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3_1160_a_01L불설계소재경(佛說戒消災經)
023_1160_a_01L佛說戒消災經一卷


지겸(支謙) 한역
윤옥선 번역
023_1160_a_02L吳月支優婆塞支謙譯


이와 같이 들었다.
한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1)에 머무셨다. 그때에 어떤 한 고을이 모두 부처님의 5계(戒)와 10선(善)2)을 받들어 행하여 어떤 고을의 경계에서도 술을 빚는 자가 없었다.
그 중에 어느 큰 족성 집안 출신의 아들이 멀리로 장사를 떠나고자 하였는데, 그가 가려고 할 즈음에 부모가 그 아들에게 말했다.
“너는 힘써 5계를 지키고 10선을 받들어 행하며, 삼가고 술을 마시거나 부처님의 엄중한 계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023_1160_a_03L聞如是一時佛在舍衛國爾時有一皆奉行佛五戒十善一縣界無釀酒者中有大姓家子欲遠賈販臨行父母語其子言汝勤持五戒奉行十愼莫飮酒犯佛重戒
분부를 받아들이고는 떠나서 다른 나라에 이르렀는데 예전에 함께 공부하던 벗들을 만나 서로 기뻐했다. 돌아오려고 하는데 포도주를 내와 함께 마시자고 하자 사양하며 말했다.
“우리나라는 부처님의 5계를 받들어서 감히 어기는 자가 없으며, 술을 마신 뒤에 태어나면 사람이 어리석게 되어 부처님을 만나 뵙지 못한다. 또한 내가 인사를 드리고 떠날 때 부모님께서는 술 마시는 것을 경계하셨으니, 가르침을 어기고 계를 범하는 것은 그 죄가 이보다 더 클 수는 없다. 아는 것이 서로 다르고 이별한 지 오랜 만에 함께 만나 마음이 비록 기쁘지만 나에게 계를 범하고 어버이의 가르침을 어기게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023_1160_a_08L受教而行往到他國見故同學親友相得歡喜將歸蒲萄酒欲共飮之辭曰吾國土奉佛五戒無敢犯者飮酒後生爲人愚癡不値見佛且辭親行父母相誡以酒蒸仍違教犯戒罪莫大也知識區區別久會同心雖悅喜不宜使吾犯戒親教也
주인이 말했다.
“나와 그대는 스승의 은혜를 함께 입었으니, 곧 형제이며 나의 어버이가 곧 그대의 어버이이다. 부모님을 서로 공경하는 일이 어찌 서로 틀리겠는가? 만약 내가 그대의 집에 있었다면 반드시 그대의 어버이를 따랐을 것이나 지금은 그렇지 아니하니 청하건대 마시도록 하라.”
그리하여 술에 취하여 3일을 누웠다가 깨어나니, 마음이 후회스럽고 두려웠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어버이께 모두 고백하자 부모님께서 말했다.
“너는 우리의 가르침을 어겼고 게다가 계율까지 범했으니, 법을 어지럽히는 시초가 되었다. 효자가 아니며, 나라를 위해 모범이 된다고 말할 수 없다. 얻은 물건을 가지고 나라를 떠나도록 하라. 이곳에 머무르는 것은 옳지 않다.”
023_1160_a_15L主人言吾與卿同師恩則兄吾親則是子親父母相欽豈可違若吾在卿家必順子親事不獲已乃聽飮之醉臥三日醒悟心悔怖懼事訖還家具首於親父母報言汝違吾教加復犯戒亂法之漸非孝子也得說之爲國作先便以所得物逐令出國無宜留此
023_1160_b_01L자식이 계를 범하여 어버이에게 쫓겨나니, 곧 다른 나라에 이르러 객사에 머물렀다. 그 집에서는 집 주인이 섬기는 세 귀신이 사람의 모습을 짓고 나타나 얼굴을 마주하고 밥을 먹었는데, 사람들이 함께 말하기를 “주인이 섬긴 지 여러 해가 되어 지쳤으며, 집안의 재물은 바닥이 났다. 가족들은 병이 들고 죽어 장사 지내는 일이 끊이지 않으니, 이 귀신을 증오하고 싫어한다”고 하며 사사로이 함께 의논하니, 귀신은 사람들의 뜻을 알고는 근심했다.
023_1160_a_22L子以犯戒爲親所逐乃到他國住客舍家主人所事三鬼神能作人現對面飮食與人語言人事之積年疲勞居財空盡而家疾死喪不絕患厭此鬼私共論之知人意而患苦之
이에 귀신들은 서로 의논했다.
“이 사람의 재산이 다 없어져버린 것은 바로 우리 때문이다. 일찍이 이익을 주지 못해 우리를 미워하고 싫어하게 하였으니, 진귀한 보배를 구하여 베풀어주어서 그의 마음을 기쁘게 해야 하리라.”
그리고는 곧 가서 다른 나라 국왕의 창고에 있던 좋은 보물을 훔쳐다가 동산에 쌓아두고는 말했다.
“네가 우리를 섬긴 지 여러 해이며, 애쓴 지가 매우 오래되었다. 너를 복되게 하여 넉넉하게 하고자 하는데, 이에 흡족하겠느냐?”
023_1160_b_05L鬼自相共議此人財產空訖正爲吾耳未曾有益相厭患宜求珍寶以施與之令其心便行盜他方國王庫藏好寶積置園中報言汝事吾歷年勤苦甚久今欲福汝使得饒富此乃快乎
주인이 말했다.
“크게 신의 은혜를 입었습니다.”
귀신이 말했다.
“너의 동산에 금과 은이 있으니 가서 가져도 된다. 바야흐로 큰 복이 있어 너의 소원을 이루게 하리라.”
주인이 기뻐하며 동산에 들어가 기이한 물건을 보고는 등에 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은혜를 받은 데 감사하여 다음날 음식을 차려놓을 테니 왕림하여 주기를 원했다.
023_1160_b_10L主人受大神恩鬼曰汝園中有金銀往取之方有大福令得汝願主人欣然入園見物奇異負摙歸舍辭謝受明日欲設飮食願屈顧下
다음날 안주와 반찬을 모두 갖추어 떡 벌어지게 차려 놓았다. 귀신이 문에 이르렀는데 사위국 사람이 주인의 집에 있는 것을 보고는 곧 바삐 달아나 버리니, 주인이 쫓아가 불렀다.
“돌아오십시오. 오늘 보잘것없는 공양을 차려서 모두 갖추어 놓았습니다. 대신(大神)께서 이미 저를 살펴주셨거늘 버리고 가심은 어째서입니까?”
귀신은 말하기를 “그대 집에 귀한 손님이 있으니, 내가 어찌 앞에 나설 수 있겠느냐?”고 하며 다시 놀라 달아났다.
023_1160_b_14L施設餚饌皆辦鬼神來詣門見舍衛國人在主人舍便奔走而去主人追呼請還今設微供皆已辦具大神旣已顧下委去何爲神曰卿舍尊客吾焉得前重復驚走
023_1160_c_01L주인은 되돌아와서 자리에 앉아 스스로 생각하기를 ‘우리 집 안에는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사람이 있을 뿐이다’라고 하고는 즉시 말을 걸어 청했다.
그리고는 있는 것을 공경히 차려놓고는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마시고 먹는 것이 끝나자 물었다.
“당신은 세상에서 어떤 공덕이 있었기에 여기에 있던 내가 섬기는 신이 당신을 두려워하여 달아났습니까?”
객이 갖추어 말했다.
“부처님의 공덕입니다. 5계와 10선 가운데 사실은 주계(酒戒)를 범하여 어버이에게 내쫓김을 당했으나, 아직 네 가지 계가 남아 있기 때문에 천신이 두루 보호하여 그대의 신이 감히 당해내지 못한 것입니다.”
주인이 말했다.
“내가 비록 이 신을 섬겼으나 오래되어 싫증이 났습니다. 이제 부처님의 5계를 받들어 지니고자 합니다.”
023_1160_b_19L主人還歸坐自思惟吾舍之中無有異人正有此人耳卽出語恭設所有極相娛樂飮食已竟問之曰卿有何功德於世有此吾所事神畏子而走客具說佛功德五戒十善實犯酒戒爲親所逐尚餘四戒故爲天神所營護卿神不敢當之人言吾雖事此神久厭之今欲奉持佛五戒
이로 인하여 객으로부터 삼자귀(三自歸)3)와 5계와 10선을 받아 일심으로 정진하여 감히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그리고는 ‘찾아가면 뵐 수 있겠습니까?’라며 부처님 계신 곳을 묻자, 객이 말했다.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급고독원(給孤獨園)4)에 계시니 가서 뵐 수 있습니다.”
주인이 일심으로 그곳에 이르러 한 역말[亭]을 지나게 되었다. 어떤 한 여인이 단정하게 있었는데, 바로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의 부인이었다. 남자는 가야 할 길이 멀고 마침 해가 저물었으므로 여인을 따라 하룻밤 머물고자 하였다. 여인이 곧 대답하여 말했다.
“부디 여기에 머무르지 마십시오. 서둘러 가는 것이 좋습니다.”
023_1160_c_04L因從客受三自歸五戒十善一心精進不敢懈怠問佛所在可得見不客曰佛在舍衛國給孤獨園中往立可見主人一心到彼經歷一亭有一女人端正是噉人鬼婦也子行路迥遠時日逼暮從女人寄止一宿女卽報言愼勿留此宜急前去
남자가 물었다.
“무슨 이유 때문입니까? 무슨 뜻입니까?”
여인이 대답하였다.
“내가 이미 그대에게 말했는데, 왜 다시 묻는 것입니까?”
남자가 스스로 생각했다.
‘먼젓번 사위국 사람은 부처님의 네 가지 계만 완비하였으나 나의 신을 오히려 두렵게 만들었다. 나는 이미 삼자귀와 5계ㆍ10선을 받고 마음이 해태하지 않았으니 어찌 두려워하리오.’
그리고는 마침내 스스로 머물렀다.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은 계를 호위하는 위엄 있는 신이 그 곁을 배회하는 것을 보고는 역말에서 40리 떨어진 곳에서 하루를 묵고 돌아오지 않았다.
023_1160_c_10L子問曰用何等故將有意乎女人報吾已語卿用復問爲男子自念舍衛國人完佛四戒我神尚爲畏之乃爾我已受三自歸五戒十善心不懈怠何畏懼乎遂自留宿噉人鬼見護戒威神俳佪其旁去亭四十里宿不歸
다음날 남자가 길을 가는데 귀신이 먹은 사람의 해골이 어지러이 널려 있는 것을 보고는 털이 곤두서고 마음이 두려워 후회하며 물러나 스스로 생각했다.
‘내가 본국에 있는 집에 있으면 의식이 매우 쾌적하고 풍부했을텐데 공연히 이 사람이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시다는 말에 감화되어, 아직 기묘한 것은 보지도 못했는데 도리어 해골이 널려 있는 것을 보았으니 나쁜 마음이 다시 생기는구나. 스스로 생각하건대 돌아가는 것만 같지 않겠다. 저 여인을 고향으로 데리고 돌아가 함께 살면 어떨까. 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그리고는 즉시 길을 돌려 다시 역말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023_1160_c_17L明日男子進路見鬼所噉人骸骨狼藉衣毛爲起心怖而悔退自思惟我在本國家居衣食極快足用空爲此人所化言佛在舍衛國未睹奇妙反見骸骨縱撗惡意更生自念不如還彼女人將歸本土共居如故不亦樂乎卽時迴還還至亭所
023_1161_a_01L여인을 따라가 부탁하여 다시 머물러 묵겠다고 청하니, 여인이 남자에게 말했다.
“어째서 다시 돌아왔습니까?”
“갈 계획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되돌아 왔을 뿐입니다. 다시 하루 묵겠습니다.”
여인이 말했다.
“그대는 죽을 것입니다. 나의 지아비는 바로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인데 오래지 않아 올 것이니, 그대는 빨리 가십시오.”
이 남자는 믿지 않고 마침내 그곳에 머문 채 떠나지 않았다. 마음이 다시 미혹되어 음욕의 뜻이 다시 생기고 부처님의 삼자귀의 덕과 5계 10선의 마음을 다시 믿지 않으니, 천신이 곧 가버리고 다시는 보호하지 않았다. 귀신이 돌아오게 되자 여인은 귀신이 이 남자를 먹을까 두려웠다. 그녀는 그를 불쌍히 여겨 항아리 안에 숨겨 주었다. 귀신이 사람의 냄새를 맡고 아내에게 말했다.
“당신이 고기를 구해왔소? 그것을 먹고 싶구려.”
023_1160_c_23L因從女人復求留宿女人謂男子何復還耶行計不成故迴還耳復寄一宿卿死矣吾夫是噉人鬼方來不久卿急去此男子不信遂止不去心更迷惑婬意復生不復信佛三自歸之五戒十善之心天神卽去無復護鬼得來還女人恐鬼食此男子愍藏之瓮中鬼聞人氣謂婦言爾得肉耶吾欲噉之
아내가 말했다.
“나가지도 않았는데 어디에서 고기를 얻겠습니까.”
그리고는 아내가 귀신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제 밤에 어째서 돌아오지 않았습니까?”
귀신이 말했다.
“당신이 행한 일과 관계가 있소. 집에 귀한 손님을 묵게 하였기에 내가 보고 달아났던 것이오.”
그러나 항아리 안의 남자는 너무도 무서워 삼자귀의 의미를 알지 못하였다. 아내가 말했다.
“당신은 어째서 고기를 얻지 못했습니까?”
023_1161_a_09L婦言我不行何從得婦問鬼卿昨夜何以不歸鬼言坐汝所爲而舍尊客宿令吾見逐甕中男子踰益恐怖不復識三自歸意卿何以不得肉乎
귀신이 말했다.
“바로 당신이 집에 부처님 제자를 두었기 때문이오. 천신이 나를 40리 밖으로 쫓아내었기에, 추운 데서 자며 두려워 떨었고 지금까지 불안하오. 그래서 고기를 얻지 못하였소.”
아내가 듣고는 속으로 기뻐하여 그 남편에게 물었다.
“부처님 계가 무엇이기에 모두 다 받들어 지니게 되는 것입니까?”
귀신이 말했다.
“나는 몹시 배가 고프니 빨리 고기나 내오시오. 그것은 물을 필요가 없소. 그것은 위없는 바르고 참된 계라서 내가 감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아내가 말했다.
“나에게 설명해 준다면, 내가 당신에게 고기를 드리리다.”
023_1161_a_13L鬼言正爲汝舍佛弟子天神逐我出四十里外露宿震于今不安故不得肉婦聞默喜問其夫佛戒云何悉所奉持鬼言大飢極急以肉來不須問此此是無上正眞之戒非吾所敢說也婦言說之我當與卿肉
023_1161_b_01L귀신이라고 하는 것들은 탐욕스럽고 잔인하며 먹고 싶은 욕망을 그칠 수가 없는 법이다. 그는 아내가 재촉하여 묻자, 곧 그녀를 위해 삼자귀와 다섯 종류의 계[五重戒]5)를 설명해 주었으니, 첫째는 자비롭고 어질어서 죽이지 않으며, 둘째는 맑고 믿음이 있어 훔치지 않으며, 셋째는 정숙함을 지켜 음탕하지 않으며, 넷째는 입으로 망령된 말을 하지 않으며, 다섯째는 효순(孝順)하여 술에 취하지 않는 것이다. 귀신이 처음 하나의 계를 설하였을 때 아내는 문득 받아들이면서 다섯 가지 계를 마음에 간직하고 입으로 외웠다. 남자도 항아리 안에서 5계를 알게 되어 따라서 받아들였다. 하늘의 제석(帝釋)6)이 이 두 사람이 마음으로 스스로 부처님께 귀의한 것을 알고, 곧 선신(善神) 쉰 사람을 뽑아 두 사람을 옹호하니, 귀신이 마침내 달아나버렸다.
023_1161_a_19L鬼類貪殘欲食無婦迫問之因便爲說三自歸五重一曰慈仁不殺二曰淸信不盜曰守貞不婬四曰口無妄言五曰孝順不醉鬼初說一戒時婦輒受之戒心執口誦男子於甕中識五戒受之天帝釋知此二人心自歸佛選善神五十人擁護兩人鬼遂走去
다음 날이 되자 귀신의 아내가 남자에게 물었다.
“두려우셨습니까?”
“대단히 무서웠으나 당신의 은혜를 입어 마음으로 깨달아 부처님을 알았습니다.”
귀신의 아내가 말했다.
“당신은 어제 왜 다시 돌아왔습니까?”
“나는 금방 죽었거나 죽은 지 오래 된 사람의 해골이 어지러이 널려 있는 것을 보고는 무섭고 두려웠기 때문에 뜻을 굽혀 되돌아왔을 뿐입니다.”
귀신의 아내가 말했다.
“뼈는 바로 제가 버린 것입니다. 저는 본래 양가집 딸이었는데 귀신에게 납치되었습니다. 귀신이 저를 아내로 삼았으나 슬픔을 끝내 하소연할 곳이 없다가 이제 어진 이의 은혜를 입어 부처님의 계를 듣고 이 귀신을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023_1161_b_03L到明日婦問男子怖乎答曰大怖仁者恩心悟識佛婦言男子昨何以迴還答曰吾見新久死人骸骨縱撗恐畏故屈還耳婦言骨是吾所棄者吾本良家之女爲鬼所掠取吾作悲窮無訴今蒙仁恩得聞佛戒離此鬼
귀신의 아내가 말했다.
“현자(賢者)이시여, 이제 어디로 가고자 하십니까?
남자가 대답하여 말했다.
“나는 사위국에 가서 부처님을 뵙고자 합니다.”
귀신의 아내가 말했다.
“좋습니다. 저는 고향과 부모님은 일단 차치하고 현자를 따라 부처님을 뵙겠습니다.”
곧 함께 길을 나섰다가 498명의 사람들을 만났으니, 서로 물었다.
“현자들께서는 어디서 오셔서 어디로 가고자 하십니까?”
“우리들은 부처님 계신 곳에서 왔습니다.”
“당신들은 이미 부처님을 뵈었는데 어찌하여 다시 가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경을 설하심에 마음속이 아득하여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니, 지금 다시 고향에서 돌아오던 길입니다.”
023_1161_b_10L婦言賢者今欲到何所男子報言吾欲到舍衛國見佛婦曰善哉吾置本國及父母隨賢者見佛便俱前行逢四百九十八人因相問訊賢者從何所來欲到何所答曰吾等從佛所來問言卿等已得見佛何爲復去報言佛日說經意中罔罔故尚不解今還本國
두 사람의 현자가 갖추어서 본말(本末)을 설하여 귀신이 계가 높은 수행하는 사람을 두려워한다고 하니, 마음이 이에 열리어 알게 되었다. 모두 부처님을 뵈려고 돌아가니, 부처님께서 멀리서 보시고는 곧 웃으시며 입안에서 오색의 빛을 놓으셨다.
아난이 몸을 펴서 무릎을 꿇고 예를 올리니, 부처님께서 웃음을 거두시고는 말씀하시고자 하셨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498명의 사람들이 돌아오는 것을 보느냐?”
023_1161_b_17L兩賢者具說本末鬼畏戒高行之人意乃開解俱還見佛遙見之則笑口中五色光出難長跪佛不妄笑將有所說佛語阿汝見是四百九十八人還不
023_1161_c_01L“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498명의 사람들은 이제 그들의 본래 스승을 얻었으니, 와서 부처를 뵙는 자는 모두 도를 얻으리라.”
5백 명의 사람들은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먼저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그리고는 한마음으로 말씀[經]을 듣고는 마음이 열리고 뜻이 이해되었으니, 모두 사문(沙門)이 되어 아라한(阿羅漢)의 도7)를 얻었다.
023_1161_b_21L對曰見之佛言此四百九十八人今得其本師來見佛者皆當得道五百人至佛所前爲佛作禮一心聽經心開意皆作沙門得阿羅漢道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술 마시지 말라는 계를 범한 자는 곧 이 객사의 주인 및 이 여인과는 여러 세 동안 형제였느니라. 그리고 이 두 사람은 바로 498명의 전생의 스승이었느니라. 세상 사람들이 도를 구함에 반드시 그들의 본래 스승과 좋은 벗을 얻어야 하니, 너희들은 이에 알아야 하리라.”
부처님께서 경을 설하여 마치시니, 비구들은 모두 크게 기뻐하며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023_1161_c_02L佛言犯酒戒者則是客舍主人與此女人累世兄弟也然此二人是四百九十八人前世之師也世人求道要當得其本師及其善友爾乃解耳佛說經竟諸比丘皆大歡喜前爲佛作禮而去
佛說戒消災經一卷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범어로는 Śrāvasti. 코살라국의 수도. 사위성(舍衛城)혹은 시라발제(尸羅跋提)ㆍ실라벌실저(室羅伐悉底)ㆍ실라벌국(室羅筏國)ㆍ실라발성(悉羅跋城)이라고도 한다. 석존께서 가장 많이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교 발생 당시에는 Prasenajit왕의 통치하에 정치ㆍ경제의 중심지로 번영했지만 코살라 왕국이 멸망하자 쇠퇴했다.
  2. 2)범어로는 Daśakuśala. 열 가지 선한 행위로서, 불살생(不殺生)ㆍ불투도(不偸盜)ㆍ불망어(不妄語)ㆍ불기어(不綺語)ㆍ불사음(不邪淫)ㆍ불악구(不惡口)ㆍ불양설(不兩舌)ㆍ불탐욕(不貪慾)ㆍ부진에(不瞋恚)ㆍ불사견(不邪見)을 말한다.
  3. 3)3귀의(歸依)를 말한다.
  4. 4)범어로는 Anātapiṇḍaka-ārāma. ‘외로운 이 돕는 동산’이란 뜻으로, Sudatta장자가 기증했다. 한편 이 동산이 Jeta태자의 숲에 위치한 까닭에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 Jetavana-Anātapiṇḍaka-ārāma)이라고도 하며, 줄여서 기원(祇園)이라고 한다.
  5. 5)원문의 오중계(五重戒)를 오종계(五種戒)로 고쳐 읽는다.
  6. 6)범어로는 Indra. 석제환인(釋提桓人, Śakra-devānāṃ indra)을 말한다. 한편, 이 신이 인간이었을 당시의 이름을 불러 Kauśika라고도 한다.
  7. 7)아라한의 과위[阿羅漢果]를 얻은 것을 말한다. 아라한(arhat)이란, 어근 √arh(~할 가치가 있다)에서 유래한 현재분사로, ‘공양드릴 만한 가치가 있는 자’를 의미한다. 더 이상 닦을 것이 없다는 뜻에서 무학(無學, aśaikṣa)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