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수미산왕 정상에 도리천이 있는데 너비와 길이는 각각 3백20만 리이다. 위에는 석제환인(釋提桓因)의 성곽이 있는데 수타연(須陀延)이라 이름하며, 너비와 길이는 각각 2백40만 리이다. 일곱 겹의 벽과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교로(交露)와 일곱 겹의 가로수가 둘레를 에워싸고 있어서 매우 아름답고 보기 좋다. 또한 모두 금ㆍ은ㆍ수정ㆍ유리ㆍ마노ㆍ붉은 진주와 차거ㆍ마노의 7보로 만들어졌다.
금 난간에는 금 기둥과 들보에 은 도리를 대었고, 은 난간에는 은 기둥과 들보에 금 도리를 대었으며, 유리 난간에는 유리 기둥과 들보에 수정 도리를 대었고, 수정 난간에는 수정 기둥과 들보에 유리 도리를 대었다. 붉은 진주 난간에는 붉은 진주 기둥과 들보에 마노 도리를 대었고, 마노 난간에는 마노 기둥과 들보에 붉은 진주 도리를 대었으며, 차거 난간에는 차거 기둥과 들보에 온갖 미묘한 보석으로 만들어진 도리를 대었다.
금 교로는 은을 드리워서 묶었고, 은 교로는 금을 드리워 묶었으며, 유리 교로는 수정을 드리워서 묶었고, 수정 교로는 유리를 드리워 묶었다. 붉은 진주 교로는 마노를 드리워 묶었고, 마노 교로는 붉은 진주 교로를 드리워 묶었으며, 차거 교로에 온갖 보석을 드리워 묶었다.
019_0450_b_01L금 나무에는 금 뿌리와 금 줄기에 은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가 달려 있고, 은 나무에는 은 뿌리와 은 줄기에 금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가 달려 있고, 유리 나무에는 유리 뿌리와 줄기에 수정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가 달려 있고, 수정 나무에는 수정 뿌리와 줄기에 유리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가 달려 있다. 붉은 진주 나무에는 붉은 진주 뿌리와 줄기에 마노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가 달려 있고, 마노 나무에는 마노 뿌리와 줄기에 붉은 진주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가 달려 있으며, 차거 나무에는 차거 뿌리와 줄기에 온갖 보석의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가 달려 있다.
그 벽의 높이는 2천4백 리이고 너비는 1천2백 리이며, 그 문의 높이는 2천4백 리이고 너비는 1천2백 리이다. 벽은 서로 2만 리 떨어져 있는데, 문 하나에는 각각 언제나 5백 명의 귀신이 살면서 도리천의 문을 지키고 있다. 문 위에는 곡상개(曲箱蓋)와 누각과 교로가 있고, 아래에는 동산 누각과 목욕하는 못이 있으며, 여러 가지 나무가 있는데 나무에는 온갖 잎과 꽃과 열매가 달려서 갖가지 향기를 풍기며,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수타연성(須陁延城)에는 이라포(伊羅蒱)용왕의 궁이 있는데 너비와 길이가 각각 24만 리이고, 모두 금ㆍ은ㆍ수정ㆍ유리ㆍ붉은 진주ㆍ차거ㆍ마노의 7보로 만들어져 있으며,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교로와 일곱 겹의 가로수가 있다. 수타연성 안에는 도리천제(忉利天帝)가 정사를 돌보는 전각이 있는데, 너비와 길이가 각각 2만 리이고, 높이는 4천 리인데, 7보로 만들어졌다.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교로와 일곱 겹의 가로수가 주위를 빙 둘러 2만 리에 걸쳐 에워싸고 있다.
019_0450_c_01L전각 위에 곡상개와 교로와 누각이 있는데 덮개는 수정과 유리로 이루어졌다. 황금으로 땅이 이루어졌고, 전각 안에 기둥이 있는데 둘레는 4백80리이고, 문 높이는 4천 리이며, 7보로 만들어졌다. 전각 안에는 천제석이 앉는 자리가 있는데, 너비와 길이가 각각 40리에 달하며, 모두 7보로 만들어졌다. 자리는 매우 부드럽고 연하며, 양 가장자리로 각각 열여섯 개의 자리가 있다. 전각의 북쪽에 천제석의 후궁이 있는데 너비와 길이는 4만 리이며, 모두 7보로 만들어졌다. 일곱 겹의 벽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교로와 일곱 겹의 가로수가 주위를 빙 둘러싸고 있어서 매우 아름답고 보기 좋다.
전각의 동쪽에 제석의 동산 누각이 있는데, 추견(麤堅)이라고 이름한다. 너비와 길이가 각각 4만 리인데 역시 7보로 만들어졌다. 일곱 겹의 벽과 난간과 교로와 수목들이 주위를 빙 둘러싸고 있어서 매우 아름답고 보기 좋다. 문 높이는 1천2백 리이고, 너비와 길이는 8백 리이다. 문 위에는 곡상개와 교로와 누각이 있고, 아래에는 동산 누각과 목욕하는 못이 있는데, 그곳에는 갖가지 수목과 잎과 꽃과 열매가 있으며,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추견 동산 누각에 향 나무가 있는데 높이는 70리에 달하며, 모두 꽃과 열매가 달리는데, 열매를 가르면 온갖 향기가 풍겨 나온다. 나무의 높이는 20리, 30리에서 60리에 달하는 것이 있고, 가장 낮은 나무의 높이는 13리 1백20보(步)이다. 다음에는 영락(瓔珞) 나무가 있는데 높이는 70리에 달하며, 어떤 것은 높이 20리, 30리에서부터 60리에 달하는 것이 있고, 가장 낮은 나무는 높이 13리 1백20보의 것이 있는데, 모두 꽃과 열매가 달리며, 열매를 가르면 여러 가지 영락이 나온다.
다음에는 의복[衣被] 나무가 있고, 이어서 불식(不息) 나무와 그릇[器]나무와 음악 나무가 있는데, 높이는 70리이고, 어떤 것은 높이 20리, 30리에서부터 60리에 달하는 것도 있으며, 가장 낮은 나무의 높이는 13리 1백20보이다. 모두 꽃과 열매가 달리는데, 열매를 가르면 갖가지 옷과 영락과 불식과 그릇과 음악이 나온다. 추견 동산 누각 안에는 돌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현(賢)이라 하고, 다른 하나는 현선(賢善)이라 하며, 하늘의 금으로 만들어져서 돌이 매우 아름답고 보기 좋다.
019_0451_a_01L전각의 남쪽에 천제석의 동산 누각이 있는데, 낙주(樂晝)라고 이름한다. 너비와 길이는 각각 4만 리인데 모두 7보로 만들어졌으며, 일곱 겹의 벽과 난간과 교로와 수목들이 있다. 문이 있는데 높이는 1천2백 리이고, 문 위에는 곡상개와 교로와 누각이 있고, 아래에는 동산 누각과 목욕하는 못이 있는데, 갖가지 수목과 잎과 꽃과 열매가 있으며, 못에는 갖가지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낙주 동산 누각 안에 돌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주(晝)라고 이름하고, 다른 하나는 선주(善晝)라고 이름한다. 너비와 길이는 각각 2천 리이고, 돌이 매우 부드럽고 연하다. 낙주 동산 누각 안에 향 나무가 있고, 이어서 영락 나무와 불식 나무와 음악 나무가 있는데, 나무 높이가 70리에 달하는 것이 있고, 높이가 20리, 30리에서부터 60리에 달하는 것도 있으며, 가장 낮은 나무는 높이 13리 1백20보이다. 모두 꽃과 열매가 달리는데, 이것을 갈라 보면 갖가지 향기와 옷과 영락과 불식과 그릇과 음악이 나온다.
도리천 전각의 동쪽으로 천제석의 동산 누각이 있는데, 궤란(憒亂)이라고 이름한다. 너비와 길이는 각각 4만 리이며 모두 7보로 만들어졌으며, 일곱 겹의 벽과 난간과 교로와 수목들이 주위를 빙 둘러 에워싸고 있다. 문 높이는 1천2백 리이고, 너비는 8백 리인데, 위에는 곡상개와 교로와 누각이 있고, 아래에는 동산 누각과 목욕하는 못이 있으며, 그 안에는 갖가지 나무와 잎과 꽃과 열매가 있어서 온갖 향기가 풍겨 나오고, 갖가지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여러 나무들에서 나오는 것은 남쪽의 것과 같으며, 궤란 동산 안에도 네모난 돌이 있다.
019_0451_b_01L도리천 전각의 서쪽에 동산 누각이 있는데 가무(歌舞)라고 한다. 너비와 길이는 각각 4만 리이고 모두 7보로 만들어졌는데, 일곱 겹의 벽과 난간과 교로와 수목들이 있어 둘레를 에워싸고 있다. 문 높이는 1천2백 리이고 너비는 8백 리인데, 위에 곡상개와 교로와 누각이 있고, 아래에는 동산 누각과 목욕하는 못이 있는데, 갖가지 수목과 잎과 꽃과 열매가 있으며,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궤란 동산과 낙주 동산 누각 안에 목욕하는 못이 있는데, 난타(難陀)라고 한다. 너비와 길이는 각각 2천 리이고, 일곱 겹의 담이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으며, 못의 물은 부드럽고 아름다우며 맑다. 갖가지 나무들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으며, 물 밑의 모래는 모두 금이다. 7보로 만들어진 일곱 겹의 난간과 교로와 수목들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다. 위에는 곡상개와 교로와 누각이 있고, 아래에는 동산 누각과 목욕하는 못이 있는데, 그 안에는 갖가지 나무와 잎과 꽃과 열매가 있고, 온갖 향기를 풍기고 있으며, 여러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난타 욕지(浴池) 안에는 파란 연꽃ㆍ붉은 연꽃ㆍ흰 연꽃ㆍ노란 연꽃이 있는데, 크기는 수레바퀴와 같고, 그 줄기는 마치 수레의 바퀴통과 같다. 찌르면 즙이 나오는데, 마치 젖과 같으며, 빛이 30리를 비추고, 향기도 40리를 풍긴다. 가무 동산과 궤란 동산 누각에는 주과도(晝過度)라는 큰 나무가 있는데, 줄기의 둘레가 2백80리에 달하고, 높이는 4천 리이며, 가지와 잎이 2천만 리에 걸쳐 펼쳐졌다.
도리천의 여러 하늘에는 궁전이 있는데 너비와 길이가 40만 리이고, 모두 7보로 이루어졌다. 일곱 겹의 난간과 교로와 수목들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으며, 동산 누각의 목욕하는 못에서는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고, 여러 가지 나무들과 잎과 꽃과 열매가 있으며, 온갖 향기를 풍기고 있다.
019_0451_c_01L도리천의 궁은 너비와 길이가 각각 3만 6천 리 되는 것이 있고, 어떤 천궁은 너비와 길이가 3만 2천 리에 달하고, 어떤 천궁은 너비와 길이가 2만 8천 리에 달하고, 어떤 천궁은 너비와 길이가 3만 4천 리에 달하고, 어떤 천궁은 너비와 길이가 2만 4천 리에 달하고, 어떤 천궁은 너비와 길이가 2만 리에 달하며, 어떤 천궁은 너비와 길이가 1만 6천 리에 달하고, 어떤 천궁은 너비와 길이가 1만 2천 리에 달하며, 어떤 천궁은 너비와 길이가 8천 리에 달하는데, 가장 작은 궁의 너비와 길이는 4천 리이다.
그 중에 다시 천궁이 있는데, 너비와 길이가 3천6백 리에 달하는 궁과 3천2백 리, 그리고 가장 작은 것으로는 4백80리에 이르는 것이 있으며, 모두 금ㆍ은ㆍ수정ㆍ유리ㆍ붉은 진주ㆍ차거ㆍ마노의 7보로 이루어졌고, 일곱 겹의 난간과 교로와 수목들이 있으며, 동산 누각과 목욕하는 못에는 갖가지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도리천의 전각 앞에는 제석천의 후궁에까지 이어진 두 개의 길이 있다. 다시 두 개의 길이 있으니 추견 동산 누각에 닿고, 다시 두 개의 길이 있으니 낙주 동산 누각에 닿으며, 다시 두 개의 길이 있으니 궤란 동산 누각에 닿고, 다시 두 개의 길이 있으니 가무 동산 누각에 닿으며, 다시 두 개의 길이 있으니 난타못에 닿으며, 다시 두 개의 길이 있으니 주과도의 큰 나무에 닿고, 다시 두 개의 길이 있으니 여러 천궁들에 닿으며, 다시 두 개의 길이 있으니 이라만(伊羅滿)용왕의 궁전에 닿는다.
천제석이 추견 동산 누각에 가서 어울려 함께 즐기고 싶어지면 이때 여러 천왕들을 생각하는데, 그때 여러 천왕들은 ‘천제석께서 우리들을 생각하고 계시다’라고 알고, 곧 의복을 정돈하고 관과 건을 쓰고 수레를 화려하게 꾸미고서 곧 함께 천제석이 사는 곳으로 가서 앞에 선다.
019_0452_a_01L다시 이라마(伊羅摩)용왕을 생각하면, 이때 이라마용왕은 ‘천제석께서 우리들을 생각하고 계시다’라고 알고, 곧 서른여섯 마리의 코끼리를 변화로 만들어 낸다. 코끼리 한 마리마다 여섯 개의 어금니를 만들고, 하나하나의 어금니에는 일곱 개의 목욕하는 못을 만들고, 하나하나의 목욕하는 못에는 일곱 개의 연꽃을 만들고, 하나하나의 연꽃에는 일곱 명의 옥녀가 풍악을 울리게 만든다. 이라마용왕은 이 여러 가지 신통 변화를 만들어 낸 뒤 천제석이 사는 곳에 가서 앞에 선다.
그때 천제석이 의복을 정돈하고 관과 건을 쓰고 용왕의 어깨를 밟고 그 정수리 위에 앉으면, 양 가장자리에 각각 열여섯 명의 작은 왕들이 모시고 앉는다. 천제석이 곧 추견 동산 누각에 당도하면, 그때 문여는 바람이 추견 동산 누각 문을 열고 그러면 소제하는 바람이 홀연히 일어나서 동산 누각 땅에 불고, 이라풍(伊羅風)이 생겨서 동산 누각 안에 불면 나무의 꽃이 땅에 흩어지는데 사람 무릎까지 이른다. 그때 천제석이 그 하늘들과 함께 동산 누각에 들어가서 현선(賢善) 돌 위에 앉으면 현선 돌의 양쪽 가에는 각각 열여섯의 작은 천왕들이 앉는다.
그때 천제석이 영락을 갖고 싶어 곧 유사발(遺舍鉢)천자에게 말한다. 이때 천자는 ‘천제석께서 나를 생각하셨구나’라고 말하고, 곧 변화로 영락을 만들어 내어서 이것을 천제석에게 받들어 올린다. 도리천인이 영락을 갖고 싶어할 때는 유사발천자가 곧 변화로 영락을 만들어서 도리의 여러 천인들에게 가져다 올린다.
019_0452_b_01L어떤 도리천인은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 뿐 또한 들어갈 수도 없고, 하늘의 즐거움으로 서로 재미있게 즐길 수도 없으니, 그 이유는 전생에 지은 공덕이 적기 때문이다. 그 중에 또 어떤 천인은 들어갈 수도 있고 하늘의 즐거움으로 서로 재미있게 즐길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전생에 공덕을 고루 지어서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때 천제석은 도리천인들과 함께 추견 동산 누각에서 서로 즐기고 먹고 마시기를 하루 이틀에서 이레에 이르도록 하다가 곧 떠나가서 낙주(樂晝) 누각에 이르며, 다시 이곳에서 서로 재미있게 즐기는 것 또한 앞에서와 같으며, 다시 궤란 동산과 가무 동산 누각에 이르러 먹고 마시며 서로 재미있게 즐기는 것 역시 앞에서와 같다.
어찌하여 선(善) 등이라 하는가 하면, 천인이 도리천궁에 들어갈 때 ‘좋구나[善], 안락하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선(善)이라 말하는 것이다.
019_0452_b_07L何以故言善等?天人入忉利天宮時,念善義安樂,是故言善等。
어찌하여 추견(麤堅)이라 하는가 하면, 도리천인이 추견 동산 누각 안에 들어갈 때 몸이 문득 거칠고 굳어지기[麤堅] 때문에 추견이라 하는 것이다.
019_0452_b_08L何以故言麤堅?忉利天人入麤堅園觀中時,身便麤堅,是故言麤堅。
어찌하여 낙화(樂畵)라 하는가 하면, 도리천인이 낙화 동산 누각 안에 들어갈 때 몸이 저절로 여러 가지의 그림과 색을 띠기 때문에 낙화라 한다.
019_0452_b_10L何以故言樂畫?忉利天人入樂畫園觀中時,身便自然種種畫色,是故言樂畫。
어찌하여 궤란(憒亂)이라 하는가 하면, 여러 도리천인들이 궤란 동산 누각 안에 들어갈 때 천제석은 매월 8일,14일,15일에 채녀들을 버리고 아수(阿須) 부인만을 데리고 놀러간다. 이때 여러 천자들이 채녀들과 함께 서로 뒤섞여 심란하고 어지러운[憒亂] 행을 하기 때문에 궤란이라 한다.
어찌하여 가무(歌舞)라 하는가 하면, 여러 도리천인들이 가무 동산 누각 안에 들어갈 때 곧 노래하고 춤추면서 서로 즐기기 때문에 가무라 한다.
019_0452_b_17L何以故言歌儛?忉利諸天人入歌儛園觀中時,便歌儛相娛樂,是故言歌儛。
어찌하여 주과도(晝過度) 큰 나무라 하는가 하면, 문타(文陀)라는 이름의 천인이 그 나무 위에 살면서 하늘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매우 재미있게 즐긴다. 이 때문에 주과도라 한다. 또한 주과도 큰 나무에는 언제나 꽃과 열매가 달리는데, 마치 가니(加尼) 나무와 같으니, 이 때문에 주과도라 한다.
019_0452_c_01L천제석의 곁에는 언제나 열 명의 천자가 머물면서 그를 옹호하고 있으니, 첫째는 근(根)이라 이름하고, 둘째는 구계(具戒), 셋째는 비류(比流), 넷째는 비류장(比流藏), 다섯째는 아류(阿流), 여섯째는 파류(波流), 일곱째는 이환(利桓), 여덟째는 누한(樓漢), 아홉째는 구화난(拘和難), 열째는 난(難)이라고 이름한다. 이 열 명의 천자들이 항상 천제석과 천하 사람들을 옹호하고 있다.
물 속에는 아주 고운 파란 연꽃과 붉은 연꽃, 노란 연꽃과 흰 연꽃이 피어나는데 그 향기가 매우 좋으며, 뭍에 피어 있는 꽃도 매우 부드럽고 좋은데, 아제물(阿蹄物)이라 이름하고, 타파라(陀波羅)ㆍ수교(須交)ㆍ화사(和師)ㆍ타노말(陀奴末)이라 이름한다. 구야니 천하의 사람들과 울단월(鬱單曰)과 동방의 불우체(弗于逮) 천하 사람들 땅도 역시 그와 같다.
이 세간의 인간에게는 일곱 가지 색이 있으니, 붉은 색을 띤 자, 금빛을 띤 자, 파란색을 띤 자, 노란색을 띤 자, 자주색을 띤 자, 흰색을 띤 자, 검은색을 띤 자가 있는데, 이것이 일곱 가지 색의 사람이다. 아수륜도 역시 이와 같은 일곱 가지 색이 있고, 여러 천인 또한 그러하여 모두 일곱 가지 색이 있다.
019_0453_a_01L여러 천인들에게는 열 가지 일이 있으니,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 끝없이 날아다니고, 둘째 끝없이 왔다갔다하는 것이며, 셋째 천인들에게는 도둑이 없는 것이며, 넷째 자신의 선(善)을 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악(惡)도 말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 서로 침범하지 않는 것이고, 여섯째 여러 천인들의 치아는 가지런하고 투명한 것이며, 일곱째 머리칼이 감청색이면서 윤기가 흐르고 길이는 여덟 자인 것이며, 여덟째 만일 천인의 머리카락이 파란색이면 몸도 파란색인 것이며, 아홉째 희게 되고 싶어지면 몸이 곧 흰색이 되는 것이며, 열째 검게 되고 싶어지면 몸이 곧 검은색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여러 천인들의 열 가지 일이다.
이 인간 세상에서는 반딧불이의 밝기가 등불의 밝기만 못하고, 등불의 밝기는 횃불의 밝기만 못하고, 횃불의 밝기는 큰 불의 밝기만 못하고, 큰 불의 밝기는 별의 밝기만 못하고, 별의 밝기는 달의 밝기만 못하고, 달의 밝기는 해의 밝기만 못하고, 해의 밝기는 사천왕궁의 밝기만 못하고, 사천왕궁의 밝기는 도리천궁의 밝기만 못하고, 도리천궁의 밝기는 천제석궁의 밝기만 못하다. 이렇게 점점 앞의 밝기가 뒤의 밝기만 못하며 나아가서는 위로 아가니타천궁의 밝기에까지 이른다. 아가니타천궁의 밝기는 마이파(摩伊破)천자의 밝기만 못하고, 마이파천자의 밝기는 고제(苦諦)ㆍ습제(習諦)ㆍ진제(盡諦)ㆍ도제(道諦)의 밝기만 못하고, 고제ㆍ습제ㆍ진제ㆍ도제의 밝기는 부처의 밝기만 못하다.
염부리 천하 사람들은 수명이 백 살인데 더 오래 살기도 하고 혹은 짧기도 하다. 구야니 천하 사람들은 수명이 2백 살인데 더 오래 살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 불우체 천하 사람들은 수명이 3백 살인데 더 오래 살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 울단월 천하 사람들은 모두 수명이 천 살인데, 중간에 죽는 이가 없다.
범가이천(梵迦夷天)의 천인들은 수명이 1겁인데 중간에 죽는 이도 있다. 아파파천(阿波波天)의 천인들은 수명이 2겁인데 중간에 죽는 이도 있다. 수타행천(首陁行天)의 천인들은 수명이 4겁인데 중간에 죽는 이도 있다. 유호발천(遺呼鉢天)의 천인들은 수명이 천상의 8겁인데 중간에 죽는 이도 있다.
무상천(無想天)의 천인들과 아귀(餓鬼)의 수명은 천상의 7겁인데 중간에 죽는 이도 있다. 아비파천(阿毘波天)의 천인들은 수명이 10겁인데 중간에 죽는 이도 있다. 아답화천(阿答和天)의 천인들은 수명이 20겁인데 중간에 죽는 이도 있다. 수타전천(修陁旃天)의 천인들은 수명이 40겁인데 중간에 죽는 이도 있다.
수타전니천(修陁旃尼天)의 천인들은 수명이 80겁인데 중간에 죽는 이도 있다.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의 천인들은 수명이 백 겁인데 중간에 죽는 이도 있다. 허공지천(虛空知天)의 천인들은 수명이 만 겁인데 중간에 죽는 이도 있다. 식지천(識知天)의 천인들은 수명이 2만 겁인데 중간에 죽는 이도 있다.
무엇이 견취식(見取食)인가? 염부리 천하 사람들은 쌀밥과 미숫가루, 보리죽, 고기와 생선을 먹으며, 옷 입고 목욕하며, 이로써 안온하게 먹는다. 서방의 구야니와 동방의 불우체 천하 사람들도 그와 같으며, 울단월 천하 사람들은 깨끗하고 저절로 생겨난 멥쌀을 먹으니, 이것이 견취식이며, 목욕도 한다.
용과 금시조는 고기와 자라를 먹으며, 제미(提米)와 제력(提歷)의 큰 고기를 먹으니, 이것이 취식(取食)이며, 목욕도 한다. 아수륜은 저절로 이루어진 밥을 먹고 옷 입고 목욕하며, 사천왕의 여러 천인들은 저절로 이루어진 밥을 먹고 옷 입고 목욕하며, 도리천의 천인들도 저절로 이루어진 밥을 먹고 옷 입고 목욕하며, 염천과 도솔천ㆍ무공고천과 타화자전천의 천인들도 모두 저절로 이루어진 밥을 먹고 옷 입고 목욕한다. 타화자전천부터 그 이상은 선정을 좋아하는 것과 기쁨으로 밥을 삼고, 정(定)의 뜻으로 밥을 삼는다.
019_0454_b_01L염부리 천하 사람은 생활을 위하여 금은이나 귀한 보석이나 쌀ㆍ곡식ㆍ돈ㆍ재물을 사고 판다. 구야니 천하 사람은 소ㆍ말ㆍ쌀ㆍ곡식과 보배 구슬로써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판다. 불우체 천하 사람은 생활을 위하여 금은ㆍ귀한 보석ㆍ쌀ㆍ곡식ㆍ돈ㆍ재물을 가지고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판다. 울단월 천하 사람은 시장에서 사고 파는 일이 없고, 여러 천인 또한 그러하다.
염부리 천하에는 남자와 여자가 혼인하는 일이 있으며, 구야니와 불우체천하 사람도 남자와 여자가 혼인하는 일이 있다.
019_0454_b_03L閻浮利天下,有男女婚姻之事;俱耶尼弗于逮天下人,亦有男女婚姻之事。
울단월 천하 사람은 혼인하는 일이 없는데, 만약 남자가 음욕의 뜻이 일어나서 여인을 향할 때는 서로 바라보다가 곧 길을 가는데, 남자가 앞에 가고 여인은 따라간다. 나무가 굽어져 합쳐진 것이 교로처럼 생긴 곳에 이르면 북방 천하 사람은 그 안에 가서 머무른다. 남녀가 각각 다른 곳에서 함께 그 나무 아래에 이르는데, 만약 나무가 낮아져서 그 사람 위로 그늘을 만들어 덮어 주면 곧 함께 정을 통하지만, 나무가 사람 위를 가려 주지 않으면 정을 통하지 않고 각기 서로 헤어져 떠나간다.
019_0454_c_01L염부리 천하의 사람은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살면서 정을 통하고, 구야니와 불우체와 울단월의 천하 사람들은 남녀가 음양(陰陽)의 일을 행한다. 용과 금시조의 세계에서도 남녀가 음양의 일을 행하며, 모든 아수륜의 남녀도 음양의 일을 행하고, 사천왕천의 남녀 천인도 음양의 일을 행한다. 도리천상의 남녀 천인은 바람[風]으로써 음양의 일을 행하고, 염천의 남녀 천인은 서로 접근함으로써 음양의 일을 이루고, 도솔천의 남녀 천인은 서로 손을 끌면 곧 음양이 이루어지며, 무공고천의 남녀 천인은 서로 보기만 해도 곧 음양이 이루어지며, 타화자전천의 천인들은 음욕을 생각하면 곧 음양이 이루어지는데, 이로부터 그 위의 세계는 음욕을 떠나 있다.
어떤 사람이 몸으로 악을 행하고 입으로 악을 말하고 마음으로 악을 생각하다가 이 인간 세상에서 목숨이 다하면, 니리 속에 떨어져서 목숨[命]을 받고 명색(名色)을 얻고 6입(入)을 얻는다. 어떤 사람이 몸으로 악을 행하고 입으로 악을 말하고 마음으로 악을 생각하다가 이 인간 세상에서 목숨이 다하면, 축생에 떨어져서 목숨을 받고 명색을 얻으며 명색으로부터 6입을 얻는다.
어떤 사람이 몸으로 악을 행하고 입으로 악을 말하고 마음으로 악을 생각하다가 이 인간 세상에서 목숨을 마치면, 아귀 속에 떨어져서 목숨을 받고 명색을 얻으며 6입을 얻는다. 그 어떤 사람이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고 마음으로 선을 생각하다가 목숨이 다하면, 곧 사람으로 태어나며 목숨을 얻고 명색을 얻으며 명색으로부터 6입을 얻는다.
어떤 사람이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고 마음으로 선을 생각하다가 이 인간 세상에서 목숨이 다하면, 곧 사왕천에 나서 목숨을 받고 명색을 얻으며 명색으로부터 6입을 얻는데, 비유하면 염부리 천하 인간 가운데 한 살 또는 한 살 반되는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으로 처음으로 천상에 나서 천자가 된다. 다음과 같이 천인들은 생각한다. ‘이와 같이 나는 남녀로서 막 천상에 났다.’ 곧 스스로 지난 세상의 일을 안다.
‘나는 무슨 인연으로 이곳에 와서 날 수 있었을까?’ 그리고는 스스로 말한다. ‘나는 세 가지 일 때문에 실로 이곳에 날 수 있었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보시이고, 둘째는 계율을 지닌 것이며, 셋째는 악을 버린 일이니, 이것이 세 가지이다. 나는 천상의 목숨이 다하면 다시 세간에 태어나 인간으로 있을 터이지만, 또다시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고 마음으로 선을 행하다가 죽은 뒤에는 다시 천상으로 돌아와서 천자로 날 것이다.’
019_0455_a_01L그리고 나서 곧 밥을 먹고 싶은 마음이 들면 저절로 보석 그릇에 가득 담긴 밥이 앞에 나타난다. 복과 덕이 적은 이는 파란 밥이 저절로 앞에 나타나고, 복과 덕이 중간인 사람은 붉은 밥이 저절로 앞에 나타나고, 복과 덕이 으뜸인 사람은 흰 밥이 저절로 앞에 나타나는데, 천인이 곧 가져다 먹으면 입 안에서 저절로 녹아 없어지니, 비유하면 소(酥)와 마유(麻油)를 불 위에 올려 놓으면 이내 녹아 없어지는 것처럼, 천인이 먹을 때도 그와 같아서 입 안에서 곧 저절로 녹아 없어진다.
목마를 때에는 곧 저절로 보석 그릇에 감로의 물이 가득 담겨서 앞에 나타나는데, 복과 덕이 적은 이는 파란색 물이 저절로 앞에 나타나고, 복과 덕이 중간인 자는 붉은 빛깔의 물이 저절로 앞에 나타나고, 복과 덕이 으뜸인 자는 흰 빛깔의 물이 저절로 앞에 나타나는데, 곧 가져다 마시면 입 안에서 저절로 녹아 없어지니, 마치 소와 마유를 불 위에 올려 놓으면 곧 녹아 없어지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천인이 물을 마실 때도 입 안에서 저절로 녹아 없어지는 것과 같다.
먹고 마시고 나면 이내 몸이 커지는데, 사천왕의 천상과 같이 다른 하늘의 천인들도 곧 목욕하는 못에 가서 목욕하면서 스스로 즐기다가 못에서 나와 향 나무 아래로 가서는 갖가지 향을 가져다 몸에 바르고, 영락 나무 아래로 가서는 나무가 저절로 낮아지면 곧 영락을 취해다 관과 건에 붙이고, 다시 의복과 불식 나무 아래로 가서는 나무가 저절로 낮아지면 곧 의복과 불식을 가져다 입는다.
다시 그릇 나무와 과일 나무와 음악 나무 아래로 가서는 나무가 저절로 낮아지면 곧 그릇을 가져가서 과일을 따서 먹고 그 맑은 즙을 마신다. 다시 악기를 가져다 두드리며 마음껏 노래하고 춤추는데, 이윽고 동산의 누각에 들어가 무앙수의 백천 옥녀들이 풍악을 울리고 노래하고 춤추며 서로 즐기는 모습을 보게 된다. 동쪽으로 향한 옥녀를 바라보다 문득 서쪽을 향한 옥녀를 잊어버리고, 서쪽을 향한 옥녀를 바라보다 문득 동쪽을 향한 옥녀를 잊어버린다.
019_0455_b_01L그러다 이내 천자는 스스로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전생에 무슨 인연 때문에 여기에 와서 나게 되었을까? 이제 전생의 일을 모조리 잊어버리고 말았다.’ 이것이 바로 옥녀들을 보았기 때문이니, 음란해져서 뜻을 잃은 것이다. 옥녀의 이름은 불념(不念)인데, 불념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남자들이 보면 뜻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고 마음으로 선을 생각하다가 이 인간 세상에서 목숨이 다하여 도리천상에 날 때는, 비유하자면 염부리 천하 인간의 두 살 또는 세 살 된 아이의 몸 크기만 해진다. 그 하늘들은 ‘나는 남자였다, 나는 여자였다’고 기억하여 알고 있으며, 천자는 곧 ‘어찌하여 여기에 나게 되었을까? 보시하고 계율을 지니고 악을 버린 까닭이리라’라고 하며 전생의 일을 기억한다.
먹고 마시고 싶을 때에는 곧 저절로 금 그릇이 가득 차서 앞에 나타나는데, 복덕의 상ㆍ중ㆍ하를 따라서 희고 붉고 파란 밥이 생겨 앞에 있게 되고, 곧 가져다 그것을 먹으면 입 안에서 저절로 녹아 없어지니, 마치 소와 마유를 가져다 불 위에 놓으면 이내 저절로 녹아 없어지는 것처럼 천인이 먹고 마실 때에도 그와 같다. 다 먹고 나면 몸이 곧 커진다.
비유하면 마치 도리천의 천인과 같이 목욕하는 못에 이르러서 몸을 씻고 스스로 즐기다가 나와서 향나무와 영락ㆍ옷ㆍ불식ㆍ그릇ㆍ과일ㆍ음악 나무 아래에 가는데 나뭇가지가 저절로 낮아지면 곧 향을 가져다 몸에 바르고, 영락과 불식과 의복을 가져다 몸에 두르고, 그릇을 가져다 과일을 먹고, 악기를 가져다 두드리면서 노래하고 춤춘다. 그러다 동산 누각에 들어가 무앙수 백천 옥녀들을 보게 되면, 문득 전생의 인연을 잊어버리고, 다시는 기억할 수 없게 된다.
어떤 사람이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고 마음으로 선을 생각하다가 이 인간 세상에서 목숨이 다하면, 곧 염천에 올라가 나는데 목숨을 받아서 막 태어날 때는 그 몸이 마치 염부리 천하 인간의 세 살 또는 네 살 되는 아이만 하며, 천자의 몸이 저절로 커져 가는 것도 앞에서와 똑같다. 또다시 스스로 전생에 보시하고 계율을 지니고 악을 버린 까닭에 천상에 나게 되었음을 기억한다.
019_0455_c_01L먹거나 마시고 싶어지면 역시 저절로 보석 그릇이 가득 차서 앞에 나타나며, 곧 먹고 마시면 입 안에서 녹아 없어지니, 마치 소와 마유를 가져다 불 위에 놓으면 바로 녹아 없어지는 것과 같다. 다 먹고 나서 목욕하는 못에 들어가 목욕한 뒤에는 나와서 여러 나무들 사이로 가고, 나뭇가지가 저절로 낮아지면 그 나무에서 먹고 마실 것을 가져오고 음악과 춤과 노래를 즐긴 뒤 동산의 누각에 들어가 무앙수 백천 옥녀들을 보게 되면, 그 뜻이 어지럽고 산란해져 두 번 다시 전생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어떤 사람이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고 마음으로 선을 생각하다가 이 인간 세상에서 목숨이 다하고 곧 도솔천에 올라가 나게 되면, 막 태어났을 때의 그 몸의 크기는 마치 염부리 천하 인간의 네 살이나 다섯 살 되는 아이만 하다. 역시 저절로 전생에 지은 보시와 계율을 지닌 일과 악을 버린 일을 알며, 역시 저절로 이루어진 음식을 먹고 몸은 곧 커진다. 다른 천인들처럼 못에 가서 목욕한 뒤에 못에서 나와 여러 나무들 아래에 이르러서는 각각 그 나무에 있는 것을 취하고 풍악을 즐기고 노래하고 춤춘 뒤, 동산의 누각에 들어가 무앙수 백천 옥녀들을 보게 되는데, 그 뜻이 번거롭고 어지럽혀져서 다시는 전생 일을 기억할 수 없게 된다.
만약 타화자전천의 천상에 나면 막 났을 때의 몸은 마치 염부리 천하 인간 세상의 여섯 살이나 일곱 살쯤 되는 아이만 하며 몸이 곧 커지고 스스로 지난 세상에 지은 보시와 계율을 지닌 일과 악을 버린 일을 알며, 역시 저절로 이루어지는 음식을 먹는다. 목욕하는 못에 가서 목욕하고 나와서는 여러 나무들 사이로 가며 나뭇가지가 저절로 낮아지면 각각 옷과 영락과 불식을 가지고 그릇을 가지며 과일을 먹고 음악을 연주하고 춤추고 노래한다. 동산의 누각에 들어가 무앙수 백천 옥녀들을 보게 되면 그 뜻이 번잡해지고 어지러워져 두 번 다시 전생 일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019_0456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15일에 세 개의 재(齋)가 있다. 무엇이 세 개의 재인가 하면, 매월 8일과 14일과 15일에 재(齋)를 올리니, 이것이 셋이다.
019_0456_a_01L佛言:“十五日有三齋。何等爲三?齋月八日、十四日、十五日,是爲三。
무엇이 매월 8일재(日齋)인가? 매달 8일재 때에는 사천왕이 사자(使者)들에게 이렇게 고한다. ‘너희들은 사천하를 두루 순찰하면서 만백성을 자세히 살펴보되, 세간에서 부모에게 효순하는 이가 있는지, 사문과 바라문 도인을 섬기는 이가 있는지, 장로를 공경하는 이가 있는지, 재계하여 도를 지키는 이가 있는지, 보시하는 이가 있는지, 이번 세상과 다음 세상을 믿는 이가 있는지를 알아 오라.’
만약 ‘부모에게 효순하고, 사문과 바라문 도인과 장로를 공경하는 이가 많고, 재계하고 보시하며 이번 세상과 다음 세상을 믿는 이가 많다’고 자세하게 보고하면, 사천왕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제 선한 말을 들었다. 선을 짓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여러 천인들은 불어나고 아수륜의 무리는 줄어들 것이다.’ 이것이 매월의 8일재이다.
019_0456_b_01L14일재는 어떤 것인가? 14일재 때에는 사천왕이 몸소 태자에게 이른다. ‘사방으로 흩어져서 천하를 순찰하여 만백성을 자세히 살펴보라.’ 태자가 돌아와서 ‘악을 짓는 이가 많이 있었습니다’라고 자세하게 아뢰면, 사천왕이 듣고 곧 기뻐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악을 짓는 자가 많으니, 여러 천인들은 줄어들고 아수륜의 무리만이 불어날 것이다’라고 하고, 만약 ‘선을 하는 이가 많다’고 보고하면 사천왕은 곧 기뻐하면서 ‘여러 천인들은 불어나고 아수륜 무리는 줄어들 것이다’라고 한다. 이것이 14일재법이다.
어떤 것이 15일재인가? 15일재 때는 사천왕이 몸소 세상으로 내려와 사방으로 두루 다니며 천하를 순찰하면서 백성들이 과연 부모와 사문과 도인에게 효순하고, 장로를 공경하며, 재계하고 보시하며, 이번 세상과 다음 세상을 믿는가를 자세히 살펴본다. 못하는 자가 많이 있으면 사천왕은 즉시 선등정천(善等正天)에 들어가서 천제석에게 아뢴다. ‘세간에는 부모와 사문 도인에게 불효하는 자가 많고 장로를 공경하지 않으며 재계하거나 보시하지 않는 이가 많고, 금생과 후생을 믿지 않는 이가 많았습니다.’
그러면 천제석은 이 말을 듣고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나쁜 것을 듣게 되었다. 선을 짓지 않은 죄 때문에 여러 천인들은 줄어들고 아수륜 무리만이 불어나겠구나.’
019_0456_b_09L天帝釋聞已言:‘我爲聞惡,坐其不作善故,減損諸天,增益阿須倫種。’
선을 짓는 이가 많으면 사천왕은 선등정천에 들어가서 천제석과 도리천의 천인들에게 자세하게 아뢴다. 도리천과 제석은 곧 크게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제 선한 말을 들었다. 세간 사람들이 선을 짓는 이가 많기 때문에 여러 천인들은 불어나고 아수륜은 줄어들겠구나.’ 이것이 매월 15일의 재이며, 이것을 15일의 3재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다른 도를 믿는 사람이 ‘일체의 남차거나 여자로서 처음 태어날 때에 뒤를 따르며 보호하는 것이 있느냐?’라고 물으면 그대들은 이렇게 답해야 한다. ‘거리와 저자와 마을과 일체 도살장이나 무덤 사이에는 모두 비인(非人)이 있으며, 비인이 없는 곳은 없다. ’
019_0456_c_01L그 비인의 이름은, 업보에 따라 군(郡)ㆍ국(國)ㆍ현(縣)ㆍ읍(邑)ㆍ구(丘)ㆍ마을[聚]이라고 하는데, 강과 하천, 산에 이름이 있는 것처럼 비인 또한 이런 이름을 짓는다. 마치 사람들이 자기에게 지어진 이름을 수호하는 것처럼 비인도 이런 이름이 있는 것이다. 만약 어떤 나무가 높이는 7척이고 둘레가 1척이면 그런 나무 위에는 모두 신(神)이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인간 세상에서 몸으로 악을 행하고 입으로 악을 말하고 마음으로 악을 생각하여 열 가지의 악을 짓는데, 그런 자가 천 사람, 백 사람이라도 하나의 신이 지키니, 마치 천 마리의 소와 양떼를 한 사람이 치면서 지키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만일 어떤 사람이 몸으로 악을 행하고 입으로 악을 말하고 마음으로 악을 생각하면, 그런 자가 백 사람, 천 사람이라도 오직 하나의 신이 지키고 있다. 어떤 사람이 이 인간 세상에서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고 마음으로 선을 생각하여 열 가지 선을 받들며, 바른 법을 지니고 바른 소견이 바뀌지 않는 사람이면 한 사람에게 항상 백 명 또는 천 명의 비인이 그를 보호하나니, 마치 왕이나 대신 한 사람을 항상 백 명이나 또는 천 명의 사람이 곁에서 보호하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아서 어떤 사람이 몸과 입과 뜻으로 선을 행하여 열 가지의 선한 일을 받들면, 이 높은 법과 바른 소견을 지닌 사람 등의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항상 백 명이나 또는 천 명의 비인이 그의 뒤에 있으면서 보호해 준다. 이것을 일러서 남자나 여자가 언제나 비인의 보호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다.
세 가지 일에서 염부리 천하 사람들은 구야니 천하 사람들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뜻이 용맹하여 인연(因緣)이 있는 땅에서 살고 있는 것이고, 둘째는 이 세간의 사람들은 뜻이 용맹하여 범행을 닦는 것이며, 셋째는 이 세간의 사람들은 뜻이 용맹하여 부처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니, 이것이 세 가지 일이다.
019_0457_a_01L염부리 천하 사람들은 세 가지 일에서 불우체 천하 사람들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이 세간 사람들은 뜻이 용맹하여 인연이 있는 땅에서 살고 있는 것이고, 둘째는 이 세간 사람들은 용맹스런 뜻으로 범행을 닦는 것이며, 셋째는 이 세간 사람들은 용맹스런 뜻을 지녀서 부처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니, 이것이 세 가지이다.
염부리 천하 사람들은 세 가지의 일에서 울단월 천하 사람들보다 뛰어나니, 무엇이 세 가지인가? 첫째 뜻이 용맹하여 인연이 있는 땅에 살고 있는 것이고, 둘째 뜻이 용맹하여 범행을 닦는 것이며, 셋째 용맹스런 뜻을 지녀서 부처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니, 이것이 세 가지이다.
019_0457_b_01L염부리 사람들은 세 가지 일에서 도리천의 천인이나 염천ㆍ도솔천ㆍ무공고천과 타화자전천의 천인들보다 뛰어나니, 무엇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뜻이 용맹하여 인연이 있는 땅에서 살고 있는 것이고, 둘째는 뜻이 용맹하여 범행을 닦는 것이고, 셋째는 용맹스런 뜻을 지녀서 부처를 이루는 것이니, 이것이 세 가지이다.
욕계(欲界)의 인간에 열두 가지가 있는데, 무엇이 열두 가지인가? 첫째는니리, 둘째는 축생, 셋째는 벽려(薜荔:아귀), 넷째는 세간 사람, 다섯째는 아수륜, 여섯째는 사천왕, 일곱째는 도리천, 여덟째는 염천, 아홉째는 도솔천, 열째는 무공고천, 열한째는 타화자전천, 열두째는 마천(魔天)이다. 이것이 열두 가지 인간으로서 욕계를 이루고 있다.
나는 말하였다. ‘대신이여, 땅이 있고, 물ㆍ불ㆍ바람은 없다고 말하지 말아라. 왜냐 하면 땅이 있고, 물ㆍ불ㆍ바람도 있지만 땅의 이수(里數)가 가장 깊기 때문이다.’”
019_0457_c_06L佛言:“天!莫說地無水火風。所以者何?地有水火風,地里數最深。”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지지대신이 나쁜 소견을 일으킨 줄 잘 알았으므로, 곧 법으로써 권하고 도와서 그로 하여금 뜻이 열리고 이해하게 하니, 그가 기뻐하면서 그 자리에서 번뇌를 멀리 여의고 모든 법에 대한 법의 눈이 생겼다. 비유하자면 마치 깨끗하고 좋은 흰 비단을 염료 속에 집어넣으면 물이 잘 드는 것과 같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와 같이 지지대신은 그 자리에서 번뇌를 여의고 모든 법에 대한 법의 눈이 생겼다. 그때 지지대신은 현재에서 법과 행을 얻고 의심을 끊고는 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부처님께 귀명하고 가르침에 귀명하고 비구승에게 귀명하며, 우바이 계율을 받아 지니고 사람이나 기어다니거나 나는 짐승, 꿈틀거리는 미물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인자한 마음을 지니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지수대신(持水大神)이 다음과 같이 나쁜 소견을 일으켜서 ‘물만 있고, 땅은 없으며 불도 없고 바람도 없다’고 말하였다. 나는 그때 지수대신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에게 물었다. ‘네가 참으로 나쁜 소견을 일으켜서 〈물만 있고 땅ㆍ불ㆍ바람은 없다〉고 말하였는가?’ 그러자 그 신은 답하였다. ‘그랬습니다, 세존이시여.’
019_0458_a_01L나는 말하였다. ‘대신이여, 그런 말을 하지 말아라. 왜냐 하면 물도 있고 땅ㆍ불ㆍ바람도 있지만 단지 물의 이수(里數)가 가장 깊기 때문이다.’ 수신(水神)이 곧 나쁜 소견을 버렸으므로 나는 다만 법으로 권하고 도와서 그로 하여금 뜻이 열리고 알게 하였다. 그랬더니 그는 기뻐하면서 그 자리에서 번뇌를 멀리 여의고 모든 법에 대한 법의 눈이 생겼다. 마치 깨끗하고 좋은 하얀 비단을 염료 속에 집어넣으면 물이 잘 드는 것과 같았다. 지수대신도 그와 같아서 현재에서 법과 행을 얻고 의심을 없앤 뒤 나에게 말하였다.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부처님께 귀명하고 가르침에 귀명하고 비구승에게 귀명하겠으며, 계율을 받아 지니고 사람이나, 기어다니거나 나는 짐승, 꿈틀거리는 미물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인자한 마음을 지니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지화대신(持火大神)이 다음과 같은 나쁜 소견을 일으켜서 ‘불만 있고, 땅도 물도 바람도 없다’고 말하였다. 나는 그때 지화대신에게 가서 물었다. ‘네가 참으로 다음과 같이 나쁜 소견을 일으켜서 〈불만 있고, 땅ㆍ물ㆍ바람이 없다〉고 말하였는가?’ 그 신은 답하였다. ‘그랬습니다. 세존이시여,’
나는 말하였다. ‘화신(火神)이여, 그런 말을 하지 말아라. 왜냐 하면 불도 있고, 또한 땅ㆍ물ㆍ바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때 지화대신은 곧 나쁜 소견을 버렸으므로 나는 곧 법으로 권하고 도와서 그로 하여금 뜻이 열려서 알게 하였다. 그랬더니 그는 기뻐하여 그 자리에서 번뇌를 멀리 여의고 모든 법에 대한 법의 눈이 생겼다. 비유하자면 마치 깨끗하고 좋은 하얀 비단을 염료 속에 집어넣으면 물이 잘 드는 것처럼 지화대신 또한 그러하여 현재에서 법과 행을 얻고 의심을 없앤 뒤에 나에게 말하였다.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부처님께 귀명하고 가르침에 귀명하고 비구승에게 귀명하겠으며, 우바이 계율을 받아 지니고 사람이나 기어다니거나 나는 짐승, 그리고 꿈틀거리는 미물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인자한 마음을 지니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지풍대신(持風大神)이 다음과 같은 나쁜 소견을 일으켜서 ‘바람만 있고 땅ㆍ물ㆍ불이 없다’고 말하였다. 나는 그때 지풍대신에게 가서 물었다. ‘네가 참으로 다음과 같은 나쁜 소견을 일으켜서 〈바람에는 땅ㆍ물ㆍ불이 없다〉고 말하였는가?’ 그 신이 답하였다. ‘그랬습니다, 세존이시여,’
지풍대신도 그와 같아서 현재에서 법과 행을 얻고 의심을 끊은 뒤 나에게 말하였다.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부처님께 귀명하고 가르침에 귀명하고 비구승에게 귀명하겠으며, 우바이 계율을 받아 지니고 사람이나 기어다니거나 나는 짐승 그리고 꿈틀거리는 미물들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인자한 마음을 지니겠습니다.’”
허공에서 번개가 치면 소리가 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면, 어떤 때는 신미 번개와 아축람이 서로 싸움을 하나니, 이 때문에 허공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혹은 신미 번개와 백주 번개가 함께 싸우기도 하나니, 이 때문에 구름 속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어떤 때는 아축람 번개와 신미 번개가 함께 싸우기도 하니, 그 때문에 허공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019_0458_c_01L허공의 구름 속에서 소리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면, 어떤 때는 땅의 요소[地種]와 물의 요소[水種]가 함께 다투고, 땅의 요소와 불의 요소[火種]가 함께 다투고, 땅의 요소와 바람의 요소[風種]가 함께 다투니, 비유하면 마치 산이 서로 맞부딪치면서 서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렇게 땅의 요소와 물ㆍ불ㆍ바람의 요소가 함께 다투니, 이 때문에 허공에서 소리가 나는 것인데, 이런 일로 인하여 비가 내리는 것이다.
019_0458_c_04L佛言:“如是地種與水火風種共諍鬪,是故虛空中出聲,此事卻雨。
다시 다섯 가지의 일이 있어 비를 잃게 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 여기 하늘의 구름에서 우레가 일어나고 번개가 치면, 날씨로 점치는 사람[現應人]은 장차 비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이때 바람이 크게 일어나서 먼 산간이거나 개간한 못으로 바람을 불어 내서 비를 내리게 하니, 이것이 비를 놓치는 첫 번째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