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0_1190_a_01L불설전타월국왕경(佛說旃陀越國王經)


송(宋) 저거경성(沮渠京聲) 한역
권영대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1,250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이때 국왕은 이름이 전타월(旃陀越)이었는데, 그는 바라문(婆羅門)의 도를 섬겼으므로 국정을 다스리는 데 바라문들을 임용하였다. 당시 왕의 작은 부인은 뛰어나고 진중하였으며 임신까지 하였으므로 여러 부인들이 미워하고 시기하였다. 그들은 바라문에게 금을 주고 왕에게 참소하여 ‘이 사람은 흉악하며, 만약 그가 아들을 낳는다면 반드시 나라의 근심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게 하였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근심스럽고 언짢아서 바라문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하오?”
바라문은 대답하였다.
“몰래 죽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왕은 말하였다.
“사람 목숨은 지극히 중하거늘 어떻게 죽일 수 있소?”
대답하였다.
“만약 죽이지 않는다면 반드시 나라를 망치고 몸을 상하는 근심이 있으며, 화(禍)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왕은 그의 말을 들어 작은 부인을 죽여서 땅에 매장하였는데, 아이는 그 뒤에 무덤 속에서 태어났으며, 어머니의 상반신은 썩지 아니했으므로 아이는 젖을 먹을 수가 있었다. 3년이 지나자 무덤이 갈라져서 아이는 바깥으로 나와서 짐승들과 함께 놀다가 저물면 도로 무덤 속으로 돌아가서 자곤 하였다.
아이가 여섯 살이 되었을 때 부처님께서는 큰 자비로써 그의 괴로움을 염려하시고 조수(鳥獸)와 더불어 한 무리가 되시고는 곧 사문으로 변화하여 옷을 입으시고 그에게로 가셔서 물으셨다.
“너는 뉘 집 아들이며 어디에 사느냐?”
아이는 기뻐하며 대답하였다.
“저는 사는 집이 없고 다만 이 무덤 속에서 잘 뿐입니다. 지금 도인을 따라가게 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나를 따라가서 무엇 하겠느냐?”
아이가 대답하였다.
“저의 선과 악은 결국 도인에게 달렸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데리고 기원(祇洹)으로 가셨는데, 그는 모든 비구들의 위의법칙(威儀法則)을 보고 마음이 매우 즐거워서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도 비구가 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곧 허락하시고 손으로 그의 머리를 만지니 머리털이 떨어지고 가사가 저절로 입혀졌다.
이름은 수타(須陀)라고 하였는데, 부처님께 계율을 받고는 부지런히 정진하고 마음을 게을리 하지 아니하여 7일 만에 곧 아라한(阿羅漢)의 도를 얻었다.
부처님께서 수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부처의 높은 계율을 받고 애욕의 뿌리를 뽑았으며 나고 죽음을 자재롭게 하니, 이제 마땅히 가서 전타월왕을 제도(濟度)해야 하느니라.”
수타는 부처님의 명을 받고 땅에 엎드려 절한 뒤 곧 그 나라에 이르러 궁【문】앞에서 왕을 뵙기를 청하였다.
신하가 왕에게 아뢰었다.
“바깥에 어떤 도인이 왕을 뵙겠다고 합니다.”
왕은 듣고 곧 나가서 보고는 그에게 물었다.
“나에게 큰 근심이 있는데 어떻게 할까?”
도인은 말하였다.
“근심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왕은 말하였다.
“내 나이가 많아져 때를 넘기려 하는데 나라에 뒤를 이을 후계자가 없어 근심하노라.”
도인은 왕의 말을 듣고 아예 대답도 하지 않고 혼자 웃기만 하였다.
왕은 곧 화를 내어 말했다.
“내가 도인에게 말을 하였는데 아예 대답은 하지 않고 도리어 웃기만 하는구나.”
왕은 곧 죽이려고 하였는데 수타는 그의 의도를 알고 곧 사뿐히 솟아올라 공중에 머물렀으며 몸뚱이를 흩어 쪼개어서 틈이 없는 곳도 자유자재로 드나들었다.
왕은 그의 위신과 변화를 보고 두려워하며 곧 뉘우쳐 말하였다.
“내가 실로 어리석어서 참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했으니 바라옵건대 신인께서는 한번 돌아와서 나로 하여금 귀명할 수 있도록 하소서.”
수타는 곧 공중에서 내려와 왕 앞에 서서 말했다.
“만약 스스로 귀명하신다면 매우 훌륭합니다. 마땅히 부처님께 귀명해야 하니, 부처님은 곧 나의 큰 스승이시고 삼계(三界)의 어른으로서 중생을 제도하시는 분입니다.”
왕은 곧 대신들에게 명하여 수레를 준비하게 하고는 부처님 처소로 떠났는데, 수타는 도력(道力)으로써 팔을 한 번 펼 사이에 왕과 인민들을 데리고 함께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그들은 땅에 엎드려 부처님께 절하고 삼존(三尊)께 귀명한 뒤에 5계를 받고 우바새(優婆塞)가 되었다.
부처님께서 왕에게 이르셨다.
“비구 수타가 누구인지 알고 싶습니까? 그는 바로 옛적에 왕께서 바라문의 참소하는 말을 듣고 죽인 작은 부인의 아들입니다. 여인이 죽은 뒤에 그는 무덤 속에서 태어났으며, 어머니의 몸의 절반은 썩지 아니했으므로 그의 젖을 먹고서 살 수 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여섯 살이 되었을 때 나를 따라와서 도를 닦아 이렇게 되었습니다.”
왕은 부처님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옛적 구선니불(拘先尼佛) 때에 국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불사달(佛舍達)이었습니다. 나라 안의 3억 인민들이 다 왕을 따라 삼존께 공양하였습니다. 이때 한 사람이 가난하고 직업이 없어 언제나 나라 안의 부잣집에 고용되어 소 수백 마리를 길렀는데, 그는 왕과 인민들이 비구 승가에게 공양하는 것을 보고 곧 물었습니다.
‘당신네들은 무엇을 합니까?’
인민들은 대답하였습니다.
‘우리들은 삼존께 공양하고 뒤에 그 복을 받을 것입니다.’
그가 다시 물었습니다.
‘어떤 복을 받습니까?’
인민들이 대답하였습니다.
‘사람이 깨끗한 마음으로 삼존께 보시하면 나중에 안락하고 존귀하게 살며 수고로움과 괴로움이 없습니다.’
그는 생각에 ‘나는 빈궁하여 품을 팔아 소를 기를 뿐 공양할 음식이 없으니 무엇으로 보시해야 할까?’ 하고, 곧 생각하기를, ‘돌아가서 소젖을 달여서 낙(酪)과 소(酥)를 만들어야겠다’ 하고는 곧 이를 만들어 깨끗한 마음으로 그것을 비구에 바쳤습니다.
이에 비구 승가는 그에게 주문으로 기원을 하였습니다.
‘그대로 하여금 태어나는 곳마다 그 복을 받게 하리라.’
그 뒤에 그는 나고 죽으면서 곧 그 복을 받았습니다. 올라가서 하늘이 되기도 하고 내려와서 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한번은 왕이 되었을 때 나가서 사냥을 하였는데 그때 어떤 사람이 새끼 벤 좋은 소를 갖고 있는 것을 보고 왕은 곧 사람을 시켜 소를 빼앗아 죽이게 하였습니다. 왕의 부인은 왕에게 말하여 그 새끼는 죽이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때 소 임자는 그 새끼소를 갖다가 기르면서 성내어 말하기를, ‘후에 왕도 이 소와 같은 경우를 당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뒤에 혼신(魂神)은 이르러 왕의 아들로 태어나게 되었는데, 채 세상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어머니는 왕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 것입니다. 수타를 알고 싶으시다면 그가 바로 이 사람입니다. 왕에게 죽임을 당한 부인은 곧 소를 죽인 왕의 부인이고, 모함을 했던 바라문은 그때 소 임자입니다. 수타가 무덤 속에서 태어나고 그의 어머니의 몸의 절반이 썩지 아니하여 그 젖을 먹고 자란 것은 바로 전생에서 낙(酪)과 소(酥)를 비구 승가에게 주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죄나 복이 응하기는 마치 그림자가 물체를 따르는 것과 같아서 선을 행하고 복을 얻지 못한 이가 없고, 악을 행하고 재앙을 받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
왕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경을 듣고 뜻이 열리어 곧 수다원의 도를 얻었으며, 나라 안의 인민들은 모두 왕을 따라 5계를 받들고 10선을 행하고서 삼존께 귀명했으며, 어떤 이는 수다원의 도를, 어떤 이는 사다함을, 어떤 이는 아나함을, 그리고 어떤 이는 아라한을 얻게 되었다. 4부 제자와 하늘ㆍ용ㆍ귀신 등은 경을 듣고 환희하여 부처님 앞에 나아가 절하고 돌아갔다.
020_1190_a_01L佛說旃陁越國王經宋居士沮渠京聲譯聞如是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千二百五十比丘俱有國號名旃陁越奉事婆羅門道王治國政輒任用諸婆羅門王小夫人特見珍重時兼娠諸夫人憎嫉之以金賜婆羅門令譖之於王言此人凶惡若其生子必爲國患王聞之甚愁憂不樂問婆羅門言當如之何婆羅門唯當幷殺之耳王言人命至重可殺之報言若不殺者必有亡國身之憂禍不細也王便聽用其言見抂殺便葬埋之兒後於塚中生母半身不朽兒得飮其湩乃至三年其塚崩陷兒後得出與鳥獸共戲卽還塚中宿兒時年六歲佛以普慈念其勤苦與鳥獸同群卽化爲沙門被服往呼問之言汝是誰家子居在何處兒歡喜報言我無家居但拪宿此塚中耳今乞隨道人去佛言汝隨我去何等爲乎兒報言我今善惡當隨道人佛便將其到祇洹中見諸比丘威儀法則意甚樂之便白佛言我欲乞作比丘佛卽聽之以手摩其髮墮袈裟自然著身名爲須陁佛受尊戒勤意精進心不懈怠七日便得羅漢道佛語須陁從佛受尊戒拔欲之根本生死得自在今宜往度彼旃陁越王須陁承佛教頭面著爲佛作禮往到其國住在宮門見於王臣下白王言外有道人乞欲見王王聞之卽出與相見問言我大有所憂者當如之何道人言何所憂王言我年已長且欲過時國無續爲之愁憂道人聞王語初不應之獨笑而已王便恚言我與道人語不答我而反獨笑卽欲治殺之須陁知其意便輕擧飛翔上住空中分身散體出入無閒王見其威神變化恐怖悔過言我實愚癡不別眞僞願大神一還令我得自歸命須陁卽從空中下住王前謂王言若能自歸甚善當自歸於佛佛是我大師三界之尊度脫衆生王便勅群臣嚴駕當到佛所須陁便以道力如申臂頃王及人民俱到佛所頭面著地爲佛作禮歸命三尊乞受五戒爲優婆塞佛告王言欲知比丘須陁者是王昔所用婆羅門言譖殺兼娠者子也死之後子於塚中生塚中母半身不朽得飮其湩乃至六年今隨我爲道致於此王聞佛言更恐怖不能自勝佛言昔拘先尼佛世有國王號名佛舍達王及國中三億人皆隨王供飬三尊有凡人居貧無業常爲國中富姓賃放牧飬牛數百頭見王及人民供飬比丘僧卽問言卿等何所爲乎人民答言吾等供飬三尊後當得其卽復問言得何等福耶人民報言人有淨心施三尊者後所在處安樂尊貴無有勤苦卽念言我居貧窮賃放牧自無飮食當何以施卽念言唯當還取牛湩煎以爲酪酥淨心上比丘比丘僧呪願言令汝世世所在處當得其福自後展轉更生死輒受其福或上爲諸天或下爲王侯乃後爲王時出遊獵見國中人有好牸牛懷犢王便令人取牛殺之夫人語王莫令人殺其子也牛主追還破取其子飬護之其主恚言當令王如此牛也自後魂神來爲王作子未出母爲王所殺欲知須陁者則是也須陁母見抂殺者則是時王夫人也婆羅門者牛主是也須陁所以於塚中生其母半身不朽得飮其湩以自長大者由其宿命以酪酥上比丘僧佛言罪福響應如影隨形未有爲善不得福行惡不受殃者王聞佛說意解卽得須陁洹道國中人民皆隨王奉五戒行十善歸命三尊或有得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者四輩弟子鬼神聞經歡喜前爲佛作禮而去佛說旃陁越國王經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