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부처님께서 파사닉왕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왕을 위하여 인왕호국반야바라밀다지명(仁王護國般若波羅蜜多持明)의 법을 말해 줄 것이니, 왕께서는 자세히 수지하고 한마음으로 잘 듣고 먼저 도량의궤에 분명하게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만일 모든 인왕(仁王)의 식재법(息災法)을 구하고자 하면 먼저 반드시 깨끗한 새옷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만일 법행왕(法行王)이 근주계(近住戒)를 받고 간절하고 큰 대승의 마음을 일으켜 성혜를 구하고자 하면 신명(身命)을 아끼지 않고 가엾은 유정에 대하여 비원(悲願)으로 제도하려는 마음을 일으켜서 이와 같이 할 수 있는 이는 속히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량에 들어가고 나서 오체를 땅에 대고 법계의 모든 삼보께 두루 절을 하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3업(業)의 모든 죄장을 참회하고, 시방의 부처님께 바른 법륜 굴리기를 권하고, 모든 여래께 세간에 오래 머무시길 청하고, 삼승이 닦는 복지에 대하여 기뻐 따르며 이렇게 말씀해야 할 것입니다. ‘저 아무개가 닦은 공덕을 모두 다 무상보리에 회향하오니, 원하건대 법계의 모든 유정과 함께 구하는 실지를 속히 만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음에는 결가부좌하고 그 궐연(闕緣)으로 목욕하지 못할 때에는 양손은 향을 바르고 간절한 마음을 내어 청정인(淸淨印)을 맺고 양손은 가슴에 대고 중심을 비워 손바닥을 합하여 마치 아직까지 피지 않은 연꽃처럼 하여 진언을 염송하십시오. 진언을 말하겠습니다.
옴사바 바 바슈 다 살바달마 사바 바바슈도함 唵娑嚩二合婆引嚩輸入鐸引薩嚩達磨引娑嚩二合婆嚩輸度撼
이 진언을 세 번 염송하되 바로 염송할 때 마음을 움직여 널리 펴서, 모든 법은 본래 청정하므로 내 몸 또한 다 청정하다고 눈을 감고 생각을 하십시오. 온 허공에 가득한 모든 불보살의 도량중회에 갖가지 최상의 묘한 향과 꽃을 들고 3업으로 지성껏 머리 숙여 예를 드리십시오. 첫 번째 불부삼매야인(佛部三昧耶印)을 맺어야 합니다. 양손으로 중심을 맞대고 안으로 서로 깍지를 끼어 주먹을 쥐고 모두 양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진언을 염송하십시오. 진언을 말하겠습니다.
옴이나이가사바 하 唵爾那爾迦娑嚩二合引訶去引
이 진언을 소리 내지 않고 세 번 염송하고 아래는 모두 준해서 알아야 한다. 정수리 위에서 푸십시오. 이 인계를 맺고 이 불부삼매야진언을 염송한 까닭에 시방법계의 모든 부처님께서 모두 구름처럼 모여 허공에 가득하실 것이고, 행자에게 가피하시면 모든 번뇌의 장애를 여의어서 3업이 청정하고 수행한 원이 속히 성취되게 하실 것입니다. 두 번째 모든 보살부삼매야인을 맺어야 합니다. 양손은 중심을 맞대어 앞과 같이 주먹을 쥐고서 왼쪽 엄지손가락을 구부려 손바닥 속에 넣고 진언을 염송하십시오. 진언을 말하겠습니다.
옴아 로 륵가사바 하 唵阿引嚧引力迦娑嚩二合訶去
앞을 기준하여 세 번 염송하고 정수리 위에서 푸십시오. 이 인계를 맺고 이 모든 보살부삼매야진언을 염송한 까닭에 관자재보살 등 시방법계의 모든 보살들이 모두 구름처럼 모여 온 허공에 가득하실 것이고, 행법(行法)행자에게 가피하시면 3업이 청정하고 모든 재난이 없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모든 보살이 본래의 비원(悲願)을 받들어 구하는 이로 하여금 모두 다 만족하게 하실 것입니다. 세 번째 금강부삼매야인을 맺어야 합니다. 오른쪽은 앞의 인(印)처럼 하고 왼쪽의 엄지를 펴고,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구부려 손바닥 속에 넣고 진언을 염송하십시오. 진언을 말하겠습니다.
옴바아라 디륵가사바 하 唵嚩日囉二合地力迦娑嚩二合引訶
앞을 기준하여 세 번 염송하고 정수리 위에서 푸십시오. 이 인을 맺고 금강부삼매야진언을 염송한 까닭에 시방법계의 모든 금강의 위엄과 분노를 나투는 몸으로 구름처럼 온 허공에 가득 모인 행법행자에게 가피하면 3업이 견고하여 금강과 같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저 성자가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자기의 원력을 쓴 것이라 할 수 있으니, 크게는 국계(國界)를 호지하여 재난이 없게 하고, 작게는 한 몸까지 모든 액이 없게 할 것입니다. 네 번째 호신인(護身印)을 맺어야 합니다. 또 3부의 맺은 인계를 사용하여 진언을 염송하여 다섯 곳에 가지하십시오. 말하자면 이마ㆍ왼쪽 어깨ㆍ오른쪽 어깨ㆍ가슴ㆍ목의 다섯 곳입니다. 정수리 위에서 풀면 피금강견고갑주(被金剛堅固甲胄)를 이루리니, 이것 때문에 행자의 온몸에 가지하게 되면 위광이 혁혁하여 모든 마귀로 장애하여 괴롭히려는 이는 감히 눈으로 보지 못하고 속히 달아나 버릴 것입니다. 다섯 번째 벽제인(辟除印)과 금강방우보계인(金剛方隅寶界印)을 맺어야 합니다. 위 앞의 금강계인(金剛契印)으로써 저 진언을 염송하면서 단(壇)을 왼쪽으로 세 번 돌면 큰 힘을 지닌 모든 마귀를 물리치고 불보살을 따라 숨은 이가 있으면 멀리 타계(他界)로 떠날 것이며, 마음대로 크든 작든 간에 오른쪽으로 세 번 돌면 금강방우보계를 이루어 제불보살도 오히려 어기고 넘지 못하거늘 하물며 번뇌의 장애가 있는 이가 어찌 그 기회를 얻겠습니까? 이것을 정수리 위에서 푸십시오. 여섯 번째 청성중항단인(請聖衆降壇印)을 맺는다. 앞서 앞의 삼부인계를 쓰고 진언을 염송하여 엄지로 몸을 향해 불러들이는 것처럼 하되 세 번 하여 세 번 부르면 앞의 허공에 가득한 3부의 성중이 각각 본위(本位)에 의지하되 서로 장애하지 않고 고요히 머물 것이니, 정수리 위에서 푸십시오. 일곱 번째는 헌알가향수인(獻閼伽香水印)을 맺어야 합니다. 위 양손으로써 마니보배 그릇에 향수를 담아 받들어 미간에 대고 진언을 염송하십시오. 진언을 말하겠습니다.
옴바아라 나가훔 唵嚩日囉二合引娜迦吽引
위를 기준하여 세 번 염송하고 마음을 움직여 널리 펼쳐 차례대로 모든 성중을 널리 목욕시킨다고 생각하고 정수리 위에서 푸십시오. 알가를 올린 까닭에 승해행지(勝解行地)에서부터 법운지(法雲地)까지 지위마다에서 시방법계 모든 부처님과 보살이 모두 다 관정 받는 모든 이를 가호하실 것입니다. 여덟 번째 헌보좌인(獻寶座印)을 맺어야 합니다. 위 양손을 가슴에 대고 중심을 비워 합장하고 양쪽 엄지손가락과 양쪽 새끼손가락을 서로 붙여 조금 구부리고, 나머지 여섯 손가락은 각기 떼어서 조금 구부려 활짝 핀 연꽃처럼 하십시오. 진언을 말하겠습니다.
옴가마라사바 하 唵迦磨攞娑嚩二合引訶
인계를 맺어 진언을 염송함을 말미암아 올린 보좌를 모든 성중이 모두 여실하게 수용하게 하면 행법행자가 과위 가운데 이를 때마다 금강의 견고한 보좌를 얻게 할 것입니다. 아홉 번째 보공양인(普供養印)을 맺어야 합니다. 위 양손으로써 합장하고 다섯 손가락을 서로 깍지 껴서 오른쪽으로 왼쪽을 누르고 가슴 위에 두어서 진언을 염송하십시오. 진언을 말하겠습니다.
나막삼만다몯다 남 살바타캄 오나아 뎨살바 라혜 맘아아 娜莫三曼多沒䭾引南薩嚩他欠平烏娜誐二合諦薩頗二合囉呬引𤚥誐誐 나 캄사바 하 曩上劍娑嚩二合引訶
이 인을 맺어 진언 염송한 까닭에 마음을 움직여 널리 펼쳐 법계에 두루한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도량 해회(海會)에서 모든 공양구를 널리 비 내린다고 생각하고는 처음에 한 번 염송하고서 티끌이나 모래 수만큼 많은 보배 그릇에 바르는 향을 가득 담아 성중들께 널리 발라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염송하면 갖가지 화만(花鬘)으로 널리 두루 장엄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 염송하면 갖가지 향을 사뤄 널리 두루 공양해야 할 것입니다. 네 번째 염송하면 모든 하늘에서 최상의 묘한 음식을 비 내려서 보배 그릇에 담아 널리 두루 공양을 올려야 할 것입니다. 다섯 번째 염송하면 모든 마니보배를 비 내려 등명(燈明)이 되어 널리 두루 공양 올려야 할 것입니다.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진언을 염송하고 가지력을 말미암은 까닭에 바친 향(香) 등은 모든 해회에서 모두 다 진실하게 성중이 수용하면 행법행자가 당래세에 항상 이 보(報)를 얻을 것입니다. 열 번째 반야바라밀다근본인(般若波羅蜜多根本印)을 맺어야 합니다. 또 양손 등을 서로 붙이고 양 엄지손가락을 거두고 양 새끼손가락을 구부려 손바닥 속에 넣고 양 엄지손가락으로 각각 양 집게손가락을 누르고서 가슴 위에 두고 경속의 다라니를 일곱 번 염송하십시오. 이 인을 맺고 다라니를 염송한 까닭에 법을 행하는 자는 자신이 곧 변하여 반야바라밀다보살을 성취하고 모든 제불의 모(母)가 될 것입니다. 그 보살상은 결가부좌하여 흰 연꽃 위에 앉아 있는데 몸은 황금색이고 뭇 보배 영락으로 온몸을 장엄하였고 머리에 보배관을 이고 있으며 관에 흰 비단을 매어 양쪽으로 드리우고 있습니다. 왼손은 바로 가슴에 반야범협(般若梵夾)을 들고 있고, 오른손은 바로 젖가슴에서 설법인을 맺는데 엄지로 무명지 끝을 누르고는 곧 보살의 정수리에서부터 발까지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 광명을 내어 갖가지 색을 짓고는 온 법계에 가득하도록 낱낱 광명 가운데서 무량한 부처님을 변화하되 온 허공계의 모든 세계 가운데서 널리 중생을 위하여 미래의 근기에 맞는 반야바라밀다의 깊고 깊은 법을 널리 설하시어 모두 깨달아 삼마지에 머물게 하신다고 관상하십시오. 법을 행하는 자는 이 관상을 하고 나서 정수리 위에서 인을 풀고 손에 수주(數珠)를 들고 손바닥 속에 놓고 합장하여 가슴에 대고 진언을 염송하십시오. 진언을 말하겠습니다.
옴미로자나 마라사바 하 唵尾嚧者那引麽攞娑嚩二合引訶引
이것을 세 번 염송하고 수주에 가지하여 정수리 위에 이고 나서 그런 뒤에 가슴에 대고 왼손에 수주를 받들고 오른손에 수주를 옮기면서 생각마다 상응하여 불모(佛母)삼매에 머물러 관하는 마음을 끊지 말고 108번이나 21번 염송하십시오. 진언을 말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앞에서처럼 지심으로 염송하여 수를 채우고 나서 곧 정수리에 수주를 이고 본처에 두며, 삼마지인을 맺고 횡으로 양손을 펴서 오른쪽으로 왼쪽을 누르고 배꼽 아래 두며, 몸을 단정히 하여 눈을 감고 머리를 조금 구부려 정신을 집중하고 자세히 관하십시오. 원명한 경지(鏡智) 위에 가로 세로 1주(肘) 되는 것이 점점 법계에 두루하도록 문자를 펼쳐 줄지어 있는데 오른쪽으로 돌면서 차례대로 관하십시오. 낱낱 자마다 광명이 훤히 비추고 밖에서부터 안을 향해 지자(地字)까지, 안에서부터 밖을 향해 모든 문자를 점점 관하십시오. 빙 둘러 다시 시작하여 세 번까지 하면 마음이 매우 고요해지고 아주 분명하게 소전의(所詮義)를 관하면 나지 않고 죽지 않으며 낱낱이 평등하고 모두 법계에 두루하여 움직이지도 않고 고요하지도 않나니, 정과 혜를 쌍으로 운전하여 모든 상(相)을 여의면 곧 이것이 반야바라밀다삼마지관입니다. 이것을 좇아 도리어 반야바라밀다인을 맺어 다라니를 일곱 번 염송하고 정수리 위에서 푸십시오. 다음에는 보공양인을 맺어 앞과 같이 마음을 움직여 차례대로 공양 올리고 성중을 대하여 앞에서 전에 닦아 생긴 공덕을 다 가지고 구하는 모든 원을 도와 이익되게 하고, 국가와 집안을 위하여 다른 사람을 이익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나서는 그런 뒤에 중생에 회향하여 베풀고 정토에 회향하여 장엄하고 실제(實際)에 회향하고 무상보리에 회향하여 구하고 유정과 함께 속히 저 언덕에 도착하기를 발원하십시오. 다음에는 앞의 결계인(結界印)을 맺어 앞의 진언을 세 번 염송하고 왼쪽으로 돌리면 곧 해계(解界)를 이룰 것입니다. 다음에는 앞의 3부인(部印)을 맺어 앞의 진언을 세 번 염송하고 모두 엄지를 밖을 향해 펼치면 성중을 각기 본토로 돌려보냄을 이룰 것이니, 행자는 절하고 물러나서 평상처럼 경행하고 대승경전을 수지하고 독송하여 어지럽게 움직이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다섯 시부터 아침까지가 초시가 되고, 그날 오후부터 미시(未時)까지가 제2시가 되고, 해진 뒤부터 한밤중까지가 제3시가 되고, 한밤중부터 다섯 시까지가 제4시가 됩니다. 이러한 때 가운데 각각 본수대로 정근하여 게으르지 아니하면 모든 다른 적이 자연히 항복하고, 모든 재난이 영원히 다시 생기지 아니할 것입니다.” 그때 바사닉왕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절하고 주위를 돌고는 뛸 듯이 기뻐하고 믿어 지니고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