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부처님께서 도사다천궁(覩史多天宮)에서 묘주보살마하살(妙住菩薩摩訶薩) 등 셀 수 없이 많은 보살마하살들과 함께 계셨다.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모든 법을 두루 갖추었고 물러남이 없는 법륜[不退輪]을 굴려 다음 생에 반드시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을 얻을 이들이었다. 이때 또 한량없이 많은 천신(天神)들과 그들이 거느리는 모든 무리[營從]들도 와서 법회(浩會)에 모였다. 이때 세존께서 대중들이 있는 곳에서 큰 보좌(寶座)에 앉으셔서 법회에 모인 대중들을 둘러보시고 미묘한 법을 말씀하시려고 하셨다. 이때 묘주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 앞으로 나아가 오륜(五輪:五體)을 땅에 대어 예(禮)를 올린 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선남자(善男子)가 이 여의보총지(如意寶摠持)의 글귀를 얻어 한마음으로 받아 지니고도 과거ㆍ현재ㆍ미래(未來)에 세존을 친견하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며, 또한 만나지도 못한 이가 있사오니, 이 일은 어찌된 것입니까? 반드시 어떤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부디 여래께서 자세히 저희들을 위하여 하나하나 열어서 말씀해 주시어 미래의 모든 중생들까지도 의혹(疑惑)이 없도록 하여 주십시오.” 이 말을 마치고 나서 부처님을 우러러보면서 머물러 있었다. 이때 세존께서 묘주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큰 방편(方便)으로 이러한 일을 묻나니 그대는 마땅히 잘 들을지어다. 그대를 위하여 자세히 말해 주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주여, 그 선남자가 이 여의보총지의 글귀를 받아 지니고 과거ㆍ현재ㆍ미래에 아무리 이익되는 일을 행하고 항상 복업(福業)을 지으며 머물러 있었더라도, 또한 다시 이 총지(摠持)의 글귀에 대한 의혹을 끊지 못하였기 때문이니라. 묘주여, 이러한 것은 비록 받아 지녔더라도 받아 지닌 것이 아니니라. 무엇 때문인가? 이 사람은 유위심(有爲心)에 머물러 있어서 선교(普巧)의 지혜(智慧)도 없었고 방편도 없었기 때문이니라. 만약 그 선남자가 이 총지의 글귀에 대해 의혹하는 마음이 전혀 없이 굳게 믿고 마음을 오롯이 하였다면 이것을 진실로 받아 지니는 것이라고 이름하며, 과거ㆍ미래ㆍ현재에 설법하는 법사(法師)의 이름을 아는 것이라고 이름하며, 과거ㆍ미래ㆍ현재에 설법하는 법사의 상호를 보는 것이라고 이름하며, 또한 과거ㆍ미래 현재의 정변지(正徧知)를 보는 것이라 하느니라. 무엇 때문인가? 묘주여, 이 사람은 총지문(摠持門)을 미묘하게 이해하였기 때문이며, 또한 믿는 것과 믿지 않는 것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니라. 또한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으며, 나는 것도 없고 멸하는 것도 없으며, 공(空)한 것도 아니고 공하지 않은 것도 아니며, 상서로운 모습도 없고 상서로운 모습이 없는 것도 아니며, 원하고 구하는 것도 없고 원하고 구하는 것이 없는 것도 아닌 것을 분명하게 알고, 또한 이러한 법을 취하여 집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묘주여, 그 선남자가 이와 같은 행(行)을 쌓아 머물 것이 없는 것에 머물면 이것을 머무는 것이라고 이름하며, 열반을 얻은 것이라고 이름하며, 이 여의보총지의 글귀를 받아 지녀 공양하는 것이라고 이름하며, 나아가는 것도 없고 부서지는 것도 없는 뜻을 얻은 것이라고 이름하며, 의혹이 없는 힘을 얻은 것이라고 이름하며, 시라청정(尸羅淸淨)을 얻은 것이라고 이름하며, 모든 법이 평등함을 얻어 마침내 성불(成佛)하여 설한 법을 보면 자신도 없고 남도 없으며 화합(和合)도 아니고 화합이 아니라고도 하느니라. 묘주여, 그 선남자가 항상 수행하되 이렇게 수행하면 자신에게 오염이 없으며, 오염이 없으면 결박(結縛)이 없으며, 자신에게 결박이 없으면 다른 사람도 결박이 없게 하며,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결박이 없다면 또한 해탈(解脫)에 머물지 않는 것이니라. 묘주여, 만일 그가 오염되지 않고 결박되지 않고 해탈에 머물지 않는다면 이것을 여의보총지를 얻은 것이라고 이름하며, 또 여래족(如來族) 증에서 과거 부처님의 가장 훌륭한 명왕(明王)을 안다고 이름하며, 또한 미래 부처님의 가장 훌륭한 명왕을 안다고 이름하며, 또한 현재 부처님의 가장 훌륭한 명왕을 안다고 이름하느니라. 묘주여, 이 여의보총지의 글귀는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불모(佛母)이니라. 어떠한 인연(因緣)이 있기 때문인가? 과거ㆍ미래ㆍ현재에 머물러서 이익을 얻기 때문이니라. 묘주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이 여의보총지의 글귀를 받아 지닌다면 셀 수 없이 많은 모든 부처님들께 공양하고 찬탄하는 것이라고 이름하며, 또한 셀 수없이 많은 부처님들로부터 위없는 법[無上法]을 듣는 것이라고 이름하며, 또 셀 수없이 많은 부처님들로부터 칭찬과 호념(護念)을 얻는 것이라고 하며, 부처님의 한량없이 많은 복과 지혜를 얻는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묘주여, 만약 이 여의보총지의 글귀를 받아 지닌다면 모든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할 것이 없나니, 총명(聰明)하기를 구하면 총명을 얻으며, 총지를 구하면 총지를 얻으며 칠보(七寶)를 구하면 칠보를 얻을 것이니라. 묘주여, 만약 선남자가 이와 같은 일들을 다른 사람을 위하여 구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반달이 뜰 때 청정하고 정성스런 마음으로 우유를 먹고, 나와 부처님 종족(種族)에 성대하게 공양한 후에 이 여의보총지의 글귀를 지송(持誦)하되, 한마음으로 오롯이 정신을 집중하면서 잠시도 끊어지지 않게 한다면, 구하는 모든 일들을 얻지 못할 것이 없을 것이니라. 묘주여, 만약 이 총지의 글귀를 받아 지니는 이가 있다면, 이 총지의 글귀의 위덕(威德)의 힘으로 가령 항하(恒河)의 모래알같이 많은 세계에 있는 천ㆍ용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曩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ㆍ구반다(鳩槃茶), 나아가 인비인(人非人) 등에 이르기까지 이들 무리들이 극도로 사악한 마음을 품고 있더라도 괴롭히거나 어지럽힐 수 없으며, 성수(星宿)와 미야나(尾也二合拏) 등도 괴롭히거나 해를 입힐 수 없을 것이니라. 무엇 때문인가? 법력(法力)으로 가호(加護)를 받기 때문이며, 또 현애(賢愛)보살과 대금강수(大金剛手)보살 등이 옹호하기 때문이니라. 이 보살들이 이 지족천(知足天 : 兜率天)으로부터 색구경천(色究竟天)에 이르기까지 항상 옹호하나니, 하물며 인간 세상에서 지송하는 사람들이랴. 묘주여, 다만 이러한 보살들뿐만 아니라 모든 부처님도 마음으로 항상 이들을 호념(護念)하나니, 왜냐하면 이 여의보총지의 글귀를 받아 지녔기 때문이니라.” 이때 세존께서 이 법을 다 말씀하시고 나자 묘주보살과 법회에 모인 셀 수 없이 많은 보살들과 천신들과 그들이 거느리는 모든 무리들이 법을 듣고 나서 뛸 듯이 기뻐하며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물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