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668_b_01L연기경(緣起經)
019_0668_b_01L緣起經一卷


당(唐) 사문 삼장법사(三藏法師) 현장(玄奘) 한역
019_0668_b_02L三藏法師玄奘奉詔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9_0668_b_03L如是我聞
어느 때 박가범(薄伽梵)께서는 실라벌(室羅筏) 서다림(誓多林) 급고독원(給孤獨園)에 머무시면서, 한량없는 무수한 성문과 보살 그리고 하늘과 사람들과 함께하셨다.
그때 세존께서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대들에게, 연기의 처음[緣起初]과 그 차별된 이치[差別義]를 말하겠다. 그대들은 반드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내가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여러 필추들은 말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디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은 듣고 싶습니다.”
019_0668_b_04L一時薄伽梵在室羅筏誓多林給孤獨園與無量無數聲聞菩薩天人等俱爾時世尊告苾芻衆吾當爲汝宣說緣起初差別義汝應諦聽極善思惟吾今爲汝分別解說苾芻衆言唯然願說我等樂聞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엇을 연기의 처음이라고 하는가. 이는 이것이 있으므로 해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김으로 해서 저것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이른바 무명(無明)은 행(行)의 연(緣)이 되고, 행은 식(識)의 연이 되고, 식은 명색(名色)의 연이 되고, 명색은 6처(處)의 연이 되고, 6처는 촉(觸)의 연이 되고, 촉은 수(受)의 연이 되고, 수는 애(愛)의 연이 되고, 애는 취(取)의 연이 되고, 취는 유(有)의 연이 되고, 유는 생(生)의 연이 되고, 생(生)은 노사(老死)의 연이 되어서, 걱정ㆍ한탄ㆍ괴로움ㆍ근심ㆍ번뇌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것을 순수하게 큰 괴로움의 온[純大苦蘊]이 집(集)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것을 연기의 처음 이치[緣起初義]라고 한다.
019_0668_b_09L佛言云何名緣起初謂依此有故彼此生故彼生所謂無明緣行行緣識緣名色名色緣六處六處緣觸觸緣受受緣愛愛緣取取緣有有緣生緣老死起愁歎苦憂惱是名爲純大苦蘊集如是名爲緣起初義
무엇을 연기의 차별된 것이라고 하는가. 즉 무명은 행(行)의 연이 된다는 것이다.
019_0668_b_15L云何名爲緣起差別謂無明緣行者
019_0668_c_01L무엇이 무명인가. 무명이란 다음과 같은 것을 말한다. 즉 과거에도 앎[知]이 없고 미래에도 앎이 없고 과거와 미래에도 앎이 없으며, 안에도 앎이 없고 밖에도 앎이 없고 안과 밖에도 앎이 없으며, 업(業)에도 앎이 없고 이숙(異熟)에도 앎이 없고 업과 이숙에도 앎이 없으며, 부처에도 앎이 없고 법에도 앎이 없고 승가에도 앎이 없다. 그리고 고제(苦諦)에도 앎이 없고 집제(集諦)에도 앎이 없고 멸제(滅諦)에도 앎이 없고 도제(道諦)에도 앎이 없으며, 원인에도 앎이 없고 결과에도 앎이 없고 원인에서 생겨난 모든 법에도 앎이 없으며, 착한 일에도 앎이 없고 착하지 못한 일에도 앎이 없으며 죄가 있음에도 앎이 없고 죄가 없음에도 앎이 없다. 또한 반드시 닦아 익혀야 하는 것에도 앎이 없고 반드시 닦아 익혀서는 안 되는 것에도 앎이 없으며, 열등한 것에도 앎이 없고 가장 미묘한 것에도 앎이 없으며, 나쁜 행동에도 앎이 없고 착한 행동에도 앎이 없고 나쁜 행동과 착한 행동에도 앎이 없으며, 인연이 생겨난 6촉처(觸處)에도 그대로 일관하여 앎이 없다.
이와 같이 그곳곳마다 철저하게 앎도 없고 식견도 없고 확실히 진리를 아는 것[現觀]도 없어서, 어리석고 무지하고 우매한 것, 이것을 무명이라고 한다.
019_0668_b_16L云何無明謂於前際無知於後際無於前後際無知於內無知於外無於內外無知於業無知於異熟無於業異熟無知於佛無知於法無於僧無知於苦無知於集無知滅無知於道無知於因無知於果無於因已生諸法無知於善無知不善無知於有罪無知於無罪無知於應修習無知於不應修習無知下劣無知於上妙無知於黑無知白無知於有異分無知於緣已生或六觸處如實通達無知如是於彼彼處如實無知無見無現觀愚癡無明黑闇是謂無明
그리고 무엇이 행(行)인가. 행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신체에 관한 행[身行]과 말에 관한 행[語行]과 마음의 작용에 관한 행[意行]을 말한다. 이것을 행이라고 한다.
019_0668_c_08L云何爲行行有三種謂身行語行意行是名爲行
행은 식(識)의 연이 된다는 것에서, 무엇이 식인가.
식이란 6식신(識身)을 말하니, 첫째는 안식(眼識), 둘째는 이식(耳識), 셋째는 비식(鼻識), 넷째는 설식(舌識), 다섯째는 신식(身識), 여섯째는 의식(意識)이다. 이것을 식이라고 한다.
019_0668_c_09L行緣識云何爲識謂六識身一者眼識者耳識三者鼻識四者舌識五者身六者意識是名爲識
식은 명색(名色)의 연이 된다는 것에서, 무엇이 명(名)인가.
명이란 4무색온(無色蘊)을 말하니, 첫째는 수온(受蘊), 둘째는 상온(想蘊), 셋째는 행온(行蘊), 넷째는 식온(識薀)이다.
그리고 무엇이 색(色)인가. 이는 존재하고 있는 모든 색(色)을 말하니, 모든 색은 4대(大) 및 4대로 이루어진 것[四大種所造]이다.
이 색(色)과 앞에서 말한 명(名)을 하나로 통합하여 명색이라고 하니, 이것을 명색이라고 한다.
019_0668_c_12L識緣名色者云何爲名謂四無色薀一者受薀者想薀三者行薀四者識薀云何爲謂諸所有色一切四大種及四大種所造此色前名摠略爲一合名名是謂名色
명색은 6처(處)의 연이 된다는 것에서, 무엇이 6처인가.
6처란 6내처(內處)를 말하니, 첫째는 안내처(眼內處), 둘째는 이내처(耳內處), 셋째는 비내처(鼻內處), 넷째는 설내처(舌內處), 다섯째는 신내처(身內處), 여섯째는 의내처(意內處)이다. 이것을 6처라고 한다.
019_0668_c_17L名色緣六處者云何六謂六內處一眼內處二耳內處鼻內處四舌內處五身內處六意內是謂六處
6처는 촉(觸)의 연이 된다는 것에서, 무엇이 촉인가.
촉이란 6촉(觸)을 말하니, 첫째는 안촉(眼觸), 둘째는 이촉(耳觸), 셋째는 비촉(鼻觸), 넷째는 설촉(舌觸), 다섯째는 신촉(身觸)여섯째는 의촉(意觸)이다. 이것을 촉이라고 한다.
019_0668_c_20L六處緣觸者云何爲觸謂六觸身一者眼觸二者耳觸三者鼻觸四者舌觸五者身觸六者意觸是名爲觸
019_0669_a_01L촉은 수(受)의 연이 된다는 것에서, 무엇이 수인가.
수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즐거움의 느낌[樂受]ㆍ괴로움의 느낌[苦受)ㆍ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不苦不樂受]을 말한다. 이것을 수라고 한다.
019_0668_c_23L觸緣受者云何爲受受有三種謂樂受苦受不苦不樂受名爲受
수는 애(愛)의 연이 된다는 것에서, 무엇이 애인가.
애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욕애(欲愛)ㆍ색애(色愛)ㆍ무색애(無色愛)를 말한다. 이것을 애라고 한다.
019_0669_a_02L受緣愛者云何爲愛愛有三種謂欲色愛無色愛是名爲愛
애는 취(取)의 연이 된다는 것에서, 무엇이 취인가.
취에는 네 가지가 있으니, 욕취(欲取)ㆍ견취(見取)ㆍ계금취(戒禁取)ㆍ아어취(我語取)를 말한다. 이것을 취라고 한다.
019_0669_a_04L愛緣取者云何爲取謂四取一者欲取二者見三者戒禁取四者我語取是名爲
취는 유(有)의 연이 된다는 것에서, 무엇이 유인가.
유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욕유(欲有)ㆍ색유(色有)ㆍ무색유(無色有)을 말한다. 이것을 유라고 한다.
019_0669_a_07L取緣有者云何爲有有有三種欲有色有無色有是名爲有
유는 생(生)의 연이 된다는 것에서, 무엇이 생인가.
생이란 저들 각각의 중생이 그 중생의 무리에서 자신의 나갈 길에 따라 태어나고, 태어나서는 몸을 나타내고, 18계(界)ㆍ12처(處)ㆍ5온(蘊)을 얻게 되어 생명이 생기고 나타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생이라고 한다.
019_0669_a_08L有緣生云何爲生謂彼彼有情於彼彼有情類諸生等生趣起出現薀得界得諸薀生起命根出現是名爲生
생은 노사(老死)의 연이 된다는 것에서, 무엇이 노인가.
노(老)란 머리카락이 빠지고 변하며, 피부는 늘어지고 쭈그러지고 온몸이 쇠약해지고 제 모습을 잃어가며, 몸과 등은 구부러지고 굽으며, 검버섯이 몸의 여기저기에 피어나고, 숨결은 가빠지고, 몸의 모양은 구부정해져서 지팡이에 의지하며, 정신이 혼미하고 몸은 파리하여 줄어들고 쇠퇴하며, 모든 감관은 노화하여 기능을 상실해가고, 모든 행동이 부자유스럽고 몸이 썩어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노라고 한다.
그리고 무엇이 사(死)인가.
사란 저들 각각의 중생이 그 중생의 무리에서 마침내 사라지고 없어지게 되어, 목숨과 따뜻함을 버리고 그 생명이 끊어지고 5온(蘊)도 버리고, 죽을 때가 되어 다 없어지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사라고 한다.
이러한 사와 앞에서 말한 노를 통틀어서 하나로 하여 노사라고 한다.
019_0669_a_11L生緣老死者云何爲老謂髮衰變膚緩皺衰熟損壞身脊傴曲黑黶閒喘息奔急形貌僂前馮據策杖昧羸劣損減衰退諸根耄熟功用破諸行朽故其形腐敗是名爲老何爲死謂彼彼有情從彼彼有情類終盡壞沒捨壽捨煖命根謝滅棄捨諸薀死時運盡是名爲死此死前老摠略爲一合名老死
이제까지 말한 것들을 연기의 차별된 이치라고 한다.
019_0669_a_20L如是名爲緣起差別義
필추들이여, 나는 이제까지 그대들을 위하여 표제로 삼았던 연기의 처음과 연기의 차별된 이치에 대해 말하였다.”
019_0669_a_21L苾芻我已爲汝等說所摽緣起初差別義
019_0669_b_01L그때 박가범(薄伽梵)께서 이 경(經)을 연설하시자, 성문과 보살 그리고 하늘과 사람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여 전에 없던 일을 얻게 되었으며, 믿어 지니고 받들어 행하였다.
019_0669_a_23L時薄伽梵說是經已聲聞菩薩天人等衆聞佛所說皆大歡喜得未曾有信受奉行
緣起經一卷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