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0602_a_01L증일아함경 제38권
018_0602_a_01L增壹阿含經卷第三十八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018_0602_a_02L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43. 마혈천자문팔정품(馬血天子問八政品)①
018_0602_a_03L馬血天子問八政品第四十三

[ 1 ]1)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602_a_0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602_a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마혈천자(馬血天子2)는 인적이 없는 때에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때 천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땅 위를 걸어 이 세계 끝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제 세존께 여쭙니다. 걸어서 이 세계 끝까지 갈 수 있습니까?”
018_0602_a_06L馬血天子非人之時,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爾時,天子白世尊言向者生此念在地步度,可盡此世界不乎我今問世尊,可以步盡世界不耶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무슨 뜻으로 그렇게 묻는가?”
018_0602_a_10L世尊告曰汝今以何義理,而作此問
천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옛날 언젠가 바가범천(婆伽梵天)3)에 갔었습니다. 그때 그 범천은 제가 오는 것을 멀리서 보고 ‘잘 오셨소. 마혈천자여, 이곳은 무위(無爲)의 세계로서 태어남도 없고 늙음도 없고 병듦도 없고 죽음도 없으며, 끝도 없고 시작도 없으며, 근심ㆍ걱정ㆍ괴로움ㆍ번민도 없소’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곳이 바로 열반의 세계인가? 왜냐하면 열반에는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걱정ㆍ괴로움ㆍ번민이 없기 때문이다. 이곳이 세계의 끝인가? 만일 세계의 끝이라면 걸어서 세계 끝까지 갈 수 있는 것이구나.’”
018_0602_a_11L天子白佛言我昔日一時,至婆伽梵天所是時,梵天遙見我來,而語我言善來馬血天子,此處無爲之境,無生,無老,無病,無死,無終,無始,亦無愁當我爾時,復作是念是涅槃道耶何以故涅槃之中,無生此是世界之極邊設當是世界邊際者,是爲世閒可步度耶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어떤 신통을 가졌는가?”
018_0602_a_19L世尊告曰汝今神足,爲何等
천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마치 활을 잘 쏘는 역사의 화살은 걸림 없이 날아가는 것처럼 지금 제 신통도 그와 같이 걸림이 없습니다.”
018_0602_a_20L天子白佛言猶如力士善於射術,箭去無礙,我今神足,其德如是,無所罣㝵
018_0602_b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마음대로 대답하라. 비유하면 다음과 같다. 활을 잘 쏘는 네 남자가 각각 사방을 향해 활을 쏠 때 어떤 사람이 와서 그 사방의 화살을 땅에 떨어지기 전에 거두어 잡으려 한다고 하자. 어떤가? 천자야, 그 화살을 땅에 닿지 않게 하는 그런 사람을 매우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018_0602_a_22L世尊告曰我今問汝,隨所樂報猶如有四男子,善於射術,然彼四人各向四方射,設有人來,意欲盡攝四面之箭,使不墮地云何天子,此人極爲捷疾不耶乃能使箭不墮于地
천자야, 알아야 한다. 저 위의 해와 달 앞에는 첩보천자(捷步天子)4)가 있다. 그는 가고 오며 나아가고 그침이 저 사람의 민첩함을 능가한다. 그런데 해와 달의 궁전은 그보다 더 빠르다. 그러나 민첩한 그 사람과 첩보천자와 해와 달의 속도를 합친다 해도 삼십삼천(三十三天)의 빠른 속도만 못하고, 삼십삼천의 빠른 속도도 염천(豔天)의 속도만은 못하다. 이와 같이 모든 하늘이 가진 신통은 서로에게 미치지 못하느니라.
설사 네가 저 하늘들과 같은 그런 신통한 힘을 가졌다 하더라도 1겁에서 또 1겁, 내지 1백 겁 동안 가더라도 세계의 끝까지 갈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세계의 영역은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니라.
018_0602_b_05L天子,當知上日月前,有捷步天子,行來進止復踰斯人之捷疾,然日月宮殿行甚於斯計彼人天子及日月宮殿之疾,故不如三十三天之速疾也計三十三天之疾,不如豔天之疾是諸天所有神足,各各不相及假使汝今有此神德,如彼諸天,從劫至劫,乃至百劫,猶不能盡世境界所以然者,地界方域不可稱計
018_0602_c_02L천자야, 알아야 한다. 나는 아주 먼 옛날에 선인(仙人)이었던 적이 있는데, 그 이름은 마혈(馬血)로 지금의 너와 같았다. 그때 나는 애욕이 이미 다하여 아무 걸림도 없이 허공을 날아다녔다. 나는 그때 신통력이 남달라 손가락을 퉁기는 사이에 사방의 화살을 땅에 닿기 전에 거둬 잡을 수 있었다. 이때 나는 그런 신통을 가지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이 신통으로 세계 끝까지 갈 수 있을까?’
그래서 세계를 걸어가 보았지만 그 영역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렇게 목숨을 마친 뒤에 덕을 늘리고 업을 닦아 깨달음[佛道]을 이루었고, 나무 밑에 단정히 앉아 옛날에 겪었던 일들을 사유하였다.
‘과거 선인이었을 때 그런 신덕(神德)으로도 그 방향의 끝에까지 갈 수 없었다. 어떤 신통력이라야 그 끝까지 갈 수 있을까?’
이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반드시 성현의 여덟 가지 지름길로 가야만 생사(生死)의 끝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
018_0602_b_14L天子,當知我過去久遠世時,曾作仙人,名爲馬血,與汝同字欲愛已盡,飛行虛空,無所觸㝵我爾時,神足與人有異,彈指之頃,以能攝此四方箭,使不墮落時,我以有此神足,便作是念我今能以此神足,可盡境地邊際乎卽涉世界,而不能盡其方域命終之後,進德修業,而成佛道,坐樹王下,端坐,思惟往昔經歷所施爲事本爲仙人,以此神德,猶不能盡其方面,當以何神力,而得究其邊際乎時,我復作是念要當乘聖賢八品之徑路,然後乃得盡生死邊際
성현의 여덟 가지 지름길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바른 소견ㆍ바른 다스림ㆍ바른 말ㆍ바른 업ㆍ바른 생활ㆍ바른 방편ㆍ바른 기억ㆍ바른 삼매니라.
천자야, 알아야 한다. 이것을 현성의 8품도라 하며, 이것으로 세계의 끝까지 갈 수 있다. 세계를 벗어날 수 있었던 과거 항하수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들께서도 모두 이 현성의 8품도로 세계 끝까지 갔고, 만일 미래에 여러 불세존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신다면 그들도 이 성현의 길로 세계 끝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
018_0602_c_03L彼云何名爲乘賢聖八品之徑路謂正見正治正語正業正命正方便正念正三昧天子,又知斯名賢聖八品道,得盡世界之邊際諸過去恒沙諸佛得盡世界者,盡用此賢聖八品道,而究世界正使將來諸佛世尊出現世者,當以此賢聖之道,得盡邊際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걸어가는 방법으론 끝이 없으리.
이 세계를 벗어날 수 있는 자
세계의 종류는 헤아릴 수 없나니
신통으로 갈 수 있는 것 아니네.
018_0602_c_10L爾時,世尊便說此偈
步涉無究竟
得盡世界者
地種不可稱
非神足所及

범부들 부질없이 마음을 내어
그 속에서 곧 미혹을 일으키며
참되고 바른 법 분별하지 못하고는
다섯 갈래 길을 돌고 도는구나.
018_0602_c_13L凡夫施設意
於中起迷惑
不別眞正法
流轉五道中

성현들의 저 8품도
그것은 건너가는 배가 되나니
모든 부처님 그 길을 닦아
이 세계의 끝까지 갔었느니라.
018_0602_c_14L賢聖八品道
以此爲舟船
諸佛之所行
而究世界邊

장차 세상에 나타나실 부처님
저 미륵과 같은 그 부처님들
또한 이 8품도로
이 세계의 끝까지 가게 되리라.
018_0602_c_15L正使當來佛
彌勒之等類
亦用八種道
得盡於世界

그러므로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성현의 이 8품도를 닦아
밤이나 낮이나 익히고 행한다면
저 무위의 땅에 이르게 되리라.
018_0602_c_17L是故有智士
修此聖賢道
晝夜習行之
便至無爲處

그때 마혈천자는 여래로부터 현성의 8품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 자리에서 온갖 번뇌가 다해 법안이 깨끗해졌다. 천자는 곧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때 천자는 바로 그날 하늘나라의 갖가지 아름다운 꽃을 여래 위에 흩뿌리며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오랫동안 생사에 굴러다니며
이 세계를 건너보려 하였지만
현성의 8품도는
알지도 또 보지도 못했네.
018_0602_c_18L是時,馬血天子從如來,聞說賢聖八品道,卽於座上,諸塵垢盡,得法眼淨爾時,天子卽以頭面禮足,遶佛三帀,便退而去是時,彼天子卽其日,以天種種好華,散如來上,卽時便說斯偈
流轉生死久
欲涉度世界
賢聖八品道
不知又不見
018_0603_a_02L
이제 나는 진리를 보고
또 8품도에 대해 들어
그 끝까지 갈 수 있었으니
모든 부처님께서 도달하신 곳이라네.
018_0603_a_02L今我以見諦
又聞八品道
便得盡邊際
諸佛所到處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 천자의 말을 인정하셨다. 천자는 세존께서 인정하시는 것을 보고 곧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갔다.
018_0603_a_03L爾時,世尊可彼天子所說時,彼天子以見佛可之,卽禮世尊足,便退而去
그때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603_a_05L爾時,彼天子聞佛所說,歡喜奉行

[ 2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603_a_06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603_a_07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성현의 8관재법(關齋法)5)에 대해 설명하리니, 너희들은 잘 사유하고 기억해 기쁘게 받들어 행하라.”
그러자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들었다.
018_0603_a_08L爾時,世尊告諸比丘我今當說賢聖八關齋法汝等善思念之,隨喜奉行爾時,諸比丘從佛受教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8관재법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생물을 죽이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주지 않는 것은 가지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음탕한 짓을 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때를 지나서는 먹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높고 넓은 평상에 앉지 않는 것이요, 여덟째는 풍류를 멀리하고 향이나 꽃으로 몸을 꾸미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성현의 8관재법이라 한다.”
018_0603_a_10L世尊告彼云何名爲八關齋法一者不殺生,二者不與不取,三者不婬,四者不妄語,五者不飮酒,六者不過時食,七者不處高廣之牀,八者遠離作倡伎樂,香華塗身是謂比丘,名爲賢聖八關齋法
이때 우바리(優波離)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8관재법은 어떻게 수행합니까?”
018_0603_a_16L是時,彼優波離白佛言云何修行八關齋法
018_0603_b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우바리야, 선남자나 선여인이라면 8일ㆍ14일ㆍ15일에 사문 혹은 장로 비구에게 찾아가 제 이름을 일컫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한처럼 마음을 가져 흔들리지 않으며, 중생들에게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일체를 두루 사랑해야 한다.
‘저는 이제 재법(齋法)을 받들어 조금도 범하지 않겠습니다. 생물을 죽일 마음을 내지 않을 것이며, 저 진인(眞人)의 가르침을 익혀 도둑질하지 않고, 음탕한 짓을 하지 않으며, 거짓말을 하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으며, 때를 지나서는 먹지 않고, 높고 넓은 평상에 앉지 않으며, 풍류를 즐기지도 향이나 꽃으로 몸을 꾸미지도 않겠습니다.’
만일 지혜로운 자라면 이렇게 말하겠지만 가령 지혜가 없는 자거든 그들에게 이렇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 또 그 비구는 그 하나하나를 지목해 주어 차례에서 빠뜨리거나 건너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는 그들로 하여금 서원을 세우게 해야 하느니라.”
018_0603_a_17L世尊告曰於是優波離,若善男子善女人於八日十四日十五日,往詣沙門若長老比丘所,自稱名字,從朝至暮,如羅漢,持心不移,不動刀杖,不加群生,普慈於一切今受齋法,一無所犯,不起殺心,習彼眞人之教,不盜,不婬,不妄語,不飮酒,不過時食,不在高廣之座,不習作倡伎樂,香華塗身設有智慧者,當作是說假令無智者,當教彼如此之教又彼比丘當一一指授,無令失次,亦莫超越,復當教使發誓願
우바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게 서원을 세워야 합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발원할 때 이렇게 해야 한다.
‘제가 이제 이 8관재법으로 말미암아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떨어지지 않고, 또 여덟 가지 어려운 곳에 떨어지지도 않으며, 변두리에 태어나지도 않고, 흉한 곳에 떨어지지도 않으며, 나쁜 벗과 사귀지 않고, 올곧은 부모를 만나며, 삿된 소견을 익히지 않고, 중국(中國:인도)에 태어나며, 좋은 법을 들고 그것을 분별하고 사유하여 법과 법을 성취하게 하여지이다.
이 재법의 공덕으로 모든 중생의 선법을 거두어 가지고, 이 공덕을 그들에게 베풀어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성취하게 하여지이다.
이 서원의 복으로 3승을 성취하고 중간에 물러서지 않게 하여지이다.
다시 이 8관재법으로 부처님의 도ㆍ벽지불의 도ㆍ아라한의 도를 배우고, 모든 세계에서 바른 법을 배우는 이들도 이 업을 익히게 하여, 장래 미륵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실 때 그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의 법회를 만나 곧바로 제도되게 하여지이다. ’
미륵께서 세상에 출현하실 때 성문들의 법회가 세 차례 있을 것이다. 첫 번째 법회 때에는 96억의 비구대중들이, 두 번째 법회 때에는 94억의 비구대중들이, 세 번째 법회 때에는 92억의 비구대중들이 모이는데, 그들은 다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없어진 자들일 것이다. 또 그 나라의 왕과 그 나라의 스승들을 만나는데 그들도 이와 같은 가르침을 펴며 빠뜨림이 없을 것이다.”
018_0603_b_05L優波離白佛言云何當發願世尊告曰彼發願我今以此八關齋法,莫墮地獄畜生,亦莫墮八難之處,莫處邊境,莫墮凶弊之處,莫與惡知識從,事父母專正,無習邪見生中國中,聞其善法,分別思惟,法法成就,持此齋法功德,攝取一切衆生之善,以此功德惠施彼人,使成無上正眞之道,持此誓願之福,施成三乘,使不中退復持此八關齋法,用學佛道辟支佛道阿羅漢道諸世界學正法者,亦習此業,正使將來彌勒佛出現世時,如來至眞等正覺値遇彼會,使得時度彌勒出現世時,聲聞三會,初會之時,九十六億比丘之衆,第二之會,九十四億比丘之衆,第三會,九十二億比丘之衆,皆是阿羅漢,諸漏已盡亦値彼王及國土教授師,作如是之教,無令缺漏
018_0603_c_02L이때 우바리가 세존께 아뢰었다.
“선남자나 선여인이 8관재를 지키더라도 서원을 세우지 않으면 왜 큰 공덕을 얻지 못합니까?”
018_0603_b_23L是時,優波離白世尊言設彼善男子善女人雖持八關齋,於中不發誓願者,豈不得大功德乎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록 복을 얻기는 하나 그 복은 말할 것이 못 된다. 내가 이제 그 까닭을 설명하리라.
018_0603_c_03L世尊告曰雖獲其福,福不足言所以然者,我今當說
과거 세상에 보악(寶岳)이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법으로 다스리며 아첨이나 왜곡됨이 없이 이 염부제(閻浮提) 경계를 통솔하였다. 그때 부처님이 계셨으니, 보장(寶藏) 여래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중우라 불렸던 분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그 왕에게는 모니(牟尼)라는 딸이 있었다. 그녀는 얼굴이 빼어나고 얼굴빛이 복숭아꽃 같았으니 그것은 전생에 여러 부처님을 공양한 결과였다.
그 부처님께서도 세 번의 법회를 가졌는데, 첫 번째 법회에 참석한 성문은 1억 6만 8천 명이었고, 두 번째 법회에는 1억 6만 명, 세 번째 법회에는 1억 3만 명이 모였는데, 그들은 모두 번뇌가 이미 다한 아라한이었다.
018_0603_c_04L過去世時,有王,名寶嶽,以法治化,無有阿曲,領此閻浮提境界爾時,有佛,名曰寶藏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衆祐,出現於世彼王有女,名曰牟尼,顏貌殊特,面如桃華色皆由前世供養諸佛之所致也爾時,彼佛亦復三會,聲聞初會之時,一億六萬八千之衆,第二之會一億六萬之衆,第三之會一億三萬之衆,皆是阿羅漢,諸漏已盡
그때 그 부처님은 제자들을 위해 이렇게 설법하셨다.
‘비구들이여, 항상 좌선하기를 생각해 게으르지 말고, 또 방편을 구해 경전과 계를 외우고 익혀라.’
그 부처님의 시자는 만원(滿願)이었고 많이 들어 아는 것이 제일이었으니, 마치 많이 듣기로 제일인 지금의 아난 비구와 같았다.
이때 그 만원 비구는 보장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러 비구들은 모든 감각기관이 우둔하고 선정을 힘써 닦지 않으며 또 경전을 외우고 익히지도 않습니다. 이제 세존께서는 저들을 어떤 법에 두어 편안하게 하시겠습니까?’
보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감각기관이 우둔하고 선정을 닦을 수 없는 비구가 있다면, 그는 세 가지 상인(上人)의 법을 닦아야 한다. 세 가지란 무엇인가? 이른바 좌선(坐禪)과 송경(誦經)과 대중의 일을 돕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부처님께선 제자들을 위해 이러한 미묘한 법을 말씀하셨느니라.
018_0603_c_15L是時,彼佛與諸弟子,說如此之法諸比丘,當念坐禪,勿有懈復求方便,誦習經戒彼佛侍者名曰滿願,多聞第一,如我今日阿難比丘,多聞最勝時,彼滿願比丘白寶藏佛言諸有比丘諸根闇鈍,亦不精進於禪定法,又不誦習,今日世尊欲安此人,著何聚中寶藏佛告曰設有比丘諸根闇鈍,不堪任行禪法者,當修三上人法業云何爲三所謂坐禪誦經佐勸衆事如是彼佛與諸弟子,說如此微妙之法
018_0604_a_02L그때 역시 선정 수행을 감당할 수 없었던 어떤 장로 비구가 있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너무 늙었고 또 선정을 닦을 수도 없으니, 서원을 세워 돕는 법을 행하리라.’
그 장로 비구는 곧 야마성(野馬城)으로 들어가 등불과 기름을 구해 날마다 보장여래께 공양하여 등불이 끊어지지 않게 하였다.
018_0604_a_03L爾時,有長老比丘亦不堪任修行禪法時,彼比丘便作是念我今年衰長大,亦不能修其禪法,今當求願行勸助之法是時,彼長老比丘入野馬城中,求燭火麻油,日來供養寶藏如來,使明不斷
이때 왕녀 모니는 그 장로 비구가 거리를 다니며 구걸하는 것을 보고 그 비구에게 물었다.
‘비구께선 지금 무엇을 구하십니까?’
비구가 대답하였다.
‘성녀(聖女)여, 아십시오. 저는 이제 너무 늙어 선정을 닦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름을 구걸해 부처님께 공양하여 광명을 이어가려는 것입니다.’
그 여자는 부처님이라는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 어쩔 줄 모르며 장로 비구에게 아뢰었다.
‘비구여, 당신은 지금부터 다른 곳에서 구걸하지 마십시오. 당신께서 보시할 기름과 등불을 제가 모두 대어 드리겠습니다.’
018_0604_a_08L是時,王女牟尼見此長老比丘里巷乞求,卽問彼比丘比丘,今日爲何所求比丘報曰女,當知我年衰邁,不堪行禪法故,求乞脂油,用供養佛,續尊光明是時,彼女聞佛名號,歡喜踊躍,不能自勝,白彼長老比丘曰汝今比丘,勿在餘處乞求我自相供給麻油燈炷,盡相惠
018_0604_b_02L이때 장로 비구는 그 여자의 보시를 받아 날마다 기름을 보장여래께 공양하고 그 공덕과 복업을 가지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에 보시하면서 입으론 이렇게 연설하였다.
‘나는 이미 늙었고 또 근기가 우둔해 선정을 닦을 만한 지혜가 없다. 그러므로 이 공덕의 업으로 말미암아 태어날 때마다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으며, 미래 세상에선 지금의 보장여래와 똑같은 성인을 만나고 또 지금의 성중(聖衆)과 똑같은 성중을 만나며 또 그 설법도 지금과 똑같아지이다.’
그때 보장여래는 그 비구의 마음속 생각을 아시고 곧 웃으며 입에서 다섯 가지 색의 광명을 내시면서 말씀하셨다.
‘비구야, 너는 장차 무수한 아승기겁이 지난 뒤에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니 그 이름은 등광(燈光)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니라.’
이때 장로 비구는 뛸 듯이 기뻐하며 어쩔 줄 몰랐고, 몸과 마음이 견고해져 뜻이 물러서지 않았으며 보통 때와 달리 얼굴빛이 빼어났다.
018_0604_a_16L是時,長老比丘受彼女施,日來取油,供養寶藏如來持此功德福業,施與無上正眞之道,口自演說年旣衰大,又復鈍根,無有智慧,得行禪法,持此功德之業,所生之處,莫墮惡趣使將來之世,値遇聖尊,如今寶藏如來無異亦遇聖衆,如今聖衆,而無有異說法亦當,如今無異是時,寶藏如來知彼比丘心中所念,卽時便笑,口出五色光,而告之曰汝今比丘,將來無數阿僧祇劫,當作佛,號曰燈光如來至眞等正覺是時,長老比丘歡喜踊躍,不能自勝,身心堅固,意不退轉,顏色特勝,不與常同
이때 모니라는 여자는 그 비구의 얼굴빛이 보통 때와 다른 것을 보고 곧 나아가 물었다.
‘비구여, 오늘은 얼굴빛이 너무도 빼어나신 게 보통 때와 다릅니다. 어떤 뜻을 얻은 까닭입니까?’
비구가 대답하였다.
‘왕녀여, 아십시오. 얼마 전 여래께서는 제게 감로를 부어 주셨습니다.’
모니가 물었다.
‘여래께서 어떻게 감로를 부어 주셨습니까?’
비구가 대답하였다.
‘저는 보장여래의 수기[授決]6)를 받았습니다. 여래께선 〈장차 무수한 아승기겁이 지난 뒤에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니, 그 이름은 등광(燈光)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몸과 마음이 견고해져 뜻이 물러서지 않게 되었습니다. 왕녀여, 이와 같이 저는 여래의 수결을 받았습니다.’
‘그 부처님께서는 혹 저에게도 수기하셨습니까?’
‘그대에게 수기하셨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018_0604_b_06L時,彼牟尼女人見彼比丘顏色殊常,卽前問曰比丘,今日顏色極爲殊妙,不與常同,得何意故比丘報曰王女,當知向者如來以甘露見灌牟尼女問曰云何如來以甘露見灌比丘報曰我爲寶藏如來所授決言,將來無數阿僧祇劫,當得作佛,號曰燈光如來至眞等正覺,身心牢固,意不退轉如是王女,爲彼如來之所授決也王女問曰彼佛頗授我決長老比丘報曰我亦不知爲授汝莂不
018_0604_c_02L이때 왕녀는 비구의 말을 듣고 곧 보배스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보장여래께 찾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왕녀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바로 단월 시주로서 필요한 기름을 항상 공급해드린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 세존께서는 저 비구에겐 수기하시고 저만 수기하지 않으셨습니다.’
보장여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을 내어 원을 세우기만 해도 그 복이 한량없거늘 하물며 재물로 보시함이겠느냐?’
모니라는 여자는 대답하였다.
‘만일 여래께서 저에게 수기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스스로 목숨을 끊겠습니다.’
보장여래께서는 말씀하셨다.
‘여자의 몸으로는 전륜성왕이 되려 하여도 결코 그리될 수 없고, 제석이 되려 하여도 또한 그리될 수 없으며, 범천왕이 되려 하여도 그리될 수 없고, 마왕이 되려 하여도 그리될 수 없으며, 여래가 되려 하여도 그리될 수 없느니라.’
‘그러면 저는 정녕 위없는 도를 이룰 수 없는 겁니까?”
‘될 수 있다. 모니 여인아, 너는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왕녀야, 알아야 한다. 무수한 아승기겁 뒤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실 것이니, 그분이 너의 선지식이다. 그 부처님께서 너에게 수기하실 것이다.’
018_0604_b_17L是時,王女聞比丘說已,卽乘羽寶之車,往至寶藏如來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王女白佛言我今見檀越施主,所須脂油,恒相供給然今世尊授彼比丘決,獨不見授莂寶藏如來告曰發心求願,其福難量,何況以財惠施乎牟尼女報曰設當如來不授我莂者,當自斷其命根寶藏如來報曰夫處女人之身,求作轉輪聖王者,終不獲也求作帝釋者,亦不可獲也求作梵天王者,亦不可得也作魔王者,亦不可得也求作如來者,亦不可得也女曰我定不能得成無上道乎寶藏佛報曰能也牟尼女,成無上正眞道也然王女,當知將來無數阿僧祇劫,有佛出世是汝善知識彼佛當授汝決
왕녀가 그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시를 받은 이는 청정한데 주는 이가 탁했던 것입니까?’
보장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말하는 것은 마음이 청정하고 발원이 견고함을 말한 것이다.’
이때 왕녀는 말을 마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는 물러갔느니라.
018_0604_c_10L是時,王女白彼佛言受者淸淨,施主穢濁乎寶藏佛告曰吾今所說者,心意淸淨,發願牢固時,王女語已,卽從座起,頭面禮足,遶佛三帀,便退而去
우바리야, 알아야 한다. 그 후 무수한 아승기겁 뒤에 등광(燈光)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여 발두마대국(鉢頭摩大國)에서 대비구들 16만 8천 명과 함께 계셨고, 국왕과 인민들은 모두 찾아와 받들어 섬겼느니라.
그때 그 나라에는 제파연나(提波延那)라는 왕이 있어 법으로 다스리면서 이 염부(閻浮) 땅을 통솔하였다. 그 왕은 부처님과 비구 스님을 청해 음식을 공양하였고, 이때 등광여래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구들을 데리고 성으로 들어가셨다.
018_0604_c_14L優波離,當知無數阿僧祇劫,燈光佛乃出現於世,治在鉢頭摩大國,與大比丘衆十六萬八千衆俱國主人民悉來承事是時,彼國有王,名提波延那,以法治化,領此閻浮境界是時,彼王請佛及比丘僧,而飯食之是時,燈光如來淸旦,著衣持鉢,將諸比丘衆入城
018_0605_a_02L그때 미륵(彌勒)이라는 범지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무리에서 홀로 두드러지게 얼굴이 단정하고 모습이 범천과 같았으며, 모든 경전을 통달해 두루 익히지 않은 것이 없고 온갖 글과 주술을 모두 밝게 알았으며, 천문 지리도 모르는 것이 없었다.
그 범지는, 세상에서 기이하게 여길 만큼 얼굴이 빼어나고 모든 감각기관은 고요히 안정되었으며 32상과 80종호로 그 몸을 장엄한 등광여래께서 오시는 모습을 멀리서 뵙고, 곧 기뻐하는 뜻과 착한 마음이 생겨 이렇게 생각하였다.
‘책의 기록에 따르면 여래께서 출현하시는 일은 매우 만나기 어려우니, 우발화(優鉢華)가 모처럼 피어나듯 아주 드물게 출현하신다고 한다. 그러니 나는 이제 가서 시험해 보리라.’
이때 범지는 손에 다섯 송이의 꽃을 들고 세존께 나아가다가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32상(相)을 가진 자라야 깨달은 자이다.’
그는 곧 다섯 송이 꽃을 여래 위에 흩뿌리고 32상을 찾아보았지만 30상만 보이고 2상은 보이질 않았다. 그는 곧 ‘지금 세존을 살펴보니 광장설상(廣長舌相)과 음마장상(陰馬藏相)이 보이지 않는구나’고 의심하고는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듣기로는 서른두 가지
대인상(大人相)이 있다고 하던데
이제 두 가지가 보이지 않으니
그 상호 온전히 갖추고 계십니까?
018_0604_c_21L爾時,有梵志子,名曰彌勒,顏貌端政,衆中獨出,像如梵天,通諸經藏,靡不貫練,諸書呪術,皆悉明了,天文地理靡不了知時,彼梵志遙見燈光佛來顏貌殊特,世之奇異,諸根寂定,三十二相八十種好,莊嚴其身,見已,便發喜豫之意,善心生焉書籍所載,如來出現甚爲難遇,時時乃出,猶如優鉢華,時乃出我今當往試之是時,梵志手執五華,往至世尊所,復作是念其有三十二相者,名曰成佛卽以五根華,散如來上又求三十二相,唯見三十相,而不見二相,卽興狐疑今觀世尊,不見廣長舌及陰馬藏卽時,說此偈
聞有三十二
大人之相貌
今不見二相
相好爲具不

과연 정결하고 음탕하지 않은
음마장을 갖추고 계십니까?
귀를 핥고 얼굴을 덮는
광장설을 갖추고 계십니까?
018_0605_a_14L頗有陰馬藏
貞潔不婬乎
豈有廣長舌
舐耳覆面乎

저를 위해 그 모습을 나타내어
의심의 모든 결박 끊어 주소서.
음마장과 광장설상
그것을 꼭 보고 싶습니다.
018_0605_a_15L爲我現其相
斷諸狐疑結
陰馬及舌相
唯願欲見之
018_0605_b_02L
이때 등광부처님께선 곧 삼매에 들어 그 범지로 하여금 2상(相)을 보게 하셨다. 등광부처님께서는 다시 넓고 긴 혀를 내밀어 양쪽 귀를 핥고 큰 광명을 놓았다가 정수리로 다시 들어가게 하셨다. 그 범지는 여래께서 32상을 완전히 갖추신 것을 보고는 뛸 듯이 기뻐하고 어쩔 줄 모르며 이렇게 말하였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잘 관찰하소서. 저는 이제 이 다섯 송이 꽃을 여래께 올립니다. 또 이 몸을 성스러운 존자께 공양하겠습니다.’
이렇게 서원을 세웠을 때 그 다섯 송이 꽃은 공중에서 너무도 기묘하고 네 기둥에 네 문이 있는 보대(寶臺)로 변화하였다. 그는 이 교로대(交露臺)를 보고 뛸 듯이 기뻐하고 어쩔 줄 모르며 이런 서원을 세웠다.
‘제가 미래에 부처가 된다면 등광부처님처럼 되고, 뒤를 따르는 제자들도 모두 이와 같아지이다.’
018_0605_a_16L是時,燈光佛卽入三昧定,使彼梵志見其二相是時,燈光佛復出廣長舌,左右舐耳,放大光明,還從頂上入時,梵志見如來有三十二相具足,見已,歡喜踊躍,不能自勝,普作是說願世尊,當見觀察我今持五華奉上如來,又持此身,供養聖尊發此誓願時,彼五花在空中化成寶臺,極爲殊妙,四柱四門彼時,見交露臺已,歡喜踊躍,不能自勝,發此誓願使我將來之世,作佛,當如燈光佛弟子翼從,悉皆如是
이때 등광부처님께서는 그 범지의 마음속 생각을 아시고 곧 웃으셨다. 수기할 때 세존께서 웃으시면 입에서 다섯 가지 광명이 나와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는 것은 모든 불세존께 늘 있는 법이다. 그때도 광명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어 해와 달이 빛을 잃게 한 뒤에 정수리로 도로 들어갔다.
만일 여래가 되리라고 수기하실 때라면 광명은 정수리로 들어가고, 벽지불로 수기하실 때에는 광명이 입에서 나와 귀로 들어가며, 성문으로 수기하실 때에는 광명이 어깨 위로 들어가고, 천상에 태어나리라고 수기하실 때에는 광명이 팔 속으로 들어가며, 인간으로 태어나리라고 수기하실 때에는 광명이 양 옆구리로 들어가고, 아귀로 태어나리라고 수기하실 때에는 광명이 겨드랑이로 들어가며, 축생으로 태어나리라고 수기하실 때에는 광명이 무릎으로 들어가고, 지옥에 태어나리라고 수기하실 때에는 광명이 다리 밑으로 들어간다.
018_0605_b_05L是時,燈光知彼梵志心中所念,卽時便笑佛世尊常法,若授決時,世尊笑者,口出五色光明,遍照三千大千世界是時,光明已照三千大千世界,日月無復光明,還從頂上入如來授決之時,光從頂上入設授辟支佛決時,光從口出,還入耳中若授聲聞莂者,光從肩上入若授生天之決者,是時,光明從臂中入若莂生人中者,是時,光明從兩脅入若授生餓鬼決者,是時,光明從腋入若授生畜生決者,光明從膝入若授生地獄決者,是時光明從腳底入
그때 범지는 광명이 정수리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뛸 듯이 기뻐하며 어쩔 줄 모르고 곧 머리를 풀어 땅에 펴고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여래께서 저에게 수기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이 자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모든 감각기관을 그대로 두지 않겠습니다.’
이때 등광부처님께서는 그 범지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곧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빨리 일어나라. 너는 미래 세상에서 부처가 되어 이름을 석가문(釋迦文)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라 할 것이다.’
이때 그 마납(摩納)은 부처님의 수기를 듣고 마음으로 뛸 듯이 기뻐하며 어쩔 줄 몰랐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변현삼매(遍現三昧)를 얻어 허공으로 솟아올라 땅에서 일곱 길쯤 떨어진 곳에서 등광여래를 향해 합장하였다.
018_0605_b_17L是時,梵志見光從頂上入,歡喜踊躍,不能自勝,卽布髮在地,竝作是說設如來不授我決者,卽於此處自斷壞,不成諸根是時,燈光佛知梵志心中所念,卽告之曰汝速還起,將來之世,當成作佛,號釋迦文如來至眞等正覺是時,摩納聞佛授決已,心懷踊躍,不能自勝,卽於彼處,得遍現三昧,踊在虛空,去地七刃,叉手,向燈光如來
018_0605_c_02L우바리야, 너는 달리 생각지 말라. 보장여래 때의 장로 비구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등광여래가 바로 그 사람이니라. 또 그때의 왕녀 모니는 바로 지금의 나이다. 그때 보장여래께서 나에게 석가문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셨느니라.7)
나는 이제 이런 인연으로 이 8관재법을 설한 것이다. 마땅히 서원을 세워야 하나니 원을 세우지 않으면 과보도 없느니라. 왜냐하면 그 여자도 그런 서원을 세웠기 때문에 바로 그 겁에 소원을 성취한 것이고, 만일 그 장로 비구가 서원을 세우지 않았더라면 끝끝내 불도를 이루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원의 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으니 감로 같은 열반의 경지에 이르게 하느니라. 우바리야,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018_0605_c_03L汝優波離,莫作異爾時,寶藏如來,時,長老比丘,豈是異人乎爾時,燈光如來是也爾時,王女牟尼,今我是也時,寶藏如來立我名號,字釋迦文我今以此因緣故,說此八關齋法當發誓願,無願不果以然者,若彼女人作是誓願,卽於彼劫,成其所願也若長老比丘不發誓願者,終不成佛道誓願之福不可稱記,得至甘露滅盡之處如是優波離,當作是學
그때 우바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605_c_13L爾時,優波離聞佛所說,歡喜奉行

[ 3 ]8)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605_c_1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에 계시면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천천히 강가로 가셨다.
018_0605_c_15L一時,佛在摩竭國界,與大比丘衆五百人,俱漸至江水側
그때 세존께서는 강 한가운데 큰 목재가 떠내려가는 것을 보시고 곧 강가의 어느 나무 밑에 앉으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물에 떠내려가는 저 나무가 보이느냐?”
018_0605_c_16L爾時,世尊見江水中,有大材木,爲水所漂,卽坐水側一樹下坐爾時,世尊告諸比汝等頗見木爲水所漂乎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보입니다.”
018_0605_c_19L諸比丘白佛言唯然,見之
018_0606_a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저 나무가 이쪽 언덕에도 닿지 않고 저쪽 언덕에도 닿지 않으며, 중간에서 가라앉지도 않고 또 언덕 위에 있지도 않으며, 사람에게 잡히지도 않고 사람 아닌 것에게 붙잡히지도 않으며, 물에서 빙빙 돌지도 않고 또 썩지도 않는다면, 저것은 차츰 바다에 이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바다는 모든 강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너희 비구들도 그와 같아서 만일 이쪽 언덕에 닿지 않고 저쪽 언덕에도 닿지 않으며, 중간에서 가라앉지도 않고 언덕 위에 있지도 않으며, 사람이나 사람이 아닌 것에게 붙잡히지도 않고 물에서 빙빙 돌지도 않으며 또 썩지도 않는다면, 그는 차츰 열반에 이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열반이란 바른 소견ㆍ바른 다스림ㆍ바른 말ㆍ바른 업ㆍ바른 생활ㆍ바른 방편ㆍ바른 기억ㆍ바른 선정으로서, 이것이 열반의 근본이기 때문이니라.”
018_0605_c_20L世尊告曰設當此木不著此岸,不著彼岸,又不中沒,復非在岸上,不爲人所捉,復非爲非人所捉者,復非爲水所迴轉,復非腐敗者,便當漸漸至海所以然者,海,諸江之原本等比丘亦如是設不著此岸,不著彼岸,又不中沒,復非在岸上,不爲人非人所捉,亦不爲水所迴轉,亦不腐敗,便當漸漸至涅槃處所以然者,涅槃者,正見正治正語正業正命正方便正念定,是涅槃之原本
그때 난다(難陀)라는 목동이 지팡이를 짚고 서 있었다. 그 목동은 이런 말씀을 멀리서 듣고 천천히 세존께 나아가 섰다. 그때 목동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 역시 이쪽 언덕에도 닿지 않고 저쪽 언덕에도 닿지 않으며, 중간에서 가라앉지도 않고 언덕 위에 있지도 않으며, 사람에게 붙잡히지도 않고 사람 아닌 것에게 붙잡히지도 않으며, 물에서 빙빙 돌지도 않고 또 썩지 않는다면, 차츰 열반의 경지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를 도 안에 있도록 허락하시어 사문이 되게 하소서.”
018_0606_a_07L爾時,有牧牛人,名曰難陁,憑杖而立是時,彼牧牛人遙聞如是所說,漸來至世尊所而立時,牧牛人白世尊言我今亦不著此岸,不在彼岸,又非中沒,復非在岸上,不爲人捉,復非爲非人所捉,不爲水所迴轉,亦非腐敗,漸當至涅槃之處唯願世尊,聽在道次,得作沙門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그 소를 주인에게 돌려준 뒤에야 사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018_0606_a_14L世尊告曰今還主牛已,然後,乃得作沙門耳
목동 난다는 아뢰었다.
“이 소는 송아지를 그리워하는 생각에 스스로 집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도 안에 있도록 허락하소서.”
018_0606_a_15L牛人難陁報曰斯牛哀念犢故,自當還家唯願世尊,聽在道次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소가 알아서 제 집을 찾아가겠지만 그래도 너는 꼭 직접 가서 돌려주어야 하느니라.”
018_0606_a_17L世尊告曰此牛雖當還家,故須汝往付授之
이때 목동은 그 분부를 받고 직접 가서 소를 돌려준 뒤에 부처님께 돌아와 세존께 아뢰었다.
“이제 소는 돌려주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제가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소서.”
그러자 여래께서는 곧 그가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시고, 구족계를 주셨다.
018_0606_a_18L時,牧牛人卽受其教,往付牛已,還至佛所,白世尊言今已付牛唯願世尊,聽作沙門是時,如來卽聽作沙門,受具足戒
그때 다른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이쪽 언덕이란 무엇이고, 저쪽 언덕이란 무엇이며, 중간에서 가라앉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언덕 위에 있다는 것은 무엇이며, 사람에게 붙잡히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사람 아닌 것에게 붙잡히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물에서 빙빙 돈다는 것은 무엇이고, 썩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8_0606_a_22L有一異比丘白世尊言云何爲此岸,云何爲彼岸,云何爲中沒,云何在岸上,云何不爲人所捉,云何不爲非人所捉,云何不爲水所迴轉,云何不腐敗
018_0606_b_02L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이쪽 언덕이란 몸이요, 저쪽 언덕이란 몸이 소멸한 것이며, 중간에서 가라앉는다는 것은 욕망과 애욕이요, 언덕 위에 있다는 것은 다섯 가지 욕망이다. 사람에게 붙잡힌다는 것은 어떤 족성자가 ‘이 공덕과 복으로 국왕이나 대신이 되어지이다’라고 서원을 세우는 것이요, 사람 아닌 것에게 붙잡힌다는 것은 어떤 비구가 ‘사천왕의 세계나 다른 여러 하늘나라에 태어나 범행을 닦게 하소서. 이제 이 공덕으로 여러 하늘나라에 태어나리라’라고 서원을 세우는 것이니, 이것을 사람 아닌 것에게 붙잡힌다는 것이니라. 물에서 빙빙 돈다는 것은 바로 삿된 의심이요, 썩는다는 것은 삿된 소견ㆍ삿된 다스림ㆍ삿된 말ㆍ삿된 업ㆍ삿된 생활ㆍ삿된 방편ㆍ삿된 기억ㆍ삿된 선정이니 이것이 바로 썩는다는 것이다.”
018_0606_b_03L佛告比丘曰此岸者,身也彼岸者,身滅耶中沒者,欲愛耶在岸上者,五欲也爲人所捉者,如有族姓子,發此誓願,持此功德福祐,作大國王,若作大臣非人所捉者,如有比丘,有此誓願,生四天王中,而行梵行,今持功德,生諸天之中,是謂名爲非人所捉爲水所迴轉者,此是邪疑也敗者,邪見邪治邪語邪業邪命邪方便邪念邪定,此是腐敗也
이때 난다 비구는 한적한 곳에서 지내며 스스로 힘써 수행하였다. 그리하여 족성자들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목적인 위없는 범행을 닦아,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태를 받지 않게 되었다. 그는 그 자리에서 곧 아라한이 되었다.
018_0606_b_12L是時,難陁比丘在閑靜之處,而自修剋所以族姓之子剃除鬚髮,出家學道者,修無上梵行,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卽於座上,成阿羅漢
그때 난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606_b_16L時,難陁聞佛所說,歡喜奉行

[ 4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606_b_17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의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018_0606_b_18L一時,佛在羅閱城迦蘭陁竹園,所與大比丘衆五百人俱
그때 제바달두(提婆達兜)는 이미 신통을 잃었는데 아사세(阿闍世) 태자가 날마다 5백 가마의 밥을 보내 그를 공양하고 있었다. 이때 많은 비구 대중들은 제바달두가 이미 신통을 잃었는데 아사세 태자의 공양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서로를 이끌고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이때 많은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바달두는 너무도 큰 위력을 가졌습니다. 지금 아사세왕의 공양을 받고 있는데 날마다 5백 가마의 밥을 보내고 있답니다.”
018_0606_b_19L爾時,提婆達兜以失神足阿闍世太子日遣五百釜食,而供養之是時,衆多比丘聞提婆達兜以失神足,又爲阿闍世所供養,共相將,詣佛所,頭面禮足,在一面坐是時,衆多比丘白佛言提婆達兜者,極大威力,今爲阿闍世王所供養,日遣五百釜食
018_0606_c_03L그때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듣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제바달두 비구가 누리고 있는 이익을 탐내는 그런 마음을 가지지 말라. 저 어리석은 자는 그 이익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멸망할 것이다. 왜냐하면 비구들이여, 제바달두는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으로서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018_0606_c_03L爾時,世尊聞此語已,告諸比丘汝等莫興此意,貪提婆達兜比丘利養彼愚人,由此利養,自當滅亡所以然者,於是比丘提婆達兜,所以出家學者,不果其願
비구들이여, 알아야 한다. 마치 어떤 사람이 그 마을을 벗어나 날이 선 도끼를 들고 큰 나무를 찾아 나섰을 때, 원래 바랐던 것은 큰 나무였는데 정작 그 나무에 가서는 가지와 잎사귀만 가지고 돌아오는 것과 같다. 지금 저 비구도 그와 같아서 이익을 탐하고 집착한다. 그는 그 이익으로 말미암아 남들에게 자신을 뽐내고 남들을 비방하고 있으니 비구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그는 그 이익으로 말미암아 방편을 구해 용맹스런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니, 마치 보배를 원하고도 얻지 못하는 사람과 같아 지혜로운 이들의 버림을 받게 될 것이다.
018_0606_c_07L比丘,當知猶如有人,出其村落,手執利斧,往詣大樹,先意所望,欲望大樹,及其到樹,持枝葉而還今此比丘,亦復如是,貪著利養,由此利養,向他自譽,毀呰他比丘所行宜,則不果其願彼由此利養故,不求方便,起勇猛心,如彼人求寶不得,爲智者所棄
018_0607_a_02L설령 어떤 비구가 이익을 얻은 뒤에 스스로 자랑하지 않고 또 남을 비방하지도 않지만, 때로 남들에게 ‘나는 계를 지키는 사람이요, 저 자는 계를 범한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일컫는다면, 그는 비구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마치 어떤 사람이 줄기[根]9)는 버리고 가지만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으니, 지혜로운 사람이 본다면 ‘저 사람이 가지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줄기는 모르는구나’라고 할 것이다.
여기 있는 비구들 또한 마찬가지이니, 이익을 얻고 계율을 받들어 지키며 아울러 범행을 닦고 삼매를 닦기 좋아한다 하더라도 그가 그런 삼매에 든 마음이라 하여 남들에게 ‘나는 지금 선정을 얻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선정이 없다’고 스스로 자랑한다면, 그는 비구로서 행해야 할 법에 있어서 그 결과를 얻지 못한다.
마치 어떤 사람이 그 재목을 구해 큰 나무가 있는 곳을 찾아가 재목감을 보고는 가지와 잎사귀를 버리고 그 줄기를 가지고 돌아가는 것과 같으니, 지혜로운 사람이 이것을 본다면 ‘저 사람은 줄기를 아는구나’라고 말할 것이다. 지금 여기 있는 비구들 또한 그와 같이 이익을 불러일으키고 계율을 받들어 지키며 스스로 자랑하지 않고 남을 비방하지도 않으며, 삼매를 닦는 것도 그렇게 하며 차근차근 지혜를 행하라. 지혜가 이 법에서 가장 으뜸가는 것이니라.
그러나 저 제바달두 비구는 이 법에서 지혜와 삼매를 끝내 얻지 못할 것이고, 또 계율의 법도 온전히 갖추지 못하였느니라.”
018_0606_c_14L設有比丘,得利養已,亦不自譽,復不毀他人,或時,復向他人自稱說我是持戒之人,彼是犯戒之士比丘所願者,而不果獲,如人捨根,持枝還家,智者見已此人雖持枝還家,然不識根此中比丘,亦復如是,以得利養,奉持戒律,幷修梵行,好修三昧彼以此三昧心,向他自我今得定,餘人無定比丘所應行法,亦不果獲,猶如有人,其求實木,往至大樹,望其實,捨其枝葉,取其根,持還,智者見已,便作是說此人別其根今此比丘亦復如是,興起利養,奉持戒律,亦不自譽,復非毀他人,修行三昧,亦復如是,漸行智慧夫智慧者,於此法中,最爲第一提婆達兜比丘於此法中,竟不獲智慧三昧,亦復不具戒律之法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저 제바달두를 계율의 법을 모르는 자라 하십니까? 그는 신묘한 덕을 가지고 있고 온갖 행을 성취하였습니다. 이런 지혜가 있는데 왜 계율의 법을 모른다 하십니까? 지혜가 있으면 삼매가 있고 삼매가 있으면 계율이 있습니다.”
018_0607_a_08L有一比丘白世尊言彼提婆達兜者,云何不解戒律之法彼有神德,成就諸行有此智慧,云何不解戒律之法有智慧,則有三昧有三昧則有戒律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계율이란 법은 세속의 예사로운 법이요, 삼매의 성취도 세속의 예사로운 법이며, 신통으로 날아다니는 것도 세속의 예사로운 법이다. 그러나 지혜의 성취는 가장 으뜸가는 진리이니라.”
018_0607_a_12L世尊告曰戒律之法者,世俗常數三昧成就者,亦是世俗常數神足飛行者,亦是世俗常數智慧成就者,此是第一之義
그때 세존께서는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선정으로 말미암아 신통을 얻어
위로 간다 해도 끝까지 가진 못하네.
무위의 경지 얻지 못하면
다시 5욕(欲) 속에 떨어지리라.
018_0607_a_15L是時,世尊便說此偈
由禪得神足
至上不究竟
不獲無爲際
還墮五欲中

저 지혜가 가장 으뜸이라
근심도 없고 걱정도 없네.
결국 끝에는 평등한 견해 얻어
나고 죽는 이 몸을 끊어버리리.
018_0607_a_18L智慧最爲上
無憂無所慮
夂畢獲等見
斷於生死有
018_0607_b_02L
“비구들이여, 알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제바달두는 계율의 법을 알지 못하고 지혜와 삼매의 행도 알지 못한다고 한 것이니라. 너희 비구들은 저 제바달두처럼 이익을 탐내고 집착하지 말라. 대개 이익이란 사람을 나쁜 곳에 떨어뜨려 좋은 곳으로 가지 못하게 하느니라.
만일 이익에 집착한다면 곧 삿된 소견을 익혀 바른 소견에서 떠나고, 삿된 다스림을 익혀 바른 다스림에서 떠나며, 삿된 말을 익혀 바른 말에서 떠나고, 삿된 업을 익혀 바른 업에서 떠나며, 삿된 생활을 익혀 바른 생활에서 떠나고, 삿된 방편을 익혀 바른 방편에서 떠나며, 삿된 기억을 익혀 바른 기억에서 떠나고, 삿된 선정을 익혀 바른 선정에서 떠나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이익을 얻으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고 억눌러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며, 이익을 얻으려는 마음이 이미 일어났거든 방편을 구해 그것을 없애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607_a_19L比丘,當知以此方便,知提婆達兜不解戒律之法,亦復不解智慧三昧之汝等比丘莫如提婆達兜貪著利夫利養者,墮人惡處,不至善趣著利養,便習邪見,離於正見習於邪治,離於正治習於邪語,離於正語於邪業,離於正業習於邪命,離於正習邪方便,離正方便習於邪念,離於正念習於邪定,離於正定是故比丘,勿起利養之心,制令不起,已起利養之心,求方便而滅之如是比丘,當作是學
이 미묘한 법을 연설하셨을 때 60여 명의 비구는 법복을 벗어버리고 속인으로 돌아갔으며, 60여 명의 비구는 번뇌가 다하고 뜻이 열려 온갖 티끌과 때가 없어지고 법안이 깨끗해졌다.
018_0607_b_08L當說此微妙之法,六十餘比丘捨除法服,習白衣行復有六十餘比丘漏盡意解,諸塵垢盡,得法眼淨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607_b_10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5 ]①10)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607_b_11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607_b_12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뗏목의 비유를 말하리니 너희들은 잘 사유하고 기억해 명심하라.”
018_0607_b_13L爾時,世尊告諸比丘我今當說船筏譬喩,汝等善思念之戢在心懷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018_0607_b_14L諸比丘對曰如是,世尊諸比丘從佛受教
018_0607_c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뗏목의 비유란 무엇인가? 너희들은 혹 길을 가다가 도적에게 사로잡히더라도 마음을 바로 가져 미워하는 생각을 내지 말고, 자애로운 마음[慈心]ㆍ불쌍히 여기는 마음[悲心]ㆍ기뻐하는 마음[喜心]ㆍ평정한 마음[護心]을 일으켜 모든 방위를 두루 채워 한량이 없고 헤아릴 수 없게 하라.
땅과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하나니, 이 땅은 깨끗한 것도 받아들이고 더러운 것도 받아들여 똥과 오줌처럼 더러운 것도 모두 다 받아들이지만, 땅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이것은 좋고 이것은 더럽다’고 말하지 않는다. 너희들의 이와 같이 행동해야 하나니, 설사 도적에게 사로잡히더라도 나쁜 생각을 내거나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 말라.
땅과 마찬가지로 또한 물ㆍ불ㆍ바람처럼 나쁜 것도 받아들이고 좋은 것도 받아들이며 조금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 말고, 자애로운 마음ㆍ불쌍히 여기는 마음ㆍ기뻐하는 마음ㆍ평정한 마음을 일으켜 일체 중생을 대해야 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좋은 법조차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나쁜 법을 익혀서야 되겠는가?
마치 어떤 사람이 무섭고 험난한 곳을 당해 그 위험한 곳을 벗어나 안온한 곳에 이르려고 생각대로 이리저리 내달리며 편안한 곳을 찾는 것과 같다. 이때 그는 매우 깊고 넓은 큰 강을 만났는데 저쪽 언덕으로 건너갈 수 있는 다리나 배가 없었다. 그리고 그가 서 있는 곳은 너무도 두렵고 험난하였지만 저쪽 언덕은 무사태평하였다.
018_0607_b_16L世尊告曰彼云何名爲船筏譬若汝等行路,爲賊所擒,當執心意,無起惡情,當起護心,遍滿諸方所,無量無限,不可稱計持心當如地猶如此地亦受於淨,亦受於不淨,屎尿穢惡,皆悉受之然地不起增減之心,不言此好此醜汝今所行,亦當如是爲賊所擒獲,莫生惡念,起增減心,亦如地風,亦受於惡,亦受於好,都無增減之心,起慈悲喜護之心,向一切衆生所以然者,行善之法,猶可捨之,何況惡法而可翫習如有人遭恐難之處,欲度難處,至安隱之處,隨意馳走,求其安處,彼見大河,極爲深廣,亦無船橋,而可得渡,至彼岸者然所立之處極爲恐難彼岸無爲
그때 그 사람은 방법을 강구하였다.
‘이 강물은 너무도 깊고 넓다. 이제 나무와 풀잎을 주워 모아 뗏목을 만들어 건너가자. 뗏목을 의지하면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곧 나무와 풀잎을 모아 뗏목을 만들어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으로 건너갔다. 그는 저쪽 언덕에 이르러 다시 생각하였다.
‘이 뗏목은 내게 많은 이익을 주었다. 이 뗏목 덕택에 재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무서운 곳에서 편안한 곳으로 올 수 있었다. 나는 이제 이 뗏목을 버리지 않고 가지고 다니면서 쓰리라.’
어떤가? 비구들이여, 그 사람은 과연 이른 곳에서 그 뗏목을 스스로 쓸 수 있겠느냐?”
018_0607_c_08L爾時,彼人思惟方計此河水極深且廣,今可收拾材木草葉,縛筏求渡,依此筏已,從此岸,得至彼岸爾時,彼人卽收拾材木草葉,縛筏而渡,從此岸至彼岸彼人已渡岸,復作是念此筏於我多所饒由此筏得濟厄難從有恐之地,得至無爲之處我今不捨此筏,持用自隨云何比丘,彼人所至到處,能用此筏自隨乎,爲不能耶
비구들이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 사람의 소원이 이미 이루어졌는데 그 뗏목을 다시 어디 쓰겠습니까?”
018_0607_c_17L諸比丘對曰不也世尊,彼人所願,今已果獲,復用筏自隨乎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좋은 법조차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나쁜 법이겠는가?”
018_0607_c_19L佛告比丘善法猶可捨,何況非
그때 어떤 비구는 아뢰었다.
“어찌하여 ‘법조차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나쁜 법이겠느냐?’라고 말씀하십니까? 저희들은 법으로 말미암아 도를 배우지 않습니까?”
018_0607_c_20L爾時,有一比丘白世尊言云何當捨於法,而況非法我等豈非由法學道乎
018_0608_a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교만(憍慢)을 의지하여 교만(憍慢)ㆍ만만(慢慢)ㆍ증상만(增上慢)ㆍ자만(自慢)ㆍ사견만(邪見慢ㆍ만중만(慢中慢)ㆍ증상만(增上慢)을 없애는 것이다. 즉 교만이 없음으로써 만만(慢慢)을 없애고, 무만(無慢)ㆍ정만(正慢)을 없애며 사만(邪慢)과 증상만(增上慢)을 없애어 네 가지 만(慢)을 모두 없애느니라.
나는 옛날 아직 불도를 이루기 전이었을 때 나무 밑에 앉아 이렇게 생각했었다.
‘이 욕계(欲界)에서 누가 가장 세력이 있고 귀한가? 내 그들을 항복 받으리라. 그러면 이 욕계의 하늘과 사람들은 모두 항복하리라.’
이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악마 파순(波旬)이 있다고 들었다. 나는 그와 싸우리라. 그 파순을 항복 받으면 세력이 있고 귀한 모든 교만한 하늘들도 다들 항복하리라.’
비구들아, 나는 그때 그 자리에서 웃으며 그 악마 파순의 경계를 모두 진동시켰다.
018_0607_c_22L世尊告曰依憍慢,滅憍慢慢慢增上慢自慢邪見慢慢中慢增上慢,以無慢滅慢慢,滅無慢正慢,滅邪慢增上之慢,盡滅四慢我昔未成佛道,坐樹王下時,便生此念欲界之中,誰最豪貴我當降伏此欲界之中天及人民,皆悉靡伏時,我復重作是念有弊魔波旬,今當與彼戰以降波旬,一切憍慢豪貴之天,一切靡伏時,我比丘於座上笑使魔波旬境界,皆悉震動
그랬더니 허공에서 게송을 읊는 소리가 들렸다.”

참되고 깨끗한 왕의 법을 버리고
출가하여 감로법을 배웠으니
저자가 만일 서원을 크게 세운다면
이 3악도를 텅텅 비우리라.
018_0608_a_09L虛空之中,聞說偈聲
捨眞淨王法
出家學甘露
設剋廣願者
空此三惡趣

내 이제 군사들을 모아
사문의 얼굴을 살펴보고 있나니
만일 내 생각을 따르지 않는다면
다리를 잡아 바다 밖으로 던져버리리라.
018_0608_a_11L我今集兵衆
瞻彼沙門顏
設不用我計
執腳擲海表
增壹阿含經卷第三十八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49권 1,307번째 소경인 「적마경(赤馬經)」과 『별역잡아함경』 제15권 306번째 소경이 있다.
  2. 2)팔리어로 Rohitassa devaputta이고, 적마천자(赤馬天子)라고도 한다.
  3. 3)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ㆍ원ㆍ명 3본에는 바가범천(婆伽梵天)이 사가범천(娑伽梵天)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4. 4)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ㆍ원ㆍ명 3본에는 첩보천자(捷步天子)가 건보천자(健步天子)로 되어 있다”고 한다.
  5. 5)8재계(齋戒)ㆍ8지포살(支布薩)이라고도 한다.
  6. 6)팔리어로는 veyyākaraṇa이고, 수기(授記)ㆍ수별(授莂)ㆍ기별(記別)이라고도 한다.
  7. 7)경의 앞부분에서는 등광불(燈光佛)이 미륵범지(彌勒梵志)에게 석가문불(釋迦文佛)이 되리라고 수기한 것으로 되어 있다. 경의 내용으로 보아 보장여래 때의 왕녀 모니가 등광여래 때 미륵범지가 되었고, 미륵범지가 석가모니불이 된 것으로 유추된다.
  8. 8)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43권 1,174번째 소경인 「유수경(流樹經)」이 있다.
  9. 9)팔리본에는 sāra로 되어 있다. 이는 목재가 되는 나무의 심 부분을 말한다. 따라서 경의 내용에 맞추어 줄기로 번역하였다.
  10. 10)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중아함경』 제54권 200번째 소경인 「아리타경(阿梨吒經)」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