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474_a_01L불설중본기경(佛說中本起經) 상권
019_0474_a_01L中本起經卷上次名四部僧出長阿含

후한(後漢) 서역(西域) 담과(曇果)ㆍ강맹상(康孟詳) 공역
송성수 번역
019_0474_a_02L後漢西域沙門曇果共康孟詳譯


1. 법의 바퀴를 굴리는 품[轉法輪品]
019_0474_a_03L轉法輪品第一

아난은 말하였다.
나는 옛날 부처님으로부터 이와 같이 들었다.
019_0474_a_04L阿難曰吾昔從佛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갈제(摩竭提) 지경의 선승 도량(善勝道場) 원길수(元吉樹) 아래에 계셨다.
덕의 힘으로 악마를 항복 받고 깨달은 지혜가 거룩하고 고요하시며 3달(達)로 걸림이 없으셨고, 두 장사하는 사람인 제위파리(提謂波利) 등을 제도하여 3자귀(自歸)를 수여하고, 후에 다섯 가지 계율을 허락하시어 청신사(淸信士)를 만드신 뒤에 생각하시기를, ‘옛날 먼저의 부처님이신 정광불(定光佛)께서 나에게 부처의 명호를 주시면서, 〈너는 오는 세상 91겁 만에 부처가 될 것이요, 자(字)는 석가문(釋迦文)이며 명호는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중우(衆祐)라 하리니, 사람 제도하기를 지금의 나와 같이 하리라〉고 하셨는데, 나는 이로부터 오면서 본래 마음을 닦아 다스리고 여섯 가지 바라밀다[六度無極]로 공을 쌓고 행을 쌓으면서 4등(等)에 게으르지 않고 높은 행으로 특이하게 하며 괴로움을 참음이 한량없었고 공의 과보에 유감이 없어서 큰 원의 결과가 이루어졌도다’라고 하셨다.
019_0474_a_05L一時佛在摩竭提界善勝道場元吉樹下德力降覺慧神靜三達無礙度二賈客謂波利授三自歸然許五戒爲淸信士已惟昔先佛名曰定光拜吾佛名汝於來世九十一劫當得作佛字釋迦文號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衆祐度人如我今也吾從是來修治本心六度無極積功累行四等不倦高行殊異忍苦無量功報無遺大願果成
세존께서는 생각하시기를, ‘나는 본래 마음을 낸 것은 맹세코 중생을 위함이었으므로, 범왕과 제석이 법을 청하니 단이슬[甘露]을 열어야겠다. 누가 먼저 듣기에 알맞을까. 옛날 내가 출가하여 길을 갈 적에 범지 아란가란(阿蘭迦蘭)이 나를 대접하기를 예절이 있었으니, 두 사람을 먼저 함이 마땅하리라’ 하고 생각하기를 마치고 가려 하자, 하늘이 거룩한 뜻을 받들어서 공중(空中)에서 아뢰었다.
“그 두 사람은 죽은 지가 7일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안되었도다. 아란가란이여, 단이슬을 열어야 하겠는데 그대가 어찌 듣지를 못한단 말이냐.”
019_0474_a_16L世尊念曰吾本發心誓爲群生梵釋請法甘露當開誰應先聞昔吾出家路由梵志阿蘭迦蘭待吾有禮二人應先念已欲行天承聖旨空中白言彼二人者亡來七日佛言苦哉阿蘭迦蘭甘露當開汝何不聞
019_0474_b_01L부처님께서는 또 생각하시기를, ‘단이슬을 열어야 하겠는데 누가 그 다음으로 듣기에 알맞을까, 울두람불(鬱頭藍弗)이 다음에 들을 수 있으리라’ 하고 막 일어나서 가려고 하는데, 하늘이 또 아뢰었다.
“그 사람은 어제 저녁때에 목숨을 마쳤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사람은 오래 떨어져 있겠구나. 단이슬을 열어야 하겠는데 받아 듣지 못하였으니, 나고 죽음에 오가면서 무엇으로 휴식을 얻으리오. 다섯 갈래[五道]에 헤맬 터인데 그 고통을 어떻게 할까.”
019_0474_a_22L佛復惟甘露當開誰應次聞鬱頭藍弗次應得聞方起欲行天復白言此人昨暮命終佛言彼人長衰甘露當不得受聞生死往來何緣得息道輪轉痛矣奈何
부처님께서는 또 생각하시기를, ‘단이슬의 법북[法鼓]은 삼천대천세계에 들릴 터인데, 누가 듣기에 알맞을까. 부왕께서 옛날 다섯 사람을 보내셨으니, 첫째의 이름이 구련(拘憐)이요, 둘째의 이름이 알폐(頞陛)요, 셋째의 이름이 발제(拔提)요, 넷째의 이름이 십력가섭(十力迦葉)이요, 다섯째의 이름이 마남구리(摩南拘利)였다. 깨와 쌀을 공급하며 시중하기에 수고를 하였다. 공의 과보[功報]를 갚아야겠구나’라고 하셨다.
019_0474_b_04L佛復惟曰甘露法聞于三千大千世界誰應得聞王昔遣五人一名拘憐二名頞陛名拔提四名十力迦葉五名摩南拘供給麻米執侍勞苦功報應敍
이때에 다섯 사람들은 모두 바라나국(波羅奈國)에 있었으므로, 때에 여래께서는 비로소 나무 아래서 일어나시니, 상호와 엄정한 거동이 세상을 밝게 빛내고 거룩함이 진동한지라 보는 이마다 기뻐하였다. 바라나국에 나아가시다가 아직 도착하지 못하고 중간의 길에서 우우(優吁)라는 범지를 만났다.
쳐다볼수록 높으시고 아름다운지라 범지는 놀람과 기쁨에 엇섞여서 소리 높여 찬탄하였다.
“거룩하고 영묘하여 사람을 감동시키며, 위의가 맑으시고 뛰어나십니다. 본래 어떠한 스승을 섬기셨기에 그런 모습을 얻으셨습니까?”
019_0474_b_08L五人者皆在波羅奈國於時如來始起樹下相好嚴儀明耀於世威神震見者喜悅徑詣波羅奈國未至中道逢梵志名曰優吁瞻睹尊妙喜交集下在道側擧聲歎曰威靈感儀雅挺特本事何師乃得斯容
부처님께서는 우우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9_0474_b_14L爲優吁而作頌曰

여덟 가지 바름[八正]을 스스로 깨달아서
여읨도 없고 물드는 바도 없으며
애욕이 다하고 욕심 그물 부셨나니
저절로 스승 없이 받았습니다.
019_0474_b_15L八正覺自得
無離無所染
愛盡破欲網
自然無師受

나의 행은 스승 없이 보존되었기에
뜻은 홀로 짝할 이가 없으며
하나의 행을 쌓아 부처가 되었나니
이로부터 성인의 도를 통했습니다.
019_0474_b_17L我行無師保
志獨無伴侶
積一行作佛
從是通聖道

우우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구담(瞿曇)께서는 어디로 가십니까?”
부처님께서는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바라나국에 나아가서 단이슬의 법북을 쳐서 위없는 바퀴를 굴리려 합니다. 삼계의 뭇 성인들께서 전에 없던 법 바퀴를 굴리시어 사람을 교화하고 열반에 들게 하셨으니, 지금의 나도 그러할 것입니다.”
우우는 크게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거룩하고 거룩하십니다. 구담의 말씀이시여. 원컨대 단이슬을 여시어 알맞게 법을 말씀하소서.”
019_0474_b_18L優吁問佛瞿曇如行佛告梵志吾欲詣波羅奈國擊甘露法鼓轉無上輪界衆聖未曾有轉法輪遷人入泥洹如我今也優吁大喜曰善哉善哉瞿曇言者願開甘露如應說法
019_0474_c_01L이때에 여래께서는 곧 바라나국의 옛 신선의 처소인 녹원(鹿園:녹야원)의 나무 아래로 나가시면서 저 다섯 사람에게 향하시자, 다섯 사람들은 멀리서 부처님께서 오심을 보고 함께 의논하였다.
“우리들은 애써가며 고생을 하였다. 집안 사람들과 이별하여 산을 오르고 영역을 넘으며 고생을 극심하게 하였다. 바로 이 사람을 앉혀 놓고 깨와 쌀을 공급하느라고 견뎌낼 수 없다고 생각하던 차에 악마가 와서 싸움을 걸었으므로 버리고 숨어 버렸는데, 이제 일부러 다시 오는구나. 한 알의 깨나 한 톨의 쌀이라도 우리가 주지 말자. 이제 일어나서 음식을 구한들 어떻게 마련할 수 있겠는가. 다만 자리만은 베풀어 주고 저마다 무릎 꿇거나 일어나거나 말을 하거나 문안을 하거나 하지는 말자. 여기에서 언짢아하게 되면 반드시 저절로 떠나가리라.”
019_0474_b_23L於時如來便詣波羅奈國古仙人處鹿園樹下趣彼五人五人遙見佛來便共議曰我等勤苦室家離別登山越嶺困苦疲極正坐此人供給麻米謂其叵堪因魔來戰是以委藏今故復來一麻一米我等不堪今起求食奈何能辦但爲施坐各莫跪起言語問訊得此不樂必自去矣
이때 세존께서는 그 다섯 사람들을 위하여 도와 신족(神足)을 나타내어 다섯 사람의 몸이 솟구치며 모르는 결에 예배하면서 시중하기를 전과 같이 하게 하고는 부처님께서는 다섯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함께 의논하면서 일어나지 말자 하더니, 이제 예배까지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이냐?”
다섯 사람들은 모두 대답하였다.
“우리는 실달(悉達 :싯다르타) 때문에 대단한 고생을 겪었었소. 열두단왕(悅頭檀王:정반왕)은 사납고도 모질며 도에 어긋났었는데 모두가 당신 때문이었습니다.”
019_0474_c_08L是時世尊爲其五人現道神足五人身踊不覺作禮執侍如前佛告五人共議勿起今作禮何謂五人悉對曰坐悉達更歷勤苦悅頭檀王暴逆違皆由於卿
부처님께서는 다섯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당신이라 하지 말라. 위없는 바르고 참된 여래이며 평등각(平等覺)이니라. 위없이 바르게 깨달았으므로 나고 죽음의 뜻으로써 상대할 수 없느니라. 어찌 나의 얼굴을 대하면서 아버지의 이름을 일컬을 수 있겠느냐.”
또 다섯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나의 몸을 자세히 살펴보아라. 어찌 나무 아래서와 같겠느냐?”
다섯 사람은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그때는 지쳐서 파리하더니 이제는 다시 광택이 납니다. 그때 나무에 계시면서 눈을 감고 단정히 앉아 하루에 깨와 쌀을 먹으면서도 오히려 도가 아니라고 여겼거늘, 하물며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서 몸과 입을 제멋대로 하면서 어찌 도를 닦는다고 하겠습니까?”
019_0474_c_13L佛告五人汝莫卿無上正如來平等覺也無上正覺不可以生死意待也何得對吾面稱父字又告五人汝觀吾身何如樹下五人答佛爾時憔悴今更光澤爾時處樹閉目端坐日食麻米猶謂非道況入人閒身口自恣何謂爲道
019_0475_a_01L부처님께서는 다섯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서는 두 가지 일을 지니면서 스스로 침범하여 속이고 있다. 무엇이 두 가지 일이냐 하면 살생과 음욕이다. 세력을 뽐내고 음욕을 탐내어 몸이 다하도록 괴롭힘은 안으로 도의 자취가 없어서이니, 이 두 가지 일이 없으면 바로 참된 도인이 아니겠느냐. 96가지 술법을 역시 버리거나 멀리할 것도 없는 이것이 중도(中道)를 지님이니 양쪽에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 무엇이 중도에 나아감이냐 하면, 지혜의 행을 깨닫게 되어 뭇 지혜를 통달하고 여섯 가지 신통을 모두 깨달으며 여덟 가지 바른 행을 갖추어야 이것을 중도에 나아가서 열반에 머무르는 것이니라.”
019_0474_c_19L佛告五人世有二事以自侵欺何謂爲二殺生婬泆恃豪貪欲極身勞苦內無道迹無是二事是眞道人不於九十六術亦不捨遠是爲取中無有兩際何謂取中得覺慧行遠於衆智六通悉覺具八正行是名取中止宿泥洹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셔도 다섯 사람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세 사람은 걸식을 하고 두 사람은 공양을 하므로 그들을 위하여 색(色)의 괴로움을 말씀하셨다.
“온갖 뭇 재앙은 모두가 색욕(色欲)으로 말미암는다. 여러 좋다는 것은 무상하나니 사람 역시 머무름이 없다. 이를테면 요술쟁이가 뜻을 내어 변화로 만든 것을 어리석은 사람은 사랑하고 그리워하여 탐내면서 싫어함이 없는 것과 같다. 요술쟁이는 변화를 살펴보면서도 물듦도 없고 집착도 없나니, 왜냐하면 거짓이요, 참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019_0475_a_02L佛說是法五人未解三人分衛二人供養爲說色苦一切衆禍皆由色欲衆好無常人亦無住譬如幻師出意爲化愚者愛戀貪而無厭幻主觀化無染無著所以者何僞非眞故
부처님께서는 두 사람을 위하여 게송(偈頌)으로 말씀하셨다.
019_0475_a_07L佛爲二人而作頌曰

뜻이 방탕하여 음란한 행위에 있으면서
음욕을 즐길수록 뿌리 더욱 심어진다.
색욕을 탐내면 원한과 재앙만이 길어지고
색욕을 여의면 근심이 없어지니라.
019_0475_a_08L志蕩在欲行
嗜欲增根栽
貪色怨禍長
離欲則無患

세 사람이 공양하고 두 사람이 걸식을 하자, 그들을 위하여 탐냄의 괴로움을 말씀하셨다.
“이끗을 좋아하고 영화를 구하는 것은 헷갈리고 어리석은 이가 오로지 힘 쓰는 바로서 수행을 해치고 덕을 헐어뜨리니라. 한결같이 탐욕으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성내고 얻게 되고 잃게 되거늘 욕심꾸러기는 싫어함이 없나니, 이끗이야말로 위태하고 헤식은 것으로서 마치 구름이 뜰을 지나쳐 감과 같으니라. 늙음과 병듦과 죽음이 닥치면 갈라져 흩어지지 않음이 없어서 이를테면 사람이 꿈을 꾸다가 깨면 볼 수 없는 것과 같나니, 슬기롭게 탐욕을 버릴 수 있어야 비로소 크게 편안함을 얻으리라.”
019_0475_a_10L三人供養二人分衛爲說貪苦好利求榮迷愚所專害行毀德壹由於貪喜怒得失欲者無厭斯利危脆若雲過庭老病死來靡不分散譬如人夢寤則無見黠能捨貪乃得大安
부처님께서는 세 사람들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9_0475_a_15L佛爲三人而作頌曰

탐욕을 냄이 뜻의 밭이 된다면
싫어함이 없음은 마음의 씨가 된다.
탐욕 끊고 이끗과 구하는 것 버리면
다시는 가고 옴의 근심이 없느니라.
019_0475_a_16L貪欲意爲田
無厭心爲種
斷貪捨利求
無復往來憂

이에 세존께서는 거듭 널리 법을 말씀하시며 분부(分部)를 끊지 않으시자 다섯 사람은 곧 깨닫고 제자되기를 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들아.”
그러자 모두가 사문이 되었다.
019_0475_a_18L於是世尊因廣說法不斷分部五人便解願爲弟子佛言善來比丘皆成沙門
019_0475_b_01L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행위에 두 가지 일이 있으면 끝[邊際]에 떨어지게 되나니, 첫째는 생각을 색욕에 두면 뜻을 맑힐 수가 없고, 둘째는 탐욕에 애착을 두면 뜻을 맑힐 수가 없느니라.
이 두 가지 일을 행하면 도로 끝에 떨어져 다니면서 나서도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고 참된 도를 어기고 멀리 하며 만약 잘 탐욕을 끊으면 정진으로 수행이 밝아져서 열반을 얻을 수 있느니라.
무엇이 열반이냐 하면 먼저 네 가지 진리[四諦]를 알지니라. 무엇이 네 가지 진리냐 하면, 첫째 괴로움[苦]이요, 둘째 쌓임[習]이요, 셋째 사라짐[盡]이요, 넷째 도에 듦[入道]이 그것이니라.
그러하니라. 비구들아, 다음에는 깨달음의 지혜를 지니어 한마음으로 선정을 생각하면 도의 응보를 받으며 법의 눈이 깨끗하여지나니, 저 네 가지 진리를 알면 점차로 도의 자취에 들어가느니라.
019_0475_a_21L佛告比丘行有二事爲墮邊際一者念在色欲無淸淨志二者猗愛著貪不能淸志行是二事還墮邊行生不値佛違遠眞道若能斷貪精進修明可得泥洹何謂泥洹先知四諦何謂爲四一曰爲苦二曰爲習三曰爲盡四曰入道如是比丘次持覺慧一心思禪受道報應法眼以朗解彼四諦稍入道迹
무엇이 괴로움이냐 하면, 남의 괴로움[生苦]ㆍ늙음의 괴로움[老苦]ㆍ병듦의 괴로움[病苦]ㆍ죽음의 괴로움[死苦]ㆍ근심하고 슬퍼하고 시달리는 괴로움[憂悲惱苦]ㆍ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괴로움[恩愛別苦]ㆍ원수와 미운 이를 만나는 괴로움[怨憎會苦]ㆍ구해서 얻지 못하는 괴로움[所求失苦]과 5음(陰)이 치성함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괴로움[五陰盛苦]이니라.
무엇이 쌓임이냐 하면, 애정에 사로잡혀서 쌓이고 사랑하지 않아도 쌓이는 것이며, 무엇이 사라짐이냐 하면 있는 바의 애착은 사라짐[滅]이 있다고 알아서 사랑하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아서 깨달아 모두 없애는 것이니라.
019_0475_b_06L何謂爲苦生苦老苦病苦死苦憂悲惱苦恩愛別苦怨憎會苦所求失苦要因五陰受盛爲苦何謂爲習所愛著習不愛亦習何謂爲盡其所有愛覺知有滅不愛不念而覺皆盡
무엇이 도에 듦이냐 하면, 여덟 가지 바른 것이 도가 되나니, 첫째 바른 소견[正見]ㆍ둘째 바른 이익[正利]ㆍ셋째 바른 말[正言]ㆍ넷째 바른 행위[正行]ㆍ다섯째 바른 생활[正命]ㆍ여섯째 바른 노력[正治]ㆍ일곱째 바른 기억[正志]ㆍ여덟째 바른 선정[正定]이니, 이것이 괴로움과 쌓임이 사라져서 도에 들어가는 진리가 되며, 이것이 남이 없는[無生] 것이니라.
남이 없으면 늙음이 없고 늙음이 없으면 병도 없고 병이 없으면 죽음이 없고 죽음이 없으면 고통이 없고 고통이 없으면 더할 나위 없이 상서로워서 열반으로 향하느니라.”
019_0475_b_11L何謂入道八正爲眞一曰正見二曰正利三曰正言四曰正行五曰正命六曰正治七曰正志八曰正定是爲苦習以盡入道眞諦是爲無生無生者無老無老者無病無病者無死無死者無痛無痛者無上吉向於泥洹
이때에 여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於時如來而作頌曰

지극한 도는 가고 옴이 없고
깊숙한 이치는 맑고 묘하고 참되며
죽지 않고 또 나지도 않는
이 곳이야말로 열반이니라.
019_0475_b_17L至道無往返
玄微淸妙眞
不沒不復生
是處爲泥洹

이 법은 고요하여 위가 없어서
마지막으로서 새것이 되지 않으며
비록 하늘에 좋은 곳이 있더라도
모두가 열반보다 나음이 없느니라.
019_0475_b_19L此要寂無上
畢故不造新
雖天有善處
皆莫如泥洹

이 법을 말씀하여 마치자 구련(拘憐) 등 다섯 사람은 법의 눈[法眼]을 얻었다.
부처님께서는 구련에게 말씀하셨다.
“알았느냐, 모르겠느냐?”
구련은 자리에서 물러나며 대답하였다.
“깨닫지 못하였나이다.”
019_0475_b_20L說是法已拘憐等五人逮得法眼告拘憐解未拘憐退席對曰未悟
019_0475_c_01L 세존이 또 구련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오랜 옛적에 악생(惡生)이라는 국왕이 있었는데 여러 기녀(妓女)들을 데리고 산에 들어가 재미있게 놀러가면서 왕은 관속들을 산 아래 머물러 있게 하고 기녀들만 따르도록 하여 보행으로 산꼭대기까지 걸었으므로, 왕은 매우 고단하여 누웠더니 잠이 들었느니라.
여러 기녀들은 왕을 떠나서 꽃을 따다가 한 도인이 나무 아래 단정히 앉아 있음을 보고 기녀들은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모두 나아가 예배를 드리자, 도인은 주원(呪願)을 하면서, ‘여러 누이들은 어디서 왔습니까?’ 하며, 자리에 앉히고 그들을 위하여 경전의 법을 말하고 있었느니라.
019_0475_b_22L尊又告拘憐過去久遠時有國王曰惡生將諸妓女入山遊戲王令官住頓山下唯從妓女步涉山頂疲極臥諸妓女輩捨王取華見一道人端坐樹下諸女心悅皆前作禮人呪願諸妹那來命令就坐爲說經
왕은 깨어서 기녀들을 찾다가 저기 도인의 앞에 앉아 있음을 보고서 왕은 시새워서 나쁜 마음을 내어 곧 도인에게 묻기를, ‘무엇 때문에 남의 기녀들을 꾀어다가 여기에 앉혀 두었소. 당신은 바로 무엇하는 사람이오?’라고 하였다.
도인은 왕의 뜻에 반드시 사납게 해치려 함을 미리 알고 대답하기를, ‘바로 인욕(忍辱)을 닦는 사람입니다’라고 하였다.
왕은 차고 있던 칼을 뽑아서 그의 양쪽 팔을 베어 버리면서 묻기를, ‘무엇하는 사람이오?’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진실로 인욕을 닦는 사람입니다’라고 하였다.
또 그의 귀와 코를 끊어 버렸으나 마음이 굳건하여 요동하지 않고 오히려 ‘인욕을 닦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하였다.
019_0475_c_06L王覺求諸妓女而見坐彼道人之王性妒害惡心內發便問道人故誘他妓女著此坐爲卿是何人人豫知王意必興暴害答曰是忍辱王拔佩劍削其兩臂而問何人實忍辱人又截其耳鼻心堅不動猶言忍辱人
왕은 도인의 안색이 변하지 않음을 보고 곧 나아가서 허물을 뉘우치자 도인은 왕에게 말하였느니라.
‘그대는 이제 여색 때문에 칼로써 나의 몸을 끊었지만, 나는 참기를 땅과 같이 하였으니 반드시 평등정각(平等正覺)을 얻어서 장차 온갖 큰 지혜로써 그대의 생사를 끊으리라.’
왕은 죄가 깊어서 반드시 중한 재앙을 얻게 될 것을 생각하여 공손히 땅에 머리를 숙이면서 가엾이 여겨 용서할 것을 원하자, 도인은 왕에게 말하기를, ‘내가 진실되게 인욕을 하는 이라면, 피가 젖이 되며 끊어졌던 데가 평상시대로 회복되리라’고 하니, 곧 말한 대로 젖이 나오면서 몸이 회복되므로 왕은 인욕의 증거를 보고 반드시 모두를 제도할 것을 바라면서 거듭 충정에서 말하기를, ‘만약 참된 도가 이루어지시면 먼저 저를 제도해 주시기 원하옵니다’라고 하였다.
도인은 대답하기를,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하자, 왕은 헷갈림을 깨닫고는 작별하고 궁중으로 돌아갔느니라.”
019_0475_c_12L王見道人顏色不移便前悔過道人告王汝今以女色故刀截我吾忍如地必得平等正覺當以一切大智斷汝生死王惟罪深必獲重叩頭于地願見矜恕道人告王眞忍辱者血當爲乳所截平復尋如所言乳出形復王見忍證冀必全濟重宣情言若眞道成願先度我道人王解迷止辭退還宮
부처님께서는 구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인욕 도인은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요, 악생왕은 바로 구련 너이니라. 알겠느냐, 모르겠느냐. 구련아.”
구련은 자리에서 물러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잘 알았나이다. 세존이시여.”
019_0475_c_20L佛告拘憐爾時忍辱道人者我身是惡生王者拘憐是也解未拘憐憐退席白佛甚解世尊
019_0476_a_01L이 법을 말씀하실 때, 구련 등 5명은 번뇌가 다하고 뜻이 풀려 모두 아라한이 되어 위의 여러 하늘들 8만이 법의 눈을 얻었으며, 삼천세계가 크게 진동하였다.
이것이 여래께서 처음 바라나국에서 위없는 법의 바퀴로써 아직 굴리지 못한 것을 굴리어 크게 일체를 제도하신 것이니, 즐거이 받지 아니함이 없었다.
019_0475_c_23L說是法時憐等五人漏盡意解皆得羅漢及上諸天八萬逮得法眼三千世界爲大震動是爲如來始於波羅柰國以無上法輪轉未轉者大度一切莫不樂受

2. 변화를 나타내는 품[現變品]
019_0476_a_04L現變一作善來品第二

이때에 바라나 성중에 아구리(阿具利)라는 장자는 한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은 타타(虵虵)[진(晋)나라의 이름으로 보칭(寶稱)이라 함]였으며, 이 때의 나이는 스물네 살이었다.
보칭은 태어날 적에 기묘하였으니, 유리(琉璃)로 만든 신을 발에 신고 태어났으므로 부모가 귀하고 특이하게 여겨 보칭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따로 집을 지어 주었으므로 추위와 더위에 처소를 바꾸며 기녀와 재미있게 즐기고 밤낮으로 그치지 않았다.
보칭은 한밤중에 갑자기 깨어서 여러 기녀들을 보았더니, 모두 죽어 있는 형상과 같아서 피고름이 넘쳐흐르고 뼈마디가 조각조각 무너졌으며 집안의 여러 가지 도구들은 모두 무덤과 같았으므로, 놀라 문으로 달려가자 문이 저절로 열리며 천지가 아주 캄캄한데 조그마한 광명만이 보이는지라 동쪽 성문으로 나아가자 문이 또 저절로 열리면서 광명이 녹원(鹿園)을 비추고 있으므로 광명을 찾아서 부처님에게 나아가 상호를 쳐다보매 높고 뛰어나서 으리으리하므로 두려움이 그치고 헷갈림이 풀리었다.
019_0476_a_05L於時波羅奈城中有長者名阿具利有一子字曰蛇蛇晉言寶稱時年二十稱生奇妙有琉璃屐著足而生母貴異字曰寶稱別作屋宇寒暑易妓女娛樂不捨晝夜寶稱中夜欻見諸妓女皆如死狀膿血流溢節斷壞屋室衆具皆似塚墓驚走趣戶輒自開天地大冥唯睹小光東城門門復自開明照鹿園尋光詣瞻睹相好巍巍煌煌怖止迷解
그러자 소리 높여 찬탄하였다.
“오랫동안 은혜와 사랑의 감옥에 있으면서 이름과 물질의 형틀에 얽매어 있었나이다. 이제야 부처님께 달려 나왔는데 과연 해탈할 수 있겠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동자야, 잘 와서 깨달았구나. 이 곳이야말로 근심이 없고 뭇 행의 마지막이니라.”
보칭은 나아가 발 아래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자리하였다.
019_0476_a_15L聲歎曰久在恩愛獄縛著名色械馳趣天尊寧得解脫不佛言童子來覺矣斯處無憂衆行畢竟前禮佛卻住一面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법을 말씀하시니 때[垢] 없는 법의 눈을 얻었으므로 자리에서 물러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제자가 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야.”
곧 사문이 되었다.
019_0476_a_19L佛爲說法逮無垢法眼退席白佛願爲弟子佛言善來比丘便成沙門
019_0476_b_01L다음 날 아침에 뭇 기녀들은 타타가 보이지 않는지라 당황하여 두루 찾으면서 탄식하며 울었으므로, 상전이 놀라서 괴이히 여겨 그 진상을 물었더니 대답하였다.
“보칭이 지금 어디 있는 줄을 모르겠습니다.”
장자는 두려워서 가슴이 울렁거리므로 곧 말을 태워 보내면서 사방에 나아가 찾게 하고, 아버지는 아들의 수레를 타고 빨리 나가서 찾다가 바라나(波羅奈)라 하는 하나의 물을 지났는데, 물을 건너서 아들의 보배 신이 언덕 가에 벗어져 놓여 있음을 보고 곧 발자국을 찾아서 녹원(鹿園)에 나아가게 되었다.
019_0476_a_21L明旦衆女不見蛇蛇周慞遍求噓唏竝泣大家驚怪問其狀變荅言不知寶稱今爲所在長者怖悸卽遣馬騎四出推索父乘子車速出而求道過一水水名波羅奈渡水見子寶屐脫置岸邊卽尋足迹徑趣鹿
부처님께서는 방편을 써서 그 부자가 둘 다 서로 보이지 않게 하였으므로, 장자는 부처님의 높은 위의와 상호를 뵙고 기쁨과 두려움이 엇섞여서 공경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의 아들 보칭의 발자국이 여기까지 와 있는데 구담께서는 보셨나이까?”
부처님께서는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아들이 여기에 있거늘 어찌 보이지 않음을 근심하는가?”
그리고는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법을 말씀하셨다.
“나고 죽음은 어리석음 때문이다. 은혜와 사랑은 이별이 있는 것이니, 20억의 악을 깨뜨려 버리면 수다원(須陁洹)에 들리라.”
019_0476_b_04L佛以方便令其父子兩不相見者見佛尊儀相好喜懼交至忘失修而問佛言我子寶稱足迹趣此曇寧見佛告長者若子在斯何憂不佛爲說法生死由癡恩愛有離破二十億惡入須陁洹
보칭은 마음이 풀리어 곧 아라한이 되었고, 부자가 서로 보였지만 은혜와 사랑이 엷어졌으므로 장자는 기뻐하면서 물러나 앉으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늘 마음이 기뻐졌으며 낮에 두 가지의 기쁨이 있나이다. 첫째는 부처님을 만나서 깨달았기에 기쁘고, 둘째는 사랑을 여의어서 유쾌하기에 기쁘옵니다.”
019_0476_b_09L寶稱心解便得羅父子相見恩愛微薄長者歡喜退坐白佛今日心悅情有二喜一者遇佛解喜二者離愛快喜
이때에 보칭의 친한 벗 네 사람은 첫째의 이름은 부욕(富褥)이요, 둘째의 이름은 유마라(惟摩羅)요, 셋째의 이름은 교염발(憍炎鉢)이며, 넷째의 이름은 수타(須陀)인데, 보칭이 이미 사문이 되었음을 듣고 놀람과 기쁨으로 털이 곤두서서 말하였다.
“그 사람은 덕이 높고 총명이 심원하여 나라에 떨쳤었다. 우리들도 함께 귀의하여 이제 사문이 되자. 그 도는 반드시 참되었기에 그 사람에게 갑자기 영화와 이끗을 버리게 하였으리라. 함께 나가 부처님에게 가서 아울러 보칭을 살펴보자.”
019_0476_b_12L於時寶稱親友四人一名富褥二名惟摩羅三名憍炎鉢四名須陁聞寶稱已作沙門驚喜毛豎曰其人德高明遠震國等咸歸今爲沙門其道必眞乃使斯人忽棄榮利共出詣佛幷省寶稱
곧 함께 가서 부처님의 빛을 본즉 본원의 행[本願行]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기쁘고 바로 풀리는지라 땅에 엎드려 예배하고 나아가 세존에게 아뢰었다.
“인도하여 가르쳐 주심을 간절히 바라옵니다. 마음을 비운 지가 날이 오래이오니, 비루하다 여기지 마시고 원컨대 제자가 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들아.”
그리하여 모두가 사문이 되었으며, 그들을 위하여 마음의 근본을 말씀하시자 뜻이 풀리고 깨끗해지며 이치를 듣고 마음이 환해져서 곧 아라한이 되었다.
019_0476_b_17L便俱行見佛景則乘本願行心喜卽頭面作禮前白世尊飢渴道化心日久不以鄙陋願爲弟子佛言比丘皆成沙門爲說心本旨解淸聞義心了便得羅漢
019_0476_c_01L이때 바라나 곁의 도(茶)라는 고을에서 50명이 일이 있어서 그 나라에 나아갔다가 보칭과 부욕 등이 모두 사문이 되었다 함을 듣고 또 저마다 생각하기를, ‘여러 장자의 아들들은 부화(浮華)한 것을 좋아하여 제멋대로 하며 재주가 세상에서 높거늘 모두가 도의 가르침에 감화되었으니, 구담이야말로 반드시 신비스러웠기에 귀족들을 다시는 영화를 돌아보지 않게 하였으리라’하고, 저마다 생각을 내며 부처님에게 나아가고 싶었으므로 곧 같이 나가서 녹원에 이르렀는데, 본래의 서원으로 제도되기에 알맞았는지라 부처님을 뵙자마자 문득 깨달아서 제자 되기를 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들아.”
그리하여 모두 사문이 되었는데, 본래의 뜻을 따라 빨리 법요(法要)를 이루어서 때[垢]가 없어지고 속박이 풀리며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019_0476_b_22L是時波羅奈傍縣名曰荼有五十人因事詣國聞寶稱富褥等皆作沙門又各生念諸長者子輩憍樂自恣藝高世皆感道化瞿曇必神乃令貴不復顧榮各各發念欲往詣佛便俱出徑詣鹿園本願應度見佛便願爲弟子佛言善來比丘悉成沙因順本旨速成法要垢除縛解得羅漢
이때에 녹원 중간에 마시고 먹고 노래하고 춤을 추는 대중들의 모임이 있었다. 이때에 단정하고 비범한 한 여자가 모임의 가운데서 춤을 추자 대중들이 모두 기뻐하는 뜻이 매우 한량없었는데, 여인이 아직 춤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보이지 않는지라 대중들은 기쁨을 잃고 당황하며 두려워하였다. 다시 저기 백 보(步)쯤에서 형상을 나타내었으므로 대중들이 달려 나가자 여인은 유인을 하며 부처님에게 나아가서는 갑자기 숨어버리니, 여러 사람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아까 한 여인이 같이 춤을 추다가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구담께서는 보셨나이까?”
019_0476_c_08L於時鹿園中閒有大衆會飮食歌儛時有一女端正非凡於會中儛衆咸喜悅意甚無量女儛未竟忽然不見衆失所歡惆悵屛營乃復於彼百步現形大衆馳趣女引詣佛奄然隱焉衆人問佛向者一女竝儛至此瞿曇豈見之耶
부처님께서는 여러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잠시 자신들을 자세히 살펴보라. 남을 살펴서 무엇하려느냐? 색욕은 무상하며 만나면 이별이 있다. 물거품과 같은 것을 어리석은 이들은 그리워하고 집착하는데, 재앙은 이로 말미암아 생긴다. 몸이야말로 괴로움의 그릇이며 중생들은 다 그러하느니라.”
그러자 대중들은 마음이 풀리어 사문이 되기를 원하였으므로, 부처님께서는 모두에게 계율을 주시고 바른 진리로 인도하며 가르치시니 모두가 아라한이 되었다.
019_0476_c_15L佛告衆人且自觀身觀他何爲色欲無常合會有離如泡如沫愚者戀著殃禍由生身爲苦器衆生皆然大衆心解願爲沙門佛皆受戒道現正諦皆得應眞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신칙하셨다.
“너희들은 저마다 가서 널리 중생들을 제도하라. 보는 바의 법을 따라서 교량을 보여 인도하고 널리 법의 눈을 베풀어서 3존(尊)을 드날리며 애욕을 뽑고 유(有)를 없애며 교화하여 열반에 들게 하라. 나는 이제 혼자 가서 우위라(憂爲羅) 고을에 나아가리라.”
여러 비구들은 분부를 받고 땅에 엎드려 발 아래 예배하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이에 따로따로 떠나갔다.
019_0476_c_19L佛勅諸比丘曹各行廣度衆生隨所見法示導橋普施法眼宣暢三尊拔愛除有入泥洹吾今獨行詣憂爲羅縣諸比丘受教頭面禮足繞佛三帀於是別去

3. 가섭을 교화하는 품[化迦葉品]
019_0476_c_23L化迦葉品第三
019_0477_a_01L
이에 여래께서는 도로 마가다[摩竭提] 지경으로 나아가서 우위라(憂爲羅) 고을에 이르셨는데, 저문지라 범지의 사나원(斯奈園)에서 주무시고 다음 날 아침에 발우를 가지고 사나문(斯奈門)에 나아가셨다. 부처님께서는 금빛을 나타내어 그 당(堂)의 위를 비추자 범지의 맏딸인 난타(難陀)와 둘째 딸인 난타바라(難陀波羅)는 광명을 보고 기뻐하며 곧 부처님에게 나아가 예배하고 부처님을 청하였다. 여래께서는 당에 오르시어 두 딸을 가르쳐서 3존(尊)에게 귀명하게 하고 5계(戒)를 주신 뒤에 말씀하셨다.
“몸은 자기의 소유가 아니며, 만물은 공(空)으로 돌아가느니라.”
그러자 두 여인은 마음이 풀려서 머리에 이며 받들어 행하였다.
019_0477_a_01L於是如來還詣摩竭提界至優爲羅暮止梵志斯奈園明旦持鉢詣斯奈門佛現金光照其堂上梵志二女長名難陁次名難陁波羅見光喜悅尋詣佛所禮拜請佛如來昇堂教授二女歸命三尊授五戒已世尊告曰身非己有萬物歸空二人心解首戴奉行
세존께서 생각하셨다.
‘내가 본래 배움을 일으킨 것은 중생들을 제도하려 함이므로, 욕심 세계의 악마왕은 항복을 시켜서 인도하고 가르쳤거니와 가까운 니련선하(泥蘭禪河) 물가에 성씨가 가섭이라는 범지가 있는데 이름은 울비라(鬱俾羅)이다.
나이가 120살에 명성이 높고 멀며 세상 사람들이 받들어 우러르는데 불을 섬기어 제사지내되 밤낮을 게으르지 않으며 배움을 좋아하는 제자를 5백 명이나 두었고, 가섭의 두 아우는 그 형을 우두머리로 섬기면서 도를 얻었다 하여 저마다 제자를 두고 모두가 하류(下流)에서 살고 있다.
가섭은 생각하기를, 〈나의 이름은 날로 높아서 나라 안이 마음을 두어 우러르거늘 도술이 얕으면 궁하기 쉬운지라 궁하면 이름이 무너지리니, 장차 좋은 계책을 세워서 온 나라가 크게 바라보게 하리라〉 하고, 가서 용을 구하여 술법으로써 다스려서 정실(靖室)을 짓고 용을 기르면서 말하기를, 〈만약 경솔히 정실에 마구 뛰어 들어가는 이가 있으면 불을 뿜고 독을 내어서 들어온 이를 없애 버린다〉고 하고 있다.
용은 명절의 모임에 이르러서는 불을 내쏘지 않음이 없었으므로 멀리서나 가까이서 모두 말하기를, 〈큰 스승의 도야말로 신령스럽다〉고 하는데, 가섭은 이로 말미암아 공과 이름이 날로 융성하고 있다.’
019_0477_a_09L世尊惟曰吾本起學欲度衆生欲界魔王歸伏道化近泥蘭禪河邊有梵志姓迦葉氏字鬱俾羅年百二名聲高遠世人奉仰修治火祠夜不懈好學弟子有五百人迦葉二宗師其兄謂爲得道各有弟子居下流迦葉自念吾名日高國內注術淺易窮窮則名頹當作良策國大望便行求龍以術致之爲作靖而鞠龍曰若有輕突入靖室者火出毒以滅來者龍至節會無不放遠近僉言大師道神迦葉由此名曰隆
019_0477_b_01L세존께서 생각하셨다.
‘내가 옛날 출가할 적에 길에서 병사왕(䓑沙王)을 만나서의 서약이 〈도를 이루시거든 먼저 저를 제도 해탈시키소서〉 하므로 나는 일체를 위하기 때문에 곧 〈그렇게 하리라〉고 하였거니와, 이제 인민들의 마음을 살피건대 널리 가섭에게 쏠렸으므로 갑자기 돌릴 수가 없다. 마치 열매는 좋은데 나무가 높아서 따먹을 수가 없으면 오직 나무뿌리를 베고 가지를 쓰러뜨려야 먹고 싶은 대로 열매를 딸 수 있는 것과 같다. 모두가 꺼리는 바는 다 용에게 있으니, 나는 먼저 용을 항복시키리라. 가섭이 와서 따르면 비로소 큰 도로써 교화되는 바가 끝이 없으리라.’
019_0477_a_21L世尊念曰吾昔出家道逢蓱誓要道成先度脫我吾用一切故卽便然可今察民心普注迦葉卒未可迴譬如果美樹高無因得食唯有伐樹根僻枝從食果必矣一切所忌咸在於龍吾先降之迦葉來從爾乃大道所化無崖
여래께서 생각하셨다.
‘해가 천하를 비추는 데에 그 덕이 셋이 있으니, 첫째 광명이 빛나서 어둠을 제거하면 또렷하지 않음이 없고, 둘째 다섯 가지 빛깔의 여러 종류가 그 형상을 널리 나타내며, 셋째 싹을 트게 하여 만물이 아주 번영하게 한다.
여래가 세상에 나오면 역시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온갖 큰 지혜로써 어리석음과 어둠을 비추어 없애며, 둘째 5도(道)에 말씀과 행동으로 분포하며 셋째 권도와 지혜로써 건져서 이롭게 하고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019_0477_b_04L如來言曰日照天下其德有三一曰光耀除冥無不分明二曰五色雜類宣敍其形三曰開發萌芽萬物精榮如來出世亦有三焉一曰一切大智照除愚冥二曰分部五道言行所由三曰㩲慧拯濟利而安之
중우(衆佑)께서는 생각하여 마치시고, 곧 사나원에서 출발하여 저녁때에야 가섭에게 가셨는데, 아직 거기에 닿기 전에 문득 금빛 광명을 나무와 흙과 돌들에게 나타내시매 그 빛깔은 마치 금빛과 같았다.
가섭의 제자가 병을 가지고 물을 뜨다가 변화를 보고 마음이 움직여서 괴이히 여겨 돌아보자 멀리서 세존께서는 보이는데 천하를 밝게 빛내므로 무슨 미묘한 것인 줄도 모르고 달려와서 스승에게 아뢰매 스승과 제자들은 모두 나왔더니, 세존의 거룩함과 밝은 위의가 으리으리한지라 가섭은 가슴이 두근거리며 답답하여 어쩔 줄 모르면서 생각하기를, ‘혹시 이는 해일까. 나의 눈이 미칠 수 있으니 이는 천인이리라’고 하자, 그 눈이 다시 아찔하하였다.
019_0477_b_10L衆祐念已便行起於斯奈園暮往造迦葉未至所止便現金光木土石其色若金迦葉弟子持甁取睹變心動怪而顧望遙見世尊耀天下不識何妙馳走白師師徒皆世尊威神明儀煌煌迦葉情悸蒙不悟卽自惟曰若是日耶吾目得謂是天人其目復眴
그 뒤에 생각이 나서 비로소 알겠으므로 말하였다.
“이 분은 백정왕의 태자 실달(悉達)이 아닐까. 우리의 역수(歷數)에 말하기를, ‘백정왕의 아들은 복이 전륜성왕에 알맞아 영화스런 지위를 좋아하지 않고 장차 부처님이 되리라’ 하였는데, 옛날 출가하였음을 들었더니, 그가 도를 이룬 것일까.”
여래께서 갑자기 도달하셨으므로 가섭은 크게 기뻐하면서, “잘 오셨습니다. 구담이시여, 기거(起居)가 늘 편안하셨습니까?” 하자, 부처님께서는 가섭을 위하여 게송(偈頌)으로 말씀하셨다.
019_0477_b_17L後思乃解曰無是白淨王子悉達者乎吾歷數云白淨王子福應聖王不樂榮位當得作佛昔聞出家其道成乎如來忽到迦葉大喜善來瞿曇起居常安佛爲迦葉而作頌曰

계율을 지니면 늙도록 편안하고
믿음이 바르면 있는 데가 선하며
지혜는 몸을 가장 편안하게 하나니
뭇 악이 편안함을 범하지 못하니라.
019_0477_b_22L持戒終老安
信正所止善
智慧最安身
衆惡不犯安
019_0477_c_01L
가섭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원컨대, 덕을 굽히시어 좋지 못한 음식이나마 잡수어 보십시오.”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대답하셨다.
“예로부터 부처님의 도의 법에는 한낮이 지나면 밥을 먹지 않습니다. 잠시 지극한 마음을 밝히어 한 가지 일을 부탁하려 하는데 인색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가섭은 대답하였다.
“미리 갖추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덕을 공경하며 잘 받아들이겠습니다.”
019_0477_c_01L迦葉白佛唯願屈德臨眄蔬食佛答迦葉古佛道法過中不飯且明至心欲託一事庶不有悋迦葉答曰恨無備豫敬德虛心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하룻밤 묵고자 하는데 용납하시겠습니까?”
가섭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우리 범지들의 법에는 잠을 같이 자지 않으니, 용서하십시오. 아껴서는 아닙니다. 명을 거역하니 어찌하겠습니까.”
019_0477_c_05L佛告迦葉欲寄一宿寧見容不迦葉白佛我梵志法寢不同室幸恕不愛巨命如何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정실을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여기는 또 무슨 방입니까?”
가섭이 대답하였다.
“그 가운데는 신령한 용이 있는데, 성질이 급하고 사나워서 방에 들어가는 이가 있으면 매양 불을 뿜어서 사람을 태워 버립니다.”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여기를 나에게 빌려주십시오.”
가섭은 대답하였다.
“참으로 아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용이 해칠까 해서입니다.”
5백의 제자들은 두려워하여 숨을 죽이고서 스승이 부처님께 허락할까 겁을 내고 있는데, 거듭 빌릴 것을 세 번이나 청하자 가섭은 의심을 품으면서도 뜻에 매우 딱하게 여기며 반드시 재앙이 있으리라 두려워하였다.
019_0477_c_07L佛指靖室此復何室迦葉答曰中有神龍性急姤惡有入室者每便吐火燒害於人佛告迦葉以此借我迦葉答曰實不有愛恐龍爲害耳五百弟子屛營悚恐師許佛重借滿三迦葉惟疑甚無違懼必禍耳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삼계의 욕심의 불을 나는 이미 꺼버렸으므로 용이 나를 해치지는 못합니다.”
가섭이 대답하였다.
“구담은 덕이 높으시므로 계실 수 있을 터이나 뜻대로 하십시오.”
그러자 곧 위엄과 신력을 차리시고 그 방으로 들어가시니, 5백의 제자들은 용이 해칠 것을 믿고 모두가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애석하구나. 높으신 사람이 용의 해를 입으리라.”
019_0477_c_13L佛告迦葉三界欲火吾已滅之龍不害我也迦葉答曰瞿曇德尊能居隨意卽撿威神便入其室五百弟子信龍爲害莫不涕淚可惜尊人爲龍所害
부처님께서 앉으시자, 잠깐 만에 용은 굴에서 나오면서 독을 뿜으며 부처님을 에워쌌으므로, 여래께서는 독을 변화시켜 모두 꽃이 되게 하셨다. 용은 그 독이 꽃이 되어 부처님을 에워싸는 것을 보고 더욱 성을 내어 불을 뿜으면 해를 받으리라 여겼는데, 더운 기운은 용에게 돌아오므로 답답하여 죽으려 하면서 머리를 들고 부처님을 보다가 상호를 보고 높으신 이인 줄 알아차렸다. 그러자 시원한 바람이 용에게로 오므로 시원함을 찾아서 부처님께로 나아가매 불이 꺼지고 독이 없어지는지라 귀명하여 발우에 들어갔다.
019_0477_c_17L佛坐須臾龍從窟出吐毒繞佛如來化毒皆使爲華龍見其毒作華繞佛怒盛吐火謂能爲害熱氣歸龍鬱悶欲死擧頭視佛見相知尊涼風趣龍尋涼詣佛火滅毒除歸命入鉢
019_0478_a_01L이에 여래께서는 곧 불빛을 나타내며 환하게 하늘에 비추자, 가섭 제자들은 바로 일어나서 천기를 보다가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그것이 용의 불이라 여기어 소리 높여 울부짖었다.
“애석하도다. 참된 분이시여, 마침내 용의 재앙을 입었구나.”
가섭의 스승과 제자들이 놀라서 같이 내달아 나왔는데, 5백의 제자들은 소리를 같이하여 스승을 책망하였다.
“하늘과 땅이 생겨서부터 아직 구담과 같은 아름다운 사람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높으시고 귀하셨는데 눈여겨 자세히 보지 않았던 것이 한스럽습니다. 어떠한 인연으로 다시 뵈오리까?”
019_0477_c_22L於是如來便現火光烔然槪天迦葉弟子直起瞻候見佛光明謂是龍火擧聲悲呼可惜眞人竟被龍殃迦葉師徒驚共奔出五百弟子同聲責師天地開闢未見人類妙如瞿曇可尊可貴恨不熟觀何緣復見
눈물을 흘리면 눈을 씻으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垂淚枚眼而作頌曰

얼굴은 자마금의 빛으로 빛났고
낯은 원만하고 머리칼은 검푸르며
거룩하신 분의 백 가지 복덕은
신령하고 미묘하여 관상 책에 알맞았소.
019_0478_a_05L容顏紫金耀
面滿髮紺靑
大人百福德
神妙應相經

반듯한 몸은 서서 한 길 여섯 자요
맵시는 좋으셔서 여든 가지 무늬며
정수리의 광명은 어둔 데를 비췄거늘
어찌 그리 갑자기 돌아가버리셨소.
019_0478_a_07L方身立丈六
姿好八十章
頂光爥幽昧
何駃忽無常

뒤에 왔던 제자들도 불이 부처님을 해친 줄 여기고서 울부짖고 애통하면서 말하였다.
“구담께서 해를 입으셨는데 우리가 산들 무엇하겠느냐.”
그리고는 몸을 솟구쳐 불에 뛰어들었는데 맑고 시원하며 상쾌한지라 돌아보며 스승에게 아뢰었다.
“구담께서도 해를 입지 않으셨습니다. 본래는 용의 불이라 생각했더니 틀림없이 이는 부처님의 광명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스승과 제자들은 떠들어대며 숨도 제대로 못 쉬다가 날을 밝혔다.
019_0478_a_08L後來弟子謂火害佛悲喚哀慟瞿曇被害我生何爲踊身赴火淸涼和調還顧白師瞿曇無恙本謂龍火定是佛光師徒騷擾側息達明
다음 날 아침에 여래께서는 발우를 가지고 정실에서 나가시자, 가섭은 크게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큰 도인께서는 아직 살아 있으셨나이까. 그릇 속의 것은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독룡이라는 것인데 이미 항복하고 법을 받았습니다.”
5백 제자들은 모두 다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신령하시기도 하구나.”
가섭은 속으로는 놀랐지만 명칭이 아까워서 애오라지 다시 떠받들며, ‘큰 도인께서는 참으로 신령하기는 하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 내가 이미 얻은 아라한만은 못하리라’고 하고, 가섭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큰 도인께서는 머무소서. 공양을 하고 싶습니다.”
019_0478_a_12L淸旦如來持鉢出室迦葉大喜曰大道人猶存耶器中何等佛告迦葉所謂毒龍已降受法五百弟子僉言佛神迦葉內伏悋惜名稱聊復貢高大道人實神未如我已得阿羅漢也迦葉白佛願大道人留止欲相供養
019_0478_b_01L다음 날 아침에 밥 때가 되자 스스로 가서 부처님을 청하니,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떠나가십시오. 이제 뒤를 따라서 가겠습니다.”
가섭이 돌아가자 부처님께서는 사람이 팔을 폈다 구부릴 동안에 동쪽 불우체(弗于逮)의 수천억 리를 가셔서 염핍(閻逼)이라는 나무 열매를 따서 발우에 가득히 채워서 돌아와 가섭이 아직 도착하기 전에 그 상에 앉아 계시자, 가섭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큰 도인께서는 어느 길을 따라서 오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당신이 떠나간 뒤에 나는 동쪽의 불우체에 가서 이 염핍이라는 과일을 따왔습니다. 향기롭고 맛이 있어 먹을 만합니다.”
부처님께서 공양하시고 떠나가자 가섭은 생각하기를, ‘큰 도인이 비록 신령하다 하더라도 우리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고 하였다.
019_0478_a_18L明旦作飯自行請佛佛言便去今隨後到迦葉適還佛如人屈伸臂頃適弗于逮數千億里取樹果名閻逼滿鉢而還迦葉未到已坐其牀迦葉問佛大道人從何徑來佛言卿去後吾東到弗于逮取此果名閻逼香美可食佛飯去已迦葉念曰大道人雖神不如我道眞
다음 날의 밥 때에 다시 가서 부처님을 청하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떠나가십시오. 이제 뒤따라서 가겠습니다.”
가섭이 돌아가자 부처님께서는 남쪽의 끝 염부제(閻浮提)에 가서 하라륵(嗬䗍勒)의 과일을 따서 발우에 가득히 담아 돌아와서는 가섭이 아직 도착하기 전에 벌써 그 상에 앉아 계시자, 가섭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떻게 하시어 먼저 도착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남쪽으로 가서 이 맛있는 과일을 가져왔는데 사용하면 병이 낫습니다.”
부처님께서 공양하시고 떠나가자, 가섭은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참으로 신령하고 참으로 미묘하구나.’
019_0478_b_03L明日食時復行請佛可去今隨後到迦葉旋還佛南行極閻浮提界取果𦱕蠡勒盛滿鉢還葉未至已坐其牀迦葉問佛何緣先佛言南行取此美果可用愈病飯去後迦葉而念此大沙門實神實妙
다음 날 가섭은 다시 가서 부처님을 청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뒤를 따라가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서쪽 구야니(拘耶尼)에 가서 아마륵(阿摩勒) 열매를 따서 발우에 가득히 채워 돌아와서는 가섭이 아직 도착하기 전에 벌써 그 상에 앉아 계시자, 가섭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또 어느 쪽으로 오셨습니까?”
대답하셨다.
“서쪽 구야니에 가서 아마륵의 열매를 가져 왔으니, 당신도 잡수십시오.”
부처님께서 공양하시고 떠나가시자, 가섭은 또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의 하는 일이야말로 참으로 신령하구나.’
019_0478_b_08L明日迦葉復行請佛佛言今隨後到西適拘耶尼取阿摩勒果滿鉢而還葉未至已坐其牀迦葉問佛復從何面荅曰西詣拘耶尼取阿摩勒果汝可食之佛飯已去迦葉復念是大沙門所作實神
다음 날 가섭은 다시 가서 부처님께 청하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제 뒤를 따라가겠습니다.”
가섭이 돌아서자 갑자기 부처님께서는 보이시지 않더니, 부처님께서는 벌써 북쪽의 울단왈(鬱單曰)에 가서 저절로 된 멥쌀을 가져와서는 가섭이 아직 도착하기 전에 이미 그 상에 앉아 계셨다. 가섭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또 어디를 따라서 오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셨다.
“북쪽 울단왈에서 이 맵쌀을 가져 왔으니, 당신도 잡수십시오.”
부처님께서 공양하시고 떠나가신 뒤에 가섭은 혼자 생각하였다.
‘이 큰 도인의 신령하고 미묘함이 그러하시는구나.’
019_0478_b_14L明日迦葉復行請佛佛言隨後到迦葉反顧忽不見佛佛已到北方鬱單曰取自然粳米迦葉未至已坐其牀迦葉問佛復從何來佛答北適鬱單曰取此粳米卿可食之佛飯去後迦葉獨念此大道人神妙乃爾
019_0478_c_01L다음 날 밥 때에 부처님께서는 발우를 가지고 스스로 그 집에 이르셔서 밥을 가지고 돌아와 잡수신 뒤에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려는데 물이 없는지라 하늘 제석이 내려와서 손으로 땅을 가리키자 저절로 못이 되었다.
가섭이 해질녘에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가 못을 보고 괴이히 여겨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떻게 하여 이런 것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아침에 당신에게서 밥을 얻어먹고 양치질을 하려는데 물이 없자, 하늘 제석이 땅을 가리켜서 못을 만들어 사용하게 하였으니, 이 못을 지지못[指地池]이라 이름하십시오.”
가섭은 생각하였다.
‘큰 도인께서는 신령하고 미묘하며 공덕이 한량없다.’
019_0478_b_20L明日食時佛持鉢自到其家飯而還食已欲澡漱口無水天帝釋卽下以手指地自然成池迦葉晡時仿佯見池怪而問佛何緣有此佛告迦葉朝得汝食欲漱無水天帝指地成池給用當名此池爲指地池迦葉念曰大道人神妙功德無量
뒷날 세존께서 가섭의 근처로 옮겨 한 나무 아래 앉아 계셨는데, 밤에 제14천왕이 같이 내려와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자 사천왕의 광명과 그림자의 밝기가 마치 훨훨 타는 불과 같은지라 가섭이 밤에 일어나서 부처님의 앞에 네 개의 불이 있는 것을 보고 밝은 날 아침에 부처님께 여쭈었다.
“큰 도인께서도 역시 불을 섬기십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어젯밤에 사천왕이 와서 설법을 들었는데 바로 그 광명이었습니다.”
가섭은 또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은 지극히 신령하여서 이에 이런 하늘에까지 이르는구나.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나의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
019_0478_c_03L後日世尊移近迦葉坐一樹下夜第一四天王俱下聽佛說法四天光影明如盛迦葉夜起見佛前有四火淸旦問佛大道人亦事火乎佛言不也昨夜四天王來聽說法是其光耳迦葉復念是大沙門極神乃致此天雖爾不如我道眞
다음 날 제2의 하늘 제석이 밤에 와서 법을 들었는데 제석의 광명은 사천왕보다 갑절이었는지라, 가섭은 밤에 일어나서 부처님 앞의 광명을 보고 뜻으로 혼자 생각하기를, ‘부처님도 본디 불을 섬기는구나’라고 하고 아침에 부처님께 여쭈었다.
“불을 섬기는 것이 아닙니까? 밝기가 어젯밤은 갑절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제석이 내려와서 법을 들었었는데 바로 그 광명이었습니다.”
019_0478_c_10L明日第二天帝釋來聽法帝釋光明倍於四天迦葉夜見佛前光意而獨念佛故事火也平旦問佛得無事火明倍昨夜佛言帝釋來下聽受經法是其光
그 뒤 밤에는 제7의 범천이 또 내려와 법을 들었는데 범천의 광명과 그림자는 제석보다 갑절이었는지라, 가섭은 광명을 보고 부처님도 불을 섬기리라고 의심하면서 아침에 부처님께 여쭈었다.
“큰 도인께서는 틀림없이 불을 섬기십니다.”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제7의 범천이 어젯밤에 법을 들었는데 바로 그 광명입니다.”
가섭은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의 거룩함에 감동되어 범천이 내려왔구나.’
019_0478_c_15L後夜第七梵天又下聽法梵魔光景倍於帝釋迦葉見光疑佛事火朝問佛大道人必事火也佛告迦葉第七梵天昨夜聽法是其光耳迦葉自念是大沙門威神感動天梵下降
019_0479_a_01L가섭의 5백 제자들은 사람마다 세 가지 불을 섬겼으므로 무릇 1천5백의 불을 다음 날 아침에 피우는데도 불이 마침내 타지 않는지라 괴이히 여기며 스승에게 아뢰자 스승은 말하였다.
“반드시 이는 부처님께서 한 일이리라.”
그리고 달려 나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 5백 제자들이 지금 아침에 불 피우는데도 끝끝내 타려 하지 않습니다. 이는 부처님께서 한 일이지요?”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타게 하고 싶습니까?”
묻기를 세 번까지 하시자 대답하였다.
“타게 하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가십시오. 불은 탈 것입니다.”
그 소리에 맞춰서 모두 타는지라, 가섭은 또 생각하였다.
‘이 큰 도인의 지극히 신령함이 그러하구나.’
019_0478_c_19L迦葉五百弟子人事三火凡千五百明旦燃之火了不燃怪而白師必是佛所爲耳馳往白佛我五百弟今朝燃火了不肯燃是佛所爲乎佛告迦葉欲使燃不問之至三對曰欲使燃佛言可去火當燃應聲皆燃迦葉復念是大道人至神乃爾
가섭 자신도 세 가지 불을 섬기므로, 다음 날 아침에 피웠는데 또 끌 수가 없는지라 5백의 제자와 섬기고 있는 이들이 도와서 껐지만 마침내 끌 수가 없었으므로 부처님께서 한 일이라고 의심하면서 곧 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 자신이 세 가지 불을 섬기는데 끌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꺼지게 하고 싶습니까?”
말하였다.
“참으로 꺼지게 하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불은 꺼지리라.”
그러자 그 소리에 맞춰서 바로 꺼졌으므로 가섭은 생각하였다.
‘큰 도인께서는 지극히 신령하고 미묘하시어 하시는 일이 모두 어울리는구나.’
019_0479_a_02L迦葉自事三火明旦然之又不可滅五百弟子及諸事者助而滅之了不可滅疑佛所作便行白佛我自事三不可得滅佛言欲使滅乎實欲使滅佛言火可當滅應聲卽滅迦葉念曰大道人極神至妙所作皆諧
훗날에 가섭의 5백 제자들은 마침 함께 장작을 패는데 저마다 도끼를 올리기만 하면 모두가 내릴 수가 없는지라, 부끄러워하며 가서 스승에게 아뢰자 스승은 말하였다.
“이는 큰 사문께서 하는 일이리라.”
즉시 가서 부처님에게 아뢰었다.
“저의 여러 제자들이 아까 함께 장작을 쪼개는데 도끼를 들어올리면 내릴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가십시오. 도끼는 내려질 것입니다.”
그러자 바로 내려져서 쓸 수 있었으므로 가섭은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신령하기는 신령하다.’
019_0479_a_08L日迦葉五百弟子適共破薪各各擧斧皆不得下懅行白師師曰是大沙門所爲卽行白佛我諸弟子向共破斧擧不可得下佛言可去斧當下下得用迦葉念曰是大沙門神則神
훗날 부처님께서 나무 아래로 돌아가서 버려진 헌옷을 보시고 씻으려고 생각하시자, 하늘 제석이 부처님의 거룩한 뜻을 이어받아 파나산(頗那山) 위에 가서 네모진 돌 하나와 여섯 모 나는 돌 하나를 가져다 주었으므로 씻어서 햇볕에 쬐었었는데, 가섭이 노닐면서 구경하다가 못가의 두 개의 돌을 보고 괴이히 여기며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이 못가에 두 개의 돌이 아름답고 고운데 이것은 어디서 나왔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내가 빨래를 하고 옷을 햇볕에 쬐이려 하였더니, 하늘 제석이 돌을 보내 주는지라 내가 사용하였소.”
가섭은 또 생각하였다.
‘구담의 신령한 덕은 감동되지 않음이 없구나.’
019_0479_a_14L後日佛還樹下見棄弊衣念欲浣天帝釋承佛聖旨到頗那山上四方石一枚六方石一枚給用浣曬迦葉遊觀見池邊兩石怪而問佛此池邊兩石妙好此從何出佛告迦吾欲浣濯及當曬衣天帝送石給吾用迦葉復念瞿曇神德莫不感
019_0479_b_01L부처님께서는 뒤에 지지 못에 들어가 목욕을 하신 뒤 나오는 데에 붙잡고 오를 것이 없자, 못 위에 가화(迦和)라는 매우 크고 아름다운 나무가 굽어 내려가서 못을 나오셨다.
가섭은 나무가 굽어 내려가는 것을 보고 괴이히 여겨 또 부처님께 여쭈었으므로,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아침에 못에 들어갔다가 물에서 나오려 하는데 나무의 신이 가지를 드리워서 나를 이끌어 나오게 하였습니다.”
가섭은 생각하였다.
‘이 큰 도인의 지극한 덕이야말로 감동한 바가 많아서 큰 나무가 드리워서 내려졌구나.’
019_0479_a_21L佛後入指地池澡浴畢當出無所攀持池上有樹名曰迦和絕大脩好其樹曲下就佛佛牽出池迦葉見樹曲下怪而又問佛佛告迦葉吾朝入池將欲出水樹神垂枝令吾牽出迦葉復念是大道人至德多感大樹垂下
부처님께서는 가섭을 반드시 항복시키려고 하여, 곧 니련선하의 그 물이 깊고 빠른 데에 들어갔다.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으로써 물을 끊어 서게 하여 높이 사람의 머리 위를 지나가게 하고는 밑에서는 먼지가 일게 하면서 그 가운데를 걸어갔었다. 가섭은 부처님께서 물에 들어감을 보고 두려워하여 곧 제자들을 거느리고 배를 타고 부처님을 구하려 하다가 물이 높이 일어난 그 아래에 먼지가 이는 것이 보이고 부처님이 보이자 크게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큰 도인께서는 아직 살아 계십니까?”
또 물었다.
“배에 올라오고 싶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올라가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생각하시기를, ‘배 밑을 꿰뚫고 들어가야겠다’ 하시면서 새는 자국조차 없게 하셨으므로 가섭은 크게 놀라면서, ‘이 큰 사문의 미묘한 변화는 이름 붙이기도 어렵구나’라고 하였다.
019_0479_b_02L佛欲令迦葉必伏便入泥蘭禪河水深駃佛以神力斷水令住高出人使底揚塵佛行其中迦葉見佛入恐其沒溺卽將弟子乘舩救佛水隔起其下揚塵見佛大喜大道人尚活耶又問欲上舩不佛言當上念當貫舩底入令無漏迹迦葉大驚大沙門妙化難名
이때에 마가다 국왕과 인민들은 해마다 모여 예배하면서 가섭에게 나아가 서로 즐기기를 7일 동안 하는데, 가섭은 생각하였다.
‘부처님의 덕이 거룩하고 밝아서 뭇 사람들이 보기만 하면 반드시 모두가 나를 버릴 터이니, 그 7일 동안 나타나지 않게 되면 좋겠구나.’
부처님께서는 그의 뜻을 알고 7일 동안 숨어 계시었다.
019_0479_b_10L時摩竭提國王吏以歲會禮往詣迦葉相樂七日葉心念佛德聖明衆人見者必阻棄令其七日不現快乎佛知其意隱七日
8일의 아침이 되었는데, 가섭이 또 생각하였다.
‘이제 남은 음식이 있는데 부처님께 공양하면 좋겠구나.’
그 생각에 맞춰서 부처님께서 갑자기 이르시자 가섭은 크게 기뻐하면서,
“마침 생각에 공양하였으면 했는데, 오셨으니 어찌 그리 반갑소. 그동안 어디 가셨다가 이제 어디서 오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생각하기를, ‘부처님의 덕은 거룩하고 밝아서 뭇 사람들이 보면 반드시 모두가 나를 버릴 터이니, 그 7일 동안 나타나지 않게 되면 좋겠구나’라고 하므로 그 때문에 숨었을 뿐이며, 그대가 지금은 나를 생각하기에 그 때문에 다시 왔습니다.”
가섭은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참으로 지극히 신령하다. 진실로 남의 생각까지 아는구나.’
019_0479_b_14L至八日旦迦葉又念今有餘祚供佛快耶應念忽至迦葉大喜適念欲相供養來何快耶閒者那行今從何來佛告迦葉汝心念言佛德聖明衆人見之必阻棄我令其七日不現快乎是故隱耳汝今念我是故復來迦葉心念佛眞至神誠知人念
019_0479_c_01L부처님께서는 가섭의 마음이 이미 항복되었음을 알아차리고 문득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아라한이 아니오. 참된 도를 모르면서 무엇 때문에 쓸데없이 자칭 귀하다고 하오.”
이에 가섭은 마음으로 놀라며 털이 곤두서서 스스로 도가 없는 줄을 알고는 바로 머리를 조아리고 말하였다.
“큰 도인께서는 참으로 거룩하셔서 사람의 생각까지 아시옵니다. 어떻게 큰 도인을 따라서 거룩한 변화를 얻고 경전과 계율을 여쭙고 받으며 사문(沙門)이 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크게 장하오. 그대의 제자들에게 알리시오. 그대는 바로 나라의 스승인데 이제 법복을 입는다 하여 어찌 혼자 알아 할 수 있겠소.”
019_0479_b_20L佛知迦葉心已降伏便告迦葉汝非羅漢不知眞道何爲虛妄自稱貴乎於是迦葉心驚毛豎自知無道卽稽首言大道人實神聖乃知人念寧可得從大道人神化稟受經戒作沙門耶大善報汝弟子卿是國師今入法豈可獨知乎
가섭은 분부를 받고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너희는 그 동안에 나와 같이 거룩한 변화를 보았었다. 나는 비로소 믿고 깨달았으므로 사문이 되어야겠는데 너희들은 어디로 가겠느냐?”
5백 제자들은 소리를 같이하여 대답하였다.
“저희들의 아는 바가 모두 큰 스승의 은혜입니다. 스승께서 높이고 믿는 바라면 모두가 따라가게 하소서.”
즉시 스승과 제자들이 모두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 조아리고 아뢰었다.
“저희들 모두가 믿음의 뜻을 지녔사오니, 원컨대 제자가 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들아.”
모두가 사문이 되었는데, 가섭은 갖옷과 굵고 짧은 모포옷이며 물병ㆍ지팡이ㆍ신 등 여러 가지 불을 섬기는 도구를 모두 물 속에 버렸다.
019_0479_c_04L迦葉受教顧謂弟子汝間與我共睹神化吾始信解當作沙門汝等何趣五百弟子同聲對曰我等所知皆大師恩也師所尊信皆隨從卽時師徒俱共詣佛稽首白我等皆有信意願爲弟子佛言比丘皆成沙門迦葉裘褐水甁杖諸事火具悉棄水中
이때 가섭의 두 아우가 있었는데 둘째가 나제(那提)가섭이요, 막내가 가야(迦耶)가섭이었다. 저마다 250의 제자를 두고 오두막집들을 물가에 벌려서 살고 있다가 여러 범지들의 옷과 집물이며 불을 섬기는 도구들이 흐름을 따라 떠내려 옴을 보고 두 아우는 놀라며 형과 여러 제자들이 남에게 해를 입은 줄 두려워하였다. 곧 문도(門徒)들을 딸리고 강을 따라 올라가다가 형과 그의 제자들이 모두 사문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괴이히 여기며 물었다.
“큰 형께서는 나이도 많고 지혜가 밝고 멀어서 국왕과 신민들이 함께 섬기는 바요, 저희들 뜻도 형은 아라한이 되었으리라 여겼는데 도리어 범지의 도를 버리고서 사문의 법을 배우시니, 이것은 작은 일이 아닙니다. 부처님 도만이 어찌 높고 덕이 홀로 높겠습니까.”
가섭은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도는 가장 뛰어나서 그 법이 한량이 없다. 비록 내가 세상에서 배웠으나 일찍이 도와 거룩한 지혜가 부처님과 같을 수 있는 이가 없었다.”
019_0479_c_11L是時迦葉二次曰那提迦葉幼曰迦耶迦葉有二百五十弟子廬舍止處列居水見諸梵志衣被什物及事火具流漂下二弟驚愕恐兄及諸弟子爲人所害卽從門徒順河而上見兄師徒皆作沙門怪而問曰大兄年高慧明遠國王臣民所共宗事我意謂兄爲得羅漢反捨梵志道學沙門法此非小事佛道豈尊德獨高乎迦葉荅曰佛道最勝其法無量雖我世學未曾有得道神智如佛者也
019_0480_a_01L두 아우는 이것을 듣고 저마다 제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형님을 따르려 하는데, 너희들은 어디로 나아가겠느냐?”
5백의 제자들은 모두가 소리를 내어 말하였다.
“큰 스승과 같이 되기를 원합니다.”
모두 머리를 조아리고 사문되기를 구하였으므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들아.”
그리하여 모두 사문이 되었다.
019_0479_c_22L二弟聞各謂弟子吾欲從兄汝等何趣百弟子俱發聲言願如大師皆卽稽求作沙門佛言善來比丘皆成沙門
이때에 여래께서는 천(千)의 비구들과 함께 가야(迦耶)의 모두가 크게 우거진 나무 아래 나아가 앉으셔서 삼매(三昧)에 들어 계시다가 홀연히 나타나지 않더니 동쪽에서부터 와서는 나무 아래에서 없어지셨는데 사방에서 역시 그렇게 하셨으며, 솟구쳐 허공에 서서 떨어지지도 않고 몸에서 불을 내고 오르내리기를 자유롭게 하셨으므로, 비구들은 머리를 쳐들고 기뻐하고 있는데 모르는 결에 여래께서 돌아와 본래 자리에 앉으셨는데도 깨닫는 이가 없었다.
비구들은 기뻐하며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자리에서 물러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나타내 보이신 것의 이름은 무엇이옵니까?”
019_0480_a_03L於時如來與千比丘僧詣迦耶悉大叢樹下坐而入三昧忽然不現從東方來沒於樹下四方亦爾踊住虛空而不墮墜身出水火升降自由諸比仰頭喜悅不覺如來還處本坐無有覺者比丘歡喜前禮佛足退席白佛此示現者名曰何等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신족으로 나타내 보임[神足示現]이라 하느니라. 또 가르침으로 나타내 보임[敎授示現]이 있나니, 비구들아, 자세히 들어라. 마음과 의식과 지어감[行]은 인연으로 물들며 집착하는 것이므로, 그를 바로잡는 법을 말하여 가르침으로 나타내 보임이라 하느니라.
또 설법으로 나타내 보임[說法示現]이 있는데, 비구들아 자세히 들어라. 스스로 빛깔을 사랑함도 쇠하게 되고, 6정(情)으로 사랑한 바도 쇠하느니라. 쇠퇴함이 그치지 않으면 곧 괴로움이 생기는데 무엇을 말하여 괴로움이 생기는 것이냐 하면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의 불이 일어나서 곧 아프고 가려운 느낌[痛痒]과 늙음ㆍ병듦ㆍ죽음의 두려움이 있어지나니, 이것을 설법으로 나타내 보임이라 하느니라.”
019_0480_a_10L佛告比丘是者名曰神足示現又有教授示現比丘諦聽心意識行因緣染著決正分部名曰教授示現又有說法示現比丘諦思自愛色爲衰六情所愛爲衰不止便苦生何謂苦生癡火起便有痛痒死畏是爲說法示現
부처님께서 법을 세 번 굴려 말씀하시니, 이때에 천의 비구들은 번뇌가 다하고 욕망이 끊어져서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9_0480_a_16L佛說法三轉時千比丘漏盡望斷得阿羅漢佛爲比丘而作頌曰

지금의 천의 비구들아,
점잖은 이로서 높은 덕이 있도다.
삿됨을 고쳐서 바른 소견 닦았으니
생각이 없어서 선정의 지혜에 들리라.
019_0480_a_18L今者千比丘
長老有尊德
改邪修正見
無想入禪慧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하늘ㆍ용ㆍ귀신들이 즐거이 듣지 않음이 없었다.
019_0480_a_20L說是法時天龍鬼神莫不樂聞

4. 병사왕을 제도하는 품[度甁沙王品]
019_0480_a_21L度甁沙王品第四
019_0480_b_01L
이때에 세존께서는 라열기(羅閱祇)에 나아가서 임금과 백성들을 제도하려 하셨는데, 바로 그 날에 라열기에서 왕이 파견한 사자(使者)가 명을 받들고 부처님께 나아와서 공경하기를 극진히 하며 예배를 마치고 진술하였다.
“‘국왕 병사(甁沙)가 자리 앞에 머리 조아리옵니다. 근래 석존께서 도가 이루어져서 부처님이라 이름하고 천상과 인간의 여러 무리들이 경하하며 의뢰하면서 때를 만났다 함을 듣자옵나이다. 엎드려 생각하노니 세존께서는 이익을 일으키어 편안하시옵니까. 원컨대, 덮어 기름[覆育]을 드리우사 저의 나라에 왕림하시며, 거룩한 교화에 굶주려서 잘 받아들이려고 날뛰며 좋아하고 있사오나 뭇 백성들을 가엾이 여기셔서 해탈할 수 있게 하소서’라고 하였사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신칙하셨다.
“너희들은 빨리 차려라. 왕의 청에 나아가야 하겠노라.”
비구들은 분부를 받아 차리기를 마치고 좌우에서 따랐다.
019_0480_a_22L於時世尊欲詣羅閱祇度於君民卽日羅閱祇王遣使者奉命詣佛修敬盡恭禮畢陳言國主甁沙稽首坐前近承釋道成號佛天人雜類慶賴遇時伏惟世尊興利康寧願垂覆育照臨鄙國飢渴聖化虛心踊逸哀矜群庶令得解脫佛勅比丘汝等速嚴當就王請比丘受教嚴畢翼從
사자는 달려가서 아뢰었다.
“세존께서 생각하셔서 천의 비구승들을 데리고 지금 수바라치(須波羅致) 나무 아래에 머물러 계시온데, 성에서 40리 떨어졌나이다.”
왕은 곧 선왕(先王)이 끼친 분부에 ‘만약 부처님께서 나라에 들어오시거든 스스로 나가서 영접하라. 영접하면 얻는 복이 한량없으리라’고 하였음을 생각하고, 곧 천 개의 수레에 말 만 마리와 따르는 사람 7천을 차리도록 칙명하여 차리기를 마치자 수레에 올라서 궁중을 나와 성으로 나갔더니, 성문이 저절로 닫혀지고 수레와 말이 한꺼번에 넘어지는지라 왕은 매우 놀라고 두려워하며 큰 재앙이 있을 것을 겁내면서, “나의 죄가 중하여서 이런 재앙이 있구나”라고 하는데, 공중에서 소리가 났다.
“왕과 옛날 서원했던 사람이 지금 갇혀서 감옥에 있습니다. 맹세하면서 ‘서로 같이 가자’ 하였기에 바로 문이 닫히게 되었습니다.”
즉시 크게 용서하여서 죄수들을 내어 놓았더니 문이 바로 저절로 열렸으므로 부처님께 나아가게 되었다.
019_0480_b_06L使者馳白世尊以將千比丘僧今頓須波羅致樹下城四十里王卽案先王遺令若佛入國當自出迎迎之者得福無量卽便勅嚴車千乘馬萬疋從人七千嚴畢升出宮趣城城門自閉車馬俱躓甚驚怖懼有大災吾罪重矣而有斯空中聲曰王宿願人今繫在獄要相連是使門閉卽便大赦解放囚門霍自開得詣佛所
왕은 멀리서 여래의 상호가 빛남을 보고 즉시 수레에서 내리며 시중들을 물리치고 칼을 풀어 놓았다.
부처님께서는 병사왕의 성품이 평소에 교만하고 억세어서 떠받들고 있음을 아시는지라, 빨리 깨달아서 왕이 교화되게 하려고 하여 따르는 이들의 모습을 왕과 같게 하시니, 병사왕이 따르는 이들을 돌아보고 자기와 비슷하여 다름이 없으므로 부처님께서 자기를 모를까 두려워하여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하고 오른편으로 세 번 돌고 예배를 마치자 스스로 진술하였다.
“제가 바로 마가다의 왕 병사(甁沙) 몸이옵니다.”
019_0480_b_15L王遙見如來相好光光卽便下車卻從解劍佛知甁沙性素憍豪剛强貢高欲令速解化王從者儀式若王甁沙顧視從者似己無異懼佛不識頭面禮足右繞三帀禮畢自陳我是摩竭提王甁沙身也
019_0480_c_01L이렇게 세 번까지 하므로 부처님께서는 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대의 마음까지 비추거든, 어찌 그대의 형상뿐이겠소.”
그러자 병사왕은 크게 기뻐하며 물러나 자리에 나아가니 뭇 신하와 백성들도 저마다 극진히 공경을 하면서 그 중에는 예배하는 이며 자기 이름을 부르는 이며 바로 서서 읍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예배를 마치고 물러나므로 부처님께서 앉기를 명하자 분부를 받고 자리에 나아갔다.
019_0480_b_21L如是至三佛告王曰吾照卿心何但卿形甁沙大喜卽退就坐群臣庶民各盡其敬中有作禮者自名字直揖拜者禮畢卻住佛命令坐教就席
부처님께서는 병사왕에게 말씀하셨다.
“전생의 복으로 왕이 되었는데 이제 또 더욱 더하리라. 왕과 나라의 인민들에게 충성ㆍ효도ㆍ부(富)와 즐거움이며 근심이 없고 복으로 보호되어 덕과 상서로움만이 있고 이익됨이 없지 않게 하리라.”
019_0480_c_02L佛告甁沙宿福爲王今復增使王國界人民忠孝富樂無憂福有德吉無不利
대중의 모임에서는 의심이 있었으니, ‘울비(鬱俾)가섭은 명성이 먼저 통달하였는데 이제 부처님과 함께 있으니 누가 스승일까’ 하는 것이었다.
부처님께서는 대중의 생각을 살피시고 곧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살생을 하여 제사를 지내면서 그 복을 바라려 하였는데 과연 얻을 수 있던가. 산중에 들어가 도를 구하면서 스승이 없었는데 도를 얻을 수 있던가.”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살생하여 제사를 지내면 그 복을 얻지 못할 뿐더러 천신은 먹지도 않거니와 살생을 한 이는 죄만 지으며, 도를 배우면서 스승이 없으면 도는 마침내 이루지 못하옵니다.”
019_0480_c_04L衆會有疑鬱俾迦名聲先達今與佛俱誰應作師察衆念便告迦葉其有殺生祠祀望其福寧能得不入於山中求道無能得道不迦葉白佛殺生祠祀不得其福天神不食殺者得罪學道無師道終不成
가섭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전에 불을 섬기면서 밤낮으로 게으르지 아니하고 오랜 세월에 애를 써서 고생하였으며, 술법을 좋아하는 제자가 무릇 5백 명이나 있어서 썩 용맹스럽게 불을 피우면서 추위와 더위를 회피하지 않았고, 나이 늙도록 근기가 숙달하였어도 영원히 비슷한 것조차 없었나이다.
옛날 사람들이 미혹된 것을 전하여 후배들에게 준 것을 자칭 그것이 도라 하여 쓸데없이 고생만 하고 과보는 없었다가 이제야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서 마음의 때를 씻어버리고 이미 아라한이 되었나이다.”
019_0480_c_10L迦葉白佛我前事火晝夜不懈勤苦積年好術弟子凡有五百精銳燃火不避寒暑年耆根熟無髣髴先人傳惑以授後生自稱是唐苦無報今得佛教洗浣心垢得羅漢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라한의 신족을 나타낼지니라.”
가섭은 분부를 받고 곧 고요한 선정에 들면서 몸이 허공에 오르며 땅에서 수척을 떨어지더니 허리 위로부터는 불이요, 허리 아래에서는 물을 내고 다시 허리 위로부터는 물이요 허리 아래에서는 불을 내며 물불에 씌워도 옷은 마르고 젖지도 않으며 공중에 서서 변화를 나타나되 나왔다 없어짐을 일곱 번 되풀이하고 몸으로부터 광명을 내매 다섯 가지 빛깔이 빛났으며, 날아서 동쪽으로부터 와서 부처님 자리 앞에서 없어지며 사방과 위와 아래서 변화를 하며 나타낸 것도 역시 그러하였다.
019_0480_c_15L佛告迦葉現汝羅漢神足葉受勅卽入靜定身升虛空去地數從腰以上火腰以下水更從腰以上水腰以下火以水雨火衣燥不軟住空現變出沒七反從身出光五色赫弈飛從東來沒佛坐前四方上下化現亦爾
변화하기를 마치고 합장하고 길게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자 가섭은 부처님의 인자한 은혜를 무릅써서 죄의 속박에서 해탈하였사오니, 여래께서는 특히 높으시고 삼계에서 맨 위이시옵니다.”
019_0480_c_21L變畢叉手長跪白佛弟子迦葉蒙佛慈恩解脫罪縛如來特尊三界頂受
부처님께서는 가섭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爲迦葉而作頌曰
019_0481_a_01L
어떤 사람이 백 살을 살면서
불을 받들며 다른 술법을 닦는다면
바른 진리를 따르면서
그 광명이 온갖 것을 비춤보다 못하느니라.
019_0480_c_23L若人壽百歲
奉火修異術
不如尊正諦
其明照一切

어떤 사람이 백 살을 살면서
삿됨을 배워서 뜻이 착하지 못하면
하루를 살면서도
힘써 나아가 바른 법을 받듦만은 못하느니라.
019_0481_a_02L若人壽百歲
學邪志不善
不如生一日
精進受正法

왕과 신하들은 비로소 가섭이 바로 부처님의 제자인 줄 알았다.
019_0481_a_03L王及群臣乃知迦葉是佛弟子
부처님께서는 병사왕에게 말씀하셨다.
“천하의 사람은 눈으로 빛깔을 보라는 것만이 아닙니다. 괴로움과 즐거움은 무상하고 몸은 오래할 수 없습니다. 천하의 사람은 뜻으로 악을 많이 하고 선을 적게 하며 생각은 만 가지여서 욕심에 나아가 뜻을 유쾌하게 하는데, 이 뜻을 버릴 수 있어야 역시 도를 얻고 공이 가섭과 같을 것입니다.
세력과 귀함으로써 그 뜻을 제멋대로 하지 말고 자재로이 음욕을 탐내거나 좋아하지 말며, 세력과 강함으로써 약한 이를 업신여기지 말고, 성냄으로써 그릇 허물없는 것을 죽이지 마십시오.
음탕한 마음을 따르지 말고 탐내는 마음을 따르지 말고 성내는 마음을 따르지 말며, 악을 쉬고 선을 갖추며 신의를 지키고 참되게 말하며 죽음의 고통과 늙고 병듦의 고통을 생각하여야 생각함과 하는 일을 역시 얻을 수 있습니다.
019_0481_a_04L佛告甁沙天下人眼不但視色樂無常身不得久天下人意多惡少善思想萬端趣欲快意能棄此志亦可得道功齊迦葉無以豪貴自恣其情無以自在貪婬無厭無以豪强侵陵弱者無以瞋怒抂殺無過莫隨婬心莫隨貪心莫隨怒心息惡令善信守眞言當念死劇者病苦劇思惟所行亦復可得
가섭의 신족은 만약 눈으로 빛깔을 보았으면 마음에서 당연히 억눌러서 통제하였으므로 곱고 미운 데에 움직이지 않았으며, 귀로 뭇 소리를 들으면 마음에서 당연히 말리어 지녔으므로 기뻐하거나 성냄이 없었으며, 코로 향기를 맡으면 마음에서 당연히 조복하였으며, 입으로 여러 가지 맛있는 것을 먹는 마음에서 당연히 붙잡았으며 생각으로도 일으키는 바가 없고 몸으로 다시 집착되는 반면 마음에서 말리어 못하게 하였으며 의식은 얽힌 바가 없어서 다섯 가지 쌓임[五陰]의 바깥에서 온 것이니, 말리는 것은 마음으로 말미암고 6정(情)은 임자가 없으며 음(陰)과 쇠(衰)는 이름이 없습니다. 가섭의 공덕은 그것을 수습한 것입니다.
019_0481_a_13L迦葉神足若眼視色心當抑卻好醜不動耳聽衆聲心當制持無所喜怒鼻嗅香臭心當制伏情無所著口貪衆味心當秉持想無所起身更所著心當制止識無綺可五陰外來制者由心六情無主陰衰無名迦葉功德修之便是
인생은 몸을 받아서 근심과 괴로움이 많으므로 배고프고 목마르고 춥고 덥거늘 어리석은 이는 즐거운 것이라 헤아리지만 슬기로운 선비에게는 이것이 고통인 것입니다.
처자와 영화와 이끗에 세상 사람들은 헷갈려 있나니 무릇 이 여러 가지 일들은 갈라지고 흩어지지 않음이 없고 천년이 되고, 만년 모두 닳아 없어지는 것입니다.”
019_0481_a_19L人生受形多憂苦惱飢渴寒熱愚計爲樂智士見苦妻子榮利世人迷惑凡此衆事無不分散千歲萬年皆歸磨滅
부처님께서는 병사왕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9_0481_a_22L佛爲甁沙而作頌曰
019_0481_b_01L
대저 세간을 거느리는 이가 되어선
바름을 따르고 아첨하거나 굽히지 말며
가엾이 여겨 인도하고 예의를 보일지니
이러하면 법의 왕이 되는 것이요
019_0481_a_23L夫爲世閒將
順正不阿抂
矜導示禮儀
如是爲法王

대단히 불쌍히 여겨 바른 것을 잘 용서하고
어짊과 사랑으로 사람들을 이롭게 하며
이익을 평등하게 골라 줄 것이니
이러하면 뭇 사람이 붙좇고 친하리다.
019_0481_b_02L多愍善恕正
仁愛好利人
旣利以平均
如是衆附親

부처님께서는 병사왕에게 말씀하셨다.
“왕은 궁전을 지어서 지나온 지가 몇 해나 되셨소?”
왕이 돌아보며 곁의 신하에게 물으므로 곁의 신하가 대답하였다.
“궁전을 지은 지가 7, 8백 년쯤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신하들에게 물었다.
“무릇 몇 왕이 바뀌었소?”
신하는 대답하였다.
“20여 왕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병사왕에게 물었다.
“모두 여러 왕들을 알고 있습니까?”
병사왕은 대답하였다.
“오직 저의 부왕(父王)만을 아옵고 그 앞의 분들은 모르옵니다.”
019_0481_b_03L佛告甁沙王作宮舍從來幾歲王顧問傍臣傍臣對曰造起宮舍七八百年問諸臣凡更幾王臣卽對曰二十餘王佛問甁沙皆識諸王不甁沙答曰識我父不識先人
부처님께서는 병사왕에게 말씀하셨다.
“다만 땅은 항상하되, 사람은 무상합니다. 사람으로서 제 몸을 사랑한다면 생명을 살해함은 부당한 것이요, 도 있는 이를 헐뜯음도 부당합니다. 중생들의 나고 죽음은 모두가 은혜와 사랑으로 말미암나니, 부모가 스스로 말하기를, ‘이는 나의 소생이요, 이는 나의 아들이다’라고 하지만 아들은 부모에게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모두가 바로 전 세상에 계율을 지녀서 완전히 갖춘 이는 비로소 사람이 되었고 악한 행을 하는 이는 죽어서 지옥과 축생과 아귀에 떨어졌나니, 저절로 행을 따라서 이루어졌음이요, 남으로 말미암아 생긴 것이 아닙니다. 죄와 복은 밝고 바르나니, 왕은 특히 그것을 생각하십시오.”
019_0481_b_08L佛告甁沙但地有人無常也人自愛身者不當殺害於命不當誹謗有道衆生生死皆由恩愛父母自言是我所生是我之子子非父母所致皆是前世持戒完具乃得作人爲惡行者死墮地獄畜生餓鬼自從行致不由他生罪福明王甚思之
부처님께서는 왕에게 말씀하셨다.
“아이가 태 안에 있을 적에 소경이요, 귀머거리가 있다면 어머니가 미리 압니까?”
왕은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실로 미리 알지는 못하옵니다.”
019_0481_b_15L佛告王曰兒在胎中有盲聾母豫知不耶王答佛言實不豫知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아이의 전생의 운명으로 죄와 행이 그렇게 한 것이요, 부모의 허물이 아닙니다.
아이가 태 안에 있을 적에 그 거룩하고 총명함도 어머니로서는 미리 알지 못하며 모두가 실제로 한 행이 맑고 순수하였기 때문이요, 부모의 힘이 아닙니다. 이 이치는 분명한 증험이니, 왕은 잘 생각하십시오.
세상 사람이 죄를 얻는 데에 그 행이 세 가지가 있는 데, 입으로는 남을 헐뜯으며 몸으로는 난폭하게 해치며 마음으로는 제멋대로 시새우는 것이니, 이 세 가지를 버릴 수 있으면 비록 아직은 열반을 얻지는 못하였다 하더라도 천상과 인간 중에서 세력 있고 귀함이 자재로울 것입니다.
019_0481_b_17L佛言此兒宿命罪行使然非父母過兒在胎中若其聖明母不豫知皆由履行淸純非父母力此理明驗王善惟之世人得罪其行有三口言傷人身行暴害心專妒嫉能撿此三雖未便得泥洹天上人中豪貴自由
019_0481_c_01L사람의 근본을 캐어 보면, 어리석음으로부터 형상이 있게 되고 형상으로부터 뜻이 생기며 뜻으로부터 의식이 생기며 의식으로부터 욕심이 생기며 욕심으로부터 부자(父子)가 생기며 부자로부터 은혜와 사랑이 생기며 은혜와 사랑으로부터 근심과 슬픔이 생겨서 5도(道)를 헤매며 쉬거나 그침이 없나니, 사람 역시 태어나 오는 곳이거나 죽어서 나아갈 곳도 모르고 그 근본도 모르면서 저마다 서로 이름을 지어서 말하기를, ‘이는 아버지요, 이는 아들이다’라고 합니다.
오직 도를 얻어야만 비로소 그 근원인 생사의 인연이 본래 어리석음에서 일어나고 온갖 것이 무상한 것인 줄 알리니, 대왕은 받아 지니십시오.”
019_0481_b_22L原於人本從癡有形從形生情從情生識從識生欲從欲有父子從父子生恩愛從恩愛生憂悲展轉五道無有休止人亦不知生所從來死所趣不識其根各相字名言是父是子唯得道者乃知其原死因緣本從癡起一切無常大王受持
부처님께서는 병사왕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나라에 착한 사람으로서 근신하고 충성 효도하며 청렴하고 곧 공경하고 겸양하며 재주가 넓고 지혜가 심원하여 나라의 법을 범하지 않으면, 본래 귀족이 아니라 하여 왕을 어찌 달리 대접하리오.”
왕은 부처님에게 대답하였다.
“성명이 세상에 드러나면, 능한 이를 골라서 직위를 주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도의 법에서는 친함이 없어서 오직 선만이 바로 도움이 됩니다. 5계(戒)를 지니게 되면 이름이 청신사(淸信士)요, 힘써 나아가 똑바로 들어가서 진리를 보고 돌아서지 않으면 곧 수다원(須陀洹)과 사다함(斯陀含)과 아나함(阿那含)과 아라한(阿羅漢)을 얻나니, 저마다 본래 마음으로 인하여 도의 자리가 차례로 베풀어집니다.”
부처님께서 이를 말씀할 때에 왕과 나라의 인민들 1만 2천과 하늘들 8만이 모두 도의 자취를 보았다.
019_0481_c_06L佛告甁沙若國善人謹順忠孝廉貞敬讓才博智遠不犯王法本非貴族王何異待王答佛言姓名顯達擇能授職佛告大王道法無親唯善是輔成持五戒名淸信士精進直入見諦不迴便得須陁洹斯陁含阿那含羅漢--各因本心道位次敍佛說是時王及國人一萬二千諸天八萬皆見道迹
부처님께서는 병사왕에게 말씀하셨다.
“왕이 온 지 벌써 오래되었고 궁전이 머니 빨리 돌아가십시오. 마소와 사람들이 따라 서 있으면서 지쳤습니다. 자주 훗날에 내가 성에 나아가겠습니다.”
그러자 왕은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계율을 받고 물러나니, 뭇 신하와 따르는 벼슬아치들이 기뻐하며 나아가서 계율을 받았다.
왕과 뭇 신하들이 5계를 받을 때에, 안팎의 사람과 말이 고요하여 소리가 없었으며, 모든 바라문들이 감화되어 마음에서 굴복하고 모두가 나아가서 계율을 받고 기뻐하면서 물러났다.
019_0481_c_15L佛告甁沙王來已久宮遠早還人從停住勞疲比於後日吾當詣城王起禮佛受戒而退群臣從官喜前受戒當王群臣受五戒時內外人馬寂然無聲諸婆羅門感化心伏皆前受戒歡喜而退
왕이 수레에 오르자마자, 뭇 신하들은 무릎 꿇고 대왕의 공덕을 축하하였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을 만났었고, 아울러 신 등으로 하여금 목욕하여 깨끗이 교화가 되게 하셨습니다.”
병사왕은 궁전으로 돌아가서 궁중에 칙명하여 재(齋)를 받들고 계율을 지니게 하였는데 국내의 모두가 믿고 깨달아서 기뻐하였으며, 도리천의 임금은 꽃을 부처님 위에 흩었다.
019_0481_c_20L王升車已群臣跪賀大王功德値佛出世幷令臣等沐浴淸化甁沙歸宮教勅宮內奉齋持戒國內一切信解歡喜忉利天帝華散佛上
019_0482_a_01L이때에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 가란타(迦蘭陀)라는 세력 있는 장자가 있었는데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애석하구나. 나의 동산을 니건(尼揵)에게 주었으니 말이다. 부처님께서 먼저 오셨으면 부처님과 승가에게 바쳤을 것을……’ 하고 먼저의 보시를 뉘우치고 한탄하였으며, 영영 쓰지 못하게 되었기에 장자는 지극한 마음에서 누워서도 자리가 편하지 못하였다. 옛날의 복이 뒤쫓아 미쳐서 복과 덕이 온전해졌는지라, 대귀 장군(大鬼將軍) 반사(半師)가 부처님의 거룩한 뜻을 받자와 그의 생각을 알고 바로 야차를 불러서 말하였다.
“니건들을 밀어뜨려 쫓으면서, ‘벌거숭이로 부끄럼도 없는 놈은 응당 여기에서 머무를 수 없으리라’고 하라.”
019_0482_a_01L於時坐中有豪長者名迦蘭陁心中念言可惜我園施與尼揵佛當先至奉佛及僧悔恨前施永爲棄捐長者至心臥不安席先福追逮福德應全大鬼將軍名曰半師承佛神旨知其心念卽召閱叉推逐尼揵裸形無恥不應止此
귀신은 명을 받들어서 니건들을 때리고 그릇과 물건들을 질질 끌어내자, 니건들은 놀라고 두려워하며 도망가면서 말하였다.
“이 어떠한 나쁜 사람이기에 난폭하게도 이렇게 해치느냐?”
귀신은 대답하였다.
“장자 가란타(迦蘭陀)가 대나무 동산을 지녔다가 부처님의 정사를 지어야 하겠기에, 대귀 장군 반사의 명으로 그대들을 쫓아낼 뿐이니라.”
019_0482_a_07L鬼師奉勅撾打尼揵拖拽器物尼揵驚怖馳走而言此何惡人暴害乃爾鬼師答曰長者迦蘭陁當持竹園作佛精舍大鬼將軍半師見勅逐汝輩耳
다음 날 니건들은 함께 장자에게 나아가서 깊이 그러한 까닭을 책망하였다.
“무엇 때문에 보시한 것을 바꾸어서 우리들을 녹초가 되게 하시오. 장자 때문에 이와 같은 곤욕을 당하였소.”
장자는 마음으로 기뻐하며, ‘나의 소망이 이루어졌다. 부처님이신 성인은 널리 덮으셔서 나의 지극한 마음을 비추셨구나’ 하고, 곧 니건들에게 대답하였다.
“이 여러 귀신들은 억세고 사나운데 반드시 해칠까 두려우니, 버리고 떠나가서 다시 그 편안함이나 구하는 것이 낫겠소.”
그러자 니건들은 원망을 하며 바로 그 날에 성을 내면서 떠나가 버렸으므로, 장자는 기뻐하며 정사를 닦아 세우고 승방과 앉을 도구의 여러 가지들을 차리기를 모두 마치고는 나무 아래 나아가서 부처님과 승가의 뭇 복 있는 이들을 청하는지라 보시를 받고 머무르시면서 한 때에 크게 교화하고 널리 제도하셨으므로 기뻐하고 즐거워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019_0482_a_11L明日尼揵共詣長深責所以何故改施令吾等類被乎委頓不謂長者見困如此迦蘭陁心喜吾願遂矣佛聖廣覆照我至心卽答尼揵曰此諸鬼師强暴含瞋必作害不如委去更求其安尼揵懟卽日恚去長者歡喜修立精舍房坐具衆嚴都畢行詣樹王祠處佛及僧衆祐受施止頓一時大化普靡不欣樂

5. 사리불과 대목건련이 와서 배우는 품[舍利弗大目揵連來學品]
019_0482_a_20L舍利弗大目揵連來學品第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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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라열기의 죽원정사(竹園精舍)에서 큰 비구승 천 사람과 함께 계셨는데, 모두가 아라한이 된 울비라(鬱俾羅) 등이었다.
거기에 나라타(那羅陀)라는 한 분이 있었는데 본디 범지로 있을 적의 이름은 사연(沙然)이었다.
신선의 행을 힘써 닦으면서 와서 배우는 이들을 맞아들였으므로 신선을 좋아하는 제자가 무릇 250명이나 있었는데, 문도들 가운데 뛰어난 제자로서 우바체(優波替)와 다음 구율타(拘律陀)라는 두 사람이 있어서 재주가 밝고 깊숙하고 멀어서 정밀히 궁구하여 미묘한 데까지 통달하였다.
사연은 병이 들어서 스스로 장차 죽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두 어진 이에게 말하였다.
“여기의 새로 배우는 이들은 뜻을 도의 행에 두고 있으니, 너희 두 사람에게 맡긴다. 반드시 뜻을 온전히 하라.”
두 사람은 공경히 응락하고 분부를 받아 받들어 행하였다.
019_0482_a_21L佛在羅閱祇竹園精舍與大比丘僧千人俱皆得應眞鬱俾羅等彼有一名曰那羅陁故有梵志字曰沙然精修仙行延納來學好仙弟子凡有二百五十人門徒之中有二人高足難齊一名優波替次曰拘律陁才明深遠硏精通微妙然得病自知將終告於二賢此諸新學志存道行累卿二人必令全志二人敬諾受教奉行
이때 세존께서는 비구 알폐(頞陛)에게 명하셨다.
“너는 가서 널리 교화하되, 가서 반드시 제도할 만한 이로서 그 지혜가 밝고 깊숙하여 자연히 여래가 아니고는 함께 논의할 수 없으면, 서로 만났다 하더라도 바로 법의 근본만을 말하고 말을 서로 주고받고 하지 말라. 웃음거리만 되리라.”
알폐는 명을 받고 의복을 정돈하고 발우를 가지고는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나갔다.
019_0482_b_07L是時世尊勅比丘頞陛汝行宣化必有度所可見者其智明遠自捨如無能與論若與相見直說法本與酬酢以致其嗤頞陛受勅整服持禮佛而行
이때 우바체는 제자들을 딸리고 서로 유람을 하다가 멀리서 알폐의 위의가 차분하며 말쑥함을 보고 일찍이 듣거나 본 일이 없었는지라, ‘어떤 법의 형상일까. 입은 옷이 속인과 다르다. 가서 물어야겠구나’ 하고, 두 사람은 다 같이 앞으로 오다가 길 중간에서 서로 만났으므로 곧 알폐에게 물었다.
“옷이 보통 것과는 반대인데 어디서 오셨소. 아니 스승에게서 들어볼 만한 것이 있었습니까?”
019_0482_b_12L時優波替從諸弟子相隨遊觀遙見頞陛威儀庠雅未曾聞何所法像被服改俗須至當問人俱前相逢中路便問頞陛章服反何所從出豈有師宗可得聞乎
이때 알폐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19_0482_b_16L時頞陛以頌答曰

나의 나이는 너무 어리고
배웠던 날이 또 아주 얕은데
어찌 지극히 참되신 여래의
넓고 큰 이치를 말할 수가 있으리까.
019_0482_b_17L我年旣幼稚
學日又初淺
豈能宣至眞
如來廣大義

일체의 모든 법의 근본은
인연이고 공(空)이며 주인이 없나니
마음을 쉬고 근원을 통달했기에
그러므로 이름을 사문이라 합니다.
019_0482_b_19L一切諸法本
因緣空無主
息心達本源
故號爲沙門
019_0482_c_01L
우바체는 곧 법의 이치를 듣고서 이윽고 지극한 이치를 생각하다가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어려서부터 배움을 좋아하여 여덟 살에 스승을 따랐고 나이 열여섯에 이르기까지 옛 신선의 도술과 글을 통달하지 않음이 없으므로 열여섯의 큰 나라에서 내가 넓게 알리라 여겼는데, 일찍이 이런 참되고 요긴한 이치를 들은 일이 없다. 이제 우연히 나와 유람하다가 이런 보배 갈무리를 만났다. 이 말의 미묘함이야말로 단이슬보다도 맛이 있구나’라고 하고, 마음이 깨이고 뜻이 풀리어 곧 법의 눈을 얻고 정사에 돌아가서도 기쁨이 한량없었다.
019_0482_b_20L優波替方聞法義尋思至理而自惟吾小好學八歲從師至年十六仙道術靡書不綜十六大國謂吾廣未曾聞斯眞要之義今偶出遊此寶藏此言之妙美於甘露心寤意便逮法眼旋還精舍欣悅無量
구율타가 그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단이슬을 얻었는가’ 하고 의심하면서 우바체에게 물었다.
“단이슬을 얻었습니까. 본래의 약속을 어기지 말고 은혜를 조금이라도 베풀어 주시오.”
우바체는 자세히 구율타를 향하여 들었던 게송을 말하였으나, 한 번 듣고 이해하지 못하므로 두 번 설명을 하자 비로소 환히 알고 곧 생각을 반복하다가 역시 법의 눈을 얻고서는 두 사람은 의논을 하였다.
“본래 단이슬을 원하였더니 이제야 먹고 맛볼 수 있게 되었소. 차라리 함께 큰 사문의 처소에 가서 그의 못과 바다에 나아가 맑고 빛난 데서 목욕합시다.”
의논이 합하여 마음이 같으므로 꾸리어 차리고 출발하려 하였다.
019_0482_c_03L律陁見彼容悅疑得甘露卽問優波得甘露那勿違本要惠及少少波替具向拘律陁說所聞偈一聞不再說乃了尋思反覆亦得法眼人議曰本願甘露今得服嘗寧可共詣大沙門所就彼海淵沐浴淸華議合心同嚴辦當發
구율타는 생각하기를, ‘우리 스승이 돌아가시려 할 적에 제자들을 부탁하면서 나에게 돕도록 하셨는데 이제 버려 버리면 이치에 마땅하지가 않다’ 하고 곧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저 큰 사문이야말로 단이슬을 지닌 신선이며 변화하고 파괴되는 세속의 그물을 찢어버리고 마음을 쉬어서 행이 고요하시므로, 나는 묻고 청하여 미묘함을 궁구하고 진리에 돌아가려 하는데 너희들은 장차 어디로 가겠느냐.”
문도들이 대답하였다.
“이제 보고 듣게 되는 것이 바로 큰 스승의 은혜이온데, 대인(大人)께서 우러르신다면 명을 받들어 뛸 듯 즐기면서 단이슬을 탐내고 부러워하리니, 원컨대 가시는 데를 따라가게 하소서.”
스승과 제자들은 뜻이 합하여 곧 살던 데서 출발하여 죽원정사로 나아갔다.
019_0482_c_10L拘律陁念曰師臨終囑授弟子令吾成濟今便委義所不安便告弟子彼大沙門甘露仙化壞裂俗網息心寂行吾欲啓請窮微反眞汝將何趣門徒對曰今得視聽是大師恩大人宗仰承命踊逸貪羡甘露願從下風師徒志合卽出所止往詣竹園
이때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두 어진 이가 여러 제자들을 딸리고 본래 서원한 행으로 말미암아 사문이 되려고 하는데, 그 공을 권하여 이룬 이는 알폐의 힘이로다.”
비구들은 분부를 받고 그 대중들을 맞아들이려고 바라고 있었다.
우바체와 구율타 등은 멀리서 여래의 상호가 빛남을 보고 정신이 움직이고 감정이 몹시 울리는지라 스스로 생각하다가 감탄하였다.
“나야말로 다행이었구나. 깨끗한 가르침을 받들게 되었으니, 그 영광은 말하기조차 어렵도다.”
맞아들이는 대로 자리 앞에 나아가서 땅에 엎드려 부처님께 예배하였다.
019_0482_c_17L於時世尊告諸比丘今有二賢從諸弟子乘本願行欲作沙門勸成其功者頞陛力也丘承教延望其衆憂波替拘律陁等遙見如來相好暉光神動情震自惟歎曰幸哉余生得奉淸誨其榮難云延趣坐前頭面禮佛
019_0483_a_01L예배를 마치자 거듭 기뻐하기를 한량없이 하고 잠깐 만에 나와서 자세히 사정을 진술하였다.
“체(替) 등은 죄의 폐단으로 흐름을 따라 못에 들어갔었다가 비로소 오늘에야 속된 것을 돌이켜서 극원에 이르렀나이다. 원컨대 맞아들여서 스님들의 차례를 채울 수 있게 하소서.”
곧 허가하시니, 머리칼이 저절로 떨어져서 모두 사문이 되었다.
019_0482_c_23L禮畢嘉歡重喜無量斯須乃進具陳情言替等罪弊隨流入淵始於今日反俗極源願蒙接納得充僧次卽便許可頭髮自落皆成沙門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두 사람은 옛날의 부처님에게 나의 도가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다가 좌우에서 모시며 돕겠다고 서원하였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우바체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서의 높은 이름은 꽃이 피기만 하고 열매가 맺지 않는 것이니, 너의 본 이름을 회복하여 사리불(舍利弗)이라 하고, 구율타는 도로 대목건련(大目揵連)이라고 하여라.”
근본을 인연하여 법을 말씀하시니 아라한이 되었다.
019_0483_a_04L佛告諸比丘此二人者於古佛待吾道成侍衛左右佛謂憂波替高世之號花而不實復汝本字爲舍利弗拘律陁還字大目揵連本說法逮得羅漢
부처님께서는 시자에게 명하셨다.
“천의 비구들에게 저물면 계율을 제정할 터이니 다른 데 가지 말라고 일러라.”
그 밤에 수효를 셈하였더니 1,250인이나 되었다.
부처님께서 계율을 제정하여 마치시니, 비구들은 기뻐하며 모두 숙연해져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019_0483_a_08L佛勅侍者古千比丘暮當結戒不得他行卽夜行籌得千二百五十人佛結戒竟比丘歡喜莫不肅然禮佛而退

6. 아버지의 나라에 돌아오신 품[還至父國品]
019_0483_a_11L還至父國品第六

이에 여래께서는 사이(舍夷)에 돌아오려 하면서 큰 비구승들과 함께 계셨다.
모두가 아라한으로서 정신이 고요하고 미묘함에 통달하여 삼세 중생들의 행의 근원을 분명히 알았나니, 어진 이 사리불과 대목건련과 울비가섭(鬱俾迦葉)ㆍ나제가섭(那提迦葉)ㆍ가야가섭(伽耶迦葉) 등 1,250인이었다.
019_0483_a_12L於是如來將歸舍夷與大比丘僧--皆得應眞神靜通微明曉三世衆生行源--賢者舍利弗大目揵連鬱俾迦葉那提迦葉伽耶迦葉等一千二百五十人
이때 카필라의 왕 열두단(閱頭檀)은 범지 우타야(憂陀耶)를 파견하여 죽원정사에 나아가서 부처님을 청하여 나라에 돌아오도록 하였다.
그때 우타야는 부처님의 상호가 천지를 밝게 빛냄을 보고 5정(情)이 참으로 기뻐져서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섰다가 마음을 가다듬고 길게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왕께서 멀리서 실달(悉達)에게 사례하면서, 너의 도가 이루어져서 다시 일체를 제도한다 함을 들었거니와 나 혼자만은 본래의 언약을 얻지 못하였으니 돌아와야 하겠기에 이제 일부러 사신을 보내노라고 하셨습니다.”
019_0483_a_17L是時迦維羅越王閱頭檀遣梵志憂陁耶來詣竹園請佛還國爾時憂陁耶見佛相好明暉天地五情實頭腦禮足卻住一面心意齊整跪白佛父王遠謝悉達聞汝道成度一切我獨不蒙本要當還今故遣使
019_0483_b_01L부처님께서는 우타야에게 말씀하셨다.
“부왕의 기거가 편안하시더냐?”
우타야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왕은 편안하시옵고 오직 세존만을 생각하시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우타야에게 말씀하셨다.
“이 도를 좋아하느냐?”
우타야는 대답하였다.
“매우 좋아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우타야에게 사문이 되게 하고 그 법의 계율을 수여하셨다.
019_0483_a_23L佛問憂陁父王起居安不憂陁白大王無恙唯思世尊佛告憂陁此道不憂陁對曰甚樂世尊佛授憂使作沙門授其法戒
우타야는 생각하였다.
‘이제 제자가 되었으니 다시 돌아갈 일이 없다. 왕은 소식을 기다릴 터인데 누구를 시켜 명을 알릴까.’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우타야의 생각을 아시고, “돌아가고 싶느냐. 우타야야, 세상일을 친히 하거나 옛집을 그리워하고 집착하지는 말지니라”고 하시므로, 우타야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장차 사이의 나라에 돌아가시려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돌아가겠노라.”
우타야는 명(命)을 받자 물러나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잘 몰라서 그러하옵니다. 어느 날에 도착하시렵니까?”
부처님께서는 우타야에게 말씀하셨다.
“7일 후에 반드시 사이에 도착하겠노라.”
우타야는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나갔다.
019_0483_b_03L憂陁自念爲弟子無緣復還王須消息因誰報佛知憂陁心念欲還行矣憂陁親世業戀著故家憂陁白佛佛當還至舍夷國不佛言當還憂陁受勅退跪白佛不審何日當至佛告憂陁後七日必至舍夷憂陁歡喜禮佛而
이에 우타야는 사이에 돌아와서 궁중에 나아가 전해주기를 청하였다.
문지기가 아뢰었다.
“우타야 사신이 돌아와 문에 있으면서 뵈올 것을 청합니다.”
그러자 왕은 분부하고 재차 물었다.
“나는 우타야를 마치 목마를 제 물 마시고 싶듯 바라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머뭇거릴까?”
그러나 가서 아뢰기를 전하는 이가 세 번까지 되풀이 한 연후에야 비로소 나아가자, 왕은 우타야가 이미 법복을 입고 있음을 보고서 우타야에게 물었다.
“그대도 사문이 되었소?”
우타야는 대답하였다.
“이미 부처님 법을 따랐습니다.”
019_0483_b_10L於是憂陁耶還至舍夷詣宮求通門監白曰憂陁使還在門求見王教推問吾望憂陁如渴欲飮何故稽停方白求通推應坐者反覆至三然後乃前王見憂陁已受法服而問憂陁卿作沙門那憂陁答曰以服佛法
왕은 우타야에게 물었다.
“실달이 궁중에 있을 적에 그대 혼자만이 친하였는지라 드나들고 다니는 데에 문에서 아뢰는 바가 없었는데, 이제 심부름하고 돌아와서는 무엇 때문에 스스로 밖의 문에 나아가서 전하기를 청하고 있소?”
우타야는 왕에게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가르치시기를, ‘속인을 친히 하거나 집을 그리고 집착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도와 세속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019_0483_b_15L問憂陁悉達在宮與卿獨親入出周無所關白今使來還何得自外詣門求通耶憂陁答王佛教比丘莫親白衣戀於家居道俗異故
왕은 우타야에게 물었다.
“나의 아들이 궁중에 있을 적에는 의복이 아주 좋았었는데, 지금은 도를 닦으면서 무슨 옷을 입었습니까?”
그러자 우타야는 옷을 가리키면서, “입으신 것은 이와 같습니다” 하자, 왕은 즉시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실달이 궁중에 있을 적에 나는 궁전을 지어서 7보로 새겼는지라 아주 세상에서는 진기하고 미묘하였었는데, 지금의 집은 나의 것과 견주어서 어떻소?”
우타야는 왕에게 대답하였다.
“언제나 나무 아래 계시는데 모든 부처님 세존의 도의 법이 다 그렇습니다.”
019_0483_b_19L王問憂陁吾子在宮衣服極好今者爲道所著何衣憂陁指衣所服如此王卽墮淚悉達在家吾爲作宮七寶刻鏤世珍妙於今屋室何如我許憂陁答常處樹下諸佛世尊道法皆爾
019_0483_c_01L왕은 우타야에게 물었다.
“나의 아들이 궁중에 있을 적에 자리는 분홍빛 천과 비단에 수를 놓은지라 가늘고 부드러웠었는데, 지금 앉은 자리는 모두 어떤 것이 있습니까?”
우타야는 왕에게 대답하였다.
“풀로써 앉은 자리를 하고 깨끗하여 탐욕을 없앴나이다.”
019_0483_c_01L問憂陁吾子在宮茵耨綩綖錦繡細今所坐具皆有何等憂陁答王坐用草淸素除貪
왕은 우타야에게 물었다.
“실달이 집에 있을 적에 나는 주방을 지어서 달고 기름진 맛있는 것들이었었는데, 지금의 음식에는 또 어떤 물건들이 있습니까?”
우타야는 대답하였다.
“때가 되면 발우를 가지고 복(福)을 질 중생들에게 가시며 음식은 좋거나 나쁜 것이 없고, 보시하는 집에 주원(呪願)을 하십니다.”
019_0483_c_04L王問憂陁悉達在吾爲作廚甘肥衆美今所飯食有何物憂陁答曰至時持鉢往福衆食無麤細呪願施家
왕은 이 말을 듣고 또 눈물을 흘리면서 우타야에게 물었다.
“실달이 잠을 잘 때에 나는 깨게 하려면 거문고를 타며 노래를 한 연후에야 깨웠었는데, 지금은 깊은 산에 있으면서 무엇으로써 깨웁니까?”
우타야는 왕에게 대답하였다.
“여래께서는 삼매로써 밤낮이 없습니다.”
019_0483_c_07L王聞是語復流淚王問憂陁悉達眠時吾欲令彈琴絃歌然後乃覺今在深山用覺乎憂陁答王如來三昧無有晝
왕은 우타야에게 물었다.
“나의 아들이 궁중에 있을 적에는 목욕을 하는 데는 여덟 가지 향의 즙이었었는데, 지금의 목욕을 하는 데는 다 어떠한 물건이 있습니까?”
우타야는 왕에게 대답하였다.
“8해탈(解脫)의 바른 물로써 마음의 때를 씻습니다.”
019_0483_c_11L王問憂陁吾子在宮若其澡浴種香汁若今澡浴皆有何物憂陁答八解正水以洗心垢
왕은 우타야에게 물었다.
“실달이 나라에 있을 적에는 전단(栴檀)과 소합(蘇合)으로써 아들의 몸에 발랐었는데, 이제 도를 닦으면서는 그를 위하여 어떤 물건이 있습니까?”
우타야는 왕에게 대답하였다.
“계(戒)ㆍ정(定)ㆍ혜(慧)의 도품의 향으로 여덟 가지 어려움[八難]에 쪼입니다.”
019_0483_c_13L王問憂陁達在國栴檀蘇合以塗子身今者爲爲有何物憂陁答王慧品熏八難
왕은 우타야에게 물었다.
“실달이 집에 있을 적에 나는 평상을 네 가지 정밀한 보배로써 만들었었는데, 지금 앉은 것은 무슨 물건으로 만들었습니까?”
우타야는 대답하였다.
“4선(禪)으로 평상을 삼고 마음을 쉬어서 욕심이 없습니다.”
019_0483_c_16L王問憂陁悉達在家吾爲作精寶四種於今所坐何物用作陁答曰四禪爲牀息心無欲
왕은 우타야에게 물었다.
“나의 아들이 궁중에 있을 적에는 선비들이 호위하고 모셨는데, 지금의 모시고 따르는 이는 또 어떤 이들이 있습니까?”
우타야는 왕에게 대답하였다.
“도를 배우는 제자를 비구승이라 하는데 곁에서 세존을 모십니다. 무릇 1,250인이 함께 있습니다.”
019_0483_c_18L王問憂吾子在宮士衆衛侍今者侍從有何人憂陁答王學道弟子名比丘翼從世尊凡有一千二百五十人
019_0484_a_01L왕은 우타야에게 물었다.
“실달이 집에 있을 적에 만약 나가 노닐게 되면 네 가지 수레인 소ㆍ양ㆍ코끼리ㆍ말이 있어서 탈 것을 넉넉하게 하였었는데, 지금 나아가는 곳에서는 무엇을 타십니까?”
우타야는 왕에게 대답하였다.
“네 가지 진리[四諦]와 신족(神足)이 탈 것으로 날아다니십니다.”
019_0483_c_22L王問憂陁悉達在家若其出遊有四品--牛馬--以充騎乘於今出何所駕乘憂陁答王四諦神足駕飛行
왕은 우타야에게 물었다.
“나의 아들이 구경 다닐 적에는 당기와 대장의 기며 깃촉으로 빛나게 꾸몄었는데, 지금의 표지는 또 어떤 물건이 있습니까?”
우타야는 대답하였다.
“네 가지 은혜[四恩]와 자비(慈悲)로 널리 중생들을 꾸미십니다.”
019_0484_a_02L王問憂陁吾子行觀幢麾羽𦑼以爲光飾今者慓幟復有何物陁答曰四恩慈悲廣飾群生
왕은 우타야에게 물었다.
“실달이 매양 나갈 적에는 종을 치고 북을 울렸으므로 구경하는 이들이 길을 막았었는데, 이제 노닐음에는 어떠한 음향이 있습니까?”
우타야는 왕에게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처음 도를 얻으시고 바라나국(波羅奈國)에 나아가셔서 단이슬의 법북을 치시며 구련(拘憐) 등 5명이 아라한이 되었고 8만의 하늘들이 모두 도의 자취에 들었으며, 아흔여섯 가지들이 기뻐하며 항복하지 않음이 없었고 위없는 법의 음성이 삼천대천세계에 들렸습니다.”
019_0484_a_04L王問憂悉達每出椎鍾鳴鼓觀者塡路者遊止有何音響憂陁答王佛始得往詣波羅奈國擊甘露法鼓拘憐五人逮得羅漢八萬諸天皆入道迹九十六種靡不欣伏無上法音聞于三千大千世界
왕은 우타야에게 물었다.
“실달이 지금 거느리려는 나라는 어디입니까?”
우타야는 왕에게 대답하였다.
“세존께서 거느리는 바는 칭량할 수조차 없는 도이며, 중생들을 가르쳐 주어 제도를 받지 않는 이 없고 평등한 마음으로 널리 건져서 치우치는 바의 처소가 없습니다.”
019_0484_a_10L王問憂陁悉達今者欲領何國憂陁答王世尊所領不可稱道教授衆生無不蒙度等心普濟無所適處
왕은 우타야에게 물었다.
“나의 아들이 나라에 있을 적에는 바른 정치를 생각하여 말하고 나를 도와서 백성을 편히 하였으며, 예절에 감동하여 따르며 위풍을 받들지 않는 이 없었었는데, 지금 혼자의 처소에서 무엇을 생각합니까?”
우타야는 왕에게 대답하였다.
“세존께서는 공(空)이어서 괴로움과 즐거움은 참이 아니고 존재하는 것은 다한다 함을 생각하셨으므로, 정신이 고요하여 함이 없으십니다.”
019_0484_a_13L王問憂陁吾子在國思陳正治助吾安民動順禮節莫不承風今者獨處思憶何等憂陁答王世尊惟空苦樂非眞有者歸盡神靜無爲
왕은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재변이로다. 실달아, 온갖 것이 모두 존재하거늘 너는 어째서 없다고 말하느냐. 그러지 말라. 사람들과 원수가 되리라.”
그러자 우타야는 왕에게 말하였다.
“바로 슬기로운 사람을 천하에 가득히 채우고는 사람마다 백 개의 머리가 있게 하고 머리마다 백 개의 혀가 있게 하고서 혀마다 백 가지 이치를 풀이하게 한다 하면 이 사람의 수를 합쳐 놓고 여래를 칭찬하되 겁이 다할 때까지 하여도 그 덕을 널리 다 말하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제가 말하는 것이겠습니까. 억분의 일도 못됩니다. 오직 부처님과 부처님들만이 그 덕을 비로소 드러내십니다.”
019_0484_a_16L王聞是言災矣悉達一切皆有汝何言無反矣悉達與人爲讎憂陁白王正使智人滿於天下人有百頭頭有百舌舌解百義合此人數稱讚如來彌盡竟劫不宣其德況我所說億不及一唯佛與佛其德乃彰
019_0484_b_01L왕은 말하였다.
“거룩하십니다. 부처님께서는 오신다 합니까? 어느 날쯤 도착하실 수 있습니까?”
우타야는 왕에게 말하였다.
“7일 후에 도착하실 것입니다.”
그러자 왕은 크게 기뻐하며 즉시 신하들에게 칙명하였다.
“나는 부처님을 영접하리라. 인도하고 따르는 거둥할 때의 행렬은 한결같이 전륜성왕의 출입하는 법칙에 준하라.”
편편하게 도로를 다스리고 향즙을 땅에 뿌리며 성중이거나 거리에 모두 당기ㆍ번기를 세우고 그 닦고 다스리는 것에 빛이 나게 꾸미기를 다 마땅히 하고는, 수레와 말과 따르는 사람들을 40리까지 지경을 짓게 하였다.
019_0484_a_22L王言善哉佛當來不何日能至憂陁白言七日當至王大歡喜卽勅群臣吾當迎佛導從鹵簿壹准聖王出入法則平治道路香汁灑地城中街巷盡豎幢幡其所修治光飾盡宜人從限四十里
그 날 세존께서는 죽원정사에서 일어나 비구승 1,250인과 함께 계셨는데, 거룩함에 감동하여 여러 하늘들이 모시고 따르는지라 사이(舍夷)에 들어가시기 시작하셨다.
길을 가시다가 아루나(阿樓那)라는 하나의 물 위 언덕을 건너서는 신통으로 비추어 살펴보시매, 조달(調達:데바닷타)이 나쁜 마음을 속에서 일으키므로 반드시 깨우치기 어려울 것을 아시고 마땅히 신족을 나타내어 그를 믿고 항복되게 하리라 하면서, 곧 허공을 올라가시어 땅에서 일곱 길을 떨어졌는데도 발을 마치 땅을 밟듯 하셨는데 그 실은 공중에 계셨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기 수레와 말이며 다섯 빛깔로 꾸며진 고운 것을 보라. 바로 하늘 제석이 유람을 나가는 때와 비슷하구나.”
019_0484_b_05L其日世尊起於竹園與比丘僧千二百五十人俱威神感動諸天侍始入舍夷路由一水名阿樓那水上岸神通照察深知調達惡心內必難開化當現神足令其信伏升虛空去地七仞足若蹈地其實在佛告比丘見彼車馬五色嚴麗正似天帝出遊觀時
그때 뭇 사람들이 부처님과 스님들을 보니, 발은 그 땅을 밟는데도 쳐다볼수록 발자국은 공중에 있었는데 위에서 점차로 내려오시자 바로 마중 나가서 있는 데까지 닿으며 사람들의 머리가 가지런해졌으므로, 억세서 복종하지 못할 이들도 귀명하였고 머리를 조아렸지만 오직 조달 혼자만은 나쁜 생각을 일으키면서, ‘태자가 도를 배운다 하면서 다만 요술만을 부려서 사람들을 이렇게 미혹시키는구나. 나도 요술을 부려서 널리 뭇 사람들을 교화하겠다’고 하였다.
019_0484_b_12L爾時衆人見佛及僧足步其地仰觀足迹處在空中於上稍正至迎次與人頭齊剛强靡伏歸命和南唯有調達獨興惡念子行學但作幻術惑人如是吾亦當復作廣化衆人
이에 부왕은 멀리서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 사랑과 공경이 엇섞였는데, 첫째는 도를 공경함이요, 둘째는 아들을 사랑함이 그것이었다.
곧 코끼리 수레에서 내리며 칼을 풀고 일산을 물리치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부처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하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태어날 때 인연이며 복과 덕으로
상서로운 감응이 서른두 가지일 때와
나무가 기울자 공경하며 조아린 때와
도가 이뤄져서 지금 것까지 세 번을 절하노라.
019_0484_b_17L於是父王遙見佛來敬交至--一者敬道二者愛子--卽下象解劍卻蓋涕淚趣佛頭首禮足頌讚曰
生時緣福德
瑞應三十二
樹傾敬稽首
道成今三禮
019_0484_c_01L
이에 부왕은 게송으로 부처님께 물었다.

태자는 본래 나의 집에 있을 적엔
보배 수레[寶車]라는 코끼리를 탔었거늘
이제는 발로써 땅을 밟으니
그 고통을 어떻게 견딜 수가 있느냐.
019_0484_b_22L於是父王以偈問佛
子本在吾家
駕象名寶車
今者足蹈地
是苦安可堪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수레와 말은 나고 죽음의 탈 것이라
위험한데 어찌 오래갈 수 있으리까.
다섯 가지 신통을 타고 달리면
가는 데에 한계나 걸림이 없습니다.
019_0484_c_02L爾時世尊以偈答曰
車馬生死乘
危嶮安可久
參駕五通馳
所至無限㝵

이에 부왕은 게송으로 부처님께 물었다.

본래 7보의 옷을 입었기에
진기하고 아름다워 매우 고왔었는데
머리 깎고 누더기를 입고 있으니
어떻게 부끄럽다 하지 않으리.
019_0484_c_05L本著七寶衣
珍妙甚雅好
剃頭被納服
如何不羞恥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부끄러움[慨愧]으로써 의복을 삼았기에
세속 옷은 먼지와 때만 더합니다.
법의(法衣)야말로 참된 분의 옷이며
마음을 쉬었기에 여래라 부릅니다.
019_0484_c_06L慚愧爲衣服
世衣增塵垢
法衣眞人服
息心名如來

이에 부왕은 게송으로 부처님께 물었다.

본래는 금과 은의 그릇을 썼으므로
여러 맛이 매우 향기롭고 좋았는데
지금은 다니면서 밥을 비니
거칠고 나쁜 것이 어찌 삼켜지더냐.
019_0484_c_07L本用金銀器
衆味甚香美
今者行乞食
麤惡安可咽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법의 맛이 도의 음식이 됐는지라
굶주림은 이제 이미 없앴거니와
세상을 가엾이 여겨 짐짓 걸식하면서
발우를 가지고 중생들을 복되게 합니다.
019_0484_c_09L法味爲道食
飢渴今已除
哀世故行乞
持鉢福衆生

이에 부왕은 게송으로 부처님께 물었다.

본래 따로 지은 궁중에 있으면서
뭇 궁중 기녀들이 모시고 지켰는데
혼자 산과 나무의 사이에 있으면서
어떻게 무섭다 하지 않겠느냐.
019_0484_c_10L本處別宮中
衆宮妓侍衛
獨在山樹閒
如何不恐懼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나고 죽음의 두려움을 없애서
이제는 이미 본래 없음[本無]에 들었으며
근심 없고 기쁘다는 생각이 없으므로
있는 데가 도량(道場)이라 이름합니다.
019_0484_c_11L生死恐畏除
今已入本無
無憂無喜想
所止名道場

이에 부왕은 게송으로 부처님께 물었다.

본래 우리 집에 있을 때에는
목욕을 하는 데는 향즙이었는데
산과 나무들 사이에 살면서는
어떠한 물건으로 몸의 때를 씻었느냐.
019_0484_c_13L本在我家時
澡浴名香汁
處於山樹閒
何物洗身垢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도의 갈무리[道藏]를 목욕 못으로 삼아서
선정의 물로써 그 못에 채워서는
목욕하고 이미 3독(毒)을 다했으며
3달지(達智)로 상쾌하기 짝 없습니다.
019_0484_c_14L道藏爲浴池
正水滿其淵
浴已三毒盡
三達快無雙

이에 부왕은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왕의 동산에 나아가게 하고 영원한 정사를 만들었으므로 부처님께서는 왕의 뜻을 받아들여 곧 정사에 들어가서 니구류(尼拘類) 나무 아래 앉아 널리 교법을 말씀하시어 7일 동안 게으르지 않으셨는데, 듣는 이들은 기뻐하며 그 중에는 대승을 내는 이도 있고 벽지불의 행을 좋아하는 이도 있으며, 아라한의 뜻을 내는 이도 있고 사문이 되는 이도 있어서 저마다 내는 마음을 따라서 행하는 대로 얻었다.
019_0484_c_15L於是父王請佛及僧令詣王園永爲精舍佛受王意便入精舍坐尼拘類樹下廣說教法七日不懈聽者歡喜中有發大乘者有樂辟支佛行者發羅漢意者有作沙門者各隨發心如行所得
019_0485_a_01L성안의 여인네들이 저마다 선한 생각을 내어 슬피 울면서 스스로를 꾸짖었다.
“남자의 복과 덕으로는 홀로 부처님을 뵈올 수 있으나 우리들은 죄의 폐단으로 법의 맛을 맛보지 못하니 어찌 이렇게 괴로울까?”
부처님께서는 여인들의 온갖 생각들을 아시고 찬탄하셨다.
“장하구나. 이에 좋은 마음을 내어 법을 듣고 싶어하니, 참으로 괴로움을 제도할 수 있으리라.”
019_0484_c_21L城內母人各生善念悲泣自責世尊還國男子福德獨得見佛我等罪蔽不服法味何苦如是佛知母人一切心念讚言善哉乃生好心願樂聞法眞得度苦
부처님께서는 곧 왕에게 말씀하셨다.
“법의 일어남도 만나기 어렵고 도의 가르침도 얻기 어려우니, 나라 안의 여러 여인들로서 법을 듣고 싶어하는 이는 나와서 듣고 받게 되도록 칙명하셔야겠습니다.”
그러자 왕은 즉시 널리 칙령하여 부처님을 보고 싶어하는 일들은 듣게 하였더니, 성 안의 여인네들은 모두 기뻐하며 함께 나와서 부처님에게 나아가 예배하기를 마치고는 물러나 섰다. 이에 세존께서는 알맞게 법을 말씀하셨으므로 저마다 깨달아 알고서 법의 눈을 얻었으며, 왕과 신민들은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019_0485_a_02L佛便語王法興難値道教難得可勅國內諸母人輩樂聞法者使出聽受王卽宣令欲見佛者聽城內母人咸喜俱出詣佛禮訖而卻住於是世尊如應說法各解了逮得法眼王及臣民歡喜禮佛而退
이때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사이국(舍夷國) 안에 남녀로서 어른이거나 어린이거나 간에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마음에 생각하는 대로 저마다 그 수기(授記)를 얻었사온데, 부왕께서는 함께 들었는데도 수기를 얻지 못하옵니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부왕의 은혜와 사랑이 아직 쉬지 못하여 아버지와 아들로서 서로 대접하며 공경하는 마음이 아직 온전하지 못하니, 그 때문에 얻지 못하느니라.”
019_0485_a_08L是時諸比丘白佛言舍夷國內女長幼聞佛說法如心所念各得其父王俱聽不記所得佛告比丘王恩愛未息父子相待敬心未全故不得
다음 날 아침에 여래께서는 오직 목련만을 데리고 왕궁에 나아가 전각에 올라 앉으셨다.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명하셨다.
“너의 도력을 나타내라.”
목련은 분부를 받고 허공으로 날아올라서 나왔다가 없어지기를 일곱 번하고 몸에서 물과 불을 내며 위로부터 내려오면서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좌측에서 모셨다.
019_0485_a_12L明旦如來唯將目連往詣王上殿而坐佛勅目連現汝道力連受教飛升虛空出沒七反身出水從上來下前禮佛足卻侍於左
부왕은 변화를 보고, 마음과 뜻이 풀리고 기뻐하며 은혜와 사랑이 끊어지고 없어졌으므로 공경하는 마음을 속으로 내면서 일어나 나아가서 부처님께 예배하고는 말하였다.
“매우 거룩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제자의 공덕이 오히려 그러하거늘, 여래의 거룩한 덕이겠습니까.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곧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었다.
019_0485_a_15L王見變心意解悅恩愛斷滅敬心內起前禮佛甚善世尊弟子功德尚乃爾如來威德難可度量便發無上正眞道意
019_0485_b_01L이때 부왕은 부처님의 처소에 나아갈 때마다 가섭 등 천(千) 명의 형체가 지극히 남루함을 보고 매양 마음이 편치 못하였으므로, ‘이들 비구들이 비록 마음은 깨끗하다 하더라도 겉의 용모가 없다. 마땅히 종실(宗室)에서 함이 없음[無爲]을 즐기는 이들을 권하여 사문이 되게 하되, 단정한 이들을 고르리라’ 하고, 즉시 명령하여 종족들에게 다음 날 전각에 모이게 하자 명령을 받고 이르렀으므로, 왕은 종실들에게 말하였다.
“아이(阿夷)가 상을 보고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출가하지 않으시면 당연히 성왕이 되어 사천하의 임금이 되고 좌우의 수종은 단정한 이들을 거느리리라’고 하였거니와 이제 여러 제자들은 볼 모습이 없으니, 이제 도가 있고 거동과 용모가 만족한 이를 예를 갖추어 초빙하여 승가의 수를 채워 세존을 빛나게 하려 하노라.”
그러자 모두가 말하였다.
“아주 좋나이다.”
명령을 듣고 기뻐하면서 물러나 차려 갖추기를 원하였다가 7일 만에 갔었다.
019_0485_a_19L是時父王每詣佛所迦葉等千人形體至陋每心不平此等比丘雖復心精無表容貌當勸宗室樂無爲者令作沙門擇取端政卽令宗族明日會殿受令卽到王告宗室阿夷相言佛不出家當作聖王四天下左右侍從率當端政今諸弟子類無姿觀今欲禮娉有道儀容足充備僧數光暉世尊咸言大善令歡喜乞退嚴辦七日乃行
조달은 곧 가는 이들에게 말하였다.
“우리들 왕족의 자제들이 이제 세상의 영화를 버리고 집을 떠나 도에서 거처하려고 의복의 장식을 정돈하였으니, 세상에서 제일 미묘하도다. 코끼리와 말과 탈 것의 값은 만금(萬金)어치구나.”
그리고는 그 날에 차리고 나오자 구경하는 이들은 길을 메웠는데, 조달의 관과 머리싸개가 저절로 땅에 떨어지고, 구화리(衢和離)가 타고 있던 코끼리는 네 다리를 땅에 대고 새의 울음을 울었으므로, 서로가 점을 치며 말하였다.
“다른 이들은 모두 도를 얻겠거니와 두 사람은 불길하리라.”
그러면서 다 같이 부처님에게 나아가 모두 사문이 되었는데, 억센 이도 항복하여 즐거이 받지 않음이 없었다.
019_0485_b_05L調達便告行者吾等王者子弟今棄世榮家居道整頓服飾極世之妙價直萬金其日嚴出觀者塡路調達冠幘自然墮地衢和離身所乘象馬四腳布地而作鳥鳴相互占曰餘皆得道二人不吉俱詣佛所悉作沙門剛强降伏莫不樂受
中本起經卷上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