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205_a_01L반니원경(般泥洹經) 상권
019_0205_a_01L般泥洹經卷上


한역자가 실려 있지 않음[譯人不載]
019_0205_a_02L不載譯人附東晉錄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9_0205_a_03L聞如是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요산(鷂山)에 계실 적에 따르는 대중 비구들이 1,250명이었다.
당시 마갈왕(摩竭王) 아사세(阿闍世)는 월지국(越祇國)과 서로 좋지 않은 사이였다. 하루는 여러 신하들과 의논하여 말하였다.
“월지국이, 나라가 부강하고 백성이 많으며 땅이 기름지고 들에는 풍년이 들며 진기한 보물이 많이 나는 것을 믿고 나에게 굴복하지 않으니, 마땅히 가서 정복하고야 말리라.”
그 나라에는 우사(雨舍)라는 어진 대신(大臣)이 있었는데, 바라문[梵志] 종족이었다. 왕은 그를 사신으로 명하여,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공경하여 여쭙기를 “기거가 편안하시고 기력이 강건하시며 덕화(德化)가 날로 높으십니까?” 하고 문안을 올린 뒤에 “아사세왕이 월지국과 뜻이 맞지 않으므로 여러 신하들과 의논하고 나서 정벌하려고 하오니, 바라옵건대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듣고자 합니다”고 하도록 분부하였다.
019_0205_a_04L一時佛遊於王舍鷂山從大衆比丘比丘千二百五十摩竭王阿闍世與越祇不相得衆臣議言越祇自恃國富民衆地沃野豐多出珍寶不首伏我當往攻伐國賢大臣名曰雨舍梵志種也王命使行稽首佛足敬問消息興居輕强氣力遊步德化日昇阿闍世與越祇有憾衆臣之欲往攻伐願聞衆祐有以敎之
대신은 명을 받고 바로 수레 5백 승(乘)에 기마(騎馬) 2천 마리와 걷는 이 2천 명을 거느리고 요산으로 갔는데, 좁은 길목에 이르러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나아가 부처님을 뵙고 기뻐하며 공손하고 정중한 기색으로 몸을 굽혀 예배하고 나서 무릎을 땅에 대어 장궤(長跪)하고 여쭈었다.
“마갈국의 아사세왕이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며 공경히 안부를 묻게 하시기를 ‘기거가 편안하시고 기력이 건강하시며 덕화가 날로 드높으십니까?’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셨다.
“매우 좋구나. 임금과 온 백성과 그리고 그대도 다 편안한가?”
우사는 또 아뢰었다.
“왕이 월지국과 뜻이 맞지 않아 여러 신하들과 의논하고, ‘저들이 나라가 부유하고 백성이 많으며 땅이 기름지고 들에는 풍년 들며 진기한 보물이 많이 나는 것을 믿고 저에게 굴복하지 않으므로 가서 정벌하려고 하오니, 원하옵건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자 합니다’고 하였습니다.”
019_0205_a_12L臣受命卽嚴車五百乘騎二千步人二千行詣鷂山到小道口下車步進見佛歡喜貌色恭辭氣重揖讓畢長跪言摩竭王阿闍世稽首佛足敬問消息興居輕强氣力遊步德化日昇佛言甚善王與國人及汝皆安不舍白言王與越祇有憾衆臣之議彼自恃國富民衆地沃野豐多出珍不首伏我欲往伐之願聞佛敎
019_0205_b_01L부처님께서는 대신에게 말하였다.
“내가 일찍이 월지국에 있을 적에 어떤 조용한 신사(神舍)에 머물면서 그 나라 사람들이 모두 근엄(謹嚴)한 것을 보았다. 나는 그때에 그들을 위하여 나라를 다스림에 일곱 가지 법의 위태롭지 않은 도를 말했느니라. 만일 그것을 실행한다면 날로 흥성할지언정 쇠약해지지는 않으리라.”
우사는 합장하고서 여쭈었다.
“원하옵건대 그 일곱 가지 법을 듣고자 합니다. 어떻게 시행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어라.”
우사가 대답하였다.
“가르치심을 받겠습니다.”
그때에 현자(賢者) 아난이 부처님 뒤에 서서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월지국 사람들이 자주 모여 정사(政事)를 강론하고 닦아서 방비하여 스스로 지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예, 그들이 자주 모여 정사를 강론하고 닦아 방비하여 스스로 지킨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019_0205_a_21L報大臣昔吾一時曾遊越祇正躁神見其國人皆多謹勅我時爲說治國七法不危之道其能行者日當興盛未之衰也卽叉手言願聞七法何施行佛言諦聽對曰受敎賢者阿難住後扇佛佛言阿難汝寧不聞越祇國人數相聚會講論政事修備自守對曰聞其數相聚會講論政事修備自守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그러면 저들은 쇠약하지 않느니라. 또 너는 월지국 임금과 신하가 늘 화합하고 책임맡은 이가 충성스럽고 어질며 서로 도와준다는 말을 들었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예, 그 임금과 신하가 늘 화합하고 책임맡은 이가 충성스럽고 어질며 서로 돕는다고 들었습니다.”
“너는 월지국 사람들이 법을 받들어 서로 따르며 남의 것을 갖지 않고 욕심을 내지 않으며 허물이 별로 없다는 말을 들었느냐?”
“예, 그 법을 받들어 서로 따르며 남의 것을 갖지 않고 욕심을 내지 않으며 허물이 별로 있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너는 월지국 사람들이 예의와 교화로 삼가고 공경하여 남녀가 분별이 있고 어른과 아이가 질서가 있다는 말을 들었느냐?”
“예, 예의와 교화로 삼가고 공경하여 남녀가 분별이 있고 어른과 아이가 질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너는 월지국 사람들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스승이나 어른들께 공손하며 교훈을 받아 안다는 말을 들었느냐?”
“예, 부모에게 효도하고 스승이나 어른들께 공손하며 교훈을 받아 안다고 들었습니다.”
“너는 월지국 사람들이 하늘을 섬기고 땅을 법칙으로 삼으며 귀신을 공경하고 두려워하며 네 때[時]를 공경히 따른다는 말을 들었느냐?”
019_0205_b_08L佛言如是彼爲不衰汝聞越祇君臣常和所任忠良轉相承用對曰聞其君臣常和所任忠良轉相承用汝聞越祇奉法相率無取無願不敢有過對曰聞其奉法相率無取無願不敢有過汝聞越祇禮化謹敬男女有別長幼相事對曰聞其禮化謹敬男女有別長幼相事汝聞越祇孝於父母遜悌師長受識敎誨對曰聞其孝於父母遜悌師長受識敎誨汝聞越祇承天則地敬畏鬼神敬順四時對曰聞其承天則地敬畏鬼神敬順四時
019_0205_c_01L“예, 하늘을 섬기고 땅을 법칙으로 삼으며 귀신을 공경하고 두려워하며 네 때를 공경히 따른다고 들었습니다.”
“너는 월지국 사람들이 도덕을 높이 받들고 나라에 사문(沙門)과 응진(應眞)과 사방에서 오는 이가 있으면 의복․음식․침상[臥床]․의약 등으로 공양한다는 말을 들었느냐?”
“예, 도덕을 높이 받들고 나라에 사문과 응진과 사방에서 오는 이가 있으면 의복․음식․침상․의약으로 공양한다고 들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우사에게 말씀하셨다.
“나라를 다스리는 이가 이 일곱 가지 법을 실행하면, 가히 위태롭게 하기 어려우니라.”
우사가 대답하였다.
“월지국 사람이 이 일곱 가지 가운데 하나만을 지닐지라도 오히려 공격하지 못할 터인데 하물며 일곱 가지를 다 지킨다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나라 일이 많으므로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시기를 알아서 해라.”
그는 곧 일어나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떠났다.
019_0205_b_20L汝聞越祇尊奉道德國有沙門應眞及四方來者供養衣食臥牀疾藥對曰聞其尊奉道德國有沙門應眞及四方來者供養衣食臥牀疾藥佛言夫有國者行此七法難可得危雨舍對曰使越祇人持一者不可攻何況有七國事多故當還佛言置知是時卽從坐起禮佛而去
이때에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요산(󰜇山)에서 수행하는 비구들을 다 불러 강당에 모으라고 명하셨다. 아난은 분부대로 곧 청하였으므로 다 모여와서 절을 하고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내가 하는 말을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행하여라.”
비구들은 모두 대답하였다.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019_0205_c_05L是時佛勅賢者阿難請鷂山中諸倚行比丘令會講堂卽請悉會首畢一面坐佛告諸比丘聽我所言善念行之皆曰受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에게 일곱 가지 가르침이 있으면 법이 쇠퇴하지 않으리니, 어떤 것이 일곱 가지 가르침인가? 첫째는 자주 모여 경전의 도리를 강론하며 외우되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화합하고 순종하여 충성스럽고 바르게 서로 가르치며 돕는 것이며, 셋째는 남의 것을 가지거나 원하지 않고 오직 산천[山澤]을 좋아하는 것이고, 넷째는 음욕을 끊고 어른과 아이가 순서가 있어 서로 예의로 섬기는 것이며, 다섯째는 자애와 효도로 스승과 어른[師長]을 이어 섬기며 교훈과 가르침을 받아 아는 것이고, 여섯째는 법을 받들어 경(經)과 계율을 공경하고 경외하며 범행(梵行)을 닦는 것이며, 일곱째는 도를 준행하고 성중(聖衆)을 공양하고 어린이를 타일러 알게 하며 와서 배우려는 이를 받아 의복․음식․와상(臥牀)․의약을 주는 것이니라. 이와 같은 일곱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법이 오래 머무르게 되느니라.
019_0205_c_08L佛言比丘有七則法不衰何等七敎一當數會講誦經道無有懈怠二當和順忠正相轉相承用三當無取無願於他樂山澤四當絕望長幼先後相事以五當慈孝承事師長受識敎誨當奉法敬畏經戒以修梵行七當遵道供養聖衆開解童蒙來學者受給施衣臥牀疾藥如是七法可得久
또 비구가 일곱 가지 지키는 것이 있으면 법이 쇠퇴하지 않으리니 잘 생각하여 행하여라. 첫째는 청정함을 지키어 유위법(有爲法)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욕심 없는 것을 지키어 이양(利養)을 탐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인욕(忍辱)을 지키어 다투고 소송하는 일이 없는 것이고, 넷째는 공행(空行)을 지키어 여러 무리들 모임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법의(法意)를 지키어 뭇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고, 여섯째는 일심(一心)을 지키어 좌선하여 마음을 안정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검박하고 절약함을 지키어 옷과 밥이 거칠며 풀자리로 침상을 삼는 것이니라. 이와 같은 일곱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법이 오래 머무르게 되느니라.
019_0205_c_17L又比丘有七守則法不衰當善念一守淸淨不樂有爲二守無欲貪利養三守忍辱無所諍訟四守空不入衆聚五守法意不起衆想六守一心坐禪定意七守約損衣食麤疏草蓐爲牀如是七法可得久住
019_0206_a_01L또 비구에게 일곱 가지 공경함이 있으면 법이 쇠퇴하지 않으리니, 잘 생각하여 행하여라. 첫째는 부처님을 공경하는 것이니 착한 마음으로 예로써 섬기고 다른 데 의지하는 행이 없는 것이고, 둘째는 법을 공경하는 것이니 뜻을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道意]에 두어 다른 곳에 의지하는 행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승가[衆]를 공경하는 것이니 의지하여 가르침을 받고 다른 데 의지하는 행이 없는 것이고, 넷째는 배움[學]을 공경하는 것이니 계 지니는 이를 섬기고 다른 데 의지하는 행이 없는 것이며, 다섯째는 듣는 것을 공경하는 것이니 법을 강의하고 가르치는 이를 섬기고 다른 데 의지하는 행이 없는 것이고, 여섯째는 깨끗하여 욕심 없는 이를 공경하여 다른 데 의지하는 행이 없는 것이며, 일곱째는 정(定)을 공경하는 것이니 좌선하여 선정하는 이를 섬기고 다른 데 의지하는 행이 없는 것이니라. 이와 같은 일곱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법이 오래 머무르게 되느니라.
019_0205_c_22L又比丘有七敬則法不衰當善念行一爲敬佛善心禮事無他倚行二爲敬法志在道意無他倚行三爲敬衆依受敎令無他倚行四爲敬學事持戒者無他倚行五爲敬聞事講授者無他倚行六爲敬淨無欲無他倚行七爲敬定事坐禪寂無他倚行如是七法可得久住
또 비구들에게 일곱 가지 재물이 있으면 법이 쇠퇴하지 않으리니 잘 생각하여 행하여라. 첫째는 믿음이 있어서 바른 법을 보고 즐거워하는 것이고, 둘째는 계행이 있어서 삼가고 보호하여 범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자기 잘못을 부끄러워할 줄 알아서 스스로 허물을 뉘우쳐 고치는 것이고, 넷째는 남의 잘못을 보고 부끄러워할 줄 알아서 말한 대로 행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많이 듣고 외우기를 싫어하지 않는 것이고, 여섯째는 지혜롭고 깊은 행이 미묘한 것이며, 일곱째는 법을 보시하되 답례의 보수를 바라지 않는 것이니라. 이와 같은 일곱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법이 오래 머무르게 되느니라.
019_0206_a_07L又比丘有七財則法不衰當善念行一當有信見正喜樂二當有戒愼護不犯三當有慚改過自悔四當有愧順所言行五當多聞諷誦無厭六當智慧深行微妙七當法施勿望禮貺如是七法可得久住
또 비구들에게 일곱 가지 각의(覺意)가 있으면 법이 쇠퇴하지 않으리니 잘 생각하여 행하여라. 첫째는 지념각(志念覺)이니 깨끗하여 음탕함 없이 흩어진 뜻을 고요히 하는 것이고, 둘째는 법해각(法解覺)이니 깨끗하여 음탕함 없이 흩어진 뜻을 놓아 버리는 것이며, 셋째는 정진각(精進覺)이니 깨끗하여 음탕함 없이 흩어진 뜻을 놓아 버리는 것이고, 넷째는 애희각(愛喜覺)이니 깨끗하여 음탕함 없이 흩어진 뜻을 놓아 버리는 것이며, 다섯째는 일향각(一向覺)이니 깨끗하여 음탕함 없이 흩어진 뜻을 놓아 버리는 것이고, 여섯째는 정각(定覺)이니 깨끗하여 음탕함 없이 흩어진 뜻을 놓아 버리는 것이며, 일곱째는 행호각(行護覺)이니 깨끗하여 음탕함 없이 흩어진 뜻을 놓아 버리는 것이니라. 이와 같은 일곱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법이 오래 머무르게 되느니라.
019_0206_a_12L又比丘有七覺意則法不衰當善念一志念覺倚淨無淫捨分散意法解覺倚淨無淫捨分散意三精進覺倚淨無淫捨分散意四愛喜覺倚淨無淫捨分散意五一向覺倚淨無捨分散意六惟定覺倚淨無淫分散意七行護覺倚淨無淫捨分散如是七法可得久住
019_0206_b_01L또 비구들에게 일곱 가지 아는 것이 있으면 법이 쇠퇴하지 않으리니 잘 생각해 행할지니라. 첫째는 법을 아는 것이니 부처님의 12부경(部經)을 자세히 받아 가지고 외우고 강론하는 것이고, 둘째는 뜻을 아는 것이니 모든 법의 지혜를 구하여 널리 그 요점을 아는 것이며, 셋째는 때를 아는 것이니 외우는 것, 걸어다니는 것, 좌선하는 것, 눕는 것의 그 적당한 때를 잃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스스로 깨달은 것이니 들어가는 바, 법행(法行)의 많고 적고 깊고 얕음과 성숙하고 생소함을 알아서 날로 승진(勝進)하기를 뜻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절제할 줄 아는 것이니 아름답고 묘한 것을 탐내지 않고 몸에 맞도록 음식을 절제하여 병나지 않게 하는 것이고, 여섯째는 대중의 처소를 잘 아는 것이니, 비구들이나 범지(梵志)․성인(聖人)․군자(君子) 그리고 사민(士民)들 가운데 들어가서는 공경하고 머무르고 앉고 침묵하고 말하는 것 따위를 분별해 알아야 하는 것이고, 일곱째는 사람을 아는 것이니 그 성질을 살펴서 뜻을 따라 권하고 인도하여 성인의 법화(法化)를 알게 하는 것이니라. 이와 같은 일곱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법이 오래 머무르게 되느니라.
019_0206_a_20L又比丘有七則法不衰當善念行一當知法十二部經諦受誦論二當知議求諸法慧博解其要三當知時可誦可步可禪可臥無失時宜四當自知所入法行多少深淺熟與初始志當曰勝五當知節勿貪羙妙適身節食無以自病六當知衆入比丘衆梵志聖人君子及士民衆分別知可敬可住可默可語七當知人觀其所好其志能隨意勸導令知聖化如是七可得久住
또 비구가 일곱 가지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법이 쇠퇴하지 않으리니 잘 생각해 하여라. 첫째는 경전의 도(道)를 생각하되 마땅히 사람의 부모를 생각하듯 하라. 부모가 자식을 낳아 은혜가 한 세상에 한정되지만 오직 법은 사람의 무수한 세상에 이르며 사람의 나고 죽음을 제도하느니라. 둘째는 인생살이가 고통 아닌 것이 없는 줄을 생각하는 것이니 처자와 권속의 소유를 걱정하며 죽어서 제각기 이별해 흩어지면 떨어지는 바를 알지 못하나니 마치 몸에 죄가 있더라도 어버이가 해결해 줄 수 없는 것 같으니라.
019_0206_b_08L又比丘有七惟則法不當善念行一惟經道當如人念父父母生子思極一世惟法活人數世度人生死二惟人生無不有苦憂念妻之家屬所有死各離散不知所墮若身有罪親不能解
이렇게 항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여 마땅히 도를 행하기를 생각하는 것이고, 셋째는 정진(精進)하기를 생각하는 것이니 몸․입․뜻을 단정히 하면 도를 이루기 어렵지 않으며, 넷째는 겸허(謙虛)하기를 생각하는 것이니 교만하고 잘난 체하지 말고 명철한 분을 섬기고 듣지 못한 이를 가련히 여기어 가르치는 것이고, 다섯째는 마음 조복 받기를 생각하는 것이니 6정(情)을 치달리지 말고 음란하고 성내며 어리석은 태도를 억제하여 삿된 행이 없게 하는 것이며, 여섯째는 몸이란 냄새나고 더러운 것과 풍(風)․한(寒)․열(熱)의 피를 담은 것이라 탐낼 것이 없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고, 일곱째는 스스로 관찰하되 사람의 몸이 마치 썩은 흙[糞土]과 같다고 여겨 날마다 죽어감을 생각하는 것이니, 하늘과 땅이 생기고 사람이 있은 뒤로 죽지 않은 이가 없으므로, 세상이란 꿈과 같으며 기쁘고 사랑하는 것이 변화하는 줄을 알지 못하나, 깨닫고 나면 공(空)한 것이라 꼭두각시[幻]인 줄 알아서 스스로 속지 않는 것이니라. 이와 같은 일곱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법이 오래 머무르게 되느니라.
019_0206_b_13L知此非常當念行道三惟精進端身口意取道不難四惟謙虛無自憍大承事明哲矜誨未聞愍傷敎之五惟降意不馳六情抑淫怒癡態無有邪行六惟軀但盛臭穢風寒熱血無可貪者惟自觀形如糞土日當念死天地開生民以來無不死者世閒如夢見歡愛不知爲化悟乃覺空當知是勿以自欺如是七法可得久住
019_0206_c_01L또 비구에게 여섯 가지의 중요한 법이 있으니 마땅히 잘 생각해 행하면 법이 오래가리라. 첫째는 몸을 닦는 것이니 자비한 마음을 내어 성인의 도를 닦는 청정한 이들을 의지하여 이 무거운 책임을 행하되, 화합하고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함께 배우는 이에게 베풀어서 취하거나 다툼이 없고, 같이 불도 수행[行道] 지키기를 힘쓰는 것이고, 둘째는 입을 닦는 것이니 착한 행동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며, 셋째는 마음을 닦는 것이니 착한 행동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고, 넷째는 온갖 것을 법을 위하여 제한하는 것이니 옷과 음식을 얻거든 발우 이외는 끝내 애착하고 갖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계를 지녀 범하지 않는 것이니, 형식만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권하지 않는 것이고, 여섯째는 만일 정견(正見)으로 뛰어나려거든 도(道)를 받고 괴로움이 다하여 지견(知見)이 도탈(度脫)함을 요(要)할지니라. 이러한 무거운 책임을 수행하여 다 성인의 도를 행하는 깨끗한 마음으로 화합하고 사랑하고 공경하며, 동도(同道)에 베풀어서 취함이 없고 다툼이 없고 서로 건립(建立)하여 같이 도행(道行)을 지키는 것이니라.
019_0206_b_22L比丘復有六重法當善念行可得久一爲修身以起慈心依聖旬通淸淨者行此重任和一愛敬施於同無取無諍勉共守行行二爲修口善行以起慈心三爲修意善行以起慈心四爲所見法際若得衣食應器餘物終不愛藏五爲持戒不犯不以摸質能用勸人六爲若從正見得出正要受道苦盡度知見了行此重任皆以聖旬通淸淨用和愛敬施於同無取無諍轉相建立共守道行
또 비구는 마땅히 온갖 꿈틀거리고 움직이는 것들을 불쌍히 여겨 서캐[蟣]와 이[蝨]에 이르기까지 사랑하는 마음을 더할 것이요, 사람이 죽는 것을 으레 슬퍼할 것이지만 그가 사람이 되어서 만일 도법을 듣지 못하였다면 집안의 사람이 울고 부르짖는다 해도 죽은 이의 넋이 가는 곳을 알지 못하고 오직 도를 얻은 이만이 아느니라. 부처가 이것을 위하여 경법을 펴서 베풀었으니 경을 배우지 않아서는 안 되며 도를 행하지 않아서도 안 되느니라. 세상에는 도가 많지만 왕도(王道)가 큰 것처럼, 불도도 이와 마찬가지로 제일 위가 되느니라. 비유하건대 수십 명이 활을 쏠 때에 먼저 맞춘 이도 있으며 뒤에 맞춘 이도 있지만 결국 그치지 않고 오래 쏘면 마침내 과녁을 맞히게 되느니라.
또 땅 위에 흐르는 여러 갈래의 물이 쉬지 않으면 마침내 바다로 돌아가는 것처럼 비구들도 그와 같아서 도 닦기를 그치지 않으면 마침내 해탈을 얻게 되느니라. 불법의 가르침을 서로 이어받아서 부처님의 말을 외워 지니고 항상 쓰고 자주 일깨우며,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의 4배(輩) 제자들이 서로 가르치면 이러한 나의 가르침이 오래 머무르리라.”
019_0206_c_10L復比丘當爲愍傷一切蠕動至於蟣必加慈心人之死亡當爲悲哀得爲人如不聞道家室啼哭亦不知魂神所趣唯得道者能知之耳爲是故敷陳經法經不可不學道不可不行天下多道王道爲大佛道如最爲其上譬數十人俱共射准前中者有後中者要射不止必復中又如天下衆流不息皆歸于海丘如此行道不止會得解脫如佛法轉相承用諷詠佛語常用時誨輩弟子展轉相敎如是佛經可得久
019_0207_a_01L그때에 부처님께서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시어 함께 파련불읍(巴連弗邑)으로 가시기로 하셨다. 아난은 분부를 받고 바로 그렇게 하였다. 부처님께서 옷과 발우를 챙겨 가지고 왕사성(王舍城)을 지나가시는 도중에 왕원(王園)에 쉬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두 듣거라. 도를 닦는 이는 마땅히 4제(諦)를 알아야 하느니라. 범부들이 알지 못하므로 길이 먼 길에 달아나서 태어나고 죽음에 굴러다니며 쉬지 않고 그치는 때가 없느니라. 내가 너희들에게 이 뜻을 말하겠노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고(苦)가 괴로움인 줄 아나니 이것을 진제(眞諦)라 하고, 둘째는 고(苦)는 습(習)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니 이것을 진제라 하며, 셋째는 고와 습이 없어져 다한 것이니 이것을 진제라 하며, 넷째는 고와 습이 다하여 도(道)를 받는 것이니 이것을 진제라 이르느니라.
019_0206_c_23L彼時佛請賢者阿難俱之巴連弗卽受敎行佛攝衣鉢歷王舍城行半道所頓止王園佛告諸比丘其爲道者當知四諦凡人不知走長塗宛轉生死無休止時吾是以啓汝意何等四一曰知苦苦是謂眞二曰苦由習生是謂眞諦三曰苦習盡滅是謂眞諦四曰苦習盡受道是謂眞諦
저 고(苦)에 지혜롭지 못하고 알지 못하므로 길이 먼 길에 달아나서 나고 죽음이 쉬지 않느니라. 마땅히 이것이 고제(苦諦)인 줄 알지니, 고라는 것은 나는 괴로움․늙는 괴로움․병드는 괴로움․죽는 괴로움․근심과 슬픔과 번민의 괴로움․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는 괴로움․구하는 것이 얻어지지 않는 괴로움 등이니라. 요컨대 5음(陰)으로 된 이 몸이 모두 고통뿐이니라. 이미 이것이 고인 줄 알고 애욕의 습성을 끊으면 이것을 말하여 눈을 얻었다 하나니 금생을 마치고는 뒤에 다시 고가 있지 않으리라.
습(習)으로 말미암는다 한 것은 애욕을 좇아 생기는 것이니 고와 습을 모두 끝내고 도제(道諦)를 받들어 눈을 얻어 증득하면 이 생을 마치고 뒤에 다시 태어나지 않느니라. 이미 진제(眞諦)를 보아 도의 눈[道眼]을 얻은 이는 다시 나고 죽음이 없이 영영 끊어지느니라.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또 마땅히 도(道)는 여덟 가지의 행을 얻어야 되는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019_0207_a_08L於苦不慧不知故走長塗生死不休當以知此苦諦苦者謂生老苦病苦死苦憂悲惱苦愛別離所求不得苦以要言之五盛陰苦已覺斯苦能斷愛習是謂得眼爲極是生後不復有苦猶習者從愛苦習都盡受道之諦得眼見證爲盡是生後不復有已見眞諦得道眼者無復生死長塗永絕如是比丘又當復知道得八行
019_0207_b_01L그 여덟 가지라 함은 첫째는 마음을 다하여 부처의 경법(經法)을 받는 것이요, 둘째는 애욕을 버리고 세상과 다툼이 없는 것이요, 셋째는 살생․도둑질․음행 따위를 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속이고 참소하고 아첨하며 나쁜 말로 꾸짖는 짓을 하지 않는 것이요, 다섯째는 질투하고 탐욕 내고 불신(不信)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항상 하지 않음[非常:무상]․고(苦)․공(空)․자신이 아님[非我:무아]을 생각하는 것이요, 일곱째는 몸의 냄새나고 더럽고 깨끗하지 않음을 생각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몸을 탐내지 않고 마땅히 흙에 돌아갈 것이라고 아는 것이니라. 지나간 세상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다 이 4제를 알았고, 앞으로 오시는 모든 부처님들도 또 이 4제를 볼 것이니라. 세속의 은혜와 사랑을 탐하고 사모하거나 또 세간의 영화와 명예와 오래 살기를 원하는 이는 마침내 세상을 벗어나는 도[度世之道]를 얻지 못하느니라. 도는 마음으로부터 생기나니, 마음이 깨끗한 이라야 도를 얻느니라.
019_0207_a_17L何等八一以專心受佛經二棄愛欲與世無諍三終不爲殺婬行四不欺讒佞飾惡罵五不嫉妒貪餮不信六念非常非身觀形中臭穢不淨八不貪身知當歸諸往古佛皆見此四諦諸當來佛亦見此四諦其有貪慕家居恩愛及樂世閒榮名之壽者終不得是度世之道道從心生心淨者乃得道
그 마음을 단정히 하여 5계(戒)를 범하지 않으면 하늘에 태어날 수 있느니라.
그 다음은 도를 믿는 것이니 경법 배우기를 좋아하면 뒤에 사람이 되느니라. 만일 지옥․아귀․축생의 길을 끊으려 하거든 마땅히 일심(一心)으로 경과 계율을 받들어 행할지니라. 이제 부처가 세상을 위하여 나고 죽는 데서 해탈하게 하려고 바른 도를 열어 보였나니 배우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자세히 생각하여라.”
019_0207_b_02L其次心端不犯五戒可得上天其次信道好學經法後可得作人若都欲斷絕地獄畜生餓鬼道者當以一心奉行經戒今佛爲天下解脫生死開現正其欲學者當諦思惟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현자 아난과 함께 파련불(巴連弗)에 이르러 성 밖 신수(神樹) 아래 머무르셨다. 여러 바라문과 거사들이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데리고 오셨다는 말을 듣고 모두 성 밖에 나와 부처님을 뵙고 공양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자리를 가진 이, 앉을 방석을 가진 이, 물과 장을 가진 이, 등잔을 든 이들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예배하고 나서 한쪽에 앉아 있었다.
019_0207_b_07L佛與賢者阿前到巴連弗止城外神樹下諸梵志居士聞佛從諸弟子來皆出城外欲覲見供養佛有持席薦有持毾㲪有持水漿及錠燈者行詣佛所稽首畢一面坐
부처님께서는 여러 바라문과 거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간에 있으면서 함부로 탐욕하기를 좋아하는 이는 다섯 가지 소모되는 현상이 있으니, 첫째는, 스스로 방자하므로 재산이 날로 줄어들고, 둘째는 스스로 방자하므로 몸을 위태롭게 하고 도를 잃으며, 셋째는 스스로 방자하므로 뭇 사람이 공경하지 않고 죽을 때 이르러 뉘우치고, 넷째는 스스로 방자하므로 추한 이름과 나쁜 소문이 천하에 널리 퍼지며, 다섯째는 스스로 방자하므로 죽은 뒤에 혼신(魂神)이 3악도에 떨어지느니라.
또 사람이 마음을 조복 받아 방자하지 않게 하면 다섯 가지의 덕이 있으니, 첫째는 스스로 검소하고 절약하여 재산이 날로 늘어나고, 둘째는 스스로 검소하고 절약하여 도의 뜻에 가깝게 되며, 셋째는 스스로 검소하고 절약하여 뭇 사람이 우러러 공경하고 죽을 때도 뉘우침이 없고, 넷째는 스스로 검소하고 절약하여 훌륭한 이름과 칭찬이 천하에 널리 퍼지며, 다섯째는 스스로 검소하고 절약하여 죽은 뒤에 몸이 천상에 나 복된 곳에 태어나는 것이니라. 사람이 방자하지 않으면 이와 같은 다섯 가지 좋은 일이 있으니 마땅히 너희들은 생각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여러 사람을 위하여 법을 설하셔서 바르게 교화하셨는데, 약간의 핵심적인 말[要語]에 대하여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모두 부처님 앞에 나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절하고 세 번 돌고 나서 물러갔다.
019_0207_b_12L佛告諸梵志居士人在世好貪欲恣意者有五消耗一自放財產日減二自放恣危身失道自放恣衆人不敬死時有悔四自放醜名惡聲周聞天下五自放恣死魂神墮三惡道人能降心不放恣有五豐德一自撿攝財產日增自撿攝得近道意三自撿攝衆人所至死無悔四自撿攝好名善譽聞天下五自撿攝身死神生天上福人不自恣有此五善宜思念之爲衆人說法正化若干要語無不歡皆前稽首佛足繞三帀而去
019_0207_c_01L이때에 부처님께서는 일어나시어 아위(阿衛) 마을에 가셔서 한 나무 아래 앉아 신통한 도의 눈으로써 위의 여러 하늘이 선신을 시켜 이 땅을 수호하는 것을 보셨다. 현자 아난은 조용히 앉았다가 일어나 부처님께 절하고 한쪽에 물러가 섰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누가 이 파련불(巴連弗)의 성곽을 계획하여 조성하였느냐?”
“그것은 마갈타국 대신 우사(雨舍)가 쌓은 것입니다. 그것은 월지국을 막으려는 뜻으로 조성한 것이라 하옵니다.”
019_0207_c_01L於是佛起到阿衛陬坐一樹下持神心道見上諸天使賢神守護此地賢者阿難從燕坐起稽首畢一面住佛問阿難誰圖此巴連弗起城郭者對曰是摩竭大臣雨舍所建所其欲以遏絕越祇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우사의 현명함이여, 그 도모함이여. 내가 도리천의 모든 선신들이 묘한 하늘에서 함께 이 땅을 수호하는 것을 보았다. 어떤 토지든지 천신의 보호를 받게 되면 반드시 편안하게 되고 또 귀하게 되느니라. 또 이 땅은 하늘 가운데 가까우며, 이 땅을 맡은 신의 이름은 인의(人意)이다. 인의가 수호하는 곳은 그 나라가 오랫동안 더욱 번영하리니 반드시 성현․인자․지자․호걸 등이 많이 날 것이며, 다른 나라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또 무너뜨릴 수 없느니라. 이 성이 오래오래 가다가 무너지려 할 때에는 마땅히 세 가지 일로 말미암을 것이니, 첫째는 큰불이요, 둘째는 큰물이요, 셋째는 성안 사람이 바깥사람과 공모하고 이 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니라.”
019_0207_c_07L佛言善哉善哉雨舍之賢知圖此吾見忉利諸神妙天共持此其有土地爲天神所護必安且貴又此地者近天之中主此地神名曰人意人意所護其國久而益勝必多聖賢仁智豪俊餘國弗及亦莫能壞此城久久如欲壞時當以三事一者大火二者大水三者中人與外人謀乃壞此城
이때에 우사 대신이 부처님께서 여러 제자들과 함께 이곳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곧 왕의 위엄으로 장엄한 수레 5백 승(乘)을 타고 성에서 나와 부처님을 뵙고 공양하고자 하였다.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수레에서 내려 걸어와서 부처님을 뵙고 기뻐하면서 공손한 태도로 조심스럽게 절하고 나서 한쪽에 물러가 앉았다.
부처님께서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셔서 바르게 교화하셨는데, 약간의 핵심적인 말[要語]에 대하여 우사는 기뻐하여 자리에서 물러나 말하였다.
“변변치 못하나마 공양을 베풀고자 하오니 여러 제자들과 함께 위신(威神)을 거두시기를 바랍니다.”
부처님께서는 묵묵히 허락하셨다. 대신 우사는 공손히 절하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나서 자기 처소에 가서 밤새도록 좋은 음식을 만들고 집을 꾸미며 평상과 자리를 시설하고 일찍 부처님께 가서 아뢰었다.
“공양이 이미 준비되었으니 부처님께서는 때를 아시옵소서.”
019_0207_c_15L雨舍聞佛與衆弟子俱遊到此卽乘王威嚴車五百乘出城欲覲見供養佛到卽下車步入園門佛歡喜貌色恭辭氣重揖讓畢一面佛爲說法正化若干要語雨舍歡乃避坐言欲設微食願與聖衆俱屈威神佛以默如可之卽起稽首佛三帀而歸大臣歸乃通夜具作好食嚴室內施牀座早行白佛食具已唯聖知時
019_0208_a_01L부처님께서는 곧 가사와 발우를 챙겨 가지고 여러 제자들과 함께 그 집에 이르시어 높은 자리에 나가 앉으셨다. 우사는 손수 진지를 돌리며 발우를 받들고 장을 나르며 손 씻을 물을 돌리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베푼 복으로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 이 국토와 백성 그리고 모든 천인들이 길이 편안하도록 축원해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는 공양을 마치시고 축원하셨다.
“부처는 그대를 도와 기뻐하노라. 천인(天人)을 위하여 공양하며 백성을 인도하여 부처와 비구승에게 공양하고 정법을 찬양하며 지혜의 말을 받아 가지며 경과 계율을 받들어 행하라. 모두 이것을 축원하노라. 공경할 데 공경할 줄 알고, 섬길 데는 섬길 줄을 알며, 널리 베풀고 사랑하며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으면, 너는 언제나 복덕과 이익을 얻으며 바른 도를 보게 되리라.”
019_0208_a_01L佛卽攝衣持鉢與衆弟子俱到其舍就高座於衆前坐雨舍手自斟酌%(酉*典)羙奉鉢致漿行澡水畢住白佛言已所施福願佛呪願此國土民一切天人使長得安佛呪願言佛助爾喜爲天人供養土民作導佛比丘僧稱譽正法受道慧語奉行經戒都呪願此可敬知敬可事知事博施兼愛有慈哀心使汝一切常獲福利得見正道
우사 대신은 크게 기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말씀하셨다.
“그대가 이 세상에 비록 관직의 얽매임이 있으나 이 복으로 인하여 뒤에는 반드시 해탈하게 되리라. 만일 어떤 사람이 부처나 참답게 계를 지닌 이에게 공양하면 사문(沙門)이 축원해 주리니 끝내 헛되지 않으리라. 또 마땅히 알아라. 만일 벼슬하고자 하거나 또는 직위(職位)에 있고자 하는 이는 탐심(貪心)을 내지 말며, 사치스런 생각․교만한 마음․포악한 마음․쾌락한 마음을 지니지 말 것이니라. 이 다섯 가지의 마음을 버리면 뒤에 허물과 뉘우침이 없으며 죽어서도 하늘에 태어나고 악도에 떨어지는 죄를 면하리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시어 동쪽 성문으로 나가셨다.
우사는 따라나와 전송하면서 말하였다.
“이 문 이름을 구담문(瞿曇門)이라고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나루를 건너시니 또 따라와서 이것도 구담 나루[瞿曇津]라고 이름하였다.
019_0208_a_10L大臣歡喜佛復言於今世雖有官事緣由此福後必解若人得飯佛及眞賢持戒者沙門呪願終不徒棄又當以知若欲在官及居位者不可有貪心不可侈心可憍心不可虐心不可快心去此五後無咎悔死得上天除惡道罪說已從坐起出東城門雨舍追侍曰當名此門爲瞿曇門佛度津渚又追名之爲瞿曇津
이때에 마침 사람들이 배를 타고 건넜는데 작은 배를 탄 이도 있었으며, 혹은 대나무로 엮은 뗏목을 탔고, 혹은 뗏목을 타는 등 건너는 이가 매우 많았다.
부처님께서는 앉아서 선정에 드시고 생각하셨다.
‘지나간 옛적에 아직 부처가 되지 않았을 때에 이곳에 올 때마다 뗏목과 배를 탄 것을 다 헤아릴 수 없노라. 이제는 해탈을 하였으니 이것을 타지 않으리라. 또 나의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이것을 여의게 하리라.’
그리고는 선정에서 깨어나 게송을 읊으셨다.
019_0208_a_19L是時人民有乘舫舟渡者有乘小舩或乘竹㵺及木桴渡渡者甚衆佛坐定意自思往昔未作佛時身所更來乘此桴舡不可復數今以解脫不復乘此亦使我諸弟子得離是佛從定覺自說頌曰
019_0208_b_01L
바다의 길잡이 부처 사공은
법의 다리로 나루를 건넜네.
대승도(大乘道)의 모든 경전으로
온갖 하늘과 사람 건네 주니라.
019_0208_b_01L佛爲海舩師
法橋渡河津
大乘道之典
一切渡天人

스스로 해탈을 얻어 가지고
언덕 건너서 신선 되니
모든 제자들의 얽매임 풀어
깨달음의 경지[泥洹]에 이르게 하리.
019_0208_b_03L亦爲自解脫
度岸得昇仙
都使諸弟子
縛解致泥洹

이때에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함께 구리읍(拘利邑)으로 가자고 말씀하셨다. 아난은 분부를 받고 그대로 하여 그곳에 이르러 나무 아래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두 듣거라. 마땅히 깨끗한 계를 지니고 정을 생각하고 지혜의 행을 알아야 한다. 이 세 가지를 실행하면 선(禪)의 이름이 널리 퍼지고, 또 음욕․성냄․어리석음의 허물을 여의게 되리라. 이런 것을 일러서 바로 세속을 벗어났다[正度欲疾]고 하느니라. 이것을 힘써 스스로 벗어나고자 한다면 이 생이 다하도록 힘쓰고, 청정행(淸淨行)에 들어가서 마땅히 할 것을 힘쓰며, 착한 성품을 가지고 일심(一心)으로 알며, 세상과 다투지 말라. 이미 세상일을 알았거든 마땅히 스스로 몸을 걱정하고 고요히 머무르며 안으로 생각하라. 마음이 곧 밝아져 세 가지 허물이 이미 없어지고 문득 도를 얻으며 마음이 다시 분주히 일어나지 않고 또 집착하는 것이 없으리라. 비유하면 마치 국왕이 만 백성의 주인이 되는 것처럼 비구도 만 가지가 모두 마음이 주인이 되는 줄 스스로 생각하여라.”
019_0208_b_04L彼時佛請賢者阿難俱之拘利邑敎皆行到坐樹下佛告諸比丘皆聽當持淨戒當思定意當解慧行此三禪譽旣豐又得離於婬怒癡垢謂正度欲疾望此當力自解用盡是入淸淨行務如應作而知一心善其性與世無諍已知世事宜自憂靜居內思意志卽明三垢已除便自得道心不復走亦無所著譬如國王爲萬姓主比丘自思惟能萬端心爲主
부처님께서는 아난과 함께 희예읍(喜豫邑)에 가셔서 강가의 건기(揵祇) 나무 아래에 머무르셨다. 모든 제자가 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나서 깨끗이 씻고 돌아와 부처님께 절을 하고 아뢰었다.
“이 나라에 전염병이 돌고 있어서 죽는 이가 많다는 것을 아침에 같이 들었습니다. 청신사(淸信士) 중에서 현담(玄黮)․시선(時仙)․초동(初動)․혹진(或震)․숙량(叔良)․쾌현(快賢)․백종(伯宗)․겸독(兼篤)․덕칭(德稱)․정고(淨高) 등 열 사람이 모두 죽었다고 합니다. 이 사람들은 몸을 잃고 어느 곳에 태어났습니까?”
019_0208_b_15L佛與阿難俱到喜豫邑止河水邊揵祇樹下諸弟子且入城乞食已澡洗畢還禮佛住白佛言是國多疫到有死者朝所共聞有淸信士玄黮時仙初動或震叔良快賢伯宗兼篤德稱淨高十人皆死是輩喪身當趣何道
019_0208_c_01L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열 사람은 이미 자연히 혼신(魂神)이 끊어져 18천상(天上)에 태어나서 돌아오지 않는 자리[不還地]에 이르렀으니, 다시 이 세간법(世間法)을 받아 아래 세상에 태어나지 않으리라.
또 이 나라에 죽은 이가 그뿐이 아니니라. 내가 천안(天眼)으로 보니 5백 청신사가 모두 난제(難提) 등과 같이 세 가지 번뇌[垢]를 여의고 5도(道)에 나고 죽음을 끊고 다 돌아오지 않는 자리에 나서 거기서 열반[泥洹]을 얻으리라. 또 3백 청신사가 있어서 이미 세 가지 번뇌[三結]를 끊어 음욕․성냄․어리석음이 없고 자주 오는 자리[頻來地]에 올라갔으므로 뒤에 와서 인간에 태어나서 마땅히 고(苦)의 끝까지를 보게 되리라. 다시 5백 청신녀(淸信女)가 있어서 모두 네 가지 기쁨을 얻고 세 가지 번뇌[結]가 다하여 예류[溝港]를 얻어 3악도를 여의고 천상과 인간에 태어났으니 일곱 세상을 지나지 않고도 마땅히 응진(應眞)을 얻으리라.”
019_0208_b_21L佛告諸比丘此十人者已斷自然魂神上生十八天上到不還地復來下受世閒法又是國死非但此佛天眼見五百淸信士悉如難提等離三垢五道斷死皆上生不還之止取泥洹又有三百淸信士已斷三結無婬怒癡昇頻來地後來下生當見苦際復有五百淸信女皆得四三結盡得溝港離三惡道生天人不過七世當得應眞
이에 부처님께서는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저들의 죽음을 말하는 것은 나를 어지럽히게 하는 것이로다. 그러나 나는 부처가 되었기 때문에 다시 이것을 받지 않으니, 또 무엇을 두려워하겠느냐? 미묘(微妙)하기도 하구나. 나고 죽음은 때가 있느니라. 모든 부처님께서 출현하시니 비록 세상에 태어났다고 말하나 불법(佛法)의 정(情)이 아니니라. 어찌 여래법(如來法)의 정이 이미 끊어졌겠는가? 깨닫지 않은 것이 없으며 벌써 이 생을 마쳤다는 것을 지금 분명히 말하노라.
이른바 묘(妙)하다는 것은 이것이 있으므로 이것을 얻고, 이것이 없으므로 이것을 얻지 못하며 이것이 일어나므로 이것이 나게 되니, 이것이 멸한다는 것은 곧 모두 멸한다는 것이니라.
019_0208_c_07L於是佛謂諸比丘汝說彼死者爲撓擾佛也然吾爲佛不復受此亦當何懼微哉妙矣生死有時夫諸佛興雖曰生於世佛法情矣何則如來法情已止無所不覺已了是生現說分明所謂妙者從有是令得是無有是不得是從是起令是生是滅者乃都滅
왜 그런가 하면 욕구(欲求)가 있으므로 불명(不明:무명)이 되고, 불명으로 인하여 행(行)이 있으며, 지어감으로 인하여 식(識)이 있고, 식으로 인하여 명색(名色)이 있으며, 명색으로 인하여 6입(入)이 있고, 6입으로 인하여 즐거움[更樂]이 있으며, 즐거움으로 인하여 고통[痛]이 있고, 고통으로 인하여 애욕[愛]이 있으며, 애욕으로 인하여 수(受)가 있고, 수로 인하여 유(有)가 있으며, 유로 인하여 생(生)이 있고, 태어남으로 인하여 늙고 죽음과 근심․슬픔․괴로움․번민 따위가 있느니라. 이것이 괴로움의 습성이 구족하게 되므로 나고 죽음의 근본이 있게 되니 도는 것이 마치 수레바퀴와 같아서 쉬지 않고 행하느니라.
019_0208_c_14L所以者何用有欲求故爲不明緣不明行緣行緣識名色緣名色六入緣六入更緣更樂痛緣痛愛緣愛受緣受有緣有生緣生老死憂悲苦懣惱是具足苦性習有生死之本轉如車行無休息
019_0209_a_01L어리석음과 무명 때문에 나고 죽음이 있으니 가령 무명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고, 욕심이 없어지면 지어감이 없어지고, 지어감이 없어지면 의식이 없어지며, 의식이 없어지면 명색이 없어지고, 이름과 물질이 없어지면 여섯 감관이 없어지고, 여섯 감관이 없어지면 즐거움이 없어지고, 즐거움이 없어지면 고통이 없어지고, 고통이 없어지면 애욕이 없어지고, 애욕이 없어지면 느낌이 없어지고, 느낌이 없어지면 존재가 없어지고, 존재가 없어지면 태어남이 없어지고, 태어남이 없어지면 늙고 죽음과 근심․슬픔․괴로움․번민 따위의 온갖 괴로운 성품과 습(習)이 다 없어지느니라.
그러므로 먼저 너희들을 위하여 말하였으니, 어리석은 이에게는 나고 죽음이 있지만 지혜 있는 이는 도를 지니어 다시 나고 죽지 않느니라. 마땅히 이것을 생각하여 마음을 조복 받아 다시는 나고 죽는 일을 반복하지 말아라.
019_0208_c_20L從癡不明故有生死令不明無餘無欲以滅則行滅行滅則識滅識滅則名色滅名色滅則六入滅六入滅則更樂滅更樂滅則痛痛滅則愛滅愛滅則受滅受滅則有滅有滅則生滅生滅則老死憂悲苦懣惱致是具足苦性習有爲都滅矣故先爲若說癡者有生死慧者持道不復生死當思念此挫其心乃不持復更生死之道
또 도를 가까이하고자 하면 마땅히 네 가지 기쁨이 있으니, 잘 명심하여 행하여라.
첫째는 부처님을 생각하여 뜻으로 기뻐하며 늘 여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법을 생각하여 뜻으로 기뻐하며 늘 여의지 않는 것이고, 셋째는 스님들을 생각하여 뜻으로 기뻐하며 늘 여의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계율을 생각하여 뜻으로 기뻐하며 늘 여의지 않는 것이니라. 이 네 가지 기쁨을 생각하여 반드시 구족하게 하면, 스스로 깨닫게 되리라. 세간을 뛰어나 해탈의 몸을 구하고자 하면, 지옥․축생․귀신의 길을 끊어 버리고 예류[溝港]에 이르러 악도[惡地]에 떨어지지 말 것이니라. 비록 천상․인간에 오고 갈지라도 일곱 생(生)을 지나지 않아서 스스로 괴로움이 없는 자리를 얻게 되리라.”
019_0209_a_06L又欲近道當有四喜宜善念行一曰念佛意喜不離二曰念法意喜不離三曰念衆意喜不離四曰念戒意喜不離念此四喜必令具足而自了見當望正度求解身要可以除斷地獄畜生鬼神之道以致溝港不墮惡地雖往來走天上人中不過七生自得苦際
이때에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유야리국(維耶離國)으로 가실 것을 말씀하셨다. 아난은 분부를 받고 말씀대로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구리성(拘利城)을 좋아하시어 성안을 지나가시어 성 밖에 있는 음녀(婬女) 내씨의 동산[奈氏園]에 머무르셨다.
내녀(奈女)는 부처님께서 여러 제자를 데리고 월지국에서 오셨다는 말을 듣고 곧 수레와 옷을 곱게 단장하고 5백 여자 제자와 함께 성을 나와 내녀의 동산에 이르러 부처님을 뵙고 예배하려고 했다. 부처님께서 멀리 내녀와 5백 제자가 오는 것을 보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분부하셨다.
“저 내씨의 5백 여인을 보거든 다들 머리를 숙이고 안으로 관하여 스스로 너희들 마음을 단정히 하여라. 저 아름답게 꾸민 옷이 마치 그림의 병(甁)과 같으니라. 겉은 비록 채색이 찬란하지만 속에는 오줌과 똥으로 가득 차 있느니라. 마땅히 좋은 여인은 다 그림의 병(甁)의 무리인 줄을 알아라. 도를 닦는 이는 마땅히 저들에게 미혹되지 말지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건제(健制)를 하고 뜻을 생각하여 분별하여라. 이 내녀가 오더라도 또한 나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니라.
019_0209_a_13L彼時佛請賢者阿難俱之維耶離國卽受敎行佛樂拘利歷城中去到止城外故望女柰氏園奈女聞佛從諸弟子自越祇來卽嚴車衣服從五百女弟子出城詣柰園欲跪拜侍覲佛遙見其五百女來勅諸比丘見是皆當低頭內觀自端汝心彼好莊衣譬如畫甁雖表彩色中但屎尿當知好女皆盡畫甁輩也夫爲道者不當惑彼故當健制志惟分別是柰女來亦從我敎
019_0209_b_01L무엇을 건제(健制)라고 하는가 하면, 이미 일어난 나쁜 법[惡法]을 끊어 버리되, 부지런히 정진하고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어 단정히 하는 것이니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나쁜 법은 일어나지 못하게 하되 부지런히 정진하여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어 단정히 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좋은 법[善法]은 뜻으로 능히 발생하게 하되 부지런히 정진하여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어 단정히 하며, 이미 일어난 좋은 법은 정신 차려 잊지 말고 더 자라나게 하되 부지런히 정진하여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어 단정히 하는 것이니라. 이러므로 해야 될 것은 차라리 힘줄과 뼈가 무너지고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마음을 따라 나쁜 짓을 하지 않는 것이니라. 이것을 건제(健制)라고 하느니라.
019_0209_a_23L何謂健制已生惡法能卽斷卻治性精進自攝意端未生惡法能令不起治性精進自攝意端未生善法意能發生治性精進自攝意端已生善法志立弗忘能使增廣治性精進自攝意端是以當爲寧破筋骨自碎身體不隨心而爲惡是爲健制
또 어떤 것을 뜻을 생각한다[志惟] 하는가 하면, 안으로 몸을 따라서 몸을 관하며, 밖으로 몸을 따라서 몸을 관하며, 안팎으로 관하여 분별하며 시키지 않는 뜻을 끊는 것이니라[斷不使意]. 안으로 느낌[痛]을 따라서 느낌을 관하고, 밖으로 느낌을 따라서 느낌을 관하며, 안팎으로 관하여 분별하며 시키지 않는 뜻을 끊느니라. 안으로 마음[意]을 따라서 마음을 관하고, 밖으로 마음을 따라서 마음을 관하며, 안팎으로 관하여 분별하며 시키지 않는 뜻을 끊느니라. 안으로 법을 따라서 법을 관하고, 밖으로 법을 따라서 법을 관하며, 안팎으로 관하여 분별하며 시키지 않는 뜻을 끊느니라. 이것을 뜻을 생각한다[志惟]고 하느니라.
019_0209_b_07L何謂志惟惟內身循身觀惟外身循身觀以內外觀思念分別斷不使意惟內痛循痛觀惟外痛循痛觀以內外觀思念分別斷不使意惟內意循意觀惟外意循意觀以內外觀思念分別斷不使意惟內法循法觀惟外法循法觀以內外觀思念分別斷不使意是爲志惟
또 어떤 것을 분별(分別)이라 하는가 하면, 시행할 것과 시행하지 않을 것을 분별하여 바른 것을 따라 행하나니 이것을 분별한다고 하느니라.
능히 건제하고 뜻을 생각하고 분별하면 이에 힘있는 것이 되나니, 장사가 힘이 세다고 해서 씩씩한 것[健]이 아니니라. 악을 버리고 선에 나아가는 것이라야 최고의 씩씩함이라고 하느니라.
내가 부처 되기 위하여 잡된 마음과 싸워 온 것이 시간으로 따지면 그 겁(劫)이 수 없으니 삿된 마음을 허락하지 않았으므로 지금 부처가 되었으며, 또한 가히 쉴 수 있게 되었느니라. 너희들 마음이 오랫동안 부정한 가운데 있었으니 스스로 뛰어나와 뭇 괴로움을 면할지니라. 저 여인이 오는 것을 볼지라도 마땅히 내가 가르친 것과 같이 할 것이니라.”
019_0209_b_15L何謂分別知可行不可行從其正能別行是爲分別夫能健制志惟分別乃爲有力非謂壯士多力而爲健也能去惡就善是謂最健自吾求佛與心諍以來其劫無數用不聽邪心故今得爲若世閒作佛亦可休止汝意久在不淨之中可自拔擢免斯衆苦見是女來當如我敎
019_0209_c_01L이때에 내녀가 와서 머리를 조아려 공손히 절하고 나서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지금 너희들 모든 여인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내녀가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큰 은혜를 입어 법교(法敎)를 얻어 듣고 어리석음을 깨닫게 되었으니, 낮이나 밤이나 스스로 경계하여 감히 잘못된 마음을 지니지 않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내녀에게 말씀하셨다.
“사음(邪婬)을 좋아하는 이는 다섯 가지의 스스로 방해하는 것이 있으니, 첫째는 나쁜 소문이 널리 퍼지는 것이며, 둘째는 왕법에 미워함을 받는 것이며, 셋째는 두려움을 품고 의심이 많은 것이고, 넷째는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는 것이며, 다섯째는 지옥의 죄가 다하면 축생의 몸을 받는 것이니라. 이러한 것은 모두 욕심 때문에 스스로 마음을 파멸시키느니라.
사음을 하지 않는 이에게는 다섯 가지의 복이 늘어나리니, 첫째는 사람의 칭찬을 많이 받는 것이고, 둘째는 관리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몸이 안온한 것이며, 넷째는 죽어서 천상에 태어나게 되는 것이고,
019_0209_b_22L於是奈女稽首畢一面坐佛問言今汝諸女意何如對曰受佛大恩得聞法敎癡醒悟夙夜自勅不敢邪心佛告奈好邪婬者有五自妨一者多聲不二者王法所疾三者懷異多疑者死入地獄五者地獄罪竟受畜生皆所致能自滅心不邪婬者有五增福一者多人稱譽二者不畏縣官三者身得安隱四者死上天生
다섯째는 깨끗한 열반의 길에 서게 되는 것이니라. 이러하므로 마땅히 스스로 걱정하고 싫어할 것이니라.
여인에게 병이 생긴 것은 월기(月期)의 부정함과 구속되고 매 맞으며 자유스럽지 못한 것이니라. 경전과 계행을 받아 행하여 부처님의 깨끗한 도와 같이 할지니라.”
부처님께서 내녀를 위하여 법을 설하셔서 바르게 교화하셨는데, 약간의 핵심적인 말[要語]에 대하여 내녀가 기뻐하여 자리에서 물러나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공양을 베풀고자 하오니 부처님과 성중(聖衆)들이 함께 위신(威神)을 거두시기를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잠자코 허락하시니 그들은 곧 예배하고 물러갔다.
019_0209_c_08L五者從立淸淨泥洹道是以當自患厭人生病月期不淨拘絆捶杖不得自受行經戒可得如佛淸淨之道爲奈女說法正化若干要語奈女歡避坐長跪白言欲設微食願佛聖俱屈威神佛以默然可之卽作禮而去
내녀가 물러간 지 오래지 않아 유야리성의 호성(豪姓) 이차족(離車族)은 부처님께서 모든 제자들과 함께 오셨다는 말을 들었다. 성에서 7리쯤 떨어진 거리에서 곧 왕의 위엄이 있는 네 가지 빛나는 수레를 타고 나와 부처님을 뵙고자 하였다. 모든 이차족 가운데는 푸른 말과 푸른 수레를 타고 푸른 옷을 입고, 푸른 일산과 푸른 당기[幢]와 푸른 번기[幡]를 든 관속이 모두 푸른 빛깔을 하고 있었고, 또 누런 말과 누런 수레를 타고 누런 옷을 입고, 누런 일산과 누런 당기와 누런 번기를 든 관속이 모두 누런 빛깔을 하고 있었고, 또 붉은 말과 붉은 수레를 타고, 옷과 일산과 당기와 번기를 든 관속이 모두 붉은 빛깔을 하고 있었고, 흰 말과 흰 수레를 타고 옷과 일산과 당기와 번기를 든 관속이 모두 흰 빛깔을 하고 있었다.
019_0209_c_15L去未久維耶離豪姓有諸離車聞佛從諸弟子來去城七里卽乘王威嚴四色車出欲見佛諸離車中乘靑馬靑車靑衣靑蓋靑幢靑幡屬皆靑有乘黃馬黃車黃衣黃蓋黃幢黃幡官屬皆黃有乘赤馬赤車衣蓋幢幡官屬皆赤有乘白馬白車衣蓋幢幡官屬皆白
019_0210_a_01L부처님께서 수레와 말과 사람 수십만 군중이 길을 메워 오는 것을 보시고 곧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도리천상의 제석천왕이 동산 가운데 행차할 적에 시종들을 데리고 출입하는 것이 이것과 다름없는 것을 보았느냐?”
모든 이차족들이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모두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내녀 동산에 들어와 예배를 마치고 한쪽에 물러가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이들을 위하여 법을 말씀하시어 바르게 교화하셨다. 병염(幷饜)이라는 어떤 이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의복을 정돈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늘 듣자오니 부처님의 공덕은 매우 높고 커서 하늘 위에나 하늘 아래에서 기울여 움직이지 않음이 없다 하옵기에 언제나 있는 곳에서 밤낮으로 우러러 공경하고 깨끗한 교화에 감복하여 감히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병염에게 말씀하셨다.
“천하의 슬기로운 이라야 부처를 공경할 줄 아느니라. 대개 부처를 공경하는 이는 스스로 복을 얻으며 죽어서는 하늘에 태어나고 악도에 떨어지지 않느니라.”
이 말을 들은 병염은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19_0209_c_22L佛見車騎數十萬衆塡路而來卽告諸比丘汝欲見忉利天上天帝苑中侍從出入者如此無異耶諸離車到皆下車步入柰園禮畢一面坐佛爲大衆說法正化一人字幷饜避坐起整衣服向佛自陳言每聞佛功德巍巍甚大天上天無不傾動常從在所夙夜敬仰重淸化不敢有惱佛語幷饜天下睿乃知敬佛夫敬佛者自得其福皆上天不墮惡道於是幷饜說頌讚曰

법왕을 뵙고자 찾아왔더니
그 마음 올바르고 도력(道力)이 안정돼
참으로 거룩한 분 부처라 하네.
그 이름 드러남이 설산(雪山)과 같고
019_0210_a_10L敬謁法王來
心正道力安
最勝號爲佛
名顯若雪山

꽃처럼 깨끗하여 의심 없나니
기쁘기 향냄새에 가까이한 듯
단정한 몸만 봐도 싫증이 없고
광채는 신령스런 빛이 밝은 듯
019_0210_a_12L譬華淨無疑
得喜如近香
方身觀無厭
光若露燿明

부처님 지혜만이 높고 묘하니
밝고도 찬란하여 한 티끌 없어
원컨대 청신사의 계를 받들어
스스로 삼존께 귀의하고저.
019_0210_a_13L唯佛智高妙
明盛無瑕塵
願奉淸信戒
自歸於三尊
019_0210_b_01L
이때 자리에 있던 5백 호성(豪姓)들이 각기 윗옷을 벗어서 병염에게 맡겼다. 병염은 이 옷을 가지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모든 존자들이 훌륭한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다 같이 5백의 윗옷을 부처님께 바치오니 어여삐 여기시어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를 받으시고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라. 여래(如來)․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명행성(明行成: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도법어(道法御: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중우(佛衆祐:佛世尊)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매 다섯 가지 있기 어려운 자연의 법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여래께서 출현하시어 세상을 교화하시니, 제석․범천․사문․바라문․용․신․제왕 등이 자연의 지혜로써 현세에 도를 증득하며 참된 도를 열어 말하되, 처음 말도 좋고 중간 말도 좋고 마지막 말도 또한 좋으며 지극히 중요한 뜻이 갖추어져서 청정하고 투철하여 온갖 것을 펴내느니라. 이것이 첫째 있기 어려운 자연의 법이니라.
019_0210_a_14L是時坐中五百豪姓各解身上衣授幷饜幷饜持衣前白佛言是諸尊聞善言喜共以五百上衣奉獻世願哀受之佛受已告言傳士當知佛爲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已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衆祐出興於世有五難有自然之何等五佛出敎化天下釋梵沙門梵志龍神帝王以自然慧爲世現證開說眞道上語亦善中語亦善下語亦善至要義具淸淨究暢一切敷演是一難有自然法也
부처님께서 천하에 경을 설하시매 듣는 이들이 모두 즐거워하여 믿어 배우고 읽어 외우며 몸․입․뜻을 단정히 하여 삿된 것을 버리고 바른 데 들어가나니, 이것이 둘째 있기 어려운 자연의 법이니라.
세상 사람들이 부처님의 경(經)과 도(道)를 들으면 마음이 열리어 깊이 고요한 생각에 들어가서 다 밝은 지혜를 얻나니, 이것이 셋째 있기 어려운 자연의 법이니라.
또 세상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으면 다 사랑하고 공경하여 3악도(惡道)를 벗어나고 천상․인간에 태어나서 큰 이익을 얻나니, 이것이 넷째 있기 어려운 자연의 법이니라.
019_0210_b_03L佛說經於天下聞者皆樂信學諷誦端身口意去邪入正是二難有自然之法也天下人聞佛經道意去開解深之思惟得明慧是三難有自然之法也天下人民聞佛敎誡多以愛敬出三惡道生天人中獲大利是四難有自然之法也
세상 사람들이 불도의 깊고 묘한 말을 들으면 나고 죽는 인연의 근본을 알고 정욕을 끊고 다 생사를 벗어나는 길을 알아서 첫 번째 정진을 하는 이는 응진도(應眞道)를 얻고, 두 번째 정진을 하는 이는 불환도(不還道)를 얻고, 세 번째 정진을 하는 이는 빈래도(頻來道)를 얻고, 네 번째 정진을 하는 이는 구항도(溝港道:預流道)를 얻느니라. 이것이 다섯째 있기 어려운 자연의 법이니라.
대개 사람들이 부처에게 귀의하려는 마음이 있어서 조그마한 착한 일을 베푸는 이라도 다 큰 복을 얻어 헛되지 않느니라. 이러므로 병염은 힘써서 이 덕을 배울지니라.”
019_0210_b_10L天下人民聞佛道奧深妙法言解本生死緣之事斷情絕欲皆得出第一精進得應眞道第二精進得不還道第三精進得頻來道第四精進得溝港道是五難有自然之法也凡人於佛而有反復之心以施少善皆得大福不唐棄也是故幷饜自勖勉以學此得
부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자 모든 이차족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합장하고 이렇게 여쭈었다.
“본래 부처님을 모셔다 공양하려 한 것이온데 내녀가 저희들보다 먼저 청하였사오니 바라옵건대 다음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저희들은 다른 일이 많아 돌아가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허락하셨다.
“마땅히 때를 알아서 하여라.”
이때에 이차족들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나서 세 바퀴 돌고는 떠나갔다.
019_0210_b_17L佛說已諸離車從坐起整衣服叉手言本欲請佛而柰女以奪我先願須後日我等多務還請辭佛言可當知時卽皆稽首佛足繞三帀而去
019_0210_c_01L한편 내녀는 밤새도록 훌륭한 공양거리를 마련하고 집안을 깨끗이 치장하고 좌상을 차려 놓고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공양이 벌써 준비되었으니 부처님께서는 때를 아시옵소서.”
부처님께서는 여러 제자들과 함께 그 집에 가시어 높은 자리에 나아가 대중 앞에 앉으셨다. 내녀가 몸소 헤아리고 발우를 받들어 반찬을 담고 맑은 물을 돌리고 작은 좌상을 갖다가 놓고 부처님 앞에 앉아서 법을 배우고자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나의 대(代)에 보시를 좋아하는 이는 뒤에 원수의 두려움이 없고 명예를 많이 얻어 훌륭한 이름이 날로 퍼지며 여러 사람들이 사랑하고 공경할 것이며, 또 사람 됨됨이가 인색하지 않고 어질고 사랑스럽고 지혜로우리라. 이와 같이 허물없이 안온하며 천상에 태어나서 모든 하늘과 서로 즐거워하리라.”
019_0210_b_21L柰女通夜作濃羙嚴飾室內晨施牀座行白佛言具足辦唯聖知時佛與衆弟子俱到其舍就高座於衆前坐柰女手自斟奉鉢致漿行澡水畢取小牀坐佛欲問法佛言我代若喜好布施者後無怨畏多得稱譽善名日增衆人愛敬人能無慳仁慧爲智如是無垢安隱生天上諸天相娛樂佛爲柰女說法正化若干要說已皆歡喜
부처님께서 내녀를 위하여 법을 설하셔서 바르게 교화하셨는데, 약간의 핵심적인 말[要語]에 대하여 모두 기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과 함께 죽방읍(竹芳邑)으로 가셔서 성의 북쪽 숲 아래에 머무르셨다. 마침 이 해에 죽방읍에는 흉년이 들어 곡식이 매우 귀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곳은 흉년이라서 걸식해도 얻기 어려울 것이니 너희들이 마땅히 나뉘어 제각기 따로 유야리나 월지국의 여러 부락에 가면 굶주리지 않으리라.”
019_0210_c_07L佛請賢者阿難俱至竹芳邑止城北林樹是歲竹芳邑飢饉穀糴騰貴佛告諸比丘是閒飢饉乞求難得汝等宜分部行別到維耶及越祇諸陬邑以無乏
그들이 분부를 받고 떠나려 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스스로 검소하여 좋은 것을 얻더라도 기뻐하지 말고 나쁜 것을 얻더라도 괴로워하지 말라. 먹는 것이란 몸을 부지하기 위한 것이니 탐내어 좋은 것을 구하지 말라. 다만 가만히 앉아 놀고 맛만 탐내어 좋은 것을 구하기 때문에 나고 죽는 일이 끊이지 않는 것이니라. 오로지 몸을 절제할 줄 알아서 스스로 검소할 줄 아는 이는 선정의 뜻을 얻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법을 설하셔서 바르게 교화하셨는데, 약간의 핵심적인 말[要語]에 대하여 모두 기뻐하여 예배하고 떠났다. 비구들은 저마다 나뉘어서 여러 나라의 성읍에 이르렀고, 부처님께서는 아난과 함께 위사촌(衛沙村)에 이르셨다.
019_0210_c_12L受敎當行佛言比丘當知自得善無喜得惡勿憂食取支身貪求羙但坐嗜味愛求之故生死不夫知節身能自損者可得定意爲說法正化若干要語皆歡喜禮佛各分部行到諸國邑佛獨與阿難到衛沙聚
019_0211_a_01L이때에 부처님께서는 몸이 불편하여 온몸이 아프기 시작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속으로 생각하시기를 ‘아픔은 점점 심하고 제자들은 다 있지 않으니 마땅히 대중이 오기를 기다려 여기서 열반에 들어야겠다. 마땅히 온갖 생각을 내지 않는 정[不念衆想之定]에 들어가 이 병을 위해 스스로 힘써 정진하리라’ 하여, 이 참는 뜻으로써 곧 그 모양과 같이 정수삼매(正受三昧)에 드시어 온갖 생각을 내지 않는 정을 일으켜 저절로 들을 수 있었다.
현자 아난이 한 나무 아래에서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문안을 아뢰었다.
“병환에 차도가 없으십니까? 성체(聖體)가 편안하지 못하심을 뵈옵고 심히 근심스럽고 두려워지나이다. 세존께서 열반에 드시려고 하십니까? 원하옵건대 여러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옵소서.”
019_0210_c_18L是時佛身疾擧軀皆痛佛念痛甚而弟子皆不在當須衆來乃取泥洹宜爲是疾自力精進以受不念衆想之定卽如其像正受三昧思惟不念衆想之定以是忍意而自得聞賢者阿難從一樹下起詣佛稽首畢一面住問佛消息疾寧瘳損聖體疾實用憂懼世尊得無欲取泥願有敎令於衆弟子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왜 여러 제자들과 헤어지려 하겠느냐? 내가 언제나 비구들과 함께 있으며 마땅히 해야 할 것과 가르침[敎]과 경계[誡]를 여러 번 말한 것이 모두 대중의 처소에 있으니 오직 부지런히 정진하여 그대로 실행하여라. 이제 나는 병이 나서 온몸이 매우 아프므로 온갖 생각을 내지 않는 정을 생각하였으니, 마음으로 병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내가 말한 법이 안팎으로 다 갖추어졌느니라. 부처는 법의 스승이 되므로 빠뜨리고 잊어버림이 없나니 마땅히 베풀어 행할 것을 스스로 아느니라. 내가 또 이미 늙었구나. 나이가 벌써 여든이니 형상이 마치 다 낡은 수레와 같아서 단단하지도 못하고 굳세지도 못하구나. 내가 그전에 말하기를 ‘나고 죽는 것이 때가 있으며, 난 것은 끝내 없어지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고 하지 않았느냐.
019_0211_a_03L佛報阿難豈與衆相違遠乎吾亦恒在比丘衆所當施爲敎誡以具前後所說在衆所但當精進案經行之向吾疾擧軀痛甚卽思不念衆想之定不著疾故忍中正要者阿難我所說中外備悉佛爲法師無所遺忘當施行自足可知我亦已老年且八形如故車無牢無强吾本說生死有時無生不終
위에 불상입(不想入)이라는 하늘이 있는데, 그 수명이 84천만 겁이나 되지만 그들도 또한 죽음이 있느니라. 이러므로 부처가 법을 세상에 펴서 열반의 큰 도를 다 보이어 나고 죽는 근본을 끊게 하였노라. 내가 이제 몸 있는 이들을 전부 위하여 정제[錠]를 만들어 몸으로 하여금 돌아오게 하고 법교(法敎)의 정제가 되어서 법으로 하여금 스스로 돌아오게 하느니라.
어떤 것을 정제[錠]라 하며 어떤 것을 스스로 돌아오는 것이라 하느냐 하면, 마음을 모아 네 가지 생각하는 데 두는 것이니, 그 네 가지는 첫째 몸을 관하는 것이요, 둘째 수(受)를 관하는 것이며, 셋째 마음을 관하는 것이요, 넷째 법을 관하는 것이니라. 생각을 건제(健制)하여 부리지 않는 생각[不使想]을 끊어야 하느니라. 이것이 일체를 위하여 법교의 정제를 만들어 스스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니라. 내가 이것을 위하여 벌써 거듭 말하였으니, 만일 알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정진하여 안과 밖의 계법을 행하되 반드시 평상시와 같이 하라. 그러면 스스로 돌아와서 부처의 경(經)과 도(道)를 깨닫게 되리니 모두 부처의 자손이니라. 내가 이제 전륜왕의 지위를 버리고 천하를 위하여 부처가 된 것은 3계(界)를 제도하려고 걱정하였기 때문이니라. 너희들도 또 스스로 그 몸을 걱정하여 온갖 괴로움을 끊어라.”
019_0211_a_12L極上有天名不想入其壽八十四千萬劫彼亦有死是以佛起經於天下咸示泥洹大道以斷生死之本我今都爲有身作錠令身爲法敎錠令法自歸彼何謂錠謂自歸謂是專心在四志惟一惟觀身二惟觀痛三惟觀意四惟觀法健制思念斷不使想是爲一切作法敎錠當以自歸吾爲此已重說如欲解者當精進行中外戒法必使如常其有自歸覺佛經道皆佛子孫今我委棄轉輪王位爲天下作佛憂度三界等亦宜自憂其身以斷衆苦
019_0211_b_01L아난은 비를 피할 적에 해어진 옷을 꿰매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현자 아난에게 함께 유야리에 가자고 하시자 아난은 곧 분부를 받들어 행하였다. 원후관(猨猴館)에 머물러 걸식(乞食)하여 마치시고 발우를 씻으시고, 또 아난을 데리고 급질신지(急疾神地)에 이르셨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유야리도 참 좋은 곳이고 월지도 또한 좋으니, 이 천하의 16대국의 모든 군(郡)과 읍(邑)이 다 좋은 곳이로다. 희련연하(熙連然河)에는 황금이 많이 나며, 염부제의 땅은 5색 그림과 같구나.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래 사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나니, 만일 비구․비구니가 4신족(神足)을 알면 괴로움을 없앨 수 있으리라. 많이 닦고 익히어 늘 생각하여 잊지 않으면 하고 싶은 대로 되어 가히 죽지 않을 수도 있으니 1겁뿐만이 아니니라. 이와 같이 아난아, 부처는 4신족을 이미 익혀 행하여 일념으로 잊지 않으니 마음대로 가히 1겁 이상이라도 살 수 있느니라.”
019_0211_b_01L彼避雨補繕衣畢佛請賢者阿難俱至維耶離受敎卽行旣到止猿猴館行乞食畢滌鉢澡洗又與阿難俱到急疾神地佛言阿難維耶離樂越施亦樂今此天下十六大國其諸郡邑皆樂熙連然河多出黃金閻浮提地五色人生於世以壽爲樂若比丘比丘知四神足是爲拔苦多修習行念不忘在意所欲可得不死一劫不如是阿難佛四神足已多習行念不忘在意所欲如來可止一劫有
부처님께서는 두세 번 거듭 말씀하셨다. 이때에 아난은 마음에 다른 생각을 하며 마군의 가림을 당해 몽롱하여 깨닫지 못하고 잠자코 있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한 나무 밑에 가서 조용히 생각하여 보아라.”
019_0211_b_13L佛重說是至再三阿難意沒在邊想爲魔所蔽曚曚不悟默而不對佛言阿難汝去到一樹下靜意自思卽受敎一處坐
아난은 분부를 받고 바로 한 곳에 가서 앉았다. 이때 마군의 왕 파순(波旬)이 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의 뜻에는 열반에 들고자 함이 없으십니까? 교화할 것을 이미 다 마치셨으니 열반할 때입니다. 옛적에 부처님께서 구류하(傴留河) 가에 계실 적에 여러 장로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부처가 되어 비록 자유자재함을 얻었으나 오래 머무르기를 탐내지 아니한다’고 하셨으니 지금이 그때가 아닙니까? 제도하실 것을 다 제도하셨으니 열반에 드십시오.”
019_0211_b_16L魔波旬來曰佛意無欲可般泥洹敎誨已周已訖可滅度昔者佛遊傴留河上解說諸老吾爲佛雖得自在不貪久住非謂今也所度亦畢可般泥洹
019_0211_c_01L부처님께서는 이 말을 듣고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오늘날까지 열반[滅度]에 들지 않은 것은 나의 제자인 모든 비구와 비구니들이 다 지혜롭게 경과 계법을 받아 실천하여 도에 들어오지 못한 이를 이끌어 배움이 성취되길 기다린 것이며, 또 나의 청신사(淸信士)와 청신녀(淸信女)들이 지혜를 얻어서 경과 계율을 받아 실천하여 도에 들어오지 못한 이는 도에 들어오고, 법을 받은 이는 성취되기를 기다린 것이니라. 파순아, 이와 같이 나는, 이 4부 제자가 다 법의 뜻을 얻어서 점차로 서로 가르쳐서 모든 어리석은 이들이 깨달아 배움이 성취되기를 기다리느라 오늘에 이르도록 열반하지 않았느니라.”
019_0211_b_20L佛報波旬吾所以至於是未滅度者須我衆比丘及比丘尼令皆智慧承用經戒請未入使學者成亦以須我請淸信士及淸信女令得智慧承用經戒入者入受法者成如是波旬吾以待此四輩弟子皆得法意展轉相敎諸童蒙使學成就是以至今未滅度
마군은 또 아뢰었다.
“만족할 때가 이미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잠자코 있어라. 여래는 오래지 않아 지금부터 석 달 뒤에는 열반에 들리라.”
마군은 이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물러갔다. 부처님께서는 곧바로 앉으시어 선정에 들어서 삼매 가운데서 성명(性命)에 머무르지 않고 나머지 목숨을 놓아 버리셨다. 이때에 땅이 뒤흔들리고 허공이 청정해지며 부처님의 광명이 사무쳐 비추기를 끝이 없었다. 모든 천신(天神)이 와서 허공에 가득 차니 부처님께서 삼매에서 깨어나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9_0211_c_05L魔曰可足時已畢矣佛言汝默來不久是後三月當取泥洹魔心乃歡喜而去佛卽正坐定意自思三昧中不住性命棄餘壽行當此之地爲大動空中淸淨佛之光明照無窮諸天神來側滿虛空佛從定自說偈曰

한없는 온갖 덕행
모든 일 나는 지금 버리네.
가깝고 멀거나 제도할 이는
이미 다 건져서 제도하였네.
019_0211_c_11L無量衆德行
有爲吾今捨
近遠應度者
已度應度者

현자 아난은 마음에 놀라서 온몸의 털이 오싹하여 빨리 부처님께 가서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놀랍습니다. 부처님이시여, 땅이 이렇게 움직이오니 무슨 인연입니까?”
019_0211_c_13L賢者阿難心驚毛豎疾行詣佛稽首畢一面住白佛言甚哉世尊地動乃是何因緣
019_0212_a_01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의 땅이 움직이는 것은 여덟 가지 인연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세상의 땅은 물에 의지해 있고, 물은 바람에 의지하며, 바람은 허공에 의지하나니, 공중에 큰바람이 일어나면 큰물이 흔들리며, 큰물이 흔들리면 대지가 움직이느니라. 이것이 첫째의 인연이니라. 혹은 때로 도를 얻은 사문이나 신묘천(神妙天)이 계덕(戒德)이 융성하여 스스로 힘을 시험하려고 손으로 땅을 누르면 대지가 움직이게 되느니라. 이것이 둘째의 인연이니라.
만일 보살이 제4천에서 내려와 어머니 태(胎)에 들어가 명철한 지혜와 뜻으로 도화(道化)를 나타내어 우매한 이를 개발하려고 하여 이에 신비스러운 광명을 비추면 천지가 진동하여 범천․제석․마군․사문․바라문들에게 일체를 밝게 보게 하나니, 이것이 그 셋째의 인연이니라.
019_0211_c_16L佛語阿難凡世地動八因緣何等八天下地在水上水止於風風止於空空中大風有時自起則大水擾大水擾則普地動是爲一有時得道沙門及神妙天戒德隆欲自試力手按少地則普地動爲二也若始菩薩從第四天下入母明哲慈意欲見道化開發愚曚放神光震動天地令梵釋魔沙門梵志一切見明是爲三也
만일 보살이 어머니 태에서 나올 때에 위덕이 모든 하늘을 감동시켜 깨끗하여 구름 같은 흐림이 없고 신비스러운 광명이 멀리 비추면 곧 대지가 움직이게 되나니, 이것이 그 넷째의 인연이니라.
보살이 가장 높은 도를 얻어 부처를 이룰 때에 대지가 크게 움직이며 천신이 주위에 가득 차서 부처님의 이름을 찬양하나니, 이것이 다섯째의 인연이니라.
이미 부처가 되어 처음으로 크게 모일 적에 법의 수레[法輪]를 세 번 굴리어 천상과 인간이 곧 깨달아 알고, 여러 보살이 큰 도를 이루어 광명이 멀리 비치면 그때에 대지가 움직이니, 이것이 여섯째의 인연이니라.
부처가 교화를 마치고 목숨을 놓으려 하여 성명(性命)에 머무르지 않고 곧 큰 광명을 놓아 천상과 인간을 격려하면 곧 대지가 움직이나니, 이것이 일곱째의 인연이니라.
불세존이 몸을 버리고 열반에 들 적에 이르러 광명이 두루 비추지 않음이 없고 천신이 참례하여 오면 곧 대지가 움직이나니 이것이 여덟째 인연이니라.”
019_0212_a_02L若菩薩生出母胎時德感諸天淨無雲曀神光遠則普地動是爲四也至於菩薩得無上道正眞佛時普地大動天神四稱揚佛名是爲五也及已作佛大會時法輪三轉天人則解此彼菩昇成大道光明遠照時普地動爲六也佛敎將畢欲棄壽行不住性乃大放光勸發天人則普地動爲七也如佛衆祐臨當棄身般泥洹明無不照天神參至則地普動爲八也
아난은 또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성명(性命)을 놓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셨다.
“이미 놓았느니라.”
아난이 말하였다.
“옛적에 부처님 말씀을 듣자오니, ‘만일 제자가 4신족을 알고 많이 닦아 실천하여 일심으로 잊지 않으면 마음대로 되어 가히 1겁 이상을 죽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의 도덕은 이보다 더 뛰어나시니 오래 머무르실 수 없습니까?”
019_0212_a_13L阿難言今佛已爲捨性命耶佛言已捨阿難曰昔聞佛說若有弟知四神足多修習行專念不忘意所欲可止不死一劫有餘而佛道過殊於此亦不可久止乎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제서야 네가 말하니 이미 늦지 않았느냐. 나는 너에게 4신족에 대한 말을 두세 번이나 하였는데 마침내 잠자코 있었고, 어둡고 어리석어 밝게 생각하지 못하여 마군의 가림을 당하고 있더니 이제 와서 어찌 말하는가? 또 부처가 하는 말이 한번 입 밖에 나가면 어찌 다시 어기겠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이와 같이 아난아, 대개 지혜롭지 못한 이는 자기가 한 말을 뒤에 어기기도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느니라.”
아난은 눈물을 흘리며 한탄하였다.
“어찌 이렇게 빠르십니까,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심이여. 어쩌면 이다지도 빠르십니까, 세상의 눈이 멸함이여.”
019_0212_a_17L佛報阿今汝言之豈不過耶吾與汝言四神足者乃至再三而若徑默沒在暗不發明想爲魔所蔽而復何云佛所說言一出口寧自違乎對曰如是阿難夫不智者旣自發言而追違之我無是也阿難垂涕曰亦何駛哉佛取泥洹一何疾哉世閒眼滅
019_0212_b_01L이때에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유야리국에 가서 각기 흩어져 다니는 비구들을 불러오게 하셨다. 아난은 분부를 받고 바로 그대로 하여 모두 강당에 모이게 하고 부처님께 공손히 절을 하고 나서 한쪽에 물러섰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은 항상 된 것이 없고 단단한 것이 없어서 결국은 모두 흩어지나니 늘 있는 것이 없느니라. 심식(心識)으로 행하는 것은 다만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고, 은혜와 사랑으로 만나는 것이 그 무엇이 오래갈 수 있겠느냐? 천지와 수미산도 결국은 무너질 것인데 하물며 사람과 만물이 오래갈 수 있겠느냐? 태어나고 죽고 근심스럽고 괴로움을 싫어할 뿐이니라. 나는 석 달 뒤에 열반에 들 것이니, 이상하게 여기지 말고 걱정하지도 말라.
019_0212_b_01L彼時佛勅賢者阿難請維耶離國猗行比丘受敎卽請悉會講堂稽首畢一面住佛告諸比丘世閒無常無有牢皆當離散無常在者心識所行爲自欺恩愛合會其誰得久天地須尚有崩壞況于人物而欲長存死憂苦可厭已矣佛後三月當般泥勿怪勿憂
또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부처가 다 법을 따라 이룬 것이고, 경법(經法)이 또한 갖추어 있으니 다만 힘써 부지런히 배워 행하고 깨끗한 마음을 지녀 나아가서 해탈을 얻도록 하여라. 심식(心識)의 정(情)이 쉬면 죽지도 않고 다시 나지도 않을 것이며, 또한 다시 다섯 갈래[五道]에 들어가서 한 몸을 버리고 한 몸을 받는 일이 없으리라. 5음(陰)이 이미 끊어지면 배고프고 목마르며 차고 더우며 근심․슬픔․괴로움․번민 따위의 걱정이 없느니라.
019_0212_b_09L且夫一切去來現佛從法得經法且存但當自勉勤學力持淸淨心趣得度脫心識情休不死不復生亦不復走於五道捨一身受一身也五陰已斷乃無飢渴寒熱憂悲苦惱之患
사람이 바른 마음을 알면 천상의 모든 하늘이 다 사람을 대신하여 기뻐하느니라. 마땅히 마음을 항복 받으며 부드럽고 순하고 스스로 텅 비게 하고, 마음가는 대로 행하지 말라. 도를 얻는 것도 또한 마음이니라. 마음이 하늘도 만들고 마음이 사람도 만들며 마음이 귀신․축생․지옥들도 만드나니, 온갖 것이 다 마음이 하는 것이니라. 마음의 행함을 따라 온갖 법이 일어나느니라. 마음이 식(識)을 만들고 식이 뜻(意)을 만들고 뜻이 다시 마음에 들어가느니라. 마음이 가장 으뜸이 되어 마음이 뜻하는 것이 행(行)이 되고, 행이 하는 것[行作]이 명(命)이 되나니, 어질고 어리석음이 행에 있고 오래 살고 일찍 죽는 것이 명에 있느니라.
019_0212_b_14L人知正心天上諸皆代人喜當以降心柔弱自損隨心行心之行無不爲得道者亦心心作天心作人心作鬼神畜生地皆心所爲也從心行得起諸法作識識作意意轉入心心也者取爲心志爲行行作爲命賢愚在行夭在命
019_0212_c_01L대개 뜻[志]과 행(行)과 명(命) 세 가지는 서로 의지하여 좋고 나쁜 짓을 하나니 몸으로 스스로 당하게 되느니라. 아버지가 착하지 못한 일을 했더라도 자식이 대신 받지 못하고, 또 자식이 착하지 못한 일을 했더라도 아버지가 대신 받지 못하느니라. 착한 일을 하면 스스로 복을 받고, 나쁜 일을 하면 스스로 재앙을 받느니라. 이제 부처가 천상 천하에 존경 받고 공경 받는 것도 다 뜻이 하는 바이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바른 마음으로 법을 행할지니라. 오직 법을 행하는 이는 능히 현세에 휴식을 얻고 현세에 안락을 얻으리니 마땅히 잘 받아 가지고 읽어 외우며 고요히 생각하여라. 그러면 곧 나의 깨끗한 법이 오래 머무를 것이고, 세상의 온갖 괴로움에서 벗어나며, 모든 하늘․인간이 인도되어 이익되고 편안해지리라.
019_0212_b_21L夫志行命三者相須所作好身自當之父作不善子不代受作不善父亦不受善自獲福惡自受今佛爲天上天下所尊敬者皆志所爲是故當以正心行法唯行法者能現世得休現世得安宜善取持諦受諷誦靜意思惟然則我淸淨法得久住可以愍度世閒衆苦道利綏寧諸天人民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라. 어떤 것이 법이냐 하면, 4지유(志惟)․4의단(意端)․4신족(神足)․4선행(禪行)․5근(根)․5력(力)․7각(覺)․8도제(道諦)이니, 만일 이 법을 받아 행하면 해탈을 얻어 법이 쇠퇴하지 않으리라.
019_0212_c_06L比丘當知何等爲法是四志惟四意端四神足四禪行五力七覺八道諦如受行可得解令法不衰
그러면 어떤 것을 4지유(志惟)라 하는가? 오직 안으로 몸을 따라 몸을 관하고, 밖으로 몸을 따라 몸을 관하며, 안팎으로 관하여 생각을 분별하며, 어리석고 미혹한 마음을 끊느니라. 오직 느낌[通]과 마음[意]과 법을 관하는 것도 모두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019_0212_c_09L彼何謂四志惟惟內身循身觀惟外身循身觀以內外觀別思念斷癡惑意惟痛之觀及意與皆如初說
어떤 것을 4의단(意端)이라 하는가? 이미 생긴 나쁜 법은 끊어 물리치고 성품[性]을 다스려 정진하여 스스로 뜻을 거두어들여 단정히 하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나쁜 법은 제지하여 생기지 못하게 하고 성품을 다스려 정진하여 스스로 뜻을 거두어들여 단정히 하며, 아직 생기지 않은 좋은 법은 곧 생기도록 하고 성품을 다스려 정진하여 스스로 뜻을 거두어들여 단정히 하며, 이미 생긴 좋은 법은 뜻을 세워 잊지 않고 능히 증장시키고 성품을 다스려 정진하여 뜻을 거두어들여 단정히 하는 것이니라.
019_0212_c_12L何謂爲四意端已生惡能卽斷卻治性精進自攝意端生惡法制使不起治性精進自攝意未生善法卽能發生治性精進攝意端已生善法志立不忘能使增精進意端
어떤 것을 4신족(神足)이라 하는가? 욕망의 정(定)을 생각하여 온갖 행을 멸하고 신족을 생각하면 욕망이 삿되지 아니하나니 취하지도 말며 버리지도 말아서 깨끗한 행동을 항상 지키는 것이니라. 정진을 생각하는 정(定)과 뜻을 생각하는 정과 계율을 생각하는 정도 모두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019_0212_c_17L何謂爲四神足思惟欲以滅衆行具念神足其欲不邪取無捨常守淸行惟精進定惟意志惟戒習定皆同文如初說
019_0213_a_01L어떤 것을 4선(禪)이라 하는가? 욕심과 나쁜 법을 버리고 다만 염(念)과 행(行)으로 무위(無爲)를 좋아하므로 첫 번째 선행(禪行)을 이루느니라. 염과 행이 이미 없어지고 안으로 한마음을 지켜 뜻이 편안하고 고요하므로 두 번째 선행을 이루느니라. 오직 음란한 마음이 없음을 관하여 마음이 편안하고 체(體)가 바르며 분별하여 참다운 것을 보므로 세 번째 선행을 이루느니라. 이미 괴로움과 즐거움을 끊고 근심하고 기뻐하는 생각이 없으며 뜻이 이미 깨끗하므로 네 번째 선행을 이루느니라.
019_0212_c_20L何謂四棄欲惡法但念但行志樂無爲成一禪行念行已滅內守一心志在恬成二禪行惟觀無婬心安體正別見眞成三禪行已斷苦樂無憂喜意已淸淨成四禪行
어떤 것을 5근(根)이라 하는가? 첫째는 신근(信根)이니 뜻으로 4희(喜)를 향(向)하는 것이고, 둘째는 정진근(精進根)이니, 4의단을 다스리는 것이며, 셋째는 염근(念根)이니 4지유(志惟)를 생각하는 것이고, 넷째는 정근(定根)이니 4선행(禪行)을 생각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지근(智根)이니 4진제(眞諦)를 보는 것이니라.
019_0213_a_02L何謂五根爲信根意向四喜二爲精進根治四意端三爲念根念四志惟四爲定根思四禪行五爲智根見四眞諦
어떤 것을 5력(力)이라 하는가? 첫째는 신력(信力)이니 기쁨의 뜻이 없어지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정진력(精進力)이니 항상 건제(健制)를 하는 것이며, 셋째는 염력(念力)이니 지유(志惟)의 관을 얻는 것이며, 넷째는 정력(定力)이니, 선정의 마음이 어지럽지 않은 것이며, 다섯째는 지력(智力)이니 도로써 스스로 증득하는 것이니라.
019_0213_a_05L何謂五力一爲信力喜意不壞二爲精進常能健制三爲念力得志惟觀爲定力禪意不亂五爲智力以道自
어떤 것을 7각지(覺志)라 하는가? 염각의(念覺意)․법해각의(法解覺意)․정진각의(精進覺意)․애희각의(愛喜覺意)․일향각의(一向覺意)․유정각의(惟定覺意)․행호각의(行護覺意)니라.
019_0213_a_09L何謂七覺志念覺意法解覺意進覺意愛喜覺意一向覺意惟定覺行護覺意
어떤 것을 8도제(道諦)라 하는가? 바로 보는 것[正見]․바른 생각[正思]․바른 말[正言]․바른 행[正行]․바른 생활[正命]․바른 다스림[正治]․바른 뜻[正志]․바른 정[正定]이니라. 이러한 것이 세속을 뛰어나는 깨끗한 법이니라.”
019_0213_a_11L何謂八道正見正思正行正命正治正志正定是爲度世淸淨之法
이때에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함께 구리읍(拘利邑)으로 가자고 하셨다. 아난은 곧 분부를 받들어 행하였다. 부처님께서 유야읍을 좋아하시어 나라 안을 지나 성문으로 나오셔서 몸을 오른쪽으로 돌려 성문을 보시고 웃으셨다. 현자 아난은 곧 의복을 가지런히 하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길게 꿇어앉아 여쭈었다.
“제가 부처님을 모시고 있은 지 20여 년이 되었으나, 부처님께서 행하시매 까닭 없는 것은 일찍이 본 적이 없습니다. 이와 같이 몸을 돌리시어 문을 보시고 웃으신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019_0213_a_13L彼時佛請賢者阿難至拘利邑卽受敎行佛樂維耶過國中出城門迴身右轉視門而笑賢者阿難卽整衣服右膝著地長跪問曰自我得侍二十餘年未曾見佛行以無緣如迴身視門而笑是何因緣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고 그러하다. 아난아, 부처의 몸가짐[儀法]에 있어서는 망령되게 몸을 돌리어 공연히 웃는 것이 아니니라. 이것은 내가 마지막으로 유야리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보고 웃은 것이니라.”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9_0213_a_18L如是如是阿難佛之儀法不妄迴身虛而笑也是我最後見維耶離視笑耳於是佛自頌曰

이것이 나로서는 마지막으로
유야리를 다니고 보는 것일세.
장차 저 열반에 들어간다면
다시는 이런 몸을 받지 않으리.
019_0213_a_21L是吾之最後
遊觀維耶離
將遊彼泥洹
不復受有身

어떤 다른 비구가 또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19_0213_a_23L有異比丘亦讚頌曰
019_0213_b_01L
부처님께서 이것을 최후라 하시면
몸으로 행하심은 이제 끝났네.
만일에 저 열반에 드시면
어디서 부처님을 뵙게 되리.
019_0213_b_01L佛稱此末後
身行極於斯
若遂淪淸虛
於何睹聖來

부처님께서는 아난과 함께 구리성에 가시어 북쪽 숲의 나무 밑에 머무르시며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청정한 계율을 보호하며 정(定)의 뜻을 생각하며 지혜를 깨달아라. 계를 지키고 정과 혜를 지닌 이는 큰 덕을 이루어 많은 명예를 드날리고 길이 탐욕․음욕․진에(瞋恚)․어리석음을 여의고 응진(應眞)을 얻으리라. 현세에 바른 해탈[正度]을 바라거든 마땅히 스스로 앎을 더하여 이 생을 다하고 청정한 도에 들어가도록 하여라. 이미 이렇게 행하면 몸이 뒤에 다시 생겨나지 않을 줄을 알게 되리라.”
019_0213_b_03L佛與阿難俱到拘利止城北林樹下告諸比丘當護淨戒當思定意當解智慧夫以守戒有定慧者成大德致豐譽永離貪婬瞋恚愚癡可得應眞欲以現世望正度者當加自解令盡是生入淸淨道已如應行乃自知身後不復受
부처님께서는 다시 현자 아난에게 함께 건지읍(健持邑)에 가자고 하시어 성의 북쪽 나무 아래 앉으셔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청정한 계율을 지니고 선정을 생각하며 지혜를 구하여 알아라. 청정한 계율을 지니는 이는 세 가지 태도를 따르지 아니하고, 선정을 생각하는 이는 마음을 제멋대로 산란하지 않게 하고, 이미 지혜를 아는 이는 애욕을 없애 버리고 행하는 일에 걸림이 없으리라. 계․정․혜가 있으면 덕이 크고 명예가 널리 퍼지리라. 또 세 가지 허물[垢]을 여의면 마침내 응진이 되리라. 이 몸으로 바른 해탈[正度] 얻기를 바라거든 마땅히 부지런히 깨닫기를 구하여 이 생을 다하고 청정한 도에 들어가라. 마땅히 행할 것을 행하면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나지 않을 줄을 알지니라.”
019_0213_b_10L佛復請賢者阿難俱之健持邑止城北樹下坐告諸比丘當守淨戒思惟定意求解智慧守淨戒者不隨三態惟定意者心不放散已解慧者去離受欲行無罣礙有戒定慧德大豐譽又離三垢終得應眞欲以是身望得正度當勤求解令盡是生入淸淨道作如應行乃自知滅後不復受
019_0213_c_01L부처님께서는 또 아난과 함께 엄만읍(掩滿邑)과 출금읍(出金邑)․수수읍(授手邑)․화씨읍(華氏邑)을 지나서 선정읍(善淨邑)에 이르러 곳곳마다 제자를 위하시어 세 가지의 핵심을 말씀하셨다.
“마땅히 계를 보호하고 정을 생각하며 지혜를 깨달아라. 이 세 가지를 지키는 이는 덕이 높으며 명예가 드날리고, 음란한 마음․성내는 마음․어리석은 마음 따위가 없어지리니, 이것을 바른 해탈[正度]이라 하느니라. 이 계를 지키는 마음[戒心]이 있으면 선정의 마음[定心]이 이루어지고, 선정의 마음이 이루어지면 지혜의 마음[慧心]이 밝아지리니, 마치 깨끗한 천에 물을 들여야 그 물드는 농도가 짙어 빛이 선명하고 좋은 것과 같으니라. 이 세 가지의 마음이 있으면 도를 쉽게 얻으리니, 다만 일심으로 부지런히 닦아서 해탈하기를 구하면 이 생을 마치고 나서 청정한 데 들어가리라. 이와 같이 행하는 자는 이 몸이 다하고 다시 나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알지니라.
019_0213_b_18L佛又與阿難俱過掩滿邑及出金邑授手邑華氏邑至善淨邑處處爲弟子說此三要曰當護戒當思定當解慧守此三者德豐譽大消婬怒是謂正度已有戒心則定心成心已成則智心明如染淨潔受色明有此三心則道易得但當一意勤身求解令盡是生已入淸淨行如應自知極此不復受生
만일 계․정․혜의 행을 갖추지 못하면 세상을 벗어나기가 어려우니라. 그러나 이 세 가지가 있는 이는 마음이 스스로 열리어 깨달아져서 앉아 생각하면 문득 5도(道)의 세계, 곧 천상․인간․지옥․축생․귀신들의 세계를 보게 되며, 분명히 온갖 중생들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다 알게 되리니, 마치 시냇물이 맑으면 그 밑에 모래와 돌․자갈 등의 푸르고 누르며 희고 검은 것을 모두 볼 수 있는 것과 같으니라. 도를 얻은 사람은 마음이 맑으므로 보는 것이 다 나타나느니라. 도를 얻으려 하는 이는 마땅히 그 마음을 깨끗이 하여라. 마치 물이 흐리면 그 속이 보이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마음을 깨끗이 지니지 못하면 세상에 나고 죽음을 벗어나지 못하리라. 스승이 보고 말하는 것을 제자들이 마땅히 행해야 할 것이니, 스승이 제자의 마음속에까지 들어가서 그 생각을 바로잡아 주지는 못하느니라.
그 생각을 바르게 하고 생각과 뜻이 단정한 이는 도를 스스로 얻으리라. 부처는 가장 깨끗함을 좋아하였느니라.”
019_0213_c_03L若不能具戒定慧行欲度世難有此三者意自開坐而思惟便見五道——天上人中畜生鬼神——分明悉知衆生意志所譬如溪水淸其中沙礫靑黃白黑所有皆見得道之人但心淸故所視悉見欲得道者當淨其中心如水渾則無所見持心不淨不得度世所見說弟子當行師同不入弟子心就正其念念意端者道自得矣已樂善淨
또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함께 부연읍(夫延邑)으로 가자고 하셔서 그곳 성의 북쪽 나무 아래에 머무르셨다. 저녁 때에 조용히 앉아 있던 아난이 일어나 부처님께 가서 공손히 머리를 조아리고 합장하고 여쭈었다.
“갑자기 땅이 움직이는 몇 가지 일을 알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땅이 움직이는 데는 세 가지 인연이 있느니라. 첫째는 땅은 물에 의지하고 물은 바람에 의지하고 바람은 허공에 의지하였으니, 큰바람이 일어나면 물이 흔들리고 물이 흔들리면 땅이 움직이느니라. 둘째는 도를 얻은 사문과 신묘천(神妙天)이 감응(感應)을 나타내고자 하면 땅이 움직이느니라. 셋째는 부처의 힘에 의함이니, 내가 부처가 되기 전후하여 이미 움직였으니, 3천 해와 달과 1만 2천의 천지가 감동하지 않은 것이 없었으므로 천상․인간․귀신이 많이 듣고 알았느니라.”
019_0213_c_13L又請賢者阿難俱之夫延止城北樹下坐晡時阿難從燕坐到佛所稽首畢叉手問曰倉卒欲知地動幾事佛語阿難有三因緣爲地倚水上水倚於風風倚於空風起則水擾水擾則地動二爲得道沙門及神妙天欲現感應故以地動三爲佛力自我作佛前後已動三千日月萬二千天地無不感發天人鬼神多得聞解
아난은 탄식하며 여쭈었다.
“묘하십니다. 부처님과 어깨를 나란히 할 사람이 없나이다. 자연법의 온갖 것이 감동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 지극한 도와 덕이 거룩하기가 이와 같습니다.”
019_0213_c_22L阿難歎曰妙哉佛爲無以自然法無不感動至德至道巍巍乃爾
019_0214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고 그러하니라. 아난아, 부처의 덕이 적은 것이 아니니 저 무수한 겁으로부터 공덕을 쌓아 온갖 좋은 일을 행하여 스스로 부처가 되었으므로 신묘한 자연의 법화(法化)가 있느니라.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보아서 들어가지 않음이 없고 변화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생각하건대 내가 옛적에 자비한 마음으로 천하의 모든 왕들이나 사대부들에게 약간의 백천 인으로 몸을 변화하여 나타나서 대면하고, 그들의 형상과 모습을 따라 위안하며 경과 도를 말하여 두루 교화하여 좋은 뜻을 얻게 하였느니라.
019_0214_a_01L佛言如是如是阿難佛德不乃從無數劫積累功德奉行諸善自致作佛有是神妙自然法化一切知一切見無不入無不化憶念我昔以慈悲心若干百千人天下諸王君子衆化住相見隨其像貌爲安慰說經道周流敎化使得善意
이와 같이 변화하여 나타나서 팔방에 두루 하니 그 나라의 풍속과 의복과 언어를 따르며, 그 사람에게 어떤 법을 행하고 어떤 경을 알릴까를 자세히 보아서 연설하고 바른 도로써 가르쳤느니라. 이론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경전의 가르침을 베풀고, 도리를 이해하는 이에게는 가장 핵심적인 법을 말하여 그 뜻을 견고하게 세우게 하고는 숨어 버렸느니라. 설사 왕과 사대부들이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할지라도 뒤에 다 도에 재미를 들여 법의 교화를 공경해 받들었느니라. 이것이 여래의 맑고 미묘한 자연법이니라.
019_0214_a_07L如是現化遍於八方隨其國俗服飾語言相其人行何法知何經而爲演說授以正樂義言者爲設典敎解道理者爲說上要堅立其志已而捨沒設王君子莫知我誰後皆耽味敬承法化爲佛之淸妙自然法也
또 아난아, 부처의 신통력으로 두루 들어가서 여래의 의법(儀法)으로써 변화하여 나타나되, 사문들에게 가서는 스승이 되어 지도하고, 다음에 변화하여 바라문들에게 들어가며, 또 거사(居士)․유림(儒林)․외도의 무리에게 들어가서 그들의 의복․음성․언어 따위를 따라서 경과 도를 가르쳐 주어 일체를 성취시켜 주며 모범을 베풀고는 숨어 버리느니라. 그들이 모두 나의 가르침을 받지만 나를 알지 못하나니, 이것이 여래의 있기 어려운 자연법이니라.
여래가 또한 위로 첫 번째 사천왕천(四天王天)에 오르고, 두루 두 번째 도리천, 세 번째 염천(焰天), 네 번째 도술천(兜術天), 다섯 번째 불교락천(不憍樂天), 여섯 번째 화응성천(化應聲天)에 오르며, 두루 마군(魔軍)의 세계에 머무르고, 또 일곱 번째 범천(梵天),
019_0214_a_13L又我阿難佛力遍入現化以佛儀法入沙門衆爲之師導已後化入梵志之衆又居士儒林異學隨其被服聲音語言與經道一切成就爲錯撗法已而捨歿子曹皆受我敎而莫我知是佛之難有自然法也佛亦上入第一四天遍上第二忉利天第三焰天第四兜術天第五不憍樂天第六化應聲周印魔又上第七梵天
019_0214_b_01L여덟 번째 범중천(梵衆天), 아홉 번째 범보천(梵輔天), 열 번째 대범천(大梵天), 열한 번째 수행천(水行天), 열두 번째 수미천(水微天), 열세 번째 수무량천(水無量天), 열네 번째 수음천(水音天), 열다섯 번째 약정천(約淨天), 열여섯 번째 변정천(遍淨天), 열일곱 번째 청명천(淸明天), 열여덟 번째 수묘천(守妙天), 열아홉 번째 현묘천(玄妙天), 스무 번째 복덕천(福德天), 스물한 번째 의순천(懿淳天), 스물두 번째 근천(近天), 스물세 번째 쾌견천(快見天),
019_0214_a_22L第八梵衆第九梵輔天第十大梵天第十一水行天第十二水微天第十三水無量天第十四水音天第十五約淨天第十六遍淨天第十七淸明天第十八守妙天第十九玄妙天第二十福德天第二十一愨淳天第二十二近第二十三快見天
스물네 번째 무결애천(無結愛天)을 두루 다니면서 약간의 백천 사람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 서로 만나서 청정한 것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청정한 법을 말하고, 도리를 통달한 이에게는 교화를 펴도록 권하고, 깨끗하고 인자한 이에게는 큰 도에 들도록 하며, 그 법을 아는 이에게는 법의 요점으로 가르쳐 권유하고 교화하여 도를 얻게 하고는 문득 숨어 버리나니, 저 모든 하늘이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느니라. 이것이 부처의 있기 어려운 자연법이니라.
019_0214_b_06L第二十四無結愛天我皆周遍若干百千人是諸天隨形貌與相見樂淸淨者爲說淸淨達道意者勸使布化在淸人者立以大其解法情卽授以要誘勸導利化使得道訖輒捨歿彼諸天輩莫知我誰是佛之難有自然法也
위에 남은 네 하늘은 다 형상과 소리가 없으므로 부처가 가지 않으니, 스물다섯 번째 공혜입천(空慧入天), 스물여섯 번째 식혜입천(識慧入天), 스물일곱 번째 불용혜입천(不用慧入天), 스물여덟 번째 불상입천(不想入天)이 그것이니라.
019_0214_b_12L上餘四天皆無形聲故佛不往第二十五空慧入第二十六識慧入天第二十七不用慧入天第二十八不想入天
019_0214_c_01L이와 같이 아난아, 부처의 은혜가 넓고 커서 성취시켜 제도하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그러나 만나기 또한 어려우니 부처가 세간에 출현하는 것은 구바라화(漚波羅華)가 피는 것과 같이 드물기 때문이니라. 부처가 말한 법도 또한 듣기가 어려우니 이미 경법을 들었거든 마땅히 잘 보호해 지닐지니라. 어떻게 보호해 지니느냐 하면, 내가 열반[滅度]한 뒤에 만일 어떤 비구가 말하기를 ‘내가 부처님을 보고 입으로 이 법과 이 계율과 이 가르침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의 말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가깝지도 않고 따르지도 않아서 법을 훼손하는 것이니, 마땅히 법의 구절[句]과 경에서 말한 대로 또 율에서 말한 대로 잘 해설해 주어라. 만일 경에 맞지 않고 법의 뜻과 어긋나거든 마땅히 타이르기를 ‘현자여, 들어라.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말씀하시지 않으셨으니 그대가 망령되이 받은 것은 법의 뜻과 어긋나도다. 그것은 법이 아니며 율도 아니요 또 부처님의 가르침과 같지 않으니 마땅히 그것을 버려라’고 할지니라.
019_0214_b_15L如是阿難佛恩廣大無不成慘然而難値佛出世閒如漚波羅華時時有耳所說法亦難聞聞已聞經法當受護護持云何我滅度後若有比丘言我見佛口受是法是律是敎然其言說不近不經而虧損法當持法句經所言律所見爲解說之若經不入與法意諍則當諫曰賢者且聽佛不說吾子妄受與法意違非法非律如佛敎當知棄是
만일 어떤 비구가 말하기를 ‘내가 얻은 것은 성중(聖衆) 가운데서 법과 계율이 있는 이에게 의지하여 직접 이 법과 이 율 그리고 이러한 가르침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가 말하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에 가깝지도 않고 따르지도 않아서 정법(正法)을 훼손하는 것이니, 마땅히 법의 구절과 경의 뜻과 율에서 말한 것을 가지고 잘 해설해 주어라. 만일 경에 맞지 않고 법의 뜻과 어긋나거든 마땅히 타이르기를 ‘현자여, 들으시오. 비구들이 이 법을 알고 율에 밝다고 하는 이것은 부처님의 법과 율이 아니로다. 그대가 망령되게 받은 것이니 경에 맞지 않고 법의 뜻과 어긋나며 부처님의 가르침과 같지 않으니 마땅히 그것을 버려라’고 하여라.
019_0214_c_02L若有比丘言我所止得依聖衆有法戒者面受是法是律是敎然其言說不近不經虧損正當持法句經義律語爲解說之經不入與法意諍則當諫謂賢者且比丘衆者知法曉律此非法律子妄受不應於經與法意違不如佛當知棄是
만일 어떤 비구가 말하기를 ‘내가 직접 나이 많은 장로에게 이 법과 율, 그리고 이 가르침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가 말하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에 가깝지도 않고 따르지도 않아서 정법을 훼손하는 것이니, 마땅히 법의 구절과 경의 뜻과 율에 말한 것을 가지고 잘 해설해 주어라. 만일 경에 맞지 않고 법의 뜻에 어긋나거든 마땅히 타이르기를 ‘현자여, 들으시오. 나이 많은 장로가 이 법을 알고 계율에 밝다고 하는 이것은 부처님의 법과 율이 아니로다. 그대가 망령되게 받은 것이니 경에 맞지 않고 법의 뜻에 어긋나며 부처님의 가르침과 같지 않으니 마땅히 그런 소견을 버려라’고 하여라.
019_0214_c_09L若有比丘言我面從耆舊長老者口受是法是律是敎然其言敎不近不經虧損正法當持法句經義語爲解說之若經不入與法意違則當諫謂賢者且聽耆舊長老知法曉律此非法律吾子妄受不應於經與法意違不如律敎當知棄是
만일 어떤 비구가 말하기를 ‘내가 뛰어나고 밝으며 큰 복과 지혜 있는 이들이 받들어 섬기는 이에게 가까이하여 직접 이 경과 법과 율과 가르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가 말하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에 가깝지 않고 따르지도 않아서 정법을 훼손하는 것이니, 마땅히 법의 구절과 경의 뜻을 가지고 해설해 주어라. 만일 경에 맞지 않고 법의 뜻과 어긋나거든 마땅히 타이르기를 ‘바른 현자여, 들으시오. 뛰어나고 밝아서 법과 율을 잘 안다는 이것은 부처님의 법과 율이 아니로다. 그대가 망령되게 받은 것이니 경에 맞지 않고 법의 뜻에 어긋나며 부처님의 가르침과 같지 않으니 그런 소견을 버려라’고 하여라.
019_0214_c_15L有比丘言我得近賢才高明智達福慧衆所宗事面從受是經法律敎其言說不近不經虧損正法當持法句義解說之若經不入與法意諍則當諫謂正賢者且聽賢哲高明曉法此非法律吾子妄受不應於經與法意違不如敎佛知棄是
019_0215_a_01L또 다시 아난아, 만일 어떤 이가 ‘내가 부처님께 이 법의 말씀을 들었노라’하더라도 그 말이 그릇되어 경법(經法)에 맞지 않으며, 또 만일 어떤 이가 ‘내가 성중(聖衆)으로서 법을 받드는 이에게서 받았노라’ 하더라도 그 말이 그릇되어 경법에 맞지 않으며, 만일 다시 말하기를 ‘내가 입으로 나이 많은 장로에게 이것을 받았노라’ 하더라도 그 말이 잘못되어 경법에 맞지 않으며, 또 ‘내가 뛰어나고 밝으며 큰 복덕과 지혜 있는 이에게 직접 이 말을 들었노라’ 하더라도 그 말은 경법에 맞지 않는 것이니, 마땅히 부처님의 말씀을 가지고 설득시켜서 그 사람으로 하여금 경의 뜻에 들어가고 율을 받들게 하며 자세히 불경의 법과 가르침을 말해 주어라. 그리하여 성중(聖衆)의 이어받은 것과 장로의 밝힌 것과 뛰어난 이[賢才]의 아는 것과 현자의 자세히 들은 것들이 율과 가르침과 같이하여 다툼이 없게 하여서 마땅히 이 네 가지를 지닐지니라.
019_0214_c_22L又復阿難若有言我得從佛受是法語而其言謬不合經法若有言我從依聖衆奉法者受而其言謬不合經法若復言我口從耆舊長老受是其言錯謬不合經法若言我從賢才高明智大福慧面受是語而其言非不合經法/當擧佛語以解曉之趣使其人入經承以爲詳說佛經法敎聖衆所承老所明賢才所識賢者諦受如律敎無得諍當知持是四
아난아, 저와 같은 네 가지의 잘못[暗]이 있어 정법을 훼손하는 것이니, 마땅히 잘 분별하여 삿된 것을 버리고 네 가지의 바른 뜻을 받게 하여라. 이것이 법을 받아 지니고 수호하는 것이니라. 경과 계율을 받들지 않는 이는 여러 비구들이 마땅히 내쫓아 버려라. 피와 가라지를 제거하지 않으면 좋은 곡식의 싹을 해치는 것처럼 제자가 잘하지 못하면 나의 도법(道法)을 무너뜨리나니, 마땅히 서로 검사하고 교정하여 부처가 세상을 떠났다 하여 가르침을 실행하지 않음이 없도록 하여라.
019_0215_a_09L若彼阿難有是四暗虧損正法當爲分別令棄邪媚受四正意是爲受持護法者也其不承經戒者衆比丘當黜之稊稗不去害善穀苗弟子不善壞我道法當相撿挍無得以佛去故不承用敎
세상에 사문이 경전과 계를 받들어 행하면 천하가 복을 얻고 천신이 다 기뻐하느니라. 만일 어느 곳에 경을 밝게 아는 비구가 있다는 말을 들으면 장로 비구거나 새로 들어온 학자거나 마땅히 찾아가서 물어라. 이렇게 하면 청신사․청신녀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옷․음식․좌상․이부자리․의약 따위를 갖다 줄 것이니라. 비구나 같이 길을 가는 이[同道]들이 옳지 않고 화합하지 않아서 지옥 등 3악도에 떨어지는 것은 다 화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비구들끼리 서로 흉보며 비웃으며 ‘나는 경을 많이 알며 너는 경을 조금 안다’고 헐뜯지 말아라. 많이 알든 적게 알든 간에 제각기 스스로 행할 것이니라. 또 말이 경전에 맞거든 그대로 쓰고 맞지 않거든 내버려라. 이렇게 하는 것이 부처가 말한 바이며, 비구가 받을 바이니, 반드시 잘 지닐지니라.
019_0215_a_14L世有沙門奉行經戒則天下得福天神皆若聞在所有明經比丘長老比丘新人學者當從諮受如是則淸信之淸信之女樂供衣牀臥疾藥丘同道不可不和其墮地獄三惡道皆不和故耳比丘不可轉相形笑我知經多汝知經少知多知少自行之言說應經者用不合者棄佛所說比丘所受必善持之
019_0215_b_01L만일 지금이나 후세에 경을 강론할 적에는 마땅히 말하기를,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어느 나라 어느 곳에서 아무 비구들과 함께 계시며 이 경을 말씀하셨다’고 해야 하느니라. 만일 그 경에 그런 말을 구차한 말이라 하여 쓰지 않는다면 그것은 부처가 말한 바가 아니니라. 서로 교법을 이어갈 때 이와 같이 하면 비구법이 오래 머무를 수 있으리라.”
019_0215_a_23L若令如凡講論經當言聞如是一時佛在某國某處與某比丘俱說是經若其經是不得茍言非佛所說相承用是者比丘法可得久住
이때에 부처님께서 현자 아난에게 명하시어 함께 파순국(波旬國)으로 가시니 제자들이 다 같이 따라 나섰다.
부처님께서 부연읍(夫延邑)을 좋아하시어 성안을 지나가서 성 밖 선두원(禪頭園)에 머무르셨다. 파순국에 호성(豪姓)인 여러 화씨(華氏)가 있었는데 부처님께서 오셨다는 말씀을 듣고 다 나와서 공손히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화씨들에게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이는 집을 다스리며 공손하고 검소하여 쓰는 것을 절약하느니라. 그가 받드는 것에 네 가지가 있으니, 행하면서 기뻐하느니라. 첫째는 부모와 처자를 공양하는 것이요, 둘째는 빈객과 노비(奴婢)를 지키는 것이요, 셋째는 친속(親屬)과 친구에게 베풀어 주는 것이요, 넷째는 임금․정신(正神)․사문․도사를 받들어 섬기는 것이니라. 이러한 것을 살 줄 안다[生知]고 이르나니, 몸을 온전히 하고 가정을 편안히 하며 힘을 얻고 물질을 얻어 재산이 풍족하고 명예를 날리며 죽어서는 하늘에 나게 되느니라.”
019_0215_b_04L彼時佛請賢者阿難俱之波旬國弟子皆行佛以樂夫延歷城中去到止城外禪頭園中波旬豪姓有諸華氏聞佛來到皆出作稽首畢一面坐佛告諸華氏智者居恭儉節用所奉有四用得歡喜一爲供養父母妻子二爲瞻視人客奴婢爲給施親屬知友四爲奉事君天正神沙門道士是謂知生全身安家力得色富足名聞死得上天
부처님께서 화씨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셔서 바르게 교화하셨는데, 약간의 핵심적인 말[要語]에 대하여 모두 기뻐하며 물러갔다.
화씨의 아들 순(淳)이란 이가 혼자 남아 있다가 일어나서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길게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변변하지 못하오나 공양을 올리려고 하오니 제자들과 함께 위신(威神)을 거두시고 왕림하시기를 바라나이다.”
019_0215_b_13L佛爲諸華氏說法正化若干要語皆歡喜去有華氏子淳獨留起整衣服長跪白欲設微食願與聖衆俱屈威神
부처님께서는 자비심으로 묵묵히 허락하셨다. 순이 기뻐하며 절을 하고 돌아가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집을 아름답게 꾸며 놓고 새벽에 자리를 차려 놓은 뒤에 다시 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공양이 다 준비되었으니 부처님께서는 때를 아소서.”
부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그 집에 가시어 높은 자리에 나아가 대중 앞에 앉으셨다. 순은 직접 진지를 나르고 발우를 받들어 올렸다.
그때에 한 심술궂은 비구가 음식을 먹고 나서 그릇을 가졌다. 부처님께서 이를 아시고 순도 또한 부처님께서 생각하시는 것을 알고 좋은 마음으로 공양하였으며, 물을 돌린 다음에 조그마한 좌상을 갖다 부처님 앞에 놓고 앉아 게송으로 여쭈었다.
019_0215_b_16L以慈哀默而可之淳喜爲禮而歸調作濃羙嚴飾室內晨敷牀座畢行白食具已辦唯聖知時佛與弟子到其舍就高座於衆前坐淳手自斟奉鉢致漿有惡比丘已欲取器知之淳念聖恩善意供養行澡水畢取小牀坐佛前說頌問曰

자비하고 지혜스런 부처님께서
이미 건너서 피안에 이르셨으니
저희들의 온갖 의심 끊어 주소서.
사문들은 몇 가지가 있습니까?
019_0215_b_23L請賢聖慈智
已度到彼岸
法御爲折疑
將幾沙門輩
019_0215_c_01L
부처님께서 순에게 말씀하셨다.
“사문은 네 가지 무리가 있으니 마땅히 잘 알아라. 첫째는 도를 행하여 뛰어난 것이고, 둘째는 도를 통달하여 말하는 것이며, 셋째는 도를 의지하여 생활하는 것이고, 넷째는 도를 더럽히는 짓을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을 뛰어나다고 하는가? 부처가 말한 법은 헤아릴 수 없거늘 능히 행하여 비교할 수 없으며 마음과 태도를 항복 받고 법을 위해 근심하고 두려워하며 법의 도사가 되어 세간을 인도하나니, 이러한 사문들을 ‘가장 뛰어나다’고 하느니라.
019_0215_c_01L佛告淳沙門有四當識別之一曰行道殊勝二曰達道能言三曰依道生四曰爲道作穢何謂殊勝佛所說不可稱量能行無比降心能度畏爲法御導世閒是輩沙門爲最殊勝
어떤 것을 능히 말한다고 하는가? 부처가 찬탄하는 미묘한 법을 체득하여 그 뜻을 알고 행하고 의심하지 않으며, 또한 능히 다른 사람을 위하여 도법을 연설하나니, 이러한 사문들을 ‘말하는 데 민첩하다’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도에 의지한다고 하는가? 생각을 스스로 지키는 데 두어서 부지런히 학업을 닦으며 한결같이 물러남이 없고 부지런하여 마음을 놓지 않고 법으로써 스스로 기르나니, 이런 사문들을 ‘생활(生活)을 안다’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더럽힌다고 하는가? 즐거워하는 것을 마음대로 하고 종성(種姓)에 의지하고 믿어서 오직 나쁜 행을 일삼아 대중의 물의를 일으키며 부처님의 말씀을 공경하지 않고 또한 죄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니, 이러한 사문들을 ‘도를 더럽히는 짓을 한다’고 하느니라.
019_0215_c_07L何謂能言佛所稱貴微妙之法體解其情行之不疑亦能爲人演說道迹是輩沙門爲愍能言何謂依道念在自守勤綜學業一向不迴孜孜無倦以法自養是輩沙門爲知生活何謂作穢恣意所樂依恃種姓專爲穢行爲衆致議不敬佛語亦不畏罪是輩沙門爲道作穢
무릇 사람이 보고 듣고 장차 도에 있어서 깨끗한 지혜를 배운다고 말하는 이들이 이와 같을 뿐이니라. 이 가운데 참된 자도 있고 거짓된 자도 있으며, 착한 이도 있고 나쁜 이도 있으므로 하나로 하여 같을 수 없느니라.
저 착하지 못한 이는 현자(賢者)를 비방하나니 그러므로 부처의 율법에 나쁜 이를 내쫓게 하였느니라. 비유하면 마치 곡식 가운데 잡초가 있어서 뽑아 버리지 않으면 곡식을 해치는 것과 같으니라. 세상에도 이런 무리가 많아서 안으로는 더러운 것을 품고도 밖으로는 깨끗한 체하느니라. 만일 복 지을 줄 아는 이는 굳은 신심으로 도를 받들지만 끝내 저들에게 한탄하고 원한의 생각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한편 착함을 아는 이는 몸을 닦고 나쁜 것을 멀리하여 욕심․성냄․어리석음 따위를 버리므로 도를 빨리 얻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니 순은 기뻐하였다.
019_0215_c_14L凡人見聞將謂在道學淨智者如此而已當知是中有眞有僞有善有惡不可齊同以爲一也彼不善者爲賢致謗是故佛律黜夫惡者譬如苗中生草不去害禾世多此輩內懷穢濁外如淸淨若知福者信心奉道終不爲彼起恨想也識善之人修己遠惡除欲怒癡故得道疾佛說已淳歡喜
般泥洹經卷上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