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城)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시면서 여름안거에 드셨는데, 그때 많은 상좌 성문(上座聲聞)들이 세존의 좌우와 나무 밑과 굴속에서 안거했다. 이때 많은 젊은 비구들이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서 부처님께 머리를 숙여 부처님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젊은 비구들을 위하여 갖가지 법을 설하시어 보이시고 가르치시고 비추시고 기쁘게 하시고는 잠자코 계셨다. 여러 젊은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를 듣고 기뻐하고 따라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절하고 갔다. 그들은 상좌 비구의 처소에 가서 여러 상좌의 발에 절하고 한쪽에 앉았다. 때에 모든 상좌 비구들은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이 여러 젊은 비구들을 받아들이되[攝受] 한 사람이 한 사람이나 또는 한 사람이 두세 사람이나 많은 사람을 거두어 주자’ 하고는 곧 한 사람이 한 사람이나, 혹은 두세 사람이나 많은 사람, 혹 또 어떤 상좌는 60인을 받아들였다. 이때 세존께서 보름날 포살(布薩)하실 적에 대중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다 관찰하신 뒤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나는 이제 모든 비구들이 바른 일[正事]을 행하는 것을 기뻐하노라. 그러니 여러 비구들이여, 부지런히 정진해야 한다.” 이 사위국에서는 가제월(迦提月)이 가득 차자 여러 곳의 인간 세계에 있는 비구들이 세존께서 사위국에서 안거하신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 비구들은 가제월이 차서 이미 옷을 다 만들었으므로 옷과 발우를 지니고 사위국의 인간 세상을 유행(遊行)을 하면서 차츰 사위국에 이르렀다. 그들은 옷과 발우를 들고 발을 씻은 뒤 세존의 처소에 나아가 머리를 숙여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인간 세상에 있던 비구들을 위하여 갖가지 법을 설하여 보이시고 가르치시고 비추시고 기쁘게 하시고는 잠자코 계셨다. 그때 인간 세상에 있던 비구들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기뻐하고 따라 기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절하고 물러가서 상좌 비구의 처소에 가서 엎드려 발에 절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때에 모든 상좌들은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이들 인간 세계에 있던 비구들을 한 사람이 한 사람을, 또는 두세 명이나 많은 사람을 거두어 주어야겠다’ 하고는 곧 한 사람이 하나나 혹은 두세 명씩 받아들였으며, 어떤 이는 60명을 받아들였다. 그들 상좌 비구들은 여러 인간 세계에 있던 비구들을 받아들여서 계율을 가르치고 선지식의 선후 차례를 가르쳐주었다. 세존께서 보름날에 포살하실 적에 대중 앞에서 자리를 펴고 앉으셨으며, 모든 비구들을 관찰하시고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모든 비구들이여. 나는 너희들이 행한 바른 일과 법을 즐기는 등의 바른 일을 행한 것을 기뻐하노라. 모든 비구들이여,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도 또한 비구들을 두었으며, 행한 바 바른 일이 오늘 이 대중과 같았으며, 미래의 모든 부처님들도 받아들인 대중들이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을 것이며, 행하는 바른 일도 지금 이 대중과 같으리라. 왜냐하면 지금 이 무리들 가운데 여러 장로 비구들 중엔 초선(初禪)ㆍ제2선ㆍ제3선ㆍ제4선ㆍ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와 공입처(空入處)ㆍ식입처(識入處)ㆍ무소유입처(無所有入處)ㆍ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에 구족하게 머무는 이도 있고, 어떤 비구는 세 가지 번뇌[三結]가 다하고 수다원(須陀洹)을 얻어 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으며 법이 결단코 삼보리(三菩提)에 향하여 7유(有)1)의 하늘과 사람은 괴로움이 다하는 곳에 왕생하며, 어떤 비구는 세 가지 번뇌가 다하여 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이 없어서 사다함(斯陀含)을 얻으며, 어떤 비구는 5하분결(下分結)2)이 다하여 아나함(阿那含)을 얻고 반열반(般涅槃)을 내어 다시는 태어나지 아니하며, 이 세상의 어떤 비구는 한량없는 신통 경계인 천이지(天耳智)ㆍ타심지(他心智)ㆍ숙명지(宿命智)ㆍ생사지(生死智)ㆍ누진지(漏盡智)를 얻으며, 어떤 비구는 부정관(不淨觀)을 닦아 탐욕을 끊고 자비로운 마음을 닦아 성냄을 끊으며, 덧없다는 생각[無常想]을 닦아 아만(我慢)을 끊으며, 수식관[安那般那念]을 닦아 거친 생각[覺想]을 끊느니라. 어떤 것이 비구가 수식관을 닦아 각상을 끊는 것인가? 이러한 경지의 비구는 마을에 머무르며 나아가 멸(滅)을 관하여 숨을 내쉬는 것이, 멸을 관하여 숨을 내쉬는 각(覺)과 같다. 이것을 일러 수식관을 닦아 각상을 끊는다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해 마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