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9_0781_c_01L출요경 제4권
029_0781_c_01L出曜經卷第四

요진 양주 사문 축불념 한역
029_0781_c_02L 姚秦涼州沙門竺佛念 譯

2. 욕품(欲品)
029_0781_c_03L欲品第二

1

욕망아, 나는 너의 근본을 안다.
생각함으로써 뜻이 일어나니
내가 너를 생각하지 않으면
곧 너는 존재하지 않는다.
029_0781_c_04L 欲我知汝本
意以思想生
我不思想汝
則汝而不有

옛날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부처님께서는 시자(侍者) 아난과 함께 가사를 두르고 발우를 지니신 채 사위성 안에 들어가 걸식을 마치시고, 다시 성 밖으로 나오셨다.
그때에 아기를 업은 부인이 물병을 들고 우물가로 가서 물을 긷고 있었다. 그런데 용모가 단정한 어떤 남자가 우물가 오른쪽에 앉아 비파를 타면서 혼자 즐기고 있었다. 그 여자는 음욕이 많았기 때문에 그 남자를 탐하였고, 그 남자도 음욕이 불꽃처럼 일어나 그 여자를 탐하였다.
그러다가 여자는 음욕 때문에 정신이 미혹되어 아기 목을 새끼줄에 매어 달고 우물에 집어 넣고 말았다.
이내 정신이 들어 끄집어 내었으나, 아이는 그만 죽고 말았다. 그녀는 가슴이 미어질 듯이 괴로워서 하늘을 우러러 울부짖고 눈물을 흘리면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029_0781_c_06L昔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幷將侍者阿難著衣持鉢入舍衛城中乞食已周還出城外有一婦人抱兒持甁詣井汲水有一男子顏貌端正坐井右邊彈瑟自娛時彼女人欲意偏多耽著彼人彼人亦復欲意熾盛耽著女人女人欲意迷荒索繫小兒頸懸於井中尋還挽出小兒卽死愁憂傷結呼天墮淚而說頌曰

욕망아, 나는 너의 근본을 안다.
생각함으로써 뜻이 일어나니
내가 너를 생각하지 않으면
곧 너는 존재하지 않는다.
029_0781_c_15L 欲我知汝本
意以思想生
我不思想汝
則汝而不有
029_0782_a_01L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지금 듣는 저 게송은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너는 그것을 잘 외워 두었다가 저녁 때에 대중들을 모아놓고 그 게송의 뜻을 널리 알려 주어라.”
부처님께서는 공양을 마치신 뒤에 3의(衣)를 거두시고, 대중들을 모아 보회강당으로 가셔서 대중 앞에 앉으셨다. 그리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오늘 아침에 아난과 함께 성안에 들어가 걸식을 마치고, 다시 성 밖으로 나오다가 아이를 업은 부인이 병을 가지고 우물가에서 물을 긷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그 우물 가까이에 어떤 남자가 비파를 타면서 혼자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보자 정욕이 일어나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여자가 착란을 일으켜서 아기의 목을 매어 우물에 집어 넣고 말았다. 이내 끄집어 내었으나, 아기는 그만 죽고 말았다.
그녀는 통곡하여 울부짖으면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029_0781_c_17L爾時世尊告阿難曰向所聞偈過去恒沙諸佛所說汝善誦習日晡集衆在衆人中宣暢此偈爾時世尊食後收攝三衣卽集大衆詣普會講堂衆人中坐爾時世尊告諸比丘我向淸旦將阿難入城乞食已復周遍還出城外見有婦人抱兒持甁詣井汲去井不遠復有一人彈瑟自娛人相見各興欲意熟視相看目不移錯繫兒頸懸於井中尋還挽出兒已命終愁憂號悲尋說頌曰

욕망아, 나는 너의 근본을 안다.
생각함으로써 뜻이 일어나니
내가 너를 생각하지 않으면
곧 너는 존재하지 않는다.
029_0782_a_06L欲我知汝本
意以思想生
我不思想汝
則汝而不有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음욕의 불길이 왕성하면 모든 선의 근본을 태운다. 그러므로 음탕한 사람은 선악을 알지 못하고 깨끗한 행을 분별하지 못하여서 그 속박에서 벗어나는 길을 알지 못한다. 그런 무리는 부끄러움이 없기 때문에 친족이 상(喪)을 당하더라도 돌아보지 않다가 드디어 형벌을 받으며, 정욕을 채우기 위해 그 뜻을 거스른다.
혹은 음욕 때문에 부모나 형제 자매를 죽여서 그 재앙을 받으며, 혹은 음욕 때문에 그 죄가 5역(逆)에까지 미쳐서 왕에게 사형을 받고 죽어서는 악한 과보(果報)를 받는다.
마치 들에 불을 지르면 주변의 나무도 타는 것처럼 자기의 죄가 깊어지면 그 벌은 친족에게까지 이른다.
사람들은 음욕 때문에 부처님의 말씀을 어기고 법을 업신여기게 되며, 성스러운 제자들을 비방함으로써 현성의 비웃음을 받는다. 나는 지금 음행의 근본을 말할 것이니, 너희들은 잘 들어라.”
029_0782_a_08L佛告比丘婬火熾盛便能燔燒諸善之本婬荒之士不識善惡亦復不別淸白之行不知縛解出要之道如斯輩人遂無慚愧寧喪親族分受形辱闕婬性以違其志或因婬欲殺害父母兄弟姊妹斯受其殃或因婬逸罪及五逆王者所戮死受惡報猶野火行傍樹爲燋旣罪自深復及宗親由婬欲違佛慢法謗毀聖衆爲諸聖賢之所嗤笑我今當說犯婬之本汝等善聽
029_0782_b_01L옛날 간음하는 것을 그치지 않는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부모에게는 자식이 오직 이 아들 하나뿐이었다. 뇌성이 울리고 번개가 치는 인적 없는 어느 날 밤에, 그는 칼과 활을 가지고 어떤 음녀촌으로 가려고 하였다. 그러자 어머니가 그를 붙들고 타일렀다.
“오늘 밤은 어둡고 뇌성이 울리고 번개가 친다. 만일 잘못하면 남의 해침을 받을지도 모른다. 나는 전생에 공덕을 적게 지어 아들이라야 너 하나뿐인데, 만일 네가 무슨 변을 당하면 이 어미는 누구를 의지하겠는가?”
아들은 대답하였다.
“나는 기어코 가고야 말 것입니다. 만류하지 마십시오.”
그래도 어머니는 단념하지 않고 아들에게 절까지 하면서 말하였다.
“오늘 밤은 집에서 자고, 가려면 내일 가도 되지 않느냐?”
029_0782_a_19L昔有一人姦婬不止父母所生唯此一子夜非人時天陰雷電帶刀持箭至他婬女村中時母覺知卽捉曉喩今夜冥闇陰曀雷電設不果者便爲人所害吾宿尟德唯有一子遇惡者吾無所恃子報母曰子要當不得復住母知意正便向兒拜暮且住須明日乃往
그러자 아들은 대답하였다.
“나를 놓아 주시오. 만일 내 기분을 거스르면 어머니를 죽여 버리겠소.”
“차라리 내가 죽을지언정, 네가 남의 손에 죽는 것은 차마 볼 수 없다.”
“빨리 나를 놓아 주시오. 어두울 때에 가야겠소. 정말 듣지 않으면 참으로 어머니를 죽여 버리겠소.”
“죽여라, 죽여라. 나는 너를 못 놓겠다.”
아들은 칼을 빼어 어머니를 찔러 죽이고, 다음 생에 받을 깊고 무거운 죄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바로 음녀의 집으로 가서 문을 두드리며 가만히 불렀다. 음녀가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는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답하였다.
029_0782_b_03L兒語母曰速放我去若違我情當取母殺母報兒言寧取我殺不忍見汝爲他所害兒復語母可時放我及闇至彼若不見聽正爾殺母母語兒曰死死不放汝卽拔刀取母刺殺不慮後世殃罪深卽至彼家打門微喚女人應曰是何人其人以頌報曰

음욕과 분노로 온몸이 시달리고
잡된 생각 때문에 잘못을 범하고
어리석음과 무지함에 가려서
뒷일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029_0782_b_10L婬恚諸根羸
爲想所謬誤
不慮衆事業
爲愚闇覆蓋

네 생각 때문에 어머니도 죽이고
마치 네 종처럼 굽신거리며
문밖에 쫑긋 서서 있으니
일을 기다리는 손님과 같다.
029_0782_b_12L念汝取母害
折伏猶汝奴
翹立在門外
如客附使役

그때에 그 여자는 멀리서 보고 물었다.
“참으로 어머니를 죽였소?”
“참말이다.”
“왜 죽였소?”
“나를 여기 못 오게 붙잡고 놓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여자는 말하였다.
“우리집에 들어오지 마시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029_0782_b_13L爾時女人復遙見問曰審殺母耶審殺女人問曰何故殺母男子報母不見放來至此閒女人報曰須入家裏是時女人以頌報曰

아아, 길러 주신 그 은혜 배반하고
어머니를 해쳐서 큰 죄를 지었으니
어떻게 차마 네 얼굴을 보겠는가.
빨리 우리집에서 멀리 떠나라.
029_0782_b_17L咄嗟背恩養
害母種罪災
何忍見汝顏
宜速遠吾家

부모는 자식을 낳아 기르며
온갖 괴로움을 두루 겪었으니
그런 어머니를 죽이고 걸어올 때에
땅이 꺼져 왜 너를 죽이지 않았던가.
029_0782_b_19L父母抱育養
爲子歷衆苦
害母行地上
地不陷汝殺

세상에 살면서 자비심이 없어
친족들까지 다 해치니
나는 천한 다른 종족으로서
어찌 은덕을 베풀 수 있겠는가.
029_0782_b_20L立身無慈仁
加害諸親族
我是外種類
豈能恩德將

그때에 남자가 다시 대답하였다.
“너 때문에 우리 어머니를 해쳐서 나의 죄는 끝이 없다. 그러나 너그러이 용서하고 이 문을 열어 주면 잠깐 동안 이야기나 하고 곧 집으로 돌아가겠다.”
그 여자는 말하였다.
“내 게송을 들으시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029_0782_b_21L爾時彼男子復報曰由汝害母造無邊罪小見寬恕見爲開門暫得言談便復還家女人報曰聽我偈言
029_0782_c_01L
차라리 화롯불에 뛰어들거나
깊은 골짜기에서 떨어지거나
7보(步)나 되는 산 독사를 안을지언정
어리석은 너와는 상종하지 않으리라.
029_0782_c_01L寧入投炭爐
從山投幽谷
生把七步蛇
不與愚從事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 만나지 않은 채 각기 헤어졌다. 그 남자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도적에게 살해당했으며, 죽어서는 아비(阿鼻)지옥에 떨어져서 무수한 겁 동안 죄를 받았다.
음욕은 병이 되어 한량없는 재앙을 받으니, 조그만 죄가 쌓여 점차 크게 되고, 자신만이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남도 망가지게 하여 구경(究竟)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마치 자기도 독약을 마시고 남도 그것을 마시게 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음욕은 따를 만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82_c_03L是時二人各各共相別離男子還家逢惡寇爲賊所害死入阿鼻地獄罪無數劫婬之爲病受殃無量以微積大漸致燒身自陷於道亦及他人不至究竟猶自飮毒復飮他人是故說曰婬不可從

2

애욕 때문에 근심이 생기고
애욕 때문에 두려움이 생기니
만일 조금도 애욕이 없으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리.
029_0782_c_09L愛欲生憂
愛欲生畏
無所愛欲
何憂何畏

“애욕 때문에 근심이 생기고”란 무슨 뜻인가?
아내가 죽거나 남에게 빼앗기거나, 혹은 그 남편이 오랜 병을 앓고 있거나 멀리 떠나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애욕 때문에 근심이 생기고”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애욕 때문에 두려움이 생기니”란 무슨 뜻인가?
세도 있는 사람에게 아내를 빼앗기거나, 혹은 남편이 오랜 병을 앓아 목숨이 아침 저녁으로 왔다갔다하거나, 혹은 다른 지방에 가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애욕 때문에 두려움이 생기니”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만일 조금도 애욕 없으면”이란 무슨 뜻인가?
어떠한 이들을 애욕이 없는 이들이라고 하는가? 아나함(阿那含)과 아라한은 근심도 없고 두려움도 없다. 왜냐 하면, 그들은 이미 모든 근심을 떠나 아무런 두려움도 없기 때문이다. 근심과 두려움이 있는 곳은 욕계(欲界)와 색계(色界)인데, 아나함은 욕계의 근심과 두려움이 없고, 아라한은 삼계(三界)의 번뇌가 모두 없어졌기 때문에, 근심하거나 두려워하는 생각이 없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만일 조금도 애욕이 없으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리”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82_c_11L愛欲生憂或遭婦喪爲人所奪或抱久患夫或遠行積久不歸是故說曰愛欲生憂愛欲生畏者爲豪貴見奪其婦或抱久患命在旦夕或適他方是故說曰愛欲生畏無所愛欲者何無所愛欲阿那含阿羅漢者別二人者無憂無畏何以故已離諸憂無所畏難有憂畏者欲界色界阿那含者欲界憂畏盡阿羅漢者三界結使於中不生憂畏想是故說曰無所愛欲何憂何畏

3

좋아하기 때문에 근심이 생기고
좋아하기 때문에 두려움이 생기니
만일 좋아하거나 즐겨 하지 않으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리.
029_0782_c_22L好樂生憂
好樂生畏
無所好樂
何憂何畏
029_0783_a_01L
“좋아하기 때문에 근심이 생기고”란 무슨 뜻인가?
연주를 좋아하는 사람이 5욕(欲)을 스스로 즐기다가 왕의 시기를 받아서 왕이 그 악기를 빼앗으려 하면 그는 그것 때문에 근심이 생기며, 혹은 왕이 멀리 다른 지방으로 보내더라도 근심이 생긴다. 혹은 오랜 병을 앓아서 병석에 누워 있으면서 눈이 어두워지거나 목숨을 잃게 될까봐 걱정하여도 거기서 근심과 두려움이 생긴다. 이것은 그 악기 때문에 몸을 잃게 되는 경우이다.
혹 어떤 왕은 나라를 망치고 왕위에서 쫓겨나서 일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옛날에 호화롭게 지내던 일을 생각하면서 근심하고 한탄하다가 결국 병을 얻고 만다. 혹은 오랜 원수가 그 목숨을 해치려고 밤낮으로 기회를 엿보아도 걱정과 고민이 생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좋아하기 때문에 근심이 생기고, 좋아하기 때문에 두려움이 생기니”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만일 좋아하거나 즐겨 하지 않으면”이란 무슨 뜻인가?
저 아나함이나 아라한이 5락(樂)을 버리고 법의 즐거움을 스스로 즐기는 것과 같은 것이다.
비유하자면 난타(難陀)가 부처님께, “저는 제 처(妻)인 손타리(孫陀利)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즐거운 일이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렸을 때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게송과 같은 것이다.
029_0783_a_01L好樂生憂者作倡伎樂五欲自娛王所嫌欲奪樂器緣此起憂或爲王所使遠適他方於中生憂或抱久病纏緜著褥於中失明恐喪命根便生畏懼緣此樂器以致喪身或有王者種亡國失位事不由己憶本豪貴所遊戲處便生愁憂遂致篤疾或爲宿讎欲害其命晝夜伺捕復於其中生憂惱想是故說曰好樂生憂好樂生畏也云何無所好樂者阿那含阿羅漢捨諸五樂以法樂自娛猶如難陁前白佛言不睹我孫陁利意終不樂世尊告難陁曰

채워짐이 없는데 무슨 만족이 있으며
만족이 없는데 무슨 즐거움이 있으랴.
즐거움이 없는데 무슨 사랑이 있으며
사랑 없는데 무슨 즐거움이 있으랴.
029_0783_a_14L無厭有何足
不足有何樂
無樂有何愛
無愛有何樂

너는 지금 네 멋대로인데도
어떠한 만족도 없고
마음은 언제나 불처럼 타오르니
어느 때에 그치겠는가.
029_0783_a_16L汝今放意
無有厭足
志常熾盛
何時當息
029_0783_b_01L
“그러므로 네가 지금 몸의 더러움을 생각하고 관찰하면, 스스로 깨달아서 마음속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네가 지금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그 몸의 더러움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음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불꽃처럼 일어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난타여, 참고 견디며 부지런히 노력하되, 일심으로 그 오로(惡露)의 더러움을 생각해야 한다. 왜냐 하면 사람의 몸은 얻기도 어렵고, 현성을 만나기도 어려우며, 모든 감관이 완전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세상에 나오시는 모든 부처님을 만나 뵙기도 역시 어려우니, 마치 우담발화(優曇鉢華)가 모처럼 피는 것처럼, 바른 법을 들으려 하여도 역시 만나기 어렵다. 함이 없으며 언제나 즐겁고 편안한 피안(彼岸)에 이르게 되는 것은, 모두 바른 법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난타여, 스스로 삼가고 바른 법을 생각하며, 이 몸이 더럽다는 생각을 일으키면, 저 열반의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좋아하기 때문에 근심이 생기고, 좋아하기 때문에 두려움이 생기니, 만일 좋아하거나 즐겨 하지 않으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리”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029_0783_a_18L是故汝今思惟內觀不淨之想便當自悟意中得解汝今所以不得解者斯由不思惟想故以不思惟婬怒癡熾盛是故難陁忍精懃一意思惟惡露不淨何以故求人身難與賢聖相値亦復難得諸根不缺亦復難遇諸佛興出亦不可遇如優曇鉢華時時乃現欲聞正法亦不可値休息無爲常樂安寧皆由正法得至彼岸是故難陁念自謹愼思惟正法興不淨想便當得至處無爲境是故說曰好樂生憂好樂生畏無所好樂何憂何畏佛復頌曰

먼저는 달다가 뒤에는 쓴 과일처럼
음욕도 분노도 이와 같아서
뒤에는 괴로움의 과보를 받으며
무수히 긴 겁(劫)을 지내게 되리.
029_0783_b_08L菓先甜後苦
婬怒亦如斯
後受苦痛報
經歷無數劫

어리석은 사람은 고통받으며
언제나 타오르는 불길에 자신을 태우니
갈고리에 굴복하는 코끼리처럼
결국 옥졸(獄卒)에게 끌려가리라.
029_0783_b_10L愚者受燒煮
恒在盛火焰
爲獄伺所執
如鉤制伏象

옛날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괴로움[苦陰]에 대해 말씀하셨다.
경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애욕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저희들끼리 자랑하기를, ‘구담(瞿曇) 사문과 바라문들은 항상 미연에 방지하고 장래를 걱정하여서 애욕은 더럽고 부정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아름다운 형상에 취하여 5욕(欲)을 스스로 즐기는 것보다는 못하다. 곱고 부드러운 촉감이 있으니 또한 즐거우니,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만일 중생들이 굳이 그 법에 집착하여 선하지 않은 행을 짓게 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 지옥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깨달아 뉘우치면서 스스로 책망할 것이다.
‘우리들은 사람으로 나서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애욕은 더럽고 부정한 행이라고 한 말을 믿지 않고 더러운 음욕을 행했다. 이로 말미암아 한량없는 고통을 받고 있으며 벗어나려고 하지만 기약이 없다. 스스로 지은 죄를 누구에게 원망하고 하소연하겠는가?’”
029_0783_b_11L昔佛與諸弟子說苦陰契經云著欲之人自共歎說沙門瞿曇婆羅門自談說豫防未然慮將來欲穢污不不如我等意染妙色五欲自娛細滑更樂有何可失若有衆生固猗此法造不善行身壞命終入地獄中生地獄方自覺悟共相悔責我等爲人不信沙門婆羅門語云欲穢污不淨之行由此婬穢受無量苦求出無己身自造向誰怨訴
029_0783_c_01L그러므로 “먼저는 달다가 뒤에는 쓴 과일처럼”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마치 어떤 과일은 입에 넣으면 달고 맛이 있어서 당장에는 기분이 좋다가도 뒤에는 병이 생기는 것과 같은 것이다.
곧 비유를 들어서 지혜로운 사람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혹 어떤 지혜로운 사람은 권하고 격려하여서 성취하며, 어떤 지혜로운 사람은 꾸짖고 만류하여서 그만두며, 어떤 지혜로운 사람은 상대방의 뜻을 살펴서 교화받으며, 어떤 지혜로운 사람은 차츰 권유를 받고 정진하여서 제도받고, 어떤 지혜로운 사람은 멀리 다니면서 세상 풍속을 관찰하고 스스로 깨닫는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자유로이 중생들의 집착에 대해 관찰하신 다음, ‘무엇으로 치료할까?’라고 생각하시고는 곧 그 약을 주신다. 중생들은 차츰 그 마음이 열려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그 허물을 부끄러워하게 되니, 점차 온갖 속박이 다하고 번뇌로 물든 마음이 해탈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연후에 비로소 음욕이 병이 되는 것과 “먼저는 달다가 뒤에는 쓰다”는 것을 알게 된다.
029_0783_b_21L是故說曰先甜後苦猶如有菓入口甘美當時悅意後必患生卽說譬喩悅解智者或有智人由勸勵成就或有智人呵制禁止或有智人觀其志趣而得受或有智人漸誘勸進而得度者有智人遠遊觀俗意自悟者世尊觀察隨意所染以何療治卽投其藥生漸漸意得開悟承如來教羞意愆漸盡諸結有漏心得解脫然後乃知婬欲之爲病先甘而後苦也

4

단단한 쇠ㆍ구리ㆍ주석으로 만든
이러한 감옥은 견고한 것이 아니니
저 형상에 취하여 빠져 있는
감옥이야말로 가장 견고한 것이다.
029_0783_c_08L堅材鐵銅錫
此牢不爲固
好染著彼色
此牢最爲固

옛날 어떤 사람이 죄를 지어서 쇠로 만든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는 몰래 어떤 방도를 써서 그 죄를 면하고자 하였다. 세도 있는 사람에게 의지하기도 하고 재물을 쓰기도 하였으며, 혹은 친족들에게 의지하기도 하여 죄를 면하게 되었다.
그러나 애욕의 견고한 속박은 범부로서는 풀 수 없는 것이다. 오직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지혜의 불꽃으로써 산과 들의 우거진 덤불을 태우고, 날카로운 지혜의 칼로써 7사(使)의 근본 번뇌를 끊어야 비로소 해탈할 수 있는 것이다.
옛날 어떤 사람이 죄를 지어 갇히게 되었는데, 우연히 여러 스님들이 설법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는 관리의 허락을 얻어서 잠시 그 설법을 들으러 갔다.
029_0783_c_10L昔有人遇事閉在鐵牢竊作方宜以自免罪或依豪强或用財貨或依姓用免其愆欲愛牢縛非凡夫所能唯有諸佛出世以智慧之赫焰燔山野之結叢以刃利劍割斷七使原本然後乃得解脫昔有一人遇事被繫會遇衆僧在講說法罪人求吏暫詣講聽法
029_0784_a_01L마침 어떤 비구가 고요한 한밤중에 경을 외우고 있었다.
“늙음에 속박되고 생(生)에 속박되고 병에 속박되고 죽음에 속박되니, 이승이나 저승에서도 언제나 속박된다.”
이때에 그의 친족들이 왕에게 용서를 청하여 그는 죄를 면하게 되었다. 그래서 친족과 친지와 벗들이 그의 집으로 가서 모두 축하해 주었다.
“네가 감옥에서 나왔다는 말을 들으니, 매우 기쁘다.”
그가 말하였다.
“당신들은 왜 나를 현혹하십니까? 나는, 어젯밤에 어떤 비구가 경전 외우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지금 내가 당하는 속박은 왕의 속박보다 더 중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물었다.
“너는 풀려났는데도 정신에 이상이 있구나.”
029_0783_c_18L値一比丘夜半寂靜誦經爲老所縛爲生所縛爲病所縛爲死所縛今世後世所縛時人宗族求王脫過卽得免罪時諸五親知識朋友至罪人家共相慶賀聞汝得出甚用慶賀其人報曰汝等何爲見誑如我昨暮聞比丘誦經我所被繫甚過王者衆人問曰汝雖得出故復荒錯耶
그는 대답하였다.
“나는 정신이 나간 것이 아닙니다. 다만 당신들이 잘못본 것뿐입니다. 내가 지금 받고 있는 속박은 왕이라도 풀 수 없는 것입니다. 친족으로서 참으로 나를 아낀다면, 출가하여 도를 닦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친족들은 타이르고 충고하며 만류하였다.
“너는 부모와 종친과 남녀 자식이 다 있는데, 왜 그것을 버리고 구차히 도를 탐하느냐?”
그는 대답하였다.
“나는 앞서 기어코 출가하여 도를 닦으리라고 서원을 세웠습니다.”
친족들은 거듭 만류하여 집에 있게 하였다.
이레가 지나자, 그는 피로가 풀리고 기운이 회복되었다. 그는 집을 나갔다가 다시 어떤 도인이 고요히 다음과 같은 게송을 외우는 소리를 들었다.
029_0784_a_03L其人報曰我不荒錯但諸君自誤耳我所被縛非王者所解也汝等諸親設見愛我者願聽出家得在道諸親勸諌爲說留難父母宗親男女成就何由捐捨茍貪爲道其人報我先誓願要出家學諸親重求且停住止復經七日竝解疲勞還服氣其人出門復遇道人靜寂誦習說斯偈

단단한 쇠ㆍ구리ㆍ주석으로 만든
이러한 감옥은 견고한 것이 아니니
저 형상에 취하여 빠져 있는
감옥이야말로 가장 견고한 것이다.
029_0784_a_11L堅材鐵銅錫
此牢不爲固
好染著彼色
此牢最爲固

그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친족들에게 말하였다.
“마음을 굳혔으니 집에 있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출가하여 위없는 범행을 닦게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친족들은 출가하여 도를 닦는 것을 허락하였다. 그는 밤낮으로 쉬지 않고 정진하여 아라한의 도를 얻었으며, 속박과 집착을 영원히 떠나서 다시는 생사에 헤매지 않았다.
029_0784_a_13L復還入屋語諸五親我意志趣不樂在家願聽出學修無上梵行諸五親卽聽出學進修其行晝夜不息阿羅漢果永離縛著不復流轉生死

5

속박 가운데 가장 견고한 것은
유실(流室)이니 풀어 주어도 헤어나기 어렵다.
이것을 끊는 것이 중요하건만
애욕을 끊으려고 하지 않는다.
029_0784_a_17L縛中牢固者
流室緩難解
能斷此爲要
不觀斷欲愛
029_0784_b_01L
“속박 가운데 가장 견고한 것”이란 무슨 뜻인가?
은혜와 애정이 다 속박이고 집착이다. 오직 부처님만이 이 세상에 나오셔서 아주 견고하여 부수기 어려운 금강심(金剛心)을 지니시며, 온갖 덕의 영락으로 장엄하시고, 모든 악을 버려서 죄의 인연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능히 모든 악을 끊으신다. 그러므로 “속박 가운데 가장 견고한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유실(流室)이니 풀어 주어도 헤어나기 어렵다”란 무슨 뜻인가?
유(流)란, 3계(界)와 3유(有)와 4생(生)과 5취(趣)를 떠도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이제 너희들에게 비유로 말하리라.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스스로 알게 된다.
029_0784_a_19L縛中牢固者恩愛戀著皆是縛著有諸佛興出執金剛心牢固難沮壞衆德自纓絡捐棄諸惡不興罪緣能斷諸惡是故名曰縛中牢固流室緩難解者流者流在界中有中生中趣今當與汝說譬智者以譬喩自解
옛날 어떤 국왕이 은혜를 두루 베풀어서 천하에 큰 사면령(赦免令)을 내렸다. 그래서 감옥에 갇혀 있는 죄인들을 모두 석방하였다. 그런데 그 가운데 어떤 중생은 속박을 싫어하고 감옥을 견디지 못하여서 항상 마음을 먼 곳에 두고 빨리 감옥을 떠나려고 하여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중생은 감옥에 있는 것을 매우 좋아하였는데, 죄인들의 괴로워하는 소리가 듣기 좋아서 감옥에 있으면서 떠나려 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유실(流室)이니 풀어 주어도 헤어나기 어렵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84_b_02L昔有國王恩惠普潤大赦天下諸在牢獄重繫者皆悉放出其中生類患縛著不堪牢獄志常遠離速出離心不願住復有生類樂在獄中意戀慕樂聞苦惱之音卽住獄中不肯去離是故說曰流室緩難解
이른바 풀어 주는 것이란, 죄를 사면하여 은혜를 베푸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오직 과거에 선을 쌓고 온갖 공덕을 지었어야 그것을 끊을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끊는 것이 중요하건만’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니, 형제도 집안 일도 친척들도 돌아보지 않아야 한다.
“애욕을 끊으려고 하지 않는다”란 무슨 뜻인가?
애욕을 남김없이 영원히 끊어 버리고 세상의 8사(事)1)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맹세를 해야 한다.
두 가지란, 첫 번째는 지혜를 얻겠다는 맹세이고, 두 번째는 번뇌를 없애겠다는 맹세이다. 곧 이 두 가지로써 중생을 제도하겠다고 맹세하는 것이다.
029_0784_b_08L所以緩者遭赦被恩而不肯離昔所積善作諸功德乃能斷之故言能斷此爲不顧慕兄弟家業宗親不觀斷欲欲愛已斷永無遺餘度世八事以二盟誓何謂爲二一者智誓二爲盡以此二誓誓度衆生

6

세상의 온갖 묘한 색(色)
그것을 탐욕이라 하지 않는다.
세상의 탐욕은 오래 전부터 있었으니
오직 현인이라야 그것을 안다.
029_0784_b_14L世容衆妙色
此不名爲欲
世欲久存世
唯賢能覺知

옛날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비구들이 자기들끼리 말하였다.
“우리는 여러 스님들과 같이 공양하는 것을 버리고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나가서 걸식을 하자. 왜냐 하면 걸식을 하는 비구들은 사람들을 구경하며 눈으로는 지극히 아름다운 색을 보고, 귀로는 아주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며, 코로는 지극히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몸으로는 아주 곱고 부드러운 촉감을 가까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티없이 맑고 고요한 천이(天耳)로써 모든 비구들이 서로 세상 영화를 그리워하며 집착하는 것을 들으셨다. 곧 사람을 보내어서 그들을 보회강당에 모이게 하였다.
029_0784_b_16L昔佛在世諸比丘自相謂言我等宜可捨衆僧食在人閒乞求所以然者諸乞求比丘者遊觀人閒便得睹見極妙之色耳聞極妙之音鼻嗅極妙之香身近極妙細滑爾時世尊以天耳淸淨寂寞無塵垢聞諸比丘自相謂言各生戀慕染著世榮爾時世尊卽遣信喚集普會講堂
029_0784_c_01L비구들이 모두 강당에 모이자,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비구들이여, 나는 일찍이 너희들에게 걸식에 대하여 말한 적이 있다. 비구들이 세상 사람들 사는 곳에 있게 되면, 눈으로는 지극히 아름다운 색을 보고, 귀로는 아주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며, 코로는 아주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몸으로는 아주 곱고 부드러운 촉감을 가까이할 수 있다.
비구들이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마음은 가벼이 떠도는 것이다. 그런데 너희들이 색(色)ㆍ소리[聲]ㆍ냄새[香]ㆍ맛[味]ㆍ촉감[細滑]ㆍ법(法)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마치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다시 기름을 부어서 더욱 세차게 타오르게 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너희들은 더욱 색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ㆍ법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029_0784_c_01L諸比丘卽集講堂佛告諸比丘云何比丘我曾與汝說諸乞食比丘遊在人閒便得睹極妙之色耳聞極妙之音鼻嗅極妙之香身近極妙細滑云何比丘心爲輕飄汝等方念色聲香味細滑之法猶如熾火焰極隆盛復以脂酥而益之倍復增益汝等倍益色聲香味細滑之法
비구들은 스스로 계율을 지키되, 밖에 나가 걸식할 때에는 항상 마음으로 걱정해야 한다. 곧 ‘남의 보시를 어떻게 쉽게 받을 수 있겠는가? 여러 시주자
[檀越]들을 사방으로 분주히 쫓아다니면서 마음과 생각을 괴롭혀서야 비로소 재물을 얻게 되므로, 이 보시는 다음 생에 내가 받을 보시를 줄이는 것이다. 나는 지금 덕이 적으므로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할까 두렵다’고 생각하여야 한다.
또한 저 시주자가 보시할 때를 관(觀)하여서 마음속으로 보시를 받고 싶더라도 받고 싶지 않은 것처럼 생각하고, 자기 몸을 관찰하여 큰 병을 앓는 것처럼 생각하여 그 보시하는 물건이 약이라 생각하며, 텅 비고 고요한 곳을 생각할 때에는 죽음을 당한 것처럼 생각하고, 항상 생각을 잡아매어 모든 선의 근본을 닦으며, 여자들을 볼 때에는 무덤처럼 생각하라. 이런 사람은 세상에 나가 걸식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색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ㆍ법을 탐하고 거기에 집착하면서 도에 의지하는 척하는 자가 있다면 그를 큰 도적이라고 할 것이다.”
029_0784_c_09L諸有比丘能自禁制在外乞求心恒懷懼受他信施爲可易不諸檀越奔趣四方勞情役思乃得財信有後世減割布施我今尟德恐不消化觀彼檀越當施之時意欲受信施如不欲受想自觀己身如抱重病想施物如藥想念空閑處如遭死亡想意常繫念修諸善本觀諸婦女如塚墓想如是比類人閒乞求諸有貪著色聲香味細滑法依猗道者是謂大賊
029_0785_a_01L그때에 사리불(舍利弗) 존자가 대 구치라(拘絺羅)에게 물었다.
“어떻습니까? 구치라여, 눈이 색이라는 관념을 만듭니까, 색이 눈이라는 관념을 만듭니까? 귀ㆍ코ㆍ혀ㆍ몸 등과 촉감ㆍ법 등에 있어서 법이 의지라는 관념을 만듭니까, 혹은 의지가 법이라는 관념을 만듭니까?”
구치라가 사리불에게 대답하였다.
“눈이 색이라는 관념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색이 눈이라는 관념을 만드는 것도 아닙니다. 귀ㆍ코ㆍ혀ㆍ몸ㆍ의지와 그 인식 대상인 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ㆍ법에 있어서, 의지가 법이라는 관념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법이 의지라는 관념을 만드는 것도 아닙니다. 이른바 관념[相]이란, 탐욕이 스스로 작용하여 된 것으로 이를 관념이라고 합니다.
다시 비유를 들면, 자연히 알 수 있습니다. 흰 소와 검은 소를 한곳에 매어 두거나 혹은 멍에에 나란히 매어 두었을 때에, 혹 어떤 사람이 흰 소를 검은 소에 매었다거나 혹은 검은 소를 흰 소에 매었다고 말한다면, 어떻습니까? 사리불이여, 그것을 바른 말이라고 하겠습니까?”
029_0784_c_19L時尊者舍利弗問摩訶拘絺羅曰云何拘絺羅眼爲色相色爲眼耳鼻舌身細滑法法爲意相意爲法相時摩訶拘絺羅報舍利弗曰非色相色非眼相耳鼻舌身意意非法相法非意相所謂相者貪欲自用是謂與相復引喩自解猶如白牛黑牛同繫一處或同一軛與縛繫相應云何舍利弗頗有人說白牛繫黑牛黑牛繫白牛爲平等繫不
“아닙니다.”
“사리불이여, 그것은 흰 소를 검은 소에 맨 것도 아니고, 검은 소를 흰 소에 맨 것도 아닙니다. 이른바 매었다는 것은 새끼줄이나 고삐나 혹은 멍에이니, 그것을 매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사리불이여, 눈이 색이라는 관념을 만든 것도 아니고, 색이 눈이라는 관념을 만든 것도 아닙니다. 귀ㆍ코ㆍ혀ㆍ몸ㆍ의지에 있어서도 의지가 법이라는 관념을 만든 것이 아니고, 법이 의지라는 관념을 만든 것도 아닙니다. 이러한 가운데 탐욕이 작용하여 일어난 것을 관념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세상의 온갖 묘한 색(色), 그것을 탐욕이라 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85_a_05L對曰非也舍利弗非白牛繫黑牛非黑牛繫白所謂縛者或索或靷或軛是謂縛如是舍利弗眼非色相色非眼相耳鼻舌身意意非法相法非意相中生貪欲自用者是謂爲相是故說世容衆妙色此不名爲欲也

7

사람의 욕심은 덧없는 것이지만
그 욕심의 속박은 항상 있으니
그것을 끊으면 생존을 받지 않고
다른 세계에 몸을 받지 않는다.
029_0785_a_11L人閒欲無常
內欲縛是常
此滅不受有
餘趣不受生

“사람의 욕심은 덧없는 것이지만”이란 무슨 뜻인가?
욕심이란, 덧없는 것으로서 쇠퇴하여 없어지는 법이며, 변하여 머무르지 않기에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의 욕심이란, 오래 지속되지 않아서 혹은 망하거나 잃기도 하며, 혹은 남에게 빼앗기기도 한다. 이렇게 덧없으므로 오랫동안 지닐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 욕심은 깊고 강하여서 정신을 번뇌로 물들이므로, 마음은 재앙의 으뜸이 되어 그 화를 몸과 입에까지 미치게 한다. 그러므로 “그 욕심의 속박은 항상 있으니”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혹은 세도 있는 사람의 눈에 띄어서 죽는 경우도 있으니, 이와 같은 욕심은 억누르거나 금하기가 어렵고, 자신의 힘으로 붙들 수도 없다. 그러니 다시는 다른 세계에 나지 말고, 이 생(生)이나 다음 생에 나기도 원하지 말라. 그러므로 “세상의 탐욕은 오래 전부터 있었으니, 오직 현인이라야 그것을 안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85_a_13L人閒欲無常者欲是無常爲衰耗法變易不停不可恃怙人閒欲者不久停住或亡或失或爲人所奪是故非常不可久保內欲深固與神相染爲禍首殃及身口是故說曰內欲縛是常或爲豪强伺命所害如是欲者難制難禁不可以己力留住不更趣諸有亦不願生世後世是故說曰欲久存世唯賢能覺知

8

욕심이 번뇌 없는 행(行)을 내면
원(願)으로 언제나 충만하며
욕심에 그 마음이 속박되지 않으면
구경(究竟)의 경지로 나아가게 된다.
029_0785_a_22L欲生無漏行
意願常充滿
於欲心不縛
上流一究竟
029_0785_b_01L
“욕심이 번뇌 없는 행을 내면”이란 무슨 뜻인가?
욕심에는 선한 것도 있고 선하지 않은 것도 있으며, 선한 욕심에도 번뇌가 있는 것이 있고 번뇌가 없는 것이 있다. 번뇌가 없는 욕심이란, 모든 욕망이 없어진 것이므로, 여기서는 번뇌를 말하지 않는다.
“원(願)으로 언제나 충만하며”란 무슨 뜻인가? 모든 선법(善法)이 몸 속에 가득 차 있다는 말이다.
“욕심에 그 마음이 속박되지 않으면”이란 무슨 뜻인가?
마음이 저 번뇌에 물들지 않고 또 더럽혀지지 않은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욕심에 그 마음이 속박되지 않으면”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구경(究竟)의 경지로 나아가게 된다”란 무슨 뜻인가?
그것은 바로 아나함(阿那含)을 뜻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아나함(阿那含)의 과(果)를 말하고 5하분결(下分結)2)을 말하며 또 애욕의 단절을 말하기 때문에, 그러므로 “구경(究竟)의 경지로 나아가게 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85_b_01L欲生無漏行者欲亦是善亦是不善善者或是有漏或是無漏無漏欲者滅一切愛此中不說有漏意願常充滿者一切諸善之法普充滿體中欲心不縛者心於彼心不染著亦無所污是故說曰於欲心不縛上流一究竟者卽阿那含是所以然者因說阿那含果因說五下分結因說斷欲此亦復說上流一究竟

9

지혜로운 사람은 단계를 뛰어넘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점차 나아가니
마치 솜씨 좋은 장인이 차츰차츰 때를 벗겨
온갖 더러움을 깨끗이 없애는 것과 같다.
029_0785_b_10L智者不越次
漸漸以微微
巧匠漸刈垢
淨除諸穢污

“지혜로운 사람은 단계를 뛰어넘지 않고”란 무슨 뜻인가?
지혜로운 사람은 옛 것을 널리 보고 지금 것을 밝게 알아서 그 시비를 분별하며, 지혜가 줄어들지 않고, 타고난 성질이 게으르지 않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단계를 뛰어넘지 않고”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조금씩 조금씩 점차 나아가니”란 무슨 뜻인가?
날마다 차츰차츰 나아가 중도에서 쉬지 않는다는 뜻이다.
마치 솜씨 좋은 장인이 묵은 때를 벗길 때, 여러 날이 걸려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처럼, 사람이 마음의 때를 버리는 것도 역시 이와 같으므로, 모든 천인(天人)들과 아수륜(阿須倫)이나 진타라(眞陀羅)나 마휴륵(摩休勒) 등의 칭찬을 받는 것이다.
029_0785_b_12L智者不越次者博古明今分別是非於慧無減損受性不懈怠是故說曰智者不越次也漸漸以微者漸漸日進勿懷中息猶如巧匠除刈重垢積日乃成人去心垢亦復如是爲諸天阿須倫眞陁羅摩休勒等所見稱譽

10

마치 수레를 만드는 솜씨 좋은 장인이
낡은 수레를 잘 수리하는 것처럼
욕심이 생길 때마다 그것을 없애면
나중에 영원한 안락을 얻으리.
029_0785_b_18L猶如車巧匠
善能修治樸
隨欲能滅欲
後必受永康
029_0785_c_01L
마치 저 솜씨 좋은 장인이, 낡은 수레를 잘 수리하고 장식하게 되면, 무거운 짐을 싣고 멀리 가더라도 조금도 상하지 않는 것처럼, 또한 두 가지 이익이 있다. 두 가지란, 첫 번째는 좋은 이름이 널리 퍼지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재물을 얻는 것이다. 저 훌륭한 비구도 이와 같아서 오직 욕심을 버림으로써 두 가지 칭찬을 받는다. 즉, 그 명성이 널리 퍼져서 모든 천인들의 칭찬을 받으며, 현세(現世)에서는 한량없는 즐거움을 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029_0785_b_20L猶如彼巧匠者觀彼朽車嚴治修飾遠致重載無所缺損便成二義云何爲二一爲名譽遠布二爲得其財貨彼巧比丘亦復如是唯捨於欲便得二稱名聲遠布諸天所譽於現法中受無量樂是故說曰

마치 수레를 만드는 솜씨 좋은 장인이
낡은 수레를 잘 수리하는 것처럼
욕심이 생길 때마다 그것을 없애면
나중에 영원한 안락을 얻으리.
029_0785_c_03L猶如車巧匠
善能修治樸
隨欲能滅欲
後必受永康

그때에 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물러갔다.
029_0785_c_05L時諸衆會聞佛所說歡喜而去

11

일체의 즐거움을 받으려면
모든 애욕을 버려야 한다.
모든 애욕을 버린 뒤에는
영원히 끝없는 즐거움을 누린다.
029_0785_c_06L欲受一切樂
當捨諸愛欲
已捨諸愛欲
永受無窮樂

만일 어떤 중생이 일체의 즐거움을 받고자 한다면, 4지(支)와 5지(支)의 선정(禪定)3)의 즐거움과 신통을 행하는 즐거움과 도로써 생사를 벗어나는 즐거움을 생각하여야 한다. 그는 마땅히 생각하여서 일체의 욕심을 버리고 그 욕심을 버린 뒤에는, 몇 배의 공덕을 얻으며 끝없는 즐거움을 누린다. 유희의 즐거움과 온갖 복업(福業)의 즐거움을 누릴 뿐만 아니라, 현세에서는 세속의 재물이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옛날 외도(外道)의 도를 닦는 이들이 제각기 말하였다.
“둘이 둘로써 모여 합해지면, 그들은 곧 깨끗해져서 이내 해탈을 얻고 또 생사에서도 벗어난다.”
또 어떤 이는 말하였다.
“애욕은 아름답고 애욕은 깨끗하다. 그러므로 서로 즐겨라. 애욕에는 만족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그런 삿된 소견을 버리게 하기 위하여 “욕심이 생길 때마다 그것을 없애면, 나중에 영원한 안락을 얻으리”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85_c_08L若有衆生欲受一切樂者當念四支五支禪樂行神通樂道出要樂彼人當念捨一切欲已捨諸欲倍獲功德受樂無窮得遊戲樂遇諸福業樂現法中俗財無乏昔外道異學各作是說二二合會者彼卽淸淨尋得解脫亦得出要復有說者欲妙欲淨與欲共相娛樂欲無厭足欲除彼狐疑故是故說曰隨欲能滅欲後必受永康

12

애욕을 생각하여 싫어하지 않으면
어떻게 선정을 닦을 수 있으랴.
뉘우치며 그 행의 근본을 깊이 찾고
지혜로써 다스리면 이내 그치리.
029_0785_c_18L不念欲有厭
豈能修禪定
變悔尋行本
智慧療乃止
029_0786_a_01L
만일 중생이 애욕을 생각하여 버리지 못하고 마음에 품고 있으면, 결국 번뇌가 생긴다.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큰 불구덩이로 가까이 갈수록 더 뜨거워지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그 열기를 피하려면 묘한 방편을 구하여서 불을 꺼야 할 것이다. 사람도 역시 이와 같아서 끝내 애욕을 생각하지 않으면 애욕은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마치 어떤 독약은 사람의 얼굴빛을 아름답게 만들고, 향기롭고 맛있으며 또 달지만, 사람이 병에 걸려서 그 약을 먹게 되면, 목구멍을 통해 뱃속에 들어간 지 오래지 않아 목숨을 잃는 것과 같다. 탐욕도 이와 같아서 당장에는 기분이 좋지만, 법답지 않게 음행을 행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떨어진다.
이제 비유로써 이끌리라.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로 말하면 스스로 이해한다.
029_0785_c_20L若有衆生念欲不去心懷遂生塵垢猶如有人近大火坑遂近遂熱欲避其熱當求巧便求滅彼火人亦如是遂不念欲欲自然滅猶如毒藥顏色成就香美且甘若人遇病而服此藥咽喉通利入腹未久卽喪命根貪欲亦如是當時悅意非法行欲身壞命終入地獄中今當引喩智者以譬喩自解
옛날 염부리(閻浮利) 땅에 정생왕(頂生王)이라는 왕이 세상에 나와서 14억 년을 살았다.
어느 때 그는 사방으로 돌아다니다가 도리천(忉利天)에 이르렀는데, 36 명의 제석(帝釋)이 목숨을 마쳤기 때문에 그 천궁(天宮)에 머물렀다. 그는 거기서 오랫동안 지내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수명은 천인들의 수명보다 길기 때문에 내 눈으로 36명의 제석이 모두 목숨을 마치는 것을 보았다. 지금 이 석제환인(釋提桓因)을 죽이고, 여기서 바로 네 천하의 왕이 되어 인간과 천상을 통치하면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는 이러한 생각을 하였기 때문에 곧 신통을 잃고, 세간으로 떨어져서 염부리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는 그곳에서 큰 병을 앓으면서 온갖 고통을 받았다.
그때에 대신들이 그에게 물었다.
“대왕께서는 지금 중병을 앓고 계시기 때문에 언제 세상을 떠나실지 모릅니다. 만일 백성들이 와서 ‘정생왕께서 임종하실 때에 어떤 말씀이 있으셨습니까?’라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029_0786_a_06L昔閻浮利地有頂生王出現於壽十四億時頂生王四方遊觀忉利天三十六釋取命終故住彼天時彼人王經歷久遠心作是念今壽命過於天壽躬自眼見三十六釋盡取命終我今宜可殺釋提桓因卽於此治遙王四天下領人天王不樂也以生此念便失神足還墮世閒住閻浮利患身疼痛受諸苦惱王大臣問訊王曰王今患重或就後若有人民來見問者頂生王臨欲終時有何言教
029_0786_b_01L정생왕은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만일 누가 와서 묻거든, 그대들은, ‘정생왕이란 자는, 5욕(欲)에 탐착하여 7보에도 만족할 줄 몰랐으며, 천 명의 왕자를 두었어도 만족하지 않았고, 네 천하를 거느렸어도 만족할 줄 모르다가 목숨을 마쳤다. 정생왕이란 자는, 이레 낮과 이레 밤으로 하늘에서 7보가 내려와 그 궁전에 빗물처럼 내릴 때에도 만족할 줄 모르다가 목숨을 마쳤다. 정생왕이란 자는, 사방으로 돌아다니다가 도리천에 머물면서 석제환인을 죽이려는 마음을 내었기에 목숨을 마쳤다’고 대답하라.”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86_a_17L時頂生王告諸大臣若有人民來問卿等當以此語報生王者貪著五欲七寶無厭足頂生王者生千子無厭足頂生王者領四天下無厭足而取命終頂生王者日七夜於宮殿上雨七寶而無厭足而取命終頂生王者遊觀至忉利天興意欲害釋提桓因而取命終故說曰

애욕을 생각하여 싫어하지 않으면
어떻게 선정을 닦을 수 있으랴.
뉘우치며 그 행의 근본을 깊이 찾고
지혜로써 다스리면 이내 그치리.
029_0786_b_02L不念欲有厭
豈能修禪定
變悔尋行本
智慧療乃止

그때에 대중들은 애욕을 여의어서 탐착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모두 위없는 바르고 진실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029_0786_b_04L爾時諸來會者皆離愛欲無貪著心皆發無上正眞道意

13

지혜가 넘치는 자는
다시는 애욕을 바라보지 않는다.
사람이 지혜로 넘치면
애욕이 그 자취를 쫓지 않는다.
029_0786_b_06L智慧厭足者
不復觀欲愛
人以智慧厭
不隨愛蹤迹

“지혜가 넘치는 자[智慧厭足者]”란 무슨 뜻인가?
무엇 때문에 지혜가 넘치는 자라고 하는가?
그는 모든 부처님과 한곳에 머물며, 진인(眞人)인 아라한과 더불어 깨끗하지 못한 행을 관찰하고는 싫어하는 마음을 내어서 온갖 근심과 괴로움을 없애고, 그 괴로움의 근본을 알기 때문이다. 모든 부처님께서는 지혜로 사유하신다. 그러므로 “지혜가 넘치는 자”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다시는 애욕을 바라보지 않는다”란 무슨 뜻인가?
애욕이라는 실체를 알고 가까이하지 않으며, 일찍이 애착하였던 것도 지금은 이미 멀리 여읜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삼가하여서 애욕에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는다.
그때에 대중들은 이 말을 듣고 애욕은 더럽다는 생각을 내어서, 곧 그 자리에서 총지(摠持)를 얻었다.
029_0786_b_08L智慧厭足者何以故言智慧厭足者與諸世尊共同法室與眞人羅漢觀不淨行起厭患心除諸患苦知苦原諸佛世尊思惟智慧是故說曰慧厭足者不復觀欲愛欲者知其體實而不親近曾所愛著今已遠離者謹愼不染著欲是時衆會聞說此欲興不淨想卽於坐上逮得摠持

14

애욕을 탐하고 집착하여서
법답지 않은 행을 익히는 사람은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목숨은 긴 것이라고 말한다.
029_0786_b_16L人貪著愛欲
習於非法行
不觀死命至
謂命爲久長

옛날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때에 매우 가난한 어떤 남자가 있었다. 그는 가난하여 몹시 궁핍하였기 때문에 온갖 험한 일을 하며 살았는데, 사방으로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한량없는 보물을 얻게 되어서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부모와 친척들과 함께 즐기면서 여러 사람 앞에서 자랑스럽게 말하였다.
“내가 지금 얻은 보물은 그 가치가 수억에 이릅니다. 지금 당장 큰 부잣집 딸과 결혼하겠습니다.”
029_0786_b_18L昔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有一男子居業貧匱多乏財貨躬自困苦勞功役力周遍四方而乃獲寶獲無量從遠歸家與父母五親共相娛樂在大衆中而自誇說吾今獲寶價直數億今當娉娶豪族女
029_0786_c_01L곧 그는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그녀는 한창 꽃다운 나이의 처녀로서 살이 찌지도 않고 여위지도 않았으며, 너무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았으며, 여자의 자태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또한 그 모습이 단정하였으며, 얼굴빛은 복숭아꽃과 같았는데, 다시 향과 꽃과 연지와 분으로 그 몸을 장식하였다. 그들은 날마다 즐겁게 지냈기 때문에 서로 한시도 떨어져 있을 수 없었다. 먹는 음식도 날마다 같은 것이 없었으며, 헤아릴 수 없는 갖가지 짐승을 죽였고, 한껏 방탕해져서 세상에 비할 데가 없었다.
그런데 아내가 우연히 병을 얻어 곧 죽고 말았다. 그는 아내의 죽음을 보고 정신이 혼미해져서 그만 미치광이가 되고 말았다. 그는 거리를 헤매며 원망하고 다녔다.
“어쩌면 이리도 참혹한가, 저 무도한 살인귀가 내 아내의 목숨을 빼앗아 간 것인가, 아니면 종족과 친척들이 질투하는 마음으로 나쁜 뜻을 내어서 내 아내를 빼앗으려 한 것인가, 혹은 저지른 일이 탄로날까 두려워서 몰래 공모하여 내 아내를 함정에 빠뜨렸는가?”
029_0786_c_01L人中盛壯不肥不瘦不白不黑婦女姿態一以備悉旣自端正面如桃華色復以香華脂粉莊嚴其身日共娛樂不能捨離餚饌飮食日日不同殺害衆生不可稱計縱情放恣獨勝無疋會復遇疾卽便命終見婦去世心迷意亂遂致狂顚遊諸街巷稱怨而行一何酷毒殺鬼無道害我婦命亦是諸人宗族五親懷嫉妒心各興斯意欲奪我婦恐事彰露竊共陰謀中陷我婦
이와 같이 그는 그치지 않고 날마다 그 원통한 마음을 호소하였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티없이 맑은 천안(天眼)으로 관찰하셔서 이 남자가 원망하며 거리를 헤매 다니고 마음은 미혹되어서 바르고 진실한 법을 분별하지 못하는 것을 아셨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그 이치를 나타내 보이기 위하여 처음과 끝을 살피셨으며, 미래의 중생들을 위해 큰 광명을 나타내고, 바른 법이 이 세상에 오래 머무르며, 또한 과거 모든 부처님의 신성한 입이 봉인(印封)된 것을 나타내 보이고자 하셨다. 이에 대중들 앞에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029_0786_c_11L如是怨訴日日不止爾時世尊以天眼觀淸淨無瑕穢見此男子怨訴街心意迷惑不識正眞爾時世尊欲現其義尋究本末爲後世衆生示現大明亦使正法久存於世過去如來神口印封而印封之在大衆中而說頌曰

애욕을 탐하고 집착하여서
법답지 않은 행을 익히는 사람은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목숨이 긴 것이라고 말한다.
029_0786_c_18L人貪著愛欲
習於非法行
不觀死命至
謂命爲久長

그때에 대중들은 이 게송을 듣고 모든 번뇌가 다하여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029_0786_c_20L爾時衆會聞說此偈諸塵垢盡得法眼淨

15

어리석은 자는 탐욕에 자신을 속박하고
저 피안(彼岸)을 구하지 않는다.
탐욕은 재물을 사랑하기 때문에
남도 해치고 스스로도 해친다.
029_0786_c_22L愚以貪自縛
不求度彼岸
貪爲財愛故
害人亦自害
029_0787_a_01L
옛날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에 난타(難陀)라는 장자가 있었다. 그는 재물과 보배가 많았는데, 금, 은, 진보(珍寶), 차거(車渠), 마노(馬瑙), 산호(珊瑚), 호박(虎珀) 따위와 코끼리, 말, 수레, 종, 하인들과 의복과 전답이 한량없이 많아서 그 나라에서는 그보다 더한 부자가 없었다.
그는 비록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았지만 아무런 신심이 없었으며, 인색하고 탐욕과 질투가 많았다. 대문은 일곱 겹으로 만들고 거기에 문지기를 세워서 사람들이 집의 한가운데에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또 집의 허공 위로는 쇠그물을 쳤는데, 새들이 날아와 곡식을 쪼아먹을까 걱정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방 벽 밑에는 흰 금니(噤泥)를 발랐는데, 쥐들이 구멍을 뚫고 들어와서 재물을 축낼까 두려워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장자에게도 죽음이 닥쳐 왔다.
029_0787_a_01L昔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有長者名曰難陁饒財多寶金銀珍寶車璖馬瑙珊瑚虎珀象馬車乘奴婢僕使服飾田業不可限量居一國之無有過者雖處榮富無有信心貪妒嫉門閤七重立守門人有人來者不妄得入於中庭虛空上安鐵籠恐有飛鳥食噉穀米四壁牆下以白噤泥恐鼠穿穴傷缺財物然彼長者無常對至
그에게는 전단향(栴檀香)이라는 외아들이 있었다. 그는 아들을 앞에 불러다 놓고 신신당부하였다.
“나는 지금 병으로 결국 죽을 것이다. 내가 죽은 뒤에도 집에 있는 재물과 7보를 함부로 쓰지 말아라. 또 사문이나 바라문들에게도 보시하지 말고 거지에게도 한푼도 주지 말아라. 이 재보는 7대(代)가 먹고 살기에 넉넉할 것이다.”
그는 이렇게 유언한 뒤에 곧 목숨을 마쳤는데, 사위성에 사는 장님인 전다라(栴陀羅)의 아내의 뱃속에 잉태되었다.
029_0787_a_11L唯有一子名栴檀香喚子前勅告子曰吾今患苦必不濟設我無常後所有財寶七珍之具勿妄費耗亦莫施與沙門婆羅門乞丐者莫持一錢施與此諸財寶足七世父母食噉作此教勅已卽取命卽生舍衛城中處盲栴陁婦腹中
아이는 8, 9개월이 지난 뒤에 세상에 나왔으며, 태어날 때부터 장님으로 두 눈이 모두 없었다. 곁의 사람들이 그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들인가, 딸인가?”
어머니는 대답하였다.
“아들입니다.”
그리고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아들이라면 내가 장님이니, 이 아들의 부양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데 곁의 사람들이 말하였다.
“아들을 낳기는 하였지만 두 눈이 모두 장님입니다.”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 너무나 비통하여 슬피 울면서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029_0787_a_17L經八九月出生在外生盲無目左右人問爲生男女耶母報生男自念生男者吾今目冥須兒扶侍供養右報曰雖遇此兒生無兩目母聞此倍增愁憂悲泣說曰

나도 장님인데 아들도 장님이라니
둘 다 양쪽 눈이 없구나.
이런 병신 자식을 낳았으니
근심과 고통만이 더하여라.
029_0787_a_22L子盲吾亦盲
二俱無兩目
遇此衰耗物
益我愁憂苦
029_0787_b_01L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시자 아난을 데리고 기원정사의 문밖을 거니시다가 손을 흔들면서 말씀하셨다.
“아, 큰 재화(災禍)로다, 재화로다.”
그러자 아난이 합장하고 꿇어앉아서 말씀드렸다.
“지금 부처님께서는 ‘큰 재화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슨 연유인지 그 뜻을 듣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혹 사위성에 사는 장자 난타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느냐?”
아난은 말씀드렸다.
“사위성의 그 장자는 오래 전에 죽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장자의 혼이 사위성으로 돌아와서 장님인 전다라의 아내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두 눈이 다 없구나. 그는 옛날에 큰 부자였지만, 지금에 와서 본다면 그것들은 다 어디에 있는가? 그는 코끼리와 말과 7보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았지만, 인색하고 탐욕과 질투가 많아서 보시하기를 꺼렸다. 그러므로 ‘재화로다’라고 한 것이다.”
아난은 부처님께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029_0787_b_01L爾時世尊將侍者阿難在祇洹精舍門外經行奮手而說曰禍災禍災阿難叉手長跪白佛言向者世尊稱言禍災有何因緣願聞其意佛告阿難汝頗聞舍衛城中有長者難陁不耶阿難白佛舍衛城裏曾有長者久以命終世尊告曰此長者神還處舍衛城裏爲盲旃陁婦作子生無兩昔所居業豪富無量今故觀者斯爲所在象馬七珍不可稱計然復慳貪妒嫉禁忌是故說曰禍災阿難白佛而說頌曰

나고 죽는 것은 두려운 것이지만
그것은 환술(幻術)과 같아 진실이 아니다.
이루어진 것은 반드시 없어지니
지혜로운 이로서 그 누가 즐겨 하리.
029_0787_b_13L生死有畏懼
幻化非有眞
有成必有敗
智者誰可樂

이때에 어머니는 아들을 길러서 아들이 나이 8, 9세가 되자 충분히 걸어다닐 수 있게 되었다. 어머니는 지팡이 하나와 밥그릇 한 벌을 주면서 아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지금까지 너를 길러 주어서 이제 걸어다니게 되었다. 이제는 여기 있지 말고 네 힘으로 살아가도록 해라. 나도 눈이 멀었지만 구걸하여 남은 목숨을 연명하겠다.”
그래서 장님인 아이는 집집마다 다니면서 구걸하다가, 이윽고 전단향 장자의 집에 이르자, 문밖에 서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029_0787_b_15L是時盲母養兒年八九歲堪能行來母以杖一枚食器一具而告子曰今養汝堪能行來宜求自活不須住吾亦無目復當乞求以濟餘命盲小兒家家乞求漸至栴檀香長者在門外立而自說曰

몹시 배고프고 지쳤는데
더군다나 두 눈까지 없네.
온갖 괴로움은 그 끝이 없으니
누가 가엾이 여겨 적선하려나.
029_0787_b_21L飢餓切已困
兼復無兩目
衆苦無端緖
誰當愍而施
029_0787_c_01L
문지기는 이 말을 듣고 잔뜩 화가 나서 곧 앞으로 가 그의 손을 잡아채어서 멀리 깊은 구덩이에 던져 버렸다. 그는 왼팔을 다치고 또 머리가 맞아서 깨어졌고. 구걸한 밥은 모두 땅바닥에 흩어졌다. 그런 가운데 어떤 사람이 구덩이에 빠진 아이를 보고는 매우 가엾이 여겨서 그 어머니에게 가서 말하였다.
“당신 아들이 어떤 집 문지기에게 맞아서 매우 고생하고 있는데, 팔과 머리를 다쳐서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는 기기도 하고 지팡이를 짚기도 하면서 아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녀는 아들을 껴안아 무릎에 앉히고는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029_0787_b_23L時守門人聞此語已瞋恚熾盛卽前捉手遠擲深坑尋傷左臂復打頭破所乞飯食盡捐在地其中有人臨坑見甚憐愍傷往語盲母汝子爲守門人所打甚見困苦傷臂破頭痛不可時母聞已匍匐拄杖到盲兒所抱著膝上而說頌曰

네가 지금 무슨 잘못을 하였느냐.
아들아, 빨리 말해 보아라.
그 어떤 사람이 너로 하여금
이런 재앙을 당하게 하였느냐.
029_0787_c_07L汝今有何愆
子今速說之
與誰誰與子
遭此苦戹難

아들은 어머니에게 대답하였다.
029_0787_c_09L子報母曰

어머니, 저는 조금 전 구걸하면서
이 전단 장자의 집에 이르게 되었는데
잠깐 이 문밖에 서 있다가
어떤 나쁜 사람의 손에 맞았습니다.
029_0787_c_10L母我向者乞
至此栴檀家
暫立此門外
便遇惡人手

그때에 마치 부모와 같이 중생을 사랑하고 길러 주시는 부처님께서 큰 자비심을 내어 그를 제도하려고 하셨다. 그래서 공양을 마치신 뒤에 단정히 가사를 입으시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사위성으로 들어가셔서 전단 장자의 집 문밖에 이르셨다.
성안의 장자와 사람들은 걸식할 때가 아닌데도 성안으로 들어오시는 부처님을 보고 말하였다.
“반드시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혹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일을 말씀하시려는 것인가?”
그래서 그들은 모두 모여 부처님의 뒤를 따랐으며, 전단 장자의 집 문밖에 이르러 장님 아이가 있는 곳으로 갔다.
029_0787_c_12L爾時世尊慈育衆生如母如父興大慈悲欲有所濟過食後著衣端嚴丘僧前後圍繞入舍衛城至栴檀長者門外爾時城裏長者人民見如來非時入城必當有緣或能演說過去當來現在事盡共翼從隨如來後共至栴檀門外至盲小兒所
029_0788_a_01L전단향 장자는 부처님께서 오셨다는 말을 듣고, 곧 문 밖으로 나와서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한 다음 한쪽으로 물러나 서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대중이 다 모이고 또 전단 장자도 문밖에 나온 것을 보시고는, “인색함과 탐욕과 질투는 한량없는 죄를 받고 보시는 한량없는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설하여서 중생들로 하여금 생존을 떠나 삼계에 집착하지 않고, 열반을 가르쳐서 무위(無爲)의 길로 나아가게 하고자 하셨다.
부처님께서 그 아이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바로 저 난타가 아니냐?”
아이는 대답하였다.
“제가 바로 그 난타입니다.”
029_0787_c_19L栴檀香聞如來至尋出門外頭面禮足在一面立爾時世尊觀大衆已集復見栴檀長者集在門外復欲演說慳貪妒嫉受罪無量加說惠施受報無量使離有不著三界指授泥洹趣無爲爾時世尊告小兒曰汝是難陁非小兒報曰實是難陁
부처님께서는 거듭 물으셨다.
“네가 바로 난타인가?”
그 아이는 곧 대답하였다.
“진실로 난타입니다.”
그러자 성안의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어린아이에게 이름을 물으신다는 말을 듣고 모두가 놀라서 말하였다.
“어떻게 난타 장자가 저런 몸을 받았을까?”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전단 장자를 지옥의 고통에서 구제하시고, 인색함과 탐욕스러운 마음을 없애서 복전(福田)에 머물러 있게 하기 위하여 전단 장자에게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29_0788_a_03L佛復重問難陁耶卽報佛言實是難陁其城中人民聞佛小兒相問字皆共愕然何難陁長者乃受此形爾時世尊與栴檀長者拔地獄苦除慳貪心安立福田佛告栴檀香而說偈言

지금의 이 난타는 옛날의 네 아버지다.
인색함과 탐욕에 마음이 속박되어
전생에 선한 행을 짓지 않다가
이러한 온갖 고뇌를 받는 것이다.
029_0788_a_08L昔父今難陁
慳貪意纏裹
本不造善行
遭此衆苦惱

만일 여기서 목숨을 마치면
장차 무간(無間)지옥에 떨어질 것이니
중생의 집을 악하게 지어서
과거의 인연에 단단히 매였기 때문이다.
029_0788_a_10L設當從此終
當入無擇獄
成惡衆生室
繫以宿緣强

그때에 전단 장자는 슬피 울면서 눈물을 그치지 못하다가 땅에 엎드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를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서 이 죄의 근본을 뽑아 제도하여 주시고, 저로 하여금 부처님께서 얻으신 그 복을 받게 해주십시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부처님과 스님들을 초대하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없이 그 청을 들어주셨다.
어느 이른 아침에 부처님께서는 가사를 입으시고 발우를 지니신 채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장자 집으로 가셨다. 그리고는 모두가 차례대로 앉았다. 장자는 몸소 물을 올리고 깨끗한 음식을 차려서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부처님께서 공양을 끝내시자, 그는 다시 깨끗한 물을 올렸다. 그리고 나서 조그만 자리를 취하여 부처님 앞에 앉아 설법을 들으려 하였다.
029_0788_a_11L爾時栴檀長者悲泣墮淚不能自止頭面禮足前白佛言唯願世尊慈愍見憐拔濟罪根於如來所得蒙遺福唯願世尊今請佛及比丘僧爾時世尊爲彼長者默然受請時世尊明淸旦著衣持鉢比丘僧前後圍繞至彼長者家各次第坐長者躬自行水淸淨飯食供養飮食已訖行淸淨水取一小牀在如來前坐欲得聞法
029_0788_b_01L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권방편(權方便)으로 장자를 위해 미묘한 법을 차례로 말씀하시고, 또 부처님의 아주 깊은 법장(法藏)에 대해서도 논하셨다. 이른바 그 논(論)이란, 보시와 계율과 천상에 나는 것에 대한 논이었다. 또한 탐욕과 음행은 더러운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 불가사의한 법을 말씀하시자, 그 자리에서 장자의 모든 번뇌가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장자는 스스로 관찰하여 법을 얻고 법을 보았으며, 온갖 법을 분별하여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는 말하였다.
“저는 지금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과 법과 스님에게 귀의하옵고, 지금부터는 우바새(優婆塞)가 되어서 목숨을 마칠 때까지 살생하지 않겠습니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난타 장자를 나무라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29_0788_a_20L爾時世尊以㩲方便漸與長者說微妙法論講如來深奧之藏所謂論者施論戒論生天之論欲不淨行婬爲穢濁如是說法不可思議爾時長者卽於座上諸塵垢盡得法眼淨長者自察得法見法分別諸法得無所畏卽從坐起禮世尊足我今於如來受三自歸命佛法僧自今已後聽爲優婆盡形壽不復殺生爾時世尊欲呵難陁長者而說此偈

어리석은 사람은 재물을 잃으니
역시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재물을 탐하여
스스로 지옥의 구렁텅이에 빠진다.
029_0788_b_07L愚者喪財貨
亦非自爲己
愚者貪財貨
自沒溝爲獄

이와 같이 탐욕은 이익이 없으니
어리석음에서 생기는 것임을 알아라.
어리석은 자는 이 때문에 현자를 해치고
그 머리와 목이 땅 위에 흩어진다.
029_0788_b_09L如是貪無利
當知從癡生
愚爲此害賢
首領分于地

“어리석은 사람은 재물을 잃으니”란 무슨 뜻인가?
이른바 잃는다는 것은 모두가 다 없어져서 남음이 없는 것이니, 그러므로 “재물을 잃는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지혜도 없고 깨닫는 바도 없어서 재산을 쌓아 두고서도 자기도 쓰지 않고 남에게 보시하지도 않는데, 그것은 어리석음 가운데 가장 큰 어리석음이어서 그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이 재물을 가지면, 첫째는 보시하고, 둘째는 자기가 써야 하는 것인데, 그 장자는 자기도 쓰지 않고, 남에게 보시하지도 않았다. 자기도 쓰지 않은 것은 바로 인색하기 때문이다. 그 인색함이 마음의 근본을 속박하니 스스로 풀 수도 없고 풀리지도 않는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재물을 탐하고 애착하기 때문에 이것을 버리지 못한다. 그러므로 지혜 있는 사람은 탐욕을 버리고 마음을 고요히 한다. 이에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88_b_10L愚者喪財貨者所謂喪者已盡已滅更無有餘是故說曰喪財貨也愚者無智無所覺了或貯聚財產不能自復不施人愚中之愚不過此人有財貨一者施與二者自食然彼長者自旣不食又不施人自不爲己者慳嫉是也纏裹心本不能自解不能自爲愚者貪財貨愛心染著不能捨是故智者去欲而守靜是故說曰

이와 같이 탐욕은 이익이 없으니
어리석음에서 생기는 것임을 알아라.
어리석은 자는 이 때문에 현자를 해치고
그 머리와 목이 땅 위에 흩어진다.
029_0788_b_19L如是貪無利
當知從癡生
愚爲此害賢
首領分于地

그때에 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물러갔다.
029_0788_b_21L時諸大會聞佛所說歡喜而去

16

하늘에서 7보(寶)가 비처럼 내려도
탐욕이 많은 사람은 만족할 줄 모르니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은 많다.
이를 깨닫는 그 사람을 현자라 한다.
029_0788_b_22L天雨七寶
猶欲無厭
樂少苦多
覺之爲賢
029_0788_c_01L
옛날 부처님께서는 정생왕을 위하여 위의 게송을 읊으셨다.
어느 때에 정생왕의 궁전에는 이레 낮과 이레 밤으로 하늘에서 7보가 비처럼 내렸다. 그러나 왕은 그것을 보고도 만족할 줄 몰랐다.
탐욕이란 괴로움은 많고 즐거움은 적은 것이다. 어느 때에 왕은 천상을 돌아다니면서 5락(樂)을 누리고, 또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쾌락을 즐겼으나 그 끝이 없었다. 그러나 죽을 때가 된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한량없는 고통을 받았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관찰하고 언제나 그 탐욕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깨달은 사람을 현자라고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88_c_01L昔佛與頂生王而說此偈是時頂生王宮天雨七寶七日七夜時王臨見心無厭足貪欲者苦多樂少是時王遊在天上受天五樂遊四方域快樂無窮臨知欲命終受無量苦智者觀察恒防未然是故說曰覺者爲賢也

17

천상에 나고 싶은 욕망이 있더라도
널리 보시하여 탐욕이 없고
은혜와 애정을 멀리하는 것을 좋아하면
이 세 가지로써 부처의 제자가 된다.
029_0788_c_07L雖有天欲
惠捨不貪
樂離恩愛
三佛弟子

옛날 부처님께서는 마두라국(摩頭羅國)4)의 니구류원(尼拘類園)에 계셨다.
그때에 어떤 비구가 고요한 방에서 좌선을 하고 있었는데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평상 밑에는 독사 한 마리가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비구는 졸음에 못 이겨서 앞으로 꾸벅 졸기도 하고 뒤로 꾸벅 졸기도 하였다. 독사는 이것을 보고, ‘이 사람이 나를 보면 무서워하여 반드시 나를 해칠 것이다’라고 생각하여, 곧 좌선하는 비구를 물어 버렸다.
비구가 죽은 뒤에 도리천(忉利天)에 났을 때, 천상의 여인들이 와서 그를 맞았다. 천자(天子)가 된 비구는 그녀들에게 말하였다.
“누이들이여, 내 몸을 가까이하지 말라. 만일 가까이하면 반드시 계율을 범하게 될 것이다.”
천녀들은 생각하였다.
‘저 천자는 반드시 전생에 사문이었기 때문에 여기에 나서 이 천상의 복을 받는 것이리라.’
029_0788_c_09L昔佛在摩頭羅國尼拘類園中爾時有一比丘靜室坐禪形不移動復有毒蛇牀下蟠臥比丘爲睡所屈或低或仰毒蛇自念此人見恐必欲害我毒蛇卽擧身投擲螫坐禪比丘比丘命終卽生忉利天上諸天玉女各來衛侍天子告曰汝等諸妹莫近我身設當近者必犯於戒諸女自念此天前身必是沙門故生此閒受天之福
029_0789_a_01L곧 모든 천녀들이 각기 거울을 가져 와서 천자의 앞을 비추었다. 천자는 거울 속에서 자기가 천자의 옷을 입고 머리에는 천관(天冠)을 쓰고 있는 것을 보고는 생각하였다.
‘아아, 내 모습이 변했구나. 내가 어떻게 사람의 몸을 버리고 지금 이 천상에 나게 되었는가.’
그는 슬피 울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 여러 천상의 궁궐을 돌아다녔는데, 시종들이 그를 호위하였다. 시종들 가운데에는 아름다운 이도 있었고, 추한 이도 있었다.
이윽고 동산에 이르게 되자, 그는 한 그루의 나무 밑에 단정히 앉아 사유하면서 삼매(三昧)에 들려 하였다. 그때에 연못에서 갖가지 진귀한 새들이 슬피 울어 대었다. 그 소리는 매우 애처로웠으며 새의 모양과 빛깔도 가지각색이었다.
결국 그 천자는 도를 이루려 하였으나 얻지 못하고, 그만 하늘의 수명이 다하여 33천(天)에서 염부리(閻浮利)로 내려오게 되었다. 그는 부처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한 다음 합장하고서 부처님을 향해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그 이치를 물었다.
029_0788_c_18L時諸天女各執鏡前照天子見鏡天之服頭串天冠天自念言咄嗟形云何吾身捨人形今來生天卽自悲泣從坐而起行諸天闕見諸衛從有端正者有醜陋者漸從行至園坐一樹下端坐思惟求定三昧池水之中有異類奇鳥相對悲鳴聲哀響鳥形若干形色不同欲求成道不能得辦是時天子盡其天壽從三十三天至閻浮利到世尊所頭面禮足叉手向佛以偈問義

저를 모시던 무수한 천녀들 가운데
얼굴이 추한 이도 있었습니다.
뒷동산의 이름은 미혹(迷惑)이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제도될 수 있습니까?
029_0789_a_06L天女無數衆
侍衛有醜陋
後園名迷惑
何由而拔濟

“또한 세존이시여, 저는 결국 도를 보지 못한 채 목숨을 마쳤습니다. 비록 천상에 나서 천상의 복을 받더라도 그 복이 다하면 태산(泰山)지옥에도 떨어집니다. 이렇게 유전하여 그 끝이 없습니다. 저는 지금 막다른 길에 이르러 나아갈 곳이 없습니다. 오직 부처님만을 의지하오니, 가엾이 여기소서.”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29_0789_a_08L然我世尊竟不見諦而取命終雖生爲天受天之福福盡還入泰山地獄如是流轉無有窮已如今處窮所向無趣唯憑如來當見愍念是時世尊以偈報曰

곧고 한결같은 것을 도라 하고
저 언덕의 이름을 무외(無畏)라 하며
일그러짐 없는 것을 수레라 하니
법을 보는 이가 성취할 것들이다.
029_0789_a_13L道名直一向
彼方名無畏
車名無曲戾
觀法所成就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그 자리에서 번뇌가 없어져 깨끗한 법안(法眼)을 얻었다. 그래서 뛸 듯이 기뻐하며 어쩔 줄을 모르면서 부처님 주위를 일곱 번 돌고는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이 이치를 관찰하시고 그 처음과 끝을 살피신 다음 큰 광명을 나타내고, 또 바른 법이 이 세상에 오래 머물러 있게 하기 위하여 대중 앞에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029_0789_a_15L爾時天子聞佛所說卽於坐上諸塵垢盡得法眼淨爾時天子歡喜踊躍不能自勝繞佛七帀作禮而去爾時世尊觀察此義尋究本末示現大明亦使正法久存於世在大衆中而說此偈

천상에 나고 싶은 욕망이 있더라도
널리 보시하여 탐욕이 없고
은혜와 애정을 멀리하는 것을 좋아하면
이 세 가지로써 부처의 제자가 된다.
029_0789_a_21L雖有天欲
惠捨不貪
樂離恩愛
三佛第子

그때에 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물러갔다.
029_0789_a_23L爾時衆會聞佛所說歡喜而去
029_0789_b_01L
18

모든 산을 모두 금으로 만들어서
그것이 마치 철위산(鐵圍山)만큼 하더라도
오히려 만족할 줄 모르니
오직 성인이라야 그것을 안다.
029_0789_b_01L衆山盡爲金
猶如鐵圍山
此猶無厭足
唯聖能覺知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정생왕(頂生王)을 위하여 위와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아직 탐욕을 끊지 못한 사람은 마음으로 어떤 경계와 영역을 구할 때, 하나를 얻으면 다시 하나를 생각하여서 만족할 줄을 모른다.
저 정생왕은 탐욕과 집착 때문에 산 가운데 제일 큰 철위산을 모두 금으로 만들어서 온 세계에 가득 채운다고 하더라도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029_0789_b_03L爾時世尊亦與頂生而說此偈未斷欲之人意所規郭境界方域得一復念一意貪無厭足彼頂生王由貪著山中大者莫過此鐵圍盡化爲金彌滿世界猶無厭足也

19

괴로움의 근본을 보지 못하면
욕망이 생긴들 어떻게 분별하겠는가.
욕망은 칼 끝임을 알아서
부지런히 계율을 닦고 배워라.
029_0789_b_08L不觀苦原本
愛生焉能別
解知世愛刺
進意修學戒

“괴로움의 근본을 보지 못하면”이란 무슨 뜻인가?
중생들이 사방으로 분주히 돌아다닐 때에는 여러 가지 험하고 어려운 일을 겪게 된다. 즉, 호랑이나 이리나 도적이나 독사나 악귀나 가시덤불이나 깊은 숲이나, 혹은 사람의 자취가 없는 곳에 이르게 되고, 혹은 칼에 베여 죽은 시체를 보기도 하며, 또 바다에 빠져서 온갖 재난을 겪기도 하고, 혹은 사나운 바람이나 굽이치는 소용돌이를 만나서 큰 배가 난파되기도 하며, 혹은 흑 산(黑山)의 귀신을 만나거나 나찰(羅刹)의 세계에 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괴로움의 근본을 보지 못하면”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욕망이 생긴들 어떻게 분별하겠는가”란 무슨 뜻인가?
중생들은 모두 탐욕 때문에 계속해서 이 세상에 나는 것이다.
“욕망은 칼 끝임을 알아서”란 무슨 뜻인가?
번뇌도 칼 끝이라 하고, 4대(大)도 칼 끝이라 한다. 사람에게는 이 두 가지 칼 끝이 있어서 생사를 떠나지 못하고 온갖 고통을 받는 것이다. 칼 끝이란, 욕망의 칼 끝이라 하기도 하고, 소견의 칼 끝이라 하기도 한다.
“부지런히 계율을 닦고 배워라”란 무슨 뜻인가?
부지런함은 곧 지혜이니, 그윽한 이치를 연설하고, 그름을 버리고 옳음으로 나아가며 지혜를 성취하는 것이다.
029_0789_b_10L不觀苦原本者諸有衆生奔趣四方經歷嶮難或遇虎狼盜賊毒虺惡鬼荊棘深林無人蹤迹或遇刀劍所見屠割復入大海遭諸衆難或遇暴風迴波曲折傷壞大舩或遇黑山鬼魅墮羅剎界由此因緣是故說曰不觀苦原本也愛生焉能別者皆由貪欲展轉相生也解知世愛刺者結使亦名爲刺四大亦名爲刺人有此二刺離生死受諸苦惱刺者亦名愛刺名見刺進意修學戒者進名爲智說幽奧捨非就是智慧成就
出曜經卷第四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㓮造

  1. 1)1)8법(法)과 동의어이다.
  2. 2)2)중생들을 욕계에 속박시키는 다섯 종류의 번뇌를 말한다. 탐결(貪結), 진결(瞋結), 신견결(身見結), 계취견결(戒取見結), 의결(疑結)이 그것이다.
  3. 3)3)색계(色界)에서 생기는 4단계의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 초선(初禪)에는 각(覺)ㆍ관(觀)ㆍ희(喜)ㆍ낙(樂)ㆍ일심(一心)의 5지(支)가, 제2선에는 내정(內淨)ㆍ희(喜)ㆍ낙(樂)ㆍ일심(一心)의 4지(支)가, 제3선에는 사(捨)ㆍ염(念)ㆍ혜(慧)ㆍ낙(樂)ㆍ일심(一心)의 4지(支)가, 제4선에는 불고불락(不苦不落)ㆍ사(捨)ㆍ염(念)ㆍ일심(一心)의 4지(支)가 있다.
  4. 4)4)중인도의 mathurā 지역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