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0_0164_a_01L불입열반밀적금강역사애련경(佛入涅槃密迹金剛力士哀戀經)
030_0164_a_01L佛入涅槃密迹金剛力士哀戀經
역자 미상
김진철 번역
030_0164_a_02L失譯人名今附秦錄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구시나성(拘尸那城)의 사라림(娑羅林) 사이에서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누우셨다.
030_0164_a_03L牟尼世尊在拘尸那城娑羅林閒北首而臥
처음 열반에 드실 때에 밀적금강역사(密迹金剛力士)가 부처님께서 멸도하심을 보고 슬퍼서 한탄하고 애태우며 이와 같이 말하였다.
“세존은 가장 수승하고 위없는 열 가지 힘을 성취하셨는데 어떻게 지금 무상한 기세의 미열한 것에 꺾이고 폐하여 파리하고 피곤하게 되셨는가? 여래께서 나를 버리고 적멸에 드시다니, 나는 오늘부터는 돌아갈 곳이 없고 의지할 데가 없고 덮어줄 이 없고 보호해줄 이 없어 쇠잔한 고뇌와 재앙과 근심이 하루아침에 한꺼번에 모여서 근심의 화살이 깊이 나의 마음속에 들어오는구나.”
030_0164_a_05L初入涅槃時密迹金剛力士見佛滅度悲哀懊惱作如是言世尊成就最勝無上十力云何於今乃爲羸弊無常氣勢微劣之所摧敗如來捨我入于寂滅我從今日無歸無依無覆無護衰惱災患一旦頓集憂愁毒箭深入我心
이렇게 말한 밀적금강은 세존을 연모하는 수심의 불꽃이 더욱 치성하여 오장육부가 찢어지고 가슴이 갈라지고 부서지며 펄쩍펄쩍 뛰다 기절하였다.
030_0164_a_11L密迹金剛作是語已戀慕世尊愁火轉熾五內抽割心膂磨碎躄踊悶絕
비유하면 바위가 무너져 굴러 땅에 떨어지는 것과 같이 오랜 후에 깨어나 일어나 앉아 목메어 울면서 탄식하였다.
“괴이하고 괴이하다. 죽음의 마(魔)는 참으로 악하구나. 무량공덕의 바라밀을 모은 것이 저 죽음의 마에게 부서지는구나.”
030_0164_a_13L譬如巖崩顚墮于地久乃醒悟卽起而坐涕哭哽噎歔欷而言怪哉怪哉死魔大惡無量功德波羅蜜聚爲彼死魔之所滅壞
다시 이런 말을 하였다.
“부디 원하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저를 위하여 일어나소서. 저는 지금 복이 엷어 의지할 곳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저를 버려두고 홀로 적멸에 드십니까? 지금부터 이후에는 영원히 슬픈 얼굴을 여의어 세존의 고요한 신(身)ㆍ구(口)ㆍ의(意)의 업을 다시 볼 수 없고 보지도 못하겠구나. 부처님 바가바(婆伽婆)께서는 부처님이 머무는 곳[佛住]에 들어가셨구나.
030_0164_a_16L復作是言唯願眞濟請爲我起我今薄祐無依憑處云何世尊捨棄於我獨入寂滅自今已後永離哀顏世尊寂靜意業更不可睹更不得見佛婆伽婆入于佛住
030_0164_b_01L여래께서 오래전 부처님 머무는 곳에 들어가셔서 삼매에 드셨을 때 위덕의 광명이 평소보다 배가 되고 특수하고 미묘하며, 부처님 얼굴은 처음 피어난 연꽃보다 더 선명하고 윤택하였다. 태양이 막 떠올라 동산[朝陽]을 비추는 것과 같았는데, 이와 같이 수승한 얼굴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구나.
030_0164_a_21L如來昔日入于佛住三昧之時威德光顯倍常殊妙佛面鮮澤過於蓮華新開敷時如日初出照於朝陽如是勝面更不可見
여래께서 대중과 계실 때 내셨던 큰 우레와 같은 음성과 미묘한 소리는 다시 듣지 못하겠구나. 정성스러운 말씀은 두 가지가 없어 지나친 근심을 여의게 하는 설법, 아첨하고 거짓됨이 없게 하는 설법, 쉽게 해석하여 알게 하는 설법, 대중이 사랑하는 설법으로 세계 가운데 모든 악을 없애고 감로성(甘露城)에 이르게 하였는데 그런 부처님 법을 능가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030_0164_b_02L如來處於大衆出大雷音微妙之聲更不可聞誠言無二離過患說無諂僞說易解了說衆所愛說世界之中滅除諸惡至甘露城無過佛法
아! 부처님께서 영원히 열반에 드셨으니, 모든 중생들은 구호 받지 못하고 생사의 저 큰 광야에서 헤매게 되었구나. 또한 안목이 없는데 이끌어줄 스승을 여의었으니, 누가 그 길을 보여줄 것인가?
030_0164_b_06L咄哉眞濟永入涅槃使諸衆生無有救護處於生死大曠野中又無眼目離於導師誰示其道
여래의 짙은 구름은 능히 감로의 비를 내렸는데 무상(無常)의 바람이 그 구름을 불어 없애버렸구나. 일체 중생은 갈애[愛]의 불길에 타고 있는데 지금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니 누가 법의 비를 내려 갈애의 불길을 끌 것인가? 여래가 지금 유위(有爲)에서 멸하여 무상도를 얻어 중생을 위하여 큰 의왕(醫王)이 되시어 일체 세계 번뇌의 근심과 고통을 고쳐 주셨는데 지금 열반에 드시니 누가 저들을 불쌍히 여겨 바른 길로 교화하고 모든 중생의 번뇌라는 병을 치료하여 줄까?
030_0164_b_09L如來密雲能雨甘露爲無常風之所吹滅一切衆生愛火所燒而於今者佛入涅槃誰雨法雨滅其愛火如來於今滅於有爲得無上道爲於衆生作大醫王一切世界爲煩惱病之所患苦今入涅槃誰當矜愍化以正道療諸衆生結使之疾
여래 세존께서는 이름이 은혜를 아는 이요, 은혜를 생각하는 자인데 모태에 의지한 이래로 나는 여래를 따라다니기를 그림자가 형체를 따라다니듯 하면서 조화롭게 받들고 순종하여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었는데 어떻게 나의 지극한 마음을 모르시고 문득 은혜를 저버린 자처럼 외롭게 버려두는 것입니까?
030_0164_b_15L如來世尊名爲知恩念於恩者我從處胎以來隨逐如來如影隨形調和奉順不曾違闕云何不感我之至心便見孤棄如背恩者
030_0164_c_01L아! 너무 괴롭구나. 이제 이 금강저로 누구를 보호하리오? 곧 던져버리리라. 지금부터 이후는 마땅히 누구를 받들어 모시며 누가 마땅히 나를 자비롭고 가엾게 여겨 가르쳐 줄 것인가?
다시 어느 때 존안을 뵙게 될까? 세상을 보호해 주시는 왕이 감로를 나타내시므로 나를 보내 부처님을 옹호하게 하였는데, 어떻게 오늘 갑자기 우리들을 버리고 열반에 드십니까? 나에게 있는 명은 부처님께 의지하여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나를 버리시니 마땅히 누구에게 의지하여 이 명을 지탱할까?
030_0164_b_19L嗚呼怪哉咄哉大苦此金剛杵當用護誰卽便擲棄自今以往當奉侍誰誰當慈愍訓誨於我更於何時得睹尊顏護世之王爲顯甘露故遣我來擁護於佛如何今日卒捨我等入于涅槃我所有命依佛而存一旦捨我當依於誰得存此命
아! 부처님이시여, 일체를 불쌍히 여기시어 항상 미묘한 법을 말씀하여 어리석고 어두운 세간을 가르쳐 비추어 주셨는데, 무슨 까닭으로 지금은 갑자기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여래께서 아시는 일체종지(지혜)는 일체의 위를 지나 항상 인연 있는 중생에게 이익되게 하고자 생각하셨는데 오늘은 어디로 가셨습니까? 어째서 오늘 문득 스스로 닫고 잠잠하시어 교화받기 원하는 무리를 구제하지 않습니까? 모든 마군과 악한 사람들이 부처님의 열반을 보고 크게 환희합니다. 여래ㆍ세존께서는 생사의 바다에 큰 배가 되어주셨는데 오늘은 영원히 제도함을 버리십니까?
030_0164_c_02L咄哉眞濟矜愍一切常說妙法教照愚冥何故今者而卒不言如來所知一切種智過一切上恒於衆生有緣之者思欲利益卽於今日何處去耶而於今日便自閉默更不救濟受化之徒諸魔惡人見佛涅槃皆大歡喜如來世尊生死海中作大船師而於今日永捨濟度
모든 중생은 무량겁 이래로 생사의 흐름에 순종하였으나 오직 여래께서 계시어 능히 정도(正道)로써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그 흐름을 되돌렸습니다. 여래ㆍ세존께서는 영원히 번뇌를 끊어 어리석고 어두운 중생을 위하여 큰 광명을 비추어 주셨는데 금일 열반하시니 세간 중생에게 시커먼 어둠이 늘어서 영원히 무명에 덮이고 가려지게 되었습니다.”
030_0164_c_10L是諸衆生無量劫來順生死流唯有如來能以正道令諸衆生皆得返流如來世尊永斷煩惱爲於愚冥衆生作大照明今日涅槃世閒衆生增長黑暗永爲無明之所覆蔽
금강밀적은 슬피 고뇌하며 애처롭게 부르짖으면서 다시 이런 말을 하였다.
“세존의 모든 상호는 서른두 가지와 백 가지 복의 대인상(大人相)을 완전히 갖추셨는데 어떻게 멸하여 영원히 볼 수 없게 되었습니까? 슬프구나! 마(魔)를 파괴하신 자여, 슬프구나! 법륜을 굴리신 자여, 슬프구나! 반딧불 같은 일체 외도를 부순 이여, 슬프구나! 능히 몸이 있다는 견해를 허무신 이여, 슬프구나! 모든 지혜의 성(城)이신 이여, 슬프구나! 법의 등불이 무상의 바람이 불어오자 꺼지고 말았구나. 슬프구나! 법의 달이 라후(羅睺:해와 달을 잡아먹는다는 신. 일식과 월식을 의미한다)에게 삼켜 꺼져 죽는단 말인가?”
030_0164_c_15L金剛密迹哀呼悲惱復作是言世尊諸相— —三十二百福大人相— —悉皆具足如何滅壞永不可睹哀哉破壞魔者哀哉轉法輪者哀哉滅一切外道螢火光者哀哉能壞有身者哀哉諸智慧城者哀哉法燈爲無常風之所吹滅哀哉法月爲死羅睺之所呑
030_0165_a_01L다시 이렇게 말을 하였다.
“크게 고요하신 진제(眞濟)시여, 원컨대 저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소서. 지금 어디로 가셨습니까? 어느 방향, 어떤 나라로 건너 가셨습니까?
사위성이나 왕사성, 가비라성 바라내(波羅奈)로 가셨습니까? 이 모든 나라 어느 곳에 머물고 계십니까? 지금 어느 숲에 계십니까? 가란타 죽림원(迦蘭陀 竹林園)ㆍ암바라(菴婆羅)숲ㆍ기타(祗陀)숲 이들 모든 숲의 어느 곳에 계십니까? 어느 산에 계십니까? 자선산(自善山)ㆍ비제혜산(毘堤醯山)ㆍ기사굴산(耆闍崛山) 이 모든 산 중에서 어느 산에 계십니까? 원컨대 저에게 말씀해 주소서.
실제로 어느 곳에 계십니까?
030_0164_c_22L復作是言大寂眞濟願爲我說於今者爲何處去至何方所爲適何爲至舍衛及王舍城迦毘羅衛羅奈耶於此諸國爲何處住耶今爲在何林爲在迦蘭陁竹林菴婆羅林祇陁林於此諸林爲在何處爲在何爲在自善山毘堤醯山耆闍崛山於此諸山爲在何山願語於我實在何處
모든 팔부중(八部衆)인 하늘ㆍ용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坡)ㆍ아수라(阿修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暇)도 이 부처님을 뵈려고 항상 저를 따랐는데 그들이 부처님께서 어디에 계시느냐고 저에게 물으면 그들에게 어떤 말로 대답해야 합니까? 세존이시여, 옛날 중생을 교화하시다가 조금 피곤하여 잠시 쉬실 때에도 마음을 밝게 하시고 중생을 이롭게 하셨는데 지금은 어떻게 일체를 버리시고 영원히 열반에 드셔서 다시 이롭게 하시지 못합니까?
030_0165_a_07L諸八部— —衆天夜叉乾闥婆修羅緊那羅摩睺羅伽如是等— —以見於我常隨從佛設當問我佛何處去我當何辭以對於彼世尊昔日教化衆生若小疲倦蹔寢息時繫心在明爲益衆生云何今者捨於一切永入涅槃更不利益
부처님이시여, 원컨대 저를 위하여 일어나소서. 저의 근심과 슬픔이 불처럼 타올라 가슴을 태워 명이 장차 온전하지 못하겠습니다. 원컨대 한 말씀만 하여 주시면 마치 찬물로 저의 타는 불을 꺼버리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 근심과 괴로움의 독사에 쏘였습니다. 원컨대 저에게 법의 아가다(阿伽陀) 약을 주셔서 저의 독을 제거해 주소서. 근심의 독화살이 깊이 제 마음에 꽂혔습니다. 원컨대 말씀의 칼을 내리셔서 저를 위하여 뽑아 주소서.
030_0165_a_13L眞濟願爲我起我憂悲火熾然胸中命將不全願賜一言猶如冷水滅我熾火我今爲憂苦毒蛇之所䖧螫願賜我法阿伽陁藥以除我毒憂愁毒箭深入我心願賜語鉗爲我拔出
일체 중생에게는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고통이 있어 여래는 항상 여러 가지 법을 말씀하여 그 고뇌를 제거해 주셨는데 어떻게 저를 불쌍히 여겨 저를 위하여 이 많은 고통을 없애주지 않으십니까? 저는 지금 같으면 슬픔이 치올라 막히고 캄캄하여 능히 추리(推理)할 수 없으나 스스로 해석하건대 마음속 근심의 병은 여러 가지 말씀으로 베어낼 것 같습니다. 어떻게 세존은 위로해 주시지 않습니까?
030_0165_a_18L一切衆生愛別離苦來常爲說種種法除其苦惱云何獨不愍我爲我滅此衆苦如我今者逆闇塞不能推理而自釋割憂心內病種種讇語云何世尊不見慰喩
030_0165_b_01L저의 공경하고 순종하는 마음은 피곤하거나 게으르지 않습니다. 자애로운 얼굴을 즐겁게 뵈었고 한 번도 싫증을 낸 적이 없었습니다. 몸을 땅에 던지고 청하오니 한 번 보십시오. 어떻게 세존께서는 불쌍히 여기시지 않습니까? 번뇌를 없앤 우왕(牛王:부처님)께서는 항상 저를 옆에 두셨고 저는 부처님을 호위하였는데 어찌 저를 데리고 열반에 들어가지 아니하시고 저를 홀로 내버려 두십니까? 저는 여래를 잃어 모든 고통이 절박하기 한량없고 끝이 없습니다. 또한 진리도 보지 못합니다. 그런데 무슨 까닭으로 저를 홀로 내버려 두고 열반에 드십니까?
030_0165_a_22L之恭順心不疲怠樂見慈顏無有厭投身于地願一瞻睹如何世尊不見哀矜滅結牛王常挾持我何不將我入於涅槃獨見孤棄我失如來苦所切無量無邊又不見諦何故獨見放捨入于涅槃
괴이하고도 괴이하십니다. 여래께서는 한 번 잠들고 다시 일어나지 않으시고 여래께서는 가버린 뒤에 다시 돌아오지 않으시는 것이 마치 꺼져버린 등불을 다시 밝히지 못하는 것과 같고, 무너져버린 보배누각을 다시 세우지 못하는 것과 같고, 물에 빠뜨린 보석을 다시 건져내지 못함과 같습니다.”
030_0165_b_05L怪哉怪哉如來一睡更不起耶如來已去不復還耶如燈滅更不復明如寶樓崩更不建如寶藏沒不可還出
그는 손을 내젖고 부르짖으며 소리내어 슬피 울었다. 마치 제석이 가진 당기의 끈이 끊어져 땅에 넘어진 뒤에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것과 같았다. 그는 땅을 구르며 울부짖어 마음과 간ㆍ목구멍ㆍ입술과 혀가 다 메마르자 황망히 앉은뱅이처럼 바닥에 주저앉아 있다가 한참 후에 소생하여 여래의 공덕의 몸을 사랑하고 연모하는 마음에 바퀴 모양이 있는 여래의 발을 급히 잡고 놓지 않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030_0165_b_08L擧手大叫聲悲哭如帝釋幢所持繩絕倒地不宛轉啼哭咽喉舌悉皆乾荒迷躄地良久乃蘇愛戀如來功德之身捉相輪足急抱不放而作是
“여래의 발은 우발라화(優鉢羅華)와 같고 해가 처음 돋을 때 청정하고 부드러운 것과 같네. 대지에 편안히 설 수 있는 발, 천 폭의 바퀴모양이 그려진 발, 참으로 미묘하고 교묘하여 그림으로 그리지도 못하겠구나. 전륜성왕에게 이런 상이 있다 하여도 모양이 분명하지 않으나 여래의 바퀴 모양은 수레바퀴처럼 선명하게 그려져 있구나. 발가락은 가늘고 길며 순하고 부드럽고 그 틈이 벌어지지 않았고 발톱은 붉고 윤이 나 마치 붉은 구리 같고 손가락 발가락 사이는 마치 거위와 같고 살결은 풍만하여 근육이나 힘줄이나 주름살이 없도다. 하늘왕ㆍ사람왕ㆍ모든 귀신왕 및 용왕이 다 하늘관[天冠]을 쓰고 부처님 발에 머리 숙여 예배하였다.
030_0165_b_13L如來之足如優鉢羅華如日初出淸淨柔耎安立之足千輻輪足極妙工巧不能畫作轉輪聖王雖有是相相不明了如來相輪輻轂具足炳然顯著其指纖長附順相著不稀不疏其爪紅潤猶如赤銅手足網縵猶如鵝王肌體豐滿無筋脈皮皺天王諸鬼神王及以龍王咸以天冠頂禮佛足
030_0165_c_01L일체 모든 인연 있는 이를 교화하기 위하여 둥근 수레바퀴 모양이 있는 이 발로 세계를 두루 다니셨는데 지금은 이 발을 다시 쓸 수 없구나. 내가 옛날엔 마음이 항상 기쁘고 즐거웠는데 하루아침에 열반하시어 다시 나로 하여금 기쁘고 즐거움이 생기지 못하게 하시니, 이 무상은 참으로 악하여 능히 무량한 공덕과 불가사의한 색신(色身)을 부수어버렸구나.
030_0165_b_21L爲化一切諸有緣者以相輪足遍行世界而今此足更無有用於昔日心常喜樂一旦涅槃更不令我生於喜樂而此無常極爲大惡壞無量功德不思議色
여래의 위세는 능히 보는 이로 하여금 몸과 마음이 환희하게 하셨고 한량없는 복력을 가지신 여래의 몸이신데 무상의 힘은 실로 더 세구나. 능히 여래로 하여금 죽을 곳에 이르게 하였구나. 여래께는 부모가 아기에게 젖을 먹여 길러주신 힘ㆍ선정의 힘ㆍ지혜의 힘ㆍ신통의 힘이 있는데 이 모든 힘으로도 무상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뽑혀진단 말인가? 아난이 지난날 세존께서 한 겁의 수명 동안만 머물러 주시기를 권청하였는데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그 청을 받아주시지 않으셨는가?
030_0165_c_02L如來威勢能令見者身心歡喜無量福力持如來無常之力實爲最大能使如來至於死處如來以父母乳哺之力禪定智慧力神通力— —以此諸力不能於無常力中而自拔濟阿難昔日勸請世尊住壽一劫如來何故不受其請
부처님이시여, 지난 옛적 3아승기겁 중에 백천 고행을 하시며 버리기 어려운 모든 것을 능히 버리시고 무수겁을 지나면서 모든 부처님을 모시고 공양을 받들고 일체지(一切智)를 구하여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셨고 이제 제도한 지가 얼마 되지 아니하는데 어찌 문득 열반에 드십니까?
030_0165_c_08L眞濟往昔不於三阿僧祇劫中作百千苦行難捨之事一切能捨無數劫中歷侍諸佛奉事供養求一切智濟衆生於少許時所度未幾便入涅
여래께서 지난날 보살이셨을 때도 중생을 교화하심에 극히 피곤해 하시지 않았는데 어찌 지금은 피곤하고 싫증이 나십니까? 오탁악세의 중생은 새로 태어난 송아지와 같아서 12순(旬) 정도 되는 곳에 가득 차 있는데 어떻게 젖을 떼고 그들을 버리십니까? 청컨대 저를 위하여 일어나셔서 오탁악세의 송아지에게 배부르게 젖을 먹이시고 핥아주십시오.
030_0165_c_13L如來往日爲菩薩時化於衆生猶不疲極而於今者可疲倦耶濁法衆生如新生犢滿十二由旬云何斷乳而棄之去請爲我起與濁法犢飽足甜乳
030_0166_a_01L이때 제석천이 수억의 모든 하늘을 거느리고 와서 어려운 것을 묻는데 어째서 그들을 위하여 해설하여 주시지 않습니까? 하늘 세계의 주인인 범천왕이 합장하고 법을 청하는데 그에게는 어째서 설법을 하셔서 그 소원을 채워주시지 않습니까? 비사문(毘沙門)왕이 수천만 야차(夜叉)에게 둘러싸이고, 제두뢰타(提頭賴吒:지국천)가 건달바 무리에게 둘러싸이고, 비류륵차(毘留勒叉:增長天)가 구반타(究槃茶) 무리에게 둘러싸이고, 비류박차(毘留博叉:廣目天)가 모든 용의 무리에게 둘러싸인 채 모두 다 법의 감로를 마시기 위하여 이곳에 이르렀는데 여래는 어째서 좋은 약으로 모든 병든 자를 구원하지 않습니까?
030_0165_c_17L于時帝釋數億諸天來欲問難云何而不爲其解說千世界主梵天王合掌請法今日何不爲說法要滿其所願毘沙門王數千萬夜叉而自圍遶提頭賴咤乾闥婆衆而自圍遶毘留勒叉究槃荼衆而自圍遶毘留博叉諸龍之衆而自圍遶如是等衆皆爲飮法甘露而來至此如來何不以良藥救諸疾者
외도의 모든 무리가 모의하여 법을 헐뜯는데 어째서 속히 일어나시어 저 삿된 의론을 깨뜨리지 않습니까? 욕계의 주인들이 곳곳에서 무너뜨려 어지럽게 하고 있는데 어째서 항복받지 않습니까? 여래의 모든 성문(聲聞)은 지혜가 적어 부지런히 익히고 외우지 아니하고 널리 배우는 것을 싫어하는데 어째서 속히 일어나시어 정도를 아는 간략한 요령을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그리고 아난은 부처님의 친애하시는 바라 세존을 받들어 모셨는데도 아직 번뇌의 근본을 다 끊지 못하였는데 어째서 가르쳐서 모든 번뇌를 다 없애주시지 않습니까?
030_0166_a_02L外道諸衆毀呰於何不速起壞彼邪論欲界之主處處壞亂何不降伏如來諸聲聞少於智慧不勤習誦厭於廣博何不速起爲說略要令知正道然今阿難是佛所親奉侍世尊未斷結使盡於根本何不教授令盡諸結使
슬프고 괴이하도다. 이같이 견실한 큰 복덕을 지닌 분이 하루아침에 무상하게 허물어져 없어지다니…….
사납기 그지없는 호재(護財) 코끼리는 그 몸통이 산처럼 큽니다. 여래께서는 옛날에 능히 이와 같은 큰 코끼리도 가볍게 조복하셨는데 어째서 지금은 도리어 무상에 조복되시고 사라져 버리셨습니까?
030_0166_a_08L嗚呼怪哉此堅實大福德人一旦滅壞而此無常如護財象殘害無數此護財象身大如山如來往昔猶能調伏如是大云何今者反爲無常之所調伏乃至滅盡
아바라(阿婆羅:光音天) 용이 능히 마갈제(摩竭提:중인도 마갈타국 왕사성이 있는 곳)를 파괴하고 큰 구름을 일으켜 번갯불이 치성하며 큰 우박을 쏟아 나무를 꺾었어도 여래께서는 능히 저 크고 힘 있는 용을 항복받으셨는데 지금은 어째서 무상의 옷을 입으신단 말입니까? 앙굴마(鴦掘魔)와 같은 포악한 이가 잔인하게 해치려 했지만 그토록 굳세고 강한 악인을 능히 조복 받으셨는데 그는 조복하시면서 석가모니 세존 자신은 조복하지 못하시고 지금 무상에 꺾여 무너지십니까?
030_0166_a_13L如阿婆羅龍能壞摩竭提大雲雷電光熾然降注大雹摧折樹如來能伏彼大力龍而於今者反爲無常之所乘服如鴦掘魔暴虐殘猶能調彼剛强惡人調彼不調尼世尊今爲無常之所摧壞
광야의 악귀가 모두를 잔혹하게 죽여 온 나라가 텅 비어버린 것처럼 만들었어도 능히 그를 조복하여 계를 가지게 하셨건만 지금 무상의 덫에 들어가 꺾여 남음이 없게 되셨습니까? 우루빈라가섭(優樓頻螺迦葉)이 나[我]에 집착하여 사견에 빠져 진림(榛林) 가운데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에 여래께서는 불쌍히 여기시어 능히 열여덟 가지 신통스런 변화로 조복하셨는데 어째서 지금 이렇게 무상에 넘어지신단 말입니까?
030_0166_a_18L如曠野惡鬼殘殺一切令國空虛猶能調彼使受持戒而於今者入無常羂摧滅無餘如優樓頻螺迦葉染著於我於邪見榛林之中難可拔出如來猶能現十八種神足變化能令調伏今爲無常之所傾倒
030_0166_b_01L일체 중생은 박복하구나. 큰 지혜의 바다가 무상의 태양에 다 말라 버리고, 수미산 같던 바른 지혜가 무상의 금강저(金剛杵)에 꺾이고 부서져 버렸으며, 부처님 공덕의 나무에는 깨달음의 묘한 꽃과 도의 열매가 충만하였건만 무상의 도끼에 찍혀 허물어져 버렸구나. 광대한 지혜, 광명의 이름이 두루 세간에 퍼져 능히 일체 중생의 장작을 불태웠건만 무상의 물이 이 불을 꺼버렸구나.
030_0166_b_01L一切衆生薄於福祐大智之海爲無常日之所乾竭正智須彌爲無常金剛杵之所摧碎佛功德樹— —覺意妙花道果充滿— —爲無常斧之所斫壞廣大智光— —名稱周聞遍于世閒能燒一切有生之薪— —爲無常水之所澆滅也
왕성한 힘은 덧없고 진리의 가르침 또한 없으니 지혜로운 이의 금제(禁制)가 소용이 없구나. 이것은 정진이나 담력 있는 용맹이나 대단한 세력이나 명칭이나, 부드러운 마음과 감각기관을 조절하는 일이나 선정으로도 능히 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로구나.
아! 무상의 혹독하고 포악함이 그러하구나. 좋고 나쁜 것, 덕 있고 덕 없는 것을 구별하지 아니하고 능히 꺾어 무너뜨리는구나.”
030_0166_b_07L盛力無常無有法不爲智者之所禁制非是精進瞻猛健勢力名稱柔心調根寂定之所能免咄哉無常酷暴乃爾不別好有德無德等能摧壞
이렇게 말할 때 대지가 진동하고 산마루가 붕괴되고 큰 별이 떨어지며 사방에 불이 일어나고 해와 달과 모든 별의 빛이 없어지며 일체 하늘과 사람에게 기쁨과 즐거움이 없어졌다.
030_0166_b_11L作是語時地震動山頂崩壞大星殞落四方火日月諸宿無有光色一切天人皆無歡樂
자신의 몸을 스스로 가누지 못하여 일어나려 하지만 자꾸만 땅으로 빠져 들어갔다. 세상이 노래지고 캄캄하고 어지러워졌으며 마음과 뜻이 뒤바뀌고 헷갈려서 정신을 잃으니 입술은 마르고 혀는 타서 말이 어긋나고 목이 쉬어 깨어져서 죽어가는 것이 머지않아 목숨이 곧 반드시 끊어져 부처님을 버리고 갈 것 같았다.
030_0166_b_14L我今形體不自勝擧欲沒入靦眩黃黑心意錯亂忘失所念乾舌燥語言錯誤聲音嘶碎去死不命終今必絕逮佛捨而去
이렇게 슬피 부르짖으며 수백수천 가지의 말로 부처님을 그리워하자 제석천이 말하였다.
“멈추어라, 멈추어라. 그만하면 되었다. 너는 지금 부처님의 짧은 말씀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030_0166_b_17L如是等多衆種種哀呼百千種言戀慕於佛帝釋語言止止已足汝今可不憶念大仙少語
030_0166_c_01L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모든 것은 무상하여 머물지 않고 바탕[體]을 믿을 수 없으니 이것이 바로 달라지는 법[變易法]이다. 모든 것은 모였다가 흩어지며 다시 모였다가 없어지나니 높은 것은 반드시 떨어지고 합하고 모아진 것은 반드시 흩어지며, 생겨난 것이 있으면 반드시 죽고 일체 모든 것은 하천과 언덕의 나무와 같다. 또한 물 위의 그림 같아 그림을 찾아도 없는 것이요, 또한 물거품 같고 나뭇가지 위의 이슬 같아 오래 머물지 못하느니라.
030_0166_b_20L佛告比丘諸行無常無得住者不可體信是變易法一切聚集歸散會滅高者必墮合會必離有生必死一切諸行猶如河岸臨峻之樹亦如畫水尋畫尋滅亦如泡沫如條上露不得久停
신기루가 잠시 우리 눈에 보이는 것과 같이 사람의 목숨도 신속하여 화살보다 빠르다. 천하에 세월보다 더 빠른 것이 없으니 사람 목숨의 신속함은 이 하늘보다 더하여 무상하고 무너진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약 불사(佛事)에 부족함이 있으면 열반에 들지 못할 것이요, 불사를 두루 마치면 열반에 들어가느니라. 이런 불법을 사람과 하늘에 부촉할 이런 중요한 일을 성문 제자에게 맡기고 두려움 없는 적멸처로 향하여 갈 것이다. 모든 존재들은 괴로움을 다하여 다시는 태어남을 받지 아니할 것이니라. 그러니 너희들은 크게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030_0166_c_02L如乾闥婆城蹔爲眼人命迅速疾於射箭速行天下疾於日月人命速疾過於是天無常敗壞應當解知若於佛事有不足者不入涅槃佛事周訖乃入涅槃以此佛法付囑人天以此重事與聲聞弟子向無畏寂滅處去諸有苦盡更不受汝等不應生大憂惱
佛入涅槃密迹金剛力士哀戀經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