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3_0759_a_01L사리불문경(舍利弗問經)
023_0759_a_01L舍利弗問經


실역(失譯)
윤옥선 번역
023_0759_a_02L附東晉錄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23_0759_a_03L如是我聞
한때 부처님께서 나열기(羅閱祇)의 음악수(音樂樹) 아래에 머무시며 대비구의 무리 1,250명과 함께하셨다. 이름이 시방에 퍼지고 번뇌를 다하여 해탈하였으니, 8부귀신(部鬼神) 등이 법요(法要)를 듣기 원하였다.
023_0759_a_04L一時佛住羅閱祇音樂樹與大比丘衆一千二百五十人俱名聞十方結盡解脫八部鬼神等願聞法要
사리불이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바로 법왕(法王)이시니 중생의 요청에 따라 법의 가르침을 여러 곳에서 설명하셔서 여러 천인(天人)이 공경하여 받들어 지니게 하시는데, 혹은 직접 듣거나 전해 들으며 혹은 행하거나 행하지 않으니, 무엇을 일러 법을 행하는 자라 이름하며 무엇을 일러 법을 행하지 않는 자라 이름합니까?”
023_0759_a_07L舍利弗從座而起前白佛言世尊是法王隨衆生欲散說法教令諸天人恭敬奉持或聞傳聞或行不行何名行法者云何名不行法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네가 능히 여러 중생들을 위하여 이와 같은 질문을 하였구나.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를 위하여 설명하리라. 법을 행하는 자란 직접 들어서 지니거나 전해 듣고서 지니는 것을 이름하여 모두 ‘승(僧)’이라 하고, 보사(寶事) 비구가 부처님께서 설명한 제행무상(諸行無常)을 듣고는 곧 생멸(生滅)을 관(觀)하여 모든 번뇌를 끊음과 같으니, 진실한 나의 제자는 바로 법을 행하는 자이니라.
023_0759_a_11L佛言善哉善哉汝能爲諸衆生作如是問諦聽諦聽吾爲汝說夫行法者有聞而持有傳聞而持皆名曰僧如寶事比丘聞佛所說諸行無常卽觀生滅斷諸有漏眞吾弟子是行法者
전해들은 자란, 관신(觀身) 비구가 네가 한 말이나 가류타이(迦留陀夷)가 한 말인 ‘술을 마시는 것은 방일문(放逸門)을 여는 것이니, 도를 행하는 자를 큰 어려움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듣고는 곧 무쟁삼매(無諍三昧)에 들어가 도(道)를 보고 집(集)을 끊음을 얻는 것과 같으니라. 나의 법을 행하는 자는 법 아닌 것을 행하지 않으니, 법 아닌 것을 행하는 자를 이름하여 ‘행하지 않는다’라고 하며, 이 법을 행하지 않는 사람은 나의 제자가 아니어서 사견(邪見)의 빽빽한 숲에 들어가게 되느니라.”
023_0759_a_16L其傳聞者如觀身比丘聞汝說迦留陁夷飮酒者開放逸門於行道者作大留難卽入無諍三昧得見道斷集我法者不行非法行非法者是名不行是非法人非吾弟子入邪見稠林
023_0759_b_02L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세존께서 여러 비구를 위해 설명하신 계율은 혹은 열려 있기도 하고, 혹은 닫혀 있기도 합니까? 홀기(忽起) 장자가 공양을 준비하였을 때에는 모든 비구들을 단속하여 아침 밥을 받지 않으시더니 마을1) 사람들이 초청하였을 때에는 밥과 말린 쌀, 생선과 고기를 더 받아서 드시며, 빈부촌(頻富村) 사람들이 초청하였을 때에는 다시 밥을 먹는 것을 받지 않으시고 다만 묽은 죽만을 드시며,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이 초청하였을 때에는 다시 받아서 배불리 밥을 드시며, 천타사리(闡陀師利)가 초청하였을 때는 다시 여러 집에서 받아 자주자주 드셨으나 모두 배불리 먹지는 않으셨으니, 이와 같은 모든 말들을 후세의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하겠습니까?”
023_0759_a_21L舍利弗白佛言云何世尊爲諸比丘所說戒或開或閉如爲忽起長者設供諸比丘不聽朝食如爲社人請復聽食飯𥹔魚肉如爲頻富村人請復不聽食飯但食薄粥如爲頻婆娑羅王復聽飽食飯食如爲闡陁師利請復聽多家數數食皆不得飽諸如此後世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云何奉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말과 같은 것을 이름하여 ‘때에 따름[隨時]’이라고 한다. 이런 때에 있으면 마땅히 이런 말을 행하고 저런 때에 있으면 마땅히 저런 말을 행하여야 하니, 행을 이롭게 하기 때문에 모두 마땅히 받들어 지녀야 하느니라. 나는 니원(泥洹:涅槃)을 찾았으니 대가섭 등이 마땅히 함께 분별하여 비구ㆍ비구니를 위하여 큰 의지처가 되어, 나와 같아서 다르지 않으리라. 가섭이 전하여 아난에게 부촉하고, 아난이 다시 말전지(末田地)2)에게 부촉하며, 말전지가 다시 사나바사(舍那婆私)에게 부촉하고, 사나바사가 전하여 우파급다(優波笈多)에게 부촉하며, 우파급다 뒤에는 공작수가왕(孔雀輸柯王)이 세상에 경률(經律)을 널리 펴리라.3)
023_0759_b_10L佛言如我言者是名隨時在此時中應行此語在彼時中應行彼語以利行故皆應奉持我尋泥洹大迦葉等當共分別爲比丘比丘尼作大依止如我不異迦葉傳付阿難阿難復付末田地末田地復付舍那婆私舍那婆私傳付優波笈多優波笈多後有孔雀輸柯王世弘經律
그 손자의 이름이 불사밀다라(弗沙蜜多羅)였는데 왕위를 계승하고서 뭇 신하들을 돌아보고 물었다.
‘어찌하여야 나의 이름이 섬겨져 없어지지 않게 하겠느냐?’
023_0759_b_17L孫名曰弗沙蜜多羅嗣正王位顧問群臣云何令我名事不滅
그때에 어떤 신하가 말했다.
‘오직 두 가지 방법이 있으니, 무엇이 두 가지인가 하면, 선왕(先王)이 8만 4천 탑을 만드신 것처럼 나라의 물자를 쏟아 부어서 삼보(三寶)를 공양하는 것이 그 하나이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곧 마땅히 반대로 해야 할 것이니, 탑을 부수고 법을 없애며 마음을 쉰[息心] 사부대중을 죽이는 것이 그 두 번째입니다. 이름에는 비록 좋음과 나쁨이 있지만 모두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023_0759_b_19L時有臣言唯有二事何等爲二猶如先王造八萬四千塔捨傾國物供養三寶此其一也若其不爾便應反之毀塔滅法害息心四衆此其二也名雖好惡俱不朽也
왕이 말했다.
‘나는 위엄과 덕이 선왕에 미치지 못하니, 마땅히 두 번째 업을 세움으로써 이름을 날리리라.’
023_0759_b_24L王曰我無威德以及先王當建次業以成名行
023_0759_c_02L그리고는 4병(兵)을 거느리고 계작사(鷄雀寺)를 공격하였다. 절에 두 마리의 돌사자[石師子]가 있어 으르렁거리니 땅이 움직였다. 왕이 크게 놀라 두려워하며 물러나 성으로 들어가니 백성들 가운데 이를 본 사람들은 탄식하고 울며 거리를 가득 메웠다. 왕은 더욱 화가 났으나 스스로 감히 들어가지 못하고 병사와 장수들을 다그쳐 잠깐 사이에 죽이고 해치게 하였으며 독촉하여 더욱 힘쓰게 하였다.
023_0759_b_25L卽御四兵攻鷄雀寺寺有二石師子哮吼動地王大驚怖退走入城人民看者嗟泣盈路王益忿怒自不敢入驅逼兵將乍行死害督令勤與
7중(衆)을 불러 모아, 비구ㆍ비구니ㆍ사미ㆍ사미니ㆍ식차마니ㆍ출가ㆍ출가니 일체가 모이자 물었다.
‘탑을 부수는 것이 좋으냐? 방을 부수는 것이 좋으냐?’
그러자 모두 말했다.
‘모두 허물지 마소서. 만약 어쩔 수 없다면 방을 부수십시오.’
왕이 매우 화가 나서 사납게 말했다.
‘어찌하여 안 된다고 하느냐?’
023_0759_c_06L呼攝七衆比丘比丘尼沙彌沙彌尼式叉摩尼出家出家尼一切集會問曰壞塔好不壞房好不僉曰願皆勿壞如不得已壞房可耳王大忿厲曰云何不可
그리고는 마침내 나이가 많고 적음을 묻지 않고 해치니 피가 흘러 내를 이루었으며, 8백여 곳의 모든 사탑(寺塔)을 부수니 모든 청신사(淸信士)들이 소리 높이 울부짖었다. 슬피 울고 오뇌(懊惱)하자, 왕이 잡아 묶어 옥에 가두고 채찍으로 때리는 형벌을 내렸다.
023_0759_c_10L因遂害之無問少血流成川壞諸寺塔八百餘所淸信士擧聲號叫悲哭懊惱王取囚繫加其鞭罰
5백 아라한이 남산(南山)에 올라 화를 면하였는데 산과 계곡이 음산하고 험하여 군대가 이르지 못하니, 왕이 깨끗이 쓸어버리지 못할까 두려워하여 여러 나라에 상금을 걸어 모집하길, 만약 머리 하나를 얻으면 곧 금전(金錢) 3천 냥을 상으로 준다고 하였다.
023_0759_c_13L五百羅漢登南山獲免山谷隱險軍甲不能至故王恐不洗賞募諸國若得一首卽賞金錢三千
군도발탄(君徒鉢歎)4) 아라한과 부처님께 유통(流通)을 위촉받은 사람이 무수히 많은 사람으로 변하여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비구와 비구니의 머리를 하고 곳곳에서 금을 받으니, 왕의 창고가 모두 고갈되어 왕은 더욱 화를 내었다. 군도발탄이 몸을 나투어 멸진정(滅盡定)에 들었는데, 왕이 몸소 해를 가함에 선정의 힘으로 버텨서 처음에는 손상이 없었으나, 두 번째에는 경대(經臺)가 불에 탔다. 불이 처음 타오르기 시작하여 불길이 경에까지 미치니 미륵보살이 신통력으로 나의 경률을 가지고 도솔천으로 올라갔다.
023_0759_c_15L君徒鉢歎阿羅漢及佛所囑累流通化作無量人捉無量比丘比丘尼處處受金王諸庫藏一切空竭益忿怒君徒鉢歎現身入滅盡定自加害定力所持初無傷損次燒經火始就然飆炎彌勒菩薩以神通力接我經律上兜率天
023_0760_a_02L 다음으로 아치탑(牙齒塔)에 이르니 탑신이 말하기를, ‘어떤 충행신(蟲行神)이 이전에 나의 딸을 달라고 하였는데 내가 박대하고 주지 않았으나, 이제 맹세코 법을 지키게 하리라.’ 하고, 딸을 주어서 심복으로 만들었다. 충행신이 기뻐하며 손으로 큰 산을 받들어서 그것으로 왕과 4병(兵)의 무리를 내리 누르니 한꺼번에 모두 죽어버렸고, 왕가의 자손이 이에 모두 없어졌다.
023_0759_c_22L次至牙齒塔塔神曰有虫行神先索我女薄不與今誓令護法以女與之使至心伏虫行神喜手捧大山用以壓王及四兵衆一時皆死王家子孫於斯都盡
그 후에 어떤 왕이 있었는데 성품이 매우 어질고 착하였다. 미륵보살이 3백 명의 동자를 변화로 만들어서 인간 세상에 내려가 불도를 구하고 5백 아라한으로부터 법교를 문의하여 받으니, 국토의 남녀가 다시 함께 출가하였다. 이와 같이 비구와 비구니가 또 다시 많아지니, 아라한이 하늘에 올라가 경률을 모아 가지고 다시 인간 세상으로 왔다. 이때 어떤 비구의 이름이 총문(總聞)이었는데 여러 아라한과 국왕에게 자문하여 나의 경률을 나누어 대관(臺館)을 많이 세웠으니, 배움을 구하는 자들이 와서 질문할 것을 위하여 그렇게 한 것이었다.
023_0760_a_04L其後有王性甚良善彌勒菩薩化作三百童子下於人閒以求佛道五百羅漢諮受法教國土男女復共出家如是比丘比丘尼還復滋繁漢上天接取經律還於人間時有比丘名曰摠聞諮諸羅漢及與國王我經律多立臺館爲求學來難
이때에 한 장로 비구가 있었는데 이름이 나는 것을 좋아하여 자주 쟁론을 세우며, 나의 율을 추려내고 가섭이 결집한 것을 열어 펼쳐 늘리고 넓혀서 이름하여 대중률이라 하고, 그 밖에 남겨진 것을 가려 모아서, 모든 처음 배우는 자들을 속이고 따로이 군당(群黨)을 만들어 서로 옳고 그름을 말하였다. 이때에 어떤 비구가 바른 판결을 구하니, 왕이 2부(部)를 모아 흑백주(黑白籌)를 행하며 무리들에게 선포하여 말했다.
‘만약 옛날 율이 좋다면 검은 산가지를 가질 것이요, 만약 새 율이 좋다면 흰 산가지를 가질 것이니라.’
023_0760_a_10L時有一長老比丘好於名聞亟立諍論抄治我律開張增廣迦葉所結名曰大衆律外採綜所遺誑諸始學別爲群黨互言是非時有比丘求王判決王集二部行黑白籌宣令衆曰若樂舊律可取黑籌若樂新律可取白籌
이때에 검은 것을 가진 자는 만 명을 헤아렸으나 흰 것을 가진 자는 다만 백 명뿐이었다. 왕은 모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이나, 좋아하고 즐기는 것이 같지 않아서 함께 머무를 수 없다고 여겼으니, 옛 것을 배우려는 자가 많으므로 이를 따라서 이름을 마하승기(摩訶僧祇)라 하였으며, 새 것을 배우려는 자는 적었는데 이들이 바로 상좌(上座)이므로 상좌를 따서 이름으로 삼아 타비라(他俾羅)라 하였느니라.
023_0760_a_16L時取黑者乃有萬數時取白者只有百王以皆爲佛說好樂不同不得共學舊者多從以爲名爲摩訶僧祇學新者少而是上座從上座爲名爲他俾羅也
023_0760_b_02L타비라부(他俾羅部)는 내가 세상을 떠나고 3백 년 안에 쟁론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살바다부(薩婆多部)와 독자부(犢子部)가 일어났고, 독자부에서 다시 담마위다별가부(曇摩尉多別迦部), 발타라야니부(跋陀羅耶尼部), 사마제부(沙摩帝部), 사나리가부(沙那利迦部)가 생겨났고, 그 살바다부에서 다시 미사색부(彌沙塞部)가 생겨났고 목건라우바제사(目腱羅優婆提舍)가 담무굴다가부(曇無屈多迦部)와 소바리사부(蘇婆利師部)를 일으켰으며, 타비라부에서 다시 가섭유부(迦葉維部)와 수다란바제나부(修多蘭婆提那部)가 생겨났다.
023_0760_a_21L他俾羅部我去世時三百年中因於諍故復起薩婆多部及犢子部於犢子部復生曇摩尉多別迦部跋陁羅耶尼部沙摩帝部沙那利迦部其薩婆多部復生彌沙塞部目揵羅優婆提舍起曇無屈多迦部蘇婆利師部他俾羅部復生迦葉維修多蘭婆提那部
4백 년 안에 다시 승가란제가부(僧伽蘭提迦部)와 마하승기부(摩訶僧祇部)가 생겼다. 내가 열반하였을 때 2백 년 안에 다른 의론이 생긴 것으로 인하여 비바가라부(鞞婆呵羅部), 노가위다라부(盧迦尉多羅部), 구구라부(拘拘羅部), 바수루다가부(婆收婁多柯部), 발랍약제바야나부(鉢蠟若帝婆耶那部)가 일어났느니라. 3백 년 안에 여러 이학(異學)으로 인하여 이 다섯 부에서 다시 마하제바부(摩訶提婆部)ㆍ질다라부(質多羅部)ㆍ말다리부(末多利部)가 생겨났다.
023_0760_b_04L四百年中更生僧伽蘭提迦部摩訶僧祇部我滅度時二百年中因於異論生起鞞婆呵羅盧迦尉多羅部拘拘羅部婆收婁多柯部鉢蠟若帝婆耶那部三百年因諸異學於此五部復生摩訶提婆部質多羅部末多利部
이와 같이 많은 것들이 오래 후세에 유전(流傳)되니, 옳은 것 같기도 하고 그른 것 같기도 하였다. 오직 나머지 다섯 부만이 각각 장점에 의거하여 그 의복의 색깔을 명명하였다. 마하승기부는 뭇 경전을 부지런히 배우고 참된 뜻을 널리 강의하며 본래의 거처 가운데 처하니 마땅히 황의(黃衣)를 입었으며, 담무굴다가부는 이치의 맛[理味]에 통달하여 이익을 개도(開導)하고 수승함을 드러내니 마땅히 적의(赤衣)를 입었으며, 살바다부는 널리 통하고 민첩하여 법화(法化)를 인도하니 마땅히 조의(皁衣:검은색 옷)를 입었으며, 가섭유부는 용맹정진하고 중생을 거두어 보호하니 마땅히 목란의(木蘭衣:검붉은 색 옷)를 입었으며, 미사색부는 선정으로 미세한 데에 들어가 그윽하고 미밀(微密)한 것을 궁구하여 통달하니 마땅히 청의(靑衣)를 입었다.
023_0760_b_10L如是衆多久後流傳若是若非唯餘五部各擧所長名其服色摩訶僧祇部勤學衆經宣講眞義以處本居中應著黃衣曇無屈多迦部通達理味開導利益表發殊勝應著赤衣薩婆多部博通敏達以導法化應著皁衣迦葉維部精勤勇猛攝護衆生應著木蘭衣沙塞部禪思入微究暢幽密應著靑衣
이런 까닭에 나순유(羅旬喩) 비구가 분위(分衛)하였으나 얻어서 먹지 못하다가 후에 다섯 종류의 율의를 다시 번갈아 입어서 곧 크게 얻어 먹을 수 있었으니, 어째서인가? 이것은 그가 전세(前世)에 본성이 매우 인색하여 사문이 오는 것을 보면 급히 문을 닫고 말하기를, ‘주인이 계시지 않습니다’ 하였는데, 다른 사람이 보시하는 걸 보고 기뻐하며 생각을 거두고 마음을 발하여 사문이 되기를 원하였으니, 이런 까닭에 이제 몸은 비록 출가하였으나 궁핍하기가 이와 같은 것이다. 나의 법에 출가한 자는 오로지 떨어진 비단이나 죽은 사람의 옷만을 입어야 하지만 나순유로 말미암아서 갖가지의 옷을 받게 된 것이니라.”
023_0760_b_18L是故羅旬喩比丘分衛不能得食以五種律衣更互而著便大得食以故是其前世執性多慳見沙門來急閉門戶云大人不在見他布施歡喜攝念發心願作沙門是故今身雖得出家窮弊如此我法出家純服弊帛及死人衣因羅旬踰故受種種衣也
023_0760_c_02L사리불이 말했다.
“여래의 정법이 짧은 시간에 이와 같이 나뉘어 흩어졌으며, 이미 본래의 맛을 잃어버렸으니,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023_0760_c_02L舍利弗言如來正法云何少時分散如是旣失本味云何奉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하승기부는 그 맛이 순정(純正)하여 나머지 부(部)들 중에서는 감로가 첨가된 것과 같으니, 모든 하늘이 마심에 있어 다만 감로만을 마시고 물은 내버리지만, 인간이 마실 때는 물과 감로가 모두 들어가니 어떤 때는 아픔이 사라지고 어떤 때는 병에 걸린다. 읽고 외우는 자도 또한 이와 같아서 지혜가 많은 사람은 능히 취하고 능히 버릴 수 있지만 모든 어리석은 사람들은 분별할 수 없느니라.”
023_0760_c_05L佛言摩訶僧祇其味純正其餘部中如被添甘露天飮之但飮甘露棄於水去人閒飮水露俱進或時消疾或時結病讀誦者亦復如是多智慧人能取能諸愚癡人不能分別
사리불이 말했다.
“여래께서 먼저 말씀하시길 ‘만약 추운 국토에서라면 받아서 모든 비구의 몸에 속인의 옷을 입고 머리를 덮는 것을 허락한다’고 하셨는데, 가나(迦那) 비구가 큰 숲에 있는 마을을 가다가 마침 매우 추운 때를 만나 새와 짐승들이 모두 죽으니, 마을 사람이 그에게 속인의 옷을 주었는데 세존께서는 그에게 참회하라고 하셨으니, 어째서입니까?”
023_0760_c_10L舍利弗言來先云若寒國土聽諸比丘身著俗服及覆頭首迦那比丘行大林聚落値天大寒鳥獸死盡村人與其俗衣尊令其懺悔何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받아서 입되 물을 들여 옷 속에 입는 것을 허락했을 따름이니라.”
023_0760_c_14L佛言聽著染色在衣裏耳
사리불이 말했다.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항상 말씀하시길 ‘모든 비구는 발우로 보시를 얻지 못하면 마땅히 깨끗한 물건으로 높이 들지니, 만약 깨끗한 물건이 없을 때에는 마땅히 풀잎이나 나뭇잎으로 하라’ 하시고는, 군수가(君輸柯) 비구가 그의 권속과 더불어 일난왕(日難王)의 청을 받아 가서 판(板)을 깨끗이 하고 발우를 높이 들었는데 어찌하여 세존께서 꾸짖어 말씀하시길 ‘이것은 악마의 행이니, 법을 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습니까?”
023_0760_c_15L舍利弗言云何世尊常言諸比丘不得以鉢布地當擎以淨物若無淨物當以草葉木葉君輸柯比與其眷屬受日難王請行淨板擎鉢云何世尊而罵之是惡魔行非行法者
“나의 말은 청정한 물건으로 더러움을 받지 말라고 한 것이니라. 만약 깨끗한 것이 없는 자는 풀이나 나무의 잎을 쓸 것이나 한 번 쓰고 곧 버려야 하며, 나무껍질이나 나무 속은 쓸 수 없으니 그 몸체 가운데 본래 아교가 있기 때문이다. 아교나 칠(漆)은 먼지가 붙기 때문이니, 만약 이미 말라버렸다 하더라도 본래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습기나 열이 닿으면 다시 녹아서 흐르기 때문이니라.”
023_0760_c_20L我言以淸淨物不受染若淨無乃用草木之葉一用卽棄不得用木皮木肉以其體中本有膠故若膠若漆以受塵故若已枯燥本是有故濕熱更流故
023_0761_a_02L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가 시주(施主)의 초청을 받아서 먹는 것과 승가(僧家)에서 늘 먹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찌하여 난야제(蘭若提) 비구가 무외 장자(無畏長者)의 청을 받아서 먹은 것에 대하여 여래께서 꾸짖어 말씀하시길 ‘이 토목(土木) 같은 사람아, 사람의 음식을 먹음은 마땅하지 않도다’라고 하셨습니까?”
023_0760_c_24L舍利弗白佛言世尊云何聽諸比丘受施主請食及僧家常云何蘭若提比丘受無畏長者請食如來罵云是土木人不應食人食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위의(威儀)를 깨뜨리고 먹었기 때문이다. 그때에 다만 눈으로 보고 손으로 받지 않았으니, 외도인 범지(梵志)조차 받아서 취해야 함을 아는데 하물며 나의 제자이면서 받지 않고 먹었으니, 어찌 먹음에 있어서이겠느냐. 일체의 모든 물건은 받지 않을 수 없으나 오직 생보(生寶)와 여인을 시주하는 것은 제외된다. 만약 법을 짓는 자라면 오히려 마땅히 몸에 걸친 옷을 주어야 한다. 만약 금 그릇에 담은 것을 받았다면 곧 특별한 보시이니라.”
023_0761_a_03L佛言以破壞威儀行食之時但以眼視不以手受外道梵志尚知受取況我弟子而不受食何況於食一切諸物不得不受唯除生寶及施女人若作法者猶應授與體上之衣若貯金器則判施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차도법(遮道法)을 설명하셔서 술을 마시지 말라 하시고 정력자(葶藶子) 같은 경우를 이름하여 ‘계를 깨뜨리고 방일문(放逸門)을 열었다.’라 하셨습니까?
023_0761_a_09L舍利弗白佛言云何世尊說遮道法不得飮酒如葶藶子是名破戒開放逸門
가란타 죽원정사에서 어떤 한 비구가 병든 지 여러 해가 지나 위독하여 장차 죽으려고 할 때에 우바리(優波離)가 묻기를, ‘그대는 어떤 약을 필요로 하는가? 내가 그대를 위하여 천상과 인간, 나아가 시방세계를 찾아서 마땅히 써야 할 것이라면 내가 모두 그대를 위해 가져오리라’ 하니 대답하기를, ‘내게 필요한 약은 비니(毘尼)5)를 어기는 것이라서 찾으려고 하지 않은 까닭에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차라리 목숨을 다할지언정 율을 범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하니 우바리가 말하기를, ‘그대에게 필요한 약이 무엇인가?’ 하니 대답하기를, ‘의사가 술 다섯 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였다. 우바리가 말하기를, ‘만약 병을 낫기 위해서라면 여래께서도 허락하실 것이다’ 하고는 그를 위해 구걸하여 술을 얻었고, 그것을 복용하고 나니 병이 사라졌습니다. 병이 나으니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오히려 율을 범하였다 하고는 부처님 처소로 가서 간절히 잘못을 뉘우쳤을 때 어찌하여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법을 설명하여 주셨고, 그는 듣고 나서 기뻐하여 아라한도를 얻었습니까?”
023_0761_a_11L云何迦蘭陁竹園精舍一比丘疾病經年危篤將死時優波離問言汝須何藥我爲汝覓天上人間乃至十方是所應用我皆爲取我所須藥是違毘尼故我不覓至於此寧盡身命無容犯律優波離汝藥是何答曰師言須酒五升波離曰若爲病開如來所許爲乞得服已消差差已懷慚猶謂犯律至佛所慇懃悔過佛爲說法聞已歡喜得羅漢道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술은 실수를 많이 저지르게 하기 때문에 방일문을 여는 것이니 만약 정력자만큼이라도 마신다면 죄를 범하여 이미 쌓은 것이라 하겠지만, 만약 병고(病苦)를 없애기 위한 경우라면 반드시 끊어야 할 것은 아니니라.”
023_0761_a_21L佛言酒有多失開放逸飮如葶藶子犯罪已積若消病非先所斷
023_0761_b_02L사리불이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항상 말씀하시길 ‘중생이나 나아가 개미새끼에 이르기까지라도 죽이지 말라’ 하시고는 섣달 8일에 사위국의 장수(長水) 강가에서 수려(輸麗) 외도와 도술[術]을 겨루시어 먼저 신통력으로 그를 패배시키셨는데, 그가 부끄러운 마음을 일으켜 물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음에 가라앉는 것을 눈으로 보면서도 건져 구하지 않으셨으니, 또한 죽인 것이 아닙니까?
023_0761_a_23L舍利弗又白佛言云何如來常言不得殺衆生乃至蟻子而以臘月八日於舍衛國長水河邊與輸麗外道捔術先逼以神通力令墮負其生慚羞投水自盡眼視沈沒而不拯救不亦殺乎
바야흐로 다시 중생에게 말씀하시길 ‘수려는 이 악법을 가지고 중생을 미혹하고 어지럽혔으나 전생의 선근이 익어서 이 나쁜 짓을 일삼던 몸뚱이를 없애고 전변(轉變)하여 선견천(善見天)에 태어나니 또한 유쾌하지 아니하냐? 나의 모든 제자들은 이 날을 맞이하여 깨끗한 목욕물을 만들어서 몸을 씻고, 생각에 뒤집힌 견해를 제거해야 하니, 몸이 만약 청정하다면 마음 또한 청정할 것이니라’ 하셨으나 흡사 결사인(結使人) 같이 자비가 없으신 듯합니다.”
023_0761_b_06L方復告衆言輸麗持此惡法惑亂衆生前世善熟滅此惡身轉生善見不亦快乎我諸弟子當於此日設淸淨浴洗浣身垢念除倒見身若淸淨心亦淸淨似結使人無有慈悲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지(大智)6)야, 네가 아직 통달하지 못한 모든 자들을 위해 이것의 진실한 요체를 묻는구나. 수려 외도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애 가운데 사견(邪見)을 거듭 익혀서 정법을 가로막기로 맹세하였다. 옛날 등명불(燈明佛) 때에 내가 보살도를 행하다가 한 마을을 지나는데, 많은 사람들이 문둥병에 걸려서 죽은 자가 어지러이 널려 있었다. 내가 여러 약을 채집하여 마땅한 이치에 따라 구제하니 모두 병이 나았다.
023_0761_b_11L佛言大智汝能爲諸未通達者問斯誠要輸麗外道於無量世中積習邪見誓障正法往昔燈明佛我行菩薩道遇一村落人多癘病死者縱撗我採衆藥隨宜救濟皆得除愈
그 중에 부대(不戴)오음(吳音)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은 범지(梵志)를 배워서 스스로 능력이 많다고 자부하여 기꺼이 믿어 복종하지 않았다. 죽을 때에 이르러서야 바야흐로 다시 나를 찾으니 내가 이르기를 ‘그대가 먼젓번에는 치료할 수 있어서 약을 주었으나 받지 않더니, 이제 기운이 다하려 함에 바야흐로 다시 찾아왔구나. 그러나 그대 같은 경우는 지금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다’라고 하니 부대가 말하기를, ‘나는 이제 다시 우열을 가릴 수 없으니 미래세(未來世)에 함께 승부를 결판내기를 원하노라. 내가 만약에 진다면 마땅히 죽어서 다시 태어나 그대의 제자가 될 것이지만, 그대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나의 종이 되어라’ 하기에 그때에 내가 대답하여 말하기를, ‘좋다. 그렇게 하자’라고 하였다.
023_0761_b_16L其中一人名曰不戴吳音是梵志自負多能不肯信服臨欲終時方復求我我語之云汝先可治與藥不今將氣盡方復有求如汝卽時非藥能治不戴曰我今不能復判優劣願未來世共決勝負我若負者當殺求生爲汝弟子汝若不如爲我走使時我報云善哉善哉
그러므로 금생에 이 땅에서 나와 더불어 서로 만났으니, 죽을 때가 되어 선근이 무르익어서 알아야 할 바에 함께 계합한 것이니라. 말을 한 것이 근거를 잃어버렸고 그 권속에게 부끄러워서 물에 몸을 던져 자신을 해쳐 몸은 비록 사망하였으나, 마음에 선(善)을 일으켰기 때문에 나의 법 가운데 태어나 수승한 곳으로 나아가리니, 그러므로 내가 구해 주지 않은 것이니라.”
023_0761_b_23L故今生此土與我相値臨終善熟共契所會發言失據恥其眷屬投水自害身雖死亡心發善故生我法中有勝進故我不救也
023_0761_c_02L사리불이 말했다.
“어찌하여 훈계 중에는 제자들에게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게 하시고, 또 가섭 마을 사람을 위하여 설명하신 『성유경(城喩經)』에서 이르시길 ‘나의 모든 제자들은 마땅히 바르게 가사를 입어야 하니, 양쪽 어깨를 모두 덮어서 살갗을 드러내지 말고 위아래를 가지런하게 하여 복전상(福田相)을 나타내어 상서(庠序:향리의 학교)로 걸어가라’ 하시고, 또 말씀하시길 ‘가슴을 드러내지 말라’ 하셨으니, 이 두 가지 말을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023_0761_c_04L舍利弗言云何於訓戒中令弟子偏袒右肩又爲迦葉村人說『城喩經』云我諸弟子當正被袈裟俱覆兩肩勿露肌肉使上下齊平現福田相行步庠序又言勿現胸臆於此二言何奉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공양(供養)을 닦을 때에는 마땅히 한쪽 어깨를 드러내어 편하게 일을 하고, 복전(福田)을 지을 때에는 마땅히 양 어깨를 덮어서 전문상(田文相)을 나타내야 하느니라. 무엇을 일러 공양을 닦을 때라고 하는가 하면, 부처님을 뵐 때와 스승에게 안부를 물을 때에 마땅히 일의 형편을 따라야 하는 것이니, 침상을 턴다거나, 땅을 쓴다거나, 저고리와 치마[衣裳]를 개거나, 주위에 바르게 자리를 깐다거나, 진흙으로 꽃을 만든다거나, 제자를 회초리질한다거나, 물을 뿌린다거나, 갖가지의 공양을 옮기는 것이다. 무엇을 일러 복전을 지을 때라고 하는가 하면, 국왕이 식사를 청하거나,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하거나, 좌선을 하거나 경을 읽거나, 각처를 돌아다니거나 나무 아래에 있을 때이니, 사람들이 단정하고 엄숙한 모습을 보고 가히 볼 만한 것이라고 할 때이니라.”
023_0761_c_09L佛言修供養時應須偏袒便作事作福田時應覆兩肩現田文云何修供養如見佛時問訊師僧時應隨事相若拂牀若掃地若卷衣裳若周正薦席若泥地作華若揵高足若灑若移種種供養云何作福田國王請食入里乞食坐禪誦經巡行樹人見端嚴有可觀也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어 말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8부귀신(部鬼神)은 악도(惡道)에 태어났을지라도 항상 정법을 듣게 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두 가지의 업 때문이니, 첫째는 악하기 때문에 악도에 태어나는 것이요, 둘째는 선하기 때문에 쾌락을 많이 받는 것이니라.”
023_0761_c_16L舍利弗復白佛世尊八部鬼神以何因緣生於惡道而常聞正法佛言以二種業一以惡故生於惡道二以善故多受快樂
또 물었다.
“선과 악 두 가지는 다른 것인데 같게 될 수 있습니까?”
023_0761_c_19L善惡二異可得同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또한 그렇게 될 수 있으니, 그러므로 8부귀신을 모두 인비인(人非人)이라고 하는 것이다. 천신(天神)이라는 것은 그의 전생의 몸이 수레와 사택(舍宅)에서 먹고 마시며 삼보와 부모를 공양하는 어질고 뛰어난 사람이었으나, 오히려 인색하고 검약하며 아첨하고 질투하는 마음을 품은 자였기 때문에 천신의 몸을 받았으니, 보광정승천신(普光淨勝天神) 등과 같으니라.
023_0761_c_20L佛言亦可得是以八部鬼神皆曰人非人也天神其之先身以車輿舍宅飮食供養三寶父母賢勝之人猶懷慳儉諂嫉妒故受天神身如普光淨勝天神等
023_0762_a_02L허공용신(虛空龍神)이라는 것은 덕의 근본을 닦아 세우고 널리 단(檀:보시)바라밀을 행하였으나 바른 생각에 의지하지 않고 급한 성질로 화내기를 좋아하였기 때문에 인비인의 몸을 받은 것이니, 마니광용왕(摩尼光龍王) 등과 같으니라.
023_0761_c_24L虛空龍神者修建德本廣行檀波羅不依正念急性好瞋故受人非人身如摩尼光龍王等
야차신(夜叉神)이라는 것은 크게 보시하기를 좋아하였으나 혹은 먼저 손해를 입히고 뒤에 이익[饒益]을 주는데 공(功)을 따라서 승부를 가리기 때문에 천상(天上)이나 허공이나 지하에 있는 것이니라.
023_0762_a_04L夜叉神者好大布施或先損害後加饒益隨功勝負故在天上空中地下
건달바(乾闥婆)라는 것은 전생에 또한 조금 성을 내었으나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푸른 연꽃으로 자신을 장엄하며 뭇 기악(伎樂)을 만들었으므로, 이제 이 신이 되어서 항상 여러 천(天)을 위해 여러 가지 기악을 연주하는 것이니라.
023_0762_a_06L乾闥婆者前生亦少瞋恚常好布施以靑蓮自嚴作衆伎今爲此神常爲諸天奏諸伎樂
아수라신(阿修羅神)이라는 것은 뜻[志]이 강하여서 착한 벗이 지은 깨끗한 복을 따르지 않고 환술(幻術)을 일삼는 사람을 좇기를 좋아하여 모든 삿된 복을 짓고 삿된 스승을 모시며, 보시하기를 매우 좋아하나 또한 다른 사람이 싸우고 송사하는 것을 즐겨 보았기 때문에 오늘의 몸을 받은 것이니라.
023_0762_a_08L修羅神者志强不隨善友所作淨福好逐幻僞之人作諸邪福傍於邪師好布施又樂觀他鬪訟故受今身
가루라신(迦樓羅神)이라는 것은 먼저 대사(大捨)7)를 닦았으나 항상 뽐내는 마음이 있어서 외물을 업신여겼으니, 그러므로 오늘의 몸을 받은 것이니라.
023_0762_a_11L婁羅神者先修大捨常有高心以𣣋於物故受今身
긴나라신(緊那羅神)이라는 것은 옛날에 사람들에게 보리심을 발하도록 권하기를 좋아하였으나 아직 그 뜻을 바르게 하지 못하여 여러 가지 삿된 행을 좇았으므로 오늘의 몸을 얻은 것이니라.
023_0762_a_13L緊那羅神者昔好勸人發菩提心未正其志逐諸邪行得今身
마후라가신(摩睺羅伽神)이라는 것은 보시하고 법을 보호하였으나 성품이 화내기를 좋아하였기 때문에 오늘의 몸을 받은 것이니라.
023_0762_a_15L摩睺羅伽神者布施護法好瞋恚故受今身
인비인 등은 모두 삿된 스승을 의지하고 좇아 악도를 행하고 아첨하여 삿된 것으로 바른 것을 어지럽히면서도 모두 이르기를 ‘이것이 도’라고 하며 스스로를 내세운다.
023_0762_a_16L人非人等皆由依附邪師行諂惡道以邪亂正俱謂是以自建立
세상을 벗어나 도를 닦는 자는 마사(魔邪)와 아첨하기를 즐기는 말에 섞이지 않으니, 아첨하기를 즐기는 말은 생사(生死)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악도에 들어가는 것이며, 아첨하기를 즐기는 삿된 사람이 하는 말은 대충 보면 도(道)인 것 같으나 자세히 살피면 번갯불이 번쩍이는 것 같으니, 마땅히 정법에 의지하고 정법을 행하여야만 불ㆍ법ㆍ승의 힘으로 해탈하여 생멸(生滅)의 변화를 떠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겉보기에 법과 비슷한 것에 의지하고 삿됨을 행하는 도사(導師)에 의지한다면 생사에 묶여서 영원히 악취(惡趣)에 빠지리니, 이는 무지한 사람이어서 세상을 벗어나길 구하는 것이 아니며 사견의 그물에 들어가는 것이니라.
023_0762_a_18L夫出世道者不雜魔邪諂悅之語諂悅之語非出生死是入惡道諂悅邪人所可言說大觀似道細則睒鑠當依正法及行正法者得佛法僧力解脫無爲若依相似法依行邪導師繫縛生死永淪惡趣是無知人非求出世入邪見網
023_0762_b_02L삿된 도사라는 것은 비록 뭇 경을 읽었으나 삿된 일을 일삼고 삿된 조목을 기만하여 만들며 삿된 아첨하는 법을 내어 범인(凡人)을 속여 홀려서, 공경하고 우러러보게 하기를 구한다. 사람이 알 바가 아닌 것을 설명하여 말하기를, ‘내가 안다.’라고 하며, 사람이 얻을 수 있는 바가 아닌 것을 설명하여 말하기를, ‘내가 얻었다’ 하므로 어떤 사람이 힐난하여 말하기를, ‘어떤 것을 알고 어떤 것을 얻었단 말인가’ 하니 답하기를, ‘허공계의 천신이 현묘한 숨어 있는 지식을 은밀히 나에게 말해 주었다’ 하며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모년(某年) 모월(某月)에 이로움이 있겠는가, 해로움이 있겠는가? 역상(逆相)을 열어 보여 마땅히 막아 구제하라’ 하니 ‘이것은 사라지겠고 저것은 일어나겠으니, 나는 네가 실패할 것을 알겠노라’ 하니라.
023_0762_a_24L邪導師雖讀衆經以邪事業矯製邪科出邪諂法誑惑凡人以求敬仰非人所知說云我知非人所得說云我得人難曰那知那得答曰空界天神幽中知識密以語我或云某年某月有利有害逆相開示應防應救此滅彼我得汝失
이와 같이 경박하고 속된 사람들을 속여서 덕의 근본을 깊이 생각할 수 없게 하고 삿되고 천한 것을 좇아서 바른 견해를 잃게 하며, 삿된 업을 일으키고 지어서 살아서는 돈과 비단을 다 없애고 죽어서는 악도(惡道)에 들어가 혀를 뽑히고 구리 삼키기를 백천만 세 동안 하며, 뒤에 축생으로 태어나 또한 한량없는 세상을 지내다가, 다시 태어남에 귀신이 되니 혹은 산림ㆍ광야ㆍ강ㆍ바다ㆍ사택(舍宅)에 있으면서 더욱 아첨하고 속이는 마음을 품어 휴식이 있을 수 없으며, 혹은 가는 사람을 미혹하게 하고 방해하여 그로 하여금 길을 잃게 하며, 혹은 삿된 무언(巫言)을 하여 먼저 형체를 없애고 온갖 방법으로 두렵게 하니, 매우 악하고 천박하다 할 만하여 사람에게 음식을 요구함에 끝이 없다.
023_0762_b_08L如是欺誑薄俗之人能深思德本隨逐邪末失其正見興造邪業生顧錢帛死入惡道拔舌呑銅百千萬歲後作畜生亦無量歲生爲鬼或在山林曠野河海舍宅懷諂誑無有休息或迷謗行人使失道或示語邪巫言先亡形服恐動百甚可惡賤求人飮食無有終極
나의 제자로서 마음에 정직함을 품어서 바른 생각을 잃어버리지 않은 자라면 들은 즉시 큰 소리로 꾸짖어서 끝내 감히 다시 일삼지 못하게 하겠지만, 만약 나의 제자가 마음에 겁이 많아서 쉽게 마음을 잃어버리는 자라면 그를 좇아 생사에서 벗어나길 구하고 더욱 그의 방편을 얻어서 잡다한 일들을 구하고 찾음에 싫증낼 줄을 모를 것이다. 이와 같은 사람은 장부상(丈夫相)이 없어서 삿된 것에 동요되고 죽어서는 악취에 떨어지리니, 매우 슬퍼할 만하도다.”
023_0762_b_15L我弟子心懷正直不失正念者聞卽呵叱終敢復爲若我弟子心懷怯弱易失心者從其求免踰得其便千端萬緖求索無厭如是之人無丈夫相爲邪所動死墮惡趣甚可悲念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8부귀신은 허공에 의지하면 허공의 신이 되고, 땅에 의지하면 땅의 신이 됩니까?”
023_0762_b_20L舍利弗復白佛言八部鬼神依空爲空神依地爲地神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따로 땅의 신이 있으니 정화광(淨華光) 등 같은 것은 과거 세계에 보시를 닦기 좋아하였으나 많이 성내어 비난을 많이 받았으나, 술을 즐기고 노래와 춤을 좋아했으니, 그러므로 이 신이 되어서 희디흰 옷을 입어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는 것이니라.”
023_0762_b_22L佛言別有地神如淨華光等過去世時好修布施多瞋難滿嗜酒喜歌儛故作此神著純白之潔淨無垢
023_0762_c_02L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하늘의 제석(帝釋)과 사천대왕(四天大王)에게 말씀하시기를 ‘나는 오래지 않아 멸도(滅度)할 것이니 너희들은 각각의 방토(方土:나라 또는 한 지방)에서 나의 법을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 마하가섭ㆍ빈두로(賓頭盧)ㆍ군도반탄(君徒般歎)ㆍ라후라 등의 4대 비구는 머물러서 니원(泥洹)에 들지 아니하고 나의 법을 세상에 널리 펼칠 것이니라’라고 하셨습니까?”
023_0762_b_25L舍利弗復白佛言云何如來告天帝釋及四天大王云我不久滅汝等各於方土護持我法我去世摩訶迦葉賓頭盧君徒般歎羅睺四大比丘住不泥洹流通我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만 상교(像敎)8)의 시대에는 믿음의 뿌리가 보잘것없고 얕아서 비록 신심을 일으킨다 하더라도 굳고 단단할 수 없으며 깨달아 이룰 수 없으니, 모든 부처님의 제자들이 비록 오로지하여 여러 해에 이른다 하더라도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한 생각[一念]을 선(善)하게 갖는 것만 못할 것이다. 그가 지극히 불만스러워하여 다시 2향(向)9)함이 없으리니, 그대가 믿음을 증명하기 위하여 일의 깊고 얕음에 따라 그들을 위해 불상(佛像)과 승상(僧像)을 나타내고 공중에서 말하거나 광명(光明)을 짓거나 꿈속에서까지도 생각하여 그들을 견고하게 하여라. 미륵이 하생(下生)하면 그대의 니원을 허락할 것이니라.”
023_0762_c_06L但像教之時信根微薄雖發信心不能堅固不能感致諸佛弟子雖專到累年不如佛在世時一念之善極慊至無復二向汝爲證信隨事厚薄爲現佛像僧像若空中言若作光明乃至夢想令其堅固彌勒下生聽汝泥洹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께서 세상에 나타나시기 20년 전에는, 출가한 모든 제자는 항상된 보시[常施]는 없고 형편대로 하는 보시[便施]를 따랐습니다. 20년 뒤부터는 많은 정해진 물건을 보시하니, 이 뜻은 무엇입니까?”
023_0762_c_13L舍利弗復白佛言如來現世二十年前度諸弟子無有常施有便施自二十年後施多定物是義云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장자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은 분야다라(分若多羅)였다. 숙세(宿世)에 선근(善根)이 있어 바라문 집안에 태어났으나 집을 버리고 위없는 도를 닦기 원하여 대목건련을 따라서 파련불읍(巴連弗邑)의 천왕정사(天王精舍)에서 구계(具戒)10)를 구하여 받았다.
023_0762_c_16L佛言有長者子名曰分若多羅宿有善根生婆羅門家樂欲捨家修無上道隨大目犍連於巴連弗邑天王精舍求受具戒
목련이 말하기를 ‘네가 7일 낮, 7일 밤 동안 네가 이전에 지은 죄를 뉘우친다면 모두 청정하게 되어 훼방하고 가로막는 모든 것이 없어지리니, 내가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스님들로부터 빌리라.’ 하니 분야다라가 말하기를 ‘어찌하여야 지혜를 얻어 훼방과 장애를 없애버리며, 어찌하여야 지혜를 얻어 제가 계를 받겠습니까? 모든 부처님께 우러러 원하옵나니, 제게 위신력을 베푸시어 저의 죄를 없애고 견(見)을 얻고 계의 상(相)을 얻도록 하여 주십시오.’라고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그대가 다만 부지런하고 참되다면 진실로 자견(自見)에 이르리라.’ 하시니 분야가 부처님께 아뢰기를 ‘삼가 높으신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 하였다.
023_0762_c_19L目連語云汝可七日七夜悔汝先罪皆使淸淨無諸妨障我當爲汝從僧中乞分若多羅言云何得知妨障已滅云何得知我受得仰願諸佛加我威神令我罪滅得見得戒之相佛言汝但勤誠誠至自見分若白佛謹奉尊教
023_0763_a_02L 낮 밤으로 간절히 지성스럽게 다섯 번째 저녁에 이르렀는데, 그 방 안에 갖가지 물건들이 비처럼 쏟아지니 두건ㆍ휘장[帊]ㆍ불자ㆍ빗자루ㆍ칼ㆍ도끼ㆍ송곳ㆍ대패 같은 것들이 차례로 따로따로 그의 눈앞에 떨어지자 분야다라가 환희심을 일으키고 과(果)를 얻었다는 마음을 내었다.
023_0762_c_25L懇惻日夜到第五夕於其室中雨種種物若巾若帊若拂若帚若刀若斧若錐若鏟次第分別墮其目前分若多羅生歡喜心生得果心
7일을 채우고 나서 모두 목련에게 아뢰니, 목련은 나에게 물었다. 그래서 내가 말하기를 ‘이것은 진상(塵相)을 여의고 해로움을 털어내는 물건이니 마땅히 출가한 모든 이들에게 베풀어서 그 연(緣)을 본받게 하라’ 하였으니, 무릇 계를 받은 자는 그의 힘에 따라 갖추어 보시할 수 있으나 여기에 한정되지 않으며 반드시 이것을 갖출 필요는 없는 것이니라.”
023_0763_a_05L滿七日已具白目連目連問我語之曰是離塵相拂割之物也當以嚫師師其緣也夫受戒者其力辦可以爲施不限於此不必備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여러 단월(檀越)들이 승가람(僧伽藍)을 지음에 넉넉히 재료를 대고 급료를 주었습니다. 내세에 승(僧)이 있어 출가승과 비슷하나 때 아닌 때에 전식승(典食僧)에게 가서 먹을 것을 구하여 먹으면, 준 자와 먹은 자는 어떤 죄를 얻습니까? 그는 본래 단월이었으니 어떤 복을 얻은 것입니까?”
023_0763_a_09L舍利弗復白佛言世尊有諸檀越造僧伽藍厚置資給供來世僧有似出家僧非時就典食僧索食而食食者得何等罪其本檀越得何等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때 아닌 때에 먹은 자는 계를 깨뜨린 사람이며 도둑질을 범한 사람이고, 때 아닌 때에 준 자도 또한 계를 깨뜨린 사람이며 또한 도둑질을 범한 사람이다. 단월의 물건을 도둑질하여 주지 않은 것을 가졌으니 시주(施主)의 뜻은 아니었으므로 시주는 복이 없으나 물건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오히려 발심(發心)하여 선을 세운 것이니라.”
023_0763_a_13L佛言非時食者是破戒人是犯盜人非時與者亦破戒人亦犯盜人檀越物是不與取非施主意施主無以失物故猶有發心置立之善
사리불이 말했다.
“제 때에 받아 제 때에 먹어야 하지만 다 먹지 못한 자가 때 아닌 때에 다시 먹거나, 혹은 제 때에는 받았으나 때 아닌 때에 이르러 먹는다면 다시 복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023_0763_a_16L舍利弗言時受時食食不盡者非時復食或有時受至非時食復得福不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제 때에 깨끗한 것을 먹는 자는 이가 바로 복전11)이며, 이가 바로 출가이며, 이가 바로 승가이며, 이가 바로 하늘과 사람의 어진 벗이며, 이가 바로 하늘과 사람을 인도하는 스승이다. 깨끗하지 않은 것을 먹는 자는 오히려 계를 깨뜨린 것이 되니, 대겁(大劫)12) 동안의 도둑이며, 이가 바로 아귀이니 죄의 굴택(窟宅)이 되는 것이다. 때 아닌 때에 찾는 자는 때 아닌 때를 때로 여겨서 때 아닌 때를 번번이 따랐으니, 이는 전식(典食)하는 자이며 이를 이름하여 도에서 후퇴하는 것[退道]이라 하며, 이를 이름하여 악마라 하며, 이를 이름하여 3악도(惡道)라 하며, 이를 이름하여 그릇을 깨뜨리는 것[破器]이라 하며, 이는 나병환자이다.
023_0763_a_18L佛言時食淨者是卽福田是卽出家是卽僧伽是卽天人良友是卽天人導師其不淨者猶爲破戒是大劫盜是卽餓鬼爲罪窟宅非時索者以時非時非時輒與是典食者是名退道名惡魔是名三惡道是名破器是癩病人
023_0763_b_02L 선과(善果)를 깨뜨렸기 때문에 훔치고 구걸해야 스스로 살아갈 수 있으니, 이런 까닭에 모든 바라문은 때 아닌 때에 먹지 않으며 외도와 범지(梵志) 또한 삿되이 먹지 않는데, 하물며 나의 제자는 법을 알고 법을 행하니 마땅히 그러해야 하지 않겠는가? 무릇 이와 같은 자는 나의 제자가 아니니, 이는 내 법의 이익을 훔쳐서 무법(無法)에 이르른 사람이며, 이름을 훔치고 먹을 것을 훔쳐서 법 아닌 것을 행한 사람이며, 주는 것을 훔치고 받는 것을 훔쳐서 한 번 둥글게 뭉치고 한 번 집어내는 것이 소금 조각이나 초 방울이니, 죽어서 초장지옥(燋腸地獄)에 떨어져 뜨거운 쇠구슬을 삼킬 것이다.
023_0763_b_02L壞善果故偸乞自活是故諸婆羅門不非時食外道梵志亦不邪食況我弟子知法行法而當爾耶凡如此者非我弟子是盜我法利著無法人盜名盜食非法之人盜與盜受一團一撮片鹽片酢死墮燋腸地獄呑熱鐵丸
지옥에서 나와서는 돼지나 개 가운데 태어나 모든 깨끗하지 않은 것을 먹거나, 또는 악조(惡鳥)로 태어나 사람들이 그 소리를 괴이하게 여기며, 뒤에 아귀로 태어나 다시 가람 안에 살면서 뒷간에 있는 더러운 것들을 먹으며 백천만 년을 지내다가, 다시 사람 가운데 가난하고 천하게 태어나서 사람들이 버리고 미워하며 말하는 것을 사람들이 믿지 않으리라.
023_0763_b_08L從地獄出生豬狗中食諸不淨又生惡鳥人怪其聲後生餓鬼還伽藍中處都圊內噉食糞穢百千萬歲更生人中貧窮下賤人所棄惡所可言說人不信用
하나를 훔친 사람이나 동물이 그 죄가 오히려 가벼움만 같지 못하니 많은 사람을 해치고 빼앗았기 때문이며, 좋은 복전을 일부러 끊어 출세간의 도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니라.”
023_0763_b_12L不如盜一人物其罪尚輕割奪多人故良福田斷絕出世道故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의 종친(宗親) 가운데 출가한 이가 많은데 스스로 발심한 것입니까, 부처님의 위신력 때문입니까?”
023_0763_b_14L舍利弗復白佛言如來宗親多有出家爲自發心爲佛神力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석가족은 교만하고 쾌락에 집착하니 어찌 즐거움을 바랄 수 있겠는가? 특히 부왕(父王) 선륵(宣勒)이 그러하였다. 종실에서 태어난 두 아들의 경우 한 사람은 나를 따랐으니, 아나율(阿那律)은 오래도록 선근(善根)을 쌓아서 바른 법을 깊이 즐거워하였으며 석가족의 아들들을 이끌었으니, 발제(跋提)ㆍ난제(難提)ㆍ금비라난타(金毘羅難陀)ㆍ발난타(跋難陀)ㆍ아난타(阿難陀)ㆍ제바달다(提婆達多)ㆍ우바리(優波離)였다. 목욕하여 청정히 하고는 내가 있는 곳으로 와서 출가하기를 구하였다.
023_0763_b_16L佛言諸釋憍慢著樂何能願樂特是父王宣勒宗室生二子一人隨我阿那律久積善根深樂正攜率釋子跋提難提金毘羅難陁跋難陁阿難陁提婆達多優波離浴淸淨來至我所欲求出家
023_0763_c_02L 이때에 비라다(毘羅茶)라는 상좌가 따로 아난과 아난타를 제도하였고, 두 번째 상좌는 이름이 바수라(婆修羅)였는데 따로 제바달다와 발난타를 제도하였으나 오직 아난만이 닦아서 선(禪)을 잊지 않았으며 숙세에 총지(總持)13)를 익혔으므로 적은 시간 안에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삼매를 얻었다. 백만의 냇물이 모여서 합쳐져 비를 이루면 빗물이 세차게 흘러서 큰 바다로 들어가나 아난이 손으로 바다에서 떠 색과 맛을 분별하여서 섞지 않고 다시 본래의 근원에 두니 새거나 잃어버림이 없었느니라.”
023_0763_b_21L時有上座名毘羅茶別度阿難阿難陁次一上座名婆修羅別度提婆達多跋難唯阿難修不忘禪宿習摠持於少時中得佛覺三昧積百萬川水攬以爲雨雨水奔流入于大海阿難手從海中取以分別色味不雜還置本源無有漏失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항상 사리불에 대해 말씀하시길 ‘그가 성문(聲聞)들 가운데 지혜가 제일이다.’라고 하셨으며 ‘소심하다.’고 하지는 않으셨으니, 능히 요의(要義)를 물을 수 있습니까?”
023_0763_c_05L文殊師利白佛言世尊利弗者如來常言其於聲聞中智慧第一不謂小心能問要義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오래도록 밝은 깨달음을 심었고, 나의 법을 일으켜 떨쳤으며, 모든 지혜와 이익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였느니라.”
023_0763_c_07L佛言其久種明悟發揚我法以諸慧利利衆生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말씀하시길 ‘부모의 은혜는 크니 갚지 않을 수 없다.’라고 하시고 또 말씀하시길 ‘사승(師僧)의 은혜는 그 누가 최고인지 저울질 하고 헤아릴 수 없다’라고 하셨습니까?”
023_0763_c_09L云何如來說父母恩大不可不報又言師僧之恩不可稱量其誰爲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재가자(在家者)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섬겨서 부모님 그늘에 있을지니 낳아서 키우고 필요한 것을 주신 것 등은 보답할 수 없으며, 낳아 길러 주신 은혜는 깊기 때문에 크다고 말하는 것이다. 만약 스승에게 배워서 지견(知見)을 개발(開發)하였다면 두 번째로 은혜가 큰 것이다. 출가자가 그의 부모와 생사의 집을 버리고 법의 문 가운데 들어와 미묘한 법을 받음은 스승의 힘이다. 법신을 키우고 공덕(功德)의 재능을 일으키며 지혜의 가르침을 기르니 공이 이보다 클 수는 없다. 그를 좇아서 다시 태어난 것은 그 다음일 뿐이니라.”
023_0763_c_10L佛言夫在家者孝事父母在於膝下莫以報生長與之等以生育恩深故言大也若從師學開發知見次恩大夫出家者捨其父母生死之家法門中受微妙法師之力也生長法出功德財養智慧命功莫大也其所生乃次之耳
“마땅히 이 경을 무엇이라 이름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보살이 묻고 부처님이 깨우쳐 주신 경』이라고 이름할지니 넓고 크기 때문이다. 또 『사리불이 물은 경』이라고 이름할지니라.”
023_0763_c_17L又言當何名斯經佛言當名『菩薩問喩』以廣大故又名『舍利弗問』
이때에 사부대중이 이것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는 50명의 새로 배우는 비구들이 신근(信根)이 이루어지고 법안(法眼)이 청정해졌으며 구덕(舊德)과 천인(天人)과 8부(部) 등이 모두 크게 기뻐하며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023_0763_c_19L爾時衆聞說是已五十新學比丘信根成立法眼淸淨舊德天人八部等皆大歡喜作禮而去
舍利弗問經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신수대장경에 의거하여 사(社)를 촌(村)으로 고쳐 번역하였다.
  2. 2)이세(異世) 5사(師)의 하나. 기원전 3세기 무렵 인도 타파라 사람으로 아난의 제자가 되어 아라한과를 얻었으며, 아난이 죽은 뒤 북인도 건타라국의 동북쪽 히말라야 산록인 카슈미르에 가서 불법을 폈다.
  3. 3)이하의 문장은 앞의 불법이 전승되는 문장과 같이 미래의 예언 형식의 문장이어야 하나 실제의 내용은 과거형의 문장이다. 따라서 ‘하리라’보다는 ‘하였다’나 ‘하였느니라’의 과거 문장 형식으로 번역하였다.
  4. 4)Kundapadha. 법을 지키며 세상에 머무는 4대성문(大聲聞) 가운데 하나.
  5. 5)부처님이 제자들을 위하여 마련한 계율의 총칭.
  6. 6)사리불을 가리킨다.
  7. 7)Upeksa. 3수(受) 가운데 하나로 고(苦)ㆍ낙(樂)ㆍ우(憂)ㆍ희(喜)와 같이 치우친 감각이 아니고, 그 중간인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 흔들림이 없는 평정한 마음을 말한다.
  8. 8)형상을 만들어 교화하는 교(敎)라는 뜻으로,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 500년의 정법(正法) 시기가 지나면 1천 년 동안 상법 시대가 되는데 이때의 가르침을 상교라고 한다.
  9. 9)2종회향(種廻向)의 준말로, 정토종(淨土宗)에서 자기가 닦은 선근 공덕을 일체 중생에게 회향하여 함께 정토왕생을 원하는 왕상회향(往相廻向)과, 이 세상에 돌아와서 일체 중생을 교화하여 정토를 소원하게 하기를 원하는 환상회향(還相廻向)의 두 가지를 말한다.
  10. 10)구족계(具足戒)의 준말로 비구ㆍ비구니가 받아 지니는 계법이다.
  11. 11)여래나 비구 등 공양을 받을 만한 법력이 있는 이에게 공양하면 복이 되는 것이 마치 농부가 밭에 씨를 뿌려 다음에 수확하는 것과 같으므로 복전이라 한다.
  12. 12)성(成)ㆍ주(住)ㆍ괴(壞)ㆍ공(空)의 네 시기를 한 번 지내는 기간.
  13. 13)총지란 범어 다라니(dhrani)를 번역한 말이다. 무량무변한 이치를 잘 거두어 잃지 않는 염혜(念慧)의 힘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