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1_0395_a_01L불설노모경(佛說老母經)


실역인명(失譯人名)
권영대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유야라국(維耶羅國)에 계실 때 악음(樂音)이라는 곳에서 머무셨는데, 그때 8백 비구승과 1만 보살이 함께하였다.
어떤 가난한 노모(老母)가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머리와 얼굴을 땅에 대며 절하고 부처님께 말하였다.
“여쭈어 볼 말씀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물어보아라.”
늙은 여인이 말하였다.
“사람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며, 색(色)이나 아픔이나 가려움이나 상(想)이나 행(行)이나 식(識)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며,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며, 땅ㆍ물ㆍ불ㆍ바람ㆍ허공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오는 곳도 없고 가는 곳도 없다. 색(色)이나 아픔이나 상(想)ㆍ행(行)ㆍ식(識)은 오는 곳도 없고 가는 곳도 없다.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은 오는 곳도 없고 가는 곳도 없다. 땅ㆍ물ㆍ불ㆍ바람ㆍ허공은 오는 곳도 없고 가는 곳도 없느니라.”
이어서 말씀하셨다.
“모든 법이 이와 같나니, 비유하면 두 나무를 서로 문질러 불을 내면 불은 도리어 나무를 태우며 나무가 다 타면 불은 곧 꺼지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늙은 여인에게 물으셨다.
“이 불은 어디서 와서 멸하여 어디로 갔느냐?”
늙은 여인은 대답하였다.
“인(因)과 연(緣)이 모여 불이 일어났고, 인과 연이 흩어져서 불이 꺼졌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법이 이와 같아서 인연이 모여서 이루어지고 인연이 흩어져서 없어지는 것이며, 모든 법은 또한 온 곳도 없고 가는 곳도 없으니, 눈으로 좋은 색(色)을 보면 곧 마음[意]이요 마음은 곧 색이니, 두 가지가 모두 공한 것이요 이루어질 것이 없으며, 없어짐도 또한 이와 같다. 모든 법은 비유하면 북이 한 가지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사람이 북채를 가지고 북을 쳐야 소리가 나는 것 같나니, 북소리 또한 공한 것이다. 미래의 소리도 공하고, 과거의 소리도 역시 공한 것이다. 이 소리는 또한 나무나 가죽이나 북채에서 나옴도 아니요, 사람의 손에서 나옴도 아니며, 여러 가지가 모여서 비로소 북소리를 이룬 것이다. 소리는 공에서 나와서 공으로 사라지는 것이며 온갖 만물도 모두 이와 같으니라. 또한 우리들의 수명도 이와 같아서 본래는 깨끗하여 가진 것이 없으며, 나아가서 법을 만들 인(因)이 있는 것도 아니며 법도 또한 있는 데가 없나니, 비유하면 구름이 일고 캄캄해지면 곧 비가 오는데, 비는 용의 몸에서 나온 것도 아니요 또한 용의 마음에서 나온 것도 아니며, 모두가 용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이 비가 만들어진 것인 것과 같다.
모든 법은 오는 곳도 없고 가는 곳도 없나니, 비유하면 화가가 먼저 판부터 희게 하고 그 뒤에 여러 가지 물감을 조화하여 만드는 것과 같으니, 이 그림은 흰 판이나 물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뜻에 따라서 이루어진 것이다.
나고 죽음도 또한 이와 같나니, 제각기 다른 무리인 지옥이나 짐승이나 아귀나 천상이나 세간도 또한 그러하다. 이 지혜를 이해하는 이는 모름지기 유(有)에 집착되지 않느니라.”
늙은 여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혼자 말하였다.
“하늘 중의 하늘의 은혜를 입고 법안(法眼)을 얻었으니 몸은 비록 늙고 쇠했지만 이제야 편안함을 얻었구나.”
아난은 옷을 여미고 앞에 나가 길게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늙은 여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곧 해탈하였는데, 무슨 인연으로 지혜가 이렇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덕이 높고 높아서 그 때문에 곧 해탈하였느니라. 이 늙은 여인은 곧 전생에 내가 보살의 마음을 내었을 때, 나의 어머니였느니라.”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의 전생 때의 어머니라면 무슨 인연으로 고달프고 가난하기가 이와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옛적 구류진(拘樓秦)부처님 때에 내가 보살도(菩薩道)를 위하여 사문이 되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사랑[恩愛] 때문에 내가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나는 근심하며 하루 동안 먹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생과 후생과 내생의 세간에서 5백 세(世) 동안 이와 같이 곤액을 당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셨다.
“이 늙은 여인은 수명이 끝나면 아미타(阿彌陀)부처님 나라에 태어나서 모든 부처님께 공양할 것이며, 그런 뒤 68억 겁이 지나면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니, 이름은 부파건(扶波健)이고, 나라 이름은 화작(化作)이며, 옷이나 음식은 도리천의 것과 같을 것이고, 그 나라의 인민은 모두 1겁(劫)을 살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경을 설해 마치시자 늙은 여인과 아난 등 보살과 비구승과 여러 하늘ㆍ용ㆍ귀신ㆍ아수라 등이 모두 크게 기뻐하며, 나아가 머리와 얼굴을 땅에 대어 부처님께 절하고 떠나갔다.
011_0395_a_01L佛說老母經僧祐錄云闕譯人名今附宋錄聞如是一時佛在維耶羅國所止處名曰樂音與八百比丘僧菩薩萬人俱有貧窮老母來到佛所以頭面著地爲佛作禮白佛言願欲有所佛言善哉善哉當問老母言人生死從何所來去至何所痛痒思想識從何所來去至何所心從何所來去至何所空從何所來去至何所佛言死無所從來去亦無所至行識無所從來去亦無所至身心無所從來去亦無所至空無所從來去亦無所至佛言諸法亦如是譬如兩木相鑽出火還燒木木盡火便滅佛問老母是火本從何所來滅去至何所母報佛言因緣合會便得火因緣離散火卽滅佛言諸法亦如是因緣合會乃成因緣離散卽滅諸法亦無所從來去亦無所至眼見好色卽是意意卽是色是二者俱空無所有成亦如是諸法譬如鼓不用一事成人持捊捶鼓鼓便有聲是鼓聲亦空當來聲亦空過去聲亦空是聲亦不從木革捊人手出合會諸物乃成鼓聲從空盡空諸所有萬物一切亦如是壽命亦如是本際皆淨無所有無所有因作法法亦無所有譬如雲陰冥便雨雨亦不從龍身出亦不從龍心出皆龍因緣所作乃致是雨諸法無所從來去亦無所至譬如畫先治板素卻後調和衆彩便在所是畫亦不從板素彩出隨其意所悉成生死亦如是各各異類地獄禽獸餓鬼天上世閒亦爾有解是慧不著著便有老母聞佛言大歡喜卽自說言蒙天中天恩得法眼雖身老羸今得安隱阿難正衣服前長跪白佛言是老母聞佛言卽解何因緣智慧乃爾佛言大德巍巍以是故而卽解是老母者是我前世#發菩薩意阿難白佛言佛前世時母何因困苦貧窮如是佛言乃昔拘樓秦佛我爲菩薩道意欲作沙門母以恩愛故不聽我作沙門我憂愁不食一以是故前後來生世閒五百世遭厄如是佛語阿難是老母壽終當生阿彌陁佛國中供養諸佛卻後六十八億劫當得作佛字扶波健其國名化作所有被服飮食如忉利天上國中人民皆壽一劫佛說經已老母及阿難等菩薩比丘僧諸天鬼神阿須倫皆大歡喜前以頭面著地佛作禮而去佛說老母經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