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9_0580_c_01L불본행경(佛本行經) 제1권
[일명 불본행찬전(佛本行讚傳)]
029_0580_c_01L佛本行經卷第一一名佛本行讚傅
송(宋) 양주(涼州) 석보운(釋寶雲) 한역
홍영의 번역
029_0580_c_02L宋涼州沙門釋寶雲 譯
1. 인연품(因緣品)
029_0580_c_03L因緣品第一
이제 법(法)을 대략 널리 알리노니
오로지 자심(慈心)으로 듣고 받아라.
부처님 경전들의 요긴한 뜻이요,
거룩하신 스승의 말씀이니라.
029_0580_c_04L今粗頒宣法
慈心專聽受
佛衆經要義
聖師之言辭
부처님의 경전을 전함은
세상에 가장 이익 되나니
받는 사람은 큰 경사 얻고
그 이익[潤]은 일체 중생에게 미치네.
029_0580_c_06L傳佛之典籍
最利益於世
受者蒙大慶
潤及一切生
모든 부처님께서는
과거의 성인[仙聖]이요 명왕의 지혜[明王智]라
자심(慈心)으로 그 명호를 부르는 사람은
헤아릴 수 없는 복을 얻으리라.
029_0580_c_07L普一切諸佛
仙聖明王智
慈心稱名者
獲福不可量
이제 그러므로 길상을 연설하노니
근심과 괴로움은 영원히 소멸되고
가는 곳마다
안온함을 얻지 못함이 없으리라.
029_0580_c_08L今故演吉祥
憂苦永滅亡
所至之方域
莫不得安隱
감정을 단속하고 마음을 오롯이 지켜
저마다 고요한 생각으로 들어라.
이것을 받들어 지니는 사람은
모든 더러운 때[垢]를 씻어버리리라.
029_0580_c_10L撿情專守心
各各靜意聽
其有奉持者
雪除諸垢穢
청정한 가르침[法]의 물로
부지런히 마음을 씻고 씻어
열반[滅度]의 깊은 못에 들면
매우 곱고 밝은 빛[色] 받으리라.
029_0580_c_11L以淸淨法水
勤加浣濯心
入滅度深池
受色甚鮮明
5욕은 달리는 말과 같은데
온 세상 사람들은 그를 따라 미혹하여
돌고 돌면서 나올 길 없고
욕심에 부려지며 속아 잘못 되는구나.
029_0580_c_12L五欲猶奔馬
普世隨之迷
迴旋無出要
勞欲所欺誤
눈먼 어둠 속으로 내달리고
저 홀로 5도(道)에서 빙빙 돌고 있나니
큰 지혜의 재갈로
어리석은 마음을 잘 다스려 되돌려라.
029_0580_c_14L或馳於盲冥
獨周旋五道
以智慧之勒
善御迴愚心
마땅히 무상(無常)의 채찍으로
정욕의 말[馬]을 후려쳐 다스리고
탐내는 마음을 꺾고
아첨하는 마음을 버리라.
029_0580_c_15L當以無常策
捶制情欲馬
挫折饕餮意
令志捨諛諂
6욕의 강물 흐름은
악도로 나아감 매우 빠르니
마땅히 지혜의 힘으로
견고하고 두터운 둑을 쌓아라.
029_0580_c_16L六欲江河流
趣惡甚速疾
當以智慧力
設牢厚堤塘
생사에 시달리는 고통 좋아하여
휴식을 얻은 적이 없으면서도
싫어하는 뜻이 없으므로
5욕에 홀리고 취하고 있나니
029_0580_c_18L樂生死勤苦
未曾得休息
以無厭足意
迷醉於五欲
여덟 가지의 탕약은
그 화합이 매우 신기하고 좋아
감로 맛을 따라 마시는 사람은
미혹하여 취함에서 깨어나리라.
029_0580_c_19L八種之湯藥
和合甚神良
順服甘露味
迷醉尋醒悟
삼계의 중생 무리들이
뒤바뀐 견해의 손이 가리키는 대로
저 5도에 엎어지고 거꾸러짐
마치 제기 차고 뛰노는 것 같아서
029_0580_c_20L三界衆生類
倒見手所指
顚倒於五道
猶如拍鞠跳
고통 바다 다 벗어날 즈음
다시 생사(生死) 속에 떨어진다.
이제는 거룩하고 밝은 가르침을 듣고
마땅히 미혹한 마음을 끊어라.
029_0580_c_22L垂脫盡苦際
還復墮生死
今聞聖明敎
宜息迷惑心
자비의 광명이
세간을 두루 비추건만
우둔한 자는 더운 날 신기루를 보고
어리석은 마음이 저절로 미혹하구나.
029_0580_c_23L慈悲之光明
普照耀於世
愚睹熱時焰
癡心自迷惑
029_0581_a_01L나고 죽음은 넓은 못과 같아서
사슴의 새끼 그 속에 헤매지만
마땅히 법의 젖을 마시면
오랜 배고픔과 목마름을 면할 수 있네.
029_0581_a_01L生死猶廣澤
孤麑迷於中
宜服飮法乳
除久飢虛渴
중생들은 오랜 옛적부터
늙고 죽음에 빨려들건만
좋은 약 보기를 기뻐하지 않고
도리어 의사를 욕하고 비방하네.
029_0581_a_03L衆生從久來
爲老死所吸
不喜見良藥
逆罵謗醫師
의사는 서른일곱 가지를 합하여
섞은 약이 신기하고 좋은 고약[良膏]이니
마땅히 방편으로 구하여
부지런히 먹고 병을 고쳐라.
029_0581_a_04L醫合三十七
雜藥神良膏
宜以方便求
勤服以除患
번뇌[塵勞]의 긴긴 밤에도
중생들은 몹시 편히 잠들어 있거늘
마땅히 감로의 북을 쳐서
잠을 깨워 잠자지 못하게 하라.
029_0581_a_05L塵勞之長夜
衆生甚安眠
宜辦甘露鼓
寤令莫睡眠
부처의 해가 세상에 나와
법의 풍성한 가을을 비추고 있으니
마땅히 지혜의 눈으로써
부지런한 마음으로 두루 보아라.
029_0581_a_07L佛日出於世
照曜法豐秋
宜以智慧眼
勤心普遍觀
중생들의 마음은 물과 같이
휘저어 흐려져 밝지 못하니
법의 고인 물로 맑게 하여
마치 가을철 물과 같이 하라.
029_0581_a_09L衆生心如水
躁擾濁不明
以法渟使淸
猶如秋時水
중생은 마음을 잘 다스려
마음을 안정시켜 휘저어 흐리지 않게 하며
어서 빨리 돌아갈 곳을 찾아
열반의 바다에 들도록 하라.
029_0581_a_10L衆生善御心
定意不躁濁
速疾得歸趣
入于泥洹海
갖가지로 변한 형체들은
길고 먼 생사 가운데서
천상과 인간 그리고 3악취(惡趣)인
지옥ㆍ아귀ㆍ축생들이니라.
029_0581_a_11L種種變形體
於生死長遠
天人三惡趣
地獄鬼畜生
이제 마땅히 험상궂음ㆍ속임
아첨ㆍ거짓ㆍ꼭두각시의 모양 버리고
적멸한 유리성(琉璃城)에 들면
모두 다 한 가지 빛이 되리라.
029_0581_a_13L今宜捨嶮欺
諂僞傀磊形
入滅琉璃城
合爲一種色
임금이 있으니 그 이름 아육(阿育)이라
근심을 없애고 나라를 넉넉케 하니
능히 원수를 근심하고 두렵게 하며
귀의하여 따르는 자는 기뻐하며 공경했네.
029_0581_a_14L有王名阿育
無憂厚國土
能使怨憂恐
歸附者喜敬
널리 이 땅 위에
8만 4천 개의 탑을 세우니
하늘과 용과 귀신도 기뻐하며
그 소리가 천하에 진동했네.
029_0581_a_15L普於此地立
八萬四千塔
天龍鬼神喜
聲震於天下
그때에 금강역사(金剛力士)들이
그 진동하는 소리를 들으니
불법이 다시 성하고 밝음이라
그러므로 부처님을 추념(追念)했네.
029_0581_a_17L時金剛力士
聞是震動聲
佛法更盛明
因是追念佛
머리를 숙이고 턱을 괴어 번민하되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를 생각하거늘
여러 천왕들이 그에게 묻기를
“그대는 무엇 때문에 근심하는가?”
029_0581_a_18L低頭拄頰悶
惟佛在世時
諸天有問曰
唯仁何爲愁
그는 한참 동안 자세히 보더라.
그리고는 길게 탄식하면서
슬픈 가슴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입을 열어 대답하기를
029_0581_a_19L諦視良久閒
然後乃長歎
懷悲聲戰悵
發言報之曰
“부처님께서는 하늘 가운데서도 스승으로
천상과 인간에게 훌륭한 가르침 베푸셨기에
그 성스럽고 존엄한 부처님을 추억하노라.
그래서 근심하고 번민하노라.”
029_0581_a_21L佛天中天師
施善敎天人
追憶佛聖尊
是以愁悶耳
이 모든 천상과 인간들은
뒤에 태어나서 부처님 뵙지 못하고
부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에야
천상계에 태어난지라
029_0581_a_22L是諸天人等
後生不見佛
佛去世之後
乃生於天上
비로소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몸의 털이 모두 일어서더니
곧 자애롭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금강역사에게 묻기를
029_0581_a_23L始聞佛名號
衣毛皆起豎
因以慈敬心
問於金剛神
029_0581_b_01L“어진 이여, 부처님은 누구십니까?
무슨 훌륭한 묘덕(妙德)이 있고
어떠한 지혜의 힘이 있으며
계율의 금법은 무엇이 있나이까?
029_0581_b_01L唯仁佛是誰
有何善妙德
有何智慧力
有何律禁法
또 그 모습은 어떤 종류이고
어떻게 스스로 장엄 하였는지요?
오직 그대는 자비를 드리워
우리에게 다 설명해 주소서.”
029_0581_b_02L其形貌何類
以何自嚴飾
唯仁垂顧屈
爲吾等具說
이렇게 밝게 빛나는 말로
금강역사에게 권하여 받들자
그의 말함 마치 꽃이 활짝 핀 듯
웃음 띤 부드러운 얼굴로 말하길
029_0581_b_03L以是光明言
勸進金剛神
發言猶花敷
含笑和顏曰
“묻는 것이 깊고 묘한 법이라
창졸간에 말하기 매우 어려워
모든 성인도 다하지 못하거든
내 홀로 어찌 말씀드리리오.
029_0581_b_05L所問深妙法
難可倉卒說
諸聖不能究
獨我安能陳
만약 이 손가락으로
세계의 땅덩이를 번쩍 들고
네 개의 큰 바다와 모든 못과 샘물을
단숨에 마셔 없앨 수 있더라도
029_0581_b_06L若能以手指
擧拂世界地
四海諸淵池
一吸能令盡
만약 능히 한꺼번에
철위 금강산을 집어 삼켜서
연꽃 뿌리의 실오리로
수미산을 얽어 달아맬 수 있더라도
029_0581_b_07L若能都渾吞
鐵圍金剛山
以蓮花根絲
繫懸須彌山
만약 저 허공의 표면을
두루 얽어 싼다 하더라도
만약에 시방세계 중생들의
숫자를 헤아려 알 수 있더라도
그것은 오히려 하기 쉽고
배우면 그렇게 할 수도 있지만
부처님 공덕을 찬탄하려면
능히 다 하지 못하리라.
029_0581_b_09L若欲圍纏裹
窮盡虛空表
若復欲計知
十方衆生數
是事猶易致
學之或可得
欲歎佛功德
無能盡具者
원컨대 부처님 위신력을 입어서
뜻에 어긋나 그릇되지 않게 하고
약간이나마 널리 알리며
부처님의 공덕 훌륭함을 찬탄하리라.
029_0581_b_11L願承佛威神
令意不謬誤
能少少頒宣
歎佛之德善
이제 내가 말함은
마치 앵무새 말과 같아서
그대들을 기쁘게 하리니
정신을 집중하여 자세히 들으시라.”
029_0581_b_13L今我之所說
猶如鸚鵡言
以歡悅仁等
可專意諦聽
2. 칭찬여래품(稱讚如來品)
029_0581_b_14L佛本行經稱歎如來品第二
이제 맑은 허공중에 올라서
부처님의 밖이 없는 법을 드날리며
알맞게 찬탄하는 말 하려니
마음이 잠기고 의심되도다.
029_0581_b_15L今欲昇淸虛
翔佛無外法
適欲稱發言
心爲之沈疑
내 마음의 나래와 날갯죽지
세력이 약하여 굳세지 못하나
부처님의 공(空)하고 끝없는 지혜는
널리 허공 밖을 둘러싸네.
029_0581_b_17L吾心之羽翮
勢弱不能强
佛之空無慧
包博虛空外
가령 어떤 장사(壯士)가
힘껏 허공에 활을 쏘아서
화살이 몇 겁수를 날아가도
허공 끝에는 이르지 못하듯
029_0581_b_18L假令有力士
盡力射虛空
箭行過劫數
不能至空際
얼마쯤 현성(賢聖)의 밝음으로
부처님의 크고 공한 지혜에 대해
한량없는 변재로도
부처님의 공덕을 다 찬탄하지 못하네.
029_0581_b_19L若干賢聖明
於佛大空慧
以無量辯才
不歎盡佛德
이미 고통의 바다 언덕을 건너
애욕의 강물을 마르게 하고
나고 늙고 죽음의 연못을 메우고
큰 법의 바다를 열어 주셨네.
029_0581_b_21L已度苦海岸
枯竭愛欲河
塞生老死淵
開立大法海
천상이나 인간과 다른 술법으로
그 지혜의 근원을 다할 수 없나니
그러므로 부처님 지혜의 바다는
깊고 그윽해 끝도 바닥도 없네.
029_0581_b_22L天人及異術
不能盡意源
是故佛慧海
深邃無涯底
029_0581_c_01L수미산은 뭇 산들의 왕으로
모든 하늘세계가 그 위에서 지내건만
부처님 덕은 비유하면 수미산이라
그 꼭대기를 볼 수 없네.
029_0581_b_23L須彌衆山王
諸天遊居上
佛德喩須彌
莫能見頂者
마왕(魔王)이 세 딸을 보내어
도의 뜻을 어지럽히려 하였으나
어떤 짓에도 미혹함이 없으시고
부처님께서는 자비로만 보호하셨으며
029_0581_c_02L魔王進三女
來欲亂道意
所至靡不惑
唯佛慈能護
마왕은 18억의 군사들로
형상을 바꿔 싸우러 왔으나
부처님께서 옷에서 팔을 내시니
해가 구름을 빨갛게 비춤과 같았고
029_0581_c_03L魔王十八億
變形來欲戰
佛從衣出臂
如日照雲赤
백 가지 복덕 상(相)의 손으로
땅을 겨누어 마왕을 이기시니
감히 부처님 덕을 당할 수 없어
마치 어둠이 햇빛을 본 것 같았으며
029_0581_c_04L以百福相手
擬地勝魔王
不敢當佛德
猶冥眺日光
모든 천상들도
마왕의 거만의 깃발을 꺾지 못하나
오직 부처님만은 능히 쳐부수고
큰 법당(法幢) 세우셨네.
029_0581_c_06L諸天無能毀
魔王貢高幢
唯佛能碎壞
佛豎大法幢
그 밖의 번뇌[塵勞]의 왕들
굳센 힘에 성냄과 해칠 마음 품었고
어리석음과 죽음의
마군들은 모든 자손을 거느렸으니
029_0581_c_07L其餘塵勞王
强力含怒害
愚癡及死魔
軍率諸子孫
애착이 5개(蓋)의 아들 낳아
먼저 올라가 세상을 얽고 덮으며
나머지는 해독을 품고 나아가
여러 가지 형상으로 변화하네.
029_0581_c_08L愛生五蓋子
先登纏覆世
有餘懷害進
變形若干種
노해(怒害)ㆍ간탐ㆍ질투와
뜨거운 아만으로 높이 우쭐댐과
뒤바뀐 소견으로 욕계를 탐함과
삿된 어리석음은 번뇌의 왕들이네.
029_0581_c_10L怒害疾慳妒
熱惱慢貢高
倒見貪欲界
邪癡塵勞王
해치려는 굳은 마음으로
두루 에워싸고 대전하고자
번뇌[塵勞]의 진영을 둘러치고
각각 무력(武力)을 갖추고 나타나
029_0581_c_11L其弊懷害强
圍繞求對戰
結布塵勞陣
各現武備力
저마다 굳세고 사나운 활을 당겨
어리석은 범부를 맞추니
그 화살은 독사와 같고
사납게 타는 불과 같네.
029_0581_c_12L各放剛猛弩
以中凡愚夫
其箭如毒蛇
又有如熾火
과거 가섭불(迦葉佛) 이래로
그들과 대적할 사람 없었으나
부처님 덕은 그 화살을 막으며
더욱 심히 불타는 가운데도
029_0581_c_14L迦葉佛已來
無與爲對者
佛德障其箭
益甚放燋燃
계덕(戒德)의 수레를 타시고
인욕(忍辱)의 굳은 갑옷을 입으시고
정진(精進)의 말을 멍에하시어
번뇌의 진영을 쳐부수니
029_0581_c_15L乘戒德之車
被忍辱牢鎧
駕以精進馬
入滅塵勞陣
정견(正見)을 날카로운 창으로
정사(正思)를 화살로
정언(正言)을 깃으로
정행(正行)을 오뇌[筶]로 삼고
029_0581_c_16L以正見利鉾
以正思爲箭
以正言爲羽
以正行爲筈
정로(正路)를 활시위로 삼아
마음의 화살통[意剪]에서 화살 빼내
자비의 활 빨리 당겨 놓으시니
부처님의 화살은 이름이 네 가지네.
029_0581_c_18L以正路爲矢
意筒中拔箭
放慈弓駃發
佛箭名四等
한 번 쏘아 번뇌의 진영을 궤멸시켜
삼천대천세계를 진동하고
지혜의 불꽃이 번뇌의 욕망을 태워버리니
마치 적군이 불태워짐과 같고
029_0581_c_19L一發滅塵勞
震三千世界
慧熾燒塵欲
猶如軍被燒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과
지혜와 믿음이 견고하며
뜻을 지키고 움직이지 않으니
모든 강물이 바다로 돌아감과 같네.
029_0581_c_20L施戒忍進定
慧信及堅固
守志不移動
猶衆川歸海
세상은 맑고 허공은 밝아졌으며
시방세계가 널리 편함을 얻은지라
마음을 하나로 견고하게 집중하여
세계가 생기고 없어짐을 사유하고
029_0581_c_22L世淸空中明
十方普蒙安
心一定堅固
思惟世起滅
금강(金剛)의 마음을 얻어서
번뇌의 산을 쳐부수고
불안(佛眼)으로써 관찰해보니
삼천대천세계가 거울과 같네.
029_0581_c_23L以得金剛心
壞碎塵勞山
以佛眼觀見
三千界如鏡
029_0582_a_01L외도들과 모든 신선들은
오래 배워도 깨침이 없거니와
일체지(一切智)는 스승이 없어
모든 스승들의 스승이라 부르며
029_0582_a_01L外學諸神仙
久學無所覺
一切智無師
名諸師之師
굳센 지혜 금강의 입부리[觜]는
어리석음의 단단한 알을 깨뜨려서
어리석음의 어두운 지옥을 벗어나게 하니
무위청허(無爲淸虛)를 능가하시네.
029_0582_a_03L强慧金剛嘴
潰壞癡堅卵
脫出愚冥獄
陵無爲淸虛
천상 세계에선 감로를 드셨고
인연 따라 말먹이 보리[馬麥]를 드셨으되
달콤한 천상의 감로 맛에도 집착하지 않고
말먹이 보리에도 싫어하지 않으시며
029_0582_a_04L天上食甘露
食隨蘭馬麥
不甘著天味
不患厭馬麥
조달(調達 제가 성내어 돌을 던지자
막기 위해 라후라는 그 앞에 서고
함께 자비의 눈으로 바라보셨으니
독을 보아도 전단향(栴檀香)과 같아라.
029_0582_a_05L調達怒放石
羅云立其前
俱以慈眼視
見毒栴檀等
외도(外道)의 무리가 비방하거나
천상과 인간이 칭찬하거나
이 두 가지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시니
마치 입으로 수미산을 부는 듯하고
029_0582_a_07L外學所誹謗
天人所稱嘆
於二意不動
猶口吹須彌
그 이름 삼천세계에 들렸으니
부처님은 온 세상의 스승이라고
호수(好首)는 헛되이 비방하지만
마음이 평등하여 기쁨이나 슬픔도 없다네.
029_0582_a_08L名聞三千世
佛是普世師
好首所虛謗
心等無喜慼
이(利)ㆍ쇠(衰)ㆍ훼(毁)ㆍ예(譽)와
칭(稱)ㆍ기(譏)ㆍ고(苦)ㆍ락(樂)을 만나도
이 8법에 능히 물들지 않으시니
마치 물의 연꽃과 같아라.
029_0582_a_09L愚利衰毀譽
若稱譏苦樂
八法不能染
猶如水蓮花
천상의 즐거움이나 인간세계의 즐거움을
모두 참되지 않다고 보시며
세상은 어리석은 장난같이
형상이 있는 것은 다 공(空)으로 보시네.
029_0582_a_11L天上人閒樂
視皆爲不實
觀世如愚戲
有形皆空無
3악취의 중생들에게
그 열기 어려운 문을 열고
3악취의 지옥을 텅 비우고
천상과 인간에게 무위(無爲)로 인도하시네.
029_0582_a_12L三惡趣衆生
開其難開門
空三惡趣獄
導天人無爲
바로 나아가 3세(世)를 건너고
아수라의 교만함을 얽으니
온갖 착한 근본을 권하고 인도해
저 세상에 삼보를 내리시며
029_0582_a_13L經趣度三世
縛阿須倫憍
勸導衆善本
雨三寶於世
지난 옛적엔 전륜왕이 되어
사방에서 자유자재하였으나
자기에 대해 스스로 쫓지 않고
죽음을 면하고 무위(無爲)에 이르시며
029_0582_a_15L往古轉輪王
自在於四方
於己不自從
免死至無爲
부처님께서는 갖가지 업을 닦으시되
법공성(法空城)을 잘 다스리고
번뇌[塵勞]의 도적에서 벗어나
장차 무위성(無爲城)에 이르셨네.
029_0582_a_16L佛修種種業
治理法空城
濟脫塵勞賊
將至無爲城
드밝은 햇빛도 밤엔 못비치고
천상이나 3악취도 비추지 못하나
부처님 빛은 밤낮으로 삼천대천세계와
일체 중생 마음을 비추시며
029_0582_a_17L日明照晝不及夜
不曜天上三惡趣
佛光晝夜三千世
及至一切衆生心
부처의 신묘한 빛은 항상 크게 빛나서
천만 가지 숫자로도 비유하기 어려워라.
달은 한창 밝은 보름이라도
그 빛은 밤에만 빛나 낮에는 무익하다네.
029_0582_a_19L佛神妙暉常盛明
千萬無數難可喩
月之盛明十五日
其暉曜夜無益晝
제석천왕도 근심 걱정하고
그 수명이 끝날 때 이르러
천복(天福)을 잃으려 하다가도
부처님을 뵙자 도리어 진제(眞諦)를 보았으며
029_0582_a_21L天帝懷憂悴
壽命臨終沒
垂退失天福
詣佛還見諦
해와 달은 세간의 눈이거늘
아수라가 장난을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자비로 세간을 건지시어
액난을 만나지 않도록 하시며
029_0582_a_23L日月世眼目
阿須倫所嬈
佛慈濟世閒
救令不遭厄
029_0582_b_01L근심은 연기요 생각은 불꽃
욕락이란 독약을 먹음 같고
사랑의 집착은 타는 불과 같으나
부처님께서는 법의 물로 꺼주시며
029_0582_b_01L憂煙想如炎
樂欲如服藥
愛著喩盛火
佛滅以法水
성냄을 품고 매우 노하고 해쳐
마시고 취하여 미치고 날뛰는
앙굴마라와 술 취한 코끼리도
부처님께서는 자비로써 조복하셨네.
029_0582_b_02L懷恚甚怒害
飮醉狂惑亂
鴦崛魔醉象
佛以慈制伏
한량없는 생사(生死)로 굳게 얽어서
어리석은 도적은 그 눈이 가리나
부처님께서는 말의 살촉과 지혜의 약으로
울비(鬱鞞) 가섭의 도적을 제거하시고는
029_0582_b_04L無量生死堅纏裹
愚癡之賊蔽其目
佛以言箄智慧藥
決除鬱鞞迦葉賊
그 세 가섭은 번뇌가 매우 두터워
성문(聲聞)들이 항하의 모래알 수 같아도
그 터럭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제도하여 밝은 도(道) 보게 하셨네.
029_0582_b_06L是三人等塵甚厚
假令聲聞如恒沙
無有能動其毛者
唯佛濟使睹道明
용모는 몹시 교만하며
보배의 용포(龍袍)를 걸친
빈비사라왕도 가장 거만을 부렸으나
부처님을 뵙자 몸을 굽혀 정례하였고
029_0582_b_08L容貌甚憍慢
因寶黼黻服
洴沙最矜高
見佛屈修禮
머리에 불꽃을 인 것 같고
긴 어금니에 눈도 새빨개
성내면 불을 던져 태우는
아랍귀(阿臘鬼)도 부처님께서는 항복시켰고
029_0582_b_10L頭如戴火炎
牙長眼正赤
怒則擲火燒
佛降阿臈鬼
용왕은 악독한 노여움을 품어
마갈타국에 우박을 내렸으나
부처님께서는 땅을 움직이고 산도 무너뜨려
그 위세는 용의 독을 멸하셨네.
029_0582_b_11L龍王懷毒怒
雹害魔竭國
佛動地崩山
威勢滅龍毒
부처님께서는 큰 코끼리 왕처럼
생사(生死)의 꽃 연못에 드시어
번뇌[塵勞]의 풀을 짓밟아버리고
열반 가운데 우뚝 서셨네.
029_0582_b_12L佛猶大象王
入生死華池
踐蹈塵勞草
佇立泥洹中
부처님께서 생사를 건너게 인도함은
마치 소가 냇물을 건너감 같아
중생들이 지금까지 건너감은
많은 소들이 그 뒤를 따름 같네.
029_0582_b_14L佛導度生死
如牛渡流河
衆生度至今
如群牛隨導
부처님께서는 8해탈의 연못 같고
나는 법[生法]은 연꽃과 같아
천상과 인간이 벌떼 모여들어
향기를 마시면 괴로움을 여읜다.
029_0582_b_15L佛如八解池
生法芙蓉花
天人如蜂集
服香則離苦
모든 천인들은 바닷물 밑에
불사약(不死藥)이 있다고 듣고
바다의 큰 용왕을 시켜
수미산을 두루 얽었었다.
029_0582_b_16L諸天聞海水
底有不死藥
以海大龍王
纏繞須彌山
모든 천인과 아수라들은
바다를 휘졌기 천 년이 되도록
방편들을 베풀기도 하며
힘을 다해 애를 많이 썼다.
029_0582_b_18L諸天阿須倫
攬海至千歲
設若干方便
盡力甚勤苦
만 가지 약의 정기를 뽑아
물위에 내어 엉기게 하여
이것을 불사약이라고 이르며
금병(金甁)에 가득 담았다.
029_0582_b_19L引萬種藥精
進令水上凝
謂是不死藥
接盛以金甁
그러나 먹어도 수명은 길지 않고
늙고 병들고 죽음은 떠나지 못했으며
그릇된 생각으로 신약을 가져도
바퀴처럼 끝없이 돌고 돌았다.
029_0582_b_20L服者不永壽
不離老病死
意謬持神藥
轉輪無邊際
부처님께서는 7각의(覺意)의
지혜 힘으로 바다를 저어
멸진정(滅盡定)으로 에워싸고
정진의 힘으로써 이끌어서
029_0582_b_22L佛以七覺意
慧力攬大海
圍繞以滅定
引以精進力
감로의 약을 만드심으로
늙고 병듦을 영원히 멸하여서
가장 즐겁게도 온갖 괴로움 없애주니
먹는 사람은 생사를 떠났다.
029_0582_b_23L致出甘露藥
永安滅老病
最樂滅衆苦
服者離生死
029_0582_c_01L부처님 밝으심은 해의 정기 어지럽지 않음 같고
그 기운참은 둥글고 차갑지 않은 달 같으며
낙(樂)은 6천(天)보다 나아도 욕심이 없고
지혜 불꽃은 힘차게 태우지 않음이 없다.
029_0582_c_01L佛明喩日不亂精
盛喩月滿而不寒
樂過六天而消欲
炎如盛火無所燒
법은 매우 미묘하고 덕행이 원만해
온갖 선복장(善伏藏)은 복의 모임이라 하고
널리 천상과 인간의 좋은 이가 모여서
부처님 공덕을 찬탄하기 싫은 줄 몰라라
029_0582_c_03L法甚微妙德行具
衆善伏藏稱福聚
普集天人之善好
歎視佛德無厭足
빛나기 해 같고 밝기 달과 같으며
눈을 기쁘게 함은 꽃 같고 소리는 우레 같으며
걸음은 코끼리와 같고 참음은 땅 같은데
널리 세간을 뛰어나 부처님 홀로 제일이시다.
029_0582_c_05L光耀如日明如月
悅目如華聲雷震
步如象王忍如地
普勝世閒佛獨最
이렇게 한량없이 맑고 묘하게 찬탄하여
성인들이 겁이 다하도록 해도 못다 하거늘
하물며 미련하고 얕은 내가 다하려면
마치 배 없이 바다를 건너고자 함이네.
029_0582_c_07L如是無量淸妙歎
衆聖窮劫不能盡
況吾愚淺欲究竟
猶無舟舩欲渡海
모든 천인들은 합장하고서
기쁨에 넘쳐 금강역사에게 말하길
부처님 도솔천에서 하강하신 일
곧 받고자 하오니 말씀해 주소서.
029_0582_c_09L諸天皆叉手
懷悅謂金剛
願佛下兜術
卽受許爲說
3. 강태품(降胎品)
029_0582_c_11L佛本行經降胎品第三
도솔타 천궁에 계실 때
천안(天眼)으로 널리
중생들의 고뇌를 보시고
지난 옛날 맹세를 추억하시네.
029_0582_c_12L處兜術宮時
以天眼普觀
睹衆生苦惱
追憶往古誓
본래 서원이 중생을 편안케 함이라
오랜 겁(劫) 동안 힘써 부처를 구하시고
날 때마다 심한 어려움을 만나도
덕의 뿌리 심기를 싫어하지 않았네.
029_0582_c_14L本願安衆生
累劫勞求佛
生生遭艱難
不厭種德本
처음엔 제사를 숭상하고
뜻을 세운 뒤부터는
금(金)을 두루 보시하여
은혜로운 베풂으로 덕을 이루시네.
029_0582_c_15L第一上祠祀
從發意以來
以金遍布施
惠施手成德
처음 갖가지로 보시할 때부터
듣는 이마다 놀라워서
머리와 눈, 몸이며 손과 발
사랑하고 중히 여기는 처자까지도
029_0582_c_16L從初種種施
聞者衣毛豎
頭目身手足
妻子所愛重
이름난 코끼리와 말로 멍에한
보배 수레에 진주를 드리운 것들
만약에 이러한 보시품을 모으면
넓은 땅에 깔아도 못 다 까네.
029_0582_c_18L嚴駕名象馬
寶車垂眞珠
若當合聚此
普地不容受
부지런히 베풂의 소리 우레 같고
하늘에서 때로 비 내림과 같이
오랜 겁 동안 지혜의 물로써
널리 중생에게 배부르게 하시네.
029_0582_c_19L勤施聲雷震
如天降時雨
累劫以慧水
普潤飽衆生
베풂의 타락[酪]은 못이요 젖은 강이 되고
복의 산에 타락죽은 샘과 같으며
꿀의 참호며 단단한 사탕도 쌓여
널리 이 땅을 꾸며 장식하네.
029_0582_c_20L施酪池乳江
福山酥如泉
蜜塹石蜜積
普嚴飾此地
일찍이 구하는 이에게 어기지 않고
주고 또 주어 거스름이 없었으며
물을 따라 받은 이의 손만도
저 네 큰 바다보다 많으리라.
029_0582_c_22L未曾違求者
與與無所逆
水灌受者手
喩於四大海
부모와 밝은 스승을 받들어
인자한 마음 갖가지로 섬기며
베풂이 끝도 한도 없이
보시바라밀을 이룸도 끝이 없었네.
029_0582_c_23L奉父母明師
慈心具種事
所施無涯限
成施度無極
029_0583_a_01L살아서는 계율을 뛰어나게 지켜
목숨이 다해도 금계(禁戒)를 더럽히지 않고
머리를 깎아 사문이 되었으니
쌓인 머리털은 큰 산에 비기리라.
029_0583_a_01L所生守戒勝
沒命不穢禁
剃頭爲沙門
髮積喩大山
천상에 태어나 5욕락을 받고
목숨이 다하여 액난을 만나도
청정한 계율을 헐고 움직임 없어
지계바라밀을 갖춤도 끝이 없었네.
029_0583_a_03L生愚夫五欲
遭沒命危難
不動毀淨禁
具戒度無極
나면 높고 자유로움을 얻으나
일찍이 사람에게 악을 행하지 않아서
머리며 눈, 손발을 잘려도
마음이 안정하여 인욕을 얻네.
029_0583_a_04L生得尊自由
未曾施人惡
截頭目手足
心定得忍辱
깨달을 뜻 내어 부처 구하여
빨리 나아가 9겁을 뛰어넘었네.
미륵 등은 먼저 발심하였지만
용맹정진으로 그보다 앞서 나오셨네.
029_0583_a_05L情悟發求佛
逮進超九劫
彌勒等應先
勇猛出其前
깊고 묘한 법을 탐내고 그리워하여
몸으로 지혜의 뜻을 받고서
불에 들고 산과 바위에 던지며
마디마다 바늘과 못을 찌르셨네.
029_0583_a_07L貪慕深妙法
因身受惠義
入火投山巖
支節鐵鍼釘
18법의 거룩한 지혜를
받들어 행하되 피로함을 모르고
일체의 근원을 깨달아
지혜바라밀이 끝이 없었네.
029_0583_a_08L十八法智慧
奉行無發勞
覺了一切原
度智無極岸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이며
지혜의 강과 못과 바다로
자비로써 중생들을 어여삐 여기고
기쁨의 광명을 이룩하셨네.
029_0583_a_09L施戒忍進定
智慧江海淵
慈悲傷衆生
成喜悅光耀
털구멍마다 온갖 광명으로
도솔타 천궁을 뒤흔들자
모든 천인들은 미심쩍어 모여서
엄숙히 보살에게 경례하시네.
029_0583_a_11L毛孔雜色光
明動兜術宮
諸天懷疑集
肅敬禮菩薩
곧 갖가지 쇠북을 치며
근기에 따라 7각주(覺籌)를 주려고
누가 나와 함께 세간에 내려가랴.
짐짓 서로 법빈회(法賓會)를 청하네.
029_0583_a_12L卽時種種擊金鼓
任資賦與七覺籌
誰欲與吾降世閒
故相延請法賓會
빛은 도솔타천에서부터
골몰하고 즐기는 물가 염부제(閻浮提)까지 사방을 비추네.
곧 시신(侍臣) 월맹(月猛)에게 이르되
“그대는 세간의 큰 국왕을 아는가?
029_0583_a_14L光從兜術照四方
樂役力渚閻浮提
卽勅侍臣卿月猛
汝識世閒大國王
어느 나라에 의탁해 태어나서
옛 범절에 어기지 않고서
응당 보살을 만나게 되면
부처님 가르침을 따라 받들까?”
029_0583_a_16L何國可託生
不違古典制
應遭遇菩薩
奉順佛言敎
대답하되 “성자는 들으소서.
호귀(豪貴)한 왕이 있으니
그의 이름을 선구(善求)라 이르고
왕사성(王舍城) 주인으로 다스리오.
029_0583_a_18L對曰唯聖聽
有大豪尊王
有王名善求
典主王舍城
바라나성(婆羅奈城)의 주인인
왕의 이름은 선맹(善猛)이고
마갈타국왕은 백재(百才)요
울선국(鬱禪國)왕은 소(巢)라 이름하오.
029_0583_a_19L波羅奈城主
王名曰善猛
蝎國王百才
鬱禪王名巢
광염(光焰) 국왕은 유생(留生)이요
또 왕이 있으니 용무(勇武)라 하며
선비(善臂)왕에게 아들이 있으니
그 이름을 백설광(白雪光)이라 부르오.
029_0583_a_20L光炎王留生
又王名勇武
王善臂之子
又名白雪王
이 여덟 대왕은 명성이 있으니
의탁해 태어날 만하지 아니합니까?”
말하되, “이 왕들은 더럽고 참되지 못하니
두루 다시 참되고 바른 이를 살펴라.”
029_0583_a_22L是八大王有名聞
不審爲可託生不
有是王穢不眞
遍更察觀眞正者
029_0583_b_01L잠깐 생각하고 말하되, “다시 있으니
전륜왕종인 수흥(壽興)의 후예로
맨 끝에 왕을 사자(師子)라 이름하고
그 아들 백정반(白淨飯)은 석가족 중 제일입니다.”
029_0583_b_01L思惟斯須曰更有
轉輪王種壽興後
王最盈後名師子
其子白淨釋中尊
“매우 좋다. 내 뜻에 맞으니
응당 의탁해 아들로 태어나리라.
정반왕은 남자 중에 으뜸이요,
왕비는 여자 중에 영걸이로다.
029_0583_b_03L善妙稱吾意
應託生爲子
白淨男中上
妙后女中英
모든 나라 성읍 가운데서
가이라(迦夷羅)가 제일이니
오늘 내가 하강하여서
저 세간에 착한 법을 베풀리라.
029_0583_b_05L諸城邑之中
迦夷羅越最
今日吾當降
施善於世閒
중생들에게 바름[正]을 보여서
큰 칼과 쇠사슬에 굳게 얽힌
생사의 뇌옥을 깨트려
무위(無爲)의 길을 열어 보이리라.
029_0583_b_06L示衆生以正
牢縛欲枷鎖
破壞生死獄
開示無爲路
중생들에게 방편으로 보여서
생사의 뇌옥에서 나오게 하리니
그대들 중 누가 욕락에서 괴로움 여의고
멸도(滅度)하여 편안하고 싶은가?
029_0583_b_07L示衆生方便
令出生死獄
卿等誰欲樂
離苦滅度安
스스로 괴로움을 건너고자 하는 사람
나와 함께 하강하도록 하라.”
이렇게 법을 펴시고 나서
문득 도솔타 천궁에서 하강하시네.
029_0583_b_09L欲自度苦者
與吾俱降下
頒宣是法已
便下兜術宮
드러내어 타고[乘] 널리 알리되
흰 코끼리가 은산(銀山)과 같은데
보살이 코끼리 왕을 타시니
해가 흰 구름을 비춘 것 같았네.
029_0583_b_10L顯乘令普知
白象如銀山
菩薩乘象王
如日照白雲
모든 하늘들은 노래하고 춤추며
널리 온갖 색의 꽃을 내리고
해 정기의 밝은 구슬이
빛을 왕궁에 환히 비추었네.
029_0583_b_11L諸天鼓樂儛
普雨雜色花
日精之明珠
光照耀王宮
도솔타 천궁에서 하강하실 때
상서를 나타냄도 매우 미묘했고
보살이 하강해 모태(母胎)에 들자,
기러기가 맑은 못에 있는 것 같았네.
029_0583_b_13L降神下生時
現瑞甚微妙
菩薩降入胎
如鴈處淸淵
가을의 둥근 달이 비추듯 하고
코끼리가 꽃 연못에 있는 듯하며
해가 빛을 비추듯 좋고
달은 구슬처럼 매우 밝은 듯했네.
029_0583_b_14L如秋盛月照
如象處花池
日以光照好
月以盛明珠
보살은 가히 비유할 데 없이
착한 복업만을 갖추었네.
왕비의 태안에 들자
땅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네.
029_0583_b_15L菩薩無可喩
唯與善福俱
處妙后胎已
地六反震動
마치 물 가운데 뜬 배와 같고
공중이 무너지는 우레 소리라,
바다와 못들은 출렁거리고
온갖 흐름은 깨끗이 맑았네.
029_0583_b_17L猶如水中舩
空中崩雷聲
海池肅肅動
衆流淨澄淸
모든 하늘이 공중에서
장막을 드리운 듯 꽃을 흩뿌려
경사롭다 일컬어 기뻐 뛰고
땅의 신(神)들은 흔연히 웃네.
029_0583_b_18L諸天於空中
布華如帳縵
稱慶踊躍喜
地神欣然笑
모든 꽃이 다 피어 곱고
땅에 두루 빈틈이 없었고
나무마다 온갖 꽃이 피되
반만 열리어 눈짓하는 듯
마왕 파순의 사랑하는 나무가
곧 시들어서 초췌하며 근심했네.
029_0583_b_19L諸華盡敷鮮
遍地無空缺
樹神見衆花
開張如目視
魔王愛樂樹
卽萎憔悴愁
왕비는 잠을 깨고 꿈길을 더듬자,
모든 감관[根]은 고요하고 뛸 듯이 기뻐
눈을 들어 사방을 두루 살피거늘
옥 같은 얼굴이 기뻐 연꽃 빛일세.
029_0583_b_21L妙后寐寤尋憶夢
諸根寂然喜踊躍
擧目四向遍察視
王顏怡悅蓮華色
029_0583_c_01L왕에게 아뢰되 “잘 들으세요.
꿈에 본 것이 매우 길하고 상서로우니,
여섯 개 어금니의 흰 코끼리가
문득 와서 내 앞에 있었습니다.”
029_0583_b_23L卽啓王曰唯願聽
夢中所見甚吉祥
大白象王有六牙
忽然來至在我前
왕은 왕비 꿈 이야기를 듣고
의아하게 생각하며 뛸 듯이 기뻐하면서
바라문의 점사(占師)를 불러
꿈에 본 대로 이야기하였네.
029_0583_c_02L王聞后所夢
懷疑喜踊躍
卽召梵志占
爲說夢所見
꿈 풀이에 밝게 통달한지라
생각하고 나서 곧 말하되
“경전에 꿈을 점치는 것을 상고하와
이제 자세히 해설하오니 잘 들으소서.
029_0583_c_04L明達善占夢
思惟乃發言
按典藉占夢
唯聽今諦說
여자의 꿈에 햇빛이 배에 들면
이것으로 잉태하여 좋은 자식을 낳고
해가 온 천지에 혁혁하게 비추면
그 아들은 덕이 높아 시방의 주인이 됩니다.
029_0583_c_05L女夢日光明入腹
因此懷妊生吉子
如日赫照普地界
其子德尊主十方
꿈에 달이 차고 뭇 별이 갖추어
뱃속에 비춤을 보고 잉태하면
그 아들은 자라서 전륜왕 되어
사방의 주인으로 정법으로 다스립니다.
029_0583_c_07L夢見月滿衆生俱
光照女腹因懷胎
生子聖達轉金輪
典主四方正法治
왕비의 꿈엔 흰 코끼리가
오른쪽 옆구리로 들어왔으니
이 아들 더러운 때가 없으며
천상ㆍ인간이 머리 숙여 절하리다.
029_0583_c_09L此女夢白象
趣入其右脅
此子無瑕穢
天人稽首禮
일체를 모르는 것이 없고
나게 되면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요,
이 경전의 옛 성인들 기록이니
왕후님의 꿈에 흰 코끼리야말로
응당 보배로운 성자를 낳으시리니
신선이 홀로 코끼리같이 걸음이라.
029_0583_c_11L一切無不知
所生必爲佛
此典古聖讖
王后夢白象
當生寶聖子
神仙獨象步
생각하건대 이 점괘로 보아서는
반드시 천상과 인간의 스승을 낳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직 두 가지 뜻이 있으니
집에 있기를 즐기면 성왕이 되고
집을 버리고 머리를 깎게 되면
부처가 되어 모든 성인의 스승이 될 것입니다.”
029_0583_c_13L安卦以占之
必生天人師
其唯有二趣
樂家爲聖王
捨家除鬚髮
成佛衆聖師
꿈을 점친 두 가지 뜻을 기뻐해
황금을 하사하여 그 뜻을 즐기게 했네.
왕후는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
좋은 일로써 왕에게 아뢰었다.
029_0583_c_15L喜其占夢諦
賜金恣其意
王后聞甚喜
以善事啓王
“이 꿈을 꾸고 나면서부터
편안히 감로수를 마신 듯
몸과 성질에 나쁜 것이 없어졌으니,
모든 착한 것을 즐기기 바랍니다.
029_0583_c_16L自夢此以來
甜如服甘露
體性衆惡除
唯願樂衆善
이름난 보배의 의상도 즐겁지 않고
오직 정결한 소복이 좋사오며
보배로 만든 부채도 좋아하지 않고
시원한 바람 쐬기를 즐겨했습니다.
029_0583_c_17L不樂名寶衣
唯善潔素服
不好寶名扇
樂露淸涼風
5욕락은 더럽고 싫어지며
바르고 참된 법을 받기가 즐거워
빛[色]ㆍ소리[聲]ㆍ향기[香]ㆍ맛[味]ㆍ감촉[觸]과
육근[六情]에 다시 물들기 싫습니다.
궁실(宮室)이 즐겁지 않고
동산에 나가 유관(遊觀)할 생각뿐입니다.”
029_0583_c_19L厭穢於五欲
樂受正眞法
六情不復著
色聲香味觸
不復樂宮室
意思遊園觀
왕에게 이렇게 아뢰자
왕은 곧 대답하여 말하였다
“그대의 생각에 즐거운 대로 하오
짐도 따라 함께 나아가리다.”
029_0583_c_21L啓王如是已
王卽答之曰
恣卿意所樂
王從將俱出
저 유랑하는 백성인 양
서늘한 꽃나무 동산에서
왕후는 스스로 자기 몸을 보자
맑은 물에 달그림자 같았네.
029_0583_c_22L乃至於流民
淸涼花樹園
后自內觀身
如淨水月影
029_0584_a_01L태중에 있어도 때와 더러움 없이
금꽃과 유리의 수레같이
달이 차자 모든 감관[根]이 원만해
보배로운 구슬을 보는 듯하였네.
029_0583_c_23L處胎無垢穢
金花琉璃輿
月滿諸根具
睹如寶明珠
왕후는 출산할 때가 된 줄 알고
향기로운 꽃동산에 나가 놀자
그 동산은 소소하게 맑았고
여러 묘한 선신(善神)들이 모여들었네.
029_0584_a_02L后覺生期至
遊詣花香園
其園肅肅淸
諸妙神來集
4. 여래생품(如來生品)
029_0584_a_03L佛本行經如來生品第四
그때 부처의 별이 달과 마주쳐
상서로운 기간이라 오른쪽 옆구리로 나시니
구름 걷히고 갑자기 천 개의 해가 나타나듯
오랜 어둠에 횃불 광명 갑자기 비춤 같네.
029_0584_a_04L于時佛星
適與月合
吉瑞應期
從右脅生
猶如雲除
千日霍現
譬如久冥
炬光卒耀
동쪽은 머리 되고 나무는 머리털,
화초는 털이 되고 연꽃은 얼굴.
029_0584_a_07L東方爲首
樹爲頭髮
華草爲毛
蓮花爲面
푸른 연꽃은 눈이 되고 붉은 나무는 입,
수미산은 젖 되고 사해(四海)는 배가 되네.
029_0584_a_08L靑蓮爲眼
丹樹爲口
須彌爲乳
四海爲腹
중앙의 흙은 허리, 남쪽은 엉덩이뼈,
가만히 구슬을 드리워 항상 향기로운 영락.
029_0584_a_10L中土爲腰
南方爲髖
私爲垂珠
恒爲香瓔
서쪽은 발이 되어 온갖 보배 장식하니
모든 전륜왕이 역대의 주인 되듯
029_0584_a_11L西方爲足
衆寶爲飾
諸轉輪王
歷代典主
강변의 모래처럼 부처님 밟은 바라
천 폭의 바퀴 모양 항상 가서 인(印)을 치니
029_0584_a_12L如江河數
佛所履踐
千輻相輪
常行印車
과거의 모든 부처 덕의(德義)를 닦은 바라
만물을 길러 냄이 자모(慈母)와 같으시네.
029_0584_a_14L過去諸佛
所修德義
生育萬物
猶如慈母
움직이기 어려운 때 숙연(肅然)한 우레 소리
기쁨으로 조용한데 즐거이 우러르니
029_0584_a_15L難動卽時
肅然震聲
懷喜庠序
和悅而瞻
오른 옆구리에 큰 빛이 나타나되
햇빛을 막아 버려 반딧불과 같아라.
029_0584_a_16L卽時右脅
顯大輝耀
遏絕日光
日如螢火
햇빛은 밝음 잃고 정기로운 빛도 없어
꽃상투[華髻] 같은 빛이 많이 나타나며
029_0584_a_18L令日失明
無復精光
光如華髻
現若干色
사방이 막혀서 허공에 가득한데
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문득 나타남 같네.
029_0584_a_19L側塞四方
滿虛空中
譬如雲除
日照忽現
그때 모든 천왕은 휘황한 빛을 보고
두려워하며 이상히 여겨 서로 하는 말이
“일천왕(日天王)이 내려갔나? 금나무가 솟았는가.”
어떤 천신(天神) 대답하되 “부처의 해 나타났소.”
029_0584_a_20L爾時諸天
見晃昱光
悚然怪異
而相謂言
日天下耶
金樹出乎
有神對曰
佛日出現
일천자(日天子) 의심하되
“이 어이 다른 해냐.
장차 나를 해치는 건 아닐런가.”
029_0584_a_23L日天子疑
是何異日
將無奪我
029_0584_b_01L일성궁전(日城宮殿)은 질투로 들끓었고
천 개의 광명은 부처가 땅을 비춤이라
029_0584_b_01L日成宮殿
懷嫉霍然
彼千光明
佛耀輝地
햇빛은 허공을 비추나
태자가 품은 빛은
해보다 천 배나 뛰어나
햇빛은 도로 꺾이고
물러나 감당하지 못하도다.
029_0584_b_02L日炎照空
太子懷光
千倍踰日
日光還折
退不敢當
온 천지가 불탐이 겁(劫)이 다한 불길인 양
천지가 밝아옴이 새 아침이 시작된 듯
모든 귀신 기뻐하고 땅 귀신도 춤을 추니
029_0584_b_04L天地普然
如劫盡炎
天地明闢
如始旦曉
諸神普喜
地祇鼓儛
광명의 비를 뿌려 감로의 좋은 약이
일체에 가득하여 근심 걱정 없어지네.
029_0584_b_06L光明雨灑
甘露良藥
充飽一切
滅憂惱患
바다가 웃는 듯 흔들리며 수목들도 갸우뚱
연못의 푸른 연꽃 눈을 뜨고 보는 듯
029_0584_b_07L海震如笑
樹木跛%(跳-兆+我)
淵池靑蓮
如開目視
나무마다 꽃을 흩어 태자를 공경하고
뭇 새들 날고 울어 청아한 노랫소리.
029_0584_b_09L衆樹散花
以敬太子
衆鳥翔鳴
如雅頌音
모든 천인들이 사모하여 꽃이 해를 만난 듯
두루 시방에 비추되 금빛으로 빛나며
029_0584_b_10L諸天慕善
如花遇日
都照十方
晃如金色
천신과 땅 귀신이 기뻐하자, 꽃이 때 아닌 때 피었고
금ㆍ은 전단(栴檀)의 가루가 티끌과 같네.
029_0584_b_11L神祇懷喜
花非時敷
金銀栴檀
細末如塵
하늘 뜻 꽃을 만들고 구름과 비도 없이 맑아
광명이 널리 비춰 시방에 두루 차니
밝은 구슬 불꽃은 가려 숨고
해가 비추지 못하는 그윽하고 어두운 곳에는
029_0584_b_13L天意作花
晴無雲雨
光明普照
遍滿十方
明珠火炎
奄然不現
日所不照
幽隱冥處
환한 밝음이 나타나 3악취(惡趣)를 비추고
거룩한 지혜는 세상을 일깨울 빛의 상(相)이라
범천(梵天)의 천신들은 꽃 가운데 태어나
사랑과 겸양으로 뜻에 맞는 꽃을 뿌리네.
029_0584_b_15L霍然大明
耀三惡趣
聖智明達
敎世光相
梵天神等
華中化生
慈謙敬心
散適意花
연화빛[蓮華色] 같은 손바닥 두 손으로 받들어
애경심(愛敬心) 품고서 인자한 눈으로 자세히 보며
범천의 맑은 소리로 그 공덕을 찬탄하고
몸 굽혀 정례하고 이마 위에 받들었네.
029_0584_b_18L掌蓮華色
兩手接擎
懷愛敬心
慈目熟視
以梵淸音
歎其功德
躬自傾屈
頭面禮足
戴之頂上
일(日)천자가 수미산에 있으니 이름은 백사(百祠)라
손에 금강저(金剛杵) 쥐고 천 개의 인자한 눈으로
자세히 보되 싫은 줄 모르나니 하늘꽃 일산과
온갖 묘한 보배꽃 달같이 밝은 것들일세.
029_0584_b_21L日處須彌
號名百祠
手執金剛
以千慈眼
熟視無厭
天華白蓋
雜妙寶花
其明如月
029_0584_c_01L태자에게 올리고 그 공덕을 찬탄하길
“노력 고행이 겁을 채우며 큰 방편으로써
불도를 구했거든 자비심을 드리우셔
중생들을 어여삐 여겨 온 세상 스승 되소서.”
029_0584_c_01L上於太子
歎其功曰
勞苦彌劫
以大方便
發求佛道
願垂慈心
衆生可傷
唯爲普世
不請之師
북두칠성도 또한 찬탄하되
“7각의(覺意)를 나타내 일곱 번뇌 끄게 하소서.”
그래서 일곱 걸음 걸으니 사자가 일어남 같고
발자취가 나타나니 북두칠성 같았네.
029_0584_c_04L北斗七星
亦如稱歎
現七覺意
消七勞垢
故行七步
如師子起
足迹印現
喩如七星
그 걸음 태연하여 의심도 거만도 없으니
땅 귀신들 몸을 굽혀 우러러 발을 받들었네.
널리 밝은 해로써 사방을 비추듯
4제법(諦法) 나타냄 사자가 울부짖듯
029_0584_c_06L其步太然
不懷疑慢
地神傾屈
低仰接足
以普明日
照於四方
現四諦法
如師子吼
“나는 이로써 뒤의 몸을 받지 않으며
또 여기서 태중의 옥(獄)도 면하였다.
이제 부처 되어 가장 얻기 어려운 도로써
일체 중생을 인도하여 감로의 꿀을 먹이리라.”
029_0584_c_09L吾齊以此
末後受形
不復處在
胞胎之獄
今當得佛
最難得道
將導一切
服甘露滅
보드라운 풀과 온갖 빛깔의 꽃들
천상의 실발[綩綖]인 양 두루 땅을 덮었으니
천왕이 맑은 못에 있는 듯
금나무의 꽃인 양 보기에 미묘하네.
029_0584_c_12L安靡軟草
雜色衆花
如天綩綖
周遍布地
譬如天王
處淸池淵
如金樹花
視甚微妙
5취(趣)의 무리들로 고뇌를 받는 이
모두 휴식을 얻고 몸이 편안해 즐겁고
온갖 결박으로 지옥 고통 심한 이
그때 모든 얽힘에서 해탈을 얻었네.
029_0584_c_14L諸五趣類
受苦惱者
皆得休息
身安快樂
衆結縛著
甚急牢獄
爾時衆結
悉得解脫
큰 음성이 두루 불세계에 들리자
천상의 귀신들은 기뻐 뛰고
어서 허공에 올라 거룩한 보배를 보고자
하늘 사람들 옆을 막아 빼곡히 가득 찼었네.
029_0584_c_17L爾時洪音
遍聞佛界
諸天鬼神
懷喜踊躍
速昇虛空
進見聖寶
諸天側塞
充滿無閒
큰 용왕의 아들이 수미산과 같은데
해ㆍ달과 같은 눈으로 바다를 움직여 물을 내고
머리에 구름 일산을 이고 찾아와
향수의 가랑비로 태자를 공경히 목욕시켰네.
029_0584_c_20L大龍王子
如須彌山
目猶日月
動海出水
頭戴雲蓋
速疾尋至
細雨香水
敬浴太子
029_0585_a_01L안상(安祥) 천자는 하늘 세상 몸을 받고
공경히 사당에 제사해 그 원을 드린 뒤
스스로 몸을 변해 네 개의 머리를 나타내고
소 타고 일산 들어 보살을 공경히 보호하였네.
029_0584_c_22L安祥天子
受天世人
大敬祠祀
能與其願
自化己身
現有四頭
乘牛執蓋
敬護菩薩
동남(童男) 천자 머리에 나래갓[羽冠]을 쓰고
위력이 드높아 공작의 기[孔雀幢]라 부르며
갑옷에 무기 들고 장군 되어 대중들 이끌고
보살을 옹호하니 그 길이 1유순이네.
029_0585_a_02L童男天子
首戴羽冠
威力巍巍
號孔雀幢
貫冑帶甲
執持武備
爲大軍師
將從大衆
擁護菩薩
一由延內
큰 힘의 천왕인 비사문(毘沙門)은
진기한 보배 넘치고 덕이 경계에 가득한지라
하늘의 28신장(神將)과 함께 각각 군기 갖추어
1억의 귀신들과 같이 와 보살을 보호하였네.
029_0585_a_05L天王大力
名毘沙門
珍寶充盈
德有志界
天二十八
神將軍俱
各與營從
器鉀嚴整
與億鬼神
來護菩薩
또 존자재(尊自在) 천왕이 있었으니
한량없는 수억의 모든 하늘들과
당번(幢旛)을 들고 구름 모이듯 와서
엄숙히 공경하여 보살의 발에 정례하였네.
029_0585_a_09L又有天王
名尊自在
與無央數
巨億諸天
執持幢幡
而來雲集
以恭肅敬
禮菩薩足
염라대왕 악해(惡害)는 능히 이길 이가 없어
중생을 쫓아내되 한 가지 법을 쓰니
태산옥(太山獄)에 잡아 내던지는 것
자민(慈愍)한 마음으로 와서 보살에게 정례하네.
029_0585_a_11L閻王惡害
無能勝者
驅逐衆生
以一種法
擲棄所執
太山獄杖
以慈愍心
來禮菩薩
수없이 많은 천왕과 용, 귀신왕들
정거천(淨居天) 위의 청정한 여러 천왕들도
합장하되 아직 피지 않은 연꽃과 같이
공경히 몸을 굽혀 보살을 찬탄하네.
029_0585_a_14L無數諸天
龍鬼神王
淨居天上
諸淸淨天
叉手合掌
如未敷藕
齎敬曲躬
永歎菩薩
금빛 하늘 꽃과 밝은 진주대(眞珠臺)
푸른 연꽃에 쪽빛 유리 줄기
흥성한 꽃과 묘한 빛깔
가루 전단향을 비 오듯 흩었다.
029_0585_a_17L金色天華
明眞珠臺
靑芙蓉花
紺琉璃莖
興成意花
若干妙色
末栴檀香
散下如雨
천상의 옥녀(玉女)들 공중에서 권속을 거느리고
풍악을 울리고 노래하며 공훈을 찬탄하기를,
“지난 옛적 수행하여 쌓은 선근(善根)으로
과보가 익어 군생(群生)을 이익케 하시다.
029_0585_a_19L天女空中
眷屬俱來
鼓天伎樂
歌歎功勳
往古修行
衆億善本
果報成熟
潤及群生
029_0585_b_01L찬란한 구름 장엄한 가락으로 하늘들이 꽃을 뿌리고
몸에서 광명을 놓아 눈이 부시며
천인들은 찬탄하고 중생들은 크게 기뻐해
부처님 신덕(神德)으로 세계를 널리 장엄하고
029_0585_a_22L慶雲震樂
諸天散華
身放光明
晃晃昱昱
諸天咤歎
衆生歡喜
蒙佛神德
普嚴世界
금시조와 모든 용이 함께 화합하며
천인과 아수라도 서로 원한을 버렸다.
희고 깨끗한 달에서 시원한 빛이 나듯
세간에는 사랑하고 미워하는 불이 꺼졌다”라고 하네.
029_0585_b_02L金鳥諸龍
俱懷和協
天阿須倫
棄捨怨嫌
從白淨月
出淸涼光
普爲世閒
滅愛憎火
5. 범지점상품(梵志占相品)
029_0585_b_04L佛本行經梵志占相品第五
바로 이때 여러 착한 이가 널리 모이고
재앙이 소멸되어 쾌락은 끝이 없었네.
왕은 이로 인해 기쁨으로 천하에 특사를 내렸으며
경사에 기뻐 와서 모임은 온갖 냇물이 바다에 들어가듯.
029_0585_b_05L當爾之時
衆善普會
殃患消滅
快樂無極
王因是喜
赦降天下
欣慶來集
如衆川流
제석천왕(天帝釋王)이 아들 구이(瞿夷)를 낳은 듯
안상천왕(安祥天王)이 아들 동남(童男)을 낳은 듯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이 아들 보병(寶甁)을 낳은 듯
보살을 낳고 기름에 왕도 크게 기뻤네.
029_0585_b_08L如天帝釋
生子瞿或
如安祥天
生子童男
如毘沙門
生子寶甁
菩薩誕育
王亦歡喜
보살의 몸은 부드러워 하늘에서 처음 난 듯하고
유모들이 기르되 갓난아기 기르듯 하며
여러 늙은이를 청하여 유모를 삼았고
둘러싸고 옹호하여 좌우를 떠나지 않았네.
029_0585_b_11L菩薩體耎
如天初生
乳母收養
如育嬰孩
請諸舊德
曉事母人
圍衛擁護
不離左右
광명이 밝게 비춰 범천 중 제일인 양
여러 어머니들을 급히 하늘사당에 데리고 가서
여러 천인 형상에게 뵈옵게 하자
천인 형상[像] 다 일어나 몸을 굽히고 우러르네.
029_0585_b_13L光相明照
如梵中尊
諸母速疾
將詣天祀
欲令拜謁
諸天形像
天像皆起
屈申低仰
여러 가지 금과 돌이며 진흙의 천인 형상들
합장하고 머리 숙여 보살에게 정례하자
어머니들은 놀라 마음이 아찔하였거늘
이런 인연으로 천상 중에 천상[天中天]이라 불렀네.
029_0585_b_16L諸有金石
水泥天像
叉手稽首
禮敬菩薩
諸母驚怖
心皆愕然
緣是瑞應
號天中天
아직도 태자의 신덕을 알지 못하므로
이 두려움 때문에 빨리 환궁하여
정반왕이 이런 말 듣고 놀라서
상(相) 잘 보는 바라문들을 불렀네.
029_0585_b_19L未諦審知
太子神德
因此恐怖
速還歸宮
白淨王聞
驚怪怖戰
因召梵志
明占相者
명령을 받고 오자 왕은 이르되
“밝은 스승들이여, 나의 아들을 점쳐 주오.
이 자식이 하늘의 형상을 범했는지 두려우니
내 마음에 깊은 의심을 없애 주오.”
029_0585_b_21L應令尋至
王卽問曰
唯諸明師
占相吾子
懼因此子
犯觸天像
唯拔吾心
諸深狐疑
029_0585_c_01L바라문들은 기쁜 얼굴로 대답하였다.
“대왕이여, 기뻐하소서. 근심하지 마소서.
왕족이 다시 새로 시작되어
전륜성왕이 사방에 군림(君臨)하였습니다.
029_0585_c_01L梵志喜顏
對曰天王
今應稱慶
不宜懷慼
王族更新
當從今始
轉輪聖帝
應臨四方
점괘대로 보아 옆구리로 나온 이는
반드시 존귀하여 환히 통달하고 널리 알며
중생들 위에서 우뚝 섬이 수미산과 같아서
산 가운데 왕이 되어 미칠 것이 없듯이
029_0585_c_04L按卦占察
右脅生者
必爲尊貴
聖達普智
臨衆王上
顯如須彌
爲衆山王
無能及者
온갖 보배 가운데 여의주가 제일
온갖 흐름 가운데선 바다가 제일
빛 가운데선 해와 달이 제일이듯
이 태자는 모든 성인 가운데서 제일입니다.
029_0585_c_06L衆寶之中
如意爲最
衆流之中
大海爲最
衆光之中
日月爲最
今是太子
衆聖中最
옛 전적(典籍) 살피면 위의왕(威儀王)은 손에서 났고
율왕(律王)은 손바닥에서, 정사력왕(情思力王)은 아버지 겨드랑에서
왕고왕(往古王)은 아버지 밥통에서 났으며
지타갈왕(技陀竭王)은 이마 위에서 났나니
029_0585_c_09L按占古典
有威儀王
因手而生
律王掌生
情思力王
從父腋出
王名往古
因父䏶生
抆陁竭王
頂上生出
이들은 덕이 굳세어 다 전륜왕(轉輪王)입니다.
지금 빛의 상서는 성왕(聖王)에 해당하여
천상과 인간을 성스러운 지혜 힘으로 건지며
이름이 널리 떨쳐 시방세계에 가득하리다.
029_0585_c_12L是等德强
皆轉輪王
今占光瑞
相應聖王
攝度天人
以聖慧力
名號普聞
周遍十方
큰 성왕인 지타갈왕과 같이
금륜과 흰 코끼리, 옥녀와 푸른 말
맑은 구슬과 어진 신하, 군사를 주관하는 7보(寶)를 갖추고
천상세계에 놀되 네 가지 군사가 따릅니다.
029_0585_c_15L如大聖王
號抆陁竭
金輪白象
玉女紺馬
明珠聖臣
主兵七寶
遊天世閒
從兵四品
천상과 인간에게 무위(無爲)의 길을 열어
천 명의 아들이 있어
재주와 힘이 용맹하며
바른 법으로 세상을 다스려 태평하리다.
029_0585_c_18L當爲天人
開無爲路
當有千子
才力勇猛
當以正法
治世太平
집을 버리고 출가해 도를 찾으면
부처되어 지혜가 세간에서 뛰어나고
세간에서 우러르는 밝은 스승 되리니
이 점괘는 이 두 가지 뜻이 있음을 아소서.”
029_0585_c_20L若捨家出
進求道術
必當爲佛
以慧勝世
抑按世閒
衆聖明師
按卦所占
唯此二趣
029_0586_a_01L왕은 기쁜 얼굴로 바라문에게 일렀네.
“종조(宗祖)로부터 성왕은 끊기었고
부왕(父王)에게 없는 전륜 왕위를
자식이 어떻게 해 이룰 것인가.”
029_0585_c_22L王欣解顏
謂梵志曰
自宗祖來
聖王斷絕
父王亦無
轉輪王位
子何由能
自致聖王
왕의 말 듣고 바라문들 깜짝 놀라
한결같은 소리로 손을 들어 칭찬하되
마치 큰 용의 우레 소리같이
왕의 전상(殿上)에서 크게 경사를 일컫네.
029_0586_a_02L王雖如是
梵志愕然
皆共同聲
擧手稱歎
猶如大龍
雷震之聲
於王殿上
大稱善慶
“대왕은 의심치 마십시오. 그것은 사실입니다.
부자간도 덕이 다르고 전생에 익힘이 같지 않아서
전생에 덕행을 닦았음은
경전의 점괘대로 왕은 짐작하십시오.
029_0586_a_05L唯王莫疑
謂其不然
父子德異
宿行不同
唯在宿世
脩立德行
請呈藉卦
王當照之
옛적 선성(仙聖)이 어진 재주로 밝게 통달했으나
다음 네 글귀에 비기거나 의약방(醫藥方)은
의사 루타(婁他)에게 갔으나 민첩하게 통달치 못했지만
그 아들 선현(仙賢)은 밝게 통달함이 아비보다 나았습니다.
029_0586_a_07L往古仙聖
賢才明達
次比四句
若醫藥方
往醫婁他
不能敏達
其子仙賢
明達踰父
지난 옛적 성왕들도 뒤를 잇지 못했으나
백대(百代)의 손자가 다시 왕위를 이었으며
근대의 성왕도 또 그러하여 강과 바다가 한계가 있듯이
그 선대(先代)가 그 자손만 같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029_0586_a_10L往古聖王
後亦不繼
百轉之孫
乃復還紹
近聖亦復
限齊江海
其光莫能
如其子者
이런 다른 술법은 그 밖에도 무수합니다.
옛날 선조가 그 뒤의 후손에게 미치지 못하듯
앞보다 월등하게 뛰어나니 전생의 복덕에 맡김입니다.
전생에 닦은 대로 금생에 받는 덕입니다.
029_0586_a_13L如是異術
乃餘無數
往古先人
所不達及
其後苗裔
秀出踰前
事任宿德
非由於人
前世所修
與今德合
지금은 때가 아니라 하나
덕 있는 사람이 살면 길한 것이라
경전의 점괘를 보면 상서와 부합하니
반드시 이 세상에서 전륜왕이 될 것입니다.”
029_0586_a_16L雖今時非
德人居吉
瞻按藉卦
與瑞附合
必得於世
爲轉輪王
왕은 여러 바라문들에게 일렀다.
“지금 태자를 덕에 따라 이름을 지으라.”
029_0586_a_18L王告諸大
衆梵志曰
今當爲子
因德立字
바라문들 묵묵히 깊이 생각하고
겸손한 낮은 소리로 왕에게 아뢰되
“대왕이여, 시운(時運)을 살피니 맑고 고루며
길한 새가 날고 상서에 따라 소리가 들립니다.
029_0586_a_19L梵志默然
心思斯須
謙遜卑聲
啓白天王
察今時運
太淸和順
吉鳥翔鳴
瑞應至聲
029_0586_b_01L땅이 움직여도 조용하여 절기가 적절하며
비바람이 때를 따르고 세상이 태평하고
온갖 불꽃 나타나도 맑고 환해 연기가 없으며
모든 하늘 사람이 허공을 메우고 나타나 합장합니다.
029_0586_a_22L地動庠序
節氣調適
風雨順時
世應太平
衆火炎現
淸徹無煙
諸天塞空
現形叉手
온갖 꽃을 뿌리고 하늘 음악도 울리며
왕의 교화가 고르고 나라가 풍족하여
대왕의 국경 안은 상서가 널리 이르니
태자의 이름 실달다[吉財]라 함이 합당합니다.”
029_0586_b_02L雨衆雜花
天樂竝作
王敎平均
國應豐熟
大王國境
祥瑞普臻
當名太子
號曰吉財
왕의 마음 아주 기뻐
바라문들에게 후한 대접하니
금뿔의 젖소 수만 마리네.
왕은 다시 기쁨으로 태자의 머리를 만지시네.
029_0586_b_04L王意大悅
重賜梵志
金角乳牛
數百千頭
王還喜悅
摩太子頭
묘한 보배 영락을 태자의 목에 걸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합장하여 그 덕을 찬탄하되
“저 성왕으로 임하였다가
그런 뒤에야 출가하라”고.
029_0586_b_06L以妙寶瓔
繫太子頸
慈心叉手
歎其德曰
先臨聖王
然後出家
6. 아이결의품(阿夷決疑品)
029_0586_b_08L佛本行經阿夷決疑品第六
높은 산 꽃 과일 못에
기쁨이 하늘의 누마루라
뭇 산이 미치지 못하므로
아이악(阿夷岳)이라 이른다네.
029_0586_b_09L高山花果池
快樂如天觀
衆山少及者
故名阿夷嶽
일찍부터 오랜 세월에 산에 살며
나이 늙도록 머리털을 틀어 올리고
길이 알몸을 드러내 놓아서
수명이 늘어 백여 세 되었네.
029_0586_b_11L曩久居此山
年耆結簇髮
長暴露形體
壽高百有餘
몸은 타서 검은 구름 같고
머리털은 흰 은실과 같은데
눈동자는 적고 또 검으며
형상은 온갖 빛의 산과 같네.
029_0586_b_12L體猶如黑雲
髮如白銀數
眼睛微赤理
形如雜色山
지혜는 범천왕과 같고
밝음은 해와 달의 빛과 같은데
네 번 불에 다섯째 해에
스스로 쪼임으로 아이(阿夷)라 이르네.
029_0586_b_13L智慧如梵天
明如日月火
四火日第五
自暴名阿夷
삽시간에 메아리치는 소리 들으니
날짐승의 울음이 말함과 같은지라
그 날짐승 소리를 알고
의심을 품어 암자에서 나왔네.
029_0586_b_15L卒聞嚮嚮聲
鳥獸鳴如語
其解鳥獸音
懷疑出廬窟
천인들이 공중에서 오가고
날며 크게 기뻐함을 보고서
천인들을 우러러 물었네.
“천인들이여, 어이 기뻐하느뇨?”
029_0586_b_16L見天交錯飛
於空中歡喜
因仰問天人諸天何爲喜
법락(法樂)이라는 천자(天子)가 있어
아이(阿夷)에게 대답해 일렀네.
“스승은 아직 듣지 못하였는가.
세상에 기특한 길상이 있음을.
029_0586_b_17L有天名法樂
尋答阿夷曰
師爲未聞耶
世有奇吉祥
정반왕이 아들을 낳았으니
세간의 모든 중생을 건지고자
반드시 불도(佛道)를 이루어
천상과 인간계의 스승이 된다네.”
029_0586_b_19L白淨王生子
當度世衆生
卒必成佛道
爲天世人師
부처님이란 이름을 듣자
뛸 듯이 기뻐하며 몸의 털을 세우고
곧 허공에 솟아올라
석가 동자를 보고자 하였네.
029_0586_b_20L聞佛之名號
踊躍衣毛豎
卽上昇虛空
欲見釋童子
상서의 응함을 보고 나서
신통의 뜻으로 자세히 알고
손가락을 한 번 튀기는 사이에
문득 궁문(宮門)에 이르렀네.
029_0586_b_21L因所見瑞應
神通意審諦
彈指頃之閒
便到王宮門
그는 가장 높은 성인 통한 선비
밝게 통달하고 금계(禁戒)를 갖추어
왕은 사랑하고 공경하는 뜻으로
빨리 맞아 궁전에 들기를 청하였네.
029_0586_b_23L是上聖通士
明達禁戒備
王以愛敬意
速迎請入宮
029_0586_c_01L윗자리에 그를 앉히고
겸손하고 공손한 말로 위로하되
“자비를 드리워 보살펴 주시고
몸을 굽혀 저의 나라에 오셨나이까?”
029_0586_c_01L讓之以上座
謙恭辭慰勞
垂愍迴接顧
屈來入鄙國
아이(阿夷)는 왕의 뜻을 알고
애정으로 공경하여 예를 다하여
자비로운 눈으로 왕을 바라보며
겸손하게 읍하고 공경히 사례했네.
029_0586_c_02L阿夷覺王意
愛敬盡禮義
以慈目視王
執謙以敬謝
“대왕께서 감히 이렇듯
빈도(貧道)를 상례(上禮)로 사랑하시는군요.
대왕께서는 법을 받들어 다스리고
국민들에게 은혜를 드리우시니
스스로 모든 왕보다 뛰어나
갖가지로 크게 베풀어 주십니다.
029_0586_c_04L王宜應如是
愛賓以上禮
大王承法治
垂恩於國民
自先過諸王
種種大施與
재물과 보배란 간탐의 심부름꾼이라 하고
계행과 지혜는 풍부하여이다.
내가 여기 온 까닭은 다름 아니라
크게 기쁨을 품어 듣기 위함이오.
029_0586_c_06L於財寶貧使
戒智慧豐富
吾所由至此
宜懷歡喜聽
공중에서 천인의 말을 들으니
대왕께서 낳으신 태자는 부처가 된다 하오.
내 기쁘게 들은 바로서
길상함을 깨닫고 온 것이외다.
법의 기[法幢] 훌륭하여
석가족의 깃발을 보는 듯하오.”
029_0586_c_07L聞空中天語
王生子作佛
我忻所聞事
覺吉祥故來
法幢甚可愛
觀釋種族旗
왕은 이 말을 듣고
기쁨과 놀라움을 금치 못해
빨리 태자를 불러와서
아이(阿夷)에게 보여 주었네.
029_0586_c_09L王聞說是言
喜愕情惶灼
速呼太子來
與阿夷相見
유모에게 안기고 있으나
광명이 서로 비춰 밝게 빛나서
태자의 덕상(德相)을 보자
하늘의 왕후가 아들을 안은 듯했네.
029_0586_c_10L在乳母抱上
光相照然明
見太子德相
如天后抱子
아이(阿夷)는 기쁨을 참지 못해
문득 나아가 태자를 받되
두 손으로 안고 사랑스레 보자
해가 검은 구름에 싸인 듯했네.
029_0586_c_12L阿夷不能忍
便前取太子
兩手抱愛視
如黑雲裹日
아이(阿夷)에게 안기어 있으나
보살의 밝은 빛은 더욱 빛나서
마치 검은 산속에 금을 녹이는
화로의 불이 사납게 타듯 했네.
029_0586_c_13L在阿夷抱上
菩薩明益輝
猶如黑山閒
銷金爐熾火
인자한 마음으로 오래 보다가
눈에서 눈물이 비 오듯 하니
보살의 몸은 빛이 나서
검은 구름에 비 우박과 같았네.
029_0586_c_14L以慈心久視
眼中卽雨淚
太子體晃昱
如黑雲雨雹
왕은 아이가 울면서
매우 두려움을 품은 것을 보자
태자가 장차 상서롭지 않을까 두려워
의심을 품고 아이에게 말하였네.
029_0586_c_16L王見阿夷泣
心懷甚怖懅
恐子將不祥
懷疑語阿夷
“성자여, 지금 보니
내 숨이 끊어지려 하노라.
이제 당신이 슬피 우니
내 마음은 놀랍고 두려우니라.
029_0586_c_17L唯聖時見示
吾氣垂欲絕
今見仁悲泣
是故心驚戰
이것은 내 목숨이 없어져
하루아침에 문득 사라지려는가?
먼저 나에게 경사롭게 하고서
뒤에 슬픔을 남기게 하지 말라.
029_0586_c_18L得無是吾命
一旦忽然滅
先爲我致慶
後將無遺慼
내가 지금 이 아들을 얻음은
오랜 목마름에 한 되의 물을 얻음이니,
장차 나에게 원망이 없게 하고
돌이켜 내가 당하지 않게 하라.
029_0586_c_20L劣乃得此子
久渴得升水
將無爲吾怨
幡不令吾當
내 비로소 생각을 내어
아들을 얻고 잠잘 수 있노라.
아들의 눈으로 뒤에 남아 보게 하므로
곧 나는 세상에 근심이 없노라.
029_0586_c_21L吾始生意念
得子至眼眠
子目遺後視
則吾不憂世
이는 우리 종족 보배 나무라
보배 궁전 못에서 났거니
보호하여 사실대로 나에게 말하라.
내 아들을 사랑하는 정뿐이노라.”
029_0586_c_22L是吾族珍樹
生於寶宮池
將護誠告我
以愛己子情
029_0587_a_01L얼굴은 둥근 달덩이와 같아
아이(阿夷)는 오래도록 자세히 보네.
눈과 눈썹은 검푸르게 빛나고
혀는 연꽃잎과 같네.
029_0587_a_01L面如盛滿月
阿夷熟視之
眼翫靑紺光
舌如蓮花葉
머리털도 검푸른 빛인데
그 높고 넓은 이마를 덮었고
뺨 둘레는 사자와 같으며
머리도 고루 차서 원만하네.
029_0587_a_02L頭髮紺靑色
覆其高廣額
頰車如師子
諸頷充平滿
사자처럼 어깨가 넓고 팔이 길며
손바닥 바퀴에 천 폭의 무늬네.
이어서 그 상을 보았나니
이마에서 발의 상까지
029_0587_a_03L師子肩長臂
掌輪千輻理
次視其相已
從頂至足相
그는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머리를 숙여 태자에게 정례하고
눈물을 비 오듯 흘리면서
슬픔을 품고 왕에게 아뢰었네.
029_0587_a_05L師盡愛敬意
稽首禮太子
淚墮如雨下
懷慘惘啓王
“이 태자는 온몸 두루
서른두 가지 묘한 상호가 원만하니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요
그 착한 법이 세상에 뛰어나리다.”
029_0587_a_06L其有充滿足
三十二妙好
必當成爲佛
以善勝普世
모든 천인들이 이 말을 듣고
공중에서 꽃을 흩으면서
소리를 같이 해 “훌륭하고 훌륭하다” 하였네.
왕은 아이(阿夷)에게 이르렀네.
029_0587_a_07L諸天聞是語
於空中散花
同聲稱善善
王謂阿夷言
“먼저 바라문들에게 점괘를 들으니
반드시 전륜왕이 되리라 했거든
지금 성자는 상을 보고
결정코 부처가 된다고 하오.”
029_0587_a_09L前師按卦占
定成轉輪王
今聖師視相
定之使成佛
왕의 말은 마치 깨기름을
훨훨 타는 불속에 던지듯 했네.
더욱 아이의 입에서 다시
결정적인 이야기를 하되
029_0587_a_10L王言猶投蘇
火炎盛熾猛
益增阿夷口
更說決定言
“내가 상을 관찰한 것으로는
그 용모는 욕락의 뜻을 없애고
중생들에게 멸도(滅度)를 보이는
꼭 부처님의 용모 그대로입니다.
029_0587_a_11L如我觀察相
恣媚滅欲意
示衆生滅度
當以佛容貌
가령 공중에서 비를 내려
금강(金剛)의 큰 산을 멸하더라도
태자에겐 터럭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는데
하물며 그 밖의 어려움이겠습니까.
029_0587_a_13L假令空中雨
金剛之大山
不動太子毛
何況餘艱難
널리 세계의 온갖 역사(力士)며
모든 해를 끼치는 귀신들이나
또 아수라왕들이 마군들의
군사와 권속들을 거느리되
029_0587_a_14L普世衆力士
諸弊害鬼神
及阿須輪王
軍官屬營從
각각 손에 금강저(金剛杵)를 쥐어
큰 수미산과 같이 몰리어
태자를 치려고 한다면
금강저가 다 산산조각이 나도
029_0587_a_15L各執金剛杵
大如須彌山
來欲擊太子
山杵破散盡
태자는 끝내 움직이지 않으리니
꼭 이렇게 깨달아 아십시오.
내 이것을 슬퍼함이 아니라
크게 기뻐 경사로움을 품을 뿐입니다.
029_0587_a_17L太子不動移
當作是覺知
吾不以是慼
當以懷歡慶
내 스스로 슬퍼 눈물을 흘림은
부처님 만났어도 그냥 지날 운명 때문이니
지혜를 나누어 펴 비치고
천 가지 말뜻의 빛을 드러내어
029_0587_a_18L我自傷流泣
遇佛而空過
頒宣慧照曜
奮千辭義光
부처님을 인해 밝게 빛나거늘
나 홀로 보고 느끼지 못합니다.
서되 함이 없는 허공에 있고
멸하되 달이 맑고 시원함 같아서
029_0587_a_19L佛因當顯明
我獨不見感
立在無爲空
滅如月淸冷
세상은 시원함을 입어 열을 없애나
내 홀로 불타고 있음이여,
부처님께서는 항상 금강저를 쥐고
번뇌의 마군을 쳐부수며
029_0587_a_21L世蒙涼除熱
我獨當燋然
佛諦執金剛
慧杵碎塵勞
감로의 신기로운 약이 있으나
나 홀로 맛봄을 얻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는 해마왕(海馬王)같이
바다에 떠서 헤매는 사람을 건지시나
029_0587_a_22L當有甘露藥
我獨不得嘗
佛如海馬王
濟渡海流人
029_0587_b_01L나 홀로 물러나 뒤에 있으니
음탕한 귀신의 밥이 될 뿐입니다.
일체 지혜의 못물에는
착한 생각의 벌레와 조개도 많고
029_0587_a_23L我獨退在後
婬鬼所裂噉
一切智池水
善意諸虫貝
지혜의 강물을 틔어 흐르게 하니
일체 중생이 마시고 기갈을 면합니다.
모든 착함은 뿌리와 등걸이 되고
인욕의 나무 가지에 선정의 잎이 피어
깨달음의 꽃이 활짝 핀 뒤에
열반의 단 과일이 무르익을 것입니다.
029_0587_b_02L通放慧江流
一切飮除渴
衆善爲根株
忍枝意止葉
覺意以爲花
成泥洹甘果
중생을 해탈시키는 선정이며
계율의 향기가 세간에 두루 하고
부처의 나무는 생장하건만
내 덕이 엷어 보지 못합니다.
029_0587_b_04L解脫衆生禪
戒香遍世閒
佛樹當生長
我薄德不睹
미련하고 어리석음의 문은 매우 굳고
은혜와 사랑의 광문도 더욱 굳세나
부처님께서는 법의 열쇠로써
생사의 지옥문을 활짝 여십니다.
029_0587_b_05L愚癡門甚牢
恩愛門甚固
當以法籥開
生死牢獄門
온 세상이 서로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불로 타고 있으나
마땅히 법의 물로 끄는 것이
소나기가 등불을 끄듯 하리라.
029_0587_b_06L普世相燒然
以婬怒癡炎
當以法水滅
如雲雨野火
자비심의 뿔로써
시방의 칼날을 평정하고
좋은 법의 젖을 베푸니
천상과 인간이 마셔도 싫음이 없습니다.
029_0587_b_08L以悲心之角
定餬十方鋒
當施善法乳
天人飮無厭
온 세상이 통틀어
번뇌의 무거운 병에 걸렸으나
가장 뛰어난 법의 약으로써
중생들의 병을 고쳐 줍니다.
029_0587_b_09L普世之嬰羅
塵勞之重疾
以最勝法藥
當療衆生病
부처님은 큰 바다와 연못이며
모든 부처님은 보배 나루라
생사(生死)의 장사꾼을 건져주고
보배로써 그 욕구를 채워 줍니다.
029_0587_b_10L佛之大海淵
諸佛之寶渚
度生死賈客
以寶充其饒
겨자씨로 수미산에 비기고
소 발자국 물로 바다에 견주며
반딧불로 햇빛에 비유하듯
전륜왕을 부처에 견줌 그와 같습니다.
029_0587_b_12L芥子比須彌
牛迹水況海
螢火喩日光
轉輪王方佛
통달함이 범천(梵天)보다 뛰어나고
깨달음의 지혜 제석천보다 더 높고
청정한 행은 바라문보다 뛰어난 사실
세상에 전하는 옛 왕의 전기에 있습니다.
029_0587_b_13L勝通達梵天
喩覺慧帝釋
超淨相梵志
世典古王傳
옛 선성(仙聖)인 큰 스승이
배움이 깊어 사당에 제사함을 싫어하다가
만약 부처님의 거룩한 교화를 들으면
빨리 본래 술법(術法)인 풀집을 버립니다.
029_0587_b_14L古仙聖大師
學深厭祠祀
若聞佛聖化
疾捨本術盧
물병이고 단장이고 상투까지도
본래 모든 위의(威儀)를 버리고
이어서 거만한 생각마저 버리며
본래 익혀 오던 예절을 싫어하거늘
029_0587_b_16L澡甁杖簇結
棄本諸威儀
尋捨貢高意
厭本所習禮
아마 이 늙은이는 쓸데없는 물건
나로 하여금 미치지 못하게 합니다.
내 이미 5신통을 얻었으나
이제 섬기려 해도 길이 만나지 못합니다.
029_0587_b_17L咄此老害懅
令人無所及
吾已得五通
今事禮不偶
이제 비로소 지혜와 선정으로
세간을 비추어 빛나고자 하는데
나는 지금 가물가물 꺼져 가거늘
어찌하여 슬프지 않겠습니까.”
029_0587_b_18L今雨欲然耀
慧定照世閒
吾今垂垂滅
如何不悲乎
곧 제자를 불러다 놓고
“너는 나처럼 잘못되지 말라.”
제자를 태자에게 의탁하게 하고
아이(阿夷)는 사례하고 물러가네.
029_0587_b_20L卽呼弟子來
汝莫如吾誤
以徒託太子
阿夷辭還退
7. 입예품(入譽品)
029_0587_b_21L佛本行經入譽論品第七
029_0587_c_01L이때 정반왕은 덕이 밤낮으로 더해가고
보배 창고는 나라 안에 넘치고 지혜롭다 일컬으며
금 보배와 온갖 영락이 쌓이고
좋은 일이 모여들기 가을 바다 같았네.
029_0587_b_22L是時釋王
德日夜增
寶倉國境
名稱智慧
金寶積聚
種種瓔珞
衆善來歸
如秋海淵
코끼리ㆍ말의 수레는 하늘의 그것처럼
잘 조련된 것이 저절로 마구에 이르고
감자ㆍ석밀(石蜜)ㆍ타락ㆍ우유 등과
쌀ㆍ멥쌀ㆍ양곡들의 맛의 힘도 더욱 늘었네.
029_0587_c_02L象馬車乘
猶天嚴駕
賢善調良
自然詣廏
甘蔗石蜜
酥乳水漿
粳糧穀米
氣味力增
재앙과 근심이 없어지고 원적(怨敵)이 굴복하며
옛 친한 이들은 더욱 공경하며 질병과 기근도 없으며
서늘한 바람 고르고 비 때 맞춰 내리며
공중은 밝게 빛나 매우 좋게 장엄되었네.
029_0587_c_05L殃患普除
怨敵屈附
舊親增敬
疫饉消亡
涼風和調
時雨細潤
空中晃昱
甚好嚴備
왕의 영토 안에는 길이 더욱 풍년 들고
온갖 좋은 일 모이고 불길함은 그림자도 없었네.
029_0587_c_07L盡王境土
長益豐茂
衆善普集
不祥枯竭
태자의 덕으로써 만나면 화합하고
화합함으로써 이름이 널리 퍼졌으며
모든 감관이 성취되어 상호가 볼 만하니
마치 초생달이 보름에 둥글듯 하였네.
029_0587_c_09L以太子德
合成諧偶
以諧偶故
名稱普聞
諸根成就
相好可觀
猶月初生
十五日滿
모든 왕과 장자들은 조공을 받치되
전단향과 양의 수레와 금으로 장엄한 금사슴의 수레며
029_0587_c_11L諸王長者
普進貢獻
栴檀羊車
駕御金鹿
상아와 금ㆍ은 온갖 보배로 이루어진 것과
잔 구슬로 사이사이 꾸민 코끼리 새끼며 망아지,
029_0587_c_13L象牙金銀
雜寶合成
粟珍寶廁
象子馬駒
동자들이 끌고 놀며 오락하는 것
은빛 기러기며 산호의 피리 등
029_0587_c_14L童子曳弄
戲笑娛樂
白銀鴈子
珊瑚口嘴
그 나이 먹음에 따라 조공을 바쳤고
금 보배의 장기와 바둑 등을 태자에게 공급하여
어린 태자를 높은 어른으로 섬겼네.
029_0587_c_15L隨其年長
致獻貢御
金寶博弈
以供太子
年在幼少
爲事尊長
무겁기는 수미산, 참음은 땅보다 더하고
생각이 넓어 허공을 싸고 못과 바다같이 깊으며
029_0587_c_17L重踰須彌
忍辱過地
淵深於海
意博包空
어린 시절 지나 처음으로 건장해지자
세상 사람이 익히는 온갖 기술을
태자가 배워도 날로 수고로움이 없고
029_0587_c_19L時過孩童
初入在美
世人所習
衆諸技術
太子學能
不加日勞
나이 열여섯 되자 몸이 정건(精健)하여
문무(文武)를 겸비하여 기예가 모든 석가족보다 뛰어났네.
029_0587_c_21L年滿十六
體力精健
文武兼備
藝過諸釋
왕은 태자를 보자 덕이 날로 다르고
형제들 가운데 용맹하여 사자와 같은지라
029_0587_c_22L王睹太子
德日殊異
兄弟中猛
如勇師子
029_0588_a_01L왕은 문득 아이(阿夷)의 말 기억나
‘어찌해서 이 큰 덕을 버리고
산에 들어 고행하며 정근해 도(道) 배운단 말인가.’
029_0587_c_23L王忽寤憶
阿夷所言
如何當令
捨是洪德
涉苦入山
精勤學道
마음에 의심 품고 모든 신하 불러 의논하되
“태자가 산에 들어가 도를 배우지 못하게 계책을 생각하라.”
029_0588_a_02L心卽懷疑
召諸臣議
思計令子
不入山學
겸손하게 높은 가르침을 집행함이
제석천왕의 신하들이 칙명을 받들 듯
계책을 생각하고 이치 세우며 잠시 숙고한 후
공경히 아뢰되
029_0588_a_04L執謙尊敎
如天帝臣
承帝詔命
思計設理
沈思斯須
執敬啓言
“명 받들어 생각했으나 태자는 마침내 만류하기 어렵나이다.
바다를 건너고 해를 밝지 못하게 하고
달에서 서늘함을 빼앗을지언정, 태자의 서원은 어기기 어렵나이다.
029_0588_a_06L尋承命旨
子難卒留
海可過濟
日可失明
月可捨涼
子願難違
그러나 대왕이여, 마땅히 방편을 베푸소서.
만약 방편을 쓰면 반드시 성공하고
가령 성공하지 못해도 유감이 없나이다.
일은 방편을 떠나면 베풀기 어렵습니다.
029_0588_a_08L唯然天王
宜設方便
若設方便
爲事必剋
假令不剋
無遺恨情
事離方便
則難施立
聽承古仙
옛 선인(仙人)의 말 들으면 물기[水氣] 먹는 사람은
오래 피로하고 형상이 곤하여 피골(皮骨)이 서로 붙는다고 하였습니다.
029_0588_a_11L服水氣者
長勞困形
皮骨相連
무게가 태산 같아도 욕망을 만나고 바람에 불리며
애욕과 진에[恚]로 흔들림은 바람에 나무가 흔들리듯
029_0588_a_12L重如太山
遭欲風吹
愛恚戰動
如風吹樹
묘하게 장엄한 집에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
천상의 옥녀처럼 화려하고 향기롭게 장엄한
여자들 희락(戱樂)에 빠지고 취함이 제일가는 낙(樂)이니
5욕락은 선인(仙人) 도사(道士)를 미혹케 하나이다.
029_0588_a_13L嚴妙堂舍
色聲香味
華香嚴飾
狀如天女
第一上樂
迷醉女樂
五欲猶能
迷惑仙士
색ㆍ성ㆍ향ㆍ미ㆍ촉의 부드럽고 미끈함으로
온갖 마음을 기쁘게 하면 5정(情)을 탐하리니
견고하고 힘이 굳센 5욕의 그물로써
태자의 마음을 얽으면 걱정이 없으오리다.”
029_0588_a_16L夫色聲香
味細滑觸
諸心所喜
五情所貪
以欲堅牢
力强大網
以繫子心
乃可無憂
왕은 이치가 그럴듯하다며 곧 미녀들을 부르되
15세 이상의 용모가 절묘한 여자로서
64종의 교태를 구비한 자
여러 여자를 찾아 태자궁에 가득 채웠네.
029_0588_a_18L王然此義
卽召美女
十五以上
容色妙者
六十四種
姿媚具備
尋致諸女
充太子宮
고요하게 조절함 오래 배웠기 참괴(慚愧)의 창을 잡고
채녀(婇女)들 가운데서는 별들 가운데 달과 같이
빛나는 빛을 조섭해 5욕락을 달게 생각지 않고
입으로 공손하지 않은 말을 내지도 않았네.
029_0588_a_21L久學調靜
執慚愧戈
於婇女中
如月衆星
攝藏輝光
不甘五欲
口終不發
不遜之言
029_0588_b_01L눈은 색을 거들떠보지도 않으니
배고픈 사람에게 음악을 들림 같고
모든 채녀들은 부끄러움을 품어서
어둠이 빛을 보고 도망가듯 하네.
029_0588_b_01L眼不起視色
猶餓夫於樂
諸伎女懷慚
如冥逃光走
부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침상에 누워도 편안치 않아
곧 나라 안에 다시 영(令)을 내렸네.
029_0588_b_03L父王聞是已
不安寢於牀
因更令境內
“서로 좋아하고 즐거워할 사람이 있느냐?
그 누구에게나 묘한 딸이 있거든
반드시 다 와서 모이도록 하라.
만약 어기는 자 있다면
무거운 벌을 주고 꾸짖으리라.”
029_0588_b_04L有相好樂者
其誰有妙女
必盡來應會
若有違限者
加之以重謫
이런 엄한 명령을 내리고
더욱 온갖 영락(瓔珞)을 내어
마음대로 영락을 잡은 뒤에
궁에 들여 채녀를 삼으려 했네.
029_0588_b_05L設此嚴限已
益出衆瓔珞
恣之取瓔珞
入宮爲婇女
갖가지로 장엄하여 꾸미고
모든 동산 못에 놀고 구경하자
온갖 처녀들이 모여들어
모두 주는 영락을 받았으나
029_0588_b_07L種種嚴修飾
諸遊觀園池
無數衆女集
皆受賦瓔珞
태자의 위덕은 해와 같은지라
눈을 떠 바로 보지 못하고
스스로 골똘히 생각에 잠겨
마침내 물들고 더럽힐 수 없었네.
029_0588_b_08L太子德如日
目無能當者
自執意挍計
終無能染污
집장(執杖) 석가족의 딸이
용모도 아름다워 천녀 같고
마음의 참을성은 땅과 같고
얼굴이 빛나기 보름달 같은데
029_0588_b_09L執杖釋種女
姿貌如天女
心忍辱如地
面暉如月滿
옛 전륜성왕의 자손으로서
옥녀(玉女)의 보배와 비슷하여라.
덕이 넓어 천하를 덮으며
근심을 덜어 천상의 음악일래.
029_0588_b_11L古聖王苗裔
相應玉女寶
德廣覆天下
除憂如天樂
무겁고 깊은 지혜가 있고
상호와 용모가 원만하며
이름이 가장 으뜸인 까닭에
제칭(除稱)이라 부르네.
029_0588_b_12L持重有智慧
相好容貌光
名稱最第一
是故號除稱
손에 붉은 연꽃을 들었는데
눈은 검푸른 연잎 같네.
두 손에 고운 꽃을 받들고
환희하며 모친을 뵈옵네.
029_0588_b_13L手執波曇花
眼如紺蓮葉
兩手奉好花
歡喜詣其母
모친이 딸의 꾸밈 보니
궁에 들어가 노래하고
석가 태자를 보고 싶어서
그 마음이 자연히 연모하고 있음이라
029_0588_b_15L唯母見嚴飾
意欲入宮觀
欲見釋太子
心自然戀慕
모친은 곧 딸에게 당부하였네.
“차라리 지금 큰 죄를 받을지라도
네가 가는 길은 허락할 수 없노라.”
029_0588_b_16L母卽告女曰
寧今受御謫
終不聽汝往
“원컨대 어머님 꼭 허락해 주세요.”
거듭 부모에게 아뢰므로
그 원대로 허락하였네.
029_0588_b_17L願母必見聽
重啓父母已
卽聽隨其願
사랑하고 공경하고 겸손하게도
사랑하는 부모에게 사례하고서
장차 집에서 떠나 나오니
물이 항상 바다로 흐르듯
왕궁 가운데 이르러
멀리서 태자를 우러러보았네.
029_0588_b_18L愛敬執謙恭
報慈父母已
將從顯然往
如水恒趣海
至於王宮中
到遙觀太子
지난 옛적 5백 세 동안에
일찍이 태자의 아내가 되었으므로
그가 나는 곳마다
여자 중에선 가장 제일이었네.
029_0588_b_20L過去五百世
曾爲太子妻
其所生之處
女中最第一
전세(前世)의 인연에 이끌린 까닭에
이윽고 태자를 자세히 보자
얼굴 모습도 활짝 피어나
햇빛에 핀 연꽃과 같더라.
029_0588_b_21L前世緣牽故
故熟視太子
顏容怡開敷
如日水蓮花
그 걸음걸이도 사뿐사뿐
소리 없이 조용히
마치 모든 강물이 흘러
고요히 바다로 들어감과 같았네.
029_0588_b_23L厥行步庠序
寂然無聲嚮
猶如衆江流
入海則寂定
029_0588_c_01L대중 가운데 한 여자가 나와
두 수의 노래를 지어 부르니
목소리와 곡조도 정말 좋아라.
그때 그 일에 꼭 맞았네.
029_0588_c_01L衆中有一女
造二首歌頌
音韻甚合好
應時順事理
“어떤 처녀가 오는데 그 모습 절묘하며
손에는 검푸른 연꽃을 쥐었구나.
지난 세상의 선행(善行)을 되새겨
서로 보면 알리라.
029_0588_c_02L有女來甚妙
執持紺蓮花
憶往世善行
故以相發寤
과거 전생에도 예쁜 꽃을 들어
정광불(定光佛)에게 공양했거니
손에 쥔 꽃도 매우 기이해
마치 도리천의 꽃 같네.”
029_0588_c_04L過世上名華
供養定光佛
執花甚姝好
猶如吉利天
태자는 문득 정광불이란
부처의 이름을 듣자
마음에 곧 놀라움이 생겨
가만히 눈을 들어 두루 보며
029_0588_c_05L菩薩忽然聞
定光佛之名
心中卽驚動
徐擧目遍視
문득 소리를 내어 말하되
“손에 든 꽃을 가지고 오라.”
말소리는 대중에게 두루 퍼져
모두 감로약을 먹는 듯하네.
029_0588_c_06L卽發聲謂曰
進手中花來
以言衆所僥
如服甘露藥
소리에 맞추어 꽃을 들어
태자에게 받들어 올리고 나서
태자의 왼편에 모시고 서자
뭇 별 가운데 달이 뜸과 같네.
029_0588_c_08L應聲尋花進
以奉上菩薩
侍在菩薩左
如明星在月
태자는 자기 영락을 보자
그것을 거는 것이 맞지 않아서
곧 밝은 구슬의 영락을 벗어
그녀의 목에 걸어 주었네.
029_0588_c_09L太子視瓔珞
不宜其所服
卽解明珠瓔
擲以挂女頸
그러자 밝은 구슬의 영락은
여자의 몸을 더욱 장엄하니
그 모습 다시 비길 데도 없고
밝은 구슬 빛은 더욱 빛나네.
029_0588_c_10L於是明珠瓔
嚴飾女形容
姝好無雙比
益發明珠光
마치 제석천의 천왕이
자감전(紫紺殿)에 있음과 같고
또한 보름 둥근 달이
뭇 별 가운데 있음과 같네.
029_0588_c_12L猶如天帝釋
處於紫紺壁
亦如十五日
月與衆星俱
온 군중이 다 크게 기뻐
모두 꼭 같은 소리를 내어
“참말로 태자비를 얻었다” 하고
그것을 기뻐 않는 이 없었네.
029_0588_c_13L合宮盡歡喜
皆共同擧聲
稱曰眞得妃
莫不同甚歡
이렇게 칭찬해 부르는 소리는
잠깐 사이에 흘러 왕이 듣고
왕도 그것이 크게 기쁜지라
진기한 보배를 무겁게 하사했네.
029_0588_c_14L如是歌稱聲
斯須流聞王
王聞甚歡悅
重賜名寶珍
왕은 곧 영을 내려 그녀의 부모를 찾아
한량없이 진기한 보배를 베풀고
바라문을 불러 날을 가린 뒤에
향을 땅에 발라 온갖 꽃으로 장식하고
029_0588_c_16L王卽令求
女父母來
賜與珍寶
不可稱計
召明梵志
卜擇良辰
塗香坦地
飾以衆花
신주(神呪)의 타락으로써 화신(火神)에게 제사하고
태자의 손을 씻고 부모는 딸을 맡기어
태자의 비를 삼으니 채녀들 중에서 제일이라
태자 옆에 있으니 해와 달과 별과 같았네.
029_0588_c_19L以神呪酥
充飽火神
灌太子手
父母授女
爲太子妃
女中第一
在太子側
如日月星
佛本行經卷第一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