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미륵보살마하살이 누각 안으로 들어가서 신통력을 거두고 손가락을 튀겨 소리를 내면서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일어나라. 법의 성품이 이러한 것이니, 이는 보살이 모든 법을 아는 지혜의 인(因)과 연(緣)이 모여서 나타내는 형상이므로 이들의 제 성품은 모두 성취된 것이 아니어서 환술 같고 꿈 같고 영상 같으니라.”
이때에 선재동자가 손가락 튀기는 소리를 듣고 삼매에서 일어나니, 미륵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보살의 자재한 해탈의 위신력을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도를 돕는 모든 같이 흐르는 힘[等流力]을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원과 지혜로 나타내는 모이는 힘을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가지가지로 장엄한 묘한 궁전을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가지가지 행하는 힘이 쌓인 것을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가지가지 공덕으로 장엄한 세계를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십지 가운데의 가지가지 힘을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모든 바라밀로 이룬 헤아릴 수 없는 과보를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생각하기 어려운 가지가지 삼매의 힘을 보았는가, 그대는 여래의 가지가지 훌륭한 큰 원력을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이 가지가지로 내는 해탈문을 들었는가, 그대는 보살의 해탈이 헤아릴 수 없는 것을 따라 이해하는가, 그대는 보살의 삼매를 순종하여 받고 기뻐하는가?”
선재가 말했다. “그러하나이다. 보았사오니, 그것은 선지식의 가지(加持)하여 주신 힘이오며, 염려하여 주신 힘이오며, 위덕의 힘이옵니다. 거룩하신 이여! 이 해탈문의 이름은 무엇이오니까?” 미륵 보살이 말했다. “이 해탈문의 이름은 삼세의 온갖 경계에 들어가서 잊지 않는 지혜의 장엄장[入三世一切境界不忘念智莊嚴藏]이니라. 선남자여! 일생보처[一生] 보살이 이러한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해탈문을 얻느니라.” 선재가 말했다. “거룩하신 이여! 그렇게 장엄한 일은 지금 어디 갔나이까?” 미륵 보살이 말했다. “온 데로 갔느니라.”
036_0214_b_02L미륵 보살이 말했다. “보살의 지혜 위력 속에서 와서 보살의 지혜 위력을 의지하여 머무는 것이므로, 조금도 오고 가는 곳이 없으며, 쌓이는 것도 없고 더함도 없고 성립됨도 없으며, 땅도 의지하지 않고 허공도 의지하지 않아서 모든 것을 여의었느니라. 선남자여! 용왕이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는 것이 몸에서 나오지도 않고 마음에서 나오지도 않고 쌓임도 없고 성립하고 더함도 없으며, 다만 용왕의 생각하는 힘으로 비가 와서 천하에 두루하는 것이니, 이것은 용왕의 헤아릴 수 없는 경계니라.
선남자여! 저 장엄한 일도 그와 같아서 안에 있지도 않고 밖에 있지도 않지만, 다만 보살의 자재한 위덕과 그대의 선근으로 말미암아 보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마치 환술쟁이가 환술을 하는 것이 온 데도 없고 간 데도 없으며, 가는 일도 없고 들어가는 일도 없고, 숨지도 않고 드러나는 것도 아니지만, 환술의 힘으로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이니, 저 장엄의 일도 그와 같아서 온 데도 없고 간 데도 없고 쌓임도 없고 성립되는 것도 아니지마는 습관인 헤아릴 수 없는 환술 같은 지혜의 힘과 지난 세상의 서원의 힘으로 말미암아 이렇게 나타나는 것이니라.”
미륵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모든 보살은 오는 데도 가는 데도 없이 이렇게 오는 것이며, 다니는 데도 머무는 데도 없이 이렇게 오는 것이며, 곳도 없고 정처도 없고, 없어지지도 않고 나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고 옮아가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고, 그리워하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고, 업도 없고 과보도 없고, 생기지도 멸하지도 않으며, 끊어지지도 항상하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오느니라.
036_0214_c_02L또 선남자여! 보살은 크게 불쌍히 여기는 데[大悲處]서 오나니 중생들을 딱하게 여겨 조복하는 연고며, 크게 사랑하는 데[大慈處]서 오나니 핍박으로 고통에 시달리는 중생들을 구호하는 연고며, 깨끗한 계율[淨戒處]로부터 오나니 그 좋아함을 따라 자재하게 내는 연고며, 큰 원력[大願處]으로부터 오나니 지난 세상의 서원의 힘으로 가지(加持)하는 연고며, 신통[神通處]으로부터 오나니 모든 곳에서 좋아함을 따라 나타나는 연고며, 흔들리지 않는 데[無動搖處]서 오나니 여래의 흔들리지 않는 성품을 버리지 않는 연고며, 취하고 버림이 없는 데[無取捨處]서 오나니 몸과 마음을 시달리지 않고 가고 오는 연고며, 지혜와 방편[智慧方便處]으로부터 오나니 중생들을 따라 운전되는 연고며, 일부러 변화하는 데[示現變化處]서 오나니 그림자와 같이 나타나는 연고이니라.
또 선남자여! 그대가 묻기를 어디서 왔는가 하였으니, 나는 태어났던 마라제(摩羅提)국의 집과 마을로부터 여기 왔노라. 저기 장자가 있으니 이름이 구파락가(瞿波洛迦)이다. 그 사람을 교화하여 부처님 법에 들게 하며, 또 태어난 곳의 모든 사람을 위하여 근기를 따라 법을 말하며, 또 부모와 친척과 권속과 바라문들을 위하여 대승법을 연설하여 나아가게 하느라고, 거기 있다가 여기 왔노라.”
미륵보살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태어나는 데가 있으니라.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하면, 보리심 내는 것이 보살의 나는 데니 선지식의 집에 나는 연고며, 모든 지위가 보살의 나는 데니 바라밀 집에 나는 연고며, 큰 서원이 보살의 나는 데니 묘하게 수행하는 집에 나는 연고며, 크게 불쌍히 여김[大悲]이 보살의 나는 데니 네 가지로 거두어 주는 집[四攝家]에 나는 연고며,
이치대로 관찰하는 것이 보살의 나는 데니 반야바라밀 집에 나는 연고며, 대승이 보살의 나는 데니 공교한 방편 집에 나는 연고며, 중생들을 성숙하는 것이 보살의 나는 데니 정각을 이루는 집에 나는 연고며, 지혜와 방편이 보살의 나는 데니 무생법인(無生法忍) 집에 나는 연고며, 모든 법을 닦아 행함이 보살의 나는 데니 삼세 모든 여래의 집에 나는 연고니라. 이것이 이른바 보살의 열 가지 태어나는 데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로 어머니를 삼고, 공교한 방편으로 아버지를 삼고, 단나(檀那)바라밀로 유모를 삼고, 시(尸)바라밀로 양모(養母)를 삼고, 인욕바라밀로 장엄할 거리를 삼고, 정진바라밀로 길러 주는 이를 삼고, 선나(禪那)바라밀로 빨래하는 사람을 삼고, 선지식으로 가르치는 스승[敎授師]을 삼고, 모든 보리의 부분으로 벗을 삼고, 모든 선한 법으로 친속을 삼고,
036_0215_a_02L 모든 보살로 형제를 삼고, 보리심으로 집을 삼고, 진리대로 수행하는 것으로 집안 규법을 삼고, 모든 지위의 선한 법으로 집의 처소를 삼고, 참는 법을 얻음으로 가족을 삼고, 큰 서원이 앞에 나타남으로 집안 가르침을 삼고, 깨끗한 지혜가 만족한 모든 행은 집안 규법을 순종함이 되고, 부지런히 닦음을 권하여 대승을 끊이지 않게 함이 가업(家業)을 이음이요, 법의 물을 정수리에 부어 일생보처 보살 되는 것이 왕의 태자가 되는 것이고, 넓고 큰 진실한 보리를 성취하는 것이 가족을 깨끗이 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이렇게 범부의 자리를 초월하여 보살 지위에 들어가고 여래의 집에 나서 부처님 성품에 머물며 모든 행을 닦아 삼보를 끊지 아니하고 보살의 종족을 수호하며, 보살의 종성을 깨끗이 하여 태어나는 데가 훌륭하며, 모든 세간에서 나는 허물을 여의며, 모든 하늘과 사람, 마군과 범천, 사문과 바라문 중에 종족이 구족하여 가장 좋은 부처님 종성을 성취하며, 큰 원력 광[藏]을 얻어 모든 보살의 행을 널리 내느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좋은 가문을 성취하고는 지혜로써 모든 법이 그림자와 같음을 아는 연고로 세상에 태어나는 데 천히 여기는 것이 없으며, 모든 법이 변화와 같음을 아는 연고로 모든 갈래에 물들 것이 없으며, 모든 법이 나[我]라는 것이 없음을 깨닫는 연고로 중생들을 조복함에 고달픈 생각이 없으며, 대자비(大慈悲)가 체성(體性)이 되는 까닭에 열반에 나아가지 아니하고 중생들을 거두어 주며, 나고 죽음이 꿈과 같은 줄을 알므로 온갖 겁을 지내어도 열뇌(熱惱)가 없으며,
오온이 환술과 같은 줄을 알므로 나고 죽는 데 있으면서도 게으름이 없으며, 모든 계(界)와 처(處)가 곧 법계임을 알므로 모든 경계에 대하여 허물이 없으며, 모든 생각이 아지랑이와 같음을 알므로 모든 갈래에 들어가도 뒤바뀐 의혹을 내지 아니하며, 온갖 법이 환술과 같은 줄을 알므로 마군의 경계에 들어가도 자재하여 물들지 아니하며, 법신의 깨끗하고 묘한 체성을 이룩하였으므로 모든 미혹이 속이지 못하며, 두루 나아가는 행을 이루었으므로 모든 태어나는 곳에서 자재하게 되느니라.
036_0215_b_02L선남자여! 내 몸이 온갖 법계에 두루 나서 온갖 중생의 차별한 빛깔 모양과 서로 같으며, 온갖 중생의 제각기 다른 말과 음성과 서로 같으며, 온갖 중생의 가지가지 이름과 서로 같으며, 온갖 중생의 가지가지 욕망과 서로 같으며, 온갖 중생의 가지가지 위의와 서로 같으며, 세간을 따라 교화하고 조복하며, 온갖 중생의 깨끗하게 태어남과 서로 같게 나타내어 보이며, 온갖 중생의 깊고 훌륭한 알음알이와 서로 같게 따라 들어가며, 온갖 보살의 큰 서원과 변화함과 이처럼 서로 같아 이러한 한량없는 종류에 몸을 나타내되 가지가지 형상과 가지가지 위덕이 법계에 가득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지난 세상에 나와 함께 수행하다가 지금에는 보리심을 잃어 버린 이들을 성숙하기 위하여 이 염부제에 일부러 태어났으니, 부모와 친척과 바라문들을 조복하여 종족에 대한 교만을 버리고 여래의 종성(種性)에 나게 하기 위하여, 마라제국의 집과 마을과 바라문의 집에 났노라.
선남자여! 나는 중생들을 따르기 위하여, 도솔천에서 함께 수행하는 이를 성숙하기 위하여, 보살들의 복과 지혜의 장엄과 변화가 일체의 모든 욕계를 넘어선 것임을 보이기 위하여, 갈애(渴愛)의 모든 욕락(欲樂)을 버리게 하기 위하여, 모든 모든 행[諸行]이 다 무상함을 알게 하기 위하여, 하늘 사람들도 성하면 반드시 쇠한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하여,
선남자여! 나의 서원이 만족하여 보리를 얻을 때에는 그대와 문수사리가 함께 와서 나를 보게 되리라.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문수사리보살께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현보살의 수행하는 문에 들어가며, 어떻게 나며, 어떻게 성숙하며, 어떻게 넓고 크며, 어떻게 깨끗하며, 어떻게 순종하며, 어떻게 원만한가? 라고 물으라.
선남자여! 문수사리는 그 행이 광대하고 한량없고 끝이 없으며, 그 서원이 끝이 없어서 항상 계속하여 끊이지 아니하며, 온갖 보살의 가장 좋은 공덕을 항상 내느니라. 문수사리 보살은 항상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들의 어머니가 되나니 그로 하여금 깊은 이치에 들어가게 하는 연고며, 항상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보살의 스승이 되나니, 그로 하여금 부지런히 닦아서 깊이 증득하게 하는 연고며,
시방세계에서 항상 법 수레를 운전하여 일체 중생들을 교화하여 성숙하며 시방의 온갖 세계에서 항상 법을 말하는 스승이 되며, 항상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이 모인 회중에서 찬탄함이 되며, 깊은 지혜에 머물러 법의 참된 성품을 보았고, 오랜 옛적부터 온갖 해탈의 경계에 깊이 들어가서 보현보살의 행하던 행을 마치었느니라.
선남자여! 문수사리 선지식은 그대로 하여금 여래의 집에 나게 하며, 그대의 선근을 자라게 하며, 그대의 도를 돕는 법을 일으키며, 그대에게 진실한 선지식을 보이며, 그대에게 공덕 닦는 것을 권하며, 그대로 하여금 큰 서원 그물에 들게 하며, 큰 서원의 문에 편안히 머물게 하며, 보살의 깊은 이치를 듣게 하며, 보살의 헤아릴 수 없는 행을 지난 세상에 그대와 함께 나서 함께 행하던 일을 보여 주리라.
그러므로, 선남자여! 마땅히 문수사리보살에게 갈 것이요, 고달픈 생각을 내지 말라. 문수사리는 그대로 하여금 온갖 공덕을 얻게 하리라. 그 까닭은 말하면, 그대가 지금가지 선지식을 뵈옵고 보살의 행을 듣고 해탈문에 들어가서 서원 바다를 만족한 것이, 모두 문수사리의 위신의 힘이며, 문수사리가 온갖 곳에서 끝끝내 이루게 한 것이니라.”
이때에 선재동자는 미륵보살을 오른쪽으로 수없이 돌고, 두 발에 절하고 은근하게 우러러보면서 사모하는 마음을 품고 하직하고 물러갔다.
036_0215_c_24L時,善財童子右遶彌勒經無量帀,頂禮雙足,慇懃瞻仰,心懷戀慕,辭退而去。
036_0216_a_02L 61. 문수보살을 다시 만나다
선재동자는 1백 10성을 돌아다니다가 소마나(蘇摩那)성에 이르러, 문 곁에 서서 문수사리보살을 생각하며, 따라서 기억하고 두루 관찰하면서 받들어 뵈오려 희망하고 있었다. 그때에 문수사리동자가 1백 10성 밖에서 오른손을 멀리 펴서 소마나성에 이르러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지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장하도다, 선남자여! 만일 신근(信根)이 없었던들 고달픈 생각을 내고 뜻이 용렬하여져서 공행(功行)을 갖추지 못하고 꾸준히 나아가지 못하였을 것이며, 조그마한 선근에 만족한 생각을 내어 모든 행과 원을 잘 일으키지 못하고 선지식들을 가까이 모시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이러한 법의 성품과 이러한 이치와 이러한 법문과 이러한 경계와 이러한 머무는 곳을 알지 못하였을 것이며, 두루 아는 일과 조금 아는 일과 깊이 아는 일과 근원까지 철저함과 관찰함과 증하여 들어감과 얻는 일을 모두 할 수가 없었으리라.”
이때에 문수사리는 이러한 법을 말하여 보여 주고 가르치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여, 선재동자로 하여금 무수한 법문을 구족히 원만하고, 끝없는 지혜 광명을 갖추고, 가지가지 부처님 생각하는 문과 끝없는 다라니문과 끝없는 변재문과 끝없는 삼매문과 끝없는 신통문과 끝없는 서원과 지혜의 문에 들게 하였으며, 보현보살의 행과 원력의 바퀴에 깊이 들어가서 문수사리의 본래 있는 세계의 낱낱 공교한 것을 찬탄케 하였다.
036_0216_b_02L선재동자가 여쭈었다. “어떤 것이 열 가지입니까?” “선남자여! 하나는 나지 않는 법을 증득하여 구족히 원만하고, 둘은 없어지지 않는 법이요, 셋은 잃어지지 않는 법이요, 넷은 오감이 없는 법이요, 다섯은 말씀의 경계를 초월한 법이요, 여섯은 말씀으로 할 길이 없는 법이요, 일곱은 희롱거리 말이 없는 법이요, 여덟은 말할 수 없는 법이요, 아홉은 고요한 법이요, 열은 성인의 법이다. 만일 보살이 이 열 가지 법을 구족히 원만하면 나의 국토가 공교하게 성취함을 얻으리라.”
문수사리보살이 말했다. “선남자여! 가장 으뜸인 첫째 이치[最勝第一義]가 보살이 있는 데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가장 으뜸인 첫째 이치는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 잃어지지도 않고 부수어지지도 않고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 것이기 때문이니, 이렇게 말함도 말로 할 경계가 아니므로, 말로도 미치지 못하고, 기억하여 분별할 수도 없으며, 희롱거리 말이나 생각으로 알 수도 없는 것이니, 본래 말이 없고 성품이 고요하여서 다만 성인들의 자기 속으로 증득하는 것일 따름이니라.
선남자여! 이 가장 으뜸인 첫째 이치로 인하여 부처님 여래들이 세상에 나타나거니와, 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나거나 나타나지 않거나 간에 잃거나 부술 수도 없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모든 보살이 첫째 이치를 증득하기 위하여서 큰 부귀와 젊음과 임금의 지위를 버리고, 행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괴로운 행을 행하며, 머리카락을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신심으로 출가하여 묘한 도리를 구하느라고 게으르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기를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이 하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첫째 이치[第一義]가 없었더라면 범행은 닦아서 무엇하며, 부처님이 세상에 나신들 무엇에 의지하겠느냐. 선남자여! 첫째 이치가 있음을 깊이 믿음으로 말미암아, 보살들로 하여금 이 열 가지 법을 구족히 원만하게 하느니라. 그러므로 나의 세계가 공교하게 성취한 것을 이렇게 알며 이렇게 말할 것이니라.”
선재동자가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어떤 것을 교만한 마음이 없고, 평등한 마음을 내고, 진실한 공양을 닦는다 하나이까?”
036_0216_b_24L善財童子白言:“聖者!云何名爲無憍慢心、生平等心、修眞供養?”
036_0216_c_02L문수사리보살이 말했다.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자세히 살펴 생각하고 구족히 원만하면 교만이 없는 마음을 성취하느니라. 그 열 가지란, 하나는 몸[身界]이란 것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유하고 관찰하여 생각하기를 ‘내가 지금 출가한 것이 죽은 사람과 다름없으니, 그것은 부모와 친애(親愛)하는 이와 친구와 권속의 온갖 것을 모두 버린 까닭이다’라고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교만이 없어지리라.
둘은 ‘나는 지금 가사를 입었고 나아가고 멈추는 위의가 세간과 같지 않다’고 생각하라. 이렇게 생각하면 교만이 없어지리라. 셋은 ‘이미 형상을 무너뜨리고 발우를 들고 남에게 먹을 것을 빈다’고 생각하라. 이렇게 생각하면 교만이 없어지리라. 넷은 ‘내가 지금 걸식하니 전다라와 같다’고 생각하라. 이렇게 생각하여 마음을 낮게 하면 교만이 없어지리라. 다섯은 ‘먹을 것을 빌어서 내 몸을 기르니 목숨은 완전히 남의 손에 달렸다’고 생각하라. 이렇게 생각하면 교만이 없어지리라.
여섯은 ‘걸식하는 음식은 사람이나 짐승이 남긴 것이니 제가 싫다고 버려야 내가 먹게 된다’고 생각하라. 이렇게 생각하면 교만이 없어지리라. 일곱은 ‘나는 지금 스승에게 공경하고 공양하여 기쁘게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라. 이렇게 생각하면 교만이 없어지리라. 여덟은 ‘나는 지금 함께 수행하는 이를 기쁘게 하기 위하여 위의를 갖추고 법식(法式)을 어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라. 이렇게 생각하면 교만이 없어지리라.
아홉은 ‘내가 지금 출가하였으나 부처님 법을 조금도 얻지 못하였다’고 생각하라. 이렇게 생각하면 교만이 없어지리라. 열은 ‘모든 중생들이 내게 성을 내어도 나는 항상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라. 이렇게 생각하면 교만이 없어지리라.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이 열 가지 법을 생각하여 구족히 원만하면 교만이 없는 마음을 성취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히 원만하면 중생에게 대하여 평등한 마음을 얻게 되느니라. 그 열 가지란, 하나는 모든 중생에게 하는 일이 평등하고, 둘은 모든 중생에게 마음이 장애되지 않고, 셋은 모든 중생에게 마음이 피로하지 않고, 넷은 중생들을 이익하기 위하여 여섯 가지 바라밀을 갖추 닦고,
036_0217_a_02L 다섯은 중생들을 위하여 일체지를 모으며 또 둘이 없는 상(相)에도 의지하지 않고, 여섯은 중생들이 모두 진여와 같아서 분별이 없음을 관찰하고, 일곱은 중생들의 성품이 평등함을 분명히 알아 평등한 마음을 증득하고, 여덟은 중생들과 함께 나고 죽는 큰 불[大火]에서 뛰어나기를 원하고, 아홉은 자기가 이미 벗어나고는 또 모든 중생을 빼내고, 열은 모든 중생을 걱정 없는 곳에 평등하게 두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만일 세간의 어떤 장자나 거사가 아들 다섯 형제를 기르면서 평등하게 사랑하여 생활도구들도 평등하게 주어 다르게 함이 없었으나, 그 아들들은 어리고 소견이 없어 온갖 것을 분별하지 못하였고, 또 그때에 장자의 집에서 불이 일어났는데 그 아들들이 제각기 따로 있었다면, 선남자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 장자의 아들을 구해내려는 마음이 누구는 먼저 구하고 누구는 나중에 구하려 하겠는가?”
“장자의 마음에는 평등하여 먼저나 나중이라는 분별이 없고, 가까이 만나는 대로 먼저 구제할 것입니다.”
036_0217_a_12L善財答言:“彼長者心等無先後,隨所親近,卽先濟拔。”
문수사리보살이 말했다. “선남자여!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이 나고 죽는 집에 있어서 삼독(三毒)의 치성한 불이 갑자기 일어났는데, 마음이 어리석어 아무 분별이 없고 제각기 업을 따라서 다섯 갈래에 태어나는 것을 보살이 평등한 마음으로 조복하여 성숙하되 가까이 있는 이부터 먼저 구제하여 성숙시켜 고요한 국토에 편안히 있게 하느니라. 이것이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히 원만하면 중생들에게 대하여 평등함을 성취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히 원만하면 모든 여래께 진실한 공양 닦음을 성취하느니라. 그 열 가지란, 하나는 법으로써 공양하고, 둘은 모든 행을 닦고, 셋은 모든 중생을 평등하게 이롭게 하고, 넷은 자비심으로 따라서 거두어 주고, 다섯은 여래의 힘으로 모든 것을 순종하고, 여섯은 모든 선한 법을 권하고 닦아서 버리지 말고, 일곱은 모든 보살의 사업을 버리지 말고, 여덟은 말과 같이 행하고 행과 같이 말하며, 아홉은 오래도록 두루 닦으면서 마음에 고달픔이 없고, 열은 큰 보리심을 항상 버리지 않는 것이니라.
036_0217_b_02L만일 보살이 이 열 가지 법을 갖추면 여래께 진실히 공양함을 성취하는 것이요, 재물이나 음식이나 의복으로써 하는 것을 진실한 공양이라 하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여래는 법을 공경하고 존중하는 까닭이니, 마치 효자가 부모의 얼굴을 받들어 마음을 조금도 버리지 않는 것 같으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 그 부모를 공경하면 아들은 몇 배나 그 사람을 존중하리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중생이 법에 공양하면 이것이 참으로 여래께 공양을 성취함이니, 여래들은 법을 존중하는 연고니라.
선남자여! 만일 모든 선한 법을 권하여 닦지 아니하면 중생들을 이익하고 즐겁게 하지 못하며, 보살의 닦는 일을 버리면 중생들을 이익하고 즐겁게 하지 못하며, 만일 말과 같이 행하지 못하고 행과 같이 말하지 못하면 중생들을 이익하고 즐겁게 하지 못하며, 마음이 용렬하여 고달픈 생각을 내면 중생들을 이익하고 즐겁게 하지 못하며, 잠깐이라도 보리심을 버리면 중생들을 이익하고 즐겁게 하지 못하느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보살은 중생들을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하기 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니, 만일 중생이 없으면 모든 보살이 정각을 이루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이렇게 법공양을 이해하면 여래께 공양함을 성취하는 것이니, 세간의 재물이나 음식으로써 하는 것을 공양이라고 이름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면 여래께 공양함을 성취하는 것이니라.”
1) 보살의 경계를 보고 얻은 이익 그때에 선재동자는 곧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선지식들을 보고, 모두 가까이 모시고 섬기며 공양하여 기쁘게 하고, 가르침을 순종하여 받아 행하며, 더 나아가 일체지의 뜻을 구하여 부처님 경계에 결정한 이해를 내었으며, 불쌍히 여기는 마음 바다는 받아들이며, 사랑하는 교법 구름을 내어 온갖 것을 덮으며, 비로자나의 넓고 큰 몸 구름에는 사랑과 공경이 더하고,
보살들의 걸림없는 해탈에는 마음이 편안히 머물며, 여래의 넓은 문인 집착 없는 깨끗한 눈을 빨리 내어 모든 부처님들의 수행이 원만한 공덕 바다를 관찰하며, 여래의 행을 쌓아 닦은 일체지를 깊이 믿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일체지의 도를 돕는 법을 빨리 늘게 하며, 모든 보살의 깨끗하고 깊은 마음으로 잘 회향하고
삼세의 모든 여래들이 계속하여 끊이지 아니함을 잘 알며, 모든 부처님의 교법 바다에 깊이 들어가 부처님들의 법 수레를 순종하여 알며, 모든 세간에 그림자처럼 나타나서 보살들의 서원 바다에 깊이 들어가며, 모든 겁이 다하도록 보살의 행을 닦고 넓은 문의 지혜를 얻어 여래의 경계를 비추며, 보살들의 모든 선근을 늘게 하여 일체지의 깨끗한 광명을 얻으며,
시방의 모든 법계를 두루 비추어 온갖 세계에서 중생들을 교화하며, 수행할 마음을 내고 이익을 성취하여 나고 죽는 종류를 따라서 알며, 번뇌와 업의 모든 장애의 산을 부수고 장애가 법을 따라서 깨달으며, 법계의 평등한 지위에 들어가 고요한 보살의 해탈에 항상 머물며, 모든 여래의 경계를 구하고 여러 여래의 위신력으로 가지(加持)하려 하였다.
선재동자가 이와 같이 세밀한 관찰을 일으켜 보현보살의 깊은 경계에 머물렀으므로, 곧 보현보살의 이름과 보현의 행과 훌륭한 큰 서원과 처음 마음 낸 때부터 도를 돕는 일과 눈앞에서 내는 훌륭한 공덕과 미세한 위의를 들었으며, 또 보현보살의 지위와 지위의 처소와 지위의 차별과 지위의 자재한 행과 지위의 차별하게 머무름과 지위의 용맹과 지위의 위덕과 지위의 함께 머무름을 들었다.
036_0218_a_02L이런 것을 듣고는 보현보살을 뵈오려고 사모하여, 곧 금강해장 보리 도량의 부처님 사자좌 앞에 있는 온갖 보배로 된 연화장 자리 위에서 허공계와 상당한 크고 넓은 마음을 일으키고, 눈앞에 있는 모든 집착하는 마음을 빼어 버리고, 온갖 공덕의 물들지 않는 마음을 모으고, 온갖 세계를 깨끗이 하는 생각 없는 마음과 온갖 법을 아는 즐거운 마음, 온갖 경계를 관찰하는 걸림없는 마음, 온갖 방위에 들어가는 두루하는 마음, 온갖 행을 행하는 장애 없는 마음,
일체지의 경계를 깨끗이 하는 묘한 행의 자재한 마음, 모든 보살의 도량 장엄을 보는 깨끗하고 밝은 마음, 모든 여래의 법바다에 들어가는 크고 넓은 마음, 온갖 중생을 조복하고 성숙하는 두루하는 마음, 온갖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는 한량없는 마음, 온갖 대중을 그림자처럼 아는 마음, 온갖 겁에 끝없이 머무는 마음, 여래의 력(力)과 무소외(無所畏)와 불공불법(不共佛法)을 끝까지 다하여 물러가지 않는 마음을 일으켰다.
그 열 가지란, 하나는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여래의 도량이 장엄함을 보고, 둘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나쁜 갈래[惡道]와 모든 잡된 종류가 없음을 보고, 셋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훌륭한 여러 가지 연꽃으로 장엄함을 보고, 넷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모든 중생의 몸과 마음이 서늘함을 보고, 다섯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보배로 자체가 되어 모양이 장엄함을 보고,
여섯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중생들이 가지가지 몸매와 잘생긴 모양으로 몸을 장엄함을 보고, 일곱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모든 장엄 구름들이 위에 덮임을 보고, 여덟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중생들이 서로 사랑스런 마음으로 번갈아 이익함을 보고, 아홉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보리 도량의 형체가 장엄함을 보고, 열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중생들의 마음에 부처님들을 항상 따라서 기억하고 생각함을 보았으니, 이것이 열이었다.
036_0218_b_02L또 열 가지 큰 광명을 보았으니, 그 열 가지란, 하나는 온갖 세계에 있는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여래의 광명 그물을 내어 두루 비침을 보고, 둘은 그러한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여래의 둥근 광명 바퀴 구름을 내어 한량없고 수없는 가지각색 빛깔이 법계에 두루함을 보고, 셋은 그러한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여래의 영상 구름을 내어 법계에 두루함을 보고,
넷은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여래의 불꽃 빛 바퀴 구름을 내어 법계에 두루함을 보고, 다섯은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묘한 향, 바르는 향, 사르는 향, 화만 따위의 구름을 내어 시방의 법계에 두루하여 큰소리를 내어 보현보살의 온갖 행원의 공덕 바다를 칭찬함을 보고,
여섯은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해ㆍ달ㆍ별들의 광명 구름을 내고 거기서 모두 보현보살의 광명을 놓아 법계에 가득함을 보고, 일곱은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각색 중생의 형상 등불 구름을 내는데, 마치 부처님 광명처럼 법계에 두루 비침을 보고, 여덟은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여래 몸 영상 마니보배 구름을 내어 법계에 두루함을 보고,
아홉은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여래 영상 광명 몸 구름을 내어 큰 비처럼 여래의 큰 서원과 위덕의 힘을 말함을 보고, 열은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보살의 원만한 광명 영상 몸 구름을 내어 중생들을 따라 가지가지로 변화하여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좋아하는 생각을 내게 하여, 이러한 일이 법계에 두루함을 보았으니, 이것이 열이었다.
036_0218_c_02L이때에 선재동자는 이 열 가지 광명을 보고는 ‘내가 이제 반드시 보현보살을 뵈리라’고 생각하였다. 선재동자는 자기 선근의 빛이 비치는 힘에 머물며, 모든 여래가 두호하고 염려하는 힘에 머물러서 부처님 법의 두루하는 지혜 광명을 내어 보현보살의 행은 눈앞에 비치어 알며, 보현보살의 서원에는 끝없는 데까지 깊이 들어가고 모든 여래의 경계는 깊은 마음으로 믿어 알고
보살들의 광대한 경계에는 결정한 힘을 얻었으며, 보현보살을 볼 수 있는 생각을 모으고, 여래의 일체종지(一切種智)에 깊이 들어가고, 모든 감관을 두루 거두어 고요하게 하고, 큰 정진을 일으켜 물러가지 아니하고 몸과 마음이 시방세계에 두루 나타나서, 넓은 눈으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모임 가운데 장엄거리를 관찰하니 모든 경계가 보현보살을 뵈올 생각을 지으며,
지혜의 눈으로써 보현보살이 처음 마음을 낸 적부터 행하던 도를 관찰하니 그 마음이 넓어서 허공과 같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大悲]이 견고하여 금강과 같으며, 위엄과 공덕으로 가지하여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현보살을 여의지 아니하려 하며, 평등한 마음으로 보현의 행을 행하며, 잠깐잠깐마다 순종하여 깨끗하고 자재하며, 항상 여래의 경계에 머무르려 하며, 보현보살의 가지가지 지혜의 지위[地]를 성취하려 하였다.
선재동자가 이러한 관찰을 구족히 원만하고는, 보현보살이 비로자나여래ㆍ응공ㆍ등정각 앞에서 연화장 사자좌에 앉으심을 보았다. 모든 보살 대중이 둘러 모셨는데, 몸매가 특별하여 세상에 같을 이가 없으며, 지혜와 공덕과 가지가지 경계가 헤아릴 수 없으며, 모든 보살을 세밀하게 살펴보아 가이없으며 모든 여래와 더불어 평등하여 둘이 없었다.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의 몸을 보니,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광명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의 모든 세계에 두루하게 광명이 널리 비치어 중생들의 고통 근심을 덜어 없애며, 또 보니,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각색 둥근 광명 구름을 내어, 보살들로 하여금 크나 큰 즐거움을 빨리 자라게 하며,
036_0219_a_02L 또 보현보살의 정수리와 두 어깨의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각색 향기 불꽃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있는 부처님들 대중이 모인 도량에 두루 향기 비를 내려 두루 풍기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각색 꽃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의 모든 여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두루 퍼져 묘한 꽃을 내리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장엄하는 향나무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의 여래들이 대중이 모인 도량에 두루하여 끝없는 바르는 향ㆍ가루향 모든 향들을 내리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의복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훌륭한 옷들을 비내려 널리 장엄하며,
또 보니,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보배 나무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고 다시 모든 보배 나무 광 속으로부터 모든 별빛 구름을 흘러내어 가지가지로 모든 여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모든 보배를 비내렸으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색계천 하늘의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보리심을 찬탄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범천 권속의 몸 구름을 내어, 모든 여래께 법 수레 운전하기를 청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욕계천 하늘의 몸 구름을 내어, 일체의 여래들께서 말씀하시는 묘한 법문을 수호하고 받아 가지며,
036_0219_b_02L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삼세의 온갖 부처님 세계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모든 중생으로서 의지없는 이들에게는 의지가 되고, 덮어 보호할 것이 없는 이들에게는 덮어 보호하고, 돌아갈 데 없는 이들에게는 돌아갈 데가 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깨끗한 세계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이 그 가운데 나타나 보살 대중이 모인 청정한 도량에서 중생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좋아하여 깨끗함을 얻게 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깨끗하면서 깨끗하지 못한 세계 구름을 나타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뒤섞여 물든 중생들로 하여금 깨끗하게 하며,
또 보니,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깨끗하지 못하면서 깨끗한 세계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순수하게 물든 중생들로 하여금 깨끗함을 얻게 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중생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교화를 받을 만한 중생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성숙함을 얻게 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보살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가지가지 부처님의 이름을 칭찬하여 중생들로 선근이 자라게 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보살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부처님과 보살들의 처음 마음을 낸 적부터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여 생긴 선근을 선전하여 나타내며,
036_0219_c_02L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보현보살의 수행 구름을 내어, 온갖 중생들로 하여금 사랑하고 닦아 익혀, 일체지의 자체를 빨리 원만케 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정각(正覺)의 몸 구름을 내어, 온갖 세계에서 정각을 이루며, 일체지를 나타내어 보살들로 하여금 큰 법을 널리 모으고 빨리 자라서 눈앞에서 깨닫게 함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