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0465_a_01L승사유범천소문경(勝思惟梵天所問經) 제1권
010_0465_a_01L勝思惟梵天所問經卷第一


원위(元魏) 보리류지(菩提流支) 한역
김영률 번역
010_0465_a_02L元魏天竺三藏菩提流支譯


모든 불보살(佛菩薩)님께 귀명(歸命)합니다.
010_0465_a_03L歸命一切諸佛菩薩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如是我聞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가란타(迦蘭陀) 죽림(竹林)에 머무시면서 대비구승 6만 4천 인과 보살마하살 7만 2천 인과 함께 계셨다. 모두 지혜 있는 선지식(善知識)으로 다라니(陀羅尼)를 구족하였고, 걸림이 없이 바르게 변설하는 재주[辯才]를 얻었으며, 모든 삼매를 얻고, 대신통과 분신무애(奮迅無礙)를 얻어 마침내 무소외(無所畏)를 얻었으며, 여실(如實)하게 모든 법체(法體)의 상(相)을 잘 알아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010_0465_a_04L一時婆伽婆住王舍城迦蘭陁竹林與大比丘僧六萬四千人俱菩薩摩訶薩七萬二千人皆是智者之所識知具足陁羅尼得無障礙樂說辯才諸三昧得大神通奮迅無㝵畢竟得無所畏如實善知諸法體相得無生法忍
그 이름은 문수사리 법왕자(文殊師利法王子)ㆍ보수(寶手) 법왕자ㆍ보인수(寶印手) 법왕자ㆍ보덕(寶德) 법왕자ㆍ허공장(虛空藏) 법왕자ㆍ발심전법륜(發心轉法輪) 법왕자ㆍ망명(網明) 법왕자ㆍ분신(奮迅) 법왕자ㆍ공덕장(功德藏) 법왕자ㆍ능사일체법(能捨一切法) 법왕자ㆍ발두마장엄(鉢頭摩莊嚴) 법왕자ㆍ사자(師子) 법왕자ㆍ월광(月光) 법왕자ㆍ월명(月明) 법왕자ㆍ최승의(最勝意) 법왕자ㆍ일체장엄(一切莊嚴) 법왕자이다.
010_0465_a_11L其名曰文殊師利法王子寶手法王子寶印手法王子寶德法王子虛空藏法王子發心轉法輪法王子網明法王子奮迅法王子功德藏法王子能捨一切法法王子鉢頭摩莊嚴法王子師子法王子月光法王子月明法王子最勝意法王子一切莊嚴法王子
010_0465_b_02L 발타바라(跋陀婆羅) 등을 상수(上首)로 하는 열여섯 분의 큰 현사(賢士)인데, 그 이름은 발타바라보살(跋陀婆羅菩薩)ㆍ보적(寶積)보살ㆍ선장도(善將導)보살ㆍ인덕(人德)보살ㆍ선호덕(善護德)보살ㆍ대해덕(大海德)보살ㆍ제석왕덕(帝釋王德)보살ㆍ상의(上意)보살ㆍ승의(勝意)보살ㆍ증상의(增上意)보살ㆍ불공견(不空見)보살ㆍ선주(善住)보살ㆍ선분신(善奮迅)보살ㆍ무량의(無量意)보살ㆍ불휴식(不休息)보살ㆍ일장(日藏)보살ㆍ지지(持地)보살 등이다. 이러한 보살마하살 7만 2천 명이다.
010_0465_a_18L跋陁婆羅等上首十六大賢士其名跋陁婆羅菩薩寶積菩薩善將導菩薩人德菩薩善護德菩薩大海德菩薩帝釋王德菩薩上意菩薩勝意菩薩增上意菩薩不空見菩薩善住菩薩善奮迅菩薩無量意菩薩不休息菩薩日藏菩薩持地菩薩如是等菩薩摩訶薩七萬二千人
사천왕(四天王)과 천제석왕(天帝釋王)이 상수(上首)인 삼십삼천(三十三天)과 야마천(夜摩天)ㆍ도솔타천(兜率陀天)ㆍ화락천(化樂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ㆍ범왕(梵王) 등과 나머지 모두 범천(梵天)과 아울러 그 밖에 한량없는 천룡(天龍)ㆍ귀신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ㆍ인비인(人非人) 등이 모두 다 와서 모였다. 세존께서는 백천만의 대중이 모인 가운데 공경을 받으며 둘러싸여 설법하셨다.
010_0465_b_05L及四天王天帝釋王上首三十三天夜摩天率陁天化樂天他化自在天及梵王等諸餘梵天幷餘無量天鬼神乾闥婆阿修羅迦樓羅緊那羅睺羅伽人與非人普皆來集爾時尊有百千萬大衆集會恭敬圍遶爲說法
이때 망명동자(網明童子)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에 가사를 걸치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린 뒤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며, 이 삼천대천세계를 진동시키고 삼천대천세계의 일체 중생을 관찰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여쭈어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만약 부처님께서 들어주신다면 감히 청하겠습니다.”
010_0465_b_12L爾時網明童子菩薩卽從坐起整服右肩右膝著地頂禮佛足合掌向佛動此三千大千世界觀察三千大千世界一切衆生而白佛言世尊我欲少問若佛聽者乃敢諮請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망명아, 네가 묻는다면 나는 마땅히 해설하여 너의 마음을 기쁘게 하리라.”
010_0465_b_17L佛言網明恣汝所問我當解說悅可爾心
망명동자보살은 들어주시겠다는 허락을 받고는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며 즉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몸의 모습[身相]은 백천만 개의 해와 달의 광명보다 뛰어납니다. 제가 스스로 생각해 보니 만약 어떤 중생이 부처님의 몸을 볼 수 있고 사유(思惟)할 수 있다면 그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제가 다시 생각해 보니 만약 어떤 중생이 능히 부처님의 몸을 보고 사유할 수 있다면 모두 여래의 위신력(威神力) 때문입니다.”
010_0465_b_18L於是網明童子菩薩旣蒙聽許心大歡喜卽白佛言世尊如來身相超百千萬日月光明我自惟念若有衆生能見佛身及思惟者甚爲希有我復思惟若有衆生能見佛身及思惟者皆是如來威神之力
010_0465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네가 말한 바와 같다. 만약 불(佛)ㆍ여래(如來)가 위신력을 주지 않는다면 중생은 부처님의 몸을 본다거나 사유할 수가 없으며, 또한 여래에게 물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망명아, 여래의 광명을 적장엄(寂莊嚴)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이 광명을 만나는 자는 능히 부처님을 보고 부처님의 몸을 사유하게 되어 안근(眼根)이 파괴되지 않는다.
010_0465_b_24L佛言網明如是如是如汝所言若佛如來不加威神衆生無有能見佛身及思惟者亦無有能問如來者何以網明如來有光名寂莊嚴若以此光觸諸衆生遇斯光者能見佛身思惟佛身不壞眼根
망명아, 여래의 광명을 무외변(無畏辯)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이 광명을 만나는 자는 여래의 그 다함없는 변재(辯才)를 물을 수 있다. 망명아, 여래의 광명을 집일체제선근본(集一切諸善根本)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이 광명을 만나는 자는 여래가 전륜성왕(轉輪聖王)으로 행한 업의 인연을 물을 수 있다.
010_0465_c_07L網明如來有光名無畏辯若以此光觸諸衆生遇斯光能問如來其辯無盡網明如來有光名集一切諸善根本若以此光觸諸衆生遇斯光者能問如來轉輪聖王行業因緣
여래에게 있는 광명을 정장엄(淨莊嚴)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이 광명을 만나는 자는 여래가 천제석왕(天帝釋王)으로 행한 업의 인연을 물을 수 있다. 여래의 광명을 자재(自在)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이 광명을 만나는 자는 여래가 대범천왕(大梵天王) 때에 행한 업의 인연을 물을 수가 있다.
010_0465_c_12L如來有光名淨莊嚴以此光觸諸衆生遇斯光者能問如來天帝釋王行業因緣如來有光名曰自在若以此光觸諸衆生遇斯光者能問如來大梵天王行業因緣
여래의 광명을 이번뇌(離煩惱)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이 광명을 만나는 자는 여래가 성문승(聲聞乘)의 사람으로 행한 도를 물을 수 있다. 여래의 광명을 선원리(善遠離)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이 광명을 만나는 자는 여래가 연각승(緣覺乘)의 사람으로 행한 도를 물을 수 있다.
010_0465_c_16L如來有光名離煩惱若以此光觸諸衆生遇斯光者能問如來聲聞乘人所行之道如來有光名善遠離若以此光觸諸衆生遇斯光者能問如來緣覺乘人所行之道
010_0466_a_02L 여래의 광명을 익일체지지(益一切智智)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이 광명을 만나는 자는 가장 높은 불승(佛乘)인 대승(大乘)의 도를 물을 수 있다. 여래의 광명을 주익(住益)이라 하며 부처님께서 오고 갈 때 다리 아래에서 광명이 나오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이 광명을 만나는 자는 목숨을 마치고는 천상(天上)에 태어난다.
010_0465_c_21L如來有光名益一切智智若以此光觸諸衆生遇斯光者能問如來最上佛乘大乘之道如來有光名曰往益佛來去時足下光明若以此光觸諸衆生遇斯光者隨所壽終生於天上
여래의 광명을 일체장엄(一切莊嚴)이라 하는데 만약 부처님께서 성(城)에 들어갈 때 이 광명을 놓아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나면 환희의 즐거움을 얻게 되며, 모든 장엄구(莊嚴具)로써 그 성을 장엄하게 된다. 여래의 광명을 분산(分散)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세계에 닿게 하면 헤아릴 수도 없고 끝도 없는 세계가 진동한다.
010_0466_a_03L如來有光名一切莊若佛入城放斯光明衆生遇者得樂歡喜諸莊嚴具莊嚴其城如來有光名曰分散若以此光觸諸世界量無邊世界震動
여래의 광명을 생락(生樂)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지옥 중생의 고뇌가 소멸될 수 있다. 여래의 광명을 상자(上慈)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축생(畜生)으로 하여금 서로 죽이거나 해치지 않게 한다.
010_0466_a_07L如來有光名曰生樂若以此光觸諸衆生能滅地獄衆生苦惱如來有光名曰上慈若以此光觸諸衆生能令畜生不相殺害
여래의 광명을 양락(凉樂)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아귀(餓鬼)의 목마름과 열뇌(熱惱)를 소멸시킬 수 있다. 여래의 광명을 명정(明淨)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소경은 눈을 얻어 볼 수가 있다.
010_0466_a_11L如來有光名曰涼樂若以此光觸諸衆生能滅餓鬼飢渴熱惱如來有光名曰明淨若以此光觸諸衆生能令盲者得眼能視
여래의 광명을 청총(聽聰)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능히 귀머거리가 귀를 얻어 소리를 듣게 된다. 여래의 광명을 일컬어 지식(止息)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열 가지 불선(不善)의 악업도(惡業道)에 머무는 자로 하여금 열 가지 선업도(善業道)에 안주(安住)하게 한다.
010_0466_a_14L如來有光名曰聽聰若以此光觸諸衆生能令聾者得耳聞聲如來有光名曰止息若以此光觸諸衆生住十不善惡業道者能令安住十善業道
여래의 광명을 참괴(慚愧)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미친 자가 정념(正念)을 얻게 된다. 여래의 광명을 이악(離惡)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사견(邪見)을 가진 자는 모두 정견(正見)을 얻는다.
010_0466_a_18L如來有光名曰慚愧若以此光觸諸衆生能令狂者皆得正念如來有光名曰離惡若以此光觸諸衆生令邪見者皆得正見
여래의 광명을 능사(能捨)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인색한 자로 하여금 인색과 탐욕의 마음을 파괴하고 보시(布施)를 닦고 행하게 한다. 여래의 광명을 무회열(無悔熱)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금계(禁戒)를 헐뜯는 자가 모두 지계(持戒)를 얻는다.
010_0466_a_22L如來有光名曰能捨若以此光觸諸衆生能令慳者破慳貪心修行布施如來有光名無悔熱若以此光觸諸衆生令毀禁者皆得持戒
010_0466_b_02L 여래의 광명을 안리(安利)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화내는 자로 하여금 인욕(忍辱)을 행하게 한다. 여래의 광명을 근수(勤修)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게으른 자로 하여금 모두 정진(精進)을 행하게 한다.
010_0466_b_02L如來有光名曰安利若以此光觸諸衆生能令瞋者皆行忍辱如來有光名曰勤修若以此光觸諸衆生令懈怠者皆行精進
여래의 광명을 일심(一心)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망념(妄念)을 가진 자로 하여금 모두 선정(禪定)을 얻게 한다. 여래의 광명을 능해(能解)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어리석은 자로 하여금 모두 지혜를 얻게 한다.
010_0466_b_06L如來有光名曰一心若以此光觸諸衆生令忘念者皆得禪定如來有光名曰能解若以此光觸諸衆生令愚癡者皆得智慧
여래의 광명을 무구정(無垢淨)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믿지 않는 자로 하여금 모두 바른 믿음을 얻게 한다. 여래의 광명을 능지(能持)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들음이 적은 자로 하여금 모두 많이 들을 수 있게 한다.
010_0466_b_09L如來有光名無垢淨若以此光觸諸衆生令不信者皆得正信如來有光名曰能持若以此光觸諸衆生令少聞者皆得多聞
여래의 광명을 위의(威儀)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부끄러움이 없는 자로 하여금 모두 부끄러워함을 얻게 한다. 여래의 광명을 안온(安隱)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음욕(婬欲)이 많은 자로 하여금 음욕을 끊어 없애버리게 한다.
010_0466_b_13L如來有光名曰威儀若以此光觸諸衆生無慚愧者皆得慚愧如來有光名曰安隱若以此光觸諸衆生令多欲者斷除婬欲
여래의 광명을 환희(歡喜)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분노가 많은 자로 하여금 분노를 끊어 없애버리게 한다. 여래의 광명을 조명(照明)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어리석음이 많은 자로 하여금 12인연법을 관찰하게 하여 어리석음을 끊어 없애버리게 한다.
010_0466_b_16L如來有光名曰歡喜若以此光觸諸衆生令多怒者斷除瞋恚如來有光名曰照明若以此光觸諸衆生令多癡者觀十二緣斷除愚癡
여래의 광명을 변행(遍行)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등분(等分)하는 자로 하여금 등분을 끊어 없애버리게 한다. 망명아, 여래의 광명을 시현일체종색(示現一切種色)이라 하는데, 만약 이 광명을 모든 중생에게 닿게 하면 능히 이 광명을 만나는 자로 하여금 부처님 몸의 갖가지 기이한 색(色), 한량없는 종류의 색, 백천만이 넘는 색을 보게 한다.
010_0466_b_20L如來有光名曰遍行若以此光觸諸衆生令等分者斷除等分網明如來有光名曰示現一切種色若以此光觸諸衆生能令遇者皆見佛身種種異色無量種色過百千萬色
010_0466_c_02L 망명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약 1겁(劫)이거나 나머지 남은 겁[殘劫] 동안 여래의 광명에 의지하여 법을 말한다 해도 다할 수가 없다.”
010_0466_c_02L網明當知如來若以一劫若餘殘劫依於如來光明說法不可窮盡是故如來正遍知光明功德無量無邊不可窮盡
이때 망명동자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希有)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한량없고 끝없는 신광(身光)의 장엄함을 나타내 보이시고 불가사의하고 교묘한 방편으로 거기에 상응(相應)하는 법을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모든 광명의 이름을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010_0466_c_06L爾時網明童子菩薩白佛言希有世如來示現無量無邊身光莊嚴可思議方便善巧相應說法世尊未聞此諸光明名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뜻을 해석할 것 같으면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보살이 이와 같은 모든 광명의 이름을 듣고 능히 깨끗한 믿음으로 공경하는 마음을 낸다면 저 모든 중생이 필경에는 여래의 이와 같은 광명의 몸을 얻을 수 있습니다.
010_0466_c_10L世尊如我解佛所說法義世尊若有菩薩得聞如此諸光明名能生淨信恭敬心者彼諸衆生畢竟定得如來如是光明之身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건대 지금 보살의 광명으로 모든 보살을 깨닫게 하시고 타방(他方)의 보살로 하여금 어려운 것을 묻게 하여 다 깨달아 알게 하시며, 이미 깨달아 안다면 발심하여 이 사바세계에 올 것이며, 이미 여기에 왔다면 여래께 묻고, 여래께 공양하며, 여래와 문답할 것입니다.”
010_0466_c_13L惟願今放請菩薩光覺諸菩薩他方菩薩善問難者皆悉覺知旣覺知已發心來此娑婆世界旣來此已問於如來供養如來問荅如來
이때 세존께서는 이미 망명보살의 청을 받아들여 즉시 광명을 놓아 타방의 한량없고 끝없는 모든 불세계(佛世界)를 비추셨다. 이에 부처님의 광명이 모든 방면의 한량없는 보살의 몸에 닿았기 때문에 모두 이 사바세계에 이르렀다.
010_0466_c_17L爾時世尊旣受網明菩薩請已卽放光明照於他方無量無邊諸佛世界於是諸方無量菩薩依佛光明觸其身故皆來至此娑婆世界
이때 동방으로 72항하(恒河)의 모래와 같이 많은 모든 불국토를 지나 청결(淸潔)이라 하는 불국토가 있었다. 그 나라에 부처님이 계셨는데, 명호(名號)가 월광명(月光明) 여래ㆍ응공ㆍ정변지라 하였다. 현재도 머물러 계시면서 오직 모든 보살마하살을 위해 청정한 법을 설하고 계신다.
010_0466_c_21L爾時東方過七十二恒河沙等諸佛國土有佛國土名曰淸潔彼中有佛號月光明如來正遍知現在現命現住惟爲諸菩薩摩訶薩說淸淨法
010_0467_a_02L그 불국토에는 보살범천(菩薩梵天)이 있는데 이름은 승사유(勝思惟)라 하였다. 그는 불퇴전(不退轉)에 머물러 있다가 부처님의 광명이 자기 몸에 닿게 되자 월광명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머리 숙여 예배한 뒤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 세계에 대광명이 나타났습니까?”
010_0467_a_02L彼佛國土有菩薩梵天名勝思惟住不退輪佛光明觸其身已到彼佛所頂禮佛白言世尊何因何緣於此世界大光明現
월광명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아, 여기서 서방(西方)으로 72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모든 불세계를 지나 사바(娑婆)라는 이름의 불세계가 있다. 그 세계에 부처님께서 계시는데, 이름을 석가모니 여래ㆍ응공ㆍ정변지라고 한다. 현재 머물고 계시면서 중생을 위해 설법하신다. 그 부처님의 몸에서 광명을 놓아 여기까지 이르렀으니, 이것은 시방세계의 모든 대보살마하살을 모으기 위해서인 것이다.”
010_0467_a_06L月光明佛告言梵天西方去此過七十二恒河沙等諸佛世界佛世界名曰娑婆彼中有佛號釋迦牟尼如來正遍知現在現命現住爲衆說法是彼佛身所放光明爲集十方諸大菩薩摩訶薩故
범천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사바세계에 이르러 그 부처님을 받들어 뵙고, 그 부처님께 공양하며, 친근히 하여 예배드리고, 깊고 자세한 뜻을 문답하며 자문을 받고자 합니다. 그 불세존께서도 역시 저를 보고자 하십니다.”
010_0467_a_11L梵天言我今欲詣娑婆世界奉見彼佛養彼佛禮拜親近諮問問答深細意彼佛世尊亦欲見我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서 가거라. 범천아,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그 나라에는 지금 천억의 모든 보살이 모여 있다. 범천아, 너는 지금 마땅히 열 가지 청정하고 견고한 마음으로 그 세계에 노닐어야 한다.
010_0467_a_14L其佛告言便梵天今正是時彼國今有若干千億諸大菩薩現前集會梵天汝今應以十種淸淨堅固心遊彼世界
말하자면 비방이든 칭찬이든 마음에 증감(增減)이 없어야 하며, 선(善)을 듣거나 악(惡)을 듣거나 평등하게 자심(慈心)을 가져야 하며, 모든 어리석음과 지혜에도 평등하게 비심(悲心)을 가져야 하고, 상ㆍ중ㆍ하의 중생의 종류에도 마음은 항상 평등해야 하며, 가벼이 공양을 무너뜨려도 두 가지 마음이 없어야 하며, 타인의 공덕과 과실을 보지 않아야 하며, 갖가지 승(乘)을 보더라도 모두 한 가지의 맛[一味]으로 알아야 하며, 3악도(惡道)에 대해 듣더라도 마음에 공포가 없어야 하며, 모든 보살에게 세존이라는 생각을 내어야 하며, 부처님께서는 5탁(濁)을 초월했다는 희유한 생각을 내어야 한다. 범천아, 너는 마땅히 이 열 가지의 청정하고 견고한 마음으로 그 세계에서 노닐어야 한다.”
010_0467_a_17L所謂於毀於譽心無增減故聞善聞惡等以慈心故於諸愚智等以悲心故上中下衆生之類意常平等故於輕毀供養心無有二故不見他人功德過失故見種種乘皆是一味故聞三惡道心不驚怖故於諸菩薩生世尊想故佛出五濁生希有想故梵天當依此十種淸淨堅固心遊彼世界
010_0467_b_02L승사유범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감히 여래 앞에서 사자후(師子吼)를 내지 않겠으며, 제가 행하는 것을 부처님께서 스스로 아시도록 하겠습니다.”
010_0467_b_02L爾時勝思惟梵天白其佛言世尊我不敢於如來前作師子吼我所能佛自知之
이때 월광명여래의 국토에 있는 나머지 모든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그와 같은 국토에 태어나지도 않으며, 그와 같은 악한 중생 가운데 태어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010_0467_b_05L月光明如來國土餘諸菩薩白其佛言世尊我得大利生如是國土不生如是惡衆生中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선남자여, 그런 말을 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만약 보살이 이 나라 안에서 백천만 겁이 지나도록 깨끗하게 범행(梵行)을 닦는다 해도 저 사바세계에서 반나절 동안 성내거나 구애되는 마음이 없는 그 복이 더욱 뛰어나다. 왜냐하면 그 세계에는 많은 때로 물들어 있고 여러 가지 많은 재난이 있으며, 그곳의 모든 중생도 많은 때에 물들어 있고 투쟁하는 이가 많기 때문이다.”
010_0467_b_07L佛告言諸善男子勿作是語何以故若菩薩於此國中滿百千劫淨修梵不如於彼娑婆世界從旦至中無瞋㝵心其福爲勝何以故以彼世界多有垢染多有諸難彼諸衆生多有垢染多有鬪諍故
이때 즉시 그 나라에 있는 만 2천의 여러 보살들이 승사유범천과 함께 와서 이렇게 아뢰었다.
“여래께서는 저희들이 보살행을 행하는 것을 아십니다. 저희들은 이 열 가지의 심범(心法)을 가지고 일심으로 사바세계에서 수행하며 석가모니부처님을 뵙고 예배하며 공양하고, 일심으로 뜻을 정하여 그 나라에서 편력하며 수행하고자 합니다.”
010_0467_b_13L卽時彼國有萬二千諸菩薩等欲與勝思惟梵天俱共發來而作是言如來知我行菩薩行我等亦欲以此十心一心遊行娑婆世界見釋迦牟尼佛禮拜供養一心定意遊行彼國
이때 승사유범천과 만 2천의 모든 보살들이 머리를 숙여 월광명부처님께 예배드린 뒤 그 국토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비유하면 장사(壯士)가 팔을 한 번 굽혔다 펴는 사이에, 일 찰나 사이에, 일 라파(羅婆) 사이에, 일 무후다(無侯多) 사이에 사바세계의 석가모니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머리 숙여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린 뒤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한쪽에 서 있었다.
010_0467_b_18L爾時勝思惟梵天與萬二千諸菩薩等頭面禮拜月光明於其國土忽然不現譬如壯士屈申臂頃一剎那頃一羅婆頃一無侯多頃到娑婆世界釋迦牟尼佛所面禮足右遶三帀卻住一面
010_0467_c_02L이때 부처님께서 망명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망명아, 너는 승사유범천이 온 것을 보았느냐?”
망명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미 보았습니다.”
010_0467_b_23L爾時佛告網明菩薩言網明汝見勝思惟梵天來不網明菩薩白佛言如是世尊已見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망명아, 이 승사유범천은 일체 바르게 묻는 것이 모든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일체 미묘(美妙)한 음성이 모든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일체 선인(先人)의 뜻을 묻는 데에 신속하기가 모든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일체에 상응하여 언어로써 공양하는 것이 모든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일체 장애가 없는 말에 모든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다.
010_0467_c_03L佛言網明此勝思惟梵天於一切正問諸菩薩中爲最第一於一切善巧隨意所宜說法諸菩薩中爲最第一於一切美妙音聲諸菩薩中最第一於一切美妙言語諸菩薩中爲最第一於一切先意問訊諸菩薩中爲最第一於一切應以言語供養諸菩薩中爲最第一於一切無障㝵言語諸菩薩中爲最第一
일체 밀의(密意)의 말에 모든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일체 화내거나 원한이 없는 마음에 모든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일체 자심(慈心)을 행하는 것이 모든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일체 비심(悲心)을 행하는 것이 모든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일체 희심(喜心)을 행하는 것이 모든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일체 사심(捨心)을 행하는 것이 모든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일체 의심을 잘 묻는 것이 모든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다.”
010_0467_c_11L於一切密意言語諸菩薩中爲最第一於一切無瞋恨心諸菩薩中爲最第一於一切慈心行諸菩薩中爲最第一於一切悲心行諸菩薩中爲最第一於一切喜心行諸菩薩中爲最第一於一切捨心行諸菩薩中爲最第一於一切善問疑心諸菩薩中爲最第一
이때 승사유범천은 만 2천의 모든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린 뒤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합장하고서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미하며 청하였다.
010_0467_c_18L爾時勝思惟梵天與萬二千諸菩薩等禮佛足右遶三帀合掌向佛偈讚請曰

세존의 크신 이름
시방에 널리 들리고
도처의 모든 여래께서
찬탄하지 않는 이 없으시네.
010_0467_c_20L世尊大名勝
普聞於十方
所在諸如來
無不稱歎者

다른 모든 깨끗한 나라에도
3악도(惡道)라는 이름이 없는데
이러한 묘토(妙土)를 버리시고
자비심 때문에 이곳에 나시었네.
010_0467_c_22L有諸餘淨國
無三惡道名
捨如是妙土
慈悲故生此

부처님의 지혜는 감소함이 없어
모든 여래와 더불어
대비(大悲)의 본원(本願)으로
이 더럽고 악한 나라에 오셨네.
010_0467_c_23L佛名智無減
與諸如來等
以大悲本願
處斯穢惡土
010_0468_a_02L
만약 사람이 깨끗한 나라에서
일 겁 동안 범행(梵行)한다 해도
잠깐 동안 사바세계에서
자비를 행함이 더욱 뛰어나네.
010_0467_c_24L若人於淨國
梵行滿一劫
此土須臾間
行慈爲最勝

만약 사람이 사바세계에서
몸ㆍ입ㆍ뜻으로 지은 죄가 있어
마땅히 3악도에 떨어질지라도
현세에서 소멸할 수 있다네.
010_0468_a_03L若人於此土
有身口意罪
應墮三惡道
現世受得除

사바세계에 태어난 보살이
근심과 고뇌를 품지 않으면
설령 악도(惡道)의 죄가 있더라도
두통(頭痛)은 즉시 사라지네.
010_0468_a_04L生此土菩薩
不應懷憂惱
設有惡道罪
頭痛則得除

사바세계의 모든 보살이
능히 법을 수호한다면
태어나는 세상마다
정념(正念)을 잃지 않는다네.
010_0468_a_05L此土諸菩薩
若能守護法
世世所生處
不失於正念

만약 사람이 속박을 끊고
번뇌의 죄업을 소멸하고자 한다면
이 사바세계에서 법을 수호하라.
그리하면 일체지(一切智)가 불어나리라.
010_0468_a_07L若人欲斷縛
滅煩惱業罪
於此土護法
增益一切智

정토(淨土)에서 억 겁 동안
청정한 계(戒)를 지키는 것보다
이 사바세계에서의
반나절이 더욱 뛰어나다네.
010_0468_a_08L淨土多億劫
受持淸淨戒
於此娑婆國
從旦至中勝

나는 본다네, 안락국(安樂國)과
무량수(無量壽)의 불국토에는
고통도 없고 고통이라는 이름도 없음을.
그곳에서 복을 짓는 것은 기이한 일 아니네.
010_0468_a_09L我見安樂國
無量壽佛國
無苦及苦名
彼作福非奇

사바세계의 번뇌에 처해서
참을 수 없는 것을 능히 참고
또한 남에게 이런 법을 가르친다면
그 복은 가장 뛰어나네.
010_0468_a_11L於此煩惱處
能忍不可忍
亦教他此法
其福爲最勝

나는 위없이 높으신 분
대비(大悲)로 고통을 구제하신 분께 예배하니
악한 중생을 위해 능히 참으시고
설법하심은 심히 어려운 일이로다.
010_0468_a_12L我禮無上尊
大悲救苦者
能忍惡衆生
說法甚爲難

부처님께서는 시방세계의
훌륭한 보살을 모으시고
법을 듣기에 싫어함이 없는 이를 위해
널리 불도(佛道)를 설하시네.
010_0468_a_13L佛集十方界
名聞諸菩薩
聽法無厭者
廣爲說佛道

석범천(釋梵天)과 사천왕(四天王)
모든 천룡(天龍)과 귀신 등이
모두 법을 구하고자 하니
원컨대 믿음에 따라 즐거이 설해 주소서.
010_0468_a_15L釋梵天四王
諸天龍神等
皆悉欲求法
願隨信樂說

비구와 비구니와
청신사(淸信士)와 청신녀(淸信女),
이 사부대중[四衆]이 널리 모였으니
원컨대 때에 따라 연설해 주소서.
010_0468_a_16L比丘比丘尼
及淸信士女
是四衆普集
願時爲演說

불승(佛乘)을 즐기는 자와
성문(聲聞)과 연각(緣覺)들의
그 깊은 마음을 부처님께서는 아시니
원컨대 모두 의혹을 끊게 하소서.
010_0468_a_17L有樂佛乘者
及聲聞緣覺
佛知其深心
願悉爲斷疑

부처님의 종자를 끊지 않는 자는
능히 3보(寶) 가운데 출생하니
이 모든 보살을 위해
저는 지금 법왕에게 청하옵니다.
010_0468_a_19L不斷佛種者
能出生三寶
爲是諸菩薩
我今請法王

명성이 널리 유포되어
시방의 보살이 듣고는
다 함께 와서 모였으니
원컨대 위없는 도를 설해 주소서.
010_0468_a_20L名稱普流布
十方菩薩聞
皆悉共來集
願說無上道

2승(乘)으로는 미칠 수 없는 법에
저희들은 믿음의 힘으로 들어갔으나
불가사의한 지혜는
오직 부처님의 경계(境界)입니다.
010_0468_a_21L法非二乘境
我等信力入
不可思議慧
惟是佛境界

저는 이제 간청이 있으니
세존께 잘못을 참회하고자 합니다.
여래께서는 피로하거나 권태로움이 없으시니
원컨대 보리(菩提)의 도를 설해 주소서.
010_0468_a_23L我今有所請
悔過於世尊
如來無疲惓
願說菩提道
010_0468_b_02L
이때 승사유범천이 게송으로 찬탄한 뒤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보살의 그 마음이 견고하여 피로하거나 권태롭지 않으며, 어찌하여 보살은 말한 바를 결정하여 중간에 후회하지 않으며, 어찌하여 보살은 두려워함이 없고 위의(威儀)가 동요하지 않으며, 어찌하여 보살은 모든 청정결백한 법[白法]을 증장(增長)합니까?
010_0468_a_24L爾時勝思惟梵天偈讚歎已白佛言世尊云何菩薩其心堅固而不疲惓云何菩薩所言決定而不中悔云何菩薩增長諸善根云何菩薩無所恐畏威儀不轉云何菩薩增長諸白法
어찌하여 보살은 하나의 지[一地]에서 하나의 지에 이르는 것을 잘 알며, 어찌하여 보살은 방편으로 중생을 잘 교화하며, 어찌하여 보살은 모든 중생의 뜻을 따르며, 어찌하여 보살은 보리심을 잃지 않으며, 어찌하여 보살은 능히 일심(一心)으로 산란하지 않으며, 어찌하여 보살은 법을 잘 구하며, 어찌하여 보살은 금계(禁戒)를 무너뜨리는 죄에서 잘 벗어나며, 어찌하여 보살은 모든 번뇌를 잘 끊습니까?
010_0468_b_06L云何菩薩善知從一地至一地云何菩薩善知方便教化衆生云何菩薩隨順諸衆生云何菩薩不失菩提心云何菩薩能一其心而不散亂云何菩薩善求於法云何菩薩善出毀禁之云何菩薩善斷諸煩惱
어찌하여 보살은 모든 대중 가운데 잘 머물며, 어찌하여 보살은 법시(法施)를 잘 베풀며, 어찌하여 보살은 앞선 인[先因]의 힘을 얻어 선근(善根)을 잃지 않으며, 어찌하여 보살은 남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6바라밀(波羅蜜)을 행하며, 어찌하여 보살은 능히 선정(禪定)을 버리고 욕계(欲界)에 다시 태어나며, 어찌하여 보살은 모든 불법(佛法)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어찌하여 보살은 부처의 종자를 끊지 않고 여실(如實)하게 수행합니까?”
010_0468_b_12L云何菩薩善往諸大衆云何菩薩善開法施何菩薩得先因力不失善根云何菩薩不由他教而能自行六波羅蜜何菩薩能轉捨禪定還生欲界云何菩薩於諸佛法得不退轉云何菩薩不斷佛種如實修行
이때 세존께서는 승사유대범천을 칭찬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범천이여. 착하구나, 범천이여. 너는 지금 나에게 그와 같은 뜻을 잘 물었다. 범천아, 너는 지금 지극한 마음으로 잘 들어라. 내가 너를 위해 말해 주겠다.”
대범천이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즐거이 듣고자 합니다.”
010_0468_b_18L爾時世尊讚勝思惟大梵天言善哉善哉梵天善哉梵天汝今善能問於如來如是之義梵天汝今至心諦聽我爲汝說大梵天言如是世尊願樂欲聞
010_0468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므로 그 마음이 견고하여 피로하거나 권태롭지 않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모든 중생에게 대비심(大悲心)을 일으키는 것이며, 둘째는 정진(精進)하여 항상 게으름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생사(生死)를 꿈과 같다고 믿어 이해하는 것이며, 넷째는 비교할 것이 없는[無等等] 부처님의 지혜를 바르게 사유(思惟)하는 것이다.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필경에는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므로 그 마음이 견고하여 피로하거나 권태로움이 없다.
010_0468_b_23L佛言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其心堅固而不疲惓何等爲四一者於諸衆生起大悲心故精進常不懈故三者信解生死如夢故四者正思惟無等等佛之智慧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如是四法其心堅固而不疲惓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므로 말한 바를 결정하여 중간에 후회하지 않는다. 무엇을 네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모든 법에 내[我]가 없다는 말을 결정하는 것이며, 둘째는 모든 태어나는 곳에는 즐거움이 없다는 말을 결정하는 것이며, 셋째는 항상 대승(大乘)을 찬미하기로 결정하는 것이며, 넷째는 죄업(罪業)과 복업(福業)은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결정하는 것이다.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필경에는 이러한 네 가지 법을 성취하므로 말한 바를 결정하여 중간에 후회하지 않는다.
010_0468_c_06L梵天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所言決定而不中悔何等爲四一者決定說諸法無我故二者決定說諸生處無有樂者故三者決定常讚大乘故決定說罪福業不失故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如是四法所言決定而不中悔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모든 선근(善 根)을 증장(增長)시킨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계(戒)를 지니는 것이요, 둘째는 많이 듣는 것이요, 셋째는 보시하는 것이요, 넷째는 출가(出家)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8_c_13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增長諸善根何等爲一者持戒故二者多聞故三者施故四者出家故是爲四法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두려워하는 바가 없어 위의(威儀)가 동요하지 않는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재물과 이익[財利]을 얻지 못하여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헐뜯고 욕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고, 셋째는 악명(惡名)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고뇌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 지 법이다.
010_0468_c_16L梵天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無所恐畏威儀不轉何等爲四一者不畏不得財利故二者不畏毀辱故三者畏惡名故四者不畏苦惱故是爲四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므로 청정 결백 한 법[白法]을 증장(增長)시킨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모든 중생에게 대보리(大菩提)를 수행하도록 가르치는 것이고, 둘째는 보시를 해도 과보를 바라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정법(正法)을 수호하는 것이며, 넷째는 지혜로써 모든 보살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8_c_21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增長諸白法何等爲四一者教諸衆生修行大菩提故二者布施不求果報故三者守護正法故四者以智慧教諸菩薩故是爲四法
010_0469_a_02L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하나의 지(地)로부터 하나의 지에 이르는 것을 잘 안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모든 선근(善根)을 모으는 것이요, 둘째는 일체의 잘못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셋째는 좋은 방편으로 회향할 줄 아는 것이요, 넷째는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9_a_02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善知從一地至一地何等爲四一者集諸善根二者遠離一切諸過咎故三者知方便迴向故四者常勤精進故爲四法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좋은 방편으 로 중생을 교화할 줄 안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중생의 뜻을 잘 따르는 것이며, 둘째는 남의 공덕에 수희심(隨喜心)을 일으키는 것이다. 셋째는 잘못을 참회하여 죄업을 없애는 것이며, 넷째는 모든 부처님께 설법해 주시기를 권청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9_a_07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善知方便教化衆生何等爲一者隨順衆生意故二者於他功德起隨喜心故三者悔過除罪故勸請諸佛故是爲四法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모든 중생을 잘 따른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항상 일체 중생의 이익과 편안을 바라는 것이요, 둘째는 스스로 육신의 쾌락을 버리는 것이요, 셋째는 마음이 온화하여 인욕(忍辱)하는 것이요, 넷째는 교만심을 버리고 없애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9_a_11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隨順諸衆何等爲四一者常求利安一切衆生故二者自捨己樂故三者心和忍辱故四者除捨憍慢故是爲四法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보리심을 잃 지 않는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항상 부처님을 마음에 기억하여 잊지 않는 것이며, 둘째는 선근(善根)을 지어서 보리심을 여의지 않는 것이요, 셋째는 선지식(善知識)을 친근하는 것이요, 넷째는 대승(大乘)을 찬탄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9_a_15L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失菩提心何等爲四一者常憶念佛二者所作善根不離菩提心故親近善知識故四者讚歎大乘故是爲四法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능히 그 마음 이 하나가 되어 산란하지 않다. 무엇을 네 가지 법이라고 하는가? 첫째는 성문(聲聞)의 마음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둘째는 벽지불(辟支佛)의 마음과 생각을 버리는 것이요, 셋째는 법을 구하되 싫어함이 없는 것이요, 넷째는 법을 들은 것과 같이 널리 남을 위해 말해주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9_a_20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能一其心而不散亂何等爲四一者遠離聲聞心故二者捨辟支佛心念故三者求法無厭足故如所聞法廣爲人說故是爲四法
010_0469_b_02L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법에서 잘 구 한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법에서 진보(珍寶)의 생각을 냄으로써 어려운 것을 얻는 것이요, 둘째는 법에서 묘약(妙藥)의 생각을 냄으로써 중생의 병을 치료하는 것이요, 셋째는 법에서 재물과 이익[財利]이 되는 생각을 냄으로써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법에서 고뇌를 소멸하는 생각을 냄으로써 열반에 이르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9_a_24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善求於法何等爲四一者於法生珍寶想以難得故二者於法生妙藥想療衆病故三者於法生財利想以不失故四者於法生滅苦想至涅槃故是爲四法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훼금(毁禁)의 죄에서 잘 벗어난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무생인(無生忍)을 얻음으로써 모든 법을 안으로 관찰[內觀]하는 것이요, 둘째는 무멸인(無滅忍)을 얻음으로써 모든 법은 가는[去]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며, 셋째는 인연인(因緣忍)을 얻음으로써 모든 법의 인연을 관찰하는 것이며, 넷째는 무주인(無住忍)을 얻음으로써 새것도 없고 옛것도 없음을 이르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9_b_07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善出毀禁之罪何等爲四一者得無生忍以諸法內觀故二者得無滅忍以諸法無去故三者得因緣忍觀諸法因緣故四者得無住忍無新無舊故是爲四法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모든 번뇌를 끊어버린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바르게 관찰하는 것이요, 둘째는 미래의 모든 장애를 멀리 여의고 모든 청정결백한 법을 증장시키는 것이요, 셋째는 선법의 힘을 얻는 것이요, 넷째는 홀로 있는 곳[獨處]을 멀리 피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9_b_12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善斷諸煩惱何等爲四一者正觀察故二者遠離未來諸障增長諸白法故三者得善法力故四者獨處遠離故是爲四法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모든 대중 속으로 잘 들어간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법을 구하되 빼어난 것을 구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공경하는 마음으로 교만함이 없는 것이요, 셋째는 오직 법에서 구함이 있되 스스로를 나타내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남에게 선법(善法)을 가르치되 명예와 이익[名利]를 구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9_b_16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善往諸大衆何等爲四一者求法不求勝故二者恭敬心無憍慢故三者惟求於法不自顯現故四者教人善法不求名利故是爲四法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법시(法施) 를 잘 연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법을 수호하는 것이요, 둘째는 스스로의 지혜를 불어나게 하고 또한 남에게도 불어나게 하는 것이요, 셋째는 선인(善人)의 법을 행하는 것이요, 넷째는 더럽고 깨끗한 것을 남에게 보이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9_b_21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善開法施何等爲四一者守護法故二者自益智慧亦益他人故三者行善人法故四者示人垢淨故是爲四法
010_0469_c_02L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앞선 인[先因]의 힘을 얻어서 선근(善根)을 잃지 않는다. 무엇을 네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남의 결함과 잘못에서 그 허물을 보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분노하는 사람에게도 항상 자애로운 마음을 닦는 것이요, 셋째는 항상 모든 법의 인연을 말하는 것이요, 넷째는 항상 보리(菩提)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9_c_02L梵天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得先因力不失善根何等爲四一者於他闕失不見其過故二者於瞋怒人常修慈心故三者常說諸法因緣故四者念菩提故是爲四法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남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6바라밀(波羅蜜)을 행할 수 있다. 무엇을 네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베풂으로써 남을 인도하는 것이요, 둘째는 타인에게 훼금(毁禁)의 죄를 말하지 않는 것이요, 셋째는 섭수하는 법[攝法]을 잘 알아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요, 넷째는 심법(深法)을 통달하여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9_c_07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不由他教而能自行六波羅蜜何等爲四一者以施導人故二者不說他人毀禁之罪故三者善知攝法教化衆生故四者解深法故是爲四法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능히 선정(禪定)을 버리고 욕계(欲界)에 환생한다. 무엇을 네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마음이 유연(柔軟)한 것이요, 둘째는 모든 선근(善根)의 힘을 얻는 것이요, 셋째는 지혜와 방편력을 잘 닦는 것이요, 넷째는 일체의 중생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그 네 가지 법이라 한다.
010_0469_c_12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能轉捨禪定還生欲界何等爲四一者其心柔軟故二者得諸善根力故三者善修智慧方便力故四者不捨一切諸衆生故是爲四法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모든 불법에서 불퇴전(不退轉)을 얻는다. 무엇을 네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한량없는 생사(生死)를 감수(堪受)하는 것이요, 둘째는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이요, 셋째는 한량없는 큰 자애심[大慈]을 수행하는 것이요, 넷째는 한량없는 큰 비애심[大悲]을 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다.
010_0469_c_17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於諸佛法得不退轉何等爲四一者堪受無量生死故二者養無量諸佛故三者修行無量大慈四者修行無量大悲故是爲四法
010_0470_a_02L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네 가지 법을 성취하고 여실(如實)하게 수행하여 부처의 종자를 끊지 않는다. 무엇을 네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본원(本願)에서 물러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여실하게 수행하는 것이요, 셋째는 모든 선법(善法)으로 크게 정진하고자 하는 것이요, 넷째는 깊은 마음으로 불도(佛道)를 행하는 것이다. 범천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필경에는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고 여실하게 수행하여 부처님의 종자를 끊지 않는다.”
010_0469_c_21L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四法不斷佛種如實修行何等爲四一者不退本願故二者如實修行故三者於諸善法大欲精進故四者深心行於佛道故梵天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如是四法不斷佛種如實修行
이와 같은 등의 네 가지 법을 설할 때 2만 2천의 모든 하늘[天]과 사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을 내었고, 5천의 보살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며, 시방세계에서 온 모든 보살이 부처님께 하늘 꽃을 뿌리며 공양했는데,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돌아서 무릎까지 쌓였다.
010_0470_a_04L說如是等諸四法時二萬二千諸天及人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五千菩薩得無生法忍十方世界諸來菩薩供養於佛所散天華周遍三千大千世界積至于膝
이때 망명동자보살이 승사유대범천에게 말했다.
“범천이여, 부처님께서는 당신이 ‘일체를 바르게 묻는 것에 있어서 모든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다’라고 하셨는데, 보살이 어떻게 묻는 것이 바르게 묻는 것입니까?”
010_0470_a_09L爾時網明童子菩薩問勝思惟大梵天言梵天佛說汝於一切正問諸菩薩中爲最第一云何菩薩所問爲正問耶
범천이 말했다.
“망명이여, 만약 보살이 나[我]를 보기 때문에 묻는다면 삿된 물음이라 하며 바른 물음이 아닙니다. 남을 보기 때문에 묻는다면 삿된 물음이라 하며 바른 물음이 아닙니다. 분별법(分別法)으로 묻는다면 삿된 물음이라 하고 바른 물음이 아닙니다. 망명이여, 만약 보살이 나를 봄이 없이 묻고, 남을 봄이 없이 묻고, 법을 봄이 없이 묻는다면 바른 물음이라 하며 삿된 물음이 아닙니다.
010_0470_a_13L梵天言網明若菩薩見我故問名爲邪問非爲正問見他故問名爲邪問非爲正問分別法問名爲邪問非爲正問網明若菩薩無我見問他見問無法見問名爲正問非爲邪
다시 망명이여, 만약 보살이 태어나는 연고로써 묻는다면 삿된 물음이라 하며, 소멸하는 연고로써 묻는다면 삿된 물음이라 하며, 이것은 처소(處所)이다, 처소가 아니다 하는 연고로써 묻는다면 삿된 물음이라 합니다. 망명이여, 만약 보살이 태어나는 것이 아닌 연고로써 묻거나 소멸하는 것이 아닌 연고로써 묻거나 이곳이다, 이곳이 아니다 하는 것이 아닌 연고로써 묻는다면 바른 물음이라 합니다.
010_0470_a_18L復次網明若菩薩以生故問名爲邪問以滅故問名爲邪問以是處非處故問名爲邪問網明若菩薩不以生故問不以滅故問不以是處非處故問名爲正問
010_0470_b_02L다시 망명이여, 보살의 더러움의 연고가 되는 물음은 삿된 물음이라 하며, 깨끗함의 연고가 되는 물음은 삿된 물음이라 하며, 생사의 연고가 되는 물음은 삿된 물음이라 하며, 생사를 벗어나는 연고가 되는 물음은 삿된 물음이라 하며, 열반의 연고가 되는 물음은 삿된 물음이라 합니다. 망명이여, 만약 보살이 더럽거나 깨끗함의 연고가 되지 않는 물음이거나, 생사나 생사를 벗어나는 연고가 아닌 물음이거나, 열반의 연고가 되지 않는 물음을 바른 물음이라 합니다. 왜냐하면 법위(法位) 안에서는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고 생사도 없고 열반도 없기 때문입니다.
010_0470_a_22L復次網明若菩薩爲染故問名爲邪問爲淨故問名爲邪爲生死故問名爲邪問爲出生死故問名爲邪問爲涅槃故問名爲邪網明若菩薩不爲染淨故問不爲生死出生死故問不爲涅槃故問爲正問何以故於法位中無染無淨無生死無涅槃故
다시 망명이여, 만약 보살이 얻는 연고가 되는 물음은 바른 물음이 아니며, 취하는 연고가 되는 물음은 바른 물음이 아니며, 증득(證得)의 연고가 되는 물음은 바른 물음이 아니며, 분별의 연고가 되는 물음은 바른 물음이 아니며, 앎의 연고가 되는 물음은 바른 물음이 아니며, 의지(依止)의 연고가 되는 물음은 바른 물음이 아니며, 닦음[修]의 연고가 되는 물음은 바른 물음이 아니며, 닦음을 보는 연고가 되는 물음은 바른 물음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망명이여, 어느 곳에서든 얻음도 없고, 취하는 것도 없고, 증득함도 없고, 분별도 없고, 아는 것도 없고, 의지함도 없고, 닦음도 없고, 닦음을 보는 연고가 없이 묻는다면 이것이 바른 물음이 됩니다.
010_0470_b_06L復次網明若菩薩爲得故問非爲正問爲取故問非爲正問爲證故問非爲正問爲分別故問非爲正問爲知故問非爲正問依止故問非爲正問爲修故問非爲正問爲修見故問非爲正問是故以何處無得無取無證無分別無依止無修無修見故問是爲正
다시 망명이여, 만약 보살이 이것은 선법(善法)이고 이것은 선하지 않은 법이며, 이것은 유루법(有漏法)이고 이것은 무루법(無漏法)이며, 이것은 죄가 있는 법이고 이것은 죄가 없는 법이며, 이것은 유위법(有爲法)이고 이것은 무위법(無爲法)이며, 이것은 세간법(世間法)이고 이것은 출세간법(出世間法)이라고 한다면 망명이여, 이와 같은 등의 두 가지 법에 의지하여서 묻는다면 삿된 물음이라 합니다. 망명이여, 만약 보살이 두 가지를 보지 않고, 두 가지가 아닌 것도 보지 않으며, 상(相)도 무상(無相)도 없이 평등한 행으로 묻는다면 이것을 바르게 묻는 것이라 합니다.
010_0470_b_14L復次網明若菩薩是善法是不善是有漏法是無漏法是有罪法是無罪法是有爲法是無爲法是世閒法是出世閒法網明如是等二法隨所依而問者名爲邪問網明若菩薩不見二不見不二無相無相平等行名爲正問
010_0470_c_02L 다시 망명이여, 만약 보살이 부처님을 분별하여 묻는다면 삿된 물음이라 하며, 법을 분별하여 묻는다면 삿된 법이라 하며, 승(僧)을 분별하여 묻는다면 삿된 물음이라 하며, 불국토(佛國土)를 분별하여 묻는다면 삿된 물음이라 하며, 중생을 분별하여 묻는다면 삿된 물음이라 하며, 승(乘)을 분별하여 묻는다면 삿된 물음이라 합니다. 망명이여, 만약 보살이 법에서 동일하다든가 다르다는 생각을 짓지 않고 묻는다면 바른 물음이라 합니다. 다시 망명이여, 일체의 법은 바르기도 하고 일체의 법은 삿되기도 합니다.”
010_0470_b_20L復次網明若菩薩分別佛問名爲邪問分別法問名爲邪問分別僧問名爲邪問分別佛國土問名爲邪問分別衆生問名爲邪問別乘問名爲邪問網明若菩薩於法不作一異問者名爲正問復次網明一切法正一切法邪
망명보살이 말했다.
“범천이여, 어찌하여 일체의 법은 바르기도 하고, 어찌하여 일체의 법은 삿되기도 합니까?”
범천이 말했다.
“망명이여, 모든 법은 불가사의하기 때문에 일체의 법을 바르다고 합니다. 만약 불가사의한데도 생각하여 헤아린다면 일체의 법은 삿된 것이 됩니다. 일체의 법은 적정(寂靜)하므로 정사유(正思惟)라 합니다. 만약 이 적정을 믿고 이해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모든 법을 분별하게 되며, 만약 모든 법을 분별하게 된다면 증상만(增上慢)에 들어가게 됩니다. 만약 증상만에 들어가 분별에 따른다면 이것을 모두 삿된 물음이라 합니다.”
010_0470_c_03L網明菩薩言云何一切法正云何一切法邪天言網明諸法不可思議故一切法名爲正若不可思議而思議者一切法名爲邪一切法寂靜名爲正思惟若不信解是寂靜者是卽分別諸法若分別諸法則入增上慢若入增上慢隨所分別皆名邪問
망명보살이 말했다.
“범천이여, 어찌하여 모든 법을 바른 성품[正法]이라고 합니까?”
범천이 말했다.
“망명이여, 모든 법은 자성(自性)을 여의고, 욕심을 여의었기에 이를 바른 성품이라 합니다.”
010_0470_c_10L網明菩薩言梵天云何名爲諸法正性梵天言諸法離自性離欲際是名正性
망명보살이 말했다.
“범천이여, 중생으로서 이와 같은 법의 바른 성품을 능히 아는 이의 수가 적습니다.”
010_0470_c_12L網明菩薩言梵天少有衆生能解如是諸法正性
범천이 말했다.
“이 법의 바른 성품은 하나도 아니고 많지도 않습니다. 망명이여,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이 능히 이와 같은 모든 법의 성품을 알되, 만약 이미 알았거나, 만약 지금 알거나, 만약 미래에 알게 된다면 이 사람은 법을 과거에도 얻은 것이 없고, 현재에도 얻는 것도 없고, 미래에도 얻을 것이 없게 됩니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말씀에 얻음도 없고 분별도 없음을 이름하여 지은 것[所作]을 이미 판상(辦相)했다고 합니다.
010_0470_c_14L梵天言是法正性不一不多網明若有善男子善女人能如是知諸法正性若已知若今知若當是人無有法已得無有法今得有法當得何以故佛說無得無分別名爲所作已辦相
망명이여,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이 이와 같은 모든 법의 바른 성품을 듣고 부지런히 정진(精進)을 행하면 이것을 여실(如實)하게 수행한다고 하며, 그 사람은 모든 법을 희롱하지 않습니다. 만약 모든 법을 희롱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법을 얻음이 없습니다. 만약 법을 얻음이 없다면 그 사람은 세간에도 머물지 않고, 열반에도 머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께서는 생사도 얻지 않았고 열반도 얻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010_0470_c_19L網明若有善男子善女人得聞如是諸法正性勤行精是名如實修行彼人不戲諸法不戲諸法彼人無有法得若無有法彼人不住世閒不住涅槃何以故諸佛不得生死不得涅槃故
010_0471_a_02L망명보살이 말했다.
“범천이여, 여래께서는 생사를 제도하시려는 까닭에 설법하신 것이 아닙니까?”
범천이 말했다.
“부처님께서 보이신 법에 생사를 제도한 것이 있습니까?”
대답했다.
“없습니다. 여래께서는 중생으로 하여금 세간(世間)을 여의지 않게 하셨으며,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열반도 얻음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010_0470_c_24L網明菩薩言梵天如來可不爲度生死故說法耶梵天言佛所示法有度生死耶答言無也如來不令衆生離於世閒亦不令衆生得於涅槃
범천이 말했다.
“선남자여, 그러한 인연으로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여래께서는 중생으로 하여금 생사를 벗어나 열반에 들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망상과 분별에서 나온 생사와 열반이라는 두 가지 상(相)을 교화하고 제도했을 뿐입니다. 이 가운데는 진실로 생사를 벗어나 열반에 이르는 것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법은 평등하여 진실로 사람이 생사를 왕래함이 없고, 또한 사람이 열반에 들어가는 것이 없으며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기 때문입니다.”
010_0471_a_05L梵天善男子以是因緣當知如來不令衆生出於生死入於涅槃但爲化度妄想分別生死涅槃二相者耳此中實無出於生死至涅槃者何以故法平等實無有人往來生死亦無有人入於涅槃無染無淨故
이때 세존께서는 승사유대범천을 찬양하며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도다, 범천이여. 착하도다, 범천이여. 만약 모든 법의 바른 성품을 말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네가 말한 것처럼 해야 한다.”
이 법을 말했을 때 2천의 비구가 모든 법을 받음이 없어서 번뇌가 다하여 마음에 해탈을 얻었다.
010_0471_a_11L爾時世尊讚勝思惟大梵天言善哉善哉梵天善哉梵天若有欲說諸法正性應當如汝之所說也說是法時二千比丘不受諸法漏盡心得解脫
여래께서 다시 대범천에게 말씀하셨다.
“범천아, 나는 생사를 얻음도 없고, 열반을 얻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여래가 비록 생사에 대해 말하지만 진실로 사람은 생사에 왕래함이 없고, 비록 열반에 대해 말하지만 진실로 사람은 열반을 얻음이 없다. 만약 이와 같은 법문(法門)에 들어감이 있다면 마땅히 알라. 이런 사람은 생사상(生死相)도 없고, 열반상도 없다.”
010_0471_a_15L如來復告大梵天言梵天我不得生不得涅槃何以故如來雖說生死實無有人往來生死雖說涅槃實無有人得涅槃者若有得入如此法門當知是人非生死相非涅槃相
이때 대중 가운데 5백의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아뢰었다.
“만약 세간도 없고 열반도 없다면 저희들은 공연히 범행(梵行)을 닦은 것이 됩니다. 어떤 뜻을 위해서 정도(正道)와 모든 선삼매(禪三昧)와 삼마발제(三摩跋提)를 수행하는 것입니까?”
010_0471_a_20L爾時會中五百比丘卽從坐起而作是言若無世閒無涅槃者我等便爲空修梵行爲何義故修行正道諸禪三昧三摩跋提
010_0471_b_02L이때 망명보살 법왕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태어난다는 견해를 일으키거나 소멸한다는 견해를 일으킨다면 세존이시여, 그 사람은 생사를 지나갈 수 없으며,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결정하여 열반이라는 견해가 있다면 그 사람 역시 생사를 건널 수 없고 또한 열반도 얻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열반이라는 것은 일체의 상(相)을 소멸하고 흔들리는 생각과 일체의 아상(我想)과 일체의 발원(發願)과 일체의 희론을 멀리 여의었기 때문입니다.
010_0471_a_24L爾時網明菩薩法王子白佛言世尊若有於法而起生見起滅見者世尊彼人不過生死則於其人佛不出世世尊若有決定見涅槃者彼人亦不度生死亦不得涅槃何以故世尊言涅槃者名爲除滅諸相遠離一切動一切我想一切發一切戲故
세존이시여, 이 모든 비구는 이미 여래의 정법(正法)에 출가하였으나 지금은 외도(外道)의 삿된 견해에 빠져서 열반의 즐거움 가운데서 결정상(決定相)을 구하는 것이, 비유하자면 참깨[麻]에서 기름이 나오고 낙(酪)에서 소(酥)가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사람이 모든 법의 적멸상(寂滅相) 가운데서 열반을 구한다면 저는 이런 무리들을 증상만(增上慢)이 있는 삿된 견해의 외도라고 말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바르게 도를 행하는 자는 적멸법(寂滅法)에서 일어난다는 상[生相]도 내지 않고, 멸한다는 상[滅相]도 내지 않아 얻음도 없고 과보도 없습니다.”
010_0471_b_08L世尊諸比丘已於如來正法出家而今墮在外道邪見於涅槃樂中求決定相譬如從麻出油從酪出酥世尊若人於諸法寂滅相中求涅槃者我說是輩爲增上慢邪見外道世尊正行道於寂滅法不作生相不作滅相得無果
이때 망명보살 법왕자가 승사유대범천에게 물었다.
“이 5백의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간다면 어떻게 모든 방편으로 그 마음을 인도하고 이 법의 문에 들어오게 하여 믿음과 이해를 얻게 함으로써 악한 사견(邪見)을 여의게 하겠습니까?”
010_0471_b_15L爾時網明菩薩法王子問勝思惟大梵天言是五百比丘從此衆座而起去者云何而爲作諸方便導其心入此法門令得信解離惡邪
범천이 말했다.
“선남자여, 설령 가게 하여 항하(恒河)의 모래와 같이 많은 모든 불국토(佛國土)에 이른다 하더라도 이와 같은 법의 문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어리석은 사람이 허공을 두려워하여 허공을 버리고 달아난다 해도 이르는 곳마다 허공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같이 이 모든 비구도 역시 그러합니다.
010_0471_b_19L梵天言善男子縱令使去至恒河沙諸佛國土不能得出如此法門如癡人畏於虛空捨空而走在所至處不離虛空此諸比丘亦復如是
010_0471_c_02L 비록 멀리 간다 해도 공상(空相)을 벗어나지 못하며, 무상(無相)의 상(相)을 벗어날 수 없고, 무원(無願)의 상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허공을 찾고자 하여 동서로 달리면서 ‘나는 허공을 얻고자 한다. 나는 허공을 얻고자 한다.’ 하면서 허공 가운데를 지나가도 허공을 볼 수 없듯이 이 모든 비구 역시 그와 같습니다.
010_0471_b_22L復遠去不出空相不出無相相不出無願相又譬如人求索虛空東西馳走言我欲得空我欲得空於空中行而不見空此諸比丘亦復如是
열반을 구하고자 하여 열반 가운데를 가고 있어도 열반을 얻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열반이라는 말은 단지 이름[名字]만 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비유하자면 허공이란 단지 이름만 있고 취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열반 역시 그러하여 단지 이름만 있을 뿐 얻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010_0471_c_03L欲求涅槃行涅槃中而不得涅槃何以故言涅槃者但有名字猶如虛空但有名字不可得取涅槃亦爾但有名字而不可得
이때 5백의 비구가 이 말을 듣고는 모든 법을 받음이 없어서 번뇌가 다하여 마음에 해탈을 얻고 신통을 얻은 다음, 이렇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사람이 모든 법은 필경에는 적멸상(寂滅相)인 가운데서 열반을 구한다면 그 사람에게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타나시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범부도 아니며, 배운 바도 없고 배움이 없는 바도 아니며, 아라한(阿羅漢)도 아니며, 세간에 있지도 않고 열반에 있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흔들리는 생각과 일체의 아상(我相)과 일체의 발원(發願)과 일체의 희론을 여의었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타나셨다고 이름합니다.”
010_0471_c_07L爾時五百比丘聞說是已不受諸法漏盡心得解脫得神通已而作是言世尊若人乃於諸法畢竟寂滅相中求涅槃者則於其人佛不出世世尊我等今者非凡夫非學無學非阿羅漢不在世閒不在涅槃何以故以離一切動一切我想一切一切戲故名爲諸佛出世
장로 사리불(舍利弗)이 모든 비구에게 물었다.
“당신들이 지금 진실로 사문(沙門)이라면 지은 자리(自利)를 모두 판명(辦明)했습니까?”
모든 비구들이 말했다.
“장로 사리불이여, 저희들은 지금 번뇌의 더러움을 얻은 가운데서 작위(作爲)하지 않으면서 작위합니다.”
010_0471_c_14L爾時老舍利弗問諸比丘言汝等今者眞是沙門所作自利皆悉已辦耶諸比丘言長老舍利弗我等今者得諸煩惱染不可作而作
사리불이 말했다.
“당신들 모든 장로는 무슨 뜻으로 그렇게 말합니까?”
모든 비구들이 말했다.
“저희들은 모든 번뇌의 상(相)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번뇌의 더러움을 얻은 가운데 작위하지 않으면서 작위한다’고 말했습니다. 사리불이여, 저희들의 뜻은 여기에 있으므로 ‘우리들은 이미 번뇌의 더러움을 얻은 가운데서 작위하지 않으면서 작위한다’고 이와 같이 말한 것입니다.”
010_0471_c_18L舍利弗言汝諸長以何意故如是說耶諸比丘言利弗我等以知諸煩惱相是故說言得諸煩惱染不可作而作舍利弗意在此故如是說我已得諸煩惱染不可作而作
사리불이 말했다.
“착하고 착합니다. 당신들은 지금 복전(福田)에 머물면서 공양을 소화할 수 있겠습니다.”
010_0471_c_23L舍利弗言善哉善哉汝等今者住於福田能消供養
010_0472_a_02L모든 비구들이 말했다.
“사리불이여, 대사(大師) 세존(世尊)께서도 오히려 모든 공양을 소화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저희들이 공양을 소화할 수 있겠습니까?”
사리불이 말했다.
“당신들은 무슨 까닭으로 그런 말을 합니까?”
모든 비구들이 말했다.
“대사 세존께서는 법성(法性)을 보시고 법성은 항상 깨끗하다는 것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010_0471_c_24L諸比丘言舍利弗大師世尊猶尚不能消諸供何況我等能消供養舍利弗言以何故作如是說諸比丘言舍利弗大師世尊知見法性性常淨故
이때 승사유범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누가 이 세간에서 마땅히 공양을 받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아, 세간법[世法]에서 찾는 바가 없는 자이다.”
010_0472_a_05L爾時勝思惟梵天白佛言世尊誰是世閒應受供養佛言梵天不爲世法之所牽者
승사유대범천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누가 모든 공양을 소화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아, 모든 법에서 취하거나 집착함이 없는 자이다.”
010_0472_a_08L勝思惟大梵天言世尊誰能消諸供養佛言梵天謂於諸法無所取著者
“세존이시여, 누가 청정한 복전(福田)이 되어 공양을 받을 수 있습니까?”
“범천아, 말하자면 보리심(菩提心)을 무너뜨리지 않는 자이다.”
010_0472_a_10L梵天言世尊何者淸淨堪爲福田能受供養佛言梵天謂不壞菩提心者
“세존이시여, 누가 중생의 선지식(善知識)이 됩니까?”
“범천아, 말하자면 일체 중생에게 자심(慈心)을 버리지 않는 자이다.”
010_0472_a_12L梵天言世尊誰爲衆生善知識耶佛言梵天謂於一切衆生不捨慈心者
“세존이시여, 누구를 부처님의 은혜를 갚을 줄 안다고 하겠습니까?”
“범천아, 말하자면 부처의 종자를 끊어버리지 않는 자이다.”
010_0472_a_14L梵天言世尊誰知報佛佛言梵天謂不斷佛種者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는 것을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이라고 합니까?”
“범천아, 태어남이 없다는 경계[無生際]에 통달하는 자이다.”
010_0472_a_15L梵天言世尊云何供養於佛佛言梵天以通達無生際故
“세존이시여, 누가 부처님을 친근(親近)할 수 있습니까?”
“범천아, 목숨을 잃어버리는 인연에 이르더라도 금계(禁戒)를 무너뜨리지 않는 자이다.”
010_0472_a_17L梵天言世尊誰能親近於佛佛言梵天乃至失命因緣不毀禁戒者
“세존이시여, 누가 부처님을 공경할 수 있습니까?”
“6근(根)을 잘 보호하는 자이다.”
010_0472_a_19L世尊誰能恭敬於佛佛言護六根者
“세존이시여, 세간 중에 누구를 일컬어 재물 있는 부자[財富]라고 합니까?” “일곱 가지 재물을 성취하는 자이다.”
010_0472_a_20L世尊於世閒中誰名財富佛言成就七財者
“세존이시여, 누구를 일컬어 만족을 안다고 합니까?”
“출세간(出世間)의 뛰어난 반야(般若)를 얻은 자이다.”
010_0472_a_21L世尊誰名知足得出世閒勝般若者
“세존이시여, 누구를 멀리 여의었다고 합니까?”
“삼계 안에서 원하는 바가 없는 자이다.”
010_0472_a_22L世尊誰爲遠佛言於三界中無所願者
“세존이시여, 누구를 세간에서 모든 악행이 없다고 합니까?”
“능히 일체의 모든 번뇌[結使]를 끊은 자이다.”
010_0472_a_23L世尊爲世閒無諸惡行佛言能斷一切諸結使者
“세존이시여, 누구를 일컬어 낙인(樂人)이라 합니까?”
“탐착(貪著)함이 없는 자이다.”
010_0472_b_02L世尊誰名樂人佛言無貪著
010_0472_b_02L“세존이시여, 누가 피안(彼岸)에 이를 수 있습니까?”
“능히 6입(入)을 버리는 자이다.”
010_0472_b_03L世尊誰能到彼岸佛言能捨六入
“세존이시여, 누가 피안에 머물 수 있습니까?”
“평등한 도에 이르는 자이다.”
010_0472_b_04L世尊誰能住彼岸佛言梵天到平等道者
“세존이시여, 어째서 모든 보살은 보시를 증장(增長)케 한다고 합니까?”
“보살은 능히 중생을 위해 일체 지혜의 마음을 설하기 때문이다.”
010_0472_b_05L世尊云何諸菩薩能增長施佛言菩薩能爲衆生說一切智心故
“세존이시여, 어째서 모든 보살은 지계(持戒)를 받듭니까?”
“항상 보리심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010_0472_b_06L世尊云何諸菩薩能奉持戒佛言能不捨菩提心故
“세존이시여, 어째서 모든 보살은 인욕(忍辱)을 행합니까?”
“일체 지혜의 마음이 다함없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010_0472_b_08L世尊云何諸菩薩能行忍辱佛言以見一切智心無盡
“세존이시여, 어째서 모든 보살은 정진(精進)을 행합니까?”
“일체 지혜의 마음은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기 때문이다.”
010_0472_b_10L世尊云何諸菩薩能行精進佛言觀察一切智心不得故
“세존이시여, 어째서 모든 보살은 선정(禪定)을 행합니까?”
“일체 지혜의 마음과 자성(自性)이 청정한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010_0472_b_11L世尊云何諸菩薩能行禪定佛言能覺一切智心自性淸淨故
“세존이시여, 어째서 모든 보살은 반야(般若)를 행합니까?”
“일체의 법에 모든 희론(戱論)이 없기 때문이다.”
010_0472_b_13L世尊云何諸菩薩能行般若佛言於一切法無諸戲論故
“세존이시여, 어째서 모든 보살은 자심(慈心)을 행합니까?”
“중생(衆生)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010_0472_b_14L云何諸菩薩能行慈心佛言不生衆生想故
“세존이시여, 어째서 모든 보살은 비심(悲心)을 행합니까?”
“법이라는 생각[法想]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010_0472_b_16L世尊云何諸菩薩能行悲佛言不生法想故
“세존이시여, 어째서 모든 보살은 희심(喜心)을 행합니까?”
“나라는 생각[我想]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010_0472_b_17L世尊云何諸菩薩能行喜心佛言不生我想故
“세존이시여, 어째서 모든 보살은 사심(捨心)을 행합니까?”
“상대와 나라는 생각[彼我想]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010_0472_b_18L世尊云何諸菩薩能行捨心佛言不生彼我想故
“세존이시여, 어째서 모든 보살은 믿음에 편히 머뭅니까?”
“일체의 법에는 언어(言語)가 없음을 믿기 때문이다.”
010_0472_b_20L世尊云何諸菩薩安住於信佛言信一切法無言語故
“세존이시여, 어째서 모든 보살은 교법을 듣고서 얻은 지혜[聞慧]에 머뭅니까?”
“일체의 이름과 법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010_0472_b_21L世尊云何諸菩薩住於聞慧佛言不著一切名字法故
“세존이시여, 어째서 모든 보살은 부끄러움이 있는 것에 머뭅니까?”
“내면의 법을 보아 알기 때문이다.”
010_0472_b_23L世尊云何諸菩薩住於有慚佛言知見內法故
“세존이시여, 어째서 모든 보살은 수치심이 있는 것에 머뭅니까?”
“밖에서 들어오는 것을 버리기 때문이다.”
010_0472_b_24L世尊云何諸菩薩住於有愧佛言捨於外入故
010_0472_c_02L“세존이시여, 어째서 보살은 일체의 공덕처(功德處)를 변행(遍行)한다고 일컫습니까?”
“능히 몸ㆍ입ㆍ뜻의 업을 깨끗이 하기 때문이다.”
010_0472_c_02L世尊何名爲菩薩遍行一切功德處佛言能淨身口意業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而說偈言

몸이 깨끗하여 모든 악이 없고
입이 깨끗하여 망어(妄語)가 없고
마음이 깨끗하여 모든 더러움 여의면
이것이 보살의 변행(遍行)이다.
010_0472_c_04L身淨無諸惡
口淨無妄語
心淨離諸垢
是菩薩遍行

부정(不淨)을 관찰하여 탐착이 없고
자비를 행하여 성냄이 없고
지혜를 행하므로 어리석음이 없는 것
이것이 보살의 변행이다.
010_0472_c_06L觀不淨無貪
行慈無瞋恚
行智故無癡
是菩薩遍行

취락이나 빈 들이나
대중처소에 있다 해도
위의(威儀)가 끝내 흔들리지 않으면
이것이 보살의 변행이다.
010_0472_c_07L若在聚空野
及與處大衆
威儀終不轉
是菩薩遍行

법이 부처임을 믿어서 알고
여의는 것이 법임을 믿고
무위(無爲)가 승(僧)임을 믿어서 알면
이것이 보살의 변행이다.
010_0472_c_08L信知法爲佛
信離名爲法
信知無爲僧
是菩薩遍行

많은 욕심으로 행한 바를 알고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행한 바를 알아서
이런 행을 잘 바꿀 줄 아는 것
이것이 보살의 변행이다.
010_0472_c_10L知多欲所行
多瞋癡所行
善知轉此行
是菩薩遍行

욕계(欲界)에도 의지하지 않고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에도 머물지 않고
이와 같이 선정(禪定)을 행하는 것
이것이 보살의 변행이다.
010_0472_c_11L不依止欲界
不住色無色
行如是禪定
是菩薩遍行

모든 법은 비었으며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임을 알아서
모든 번뇌를 다함이 없는 것
이것이 보살의 변행이다.
010_0472_c_12L知解諸法空
及無相無願
而不盡諸漏
是菩薩遍行

성문승(聲聞乘)과
벽지불승(辟支佛乘)을 잘 알고
불승(佛乘)에 통달하는 것
이것이 보살의 변행이다.
010_0472_c_14L善知聲聞乘
及辟支佛乘
通達於佛乘
是菩薩遍行

모든 법을 밝게 알아서
도(道)와 비도(非道)에 의심이 없고
증오와 사랑에 마음이 평등한 것
이것이 보살의 변행이다.
010_0472_c_15L明解於諸法
不疑道非道
憎愛心平等
是菩薩遍行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세상에서
일체 분별함이 없는 것
이것이 보살의 변행이다.
010_0472_c_16L於過去未來
及與現在世
一切無分別
是菩薩遍行
勝思惟梵天所問經卷第一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