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1_0601_a_01L불설용시녀경(佛說龍施女經)
011_0601_a_01L佛說龍施女經


오(吳) 월지(月氏) 지겸(支謙) 한역
송성수 번역
011_0601_a_02L吳月氏優婆塞支謙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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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유야리(維耶離)의 나씨수원(奈氏樹園)에서 큰 비구들 1,250인과 5백 보살들과 함께 계셨다.
부처님께서는 새벽 일찍이 가사를 입으시고 발우를 드시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시니 많은 무리들이 뒤따랐으며, 모든 하늘과 용과 귀신들은 향과 꽃을 뿌리고 풍악을 울렸는데, 보통 때보다 갑절이나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장자 수복(須福)의 문밖에 이르셨다. 수복에게는 딸이 있었는데 이름은 용시(龍施)이고, 나이는 열네 살이었다. 그때 수복은 목욕탕에서 목욕하고 향을 바르고 좋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부처님 미간(眉間)에서 백호 광명이 7층 누각을 비추었다. 그녀는 동쪽을 보니 부처님께서 문밖에 계시는데 용모의 단정하기가 별 가운데 달과 같았으며, 뛰어난 상호(相好)는 모두 훌륭했고 금빛 몸은 조용하였으며, 모든 감관은 고요하게 안정되셨다.
용시는 크게 기뻐서 마음속으로 ‘이제 부처님과 여러 제자들을 뵈었으니 마땅히 뜻을 내어 보살행을 닦을 것입니다. 원하건대 저로 하여금 부처님과 같이 도를 얻게 하여 주십시오’ 하고 빌었다.
마귀는 용시가 큰 뜻을 내는 것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아 마음속으로 ‘이 여자가 큰 복을 일으켰고 또 부처님이 되고자 하였다. 반드시 나의 세계를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제도할 것이니, 이제 내가 가서 기어코 그 도의 뜻을 무너뜨려야겠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곧 내려와 그녀의 아버지의 모습과 옷으로 변장하고 용시에게 말하였다.
“이제 말하는 것은 매우 중대하다. 부처님 도는 얻기 어려워서 억백천 겁을 부지런히 수고하고 게으르지 않은 뒤에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다행히 부처님께서 계시니 아라한(阿羅漢)을 구하는 것이 나을 것이며, 기왕 구할 바엔 쉽게 될 수 있고, 게다가 세상을 건지거나 열반하는 데도 다름이 없는데, 하필 부처님을 탐내어서 오랫동안 부지런해야 하는 괴로움을 걸머지려고 하느냐. 너는 내 딸이므로 너에게 말하는 것이다.”
용시가 대답하였다.
“아버지 말씀과 같지 않습니다. 아라한이나 부처님께서는 모두 세상을 구제하기는 하지만 공덕이 같지 않습니다. 부처님의 지혜는 도량의 크기가 시방 허공과 같아서 무수한 사람을 건지며, 아라한의 지혜는 작기가 한때와 같을 뿐입니다. 어찌 높은 재주를 두고 작은 것을 즐기겠습니까.”
마귀는 다시 말하였다.
“여자가 전륜성왕이 되었다는 것은 아직 듣지 못하였는데, 하물며 부처님이 되겠다는 것이냐. 부처님의 길은 길고도 머니 차라리 아라한이나 구하여 일찍이 열반이나 취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용시가 대답하였다.
“저 역시 여자는 전륜성왕이 될 수 없고 제석천왕도 될 수 없으며, 범천왕이 될 수 없고 부처님이 될 수도 없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마땅히 정진하여서 이 여자 몸을 바꾸고 끝내는 남자 몸을 받을 것입니다. 제가 들으니 천하에 보살도를 받들어 행하며 억 겁(劫) 동안 게으르지 않으면 뒤에 모두 부처님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마귀는 용시의 뜻이 흔들리지 않음을 보고 더욱 괴로워하며 다시 급히 타일렀다.
“보살행을 닦는 이는 세간을 탐내지 말아야 하며, 목숨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제 네가 정진하여 누각에서 스스로 땅에 떨어질 수 있다면 뒤에 부처님이 될 것이다.
용시는 생각하였다.
‘이제 나는 부처님을 뵙고서 기꺼이 보살이 되기를 원하였으며, 아버지께서도 정진하여 몸을 버린다면 부처님이 될 수 있다고 하였으니 내 어찌 이 위태롭고 연약한 목숨을 아끼겠는가.’
그리고는 곧 난간으로 다가가서 손을 모으고 부처님을 향하여 말하였다.
“저는 지금 하늘 가운데 하늘로 돌아가오니 일체의 밝은 생각으로 저의 구하는 바를 아소서. 몸뚱이의 목숨을 버릴지언정 보살은 버리지 않게 하옵소서. 몸으로써 부처님께 보시하기 위하여 젊은 목숨을 버리나이다.”
그리고 곧 몸을 세워 누각 밑으로 던졌으나 공중에서 땅에 떨어지지 않은 채 여자의 몸은 곧 남자로 변했다.
이때 부처님께서 웃으시니 오색 빛이 입에서 나왔으며, 한 번 불국토를 비추고 돌아와 정수리로 들어갔다.
현자 아난(阿難)이 앞에 꿇어앉아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그냥 웃지만 마시고 그 뜻을 들려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이 여자가 공중에 몸을 던져 남자로 변한 것을 보았느냐?”
대답하였다.
“예,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여자는 앞 세상에서 이미 1만 부처님을 섬겼으며, 나중에 항하사[恒沙]같이 많은 부처님께 공양하여서 7억 6천만 겁에 이르면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니, 이름은 용성(龍盛)이며 그의 수명은 1겁일 것이다. 열반한 뒤에 불도가 성하게 일어났다가 반 겁이 되면 없어질 것이며, 그때 부처님께서 설법하여서 반드시 97억만 인을 제도하여 보살이나 아라한도를 얻게 할 것이며, 이때 인민들의 음식은 제2 도리천의 것과 똑같을 것이다.”
이때 용시는 부처님 앞에 머물면서 부모님에게 기별하여 “나를 놓아주셔서 사문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하고 간청하니, 부모는 곧 허락하였으며, 여러 집의 친속(親屬) 도합 5백 인과 8백 천신(天神)들이 여자였던 용시가 남자로 변화한 것을 보고는 모두 위없이 바르고 참된 뜻을 내었다.
마왕은 많은 사람들이 불도를 구하는 것을 보고 더욱 근심이 되고 편안치 못하였으며 부끄러워하며 돌아갔다.
부처님께서 이것을 설하실 때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011_0601_a_03L聞如是一時佛遊於維耶離奈氏樹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五百衆菩薩佛以晨旦著衣持鉢城分衛衆會皆從諸天龍神香華倍於常時佛到長者須福門外福有女名曰龍施厥年十四時在浴澡浴塗香著好衣爲佛眉閒毫相之光照七重樓上東向見佛在門外容貌端正如星中有月奇相衆好金色從容諸根寂定女大歡喜則自念言今得見佛及衆弟子當以發意作菩薩行願令我得道如佛魔見女發大意心爲不樂念言是女今興大及欲求佛必過我界多度人民我當往壞其道意魔便下化作女父形象被服謂龍施言今所念者大重佛道難得億百千劫勤勞不懈然後乃成今世幸有佛不如求羅漢旣要易得且俱度世泥洹無異何爲貪佛久負勤苦汝是我女故語汝耳龍施對曰不如父言羅漢與佛雖俱度世功德不同佛智大度如十方空度人無極羅漢智少若一時耳何有高才樂於小者魔復言未曾聞女人得作轉輪聖王況乃欲得作佛佛道長久不如求羅漢早取泥洹龍施報言亦聞女人不得作轉輪聖王不得作帝不得作梵王不得作佛我當精轉此女身竟受作男子身蓋聞天下尊行菩薩道億劫不懈者後皆得作佛魔見女意不轉益用愁毒更作急教言作菩薩行者當不貪於世閒不惜於壽命今汝精進能從樓上自投於地者後可得佛龍施念言今我見佛乃自愛欲菩薩道父有教以精進棄身可得佛道我何惜此危脆之女卽於欄邊叉手向佛言我今自歸天中之天以一切慜念知我所求請棄軀命不捨菩薩以身施佛願而散華以便縱身自投樓下於空中未及至地女身則化成男子佛乃笑五色光從口出照一佛剎還從頂入賢者阿難前跪問言佛不妄笑願聞其意佛言阿難汝見此女自投空中化成男子不對曰佛言此女乃前世時以事萬佛後當供養恒沙如來卻至七億六千萬劫當得作佛號名龍盛其壽一劫般泥洹後經道興盛半劫乃滅佛說法當度九十七億萬人令得菩薩及羅漢道是時人民飮食當如第二忉利天上於是龍施身住佛前報父母言願放捨我得作沙門父母卽聽諸家親屬合五百人及八百天神見女人龍施化成男子皆發無上正眞道意魔王見衆人求更多憂愁不樂慚愧而歸佛說是莫不歡喜
佛說龍施女經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