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3_1278_a_01L상주천자소문경(商主天子所問經)
013_1278_a_01L商主天子所問經


수(隋) 북인도삼장(北印度三藏) 사나굴다(闍那崛多)한역
013_1278_a_02L隋北印度三藏闍那崛多譯



어느 때 바가바(婆伽波)께서는 왕사국(王舍國)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큰 비구의 무리 2천5백 명과 함께 계셨다. 또한 큰 보살의 무리도 있었으니, 이른바 미륵보살과 문수사리 법왕자 보살마하살을 비롯하여 여러 상수(上首) 보살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모였는데, 갖가지 모든 지방 및 지방 아닌 곳과 모든 불찰토(佛刹土)에서 모두 와서 모였다.
013_1278_a_03L爾時婆伽婆住王舍大城耆闍崛山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復有大菩薩衆所謂彌勒菩薩文殊師利法王子菩薩摩訶薩諸衆首等出過數量種種諸方及與非方諸佛剎土俱來集會
이때 상주천자는 한량없는 제천(諸天)의 백천 대중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부처님 처소에 나아와 부처님 계신 곳에 도착하여 부처님 발에 절하고 오른 쪽으로 세 번 돈 다음 갖가지 공양거리를 가져다 여래에게 올리고 법을 듣기 위하여 불세존과 문수사리동진보살 법왕자 앞에 섰다.
013_1278_a_09L爾時商主天子與無量諸天百千大前後圍繞來詣佛所到佛所已禮佛足右繞三帀以種種供具供養如來爲聽法故在佛世尊文殊師利童眞菩薩法王子前
이때 상주천자는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간절히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문수사리동진보살 법왕자를 청하시어 법요(法要)를 말씀하게 해주소서.
지금 이 대중 가운데 모든 천자는 문수사리동진보살 법왕자와 전부터 인연이 친숙(親熟)하오니, 이들이 만일 문수사리동진보살의 지혜로운 말솜씨를 듣고 나면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킬 것이며, 이 마음을 일으키고 나면 불법에서 불퇴전을 얻을 것입니다.”
013_1278_a_14L爾時商主天子向佛合掌而白佛言唯願世尊請文殊師利童眞菩薩法王之子令說法要今此衆中有諸天文殊師利童眞菩薩法王之子久成熟者是等若聽文殊師利童眞菩薩智辯才已當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發是心已於佛法中得不退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善男子)여, 그대는 상주천자와 여러 천(天)을 위하여 법요를 해설하라.”
013_1278_a_22L佛告文殊師利善男子汝爲商主天子及餘諸天辯說法要
013_1278_b_01L이때 문수사리 법왕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상주천자에게 고하였다.
“그대는 마땅히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진실하게 듣고 진실하게 받으며 잘 생각하여라. 내 그대를 위하여 분별하고 해설하겠노라.
모든 보살마하살은 일체지(一切智)에 들어 일체법에 통달하여 피안에 이르며, 재빨리 6바라밀을 만족하려면 마땅히 일체지에서 수행을 해야만 한다.
013_1278_b_01L爾時文殊師利法王之子受佛教已告商主天子言汝當一心諦聽諦受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解說如諸菩薩摩訶薩入一切智智於一切法達到彼岸速疾滿足六波羅蜜於一切智當得修行
천자여, 모든 보살마하살의 지(智)는 이른바 괴로움[苦]를 아는 지혜, 함이 없음을 걸머지는 지혜, 쌓임[集]을 아는 지혜, 선근을 모으고 닦은 지혜, 사라짐[滅]을 아는 지혜, 출생(出生)의 지혜, 도(道)의 지혜, 도 아님의 지혜, 인(因)의 지혜, 잃지 않는 지혜, 과(果)의 지혜, 모든 일의 인연을 거둬 인증하는 지혜, 쌓아 모인 것을 끊는 지혜,
013_1278_b_07L天子凡諸菩薩摩訶薩智者知苦智荷擔無爲智習智修集善根智滅智出生智道智非道智因智不失智果智攝證諸事緣智聚集斷
진실의 지혜, 부처님의 지혜, 자재(自在)의 지혜, 인연을 내는 지혜, 아파타나(阿波陀那:十二部經)를 나타내 보이는 지혜, 5음(陰)의 지혜, 애욕의 번뇌를 제거하는 지혜, 법계의 지혜, 법계를 파괴하는 지혜, 여섯 감관[六入]의 지혜, 공(空)의 무더기를 관찰하는 지혜, 보시(布施)의 지혜, 때를 놓치지 않는 지혜, 계율의 지혜, 파계한 중생을 성숙시키는 지혜, 인욕의 지혜, 정진의 지혜,
013_1278_b_11L實智佛智自在智因緣生智阿波陁那示現智陰智除欲染智界智法界智入智觀空聚智施智時不過戒智成熟破戒衆生智忍智精進
모든 업을 잘 닦는 지혜, 선정의 지혜, 선정에서 돌이키는 지혜, 지혜의 지혜, 보고 아는 지혜, 방편의 지혜, 중생을 성숙시키는 지혜, 우정[慈]의 지혜, 중생을 이끄는 지혜, 가엾이 여기는 지혜, 피로하고 지치지 않는 지혜, 환희의 지혜, 법을 좋아하고 기뻐하는 지혜, 담담함[捨]의 지혜, 모든 불법을 성취하는 지혜, 중생을 제도하는 지혜,
013_1278_b_15L善作諸事業智禪智迴轉禪智慧智見知智方便智成熟衆生智衆生乘智悲智不疲倦智欣智法愛歡欣智捨智成就諸佛法智衆生智
관찰하는 지혜, 언제나 일을 받드는 지혜, 마땅하지 않은 곳[非處]에 머무는 지혜, 정근(正勤)의 지혜, 정각(正覺)의 지혜, 신족(神足)의 지혜, 모든 행을 짓지 않음을 관찰하는 지혜, 신근력(信根力)의 지혜, 일체지에서 뛰어난 지혜, 정진근력(精進根力)의 지혜, 일체 모든 번뇌에 핍박을 받지 않는 지혜, 염근력(念根力)의 지혜,
013_1278_b_19L觀察智常承事智非處令住正勤智正覺智神足智不造作諸行觀察智信根力智超越一切智智精進根力智一切諸煩惱不被逼迫念根力智
013_1278_c_01L 일체 모든 법을 잊어버리지 않는 지혜, 삼매근력(三昧根力)의 지혜, 일체법 평등지의 지혜, 근력(根力)의 지혜, 모든 근력을 수승케 하는 지혜, 보리분(菩提分)의 지혜, 도를 증득하는 지혜, 또한 모든 그릇된 도를 뛰어넘는 지혜, 반연(攀緣)하는 지혜, 번뇌가 다한 지혜, 모든 선근이 다함이 없는 지혜, 남이 없는[無生] 지혜, 모든 법에 남이 없는 지혜[無生忍]를 얻은 지혜,
013_1278_b_23L不忘失一切諸法智昧根力智一切法平等智智根力智諸根勝智菩提分智證道智過諸非道智攀緣智盡智諸善根無盡智生智得諸法無生忍智
부처님을 염(念)하는 지혜, 자신을 성취하는 지혜, 법을 염하는 지혜, 법을 굴리는 지혜, 승가를 염하는 지혜, 물러가지 않는 지위[阿毘跋僧]에 이르러 평등한 지혜, 보시를 염하는 지혜, 모든 중생을 버리지 않는 지혜, 시라(尸羅: 계율)를 염하는 지혜, 모든 원을 구족하는 지혜, 무(無)를 염하는 지혜, 모든 악을 짓지 않는 지혜, 법을 염하지 않는 지혜, 모든 자(慈)를 깨닫는 지혜,
013_1278_c_04L念佛智自身成就智念法智轉法智念僧智入阿毘跋僧平等智念施智不捨諸衆生念尸羅智具足諸願智念無智造諸惡智不念法智諸慈覺智
만족한 지혜, 모든 일을 구족하고도 싫증내지 않는 지혜, 모든 중생의 약(藥)인 지혜, 법다운 일을 단행하는 방편의 지혜, 이치와 이치 아닌 것을 아는 지혜, 이치가 아닌 것을 짓지 않는 지혜, 10력(力)의 지혜, 모든 성문과 연각승을 따르는 지혜, 두려움 없는[無畏] 지혜, 장애(障礙)가 있든지 장애가 없든지 모든 법을 깨닫는 지혜이다. 또한 과거 몸에 집착하지 않는 지혜,
013_1278_c_08L滿足具足諸事不厭智諸衆生藥智法承事方便智處非處智非處不作十力智順諸聲聞緣覺乘智無畏作障㝵無障礙諸法覺智過去身不著智
의식에 머물지 않는[無住識] 지혜, 미래 몸에 집착하지 않는 지혜, 모든 법을 지어가지 않는 지혜, 현재 몸에 집착하지 않는 지혜, 안정하지도 머물지도 않는 지혜, 몸이 최상인 지혜, 모든 중생의 지혜, 해탈하게 하는 지혜, 입이 으뜸인 지혜, 모든 중생의 음성을 분별하는 지혜, 뜻이 으뜸인 지혜, 모든 중생의 일으키는 마음을 아는 지혜,
013_1278_c_13L無住識智未來身無著智法不行智現在身不著智不定不住智身爲最上智諸衆生智令度智口爲先智諸衆生音分別智意爲先智諸衆生心行所發智
어긋나지 않는 지혜, 모든 중생의 어긋남을 깨닫는 지혜, 욕락을 좋아하지 않는 지혜, 다툼을 없애는 지혜, 바른 생각을 잃지 않는 지혜, 마음이 어지러운 중생을 편안하게 머물게 하는 지혜, 삼마제(三摩提)를 거둬들이는 지혜, 모든 부처님 법에 같을 수 없는 게으른 중생을 거둬주는 지혜, 교화받는 중생의 그 때를 깨닫는 지혜, 방편의 지혜, 반야(般若)의 지혜이다.
013_1278_c_17L不錯謬智覺諸衆生錯謬智樂不樂智滅鬪諍智念不忘失智亂心衆生令安住智三摩提智攝懈怠衆生不共諸佛法所化衆生覺時智方便智般若智
천자여, 이것이 바로 모든 보살마하살의 지혜이니, 이같은 지혜로써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걸림없는 큰 지혜를 얻는 것이다.”
013_1278_c_21L天子此是諸菩薩摩訶薩智以如是等智故當得諸佛無㝵大智
013_1279_a_01L이때 상주천자는 문수사리보살에게 말하였다.
“참으로 드문 일입니다. 문수사리여. 모든 보살마하살의 지혜는 모든 삼계에 가장 훌륭하여서 도저히 하찮은 장엄(莊嚴)으로는 성취하지 못할 것입니다. 문수사리여, 만약 이같은 지혜를 일으키는 자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위대한 신통일 것입니다.”
013_1278_c_23L爾時商主天子語文殊師利菩薩言希有希有文殊師利諸菩薩摩訶薩智於諸三界最爲殊特不可以小莊嚴而得成就文殊師利若能如是生智慧者是大神通
“문수사리여, 그런데 어떻게 보살은 능히 장엄을 구족하였다고 합니까?”
“모든 중생이 열반의 본성을 듣고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013_1279_a_05L唯然文殊師利何菩薩能具莊嚴答言若諸衆生涅槃本性聞已不怖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슨 까닭에 보살이라고 부릅니까?”
“천자여, 보리분(菩提分)에 머물고 지녀서 든[持入] 까닭에 보살이라고 한다.”
013_1279_a_07L又復問言文殊師以何因緣名爲菩薩答言天子菩提分住持入故故名菩薩
또 물었다.
“문수사리시여, 무슨 까닭에 마하살이라고 부릅니까?”
“천자여, 대승(大乘)에 든 까닭이요, 대지(大智)가 원만한 까닭에 마하살이라고 한다.”
013_1279_a_09L又復問文殊師利以何因緣名爲摩訶薩答言天子入大乘故滿大智故故名摩訶薩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슨 까닭에 가장 수승한 살타(薩埵)라고 부릅니까?”
“천자여, 구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법지(法智)에 들었기 때문에 가장 수승한 살타라고 한다.”
013_1279_a_12L又復問言文殊師利以何因緣名爲最勝薩埵答言天子不可求法智得入故故名最勝薩埵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슨 이치로 청정한 살타라고 부릅니까?”
“천자여, 번뇌와 같이 머물지 않고, 모든 중생의 번뇌를 멸하게 하고, 정진을 일으키게 하는 까닭에 청정한 살타라고 한다.”
013_1279_a_14L又復問文殊師利以何義名淨薩埵答言天子不與煩惱共住爲諸衆生滅煩惱故發精進故故名淨薩埵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슨 이치로 가장 청정한 살타라고 부릅니까?”
“천자여, 모든 중생들에게 깨끗한 도를 행하게 하기 때문이니, 이런 이치로 가장 청정한 살타라고 부른다.”
013_1279_a_17L又復問文殊師利以何義故名極淨薩埵答言天子令諸衆生行淨道故以是義故名極淨薩埵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슨 이치로 도사(導師)라고 부릅니까?”
“천자여, 이 도에 머무른 뒤에 능히 한량없는 아승기(阿僧祇) 중생으로 하여금 성숙(成熟)하게 하는 까닭에 도사라고 한다.”
013_1279_a_20L又復問言文殊師以何義故名爲導師答言天子是道已能令無量阿僧祇衆生得成熟故故名導師
013_1279_b_01L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또 무슨 이유로 조복(調伏)하는 대사(大師)라고 부릅니까?”
“천자여, 중생을 조복하되 끝내 다툼이 없는 까닭에 조복하는 대사라고 한다.”
013_1279_a_23L又復問言文殊師利復以何義名調伏師答言天子調伏衆生畢竟無諍故名調伏大師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용맹을 성취하였다고 합니까?”
“천자여, 여러 마(魔)와 원수들의 고난을 조복한 뒤에 중생을 받아들여 성숙시키는 까닭에 보살은 용맹을 성취하였다고 한다.”
013_1279_b_02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成就勇健荅言天子調伏衆魔怨敵等難然後受有成熟衆生故名菩薩成就勇健
또 물었다.
“문수사리시여, 무엇을 보살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한다고 합니까?”
“천자여, 먼저 일으킨 서원을 만족하고 성문과 연각승에 의지하지 않나니, 이와 같이 보살은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013_1279_b_05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令他歡欣答言天子於先發誓得滿足已不依聲聞緣覺等乘如是菩薩令他歡欣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가장 위가 된다고 부릅니까?”
“천자여, 거룩한 지혜와 훌륭한 방편으로 중생을 성숙시키되, 바른 법 속에 거둬들여 깨닫게 하나니 그러므로 보살은 가장 위가 된다고 한다.”
013_1279_b_09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得爲最上答言天子當以聖智方便善巧成熟衆生現了攝受於正法中如是菩薩得爲最上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이 법을 굴린다고 합니까?”
“천자여, 부처님 말씀에 따라 일체 중생을 거둬주어 능히 물러가지 않게 하나니, 그러므로 보살은 법을 굴린다고 한다.”
013_1279_b_12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得爲轉法答言天子依佛攝言一切衆生而不能轉如是菩薩得爲轉法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조복(調伏)을 굴린다고 합니까?”
“천자여, 보살이 계율을 지니고 계율에 머물러 모든 중생이 갖고 있는 의심의 그물을 없애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이 조복을 굴린다고 한다.”
013_1279_b_15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當轉調伏答言天子菩薩持戒住戒滅諸衆生所有疑網如是菩薩名轉調伏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이치를 굴린다고 합니까?”
“천자여, 들은 대로 행하여 진실하게 다른 이에게 베푸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이치를 굴린다고 한다.”
013_1279_b_18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當得轉義答言天子如所聞行眞實與他如是菩薩名爲轉義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모든 중생을 위하여 이익을 성취한다고 합니까?”
“천자여, 닦은 모든 선(善)을 중생에게 돌려 베푸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이익을 성취한다고 한다.”
013_1279_b_20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爲諸衆生成就利益答言天子所修諸善迴施衆生如是菩薩成就利益
013_1279_c_01L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능히 곧은 마음을 짓는다고 합니까?”
“천자여, 만일 스스로 저지른 일이 있으면 숨기거나 가리지 않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곧은 마음을 얻는다고 한다.”
013_1279_b_23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能作直心答言天子若自有犯而不覆藏如是菩薩當得直心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바른 마음을 짓는다고 합니까?”
“천자여, 저 중생에게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있을지라도 성내거나 꾸짖지 않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바른 마음을 짓는다고 한다.”
013_1279_c_03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當作正心答言天子其有衆生有欲癡而不瞋責如是菩薩名爲正心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아첨하지 않는다고 합니까?”
“천자여,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같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아첨하지 않는다고 한다.”
013_1279_c_06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當作不諂答言天子如所言所作如是菩薩當得不諂
또 물었다.
“문수사리시여, 무엇을 보살은 눈흘림[幻]을 짓지 않는다고 합니까?”
“천자여, 마음의 생각하는 것이 말과 같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눈흘림을 짓지 않는다고 한다.”
013_1279_c_08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而不作幻答言天子如心所念口亦如是如是菩薩得名不幻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거만한 마음이 없다고 합니까?”
“천자여, 모든 중생을 대할 때 몸을 굽혀 합장하고 또한 악을 범하지 않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거만한 마음이 없다고 한다.”
013_1279_c_11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得無慢心答言天子向諸衆生曲躬合掌亦不犯惡如是菩薩得無慢心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훌륭한 시주(施主)가 되었다고 합니까?”
“천자여, 능히 성취한 보리(菩提)도 희사하는데, 하물며 하찮은 물건이겠는가?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훌륭한 시주가 되었다고 한다.”
013_1279_c_14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作大施主答言天子若能成就菩提大捨況復餘物如是菩薩名大施主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지계(持戒)를 얻었다고 합니까?”
“천자여, 만일 계를 깨게 되거나 나아가 목숨을 버리게 될지라도 보리의 마음을 버리지 않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지계를 얻었다고 한다.”
013_1279_c_16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得名持戒答言天子若見破戒乃至爲命不捨菩提心如是菩薩得名持戒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인욕을 성취하였다고 합니까?”
“천자여, 만약 핍박을 받을지라도 다른 이를 핍박하지 않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인욕을 성취하였다고 한다.”
013_1279_c_19L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成就忍答言天子若受逼迫不逼迫他是菩薩成就忍辱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정진을 일으켰다고 합니까?”
“천자여, 모든 법을 구별하여 얻을 만한 법이 없음이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정진을 일으켰다고 한다.”
013_1279_c_22L又復問言文殊師云何菩薩發勤精進答言天子簡諸法無法可得如是菩薩名爲發勤精進
013_1280_a_01L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선정을 얻습니까?”
“천자여, 능히 욕계 가운데서도 돌이켜 나타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이 선정을 얻었다고 한다.”
013_1280_a_02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得名禪定答言天子若能還現欲界中生如是菩薩名得禪定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반야를 성취합니까?”
“천자여, 반야의 일을 짓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반야를 성취하였다고 한다.”
013_1280_a_04L又復問文殊師利云何菩薩成就般若天子若不作般若事如是菩薩成就般若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자심(慈心)을 행한다고 합니까?”
“천자여, 능히 중생계가 공(空)함을 관찰한다면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이 자심을 행한다고 한다.”
013_1280_a_07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當行慈心答言天子若能觀察衆生界空如是菩薩名行慈心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비심(悲心)을 행해야 합니까?”
“천자여, 모든 법과 보리가 마치 허공과 같음을 알고서도 정진을 놓지 않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이 비심을 성취하였다고 한다.”
013_1280_a_09L又復問文殊師利云何菩薩當行悲心天子若知諸法及與菩提猶如虛空而不捨精進如是菩薩名成就悲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희심(喜心)을 행하여야 합니까?”
“천자여, 침묵과 적정함을 얻어서 모든 법 구하기를 기뻐하되 만족히 여기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만족할 줄 아는 것이라 한다.”
013_1280_a_13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當行喜心答言天子若得默然及與寂憙求諸法而不知足如是菩薩名爲知足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담담한 마음[捨心]을 행할 수 있습니까?”
“천자여, 세간에 휩쓸리지 않고 세간에 행하면서 세간을 구원하기 때문이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이 담담한 마음을 이뤘다고 한다.”
013_1280_a_16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能行捨心答言天子若不被世界所沒行於世閒救世閒故如是菩薩能成捨心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깨끗한 몸을 얻습니까?”
“천자여, 몸을 변화하여 중생과 평등한 몸을 나타내 보이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능히 깨끗한 몸을 얻었다고 한다.”
013_1280_a_19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得淸淨身答言天子若以如幻化身示現衆生平等之身如是菩薩能得淨身
013_1280_b_01L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깨끗한 입을 얻습니까?”
“천자여, 능히 모든 중생을 위하여 소리를 모두 갖추어서 법의 요체를 연설하되 실수함이 없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이 능히 구업(口業)이 청정해졌다고 한다.”
013_1280_a_22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得淸淨口答言天子若能爲諸衆生具足音聲演說法要而無過患如是菩薩能淸淨口業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능히 마음이 청정해질 수 있습니까?”
“천자여, 모든 마음이 모두 이 한마음임을 안다면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이 청정한 마음을 얻었다고 한다.”
013_1280_b_02L又復問言殊師利云何菩薩能淸淨心答言若知諸心皆是一心如是菩薩名得淨心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능히 천안(天眼)을 얻을 수 있습니까?”
“천자여, 모든 색과 형체를 보되 모든 색을 여의고, 언제나 모든 색을 관찰하되 모든 색을 멀리 떠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이 천안을 얻었다고 한다.”
013_1280_b_05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能得天眼答言天子見諸色形當離諸色常觀諸色遠離諸色如是菩薩名得天眼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이 보살은 천이(天耳)를 얻었다고 하는 것입니까?”
“천자여, 만일 모든 소리를 들으면 마땅히 모든 소리를 관찰하여 소리라는 상(相)을 멀리 떠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이 천이를 얻었다고 한다.”
013_1280_b_08L又復問言文殊師利何菩薩名得天耳答言天子若聞諸當觀諸聲遠離聲相如是菩薩名得天耳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능히 남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까?”
“천자여, 마음의 쏠리는 것과 생멸을 안다면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능히 남의 마음을 안다고 한다.”
013_1280_b_11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能知他心答言天子若知心行流注生滅如是菩薩能知他心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전생 일을 알 수 있습니까?”
“천자여, 본제(本際)가 바로 이 진실한 경계임을 알아 늘거나 줄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능히 전생일을 안다고 한다.”
013_1280_b_13L又復問文殊師利云何菩薩能知宿命天子若念本際卽是實際而不增如是菩薩能知宿命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신통을 얻을 수 있습니까?”
“천자여, 모든 요술[幻業]을 보이면서도 능히 요술에 홀리지 않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신통을 얻었다고 한다.”
013_1280_b_16L又復問言殊師利云何菩薩能得神通答言若示諸幻而能不爲幻業所染是菩薩名得神通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광대(廣大)함을 얻었다고 합니까?”
“천자여, 그지없는 중생을 교화한다면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이 광대함을 얻었다고 한다.”
013_1280_b_19L又復問言文殊師云何菩薩得爲廣大答言天子化無邊衆生如是菩薩名得廣大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이 보살은 홀로 행한다[獨行]라고 하는 것입니까?”
“천자여, 모든 감관[根]과 함께 머물지 않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홀로 수행한다고 한다.”
013_1280_b_21L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當名獨答言天子若不與諸根共住如是菩薩名爲獨行
013_1280_c_01L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능히 조복(調伏)할 줄을 안다고 합니까?”
“천자여, 만약 움직이지도 않고 성내지도 않는 법을 얻는다면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조복을 얻는다고 한다.”
013_1280_c_01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能作調伏答言天子若得不動不瞋法故如是菩薩名得調伏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능히 적정을 얻을 수 있습니까?”
“천자여, 모든 번뇌 속에 있어도 번뇌에 태워지지 않으며, 모든 중생의 번뇌를 멸하게 하기 위해 법을 연설하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적정을 얻었다고 한다.”
013_1280_c_03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能得寂靜答言天子若在煩惱不爲諸惡煩惱所燒爲諸衆生滅煩惱故而演說法如是菩薩名得寂靜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능히 믿는 마음을 얻었다고 합니까?”
“천자여, 만약 부처님 몸을 파괴하려고 하여도 능히 파괴하지 못함과 같나니,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은 믿는 마음을 얻는다고 한다.”
013_1280_c_07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能得信心答言天子若以佛身破時而不能破如是菩薩當得信心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보살은 교묘한 방편을 짓는다고 합니까?”
“천자여, 만일 보리와 중생을 함께 본다면,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이 공교한 방편을 짓는다고 한다.”
013_1280_c_10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作巧方便答言天子若見菩提與衆生共如是菩薩名巧方便
이때 문수사리가 이 법을 말하자, 대중 가운데 2만 2천 중생들은 보리심을 일으키고 5백 보살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013_1280_c_12L爾時文殊師利說此法時是大衆中有一萬二千衆生發菩提心有五百菩薩得無生法忍
이때 세존께서는 문수사리동진보살을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참으로 훌륭하다. 모든 보살을 위하여 이 법을 말하였구나.
그렇다, 그렇다. 능히 저 착하고 훌륭한 장부(丈夫)들을 위하여 이같이 모든 훌륭한 공덕을 말하였으니, 다음 한량없는 아승기겁을 지내도록 스스로 남음이 있을 것이다.”
013_1280_c_15L爾時世尊讚文殊師利童眞菩薩言文殊師利善哉爲諸菩薩善說此法如是如是爲彼等善勝丈夫說如是等諸大功自餘復有無量阿僧祇
이때 상주천자는 다시 문수사리동진보살에게 물었다.
“문수사리여, 당신은 옛날 몇 분의 부처님을 공양하셨기에 이같은 말 솜씨를 얻었습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마치 요술로 만들어진 사람이 마음도 생각도 없는 그것과 같다.”
013_1280_c_19L爾時商主天子復問文殊師利童眞菩薩言文殊師利汝於昔供養幾所得如是辯答言天子譬如化人思滅相
013_1281_a_01L또 물었다.
“문수사리시여, 요술로 만들어진 사람에게는 마음과 생각이 없겠지만 하물며 나아가 요술이 아닌 것이겠습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의 몸에 대한 상(相)도 그와 같나니, 그러한 몸의 상을 공양하고 섬기는 것이다.”
013_1280_c_23L又復問言文殊師利化無心況復非化答言天子諸佛如來體相如是彼如是相供養承事
또 물었다.
“문수사리시여, 당신은 몇 차례나 단나(檀那)바라밀을 행하셨습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여래의 변화하는 것과 같다.”
013_1281_a_02L又復問文殊師利汝於幾時行檀那波羅答言天子若爲如來之所變化
다시 물었다.
“지금 제가 당신에게 ‘당신은 몇 차례나 단나바라밀을 행하셨느냐’고 물었는데, 지금 당신은 어찌 이같은 대답을 하십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그가 대답할 수 없었으므로, 나의 대답 역시 그와 같은 것이다.”
013_1281_a_04L復問言我向問汝汝於幾時行檀那波羅蜜汝今云何作如是答答言彼無可答我答如是
문수는 다시 말하였다.
“요술의 상[化相]이 이와 같거늘, 어떻게 내가 몇 차례나 단나바라밀을 행하였다고 대답하겠는가?”
013_1281_a_07L文殊又言相如是當云何答我於許時行檀那波羅蜜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제가 생각하건대 당신이 어찌 인색하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나는 진실로 인색하다.”
013_1281_a_09L又復問言文殊師利如我惟汝寧慳耶答言天子我實爲慳
또 물었다.
“무슨 까닭에 이같은 말씀을 하십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만약 마음이 모든 것을 놓지 않는다면 이것을 곧 인색하다고 한다.”
013_1281_a_10L復問言以何因緣作如是說答言若心不捨是則名慳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떻게 버리지 않는 것을 인색하다고 합니까?”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천자여, 나는 항상 모든 불ㆍ법ㆍ승을 버리지 않고 또한 일체 중생도 버리지 않나니, 그런 이유로 내가 인색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013_1281_a_12L又復問言殊師利云何不捨而得名慳文殊師利言天子我常不捨諸佛法衆而亦不捨一切衆生以是義故說我爲慳
또 물었다.
“제가 문수께서 말씀하신 바를 생각하건대, 지금 당신은 또한 계를 깨뜨리는 것 같습니다.”
대답하였다.
“천자여, 나는 또한 계를 깼다.”
013_1281_a_15L又復問言如我惟忖文殊所說汝於今者此亦破戒答言天子我亦破戒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슨 까닭에 이같은 말씀을 하십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만일 사람이 계를 깬다면 어찌 3악도에 떨어지지 않겠는가?”
천자는 대답하였다.
“진실로 거룩한 말씀과 같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천자여, 내가 생각건대 악도에 떨어져야 중생을 성숙시킬 수 있으니, 그런 이유로 나는 계를 깼다고 일컫는 것이다.”
013_1281_a_17L又復問言文殊師利以何因緣作如是說答言天子若人破戒彼豈不墮三惡道耶天子答言實如聖教文殊師利言天子我故思惟墮於惡道熟衆生以是義故稱我破戒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당신은 설마 성내는 마음이 있습니까?”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렇다, 천자여.”
013_1281_a_22L又復問文殊師利汝寧不有瞋恚心耶殊師利言如是天子
013_1281_b_01L또 물었다.
“무슨 까닭에 이같은 말씀을 하십니까?”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어찌 성내는 마음이 곧 사랑이 아니겠는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천자여, 그런 까닭에 나는 번뇌와 성문과 연각에 애착함이 없나니, 그런 이유로 나는 성내는 마음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013_1281_b_01L又復問言以何因緣作如是說文殊師利言寧不以瞋心是無愛耶答言如是文殊師利是故天子我於煩惱聲聞緣覺無有愛念以是義故我有瞋心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지금 당신에게 설마 게으른 마음이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그렇다.”
013_1281_b_05L又復問文殊師利汝今寧有懈怠心也如是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슨 까닭에 이같은 말씀을 하십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게으름이란 몸과 입과 뜻으로 모든 행을 일으키려 하지 않는 것이니, 나도 지금 그와 같아 행을 일으키지도 않고 또한 행하려 하지도 않으며, 버리지도 않고 취하지도 않는다. 그런 이유로 나는 게으르다고 하는 것이다.”
013_1281_b_07L又復問言文殊師利以何因緣作如是說答言天子夫懈怠者以身意發修諸行我今如是亦不廢行亦不欲行不捨不取以是義故我名懈怠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당신은 설마 또한 산란한 마음이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그렇다.”
013_1281_b_11L又復問言文殊師利汝寧復有散亂心耶答言如是
또 물었다.
“무슨 까닭에 이같은 말씀을 하십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게으름이란 머무는 곳이 없으니 그 또한 산란한 마음이라 하는 것이다. 나는 성자(聖者) 가운데 마음의 해탈을 얻어 일체 모든 중생을 성숙하는 까닭에 머무는 곳이 없나니, 그런 이유로 나는 산란하다고 일컫는 것이다.”
013_1281_b_12L又復問言以何因緣作如是說答言天子夫懈怠者無有處住彼亦說言是散亂心天子我於聖中心得解脫成熟一切諸衆生故無有住處以是義故稱我散亂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지금 당신에게 어찌 지혜가 있지 않겠습니까?”
대답하였다.
“그렇다, 천자여.”
013_1281_b_17L又復問言文殊師利汝於今者豈無智也答言如是天子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슨 이유로 이같은 말씀을 하십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그대가 어찌 지혜가 없기 때문에 생사도 두려워하지 않고 번뇌도 겁내지 않아 미혹한 중생과 한 곳에서 함께 즐겨하고 좋아하는 줄을 알지 못하겠는가?”
“그렇습니다, 문수사리여.”
013_1281_b_18L又復問言文殊師利以何義故作如是說答言天子汝豈不以無智慧故不畏生死不怖煩惱共迷惑衆生同處娛樂如是文殊師利
013_1281_c_01L문수는 또 말하였다.
“천자여, 나는 생사와 모든 번뇌 속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겁내지 않아 미혹한 중생과 함께 한 곳에 편안히 머물러 같이 즐겨하고 좋아하면서 그들을 성숙시키나니, 그러므로 나는 지혜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013_1281_b_22L文殊又言天子於生死諸煩惱中不畏不怖共迷惑衆生一處安住同彼娛樂爲成熟故是故稱我無有智慧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지금 당신은 어찌 이 세간의 복전(福田)이 아니겠습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살해(殺害)하는 복전이다.”
013_1281_c_02L又復問言文殊師利汝於今者豈可非是世閒福田答言天子殺害福田故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슨 이유로 이같은 말씀을 하십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무릇 죽인다는 것은 바로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이니, 만일 능히 그것을 죽인다면 이것이 바로 큰 복전인 것이다.”
013_1281_c_04L又復問言文殊師利以何義故作如是說答言天子夫應殺者是欲若能殺彼是則大福田也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세간 중생은 당신의 말씀하신 바를 듣고 많은 공포를 일으키겠습니다.”
대답하였다.
“천자여, 실제(實際)의 공포라면 세간 또한 공포를 낼 것이다. 왜냐 하면 일체 세간은 실제를 여의지 않고 실제에 머물기 때문이다.”
013_1281_c_07L又復問言文殊師利世閒衆生聞汝所說多生恐怖答言天子若實際恐怖是卽世閒亦生恐所以者何一切世閒不離實際於實際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만일 어떤 사람이 당신이 말한 것을 비방한다면 그는 장차 어디로 가겠습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마땅히 열반으로 향할 것이다.”
013_1281_c_11L又復問言文殊師利若復有人毀汝所說彼將何去答言天子向涅槃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슨 까닭에 이같은 말씀을 하십니까?”
대답하셨다.
“천자여, 일체는 말[言語]을 비방하지 않고서 능히 거룩한 해탈 가운데 이르는 이가 없다. 왜냐 하면 그 거룩한 도에는 이름이나 구절[章句]과 말로써 설명하고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만일 이를 믿지 않는 이들은 마땅히 해탈하지 못할 것이다.”
013_1281_c_13L又復問言文殊師利以何因緣作如是說答言天子一切無有不毀語言而能得至聖解脫中者所以者何其聖道中無有名字章句語言可說可示若不信者彼等當不解脫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슨 까닭에 이같은 말씀을 하십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이미 해탈을 얻었으면 다시 더 해탈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013_1281_c_17L又復問言文殊師利以何因緣作如是說答言天子不可已得解脫復得解脫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바른 법을 비방하는 이가 어찌 지옥에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무릇 해탈한 이는 일체 번뇌가 없는 것이다.”
013_1281_c_20L又復問言文殊師利謗正法者彼豈不墮地獄中耶答言天子夫解脫者一切無塵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당신이 말씀하신 법은 전혀 도움 되는 바가 없습니다.”
대답하였다.
“천자여,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에는 가히 도움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013_1281_c_22L又復問言文殊師利汝所說法皆無所助答言天子於空無相無願不可有助
013_1282_a_01L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대체 공행(空行)이란 마땅히 무슨 행입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공행이란 곧 일체 중생을 위한 자행(慈行)이다. 왜냐 하면 공이란 일체 모든 중생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013_1282_a_01L又復問言文殊師利夫空行者當何所行答言天子空行者卽爲一切衆生慈行所以者夫空者不離一切諸衆生故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엇을 보살은 모든 중생의 맨 끝에 이른다고 합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모든 법이 인연으로부터 나는 것임을 보아서, 다시는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에 떨어지지 않나니, 그런 이유로 보살은 중생의 맨 끝까지 이른다고 한다.”
013_1282_a_04L又復問言文殊師利云何菩薩於諸衆生至於邊際答言天子若見諸法從因緣生亦復不墮斷常見中以是義故菩薩名至衆生邊際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어떤 경계가 중생의 경계입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법게(法界)가 바로 중생의 경계이다.”
013_1282_a_08L又復問言文殊師利何界是衆生界也答言天子界是衆生界也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법계는 또한 무슨 경계입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허공성계(虛空性界)가 바로 법계이다.”
013_1282_a_10L又復問言文殊師利法界復是何界也答言天子虛空性界是法界也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그 허공계는 또한 무슨 경계입니까?”
대답하였다.
“천자여, 일체경계를 초월한 것이 바로 허공계이다.”
013_1282_a_12L又復問言文殊師利虛空界復是何界也答言天子超越一切境界是虛空界也
또 물었다.
“문수사리여, 그 부처님의 경계는 어떤 경계입니까?”
013_1282_a_14L又復問言殊師利其佛境界何境界也
대답하였다.
“천자여, 그 눈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다. 그런데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눈과 색과 식별의 경계가 아니며, 귀의 경계가 바로 곧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귀와 소리와 식별의 경계가 아니며, 그 코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코와 냄새와 식별의 경계가 아니며, 그 혀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혀와 맛과 식별의 경계가 아니며, 몸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몸과 촉감과 식별의 경계가 아니며, 뜻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뜻과 법과 식별의 경계가 아닌 것이다.
013_1282_a_15L答言其眼境界是佛境界然其佛界亦復非眼識境界耳境界卽是佛界然其佛界亦復非耳識境界其鼻境界是佛境界然其佛界亦復非鼻識境界其舌境界是佛境界然其佛界亦復非舌識境界身境界是佛境界然其佛界亦復非身識境意境界是佛境界然其佛界亦復非意識境界
013_1282_b_01L색(色)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색의 경계가 아니며, 느낌[受]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느낌의 경계가 아니며, 생각[想]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관찰의 경계가 아니며, 모든 지어감[諸行]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조작함 경계가 아니며, 모든 식별[諸識]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이 앎의 경계가 아닌 것이다.
013_1282_b_01L色境界是佛境界其佛界亦復非是色境界也受境界是佛境界然其佛界亦非受界想境界是佛境界然其佛界不觀境界行境界是佛境界然其佛界亦復不可造作境界諸識境界是佛境界其佛界亦復非是了知境界
무명(無明)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이 인연의 경계가 아니며, 나아가 노사(老死)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저 곳을 받아들이는 경계가 아니며, 욕행(欲行)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이 욕행의 경계가 아니며, 색계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이 색행(色行)의 경계가 아니며, 무색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이 견해의 경계가 아니며, 유위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두 가지 경계가 아니며, 무위의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나 그 부처님의 경계는 또한 세 모양[三相]을 여읜 경계가 아닌 것이다.
013_1282_b_07L無明境界是佛境界然其佛界亦復非是因緣境界乃至老死境界是佛境界其佛界亦復不受彼處境界欲行境界是佛境界然其佛界亦復非是欲行境界色界境界是佛境界然其佛界亦復非是色行境界無色境界是佛境界然其佛界亦復非是見界境有爲境界是佛境界然其佛界非二境界無爲境界是佛境界然其佛界亦復不離三相境界
천자여, 이것이 모든 부처님 경계이나, 모든 경계는 일체 경계에 들어가며 그지없는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다.
013_1282_b_17L天子此是諸佛境界所有境界入一切境界無邊境界是佛境界
천자여, 보살마하살은 이미 이 경계에 들어 중생에서 이익됨을 행하며, 일체 중생의 경계 가운데서도 나지[生] 않는다. 또한 마(魔)의 경계 가운데서도 저 마의 경계와 부처님의 경계가 평등하여 둘이 아니며, 다른 경계를 짓지 않는다.
천자여, 이것이 보살의 훌륭한 지혜의 신통이니, 만일 능히 평등한 경계에 초월한다면 평등한 경계로서 중생을 성취시키는 것이다.
013_1282_b_19L天子菩薩摩訶薩入此境界已行於利益一切衆生境界之中亦復不生魔境界中應當覺知彼魔境界及佛境界平等無二不作異界天子此是菩薩大智神通若能超越平等境界以平等境成就衆生
013_1282_c_01L천자여, 이 가운데 어떤 것은 평등하고 어떤 것은 평등하지 않는가? 일체 법은 공하여 평등한 까닭에 평등하나니, 보살이 만일 공한 평등에 들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평등하지 못한 것에 머무는 것이다. 그런데 그 보살이 그를 평등히 성숙하려면 공한 법 가운데서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013_1282_c_01L天子是中何者平等何者是不平等一切法空平等故等菩薩若不入空平等者彼人住不平等然彼菩薩成熟彼等於空法中亦不移動
일체 모든 법은 모양이 없는 까닭에 평등하나니, 보살이 만일 모양 없는 평등에 들지 못한다면 그는 평등하지 못한 것에 머무는 것이다. 보살이 그를 평등히 성숙하려면 모양 없는 법 가운데서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013_1282_c_05L一切諸法無相故等菩薩若不入無相平等彼人住不平等菩薩成就彼等無相法中亦不移動
일체 모든 법은 원이 없는 까닭에 평등하나니 보살이 만일 원이 없는 평등에 들지 못한다면 그는 평등하지 못한 것에 머무는 것이다. 보살이 그를 평등히 성숙하려면 원이 없는 법 가운데서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013_1282_c_08L一切諸法無願故平等菩薩若不入無願平等者人住不平等菩薩成熟彼等於無願法中亦不移動
일체 모든 법은 지어감이 없는 까닭에 평등하나니, 보살이 만일 지어감이 없는 평등에 들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평등하지 못한 것에 머무는 것이다. 보살이 그를 평등히 성숙하려면 지어감이 없는 법 가운데서 움직이지 않아야 하며,
013_1282_c_11L一切諸法無作故平等菩薩若不入無作平等者彼人住不平等菩薩成熟彼平等於無作法中亦不移動
일체 모든 법에 나지도 않고 벗어나지도 않아 평등한 까닭에 평등하며, 욕망을 여의고 혼자 수행하여 평등한 까닭에 평등하며, 입멸하거나 열반에 든 것이 없으므로 평등한 까닭에 평등하나니, 보살이 만일 이런 평등에 들지 못하면 그는 평등하지 못한 것에 머무는 것이다. 보살이 그를 평등히 성숙하려면 저 열반법 가운데서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013_1282_c_14L一切諸法不生不出平等故平等離欲獨行平等故平等無物可涅槃平等故平等菩薩若不入此平等者彼人住不平等菩薩成熟彼等亦不於彼涅槃法中移動
천자여, 보살은 이같은 평등하고 평등하지 않는 행이 있으니, 만일 보살이 여기에 들어가면 곧 보살행을 행한다고 한다.”
013_1282_c_18L天子是平等不平等行菩薩入者是則名爲行菩薩行
이때 상주천자는 다시 문수사리에게 이렇게 물었다.
“문수사리여, 지금 당신이 무엇을 보살행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천자여, 보살의 행은 불가사의(不可思議)하다.”
013_1282_c_20L爾時商主天子復白文殊師利作如是言文殊師利汝今當說云何爲菩薩行也文殊師利答言天子菩薩行不可思議
“무엇을 보살의 행은 불가사의라고 하십니까?”
013_1283_a_01L又復問言云何菩薩行不可思議
013_1283_a_01L“천자여, 탐욕은 불가사의한 까닭에 보살 행도 또한 탐욕의 행을 떠나지 않으며, 성냄의 행은 불가사의한 까닭에 보살행도 또한 성냄의 행을 떠나지 않으며, 어리석음의 행은 불가사의한 까닭에 보살행도 또한 반야의 행을 짓는 것이다.
013_1283_a_02L答言天子欲不可思議故菩薩行亦不離欲行瞋恚行不可思議故菩薩行亦不離恚行愚癡行不可思議故菩薩行亦作般若行
질투(嫉妬)하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나 또한 보시의 행을 기억하여 두지 않으며, 파계(破戒)를 멀리 떠나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나 또한 계율의 행을 기억하여 두지 않으며, 성내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나 또는 인욕의 행을 기억하여 두지 않는다. 게으르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나 또한 정진의 행을 기억하여 두지 않으며, 산란하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나 또한 선정의 행을 기억하여 두지 않으며, 지혜없는 것이 아닌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나 또한 반야의 행을 기억하여 두지 않으며, 번뇌하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나 또한 번뇌 떠나는 행을 기억하여 두지 않는다.
013_1283_a_05L不嫉妒行是菩薩行亦不念施行遠離破戒行是菩薩行亦不念戒行不瞋恚行是菩薩行亦不念忍行不懈怠行是菩薩行亦不念精進行不亂行是菩薩亦不念禪行非無智行是菩薩行亦不念般若行不惱行是菩薩行不念離惱行
자(慈)가 없는 행이 이 보살의 행이니 안의 물건을 보시하는 까닭이며, 비(悲)가 없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남녀와 처자를 보시하는 까닭이며, 좋아 하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모든 욕망의 공덕을 만족히 여기지 않는 까닭이며, 언제나 성내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모든 선근(善根)이 모이는 까닭이며, 버리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몸과 목숨을 버리는 까닭이며, 아끼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미워하고 사랑함을 버리는 까닭이다.
013_1283_a_12L無慈行是菩薩行內物施故無悲行是菩薩行施男女妻子不樂行是菩薩行諸欲功德不厭常不瞋行是菩薩行聚集諸善根不棄捨行是菩薩行捨身命故惜行是菩薩行憎愛捨故
두려워하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생사와 번뇌의 행에 가까이 않는 까닭이며, 책임이 크고 무거운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일체 중생의 무거운 짐을 짊어진 까닭이다. 핍박하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오래전부터 서원을 세워 저 사람을 제도하는 까닭이며, 뉘우치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퇴전하거나 뉘우침이 없는 까닭이며, 으뜸가는 행이 바로 보살행이니, 모든 으뜸 중에서 가장 훌륭한 으뜸이기 때문이다.
013_1283_a_17L不恐怖行是菩薩行不近生死煩惱行故大重任行是菩薩行一切衆生荷重擔故不逼迫行是菩薩行往昔立誓度彼不悔行是菩薩行無退悔故最上行是菩薩行一切上最勝上故
013_1283_b_01L금강개(金剛鎧)의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서원을 잘 세워 빠지거나 줄어드는 일이 없는 까닭이며, 스스로의 마음을 멸한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일체 중생의 마음을 멸한 까닭이며, 잃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업을 짓기를 잃지 않는 까닭이며, 분별을 일으키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일체 중생에게 마음이 평등한 까닭이며, 용맹스런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원수를 항복하는 까닭이다.
013_1283_a_22L金剛鎧行是菩薩行善立誓願不缺減故自心滅行是菩薩行一切衆生心滅不失行是菩薩行作業不失故起分別行是菩薩行一切衆生平等心故勇健行是菩薩行降伏怨敵故
잡되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선지식과 선정(禪定)에 수순(隨順)하는 까닭이며, 환희(歡喜)하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일체 악한 이로 하여금 기쁘게 하는 까닭이며, 기뻐 뛰어오르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고 존자(尊者)들을 받들고 섬기며 기뻐하는 까닭이며, 장엄한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몸과 입과 마음으로 부처님의 찰토(刹土)를 장엄하는 까닭이다.
013_1283_b_04L不雜行是菩薩行親友禪定更隨順歡喜行是菩薩行於一切惡者令歡喜故歡喜踊躍行是菩薩行見佛聞法承事尊者歡喜故莊嚴行是菩薩行心意佛剎莊嚴故
굴복을 당하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평등하게 이익되는 까닭이며, 비방하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지혜스런 이가 찬탄하는 까닭이며, 핍박하지 않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모든 번뇌를 바르게 관찰하는 까닭이며, 훌륭한 장부(丈夫)다운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무거운 짐을 지고 저 언덕에 이르는 까닭이며, 넉넉하게 이익되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굳건히 정진하여 게으르거나 물러나지 않는 까닭이다.
013_1283_b_09L不被降伏行是菩薩行平等益助故不毀謗行是菩薩行智者讚歎故不逼迫行是菩薩行正觀諸煩惱故善丈夫行是菩薩行擔負重任至彼岸故饒益行是菩薩行堅固精進不懈退故
법다운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조도품(助道品)의 모든 법을 잘 수행하는 까닭이며,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모든 부처님 종자를 끊지 않는 까닭이며, 진귀한 보배의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3보를 찬탄하여 말하는 까닭이며, 지혜 방편의 행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모든 것을 거둬주어 끊지 않는 까닭이다.”
013_1283_b_14L行是菩薩行助道諸法善修習故恩報恩行是菩薩行不斷諸佛種性珍寶行是菩薩行歎說三寶故慧方便行是菩薩行不斷諸攝故
이 보살행을 말할 때 5백 보살은 보살의 행에 들어 무생법인을 얻었다.
013_1283_b_18L此菩薩行時五百菩薩入菩薩行得無生法忍
이때 상주천자는 다시 문수사리보살에게 물었다.
“문수사리여, 당신은 이 모든 보살의 행을 잘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보살이 이 행을 떠나지 않는다면 곧 그들을 위하여 수기하여 주겠습니까?”
013_1283_b_20L爾時商主天子復白文殊師利菩薩言文殊師利汝善說此諸菩薩行若有菩薩不離此行卽爲彼等而作授記
013_1283_c_01L이때 부처님께서는 상주천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천자여, 네가 말한 바와 같다. 천자여, 내가 옛적에 이 행을 떠나지 않았으므로 연등(燃燈)여래께서 나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셨고, 내가 그때 바로 무생법인을 얻은 것이다. 천자여, 이것이 바로 모든 불보살의 훌륭한 지혜 신통의 행이다.”
013_1283_b_23L爾時佛告商主天子言如是如是天子如汝所說天子我於往昔不離此行然燈如來卽授我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我於爾時卽得無生法忍天子此是諸佛菩薩大智通行
이때 상주천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생함이 없는[無生] 것이란 무엇을 이르며, 어떤 법의 끝[邊]에서 그리고 어떤 법 속에서 생함이 없음을 얻습니까?”
013_1283_c_05L爾時商主天子白佛言世尊無生者是何謂也於何法邊於何法中得無生也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천자여, 무릇 생함이 없는 것이란 본래 스스로가 생겨나지 않아서 끝[邊際]의 모양이 바로 생함이 없는 이치이다. 그는 먼저[先]도 생겨나지 않고 또한 나중[後]에도 생겨나지 않으니, 그의 생하지 않음은 본래부터 생함이 없는 곳이다. 생겨나는 곳이 없어서 먼저도 생겨나는 곳이 없고 다음에도 또한 생겨나지 않으며, 본래 스스로가 생겨나는 곳이 없어서 먼저에도 생겨날 곳이 없는 까닭에 다음에도 역시 생겨나는 곳이 없다.
013_1283_c_08L答言天子夫無生者本自不生邊際之相是無生義彼於先不生亦不生然彼無生本無生處然彼先無處可出後亦不出自性本來處出生以是義故先無處生彼於後時亦無處生
본래 스스로가 생겨나는 곳이 없어서 먼저에도 조작(造作)하지 않는 까닭에 다음 뒤에도 역시 조작하지 않고, 먼저도 소유가 없는 까닭에 뒤에도 역시 소유가 없다. 끝까지 소유가 없어서 먼저도 가라수(伽羅數)에 들지 않는 까닭에 다음에도 역시 수(數)에 들지 않으며 본래가 공(空)하여서 먼저도 모양으써 이루 설명하고 제시할 수 없는 까닭에 다음에도 역시 모양으로써 이루 설명하고 제시할 수 없는 것이다.
013_1283_c_13L自性本來無處出生於先來不可造作是故於後亦不可自性本來不可作故彼於先無有是故於後亦復無有究竟無有彼於先來不入富伽羅數是故於後亦不入數本性空故彼於先無相可說是故於後亦無有相可說可示
그런데 그 모든 법은 본래 모양[相]이 없으니, 만일 사람이 이같이 깨닫는다면 마음을 일으켜 집착을 깨뜨리고 굳이 깨달으려고 할 나위도 없으니, 그런 이치로 생함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013_1283_c_19L彼諸法本無有相也若人如是覺者亦不發心破執覺知以是義故言無生也
013_1284_a_01L무엇을 참음[忍]이라 하는가? 이렇듯 생함이 없음으로써 이같이 일체 중생에게 참고 견디는 까닭에 참음이라 하며, 이렇듯 생함이 없음으로써 이같이 일체의 국토[刹]를 참고 견디는 까닭에 참음이라 하며, 이렇듯 생함이 없음으로서 일체 학(學)과 무학(無學)과 벽지불(辟支佛)을 참고 견디는 까닭에 참음이라 하며, 이렇듯 생함이 없음으로써 일체 모든 부처님의 법과 일체 보살의 행과 일체 모든 부처님을 참고 견디는 까닭에 참음이라 하며, 이렇듯 생함이 없음으로써 이같이 일체 모든 법을 참고 견디는 까닭에 참음이라 한다.
013_1283_c_22L云何名忍如是無生如是堪忍一切衆生故名忍也如是無生如是於一切剎忍故名忍也如此無生一切學無學辟支佛能忍故名忍也如此無生於一切佛法一切菩薩行一切諸佛能忍故名忍也如此無生如是能忍一切諸法故名忍也
그런데 저 없음[無]이란 무슨 까닭에 없다고 하는가? 없음도 없는 까닭에 없다[無]라고 하며, 공도 공한 까닭에 없다고 하며, 무상(無相)도 무상한 까닭에 없다고 하며, 공과 무상도 공한 모양[空相]뿐인 까닭에 없다고 한다. 만일 법이 바로 없는 것이라면, 곧 자재하지 못하고, 만일 자재조차 없다면 이것이 바로 욕(欲)이 없음이며, 만일 욕이 없다면 이것이 바로 참다운 성품이니, 이 참다운 성품을 곧 없음의 성품[無性]이라 한다. 일체 법은 무와 공과 자재조차 없어, 허망을 멀리 여의니, 만일 일체법 가운데 이같이 인가하는 이는 이 법인이라 하나, 이 법인도 없는 것이며 법인도 또한 없는 까닭에[我]도 없는 것이다. 이같이 평등하므로 보살은 마땅히 수기를 받고 생멸 없는 법인을 증득한다.
013_1284_a_05L然彼無者何故名無無無故無空空故無無相無相故無如空無相空相故無若法是無卽不自在若無自在是則無欲若無欲者則是眞性若是眞性卽名無性一切法無空無自在遠離虛妄若於一切法中如是忍者是名爲忍是忍亦無以忍無故故無我也如是平等菩薩當得授記證無生法
그러나 그 법인(法忍)이란 가히 득(得)으로서 되지 못한다.
그 득이란 무슨 뜻인가? 나[我]다, 감인이다 하는 이 두 가지를 득이라고 하며, 중생이다, 수명(壽命)이다, 가라수다, 법인이다, 일체지다 하는 것을 이 득이라고 한다.
013_1284_a_14L然彼忍法不可得知於中得者何義也若我也若忍也二得也是名得也若衆生也若命也若養育富伽羅也若忍也若一切知是名得也
무엇이 이 득이 없는 것이라고 하는가? 즉 본래 성품의 참다운 법이니, 본래 성품의 참다운 법인 가운데 능(能)과 소(所)이 두 가지를 취하지 않고서 능히 증지(證知)한다면 이 득이 없는 것이라고 하며 이를테면 5음, 6입과 일체법의 보유한 본래 성품을 이 공(空)한 성품이라고 하나니, 공한 성품이 곧 함이 없는 진리이며, 함이 없는 성품이라, 대체수행하기를 이 성품대로 하되, 본래 성품 가운데 능히 소를 보지 않고서 능히 증지한다면 이 득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
013_1284_a_17L者無得自性眞忍忍彼眞性於是義中不取能二能證入是名無得說陰諸入於一切法所有本性名空性若空性者彼卽無爲如無爲凡所作者亦如是性若於本性不見能如是證知是名無得
013_1284_b_01L천자여, 이와 같이 법인을 구족하고 성취해야 하니 보살마하살이 아승기 겁에 이르도록 이 법인을 수행한다면, 이것이 바로 보살의 훌륭한 지혜 신통의 행인 것이다.”
013_1284_a_23L天子是能忍具足成就菩薩摩訶薩乃至阿僧祇劫行此忍行此是菩薩大智通行
이 법인을 말씀하실 때,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종류로 진동하고 광명이 두루 일체 세간에 비쳤으며, 백천 가지 음악은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고 거대한 꽃구름이 비오듯 하였으며, 4만 중생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고 9만 6천 중생은 수순인(隨順忍)을 얻었다.
부처님의 신력과 법력으로 이 일체 세계는 마치 옛적 연등여래께서 연화성(蓮華城)에 드실 때와 같이 처음처럼 환히 나타났다.
013_1284_b_03L說此忍時三千大千世界六種震動一切世閒光明遍滿百千音樂不鼓自鳴雨大華雲四萬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九萬六千衆生得隨順忍以佛神力及以法力故令此一切世界猶如往昔然燈如來入蓮華城時如本顯現
이때 세존께서 빙긋이 웃으시니, 모든 불법의 한량없는 백천 가지 빛깔의 광명이 부처님 입에서 나왔는데 그 빛은 파랗고 노랗고 붉고 하얗고 자주빛이고 파리(頗梨)빛을 띠었다. 그 광명이 한량없고 그지없는 세계까지 이르러 거기서 두루 비친 다음, 돌아와 세존을 세 겹으로 둘렀다가 다시 부처님 이마로 들어갔다.
013_1284_b_09L爾時世尊卽便微笑如諸佛法無量百千種種色光從佛口出所謂靑紫頗梨至於無量無邊世界遍照彼已來圍遶世尊三帀還入佛頂
이때 혜명(慧命) 아난(阿難)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을 향하여 합창하고 부처님 앞에서 법다운 이치를 세존에게 여쭈었다.
013_1284_b_13L爾時慧命阿難卽從坐起整理衣服右膝著向佛合掌在於佛前如法合義世尊言

제가 세존의 견줄 데 없는 덕을 묻고
제가 세존의 장엄한 광명을 물으며
제가 번뇌의 덮개를 버리신 것을 물었는데
모니(牟尼)께서 무슨 까닭에 빙긋이 웃습니까.
013_1284_b_16L我問世尊無比德
我問世尊莊嚴光
我問已捨煩惱翳
牟尼何故現微笑

제가 세존께서 외도를 항복하심을 묻고
제가 세존께서 마력(魔力) 끊음을 묻고
제가 세존의 10력(力)의 힘을 물었는데
모니께서 무슨 까닭에 빙긋이 웃습니까.
013_1284_b_18L我問世尊降外道
我問世尊絕魔力
我問世尊十力力
牟尼何因現微笑

제가 세존의 색광이 특수하심과
32상의 묘한 장엄과
선한 행으로 큰 기쁨 지으신 것을 물었는데
세존께서 무슨 까닭에 빙긋이 웃습니까.
013_1284_b_20L我問世尊色殊特
三十二相妙莊嚴
善行能作大歡喜
尊今何故現微笑

제가 지혜 못[池]과 지혜 나무[樹]에
지혜로써 세간을 가르치시고
그지없는 지혜법 나타내심을 물었는데
세존께서 무슨 까닭에 빙긋이 웃습니까.
013_1284_b_22L我問智池智慧樹
得於智慧教勅世
示現無邊智慧法
世尊何故今微笑
013_1284_c_01L
이미 3계에 명성이 널리 퍼졌고
3명(明)이 불어나 3독(毒)을 뽑으셨으며
3해탈에 건너가신 3계의 주인이시여
지금의 미소는 무슨 까닭에서입니까.
013_1284_c_01L三界名稱已流布
三明增長拔三垢
度於三脫三界主
今作微笑有何因

훌륭한 의사 되어 늙고 죽음 마치시고
거룩한 손발의 윤보와 비단 같은 막(膜),
나라연금강(那羅延金剛)의 몸보다 수승하신
모니시여, 광명 놓으신 까닭을 말씀해 주소서.
013_1284_c_03L爲勝醫師老死極
尊手足輪羅網指
勝那羅延金剛體
牟尼爲說放光因

누가 지금 청정한 행을 닦고 있으며
누가 오늘 모든 법인을 원만하였으며
누가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바로 믿는지를.
그러므로 지금 모니께서 빙긋이 웃으셨네.
013_1284_c_05L誰今於中淸淨行
誰於今日滿諸忍
誰當正信諸佛德
以是牟尼今微笑

거룩하여 비할 데 없는 몸을 지니시고
선행의 도사께서 빛을 보이심은 이유 없지 않으니
훌륭하셔라. 부디 불음(佛音)을 펼치셔서
중생이 만일 듣는다면 기쁨을 내게 하소서.
013_1284_c_07L非不因尊無比身
善行導師示現光
善哉願演佛音聲
衆生若聞生歡喜

이때 아난이 이 말을 하고 나자, 부처님께서 혜명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법의 근본인 수다라(修多羅)를 말할 때 대중 가운데 7만 2천 중생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고, 다시 3만 2천 보살은 무생법인을 얻었는데 아난아, 너는 이 상주천자를 보았느냐?”
아난이 아뢰었다.
“저는 부처님을 뵈었으며, 게송[伽陀]도 보았습니다.”
013_1284_c_09L爾時阿難作是語已佛告慧命阿難阿難說此法本修多羅時於是衆中有七萬二千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復有三萬二千菩薩得無生法忍阿難汝見是商主天子以報言我見婆伽婆我見修伽陁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상주천자는 전생에 이미 셀 수 없는 부처님을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면서 이치를 물어 배웠으며, 또한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행하여 그에 머물도록 권유하였다.
013_1284_c_15L復告阿難言阿難此商主天子往昔已曾供養過算數佛承事尊重問義勸請復勸無量衆生行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令所應住
013_1285_a_01L 아난아, 이 상주천자는 그 아승기겁을 지내고 나면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여 이름을 공덕왕광명(功德王光明) 여래(如來)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타(佛陀) 바가바(婆伽婆)라고 할 것이며, 세간에 나올 때 그 세계 이름은 청정(淸淨)이라 할 것이요, 겁(劫) 이름은 무구(無垢)라 할 것이다.
013_1284_c_19L阿難此商主天子過二阿僧祇劫已當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號曰功德王光明如阿羅訶三藐三佛陁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婆伽婆出現於世其世界名曰淸劫名無垢
아난아, 그 청정세계는 7보로 되었나니, 이른바 금ㆍ은ㆍ유리ㆍ파리ㆍ마노ㆍ호박(琥珀)ㆍ붉은 진주(眞珠)이다.
013_1285_a_02L阿難彼淸淨世界七寶所成所謂金琉璃頗梨馬腦虎珀赤眞珠
그때 그 부처님 국토는 평평하기가 손바닥 같고 여덟 걸음마다 보배 그물을 드리워 장엄할 것이며, 그 부처님 국토 안에는 성문과 벽지불의 이름도 없고 또한 외도인 차라가(遮羅迦)1)ㆍ파리바사가(波梨婆闍迦)2)도 없고 여러 마(魔)의 무리도 없고 또한 5역(逆)을 짓는 이도 없고 또한 부처님과 바른 법을 비방하는 이도 없을 것이며, 그 불국토는 8난(難)을 멀리 여의었고, 마음먹는 대로 음식이 곧 나오고 또한 파계라든가 고통스럽다는 이름조차도 없을 것이다. 또 그 모든 중생은 즐거운 과보를 받으니 마치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과 같을 것이며, 그 모든 중생의 몸은 모두 금빛이며 32상을 구족하였고 거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 것이다.
013_1285_a_04L時彼佛剎平正如掌八步莊寶網垂覆彼佛剎中無有聲聞支佛名亦無外道遮羅迦波梨婆闍亦無衆魔亦復無有造五逆者無誹謗佛正法者彼佛剎土遠離八隨心所念飮食卽生亦無破戒患苦名聲彼等衆生受樂果報猶如他化自在天彼諸衆生身皆金色具足三十二相多住阿耨多羅三藐三菩
그러므로 그 세계 이름을 청정이라 하는 것이며, 그 공덕왕광명 세존(世尊)ㆍ다타가타(다타가타)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의 수명은 1천 40겁이 되며, 그 부처님 국토의 모든 보살은 원력을 세운 까닭에 그 가운데서 수명을 마음대로 할 것이다.
013_1285_a_13L是故彼世界名爲淸淨彼功德王光明世尊多陁阿伽多阿羅呵三藐三佛陁壽命一千四十劫彼佛國土諸菩薩衆以願力故於其中閒隨心捨壽
그때 여래에게는 62억 큰 보살이 있을 것인데 아난아, 지금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고 무생법인을 얻은 이가 있다면 그들은 일체 모두가 청정 불국토인 저 공덕왕광명여래의 국토 가운데 왕생할 것이요, 그때 여래께서 모두 그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실 것이다.”
013_1285_a_17L時彼如來有六十二億大菩薩阿難今有菩薩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及得無生法忍者彼等一切皆得往生淸淨佛剎於彼功德王光明如來剎中時彼如來皆授彼等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
013_1285_b_01L이때 대중 가운데 관식(觀息)이라는 이름의 천자가 있었다. 그는 대중 가운데 앉았다가 하늘 만타라(曼陀羅)꽃을 가져다 여래 위에 흩어 뿌리고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공덕왕광명 세존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실 때 제가 그 청정세계에 전륜성왕이 되어 그 부처님과 보살을 공양하기를 원하오며, 그 부처님 뒤를 이어 제가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기 원합니다.”
013_1285_a_22L爾時衆中有一天子名曰觀息在衆中坐以天曼陁羅花散如來上作如是言世尊若彼功德王光明世尊當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時願我於彼淸淨世界作轉輪聖王供養彼佛及菩薩衆願我於彼佛後卽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이때 세존께서 혜명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관식천자는 저 세존 공덕왕광명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때 그 세계에서 전륜성왕이 될 것이니 이름을 선견(善見)이라 할 것이며, 한량없고 그지없는 갖가지 공양거리를 가져다 그 여래를 공양하여 보리 돕는 법을 구족하고 원만할 것이며, 그 세존 뒤에 세간에 나와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고 이름을 보광명(普光明) 여래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라 할 것이다.
013_1285_b_06L爾時世尊告慧命阿難言阿難此觀息天於彼世尊功德王光明如來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時彼世界中作轉輪聖王名曰善見以無量無邊種種供具供彼如具足圓滿助菩提法彼世尊後出現於世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曰普光明如來阿羅呵三藐三佛陁
아난아, 그때 선견왕은 태자(太子)에게 관정(灌頂)을 마치고 난 지 한 시간 만에 저 부처님의 가르침에 신심을 내어 집을 버리고 나와서 도를 배울 것이며, 그때 그 여래는 반열반에 이르러 그에게 보살 수기를 준 뒤에 열반에 들면서 ‘이 선견보살은 나의 뒤를 이어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것이다’고 말씀할 것이다.”
013_1285_b_13L阿難彼善見王灌太子頂已於一時彼佛教中信心捨家出家學道彼如來臨般涅槃授彼菩薩記已後入般涅槃作如是言此善見菩薩次於我後當證阿耨多羅三藐三菩
이때 혜명 사리불이 상주천자에게 말하였다.
“천자여, 여래께서 이미 그대에게 수기를 주셨습니다.”
013_1285_b_19L爾時慧命舍利弗告商主天子言天子如來已授汝記
그가 대답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여, 부처님께서 나에게 수기를 주심은 마치 여래께서 요술로 만들어진 사람에게 법을 수기하여 주신 것과 같나니, 진리는 금세에도 그대로[如如]이며, 미래세에도 또한 그대로입니다. 그러나 여여(如如)는 더하지도 감하지도 않는 것입니다.”
013_1285_b_20L答言尊者舍利佛授我記猶如如來所作化人得授記法如今如如於未來世還此如然此如如不增不減
013_1285_c_01L이때 세존은 혜명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네가 이 법본을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며, 더욱 익히고 수행하여 남을 위하여 자세히 해설해야 한다. 왜냐 하면 많은 사람을 위하여 널리 이익되게 하려는 까닭이며, 많은 사람들이 편안함을 누리게 하려는 까닭이며, 현재와 미래의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이익과 안락함을 널리 거두어들이게 하려는 까닭이다.”
013_1285_b_23L爾時世尊告慧命阿難言阿難汝受此法本持說讀誦應加修習爲他廣說爲衆多人廣利益故爲衆多人受安樂故爲現在未來諸菩薩摩訶薩利益安樂廣攝受故
이때 혜명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미 이 법본을 받았는데, 이 법본을 무엇이라 이름해야 하며, 저희들이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013_1285_c_05L爾時慧命阿難白佛言世尊我已受此法本世尊此法本名爲何等我等云何奉持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법본은 신통한 우바제사(優波提舍)라 이름할 것이니 마땅히 이렇게 이 법본을 받아 지녀야 하며, 문수사리 동진보살이 말한 바이니 이렇게 받아 지녀야 하며, 또한 상주천자가 물은 바이니 이렇게 받아 지녀야 한다.”
013_1285_c_08L佛告阿難此法本名曰通優波提捨應如是持此法本文殊師利童眞菩薩所說如是受持亦名商主天子所問如是受持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혜명 아난과 그 밖의 비구들, 상주천자와 다른 한량없고 그지없는 아승기ㆍ구치(拘致)ㆍ나유타(那由他)의 모든 천자와 문수사리보살과 아울러 그 밖의 한량없는 아승기의 갖가지 시방 세계에서 모였던 모든 보살마하살과, 일체 모든 하늘과 용과 야차ㆍ건달바, 사람 및 사람 아닌 것과 아수라 등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013_1285_c_11L佛說此經慧命阿難幷餘比丘商主天子及餘無量無邊阿僧祇拘致那由他諸天子文殊師利菩薩幷餘無量阿僧祇種種十方世界之所集會諸菩薩摩訶薩及一切諸天夜叉乾闥婆人及非人阿修羅等聞佛所說歡喜奉行
商主天子所問經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Caraka의 음사어. 외도의 한 부류.
  2. 2)Parivāra의 음사어. 유행자ㆍ편력유행가를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