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511_a_01L폐마시목련경(弊魔試目連經)
-일명 마요란경(魔繞亂經)이라고도 한다.-
019_0511_a_01L弊魔試目連經 一名魔嬈亂經
오(吳) 월지국(月支國) 거사 지겸(支謙) 한역
019_0511_a_02L 吳月支國居士支謙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9_0511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분기국(焚祇國) 묘화산(妙華山) 공구(恐懼) 부락 사슴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현자(賢者) 대목건련(大目乾連)은 어둔 밤에 거닐다가 평탄한 길을 거닐어 돌아왔다. 그 때에 악마는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스스로 철경(徹景)으로 화(化)해 목건련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현자 대목건련은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내 배는 무엇 때문에 우레 소리를 내며, 마치 주린 사람이 무거운 짐을 진 것 같은가. 나는 방에 들어가 삼매(三昧)에 바로 들어 그 원인을 관찰하리라.’
그리고는 곧 방에 들어가 삼매에 들어 그 몸을 관(觀)하였다. 그리하여 악마가 철경(徹景)으로 화해 뱃속에 들어 있는 것을 보고 곧 말하였다.
“악마야, 어서 나오라. 여래와 그 제자를 희롱하지 말라. 장차 긴 밤 동안 고통을 받아 편안하지 못하고, 나쁜 곳에 떨어지리라.”
019_0511_a_04L一時佛遊於焚祇國妙華山恐懼聚鹿苑中爾時賢者大目乾連夜於冥中經行由於平路經行往返於時弊魔往詣佛所自化徹景入目連腹中賢者大目乾連吾腹何故而作雷鳴猶如飢人而負重擔吾將入室正受三昧觀察其源於是目連卽入其室三昧觀身卽時睹見弊魔作化徹景入其腹中卽謂之曰弊魔出且出莫嬈如來及其弟子將無長夜獲苦不安墜于惡趣
악마는 생각하였다.
‘이제 이 사문은 일찍이 나를 보지도 못하였고 또한 나를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거짓말을 지어 ≺악마야, 어서 나오라. 여래와 그 제자를 희롱하지 말라. 장차 긴 밤 동안 고통을 받아 편안하지 않으리라≻고 한다. 바로 그 스승인 큰 성인 세존도 나를 알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그 제자이랴.’
019_0511_a_14L魔心念言此沙門未會見我亦不知我撗造妄弊魔且出且出勿嬈如來及其弟將無長夜獲苦不安正使其師大聖世尊尚不知吾況其弟子
목건련은 말하였다.
“나는 네가 지금 마음에 생각하는 것을 안다. 곧 ‘그 스승인 큰 성인도 나를 알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그 제자로서 내가 있는 곳을 알랴’하는구나.”
악마는 두려워하면서 ‘이 사문은 이미 나를 알았구나’ 하고, 곧 몸으로 화해 나와 그 앞에 섰다. 목건련은 악마에게 말하였다.
019_0511_a_18L目連報吾復知復知卿今心所念其師大聖尚不能知況其弟子知吾所在耶魔卽恐懼今此沙門已覺我矣卽化徹身出住其前
019_0511_b_01L“나는 먼 과거 구루진(拘樓秦)부처님 때에 진한(瞋恨)이라는 악마였었고, 내게 누이가 있어 그 이름을 암흑(黤黑)이라 하였는데, 그 때에 너는 그녀의 아들이었으니, 그러므로 나는 네가 내 생질(甥姪)인 줄을 안다. 그 때에 부처가 있어 세상에 나왔으니, 이름은 구루진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이었고, 그에게 두 제자가 있었으니, 첫째는 홍음(洪音)이요, 둘째는 지상(知想)이었는데, 그들은 가장 높고 제일 어질고 현명해 따를 이가 없었느니라. 무슨 까닭으로 그 현자(賢者) 이름을 홍음(洪音)이라 하였던가. 그가 범천에 머무르면서 큰 소리를 치면 삼천대천세계에 들렸기 때문이다. 무슨 까닭으로 그 현자 이름을 지상(知想)이라 하였던가. 혹 그가 한적한 곳이나 나무 밑이나 넓은 벌판에 앉아 조각상처럼 삼매에 들어 있으면, 염소 치는 사람ㆍ소 먹이는 사람ㆍ나무꾼ㆍ농부ㆍ길 가는 사람들은 그를 보고 ‘여기서 죽었으니 우리는 각기 섶이나 풀을 지고 와서 화장(火葬)하자’고 말하고, 그 말대로 곧 화장하였었다.
019_0511_a_22L目連告魔乃往過去久遠之世拘樓秦佛時我曾爲魔曰瞋恨吾有一姊名曰黤黑爾時汝爲作子以是知之是吾姊子爾時有佛出于世閒號拘樓秦如來至眞正覺有二弟子一曰洪音二曰知想最尊第一仁賢難及何故賢者名曰洪音住於梵天謦揚大聲聞于三千大千世界何故賢者名知想若處閑坐於樹下曠野山中如其色像三昧正受牧羊牧牛擔薪負草田居行見之如此各相謂言於此命過等各各輦薪負草共蛇維之如其所卽共蛇維
지상 비구는 삼매에서 일어나 옷에 묻은 먼지와 재를 털어버리고, 다시 가사를 바로 입고 발우를 들고, 성안의 도시나 부락으로 들어가 밥을 빌었다. 소 먹이는 사람ㆍ염소 치는 사람ㆍ나무꾼들은 모두 놀라 서로 말하기를 ‘우리는 넓은 벌판 한적한 곳에서, 나무 밑에 앉은 이 비구를 보매, 숨을 쉬지 않기에 죽었다 하고, 나무를 쌓아 화장하였다’고 하였으므로 그 지상을 오늘에는 상식(想識)이라 하느니라.”
019_0511_b_13L知想比丘從三昧起迅衣服去其埃灰更整法服持鉢入城國邑聚落而行分衛牧牛羊者負薪草人心懷驚愕各各相謂吾在曠野閑居見此比丘坐於樹下而不喘謂之命過共積薪草而蛇維之者知想以是之故曰想識
019_0511_c_01L이에 진에(瞋恚) 악마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이런 사문들은 계를 지켜 잠자코 소리 없이 생각에 잠긴다고 스스로 말하지만 마치 개나 고양이가 쥐를 잡으려고 꼼짝 않고 있다가 쥐가 나오면 곧 잡는 것처럼, 사문의 선사(禪思)도 또한 그와 같구나. 또 왜가리나 학이 고기를 잡으려고 잠자코 소리를 죽이고 생각에 잠겼다가, 고기가 나오면 곧 삼키는 것처럼, 이 사문들도 또한 그와 같아서, 생각에 잠기고 생각을 오로지하여 구하는 것이 있었던 것이다. 또 큰 나귀가 낮에는 무거운 짐을 지다가 밤이 되어 극히 피로하고 굶주리고 목 마르면, 오로지 음식 얻기를 생각하는 것처럼 이 사문들도 또한 그와 같구나.’
019_0511_b_19L於是瞋恚魔心自念言此輩沙門自謂持戒然默聲思惟而行譬如狗猫思欲捕靜然不動鼠出卽搏沙門禪思亦復如是譬如鶬鶴而欲捕魚默靜聲潛思魚出則吞諸沙門等亦復如是潛思惟念專有所求譬如大驢晝負重馱至夜疲極飢渴潛思欲得食飮諸沙門等亦復如是
019_0512_a_01L그 때에 악마는 또 가만히 생각하였다.
‘나는 차라리 이 나라의 장자나 범지(梵志)로 변해서, 저 계를 지키는 사문 도인(道人)들을 붙잡아, 매를 치고 꾸짖으며 옷을 찢고 발우를 깨며 머리를 부수어, 그들이 성을 내면, 나는 그것을 인해 그 틈을 얻으리라.’
그는 이내 그 생각대로, 곧 그 나라의 장자와 범지로 변해서, 계를 지키고 법을 받드는 여러 사문들을 붙잡아, 매를 치고 꾸짖으며 발우를 깨고 머리를 부수며 그 옷을 찢으면서 말하였다.
“이 사문들은 고양이가 쥐를 잡는 듯, 학이 고기를 삼키듯 하며, 또 솔개나 올빼미가 나무에서 쥐를 잡는 것처럼, 이 사문들의 좌선(坐禪)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이 나귀가 주리고 피로한 것 같구나.”
이 때에 비구들은 모두 비방과 욕을 당하자, 머리를 숙이고 구루진부처님 계신 곳으로 바로 갔다. 부처님은 4부(部) 대중들과 하늘ㆍ용ㆍ귀신들을 위해 경전의 도(道)를 말씀하시다가, 여러 비구들이 비방과 욕을 당하고 오는 것을 보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지금 진한 악마는 이 나라 장자와 범지로 변해서 계를 지키고 법을 받드는 사문들을 붙잡아 매를 치고 꾸짖으며, 머리를 부수고 발우를 깨며 그 옷을 찢음으로써, 사문의 마음이 변해 원망하고 성내게 하여, 그것으로 인해 틈을 얻어 도를 이루지 못하게 하고 있다. 너희들은 여기서 사랑하는 마음ㆍ슬퍼하는 마음ㆍ기뻐하는 마음ㆍ보호하는 마음의 네 가지를 가져, 원한을 품지 말고 성내는 마음을 내지 않아, 넓고 크고 한량없이 끝없는 시방(十方)을 두루 편안하게 하여, 비록 너희들의 틈을 얻으려 하나 마침내 얻지 못하게 하라.”
비구들은 분부를 받고, 한적하고 넓은 벌판에 있으면서 한마음으로 좌선(坐禪)하고, 네 가지 평등한 마음을 행하여, 뜻에 더하고 덜함이 없었다. 그래서 진에 악마는 아무리 계를 가지고 법을 받드는 사문들의 틈을 엿보았으나 마침내 얻지 못하였다.
019_0511_c_04L魔心念我寧可化於此國土長者梵志取諸持戒沙門道人撾捶罵詈裂衣破鉢破頭令起瞋恚吾因是緣得其方便尋如所念卽化國中長者梵志取諸沙門持戒奉法撾捶罵詈壞鉢破頭裂其被服此諸沙門如猫捕鼠如鶴吞魚譬如鴟梟於樹閒捕諸沙門坐禪亦復如是如驢飢疲時諸比丘皆被毀辱低頭直行至拘樓秦佛所佛爲四輩天龍鬼神廣說經道見諸比丘被毀辱來告諸比丘比丘今瞋恨魔化諸國中長者梵志諸持戒奉法沙門撾捶罵詈破頭壞裂其衣服令心變恨起瞋恚意以是緣得其方便使道不成爾等於當行四等不懷怨結瞋恨心廣大難限普安無邊等于十雖求汝便終不能得比丘受敎在閑居曠野一心禪思行四等心意無增減時瞋恚魔雖求持戒奉法沙門之便永不能得
그 때에 장자와 바라문들은 악마의 시킴을 받아, 계를 가지고 법을 받드는 사문들을 비방하고 욕하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고통과 번민과 고문이 있는 나쁜 곳에 떨어졌다. 그들이 지옥에서 화신(化身)을 받은 것은 마치 넓고 큼이 넓은 벌판과 같은 큰 나무 같았는데, 불타는 쇠땅에 있어 알몸에다 눈을 빼었다. 그들은 제각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우리들은 복이 엷어 사납고 악독하여 계를 지키고 법을 받드는 사문들을 붙잡아 비방하고 욕하고 꾸짖었다. 우리들은 지금 귀의하려고 하나, 슬프구나. 그 계를 가지고 법을 받는 사문을 보거나, 그 방편을 찾아 인연으로 서로 보려고 하여도 될 수 없구나. 이미 스스로 지어 스스로 그 재앙을 받으니, 앉아서 악마의 시킴을 따랐기 때문에 우리 몸을 보호하지 못한다.”
019_0512_a_02L爾時長者梵志從受魔敎毀辱持戒奉法沙門壽終之後皆歸惡趣懃苦瘦惱考掠之處地獄中受其化身譬如大樹其廣大如大曠野在燒鐵地裸形自投各自謂言吾等薄祐殃暴弊惡乃取持戒奉法沙門毀辱罵詈吾等於此歸命呼嗟不能得見持戒奉法沙門欲求其便因緣相見已自造此自獲其殃坐隨魔敎不能護身
019_0512_b_01L그 때에 진에 악마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이 방편으로 계를 지키는 여러 사문들의 틈을 엿보았으나 마침내 얻지 못하였다. 이제는 행동을 바꾸어 장자와 범지로 변해, 계를 가지는 사문에게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으로 공양하고 받들어 모시어, 그 공양을 탐내게 하고, 이 인연으로 나는 그 틈을 엿보리라.’
그리고는 이내 그 계획과 같이 곧 그 나라의 장자와 범지로 변해, 사람들이 다니는 길 네거리나 혹은 길 모퉁이에서, 계를 지키는 사문 도인을 보면, 머리털을 풀어 땅에 펴어 그 위로 가게 하고, 모두 말로 칭송하기를 “계를 지키는 사문은 몸을 닦아 부지런히 행하였으니 참으로 만나기 어렵습니다. 내 머리털을 밟아 우리들로 하여금 오래도록 한량없는 복을 받게 하소서” 하였다. 또 옷을 가지고 그곳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땅에 대고 “가엾이 여기시어 이 옷을 받아 주소서”라고 하였고, 또 광주리에 많은 음식을 담아 정사(精舍)로 가기도 하며, 또 거리나 마을 어귀에서 훌륭한 공양을 올리면서 “계를 가지는 사문님들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습니다. 원컨대 이 공양을 받아 우리들로 하여금 오래도록 한량없는 복을 받게 하소서”라고도 하였다.
019_0512_a_11L爾時瞋恚魔心自念言因是方便諸沙門持戒人便永不能得必當變化諸長者梵志供養奉侍持戒沙衣被飯食牀臥醫藥使貪供養是之緣吾得其便尋如其計卽化國中長者梵志所在行路四徼道中在街曲見諸持戒沙門道人布髮著地令行其上皆口稱曰持戒沙門身懃行難値難遇唯蹈吾髮使我長夜得福無量持擎衣服往造其所首長跪願見愍傷受此衣服笥籢盛詣就精舍若街巷里頭供奉上供持戒沙門難値難遇願受此供使我長夜得福無量
혹은 안거나 부축하거나 업거나 수레에 태워 자기 집으로 돌아가 좋은 자리에 앉히고, 여러 가지 음식ㆍ의복ㆍ가사와 금ㆍ은 따위의 일곱 가지 보물을 내어 그 앞에 놓고, 무릎을 땅에 대고, “계를 가지는 사문들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습니다. 원컨대 이 공양을 받으소서. 또 가엾이 여기시고 마음대로 쓰시어, 우리들로 하여금 오래도록 한량없는 복을 받게 하소서”라고 하였다.
019_0512_b_02L抱之擎之若負擔之輿之歸於其舍坐著好牀出諸飯食衣服袈裟金銀七寶而著其前跪白曰持戒沙門難値難見願受此唯見愍傷恣意所欲使我長夜得福無量
이 때에 구루진부처님은 4부 대중들과 하늘ㆍ용ㆍ귀신들을 위해 설법하시다가, 계를 지키는 여러 사문 도사들이 여러 장자와 범지들의 공양하고 섬김의 한량이 없는 것을 보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진에 악마는 장자와 범지로 변하여, 계를 지키는 사문 도사들에게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을 공양하되, 마음대로 쓰게 하고, 그 공양에 집착하게 하여, 그는 그 인연으로 틈을 얻어 그 착한 마음을 부수고 도를 이루지 못하게 하고 있다. 너희들은 할 수 있는 대로 한적한 곳이나 바위나 넓은 벌판에서, 모든 만물은 무상(無常)한 것이니, 비록 옷을 입고 밥을 먹더라도 탐하고 즐겨하지 말고, 고통이요 공(空)이요 내 몸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악마가 비록 그 틈을 얻으려 하나 마침내 얻지 못할 것이다.”
여러 비구들은 곧 구루진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의 가르침을 받아 법대로 행하였으므로, 악마는 비록 그 틈을 얻으려 하였으나 마침내 얻지 못하였다.
019_0512_b_07L時拘樓秦佛爲諸四輩諸天龍神見諸持戒沙門道士爲諸長者梵志所見供養敬事無量告諸比丘今瞋恚魔化諸長者梵志使供養持戒沙門道士衣被飯食牀臥醫藥意所欲使著供養吾因是緣得其方便壞其善心使道不成汝等所由閑居巖處曠野念諸萬物所在無常雖著衣食莫以貪樂苦空非身魔雖求便終不能得諸比丘卽受拘樓秦如來至眞等正覺敎行之如法魔雖求便永不能得
그리고 악마의 시킴을 받은 장자와 범지들은 계를 지키는 사문들을 공양한 공덕으로 말미암아 모두 천상에 태어난 뒤에, 제각기 다음과 같이 가만히 생각하였다.
‘우리는 법을 받드는 사문을 공양하고, 계를 지키기를 청정히 하였으므로 스스로 이 복을 얻었고, 다른 사람이나 하늘이 준 것은 아니다.’
019_0512_b_18L魔所敎化長者梵志使令供養持戒沙門由此之德皆生天上生天上已各心念言吾等供養奉法沙門持戒淸淨自獲是福不由他人非天所與
019_0512_c_01L그 때에 구루진 부처ㆍ여래ㆍ지진ㆍ등정각은 공양을 마치고, 날이 저물어 큰 제자 홍음과 함께 시골에 유행하고 계셨다. 그 때에 악마는 큰 용맹스런 사람으로 변해, 손에 큰 몽둥이를 들고 길가에 서 있다가, 가만히 몽둥이를 들어 홍음의 머리를 치니, 깨어진 머리에서 피가 쏟아져 질펀하였다. 그 때에 벽대(辟䨴)는 세존 뒤에서 그림자처럼 따르다가 잠자코 말이 없었다. 때에 구루진여래 끝없는 큰 성인[拘樓秦如來無極大聖]은 돌아보고 탄식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진에 악마는 절제할 줄 모르고 큰 죄를 지었구나.”
019_0512_b_22L爾時拘樓秦佛如來至眞等正覺食之後以日昳時與大弟子洪音俱行遊於郡縣於時弊魔化作大人爲勇猛士手執大棒住于道側竊擧大棒擊洪音頭破頭灑血其血流離時辟䨴在世尊後如影隨形默聲無時拘樓秦如來無極大聖還顧歎口演此言今瞋恚魔不知節限所造大過
이 때에 진에 악마는 곧 현재의 그 몸으로 지옥에 떨어져 뒹굴기를, 마치 물고기나 올챙이가 물에서 나와 육지에 있는 것 같았다. 또 마치 소의 껍질을 산 채로 벗기면 땅에서 뒹굴어 그 고통이 말할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때의 악마 파순(波旬)이 지옥에서 뒹구는 고통은 그보다 억천만 배나 더하였다. 마치 사람이 미친 병에 걸려 달아나도 편안한 곳이 없는 것처럼, 악마 파순이 큰 지옥에 떨어진 고통은 한량이 없었다. 이 때에 지옥 옥졸이 그에게 가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대는 알고 싶은가, 혹 한 산 가지[籌]가 있어 새 한 마리를 날리면 십천만 년을 지내는 줄을 알라. 이와 같은 비유도 한량이 없다. 악마여, 내가 지옥에 있을 숫자도 그와 같은데, 그 뒤에야 이 큰 지옥에서 나갈 것이요, 거기서 다시 2만 년 동안 재앙을 만날 것이다.”
019_0512_c_08L時瞋恚魔卽以此身墮沒地獄宛轉地獄如魚蝌蚪出水在於陸地譬如生剝牛皮宛轉在地痛不可言時魔波旬在於地獄宛轉毒痛又過於此億千萬倍譬若如人身得狂病走不安處時魔波旬墮大地獄苦痛無量時泥犂傍往語之言子欲知之若有一籌一鳥飛現知過十千萬歲如是之比亦復難限弊魔吾在地獄壽數如是然後乃從大地獄出更復遭厄二萬餘歲爾時弊魔甚大愁毒
그 때에 악마는 매우 근심하였고, 부처님께서는 목건련을 위해 이런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9_0512_c_18L佛爲目連說此偈言
진에 악마의 그 죄를 받던
그 지옥은 어떤 종류이던가.
구루진부처님 때
중생과 또 그 제자로 변화하다가
019_0512_c_19L瞋魔所受罪
其地獄何類
拘樓秦佛時
化衆及弟子
받아야 할 근심과 고통
그리고 갖가지의 고문을 당하였으니
불은 일어 그 몸을 저절로 불사르고
그 불꽃은 얼굴을 두루하였네.
019_0512_c_21L所可受患惱
一切見考治
火然自燒身
其㷿而繞形
진에 악마가 있던
그 지옥은 이러하였으니
구루진부처님 때
큰 제자 홍음은
019_0512_c_22L其地獄如斯
瞋恚魔所在
拘樓秦佛時
洪音大弟子
019_0513_a_01L비록 부처님 앞에 있었고
비구 무리들을 관찰했지만
어떤 인연을 따라 죄를 받으매
그것들은 어느새 흔들렸거니
019_0512_c_23L假使在佛前
及觀比丘衆
因由緣受罪
斯須得動擾
비록 기쁘고 좋은 모양을 가진
비구나 또 부처의 제자라도
그는 반드시 이런 재앙을 받아
지극히 괴로운 데 떨어지리라.
019_0513_a_02L設有喜評相
比丘佛弟子
必當獲此殃
趣於極苦患
만일 사람이 깊은 못에 빠지면
하늘 궁전도 멀리 버리고
그 옥녀(玉女)들과 함께할 수도 없어
천상의 즐거움도 버리게 되네.
019_0513_a_03L如人投深淵
捨於天宮殿
不在玉女間
棄於天上樂
이런 이치를 깨달아 아는
비구나 또 부처의 제자들은
위태롭고 해로우며 괴로운 데서
스스로 떨쳐 일어나 자기를 벗어난다.
019_0513_a_04L其有曉了此
比丘佛弟子
自興從已出
危害墮苦患
악마여 알라, 내 이 몸은
해탈의 문을 의지했거니
하늘에 살거나 하늘 사람 아니더라도
그 이름 도리천(忉利天)에 들리느니라.
019_0513_a_06L魔當知吾身
倚於解脫門
不天處天人
忉利名聞天
비록 이런 이치를 잘 분별하는
비구나 또 부처의 제자라도
그 자신이 법 아닌 것을 범하면
그로 인해 나쁜 곳에 떨어지리라.
019_0513_a_07L假使分別此
比丘佛弟子
自身犯非法
因此歸惡趣
그는 발가락 하나로써도
가장 훌륭한 궁전을 흔들거니
이르는 곳마다 신통의 힘은
목련(目連)의 위력에 알맞거니
이런 이치를 깨달아 아는
비구나 또 부처의 제자
그 자신 스스로 일어나 섰거니
어떻게 나쁜 곳에 떨어질 수 있으리.
019_0513_a_08L其以一足指
動搖最勝宮
所處神足力
目連大感應
其有曉了此
比丘佛弟子
身自爲興立
安能墮惡趣
비록 단정하고 온갖 미묘한
좋은 모양을 가진 저 옥녀(玉女)도
비구들이 참선에 깊이 든 것을 보면
그들은 그 동산에 머무르지 않느니
019_0513_a_11L設端正有百
微妙好玉女
見比丘禪思
彼不住園觀
가령 이 이치를 잘 분별한
비구나 또 부처의 제자라도
비구가 스스로 지어 행하면
혹은 흔히 나쁜 곳에 떨어지리라.
019_0513_a_12L假使分別此
比丘佛弟子
比丘自造行
或能歸惡趣
가령 평등하게 하나로 화합하여
저 제석천에게 나아가 물었네.
‘무슨 인연으로 해탈을 얻는가.
제석천은 그 이치를 설명할 수 있는가.’
019_0513_a_14L假使等和同
詣帝釋問事
天帝爲解不
何因獲解脫
제석천왕은 곧 대답하였네.
‘그 물음을 따라 대답하리라.
만일 스스로 집착함이 없으면
그리고야 비로소 해탈 얻으리.’
019_0513_a_15L釋應時發遣
隨其所問答
若自無所著
然後得解脫
비록 이 이치를 깨달아 아는
비구나 또 부처의 제자라도
자기의 지은 바 행을 따르면
스스로 나쁜 곳에 이르게 되리.
혹 어떤 이는 범천에 가서
범천왕에게 어렵게 물었네.
‘무슨 인연으로 이런 곳을 이루어
이 범천을 세우게 되었는가.’
019_0513_a_16L假使曉了此
比丘佛弟子
隨己所作行
自到歸惡趣
或有至梵天
難問梵天王
何因致是處
得立于梵天
범천왕은 곧 대답하였네.
‘물음을 따라 대답하리라.
지금 내가 세운 이곳에 대해
일찍이 삿된 소견 가진 적 없었다.
019_0513_a_19L梵天卽答曰
隨問而發遣
今吾所立處
未曾懷邪見
이 범천에서 두루 비추는
그 광명도 타락할 때 있겠거니
내 이제 무엇이라 말해야 하리.
내 몸이라 어찌 언제나 보존하리.’
019_0513_a_20L從梵天普見
光明有退轉
吾今當何說
我身長存乎
가령 이 이치를 깨달아 아는
비구나 또 부처의 제자라도
그 자신이 법 아님을 범하면
저절로 괴로움에 돌아가리라.
019_0513_a_22L假使曉了此
比丘佛弟子
身自犯非法
自然歸勤苦
‘나는 어리석은 이 태우리라’고
그 불은 그런 생각 가지지 않지만
어리석은 이 스스로 불을 일으켜
도리어 위태로이 자기 몸을 태우네.
019_0513_a_23L其火無想念
我當燒愚癡
愚騃自興火
還自危燒身
019_0513_b_01L악마 파순아, 이 이치 알아
여래에게 대하여 조심할지니
도리어 제 몸을 위태롭게 하는 것
불이 어리석은 이 태우듯 말라.
사람들은 즐겨 온갖 악 지어
언제나 자기 몸을 위하면서
죽음이 닥쳐와도 깨닫지 못하지만
끝내 비구들은 희롱하지 못하거니
019_0513_b_01L波旬當解此
用意向如來
還自危其身
如火燒癡人
人憙爲衆惡
長夜爲己身
命來不自覺
無得嬈比丘
악마여, 부디 부처님 시험 말고
그 모든 제자들을 희롱치 말라.
긴 밤 동안 언제나 편치 못하고
마지막엔 반드시 나쁜 곳에 돌아가리.
019_0513_b_04L魔愼莫試佛
無嬈諸弟子
長夜不安隱
必當歸惡趣
이에 악마는 항복하고 꿇어앉아
또 비구들을 두려워하였기에
그는 이 말을 듣고 시름에 잠기면서
어느새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네.
019_0513_b_05L於時魔降伏
坐恐比丘故
彼聞此憂愁
應時忽不現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하늘과 용과 귀신들은 모두 기뻐하였다.
019_0513_b_07L佛說如是諸天龍神莫不歡喜
弊魔試目連經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