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4_0220_a_01L
비나야 서문
024_0220_a_01L鼻奈耶序


석도안(釋遼安) 씀
釋道安述


아난(阿難)존자는 부처님 곁에서 부처님의 뜻을 이어받아 경(經)을 외어 내셨고, 오백 명의 아라한들이 다시 서로 살피고 결정하여 십이부(十二部)1)의 경전으로 나누었으니, 부처님의 49년 동안의 가르침에서 한 마디라도 빠짐이 없었다. 또한 십이부(十二部)의 경전을 사아함(四阿含)과 아비담(阿毘曇)과 비나야(鼻奈耶)로 간추렸으니, 이는 곧 삼장(三藏)이 다 갖추어진 것이다.
천축(天竺)의 학사(學士)들은 그것 [三藏]을 존중하여 외우고 읽어서 지옥에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매우 뛰어난 사문이라야 이 삼장[三藏]을 모두 갖추어 알 뿐 그 아래의 사문들은 한 가지나 두 가지에만 통할 수 있을 따름이었다.
024_0220_a_02L阿難出經面承聖旨五百應眞更互定察分爲十二部於四十九年之誨無片言遺矣又抄十二部爲四阿含阿毘曇鼻奈耶則三藏備也天竺學士罔弗遵焉諷之詠之未墜於地也其大高座沙門則兼該三藏中下高座則通一通二而已耳
부처님의 경전이 진(秦)나라 땅에 전래되었다. 그 초기에는 천축의 사문들이 가지고 오는 경전으로부터 시작하여 점차로 십이부의 경전이 나오게 되었는데, 비왈라부(毘曰羅部)의 경전이 가장 많았다. 이 나라의 사람들은 노장(老莊)의 가르침을 행하여 왔으므로, 그것이 『방등경(方等經)』2)에서와 같이 모두 공[忘]을 주장함이 서로 비슷하여 이로 말미암아 행하기 또한 쉬운 까닭이었다.
도안(道安)이 늘 삼장이 모두 갖추어지지 않았음을 한스러워하였더니, 임오년(壬午年)에 구마라불제(鳩摩羅佛提)가 『아비담초(阿毘曇竗)』와 『사아함초(四阿含竗』를 가지고 장안(長安)에 오니, 목마르게 기다리던 것이었다. 곧 그 해 여름에 『아비담초』 네 권을 번역해 내고 그 해 겨울에 『사아함초」 네 권을 번역해 내었다.
024_0220_a_09L經流秦地自來矣隨天竺沙門所持來經遇而便出於十二部毘曰羅部最多以斯邦人莊老教行與方等經兼忘相似故因風易行也道安常恨三藏不具以爲闕然歲在壬午鳩摩羅佛提齎『阿毘曇抄』『四阿含抄』來至長安渴仰情夂卽於其夏出『阿毘曇抄』四卷冬出『四阿含抄』四卷
024_0220_b_01L또한 그의 도반인 계빈비나(罽賓鼻奈)는 그 이름을 야사(耶捨)라 하였는데, 『비나경(鼻奈經)』을 외워 내는 데 매우 능숙하였으니 곧 그로 하여금 그것을 외워 내게 하고 구마라불제가 범어(梵語)로 썼으며 축불념(竺佛念)이 한역하였고 담경(曇景)이 받아 써서 정월 12일부터 시작하여 3월 25일에 완료하였다.
이것은 모두 네 권으로, 지난 해에 담마사(曇摩寺)에서 낸 계본(戒本)과 매우 비슷하여 마치 부절(符節)이 꼭 맞는 듯하였다. 이로써 이백육십 가지의 의흑으로 막혔던 일들이 모두 풀리고 이전부터 의심스럽게 여기던 대목들이 환해져서 가히 볼 만하였으니, 2년 사이에 이 나라 진국(秦國)에 삼장(三藏)이 갖추어지게 된 것이다.
024_0220_a_17L又其伴罽賓鼻厥名耶捨諷鼻奈經甚利卽令出佛提梵書佛念爲譯曇景筆受正月十二日出至三月二十五日乃了凡爲四卷與往年曇摩寺出戒曲相如合符焉於二百六十事疑礙之都謏然焉上聞異要煥乎可觀焉二年之中於此秦邦三藏具焉
세존께서 계율을 제정하심에는 반드시 까닭이 있다. 육군비구(六群比丘)가 임금을 섬겨 공명을 세울 수 있는 귀족으로 태어나서 비록 출가를 하고자 하였으나 사치스러운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천하고 어긋나는 행동을 하였으니 그로 말미암아 계율이 성립되게 된 것이다. 그들 가운데 두 사람은 도를 얻었고, 두 사람은 천상에 태어났으며, 두 사람은 용(龍)의 몸을 받아서 방생취(傍生趣)에 떨어졌으며, 한 사람은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졌으니, 그들은 신분의 고귀함을 믿고서 절제를 하지 않다가 스스로 이러한 괴로움을 초래한 것이었다. 귀족 가문의 아들로 하여금 부처님을 만나 뵙고 출가하여 부처님의 법을 배우게 하였으되, 비록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도를 이루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무슨 까닭에 이와 같이 고난을 당한 것인가? 그러나 이 경전은 부처님께서 아직 계율을 제정하지 않으셨던 때인지라 그 사람들이 범한 일은 청정하지 못하고 비루한 것이 많았지마는 계율이 제정되고 나서는 그 행위를 고쳤으니, 귀하게 여길 만한 것이다.
024_0220_b_02L然世尊制戒必有所因六群比丘生於貴攀龍附鳳雖貪出家而豪心不盡鄙悖之行以成斯戒二人得道二人生天二人墮龍一入無擇明恃貴不自貽伊戚向使中門家子遇佛出雖不能一坐成道何由如此之困然此經是佛未制戒時其人所犯穢陋行多旣制之後改之可貴
천축에서는 계율을 지키는 데 있어서 모든 것을 중시하지는 않았으니 오직 십이법인(十二法人)3)으로, 의지가 굳고 밝은 사람만이 꿰매어 봉한 것을 열어서 서로 주고받은 것인가?
견해를 버림과 견해를 부촉함과 가르침의 지성스러움은 남이 시켜서 그렇게 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알 수 있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이니, 그 말이 간절하고 지극해야만 스스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이 진나라 땅에도 이 한 부(部)의 율(律)이 있게 되었으니, 바라건대 나와 뜻을 함께하는 자는 더욱 율을 가르쳐 주는 일에 삼가여 득도(得度)한 지 5년이 되지 않은 사람과 계율을 지키지 않는 자에게는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024_0220_b_10L天竺持律不都通視唯諸十二法人堅明之士乃開緘縢而共相授耶捨見囑見誨諄諄人可使由之不可使知之其言切至乃自是也而今而後秦土有此一部律矣唯願同我之人尤愼所授焉未滿五歲非持律人幸勿與之也


비나야(鼻奈耶) 제1권진나라 말로 비(鼻)는 제거한다는 뜻이고 나야(奈耶)는 참되다는 뜻이다. 약간의 잘못이라도 그것을 제거하고 참된 것에 나아가는 까닭에 진(眞)이라고 한 것이다. 이 마음을 항복시키고 이 마음을 쉬게 하며 이 마음으로 참아내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까닭에 참되다고 하는 것이다. 항복시킨다는 것은 계(戒)이다.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은 정(定)이다. 참는다는 것은 지혜이다.
024_0220_b_17L鼻奈耶卷第一 鼻秦言去奈耶秦言眞也去若干非而就眞故言眞降伏此心息此心忍不起故曰眞也降伏戒也息定也忍智也


축불념(竺佛念) 한역
024_0220_b_19L姚秦涼州沙門竺佛念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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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라이법(波羅夷法) ①

삼계(三戒)는 무상계계(無上戒戒)ㆍ무상의계(無上意戒)ㆍ무상지계(無上智戒)이다.
무상계계란 무엇인가? 여기에서 비구는 비구로서 계율을 지키고 계율로써 해탈을 하여 스스로를 장엄하며 행(行)을 익혀서 견해를 이루고 지극히 사소한 일이라도 곧 두려워하여 계율 중의 계율에 맞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무상계계라고 한다.
무상의계란 무엇인가? 여기에서 비구는 음란한 것을 제거하고 사선(四禪)의 선정(禪定)에 이르는 것이니, 이것을 무상의계라고 한다.
무상지계란 무엇인가? 여기에서 비구는 이 고제(苦諦)를 알고 이 고습제(苦習諦)를 알며 이 고진제(苦盡諦)를 알며 이 고도제(苦道諦)를 아는 것이니, 이것을 무상지계라고 한다.
이렇게 세 가지의 계율을 세우고 진실함을 따라서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무수히 많은 부처님께서는 불장(佛藏)4)과 불보(佛寶)와 부처님의 비밀한 도리로써 삼승(三乘)의 성문(聲開)을 훈계하신 것이니, 각각의 부처님께서는 삼야삼불(三耶三佛)5)이신 것이다.
024_0220_b_20L三戒無上戒戒無上意戒無上智戒彼云何無上戒戒於此比丘比丘持以戒解脫自嚴飾習行成見芥事卽恐懼應戒中戒此謂無上戒戒云何無上意戒於此比丘除婬乃至四禪思惟正受此謂無上意戒云何無上智戒於此比丘知此苦諦知此苦習諦知此苦盡諦知此苦道此謂無上智戒以此三戒得立順恒沙等過去當來今現在佛佛藏佛寶佛秘要以訓三乘聲聞各佛三耶三佛
불세존께서는 비세라성(轉貰羅城)진나라 말로 넓다는 뜻의 미후강(獼猴江)가에 있는 석대원관(石臺園觀)에 계셨다.
비세라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가란타검파(迦蘭陀鈐波)라고 하는 곳이 있었다. 가란타의 아들, 수달다(須達多)는 그 곳에 사는 큰 부자로, 재물이 한량없이 많았으며, 논밭과 농사일이 넘칠 정도로 풍부하였고, 집에는 코끼리ㆍ말ㆍ낙타ㆍ소ㆍ나귀ㆍ돈ㆍ곡식ㆍ보배ㆍ금ㆍ은ㆍ진주ㆍ유리(琉璃)ㆍ패옥(貝玉)ㆍ호백(虎魄 : 호박)ㆍ마노(碼瑙)ㆍ자거(硨渠)ㆍ산호(珊瑚)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곧 그것들을 모두 버리고 여래께 나아가 법문을 듣고 신심과 환희심을 얻었다. 그는 신심과 환희심으로써 선정[正受]을 얻어 머리를 깎고 집을 버리고는 도업을 짓기 위하여 무한(無限)비구와 함께 구살라성(拘薩羅城)의 죽원(竹園 : 竹林精舍)에서 결제에 들어갔다.
그때에는 기근이 들어 곡식이 귀했다. 곡식은 서리와 우박의 피해를 받아서 거의 죽었으며, 비록 조금 남은 것이라 하더라도 벌레가 먹어 버렸기 때문에 걸식을 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024_0220_c_09L佛世尊在鞞貰羅城秦言廣博 獼猴江邊石臺園觀去鞞貰羅不遠名迦蘭陁鈐波迦蘭陁子名須達多於彼止富財無際限田業盈豐舍宅成就馬駝牛驢錢穀珍寶金銀眞珠琉璃貝玉虎魄碼瑙硨璖珊瑚卽捨趣如來聽受法奧得信樂意以此信樂意得正受剃除鬚髮捨家爲道共無限比丘到拘薩羅城竹園結歲坐爾時穀貴飢餓穀霜雹所殺雖少遺脫爲蟥虫所食乞求甚難得
024_0221_a_01L그래서 수달다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은 기근이 들어서 곡식이 귀하고 곡식은 서리와 우박으로 거의 죽었으며 비록 조금 남아 있는 것이라도 벌레에게 먹혀서 걸식하기가 매우 어려우니 내가 여러 스님들에게 ≺여러분, 제 말씀을 들어 보십시오. 비세라국에는 제가 잘 아는 친척의 집이 있는데 부귀하기가 한량없고 금전과 재물이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보배로운 물건과 여러 가지 물건이 가득합니다. 우리 함께 그에게로 가면 친척을 제도할 수도 있으며 여러 비구 스님들도 또한 편안함을 얻으실 수가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하고는 때가 되면 비세라국으로 가도록 해야겠다. 그 곳에 가면 틀림없이 비구 스님들에게 음식과 탕약과 입을 것들을 보시해 줄 것이다.’
024_0220_c_20L於是須達迦蘭陁子作是念今穀貴飢餓穀霜雹所殺雖少遺脫爲蟥虫所食乞求甚難諸賢聽我所言我有鞞貰羅國知識家親里家富貴無限錢財田業無量珍寶雜物豐盈我等可共到彼福度親里諸比丘亦可得安身及時可向鞞貰羅國到彼已比丘當供食飯漿湯藥衣被
이에 수달다는 구살라성에서 결제를 하고 결제가 끝나자 석 달 동안 입었던 옷을 손질하여 하루 만에 옷을 다 갖추자 곧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세라국으로 향하였다. 수달다는 모든 대중들을 데리고 앞장 서서 점차로 길을 가서 비세라국에 도착하였다. 비세라성의 미후강 곁에 있는 석대(石臺)에 모이자 그는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모든 비구에게 음식을 손수 나누어 주었다.
그 때에 가란타의 아들, 수달다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세라국의 친척집에 가서 걸식을 하였는데, 걸식을 마치고는 곧바로 급히 그 집에서 나와 다른 곳으로 떠났다.
024_0221_a_04L於是須達多迦蘭陁子於拘薩羅城結坐結坐已竟三月補納衣裳一日竟衣已辦卽著衣持鉢向鞞貰羅將諸衆前行漸漸到鞞貰羅趣鞞貰羅獼猴江邊石臺所作諸飯食飯諸比丘自手斟酌爾時須達多迦蘭陁子到時著衣持鉢趣鞞貰羅國親里家乞食乞食已卽速出
그때에 문 밖에 있던 가란타 집안의 하녀가 그것을 보았는데, 그녀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가란타 집안의 아들인 수달타가 친척의 집에 들어왔다가 어째서 저렇게 서둘러 집을 나가 되돌아가는 것일까?’
그 하녀는 가란타 부인을 찾아뵙고 꿇어앉아서 그런 생각을 아뢰었다.
“지난번에 가란타 집안의 아드님이신 수달다께서 친척의 집에 들어가셨다가 곧바로 나와서 급히 되돌아가셨습니다. 만약 몸에 질병이 없으시다면 무슨 근심이 있으신 것이 아닐까요? 아니면 범행(梵行)을 지키는 것을 좋아하지 않게 되어 계율을 범하고 도를 버리고서 세속의 법으로 나오려고 하시는 것일까요?”
수달다의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 나자 한량없이 기뻐서 스스로 주체할 수가 없었다.
024_0221_a_12L于時門外迦蘭陁家婢女子見須達多迦蘭陁子入親里家何以速出見迦蘭陁婦跪白此意向者貴族須達多迦蘭陁子入親里家還出甚將無疾病意愁耶爲不樂梵行犯戒捨道就俗法乎須達多母聞此語歡喜無量不能自勝
수달다의 어머니는 곧 수달다의 처소로 가서 수달다에게 말하였다.
“몸은 건강하였느냐? 마음에 다른 생각은 없으며 범행을 어기는 마음은 없었느냐? 계율을 범하여 도를 버리고서 세속의 법으로 나올 생각은 있느냐? 만약에 그런 생각이 있다면 빨리 오거라. 수달다야, 계율을 버리고 세속의 법을 익힌다고 하더라도 보시를 하여 많은 공덕을 닦는 데에는 아무 방해될 것이 없느니라. 그 이유는,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서 계율을 지키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고 도를 배우기도 또한 매우 어렵기 때문이란다.”
024_0221_a_18L卽往須達多告須達多身體輕健不意無餘想意有犯梵行耶爲欲犯戒捨道就俗法乎若有此心速來須達多捨戒習俗不妨布施作諸功德何以故佛衆中持戒甚難學道亦難
024_0221_b_01L수달다는 이 말을 듣자 곧 어머니께 아뢰었다.
“저는 아무 병도 없습니다. 또한 다른 생각도 없으며 범행을 범하지도 않았고 계율을 범하여 도를 버리고서 세속의 법으로 나갈 생각도 없습니다.”
어머니가 다시 말했다.
“수달다야, 너는 반드시 내가 말하려는 뜻을 알아야만 한다. 너의 아내는 용모가 단정하기가 견줄 사람이 없다. 만약 도를 버리고 세속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던 가문이 내 뒤부터 하루 아침에 끊어져서 많은 재산과 보배들을 모두 구살라왕(拘薩羅포)에게 빼앗기게 된단다.”
수달다가 대답했다.
“제가 도업을 닦는 것을 계속하게 해 주신다면, 이 일은 어머니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024_0221_a_23L聞此已卽報母言我無疾患亦無他想無犯梵行意不犯戒捨道就俗法母復答須達多汝當知此意汝前婦端正無雙若不欲捨道就俗者可住續種繼後吾種姓熾盛一旦無繼者錢財珍寶盡爲拘薩羅王所奪須達多答曰若聽我爲道者此事可隨
그때에 수달다의 어머니는 수달다의 아내에게 말했다.
“이제부터 내 말대로 하거라. 월경(月經)을 하고서 사흘이 지나거든 네가 시집올 때 입었던 옷을 입고 곱게 치장을 하고 내게 와서 알려다오.”
수달다의 아내는 곧 시어머니의 명에 따라 월경을 하고서 사흘이 지나자 결혼할 때 있었던 예복을 입고 수달다의 어머니께 가서 곧 사실대로 아뢰었다.
“오늘이 바로 월경을 한 후 사흘째 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수달다의 어머니는 며느리를 데리고 수달다의 처소로 가서 수달다에게 말하였다.
“이 아이는 단정하기 이를 데 없으니, 가문의 뒤를 이어 우리 가문의 대가 끊어지지 않게 하여, 재산과 보배를 구살라왕에게 빼앗기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어머니는 며느리를 수달다에게 머물러 있게 하고는 곧 그 곳을 나왔다.
024_0221_b_07L爾時須達多母語須達多婦言我今勅汝若月期三日後著初嫁衣服好自嚴飾來白我須達多婦卽隨其教月期三日著夫前所敬服往須達多母所如事白月期三日今正是時於是須達多母將此婦到須達多所語須達多言當知此婦端正無雙可續種繼莫使吾種姓繼斷錢財珍寶爲拘薩羅王所奪留婦已卽避出去
그때에 수달다는 아내를 안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서 음행을 했는데, 잠깐 사이에 세 번에 이르렀다. 바로 그때에 제석천이 하강하여 수달다 아내의 태내로 들어갔다.
그리고 수달다의 아내는 8개월에서 9개월 사이에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는 용모가 단정하기가 견줄 만한 사람이 없었다. 수달다의 어머니는 앞에서 말한 대로 종족의 뒤를 잇는다는 뜻으로, 곧 그 아이의 이름을 속종(續種)이라고 지었다.
024_0221_b_16L爾時須達多前抱此婦將屛處作不淨行須臾閒乃至三當爾時帝釋降神處其胎爾時須達多婦八月外九月裏生男兒面首端正無雙前所言續種母卽名之爲續種
024_0221_c_01L그 때에 수달다는 이 악행을 저지르고 나서 스스로 부끄러워하였으며 남들에게 모욕당할 것을 부끄러워하였다.
그 때 수달다 비구는 다른 비구들과 함께 결제를 하였고, 결제가 끝나고 나자 서로 안부를 물었다.
“그대는 항상 생각을 잘 참아냈으며 , 기력은 가뿐하고 건강하셨습니까? 결제하는 동안에 공양은 충분하여 밖에 나가서 걸식을 하지는 않으셨습니까? 병을 앓지는 않으셨습니까?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은 없으셨습니까?”
024_0221_b_21L爾時須達多作此惡行已慚愧爲人所辱爾時須達多與比丘同學等體者結坐結坐已今方竟故來問訊汝忍意常不壞婆力輕健不結坐中供養充足不出乞食婆無疾患婆意無若干想乎
수달다가 대답하였다.
“여러 현자께서는 마땅히 아십시오. 생각을 잘 참아 결제를 하기에 모든 것이 충분하였습니다. 또 밖으로 나가서 걸식을 하지도 않았으며 또한 아무 병도 앓지 않았습니다. 다만 마음에 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여러 비구들이 말했다.
“만약 그대가 생각을 잘 참아 결제를 하기에 모든 것이 충분하였고 게다가 아무런 질병도 없었다면 무슨 까닭에 다른 생각을 하였습니까?”
수달다는 전에 범하였던 일의 전모를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그러자 수달다를 비난하기 매우 좋아하던 여러 비구들이 다 함께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무수한 방편으로써 음행이 나쁘다는 것을 드러내어 말씀하셨는데, 음란한 마음을 품고 음욕을 행할 생각을 불같이 일으켰구나. 세존께서 음행이 나쁘다는 점을 드러내어 말씀하셨는데, 이와 같이 음란한 마음을 품고 정결한 마음을 범하여 음욕을 행할 생각을 불같이 일으켰구나.”
여러 비구들은 이와 같이 수없이 여러 번 비난하고 나서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가서 머리를 땅에 대어 예배드리고 한쪽에 앉아서 그가 범한 일을 모두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그 일을 아시고 곧 수달다에게 말씀하셨다.
“수달다여, 네가 정말 이러한 일을 범하였느냐?”
수달다가 대답하였다.
“정말 그러한 일을 범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024_0221_c_03L須達多答言諸賢當知有忍意結坐盡充亦不出乞食亦無疾患唯意有他諸比丘答若卿有忍意結坐竟盡充足復無疾患何故有他想須達多前所犯盡具向諸比丘說卽時彼諸比丘極好共責須達多世尊以無數方便說婬之惡露向婬念婬婬意熾世尊說婬惡露如此向婬犯貞念婬意熾盛如是諸比丘極好責數卽往世尊所頭面著地在一面坐以此所犯具白世尊佛知卽告須達汝審犯此事耶審犯世尊
024_0222_a_01L세존께서 말씀하였다.
“내가 약간의 방편으로써 어리석은 사람을 위하여 음행의 나쁜 점을 드러내어 말한 것은 음란한 마음을 품고 음욕을 행할 생각을 하면 음욕이 불같이 일어난다고 한 것이니, 음행의 나쁜 점을 말하여 드러낸 것이 이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약간의 방편으로 사문을 위하여 계율로 만드셨으니 비구의 열 가지 덕행을 살펴서 마땅히 계율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니라. 열 가지 덕행이란 무엇인가? 첫째 여러 가지 덕행을 지키고 여러 가지 덕행을 배양하여 도를 행하는 것과, 둘째 계율을 믿지 않는 자로 하여금 계율을 믿게 하는 것과, 셋째 항상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고 스스로의 단점을 살피는 것과, 넷째 삿된 일을 범한 자로 하여금 올바른 길에 들어가게 하는 것과, 다섯째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 자로 하여금 더욱 올바른 길을 가게 하는 것과, 여섯째 금생에 받은 몸으로 도를 배워 모든 번뇌를 제거하여서 내생에 받을 몸으로 하여금 번뇌를 없도록 하는 것과, 일곱째 내생에 받을 몸으로 하여금 모든 번뇌를 없게 하여 번뇌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과, 여덟째 모든 청정한 수행을 익히는 것과, 아홉째 범행(梵行)을 얻고 그 범행(梵行)을 잃지 않게 하는 것과, 열째 범행(梵行)을 오래 머물도록 하는 것이니, 사문이라면 마땅히 모두 알아야 할 것이니라.”
024_0221_c_15L世尊我以若干方便爲癡人說婬之惡向婬念婬婬意熾盛說婬之惡露如是佛以若干方便爲沙門結戒比丘十德當與戒何等十衆德持衆德養衆德行道不信戒者教令入常自慚愧省己短犯邪者教令入正正者欲令重正現身學道滅結欲使後身無結後身欲使結滅不起習諸淨行得梵行欲不失欲使梵行久住十沙門當共知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일로 인하여, 그리고 이러한 뜻에 의해 모든 승가를 모으시고 이것을 계율로 만드시어 유지하게 하셨다.
만약 비구가 계율을 범하여서 계를 버리되 계를 이기지 못하고도 스스로 뉘우치지 아니하여 청정한 수행이 없어져서 마침내 음행을 범한다면 이 비구는 바라이보리아살바사(波羅移菩提阿薩姿肆)아살바사(阿蔭婆肆)는 승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말이다이니라.
024_0222_a_02L爾時世尊因此事因此義集諸和合僧此戒若比丘比丘犯戒不捨戒戒羸不自悔無淨行犯婬法者此比丘波羅移菩提阿薩婆肆阿 薩 婆 四 者 不 受 僧 不 客 也
불세존(佛世尊)께서 사위국(捨衛國)에 있는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에 어떤 이상한 비구가 구살라국의 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숲에서 여름 안거를 하였는데, 그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암컷 원숭이가 머물러 살고 있었다. 그 암컷 원숭이는 자주 비구의 처소에 왔고 이 비구는 여러 번 원숭이와 함께 음식을 먹었다. 이렇게 하여 원숭이가 그 비구를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하지 않게 되자 비구는 그 암컷 원숭이와 함께 음행을 저질렀다.
저 비구 대중 가운데에는 그 비구와 함께 배우고 시주를 받았던 비구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구살라국에서 안거를 하고 있었다.
024_0222_a_06L佛世尊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有異比丘拘薩羅國去城不遠有園觀於中夏坐去園不遠有雌獼猴於彼止住雌獼猴數數到比丘所此比丘數數與彼獼猴食如是獼猴不畏難彼比丘比丘與獼猴爲不淨彼大比丘衆中有同學共檀者薩羅國結坐
안거가 끝나자 옷을 기워서 하루 만에 다 꿰매고 나서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이 비구의 처소에 왔다.
그들이 이 비구에게 말했다.
“여름 안거 동안에 아픈 데는 없었으며, 마을에 나가서 걸식을 하였는가? 마음에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은 없었는가?”
비구가 대답하였다.
“여러 비구들이여, 참는 마음이 있어서 여름 안거 동안에 아무 질병도 없었으며 또한 어지러운 생각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원숭이가 밖에서 오더니 곧장 그 비구에게 가서 그의 앞에 쭈그리고 앉더니 비구를 자세히 쳐다보았다. 비구가 얼굴을 돌려서 피하니 그 원숭이는 다시 다른 비구들을 쳐다보았다. 다른 비구들이 얼굴을 돌려서 피하자 원숭이는 다시 이 비구를 쳐다보더니, 이 비구 앞에서 몸을 돌려 비구를 등지고 엎드렸다. 그 비구는 여러 비구들에게 부끄러워서 원숭이가 하자는 대로 따라 하지도 아니하고 원숭이를 곁눈질하지도 않았다. 그 원숭이는 비구가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는 것을 보자 곧 못된 마음을 내어 몸을 돌리더니 비구의 얼굴을 할퀴어 상처를 내고 곧 가버렸다.
024_0222_a_14L結坐已補納衣一日所成衣著衣執鉢到此比丘所語比丘夏坐來不有患苦不出乞食婆意無若干想婆比丘答諸賢有忍意夏坐中無所患苦亦無亂想彼獼猴從外來逕趣此比丘在前踞熟視比丘踞視比丘已迴面復看餘比丘看餘比丘迴面看是比丘於是比丘前迴身背比丘此比丘羞諸比丘不從獼猴亦不眄視獼猴見比丘不眄視便起惡意迴身攫掣比丘頭面傷壞便去
024_0222_b_01L여러 비구들이 그 비구에게 말하였다.
“원숭이가 이곳에 와서 우리들 앞에서 눈을 들어 당신을 쳐다보고 다시 우리들을 쳐다보더니 곧 몸을 돌려서 당신에게 등을 대고 엎드렸습니다. 그러다가 당신이 원숭이에게 말을 걸지도 않고 원숭이를 쳐다보지도 않자 곧 성을 내어 당신의 얼굴을 할퀴고 떠나갔습니다.”
여러 비구들이 여러 번 거듭해서 채근하니, 그 비구는 곧 스스로 자신이 저지른 행위를 모두에게 말하였다.
여러 비구들이 말하였다.
“왜 그랬습니까? 비구여, 세존께서 언제나 무수한 방편으로 음행의 나쁜 점을 드러내어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세존께서 음행의 나쁜 점을 모두 드러내어 말씀하시며 음란한 마음을 품고 음행을 행할 생각을 하면 음욕이 불같이 일어난다고 하셨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이 음행을 살피지 아니하고 이러한 악행을 저지른 것입니까?”
024_0222_b_01L諸大比丘語此比丘言向者獼猴來到此閒前擧目視卿復視我等便迴身背卿見卿不語不眄視便起恚意攫掣卿頭面破便去諸大比丘好切責數得諸比丘責數已卽便自首比丘語云何比丘世尊竟不說無數方便說婬惡露耶向婬念婬婬意熾世尊盡說婬之惡露向婬念婬意熾盛卿云何不觀此婬行而爲此惡行
이와 같이 여러 비구들은 그 비구를 여러 번 꾸짖고 나서 곧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나아가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 발에 예배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 비구 대중은 앞에서 본 것을 모두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그 일을 아시고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정말 그렇게 하였느냐, 하지 않았느냐?”
그 비구는 부끄러움으로 얼굴빛을 잃어 먼지를 뒤집어쓴 것과 같이 되어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왼쪽 어깨만 덮고서 무릎을 땅에 댄 채 상체를 곧게 하고 함장을 하고서 불세존께 아뢰었다.
“정말 그렇게 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때에 세존께서는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어찌 된 일이냐? 비구여, 내가 어리석은 사람을 위하여 무수한 방편으로 음행의 나쁜 점을 드러내어 말하지 않았더냐? 음란한 마음을 품고 음행을 행할 생각을 하면 음욕이 치성하여지나니, 내가 음행의 나쁜 점을 모두 드러내어 이와 같이 말하였느니라.”
024_0222_b_11L如是諸大比丘責數此比丘已卽往詣佛所頭面著地禮佛足在一面坐彼比丘衆如前所見盡白佛知告此比丘審實爾不比丘慚愧顏失色如被塵坌右膝著地偏袒右肩長跪叉十指白佛世尊審實世尊爾時世尊語此比丘云何比丘我豈不爲癡人無數方便說婬之惡露婬念婬婬意熾盛我盡說婬之惡露如是
024_0222_c_01L불세존(佛世尊)께서는 무수한 방편으로 음행에 대하여 말씀하시고 이 일로 인하여 그리고 이러한 뜻에 의해 승가 대중을 모으시고, ‘범행(梵行)에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의 열 가지 덕행이 있음을 관하셨다.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이 계율을 만드셨다.
만약에 비구가 계율을 범하여 음욕을 일으켜서 계율을 되돌리지 않고 계율을 버리며 계를 지키지 아니하여 계의 세력이 떨어지게 하며, 스스로 뉘우치지 아니하고 음행을 저지르되 아래로 축생으로서 형체가 있는 것에까지 범하는 자는 승가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024_0222_b_20L佛世尊無數方便說婬因此事因此義集和合僧觀有十德乃至梵行夂住世尊爲諸比丘結此戒若比丘比丘犯戒婬意起不還捨戒戒羸不自悔爲不淨行下及畜生有形之犯者不受棄捐
무엇을 계율이라고 하는가? 계명(戒名)이란, 비구가 지니는 이백오십계(二百五十戒)의 무상계계(無上戒渽)와 같은 것으로, 이것을 계계(戒戒)라고 한다.
무엇을 불환계(不還戒)라고 하는가? 계명(戒名)을 반납하지 않고 어리석음으로 뜻을 어지럽히며 번뇌로 괴로워하다가 계를 버리는 것을 불환계라 한다. 벙어리와 귀머거리인 사람에게 계를 반납하는 것을 불환계라 한다. 음성과 상관 없는 것으로 계를 반납하는 것을 불환계라 한다. 만약에 혼자서 계를 반납한다면 그것을 불환계라 한다. 부처님의 탑 앞에서나 사문의 탑 앞에서 계를 반납하는 것도 불환계라 한다.
만약에 부처님과 계화상(戒和上)과 아사리(阿闍梨)를 떠나 모두를 여의어 의지하지 아니하고서, “나는 불법(佛法) 가운데에 머무르지 않겠다”고 하고 여러 비구들에게, “나는 지금부터 도를 닦지 않겠다”라고 말하여, 여러 비구들이, “당신은 도를 닦지 않습니까?”라고 말하면 그에 대답하기를, “도를 닦지 않습니다”라고 한다면, 이것은 계를 반납하는 것[還戒]이 된다.
024_0222_c_02L彼云何爲戒戒名者若比丘持二百五十戒無上戒戒謂戒戒云何不還戒不還戒名愚癡亂意痛惱捨戒者爲不還戒瘂聾相向還戒者爲不還戒音聲不相關者還戒不爲還戒若獨還戒者不爲還戒佛塔前沙門塔前還戒不爲還戒離佛和上和上友阿闍梨阿闍梨友離盡不依附我不佛法中住向諸比丘言我今已往不爲道諸比丘語不爲道耶不爲道
음탕한 여자[婬女]와 어울려 세 군데를 가까이하는 것을 버려야 한다. 음부[産道]를 가까이하는 것은 첫 번째 버려야 할 법[棄捐法]이 된다. 항문을 가까이하는 것은 두 번째 버려야 할 법이다. 입을 가까이하는 것은 세 번째 버려야 할 법이다.
남자를 가까이하는 것에 두 가지 버려야 할 법이 있다. 항문을 가까이하는 것과 입을 가까이하는 것이 두 가지 버려야 할 것이다. 성적(性的)으로 불완전한 남자를 가까이하는 것에도 마찬가지로 두 가지 일이 있다.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같이 가지고 있는 자를 가까이하는 것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여자를 가까이하는 것과 같다.
축생을 가까이하는 것에 두 가지 버려야 할 것이 있으니, 입을 가까이하는 것을 제외하고 여자를 가까이하는 경우와 같다. 축생으로서 수컷인 것을 가까이 하는 것에는 한 가지 버려야 할 것이 있고, 축생으로서 버려야 할 것도 또한 마찬가지여서, 축생 가운데에서 암컷과 수컷의 형상을 가지고 있는 것을 가까이하는 것에는 두 가지 버려야 할 것이 있다. 닭과 물수리[鶚]를 가까이하는 것에는 위에서와 같이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사람이 아닌 것[非人]의 암컷의 세 군데를 가까이하는 경우는 사람인 여인의 경우와 같다.
이러한 부정행(不淨行)은 바라이(波羅夷)죄가 된다.
024_0222_c_12L此爲還戒婬女色三處成棄捐近常產道是一棄捐近穀道是二棄捐法若近口是三棄捐法近男兒有二棄捐近穀道是二棄捐不成男亦二事有男有二形者有三與女同近畜生有二除口與女同畜生雄者一棄捐畜生捐者亦爾畜生中有雄雌形者二棄雞鶚如上二非人女三處與女人此不淨行婆羅移
024_0223_a_01L불세존께서는 나열기(羅閱祈)6)의 영취산(靈鷲山)에 큰 비구 대중 천이백오십 명의 제자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에 비구들은 나무와 풀을 거두어 그것으로 암자[菴]를 짓고 기거하였는데 모든 비구들이 왕사성(王舍城)으로 걸식을 하러 간 뒤에 왕사성의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성을 나와서 비구들의 처소인 초암을 부수고 그것을 가지고 가서 써버렸다.
여러 비구들은 걸식을 마치고 돌아와서 모든 초암이 사람들에 의해 부서진 것을 보고 그들은 다시 장작과 풀을 모아 초암을 짓고 기거하였다. 비구들이 다시 왕사성에 걸식을 하러 들어가니, 왕사성의 남녀노소들이 다시 와서 초암을 부수고 자재들을 가지고 가 버렸다.
024_0222_c_21L佛世尊在羅閱祇鷲山與大比丘衆俱千二百五十弟子彼時比丘收拾薪草持用作菴舍彼諸比丘入羅閱祇城乞食後羅閱祇城中男女大小出城壞諸菴舍持去供用諸比丘乞食後還見諸菴舍爲人所壞諸比丘復更取薪草作菴舍住諸比丘復入羅閱祇乞食羅閱祇城中男女大小復壞菴舍持去
이와 같이 하기를 세 번에 이르자 비구들은 그것을 보고 나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왕사성 안에 있는 남녀노소의 맡은 사람들이 자꾸 성 밖으로 나와서 초암을 부수는구나.’
그 비구 대중 가운데에는 단이가(檀貳迦)라고 하는 비구가 있었는데, 그는 기와를 굽는 집 안의 아들이었다.
그는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우리들이 이 장작과 풀을 가져다가 그것으로 집을 지으니 우리가 성으로 걸식을 하러 들어간 뒤에 성 안의 남녀들이 성 밖으로 나와 우리들의 집을 부수는구나. 성 안에 살고 있는 목수가 나의 친척이니, 그에게 가서 목재를 얻어다가 그것으로 집을 지어야겠다.’
024_0223_a_07L如是至三諸比丘見此已作是念羅閱祇城中男女大小數出壞菴舍彼衆中有比丘名檀貳瓦窯家子便起此意我等取此薪草持用作舍吾等入城乞食後城中男女出壞吾等菴舍我於城中有木工師是我親里我當往從乞材木持用作舍
단이가비구는 때가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서 왕사성으로 들어가 목수의 집으로 가서 목수에게 말했다.
“당신은 알고 계십니까? 아사세왕(阿闍貰王)께서 나에게 목재를 주신다고 했으니, 나에게 목재를 주셔야 되겠습니다.”
목수가 말했다.
“왕께서 스님께 나무를 주신다고 하셨다면 마음대로 가져가십시오.”
그 단이가비구는 혼자 나무를 관리하는 관청의 좋은 목재를 가져다가 모두 쪼개고 절단하여 한 곳에 모아 두었다. 왕사성의 사람들이 왕사성을 살피고 다니다가 목재를 많이 쌓아 둔 곳에 와서 관청에서 베지 못하게 하는 나무들이 토막토막 잘라져서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024_0223_a_14L檀貳迦比丘到時著衣持鉢入羅閱祇城向木工師舍語木工師卿知不王阿闍貰兜賜我材木卿當與我木工答曰若王賜賢木隨意取彼檀貳迦比丘自取材木官之要好材盡取斫截聚著一處守羅閱祇城人按行羅閱祇城到大聚材木所官所禁材木段段聚在一處
024_0223_b_01L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나서 목수의 처소로 찾아가 물었다.
“목수여, 누가 관청에서 베는 것을 금지한 나무들을 토막토막 끊어서 한 곳에 쌓아 두었습니까?”
목수가 이윽고 대답하였다.
“단이가비구가 나에게 와서, ‘관청에서 나에게 재목을 주었으니 당신은 마땅히 나에게 목재를 주어야 될 것이오’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그 비구가 목재를 가져다가 토막토막 잘라서 한 곳에 모아 두었습니다.”
그때에 성을 지키는 사람은 아사세왕이 성을 낼까 두려워하며, 곧 아사세왕의 처소에 가서 왕에게 아뢰었다.
“좋지 못한 재목도 쓰지 못하는데 폴은 재목을 가져다가 비구에게 주셨습니까?”
왕이 대답했다.
“나는 그런 명령을 내린 일이 없다.”
그 때에 아사세왕은 사람을 시켜서 목수를 부르게 하였다. 심부름하는 사람이 곧 왕명을 받들어 달려가서 목수에게 말했다.
“아사세왕께서 당신을 부르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목수는 곧바로 명에 따라서 왕이 있는 곳으로 가다가 도중에 단이가비구를 보았다.
024_0223_a_21L見已尋向木工所卽問木工何誰取官材段段截聚著一處木工尋答達貳迦比丘來勅我官賜吾材卿當與我此比丘取材木段段截聚著一處爾時守城人卽遙瞋阿闍貰王卽往阿闍貰王所白王言大有惡材木不用乃取好材與比丘爲王答吾無此教爾時王阿闍貰勅使人召木工卽奉王教走召木工王阿闍貰有教召卿木工卽時隨信到王所中路値達貳迦比
목수는 단이가비구를 보자 그의 앞에서 예배를 드리고 말하였다.
“스님 때문에 죄를 받게 되었으니, 저와 함께 왕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 주십시오.”
비구가 대답했다.
“우선 나보다 앞서서 먼저 가십시오. 내가 곧 뒤따라 가겠습니다.”
그때에 목수가 곧 왕의 처소에 도착하니, 왕이 목수를 보고 곧 물었다.
“당신은 올바른 사람이 아니다. 무엇 때문에 네 멋대로 관청의 좋은 재목을 가져다가 비구에게 주었느냐?”
목수가 이윽고 대답하였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소서. 단이가비구가 목재가 있는 곳으로 와서 저에게 ‘관청에서 나에게 목재를 주었으니 마땅히 나에게 주어야 하오’라고 말하기에 제가 그 비구에게, ‘대왕께서 진실로 당신께 주셨다면 마음대로 가져가십시오’라고 말하였습니다.”
왕이 묻고 목수가 말하는 것이 미처 끝나지도 않았을 때, 단이가비구가 왕의 처소에 도착하였다.
024_0223_b_09L木工見達貳迦比丘已卽前禮言坐尊人故將我到王所比丘答言且在前吾尋後到爾時木工卽到王王見木工卽問卿非人何以自由官好材木取與比丘木工尋對大王當知達貳迦比丘來到材所作是語官賜我材卿當與我卽對比丘審賜卿便隨意取王問木工言語未達貳迦比丘來到王所
왕은 멀리서 비구가 오는 것을 보자 곧 곁에 있던 사람에게 명하였다.
“이 목수를 데려다가 임시로 아랫방에 가 있게 하고 비구를 인도하여 데리고 오거라.”
명을 받은 사람이 왕명을 따라서 목수를 데리고 간 뒤에 비구를 데리고 오니, 왕이 비구에게 물었다.
“지금 온 사람이 참으로 관청의 좋은 목재를 함부로 가져다가 토막토막 끊어서한 곳에 쌓아 둔 사람인가?”
비구가 왕에게 대답하였다.
“왕께서는 저에게 목재를 주셨습니다.”
왕이 말했다.
“나는 그런 명을 내린 일이 없소.”
비구가 대답했다.
“왕께서는 막 왕이 되셨을 때를 기억하지 못하십니까? 그 때에 왕께서는 장작과 물과 물의 세 가지를 가지고 사문과 바라문에게 보시하지 않으셨습니까?”
024_0223_b_17L王遙見比丘來便勅傍人將此木工權著下前此比丘聞王教令將木工去比丘王問比丘今至誠時官好材木輒取段段截聚著一處比丘答王賜我材我省無此教比丘答王王不憶初作王時那爾時持薪草水三事布施沙門波羅門乎
024_0223_c_01L왕은 비구가 이렇게 억지로 꾸며 대어 속이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대답했다.
“비구여, 내가 보시한 것은 주인이 없는 것을 보시한 것이지 주인이 있는 것까지 보시한 것은 아니오. 비구는 가서 왕법(王法)을 받으시오.”
그 때에 아사세왕은 노여움이 끓어올랐으나 세존의 공덕을 생각하고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비구에게 명하였다.
“머물고 있는 곳으로 물러가시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마시오.”
그 때에 아사세왕의 곁에 있던 여러 신하들은 모두가 큰 소리를 내어 말하면서 이상하게 여겼다.
“이 비구는 죽을 곳에서 살아났구나.”
024_0223_c_01L王見比丘作此詭言王答比丘我所施者乃及無主不及有主去比丘往受王法爾時阿闍貰王瞋恚熾盛憶世尊功德須臾頃默然不語勅比丘去還所止莫復更爲爾時阿闍貰王傍臣百官皆放聲大言此比丘於死得脫
그 때에 단이가비구는 대중의 처소로 되돌아와서 대중들에게 말했다.
“여러분께서는 마땅히 아십시오. 지난번에 대왕이 나를 데려다가 죽이려고 하다가 얼마 후에 다시 나를 놓아 주었습니다.”
여러 비구들이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랬습니까?”
단이가비구는 대중들에게 그 일을 모두 말해 주었는데, 그 가운데에 있던 걸식하는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가 부끄럽게 여겼다. 그들은 세존께 가서 그 비구가 말한 대로 세존께 아뢰었다.
024_0223_c_07L爾時達貳迦比丘還詣大衆所語大衆言賢當知向者大王欲取我殺尋復放諸比丘問有何事故此達貳迦比丘具向衆說其中有頭陁乞食比丘聞此語各懷羞恥往詣世尊白如此比丘所說
024_0224_a_01L그 때에 세존께서는 아난을 돌아다보시고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빨리 왕사성에 들어가 네거리 길가에서 이렇게 말하도록 하여라. ‘만약에 비구가 돈 오 전(錢)을 훔치거나 오 전의 값이 나가는 옷을 훔쳤다면 아사세왕은 어떤 형벌을 내립니까?’라고.”
그 때에 아난은 세존의 명을 받고 이마를 땅에 대어 세존의 발에 예배를 드리고 세존을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나서 두 비구와 함께 왕사성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네거리에 도착하여 길 가는 행인들에게 말했다.
“만약에 비구가 오 전(錢)의 돈이나 오 전에 해당하는 옷을 훔쳤다면, 아사세왕께서는 어떤 형벌을 내리십니까?”
그때에 왕사성의 행인들은 곧 이렇게 대답했다.
“만약에 비구가 오 전의 돈이나 그 값이 오 전에 해당하는 옷을 훔치게 된다면 아사세왕께서는 비구를 책망하도록 하십니다.”
그 때에 아난은 얼마 아니되어 왕사성에서 나와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되돌아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왕사성에서 지나는 행인들에게 물어 보았더니 비구가 금전 오 전이나 그 값이 오 전에 해당하는 웃을 훔친다면 아사세왕은 비구를 나무라게 한다고 하나이다.”
024_0223_c_13L爾時世尊顧謂阿難速去阿難入羅閱城住四徼道頭告作此若比丘盜五錢以上盜直五錢衣盜此者阿闍貰兜有何刑罰爾時阿難受世尊教頭面禮足遶三帀共二比丘入羅閱祇城到四徼道頭告中行人若比丘盜五錢直五錢衣有盜此者阿闍貰王有何刑罰爾時羅閱祇城四徼道人卽報之言若比丘盜五直五錢衣王阿闍貰有教非沙門爾時阿難尋出羅閱祇還詣佛所白佛言羅閱祇城中問諸行人若比丘盜五錢直五錢衣王阿闍貰有教非沙門
그때에 세존께서는 이 일로 인하여 승가 대중을 불러모으셨다. 세존께서는 열 가지 덕행이 있음을 관하시고 사문을 위하여 계율을 만드시고 ‘범행(梵行)이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사문들로 하여금 마땅히 이 일을 알도록 하였다. 만약 비구가 마을이나 성곽에서 남이 자신에게 주지도 것는 것을 취하거나 이 형상이 있는 것으로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일을 한다면 왕이나 대신들이 비구를 잡아다가 때리고 묶어서 경계 밖으로 내쫓으면서, “쯧쯧, 비구여. 당신은 도적도 아니며 어린아이도 아니며 또한 당신은 어리석지도 않거늘 이런 짓을 하는구려”라고 말할 것이니, 남이 주지도 않은 것을 취하는 것은 바라이(波羅夷)죄이다. 비구는 많은 집을 받거나 머무르지 말 것이다.
024_0224_a_03L爾時世尊因此事和合僧聚觀有十德世尊爲沙門結戒乃至梵行久住沙門當知此事若比丘於村落城郭有盜意不與取以此形像不與取事若王若王大臣捉比丘驅著界外或作是語咄比丘汝非汝非小兒汝不作此形像不與取波羅夷不受多舍比丘住
구살라국(拘薩羅國)에는 멀지 않은 곳에 관문(關門)이 있었는데 상인이 그 곳에 와서 비구에게 말했다.
“스님께 약간의 물건을 드리겠으니, 제가 관문을 통과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이 물건의 반을 스님께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그 비구는 그 물건을 받고 나서 후회하고 말했다.
“내가 승단에 의해 버려지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죄7)를 범한 것이 아닐까?”
024_0224_a_10L拘薩羅處彼處近關商人來到語比丘與上人少物令我得過關此物與上人半比丘受此物已而反悔我不犯棄捐不受
그 비구가 이 일을 가지고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는 그 비구에게 말씀하였다.
“비구가 물건을 통관시켜 주고서 금전 오 전(錢)이나 오 전에 해당하는 물건을 장사치에게서 받는다면, 이미 바라이죄가 성립되느니라. 도적이 든 경우와 기근이 든 경우와 험난한 길인 경우는 제외한다.”
그 때에 그 마을에는 울타리와 해자[瀣]와 담장을 만들어 놓고서 그 안에다 코끼리ㆍ말ㆍ낙타ㆍ소ㆍ나귀를 기르고 있었는데 그것들을 새끼줄로 연결하여 묶어 놓았다.
024_0224_a_14L彼比丘以此事白世尊世尊告彼比丘若比丘度關過物者至五錢直五錢物取賈客顧已爲成棄捐不除賊飢餓嶮道時彼村籬柵及塹牆壁圍彼牧象馬駝牛驢以繩連繫
024_0224_b_01L만약에 비구가 가축을 홈치려고 그 새끼줄을 풀고서 울타리를 넘어 들어간다면 바라이죄이다.
해자를 넘어 간다면 바라이죄이다.
담장을 넘어 들어간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담장 밖으로 나간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밖에 있으며 주인이 없는 못에서 물오리같은 것을 몰아서 담장 안으로 들어온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해자 안으로 몰고 들어온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울타리 안으로 몰고 들어온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집집마다 돌면서 물을 얻을 때 비구가 훔칠 마음을 내어 오 전(錢)에 이르는 물을 아래로 흘러가게 했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손이나 다리로, 흑은 나무나 가래[鍬]같은 것으로 물을 훔치려고 한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024_0224_a_18L若比丘畜生中盜解其繩而度籬柵波羅夷度塹棄捐度垣牆成棄捐不若出牆外爲成棄捐不受若外空澤中驅來入牆爲成棄捐不受入塹爲成棄捐不受入柵內爲成棄捐不若家家轉當得水分若比丘以盜意決水放下至五錢爲成棄捐不受若手若腳若木若鍬盜決爲成棄捐不受
비구가 물에서 목욕을 하다가 목욕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봇도랑을 터뜨려서 물이 흘러내리자 거사들이 성을 내어 말했다.
“저 비구가 거짓으로 목욕을 하는 척하면서 봇도랑을 터뜨려서 물을 흘려 보낸다.”
그 비구들은 각자 의심이 생겨서 생각하였다
‘우리들이 바라이죄를 범한 것이 아닐까?’
그 비구들이 이 일을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였다.
“만약에 물을 훔칠 생각으로 봇도랑을 터뜨렸다면 오 전어치의 물이 흘러내렸더라도 봇도랑을 터뜨린 것은 바라이죄가 성립되느니라.”
024_0224_b_04L彼比丘在水浴浴未竟決溝放彼居士瞋恚言此比丘詐浴而決溝彼比丘各懷疑我等不成棄捐不受耶彼比丘以此事而白世尊世尊告曰若以盜心決者下直五錢而決爲成棄捐不受
주인이 있는 못[池]이거나 주인이 없는 못이거나, 못 안에 있는 새를 잡으려고 그물을 쳐 놓았는데 비구가 새를 훔칠 생각으로 그물 안에 있는 새나 그물 밖에 있는 새를 훔쳐서 그 값이 오 전에 해당하는 것이라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그물의 안이라는 것은 그물에 주인이 있다는 것이다. 그물의 밖이라는 것은 못에 주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의 일은 모두 주인이 있는 것이다.
새에게 주인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비구가 훔칠 마음으로 새를 갖는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만약에 거사가 몸에 지니고 있던 영락(瓚珞)을 볕에 쪼이려고 지붕 위에 놓아두었는데 주인이 있는 새이거나 주인이 없는 새이거나 그 새가 구슬이나 영락 같은 것을 물고 가는데 비구가 그것을 빼앗았다면, 그리고 그 비구가 훔칠 마음으로 주인이 있는 새가 물고 가는 구슬을 빼앗는다면 그것의 값이 오 전(錢)만 되더라도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024_0224_b_09L及池水或有主或無中有鳥以鳥故施羅網若比丘以盜意若網內若網外而盜鳥下直五爲成棄捐不受網 內 網 有 主 也 網 外池 有 主 也 二 事 互 有 主也鳥或有主或無主若比丘以盜心取鳥爲成棄捐不受若居士以身瓔珞曝著日中在屋上若鳥有主無主彼鳥若撥珠瓔及諸瓔珞持去若比丘奪若以盜意奪有主鳥下直五錢成棄捐不受
024_0224_c_01L어느 비구가 새로 물들인 옷을 지붕 위에서 볕에 말리고 있었는데 바람이 불어서 옷이 땅에 떨어졌다. 다른 비구가 그것을 주워서 집으로 들어갔다가 후회를 하였다.
‘내가 바라이죄를 범한 것은 아닐까?’
그 비구가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였다.
“만약에 훔칠 마음으로 그렇게 하였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되거니와 훔칠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서 그렇게 하였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되지 않느니라.”
이와 같은 경우로서 옷이 중각(中閣)에 있다가 땅에 떨어졌거나, 땅에 있던 것을 중각으로 가져가거나, 중각에 있던 것을 상각(上閣)으로 가져가는 경우에도 만약 훔칠 생각으로 그렇게 하였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이와 같은 경우로서 갖가지 물건이거나 깨ㆍ쌀ㆍ콩ㆍ보리[大麥]ㆍ밀[小麥]ㆍ검은 콩ㆍ겨자 같은 것들을 비구가 훔칠 마음으로 그 값이 오 전에 해당하는 것을 갖는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024_0224_b_18L若比丘以新染衣屋上若風吹墮地若比丘持入舍而反我不成棄捐不受盜婆彼比丘白世尊世尊告曰若以盜意爲成棄捐不受若不以盜意不成棄捐不受是衣若中閣墮下地若下地至中閣中閣至上閣若以盜意爲成棄捐不如是及種種物及麻米豆錢大麥小麥黑豆芥子爲首若以盜意取五錢爲成棄捐不受
어느 비구가 과수원에서 호두ㆍ능금ㆍ감ㆍ배 같은 것들을 가져다 먹고는 곧 의심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승가의 재물을 침범하지도 않았고 남이 주지 않은 것을 훔친 것도 아니지마는 바라이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닐까?’
그 비구는 이 일을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바라이죄가 성립되지 않느니라. 승가의 결계(結界) 안에서가 아니라면 그 곳에서 사미가 과일을 취하는 것은 괴로워할 것이 없느니라.”
024_0224_c_04L彼園菓樹胡桃柰子椑桃梨爲首若比丘取食便懷疑意我不侵衆僧及不與取不成棄捐不受婆彼以事白世尊世尊告曰不成棄捐不受若非僧結界裏其有沙彌取果無苦也
사자가 죽림원 밖에서 사슴을 잡아먹고서 고기를 남겨 놓고 잠을 자는데 어느 비구가 사자가 먹다 남긴 고기를 가져갔다. 그 사자는 잠에서 깨어나 고기를 찾았으나 찾지 못하자 이리저리 다니면서 울부짖었다.
부처님께서 그것을 아시고 아난에게 물으셨다.
“무슨 까닭에 사자가 돌아다니면서 울부짖고 있느냐?”
아난이 그 사실을 모두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가 사자가 먹다 남긴 고기를 먹는다면 그것의 값이 오 전에 해당되는 것이 라 하더라도 그것은 바라이죄가 성립되느니라.”
호랑이의 경우에도 또한 이와 같다.
곰ㆍ원숭이에서 표범에 이르기까지 축생이 먹던 고기와, 두 다리를 가진 것으로서 독수리ㆍ올빼미ㆍ고니ㆍ매ㆍ새매 같은 것들이 먹던 고기를 빼앗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세존에서 말씀하셨다.
“만약에 새가 먹는 것을 빼앗는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되느니라. 만약에 놀라서 달려오는 것을 보호해 주려고 그것으로 하여금 잡히지 않게 하려고 했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되지 않느니라.”
024_0224_c_09L師子竹園外殺鹿食肉飮血而眠餘殘若比丘取食師子覺已求而不得遍求鳴吼佛知已問阿難言何故師子繞園鳴吼難以事具說佛告若比丘師子所食下直五錢而食爲成棄捐不受亦如是及羆熊獼猴至豹畜生食肉及兩足鷲鴟鵠鷹鷂爲首所食肉奪世尊告若鳥以取食而奪爲成棄捐不受若驚走來欲護令不取不成棄捐不受
어느 비구가 자신의 친척이 도살업을 하는데 그 친척이 주지 않은 고기를 가져왔다가 곧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바라이죄를 범한 것은 아닐까?’
그 비구가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에 훔칠 생각으로 가져왔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되거니와 친척이기 때문에 가져온 것이라면 바라이죄가 성립되지 않느니라.”왕사성에서의 일은 여기서 끝남.
024_0224_c_19L若比丘親里屠兒不與肉而取便懷疑我不犯棄捐不受婆白世尊世尊告若以盜意取者爲成棄捐不受若以親里取不成棄捐不王舍國竟
024_0225_a_01L부처님께서 사위국(捨衛國)에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구살라국으로부터 사위국으로 오실 때 살라반원(蔭羅槃園)에서 도적들을 만났는데 왕의 힘이나 마을 사람들의 힘을 빌려 그들을 붙잡아서, 그들로부터 의발(衣鉢)을 빼앗아 비구들에게 돌려 주었다.
그 비구들은 각자 이렇게 의심하게 되었다.
‘내가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은 아닐까?’
비구들이 이 일을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였다.
“만약에 비구가 도적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힘으로 빼앗는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되거니와, 국왕의 힘이나 마을의 힘으로 그것을 빼앗아서 비구에게 준 것이라면 바라이죄가 성립되지 않느니라.”입으로 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 말을 하고서 빼앗은 것은 받지 않은 것과 같다.
024_0224_c_23L佛在舍衛國與大比丘俱從拘薩羅來至舍衛國薩羅槃園閒遇賊彼賊或以王力或以村力捕得奪彼賊衣鉢還比丘彼比丘各懷疑意不成棄捐不受婆以事白世尊世尊若比丘在賊許以力奪衣爲成棄捐不受若王力村力奪與者不成棄捐不受以不口告故若言而奪不受
어느 비구가 구살라국에서 오는 도중에 도적들에게 가진 것을 빼앗겼는데, 그 비구는 친척들의 힘을 빌려 도적에게서 가사와 발우를 다시 빼앗았다.
도적에게서 빼앗고 나자 그 비구는 곧 의심스러워졌다.
‘내가 바라이죄를 범한 것은 아닐까?’
그 비구가 그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도적이 이미 가져간 것을 힘으로 빼앗아서는 안 되느니라. 만약에 힘으로 빼앗거나 남을 시켜서 빼앗게 한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되느니라.”
024_0225_a_07L一比丘從拘薩羅道中爲賊所剝彼比丘以親里力而還奪賊衣鉢奪已比丘便懷疑意我不成棄捐不受婆彼比丘以事白佛告賊已得不可以力奪若以力教他奪爲成棄捐不受
어느 비구가 물건을 바꾸어서 가져갔다.
이에 우파리(優波離)존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만약에 비구가 승가의 재물을 주지도 않았는데 가져간다면 이것은 누구의 물건을 훔친 것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에 입에 넣고서 마땅히 먹어야 할 재물을 가져갔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되느니라. 이와 같이 반드시 나누어야 할 재물을 가져간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되느니라.”
024_0225_a_12L若比丘與直贖得取於是尊者優波離白世尊若比丘衆僧財不與取是誰物不與世尊告若財以入面門今當食去者爲成棄捐不受如是財物當分爲成棄捐不受
024_0225_b_01L우바리존자가 아뢰었다.
“승가의 물건과 승가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그 비구가 훔쳐 갔으니, 이것은 어떤 바라이죄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승가의 물건은 남에게 주기 어려운 것으로, 보시하여 재물을 준 사람의 공덕이 단절되는 것이니, 이런 까닭에 바라이죄가 되느니라.”
우바리존자가 다시 세존께 아뢰었다.
“부처님의 탑사(塔寺)에 있는 비단 깃발과 천개(天蓋)를 어느 비구가 훔쳐 간다면 이것은 어떤 바라이죄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였다.
“부처님의 탑에 있는 물건을 가져간다면 이것은 바라이죄가 성립되나니, 성문(聲聞)의 탑에서 가져가는 것도 또한 그러하니라. 이것은 탑을 보시한 시주(施主)의 복을 끊는 것이니, 바라이죄가 성립되는 것이며, 탑에 있는 물건을 훔치면 지옥에 들어가게 되느니라.”
024_0225_a_17L尊者優波離衆僧物衆僧所須彼比丘不與取誰棄捐不受世尊告衆僧物難賞檀越與財物彼功德斷是故棄捐不優波離復白世尊佛塔寺綵幡蓋若比丘不與取是誰棄捐不受世尊若佛塔寺物取者爲成棄捐不受聲聞塔亦爾謂檀越施與塔寺斷彼施主福爲成棄捐不受盜塔寺物入地獄
불세존(佛世尊)께서는 나갈국(那竭國)의 건저월원(揵抵越園)국왕의 이름이다에 머무르고 계셨다.
어느 우바새가 스스로 믿는 마음을 내어 강당을 짓고 나서 그것을 나운(羅云 : 羅睺羅)존자에게 개인적으로 보시하였다. 이에 나운존자는 그 강당을 받고 난 뒤에 두 달 동안 길을 떠나 출타하였다. 그 우바새는 나운존자가 강당을 받고 나서 길을 떠나 두 달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 우바새는 그 소식을 듣고 나서 나운존자에게 보시하였던 강당을 사방에서 모여드는 수행승들에게 보시하였다.
나운존자는 두 달 동안의 행각을 마치고 나갈국(那竭國)으로 되돌아왔다. 그는 자신에게 강당을 보시했던 시주가 강당을 사방에서 모여드는 수행승들에게 보시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운존자는 이 소식을 듣고 나서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서 그 곳에 도착하자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를 드리고 한쪽에 머물렀다.
024_0225_b_03L佛世尊住那竭國揵抵越園園主 名也有優婆塞自以信自在自悲自意作講堂已私施與尊者羅云於是尊者羅云受是講堂已出行兩月彼優婆塞聞尊者羅云受講堂已行至兩彼優婆塞聞已持講堂施與招提於是尊者羅云行至兩月已還到那竭羅云聞檀越持講堂施與招提聞已到佛所到已頭面禮佛足卻住一面
나운존자가 그 일을 세존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 나운은 그 우바새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 곳에 도착하거든 ‘내가 우바새인 당신에게 하지 말아야 할 일과 괴로운 일과 올바르지 못한 일과 음행과 사문답지 못한 일을 하여서 나를 믿고 따르지 않는 것입니까?’라고 말하여라.”
이에 나운 존자는 세존의 말씀을 극진하게 받들고, 그 다음에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돌고 나서 물러갔다.
이에 나운존자는 밤이 지나자 일찍 일어나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나갈국에 들어가 걸식을 한 뒤에 그 우바새의 처소로 갔다.
그 우바새는 멀리서 나운이 오는 것을 보고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입고 간절한 마음으로 합장을 하고는 나운에게로 가서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나운이시여, 훌륭하십니다. 나운이시여, 어서 오셔서 이 자리에 앉으십시오.”
024_0225_b_12L尊者羅云以事而白世尊告汝羅云至彼優婆塞所到已作如是說我於汝優婆塞作不可事苦事非事不淨事非沙門事不隨順耶是尊者羅云受世尊所說極受持持已從坐而起遶佛而去於是尊者羅云盡夜已早起著衣持鉢入那竭乞食入那竭乞食已往到彼優婆塞所彼賢者眼遙見羅云來見已從坐起一向著衣叉十指至羅云所白曰善來羅云善哉羅云久乃來就此坐
024_0225_c_01L나운은 그가 권하는 대로 자리에 앉고 나서 우바새에게 말하였다.
“우바새여, 내가 당신에게 하지 말아야 할 일과 괴로운 일과 올바르지 못한 일과 음행과 사문답지 못한 일을 하여서 당신이 나를 믿고 따르지 않는 것입니까?”
이렇게 말을 하고 나니, 우바새가 말하였다.
“당신께서는 저에게 그러한 일을 하셨던 적이 없고 또한 제가 당신을 믿고 따르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나운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되돌아갔다. 나운은 부처님 계시는 곳에 도착하자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사실대로 아뢰었다.
024_0225_b_22L隨所施坐羅云坐之坐已告優婆塞言婆塞我不於汝不可事苦事非事淨事非沙門事不隨順耶如是說已優婆塞言汝於我無有非事乃至不隨順聞是語已羅云從坐起還至佛到已頭面禮佛足卻住一面如事白佛
이에 세존께서는 이 일로 승가 대중을 모으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법답게 베푸는 것이 아니며 법답게 받는 것이 아니며 법답게 쓰는 것이 아닌 것이 열 가지가 있느니라. 한 사람의 비구에게 보시하였다가 다시 그것을 빼앗아서 두 사람의 비구에게 주는 것은 법답게 베푸는 것이 아니며 법답게 받는 것이 아니며 법답게 쓰는 것이 아니니라. 두 사람의 비구에게 보시하였다가 두 비구에게서 빼앗아서 세 사람의 비구에게 주는 것은 법답게 베푸는 것이 아니며 법답게 받는 것이 아니며 법답게 쓰는 것이 아니니라. 두 사람의 비구에게 보시하였다가 두 비구에게서 빼앗아서 여러 명의 비구에게 보시하는 것은 법답게 베푸는 것이 아니며 법답게 받는 것이 아니며 법답게 쓰는 것이 아니니라. 여러 명의 비구에게 보시하였다가 그것을 빼앗아서 한 사람의 비구에게 보시하는 것은 법답게 베풀고 받으며 쓰는 것이 아니니라.
024_0225_c_06L於是世尊以此事和合僧會已尊告諸比丘有十非法施非法受法用施一比丘已奪持與二是非法是非法受是非法用施二已奪二與二是非法施非法受非法用奪二以與多者是非法施受是非法用多已奪與一是非法施受用也
한 사람의 비구에게 보시하였다가 그것을 빼앗아서 두 사람의 비구에게 보시하는 것과, 여러 명의 비구에게서 빼앗아서 승가에 보시하는 것과, 승가에 보시하였다가 그것을 빼앗아서 다른 승가에게 주는 것과, 두 승가에게 주었다가 그것을 빼앗아서 비구니 승가에게 주는 것과, 비구니 승가에게서 빼앗아서 다른 비구니 승가에게 주어서 다툼이 일어나 둘로 나뉘게 하는 것과, 하나의 대중에게서 빼앗아서 다른 한 대중에게 주거나 한쪽은 돕고 다른 한쪽은 돕지 않는 것은 법답게 베푸는 것이 아니며 법답게 받는 것이 아니며 법답게 쓰는 것이 아니니라. 앞에 보시하였던 것은 보시이나 나중에 보시한 것은 보시가 아니니라. 보시를 한 시주는 보시를 하여 비록 자재로움을 얻기는 하였으나, 바로 수호해야 할 왕이 땅의 주인이자 평상과 와구(臥具)의 주인이라면 가사와 발우는 비구에게 속해 있는 것이니, 이것은 마땅히 비구가 써야 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지만, 이것을 사문에게 주어서 계율로 만들지는 않으셨다.
024_0225_c_12L施一已奪與二奪多施與僧與僧已奪與他僧與二僧已奪與比丘尼僧奪比丘尼僧已與他比丘尼僧僧鬪作二分未合奪一衆與一衆或助一或不助一是非法施非法受非法用前施是施後施非施檀越施雖得自在可守護王是地主卽牀臥主衣鉢在比丘此應用如是佛說不與沙門結
024_0226_a_01L주인이 있는 포도밭에서 어느 비구가 주지도 않은 과일을 나무에 올라가서 훔친다면 과일을 갖는 것은 바일제(波逸提)8)이다. 만약에 과일을 가진 것의 값이 오 전에 해당한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이와 같이 주인이 있는 나무에 달려 있는 일체의 과일이나, 피어 있는 모든 꽃이나, 감자밭에 심어져 있는 감자를 비구가 훔쳐서 가지고 간다면 바일제이다. 그것들의 값이 오 전에 해당하는 것이라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주인이 있는 것이거나 주인이 없는 것이거나 비구가 연뿌리를 가지려고 땅을 판다면 바일제이다. 연뿌리를 끊어도 바일제이다. 만약에 그 가격이 오 전에 해당하는 것이라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이와 같은 것과 뿌리로 된 모든 음식을 먹는 곳에서 비구가 그것을 받아서 둘로 나누어 가진다면, 그리고 그 가격이 오 전이 되는 것이라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두 사람이 거짓말하는 죄를 범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공양의 청(請)을 받아서 그것을 둘로 나누는 경우도 또한 이와 같다.
만약에 이웃 나라에 있는 비구가 자기 나라의 왕으로 하여금 각각 정벌을 하게 만든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만약에 스스로 정벌군을 인도한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서로가 정벌군을 일으키게 한다면 바일제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얻는 것이 오 전이 된다면 바라이죄가 성립된다.
024_0225_c_21L卽於葡萄園中有主有比丘上樹不與菓上樹取菓取菓波逸提若取菓直五錢爲成棄捐不受如是一切生菓一切生花在甘蔗園園有主比丘不與截取持去波逸提菓滿直五錢爲成棄捐不受藕根有主無若比丘取有主者掘地爲波逸提爲波逸提下直五錢成棄捐不受如是及一切根比丘食處而受兩分下直五錢爲成棄捐不受言二人犯妄言及請飯兩分亦如是若近國界比丘教王各各相伐爲成棄捐不受若自將導成波羅夷相伐起軍波逸提所得下直五錢爲成棄捐不受
불세존(佛世尊)께서는 발서촌(跋署村)금강(金剛)이다의 발거말강(跋渠沫江)진나라 말로는 반곡(槃曲)이다에서 큰 비구 승가와 함께 계셨다.
그때에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였다.
“모든 악을 관(觀)하여 드러내고 지극히 관하되 피곤하도록 앉아 있지 말며 먹는 것[食]이 부정(不淨)함을 관하여 잊지 말 것이니라. 어째서 그러한가? 악을 관하여 드러내는 자는 큰 과보와 큰 공덕을 얻느니라.”
그 때에 모든 비구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였다.
“세존께서 악을 관하여 부정행(不淨行)을 드러내며, 내지 먹는 것[食]이 부정행임을 앉아서 관하라고 말씀하시고 이 부정행을 관하고 나면 마땅히 큰 과보와 큰 공덕을 얻으리라고 하셨으니, 여러분께서는 마땅히 부정행을 관하는 것에 함께 힘쓸 것이며 먹는 것이 부정행임을 앉아서 관하도록 합시다. 우리가 이 행(行)을 관하고 나면 마땅히 큰 과보와 큰 공덕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 모든 비구들은 부정행을 관하고 지극하게 부정행을 관하며, 내지 먹는 것이 부정행임을 관하였다.
이렇게 관(觀)을 하니, 이 냄새 나는 더러운 몸뚱이가 싫어지고 여러 번뇌가 모여들어 도리어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게 되었다.
‘이 몸뚱이를 가지고서야 어느 때에나 마땅히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될 것인가?
024_0226_a_11L佛世尊在跋署村金剛 跋渠沫江秦言槃曲與大比丘僧爾時世尊告諸比丘觀諸惡露觀莫疲坐觀食不淨想不忘何以故觀惡露者得大果功德福爾時諸比丘作是念言世尊說惡露不淨行至坐觀食不淨行不淨行觀此行已當得大果大功德報諸賢當共勖勉觀不淨行乃至坐觀食不淨行我等觀此行已當得大果大功德報是諸比丘觀不淨行極觀不淨行乃至坐觀食不淨行作是觀行時厭此臭身衆惱集會還自慚愧用此身爲何時當脫此苦
024_0226_b_01L비유하자면, 생김새가 단정하여 견줄 데 없이 잘생긴 장부가 모든 보배와 영락으로 그 몸을 장식하고 때마다 목욕을 하고 그 몸에 향수를 바르며 머리에는 보배로 장식한 관을 쓰고 꽃으로 꾸민 머리꾸미개를 썼으며 몸에는 천의(天衣)를 입고 더러운 땅을 밟지 아니하며 손과 발은 부드럽고 머리카락은 감청색으로 매우 아름다우며 수염은 윤기가 흘러 사람 가운데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만약에 그가 죽은 뱀이나 죽은 개나 그리고 죽은 사람과 같이 시퍼렇게 부르트고 썩어 문드러진 더러운 몸으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먹기를 그치지 아니하고 몸에 똥을 바르고 피를 흘리며 더러운 곳에 있는 것과 같이 이 세 가지의 시체를 그 사람의 목에 걸고 있다면, 사람들이 매우 더럽게 여기고 싫어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들자 비구들은 괴로워하며 모여서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게 되었다.
‘어느 때에나 이 근심을 빨리 덜어 버릴 수 있을 것인가?’
024_0226_b_01L譬如壯夫端正無雙以諸珍寶瓔珞其身隨時澡浴香熏塗身頭著寶冠及花鬘飾身被天衣不受塵土手腳柔軟髮紺靑色鬚髭奮咤爲人中最若以死蛇及狗死人靑胮膿爛食不盡段段異處便血塗染臭處不淨以此三尸瓔此人頸人甚穢惡衆惱集會還自慚愧何時當早脫此患去
이와 같이 모든 비구들은 부정관(不淨觀)을 행하고 내지 먹는 것이 부정행(不淨行)임을 앉아서 관하여 이 냄새 나는 육신을 싫어하게 되니, 모두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언제나 죽게 될까?’
그 때에 대중 가운데 어느 한 비구가 부정관을 행하여 스스로를 싫어하게 되자 곧 있던 자리를 벗어나 사냥꾼의 종족으로서 출가를 한 사문굴(沙門堀)비구사문굴은 그의 이름이다의 처소로 가서 사문굴에게 말하였다.
“현엄(賢嚴)하신 비구여, 당신이 나를 죽여 준다면 나는 마땅히 그 대가로 당신에게 삼의(三衣)를 주겠소.”
그 때에 사문굴비구는 손에 날카로운 칼을 쥐고 그 비구를 죽이고 나서 그 칼을 가지고 발거말수(跋渠末水)에 나아가 앉아서 피를 씻었다.
024_0226_b_09L如是諸比丘觀諸不淨乃至坐觀食不淨行厭此臭身意自念言何時當死爾時衆中有一比丘觀不淨行乃至自患厭卽捨本位往獵師種沙門崛比丘所沙門崛 其名也語沙門崛言賢嚴比丘能殺我者當雇卿三衣時沙門崛比丘手執利刀斷其命此比丘已執刀詣跋渠末水坐洗其
그때에 물 위에는 마천(魔天)이 서서[신(神)이 나타난 것으로 그의 발이 물 위에 떠 있는 것이다] 사문굴비구를 찬탄하여 말했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현엄하여 큰 공덕을 성취하였으니, 제도받지 못한 비구를 제도받게 하였으며, 해탈하지 못한 비구로 하여금 해탈케 하였으며, 반열반(般涅槃)에 들지 못한 비구를 반열반에 들게 하였도다.”
그 때에 사문굴비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진실로 천(天)의 말대로라면 나는 크게 공덕을 얻을 것이니, 비구이면서 제도받지 못한 비구를 제도받게 하며 해탈을 얻지 못한 비구로 하여금 해탈을 얻게 하며 반열반에 들지 못한 비구로 하여금 반열반에 들게 해야겠구나. 사문을 제도하고 나니 삼의까지 얻게 되는구나.’
이렇게 기뻐하며 스스로를 경하하였다.
024_0226_b_17L時水上有立魔天現神足在水上也讚沙門崛比丘言善哉善哉賢嚴成大功德能取精進比丘不度者度不脫者脫不般泥洹者令般泥洹時沙門崛比丘作是念誠如天言我大得功德諸比丘不度者度不脫者脫不般泥洹者令般泥洹旣度沙門加得三衣喜自慶賀
024_0226_c_01L그 때에 사문굴비구는 이와 같이 거꾸로 된 견해를 믿어서 지난번의 그 칼을 쥐고 다시 대중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나로 하여금 제도받지 못한 자에게 제도받게 하며 해탈을 얻지 못한 자에게 해탈을 얻게 하며 반열반에 들지 못한 자에게 반열반에 들 수 있게끔 해 주시오.”
그때에 모든 비구들은 부정관(不淨觀)을 행하여 스스로 냄새 나는 더러운 육신을 싫어하게 되어 더럽게 여기고 미워하게 되었으니, 모든 방에서 비구들이 나와 사문굴비구의 처소로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들의 목숨을 끊게 할 수 있다면 마땅히 그 대가로 당신에게 삼의를 주겠소.”
그 때에 사문굴비구는 날카로운 칼을 손에 쥐고서 육십 명의 비구를 하나씩 차례로 죽여서 그 목숨을 끊어 주었다.
024_0226_c_01L爾時沙門崛比丘信此倒見已執向者刀還至衆中房房告令我能不度者度不脫者脫不般泥洹者令般泥洹時諸比丘觀不淨行至自厭臭身穢惡房房中諸比丘出詣沙門崛比丘所作是語能取我輩殺斷命者當雇卿三衣時沙門崛比丘執利刀殺一二三四五乃至六十比丘斷其命
그 때에 세존께서는 15일에 포살(布薩)9)을 행하시려고 대중 가운데에서 높은 자리를 설치하여 앉으시고 비구 대중을 두루 살펴보셨다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아서 부족한 것을 아셨다.
세존께서는 그 이유를 아시면서도 아난에게 물으셨다.
“어찌 된 일이냐? 아난아, 오늘 대중의 자리는 비어 있으니, 무엇 때문에 계율을 설하는 자리에 대중이 다 모이지 않았느냐?”
그 때에 아난은 세존의 말씀을 받들어 잘 받아 지니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오른쪽 어깨를 내놓고 왼쪽 어깨만 덮고서 옷매무새를 가지런히 하고 두 손을 마주 잡고 부처님을 향하여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모든 비구들은 부정관을 행하고 내지 이 냄새 나는 몸뚱이를 싫어하여 부정행(示淨行)을 관하고 먹는 것이 부정행임을 앉아서 관하고 나면 큰 과보와 큰 공덕을 얻게 되느니라’라고 말씀하셨나이다.
024_0226_c_09L爾時世尊十五日說戒在大衆中敷高座坐具坐定遍觀衆比丘竟見諸比丘坐少不足言世尊知問阿難云何阿難今日衆僧坐何以希集會說戒時阿難承世尊所說善受持右膝著地偏袒右肩整衣服叉手向佛白世尊言世尊勅諸比丘觀不淨行乃至厭身臭處行不淨行坐觀食想已得大果大功德爾時諸比丘各自相語諸賢當知世尊說觀不淨行行不淨行已得大果大功德我等當共觀不淨行行不淨行已大果大功德
024_0227_a_01L그 때에 모든 비구들은 각자가 서로에게, ‘여러분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부정관을 행하도록 할 것이니, 부정관을 행하고 나면 큰 과보와 큰 공덕을 얻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함께 부정관을 행하도록 합시다. 부정관을 행하면 큰 과보와 큰 공덕을 얻을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나이다. 그 때에 모든 비구들은 부정관을 행하였는데 부정관을 행하고 나자 이 냄새 나는 몸뚱이가 싫어졌사오니, 비유하면 마치 생김새가 단정하여 견줄 데 없이 잘생긴 장부가 모든 보배와 영락으로 그 몸을 장식하고 때마다 목욕을 하고 그 몸에 향수를 바르며 머리에는 보배로 장식한 관을 쓰고 꽃으로 꾸민 머리꾸미개를 썼으며 몸에는 천의(天衣)를 입고 더러운 땅을 밟지 아니하며 손과 발은 부드럽고 머리카락은 감청색으로 매우 아름다우며 수염은 반지르르하여 사람 가운데에서 그 생김새가 가장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만약에 그가 죽은 뱀이나 죽은 개나 그리고 죽은 사람과 같이 시퍼렇게 부르트고 썩어 문드러진 더러운 몸을 하고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먹기를 그치지 아니하고 몸에 똥을 바르고 피를 흘리면서 더러운 곳에 있는 것과 같이 이 세 가지의 시체를 그 사람의 목에 걸고 있다면, 사람들이 매우 더럽게 여기고 싫어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들자 비구들은 괴로워하면서 모여서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겨 ‘언제나 이 근심을 빨리 덜어버릴 수 있을 것인가?’라고 생각하게 되었나이다.
024_0226_c_21L爾時諸比丘觀不淨行不淨行已厭此臭身譬如壯夫端正無雙以諸珍寶瓔珞其身隨時澡浴香熏塗身頭著寶冠及花鬘飾被天衣不受塵土手腳柔軟髮紺靑鬚髭奮咤爲人中最若以死蛇及死人靑胮膿爛食不盡段段異處便血塗染臭處不淨以此三屍瓔此人頸人甚穢惡衆惱集會還自慚愧何時當早脫此患去
이와 같이 비구 대중들은 모든 부정행을 관하여 내지 먹는 것이 청정하지 않은 것임을 관하여 부정관을 행하니, 이 냄새나는 몸뚱이를 싫어하게 되어 속으로, ‘언제나 죽게 될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나이다. 그 때에 대중 가운데 어느 한 비구가 부정관을 행하여 스스로를 싫어하게 되자 곧 있던 자리를 벗어나 사냥꾼의 종족으로서 출가를 하여 비구가 된 사문굴비구의 처소로 가서 사문굴에게, ‘현엄(賢嚴)하신 비구시여, 당신이 나를 죽여준다면 나는 반드시 그 대가로 당신에게 삼의(三衣)를 주겠소’라고 하였나이다. 그 때에 사문굴비구는 손에 날카로운 칼을 쥐고 그의 목숨을 끊어 그 비구를 죽이고 나서 그 칼을 가지고 발거말수에 나아가 앉아서 물에 그 피를 씻었사온데 그 때에 그 물 위에는 마천(魔天)이 서서 사문굴비구를 찬탄하여 말하기를,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현엄하여 큰 공덕을 성취하였으니, 제도받지 못한 비구로 하여금 제도를 받게 하였으며, 해탈을 얻지 못한 비구로 하여금 해탈을 얻게 하였으며, 반열반(般涅槃)에 들지 못한 비구로 하여금 반열반에 들게 하였도다’라고 하였나이다. 그 때에 사문굴비구는 생각하기를, ‘진실로 천(天)의 말대로라면 나는 큰 공덕을 얻을 것이니, 비구이면서 제도받지 못한 비구를 제도받게 하며, 해탈을 얻지 못한 비구로 하여금 해탈을 얻게 하며, 반열반에 들지 못한 비구로 하여금 반열반에 들게 해야겠구나. 벌써 한 사문을 제도하고 나니 삼의까지 얻게 되지 않았는가? ‘라고 생각하여 스스로를 경하하였나이다.
024_0227_a_07L如是衆比丘觀諸不淨乃至坐觀食觀不淨行厭此臭身意自念言何時當死爾時衆中有一比丘觀不淨行乃至自患厭捨本位往獵師種沙門崛比丘所沙門崛言賢嚴比丘能殺我者當雇卿三衣爾時沙門崛比丘手執利刀斷其命殺此比丘已執利刀詣跋渠沫水坐洗其血時水上有立魔天沙門崛比丘善哉善哉賢嚴成大功能取精進比丘不度者度不脫者不般涅槃者令般涅槃時沙門崛比丘作是念誠如天言我得大功德令諸比丘不度者度不脫者脫不般涅槃者令般涅槃旣度沙門加得三喜自慶賀
024_0227_b_01L그 때에 사문굴비구는 이 거꾸로 된 견해를 믿게 되어 지난번의 그 날카로운 칼을 쥐고 대중들의 처소에 가서 모든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나로 하여금 제도받지 못한 자에게 제도를 받을 수 있게 하며, 해탈을 얻지 못한 자에게 해탈을 얻을 수 있게 하며, 반열반에 들지 못한 자에게 반열반에 들 수 있도록 해 주시오’라고 알렸나이다. 그 때에 모든 비구들은 부정관을 행하여 스스로 냄새 나는 더러운 육신을 싫어하게 되어 더럽게 여기고 미워하게 되었으니, 모든 방에서 비구들이 나와 사문굴비구의 처소로 가서, ‘능히 우리들의 목숨을 끊어서 우리를 죽일 수 있다면 마땅히 그 대가로 당신에게 삼의를 주겠소’라고 말하였나이다. 그 때에 사문굴비구는 손에 날카로운 칼을 쥐고 육십 명의 비구를 하나씩 차례로 죽여서 그 목숨을 끊었나이다. 이러한 까닭에 비구들이 포살(布薩)을 하는 장소에 다 모이지 않은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다른 방편을 말씀하시어 모든 비구들로 하여금 헤아릴 수 없는 지혜를 증득하게 하소서.”
024_0227_a_22L爾時沙門崛比丘信此倒見已執向者刀還至衆中房房告令我能不度者度不脫者脫不般涅槃者令般涅槃時諸比丘觀不淨行乃至自厭臭身穢惡房房中諸比丘詣沙門崛比丘所作是語能取我輩殺斷命者當雇卿三衣時沙門崛比丘執利刀殺一二三四五乃至六十比丘斷其命以是之故比丘僧說戒希少善哉世尊願說餘方便使諸比丘得無量智慧之證
그 때에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안반(安般)을 배워서 널리 그 행을 닦도록 하며 잠시라도 수식관(數息觀)을 행하는 것을 잃지 말도록 할 것이니라. 그 이유는, 수식관을 행하여 널리 그 행을 닦게 되면 나중에 큰 과보를 얻게 되나니 큰 공덕의 과보가 있게 되느니라. 이 비구 대중 가운데에서 비구가 마을에 있거나 성곽에 의지하여 머물러있거나,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서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하게 되면 그것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여 육근(六根)을 오로지 안정되게 하여 그 수식관의 지극한 행을 잃지 말 것이니, 예컨대 눈[限]으로 색(色)을 보더라도 생각을 일으키지 아니하여 그 뜻을 더럽히지 말 것이니, 이와 같이 행한다면 안근(眼根)을 성취하느니라. 이(耳)ㆍ비(鼻)ㆍ설(舌)ㆍ신(身)ㆍ의(意)의 경우도 이와 같아서 어떤 대상에 대하여 생각을 일으키지 아니하여 그 뜻을 더럽히지 않아서 그 뜻이 그 대상에게로 옮겨 가지 않으면 의근(意根)을 성취하느니라.
024_0227_b_09L爾時世尊告諸比丘當學安般念修其行食息之頃莫失安般念行以故行安般念廣修其行後得大果有大功德報於此比丘中比丘若在村落若在城郭依彼止住到時著衣持鉢入村落乞食將護其身專定六根莫失至行若眼見色不興起想染著之意作如是行則成眼根如是耳鼻舌身意法不興起想染著之意不適彼則成意根
024_0227_c_01L마을에서 걸식을 마친 뒤에 가사와 발우를 방 안에 가지고 오면 먼저 발을 씻고 나서 니사단(尼師壇)을 들어서 어깨에 걸치고 아무도 없는 처소를 찾아서 저 조용한 나무 아래나 밖에 있는 고요한 초막이나 동산 밖에 있는 평평한 곳의 무덤 사이나 산 속의 바위굴로 가서 그 곳에 의지하여 머물 것이니라. 조용한 거처나 나무 아래에 가거든 깔개를 펼치고 그 위에 결가부좌(結加趺坐)를 하고 앉되 치우치거나 기대지 말고 평평하게 앉아서 생각을 문(門)코를 말한다에 잡아맬 것이니라. 비구여, 호흡을 생각하되 잠깐 동안 내쉬는 숨도 생각하고 들이쉬는 숨도 생각하며, 내쉬는 숨이 길면 그 긴 것을 알고 들이쉬는 숨이 길면 그 긴 것을 알며, 내쉬는 숨이 짧으면 짧음을 알고 들이쉬는 숨이 짧으면 짧음을 알며, 몸에 있는 모든 털구멍이 숨을 내쉬는 것을 모두 지각하게 되고 몸에 있는 모든 털구멍이 숨을 들이쉬는 것을 모두 지각하게 되며, 뜻이 안정되면 모든 내쉬는 숨이 없어지는 것을 알고 모든 들이쉬는 숨이 없어지는 것을 알게 되며, 몸ㆍ입ㆍ뜻이 모든 내쉬는 숨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고, 모든 들이쉬는 숨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나니내쉬는 숨을 안(安)이라 하고, 들이쉬는 숨을 반(般)이라고 한다, 비유하면 빙빙 돌려 가면서 둥근 바퀴를 만드는데 빙빙 돌리는 일을 하고 있는 제자가 끌어당기는 것을 길게 하면 그것이 길어졌음을 알며, 끌어당기는 것을 짧게 하면 그것이 짧아졌음을 아는 것과 같느니라이 곳에서도 또한 그 바퀴를 만드는데 남쪽 지방에서 만드는 것을 발(勃)이라고 부른다. 발은 크게 만들어져서 쓸모없게 된 바퀴와 같다. 비구여, 이와 같이 수식관(數息觀)을 행하고 널리 그 행을 닦게 되면 뜻과 생각이 모든 내쉬는 숨과 들이쉬는 숨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나니, 이 수식관을 행하여 널리 그 행을 닦으면 큰 과보를 얻게 되어 큰 공덕의 과보가 있게 되느니라.”
024_0227_b_19L若於村落乞食之取衣鉢著房中先洗腳擧尼師壇著肩上求無人處向彼閑靖樹下露精草廬園外平處塚閒山谷巖窟彼止住若至閑居若至樹下布尼師結加趺坐平坐不傾猗繫念在門鼻也 比丘念息頃息出亦念息入亦念息出長亦知長息入長亦知長息出短亦知短息入短亦知短身諸毛孔息出盡覺知身諸毛孔息入盡覺知若意定覺滅出息覺滅入息身口意覺滅出息覺滅入息出息爲安入息爲般譬如旋作輪若旋弟子牽旋長亦知牽旋短亦知此土亦作此輪作南土名之爲勃勃作大品衍中輪同此比丘如是行安般念廣修其行乃至意念學滅出息入息作是行安般念廣修其行大果有大功德報
그때에 모든 비구들은 각자가 서로에게 권하여 말했다.
“세존께서 그대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수식관을 말씀하신 것은 우리들로 하여금 널리 그 행을 닦게 하고자 하신 것입니다. 수식관을 행하여 널리 그 행을 닦아서 이미 큰 과보를 얻어서 큰 공덕을 얻으셨으니, 당신들도 와서 함께 수식관을 행하여 널리 그 행을 닦을 것이며 잠시라도 수식관을 잃지 않도록 합시다. 그 이유는 수식관을 행하여 널리 그 행을 닦게 되면 큰 과보를 얻어서 큰 공덕이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때에 모든 비구들이 수식관을 행하여 널리 그 행을 닦으니, 모두가 한량없는 지혜에 이르러서 아라한도(阿羅漢道)를 증득하였다.
그 때에 아난존자는 머리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두 손을 맞잡고 부처님을 향하여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자세히 수식관을 말씀하시어 널리 그것을 수행하게 하시오니,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받들어 수식관을 행하옵고 모두가 한량없는 지혜를 얻어 아라한도를 증득하였나이다.”
024_0227_c_12L爾時諸比丘各自相勅世尊憐愍卿等說安般念欲使我等廣修其行行安般念廣修其行得大果報有大功德卿等來共至所在行安般念廣修其行不失安般何以故行安般念廣修其行得大果報有大功德爾時諸比丘行安般念廣修其行逮無量智慧證得阿羅漢道爾時尊者阿難詣世尊所頭面禮佛足右膝著地叉手向佛白世尊世尊廣說安般念行乃至廣修其諸比丘承佛聖教行安般念皆得無量智慧證得阿羅漢道
024_0228_a_01L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인연과 이 묘한 행(行)으로 인하여 승가 대중을 모으시고 열 가지의 공덕을 갖추시어 사문을 위하여 계율을 제정하였다.
모든 비구들은 마땅히 이러한 일을 하지 말 것이니라.
비구이거나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무리로서 스스로의 손으로 자신의 목숨을 끊을 생각을 하여 칼을 가지거나, 다른 사람에게 칼을 갖게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죽이기를 권하거나, 죽이는 일을 칭찬하여 찬탄하거나, 혹은, “쯧쯧, 이 사람아, 이렇게 고생스럽게 살아가면서도 당신은 사는 것만 알았지, 죽는 것은 알지 못하는구나”라고 말하여 그 사람이 이 마음을 따라, ‘수많은 방편을 써서 다른 사람들을 죽게 해야겠다’라고 생각하여 죽는 것을 칭찬하고 찬탄하거나 가령 그 사람을 죽게 한다면 이와 같은 비구는 바라이(波羅夷)를 범하는 것이니, 승단에서 추방되고 다시는 받아들여지지 않느니라.
024_0228_a_01L爾時世尊以是因緣以是妙行集和合僧備十功德世尊爲沙門結戒諸比丘當防此事若比丘若人人形之類自手念斷其命若持刀若使他持勸他使死若稱譽死或作是語咄此男子用此苦生爲汝生不如死彼人心從此心作是念無數方便勸他使死若稱譽設使此人就死者如是比丘棄捐不受
비구로서 멀리 떨어지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이나 칼이나 쇠뇌나 어떤 것을 발사하게 되어 있는 장치나 함정을 써서 사람을 죽인다면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비구로서 관청에 참언을 하여 관청의 세력으로 다른 사람을 죽인다면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비구로서 비다로바(鞞陀路婆)10)귀신이 시체에 붙은 것이다. 그것을 일으켜서 살인을 하게 시킨다를 써서 주문을 외우거나 약을 만들어서 그것으로 사람을 죽인다면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비구로서 다른 사람의 목을 매어서 죽게 한다면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비구로서 토하고 설사를 하게 하는 약을 섞거나 코에 물을 붓거나 항문에 물을 붓거나 침을 놓고 뜸을 떠서 피가 나오게 하거나 눈에 가루약을 뿌려서 사람을 죽인다면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024_0228_a_10L比丘在避屛處持弓刀弩關機機射科及宑用是殺人者波羅移不受丘向官讒言以官勢殺人者波羅移不受比丘鞞陁路婆鬼著尸也使起殺人若作呪若作藥持用殺人波羅移不受比丘作弶羂人頸殺波羅移不受比丘和合吐下藥若灌鼻若從下灌若鍼炙出血若著眼散持用殺人者波羅移不受
024_0228_b_01L비구로서 임신한 여인에게 죽일 마음을 가지고서 손으로 임신한 여인의 배를 주무르거나, 다른 사람을 시켜서 만지게 하여 태아나 여인이 죽는다면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한 번을 죽이거나 두 번을 죽이거나 모두가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비구로서 살인을 할 마음을 품고서 다른 사람을 불에 던지거나 물에 데리고 가거나 바위 위에서 밀어 떨어뜨려서 이러한 방법으로 사람을 죽인다면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외도들이 이러한 일들을 많이 저지르는 까닭에 계율로 정한 것이다.
비구로서 살인을 할 마음을 품고서 남몰래 은밀히 편지를 써서 참소하며 무거운 죄를 지었다고 하여 그를 죽게 만들거나 죽인다면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어머니의 태중(貽中)에서 신근(身根)과 명근(命根) 이근(二機)이 생겼는데 비구가 그를 죽이려는 마음을 품고 낙태(落胎)되기를 축원하여 그러한 방법으로 죽인다면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024_0228_a_18L若復比丘女人懷妊有殺心持手按腹若教他人按若兒女人死羅移不受若一死二死俱波羅移不若比丘懷殺心教人投火赴水投作是殺人者波羅移不受外道多爾故戒丘懷殺心密作書讒使持書人云有重罪令殺彼若殺者波羅移不受母胞胎中得二根身根命根比丘若於彼懷殺意呪墮人胎作是殺者羅移不受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박거라(薄佉羅)는 단작원(鍛作園)쇠를 불에 달구어 두드려서 사람의 모양을 만들어 이 동산에 세워 놓은 까닭에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가운데에 있었는데 방 안에서 병을 앓아 고생하고 있었다. 존자에게는 분니(分尼)라고 하는 비구가 있어서 곁에서 시중을 들고 있었다.
그 때 박거라존자는 분니비구에게 말했다.
“네가 나의 이름으로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가서 머리를 땅에 대어 세존께 예배드리고 성체(聖體) 편안하옵고 건강하시온지와 거처하시는 데 기력이 좋으신지 안부를 여쭙고, ‘요즈음 박거라비구는 단작원(鍛作圈)에 있사온데 방 안에서 병을 앓으며 고생하고 있나이다. 이 비구가 멀리에서 세존께 예배드리고 성체편안하옵고 건강하시온지와 기거하시는 데 기력은 좋으신지 안부를 여쭈었나이다. 박거라비구는 자신이 직접 세존께 와서 예배드리고자 하오나 몸에 병이 나서 기력이 없는지라 제가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와서 안부를 여쭙나이다. 훌륭하신 세존이시여, 박거라비구를 위하여 친히 단작원에 와 주시옵기를 바라나이다’라고 말씀드려라.”
024_0228_b_04L佛世尊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當爾時尊者薄佉羅處鍛作園中鍛作人立此園故以爲名止房中遇患病苦尊者分尼侍扶給水漿爾時薄佉羅語分尼往詣佛所持我名字頭面禮世尊聖體康强輕利不起居有力得行道不作是語近日薄佉羅比丘在鍛作園止房中遇病困此比丘遙禮世尊體康强輕利不起居有力得行道不薄佉羅比丘欲來覲世尊但患身氣力至世尊所問訊善哉世尊願屈意至鍛作園爲薄佉羅比丘
그 때에 분니비구는 박거라비구의 말을 듣고 급히 서둘러서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나아가 머리를 땅에 대고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이와 같이 갖추어 아뢰었다.
“훌륭하신 세존이시여, 박거라비구를 위하여 단작원에 있는 박거라비구의 처소에 친히 왕림하여 주시옵기를 바라나이다.”
세존께서는 아무 말씀도 없이 대답하지 않으셨다.
그 때에 분니비구는 세존께서 잠잠히 계신 것을 보고 허락하신 줄을 알고 곧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땅에 대어 부처님 발에 예배드리고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돌고 나서 물러났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분니비구가 물러난 지 오래 되지 않아 공양을 드신 뒤에 선정(禪定)으로부터 일어나시어 단작원에 있는 박거라비구의 처소로 가셨다.
박거라비구는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멀리에서 보고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고자 하였으나 몸에 기력이 없어서 일어나지를 못하였다.
024_0228_b_15L爾時分尼比丘速疾速疾受薄佉羅比丘語詣世尊所頭面禮足具如是白善哉世尊願屈意往到鍛作園薄佉羅比丘所爲薄佉羅比丘故世尊默然不爾時分尼見世尊默然可便從坐頭面禮足遶佛三帀而去爾時世尊見分尼去不遠食後從禪起往至鍛作園薄佉羅比丘所薄佉羅比丘遙見佛來欲從坐起然無氣力得起
024_0228_c_01L그 때에 세존께서 박거라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지 않아도 되니 누워 있도록 하여라. 다른 좌복이 있으면 내가 마땅히 그 위에 앉으리라.”
세존께서는 자리를 정하고 앉으신 뒤에 박거라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마실 것이나 죽을 먹고서 소화시킬 수는 있느냐? 몸에 느끼는 통증을 없앨 수 있겠느냐? 아픈 것이 더하거나 덜 하느냐?”
024_0228_c_01L爾時世尊語薄佉羅比丘言不須起但臥更有餘坐吾當昇座坐定後尊告薄佉羅比丘堪忍漿粥得消化體中苦痛疼有除降不除降覺增覺損不
박거라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실 것이나 죽을 먹고서 소화시킬 수가 없사오며 아픈 것이 더하기만 하지 덜하지는 않나이다. 비유하면 세존이시여, 마치 어떤 힘센 사람이 동아줄로 머리를 동여매어 머리에 통증이 오는 것과 같사오니 저의 머리가 아픈 것도 또한 그와 같나이다. 이 때문에 마실 것이나 죽을 먹고서 소화가 되지 않사오며 그저 아픈 것이 더하기만 하여 덜하는 줄을 알지 못하겠나이다. 비유하면 세존이시여, 어떤 힘센 사람이 손에 날카로운 칼을 쥐고 머리에 대는 것과 같사오니 저의 머리가 아픈 것도 그와 같아서 아픈 것이 더하기만 하여 덜 하는 줄은 모르겠나이다. 비유하면 세존이시여, 어떤 힘센 사람이 손에 칼을 쥐고 소[牛]의 배를 찌르면 그 배가 아픈 것을 이루 말할 수가 없는 것과 같사오니, 저의 배가 아픈 것도 그와 같나이다. 비유하면 세존이시여, 두 사람의 건장한 사람이 한 사람의 병약한 사람을 잡아 각각 손과 다리를 붙갑고서 불구덩이에 던져 넣으면 그 사람이 느끼는 통증은 말로 할 수 없는 것과 같사오니, 지금 저의 몸이 그와 같나이다. 이 때문에 마실 것과 죽을 먹지도 못하고 아픈 것이 더하기만 하여 덜 하는 줄은 모르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도저히 살 수가 없사오니 칼로 스스로를 찔러서 죽고 싶나이다.”
024_0228_c_06L薄佉羅比丘白佛言唯然世不堪忍漿粥無有消化有苦痛疼但增無損覺增不覺損譬如世尊力之人以索纏頭此人如是頭苦痛痛疼如是世尊我頭痛疼亦如彼人無異以是故不堪忍漿粥無有消化但有增無損覺增不覺損譬如世尊有力之人手執利刀頭而鑽頂上是頂上患苦疼痛我今頭痛世尊但覺增無損譬如世尊有力之人執刀刺牛腹患此腹疼痛不可言今如是腹疼痛亦如彼譬如世尊兩健人捉一羸者各持手腳於火坑上轉旋此人疼痛不可言我今世尊身如是以是故不堪忍漿粥但覺增不覺損我今世尊欲持刀自刺殺堪取生
024_0229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내가 너에게 묻노니, 너는 마땅히 나의 물음에 대답을 할지니라. 박거라여, 색(色)이라고 하는 것이 항상한 것이냐, 무상(無常)한 것이냐?”
대답하였다.
“무상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무상한 것을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괴로운 것이냐, 즐거운 것이냐?”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만약에 무상한 괴로움이 바뀌는 것이라거나, 혹은 이 곳에서 들은 모든 도에 관한 것으로서 나의 소유와 나의 소유가 아닌 것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
“믿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박거라여, 아프다는 생각과 행(行)과 식(識)은 항상한 것이냐, 무상한 것이냐?”
“무상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그것이 무상한 것이라면 괴로운 것이냐, 즐거운 것이냐?”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만약에 무상한 괴로움이 바뀌는 것이라거나, 혹은 이 곳에서 들은 모든 도에 관한 것으로서 나의 소유와 나의 소유가 아닌 것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
“믿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024_0228_c_22L佛言我還問卿汝當答我何薄佉羅夫言色者有常無常耶無常也云何苦無常者爲苦爲樂耶世尊云何若無常苦變易法者或復於此聞諸道證言是我所非我有信者不不也世尊云何薄佉羅痛想行識有常無常無常也世尊無常者苦耶樂耶苦也世尊若無常苦變易法者或復於此聞諸道證言是我所非我所有信者不不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러한 까닭에 박거라여, 네가 가지고 있는 모든 색(色)은 과거ㆍ현재ㆍ미래의 안팎에 있는 크고 작은 모든 선(善)과 악(惡)으로서 그것이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거나 이 모든 너의 소유와 너의 소유가 아닌 것이 다하게 되면 모든 법을 관(觀)할 것이 없게 되느니라. 이러한 까닭에 박거라여, 아프다는 생각과 행(行)과 식(識)은 과거ㆍ현재ㆍ미래의 안팎에 있는 크고 작은 모든 선(善)과 악(惡)으로서, 그것이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거나 이 모든 너의 소유와 너의 소유가 아닌 것이 다하게 되면 이 모든 법을 관(觀)할 것이 없게 되느니라. 박거라여, 네가 이 모든 도를 중득하는 것에 관하여 듣고서 색(色)은 공(空)하여 소유할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곧 해탈을 얻게 되나니, 해탈을 얻으면 지혜가 생겨서 ‘나는 이제 생사(生死)가 다하고 청정한 행(行)이 이루어져 해야 할 것이 이미 모두 갖추어졌다’고 말하게 되어 다시는 몸을 받아서 태어나지 않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아프다는 생각과 행(行)과 식(識)이 다시는 거듭되지 아니하며, 내지 다시는 몸을 받아서 태어나지 않게 되느니라. 이러한 까닭에 박거라여, 두려워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라. 너는 다시는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악도에 태어나지도 않을 것이며 악을 만나지 않을 것이니라.”
024_0229_a_09L以是之故薄佉羅所有色過去當來今現在內外大小善惡若遠若近此一切我所非我所盡無觀諸法等以是故薄佉羅痛想行識過去當來今現在乃至觀諸法等薄佉羅聞說諸道證覺色空無所有則得解脫解脫已智慧生我今生死盡逮淨行作已辦不復處胞胎如是痛想行識不復更乃至不處胞胎以是故薄佉莫恐莫怖汝不復入惡道不生惡道中去處不遇惡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하시고 나서 곧 기원정사(祇園精舍)로 되돌아가시는데 도중에 한밤중이 되었다. 그 때에 모습이 매우 뛰어난 천인(天人) 두 사람이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와서 머리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한쪽에 머물렀다.
그 중에 한 천인이 앞으로 나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박거라존자는 호해탈(護解脫)11)을 얻었나이다호해탈은 세 번째의 연근(軟根 : 鈍根)이다.”
024_0229_a_19L世尊說已逕還精舍中卽日夜半有二天人色像無雙來至佛所頭面禮足在一面住其一天人前白佛言尊者薄佉羅得護解第三軟 根也
024_0229_b_01L다음에는 두 번째의 천인이 앞으로 나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박거라존자는 해탈에서 해탈을 얻었나이다.” 두 가지 해탈이 있으니 하나는 시해탈(時解說)이고, 둘은 무의해탈(無疑解脫)이다. 때[時란 무의법(無疑法)을 믿을 때이다. 각각의 세 때에 둔한 근기[鈍根]와 날카로운 근기[利根]가 있어서 여섯 가지의 아라한(阿羅漢)이 된다. 무의해탈은 첫 번째부터 네 번째까지이며, 시해탈은 다섯 번째로서 능히 여섯 가지의 화기(火氣)에 통할 수 있다. 네 번째 이하는 통하지 못하며 그 사람은 실제로는 세 번째 이하로서 시해탈이나 네 번째 이상의 법이라고 하는 것일 따름이다. 이 사람(박거라)온 세 번째 이하의 사람(아라한)이므로 호(護)라고 한 것이다.]
두 사람의 천인(天人)은 이렇게 말하고,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떠나갔다.
024_0229_a_23L次第二天前白佛言尊者薄佉羅於解脫得解脫二解脫一時解脫二無疑解脫時是信無疑法也各於三時鈍根法利根而其人云六阿羅漢無疑解脫四以下時解脫第五能通六火氣四以下不能通也其人云爾實三已下時四已上法耳此人三已下人故曰護也諸天作是語禮佛而去
鼻奈耶卷第一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부처님의 일대교설(一代敎說)을 그 경문의 내용과 형식에 따라 구분하여 열둘로 나눈 것.
  2. 2)대승 경전(大乘經典)의 총칭.
  3. 3)두타 십이행(頭陀十二行)을 말함. 두타행(頭陀行)의 열두 가지 생활 규범.
  4. 4)팔장(八藏)의 하나. 부처님께서 대승경에 설한 것으로 일체 제불(-切諸佛)이 설한 법과 부처님의 신통변청(神通變現)으로 중생을 인도하는 일 등을 밝힌 것. 또는 일체의 부처님 말씀을 총칭한다.
  5. 5)범어 Samyaksambuddha. 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ㆍ삼먁삼불단(三藐三佛檀)의 약어, 번역하여 정변지(正遍知)ㆍ정변각(正遍覺)ㆍ등정각(等正覺)이라고 한다. 여래십호(如來十號)의 하나.
  6. 6)범어 Rājagrha의 음역. 마갈타국(摩渴陀國) 왕사성의 범명(梵名)이다.
  7. 7)원문에는 ‘기연불수(棄捐不受)’라고 되어 있다. 이것은 ‘이 죄를 범하면 비구의 자격을 잃고 승단으로부터 추방되어 파문(破門)당한다’는 것으로 바라이와 같은 의미이다. 이하에서는 ‘바라이’라고 새기기로 한다.
  8. 8)범어 Pāyattika의 음역으로 6취계(聚戒)의 하나. 바일지가(波逸底迦)라고도 쓰며 타(墮)라 번역한다. 계율(戒律) 중에 가벼운 것으로, 이것을 범한 이는 범계(犯戒)에 관련된 재물을 내놓거나 다른 이에게 참회함으로써 그 죄가 없어지는 것.
  9. 9)범어 upọsadha, poṣadha의 음역. 장정(長淨)ㆍ정주(淨住)ㆍ재(齋)라고 번역하며 설계(說戒)라고도 한다. 동일 지역 내의 비구들이 보름마다 모여서 지난 반달 동안의 행위를 반성하고 죄가 있으면 고백 참회하는 행사로 매월 만월(滿月 : 15일)과 신월(新月 : 그믐날)에 행한다. 이 때 바라제목차(波羅提木扠), 곧 불교교단의 벌칙(瀕則) 전체를 외우는 것이 본래의 제도이다.
  10. 10)비다라(毘陀羅). 범어 vetāla. 인도에서 죽은 시체를 일으켜 살인을 하게 시키는 주법(呪法)을 말한다.
  11. 11)『구사론(俱舍論)』 제25권에 의하면 아라한(阿羅漢)을 여섯 가지로 분류하여 육종아라한(六種阿羅漢)을 세운다. 그 가운데에서 세 번째가 호법아라한(護法阿羅漢)으로 이미 얻은 아라한의 깨달음을 항상 방호(防頀)하여 퇴실(退失)하지 않으려고 하는 아라한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