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4_0024_a_01L불설살라국경(佛說薩羅國經)


실역인명(失譯人名)
권영대 번역


옛적에 살라(薩羅)라는 큰 나라가 있었는데, 그 국토는 넓고 청정하였고, 인민은 많았으며 풍요로움과 즐거움이 가득하였다. 기술은 고도로 발달되어 있었고, 그 문화는 우아하고 화려하였다. 진기한 보배가 많이 나와 오색이 울긋불긋했으며, 성곽ㆍ누각(樓閣)ㆍ거리ㆍ방문(房門)에는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둥글고 모난 장식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성 주위의 연못엔 연꽃이 피어 있었다. 오리ㆍ기러기ㆍ원앙ㆍ구이라조(鳩夷羅鳥)ㆍ공작ㆍ앵무ㆍ상양새[翔隨]ㆍ가마우지새[鸕鶿] 들은 날아와 밤낮으로 깃들며 서로 지저귀며 화답하였다. 남자와 여자들은 춤추고 노래하며 즐겁게 놀되 마냥 즐기기만 하고 싫증을 낼 줄 몰랐으며, 스스로 으스대고 교만하며 불법(佛法)을 알지 못하고 각자 쾌락에 빠져 있기가 천하에 비할 바가 없었다.
부처님께서는 사위(舍衛)의 기수원(祇樹園)에 계시다가 이 나라에서 쾌락에 빠져 흥청대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무상(無常)이나 생사(生死)의 괴로움은 생각하지 않았고 색욕(色慾)에 탐착(貪着)하여 그칠 줄을 몰랐다. 부처님께서는 생각하시되, ‘저 나라에 생사(生死)의 미혹이 점점 불어나니 방편과 지혜를 행하지 아니하면 누가 능히 이들을 제도(濟度)하겠는가? 곧 방편을 써서 그들의 마음을 열어 온갖 존재와 경계[色相]는 공(空)과 응하고 일체의 기쁨과 즐거움은 괴로움[苦]과 응함을 알리며, 권도(權道)를 그 뜻에 맞게 행하여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의식과 사념을 여의게 해야겠다’라 하시고는, 곧 신통으로 여의삼매(如意三昧)를 나타내시고 큰 광명을 놓으시매 비치지 않는 데가 없었으며, 팔방으로 사람과 비인(非人)과 모든 하늘ㆍ용ㆍ귀신 들이 감동하여 뒤따르며 모셨고, 제석(帝釋)과 범천(梵天)은 진기한 7보(寶) 일산을 들어 부처님께 바쳤으며, 미륵(彌勒)ㆍ문수(文殊)ㆍ목련(目連)ㆍ라운(羅雲:라후라)ㆍ아난(阿難)ㆍ이월(離越)ㆍ사리불(舍利弗) 등 모든 제자 보살들과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모두 따랐으므로 이에 이 모두가 함께 그 나라에 이르렀다.
온갖 새와 짐승들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고 울었으며, 창기와 풍악은 울리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소리를 내었으며, 말랐던 모든 나무들은 저절로 살아났고, 개울ㆍ시내ㆍ강ㆍ바다에는 거북ㆍ자라ㆍ메기[鮀] 등 온갖 수중의 생물은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다. 그리고 3천 국토가 크게 진동하더니, 땅에서 큰 수레바퀴만한 연꽃이 나왔는데 진기한 보배와 유리가 섞여 있었으며 그 빛깔이 매우 묘하여 사람의 눈을 부시게 하였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방출하신 광명이 두루 비추어 후미지고 컴컴하고 험한 곳이 모두 활짝 열리고 밝아짐에 빠짐이 없었다.
이에 국왕과 대신과 장자와 거사 그리고 궁에 있는 태자와 궁녀와 미인 등 나라 안의 모든 남녀노소가 모두 두려워하였다.
“오늘 어찌 이러한 현상이 이곳에 나타나는가? 궁 안에 있는 모든 악기[五樂]가 절로 소리를 내고 기녀들은 절로 춤을 추며 기뻐하니, 지금 일어나는 현상들은 세상에 드문 일이로다.”
그때 지신(地神)이 땅에서 솟아나와 궁전 앞에 나타나더니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였다.

세존께서 나타내신 변화 광명
해나 달보다 밝아라.
하늘들은 공경해 우러렀고
제석천과 범천은 존경하네.

세상의 번뇌[垢] 이미 털고
나고 죽는 미혹 벗어나셨네.
부처님 뵈오면
죄악이 사라지고
부처님께 공양하면
그 복이 한량없네.

덕의 근본 심으면
나중에 천상에 나고
한 지혜 발하면
공덕이 한량없네.

가서 부처님 뵙고
법 말씀 여쭤 보세.

왕은 그때서야 비로소 뜻이 열리며 기뻐하였다.
“여래께서 하강하셔서 나의 나라에 계시니 중생들이 제도를 받겠구나. 나뿐만 아니라 모든 신하들 및 모든 백성들이 다 성을 나가 뛸 듯이 기뻐하니,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이 이 나라를 끝없이 환히 밝혀 주시리라.”
왕과 인민들은 모두 가서 부처님을 알현하자, 복의 뿌리[福根]가 상쾌해져서 선한 마음이 생겨났다. 그들이 부처님의 존안(尊顔)을 보매 금빛이 빛나고 위엄이 드러나 떨쳤으며 상서로움이 서려 있었다. 그 호상(好相)은 맑고 밝았으며, 뜻은 적연(寂然)하고 담연(淡然)히 안정하셨다.
왕과 인민들은 모두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머리를 숙여 절하고 세 바퀴 돈 뒤에 아뢰었다.
“오랫동안 탐욕과 혼탁함에 빠지고 소리와 빛깔에 미혹하여 여래께 공양하고 법을 묻지 못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합니다. 왕과 신하와 백성과 궁의 태자는 모두 평안합니까?”
왕이 말하였다.
“부처님의 은혜를 입어 모두 화목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왕께선 색욕에 탐착(貪着)하였고 방자한 마음은 그칠 줄 몰랐으며, 재보(財寶)와 맛난 음식을 거둬들이고 동산과 연못에서 놀고 희롱하기를 한없이 하였으며, 무상(無常)은 생각하지 않았으니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사람이 애욕에 묶여 훗날을 생각하지 아니하면 바로 지옥ㆍ축생의 무리가 되나니, 다만 지나친 방일(放逸)로 인하여 태워지고 구워져 형체만 남으며, 배가 고파도 먹을 것이 없고 목말라도 마실 것이 없으며, 두려움과 근심이 번갈아 일어나나니, 이는 모두 먼 생각 없이 마음을 거슬러 악을 범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있을 때 비록 부귀하고 깊은 궁궐에 높은 자리에 있다고 해도 이는 모두 무상(無常)하여 꿈과 같은 것이어서, 깨어나 목숨을 생각하면 홀로 살 뿐 어느 하나 따르는 것 없습니다.”
왕은 앞에 나와 무릎을 꿇고 앉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방편으로써 이 죄를 면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법왕이시라 일체가 귀의할 데며, 부처님은 높으신 이라 중생들이 받드는 분입니다. 원컨대 저희를 구원하시어 이 괴로움을 면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습니다. 왕께서 신심(信心)을 굳게 일으켜 네 가지 일을 행하시면 죄를 여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가진 것을 보시하여 주되 아까워하지 않음이요, 둘째는 성냄을 적게 하고 탐욕을 줄임이요, 셋째는 부처님의 경과 계율을 듣고 믿고 받아 범하지 아니함이요, 넷째는 법사(法師)를 공경하고 선지식을 후히 대접함이니, 이 네 가지면 청정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왕은 큰 보시를 베풀 생각으로 앞에 나아가 세존께 절하고 손을 합장하고 아뢰었다.
“원하오니 빛난 위의를 낮추시고 궁에 드시어 진지를 드소서.”
부처님께선 묵묵히 청을 승낙하셨다. 왕은 궁에 돌아와 신하와 관속들에게 명하였다.
“부처님을 만나기 어렵기가 우담바라꽃과 같은데, 이제 뵙게 되었으니 잘 공양해야 한다. 모든 꽃과 향과 당번(幢幡)과 기악을 내어 궁실을 장엄하고 깨끗이 청소하며, 성안의 거리마다 깃발과 일산(日傘)을 설치하라.”
이에 궁중의 부인들과 나라 안의 온 인민들은 모두 왕의 명을 받들어 평상과 좌석을 정돈하였다. 왕은 곧 태관(太官:궁중의 음식을 담당하던 관청)에게 명하여 온갖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게 하여 향기로운 것과 감미로운 것을 조화롭게 하고서 가서 부처님을 맞아오게 하였다.
“공양이 이미 준비되었으니 수고로우시지만 왕림해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는 곧 때맞게 오시었는데 곧 부처님의 위신력이 대중들을 감동케 하였다. 4부 제자와 백천(百千) 하늘ㆍ인간 및 모든 용ㆍ귀신ㆍ건달바[犍畓和] 등이 모여들어 둘러싸서 부처님을 따랐으며, 사천왕(四天王)은 앞에서 인도하고, 제석과 범천왕은 호위하였으며, 보살마하살[菩薩大士]들은 부처님을 모시고 성에 들어왔는데, 부처님께서 문턱을 밟으시자 경계가 진동하면서 장님ㆍ귀머거리ㆍ벙어리ㆍ중독자ㆍ병자(病者) 등이 모두다 완전히 나아서 평시와 같게 되었으며, 공후(箜篌)와 악기는 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울렸다. 부처님께서 방출하신 광명이 궁실을 비추매 성곽과 사택은 다 유리로 변하여 안팎이 투명하였으므로 부처님을 보지 못하는 이가 없었다.
부처님께서 사자좌에 오르시자 왕ㆍ태자ㆍ신하ㆍ인민들은 곧 내려와서 밥을 차려 먹었으며, 먹기가 끝나자 곧 손 씻을 물을 돌렸다. 모든 대중들은 이미 자리에 앉았으며, 왕은 작은 걸상을 가져다 앞에 앉아 경을 들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법륜(法輪)을 굴려 불퇴전(不退轉)을 설하셨으며, 왕은 곧 환희하여 부처님께 옷을 바쳤는데, 그 값어치는 천만금으로서 세상에서 드문 것이었다. 그 옷 이내 흩어져 허공에 떠 있더니 곧 부처님 위에서 화계(華蓋)1)으로 변하였으며, 교로(交露) 장막과 7보 장막에는 다 구슬이 달렸는데, 그 달린 구슬에서는 광명이 나와서 시방의 무수한 국토를 두루 비추었다.
왕과 신하ㆍ인민ㆍ후궁ㆍ태자ㆍ부인ㆍ미녀 등 도합 1만여 사람들은 이 변화를 보고 다들 뛸 듯이 기뻐하며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의 뜻을 일으켰고, 8백 천신들은 불기법인(不起法忍)을 얻었으며, 5천 보살들은 불퇴전의 자리에 섰고, 무수한 천(千) 사람은 다 덕의 근본을 일으켰으며, 수명을 마친 뒤에는 다들 천상에 났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왕은 5백여 부처님께 공양하고 재보를 보시하며 평등하게 자애(慈愛)를 행하고 법을 높이기를 게을리 하지 아니하여 다음 겁(劫)에 부처가 되리니, 이름은 혜광(慧光) 여래ㆍ지진(至眞)ㆍ평등정각(平等正覺)이라 할 것이다. 또한 나라 안의 인민들과 모든 부인들은 그 복을 받들어 부처를 이루리라.”
왕은 수결(授決:授記)하2)심을 듣고 뛰어 허공으로 140길[丈]을 솟았는데, 그는 위로부터 내려와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였다.

부처님 높기도 하셔라.
중생 위해 근본 지으시니
그 덕은 하늘과 같아서
덮지 않음이 없어라.

나라 사람들 8천 명은 왕에게 수결하심을 듣고 깨끗한 마음을 일으켜 보살이 되기를 서원하였다.
부처님께서 경을 설해 마치시자 일체 대중과 인(人)ㆍ비인(非人)들로서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으니, 세존께서 방편으로 교화하심이 이와 같으셨다.
014_0024_a_01L佛說薩羅國經失譯人名今附東晉錄昔有大國名曰薩羅土地廣博嚴淨之處中多人民富樂熾盛工黠姸雅好盛文飾多出珍寶五色玄黃城郭樓閣街巷門室金銀錯塗方圓淨好遶城浴池中生蓮華鳧鴈鴛鴦鳩夷羅鳥孔雀鸚鵡鴹隨鸕鶿飜飛相逐皆在池中晝夜棲止相和悲鳴男女遊戲作倡妓樂無有厭極樂不可言自猗憍慢不解佛法各自快心天下無雙佛在舍衛祇樹之園佛見此國興樂乃爾不惟無常生死之苦貪濁色欲無有懈已佛念彼國生死遂滋不行權慧誰能度之卽作方便開化其心諸有色相以空應之一切喜樂以苦應之權行隨意令離想識佛便現神如意三昧放大光明靡所不照感動八方及人非人諸天龍神追侍在後帝釋梵天手執珍奇七寶之蓋獻御奉佛彌勒文殊目連羅雲阿難離越舍利弗諸弟子菩薩無數千人皆悉隨從俱適彼國百鳥畜獸相和悲鳴倡伎衆樂不鼓自鳴枯木諸樹皆自更生溝渠江海龜鼈魭䰿水性之屬莫不忻懌三千國土皆大震動地生蓮華大如車輪珍寶琉璃轉相雜成其色甚妙光耀人目佛放光明普有所照諸在窈冥勤苦之處皆悉開闢無所罣礙國王大臣長者居士中宮太子列女美人國民大小莫不悚然今日何故乃有是現自在宮內五樂自娛妓女自拊快樂無過今所見者世所希有時持地神踊從地出現王殿前歎佛功德世尊現變光踰日月諸天欽仰釋梵所尊世垢已除脫人生死其見佛者罪舋消除其供佛者福倍無量殖種德本後生天上發一慧意所得無限可往見佛諮受法言王後轉開意內歡然如來降神在吾國界衆生蒙度非但己身一切群從幷餘衆輩皆悉出城欣喜踊躍佛之威神令是國界廓然大明洞達無邊王及人民悉往見佛快哉福根善心生焉睹佛尊顏金光暉曜奮威振躍吉祥莊飾相明淸澈志寂淡定王及人民皆前禮佛頭面稽首遶尊三帀卻在前住具自陳說久沈貪濁惑聲色不見如來供事問法佛言王及臣中宮太子皆平安乎蒙得佛恩皆悉如宜佛言王貪濁色欲恣心無厭賦斂財寶餚膳兼味園觀浴池遊戲無極不念無常何益萬分人爲欲縛不惟後世卽致泥犂畜生之屬但坐無厭燒炙形殘飢不及飡渴無水漿屛營愁毒迭互相然皆坐無慮逆心犯惡在世雖富深宮尊位是悉無常如夢已寤想命獨生無一隨者王前長跪啓白世尊以何方便得離此罪佛爲法王一切所歸佛爲正尊衆生宗仰願見拯擧得免此苦佛言善哉王立信本施行四事可得離罪一曰所有施與無所愛惜二曰少欲瞋恚割損貪食三曰聞佛經戒信受不犯四曰敬愼法師厚善知識是爲四事可得淸淨王心生念欲施大檀便前禮尊叉手白佛願屈光儀到宮小飯佛卽默然已受其請王歸宮內勅臣官屬佛者難値如優曇鉢華今已得之當好供養出諸華幢幡伎樂莊嚴宮室掃灑令淨中街里皆施幡蓋中宮夫人及國人悉受王教整頓牀座卽勅太官百味之食調和香甘便行迎佛供具已辦願可勞神佛卽用時於坐而得便放威神感動衆會四部弟子百千天人及諸龍神犍沓和等眷屬圍遶群從隨佛四天前導釋梵擁蓋菩薩大士侍佛入城佛蹈門閫境界震盲聾瘖瘂被毒病瘦皆悉完具復如故箜篌樂器不鼓自鳴佛放光悉照宮室城郭舍宅悉作琉璃外洞達莫不見佛佛前上殿就師子座王及太子國臣人民卽下飯具手自斟飯食已訖便行澡水一切人民衆坐已定王取小机前坐聽經佛轉法說不退轉王卽歡喜以衣奉佛價千萬世所希有所散之衣懸在虛便於佛上化成華蓋交露七寶皆垂珠從是垂珠出其光明遍照十方無數佛土王及臣後宮太子美女合萬餘人見是變化莫不踊皆發無上正眞道意八百天神得不起法忍五千菩薩立不退轉無數千人皆興德本壽終已後皆生天上佛語阿難是王供事五百餘佛惠施財寶等行慈哀尊法不倦是當來當得作佛號名慧光如來至眞平等正覺是國人民及諸夫人當承其悉當得佛王聞授決踊在空中身離地百四十丈從上來下歎佛功佛者甚尊爲衆作本其德若天無所不覆國人八千聞授王決善發淨心願爲菩薩佛說經訖一切衆會及人非人莫不歡喜世尊權道所化如是佛說薩羅國經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육각형으로 된 양산 등에 그림과 수를 놓아 꾸민 의장의 하나.
  2. 2)수행자가 미래에 최고의 깨달음을 얻을 것이라는 것을 부처님이 예언, 약속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