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0_1143_a_01L불설효자경(佛說孝子經)


실역인명(失譯人名)
김성구 번역


부처님께서 모든 사문에게 물으셨다.
“어버이가 자식을 낳으매 열 달을 잉태하여 몸은 중병에 걸린 것과 같고, 해산할 때는 어머니는 위태롭고 아버지는 두려워하니, 그 정상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난 뒤에도 젖은 자리와 마른자리를 가려 눕히며, 정성이 지극하여 피가 젖이 되었으며, 문지르고 씻겨 주며, 옷과 밥을 주고, 타이르고 가르쳤고, 스승과 벗에게는 예물을 주고 우두머리[君長]에게는 많은 공물을 바친다. 그리고 아들의 얼굴이 화창하고 즐거우면 어버이도 기뻐하고, 자식이 만일 슬퍼하면 어버이의 마음도 애가 탄다. 문밖에 나가면 늘 걱정하고, 들어오면 어루만지며, 애지중지한 마음으로 언제나 걱정스러워서 그가 착하지 못할까 두려워하며 기른다. 어버이의 은혜가 이러하니, 너희들은 어떻게 보답하겠느냐?”
사문들이 대답하였다.
“오직 예를 다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봉양하여 어버이의 은혜를 갚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또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자식이 어버이를 봉양하되 감로 맛과 같은 여러 가지 음식으로 그 입에 맞게 하고, 즐거운 음악으로 마음을 즐겁게 하고, 고운 천으로 옷을 만들어드리고, 양쪽 어깨에 지고 4해(海)를 돌아다니기를 수명을 마칠 때까지 하여 길러 준 은혜를 갚는다면 가히 효자라 하겠느냐?”
제자들은 또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효도의 큼이 이보다 더할 이가 없을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효도가 아니다. 만일 어버이가 완고하여 3존(尊)1)을 받들지 않거나, 흉악하고 잔인하거나 이치에 맞지 않게 함부로 훔치거나, 외색(外色)에 빠져 음란하거나, 거짓으로 도(道)에 어긋난 것을 말하거나, 술에 빠져 생각함이 거칠고 어지럽거나, 바른 소견을 거스르거나, 흉측한 허물이 있다면 아들은 마땅히 극구 간언(諫言)하여 깨닫게 하고, 만일 그래도 몽매하여 깨닫지 못한다면 곧 의리를 위하여 마땅히 교화하되, 왕들이 가두는 옥과 모든 죄수들이 형벌로 고통 받는 비유를 들고, 예를 들어서 ‘이들은 법을 어겨 몸에 여러 가지 고초를 당하고 스스로 죽음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죽어서는 지옥[太山]에 얽매이니, 끓는 물과 타는 불과 만 가지 독기가 있을 뿐, 소리쳐도 구제할 이가 없습니다. 이들은 모두 악한 짓을 하였기에 이렇게 중대한 재앙을 받습니다’라고 하라.
설혹 그래도 움직이지 않거든 울고불고 절대로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하니, 어버이가 비록 현명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사랑으로 마음이 아파 자식이 죽을 것을 두려워 할 것이다. 더욱 강인하게 마음을 조복하고 도를 높여야 하니, 만일 어버이가 뜻을 움직여 부처님의 5계를 받들어 어질고 측은하여 죽이지 않고, 맑고 겸손하여 훔치지 않고, 곧고 맑아서 음란하지 않고, 신의를 지켜 속이지 않고, 효순하여 술에 취하지 않게 되면, 종문(宗門:門中) 안에서 곧 어버이는 사랑하고 자식은 효도하며, 지아비는 바르고 지어미는 정결하며, 9족(族)이 화목하고 하인들이 순종하며, 윤택이 멀리까지 미쳐서 혈족[含血]은 은혜를 받을 것이다. 또한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천(天)ㆍ용(龍)ㆍ귀신(鬼神)ㆍ도덕 있는 임금ㆍ충성스런 신하ㆍ검게 그을린 백성[萬姓]들이 공경하고 사랑하지 않음이 없고, 도와서 편안하게 할 것이며, 자주 잘못된 정치와 편벽된 보좌와 흉한 사나이와 요망한 아녀자와 천 가지 삿됨[邪]과 만 가지의 괴이함[怪]이 있을지라도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 이에 양친은 세상에 있음에 항상 편안하고, 수명을 마치면 혼령(魂靈)이 천상(天上)에 왕생하여 모든 부처님과 함께 모여 법문을 듣고 도를 얻어 세상을 뛰어 넘어서 길이 괴로움과 작별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여러 사문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을 보니, 효 아닌 것이 효가 되어, 능히 어버이로 하여금 악을 버리고 선을 하게 하며, 5계를 받들어 지니고, 3자귀(自歸)를 가지게 하여 아침에 받들고 저녁에 마칠지라도, 그 은혜는 어버이가 젖을 먹여 기른 무량한 은혜보다 더 무겁다. 만일 3존(尊)의 지극함으로써 그 어버이를 교화할 수 없는 이는 비록 효양(孝養)할지라도 효가 되지 못한다.
처첩을 사랑하고, 어진 이를 멀리하여 성글게 하지 말라. 여정(女情)에 욕심이 많고 색을 좋아하면 효를 어기고, 어버이를 죽이며, 나라의 정치가 어지러워지고 만민이 도망갈 것이다.
본래는 뜻하기를 은혜로 보시하며, 예절ㆍ법식을 스스로 근엄히 하며, 마음을 부드럽게 하여 인(仁)을 높이며, 조심조심 덕(德)에 나아가 뜻을 적막(寂寞)한 데 두며, 학문과 의지가 밝게 통달하여 이름이 여러 하늘에 떨치며, 총명함이 현인과 같고자 하였으나, 스스로 처자에게 더럽혀지고, 여색에게 뜻이 미혹되어 황당하게 욕심에 홀리고, 요망함이 자태를 좀먹으니, 그 변화가 만 가지나 된다.
지혜가 없는 지아비와 소견이 얕은 선비는 이러한 것을 보면 점점 물들어 드디어 뜻을 돌리고 몸을 빠뜨린다. 그로부터 요괴[魃魅]의 삿된 재주의 어지러움이 어버이를 위태롭게 하거나, 임금을 죽이거나, 색을 탐내고 애정에 방탕하고, 분노하고 성내고 게으르고 잘난 체하며, 흐트러진 마음이 소경같이 어둡고, 새나 짐승같이 행동하니, 예로부터 몸을 죽이고 종족을 망친 이는 이를 말미암지 않은 이가 없다.
그러므로 사문은 짝을 이루지 않고 홀로 살고, 그 뜻을 청결히 하며, 도로써 임무를 삼고 이 계율을 받든다. 임금이 되어서는 4해(海)를 보전할 것이며, 신하가 되어서는 충성스럽고, 인(仁)으로써 백성을 기르며, 어버이로서는 법의 모습을 밝히고, 아들로서는 효도와 사랑을 하고, 남편으로서는 믿고, 부인으로서는 정결해야 한다. 우바새(優婆塞)와 우바이(優婆夷)가 이렇게 행하면 세세생생에 부처님을 만나서 법을 보고 도를 얻으리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제자들은 크게 기뻐하였다.
020_1143_a_01L佛說孝子經失譯人名今附西晉錄佛問諸沙門親之生子懷之十月爲重病臨生之日母危父怖其情難旣生之後推燥臥濕精誠之至血化爲乳摩拭澡浴衣食教詔禮賂師奉貢君長子顏和悅親亦欣豫設慘慼親心焦枯出門愛念入則存心懷惕惕懼其不善親恩若此何以報之諸沙門對曰唯當盡禮慈心供養以賽親恩世尊又曰子之養親甘露百味以恣其口天樂衆音以娛其耳名衣上服光耀其身兩肩荷負周流四海訖子年命以賽養恩可謂孝乎諸沙門曰惟孝之大莫尚乎茲世尊告曰未爲孝矣若親頑闇不奉三尊兇虐殘戾濫竊非理婬妷外色僞辭非道酖愐荒亂違背正眞兇孽若斯子當極諫以啓悟之若猶瞢瞢未悟卽爲義化當牽譬引類示王者之牢獄諸囚之刑戮曰斯爲不軌身被衆自招殞命命終神去繫于太山火萬毒獨呼無救由彼履惡遭斯重殃矣設復未移吟泣啼嗷絕不飮食雖不明必以恩愛之痛懼子死矣當强忍伏心崇道若親遷志奉佛五仁惻不殺淸讓不盜貞潔不婬信不欺孝順不醉者宗門之內卽親慈子孝夫正婦貞九族和睦僕使順潤澤遠被含血受恩十方諸佛天龍鬼神有道之君忠平之臣黎庶萬姓無不敬愛祐而安之數有顚倒之佞嬖之輔兇兒妖婦千邪萬怪如已何於是二親處世常安壽終魂靈往生天上諸佛共會得聞法言道度世長與苦別佛告諸沙門睹世無孝唯斯爲孝耳能令親去惡爲善奉持五戒執三自朝奉而暮終者恩重於親乳哺之養無量之惠若不能以三尊之至化其親者雖爲孝養猶爲不孝無以孽妻遠賢不親女情多欲好色無倦孝殺親國政荒亂萬民流亡本志惠禮式自撿軟心崇仁烝烝進德意寂寞學志睿達名動諸天明齊賢者自穢妻聚惑志女色荒迷于欲蠱姿態其變萬端薄智之夫淺見之士睹其如此不覺微漸遂迴志沒身從彼魃魅邪巧之亂或危親殺君色情蕩忿嫉怠慢散心盲冥等行鳥自古世來無不由之殺身滅宗以沙門獨而不雙淸潔其志以道是務奉斯明戒爲君卽保四海爲臣卽忠以仁養民卽父法明子孝慈夫信婦貞優婆塞優婆夷執行如是世世逢佛見法得道佛說如是弟子歡喜佛說孝子經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부처님[佛]과 연각(緣覺)과 아라한(阿羅漢), 혹은 부처님[佛]과 법(法)과 승가[僧]의 셋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