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631_b_01L불설뇌타화라경(佛說賴吒和羅經)
019_0631_b_01L佛說賴咤和羅經

오(吳) 월지(月支) 우바새 지겸(支謙)한역
019_0631_b_02L吳月支優婆塞支謙譯



이와 같이 들었다.
019_0631_b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5백 명의 사문과 함께 구류국(拘留國)에 노니시다가 차츰 황라구타국(黃羅歐吒國)으로 가셨다.
그 나라의 백성들과 바라문과 도인들은 모두 부처님께서 자기 나라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또 부처의 공덕은 묘하고 통달하여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으며, 사람들의 마음과 그 말을 알아 맞추신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하여 불도만 얻으면 스스로 제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고 미래와 현재의 일도 미리 알며, 눈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므로 세상 사람이나 짐승들이나 곤충들이 나아가는 생사와 선악의 길을 알며, 다닐 때는 허공으로 날 수도 있고 땅 속에 들어가기도 하며, 틈이 없는 데서도 나오고 구멍이 없는 곳으로도 들어가는 등 자유로이 할 수 있다고 들었다. 또한 세상 사람들이나 짐승이나 곤충들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모두 미리 안다고 들었다.
019_0631_b_04L一時佛與五百沙門俱遊拘留國轉到黈羅歐咤國國中人民婆羅門道人皆聞佛轉遊到此國聞佛功德妙達無有貪婬瞋怒愚癡人心所言者皆中正但得佛道自知所從來生豫知去來現在之事眼能徹視知世閒人民蚑行蠕動之類所趣生死善惡之道行卽能飛能入地出無閒入無孔自在變化所作知世閒人民及蚑行蠕動之類心所念者皆豫知之
또 부처님은 스스로 그 눈과 귀와 코와 입과 몸과 마음을 제어하고, 세상에 있는 96종의 도는 어느 것이라도 불도를 따르지 못한다고 들었다.
또 부처님께서 천상과 천하 백성들을 가르치시되 마치 부모가 자식을 가르치는 것과 같아서 능히 그들로 하여금 악을 버리고 선으로 나아가게 하며, 또 천상과 천하의 백성에게 스승이 되시니 부처님이 가르치는 하늘이나 사람들은 모두 아라한 열반의 도를 얻는다고 들었다.
019_0631_b_13L佛自制眼自制耳自制鼻自制口自制自制心世閒凡九十六種道皆不及佛道佛教天上天下人民如父母教子能使去惡就善佛爲天上天下人民作師佛所教授諸天人民皆得阿羅漢泥洹道
019_0631_c_01L그리하여 온 나라 사람들은 모두 말하였다.
“부처님은 참으로 길상(吉祥)한 사람으로서 경전과 계율을 잘 설명하신다. 우리 같이 가서 그분이 얼마나 도가 높고 덕이 있는지 살펴보자.”
그래서 그 나라 사람들은 50명씩 무리를 짓거나 혹은 백 명, 혹은 5백 명씩 무리를 지어서 모두 부처님께 나아갔다. 그 중에는 부처님 앞에서 꿇어 앉는 이도 있었고, 부처님을 세 번 도는 이도 있었으며, 부처님 발에 머리를 대는 이도 있었고, 합장하는 이도 있었으며, 다만 자기 이름을 말하기만 하는 이도 있었다.
그리하여 모두 다 자리에 앉자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해 경전과 계율을 연설하셨으며, 그들은 모두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있었다.
019_0631_b_19L擧一國中人民皆言佛是吉祥之人善說經戒共往觀視其道德其國中人民或有五十人爲伴者有百人爲伴者有五百人爲伴者共行到佛所中有爲佛跪者中有繞佛三帀者中有頭面著佛足者中有叉手者中有但說姓字者人民皆坐佛爲人民說經戒人民皆叉手向佛
그 자리에 어떤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을 뢰타화라(賴吒和羅)라 하였다. 그는 그 자리에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마음 속에 간직하였다. 그는 속으로 생각하였다.
‘만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경전이나 계율과 같다면 집에 있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그러므로 집에 있으면 스스로 깨끗하지 못하여 불도를 배울 수가 없다.’
그리하여 그는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사문이 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019_0631_c_04L衆座中有一長者子名賴咤和羅座中聽佛說經以著心中賴咤和羅自思惟如佛經戒者不宜居家居家者不能自淨學佛道也自思念不如除頭髮被袈裟行作沙門
황라구타국 사람들이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경전과 계율을 듣고 모두 기뻐하면서 부처님을 세 번 돌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자 뢰타화라는 중도에 다시 부처님께 돌아가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합장하고 꿇어앉아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 경전이나 계율을 생각해 보자니 집에 있는 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집에 있으면 스스로 깨끗하지 못하여 불도를 배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사문이 되려 합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저로 하여금 사문이 되게 하소서.”
019_0631_c_09L黈羅歐咤國人民聞經戒皆歡喜繞佛三帀各自還歸賴咤和羅中道屈還到佛前爲佛作禮叉手長跪白佛言我思念佛經戒不宜居家居家者不能自淨學佛經道也意欲除頭髮鬚被袈作沙門願佛哀我令我得作沙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부모님께 알렸느냐?”
“아직 부모님께 알리지 못하였습니다.”
“모든 부처의 법에는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으면 사문이 될 수 없고 또 계율도 줄 수 없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돌아가서 부모님께 알리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제가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시면 다시 오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매우 좋다. 잘 생각해서 하여라.”
019_0631_c_15L佛言汝報父母未賴咤和羅言未報父母也佛言諸佛法父母不聽者不得作沙門亦不得與戒賴咤和羅言請歸報父母父母聽我作沙門者我當來還佛言大善自思議之
뢰타화라는 부처님께 예배하고 돌아가 부모님께 청하였다.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경전과 계율을 들어보니 집에 있는 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집에 있으면 스스로 깨끗하지 못하여 불도를 배울 수 없겠습니다. 그러므로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사문이 되겠습니다.”
019_0631_c_20L賴咤和羅卽爲佛作禮而歸到父母前我所聞佛經戒不宜居家居家者不能自淨學佛經道也意欲除頭髮被袈裟作沙門
019_0632_a_01L부모는 아들의 그런 말을 듣고 울면서 말하였다.
“우리 부부는 자식이 없어서 여러 하늘과 해와 달에 기도하고 사방에 머리를 조아리면서 간절히 아들을 구하여 우리 가문을 이으려 하였다. 우리는 항상 우리가 죽으면 가문이 끊어질까 걱정하였다. 그러다 하늘로부터 외아들인 너를 얻었고, 온 집안이 모두 사랑하고 소중히 여겨 아무리 보아도 싫증을 느끼지 않았다. 만일 네가 죽는다면 우리 부부는 네 시체를 지키고 앉아 늙으려 하였다. 그런데 지금 너는 살아서 우리를 버리려 하느냐?”
019_0632_a_01L父母聞子語聲相對啼泣言我曹夫婦少子姓禱祀諸天日月四面叩頭求哀子姓令續門戶後常恐我卒死門戶滅絕我從天得汝一子耳擧家共重愛見汝不知厭足設汝終亡我夫婦當共坐守汝屍至老今反欲生棄我曹去耶
뢰타화라는 그 부모에게 말하였다.
“만일 지금 제가 부처님께 가서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시면 저는 지금부터 절대로 음식도 먹지 않고 목욕도 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제가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시면 다행이겠으나 그렇지 않으면 저는 죽고 말 것입니다.”
그는 곧 맨땅에 누워 하루ㆍ이틀ㆍ사흘ㆍ나흘을 지내고 닷새가 되도록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019_0632_a_07L賴咤和羅語父母言如今不聽我到佛所作沙門者從今以去不復飮不復食不復沐浴今聽我作沙門者善不者當就死耳便卻委臥空地不食一日二日三日四日至五日不食
그러자 뢰타화라의 친척과 구족(九族)과 안팎들은 ‘뢰타화라가 사문이 되려고 그 부모에게 허락을 구하였으나 그 부모가 들어주지 않자 맨땅에 누워 곡식이나 일체의 마실 것을 끊은 채 닷새 동안 먹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은 모두 뢰타화라에게 가서 일어나서 목욕하고 음식을 먹으라고 타일렀다.
“네 부모가 너를 낳기 전에 여러 하늘과 해와 달에 기도하고 사방에 머리를 조아려 자식을 구하다가 마침 하나뿐인 아들 너를 얻었다. 너는 마땅히 부모를 공경하고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한다. 설령 네가 죽더라도 네 부모는 늙도록까지 네 시체를 지키고 앉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너는 살아서 이별하고 떠나려느냐?”
그러나 뢰타화라는 듣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그 부모 앞에 가서 울면서 말하였다.
“그 아이는 끝내 우리 충고를 듣지 않았습니다.”
019_0632_a_12L賴咤和羅宗親九族中外聞賴咤和羅從父母求欲作沙門父母不聽委臥空地絕穀水漿五日不食中外宗親九族皆到賴咤和羅所曉語令起沐浴飮食語賴咤和羅言汝父母未有汝時祀諸天日月四面叩頭求子姓適得汝一子耳汝當供養父母爲續門戶設汝終亡父母常欲坐守汝屍至何況欲生別離去乎賴咤和羅亦不應宗親九族皆復到父母前啼泣謂此兒終不受我諫也
019_0632_b_01L또 뢰타화라의 친한 친구들도 ‘뢰타화라는 부처님께 가서 사문이 되려 하였지만 그 부모가 들어주지 않자 맨 땅에 누워 닷새 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도 뢰타화라에게 가서 일어나서 목욕하고 음식을 먹으라고 타일렀다.
“네 부모가 너를 낳기 전에 여러 하늘과 해와 달에 기도하고 사방에 머리를 조아리면서 자식을 구하다가 마침 하나뿐인 아들 너를 얻었다. 너는 마땅히 부모를 공경하고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한다. 설령 네가 죽는다해도 네 부모는 늙도록까지 네 시체를 지키고 앉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찌 너는 살아서 이별하고 떠나려 하는가?”
그러나 뢰타화라는 듣지 않았다.
019_0632_a_23L賴咤和羅復有諸親厚知識聞賴咤和羅欲到佛所作沙門父母不聽委臥空地不飮不食五日親厚知識皆到賴咤和羅諫曉令起沐浴飮食語言父母未有汝時禱祀諸天日月四面叩頭子姓適得汝一子耳汝當供養父母爲續門戶後設汝終亡父母常欲守汝屍至老汝反欲生別離去耶賴咤和羅亦不應
친한 친구들은 다시 그 부모 앞에 가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말하였다.
“그가 사문이 되게 허락해 주십시오. 왜냐 하면 만일 그를 사문이 되게 하였다가 도닦기를 좋아한다면, 뒷날에 살아서라도 서로 만날 수 있을 것이요, 만일 그가 도닦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도를 버리고 집으로 돌아올 것이니 어떻게 하시렵니까? 그런데 지금 반대하여 헛되이 죽게 한다면 썩어 문드러지고 냄새나서 끝내 벌레나 개미떼의 밥이 될 것입니다. 지금 그는 성질이 매우 급해 꼭 죽으려고 하는 것만 같습니다.”
019_0632_b_09L親厚知識復到父母前啼泣各自拭淚語父母言宜放是子聽令作沙門所以者何如使樂道作沙門者後可生相見設不樂道者當棄道來歸當復如何乎今反空使死亡臭爛爲虫蟻作食用死人軀爲子大短氣沮欲死
그러자 그의 부모ㆍ처자ㆍ하인ㆍ친척ㆍ친구들은 모두 소리 높여 크게 울었다. 마침내 그 부모는 눈물을 닦으면서 뢰타화라에게 말하였다.
“여러 친한 친구들과 약속하라. 만일 너를 놓아 주어 사문이 되게 한다면 뒷날 너는 돌아와서 우리와 다시 만나겠는가?”
뢰타화라는 대답하였다.
“저를 놓아 주셔서 부처님께 나아가 사문이 되게 허락해 주신다면, 만일 제가 죽지 않고 산다면 반드시 돌아와 부모님을 뵙겠습니다.”
부모는 아들의 말을 듣고 다시 크게 울다가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였다.
019_0632_b_15L父母家室妻子人宗親知識皆擧聲大哭父母拭淚語賴咤和羅諸親厚知識與共約束設放若作沙門以後汝當復來歸與我曹相見不賴咤和羅言放我去到佛所作沙門使我生不死會當來歸父母相見也父母聞子語聲便復大卽聽令去作沙門
019_0632_c_01L뢰타화라는 매우 기뻐하면서 생각하였다.
‘나는 닷새 동안 먹지 않았기 때문에 몸이 매우 야위었다. 그리고 부처님은 황라구타국에서 사위국으로 가셨는데 5백 리나 떨어진 거리이다. 그러니 나는 정양하고 건강해지기를 기다렸다가 떠나자.’
019_0632_b_22L賴咤和羅大歡喜自念我不食五日身體大羸瘦時從黈羅歐咤國至舍衛相去五百里且自養視須我强健乃行
뢰타화라는 수일 동안 스스로 정양하여 기력이 생긴 뒤에 부모 앞에 나아가 말하였다.
“저는 이제 부처님께 가서 사문이 되겠습니다.”
부모는 또 소리를 높여 크게 울다가 눈물을 닦으면서 말하였다.
“떠나거든 몸 조심하여라.”
뢰타화라는 부모님 발에 머리를 댄 뒤에 일어나 부모님을 세 번 돌고 나서 곧 떠났다.
019_0632_c_02L賴咤和羅自養視數日有氣力前報父母言我去到佛所作沙門父母復擧聲大哭父母拭淚言可去自愛也賴咤和羅便以頭面著父母足起繞父母三帀便去
사위국의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께 예배하고 청하였다.
“부모님은 허락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저를 사문으로 만들어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곧 그를 사문으로 만들었다. 그는 가사를 입고 사문의 경전과 계율을 받았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아라한을 시켜 날마다 가르치게 하고, 감히 경전과 계율을 헐지 않도록 하셨다. 그는 스스로 경전과 계율을 깊이 생각하여 곧 네 가지 선정을 얻고, 첫째의 수다원과 둘째의 사다함과 셋째의 아나함과 넷째의 아라한을 얻었다.
그리고 다시 네 가지 신통을 얻어 허공을 날아 다녔고, 하늘 눈[天眼]으로 환히 보고 하늘 귀[天耳]로 환히 들었으며, 천상ㆍ천하의 백성들과 짐승과 곤충들이 말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을 모두 듣고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전생에서 어느 곳에서 왔는지도 스스로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10년 동안 부처님을 따랐으니, 마치 그림자가 사람을 따르는 것과 같았다.
019_0632_c_07L轉到舍衛祇洹前到佛所佛作禮白言父母已聽我佛寧可持我作沙門佛卽用作沙門被袈裟沙門經戒佛使諸阿羅漢日共教授不敢毀傷經戒自思惟經道便得四得第一須陁洹第二斯陁含第三阿那含第四阿羅漢便得四神足飛行能以天眼達視天耳達聽天上天下人民及蚑行蠕動之類皆聞知所言所念自知宿命所從來生隨佛十歲如影隨人
10년이 지나 그는 생각하였다.
‘내가 처음 집을 떠날 때 부모님께 하직하면서 반드시 다시 돌아와 뵈오리라고 약속하였다.’
그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제가 처음 집을 떠날 때 다시 돌아와 뵙겠다고 부모님께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니 부모님께 돌아갈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십시오.”
부처님은 ‘뢰타화라가 집에 있을 때처럼 다시는 애욕에 들지 않고, 이미 애욕에서 해탈을 얻었다’고 생각하시고 말씀하셨다.
“매우 좋다.”
그는 곧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나서 점차 황라구타국을 향해 나아갔다.
019_0632_c_17L十歲以後意念我初去家時與父母辭訣期當復還相見賴咤和羅白佛言我初去家時期當復還相見願得行到父母所佛念賴咤和羅復能入愛欲中如在家時已從愛欲得度脫佛言大善卽爲佛作禮而去轉行到黈羅歐咤國
019_0633_a_01L그는 새벽에 일어나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부모가 사는 마을로 들어가 그 집 문 앞에서 밥을 빌었다. 그러나 집 안 사람들은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왜냐 하면 사문의 도로 인하여 장성한 아들과 생이별을 하였으므로 온 집안이 사문을 밉게 보았기 때문에 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뢰타화라는 그 집 문 앞에 이르렀으나 밥을 주는 이도 없고 바라보는 이도 기별하는 이도 없이 그저 욕설만 들었다. 그러나 근심하거나 걱정하지도 않았다.
019_0632_c_23L晨起被袈裟應器入父母里中向家門乞食擧家無肯應視者所以者何用沙門道故生亡我大夫子擧家惡見沙門故不應視也賴咤和羅到家門無有乞者亦無應視者無有白者但得罵詈不憂不愁
막 그 집에서 떠나려 하는데, 한 여종이 쉰 두부국 찌꺼기를 버리려고 문으로 나왔다. 뢰타화라는 그 여종을 돌아 보고 물었다.
“너는 그 쉰 두부국을 어쩌려고 하는가.”
여종은 대답하였다.
“이것은 쉬어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버리려고 합니다.”
뢰타화라는 말하였다.
“누이여, 그것을 버리려거든 내게 주시오.”
여종은 곧 그것을 발우에 부어 주었다.
019_0633_a_06L適欲去家有一婢欲出門棄臭豆羹滓賴咤和羅還顧見婢問言若用是臭豆羹爲時婢言臭惡不可復故欲棄之賴咤和羅言如姊欲棄持用乞我婢便以著應器中
그리고 가만히 그의 수족과 말 소리를 살피다가 그가 뢰타화라임을 알아차리고 생각하였다.
‘이이는 우리 주인님의 아드님 틀림없다.’
그는 곧 달려들어가 그의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아드님이 와서 밖에 계십니다.”
어머니는 매우 기뻐하여 여종에게 말하였다.
“진실로 네 말과 같다면 오늘부터 너를 종의 신분에서 풀어 양민으로 만들리라. 그리고 내가 입은 옷과 구슬 따위를 모두 네 어미에게 주겠다.”
019_0633_a_10L婢陰識賴咤和羅手足語聲卽念是我大夫子也卽走入語其母大夫子已來在外母大喜語婢審如汝言者日卽免汝爲良民便以我所著身上衣被珠環悉賜與汝
그는 곧 남편 있는 곳으로 갔다. 남편은 마침 가운데 뜰에서 머리를 빗고 있었는데 그는 남편에게 말하였다.
“계집종이 우리 아들 뢰타화라가 문 앞에 와서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그 계집종에게 ‘네가 진실로 뢰타화라를 보았으면 나는 내가 입은 옷과 구슬 따위를 벗어 너의 어미에게 주고 너를 종의 신분에서 풀어 양민으로 만들겠다’고 하였습니다.”
뢰타하라의 어머니는 이어 남편에게 말하였다.
“빨리 일어나서 사방으로 찾아 보십시오.”
남편은 곧 머리를 걷어 올리고 여러 거리와 골목으로 쫓아 다니면서 찾다가 뢰타화라가 어느 으슥한 곳에서 머리를 들고 해를 바라보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마침 밥을 먹다가 그쳤는데 그것은 쉰 두부국 찌꺼기였다.
019_0633_a_15L母便走至夫所夫時適在中庭梳頭語夫言婢見我子賴咤和羅來在是門我語婢言審見賴咤和羅者我悉脫身上衣被珠環乞丐與汝免汝爲良民母語夫疾起分布行求索之夫卽斂頭行於諸街曲里巷而求索之見賴咤和羅於屛處仰頭視日適得飯時便止食臭豆羹滓
019_0633_b_01L아버지는 그 앞으로 가서 뢰타화라에게 말하였다.
“너는 왜 집에 돌아와 좋은 자리에 앉아 맛난 음식을 먹지 않고 이런 곳에서 쉰 두부국 찌꺼기를 먹는가?”
뢰타화라는 말하였다.
“나는 집을 버리고 도를 배우는 사문이니 집이 없습니다. 내가 어디서 집을 얻겠습니까?”
아버지는 집으로 같이 가자고 청하였으나 그는 따라 가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는 다시 청하였다.
“내일 우리 집에 와서 밥을 먹고 또 네 어머니도 보아라.”
뢰타화라는 말하였다.
“예, 좋습니다.”
019_0633_a_23L公便前言賴咤和羅汝不當來歸於家好坐食美飯耶反於是閒止食臭豆羹滓爲賴咤和羅語父言我棄家學道作沙門無家我當那所得家公呼共歸家不肯隨公便宿請明日來到家飯行見汝賴咤和羅言大善
아버지는 돌아가 그 아내에게 말하였다.
“뢰타화라는 정말 여기 와 있었소. 나는 그에게 내일 집에 와서 밥을 먹으라고 청하였더니 아들은 내 청을 들어 주었소. 장만할 것을 풍부히 장만하시오.”
어머니는 집 안의 남녀 종을 불러 모아 분부하였다.
“내가 처음 시집올 때에 부모님이 내게 보내 주신 금ㆍ은ㆍ구슬 따위의 진귀한 보배를 모두 꺼내어 가운데 뜰에 쌓아 두고 다른 물건으로 그 위를 덮어라.”
종들은 그 분부를 받고 곧 금ㆍ은ㆍ구슬 따위를 모두 내어 뜰에 쌓아 두고 다른 물건으로 그 위를 덮었는데 높이가 사람 키만 하였다.
019_0633_b_06L公歸語嫗言咤和羅審來在此我已宿請明日當來飯子受請所當具者便饒具之母卽呼舍中奴婢皆著前告言我初入門父母所送我金銀白珠珍寶悉出著中庭地以物覆其上婢卽受母教悉出金銀白珠珍寶積著庭中物覆其上高出人頭上
밥 때가 되어 뢰타화라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그 부모의 집으로 갔다. 부모는 멀리서 아들이 문으로 들어 오는 것을 보았다. 그 어머니는 곧 금은 더미의 덮개를 벗기고 두 손으로 금은을 쥐고 흩으면서 아들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네 어미가 시집올 때에 가지고 온 것이요, 또 네 아버지의 소유다. 이 한량 없는 금은의 보배를 네가 다 가지고 그것으로 음식을 보시하여 스스로 즐겨라. 사문이 되는 것은 속인으로 집에 있는 것만 못하다.”
뢰타화라는 부모에게 말하였다.
“만일 부모님께서 내 말을 들어 주신다면 나는 부모님께 한 가지 일을 일러 드리고 싶습니다.”
“매우 좋다. 시키는 대로 하겠다.”
019_0633_b_13L賴咤和羅食時被袈裟持應器到父母家父母遙見子來入門母便取金銀積上覆去之以兩手把金銀散之語賴咤和羅言見金銀珍寶是汝母入門時所有也汝父所有也金銀珍寶無央數汝可以布施飮食極自娛樂用沙門作不如作白衣自在家也賴咤和羅語父母言如使大人用我言者我欲誡大人一事父母言大佳受教
019_0633_c_01L뢰타화라는 말하였다.
“이 보물 덮개로 푸대를 만들고 이 보물을 모두 푸대 안에 넣어 수레에 싣고 갠지스 강가로 나아가 가장 깊은 곳을 살펴 거기에 던져 버리십시오. 왜냐 하면 재보를 많이 쌓아 두면 걱정을 많이 하기 때문이니, 고을의 관청이나 도둑을 두려워하고, 혹은 물과 불을 두려워 하며, 혹은 원수를 두려워하게 되는 것입니다.”
019_0633_b_22L賴咤和羅言取寶物上覆皆用作囊悉取珍寶盛著囊中載著車上持到恒水視占深處以投其中所以者何財寶者令人多憂或恐縣官盜賊恐水火或恐怨家
부모는 서로 말하였다.
“뢰타화라를 재보로 달랠 수가 없소. 그렇다면 옛날의 그 아름다운 기녀로 아들의 마음을 달래어 돌아오게 해봅시다.”
어머니는 곧 아름다운 기녀들에게 가서 그들을 모두 목욕하고 아름답고 귀한 장신구로 몸을 화려하게 꾸미게 한 뒤에 뢰타화라가 집에 있을 때에 좋아하던 옷을 입고 나오도록 명하고서 그 아름다운 기녀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나가 뢰타화라를 보고 ‘서방님, 어디에 우리보다 나은 미인이 있기에 우리를 버리고 도를 배우면서 다시 다른 미인을 구하시려는 것입니까?’라고 말해보아라.”
019_0633_c_04L父母便生意言咤和羅不可以財寶化也試持故時諸美人妓女化還之耳母卽到諸美人妓女所教令悉沐浴莊嚴著珠環服飾如賴咤和羅在時所喜被服來母教諸美人妓女言汝出見賴咤和羅者但言大家子何所玉女勝我曹者而棄我曹行學道更求玉女乎
여러 아름다운 기녀들은 어머니 분부를 받고 치장을 한 뒤에 뢰타화라에게 나아가 이렇게 말하였다.
“서방님, 어디에 우리들보다 아름다운 미인이 있기에 우리들을 버리고 도를 배우면서 다시 다른 미인을 구하시려는 것입니까?”
뢰타화라는 말하였다.
“나는 미인을 구하기 위해 누이들을 버리고 떠난 것이 아니다.”
그러자 여러 아름다운 기녀들은 이 말을 듣고는 부끄러워 꿇어앉아 머리를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어찌 ‘우리를 아내라 부르지 않고 누이라고 부르십니까?’라고 하였다.
019_0633_c_11L諸美人妓女卽受母教莊飾出諸美人妓女語賴咤和羅言大家子何所玉女勝我曹者而棄我曹行學道更求玉女乎賴咤和羅言我不用索玉女棄諸姊去也諸美人妓女聞之語卽慚愧長跪低頭以手覆面言以不用我曹作妻反呼我曹爲姊
뢰타화라는 부모에게 말하였다.
“왜 이렇게 번거롭게 하십니까? 밥을 주려면 주시고 그렇지 않으면 그만 두십시오.”
부모가 곧 밥상을 내어 그 앞에 놓자 그는 밥을 먹었다. 그런데 부모들은 그 아들을 오래 보고 싶었기 때문에 아들이 밥을 먹자 곧 떠날 것을 두려워하여 하인들에게 명령하여 모든 문을 닫고 자물쇠를 채우게 하였다.
019_0633_c_18L賴咤和羅語父母言何爲致相嬈欲作飯者不能者已父母卽爲出飯具著前便飯食父母欲久視其子恐飯已便捨去勅閉諸門戶皆令下門鑰
019_0634_a_01L그는 밥을 다 먹고 부모를 위해 설법하였다.
“야생의 사람이나 짐승을 가둘 수는 없습니다. 짐승이 자유를 얻지 못하면 사람을 버리고 달아나는데 나도 밥을 먹었으니 이제 떠나야 겠습니다. 짐승도 결박을 벗어나면 깊은 산으로 달아나 버립니다.
머리를 빗고 기름을 바르며 눈썹을 그리고 흰분을 바르며 눈썹을 칠하는 미인은 어리석은 사람은 꾀일 수 있겠지만, 이미 세상을 뛰어넘은 사람을 그것으로는 꾀일 수 없습니다.
자식을 볼 때에 해골을 가죽과 살이 싸고 있다고 보고, 금과 진주와 귀고리와 옥으로 장식한 사람을 향하는 것은, 끓어 오르는 뜨거운 물이나 불 속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야 하나니 불은 마침내 사랑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019_0633_c_22L飯竟爲父母說經言諸野人畜獸不當拘畜獸不得自在且捨人走飯已去耳野獸得脫便走入深山梳頭著澤畫眉粉白黛黑可以化愚人耳已度世之人不可以此化也視子骸骨皮肉裹之飾以金珠珥璫㻉瑤之人是曹人如入湯火中火適無所愛
향을 몸에 바른 것으로는 어리석은 사람은 꾀일 수 있겠지만 세상을 뛰어넘은 사람은 꾀일 수 없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할 줄 알지 못하고, 부모와 이별하지 못하고 형제와 이별하지 못하며, 마음에 사랑하는 바가 있어 능히 스스로 끊지 못하는 것입니다.
비유하면 여자는 물줄기와 같으니, 여러 물줄기는 큰바다로 들어가니 어리석은 사람이 여자에 빠지면 곧 지옥과 축생과 아귀 속으로 흘러 들어 갑니다. 그러나 생사의 근심과 괴로움에서 벗어나려 하거나 열반의 길을 얻으려 하는 이는 부디 여자를 멀리 떠나야 합니다.”
019_0634_a_06L熏塗身可以化愚人不可化度世之人也不能自知當所爲而爲之亦不能別父母亦不能別兄弟人心有所愛不能自絕也婦女譬若衆水水流入大海愚人向女人便流入泥犂中獸中薜荔中意欲脫於生死憂苦者欲得泥洹道者當遠離婦女
뢰타화라는 부모를 위해 이렇게 설법한 뒤에 곧 날아 천창(天窓)으로 빠져 나갔는데 그것은 마치 사나운 사자가 내달아 벗어나는 것과 같았다.
019_0634_a_13L賴咤和羅爲父母說經竟便飛從天窗中出去如猛師子走得脫
이때 그 나라 왕의 이름은 구렵(拘獵)이었는데, 뢰타화라가 어렸을 때부터 친한 사이였다. 그 왕은 성 밖에 오두막을 한 채 가지고 있었다. 뢰타화라는 그 오두막 안으로 날아 들어갔다. 그 오두막에는 유혜륵(維醯勒)이라는 나무가 있었는데 뢰타화라는 그 나무 밑에 앉아 있었다.
때마침 구렵왕은 오두막으로 나가 노닐고 싶어지자 오두막지기를 시켜 미리 소제하도록 명하였다.
오두막지기는 왕의 명령을 받고 곧 나가서 소제하였다.
019_0634_a_15L時國王名拘與賴咤和羅少小親厚王有一廬觀在城外賴咤和羅飛往前入廬中有樹名維醯勒止坐其下時王拘獵偶欲出到廬遊戲勅廬監令豫掃除廬監被勅卽行掃除
019_0634_b_01L뢰타화라가 유혜륵 나무 밑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이내 가서 왕에게 아뢰었다.
“소제는 이미 끝났습니다. 그런데 왕께서 늘 말씀하시는 친한 친구 뢰타화라님이 지금 오두막 나무 밑에 앉아 계십니다. 보시고 싶으시면 곧 가보소서.”
왕은 그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곧 수레를 타고 오두막으로 나아갔다. 그리하여 오두막 밖에서 수레에 내린 뒤 뢰타화라 앞으로 걸어가 예배하고 물러나 앉았다.
019_0634_a_20L見賴咤和羅在維醯勒廬樹下坐廬監見之卽行白王掃除已淨王常可道說親厚知識賴咤和今在廬中樹下坐王欲見者可孚王聞之大歡喜卽嚴駕而出到廬下車步入至賴咤和羅所前作禮卻坐
뢰타화라는 말하였다.
“대왕께서 여기 오시니 매우 반갑습니다.”
왕은 대답하였다.
“내가 여기 온 것은 당신이 어렸을 때부터 내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정성껏 마련한 재물을 그대에게 주고자 합니다..”
“재물을 내게 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 무거운 짐을 버렸고 감옥에서 풀려 나왔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왕은 지금 다시 감옥과 무거운 짐을 내게 씌우려 하십니까. 그것을 가져다 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019_0634_b_03L賴咤和羅言王來到是大善雖我自來者卿是我少小知識欲持財物極意相遺賴咤和羅報王不宜持財物相遺也今我以棄重擔牢獄解去也王復欲持牢獄重擔著我上耶不宜持是來相與也
“그러면 나는 지금 무엇을 당신에게 드려야 옳겠습니까?”
뢰타화라는 말하였다.
“왕께서는 오직 나에게 ‘내 나라가 번성해지고 오곡이 무르익으며 백성이 많아 걸식하는 이가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니 우리 나라에 머물러 주십시오. 내 백성들로 하여금 당신을 해치거나 억울하게 하지 않겠소’라고 말을 해야 할 것입니다.”
왕은 말하였다.
“분부를 받아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019_0634_b_08L王言我當持何等相遺也賴咤和羅言但當言令我國熾盛五穀豐熟人民衆多乞丐易得可止我國中我不得令吏民侵抂卿王言受教當如所願賴咤和羅所言
왕은 이어 말하였다.
“나는 물어보고 싶은 일이 있는데 부디 내 말을 들어 주십시오.”
뢰타화라는 말하였다.
“매우 좋습니다.”
019_0634_b_13L王言我欲有所問聽我言賴咤和羅言大善
왕은 말하였다.
“대개 사람은 네 가지 괴로운 일이 있어야 사문이 됩니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늙음이요, 둘째는 병이며, 셋째는 고독이요, 넷째는 빈궁입니다. 사람은 이 네 가지 괴로움이 있어야 사문이 되는 것인데, 지금 내가 보자니 당신에게는 그 네 가지 일이 전혀 없었거늘 무슨 이유로 사문이 되셨습니까?”
019_0634_b_14L王便言人作沙門有四苦事乃行作沙門耳等爲四一者年耆二者病瘦三者孤四者貧窮人有是四苦者乃行作沙門耳今我視卿了無是四事用何等故作沙門乎
019_0634_c_01L왕은 이어 말하였다.
“늙었기 때문에 사문이 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이 늙으면 스스로 ‘나는 기력이 적어 앉고 일어나기가 힘들며 살림을 위해 멀리 돈 벌이하러 다닐 수 없으며 비록 재산이 있더라도 그것을 굳게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사문이 되는 것인데, 지금 내가 보자니 당신에게는 그런 일이 조금도 없습니다. 머리와 수염은 새까맣고 몸은 건강하여 중년으로서 스스로 즐거움을 누리기에 꼭 알맞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들은 눈물을 흘리고 울면서 당신이 사문이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둘째로 만일 사람이 중한 병에 걸려 몸이 쇠약해지면 스스로 ‘나는 살아갈 방법도 차릴 수 없고 돈벌이를 할 수도 없다. 비록 재산이 있더라도 그것을 굳게 지킬 수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사문이 되는 것인데 내가 보기에는 당신에게는 그런 중한 병이 없고 몸이 건강합니다.
019_0634_b_19L王言所以年耆作沙門者人老自念氣力薄少坐起苦難不能遠行治生致錢財正使有財產不能堅持用是故除鬚髮作沙門視卿了無有是頭鬚正黑身體完具適是中年當自娛樂時有父母啼泣不樂卿作沙門二者若人身被重病身體羸瘦自念不能治生致錢財使有財產不能堅持用是故除鬚髮作沙門我視卿了無是重病身體强
셋째로 사람이 고독하면 제 한 몸으로도 생계를 유지하거나 돈벌이를 할 수 없습니다. 비록 재산이 있더라도 그것을 굳게 지키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사문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당신은 그렇지 않습니다. 왕가의 종친들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에서 당신보다 나은 이를 나는 보지 못하였습니다.
넷째로 사람이 빈궁하여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나는 빈궁하여 살림살이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사문이 되어 구걸하여 살아 가는 것이지요.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당신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나라에 당신보다 더 부유한 사람을 나는 보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이 네 가지 괴로움이 있기 때문에 사문이 되는 것입니다.”
019_0634_c_06L三者人有孤獨一身不能治生致錢財正使有財產不能堅持以是故作沙門我視卿了無是除王家宗親我國中尚無過卿者四者人貧窮飢寒無以自給自念貧窮無以治生以是故除鬚髮作沙門得乞丐以自活視卿了無是我視國中富者無過於卿者人用是四苦故作沙門耳
왕은 이어서 물었다.
“혹 사문이 되는데 이 네 가지 이유말고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019_0634_c_13L王問復有異是四事作沙門者不
뢰타화라는 말하였다.
“부처님은 네 가지 이유를 항상 말씀하시고 또 그것으로 사람들을 가르치시는데 내 생각도 부처님 말씀과 같습니다. 그 때문에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사문이 된 것입니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사람이 나서는 늙음을 피할 수 없고 그 몸을 늙지 않게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병을 피할 수 없고 남이 대신하여 죽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사람이 죽으면 빈 몸으로 가면서 재산을 가지고 갈 수 없는 것입니다, 넷째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애욕과 재산을 싫어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재산과 애욕을 위한 나머지 그 종이 된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나를 위해 이 네 가지 사실을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그것을 마음으로 믿었기 때문에 사문이 된 것입니다.”
019_0634_c_14L賴咤和羅言佛持是四事常自道說皆更知用教誡人我心中審如佛言是故我除鬚髮被袈裟作沙門何等爲四一者人生無有能避於老者無有能止身使不老者二者無有能避於病者無有代人死者三者人死空身不能齎持財產去四者人至死無有能厭於愛欲及財產者人皆爲財產愛欲作奴婢佛爲我說是四事我心信之故作沙門
019_0635_a_01L왕은 말하였다.
“당신은 그 네 가지 일을 너무 간단히 말하기 때문에 나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를 위해 다시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019_0635_a_01L王言卿說是四事徵促意不解願更爲我廣說之
뢰타화라는 말하였다.
“내가 왕에게 물을 것이니 당신은 진심으로 대답하십시오. 왕의 나이 20세, 30세, 40세 때까지는 기력이 왕성하여 활놀이를 하였고 코끼리에 뛰어 오르고 말에 올라 타서 걸어 다니게 하거나 달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때에 왕께서는 자신을 따라올 이가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왕은 대답하였다.
“실로 뢰타화라의 말씀과 같습니다. 내 나이 20세, 30세, 40세 때까지는 나만큼 활놀이를 하고 코끼리와 말에 뛰어 오르며 말을 부려, 걸리거나 달리게 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였소. 그러나 지금은 나이 들어 늙어서 기력이 쇠약하여 앉고 일어나기도 곤란하며 뛸려고 하여도 뛸 수가 없소.”
019_0635_a_02L賴咤和羅我自問王王當以誠報我王年二十三十至四十時氣力射戲上象騙行步趍走當爾時自視寧有雙無王言實如賴咤和羅言我年二十三十至四十時自視無雙如我射戲上象騙馬行步趍走今年長老氣力衰微坐起苦難意欲有所越蹈不能越度
뢰타화라는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 한 가지 일을 말씀하셨으니, 그 때문에 나는 머리와 수염을 깎고 사문이 된 것입니다.”
왕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참으로 놀랍고 훌륭하여 내 마음에 꼭 듭니다.”
019_0635_a_10L賴咤和羅言佛說是一事我用是故剃頭鬚作沙門王言佛說是事實奇實善入我心中
뢰타화라는 물었다.
“이 나라에서 가까운 신하나 여러 관리들로서 왕을 우러러보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까?”
“그런 신하들이 있습니다.”
019_0635_a_12L賴咤和羅問王國中寧有傍臣百官仰王生活者王言有是
“왕은 병이 위중하여 자리에 누운 적이 있습니까?”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019_0635_a_14L賴咤和羅言王曾被病困劣著牀時不王言有是
뢰타화라는 물었다.
“병이 들어 자리에 누웠을 때 왕은 가까운 신하나 여러 관리들로서 왕을 우러러 보며 살아가는 이를 불러 ‘나는 지금 병이 위중하다. 너희들은 내 병을 나누어 가져가라’고 명하신다면, 과연 그 신하들은 왕의 병을 나누어 가져 가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내 몸으로 겪어야 할 뿐, 옆의 신하가 대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019_0635_a_15L賴咤和羅言被病著牀時王呼傍臣百官仰王生活者教勅言今我被病困汝曹共分取我病去王雖有是臣下寧能共分王病持去不不也身會當自受之傍臣不能代
뢰타화라는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이것이 두 번째 일입니다. 그 때문에 나는 사문이 된 것입니다.”
왕은 말하였다.
“참으로 훌륭하고 좋습니다. 내 마음에 꼭 듭니다.”
019_0635_a_20L賴咤和羅言佛說是是爲二事我用是故作沙門王言實奇實善入我心
019_0635_b_01L뢰타화라는 왕에게 말했다.
“만일 사람이 목숨이 다해 죽을 때가 되면 마음으로 매우 슬퍼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슬퍼하더라도 그 죽음을 떠날 수는 없습니다.”
뢰타화라는 말하였다.
“사람들은 스스로 죽을 줄을 알면서 왜 자기 소유의 보물들을 다음에 날 곳에 미리 가져다 두지 않습니까?”
왕은 말하였다.
“그 보물을 다음에 자기가 날 곳에 미리 가져다 둘 수는 없습니다. 그것을 모두 버리고 헛되이 갈 뿐이지요.”
019_0635_a_23L賴咤和羅問王言若人壽終欲盡且死時人之意所不喜也雖不喜亦不能得離於死賴咤和羅言人自知當死何以故不豫持珍寶著當所生王言不能持珍寶豫著當所生處皆當棄空去耳
뢰타화라는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이것이 세 번째 일입니다. 그 때문에 나는 사문이 된 것입니다.”
“부처님의 그 말씀은 참으로 훌륭하고 좋습니다. 내 마음에 꼭 듭니다.”
019_0635_b_05L賴咤和羅言佛說是爲三事我用是故作沙門王言佛說是事實奇實善入我心中
뢰타화라는 물었다.
“왕의 나라는 편안하고 백성은 번성하며 오곡은 풍족합니까?”
왕이 답하였다.
“그렇습니다.”
019_0635_b_07L賴咤和羅問王言王寧有國中安寧人民熾盛五穀豐熟王言有是
“만일 어떤 사람이 동쪽에서 와서 진심으로 왕에게 말하고 왕도 그 말을 믿을 때, 그가 말하기를 ‘저는 동쪽에서 오다가 어떤 큰 나라를 보았는데 나라가 풍족하고 백성이 번성하였습니다. 저는 그 길을 잘 알고 있으니 왕의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치면 그 나라를 빼앗을 수 있습니다’라고 한다면 왕은 과연 그 말을 듣고 군사를 보내어 그 나라를 빼앗으려 하겠습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이익을 탐내기 때문에 빼앗으려 할 것입니다.”
019_0635_b_09L賴咤和羅言若有人從東方來至誠語王亦當信其所言我從東方來見有大國中豐熟人民熾盛我識道徑持王兵往攻取其國王聞是語寧欲使人往取其國不王言貪其利入欲取之
“또 만일 어떤 사람이 남쪽과 서쪽과 북쪽에서 와서, 동쪽에서 온 사람과 같은 말을 한다면 왕은 그것을 빼앗으려 하겠습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이익을 탐내기 때문에 그것을 빼앗으려 할 것입니다.”
019_0635_b_15L賴咤和羅言若復有人從南方來西方來北方來者道說有國如東方者王寧欲取之不王言貪其利猶欲取之
“또 만일 어떤 사람이 바다 한쪽에서 건너와 진심으로 왕에게 말하고 왕도 그 말을 믿을 때, 그가 말하기를 ‘저 바다 한쪽에 큰 나라가 있는데 그 나라는 오곡이 풍족하고 백성이 번성합니다. 저는 그 길을 잘 아니 만일 왕의 군사를 가지면 그 나라를 칠 수 있을 것입니다’고 말한다면 왕은 그 말을 듣고 과연 사람을 보내어 그 나라를 빼앗으려 하겠습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이익을 탐내기 때문에 그것을 취하려 하는 것입니다.”
019_0635_b_18L賴咤和羅言若復有人從海一邊渡來至誠語王王亦信其所言言海一邊有大國國中五穀豐人民熾盛我識道徑能持王兵往攻其國王聞是語寧欲使人取其國王言貪其利入猶欲取之
019_0635_c_01L뢰타화라는 말하였다.
“부처님은 이런 일을 보시고 사람들이 괴롭게 탐내되 만족할 줄 모르는 것을 아십니다. 이것이 네 번째 일이며, 나는 이 때문에 사문이 된 것입니다. 부처님은 이 네 가지 일을 보시고 또 이로써 사람들을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왕은 말하였다.
“부처님의 그 말씀은 참으로 훌륭하고 좋습니다. 내 마음에 꼭 듭니다.”
019_0635_b_23L賴咤和羅言佛見是事知人苦貪無厭足是爲四事我用是故作沙門佛見是四事用教誡人王言佛說是事奇實善入我心中
왕은 다시 말하였다.
“부처님은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일을 미리 아시기 때문에 그처럼 잘 아시는 것입니까?”
019_0635_c_04L王言佛豫知去來現在之事善乃如是耶
뢰타화라는 말하였다.
“왕은 자기 나라는 물론이요 사방의 나라를 갖고도 만족하지 않고 다시 바다 밖의 나라까지 희망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세상 사람들을 보시니 진귀한 보물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모두 굳게 간직하고 지키면서도 남에게 보시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아끼고 탐내어 간직하고 다시 구하고 찾고 있습니다. 제왕이나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만족할 줄을 모르고 죽을 때까지 애욕을 버리지 못하다가 마침내 죽어서는 자기가 가진 재물을 모두 두고 빈 손으로 떠나는데 자신이 지은 선악의 길로 나아갑니다. 선악이 사람을 따르는 것은 마치 그림자가 사람을 따르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죽은 뒤에는 집안의 종친들은 모두 슬피 울면서 염해서 관에 넣고 땅 속에 묻어 버립니다. 사람은 날 때도 혼자 나고 죽을 때도 혼자 죽는데, 제가 지은 선악의 업은 홀로 제 몸으로 받고 대신할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음식이나 금은 따위의 보물도 사람으로 하여금 도를 얻게 하지 못하고, 많은 재물도 사람의 목숨을 구하지 못하며 늙거나 죽지 않게 하지도 못합니다.
019_0635_c_05L賴咤和羅言自有國及四方國常不厭足復悕望海外國佛見世閒人有財寶者皆堅藏守之不肯布施與人慳貪藏之復求索帝王及人民皆不知厭足至於死不棄愛欲會當捨其死所有財寶皆置空去當趣所作善惡道善惡隨如影隨人人死後家室宗親啼哭悲哀棺斂葬埋人生獨生死亦獨死身作善惡身獨當之無有人代者食金銀珍寶不能令人得道財富不能救護人命令不老死
019_0636_a_01L사람의 온갖 잡념들은 사람이 사랑하고 즐기는 것으로서 사람의 뜻은 자주 변하여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사람은 방일하기 때문에 흉한 변고나 원수진 이들이나 두려움을 만나기에 이른다. 비유하면 도둑은 남의 벽을 뚫기를 항상 생각하다가 사람이 따라와서 그를 잡으면, 그는 제가 지은 그 악 때문에 스스로 죽음에 빠지는 것처럼 세상 사람들은 악을 행하다가 죽은 뒤에는 지옥ㆍ축생ㆍ악귀 속에 들어간다. 또 비유하면 나무에 꽃과 잎이 피고 열매가 맺으면 그 중에는 꽃으로 떨어지는 것도 있고 열매를 맺자 떨어지는 것도 있으며 열매가 커서 떨어지는 것도 있고 열매가 익었을 때 떨어지는 것도 있는 것처럼 사람도 그와 같아서 태 안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땅에 떨어지자 죽는 경우도 있고 반 년 만에 죽는 경우도 있고, 늙어서 죽는 경우도 있어서 사람의 목숨은 알 수 없는 것이다’라고.”
019_0635_c_16L人之所思念多端人之所愛樂也人志意數轉能專一佛言人坐恣意故以致凶變怨偶恐懼譬如穿盜者之所念也從後得之身所作惡自陷其死如世閒人作惡死後當入泥犂畜生薜荔譬如樹木生華葉成實者中有華時墮者中有成果時墮者中有大時墮者中有熟時墮者人亦如中有從腹中墮者中有墮地死者中有半年死者中有老時死者人命不可知
뢰타화라는 이어 말하였다.
“나는 이 때문에 사문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나를 가리켜 ‘집안을 다스릴 수 없기 때문에 사문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해도 필경엔 도를 배우는 것만 못한 것입니다.”
019_0636_a_04L賴咤和羅言我用是故作沙凡人謂我不能治家故作沙門有諸論議要不如學道
뢰타화라가 이 설법을 마치자 왕은 곧 첫 번째 수다원도를 얻었으며, 곧 다섯 가지 계율을 받았으니, 즉 첫째는 살생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도둑질 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남의 부녀를 범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거짓말 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다.
왕은 계율을 받고 나서 절을 하고 떠나갔다.
019_0636_a_06L賴咤和羅說經竟王便得第一須陁洹道便受五一者不殺二者不盜三者不犯他人婦女四者不妄語兩舌五者不飮王受戒已卽作禮而去
佛說賴咤和羅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