낱의 털구멍마다 하나씩 털이 나 있고 그것이 오른쪽으로 감겼으며 빛은 감청색 유리와 같은 것입니다.
열두 번째는 검푸른 털이 오른쪽으로 감아 돌아 위로 쏠려 있는 것입니다.
열세 번째는 몸이 황금빛인 것입니다.
017_0819_b_08L是時父王慇懃再三重問相師汝等更觀太子三十二相斯名何等相師卽披太子衣說三十二相一者足安平足下平滿蹈地安隱二者足下相輪千輻成就光光相照三者手足網縵猶如鵝王四者手足柔軟如天衣五者手足指纖長無能及者六者足跟充滿觀視無厭七者鹿膊上下傭直八者鉤鎖骨骨節相鉤如鎖連九者陰馬藏十者平立垂手過膝十一一一孔一毛生其毛右旋琉璃色十二毛生右旋紺色仰靡身黃金色
017_0819_c_01L열네 번째는 살결이 부드럽고 매끄러워 먼지가 묻지 않는 것입니다.
열다섯 번째는 두 어깨가 가지런하고 둥글며 풍만한 것입니다.
열여섯 번째는 가슴에 만(卍)자의 형상이 있는 것입니다.
열일곱 번째는 키가 보통 사람의 곱이나 되는 것입니다.
열여덟 번째는 일곱 부위10)가 모두 판판하고 두터우며 둥근 것입니다.
열아홉 번째는 몸뚱이의 길이와 너비가 니구로(尼拘盧)11)나무와 같은 것입니다.
스무 번째는 뺨이 사자와 같은 것입니다.
스물한 번째는 가슴이 방정(方整)한 것이 사자와 같은 것입니다.
스물두 번째는 이가 마흔 개나 되는 것입니다.
스물세 번째는 이가 방정하고 고른 것입니다.
스물네 번째는 이가 조밀하여 틈이 나 있지 않은 것입니다.
스물다섯 번째는 이가 희고 깨끗하고 고운 것입니다.
스물여섯 번째는 목구멍이 깨끗하여 갖가지 음식의 맛이 입에 맞지 않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
스물일곱 번째는 혀가 길고 넓어 좌우로 귀를 핥을 수 있는 것입니다.
스물여덟 번째는 범음(梵音)12)이 맑고 깨끗한 것입니다.
스물아홉 번째는 눈이 검푸른 것입니다.
서른 번째는 눈이 우왕(牛王)과 같고 아래위로 한꺼번에 깜박여지는 것입니다.
서른한 번째는 두 눈썹 사이에 보드랍고 가늘고 광택이 나는 흰 털이 있어, 펴면 한 길이나 되고 놓으면 오른쪽으로 소라처럼 감겨 진주(眞珠)와 같은 것입니다.
서른두 번째는 정수리에 육계(肉髻:살상투)가 있는 것이니, 이것이 32상입니다.’”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9_b_21L十四皮膚細軟不受塵十五兩肩齊亭充滿圓好十六有萬字十七身長倍人十八七處平滿十九身長廣等如尼拘盧樹二十頰車如師子二十一胸膺方整如師二十二口四十齒二十三方整齊平二十四齒密無閒二十五齒白鮮明二十六咽喉淸淨所食衆味無不稱二十七廣長舌左右舐耳二十八梵音淸徹二十九眼紺靑色三十如牛王眼上下俱眴三十一眉閒白毫柔軟細澤引長一尋放則右旋螺如眞珠三十二頂有肉髻是爲三十二相卽說頌曰

잘 머무를 수 있는 부드러운 발
땅을 밟아도 자국이 나지 않네.
천 개 바퀴살 모양 장엄하게 꾸며져
광명과 빛깔을 두루 갖추었네.
017_0819_c_11L善住柔軟足
不蹈地迹現
千輻相莊嚴
光色靡不具

그 몸은 니구류(尼俱類)나무처럼
길이와 너비가 평등하며
여래와 같은 이 일찍이 없나니
말의 성기처럼 남근(男根)이 감춰져 있네.
017_0819_c_13L如尼俱類樹
縱廣正平等
如來未曾有
秘密馬陰藏

황금 보배로 장엄한 몸은
모든 모양이 서로 비치고
속세를 따라 섞여 놀아도
티끌이나 먼지가 더럽히지 못하네.
017_0819_c_14L金寶莊嚴身
衆相互相映
雖順俗流行
塵土亦不污

하늘 빛깔은 지극히 부드럽고
하늘 일산은 저절로 덮어 주네.
범천의 음성에 자금(紫金)빛 몸
연꽃이 연못에서 갓 나온 것 같네.
017_0819_c_15L天色極柔軟
天蓋自然覆
梵音身紫金
如華始出池

왕이 관상가에게 물으니
관상가들은 삼가 왕에게 대답했네.
보살의 상을 칭찬하되
온몸은 광명을 갖추고
017_0819_c_17L王以問相師
相師敬報王
稱讚菩薩相
擧身光明具

손과 발의 마디마다
안팎으로 훤히 드러나 보이네.
음식의 모든 맛을 제대로 맛보고
몸은 반듯하여 기울어지지 않네.
017_0819_c_18L手足諸支節
中外靡不現
食味盡具足
身正不傾斜

발바닥엔 수레바퀴 무늬 있고
그 목소리는 구슬픈 난새 같아라.
넓적다리 통통하여 두루 갖추었으니
그것은 전생 업이 그렇게 만든 것이네.
017_0819_c_19L足下輪相現
其音如哀鸞
傭䏶形相具
宿業之所成

팔꿈치와 발꿈치는 원만한 모양
눈썹과 눈매 단정하고 엄숙하네.
사람 중의 사자로서 존귀하신 분
그 위대한 힘은 제일이라네.
017_0819_c_21L臂肘團滿好
眉目甚端嚴
人中師子尊
威力最第一

그 뺨의 모양은 바르고 고르며
모로 누우면 사자와 같네.
고르고 바른 치아 모두 40개
가지런해 틈이 없어라.
017_0819_c_22L其頰車方整
臥脅如師子
齒方整四十
齊密中無閒
017_0820_a_01L
들어 보지 못한 범천의 음성
멀리나 가까이나 인연 따라 들리네.
몸을 펴 굽히지 않아도
두 손으로 무릎을 만질 수 있네.
017_0819_c_23L梵音未曾有
遠近隨緣到
平立不傾身
二手摩捫膝

손은 가지런하고 또 부드러워
대인(大人)의 아름다운 모양 갖추었고
털구멍 하나마다 하나의 털이 나고
손가락 발가락 사이 얇은 막(膜) 있네.
017_0820_a_02L手齊整柔軟
人尊美相具
一孔一毛生
手足網縵相

정수리의 육계와 검푸른 눈동자
눈은 아래위로 깜빡이고
두 어깨는 둥글고 두둑하여
32상을 갖추고 있네.
발꿈치는 높고 낮음이 없고
사슴과 같은 종아리 가늘고 곧아라.
017_0820_a_03L肉髻目紺靑
眼上下俱眴
兩肩圓充滿
三十二相具
足跟無高下
鹿膊腸纖傭

하늘 중의 하늘께서 이 땅에 오시어
마치 코끼리가 굴레를 벗어나듯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중생의 고통을 벗겨 주었네.
017_0820_a_05L天中天來此
如象絕羈靽
解脫衆生苦
處生老病死

자비하신 마음으로
네 가지 진리를 설명하시고
법구(法句)의 뜻을 열어 보여
중생들로 하여금 받들게 하였네.
017_0820_a_06L以慈悲心故
爲說四眞諦
開演法句義
令衆奉至尊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바시보살께서 세상에 태어나실 때에 모든 천신은 허공에서 손에 일산과 보배 부채를 들고 추위와 더위, 바람과 비, 티끌과 흙을 막아 주었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0_a_08L佛告比丘毘婆尸菩薩生時諸天在於虛空中手執白蓋寶扇以障寒風雨塵土佛時頌曰

사람 중에서 일찍이 없었던
두 가지 구족하신 높은 이[二足尊] 태어나셨네.
모든 하늘은 공경하는 마음으로
보배 일산과 보배 부채 바치네.
017_0820_a_11L人中未曾有
生於二足尊
諸天懷敬養
奉寶蓋寶扇

“그때 부왕은 네 유모를 두었는데, 한 사람은 젖을 먹이고 한 사람은 목욕시키고 한 사람은 향을 바르고 다른 한 사람은 같이 놀아주었다. 기쁨과 즐거움으로 받들어 기르며 게으름을 피우거나 싫어함이 없었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0_a_13L爾時父王給四乳母一者乳哺二者澡浴三者塗香四者娛樂歡喜養育無有懈倦於是頌曰

유모들은 자애로운 마음 있기에
아기 태어나자 곧 맡겨 기르라 했네.
한 사람은 젖먹이고 한 사람은 멱 감기고
한 사람은 향 바르고 다른 한 사람은 놀아주었네.
세상에서 가장 묘한 향을
사람 중의 높은 이께 발라드렸네.
017_0820_a_16L乳母有慈愛
子生卽付養
一乳哺一浴
二塗香娛樂
世閒最妙香
以塗人中尊

“태자가 동자(童子)였을 때 온 나라의 남녀들은 아무리 그를 바라보아도 싫증이 없었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0_a_18L爲童子時擧國士女視無厭足於是頌曰

많은 사람들이 공경하고 사랑하기
마치 갓 부어낸 황금상 바라보듯
남녀들이 다투어 자세히 살피며
보고 보아도 싫증이 없었다네.
017_0820_a_20L多人所敬愛
如金像始成
男女共諦觀
視之無厭足

“태자가 동자였을 때 온 나라 남녀들은 돌려가며 안아보고 마치 보배 꽃을 들여다보듯 하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0_a_22L爲童子時擧國士女衆共傅抱如觀寶華於是頌曰
017_0820_b_01L
두 가지를 구족한 존귀한 이 태어나자
많은 사람들 공경하고 사랑해
서로 다투어 돌려가며 안아보면서
마치 보배꽃 향기를 맡는 것 같이 했네.
017_0820_b_01L二足尊生時
多人所敬愛
展轉共傅抱
如觀寶花香

“보살께서 세상에 태어나셨을 때, 그 눈을 깜박이지 않은 것이 마치 도리천(忉利天)의 천신과 같았다. 눈을 깜박이지 않기 때문에 비바시(毗婆尸)13)라고 이름했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0_b_03L菩薩生時其目不眴如忉利天以不眴故名毘婆尸於是頌曰

하늘 가운데 하늘이신 분, 눈을 깜박이지 않으심이
마치 도리천의 천신과 같았네.
빛깔을 보고 바르게 관찰하니
그러므로 비바시라 이름하였네.
017_0820_b_05L天中天不眴
猶如忉利天
見色而正觀
故號毘婆尸

“보살께서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그 음성은 맑게 트이고 부드럽고 온화하여 마치 가라빈가(迦羅頻伽:가릉빈가)새의 소리와 같았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0_b_07L菩薩生時其聲淸徹柔軟和雅如迦羅頻伽鳥聲於是頌曰

마치 설산(雪山)에 사는 새가
꽃즙을 마시며 지저귀는 것처럼
저 두 가지를 구족한 높으신 분
그 음성 맑게 트임 또한 그러하네.
017_0820_b_09L猶如雪山鳥
飮華汁而鳴
其彼二足尊
聲淸徹亦然

“보살께서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그 눈은 멀리 1유순(由旬)까지 뚜렷이 볼 수 있었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0_b_11L菩薩生時眼能徹視見一由旬於是頌曰

맑고 깨끗한 업(業) 닦은 과보로
하늘의 미묘한 광명을 받았으니
보살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곳
1유순을 두루 볼 수 있으시네.
017_0820_b_13L淸淨業行報
受天妙光明
菩薩目所見
周遍一由旬

“보살께서 이 세상에 태어나 차츰 자라났을 때, 천정당(天正堂)14)에 있으면서 도(道)로써 사람들을 교화시켰다. 그 은혜는 뭇 백성들에게 미쳐 이름과 덕망을 멀리 떨쳤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0_b_15L菩薩生時年漸長大在天正堂以道開化恩及庶民名德遠聞於是頌曰

어린 나이에 천정당에 계시면서
도로써 천하를 교화하시고
모든 사무를 처리했으니
그러므로 비바시라 이름했다네.
017_0820_b_17L童幼處正堂
以道化天下
決斷衆事務
故號毘婆尸

맑고 깨끗한 지혜 넓고 넓으며
그 깊이는 큰 바다와 같네.
모든 중생 기쁘게 하고
그들의 지혜 늘리고 넓혀 주었네.
017_0820_b_19L淸淨智廣博
甚深猶大海
悅可於群生
使智慧增廣
017_0820_c_01L
“그때 보살이 밖으로 나가 유람하면서 구경하고 싶어서 마부에게 명령했다.
‘마부야, 보배 수레를 장엄하게 장식하여라. 저 동산으로 나가 돌아다니며 구경해야겠다.’
마부는 곧 수레를 꾸민 뒤에 돌아와 말씀드렸다.
‘이제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태자는 곧 보배 수레를 타고 동산으로 향했다. 그때 도중에서 한 노인을 보았다. 머리는 희고 이는 빠지고 얼굴은 주름지고 허리는 꼬부라져 지팡이를 짚고 힘없는 걸음으로 숨을 헐떡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태자가 시자(侍者)를 돌아보고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늙은 사람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을 늙었다고 하는가?’
‘늙었다는 것은 수명이 거의 다 되어 앞으로 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늙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나도 앞으로 저렇게 될 것이며 저런 재앙을 면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한번 나면 반드시 늙는 법입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자 태자는 마음이 매우 우울해져 곧 마부에게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가자고 명령하였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사색을 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늙음의 괴로움은 내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0_b_20L於時菩薩欲出遊觀告勅御者嚴駕寶車詣彼園林巡行遊觀御者卽便嚴駕訖已還白今正是時太子卽乘寶車詣彼園觀於其中路見一老人頭白齒落面皺身僂拄杖羸步喘息而行太子顧問侍者此爲何人答曰此是老人又問何如爲老答曰夫老者生壽向盡餘命無幾故謂之老子又問吾亦當爾不免此患耶答曰生必有老無有豪賤於是太子悵然不悅卽告侍者迴駕還宮靜默思惟念此老苦吾亦當有佛於是頌曰

노인을 보니, 얼마 남지 않은 목숨
지팡이 기대어 비틀거리며 걸어가네.
보살은 스스로 생각했다네.
나도 저 재앙 면하지 못하리.
017_0820_c_09L見老命將盡
拄杖而羸步
菩薩自思惟
吾未免此難

“그때 부왕(父王)이 그 시자에게 물었다.
‘태자가 바깥 구경을 하고 즐거워하더냐?’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부왕이 그 까닭을 묻자 시자는 대답했다.
‘길에서 노인을 만났는데 그것을 보고 매우 언짢아했습니다.’
그때 부왕은 잠자코 스스로 생각하였다.
‘예전에 관상가가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출가할 것이라고 말하더니, 지금처럼 즐거워하지 않다가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마땅히 방편을 써서 깊은 궁중에 있게 한 뒤 5욕(欲)의 향락으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출가하지 못하게 해야겠다.’
그리고는 곧 별궁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예쁜 채녀(婇女)들을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하였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0_c_11L爾時父王問彼侍者太子出遊歡樂不耶答曰不樂又問其故答曰道逢老人是以不樂爾時父王默自思念昔日相師占相太子言當出家今者不悅得無爾乎當設方便使處深宮五欲娛樂以悅其心令不出家卽便嚴飾宮館簡擇婇女以娛樂之佛於是頌曰

부왕은 이 말을 듣고
방편으로써 별궁을 장엄한 뒤
5욕의 향락을 더욱 늘려서
태자가 출가하지 않게 하였네.
017_0820_c_19L父王聞此言
方便嚴宮館
增益以五欲
欲使不出家
017_0821_a_01L
“그 뒤 태자는 다시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장식해서 구경하러 나갔다가 도중에 한 병자를 만났다. 그는 몹시 쇠약한 몸에 배가 부었고 얼굴에는 검버섯이 피었는데, 혼자 더러운 오물더미 위에 누워 있었으나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었으며, 심한 고통으로 못내 고통스러워하며 말도 하지 못했다.
태자는 마부를 돌아보고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병든 사람입니다.’
‘어떤 것을 병이라고 하는가?’
‘병이란 온갖 고통에 못 견디게 시달려 살지 죽을지 기약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병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럼 나도 앞으로 저렇게 되어 저런 괴로움을 면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태어나면 반드시 병이 있게 마련입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자 태자는 마음이 우울해져 곧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갔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사색에 잠겨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병의 괴로움은 내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0_c_21L又於後時太子復命御者嚴駕出遊於其中路逢一病人身羸腹大面目黧黑獨臥糞除無人瞻視病甚苦毒口不能言顧問御者此爲何人答曰此是病人問曰何如爲病答曰病者痛迫切存亡無期故曰病也又曰亦當爾未免此患耶答曰然生則有無有貴賤於是太子悵然不悅告御者迴車還宮靜默思惟念此病吾亦當爾佛於是頌曰

오랫동안 병 앓는 저 사람 보니
얼굴은 쇠퇴하고 말라빠졌네.
잠자코 스스로 생각했다네.
나도 저런 재앙 면하지 못하리.
017_0821_a_08L見彼久病人
顏色爲衰損
靜默自思惟
吾未免此患

“그때 부왕은 또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바깥 구경을 하고 즐거워하더냐?’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을 묻자 마부는 대답했다.
‘길에서 병자를 만났는데 그것을 보고 매우 언짢아 하셨습니다.’
그때 부왕은 잠자코 생각하였다.
‘예전에 관상가들이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출가할 것이라고 말하더니 지금처럼 즐거워하지 않다가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내 마땅히 다시 방편을 써서 온갖 풍류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출가하지 못하게 해야겠다.’
그리고는 곧 다시 별궁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예쁜 채녀들을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하였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1_a_10L爾時父王復問御者太子出遊歡樂不耶答曰不樂又問其故答曰道逢病人是以不樂於是父王默然思惟昔日相師占相太子言當出家今日不悅得無爾乎吾當更設方便增諸伎樂以悅其心使不出家卽復嚴飾宮館簡擇婇女以娛樂之佛於是頌曰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
모두 미묘하여 기뻐할 만했네.
이것은 보살의 복으로 이룩된 것
그러므로 그 속에서 즐기는 것이라네.
017_0821_a_18L色聲香味觸
微妙可悅樂
菩薩福所致
故娛樂其中
017_0821_b_01L
“또 그 뒤 어느 날 태자는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장식해서 타고 유람하러 나갔다가 가는 도중에 한 죽은 사람을 보았다. 울긋불긋한 비단 깃발이 앞뒤에서 인도하고 일가친척들은 슬피 울부짖으며 상여를 따라 성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태자가 마부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죽은 사람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을 죽음이라고 하는가?’
‘죽음이란 다한 것[盡]입니다. 숨길이 끊기고 열이 식어 모든 감각 기관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죽고 사는 것이 길을 달리하여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죽음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그럼 나도 반드시 저렇게 될 것이며 저런 재앙을 면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태어난 자에겐 반드시 죽음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자 태자는 마음이 서글퍼져 곧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갔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사색에 잠겨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죽음의 고통은 나에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1_a_20L又於異時太子復勅御者嚴駕出遊於其中路逢一死人雜色繒幡前後導引宗族親里悲號哭泣送之出城太子復問此爲何人答曰此是死人問曰何如爲死答曰死者盡也風先火次諸根壞敗存亡異趣室家離別故謂之死太子又問御者吾亦當爾不免此患耶答曰生必有死無有貴賤於是太子悵然不悅卽告御者迴車還宮靜默思惟念此死苦吾當然佛時頌曰

처음으로 사람의 죽음을 보았을 때
그 사람 다시 태어날 줄 알았네.
잠자코 스스로 생각했다네.
나도 저 재앙 면하지 못하리.
017_0821_b_08L始見有人死
知其復更生
靜默自思惟
吾未免此患

“그때 부왕은 또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바깥 구경을 하고 즐거워하던가?’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을 묻자 마부는 대답했다.
‘길에서 죽은 사람을 만났는데 그것을 보고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부왕은 잠자코 생각했다.
‘예전에 관상가들이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출가할 것이라고 말하더니 오늘처럼 즐거워하지 않다가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내 다시 방편을 써서 온갖 풍류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출가하지 못하게 해야겠다.’
곧 별궁을 아름답게 꾸미고 예쁜 채녀를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하였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1_b_10L爾時父王復問御者太子出遊歡樂不耶答曰不樂又問其故答曰道逢死人是故不樂於是父王默自思念昔日相師占相太子言當出家今日不悅得無爾乎吾當更設方便增諸伎樂以悅其心使不出家卽復嚴飾宮館簡擇婇女以娛樂之佛於是頌曰

동자(童子)는 큰 명예가 있어
아름다운 여인들이 주위를 에워쌌네.
5욕의 향락을 누리는 것
저 천상의 제석(帝釋)과 같았다네.
017_0821_b_17L童子有名稱
婇女衆圍遶
五欲以自娛
如彼天帝釋
017_0821_c_01L
“또 어느 날 태자는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장식해서 타고 유람하러 나갔다가 도중에서 한 사문(沙門)을 만났다. 그 사문은 법의(法衣)를 입고 발우를 들고 오직 땅만 보며 걸어가고 있었다. 태자가 곧 마부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사문입니다.’
‘어떤 사람을 사문이라고 하는가?’
‘사문이란 모든 은혜와 사랑을 끊고 집을 떠나 도를 닦는 사람입니다. 그는 모든 감각 기관을 잘 제어하여 바깥 욕망에 물들지 않고 자비스런 마음으로 어떤 생명도 해치지 않습니다. 괴로움을 당해도 슬퍼하지 않고 즐거움을 만나도 기뻐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잘 참는 것이 마치 대지(大地)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사문이라고 합니다.’
그때 태자는 말했다.
‘훌륭하구나, 이 도(道)야말로 바르고 참되어 영원히 번뇌를 여의고, 미묘하고 맑고 비었으니 오직 이것만이 참으로 기뻐할 만한 것이다.’
그러고 나서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다가갔다.
017_0821_b_19L又於異時復勅御者嚴駕出遊於其中路逢一沙門法服持鉢視地而行卽問御者此爲何人御者答曰此是沙門又問何謂沙門答曰沙門者離恩愛出家修道攝御諸根不染外慈心一切無所傷害逢苦不慼樂不欣能忍如地故號沙門太子曰善哉此道眞正永絕塵累微妙淸虛惟是爲快卽勅御者迴車就之
그때 태자는 그 사문에게 물었다.
‘그대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었구나. 마음에 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사문은 대답했다.
‘출가자란 마음을 길들여 항복받아서 영원히 번뇌를 여의고자 하며, 자비심으로 모든 생물을 사랑하여 침노하거나 해치지 않고, 마음을 비워 고요하게 하며 편안한 속에서 오로지 도 닦기만을 힘쓰는 사람입니다.’
태자가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이 도야말로 가장 진실한 것이로다.’
그리고 곧 마부에게 명령했다.
‘너는 이 보배 옷과 수레를 가지고 돌아가 대왕께 여쭈어라. 나는 여기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으려 한다. 그 까닭은 마음을 다루어 항복받아 번뇌를 벗어버리고 맑고 깨끗하게 혼자 살면서 도를 구하기 위해서이다.’
그때 마부는 태자가 타고 갔던 수레와 입었던 옷을 가지고 부왕에게로 돌아갔다. 태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수도 생활로 들어갔다.”
017_0821_c_05L爾時太子問沙門曰剃除鬚髮法服持鉢何所志求沙門答曰夫出家者欲調伏心意永離塵垢慈育群生無所侵虛心靜寞唯道是務太子曰善哉此道最眞尋勅御者齎吾寶衣幷及乘輿還白大王我卽於此剃除鬚髮服三法衣出家修道所以然者欲調伏心意捨離塵垢淸淨自居以求道於是御者卽以太子所乘寶車及與衣服還歸父王太子於後卽剃除鬚髮服三法衣出家修道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태자는 늙고 병든 사람을 보고 이 세상의 고뇌(苦惱)를 알았으며, 또 죽은 사람을 보고 세상에 대한 집착이 없어졌다. 그리고 사문을 보자 확연히 깨달았다. 수레에서 내려와 한 걸음 두 걸음 걷는 동안에는 이 세상의 모든 집착과 속박으로부터 더욱 멀어졌으니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출가한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번뇌를 멀리 여읜 것이다.
당시 그 나라 사람들은 태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 집을 떠나 도를 닦는다는 말을 듣고 모두들 말하였다.
‘그 도는 틀림없이 진실할 것이다. 그래서 태자가 나라의 영화로운 지위를 버렸고 소중한 것도 버렸을 것이다.’
그때 그 나라의 8만 4천 사람들은 태자를 찾아가 제자가 되어 집을 떠나 도 닦기를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1_c_16L佛告比丘太子見老病人知世苦惱又見死人戀世情滅及見沙門廓然大悟下寶車時步步中閒轉遠縛著是眞出家是眞遠離彼國人聞太子剃除鬚法服持鉢出家修道咸相謂言道必眞乃令太子捨國榮位捐棄所于時國中八萬四千人往就太子求爲弟子出家修道佛時頌曰
017_0822_a_01L
깊고 미묘한 법을 선택하자
저들도 그 말 듣고 모두 따라 집을 떠났네.
은혜와 사랑의 감옥을 벗어나니
온갖 결박 모두 다 없어졌다네.
017_0822_a_01L撰擇深妙法
彼聞隨出家
離於恩愛獄
無有衆結縛

“태자는 그들의 소원을 받아들여 제자로 삼고 그들과 함께 유행하면서 곳곳에서 교화를 펼쳤다.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이르는 곳마다 사람들은 그를 공경하여 네 가지 일[事]로 공양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보살은 생각했다.
‘나는 대중들과 함께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그러나 그런 번거로운 일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언제 이 군중을 떠나 한적한 곳에서 참 도를 구할 수 있을까?’
얼마 되지 않아 보살은 소원이 이루어져 한적한 곳에서 오로지 수도에 정진하게 되었다. 태자는 또 이렇게 생각했다.
‘중생들은 참으로 불쌍하다. 항상 어둠 속에 있으면서 몸은 언제나 위태롭고 약하며 남[生]이 있고, 늙음[老]이 있고, 병듦[病]이 있고, 죽음[死]이 있어 모든 고통이 모여 쌓인다. 여기서 죽어 저기에 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기에 난다. 이런 괴로움의 무더기로 인하여 바퀴처럼 돌고 돌며 끝이 없구나. 나는 언제나 이 괴로움의 원인을 밝게 깨달아 태어나고 늙고 죽는 일을 없앨 수 있을까?’
017_0822_a_03L于時太子卽便納受與之遊行在在教化從村至村從國至國所至之處無不恭敬四事供養菩薩念言吾與大衆遊行諸國人閒憒鬧此非我宜何時當得離此群衆閑靜之處以求道眞尋獲志願於閑靜處專精修復作是念衆生可愍常處闇冥身危脆有生有老有病有死衆苦所死此生彼從彼生此緣此苦陰轉無窮我當何時曉了苦陰滅生
017_0822_b_01L보살은 또 이렇게 생각했다.
‘나고 죽음은 어디로부터, 무엇을 인연하여 생기는 것일까?’
그는 곧 지혜로써 그것의 유래를 관찰했다.
‘생(生)이 있기 때문에 늙음[老]과 죽음[死]이 있다. 그러므로 생은 늙음과 죽음의 인연이 된다. 생은 유(有)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유는 생의 인연이다. 유는 취(取)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취는 유의 인연이 된다. 취는 애(愛)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애는 취의 인연이 된다. 애는 수(受)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수는 애의 인연이 된다. 수는 촉(觸)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촉은 수의 인연이 된다. 촉은 6입(入)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6입은 촉의 인연이 된다. 6입은 명색(名色)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명색은 6입의 인연이 된다. 명색은 식(識)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식은 명색의 인연이 된다. 식은 행(行)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행은 식의 인연이 된다. 행은 치(癡)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치는 행의 인연이 된다. 따라서 치를 인연해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해 식이 있고, 식을 인연해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인연해 6입이 있고, 6입을 인연해 촉이 있고, 촉을 인연해 수가 있고, 수를 인연해 애가 있고, 애를 인연해 취가 있고, 취를 인연해 유가 있고, 유를 인연해 생이 있고, 생을 인연해 늙음ㆍ병듦ㆍ죽음ㆍ걱정ㆍ슬픔ㆍ괴로움ㆍ번민이 있는 것이다. 이 괴로움의 무더기[苦盛陰]15)는 생(生)을 인연해 있으니 이것이 괴로움의 발생[苦集] 과정이다.’
보살이 괴로움의 발생 과정16)을 깊이 생각했을 때, 지(智)가 생기고 안목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고 밝음이 생기고 통(通)이 생기고 혜(慧)가 생기고 증(證)이 생겼다.
017_0822_a_14L復作是念生死何從何緣而有以智慧觀察所由從生有老死生是老死緣生從有起有是生緣有從取取是有緣取從愛起愛是取緣從受起受是愛緣受從觸起觸是受觸從六入起六入是觸緣六入從名色起名色是六入緣名色從識起識是名色緣識從行起行是識緣從癡起癡是行緣是爲緣癡有行行有識緣識有名色緣名色有六入緣六入有觸緣觸有受緣受有愛愛有取緣取有有緣有有生緣生有苦惱此苦盛陰緣生而是爲苦集菩薩思惟苦集陰時生眼生覺生明生通生慧生證
017_0822_c_01L그때 보살은 또 깊이 생각했다.
‘무엇이 없어야 늙음도 죽음도 없어지고, 무엇이 멸해야 늙음도 죽음도 멸할까?’
보살은 곧 지혜로써 그것의 유래를 관찰했다.
‘생(生)이 없으면 늙음과 죽음이 없고,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이 멸한다. 유(有)가 없으면 생이 없고,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한다. 취(取)가 없으면 유도 없고, 취가 멸하면 유도 멸한다. 애(愛)가 없으면 취가 없고, 애가 멸하면 취도 멸한다. 수(受)가 없으면 애도 없고, 수가 멸하면 애도 멸한다. 촉(觸)이 없으면 수도 없고, 촉이 멸하면 수도 멸한다. 6입(入)이 없으면 촉도 없고, 6입이 멸하면 촉도 멸한다. 명색(名色)이 없으면 6입도 없고, 명색이 멸하면 6입도 멸한다. 식(識)이 없으면 명색도 없고, 식이 멸하면 명색도 멸한다. 행(行)이 없으면 식도 없고, 행이 멸하면 식도 멸한다. 치(癡)가 없으면 행도 없고, 치가 멸하면 행도 멸한다.
따라서 치가 멸하기 때문에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기 때문에 식이 멸하고, 식이 멸하기 때문에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기 때문에 6입이 멸하고, 6입이 멸하기 때문에 촉이 멸하고, 촉이 멸하기 때문에 수가 멸하고, 수가 멸하기 때문에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기 때문에 취가 멸하고, 취가 멸하기 때문에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기 때문에 생이 멸하고, 생이 멸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과 걱정과 슬픔과 괴로움과 번민이 멸한다.’
보살이 이렇게 괴로움의 음(陰)이 멸하는 과정을 깊이 생각했을 때, 지(智)가 생기고 안목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고 밝음이 생기고 통(通)이 생기고 혜(慧)가 생기고 증(證)이 생겼다.
그때 보살은 이렇게 역순(逆順)으로 12인연을 관찰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보았다. 그래서 곧 그 자리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이루었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2_b_05L菩薩復自思惟何等無故老死無何等滅故老死滅卽以智慧觀察所生無故老死無生滅故老死滅無故生無有滅故生滅取無故有無取滅故有滅愛無故取無愛滅故取受無故愛無受滅故愛滅觸無故受無觸滅故受滅六入無故觸無入滅故觸滅名色無故六入無名色滅故六入滅識無故名色無識滅故名色滅行無故識無行滅故識滅無故行無癡滅故行滅是爲癡滅故行滅行滅故識滅識滅故名色滅色滅故六入滅六入滅故觸滅觸滅故受滅受滅故愛滅愛滅故取滅滅故有滅有滅故生滅生滅故老苦惱滅菩薩思惟苦陰滅時生眼生覺生明生通生慧生證菩薩逆順觀十二因緣如實知實見已卽於座上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佛時頌曰

이 말을 대중에게 이르나니
너희들은 마땅히 잘 들어라.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던 법을
먼 옛날 보살은 관찰했다네.
017_0822_c_02L此言衆中說
汝等當善聽
過去菩薩觀
本所未聞法

늙음[老]과 죽음[死]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일까?
이렇게 바르게 관찰해 보고 나서
생(生)으로 말미암아 있는 줄 알았네.
017_0822_c_04L老死從何緣
因何等而有
如是正觀已
知其本由生

생(生)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일까?
이렇게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생(生)은 유(有)에서 일어남을 알았네.
017_0822_c_05L生本由何緣
因何事而有
如是思惟已
知生從有起

그것에 집착하고 그것을 취(取)해
엎치락뒤치락 유(有)만 더욱 늘어나네.
그러므로 여래는 이렇게 말하나니
취는 곧 유의 인연이 된다.
017_0822_c_06L取彼取彼已
展轉更增有
是故如來說
取是有因緣

갖가지 더러운 오물의 무더기에
바람 불면 악한 냄새 퍼지듯이
취(取)의 원인도 마찬가지로
애(愛)로 말미암아 널리 퍼진다네.
017_0822_c_08L如衆穢惡聚
風吹惡流演
如是取相因
因愛而廣普

애는 수(受)로 말미암아 생기나니
괴로움을 일으키는 그물의 근본
물들고 집착하는 인연으로서
괴로움과 즐거움에 서로 호응한다네.
017_0822_c_09L愛由於受生
起苦羅網本
以染著因緣
苦樂共相應

수(受)는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수가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수는 촉(觸)에서 생김을 알았네.
017_0822_c_10L受本由何緣
因何而有受
以是思惟已
知受由觸生

촉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촉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촉은 6입(入)에서 생김을 알았네.
017_0822_c_12L觸本由何緣
因何而有觸
如是思惟已
觸由六入生

6입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6입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6입은 명색(名色)에서 생김을 알았네.
017_0822_c_13L六入本何緣
因何有六入
如是思惟已
六入名色生

명색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명색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명색은 식(識)에서 생김을 알았네.
017_0822_c_14L名色本何緣
因何有名色
如是思惟已
名色從識生

식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식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식은 행(行)에서 생김을 알았네.
017_0822_c_16L識本由何緣
因何而有識
如是思惟已
知識從行生

행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행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행은 치(癡)에서 생김을 알았네.
017_0822_c_17L行本由何緣
因何而有行
如是思惟已
知行從癡生

이와 같은 인연을
실의인(實義因)이라고 이름하네.
지혜의 방편으로 그것을 관찰하면
능히 인연의 뿌리 볼 수 있으리.
017_0822_c_18L如是因緣者
名爲實義因
智慧方便觀
能見因緣根

괴로움은 성현들이 지은 것도 아니며
아무런 인연 없이 있는 것도 아니니
그러므로 생멸 변화하는 이 괴로움을
지혜로운 사람은 끊어 없앤다.
017_0822_c_20L苦非賢聖造
亦非無緣有
是故變易苦
智者所斷除

만일 무명(無明)이 멸해 다하면
그때는 곧 행(行)이 없어질 것이며
만일 또 행이 멸해 다하면
그때는 곧 식(識)도 없어질 것이다.
017_0822_c_21L若無明滅盡
是時則無行
若無有行者
則亦無有識

만일 식이 아주 멸해 다하면
명색(名色) 또한 없어질 것이며
명색이 이미 멸해 다하면
6입(入) 또한 없어질 것이다.
017_0822_c_22L若識永滅者
亦無有名色
名色旣已滅
卽無有諸入

만일 6입이 아주 멸하면
촉(觸) 또한 없어질 것이며
만일 촉이 아주 멸해 다하면
수(受) 또한 없어질 것이다.
017_0822_c_24L若諸入永滅
則亦無有觸
若觸永滅者
則亦無有受
017_0823_a_01L
만일 수가 아주 멸해 다하면
애(愛) 또한 없어질 것이며
만일 애가 아주 멸해 다하면
취(取) 또한 없어질 것이다.
017_0823_a_01L若受永滅者
則亦無有愛
若愛永滅者
則亦無有取

만일 취가 아주 멸해 다하면
유(有) 또한 없어질 것이며
만일 유가 아주 멸해 다하면
생(生) 또한 없어질 것이다.
017_0823_a_02L若取永滅者
則亦無有有
若有永滅者
則亦無有生

만일 생이 아주 멸해 다하면
늙고 병드는 괴로움의 무더기도 없어져서
일체의 괴로움이 다할 것이니
이는 지혜로운 사람의 설명이다.
017_0823_a_04L若生永滅者
無老病苦陰
一切都永盡
智者之所說

12연기(緣起)는 깊고 또 깊어
보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네.
오직 부처님만이 잘 아시니
이것이 있고 없어지는 인연에 대해
017_0823_a_05L十二緣甚深
難見難識知
唯佛能善覺
因是有是無

만일 능히 스스로 관찰하면
모든 입(入)이 없는 것이니
깊이 인연을 살펴보는 사람은
따로 스승을 찾을 것 없으리.
017_0823_a_06L若能自觀察
則無有諸入
深見因緣者
更不外求師

능히 음(陰)ㆍ계(界)ㆍ입(入)에 대하여
탐욕을 떠나 물들지 않는 자
온갖 보시(布施)를 받을 만하고
시주(施主)의 은혜를 깨끗이 갚으리.
017_0823_a_08L能於陰界入
離欲無染者
堪受一切施
淨報施者恩

만일 네 가지 변재[四辯才] 얻고
흔들림 없는 깨달음을 얻는다면
능히 모든 결박을 풀고
번뇌를 끊어 방탕하지 않으리.
017_0823_a_09L若得四辯才
獲得決定證
能解衆結縛
斷除無放逸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은
마치 썩고 낡은 수레 같으니
이 법을 자세히 새겨보면
곧 등정각(等正覺)을 이루리라.
017_0823_a_10L色受想行識
猶如朽故車
能諦觀此法
則成等正覺

마치 새가 허공을 날며
바람 따라 동서로 노니는 것처럼
보살이 모든 번뇌 끊어 없애기
가벼운 옷, 바람에 나부끼듯 한다네.
017_0823_a_12L如鳥遊虛空
東西隨風逝
菩薩斷衆結
如風靡輕衣

비바시부처님께서는 한적한 곳에서
모든 법을 자세히 관찰하였네.
늙음과 죽음은 무엇을 인연해 있고
또 무엇으로 하여 없어지는가?
017_0823_a_13L毘婆尸閑靜
觀察於諸法
老死何緣有
從何而得滅

그분 이렇게 관찰해 보고 나서
맑고 깨끗한 지혜 생겨
늙음과 죽음은 생을 인연해 있고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도 멸함을 깨달았네.
017_0823_a_14L彼作是觀已
生淸淨智慧
知老死由生
生滅老死滅

“비바시부처님께서는 처음으로 도를 이루셨을 때 두 가지 관법[觀]을 많이 닦으셨으니, 하나는 안은관(安隱觀)이며, 다른 하나는 출리관(出離觀)이었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3_a_16L毘婆尸佛初成道時多修二觀一曰安隱觀二曰出離觀佛於是頌曰

짝할 이 없는 여래께서는
두 가지 관법을 닦으셨으니
안은관과 출리관을 닦으시어
선인(仙人)께서는 저 언덕에 건너가셨네.
017_0823_a_18L如來無等等
多修於二觀
安隱及出離
仙人度彼岸

그 마음은 자유를 얻어
모든 번뇌를 끊어 없애고
산 위에 올라가 사방을 살피니
그러므로 비바시라 이름하였네.
017_0823_a_20L其心得自在
斷除衆結使
登山觀四方
故號毘婆尸

큰 지혜의 광명이 어둠을 없애
자신을 거울에 비추어 보는 것 같네.
세상을 위해 걱정 번민 없애주고
남ㆍ늙음ㆍ죽음의 괴로움도 가셔주었네.
017_0823_a_21L大智光除冥
如以鏡自照
爲世除憂惱
盡生老死苦
017_0823_b_01L
“비바시부처님께서는 한적한 곳에서 또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이제 이 위없는 법을 이미 얻었다. 이것은 매우 깊고 미묘하여 알기도 어렵고 보기도 어렵다. 이것은 번뇌가 없고 맑고 깨끗해, 오직 지혜 있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지 범부(凡夫)가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모든 중생들이 다른 주장과 다른 소견과 다른 감정과 다른 학문을 의지하기 때문이다. 저들은 제각기 다른 소견에 의지해 나름대로 구하는 바를 즐기고 제각기 배운 바에 힘쓴다. 그러므로 이 매우 깊은 인연의 법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니 애욕이 끊어진 열반은 더더욱 알지 못할 것이다. 내가 저들을 위해 법을 설명해도 저들은 반드시 이해하지 못하고 도리어 혼란스러워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입을 다물고 설법하지 않으려 하셨다.
017_0823_a_22L毘婆尸佛於閑靜處復作是念我今已得此無上法甚深微妙難解難見息滅淸淨智者所知非是凡愚所能及也斯由衆生異忍異見異受異學依彼異見各樂所求各務所習是故於此甚深因緣不能解了然愛盡涅倍復難知我若爲說彼必不解生觸擾作是念已卽便默然不復說
그때 범천왕이 비바시부처님의 이런 생각을 알고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이 세상은 곧 망하겠구나. 참으로 가엾은 일이다. 비바시부처님께서 그 깊고 미묘한 법을 알면서도 설법하시려 하지 않는구나.’
그래서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펴는 정도의 짧은 시간에 범천궁(梵天宮)에서 순식간에 내려와 부처님 앞에 서서, 그 발 앞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가 서 있었다. 그때 범천왕은 오른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때를 보아 법을 베푸십시오. 지금 이 중생들은 번뇌가 적고 모든 감각 기관이 영리하며 공경하는 마음이 있어 교화하기 쉽습니다. 뒷세상에서는 구제할 수 없는 죄를 지을까 두려우니 온갖 악한 법을 멸하고 좋은 세계에 태어날 수 있게 해주십시오.’
017_0823_b_07L梵天王知毘婆尸如來所念自思惟念此世閒便爲敗壞甚可哀毘婆尸佛乃得知此深妙之法不欲說譬如力士屈伸臂頃從梵天忽然來下立於佛前頭面禮足住一面梵天王右膝著地叉手合掌白佛言唯願世尊以時說法今此衆生塵垢微薄諸根猛利有恭敬心易可開化畏怖後世無救之罪能滅惡法出生善道
017_0823_c_01L부처님께서 범천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네 말과 같다. 다만 나는 한적한 곳에서 혼자서 묵묵히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내가 얻은 바른 법은 매우 깊고 미묘하다. 내가 비록 저들을 위하여 설명하더라도 저들은 분명 이해하지 못하고 도리어 혼란스러워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잠자코 있으며 설법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나는 무수한 아승기겁(阿僧祇劫) 이전부터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히 노력하여 위없는 행(行)을 닦아 오늘에야 비로소 이 얻기 어려운 법을 얻었다. 비록 내가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빠져 있는 저 중생들을 위해 설법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반드시 내 말을 실행하지 못하고 부질없이 수고롭기만 할 것이다. 이 법은 미묘하여 세상의 일들과 서로 반대되는 만큼 탐욕에 물들고 어리석음에 덮인 중생들이 믿고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범왕이여, 나는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차라리 입을 다물고 설법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017_0823_b_16L佛告梵王如是如是如汝所言但我於閑靜處默自思念所得正法甚深微妙若爲彼說彼必不解更生觸擾故我默然不欲說法我從無數阿僧祇劫勤苦不懈修無上行今始獲此難得之法若爲婬癡衆生說者必不承用徒自勞疲法微妙與世相反衆生染欲愚冥所不能信解梵王我觀如此是以默不欲說法
그때 범천왕은 세 차례에 걸쳐 더욱 간절히 설법하실 것을 청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세존께서 설법하시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곧 망할 것입니다. 그것은 참으로 가엾은 일입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지금 곧 널리 법을 펴셔서 저 중생들로 하여금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때 부처님께서 세 차례에 걸친 범왕의 간절한 청을 듣고 곧 부처의 눈[佛眼]으로써 세계를 두루 관찰해 보았다. 중생들 가운데는 더러움이 많은 자도 있고 적은 자도 있으며, 근성이 영리한 자도 있고 미련한 자도 있으며, 가르치기에 어려운 자도 있고 쉬운 자도 있음을 보았다. 쉽게 가르침을 받는 자는 후세에 받게 될 죄의 과보를 두려워하여 능히 악한 법을 끊어 좋은 세계에 태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은 마치 우발라(優鉢羅)꽃ㆍ발두마(鉢頭摩)꽃ㆍ구물두(鳩勿頭)꽃ㆍ분타리(分陀利)꽃17)이 진흙에서 나오기는 했지만 아직 물속에 있는 것, 혹은 이미 나와 물과 수평을 이룬 것, 혹은 물 위까지 올라오기는 하였지만 아직 피지 못한 것 등의 차이가 있긴 하나 그것들은 다 물에 더럽혀지지 않고 쉽게 피어날 수 있는 것과 같았다. 세계의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았다.
017_0823_c_02L梵天王復重勸請懃懇惻至于再三世尊若不說法此世閒便爲壞敗甚可哀愍唯願世尊以時敷演勿使衆生墜落餘趣世尊三聞梵王慇懃勸請卽以佛觀視世界衆生垢有厚薄根有利教有難易易受教者畏後世罪滅惡法出生善道譬如優鉢羅花頭摩華鳩勿頭華分陁利華或有始出污泥未至水者或有已出與水平或有出水未敷開者然皆不爲水所染著易可開敷世界衆生亦復如
그때 세존께서는 범왕에게 말씀하셨다.
‘내 너희들을 가엾이 여겨 이제 마땅히 감로(甘露)법문을 열어 설명하겠다. 이 법은 깊고 미묘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나는 이제 내 말을 믿고 받아들여 즐거이 듣는 자를 위해서는 설법하겠지만, 혼란스러워하고 아무 이익이 없는 자를 위해서는 설법하지 않겠다.’
017_0823_c_14L爾時世尊告梵王曰吾愍汝等當開演甘露法門是法深妙難可解今爲信受樂聽者說不爲觸擾無益者說
그때 범왕은 부처님께서 그의 청을 들어주심을 알고 기뻐 뛰면서 부처님 주위를 세 바퀴 돌고,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한 뒤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가 사라진지 오래지 않아 여래께서는 조용히 혼자서 생각했다.
‘내가 누구에게 먼저 설법해야 할까?’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내 마땅히 반두성(槃頭城)으로 들어가 먼저 왕자 제사(提舍)와 대신의 아들 건다(騫茶)를 위해 감로의 법문을 열어야겠다.’
그때 세존께서는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짧은 시간에 도(道)를 이룬 나무 밑에서 사라져 반두성에 있는 녹야원(鹿野苑)에 이르러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3_c_17L爾時梵王知佛受請歡喜踊遶佛三帀頭面禮足忽然不現去未久是時如來靜默自思我今先當爲誰說法卽自念言當入槃頭城先爲王子提舍大臣子騫茶開甘露法門於是世尊如力士屈伸臂頃於道樹忽然不現至槃頭城槃頭王鹿野苑中敷座而坐佛於是頌曰
017_0824_a_01L
사자가 숲 속에서
자유로이 노니는 것처럼
저 부처님 또한 그렇게
자유로이 노닐며 걸림이 없었네.
017_0824_a_01L如師子在林
自恣而遊行
彼佛亦如是
遊行無罣㝵

“비바시부처님께서 동산지기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성으로 들어가서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에게 가서 〈정녕 궁금하십니까? 비바시부처님께서 지금 녹야원에 계시면서 그대들을 보고자 합니다. 지금이 바로 적당한 기회임을 아셔야 합니다〉라고 전하여라.’
그때 그 동산지기는 분부를 받고 두 사람의 처소로 찾아가 부처님의 말씀을 빠짐없이 전하였다. 두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곧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차근차근 설법하셔서 가르침을 펼쳐 보여 이롭게 해주고 기쁘게 해 주셨다.
즉 보시론(布施論)ㆍ계율론(戒律論)ㆍ생천론(生天論)에 대해 말씀하시고, 애욕[欲]은 나쁘고 더러운 것이며 우환이 되는 심각한 번뇌임을 가르치시고, 세속을 떠나는 공덕은 가장 미묘하고 청정하기 제일이라고 찬탄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두 사람의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기뻐하며 즐거이 믿어, 바른 법을 넉넉히 감당할 수 있음을 아셨다. 그래서 곧 그들을 위하여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를 말씀하시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진리[苦出要諦]를 두루 펴 해설하셨다.
017_0824_a_03L毘婆尸佛告守苑人曰汝可入城王子提舍大臣子騫茶寧欲知不婆尸佛今在鹿野苑中欲見卿等知是時彼守苑人受教而行至彼二人所具宣佛教二人聞已卽至佛頭面禮足卻坐一面佛漸爲說法示教利喜施論戒論生天之論欲惡不淨上漏爲患讚歎出離爲最微妙淸淨第一爾時世尊見此二人心意柔軟歡喜信樂堪受正法於是卽爲說苦聖諦敷演開解分布宣釋苦集聖諦苦滅聖諦苦出要諦
그때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는 앉은 자리에서 먼지와 때를 멀리 여의고 법안(法眼)이 청정해졌으니, 마치 흰 바탕이 쉽게 염색되는 것과 같았다.
그때 지신(地神)이 곧 이렇게 외쳤다.
‘비바시여래께서 반두성 녹야원에서 위없는 법륜(法輪)을 굴리셨다. 그것은 어떤 사문 바라문, 모든 하늘이나 악마, 그리고 다른 세상 사람들로서는 굴릴 수 없는 것이다.’
이 소리가 널리 퍼져 4천왕(天王)을 비롯해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까지 들렸고 잠깐 동안에 범천까지 들렸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4_a_15L爾時王子提舍大臣子騫茶卽於座上遠離塵得法眼淨猶若素質易爲受染地神卽唱斯言毘婆尸如來於槃頭城鹿野苑中轉無上法輪沙門羅門諸天梵及餘世人所不能轉如是展轉聲徹四天王乃至他化自在天須臾之頃聲至梵天佛時頌曰

기뻐하는 마음으로 뛰며 좋아해
저 여래를 기리어 칭찬했다네.
비바시는 비로소 부처님 되어
위없는 법륜(法輪)을 굴리셨다네.
017_0824_a_22L歡喜心踊躍
稱讚於如來
毘婆尸成佛
轉無上法輪
017_0824_b_01L
처음으로 수왕(樹王) 아래에서 일어나
반두성으로 나아가셔서
건다와 제사를 위해
4제(諦)의 법륜을 굴리셨다.
017_0824_b_01L初從樹王起
往詣槃頭城
爲騫茶提舍
轉四諦法輪

그때 저 건다와 제사는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들인 후
깨끗한 법륜 안에서
청정한 행[梵行]을 닦아 따를 이 없었네.
017_0824_b_02L時騫茶提舍
受佛教化已
於淨法輪中
梵行無有上

저 도리천의 무리와
천제석(天帝釋) 무리들 이 말을 듣고
기쁨에 넘쳐 서로 알리니
온 하늘나라 들리지 않는 곳 없었네.
017_0824_b_03L彼忉利天衆
及以天帝釋
歡喜轉相告
諸天無不聞

저 부처님 이 세상에 출현하셔서
위없는 법륜을 굴리시니
모든 하늘 무리들은 늘어나고
아수륜(阿須倫)18)은 줄어들었네.
017_0824_b_05L佛出於世閒
轉無上法輪
增益諸天衆
減損阿須倫

신선이 된 그 분의 이름 널리 퍼졌으니
훌륭하신 지혜로 세상을 벗어나
모든 법에서 자재(自在)를 얻고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06L昇仙名普聞
善智離世邊
於諸法自在
智慧轉法輪

평등한 모든 법을 두루 관찰해
마음을 쉬어 더러움 없애고
나고 죽는 재앙을 멀리 여의어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07L觀察平等法
息心無垢穢
以離生死扼
智慧轉法輪

고통 없애어 모든 악 여의고
욕심을 벗어나 자유 얻으며
은혜와 사랑의 감옥을 벗어나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09L滅苦離諸惡
出欲得自在
離於恩愛獄
智慧轉法輪

바르게 깨달으신 이[正覺]ㆍ사람 중 높은 이[人中尊]
양족존(兩足尊)ㆍ조어장부(調御丈夫)로서
모든 속박을 풀어 헤치고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0L正覺人中尊
二足尊調御
一切縛得解
智慧轉法輪

중생을 교화하고 이끄는 스승
악마의 원수를 항복받으시고
모든 악을 멀리 여의시며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1L教化善導師
能降伏魔怨
彼離於諸惡
智慧轉法輪

번뇌를 떠난 힘 악마를 꺾고
모든 기관 안정되어 게으르지 않으며
번뇌를 다하고 악마의 결박 벗어나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3L無漏力降魔
諸根定不懈
盡漏離魔縛
智慧轉法輪

만일 결정법(決定法)을 배워 마치면
모든 법에 나[我] 없음을 깨달으리라.
이것은 법 중에서 최고의 법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4L若學決定法
知諸法無我
此爲法中上
智慧轉法輪

내 몸을 이롭게 하기 바라지 않고
또한 명예도 구하지 않네.
오직 저 중생들 가엾이 여겨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5L不以利養故
亦不求名譽
愍彼衆生故
智慧轉法輪

중생이 받는 고통과 재앙
늙음ㆍ병듦ㆍ죽음의 핍박을 보고
이 3악취(惡趣)의 중생을 위해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7L見衆生苦厄
老病死逼迫
爲此三惡趣
智慧轉法輪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고
깊은 애욕의 근원을 뿌리 뽑으며
흔들림 없이 모든 속박 벗어나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8L斷貪瞋恚癡
拔愛之根原
不動而解脫
智慧轉法輪

이기기 어려운 것 나는 이겼으니
나 자신 스스로 항복받고
이기기 어려운 저 악마 이겨내어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9L難勝我已勝
勝已自降伏
已勝難勝魔
智慧轉法輪

이 위없는 법륜은
오직 부처님만이 굴리시나니
하늘ㆍ악마ㆍ제석ㆍ범천 중엔
굴릴 수 있는 자 아무도 없네.
017_0824_b_21L此無上法輪
唯佛乃能轉
諸天魔釋梵
無有能轉者

중생에게 친근하게 법륜을 굴려
천상과 인간의 무리 이익되게 하니
천인사(天人師)께서는 이들을
저쪽 언덕으로 건네주셨네.
017_0824_b_22L親近轉法輪
饒益天人衆
此等天人師
得度于彼岸
017_0824_c_01L
“그때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는 법을 깨달아 과(果)를 얻고 진실하여 속임이 없으며 아무 두려움도 없게 되었다. 그들은 곧 비바시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부처님의 법 안에서 깨끗한 행(行)을 닦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들이여, 내 법은 청정하고 자유로우니, 이를 수행하면 모든 괴로움을 없앨 수 있다.’
그때 두 사람은 곧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구족계를 받은 지 오래지 않아 여래께서는 또 3사(事)를 가르치셨다. 첫 번째는 신족(神足)이고, 두 번째는 관타심(觀他心)이며, 세 번째는 교계(敎誡)였다. 그들은 곧 번뇌를 여읜 마음의 해탈과 나고 죽음에 걸림이 없는 지혜를 얻었다.
017_0824_b_23L是時王子提舍大臣子騫茶見法得眞實無欺成就無畏卽白毘婆尸佛言我等欲於如來法中淨修梵行佛言善來比丘吾法淸淨自在修行以盡苦際爾時二人卽得具戒具戒未久如來又以三事示現一曰神足二曰觀他心三曰教誡卽得無漏解脫生死無疑智
그때 반두성에 살던 많은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이 집을 떠나 도를 배우면서 법의(法衣)를 입고 발우를 들고 깨끗한 행을 닦는다는 소문을 듣고 나서 서로들 말하였다.
‘이들로 하여금 세상의 영화로운 지위를 버리고 소중한 것을 버리게 한 것을 보니 그 도는 반드시 진실한 것일 것이다.’
그때 성 안에 살던 8만 4천 사람들은 녹야원에 계시는 비바시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차근차근 설법하셔서 보여주고 가르쳐주어 이롭게 해주고 기쁘게 해주셨다. 즉 보시론(布施論)ㆍ계율론(戒律論)ㆍ생천론(生天論)을 말씀하시고, 애욕은 나쁘고 더러운 것이며 우환이 되는 심각한 번뇌임을 가르치시고, 세속을 벗어나는 공덕은 가장 미묘하고 맑고 깨끗하기 제일이라고 찬탄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대중들의 마음이 부드러워져 기뻐하고 즐거이 믿어 바른 법을 능히 감당할 수 있다고 보셨다. 그래서 곧 그들을 위하여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를 말씀하시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出要諦]를 널리 펴 해설하셨다.
017_0824_c_08L爾時槃頭城內衆多人民聞二人出家學道法服持鉢修梵行皆相謂曰其道必眞乃使此等捨世榮位捐棄所重城內八萬四千人往詣鹿野苑中毘婆尸佛所頭面禮足卻坐一面佛漸爲說法教利喜施論戒論生天之論欲惡不上漏爲患讚歎出離爲最微妙淸淨第一爾時世尊見此大衆心意柔歡喜信樂堪受正法於是卽爲說苦聖諦敷演開解分布宣釋苦集聖苦滅聖諦苦出要諦
017_0825_a_01L그러자 8만 4천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티끌을 멀리하고 괴로움을 떠나 곧 법안(法眼)이 청정해졌으니 마치 흰 바탕은 쉽게 염색되는 것과 같았다. 그들은 법을 알아 과를 얻고 진실하여 속임이 없으며 아무 두려움도 없게 되었다. 그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여래의 법 안에서 깨끗한 행[梵行]을 닦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들이여, 내 법은 청정하고 자유로우니, 수행하면 모든 괴로움을 없앨 수 있다.’
그때 8만 4천 사람들은 모두 구족계를 받았다. 구족계를 받은 지 얼마 안 되어 세존께서는 다시 3사(事)를 가르치셨다. 첫 번째는 신족이고, 두 번째는 관타심이며, 세 번째는 교계였다. 그들은 곧 번뇌를 여읜 마음의 해탈과 나고 죽음에 걸림이 없는 지혜를 얻었다.
그때 8만 4천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녹야원에서 사문도 바라문도 모든 하늘도 악마도 범천도 능히 굴릴 수 없는 위없는 법륜을 굴리신다는 말을 듣고, 곧 반두성에 계시는 비바시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4_c_19L八萬四千人卽於座上遠塵離垢得法眼淨如素質易爲受色見法得果眞實無成就無畏卽白佛言我等欲於如來法中淨修梵行佛言善來比丘吾法淸淨自在修行以盡苦際八萬四千人卽得具戒具戒未久世尊以三事教化一曰神足二曰觀他心三曰教誡卽得無漏心解脫生死無疑智現前八萬四千人聞佛於鹿野苑中無上法輪沙門婆羅門諸天梵及餘世人所不能轉卽詣槃頭城毘婆尸佛所頭面禮足卻坐一面佛時頌曰

머리에 불붙은 사람 불을 끄려고
허둥지둥 꺼줄 곳을 찾아가듯이
그 사람들도 그와 같이
부리나케 여래께 나아갔다네.
017_0825_a_08L如人救頭燃
速疾求滅處
彼人亦如是
速詣於如來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해 설법하신 것도 이와 같았다. 그때 반두성에는 16만 8천 명의 큰 비구들이 있었다. 제사비구와 건다비구는 대중들 앞에서 허공에 올라가 몸에서 물과 불을 내뿜는 등 모든 신변(神變)을 나타냈다. 그리고 다시 대중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했다. 그때 여래는 잠자코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이 성 안에는 16만 8천의 큰 비구들이 있다. 나는 마땅히 저들을 유행(遊行)하도록 해야겠다. 저들을 각각 두 사람씩 짝을 지어19) 6년 동안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게 한 뒤, 다시 이 성으로 돌아와 구족계를 연설하게 하리라.
017_0825_a_10L佛爲說法亦復如是爾時槃頭城有十六萬八千大比丘衆提舍比丘騫茶比丘於大衆中上昇虛空身出水火現諸神變而爲大衆說微妙法爾時如來默自念言今此城內乃有十六萬八千大比丘衆宜遣遊行二人俱在在處處至於六年還來城內說具足戒
017_0825_b_01L그때 수타회천(首陀會天)20)은 여래의 마음을 알고,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짧은 시간에 저 하늘에서 사라져 갑자기 부처님 앞에 나타나서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조금 있다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반두성에는 비구들이 많습니다. 마땅히 각각 흩어져 여러 곳으로 유행하게 하였다가 6년이 지난 뒤에 다시 이 성으로 돌아와 구족계를 연설하게 해야 합니다. 저는 마땅히 그들을 보호해 아무도 그들을 해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그때 여래께서는 이 천신의 말을 듣고 잠자코 있음으로써 인가(印可)의 뜻을 보이셨다.
017_0825_a_18L首陁會天知如來心譬如力士屈伸臂頃從彼天沒忽然至此於世尊前頭面禮足卻住一面須臾白佛言如是世尊此槃頭城內比丘衆多宜各分布處處遊行至於六年乃還此城說具足戒我當擁護令無伺求得其便者爾時如來聞此天語默然可之
수타회천은 부처님께서 침묵으로 허락하셨음을 알고 곧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 홀연히 사라져 천상으로 돌아갔다. 그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성 안에는 비구들이 많다. 너희들은 각각 흩어져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면서 포교하다가, 6년이 지나거든 돌아와 계(戒)를 설하라.’
비구들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들어 각각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5_b_02L首陁會天見佛默然許可卽禮佛足忽然不現還至天其去未久佛告諸比丘今此城內比丘衆多宜各分布遊行教化至六年已還集說戒諸比丘受佛教已執持衣鉢禮佛而去佛時頌曰

부처님께서 보내신 질서 바른 대중
아무 욕심 없고 집착도 없어라.
그 위엄은 금시조(金翅鳥)와 같고
빈 못을 버리는 학(鶴)처럼 떠나갔네.
017_0825_b_07L佛悉無亂衆
無欲無戀著
威如金翅鳥
如鶴捨空池

“1년이 지난 뒤 수타회천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의 순회 포교는 이제 1년이 지났고 앞으로 5년이 남았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6년을 마친 뒤에는 이 성에 돌아와 계를 연설해야 합니다.’
이렇게 6년이 지나자 수타회천은 또 비구들에게 말했다.
‘6년이 이미 지났으니 마땅히 돌아와 계를 연설하십시오.’
그때 모든 비구들은 이 천신의 말을 듣고 모두 의발(衣鉢)을 거두어 챙긴 뒤 반두성으로 돌아왔다. 거기서 녹야원에 계시는 비바시부처님께 나아가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5_b_09L首陁會天於一年後告諸比丘等遊行已過一年餘有五年汝等當訖六年已還城說戒如是至于六天復告言六年已滿當還說戒諸比丘聞天語已攝持衣鉢還槃頭至鹿野苑毘婆尸佛所頭面禮足卻坐一面佛時頌曰

잘 길들여진 코끼리가
사람의 생각대로 움직이듯이
그와 같이 저 비구 무리도
가르침을 따라 성으로 돌아왔네.
017_0825_b_16L如象善調
隨意所之
大衆如是
隨教而還

“그때 여래께서는 대중 앞에서 허공에 올라 결가부좌(結加趺坐)21)하시고 계경(戒經)을 연설하셨다.
‘인욕(忍辱)이 제일이며, 열반이 으뜸이다. 수염과 머리를 깎은 자로서 남을 해치지 않는 자가 사문이다.’
수타회천은 부처님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게송으로 찬탄했다.
017_0825_b_18L爾時如來於大衆前上昇虛空結加趺坐講說戒經忍辱爲第一佛說涅槃最不以除鬚髮害他爲沙門陁會天去佛不遠以偈頌曰

여래의 큰 지혜는
미묘하고 홀로 높아
지관(止觀)을 함께 갖추어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셨네.
017_0825_b_22L如來大智
微妙獨尊
止觀具足
成最正覺
017_0825_c_01L
중생을 가엾게 여김으로써
이 세상에서 도를 이루어
네 가지 거룩한 진리로써
성문(聲聞)을 위해 연설하셨네.
017_0825_c_01L愍群生故
在世成道
以四眞諦
爲聲聞說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을 멸하는 진리
거룩한 저 여덟 가지 바른 길로써
안락한 곳으로 중생을 인도했네.
017_0825_c_02L苦與苦因
滅苦之諦
賢聖八道
到安隱處

비바시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 출현하셔서
모든 대중들 가운데 있으시니
마치 빛나는 태양과 같아라.
017_0825_c_03L毘婆尸佛
出現于世
在大衆中
如日光曜

그리고 이 게송을 마치자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졌다.”
說此偈已 忽然不現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지금 생각해 보니, 지난 날 어느 땐가 나는 라열성(羅悅城:왕사성)의 기사굴산(耆闍崛山:영취산)에 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지금까지 태어나보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러나 오직 수타회천에는 태어나지 못했다. 만일 내가 저 하늘에 태어난다면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아, 나는 그때 이런 생각도 했다.
‘나는 무조천(無造天)22)에 가고 싶다.’
그때 나는 힘센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짧은 시간에 여기서 사라져 갑자기 그 하늘에 나타났다. 그때 그 하늘신들은 내가 나타난 것을 보고는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섰고 그리고 이내 내게 말했다.
‘저희들은 모두 비바시부처님의 제자로서 그 부처님의 교화를 따랐으므로 여기에 태어났습니다.’
그러면서 그 부처님의 인연 본말(本末)에 대하여 설명했다. 그리고 또 그들은 말하였다.
‘우리는 또 시기부처님ㆍ비사바부처님ㆍ구루손부처님ㆍ구나함부처님ㆍ가섭부처님ㆍ석가모니부처님의 제자로서 그분들의 교화를 따랐으므로 여기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부처님들의 인연 본말에 대하여 설명했다. 또 내가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色究竟天)에 갔을 때에도 또한 그러했다.”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5_c_05L爾時世尊告諸比丘我自思念昔一時於羅閱城耆闍崛山生是念所生處無所不遍唯除首陁會天設生彼天則不還此我時比丘復生是念我欲至無造天上我如壯士屈伸臂頃於此閒沒現於彼天彼諸天見我至彼頭面作禮於一面立而白我言我等皆是毘婆尸如來弟子彼佛化故來生此具說彼佛因緣本又尸棄佛毘沙婆佛拘樓孫佛那含佛迦葉佛釋迦牟尼佛皆是我我從受化故來生此亦說諸佛因緣本末至生阿迦尼咤諸天亦復如佛時頌曰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펴는 사이에
나는 신족(神足)으로써
저 무조천(無造天)에 이르렀네.
017_0825_c_19L譬如力士
屈伸臂頃
我以神足
至無造天

일곱 번째 대선(大仙)께서
두 악마를 항복받으니
삿된 견해 없는 무열천(無熱天)23)
손을 모아서 예배하였네.
017_0825_c_21L第七大仙
降伏二魔
無熱無見
叉手敬禮

주도(晝度)나무24) 향기처럼
석사(釋師:석가모니) 이름 멀리 들렸고
상호(相好)를 갖추어
선견천(善見天)에 이르렀네.
017_0825_c_22L如晝度樹
釋師遠聞
相好具足
到善見天
017_0826_a_01L
마치 연꽃이
물에 젖지 않는 것처럼
세존은 물듦 없이
대선견천(大善見天)에 이르렀네.
017_0825_c_23L猶如蓮華
水所不著
世尊無染
至大善見

해가 처음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깨끗하여 티끌의 가림이 없고
또 밝은 가을 달처럼
일구경천(一究竟天)으로 나아갔네.
017_0826_a_02L如日初出
淨無塵翳
明若秋月
詣一究竟

이 다섯 거처는
중생들이 깨끗하게 사는 곳
마음이 깨끗하여 이곳에 태어났고
번뇌 없는 곳으로 나아가네.
017_0826_a_03L此五居處
衆生所淨
心淨故來
詣無煩惱

깨끗한 마음으로 와
부처님 제자가 되었고
더러움과 집착을 버리고 떠나
집착 없는 데에서 즐거워하네.
017_0826_a_04L淨心而來
爲佛弟子
捨離染取
樂於無取

법을 알아 흔들림이 없는
비바시의 제자들
깨끗한 마음으로 조용히 찾아와
큰 선인(仙人)에게 나아갔네.
017_0826_a_06L見法決定
毘婆尸子
淨心善來
詣大仙人

시기불의 제자들
번뇌도 없고 작위(作爲)도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찾아와
이유존(離有尊)께 나아갔네.
017_0826_a_07L尸棄佛子
無垢無爲
以淨心來
詣離有尊

비사바불의 제자들
모든 감관 다 갖추고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오니
마치 해가 하늘을 비추는 듯.
017_0826_a_08L毘沙婆子
諸根具足
淨心詣我
如日照空

구루손불의 제자들
모든 욕심을 버려 여의고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오니
묘한 광명의 불꽃 왕성하여라.
017_0826_a_10L拘樓孫子
捨離諸欲
淨心詣我
妙光焰盛

구나함불의 제자들
번뇌도 없고 작위(作爲)도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오니
그 광명 마치 보름달 같네.
017_0826_a_11L拘那含子
無垢無爲
淨心詣我
光如月滿

가섭불의 제자들
모든 감관 다 갖추고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오니25)
017_0826_a_12L迦葉弟子
諸根具足
淨心詣我

혼란 없는 대선인(大仙人)
신족(神足)이 제일이라.
굳건한 마음으로
부처님 제자가 되었네.
017_0826_a_13L不亂大仙
神足第一
以堅固心
爲佛弟子

깨끗한 마음으로 찾아와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여래께 공경히 예배드리고
존귀하신 분께 자세히 여쭈었네.
017_0826_a_15L淨心而來
爲佛弟子
禮敬如來
具啓人尊

태어난 곳과 도를 이룬 곳
이름과 성과 또 그 종족이며
심오한 진리를 깨달아
위없는 도를 이룬 사실을.
017_0826_a_16L所生成道
名姓種族
知見深法
成無上道

비구들은 고요한 곳에서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고
열심히 노력하고 게으르지 않아
가지가지 번뇌를 끊어 없앴네.
017_0826_a_17L比丘靜處
離于塵垢
精勤不懈
斷諸有結

이것이 바로 모든 부처님의
처음과 끝의 인연들이니
이는 석가여래가
연설한 것이라네.
017_0826_a_19L此是諸佛
本末因緣
釋迦如來
之所演說

부처님께서 이 큰 인연경(因緣經)을 연설해 마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를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했다.
017_0826_a_20L佛說此大因緣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佛說長阿含經卷第一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이 경의 이역본(異譯本)으로는 송(宋)나라 때 법천(法天)이 한역한 『불설칠불경(佛說七佛經)』과 『비바시불경(毗婆尸佛經)』, 그리고 실역(失譯)인 『칠불부모성자경(七佛父母姓字經)』이 있고,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제45권 「십불선품(十不善品)」의 제4경과 내용이 비슷하다.
  2. 2)대정신수대장경에는 사라(娑羅)로 되어 있고, 팔리본에는 sāla로 되어 있다.
  3. 3)적사장(磧砂藏)에는 살니(薩尼)로 되어 있다.
  4. 4)송(宋)ㆍ원(元)ㆍ명(明) 세 본에는 모두 반두마저(槃頭摩底)로 되어 있다.
  5. 5)명본(明本)에는 광상성(光相城)으로 되어 있다.
  6. 6)팔리본에는 dhammatā, 즉 법성(法性)으로 되어 있다.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나 상태를 말한다.
  7. 7)흔히 4천왕(天王)이라고 한다. 즉 지국천(持國天)ㆍ증장천(增長天)ㆍ광목천(廣目天)ㆍ다문천(多聞天)을 말한다.
  8. 8)고려대장경에는 ‘천종천(天終天)’으로 되어 있으나 명본(明本)에는 ‘천중천(天中天)’으로 되어 있다. 의미상 후자가 합당하므로 명본에 의거하여 번역한다.
  9. 9)송ㆍ원ㆍ명 3본에는 인(因)으로 되어 있다.
  10. 10)두 발바닥ㆍ두 손바닥ㆍ두 어깨ㆍ정수리 혹은 목덜미를 말한다.
  11. 11)송ㆍ원ㆍ명 3본에는 니구류(尼拘類)로 되어 있다.
  12. 12)정직(正直)ㆍ화아(和雅)ㆍ청철(淸澈)ㆍ심만(深滿)ㆍ주변원문(周遍遠聞), 이 다섯 가지 속성을 고루 갖춘 브라흐마의 음성(brahmassara)을 말한다. 팔리본에는 “깔라비까(karavika:가릉빈가)의 소리”로 되어 있다.
  13. 13)범어 vipaśyin의 음역이고, 승관(勝觀)ㆍ정관(淨觀)ㆍ승견(勝見)ㆍ종종견(種種見) 등으로 한역한다. 앞에서는 변안(遍眼)이라고 하였다.
  14. 14)송ㆍ원ㆍ명 3본에는 ‘대정당(大正堂)’으로 되어 있고, 팔리본에는 ‘attha karaṇe(재판소)’로 되어 있다.
  15. 15)고수음(苦受陰) 또는 고취온(苦取蘊)이라고도 한다.
  16. 16)고려대장경을 비롯한 한역본에는 이 부분이 모두 ‘고집음(苦集陰)’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팔리본에는 ‘dukkha-kkhandhassa samudaya(苦陰이 모여 일어남)’으로 되어 있다. 또 한역본에서도 고(苦)의 멸(滅)을 관찰하는 대목을 ‘고음멸(苦陰滅)’로 번역한 것으로 보아 의미상 ‘고음집(苦陰集)’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되어 ‘괴로움의 발생 과정’이라고 번역하였다.
  17. 17)우발라화(優鉢羅花)는 청련(靑蓮), 발두마화(鉢頭摩華)는 홍련(紅蓮), 구물두화(鳩勿頭華)는 황련(黃蓮), 분타리화(分陀利華)는 백련(白蓮)이다.
  18. 18)아수라(阿修羅, asura)라고도 하며 비천(非天)ㆍ불단정(不端正)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송ㆍ원 2본에는 아수륜(阿須輪)으로 되어 있다.
  19. 19)원문은 ‘각이인구(各二人俱)’로 되어 있으나 여기에서 ‘각(各)’자는 물(‘勿)’자의 오자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본문의 아래에서 ‘저들을 각각 흩어…[宜各分布]’라 하였고, 『잡아함경(雜阿含經)』 제39권에서는 ‘너희들은 인간세계로 떠나 여러 곳을 다니면서 많은 이익을 주고 사람과 하늘을 모두 안락케 하라. 절대로 짝을 이루지 말고 한 사람씩 떠나라[汝等當行人間 多所過度 多所饒益 安樂人天 不須伴行 一而去]’라고 한 것으로 보아 ‘두 사람이 함께 다니지 못하게 하고[勿二人俱]’가 의미상 옳을 듯하다.
  20. 20)또는 5정거천(淨居天)ㆍ5나함천(那含天)ㆍ5불환천(不還天)이라고도 한다.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한 성자가 태어나는 곳이다.
  21. 21)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결가부좌(結跏趺坐)로 되어 있다.
  22. 22)색계 18천의 하나로 무번천(無煩天)이라고도 한다.
  23. 23)고려대장경에는 무열무견(無熱無見)으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무극천견(無極天見)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앞의 내용으로 보아 무열천견[無熱天見]’이 옳을 듯하다. 번역은 고려대장경을 따랐다.
  24. 24)팔리어로는 pārijāta이다. 파리질다라수(波利質多羅樹)ㆍ향변수(香遍樹)라고도 한다. 도리천(忉利天)에서 자라는 향기로운 나무이다.
  25. 25)송ㆍ원ㆍ명 3본과 성본(聖本)에는 이 구절 다음에 ‘여북천념(如北天念)’이란 구절이 있으나 고려대장경에는 없다. 아마도 한 구절이 결락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