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6_1189_a_01L불설우전왕경(佛說優塡王經)
006_1189_a_01L佛說優塡王經


서진(西晉) 법거(法炬) 한역
변각성 번역
006_1189_a_02L西晉沙門釋法炬奉 詔譯



이와 같이 들었다.
006_1189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구심국(拘深國)에 계셨는데, 그 나라의 왕의 이름은 우전(優塡)이었다. 구심국에 한 서심(逝心:바라문)이 있었는데, 이름은 마회제(摩回提)라 하였다. 그가 딸을 낳았는데, 딸의 모습이 단정하고 얼굴이 빛나서 세상에 그와 짝할 사람이 없었다. 그 아버지는 딸의 얼굴을 보고 온 나라에 희유하다 하여 이름을 무비(無比)라 하였다.
006_1189_a_04L一時佛在拘深國王號曰優拘深國有逝心名摩回提生女端正華色世閒少雙父睹女容一國希名曰無比
이웃 나라의 모든 왕과 대신과 세도가들이 모두들 그녀를 배우자로 맞이하려 하였다. 그럴 때마다 그의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하곤 하였다.
“만일 그 남자의 얼굴이 내 딸만큼 잘생겼다면 내가 응하리라.”
006_1189_a_07L鄰國諸王群僚豪姓靡不娉焉父答曰若有君子容與女齊吾其應之
그때 부처님께서 마침 그 나라에 계셨다. 서심은 부처님의 32상과 80종호와 자금빛의 신색이 우뚝하고 당당하며, 다시없을 만큼 빛나는 거동을 보고는 속으로 기뻐하여 생각하였다.
“이제야 내 딸의 짝을 얻었구나.”
006_1189_a_09L佛時行在其國逝心睹佛三十二相八十種好身色紫金巍巍堂堂光儀無上心喜而曰吾女獲匹
그리고는 돌아가 그의 아내에게 말하였다.
“내가 무비의 신랑감을 찾았소. 어서 무비를 화장시켜서 데리고 갑시다.”
그리하여 부부는 옷을 갈아입었다. 그의 딸이 걸을 때마다 구슬이 화려하게 빛나고 구슬 목걸이가 장엄한 빛의 세계를 만들었다. 부부는 딸을 데리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갔다.
006_1189_a_11L歸語其妻曰吾爲無比得壻促莊飾女將往也夫妻共服飾其女步瑤華珠璣瓔珞莊嚴光國夫妻共將女至佛所
가는 길에 그의 아내가 부처님 발자국의 모양과 무늬의 빛을 보고는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천존(天尊)임을 알아차리고 남편에게 말했다.
“이 사람의 발자국의 무늬가 그렇습니다. 세상에서는 이런 것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으니, 이 분은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니 이 사람은 스스로 청정하여 아무런 음욕이 없는 사람일 것이라, 절대로 우리 딸을 취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디 스스로 욕되게 하지 마십시오.”
남편이 말하였다.
“그럴 줄 어떻게 안단 말인가?”
006_1189_a_15L妻道見佛迹相好之文光彩之色非世所有知爲天尊謂其夫曰此人足迹文理乃爾非世所聞斯將非凡必自淸淨無復婬欲將不取吾無自辱也夫曰何以知其然妻因說偈言
아내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06_1189_a_20L婬人曳踵行
恚者操指步
愚者足躘地
斯迹天人尊

음탕한 사람은 발꿈치를 끌고 다니며
성낸 사람은 발가락을 오므리고 걸으며
어리석은 사람은 발로 땅을 차는데
이 발자국은 하늘과 땅의 존귀한 분[天人尊]이다.
006_1189_a_22L遊心曰非爾女人所知汝不樂者便還歸

서심이 말하였다.
“당신 같은 여자가 알 바가 아니요. 정 싫거든 그만 돌아가시오.”
006_1189_b_03L乃自將女詣佛所稽首佛足佛言大人勤勞教授身無供養有是麤女願給箕帚
006_1189_b_02L그리하여 서심은 딸을 데리고 부처님께 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었다.
“대인(大人)께서는 가르치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저에게는 별로 공양할 것이 없고 그저 이 과년한 딸이 있습니다. 부디 아내로 들여 청소나 하게 해 주십시오.”
佛言汝以女爲好耶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대는 그대의 딸을 예쁘다고 하는가?”
서심은 말하였다.
“이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생김새가 참으로 예뻐서 세상에 둘도 없을 정도입니다. 모든 왕들과 세도가들이 달라고 하는 이가 많았지만 저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아 하니 대인은 빛과 색이 우뚝하여 세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분입니다. 공양을 구하시기에 스스로 바치고자 하는 것뿐입니다.”
006_1189_b_05L答曰生得此女顏容實好世間無雙諸國王豪姓多有求者不以應之見大人光色巍巍非世所見貪得供養故宜自歸耳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여자의 어디가 예쁘다는 것인가?”
서심은 답하였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두루 살펴보아 예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006_1189_b_09L佛言此女之好爲著何許逝心曰從頭至足周遍觀之無不好也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미혹했구나, 육안이여. 내가 보기에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하나도 좋은 것이 없다. 머리 위에는 머리털이 있는데, 그저 털로만 말한다면 코끼리나 말의 꼬리도 다 그 정도는 된다. 그 머리털 밑에는 두개골이 있는데, 그저 뼈로만 말한다면 백정 집에 있는 돼지 머리뼈도 다 그 정도는 된다. 두개골 속에는 골이라는 것이 있어서 비린내 나는 것을 코로 내려 보내는데, 그것은 땅에 떨어지면 아무도 밟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눈이라는 것은 물렁물렁하여 깨지기 쉬운 순 맹물에 지나지 않고, 콧속에는 콧물이 있으며, 입안에는 침이 있을 뿐이다.
006_1189_b_11L佛言惑哉肉眼吾觀之從頭至足無一好耶若頭上有髮但是毛象馬之尾亦皆爾也髮下有髑髏是骨屠家豬頭骨亦爾也頭中有腦者如泥鮏臊送鼻下之著地莫能蹈目者是脆決之純汁鼻中有涕但有唾
뱃속에 있는 간장과 폐장도 다 비린 것이며, 위장과 방광에는 다만 그 썩어서 냄새를 이루 형용할 수 없는 똥과 오줌이 있을 뿐이다. 배는 가죽주머니로 되어 온갖 더러운 것을 싸고 있으며, 사지(四支)의 수족은 뼈와 뼈가 서로 버티면서 힘줄로 잇고 가죽으로 싸고 있는 것이다. 다만 숨길 하나만 믿고서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비유하면 나무로 만든 사람의 기관을 해체하면 뼈와 뼈가 서로 헤어지고 손과 발이 여기저기 흩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람도 그와 같거늘 무엇이 예쁘다고 짝할 만한 이가 적다는 말을 하는가?
006_1189_b_17L腹藏肝肺皆亦鮏臊腸胃膀胱但成屎尿腐臭難論腹爲幃囊裏諸不淨四支手足骨骨相拄筋連皮但恃氣息以動作之譬若木人機關作之旣畢解列其體節節相離手足狼藉人亦如是有何等好而云少
006_1189_c_02L옛날 내가 패다나무[貝多樹]1) 아래에 있을 때에 여섯째 마천왕(魔天王)이 세 딸을 꾸며서 데리고 왔었는데, 그 얼굴 모습과 화색은 천상에 견줄 데가 없었다. 한갓되이 이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의 도심(道心)을 깨뜨리려 한 것이었다. 내가 그들 몸속의 더러운 것을 말했더니, 그들은 다 노파로 화하고 몸이 무너졌으므로 부끄러워하면서 떠났었다. 그런데 지금 이 오줌주머니를 무엇이 사랑스럽다 하는가? 어서 데리고 돌아가라. 나는 취하지 않으리라.”
006_1189_b_23L昔者吾在貝多樹下第六魔天王莊飾三女顏容華色天中無比非徒此論欲以壞吾道意我爲說身中穢卽皆化成老母形壞不復慚愧而今是屎囊欲何所戀急將還去不取也
서심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갑자기 부끄러워져 다시 할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또 아뢰었다.
“만일 당신이 취하지 않겠다면 우전왕의 아내로 주어도 좋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답하지 않으셨다.
006_1189_c_05L逝心聞佛所說忽然慚恥無辭復言又白佛言若仁不取者更以妻優塡王可乎不佛不答焉
서심은 곧 그 딸을 보내어 우전왕에게 주었다. 왕은 매우 기뻐하여 그녀의 아버지를 태부(太傅)로 삼고 그녀를 위해 궁전을 세우고는 기악(伎樂)을 하는 천 명을 주어 모시도록 하였다.
006_1189_c_07L逝心卽送女與優塡王王獲女大悅拜父爲太傅爲女興宮伎樂千人以給侍之
왕의 본부인인 왕후[正后]는 부처님을 섬겨 수다원(須陁洹)의 도를 얻었는데, 서심의 딸이 왕에게 왕후를 모함하자 왕은 그 말에 혹해 백 개의 화살로 그 왕후를 쏘았다. 왕후는 화살을 보고도 두려워하거나 성내지 않고 일심으로 염불하면서 인자한 마음으로 왕을 향해 꿇어앉았다. 화살은 정후를 세 번 돌고는 왕 앞에 가서 머물렀다. 백 개의 화살이 모두 그러했다. 왕은 깜짝 놀라고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생겨서 흰 코끼리가 모는 금수레를 타고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도착하기도 전에 수레에서 내려 하인들을 물리고 걸어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꿇어 앉아 아뢰었다.
006_1189_c_09L王正后師事佛得須陁洹道此女譖之於王王惑其言以百箭射其后見箭不懼都無恚怒一意念佛慈心長跪向王箭皆繞后三帀還住王前百箭皆爾王乃自驚暢然而懼卽駕白象金車馳詣佛所未到下車避從步進稽首佛足長跪自陳曰
“제가 삼존(三尊)께 무거운 죄를 지었습니다. 그리하여 저 음욕으로 요사(妖邪)를 일으키고 부처님 성중(聖衆)에 대해 항상 모진 생각을 가져 백 개의 화살로 부처님 제자를 쏘았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그것을 보고 두려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부처님의 지극히 진실하고 무량한 자비를 생각하면, 한갓 백의(白衣) 제자의 자비의 힘도 그 정도이거늘 최상의 정진(正眞)이신 부처님이야 하물며 어떠하시겠습니까? 제가 지금 잘못을 자백하고 삼존께 귀명합니다. 부처님께서는 크나큰 자비로 이 모든 죄를 용서하여 주소서.”
006_1189_c_16L吾有重咎在三尊所以彼婬妖從欲興邪佛聖衆每一惡念以箭百枚射佛弟如事陳之睹之心懼唯佛至眞無量之慈白衣弟子慈力乃爾豈況無上正眞佛乎我今首過歸命三尊佛弘慈原赦其咎
부처님께서는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장합니다, 왕이시여. 악을 깨닫고 허물을 뉘우치니, 이것은 현명한 사람의 행입니다. 나는 왕의 좋은 뜻을 받아들이겠습니다.”
006_1189_c_22L佛笑曰善哉王惡悔過此明人行也吾受王善意
006_1190_a_02L왕은 머리를 조아렸다. 이와 같이 왕은 세 번 귀명하고 부처님도 그것을 세 번 받으셨다. 왕은 또 머리를 땅에 대고 물러앉아 아뢰었다.
“완악한 기운을 타고 나서 성품이 방자하여 성을 잘 내고 인욕(忍辱)하는 마음이 없어 3독(毒)을 제거하지 못하고 악행을 즐기며 여자의 요사스러움을 쫓으면서 그 악을 알지 못하니, 스스로 생각해도 목숨을 마치면 반드시 지옥에 들어갈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부디 가엾이 여기시어 여자들의 악하고 도깨비 같은 행태를 자세히 말씀하여 주십시오. 그 그물에 걸리면 스스로 벗어날 수 있는 이가 드뭅니다. 저는 그 재앙을 들으면 반드시 스스로 경계하겠거니와 저희 국민들도 젊은이 늙은이 할 것 없이 모두 다 품행을 고칠 것입니다.”
006_1189_c_23L稽首如是至三佛亦三受之王又頭面著地退就坐曰稟氣匈頑忿戾自恣無忍辱心三毒不除惡行快意順女妖邪不知其惡自惟壽終必入地獄願佛加哀廣說女惡魑魅之態入其羅網尟能自拔吾聞其禍必以自誡國民巨細得以改操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것을 물었으니, 또 다른 일들도 물으시오.”
006_1190_a_07L佛言用此問爲且說餘義
왕은 말하였다.
“다른 일은 이 다음에 말해도 늦지 않습니다. 여자의 장난에 마음을 혹하는 것은 재화 중에서도 아주 큰 것입니다. 그 재앙을 듣지 않고서야 무슨 인연으로 멀리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저를 위해 지옥의 변괴와 여자의 더러움을 자세히 풀어 설명해 주십시오.”
006_1190_a_08L王曰餘事異日說之不晩女亂惑意兇禍之大不聞其禍何緣遠之願佛具爲吾釋地獄之變及女人之穢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으시오. 남자에게 음욕이라는 악이 있기에 여자의 요사스러움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현명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006_1190_a_11L佛言具聽男子有淫之惡睹女妖王曰善願受明教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귀담아 들으시오. 남자에게는 꼭 알아 두어야 할 4악(惡)의 급소(急所)가 있습니다.
006_1190_a_12L佛言具聽男子有四惡急所當知
즉 세상의 음탕한 남자들은 항상 여자를 보고 싶어하고 그 요염한 소리를 들으려고 하면서 바른 법[正法]을 멀리 버리고 진실을 의심하고 간사한 말[邪]을 믿으며, 음욕의 그물에 덮여 어둠 속에 빠져 있습니다. 욕심의 지배를 받아 마치 주인 눈치를 보는 종과 같으며, 좋다구나 여색을 탐하여서 아홉 구멍에서 나오는 냄새와 더러움을 깨닫지 못합니다.
006_1190_a_13L世有婬夫想睹女思聞妖聲遠捨正法疑眞信婬網所綶沒在盲冥爲欲所使如奴畏主貪樂女色不覺九孔惡露之臭穢
욕심 속에 휘말려 마치 더러운 곳에 살면서도 그 나쁜 냄새를 깨닫지 못하는 돼지와 같이 좋다구나 편안해 합니다. 뒤에 무택(無澤)지옥에서 무한한 고통을 받을 일은 생각도 하지 못하고 끝도 없이 마음을 음욕에 쏟아 그 콧물과 침을 먹고 고름과 피를 즐기면서 옥처럼 소중히 여기고 꿀처럼 달게 여깁니다. 그러므로 욕태(欲態)를 가진 사람이라 하나니, 이것이 첫 번째 나쁜 태도[惡態]입니다.
006_1190_a_17L渾沌欲中如豬處溷不覺其臭快以爲安不計後當在無澤之獄受痛無極注心在淫噉其涕唾翫其膿珍之如玉甘之如蜜故曰欲態之此爲一惡態也
또 여자를 가까이하여 자식을 기르게 됩니다. 즉 아기를 회임하여 낳아서 기르고 장성시킬 때까지의 고생은 말로 다하기 어려우며, 아이가 성인이 되면 집안 재물을 탕진할까 두려워하게 됩니다. 무릎으로 기어 다니다가 일어서서 걷게 되면 중매쟁이를 통해 마음을 표하여 장가를 들여야 하는데, 다른 지방에 사는 여자가 있으면 먼 곳이건 가까운 곳이건 상관 않고 쫓아서 찾아가면서 어떠한 고생도 피하지 않습니다.
006_1190_a_21L又親之養子懷妊生育稚得長大勤苦難論到子成人懼家竭財膝行肘步因媒表情致彼爲妻若在異域尋而追之不問遠近不避勤苦
006_1190_b_02L 마음을 온통 음욕에 쏟아 부어서 늙은 부모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아내를 맞이하고 나면 보배처럼 소중하게 여기면서 둘이서만 즐기기 위해서 부모를 밉게 봅니다. 아내의 요사스런 말을 믿어서 소송까지 일으키며 자신의 몸이 어디에서 생겨났는지 생각하지도 않고 어버이의 한량없는 은혜를 저버립니다. 이것이 두 번째 나쁜 태도입니다.
006_1190_b_02L注意在婬捐忘親老旣得爲妻貴之如寶欲私相娛樂惡見父信其妖言或致鬪訟不惟身所從生孤親無量之恩斯謂二惡態也
또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부지런히 고생하여 몸소 재물을 모으게 되면, 믿음을 성실하게 하고 도를 공경하는 뜻을 근본으로 사문과 범지를 높이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며, 세상의 무상함을 깨달아 보시를 하여 복을 삼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내가 생긴 다음에는 온 마음이 음욕에 미혹되어서 어리석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덮어 버리고 진실을 등지고 삿된 일만 하게 되는데, 이런 일은 모두 다 여색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006_1190_b_05L人處世勤苦疲勞躬自致財本自誠信敬道之意尊戴沙門梵志之心世非常布施爲福取妻之後情惑婬欲愚蔽自擁背眞向邪專由女色
어쩌다 혹 보시할 마음이 생겨서 말을 하게 되더라도 서로 여색이라고 하면서 청정한 행을 끊고 다시 소인이 됩니다. 불경의 계율과 화복(禍福)이 돌아가는 곳을 알지 못하고 구차하게 음색을 위해 그물에 몸을 던져서 반드시 악도에 떨어질 것이 분명한데도 끝내 고치지 못합니다. 이것이 세 번째 나쁜 태도입니다.
006_1190_b_09L有布施之意雖欲發言相呼女色淸淨行更成小人不識佛經之戒禍福之歸茍爲婬色投身羅網必墮惡道終而不改斯謂三惡態也
또 사람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면서 길러준 은혜는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면서 재물을 모아도 부모를 봉양하지 않습니다. 그저 여기저기 음탕한 쪽으로만 자꾸 구하면서 보물을 이용하여 남의 아내를 꼬여냅니다. 또 혹은 갖은 짐승을 죽여 도리에 어긋나는 방법으로 귀신에 제사하며 술을 마시고 노래하고 춤춥니다. 그렇게 사람을 모아들인 다음에는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서로 불러 모아서 간통(姦通)을 합니다. 짝을 얻게 되면 뭐라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을 느껴서 음욕에 꼭 얽매여 있으면서도 그런 줄을 알지 못합니다.
006_1190_b_13L又爲人子不惟養恩治生致財不以養親以東西廣求婬路懷持寶物招人婦或殺六畜婬祀鬼神飮酒歌舞合會之後至求方便更相招呼以遂奸及其獲偶喜無以喩婬結縛著無所復識
그럴 때에는 오직 이것만으로 즐거움을 삼기 때문에 욕정이 내뿜는 나쁜 배설물들의 더러움과 지옥의 고통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러니 우습기도 하고 또 두렵기도 한 일입니다. 비유하면 미친개가 자신이 잘못된 것을 모르는 것과 같나니, 이것을 네 번째 나쁜 태도라고 합니다.”
006_1190_b_19L當爾之時唯此爲樂不覺惡露之臭穢地獄之苦痛一則可笑二則可畏譬若狂犬不知其非斯謂四惡態也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남자는 이러한 네 가지 악[四惡]을 사용하기 때문에 3도(塗)에 떨어집니다. 부디 이 나쁜 태도[惡態]를 멀리하여 고통을 면해야 합니다. 이제 다시 여인의 나쁜 점을 말할 것이니, 잘 들으시오.”
006_1190_b_22L佛言男子有是四惡用墮三塗當審遠此態免苦耳復聽說女人之惡
그리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便說偈言
006_1190_c_02L
이미 욕심의 부림을 받았으니
뜻을 놓아도 편안하지 못하네.
법 아닌 곳[非法]에 보시하는 일이 습관이 되면
무엇으로써 현명하다 하겠나.
006_1190_b_24L已爲欲所使
放意不能安
習施於非法
將何以爲賢

욕심에 축생의 행을 행하면
욕심 때문에 도리어 화를 받으리라.
뒷간에 사는 벌레는 악취 속에 있으면서도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알지 못한다.
006_1190_c_03L欲爲畜生行
以欲還自殃
溷虫在臭中
不知爲處難

어둠 속에 있는 벌레가
동쪽 서쪽을 분간하지 못하는 것처럼
음욕에 집착하는
악(惡)도 역시 벌레나 하는 짓이다.
006_1190_c_04L如虫在冥中
不知東以西
結著於婬欲
惡此亦虫論

음욕으로 도를 보지 못하고
밤낮으로 죄의 뿌리를 심으니
현세에서는 인금과 신하가 난잡하여
그 때문에 위와 아래가 혼미하다.
006_1190_c_05L婬旣不見道
日夜種罪根
現世君臣亂
上下爲迷昏

왕의 법이 어지럽고
바른 법이 헷갈리니
농부는 항상 해 오던 생업을 버리고
장사꾼은 보배에 꿰인다.
006_1190_c_07L王法爲錯亂
正法爲迷樊
農夫捨常業
賈人爲珍連

현세가 더구나 감옥인데
죽어서 또 태산(太山)2)에 들어가
온갖 고통을 받으려니
그 고통이야 견디기 어려우리라.
006_1190_c_08L現世更牢獄
死復入太山
當受百種毒
其痛難可當

구리 녹인 쇳물을 그 입에 붓고
커다란 산이 그 몸을 짓이기는
이런 무리가 수백이나 되니
낱낱이 다 들어 말하기 어렵다.
006_1190_c_09L洋銅灌其口
山連笮其身
此輩有百數
難可一一陳

언제나 3악(惡)에 머무르며
수레바퀴처럼 돌고 돌면서
혹 때로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시더라도
그 이름조차도 듣지 못한다.
006_1190_c_11L常在三惡道
宛轉如車輪
若世時有佛
而已不得聞

여자란 가장 나쁜 것이라
인연을 맺어 함께하기 어려우니
은혜와 사랑에 한번 결박당하면
사람을 끌고 죄의 문에 들게 된다.
006_1190_c_12L女人最爲惡
難與爲因緣
恩愛一縛著
牽人入罪門

여자의 무엇을 좋다 하는가?
그저 똥과 오줌주머니일 뿐인데
왜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 때문에 미쳐서 날뛰는가?
006_1190_c_13L女人爲何好
但是屎尿囊
何不諦係視
爲此而狂荒

그 속은 냄새가 심하고 더러운데
겉으로만 얼굴을 그럴 듯하게 꾸몄으니
집안에 있는 독을 머금은 전갈은
뱀처럼 용처럼 극악하다네.
006_1190_c_15L其內甚臭穢
外爲嚴飾容
家有含毒蝎
劇如蛇以龍

마치 비단 속에 창을 숨긴 듯
또 명주에 칼날을 싼 듯하니
미련한 자들은 그 겉만 보고서
좋아서 사랑하다가 화를 당한다.
006_1190_c_16L譬如錦韜牟
羅縠綶鋒鋩
愚者睹其表
翫之以自殃

지혜로운 이는 깨달아서 버리는데
미련한 자는 죽거나 다치고 만다네.
음욕도 또한 그와 같아서
칼날을 안고서 스스로 상처를 입는다.
006_1190_c_17L智者覺而捨
癡者致死傷
婬欲亦如是
抱刃以自喪

새것을 보면 헌 것이 싫어지나니
좋아하는 것도 또한 무상하여라.
말은 칼 되고 도끼 되어 자르고
웃음은 가시 되어 찌르리라.
006_1190_c_19L睹新卽厭故
所樂亦無常
言爲刀斧截
笑爲棘以荊

속에는 더러운 독을 품고 있으면서
겉에 꽃과 향으로 꾸며 장식을 하였으니
어리석은 사람은 그 맛을 탐하여
나중에 받을 재앙 따윈 생각하지 못한다.
006_1190_c_20L內懷臭穢毒
飾外以華香
癡人貪其味
不惟後受殃

비유하면 짐새[䲴]의 독약3)
감로수에 타서 섞은 것 같아
가는 곳마다 모든 것을 파괴하리니
그것을 마시면 모두 다 쓰러진다.
006_1190_c_21L譬若鴆毒藥
以和甘露漿
所向無不壞
飮之皆仆僵

또한 장작에 불이 붙은 듯
초목에 큰 서리가 내린 듯
겉만 보고 속을 생각 않으면
이야말로 가장 나쁜 일이라네.
006_1190_c_23L亦如薪得火
草木被重霜
睹表不計裏
是爲最非詳

여자의 독은 이보다 더 심하니
풀은 상한 모양이 보이지만
욕심을 끊고 도를 구하는 자는
그러므로 음탕한 욕심이 있으면
006_1190_c_24L女毒甚於是
草乃見形傷
絕欲以求道
故有婬欲情
006_1191_a_02L
그 형상은 아주 보기 쉬운데
어리석은 자는 정을 끊지 못하고
사방에 그물을 치나니
도에 이르는 길 실이나 털과 같다.
006_1191_a_02L其形甚易見
癡人情不絕
羅網四面張
去道如絲髮

사람은 본래 청정한 종자로서
깊은 못에 사는 물고기와 같아서
그물에 걸리면 돌아오지 못할 줄을
지혜로운 사람은 스스로 깨닫는다.
006_1191_a_04L人本淸淨種
如魚處深淵
智者乃自覺
著網不得還

욕심 그물은 이보다 심하여
그 결박은 욕심보다 견고하니
가시덤불 속에 몸을 던졌으니
그 몸이 어찌 벗어날 수 있을까.
006_1191_a_05L欲網甚於是
結縛甚欲堅
投身置荊棘
可得脫其身

비유하면 굶주린 원숭이가
잘 익은 맛난 과일을 바라보는 것처럼
온 마음을 오로지 색욕에 던지는 자
이런 자는 모두 다 타락으로 향한다.
006_1191_a_06L譬若飢猿猴
望見熟甘果
專心投色欲
是輩百向墮

또한 물고기가 낚싯바늘을 물고
불나비가 등불에 날아드는 것처럼
어리석은 자는 그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나중에 받게 될 재앙을 생각하지 않는다.
006_1191_a_08L亦如魚食鉤
飛蛾入燈火
愚者見歡喜
不惟後受禍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우전왕은 기뻐하며 머리를 땅에 조아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정말 이 세상에 태어난 뒤로 여자의 악함이 그 정도라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남자들은 정신이 어지러워서 그것을 따르다가 죄악에 떨어지니, 다만 모르기 때문에 마음을 제어하지 못하는 것일 뿐입니다. 지금부터는 종신토록 참회하고 삼존께 귀명하여 다시는 범하지 않겠나이다.”
006_1191_a_09L佛說如是優塡王歡喜卽以頭面著白佛言實從生以來不聞女人之惡乃爾男子悖亂隨之墮罪但不知故不制心意從今已後終身自悔命三尊不敢復犯
그는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기뻐하면서 돌아갔다.
006_1191_a_14L爲佛作禮歡喜而去
佛說優塡王經
戊戌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패다라(貝多羅)를 줄인 말로, 패엽(貝葉)․다라엽(多羅葉)이라고 한다. 다라수(多羅樹)의 잎사귀는 사경(寫經)의 재료로 쓰인다. 다라수는 모양이 종려와 비슷하고, 그 잎은 바탕이 곱고 빽빽하고 길다. 글을 쓰는 데 사용하려면 잎을 말려서 일정한 규격으로 끊은 뒤 칼이나 송곳 등으로 글자 획을 만들고 먹을 넣기도 하며, 또는 먹과 붓으로 쓰기도 한다.
  2. 2)중국의 도교(道敎)에서 태산의 신(神)을 태산부군(泰山府君)이라 하고, 불교에서는 염마왕의 서기(書記)로서 인간의 선악을 기록하는 일을 맡은 왕을 태산부군 혹은 태산대왕이라 한다. 여기서는 염라국을 말한다.
  3. 3)사람을 죽이는 짐새의 독. 전의(轉意)하여 사람을 해치거나 불선(不善)에 빠뜨리는 독소(毒素)를 말한다. 곧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 등의 번뇌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