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659_a_01L대당용흥삼장성교서(大唐龍興三藏聖教序)1)
019_0659_a_01L大唐龍興三藏聖教序


어제(御製)
019_0659_a_02L御製



“끝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은 별자리를 늘어놓아 형상을 드러내고, 아득히 이어진 넓은 땅은 강과 산을 펼쳐놓아 형상을 이룬다”고 들었다. 천문(天文)을 우러러 관찰해보면 이미 그와 같고, 지리(地理)를 굽어 살펴보면 또한 이와 같다. 무릇 오묘한 뜻[妙旨]은 그윽하고 미묘해 이름이나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진여(眞如)는 맑고 고요해 성품이나 형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귀머거리와 같이 어리석은 마음을 일깨우려면 메아리가 요동치는 법의 천둥에 의지해야 하고, 길을 잃고 헤매는 중생을 이끌려면 방향을 알려주는 깨달음의 우두머리를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임시로 이름을 붙였지만 영원한 이름을 파괴하지 않고 설법을 즐기셨지만 결국 말할 게 없음을 설명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019_0659_a_03L蓋聞蒼蒼者天列星辰而著象茫茫者地奠川嶽以成形仰觀天文旣如彼也俯循地理又若斯焉夫以妙旨幽微名言之路攸絕眞如湛寂性相之義都損然則發啓心聾資法雷之激響將導迷衆俟覺首以司方故知假名不壞於常名樂說乃詮於無說
형상 밖의 형상을 홀로 삼계의 존자라 칭하고 하늘 가운데 하늘을 이에 육신통을 갖춘 성인이라 표현한다면, 법왕께서는 날카로운 견해로 72명의 군왕을 낳아 기르시고2) 범천과 제석이 다스린 세월마저 1만 8천년으로 가두신 것이 된다.3) 주나라 시절에 별이 빛을 잃었다는 말씀은 성인이 태어날 징조와 부합하였고,4) 한나라 시절에 태양이 상서로운 빛을 흘렸다는 기록은 신과 소통한 꿈과 맞아떨어졌다.5) 따라서 부처님은 능히 모래알처럼 오랜 겁 동안 위의를 떨치시고, 티끌처럼 수많은 세상에서 교화를 행하시는 것이다.
019_0659_a_10L至若象外之象獨稱三界之尊天中之天爰著六通之聖法王利見孕育於七十二君梵帝乘時牢籠於萬八千歲周星閟彩言符降誕之徵漢日流祥載叶通神之夢故能威揚沙劫化被塵區
019_0659_b_01L옥호(玉毫)6)에서 빛을 놓아 어둠을 없애고, 금구(金口)7)로 널리 선포하여 막힌 곳을 뚫으셨으니, 번뇌의 적을 물리침에 어찌 창과 방패를 쓰겠는가, 생사의 군대를 파괴함에 오직 지혜의 힘만 의지하셨다. 원만하고 밝은 세계를 열어 가없는 중생을 널리 받아들이고, 영원한 행복의 문을 열어 심식(心識)이 있는 생명을 두루 포용하셨으니, 하늘을 뒤덮는 욕망의 물결일지라도 경계의 바람이 그침에 단박에 맑아졌고, 해를 가리는 망정의 먼지일지라도 법의 비가 적심에 곧바로 쓸려가 버렸다. 귀의하는 자는 재앙이 소멸되고 복을 받았으며, 회향하는 자들은 위험이 제거되고 안락을 얻었으니, 가히 높고도 우뚝한 것이 그가 이룩한 공이 있겠지만 드넓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분이라 하겠다. 다만 꼬물꼬물 어리석은 사생(四生)8)은 무상(無常)을 깨닫지 못하고, 아득한 육취(六趣)9)는 모두들 유결(有結)10)에 묶였으니, 허공의 꽃이 실재가 아니고 강에 비친 달이 견고하지 못하다는 것을 어찌 알리오. 오음(五陰) 속으로 치달리고 삼계의 영역에서 옮겨 다닐 뿐이니, 온갖 만물을 거둬들여 결국 법문을 기다려야만 했다.
019_0659_a_16L玉毫舒曜而除昏金口弘宣而遣滯破煩惱之賊詎藉干戈生死之軍唯憑慧力闢圓明之界納於無邊開常樂之門普該於有識縱使浮天欲浪境風息而俄澄漲日情塵法雨霑而便廓歸依者消殃而致福迴向者去危而獲安可謂巍巍乎其有成功蕩蕩乎而無能名者矣但四生蠢蠢未悟無常六趣悠悠俱纏有結詎知空花不實水月非堅馳逐於五陰之中播遷於三界之域納諸品終俟法門
백마가 서쪽에서 와11) 현묘한 말씀이 동토에 전해지고부터서야 세존께서 곧 근기의 부류에 따라 법을 연설하시고, 중생이 이에 성품을 쫓아 미혹을 깨쳤으며, 마명(馬鳴)은 고귀한 책에서 아름다움을 뽐내고, 용수(龍樹)는 보배로운 게송에서 향기를 드날렸다. 이에 아득한 진단(震旦)12)까지 통하고 염부제(閻浮提) 멀리까지 유통되어 반자교(半字敎)13)와 만자교(滿字敎)14)가 구역을 나누고, 대승과 소승이 나란히 질주하였으며, 맑고 편안한 준덕들이 수승한 도량에서 실력을 겨루고, 아름답고 원대한 고사들이 법의 집에서 줄지어 거닐게 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미묘한 말씀이 규범으로 드러나 천고의 세월을 거치면서 아름다운 명성을 드날렸고, 지극한 도리가 법규로 흘러 시방에 두루 미치면서 무성한 과실을 맺었다.
019_0659_b_05L自白馬西來玄言東被世尊則隨類敷演衆生乃逐性開迷馬鳴擅美於瓊編龍樹騰芳於寶偈於是遙通震旦遠布閻浮半滿之教區分大小之乘竝騖澄安俊德 接武於勝場琳遠高人騈蹤於法宇遂使微言著範歷千古而暢英聲至賾流周十方而騰茂實
그러나 후주(後周) 시절에 마군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시운을 만나15) 결국 온 천하 초제(招提)16)가 모조리 허물어지고 피폐해졌으며, 온 세상 법려(法侶)가 평민들 속으로 자취를 숨겨야 했다. 아, 적막한 선정의 거처에는 좌선하던 자리만 휑하니 남았고, 황량한 지혜의 동산에는 경행하던 흔적이 다시는 없게 되었다. 개황(開皇)에 이르러 거듭 보수하고 건립하였지만17) 다시 대업(大業)을 맞아 또 일부가 붕괴되는 일을 겪었으니,18) 귀신이 통곡하고 신령이 앓았으며, 산이 울고 바다가 들끓었다. 이미 도탄(塗炭)에 빠졌는데 가람(伽藍)이 어찌 남아나랴. 정법은 침몰해 사라지고, 사견은 더욱 늘어만 갔다. 이에 사람들이 깨달음의 길을 미혹해 고(苦)와 집(集)의 구역으로 되돌아갔고, 세속이 참된 종지를 뒤덮어 번뇌와 장애 속의 굴레에 속박되었다.
019_0659_b_12L頃屬後周膺運大扇魔風遂使天下招提咸從毀廢寰中法侶迹混編甿嗟乎閴寂禪居空留宴坐之處荒涼慧苑無復經行之蹤爰洎開皇重將修建旋逢大業又遇分崩鬼哭神吟山鳴海沸旣遭塗炭寧有伽藍正法消淪邪見增長於是人迷覺路邅迴於苦集之區蔽眞宗羈絆於蓋纏之內
019_0659_c_01L우리 대 당나라가 천하를 차지하여 위로 유소씨(有巢氏)19)와 수인씨(燧人氏)20)를 능가하고 아래로 복희씨(伏羲氏)21)와 헌원씨(軒轅氏)22)를 굽어보자 삼성(三聖)23)이 거듭 빛을 발하고, 만방(萬邦)이 하나로 통일되었다. 위엄을 보여 일제히 정비하고 은택을 끝없이 베풀었으며, 대지의 맥락을 걷어잡아 순박함으로 돌이키고, 하늘의 강유를 널리 선포하며 정성을 바쳤다. 부처님의 태양을 다시 걸고 범천(梵天)24)을 거듭 보수하자 용궁(龍宮)의 여덟 기둥이 가지런히 안정되고 영취산[鷲嶺]의 다섯 봉우리가 높이를 다투었으니, 석존의 가르침을 크게 홍포한 것은 진실로 우리 황조라고 하겠다.
019_0659_b_20L大唐之有天下也上倰巢燧俯視羲軒三聖重光萬邦一統威加有截澤被無垠掩坤絡以還淳亘乾維而獻款再懸佛日重補梵天龍宮將八柱齊安嶺共五峯爭峻大弘釋教諒屬皇朝者焉
대복선사(大福先寺)에서 경전을 번역한 삼장법사 의정(義淨)은 범양(范陽) 사람이다. 속성은 장씨(張氏)이니, 한(韓)나라 이후로 5대에 걸쳐 제상을 지내고 진(晉)나라 이전에 삼태(三台)25)의 벼슬을 지내면서 붉은색과 자주색26)으로 빛깔을 나누고 초미(貂尾)와 선문(蟬文)27)으로 광채를 합한 가문이다. 고조(高祖)께서 동제군수(東齊郡守)를 지내던 시절에는 어진 교화의 바람[仁風]이 부채를 따라 일어났고 단비가 수레를 따라 내렸으며, 육조(六條)28)로 교화를 펼치고 십부(十部)29)로 정치를 행하셨다. 이 무렵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러서는 모두 세속의 영화를 싫어하여 하나의 언덕30)에서 맘대로 살면서 세 갈래 오솔길31)을 소요하였다. 온화함을 품고서 몸을 소박하게 하고, 천성을 기르면서 정신을 편안하게 하였다. 그렇게 동쪽 산에서는 돋아난 영지를 따고 남쪽 개울에서는 맑은 물을 길었으니, 가히 저 멀리 붉은 산마루를 찾아갔다가 흰 구름에 깃들어 누웠다고 하겠다. 언덕의 학32)은 이에 울음을 삼켰고, 마당의 망아지33)는 이 때문에 그림자만 묶였다.34)
019_0659_c_04L大福先寺翻經三藏法師義淨者范陽人也俗姓張氏五代相韓之後三台仕晉之前朱紫分暉蟬合彩高祖爲東齊郡守仁風逐扇甘雨隨車化闡六條政行十部爰祖及父俱厭俗榮放曠一丘逍遙三徑含和體素養性恬神摘芝秀於東山挹淸流於南㵎可謂幽尋丹嶠棲偃白雲皐鶴於是吞聲場駒以之縶影
법사께서는 허깨비를 뽑아버린 밝은 총명함으로 일찌감치 총명함과 민첩함을 드러냈다. 자두를 변별할 나이35)를 넘기자마자 즐거운 마음으로 출가하였고, 사내가 낙양에서 노닐 나이36)를 넘기자마자 서쪽 나라로 찾아갈 뜻을 세웠다. 이후 경사(經史)37)를 두루 학업 하여 학문이 고금을 꿰뚫었고, 삼장(三藏)의 현묘한 중추를 손아귀에 쥐고서 일승(一乘)의 오묘한 뜻을 밝혔다. 그러고 나서는 한가롭게 지내며 고요함을 익히고 사려함을 쉬고서 선정에 안주하였으며, 저 산림에 의탁하여 이 티끌 같은 세상의 속박을 멀리하였다. 그러다 37세에 비로소 평소 품었던 뜻을 결행하여 함형(咸亨) 2년(671)에 발걸음이 광부(廣府)에 이르렀다. 출발할 때 의기투합한 숫자는 열 명이었지만 노 저어 떠날 때 뱃머리에 오른 사람은 오직 그 하나뿐이었다.
019_0659_c_12L法師幻挺明晤夙彰聰敏纔踰辯李之歲心樂出家甫過遊洛之年志尋西國業該經史學洞古今摠三藏之玄樞明一乘之奧義旣而閑居習靜息慮安禪託彼山林遠茲塵累三十有七方遂雅懷以咸亨二年行至廣發蹤結契數乃十人鼓棹昇航存一已
019_0660_a_01L그렇게 남해를 돌아 아득히 흐르고 서역을 향해 길이 내달리면서 천 겹 바위산을 지나고 만 리 파도를 넘어 갔다. 조금씩 천축에 다다라 차례로 왕사성(王舍城)에 도착하니, 부처님께서 『법화경(法華經)』을 설하신 영취산(靈鷲山) 봉우리가 여전히 그대로였고, 여래께서 성도하신 성스러운 자취도 여전히 남아있었다. 폐사성(吠舍城)38)에는 일산을 바쳤던 흔적39)이 사라지지 않았고, 급고독원(給孤獨園)에는 황금을 깔았던 땅40)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세 갈래 보배 계단41)이 확연한 것을 눈으로 목격하였고, 여덟 개의 크고 신령한 탑42)이 아득한 것을 직접 관찰하였다. 그가 경유한 곳은 30여 국이고 편력한 세월이 20여년이었으니, 보리수 아래에서 수차례나 가지를 꺾으면서43) 오랫동안 체류하였고, 아뇩달지(阿耨達池)44) 가에서 몇 번이나 갓끈을 씻고45) 거울을 닦았다.46)
019_0659_c_20L巡南溟以遐逝指西域以長歷巖岫之千重倰波濤之萬里漸屆天竺次至王城佛說法華靈峯尚在如來成道聖躅仍留吠舍城中獻蓋之蹤不泯給孤園內布金之地猶存三道寶階居然目睹八大靈塔邈矣親觀所經三十餘國凡歷二十餘載菩提樹下屢攀折以淹留阿耨池邊幾濯纓而澡鑑
법사께서는 자비(慈悲)로 방을 짓고 인욕(忍辱)으로 옷을 삼아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면서 항상 재계하였고, 여섯 때47)에 게으름이 없이 늘 좌선하였다. 또한 예전의 번역자들은 먼저 범문을 송출한 다음에 이를 바탕으로 한문으로 번역하면서 단어를 선택함에 있어서는 바야흐로 학자들에게 의지해야만 했고, 뜻을 설명함에 있어서는 별도로 승려들에게서 도움을 받아야만 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법사께서는 그들과는 같지 않아 이미 오천축(五天竺)의 언어에 능통하였고, 또 이제(二諦)48)의 그윽한 종지를 상세히 밝혔다. 그래서 번역한 뜻과 엮어낸 문장이 모두 자기에게서 나왔고, 단어를 선택하고 이치를 확정할 때도 주변 사람의 도움을 빌리지 않았다. 이는 한나라 시절의 가섭마등(迦葉摩騰)49)을 능가하고, 진나라 때의 구마라집(鳩摩羅什)50)을 뛰어넘은 것이다.
019_0660_a_06L法師慈悲作室忍辱爲衣長齋則一食自資長坐則六時無倦又古來翻譯之者莫不先出梵文後資漢摭詞方憑於學者詮義別稟於僧今茲法師不如是矣旣閑五天竺又詳二諦幽宗譯義綴文咸由於己出指詞定理匪假於傍求超漢代之摩滕跨秦年之羅什
법사께서는 거의 400부에 도합 50만 송의 범본 경전과 금강좌진용(金剛座眞容) 1포, 사리 300과를 가지고 증성(證聖) 원년(695) 여름 5월에 비로소 도읍에 도착하였다. 측천대성황제(則天大聖皇帝)께서는 동쪽에서 솟아51) 천명을 받고, 하늘로 날아올라 기강을 거머쥐고는 선왕들의 사업을 계승해 번창시키는 것으로 임무로 삼고, 사해의 백성을 널리 구제하는 것으로 마음을 삼는 분이셨다. 이에 모든 관료들에게 명령하고 아울러 사부대중을 정비하셨으니, 무지개 깃발이 해를 쓸어버리고, 봉황의 노래52)가 구름을 걷었으며, 육수의 향기가 퍼지고53), 오색의 꽃잎이 흩날렸다. 그렇게 쟁쟁하고 성대하며 휘황하고 찬란하게 상동문(上東門)에서 맞이하여 불수기사(佛授記寺)에 안치하셨다.
019_0660_a_13L所將梵本經近四百部合五十萬頌金剛座眞容一鋪舍利三百粒以證聖元年夏五方屆都焉則天大聖皇帝出震膺乘乾握紀紹隆爲務弘濟爲心命百寮兼整四衆虹幡㨹日鳳吹遏香散六銖花飄五色鏘鏘濟濟煒煌煌迎于上東之門置于授記之
019_0660_b_01L법사께서는 우전삼장(于闐三藏)54) 및 대복선사(大福先寺) 주지 사문 복례(復禮), 서숭복사(西崇福寺) 주지 법장(法藏) 등과 함께 『화엄경』을 번역하였고, 이후 대복선사에서 천축삼장 보사(寶思)55)와 말다(末多)56) 및 불수기사 주지 혜표(惠表), 사문 승장(勝莊)・자훈(慈訓) 등과 함께 근본부(根本部)의 율(律)을 번역하였다.57)이 대덕들은 모두 사선(四禪)의 선정에 잠겨 육바라밀[六度]을 그윽이 품고는 마음의 받침대에다 법의 거울을 높이 걸고, 성품의 바다에서 계율의 구슬을 환희 밝히셨던 분들이다. 이들은 문장의 숲에서 빼어난 재능을 드러내 깨달음의 나무를 가져다가 줄줄이 꽃망울을 터트렸고, 지혜의 횃불을 환하게 드날려 달을 맑히고 그림자와 합하였다. 순금과 박옥이란 진실로 이런 분들에게 해당하니, 진실로 범천 궁궐의 기둥이요 대들보이며, 참으로 불법 문중의 용이요 코끼리이다. 이들이 이미 여러 경율 200여권을 번역하고는 교정과 필사를 마치고 곧바로 모두 황궁에 진상하였으며, 그 나머지 계율과 여러 논서들은 바야흐로 다음 작업을 기다리게 되었다.
019_0660_a_21L共于闐三藏及大福先寺主沙門復禮西崇福寺主法藏等翻花嚴經後至大福先寺與天竺三藏寶思及授記寺主惠表沙門勝莊慈訓譯根本部律其大德等莫不四禪凝慮六度冥懷懸法鏡於心臺朗戒珠於性海詞林挺秀將覺樹而連芳慧炬揚輝澄桂輪而合影渾金璞玉諒屬其人誠梵宇之棟梁寔法門之龍象已翻諸雜經律二百餘卷繕寫云畢尋竝進內其餘戒律諸論方俟後詮
그리하여 오편(五篇)58)의 가르침이 온전히 규명되고, 팔법(八法)59)의 원인이 빠짐없이 밝혀졌으니, 구슬을 삼킨 거위60)마저 보호하고, 벌레의 목숨마저 해치지 않게 하였으며, 부낭(浮囊)61)은 반드시 썩지 않은 것을 취하고 기름 그릇62)은 끝까지 엎어버리지 말게 하며, 성교(聖教)63)의 기강을 받들고 모든 생명체의 이목을 열어주게 되었다.
019_0660_b_09L五篇之教具明八法之因備曉鵝珠尚護蟲命無傷浮囊必取於不油鉢終期於靡覆崇聖教之網紀啓含生之耳目
삼가 바라옵니다. 위로 밑거름이 되어주신 선대 성황들께서 칠묘(七廟)64)의 기반을 길이 융성하게 하시고, 아래로 황위를 계승한 미미한 제가 구천(九天)65)의 명령을 항상 보좌하게 하소서. 모든 생명을 인수의 영역66)으로 옮기고, 천박한 풍속이 순수한 근원에 이르게 하시며, 해마다 풍년들고 절기마다 온화하며, 먼 곳은 안정되고 가까운 곳은 정숙되도록 하소서.
019_0660_b_12L伏願上資先聖長隆七廟之基下逮微躬佐九天之命遷懷生於壽域致薄俗於淳源歲稔時和遠安邇肅
돌아보건대, 온갖 업무를 총괄해야 하고 사해의 일들이 너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을야(乙夜)67)의 여가를 틈타 하늘을 뒤덮는 덕을 돕고자 허공을 살피고 적멸을 두드려 이렇게나마 서문을 지었다.
019_0660_b_15L顧以萬機務摠四海事殷爰憑乙夜之餘贊彌天之德課虛扣寂聊題序云

불설삼전법륜경(佛說三轉法輪經)
019_0660_b_17L佛說三轉法輪經


삼장법사(三藏法師) 의정(義淨)이 명을 받들어 한역
최민자 번역
019_0660_b_18L三藏法師義淨奉制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9_0660_b_19L如是我聞
019_0660_c_01L한때 박가범(薄伽梵)께서 바라닐사(波羅泥斯)의 선인이 떨어진 곳인 시록림(施鹿林:鹿野苑)에 계셨다.
그때 세존(世尊)께서 다섯 필추(苾蒭)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 필추여, 고성제(苦聖諦)에 대하여 들은 법(法)을 이치(理致)대로 생각하여 눈[眼]ㆍ지혜[智]ㆍ증명[明]ㆍ깨달음[覺]을 내어야 한다.
그대들 필추여, 이 괴로움의 쌓임[苦集], 괴로움의 사라짐[苦滅], 괴로움이 사라짐에 이어지는 도성제(道聖諦)의 법을 이치대로 생각하여 눈ㆍ지혜ㆍ증명ㆍ깨달음을 내어야 한다.
019_0660_b_20L一時薄伽梵在婆羅痆斯仙人墮處施鹿林中爾時世尊告五苾芻曰汝等苾芻此苦聖諦於所聞法如理作意能生眼智明覺汝等苾此苦集苦滅順苦滅道聖諦之法如理作意能生眼智明覺
그대들 필추여, 이 고성제는 알아야 할 법이니, 이와 같이 마땅히 알아서 들은 법에 대하여 이치대로 생각하여 눈ㆍ지혜ㆍ증명ㆍ깨달음을 내어야 한다.
그대들 필추여, 이 고집성제(苦集聖諦)는 알아야 할 법이니, 이와 같이 마땅히 끊어서 들은 법에 대하여 이치대로 생각하여 눈ㆍ지혜ㆍ증명ㆍ깨달음을 내어야 한다.
그대들 필추여, 이 고멸성제(苦滅聖諦)는 알아야 할 법이니, 이와 같이 마땅히 증득하여 들은 법에 대하여 이치대로 생각하여 눈ㆍ지혜ㆍ증명ㆍ깨달음을 내어야 한다.
그대들 필추여, 이 괴로움이 사라짐에 이어지는 도성제는 알아야 할 법이니, 이와 같이 마땅히 닦아서 들은 법에 대하여 이치대로 생각하여 눈ㆍ지혜ㆍ증명ㆍ깨달음을 내어야 한다.
019_0660_c_02L汝等苾芻此苦聖諦是所了法如是應知於所聞法如理作意能生眼智明覺汝等苾芻此苦集聖諦是所了法是應斷於所聞法如理作意能生眼智明覺汝等苾芻此苦滅聖諦是所了法是應證於所聞法如理作意能生眼智明覺汝等苾芻此順苦滅道聖諦是所了如是應修於所聞法如理作意生眼智明覺
019_0661_a_01L그대들 필추여, 이 고성제는 알아야 할 법이니, 이와 같이 이미 알았다면, 들은 법에 대하여 이치대로 생각하여 눈ㆍ지혜ㆍ증명ㆍ깨달음을 내어야 한다.
그대들 필추여, 이 고집성제는 알아야 할 법이니, 이와 같이 이미 끊었다면 들은 법에 대하여 이치대로 생각하여 눈ㆍ지혜ㆍ증명ㆍ깨달음을 내어야 한다.
그대들 필추여, 이 고멸성제는 알아야 할 법이니, 이와 같이 이미 증득하였다면 들은 법에 대하여 이치대로 생각하여 눈ㆍ지혜ㆍ증명ㆍ깨달음을 내어야 한다.
그대들 필추여, 이 괴로움이 사라짐에 이어지는 도성제는 알아야 할 법이니, 이와 같이 이미 닦았다면 들은 법에 대하여 이치대로 생각하여 눈ㆍ지혜ㆍ증명ㆍ깨달음을 내어야 한다.
019_0660_c_14L汝等苾芻此苦聖諦是所了法如是已知於所聞法如理作意能生眼智明覺汝等苾芻此苦集聖諦是所了法是已斷於所聞法如理作意能生眼智明覺汝等苾芻此苦滅聖諦是所了法是已證於所聞法如理作意能生眼智明覺汝等苾芻此順苦滅道聖諦是所了如是已修於所聞法如理作意生眼智明覺
그대들 필추여, 만일 내가 이 4성제법(聖諦法)에 대하여 3전(轉)하는 12상(相)을 분명하게 알지 못했다면, 눈ㆍ지혜ㆍ증명ㆍ깨달음을 모두 내지 못하여 나는 곧 모든 천인ㆍ마구니ㆍ범천(梵天)ㆍ사문(沙門)ㆍ바라문(婆羅門)ㆍ모든 세간에 대하여 번뇌를 떠나 마음이 해탈을 얻지 못하고,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대들 필추여, 나는 이 4성제법에 대하여 3전하는 12상을 분명하게 알았기 때문에 눈ㆍ지혜ㆍ증명ㆍ깨달음을 모두 내어 모든 천인ㆍ마구니ㆍ범천ㆍ사문ㆍ바라문ㆍ모든 세간에 대하여 번뇌를 떠나 마음이 해탈을 얻어 곧 무상보리를 증득할 수 있었다.”
019_0661_a_03L汝等苾芻若我於此四聖諦法未了三轉十二相者眼智明覺皆不得生我則不於諸天魔梵沙門婆羅門一切世閒捨離煩惱心得解脫不能證得無上菩提汝等苾芻由我於此四聖諦法解了三轉十二相故眼智明覺皆悉得生乃於諸天魔梵沙門婆羅門一切世捨離煩惱心得解脫便能證得無上菩提
그때 세존께서 이 법을 말씀하실 때 구수(具壽) 교진여(憍陳如)와 8만의 모든 천인들이 번뇌에서 멀리 벗어나 법안(法眼)이 청정하게 되었다.
019_0661_a_13L爾時世尊說是法時具壽憍陳如及八萬諸天遠塵離垢得法眼淨
부처님께서 교진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법을 알았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이미 알았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대가 이 법을 알았느냐?”
교진여가 대답하였다.
“이미 알았습니다, 선서(善逝)시여.”
교진여가 이 법을 알았기 때문에 이것으로 인하여 그의 이름을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아야(阿若)는 깨달아 안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019_0661_a_15L佛告憍陳如汝解此法不答言已解世尊汝解此法不答言已解善逝由憍陳如解了法故因此卽名阿若憍陳如阿若是 解了義
019_0661_b_01L이때 지거(地居) 약차(藥叉)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큰 소리를 내어 사람들과 천인들에게 알렸다.
“여러분은 아셔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바라닐사의 선인이 떨어진 곳인 시록림에서 3전(轉)하는 12행상(行相)의 법륜(法轉)을 자세히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을 통하여 천인ㆍ사람ㆍ마구니ㆍ범천ㆍ사문ㆍ바라문과 모든 세간에 큰 이익을 주시고, 또한 범행(梵行)을 닦는 이들이 편안한 열반(湟槃)에 빨리 이르게 하셨으니, 사람과 천인은 더욱 늘어나고 아소라(阿蘇羅)는 줄어들 것입니다.”
그 약차가 이렇게 알리니, 허공에 있는 모든 하늘과 사천왕(四天王)들이 모두 다 듣고 알았다. 이렇게 차츰차츰 전해져서 찰나 사이에 모든 6욕천(欲天)과 잠깐 동안에 범천까지 그 소리가 두루 들렸다. 범천들이 듣고 나서 다시 앞에서와 같이 자세히 말하였다. 그로 인하여 이 경의 이름을 『삼전법륜경』이라고 하였다.
019_0661_a_19L是時地居藥叉聞佛說已出大音聲告人天曰仁等當知佛在婆羅痆斯仙人墮處施鹿林中廣說三轉十二行相法輪由此能於天人魔梵沙門婆羅門一切世閒爲大饒益令同梵行者速至安隱涅槃之處人天增盛阿蘇羅減少由彼藥叉作如是告空諸天四大王衆皆悉聞知如是展轉於剎那頃盡六欲天須臾之閒乃至梵天普聞其響梵衆聞已復皆遍告廣說如前因名此經爲三轉法輪
그때 다섯 필추와 사람들과 천인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모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9_0661_b_07L時五苾芻及人天等聞佛說已歡喜奉行
佛說三轉法輪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대당용흥삼장성교서(大唐龍興三藏聖教序) : 당나라 용흥 연간에 번역 간행된 삼장의 성교에 붙인 서문이란 뜻이다. 이 서문은 용흥신룡(龍興神龍) 원년(705)에 의정삼장(義淨三藏)이 『공작왕경(孔雀王經)』 등을 번역하자 중종(中宗)이 이를 치하하며 지은 것이다. 성교(聖教)는 성자께서 말씀하신 교법이란 뜻으로, 곧 경률론(經律論) 삼장과 기타 여러 성현들의 저서를 지칭한다.
  2. 2)시간과 공간, 언어와 형상을 초월한 진여(眞如)를 부처님으로 지칭한다면, 불교가 전래되기 이전 중국 제왕들의 지혜 역시도 부처님에게서 나온 것이라는 뜻이다. 72명의 군왕[七十二君]은 중국의 역대 제왕을 뜻한다. 『화엄경수소연의초(華嚴經隨疏演義鈔)』 권16에 “〈사마상여봉선서(司馬相如封禪書)〉에서 ‘왕통을 계승하여 시호를 받았다고 대략 말할 수 있는 자는 72명의 군왕입니다. 따라서 관자(管子)는, 옛날에 태산(太山)에 봉하고 양부(梁父)에서 제사지낸 자로 72명이 있다고 하였습니다’라고 하였다. 양부는 곧 태산 아래의 작은 산 이름이다”라고 하였다.
  3. 3)아득한 상고시대의 치세도 부처님의 통제 하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뜻이다. 『화엄경수소연의초(華嚴經隨疏演義鈔)』 권16에 “『제왕갑자기(帝王甲子記)』를 살펴보면 ‘천황씨(天皇氏)는 18,000년을 다스렸고, 지황씨(地皇氏)는 9,000년을 다스렸고, 인황씨(人皇氏)는 4,500년을 다스렸다’고 하였다. 어떤 본에는 ‘삼황(三皇)이 모두 18,000년을 다스렸다’고 하였다”라고 하였다. 여기에서는 중국 고대 삼황을 범천과 제석에 빗대어 표현하였다.
  4. 4)『불조통기(佛祖統紀)』 권34에 “소왕(昭王) 26년 갑인년 4월 8일에 장강과 황하, 연못과 우물이 범람하고 궁전과 대지가 진동하였으며, 오색의 광명이 태미(太微)를 관통하고 들어와 서쪽에서 퍼졌다. 왕이 태사 소유(蘇由)에게 ‘이게 무슨 징조인가?’ 하고 묻자, 소유가 ‘대성인께서 서방에 태어나셨습니다. 천년 후에는 그 말씀이 이 땅에 전해질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왕이 이를 돌에 새겨 남쪽 교외의 큰 사당 앞에 설치하게 하였다”고 하였다. 태미(太微)는 북두성 남쪽에 있는 별자리 이름으로, 조정 혹은 임금의 거처를 뜻한다.
  5. 5)『불조통기(佛祖統紀)』 권35에 “후한 명제(明帝) 영평(永平) 7년(64)에 황제가 키가 1장 6척에 머리 뒤쪽으로 태양의 광명을 두른 황금빛 사람이 궁전으로 날아오는 꿈을 꾸었다. 다음날 아침 여러 신하들에게 (이 꿈의 의미를) 물어보았지만 누구도 대답하질 못했다. 그러자 태사 부의(傅毅)가 나서서 말했다. ‘신이 듣기로, 주나라 소왕 시절에 서방에서 성인이 출현한 일이 있는데 그 이름이 불(佛)이라고 합니다’ 황제가 이에 중랑장 채음(蔡愔)과 진경(秦景), 박사 왕준(王遵) 등 18명을 파견하여 서역으로 가서 불도를 구해 오게 하였다”고 하였다.
  6. 6)옥호(玉毫) : 부처님 32상의 하나이다. 부처님 두 눈썹 사이에 백옥처럼 하얗고 부드러운 털이 한 가닥 있었는데, 오른쪽으로 돌돌 말린 형상이며 항상 빛이 났다고 한다.
  7. 7)금구(金口) : 부처님의 입, 또는 부처님의 말씀을 뜻한다. 부처님의 몸이 황금빛이라서 금구라 칭하기도 하고, 금강처럼 견고한 말씀이란 뜻에서 금구라 칭하기도 한다.
  8. 8)사생(四生) : 모든 생물을 태어나는 방식에 따라 태생(胎生)・난생(卵生)・습생(濕生)・화생(化生)의 네 가지로 분류한 것이다.
  9. 9)육취(六趣) : 미혹한 중생이 업인(業因)에 따라 나아가는 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아수라(阿修羅)・인간(人間)・천상(天上)의 여섯 세계를 말한다. 육도(六道)라고도 한다.
  10. 10)유결(有結) : 다음 생[後有]을 초래하는 번뇌[結]. 곧 탐욕(貪欲)・진에(瞋恚)・우치(愚癡)를 뜻한다.
  11. 11)후한 명제 영평 10년(67)에 채음(蔡愔) 등이 중천축의 대월지국(大月氏國)에서 가섭마등(迦葉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을 만나 불상과 경전을 흰 말에 싣고 낙양으로 왔다.
  12. 12)진단(震旦) : 진(震)은 방위로 동방에 해당한다. 동방의 해 뜨는 곳이라는 뜻으로, 중국을 일컫는 말이다.
  13. 13)반자교(半字敎) : 소승교를 지칭한다. 반자(半字)는 완전하지 못한 글자를 뜻한다. 소승교의 의리(義理)가 원만하지 못한 것을 불완전한 글자에 비유한 말이다.
  14. 14)만자교(滿字敎) : 대승교를 지칭한다. 대승교의 의리(義理)가 원만함을 완전한 글자에 비유한 것이다.
  15. 15)후주 무제(武帝)가 건덕(建德) 3년(574) 5월에 조칙을 내려 불교와 도교를 폐하였다. 그는 경전과 불상을 훼손하고 사문과 도사들을 환속시켰는데, 이때 환속한 승려와 도사의 수가 200여만 명이었다고 한다. 『불조통기(佛祖統紀)』 권38.
  16. 16)초제招提 : ⓢcāturdiśa의 음역인 척투제사(拓鬪提奢)의 준말 척제(拓提)가 와전되어 초제(招提)가 되었다. 의역하면 사방승방(四方僧坊)이다.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사방을 떠도는 승려들이 언제든 쉬어갈 수 있도록 마련된 사찰이란 뜻이다.
  17. 17)개황(開皇)은 수(隋)나라 문제(文帝)의 연호이다. 불교를 깊이 신앙했던 문제는 즉위하자마자 조칙을 내려 폐사를 중수하고 출가를 권장하였다.
  18. 18)대업(大業)은 수나라 양제(煬帝)의 연호이다. 대업 5년(609)에 “천하의 승려들 가운데 덕업이 없는 자는 모조리 환속시키고, 사원에도 일정한 숫자의 승려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조리 환속시키라”는 조칙을 내렸다. 『불조통기(佛祖統紀)』 권39.
  19. 19)유소씨(有巢氏) : 중국 고대의 제왕이다. 집짓는 법을 처음으로 가르쳤다고 한다.
  20. 20)수인씨(燧人氏) : 중국 고대의 제왕이다. 불 피우는 법을 처음으로 발견해 백성들에게 음식 익히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21. 21)복희씨(伏羲氏) : 중국 고대의 제왕이다. 황하(黃河)에서 나온 용마(龍馬)를 보고 역(易)의 팔괘(八卦)를 그렸고, 그물을 발명해 수렵과 어로를 가르쳤다고 한다.
  22. 22)헌원씨(軒轅氏) : 중국 고대의 제왕이다. 소전씨(少典氏)의 아들로 성은 공손(公孫)인데, 희수(姬水)에서 자랐다하여 희씨(姬氏)라고도 하고, 헌원(軒轅)의 언덕에서 출생하였다하여 헌원씨라고도 한다. 배와 수레를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23. 23)삼성(三聖) : 불교・도교・유교의 교주인 석가모니불과 노자와 공자를 말한다.
  24. 24)범천(梵天) : 사찰을 신들의 거처에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25. 25)삼태(三台) : 태위(太衛)・사도(司徒)・사공(司空)의 삼공(三公)을 뜻한다.
  26. 26)붉은색과 자주색 : 고관의 관복 색깔이다. 즉 고관을 뜻한다.
  27. 27)초미(貂尾)와 선문(蟬文) : 초미(貂尾)는 담비 꼬리이고, 선문(蟬文)은 매미 날개이다. 모두 고급관리가 쓰는 관(冠)의 장식품이다.
  28. 28)육조(六條) : 지방 관원을 상벌(賞罰)하는 여섯 조항으로, 간단한 법령을 뜻한다.
  29. 29)십부(十部) : 십부악(十部樂)의 준말이다. 당나라 시대 열 가지 음악을 말한다.
  30. 30)일구(一丘) : 일구일학(一丘一壑)의 준말이다. 하나의 언덕과 하나의 골짜기라는 뜻으로, 은퇴하여 초야에 묻혀 사는 것을 말한다. 『한서(漢書)』 권100 〈서전 상(敘傳上)〉에 “하나의 골짜기에서 낚시하면 만물이 그 뜻을 어지럽히지 못하고, 하나의 언덕에서 소요하면 천하가 그 즐거움을 바꾸지 못한다.[漁釣於一壑 則萬物不奸其志 棲遲於一丘 則天下不易其樂]”고 하였다.
  31. 31)삼경(三徑) : 은자(隱者)의 문정(門庭)을 뜻한다. 한(漢) 나라 장후(張詡)가 뜰에 소나무・국화・대나무를 심은 세 갈래 오솔길을 만들고서 양중(羊仲)・구중(求仲)과만 교류했던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32. 32)고학(皐鶴) : 은거하는 군자를 비유하는 말이다.
  33. 33)장구(場駒) : 어진 은사(隱士)를 비유하는 말이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백구(白駒)〉에 “새하얀 저 망아지가, 마당의 채소를 먹었다 핑계대고, 발을 묶고 고삐 매어, 오늘 아침을 길게 이어가니, 귀하신 우리 손님, 여기서 더 놀다가소.[皎皎白駒 食我場苗 縶之維之 以永今朝 所謂伊人 於焉逍遙]”라고 하였다.
  34. 34)의정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어진 은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고조(高祖)를 만나지 못했던 것을 안타까워한 표현이다.
  35. 35)변리(辯李)가 무엇을 뜻하는지 명확치 않다. 『송고승전(宋高僧傳)』 권1에서는 “초츤(髫齓)의 나이에 부모와 이별하고 삭발하였다[髫齓之時辭親落髮]”고 하였는데, 초츤(髫齓)은 다박머리에 젖니를 갈 시기인 7~8세 정도를 말한다.
  36. 36)배움에 뜻을 두고 대처로 나갈 시기라는 뜻으로 15세쯤을 말한다. 『송고승전(宋高僧傳)』 권1에서는 “나이 15세에 문득 그 뜻을 싹틔워 서역을 유람하고자 하였다[年十有五便萌其志 欲遊西域]”고 하였다.
  37. 37)경사(經史) : 경서(經書)와 사서(史書)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38. 38)폐사성(吠舍城) : 폐사(吠舍)는 ⓈVaiśāli의 음역이다. 비사(毘舍)・비사리(毘舍離)・유야리(維耶離)・폐사리(吠舍離)라고도 하며, 광엄성(廣嚴城)으로 의역하기도 한다. 중인도 항하 북쪽에 있으며, 발기인(跋祇人)들의 도성(都城)이었다.
  39. 39)『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 권상 「불국품佛國品」에 “그때 비야리성(毘耶離城)의 보적(寶積)이라는 장자 아들이 장자 아들 500명과 함께 칠보 일산을 들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얼굴을 발에 대어 예배하고는 각자 자신들의 일산을 모두 부처님께 공양하였다”고 하였다.
  40. 40)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가 기원정사(祇園精舍)를 지을 때, 기타태자(祇陀太子)로부터 숲을 사기 위해 그 숲 땅바닥에 황금을 깔아 값을 치렀다는 고사가 있다.
  41. 41)삼도보계(三道寶階) : 부처님이 도리천(忉利天) 선법당(善法堂)에서 어머니 마야부인(摩耶夫人)에게 설법하고 나서 이 세계로 돌아올 때 사용한 계단이다. 세 갈래 중 가운데 계단은 황금이고, 왼쪽은 수정, 오른쪽은 백은(白銀)이었다고 한다. 중인도 겁비타국(劫比他國)에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상카시아(Saṅkasia) 유적이 이에 해당한다.
  42. 42)팔대영탑(八大靈塔) : 부처님의 8대 성지에 세운 큰 탑이다. 탄생한 곳인 가비라국 룸비니동산의 탑, 성도한 곳인 마가다국 니련선하 가의 탑, 최초로 설법한 곳인 바라나국 녹야원의 탑, 신통을 보여준 곳인 사위국 기원정사의 탑, 도리천에서 칠보의 계단으로 내려온 곳인 승가시국 곡녀성 탑, 제바달다의 꼬임에 빠졌던 대중을 돌아오게 한 곳인 마가다국 왕사성의 탑, 열반에 들 것을 예언한 곳인 비야리성의 탑, 입멸한 곳인 구시나가라성의 탑이 그 여덟이다.
  43. 43)붓다가야에 체류하며 성지를 순례하고 떠나는 사람들과 아쉬운 이별의 정을 나누었음을 말한다.
  44. 44)아뇩달지(阿耨達池) : ⓈAnavatapta 아뇩달(阿耨達)은 무열뇌(無熱惱)・청량(淸凉)으로 의역하기도 한다. 인도의 4대강인 긍가・신도・박추・사다의 근원으로 설산의 북쪽, 향취산의 남쪽에 있다.
  45. 45)분분한 세속을 초탈해 자신의 고결한 신념을 지켰다는 뜻이다. 굴원(屈原)이 지은 〈어부사(漁父辭)〉에서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으리라.[滄浪之水淸兮 可以濯我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我足]”고 하였다.
  46. 46)마음을 맑혔다는 뜻이다. 감(鑑)은 마음을 거울에 비유한 것이다.
  47. 47)여섯때[六時] : 하루 종일을 뜻한다. 예전에 하루를 낮 6시와 밤 6시로 구분했던 것에서 온 말이다.
  48. 48)이제(二諦) : 진제(眞諦)와 속제(俗諦)를 말한다. 제(諦)는 변치 않는 진리를 뜻한다. 속제는 세제(世諦)라고도 하며, 세속에서 적용되는 도리를 말한다. 진제는 성제(聖諦)・승의제(勝義諦)・제일의제(第一義諦)라고도 하며, 공(空)・열반(涅槃)・진여(眞如)・실상(實相) 등 불법의 궁극적 세계를 말한다.
  49. 49)가섭마등(迦葉摩騰) : ⓈKāśyapa-Mātaga 축섭마등(竺葉摩騰)・섭마등(攝摩騰)이라고도 한다. 중인도 사람으로 대소승의 삼장에 정통하였다. 후한(後漢) 명제(明帝)의 사신 채음(蔡愔) 등의 간청으로 축법란(竺法蘭)과 함께 중국으로 와서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 1권을 번역하였다. 이것이 중국 역경의 시초이다.
  50. 50)구마라집(鳩摩羅什) : 구자국(龜竝國) 출신으로, 후진(後秦) 융안 5년(401년)에 장안(長安)으로 들어왔다. 이후 국빈으로 대접받으며 대대적인 역경사업을 주도해 서명각(西明閣)과 소요원(逍遙園)에서 『대품반야경(大品般若經)』・『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십송률(十誦律)』・『중론(中論)』 등 경률론 74부 380여 권을 번역하였다.
  51. 51)출진(出震) : 황제로 등극했다는 뜻이다. 진괘(震卦)는 방위로 동쪽에 해당한다. 제왕의 등극을 태양이 동쪽에서 솟아오르는 것으로 상징한 표현이다.
  52. 52)봉취(鳳吹) : 임금이 행차할 때 생황(笙篁)이나 피리 등의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을 뜻한다. 진 목공(秦穆公)의 딸 농옥(弄玉)과 그의 남편 소사(蕭史)이 봉루(鳳樓)에서 피리를 불면 봉황새가 모여들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53. 53)하늘나라 사람들의 향기가 풍겼다는 뜻이다. 육수(六銖)는 육수의(六銖衣)의 준말이다. 육수의는 천인(天人)이 입는 매우 가벼운 옷이다. 『장아함경(長阿含經)』에 “도리천(忉利天) 사람들의 옷 무게는 6수이고, 염마천(炎摩天) 사람들의 옷 무게는 3수이고, 도솔천(兜率天) 사람들 옷 무게는 2수반이다”고 하였다. 수(銖)는 무게 단위로 1냥의 24분의 1에 해당한다.
  54. 54)우전삼장(于闐三藏) : 우전국(于闐國) 출신인 실차난타(實叉難陀)를 지칭한다. 695년(증성1)에 범본(梵本)을 가지고 낙양에 와서 『화엄경(華嚴經)』・『입능가경(入楞伽經)』 등을 번역하였다.
  55. 55)보사(寶思) : 보사유(寶思惟)의 준말이다. 범어이름은 아이진나(阿儞真那)이고, 북천축 가습미라국(迦濕彌羅國) 왕족 출신이다. 장수(長壽) 2년(693)에 낙양에 와서 역경에 참여하였다. 『불공견삭다라니경(不空羂索陀羅尼經)』 등 7부 9권을 역출하였다.
  56. 56)말다(末多) : 의정의 번역작업에 동참했던 사람들의 명단이 『개원석교록(開元釋教錄)』 권9와 『송고승전(宋高僧傳)』 권1 등에 나오는데, 말다(末多)라는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혹 ‘末多’는 ‘惟’의 오기(誤記)이거나 판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가 아닐까 추측된다.
  57. 57)의정이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근본설일체유부니다나목득가(根本說一切有部尼陀那目得迦)』・『근본설일체유부백일갈마(根本說一切有部百一羯磨)』 등을 번역하였다.
  58. 58)오편(五篇) : 율장을 뜻한다. 비구 250계, 비구니 348계를 5과(科)로 분류해 그 죄의 경중과 처벌을 밝힌 것을 말한다. 5과는 바라이(波羅夷)・승잔(僧殘)・바일제(波逸提)・바라제제사니(波羅提提舍尼)・돌길라(突吉羅)이다.
  59. 59)팔법(八法) : 일체의 법을 교(敎)・이(理)・지(智)・단(斷)・행(行)・위(位)・인(因)・과(果)의 8종으로 분류한 것이다.
  60. 60)한 수행자가 걸식을 하러 갔는데, 주인이 음식을 가지러 간 사이에 그 집 아이가 진주를 땅에 흘렸다. 그때 마침 마당에 있던 거위가 그 구슬을 먹어버렸다. 아이의 울음에 달려 나온 주인이 수행자를 의심하였지만, 수행자는 성질 급한 주인이 구슬을 찾기 위해 거위의 배를 가를까 염려하여 침묵을 지켰다. 결국 수행자는 거위가 똥을 쌀 때까지 갖은 고초를 감내하여 거위의 생명을 구했다는 고사가 있다.
  61. 61)부낭(浮囊) : 강이나 바다를 건널 때 사용하는 공기주머니이다. 경전에서 계율(戒律)을 비유하는 용어로 자주 쓰인다.
  62. 62)유발(油鉢) : 계율 또는 정념(正念)을 비유하는 말이다. 기름그릇을 들고 갈 때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기름을 쏟아버리게 되는 것처럼, 수행자는 전심전력으로 노력하며 잠시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63. 63)성교(聖教) : 성자께서 말씀하신 교법이란 뜻으로, 곧 경률론(經律論) 삼장과 기타 여러 성현들의 저서를 말한다.
  64. 64)칠묘(七廟) : 천자(天子)의 사당을 말한다. 『예기禮記』 〈왕제(王制)〉에 “천자(天子)는 일곱 개의 사당을 두니, 삼소(三昭)와 삼목(三穆)과 태조(太祖)의 묘이다”고 하였다.
  65. 65)구천(九天) : 가장 높은 하늘, 즉 옥황상제를 말한다.
  66. 66)수역(壽域) : 인수지역(仁壽之域)의 준말로, 사람들이 모두 천수(天壽)를 누리며 사는 태평성대를 뜻한다. 인수(仁壽)는 원래 『논어(論語)』 〈옹야(雍也)〉의 “인자는 장수한다.[仁者壽]”에서 온 말이다. 이를 원용하여 『한서(漢書)』 권22 〈예악지(禮樂志)〉에 “구례(舊禮)를 찬술하고 왕도정치를 밝혀서 온 세상의 백성들을 이끌어 인수의 지역에 오르게 하면, 풍속이 어찌 주나라 성왕(成王)과 강왕(康王) 때의 태평시절 같지 않겠으며, 수명이 어찌 은나라 고종(高宗) 때와 같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였다.
  67. 67)을야(乙夜) : 황제가 정무를 쉬는 시간을 말한다. 당 태종(太宗)은 홀수인 날 밤을 갑야(甲夜), 짝수인 날 밤을 을야(乙夜)로 구분하여 갑야에는 정무를 살피고 을야에는 독서를 했다고 한다. 또 하룻밤을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의 오경(五更)으로 나눈 것으로 을야는 밤 9시~11시에 해당한다는 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