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婆伽梵]께서는 삼십삼천(三十三天)에 머무르시며 여래의 가지(加持)로써 무량한 복을 나타내 보이셨다. [그러한 복을 나타낸 것 가운데] 두루한 빛의 누각이 있었으니, 억(億) 겹이나 되는 위대한 복(福)으로 장엄하였고, 위대한 복을 지니신 부처님의 자량(資糧)이 있어서 무수한 공덕 대중과 무량한 금강(金剛)이 널리 [부처님의 복을] 찬탄하는 데 끝이 없었다. [이 빛의 누각은] 견고하여 무너지지 않는 곳으로서 청정한 부처님세계의 장엄이며, 모든 마니보왕(摩尼寶王)의 장식이 펼쳐져서 장엄이 원만하고 청정하였다. 지혜를 즐겨하는 곳으로서 무구한 광명의 치성한 마니(摩尼)보배를 가지고 훌륭하게 장엄하였다. 나아가 [모든] 세계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삼마지(三摩地)는 원만하고 청정하였으며, 모든 법의 청정한 이치를 말씀하셨다. 무량한 빛깔의 드넓은 마니보배의 바다가 사이사이 섞인 [이 누각에서] 끝도 없이 수많은 여래께서는 삼매를 나타내 보이셨다. [이 누각에 있는] 청정하고 무궁한 마니보왕은 사이사이 꽃으로 변한 채, 휘늘어진 마니 나뭇가지를 장엄하여 아주 교묘한 방편으로 부처님의 지혜를 나타내 보였다. 모든 꽃향기와 마니보배의 광명이 사이사이 널리 두루 치성하였고, 부처님께서 가지하여 나타내신 자재하고 신통한 두루한 빛이 큰 누각에 모든 마니를 드넓게 둘렀으며, 시방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곳은 폐유리 등의 갖가지 보배로 장엄되었다. 무량한 보배왕의 계단이 서로 연결되어 감싸 돌고 갖가지 마니와 진주가 드리워져 있었다. 단엄한 일산(日傘)과 깃발, 구슬 망과 보배 망으로 덮어서 보배를 펼쳐 놓았다. 용견전단(龍堅旃檀)으로 발라 장식했으며 구슬 자개가 장식된 마니보배 망으로 거듭 덮었다. 용승건립지(龍勝建立地)는 장엄한 지혜의 두루한 광명에 환하고, 마니보배 기둥에 보배 망이 얽혔으며, 사자 갈기 같은 꽃술의 마니보왕 사라수(娑羅樹)가 거듭 드리웠다. 사자가 그려진 깃발과 뛰어난 마니보배의 문과 창문이 묘하게 장엄하여 서로 비추면서 흐트러지지 않았다. [이 누각에는] 만다라화(曼陀羅花)ㆍ마하만다라화(摩訶曼陀羅花)ㆍ만수사화(曼殊沙花)ㆍ마하만수사화(摩訶曼殊沙花)ㆍ노자화(盧遮花)ㆍ마하노자화(摩訶盧遮花)ㆍ윤화(輪花)ㆍ대륜화(大輪花)ㆍ소마나화(蘇摩那花)ㆍ말사가화(靺師迦花)ㆍ다라나화(多羅那花)ㆍ말라화(末羅花)ㆍ구달라화(瞿達羅花)ㆍ소건지화(蘇件地花)ㆍ타노색가리화(陀弩色迦利花)ㆍ천소마나화(天蘇摩那花)ㆍ오파라화(烏波羅花)ㆍ연화구물두화(蓮花俱勿頭花)ㆍ백련화(白蓮花)ㆍ대화(大花)가 흩뿌려졌다. [이 청정한 누각에 계신 부처님들께서는]1) 물들지 않는 지혜[無染智]로 장엄한 사자좌에 앉으셔서 묘한 청정의 지혜가 둘이 아님을 드러내 행하여 무상법(無相法)을 말씀하시고, 부처님 지위에 머물면서 모든 부처님이 평등하고 막힘없이 통달한 불퇴전(不退轉)의 법과 빼앗김이 없는 경계와 부사의한 청정을 얻었으며, 3세(世)의 모든 세계에 평등하게 두루하신 몸을 얻되 정수리까지는 결코 볼 수 없는 형상2)을 얻었다. 또 모든 법에 대해 걸림 없는 지혜에다 모든 지혜로운 행위와 미혹 없이 깨닫는 지혜와 분별을 초월한 몸을 성취하여서, 둘이 아닌 지혜로 가장 수승한 저 언덕에 머무르시고, 여래의 무너지지 않는 지혜와 해탈의 지혜로 끝내 평등하여 중간과 끝이 없고 허공이 다하도록 법계에 두루하고 더 이상 수행하지 않아도 자연히 진여와 계합하게 되는 지혜[無功用智]3)를 증득하시고 모든 불사를 획득하셨다. 또한 미래의 일체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에 물러나지 않는 법의 바퀴가 굴러가도록 가지(加持)하시고, 보리도량에 나아가 마군을 꺾으시고 정등각을 증득하셨다. 법륜을 굴리셔서 집착을 떠난 지혜가 장엄하게 갖춰졌음을 나타내시고, 모든 상이 원만히 구비되어 가지한 바가 무너짐도 의지함도 없었다. 널리 시방의 모든 세계에 홀연히 나타나셔서 도솔천 궁전에 머무르시고, [인간세계에] 태어나셔서 한평생 출가와 고행과 가행(加行)을 나타내시고, 보리도량에 나아가 마군을 꺾고 보리를 증득함을 나타내시고, 법륜을 굴리시고, 열반에 드시어 법을 감추는 법에 머무셨다. 이때 4만의 비구와 8만 4천의 보살이 모두 시방의 세계로부터 모여 들었는데 그들은 일생보처(一生補處)4)의 경지에 머문 자들이며, 관정위(灌頂位)를 얻고 무량한 삼마지를 출생하여 해탈하고 금강최승삼마지(金剛最勝三摩地)에 머물러 연화최승삼마지(蓮花最勝三摩地)를 얻은 자들이었다. 나아가 금강유삼마지(金剛喩三摩地)를 얻어 자재하게 노닐며 깃발[幢]5)의 뛰어난 장엄을 갖추고 모든 부처님의 법이 앞에 나타나게 할 수 있으며, 공덕장엄삼마지(功德藏莊嚴三摩地)에 머물며 보리도량[菩提場]에 잘 나아가 편안히 머물고, 부처님 경계에 들어가 다함이 없는 다라니의 장엄과 모든 마군의 경계를 이기는 색상을 말할 수 있으며, 다함이 없는 구절을 말할 수 있는 불공겁(不空劫)의 수기를 [부처님으로부터] 받았다. 또한 다른 교법의 악한 대중을 꺾어서 명칭을 바로 세워 시방(十方)에서 찬탄을 받고, 무량한 보시[檀]ㆍ지계[戒]ㆍ인욕[忍]ㆍ정진[進]ㆍ선정[禪]ㆍ지혜[慧]의 방편을 나타내며, 모든 부처님을 예찬하여 드날렸다. 무수한 나유타백천억겁[那庾多百千俱祇劫]토록 원만히 활동하며 몹시 깊어 헤아리기 어려운 인연생법(因緣生法)을 멀리 여의고, 현교(顯敎) 가운데 상견(常見)이나 단견(斷見)과 같은 치우친 견해를 가진 자들에게 다가가 모든 중생의 번뇌 병에 대해 두루 알고서 거기에 따른 법약(法藥)을 베풀었다. 청정하고 단엄하게 무구한 의요(意樂)를 청정히 하고, 용맹하고 견고히 금강의 무너지지 않는 뛰어난 자비심으로 모든 중생의 고통을 거두며 평등한 지혜로써 가르쳤다. [이렇게 행하는 그들은] 무량한 공덕의 지혜가 허공 끝이 다하도록 10력(力) 다라니(陀羅尼)의 변재한 이취(理趣)에 머물렀다. 그들은 이른바 관자재(觀自在)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ㆍ상관자재(常觀自在)보살ㆍ득대세지(得大勢)보살ㆍ승혜(勝慧)보살ㆍ금강혜(金剛慧)보살ㆍ사자혜(師子慧)보살ㆍ사자용건보(師子勇健步)보살ㆍ금강용건보(金剛勇健步)보살ㆍ금강장(金剛將)보살ㆍ금강당(金剛幢)보살ㆍ무동보용건(無動步勇健)보살ㆍ청정안(淸淨眼)보살ㆍ삼세보용건(三世步勇健)보살ㆍ연화엄(蓮花嚴)보살ㆍ연화안(蓮花眼)보살ㆍ보엄(寶嚴)보살ㆍ금강수(金剛手)보살ㆍ허공무구(虛空無垢)보살ㆍ묘비(妙臂)보살ㆍ묘혜(妙慧)보살ㆍ대혜(大慧)보살ㆍ보장(寶藏)보살ㆍ보당(寶幢)보살ㆍ보인수(寶印手)보살ㆍ엄왕영상(嚴王影像)보살ㆍ공덕왕영상(功德王影像)보살ㆍ엄왕(嚴王)보살ㆍ전광장엄(電光莊嚴)보살ㆍ허공고장(虛空庫藏)보살ㆍ최의혹(摧疑惑)보살ㆍ운음(雲音)보살ㆍ청정혜(淸淨慧)보살ㆍ전음(雷音)보살ㆍ만수실리동진(曼殊室利童眞)보살 및 자씨(慈氏)보살을 상수(上首)로 삼아서 모든 현겁(賢劫)의 보살마하살과 함께 하였다. 다시 또 묘계분(妙界分) 천자(天子)ㆍ승마(勝魔) 천자ㆍ공덕엄(功德嚴) 천자ㆍ승(勝) 천자ㆍ적조자재(寂調自在) 천자ㆍ승혜(勝慧) 천자ㆍ선사유(善思惟) 천자 등과 같은 대위덕(大威德)을 지닌 천자들이 2만 천자와 함께 모두 보리심을 내어 선근을 심었다. 또 사천왕천(四天王天) 등의 수많은 천(天)ㆍ천제석(天帝釋)ㆍ상주천(商主天)ㆍ마혜수라천(摩醯首羅天)ㆍ범왕사바세계주(梵王娑訶世界主)ㆍ마천자(魔天子) 등이 있었다. 또 존귀한 성문대중이 있었으니, 이른바 사리자(舍利子)ㆍ대목건련(大目揵連)ㆍ가전연자(迦旃延子)ㆍ부루나(富樓那)ㆍ빈두로(賓頭盧)ㆍ교범바제(憍梵波提)ㆍ존숙탑상(尊宿塔象)ㆍ가섭파(迦葉波)ㆍ대가섭파(大迦葉波)ㆍ가야가섭파(伽耶迦葉波)ㆍ라후라(羅睺羅) 등과 같은 대중이 상수가 되었다. 또 5천의 대야차장[大藥叉將]이 있었으니, 이른바 만현(滿賢) 야차장ㆍ주현(珠賢) 야차장ㆍ잠파라수제(蠶上婆去羅水帝) 야차장ㆍ나하라(那訶羅) 야차장ㆍ반지가(般志迦) 야차장과 아울러 하리저모(訶哩底母)의 5백 아들이 권속이 되었다. 모든 큰 산과 큰 강에서는 금시조(金翅爲)가 상수가 되었으니, 무량한 백천의 가루라왕(迦樓羅王)과 수긴나라왕(樹緊那羅王)이 있었으며 무량한 긴나라를 권속으로 삼았다. 그리고 군생주(群生主)ㆍ나라연천(那羅延天)ㆍ이사나귀생(伊舍那鬼生)의 무량한 백천 권속과 바소길용왕(婆蘇吉龍王)ㆍ연화(蓮花)용왕ㆍ대연화(大蓮花)용왕ㆍ사가라(娑伽羅)용왕 등이 상수가 되었고 무량한 백천용왕으로 권속을 삼았으며, 나아가 나머지 천ㆍ용ㆍ야차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ㆍ인(人)ㆍ비인(非人) 등이 함께 하였다. 이때 세존께서 무량한 백천 대중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여래정진언(如來頂眞言) 수행을 일으키기를 말씀하시고자 매우 크게 장엄된 사자좌에 앉으셔서 사자후를 하시니, 빛나기가 해와 같고 비추는 것이 달과 같았다. 제석처럼 두루 비추고 횃불처럼 타오르며, 빛은 범왕 같고 높이 솟는 것은 수미산이 바다에 우뚝한 것 같았다. 그리고서는 불정진언을 수행하는 법과 차례를 말씀하셨다. 이때 세존께서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모든 여래의 모든 삼마지 중에서 가장 훌륭한 삼마지의 왕이 있는데 이 삼마지에 머무르게 되면 일자륜왕불정(一字輪王佛頂)이니라. 너희들은 반드시 자세히 듣고 잘 듣고 아주 잘 들어, 정성을 다해 마음에 새겨 받아 지녀라. 받아 지니면 너희 보살들은 무상정등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느니라.” 그러자 모든 대보살들이 합장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간절히 원합니다. 세존이시여, 대명왕(大明王)의 한 글자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이때 세존께서 모든 것 가운데 가장 훌륭한 삼마지왕에 들어가셔서 이 명왕(明王)을 외우셨다. 나모사만다몯다남부룸훔6) 南莫三漫多勃馱南步林吽三合
이 명왕을 말씀하시자마자, 삼천대천세계가 광명의 그물이 되어서 갠지스 강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두루 비추니, 저 모든 세계가 비춰지고 저 모든 세계가 진동하였다. 모든 여래가 모든 삼마지 중에서 가장 훌륭한 삼마지왕에 드시고 또한 이 대명왕(大明王)을 염송하셨다. 그때 모든 곳에서 [이 대명왕을]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이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는데, 동쪽이 솟으면 서쪽이 꺼지고, 남쪽이 솟으면 북쪽이 꺼지며, 위가 솟으면 아래가 꺼지며, 진동하고 크게 진동하였다. 모든 천(天)들이 자기가 머물던 자리로부터 여래 앞에 이르렀으며 나아가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7)의 대중들에 이르기까지 저 대중들이 모두 다 여래를 사념(思念)하였으며, 모든 삼천대천세계 가운데 유정(有情)들은 지옥ㆍ방생(傍生)ㆍ염마(焰摩)의 세계 할 것 없이 정왕(頂王)의 빛이 닿게 되자 모든 고통이 제거되었다. 그때 유정들은 성냄을 여의고 서로 부모 같은 생각으로 바라보았으며, 그 가운데 살고 있는 모든 유정도 서로 이와 같이 바라보았다. 삼천대천세계 중에 윤위산(輪圍山)8)과 대윤위산과 나머지 흑산(黑山)이 명왕불정(明王佛頂)의 광명을 비춤으로 말미암아, 아래로는 무간대지옥(無間大地獄)에 이르고 위로는 아가니타천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월(日月)의 대신통(大神通)ㆍ대위덕(大威德)ㆍ대자재(大自在)로 가려져서 비출 수 없는 곳을 모두 비추었으니, 어느 한 곳도 광명이 두루 비추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와 같이 세존의 신통의 행으로 신통을 일으키자, 미쳤던 자가 바른 생각을 하고 눈 먼 자가 보게 되었으며, 벙어리가 말을 하고 절름발이가 바로 걷게 되었으며, 귀머거리가 듣고 벗은 자가 옷을 얻었으며, 구하려고 하는 자 모두가 음식과 도구를 얻고 고통을 당하는 자는 평안을 얻었으며, 나아가 잉태한 자가 낳을 때에 모두 안온할 수 있었다. 이때 저들 보살이 세존께 와서 모두 신비한 생각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세존이시여, 이 불정왕은 부사의하여 신비하고 더욱 신비합니다. 세존께서 이렇게 지으시니, 이 삼천대천세계를 보건대 보배 망이 위로 두루 펼쳐졌고 허공에는 천묘화(天妙花)ㆍ천묘화 구름ㆍ말향(末香) 구름ㆍ전단(旃檀) 구름ㆍ의복도향(衣服塗香) 구름ㆍ화만(花鬘) 구름ㆍ천묘화만(天妙花鬘) 구름이 비 오듯 내립니다.” 모든 보살과 모든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이 천묘화를 부처님 위에 뿌리고, 또 비단옷[繒衣]과 보개(寶蓋)와 당번(幢幡)을 비 내리듯 드리웠으며, 천계의 묘한 음악이 공중에서 저절로 연주되었다. 그 음악으로부터 이러한 소리가 들렸다. “신비합니다. 세존이시여, 불정(佛頂)은 설령 10지(地) 보살(菩薩)도 볼 수 없는 곳에 계실지라도, 모든 유정들이 서로 안락을 얻게 하며 염불삼매를 얻게 합니다.” 그때 제석천과 모든 욕계(欲界)의 천자가 세존께 와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이 대명왕(大明王)을 받아 지니는 자가 있으면, 우리들 세계의 모든 천이 그를 보고 모두 일어나 자리의 반을 내어서 앉게 할 것입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제석천에게 말씀하셨다. “천제야, 그러하니라. 정륜(頂輪)을 성취한 자라면, 제석천 등 그를 보는 모든 천이 반드시 자리의 반을 내어 주어야 한다. 천제야, 유정계(有情界)에 속하면서 정륜을 성취한 자를 보고서도 자리의 반을 내주지 않는 경우는 없으니, 다만 지위(地位)를 얻은 보살과 부사의한 해탈에 머물면서 삼마지를 얻은 자와 연각과 욕심을 여읜 성문은 제외한다. 천제야, 그러하니라. 만약 정륜을 성취한 자를 보고서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자[天]가 있다면, 그의 머리가 백 갈래로 쪼개질 것이다.” 그러자 제석천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주문을 받아 지닌 자를 보호하겠습니다. 만약 이 명왕(明王)을 닦거나 읽거나 공양하거나 경책을 베껴 쓰거나 나아가 받아 지니면 그는 악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니, 그로 하여금 바른 생각을 얻도록 하겠습니다.” 세존이 제석천을 찬탄하셨다. “옳도다, 옳도다. 천제야, 만약 이 명왕을 성취한 자나 독송하는 자가 있다면, 반드시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과거세를 아는 지혜를 얻을 것이니, 아첨하지 않고 이간질도 없으며, 교만하지 않고 기이하지도 않으며, 마음에 선교방편을 갖추리라. 천제야, 정륜(頂輪)을 지닌 자가 악도에 떨어진다는 것은 옳지 않다. 항상 바라문이나 크샤트리아9)의 대왕족에 태어나며, 단정히 상호를 갖추고 글과 논(論)과 공교(工巧)10)를 성취하며, 인색하지 않고 듣고 기억해 잊지 않으며, 부모도 그러함을 잃지 않는다. 불정의 위덕은 부사의(不思議)하여 비교해 헤아릴 수 없으며, 불정족(佛頂族)도 부사의하다.” 이때 모든 천의 대중과 보살이 모두 신비하게 여겼다. 어떤 이가 무량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자, 그 사람의 손이 이르는 곳마다 모든 천과 세상을 거두어들일 수 있었으며, 그 사람의 손에 닿으면 꺾이거나 무너짐이 없었으니, 이를 얻은 자는 불가사의한 공덕을 성취했다.
2. 인계품(印契品)
이때 금강수보살(金剛手菩薩)이 명(明)을 수지한 한량없는 수억의 대중에 둘러싸여서 세존께 와서 발아래 엎드려 절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명(明)을 수지하고 있는 자일지라도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진언행(眞言行)을 수행함에 있어, 방편을 갖추지 못하고 의칙을 잘 알지 못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저들 유정을 이롭게 하는 데에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속히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나니, 세존께서 불정진언(佛頂眞言)의 가르침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집금강(執金剛)에게 말씀하셨다. “명(明)을 수지하는 자는 먼저 반드시 삼귀계(三歸戒)와 발보리심계(發菩提心戒)를 받아야 한다. 청정하게 씻고 대비심으로 모든 유정을 가엾이 여기며 고요하고 한적한 곳에서 계인(契印)을 결해야 한다. 직접 [아사리에게] 받도록 하라. 만약 이와 다르게 결인하는 자는 온갖 도깨비와 비나야가의 장난으로 인해, 죽어 지옥에 떨어진다. 관정(灌頂)을 하지 않은 자나 보리심을 일으키지 않은 사람들 앞에서 이러한 계인을 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선 먼저 3부(部)의 심인(心印)을 결하라. 네 손가락의 끝[四頂]을 서로 안으로 깍지 끼고, 두 엄지손가락은 나란히 세워서 앞쪽으로 손가락을 붙이면, 이것을 일체여래심인(一切如來心印)이라고 한다. 앞의 인(印)의 상태에서 왼쪽 엄지손가락을 구부려서 손바닥 안으로 넣고,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앞서와 같이 세우면, 이것을 연화부심(蓮花部心)이라고 한다 앞의 연화부심인(蓮花部心印)에서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손바닥 안에 구부려 넣고, 왼쪽 엄지손가락을 전처럼 세우면, 이것을 금강부심인(金剛部心印)이라 한다. 두 손을 세워서 모든 손가락 끝을 서로 맞대어 손 안에 꽃이 있는 것처럼 가운데를 비워 합장하면, 이것을 보통일체불정인(普通一切佛頂印)이라고 한다. 금강장(金剛藏:금강수보살)아, 먼저 모든 세간과 출세간 진언 중에 가장 높은 일체불정주전륜왕인(一切佛頂主轉輪王印)의 모양을 결해야 한다. 두 손을 안으로 서로 깍지 껴 주먹을 쥐고, 두 가운뎃손가락을 세우되 윗마디는 구부린다. 두 엄지손가락은 나란히 세우고 두 집게손가락의 둘째 마디를 굽혀 두 엄지손가락 위에 맞댄다. 이것이 윤왕근본인(輪王根本印)이니, 모든 인(印) 가운데서 가장 뛰어나다. 앞의 근본인(根本印)에서 오른쪽 두 엄지손가락을 오른쪽 가운뎃손가락 뒤에 곧게 세워 닿지 않게 한다. 이것을 정인(頂印)이라 한다. 앞의 근본에서 두 집게손가락을 각각 가운뎃손가락 뒤에 곧게 세워서 서로 닿지 않게 한다. 이것을 두인(頭印)이라 한다. 앞의 근본인에서 두 집게손가락을 각기 두 가운뎃손가락 뒤에 굽혀 버티게 한다. 이것이 갑주인(甲冑印)이다. 앞의 근본인에서 두 집게손가락의 둘째 마디를 구부려 등을 서로 누르고, 두 엄지손가락을 두 집게손가락에 나란히 세워 붙인다. 이것이 장인(牆印)이다. 명(明)을 지닌 자가 이 인(印)을 결하면, 설령 정행(頂行)11)들이라도 가까이할 수 없는데, 어찌 나머지 다른 장애를 짓는 귀신들이겠는가. 앞의 근본인에서 두 집게손가락을 굽혀서 두 가운뎃손가락의 셋째 마디에 닿게 하면, 이것을 윤왕심인(輪王心印)이라고 하니, 진언(眞言)과 상응(相應)12)하여 모든 사업(事業)을 짓는다. 앞의 근본인에서 두 집게손가락을 굽혀 두 가운뎃손가락의 셋째 마디 위에 붙이면, 이것을 윤왕심중심인(輪王心中心印)이라 한다. 앞의 근본인에서 오른쪽 가운뎃손가락을 오른쪽 집게손가락 뒤에 굽혀 몸을 향해 세 번 부르는 표시를 하면, 영청인(迎請印)이다. 이 인으로 모든 진언 성천(聖天)을 청하고 지금강(持金剛)을 부르나니, 하물며 나머지 다른 보살들이겠는가. 왼쪽 집게손가락을 바깥쪽으로 세 번 던지듯 끄덕이면, 이것은 봉송인(奉送印)이다. 앞의 근본인에서 두 집게손가락을 서로 굽혀 맞대고서 두 가운뎃손가락에 붙이고, 두 엄지손가락을 각각 집게손가락 옆에 세워 붙이면, 이것이 알가인(閼伽印)이다. 먼저 손 안에 꽃을 감싸듯이 한 후에 이 인을 결한다. 처음 맞아들일 때와 떠나보낼 때 각기 이 인을 써서 청정수를 바친다. 앞의 근본인에서 두 엄지손가락을 각기 손바닥 안으로 굽혀 넣으면, 곧 방우계(方隅界)를 이룬다. 앞의 인에서 두 엄지손가락을 나란히 세워 집게손가락에 살짝 닿지 않도록 하고서 눈 위로 올려다보는 위치에서 결하면, 이것을 상방인(上方印)이라 한다. 앞의 인에서 두 엄지손가락을 나란히 세워 번갈아 서로 좌우로 움직이면, 이것을 모든 빗장을 부수는 인[摧諸關鍵印]이라 한다. 앞의 근본인에서 좌우의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각기 서로 맞닿게 하여 고리처럼 만들고, 각기 가운뎃손가락에 의지해 있게 하면, 이것을 일체유정 및 구마라천(俱摩羅天)ㆍ범천ㆍ대자재천ㆍ나라연천 등을 박(縛)하고, 박하고 나서 불러 조복시키는 인이라 하니,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풀면 곧 해탈인이 된다. 앞의 근본인에서 다른 진언을 끊어 무너뜨리고자 할 때는 두 엄지손가락의 손톱으로 두 집게손가락의 손톱을 덮어라. 그러면 모든 진언을 끊어 무너뜨리는 인이 된다. 앞의 근본인에서 오른쪽 집게손가락을 굽혀 왼쪽 가운뎃손가락 아랫마디에 기대면, 이것은 도향인(塗香印)이다. 앞의 근본인에서 왼쪽 집게손가락을 굽혀 왼쪽 가운뎃손가락 아랫마디에 기대게 하면, 곧 이것은 화인(花印)이다. 앞의 근본인에서 두 집게손가락을 각기 굽혀 두 가운뎃손가락 아랫마디에 기대면, 이것은 소향인(燒香印)이다. 앞의 근본인에서 두 집게손가락의 첫째 마디를 굽혀 각기 두 엄지손가락 옆에 붙이면, 이것을 헌식인(獻食印)이라 한다. 앞의 근본인에서 두 집게손가락의 둘째 마디를 굽혀 등이 서로 닿지 않게 하고, 두 엄지손가락을 나란히 세워 집게손가락 옆을 대면, 이것을 등인(燈印)이라 한다. 수행자는 이 같은 인(印)을 염송할 때 결하여 사용한다. 앞의 근본인에서 두 집게손가락 손톱을 두 엄지손가락의 손톱 위에 세워 대면, 이것을 능박일체난조인(能縛一切難調印)이라 한다. 이 인은 도깨비와 주술로 일으킨 시신과 다길니(茶吉尼)와 물 위에 떠도는 자의 입을 막는다. 다시 근본인을 맺게 되면, 풀리게 된다. 근본인을 결하고 꽃과 열매를 인 가운데 두고서 염송하며 다른 사람에게 주면, 곧 경애(敬愛)를 얻게 된다. 앞의 근본인에서 두 집게손가락의 첫마디를 구부려 서로 맞대고 두 엄지손가락으로 나란히 누르며 분노하면서 근본진언을 염송하면, 코끼리와 말의 수레바퀴를 막을 수 있다. 즉 이 인을 결하면 수레를 끄는 코끼리를 묶어 멀리 던져서 다른 적을 막을 수 있다. 근본인을 결하고서 군진에 들어가면, 모든 도병을 막아 침범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근본인을 결하고서 분노하면서 못이나 우물이나 샘에 던지면, 모든 용궁이 화염에 휩싸여 모든 용[那伽, Nāga]이 죽으며, 공중에 던지면 모든 주문을 쓰는 신선이나 건달바ㆍ긴나라까지도 살해할 수 있다.” 이때 세존께서 금강수보살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이 대만다라(大曼茶羅)13)를 지삼매야(持三昧耶)라 하니, 모든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ㆍ비인 등을 꺾을 수 있으며 모든 보살이 어길 수 없다. 모든 조복하기 어려운 유정을 조복하며, 모든 진언명(眞言明)의 비법을 무너뜨릴 수 있으며, 모든 보살을 부를 수 있다. 모든 부처님께서 크게 사자후를 하시어 칭찬하며 환희하신다. 결하기만 하면, 10지(地)에 머무는 보살이라도 모두 놀라 어쩔 줄 몰라 하거늘, 하물며 나머지 범천 등이겠는가. 그러므로 선남자야, 내가 너와 관자재보살을 위해 크게 사자후를 하리라. 선남자야, 이 일자전륜왕(一字轉輪王)의 진언은 한량없는 여래로부터 받아 지녀 다른 이에게 설하도록 전해졌기에 모든 천계의 대중이 신비스럽게 여긴다. 선남자야, 이 부사의한 일자륜왕은 모든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이다. 선남자야, 나의 과거세 아승기겁 당시에 부처님이 계셨는데 전륜성왕ㆍ여래ㆍ응공ㆍ정변지라 이름하셨으니, 삼마지로 법륜을 굴리는 왕의 모습이셨다. 선남자야, 그때 나는 장자(長者)였으니, 저 여래가 계신 곳에서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것을 이어 받아 공양을 베풀었다. 금강수야, 그때 저 여래께서 이 일자륜왕진언을 말씀하셨으니, 내가 그때부터 집을 떠나 집이 아닌 곳에 나아가서 큰 정진으로 성취하기를 구하여 이 몸을 버리지 않고 명(明)을 지닌 전륜성왕을 이루었으며, 신통을 얻어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에서 자재하였다. 선남자야, 나는 한량없는 백천억의 유정을 이끌어서 무상정등보리에 이르게 하였으며, 한량없는 백천의 조복하기 어려운 유정을 조복하여서 차례대로 모두 등정각을 이룰 수 있도록 하였다. 선남자야,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 부사의한 윤왕불정은 위대한 덕이 있고, 대정진의 용맹이 있으니, 백겁토록 설해도 다할 수는 없지만, 내가 이제 조금이나마 말하리라. 훗날 오탁악세에 응당히 널리 현양하여 [신심이] 견고한 유정과 대승을 청정히 믿는 자에게 선포하면, 그 사람은 곧 모든 여래의 비밀을 지닐 것이다. 선남자야, 이 일자륜왕은 모든 여래의 비밀이며 모든 여래의 굳건한 진실이며 모든 여래의 뛰어남이다. 모든 여래께서 비밀이며 모든 여래의 굳건한 진실이며 모든 여래의 뛰어남이다. 모든 여래께서 가지하신 삼마지는 진실하여서 모든 삼마지의 최상이며 여래의 가장 뛰어난 삼마지와 동등하니, 모든 보살로 하여금 신비한 삼마지를 내게 하며 모든 여래를 환히 보여 모든 보살로 하여금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게 한다. 선남자야, 내가 간략히 여래께서 스스로 머무시는 이 진언의 형상14)을 말하리라. 선남자야, 내가 이 모든 인 가운데에서 대윤왕을 가지하는 광대한 대척인(大擲印)의 모양을 말하리라. 나란히 양쪽 다리를 세워 왼쪽 다리의 엄지발가락으로 오른쪽 다리 엄지발가락을 누르고, 양손은 오른쪽 무릎으로부터 좌우로 금강무(金剛舞)처럼 돌려 차차 위로 가슴까지 이르게 하며, 또 양 볼에서 돌려 정수리 위에 이르게 하고 근본인을 결하여 곧 미사거(尾捨佉:동남쪽)에 머물러 세우라.
척인(擲印)을 결하자마자 범천ㆍ구마라천과 제석천ㆍ마혜수라천과 나라연천과 그 대중들과
용과 야차의 무리들과 아수라와 나찰ㆍ비나야가 등 모든 족속과 귀신 대중이 어지러워 기절할 듯 두려워하고
모든 머무는 자, 천과 나찰과 땅 아래에 머무는 귀신 무리들이 이 인을 결하기만 해도 모두 흩어지니 수행자는 애처로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식재(息災)를 염송하여 고뇌를 제거하여 주고 심진언(心眞言)을 염송하고 심인(心印)을 결하여 마음을 청정하게 맑혀서 저들이 안락을 얻게 하라. 이와 같이 금강수야, 척인에 두 가지가 있으니, 이른바 공통되는 인[共]과 공통하지 않은 인[不共]이다. 앞에서 이미 불공인(不共印)을 설명하였으니, 내가 이제 이어서 공인(共印)을 말하리라. 수평으로 다리를 세우고 오른쪽 다리를 들어 춤추는 모양새처럼 돌리고 근본인을 결하여 정수리 위에 두면, 이것을 해인(害印)이라 한다. 천마(天魔)가 장난을 일으키는 곳에서 마땅히 이것을 사용해야 하니, 이 인을 결하자마자 모든 마장이 시방으로 흩어진다. 금강수야, 이것의 이름이 공인(共印)이다.[무릇 척인을 결하면 사법(事法)에 의해서 5지신(支身)을 이룬다. 자신이 일자륜왕과 같아서 일곱 가지 보배가 둥그렇게 둘러 광명이 매우 크고 밝아서 쳐다보기조차 어렵다고 상상하라. 왼손은 오른쪽 무릎에 지탱하고 오른손으로 엄지손가락을 쥔다. 좌우로 아리다바라다리다(阿哩茶缽羅二合哆哩茶)로 차분히 걷고, 부릅뜬 눈으로 좌우를 사자왕이 떨쳐 일어나듯 둘러본 뒤 척인에 멈추라. 인을 정수리에 두었다가 곧 열두 폭 금륜(金輪)을 마(魔)가 있는 방향을 따라서 그 인을 던지거나 혹은 저 마(魔)의 형상을 그리고서, 인을 그곳을 향해 던진 뒤에 반드시 자비심을 일으켜 식재법(息災法)을 짓고 불모진언(佛母眞言)을 염송하거나 혹은 심진언(心眞言)을 염송하며 식재호마(息災護摩)한다. 혹은 저 형상을 만들고 우유로 불모진언을 염송하면서 그것을 청정하게 씻어 그것으로 하여금 안락하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 겁토록 도를 장애하는 인연이 되리라.]” 이때 금강수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쉬운 방편을 말씀하여 주소서. 세존이시여, 혹 어떤 유정이 하열(下劣)하여서 정진을 하되 부지런히 하지 않고 용맹하게 행하지 않는다면, 세존이시여, 그들은 가장 뛰어난 성취를 이룰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 유정들과 대승에 머무는 자들을 위하여 행하기 쉬운 방편을 말씀해 주소서.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가지하신 위신력으로 오탁말세엔 이 대명왕(大明王)으로 말미암아 작은 방편일지라도 모든 독을 다스릴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집금강에게 말씀하셨다. “앞의 근본인에서 양쪽 집게손가락을 세워 합하여 바늘처럼 하면, 독을 움직이게 하느니라. 앞의 인에서 양쪽 집게손가락을 서로 맞대 아래로 향해 굽혀 흔들면 미혹시키고 괴롭게 하는 독을 초래하며, 두 집게손가락을 떼면 곧 독을 물리쳐 흩어지게 한다. 앞의 근본인의 상태에서 세웠던 두 새끼손가락을 벌려 세우면, 이것은 영어인(令語印)이다. 앞의 근본인에서 나란히 세운 양쪽 엄지손가락을 집게손가락 끝에 닿지 않게 하면, 아미사(阿尾捨)15)로 하여금 서로 요동하여 거꾸러지게 하며, 서로 얽혀 말하게 하며, 서로 붙들고 춤추게 하다가 각기 내던져 흩어져서는 독을 없애느니라. 선남자야, 이 명왕은 모든 일을 할 수 있으며 귀신 도깨비들에게도 이와 같이 하게 하느니라.” 이때 금강수비밀주(金剛手祕密主)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떻게 명(明)을 지닌 자가 인을 결하며, 어느 곳이 알맞습니까?” 부처님께서 지금강에게 말씀하셨다. “저들은 반드시 고요하고 은밀한 화장터가 있는 곳에서 깨끗이 목욕하고 형상 앞을 향해 인을 결해야 하니, 만약 이와 다르게 결하면 손상을 입는다. 성취했을 때 변척인(遍擲印)을 결하여 큰 마(魔)와 큰 장난이 있는 곳에 쓰면, 천과 아수라가 그들과 싸우고 조복하기 어려운 유정을 조복하니, 만약 다른 곳에 쓰게 되면 유정을 손상시킨다.”
3. 만다라의궤품(曼茶羅儀軌品)
이때 관자재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에 의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꿇고 세존 앞에 합장하여 예배를 마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진언의 불가사의를 말씀해 주소서. 세존이시여, 모든 불세존의 명왕불정(明王佛頂)의 불가사의는 설사 10지에 머무는 보살일지라도 바라볼 수 없습니다. 하물며 세간을 보호하는 제석이나 범천들이겠습니까. 이제 세존ㆍ응공ㆍ정변지께 간절히 바라오니, 삼매야만다라(三昧耶曼茶羅)를 말씀하여 주소서. 과거 선세(先世)의 불세존께서 이미 말씀하신 이 만다라에 들어감으로 말미암아 곧 모든 만다라에 들어가며, 여기에서 관정하면 모든 만다라에서 관정한 것이며, 여기에서 인가(印可)를 얻으면 모든 만다라에서 인가를 얻은 것이 되며, 여기에 들어갔기에 모든 마군의 도에서 벗어났으며, 이것을 보았기에 모든 마군의 도에서 해탈할 수 있었으며, 여기에 들어갔기에 불퇴전을 얻었으며, 여기에서 관정을 얻었기에 모든 진언의 인계에서 자재했으며, 여기에 들어가 금강의 거두어들임을 지닐 수 있었기에 모든 죄를 떠날 수 있었으며, 여기에 들어감으로 모든 일을 감당하여 맡을 수 있었으며, 이 안락하고 쉬운 방편에 들어갔기에 대명왕을 이루어 모든 장난을 떠날 수 있었으며, 여기에 들어감으로써 어떤 선남자나 어떤 선여인이거나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짐짓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이 일자명전륜왕(一字明轉輪王)을 닦아 한량없는 보살의 삼마지를 얻었으며 불가사의한 여래의 가지를 입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거듭 기억하건대 갠지스 강의 모래알만큼 수많은 겁을 지나 그때 당시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보계(寶髻) 여래(如來)ㆍ응공ㆍ정변지라 했으며, 그 세계의 이름은 묘혜(妙慧)였습니다. 저는 그때 당시 빈곤하여 땔나무를 팔아서 연명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보계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셨으며, 여래께서 그 전에 발원하실 때에 여래께서 모두로 하여금 성취하게 하리라’고 들었습니다. 저는 그때 집에서, ‘내가 이제 보계여래를 청하여 공양을 드리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찍 일어나 나무를 팔아서 음식을 장만하고는 세존께 나아가 공양 드시기를 청하니 여래께서 청을 받아 주셨습니다. 제가 불세존께 광대하고 청정한 믿음을 일으키고 공양을 바치며 부처님께 예배드리고는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빈곤하지 않게 하소서’ 하고 발원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여래께서 저의 신심이 굳고 청정한 것을 아시고 ‘선남자야, 이 일자불정륜왕을 지니고 나를 대신하여 본래 가르침인 복된 이익을 널리 말하라’고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저에게 말씀하시어, 저는 기쁘게 받들어 행했습니다. 저는 큰 정진으로 부지런히 힘써서 이 몸으로 대명왕을 얻었으며, 무애엄삼마지(無礙嚴三摩地)를 얻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삼마지로 말미암아 무상정등보리에서 한량없는 백천의 명(明)을 수지할 수 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알고 있습니다. 이 여래불정은 불가사의합니다. 이와 같이 부처님의 32상 가운데 불정이 가장 뛰어나며, 모든 진언 가운데 이 불정진언이 가장 뛰어납니다. 세존이시여, 천계 가운데서 부처님이 위없는 큰 스승이시듯이 불정륜왕은 모든 진언 가운데 명(明)의 왕이니, 이와 같이 광대합니다. 간절히 바라오니, 세존ㆍ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는 저를 위해 만다라를 말씀하여 주소서.” 이때 세존께서 관자재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너, 대비자(大悲者) 대보리살타야, 유정들 가운데 대비의 몸으로 태어났으며 한량없는 대비로 유정을 이롭게 하는 대살타(大薩埵)야, 너는 이제 자세히 들어라. 내가 간략히 만다라를 말하리라. 모든 만다라 중에 왕이며, 모든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가 모여 있는 곳이며, 모든 불ㆍ보살이 유희하는 곳이며, 금강수대보살의 윤왕삼매야(輪王三昧耶)가 가지(加持)한 곳에서, 모든 보살을 위하여 삼매야가 이익이 되도록 이 윤왕을 지송(持誦)하고자 한다. 선남자야, 여래는 유정에게 이익을 주고자 한다. 그러므로 최후의 몸을 버려 안락을 얻고 무너짐이 없으며, 대만다라(大曼茶羅)의 불정륜왕을 얻어 수행하는 자는 모든 마음속의 원이 풍족하리라. 선남자야, 먼저 아사리는 대보리심을 견고히 하며 대원(大願)에 대해 분명히 하여 항상 염송하여야 한다. [아사리를 따르는 제자는] 평등계(平等戒)16)의 범행자(梵行者)로서 대비(大悲)를 갖추고 은혜를 알며, 많이 들어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자이며, 금계(禁戒)를 호지하는 자이어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만] 윤왕의 만다라를 그려주어야 한다. 이와 같지 않다면 [옳지 않은 제자에게 만다라] 그리는 것을 가르치는 자도 악도에 떨어진다. 그리려는 자는 반드시 먼저 그곳 땅을 깨끗이 하라. 많은 꽃과 과일이 있는 곳, 산꼭대기의 금강좌에서 법륜을 굴리던 곳이면 더욱 뛰어나게 성취된다. 반드시 동북쪽의 약간 야트막한 곳이나 그곳 땅이 평탄하여 바르고, 소금기가 없으며, 가시덩굴ㆍ뼈ㆍ머리카락ㆍ손톱이 없는 곳에서 그려라. 거친 돌밭이나 뼛가루ㆍ모래ㆍ쓰레기ㆍ검은 진흙이 있는 곳은 피해야 한다. 만약 흙빛이 좋거나, 앞과 같이 더럽고 나쁜 것이 없다면, 마땅히 땅을 파내어서 그 흙을 가지고 다져 쌓아라. 땅이 이미 견고하게 다져졌는데 흙이 남는다면, 그곳은 곧 법을 성취하기에 매우 적합한 곳이다. 흙이 부족한 곳은 적합지 않으니, 다시 좋은 곳을 찾아야 한다. 땅을 살펴보아서 이 같은 모양의 땅이거나 넓어서 마음이 유쾌하고 단엄한 숲이 우거져 있는 곳이거나 이 같은 공덕을 갖춘 곳에 만다라를 그려야 한다. 동녀로 하여금 백색 실을 합쳐 오색(五色)으로 만들고 실을 꼬거나, 혹은 연실[藕絲]을 끊어지지 않은 것이나 매듭이 없는 것으로 사용해야 한다. 혹은 삼실[野麻]이나 고삐[牧牛繩]를 사용해야 하되 반드시 흙을 떨어내야 한다. 처음에 실을 꼬기 시작할 때에 심진언(心眞言)을 백팔 번 염송한다. 호마의 심진언은 다음과 같다.
나마삼만다몯다남아바라 뎨아다사사나남옴다타가도사니 사아나바 南麽三漫多勃馱南阿缽囉二合底呵多捨娑那南唵怛他孽都瑟尼二合沙阿那嚩 로기다모다니자가라 마리니 훔자바 라자바 라다가다가도나미도 盧枳多沒馱尼斫羯囉二合靺㗚底二合吽惹嚩二合羅惹嚩二合羅馱迦馱迦度那微度 나다라사야마나유차라야하나하나반자반자암아각각바롱 기니군다리니 那怛囉娑野麽囉逾瑳囉耶訶那訶那伴惹伴惹暗惡屩屩缽嚨二合企尼君吒哩尼 아바라 이다살다라 다리니훔발사바 하17) 阿鉢囉二合爾多薩怛囉二合馱哩尼吽發娑嚩二合訶 이것을 윤왕심(輪王心)이라 한다. 만다라의 중앙에서 단 가운데에 먼저 설치한 향과 꽃을 백팔 번 가지(加持)하고, 단 가운데에다 알가(閼伽)를 바친 뒤 모든 색깔을 묶을 때 모두 심진언(心眞言)으로 가지한다. 이어서 그릴 때는 먼저 흰색ㆍ적색ㆍ황색ㆍ녹색ㆍ흑색의 차례로 하되, 이와 같이 [그릴 때 사용하는] 가루는 산호ㆍ금ㆍ마니ㆍ진주ㆍ폐유리 등을 적당히 갈아 가루로 만들어 쓰거나, 갱미 가루에 갖가지 물을 들여 색을 만들어서 향료와 섞어 쓴다. 이렇게 하는 것을 색(色)의 차제(次第)라 한다. 만약 위와 같은 색을 얻지 못하면 붉은 흙ㆍ누른 흙ㆍ푸른 흙을 쓴다. 자신을 호지하고, 만다라가 있는 장소를 호지하고, 제자를 호지할 때, 모두 심진언을 쓴다. 모든 지어야 할 것에는 지명왕의 심진언을 지송한다. 만다라를 정리하여 뜻대로 향목(香木)을 가지하고 단상에 뿌린다. 수심진언(隨心眞言)은 다음과 같다.
이것을 윤왕수심(輪王隨心)이라 한다. 이 진언으로 모든 방향에 도향(塗香)ㆍ소향(燒香)ㆍ음식ㆍ알가(閼伽)를 낱낱이 가지하여 바치고, 곧 줄을 펼치는데 이사나(伊舍那:동북) 쪽에서부터 시작하라. 중앙에 갈라사(羯刺賖)19)를 두고 물을 채우며 모든 씨앗과 탕약으로 채워 비단으로 병의 목을 묶는다. 네 귀퉁이에 줄을 펼쳐 각기 양편으로 당긴다. 만약 줄이 끊어지거나 엉키거나 묶이면, 소(酥)를 써서 육자판사진언(六字辦事眞言)을 외우며 호마를 백팔 번 행한다. 진언은 다음과 같다.
나막삼만다몯다남아바라 뎨아다사사나남옴파로옴 만다사바 하20) 南莫三漫多勃馱南阿鉢囉二合底呵多舍娑那南唵吒嚧唵三合滿馱娑嚩二合訶 백팔 번을 염송하면 재앙을 그치게 할 수 있다. 당길 때 곧지 않으면 대부분 법이 어그러지며, 줄이 엉키면 미혹하게 된다. 줄을 잡을 때 뛰어넘지 말아야 하는데 뛰어넘으면 몸에 병이 든다. 그러므로 줄을 적실 때 오랫동안 가루물이 충분히 젖게 하여 곧 줄을 당겨, 거칠고 미세한 데를 고르게 해야 한다. 네 귀퉁이의 말뚝에 너무 거칠거나 너무 미세하지 않게 하여 단과 서로 알맞게 맞춰 이와 같은 줄을 네 방향 네 문에 고정시킨다. 그 가운데에 불정륜왕을 안치하고, 불인(佛印)으로써 부처님 좌우에 번뇌포(煩惱雹)와 법륜(法輪)을 안치한다. 또 후광이 높다란 두 불정왕을 그리고, 또한 좌우에 백산개불정(白傘蓋佛頂)21)ㆍ승불정(勝佛頂)ㆍ불안(佛眼)22)ㆍ불호상(佛毫相)ㆍ사크디아(爍吃底牙)23)를 안치한다. 이어서 부처님의 자화(慈火)ㆍ복덕명(福德明)ㆍ최승(最勝) 및 상갈리삼부(商羯梨三部)의 모명(母明)ㆍ아난ㆍ수보리ㆍ발우ㆍ석장 등을 안치하여 부처님의 좌우에 차례대로 그린다. 밖의 네 문 좌우에 각기 부처님의 사자(使者)를 그리고, 서쪽 문 가운데에 무능승(無能勝)24)을 그린다. 아울러 문에 경계되는 중간에 난타(難陀)와 오바난타(烏波難陀)의 두 용왕을 그리고, 서쪽 문에 연꽃을 지닌 자[持蓮華]와 금강저를 지닌 자[持金剛]을 그리며, 부처님의 좌우에 마혜수라와 그 처(妻)를 그린다. 구미라천(俱尾羅天)25)과 몽둥이를 지닌 자[持捧]를 모든 곳의 문 양편에 맞추어 둔다. 제3원(院)은 제2원의 절반을 취하고 제3원 중에 범왕과 모든 천과 가루라와 사왕천(四王天) 등을 그리고, 나머지 천은 마음대로 그린다. 저 3부(部)26) 본족(本族)의 권속도 알맞게 그린다. 일체 모든 것을 무능승단의궤(無能勝壇儀軌)[금강계(金剛契) 가운데의 설이다.]에 기준해서 그리기를 마치고, 이어서 새 병의 밑이 검지 않은 것을 가지고 알맞게 그리고, 아마라(阿摩羅) 나뭇가지와 잎사귀를 그 가운데 꽂고, 또 구연과(俱緣菓)를 병 입의 위에 놓아라.[이곳에는 없는 과일이니, 계절에 맞는 꽃이나 과일ㆍ나뭇가지ㆍ잎 가운데 단정한 것을 취하라.] 병속에는 모든 보배와 모든 종자를 넣고 아울러 향수를 채워 좋은 비단으로 그 목을 묶어서 단의 네 귀퉁이와 중앙에 둔다. 문마다 모두 찰주(刹柱)를 세워 제철의 꽃으로 다발을 만들어 장엄하고, 아울러 당번을 드리워 놓고, 이어 향로소(香爐燒)ㆍ침수향(沈水香)ㆍ단향(檀香)을 둔다. 이윽고 아사리가 단 곁에서 호마를 할 때 근본진언을 외우면서 소(酥)를 사용하여 호마 백팔 번을 한 뒤에 맞아들인다. 명왕두정갑주(明王頭頂甲冑)로 자신을 스스로 가지하여 모든 유정에 대해 대비심을 일으키고 다시 보리심을 발한다. 금과 은 혹은 질그릇에 모든 종자와 꽃과 향수를 채워서 오른쪽 무릎을 꿇으면서 근본인을 결하며 마땅히 명왕(明王)을 청한다. 심진언을 써서 차례에 따라 천ㆍ용ㆍ야차 등을 청한다. 명왕심(明王心)으로 가운데 병에 백팔 번을 가지한 후에 보리수나무[이곳에서는 야합목(夜合木)을 사용한다.]를 취하여 태우되 3첨(甛)을 섞어서 두왕(頭王) 진언을 외우며 호마를 백팔 번 행한다. 호마를 할 때마다 진언을 한 번 외워 백팔 번을 행한다. 정진언(頂眞言)은 다음과 같다.
이와 같이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인(印)을 일에 따라 맞게 쓴다. 모든 진언천명(眞言天明)은 근본진언을 써서 안립(安立)한다. 곧 세존과 성중에게 음식을 장만하여 능력껏 공양한다. 모든 불ㆍ보살들께 예배하면서 다섯 손가락을 땅에 대고 향내 나는 진흙을 손에 발라서 대삼매야인(大三昧耶印)을 결하고 그것을 보여라. 두 손을 허심합장(虛心合掌)하여 모든 손가락을 각기 부용(芙蓉)처럼 약간 구부려라. 이것을 여래족삼매야인(如來族三昧耶印)이라 한다. 그런 후에 낱낱이 백팔 번을 염송하고 심진언도 역시 염송한다. 만다라를 돌면서 성중에게 이렇게 아뢴다. ‘제희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행하여 의궤(儀軌)를 제대로 따르지 않고 범한 허물이 있습니다. 오직 바라오니 성중께서는 저희들의 이러한 허물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이와 같이 두 번째나 세 번째에도 마찬가지로 말한다. 이미 수계(受戒)를 한 제자는 진언법에서 청정한 믿음을 내고, 이미 보리심을 일으킨 사람은 삼보(三寶)에 청정한 믿음을 낸다. 이와 같은 덕이 있는 제자는 들어오게 다회,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7ㆍ8명으로 제한한다. 만약 만다라에 들어가고자 한다면 청정히 목욕하고 온몸에 향을 바르고 서원을 하게 한다. 만약 삼매야에서 벗어나거나 혹은 어리석은 자는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너희 선남자들은 반드시 항상 삼매야를 호지하기를 이 같이 하라. 제자들을 위해 삼매야를 말하고, 비단으로 복면을 한 채 삼매야인을 결하고서 심진언을 외우게 하고 꽃을 던지게 하여 그 꽃이 떨어지는 곳을 따라 부족(部族)을 결정한다. 이와 같이 제자들을 이끌어서 낱낱의 제자를 위해 근본진언을 염송하고 소(酥)를 써서 호마를 백팔 번 행한다. 이 같이 하기를 마치고는 반드시 삼매야를 일러준다. ‘너희들은 진언수행에 반드시 부지런히 행하고 대승에 대해서 의혹을 일으키지 말아야 하며, 모든 천에 대해 가볍게 여기거나 천하게 여기지 말아야 하며, 부처님 가르침 중 어느 것 하나에도 의혹을 내지 말아야 한다.’ 제자들은 아사리에게 특별하게 공양을 베풀며 희생 봉사하고 반드시 전륜왕불정(轉輪王佛頂)을 받아야 한다. 아사리는 그에게 애처롭게 여기는 마음으로 아낌없이 인계와 진언을 반드시 가르쳐 주어야 한다. 이로부터 이후로는 성취한 자에게 모든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과 모든 유정이 괴롭힐 수 없으며, 모든 진언에 대해 성취하여 반드시 능히 감당할 수 있어서 불퇴전(不退轉)의 지위를 얻으며, 모든 보살위(菩薩位)에 들어가 모든 천이 꺾어 무너뜨리지 못한다. 이러하면 곧 모든 세간ㆍ출세간의 만다라[世間出世間曼茶羅]를 성취하여 증득한 것이 되니, 이것을 모든 천이 다 알게 된다. 이와 같이 선남자여, 보리를 성취한 자는 곧 실지(悉地)를 얻으며, 지금강이 가지한 바가 되어 행하는 대로 안락하다. 내가 간략히 이 의칙을 말하였으니, 차례대로 모든 만다라왕의 일자정륜왕이 일컬어 설명한 것을 반드시 행해야 한다.” 이때 만수실리동진보살(曼殊室利童眞菩薩)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아사리는 어떻게 해야 하며, 관정(灌頂)은 어떻게 행하여야 합니까?” 그러자 세존이 찬탄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묘성(妙聲:만수실리)이여. 훌륭하도다, 묘음(妙音)이여. 만약 관정을 받으려는 자가 있다면 아사리에게 전과 비교해 두 배의 공양을 베풀어야 하니, 귀한 비단[雙緤]을 베풀고, 금이나 은이나 고급스런 구리로 만든 그릇에 모든 종자와 약ㆍ향수를 가득 채워 베풀어야 한다. 그러면 아사리는 만다라 앞에 마주하여 사방으로 만다라를 그려 만들고, 흰 가루로 3주(肘) 길이만큼 그 위에 연꽃을 그려서 사자좌를 안치한다. 관정을 받는 자는 앉아서 일산[蓋]과 불자(拂子)를 들고 길경(吉慶)32)의 [찬탄] 소리로 염송하여 찬양한다. 가운데에 있는 병을 취하여 진언을 백팔 번 외워 가지(加持)하고, 제자로 하여금 불정인을 결하고서 머리 위에 놓게 한다. 그리고 제자로 하여금 관정하게 하고는, 동시에 법라[螺]를 불고 북을 치며 온갖 음악 소리를 내어 마치 국왕이 관정을 받는 것처럼 한다. 아사리는 이어서 오른손으로 제자의 손을 잡고 만다라에 이끌어 들여서는 모든 불ㆍ보살께 제자를 바쳐서 제자로 하여금 불ㆍ보살께 인가를 청하게 한다. 아사리는 제자를 위해 모든 부처님께 아뢰기를 다음과 같이 한다. ‘세존이시여, 이 제자에게 관정을 마쳤으니, 이 선남자는 이제부터 어떤 대가를 바라면서 불쌍히 여김이 없는 마음으로 이 모든 유정을 애처롭게 여겨 모든 세간과 출세간의 만다라를 마땅히 그리되 말씀하신 대로 마땅히 할 것이며, 이와 같이 모든 만다라의 의궤에 맞춰 가행(加行)을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관정하는 자는 곧 아사리가 되어 모든 보리도에 들어가며, 이와 같은 보살행을 행할 때 한량없는 공덕의 과보를 얻으리라.”
4. 선행품(先行品)
이때 금강수비밀주 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예를 올리며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를 인가(印可)하여 주십시오. 모든 진언에서 관정을 얻었으며 모든 여래에게서 비밀을 받아 지니게 되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보살의 대집회(大集會)에서 진언행을 닦는 자를 위하시고 나아가 저와 모든 유정을 위해 불쌍히 여기시어 모든 대중이 이롭게 되도록 불정전륜왕 교법의 방편을 말씀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장래의 후세 사람에게도 이익과 안락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금강수비밀주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비밀주야, 네가 이 같은 이익을 위해서 이와 같은 질문을 하였구나. 너는 자세하게 들어라. 내가 이제 말하리라. 비밀주야, 이것은 무장애여래일체명진언왕삼매야(無障礙如來頂一切明眞言王三昧耶)이니, 따라서 의궤와 관정의(灌頂儀)에 들어가고 나서 말하리라. 내가 이제 비유하리니, 비밀주야, 마치 여래가 천의 유정 중에서 가장 뛰어나듯이, 선남자야, 이 전륜왕불정은 모든 진언 중에 가장 뛰어나며 모든 진언왕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이와 같이 먼저 한 의궤가 곧 성취의 의식[成就儀]을 이룬다. 먼저 화상의 의식[畫像儀]을 말하리라. 이 그림을 보기만 하여도 모든 진언을 닦아 모든 교법에 대해 충분히 감당할 수 있게 되며, 모든 죄업을 벗어나 모든 세간이나 출세간의 진언을 유통할 수 있으며, 지금강(持金剛)이 거두어들이게 된다. 또한 이것을 보기만 하여도 모든 장애되는 마군을 멀리 떠나며, 18대교주왕(大敎主王)의 안락함을 쉽게 성취할 수 있으며, 모든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ㆍ비인 등이 예경하게 된다. 이에 나아가 간략히 말하리니, 선남자야, 이것을 보기만 하여도 모든 세간이나 출세간의 온갖 밝은 교법 중에 말한 구절의 뜻을 모두 다 성취하여 모든 세간이나 출세간의 진언명(眞言明) 중 가장 훌륭한 것이니, 이 불정은 모든 불정 가운데 주재(主宰)가 된다. 내가 이제 상(像) 그리는 것에 대해 말하리라. 동녀(童女)가 짠 실이 마치 용사(勇士)가 교역(交易)하듯 끊어지지 않게 해야 하며, 베를 짜는 자는 재계(齋戒)를 받아 지니고 나서 천을 짜야 하니, 한 면의 길이가 3주(肘)가 되도록 한다. 먼저 5정(淨)33)으로 씻고 나서 전단향의 물로 씻는다. 벽에는 향을 바르고는, 형상을 그릴 천을 펼쳐 놓되 동쪽을 향하게 한다. 병 밑이 검지 않은 것을 안치하고 향수와 모든 보배 약을 가득 담아 모든 불ㆍ보살님께 성대하게 공양을 드리고, [아침ㆍ낮ㆍ저녁의] 세 때마다 침수향(沈水香)을 태운다. 그 형상을 그리는 사람은 삼보를 청정히 믿고 다른 [외도의] 천(天)을 믿지 않는 사람이어야 하며, 아주 엄숙하고 굳게 8계(戒)34)를 수지하여야 한다. 잠을 자고 쉬는 곳에는 띠풀을 깔고 몸에는 흰 옷을 걸친다. 세 때마다 깨끗이 목욕하고 세 때마다 옷을 바꿔 입어야 한다. 이와 같이 상을 그리는 사람이 방일하지 않는 자라면 성자를 그리기에 적합하다. 대해(大海)로부터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진 수미로산왕(須彌盧山王)이 솟아 올라와 있는데, 그 위에 [정륜왕이] 흰 연꽃을 깔고 앉으셨다. 몸이 백금색이며 모든 삼마지에 가장 뛰어난 왕삼마지(王三摩地)를 바로 받아 결가부좌하셨는데, 모든 몸으로부터 광배가 두루 가득하여 광명이 치성한 모습이다. 그 위에 산봉우리를 그려 넣어야 하니, 그 봉우리는 갖가지 보배로 이루어지게 한다. 염송을 하는 사람은 부처님 오른편에서 본래의 형색(形色)을 하고서 향로를 들고 여래의 얼굴을 보면서 오른쪽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으로 그리고, 그 아래엔 이어서 연꽃 못을 그린다. 부처님 정수리에서 광명이 나오니, 그 빛은 푸르고 누렇고 붉고 희다. 곧 이 형상을 고요한 곳에 안치하고서, 너무 조급히 하지 말고 성스런 침묵[聖默]을 지키고 음식을 절제하며, 진언과 계경(契經)과 계율 등에 의지하여 방일하지 말아야 한다. 고통에 허덕이는 모든 유정(有情)에게 동정하는 마음을 내고, 지혜의 눈[智眼]으로 모든 감각기관과 행위를 잘 거두며, 마음이 약해지거나 동요하지 않고, 뜻은 항상 평등하게 바로잡는다. 모든 허물을 멀리 떠나 온갖 장애와 어려움을 차단하고 어육(魚肉) 등을 먹지 말며, 다른 생각을 일으키지 말고 삼보를 청정하게 믿어 공경과 믿음을 나타내며, 모든 유정을 가엾이 여겨 대보리의 성취를 발원한다. 세 때에 항상 목욕하고 깨끗한 옷을 갈아입으며, 한적하고 인적 없는 큰 강이나 산에서 몸과 입과 뜻을 함부로 쓰지 않고서, 어느 때든지 불세존께 성대하게 공양을 바친다. 보름날은 하루 종일 먹지 않으며 그 달 초하루부터 시작하여 채식을 하든가 또는 거친 보리쌀을 먹든가 또는 걸식을 하든가 또는 물만을 마시든가 또는 사탕수수를 먹으면서 8낙차(洛叉)를 염송하면, 성취법에 앞서서 먼저 해야 할 작법[先事法]이 갖추어진다. 만약 안선나(安善那)35)를 성취하고자 하면, 장사하는 곳에서 소미란안선나(掃尾蘭安善那) 한 냥(兩)을 사서 바라문 동녀로 하여금 5정(淨)으로 씻게 하고 북쪽을 향한 채 갈아서 오른쪽 손가락으로 비벼 환(丸)을 만들게 한다.[빗물을 섞어서 만든다. 비벼서 만들 때 손가락에 밀 기름36)을 바른다. 만들고 나서는 대나무 속의 얇은 껍질로 싼다. 그러나 비벼서 둥근 알맹이를 만들되 만약 알맹이에 지문 자국이 있으면 성취되지 않는다.] 네 알을 만들어서는 연꽃잎으로 싸고 덮어 그늘에 말린다. 그런 후 부처님 전에 안치하여 호마의궤에 의거하여 섶나무를 태워 일천 번 삼바다(三波多)37)를 행한다. 마친 뒤에는 곧 사리탑이나 불상 앞에 성대하게 공양을 드리고 바라사목(波羅奢木)38)을 태우며 8일간 호마한다. 첫 번째의 작은 만다라에 발라서 네 귀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제2중의 만다라에는 흰 겨자로 경각케 하고, 제3중의 만다라에서 함께 하는 사람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관계없이 성대하게 공양드리며 진언으로 가호를 한다. 동쪽을 향하여 띠풀을 깔고 앉아 세 개의 보리수 잎 위에 약그릇을 안치하고, 네 개의 보리수 잎으로 덮으며 오른손으로 약그릇을 잡고 염송하면, 이내 따뜻해지거나 연기가 나거나 불꽃이 일어나게 된다.39) 만약 첫 번째 위(位)가 성취되면, 점안(點眼)하는 데 써라. 지송하는 사람이 보는 사람과 지송하는 사람을 보는 사람에게 모두 경애를 얻게 된다. 제2위를 성취하면, 코끼리 천 마리의 힘과 같이 같게 되고, 행동은 바람과 같게 되며, 수명은 5백 년에서 10분의 1이 빠진다. 모든 주문 지닌 자가 감히 업신여기지 못한다. 제3위를 성취하면, 몸은 마치 아침 해가 빛나듯 보배로 장엄되고, 수명은 중겁(中劫)이 되며, 다른 부류의 주문을 수행하는 선인이 감히 업신여기지 못한다. 전륜왕보다 더 존귀하고, 일곱 가지 바람을 일으키며 다닌다. 이와 같은 소로단선나(素路旦善那)ㆍ자황(雌黃)ㆍ웅황(雄黃) 등의 세 가지를 성취하면, 얻게 되는 실지(悉地)는 모두 같다. 또 [금강저를 만드는 방법과 그 효험에 관한] 법이 있다. 만약 금강저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16지(指) 크기의 벽조목(霹靂木)으로 금강저를 만들어, 보름 안에 3일 밤낮으로 먹지 않으면서 불ㆍ보살께 성대한 공양을 지어 금강저와 함께 부처님께 올려서 갖가지 음식으로 부처님께 공양한다. 그런 뒤에 금강저를 가지고 사마사나(奢摩奢那:시체나 뼈를 묻는 숲)로 가서, 동쪽으로 흐르는 강변 양쪽의 흙에 5정(淨)을 섞어서 1주(肘)정도 크기의 솔도파(窣堵波:부도탑)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향해서 의궤대로 공양한다. 시체를 버리는 숲의 재를 취하여 그 탑 앞에 금강저의 형상을 그려 놓고 그 위에 금강저를 안치하고는, 손으로 그 위를 만지면서 염송하라. 나아가 걸식할 때에는 깨끗이 몸을 씻고 그 금강저를 지니고서 걸식하러 들어간다. 얻어 와서는 음식을 덜어서 부처님께 공양 올린 후에 자신이 먹어 몸을 보호한다. 동참하는 사람이 있건 동참하는 사람이 없건 관계없이 두 손으로 그 금강저 위를 만지며 염송하면 세 가지 성취를 이룬다. 첫 번째 성취는 그를 보거나 그 금강저를 가진 사람을 보면, 그들 모두에게 공경과 사랑을 얻는다. 두 번째 성취는 마치 소가 먼지를 높이 날리며 다니는 것처럼 힘이 9천 마리의 코끼리와 필적하고, 빨리 달리기를 바람과 같이 하며, 수명은 5백 년에서 6분의 1이 빠지고, 구하는 대로 자재하게 불러올 수 있으며, 몸에는 빛이 나서 큰 위덕을 얻는다. 세 번째 성취는 몸이 아침 해처럼 빛나고 수명은 1만(萬) 세이며, 전륜왕보다 존대해져서 금강저를 가지고 다닌다. 이와 같이 연화륜(蓮花輪)이나 삼극차(三戟叉)나 도끼 등, 구하는 실지가 성취되는 것이 모두 같다. 또 [지(指)를 성취하는] 법이 있다. 지(指)40)를 성취하고자 하면, 우선 먼저 행해야 하는 법을 수행하고 살찌지 않은 아이의 집게손가락으로 앞의 법도와 같이 솔도파(窣堵波)를 만들고, 시체를 버리는 숲에 나아가 성대하게 공양하고 띠풀을 깔고 동쪽을 향해 앉아 그 손가락을 부처님께 바친다. 그러고 나서 손으로 그것을 만져 빛을 내는 불꽃이 점점 일어나면 곧 뜻대로 결호(結護)한다. 밤새도록 염송하여 새벽녘에 이르되 그 손가락으로 손짓하여 부르면 곧 상대방의 경애를 얻는다. 또 [경애를 얻는] 법이 있다. 3일 밤낮으로 먹지 않고 염송하며 부처님을 향해 만다라를 만들며, 소등(酥燈)을 켜 공양하고 향을 사르며, 자리를 깔고 앉아 어미와 새끼가 같은 색인 소의 젖을 질그릇에 담아 가지(加持)하기를 천팔 번을 한다. 재[灰]로 단의 경계를 그어 결계하고서, 이른 아침에 몸을 씻고 진언을 염송하며 소젖을 짜 생소(生酥)를 취하여 불전에 두루 공양드리며, 소등을 켜면서 진언을 염송한다. 앞에서 짜서 만든 소를 써서 사람의 형상을 빚어 일곱 장의 보리수 잎 위에 안치하고, 불상을 향해 가지하고 염송하여 조금씩 움직일 때에 이 소를 취하면, 닿는 것마다 모두 경애를 얻는다. 또 [사람의 형상을 만드는] 법이 있다. 앞의 방법에 따라 용화(龍花) 꽃가루로 사람의 형상을 만들고, 향내 나는 질그릇에 안치하여 백팔 번 가지하면, 닿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 모두 경애를 얻는다. 또 [재물과 이익을 얻는] 법이 있다. 앞의 법도로써 우슬(牛膝)의 싹과 줄기를 태우며 호마하면, 구하는 재물과 이익을 모두 얻게 된다. 또 [많은 소를 얻는] 법이 있다. 소 우리 중간에서 불상을 향하여 그 앞에 하나의 솔도파를 높이 1주(肘)가 되도록 만들어서, 법도대로 공양하며 안실향(安悉香)을 사르고 호마를 십만 번 행하면, 천 마리의 소를 얻는다. 또 [촌락의 주인이 되는] 법이 있다. 앞의 방법을 따라 백교향(白膠香)을 소(酥)와 섞어서 호마를 10만 번 행하면, 열두 가지가 가장 뛰어난 촌락을 얻는다. 또 [성읍의 주인이 되는] 법이 있다. 앞의 방법을 따라 연화(蓮花)를 가지고 단향(檀香) 천 개를 발라 부처님께 바치면, 성읍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또 [금 천 냥을 얻는] 법이 있다. 앞서의 법도를 써서 안실향(安悉香)을 사르고 천만 송이의 첨복화(瞻蔔花)41)를 부처님께 바치면, 금 천 냥을 얻는다. 또 [옷감을 얻는] 법이 있다. 꽃술이 있는 꽃 십만 송이를 부처님께 바치면, 흰 옷감 열 장을 얻는다. 이와 같이 모든 꽃에 행하면, 그 색에 따라 옷감을 얻게 된다. 또 [경애를 얻는] 법이 있다. 다비한 재[奢摩奢那灰]를 가지고 보름날 밤낮으로 먹지 않고 약손가락으로 노지라(嚕地囉)42)를 섞어 그 사람의 형상을 그려서 왼발로 밟고 천 번을 염송하면, 그 종족이 모두 경애하게 된다. 또 [장가가는] 법이 있다. 구혼을 하려면 벼꽃[稻花]을 소(酥)ㆍ밀(蜜)ㆍ낙(酪)과 섞어서 호마를 천팔 번을 행하되 상대방 여자의 이름을 부르며 염송하면, 곧 소원대로 이루어진다. 만약 결혼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반드시 죽게 된다. 또 [경애를 획득하는] 법이 있다. 멥쌀가루로 인형을 만들어 씀바귀 기름[苦油]을 그 가운데 가득 채워 송곳으로 찌르고 개자 기름[芥子油]을 발라 다비하는 불에 구우며 염송을 천팔 번 행하면, 하루 동안에 곧 남녀로 하여금 경애하게 하며, 2일이 되면 평민[毘舍王]43)이, 3일이 되면 사문과 바라문이 모두 경애한다. 내가 이제 성취하는 일을 말하리라. 우황을 취하여 일곱 번 가지하고서 얼굴을 씻으면, 보는 자마다 모두 경애한다. 그것으로 이마에 점을 찍으면, 그 사람을 보는 자가 모두 경애한다. 도적떼 가운데에서도 뜻을 갖고 염송하면, 모두 벗어날 수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술법을 써서 진언을 수행하는 자를 해치려고 한다면, 멥쌀ㆍ볍쌀ㆍ흰 구나위화(俱那衛花)ㆍ흰 개자(芥子)로 본존의 불상을 만들고, 왼손으로 그 위[上]를 만지면서 천 번을 염송하면, 어떠한 진언으로도 피해를 줄 수 없다. 만약 냉병이나 열병을 물리치려 할 때 산이화(山耳花)에 백팔 번을 가지하여 태우면, 설령 귀신이 붙은 학질일지라도 또한 제거되어 쾌차할 수 있다. 또 어떤 법이 있다. 거타라목(佉陀羅木)으로 호마 백팔 번을 하면 모든 귀신을 제거한다. 또 그 재[灰]에 일곱 번 가지(加持)하면 다른 주문을 막으며, 한 번을 염송하며 물을 뿌리면 곧 풀린다. 또 뱀이 사람을 물었을 때 뱀의 모양을 그려놓고 칼을 들어 한 번을 염송하며 가르듯 한 번 내리치면, 사람을 물었던 바로 그 뱀이 곧 되돌아온다. 그 칼을 좌측으로 돌리면, 곧 보낼 수 있다. 아울러 귀명(歸命)하고 진언을 염송하되 훔(吽, hūṃ)자를 두 번 더하면 뱀을 금지시키며, 귀명하고 훔자를 더하여 진언을 염송하면 곧 풀리게 된다. 발타(發吒, phāṭ)를 두 번 보태서 진언을 염송하며 왼쪽 엄지손가락으로 땅에 그리면, 사람을 물었던 뱀이 온다. 발타(發吒)자를 스물한 번을 염송하며 손을 이마에 대면, 물렸던 그 사람이 일어난다. 스물한 번 가지하여 물을 머리 위에 바퀴 돌리듯 뿌리고 겸하여 발타(發吒)를 스물한 번 염송하며 물을 코에 대고 가지하여 사방으로 뿌리면, 곧 본래 머물던 곳으로 간다. 물을 가지고 앞서와 같이 가지하여 그곳에 던져 엎어 놓고 돌아온다. 또 구나위(俱那衛) 가지[枝]로 발타(發吒)자를 염송하면서 땅을 치면, 귀신이 소리를 지른다. 아울러 귀명을 염송하면서 오른손을 대면 곧 물리쳐 치유된다. 또 귀명을 빼고서 스물한 번 염송하고 마노사(摩奴沙:사람)의 뼈로 말뚝을 만들어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땅에 박으면, 병을 일으킨 귀신이 허물어져 흩어진다. 머리카락으로 실을 만들어 그 말뚝에 묶고 한 번 염송하며 뽑으면, 곧 예전대로 된다. 또 발타(發吒)자를 빼고 안실향으로 환(丸)을 만들어 태우면서 백팔 번 염송하고 그의 이름이나 혹은 라자(囉惹, rāja:왕)의 부류를 부르면, 찾아오게 되며, 백교향(白膠香)을 태우면서 스물한 번 염송하면 곧 풀린다. 또 일자불정륜왕진언과 발타(發吒)자를 비단이나 박달나무 껍질 위에 써서 깃발 위에 걸면, 양쪽 군대가 그곳을 넘어서지 못하고 막히게 된다. 그리고 이 깃발을 앞세우면 상대편 군대가 모두 괴로워 불안에 떨게 되고, 물을 떠서 일곱 번 염송하여 사방에 뿌리고 깃발로 앞장서서 이끌면 곧 안온하게 된다. 또 화살을 뽑고자 할 때에는 기름에 스물한 번 염송하여 가지하고 화살 위에 바르면 곧 뽑힌다. 또 발타(發吒)자를 빼고서, 가지한 물이나 기름을 난산(難産)으로 괴로워하는 임산부에게 바르거나 주어서 마시게 하면, 곧 순산한다. 또 흙덩이에 한 번을 가지하고 상대방의 형상을 그려 놓고는, 그 입 위에 흙덩이를 두면, 상대방이 거짓으로 헐뜯지 못하게 되며, 논쟁을 할 때에 승리할 수 있다. 풀려면 발타(發吒)자와 함께 강석(薑石)에 가지하여 그 입 위에 두면 곧 풀린다. 또 흰 개자(芥子)에 백팔 번 염송하여 가지하면 곧 불러들일 수가 있고, 물을 떠서 가지 일곱 번을 해 뿌리면 곧 발견(發遣)44)이 성취된다. 이 일자불정륜왕은 장애가 없이 모든 교법에 의거하여 작법해야 한다. 또한 법이 있다. 먼저 실행해야 할 법[先事法]을 행한다. 강 언덕이나 한 그루 나무 아래서나 산이나 못가에서 함께 하는 사람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걸식을 하고 몸과 마음을 고요히 하며 자비심을 돋운다. 세 때[三時] 죄를 말하여 참회하고, 항상 뜻을 굳건히 하여 겁약함을 내지 않으며, 마음은 항상 베풀기를 좋아한다. 스스로 관정하고 가호(加護)하며, 피갑(被甲)45)을 하고 네 귀퉁이가 반듯한 법단의 경계를 결한다. 진언으로 가지한 물을 뿌리되, 의(衣)ㆍ도향(塗香)ㆍ화만(花鬘)ㆍ소향(燒香)ㆍ음식(飲食)ㆍ등명(燈明) 진언을 영청(迎請)ㆍ봉송(奉送) 등 모든 때에 십만 번씩 염송하면, 곧 끝이 난다. 먼저 실행해야 할 법을 한 후에 만약 분노하며 상대방을 바라보면, 저들은 모두 미쳐 날뛰며 지닌 것들이 곧 광란을 하며 몸이 자유스럽지 못하게 된다. 만약 또 염송하며 쳐다보면, 몸에 종기나 부스럼[瘡疱]이 생기며, 태우면 죽음에 이른다. 이것이 바로 무애(無礙)이다. 혹은 오른발 둘째 발가락으로 땅을 누르며 염송하면, 잠깐 사이에 공중으로부터 불이 비 오듯 내려와 모든 곳을 다 태운다. 그러나 자비심을 일으켜 염송하면 풀리게 된다. 이와 같이 분노하여 염송하면 적군을 물리치니, 능히 모든 질병을 일으켜서 내몰아 쫓고 죽이며, 몸을 메마르게 하고 정신을 혼미하게 하며, 미치게 하고 귀신 들게 하며, 간질병과 학질 등에 걸리게 하며, 온몸의 마디가 끊겨 매우 고통스럽게 한다. 만약 이와 같이 염송하면 모든 것이 헛되지 않고 다 성취된다. 만약 청정한 뜻으로 자비심을 일으켜 염송하면, 모두 그칠 수 있다. 또 [복장(伏藏)을 드러내는] 법이 있다. 만약 성취하고자 하는 사람이 신통월(神通月)46) 중에 하천이 서로 만나는 곳에서 연생(緣生:緣起)의 태장솔도파(胎藏窣堵波)를 만들어서 탑 앞에 형상을 두고, 혹 물만 마시거나 수수를 먹고는 알가목(遏伽木)을 소(酥)에 담갔다가 호마를 태우는 것을 십만 번 행하면, 땅이 진동하며 온 지역 안이 다 유성처럼 혹은 자재하게 구름과 비를 숨기며, 큰 복장(伏藏)을 얻어 광명이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되며, 기꺼이 번뇌를 여의고 수명이 1겁이 된다. 모든 유정이 허물어뜨리지 못하니, 대명왕이 모든 방향에서 치성하기 때문이다. 만일 능히 두루 일체에 들어가는 것을 보면 이 상을 성취하는 법은 용맹한 뜻이 작은 사람은 지을 수 없고, 지혜가 작고 자비심이 없는 자는 지을 수 없으며, 더럽고 공덕을 쌓지 않은 자, 덕 높은 스승을 가볍게 여기거나 헐뜯거나 거칠고 사나운 말을 하거나 속이거나 마음이 산란하거나 만다라를 보지 못하는 자, 너무 많은 일에 힘쓰는 자, 뭔가를 희망하며 일을 행하는 자들은 지을 수 없다. 만약 이 같은 악을 떠난 자라면 이와 같은 공덕을 오래지 않아 성취하리라. 만약 앞에서와 같이 하는 것이 다르다면 곧 미치게 되어[癲狂] 성취하지 못한다. 또 [마군의 훼방을 막는] 법이 있다. 만약 마군이 보살장(菩薩藏)과 보리심을 일으켜 가행(加行)하는 불교도를 훼방하는 것을 막고자 하면, 불상 앞에서 혹은 사람의 해골 앞에서 사람 뼛가루로 그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 북쪽의 무덤가나 혹은 개울 혹은 연못에서 걸식하고 고요히 침묵하며, 분노로 그 형상을 왼발로 밟고 새끼손가락으로 찌르면서 7일간 날마다 세 때에 염송하면, 큰 학질에 걸려 온몸에 부스럼이 덮여 죽도록 고통을 당한다. 또 흘리다(吃哩爹)47)의 엄지손가락마디 정도의 치성한 불꽃이 금빛 광명이 있는 것을 볼 것이니,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기세를 꺾을 듯이 온갖 곳을 두루 다니면서 소리쳐 말하기를 ‘아무개가 나에게 와서 너를 해치라 했다’고 할 때에 상대방이 자신을 보면 곧 피를 토하고 죽는다. 만약 불법에 대해 청정한 믿음을 내면 분노가 삭는다. 만약 분노를 삭이고 자비심을 내고서, 곧 명(明)을 수지한 자가 급히 향수로 불상을 관욕하며 염송하고 자비심을 일으켜, 잠깐 동안에 물을 뿌리면, 그 통증이 불이 꺼지듯 모두 그쳐 다시 예전처럼 된다. 선남자야, 보살은 방편으로 삼보를 손상시키는 자에게 반드시 지어야 한다. 또 [마군을 항복시키는] 법이 있다. 먼저 행해야 하는 법을 하고, 모든 유정의 이익을 생각하며 집착을 떠나 두려워하는 마음 없이 겁내지 말고 용맹하고 굳건하여 열등감을 갖지 말고 8계(戒)를 지켜 관정을 얻은 자와, 삼매야를 알고 항상 닦으며 여래와 보살 성문을 생각하며 죄를 고백하기 즐겨하는 자는, 무덤에 불상을 안치하고, 몸엔 붉은 옷을 입고 무덤가의 꽃으로 몸과 머리를 장엄하며, 나아가서는 무덤에 놓인 음식을 먹고 일념(一念)으로 한없이 염송하며 방우(方隅)ㆍ갑주(甲冑)ㆍ장(牆) 등의 의궤를 보호하는 생각을 잃지 않는다. 이 같이 염송하면, 첫 7일엔 무섭고 흉악한 모습인 이빨이 튀어나오고 치렁치렁 산발하고 혹은 발 한 쪽ㆍ두 쪽ㆍ세 쪽이나, 두 개ㆍ세 개ㆍ네 개의 팔 혹은 여덟 개의 팔이나, 두 개ㆍ세 개ㆍ네 개의 머리를 보게 된다. 곧 명(明)을 수지한 자가 분노하며 염송할 때, 태풍이 구름떼를 몰아내듯 사방으로 흩어지니 곧 자비심이 일어날 것이다. 두 번째 7일엔 여인이 나타나서 유혹하듯 단정하게 영락으로 몸을 장식하고 선정적인 몸을 나타낸다. 보고서 염송하며 자비심을 내고 부정관(不淨觀)을 닦으면, 곧 사라져 나타나지 않는다. 세 번째 7일엔 비나야가(毘那夜迦)와 흉악한 모양의 나찰이 나타난다. 고요하게 와서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말한다. 수행자는 ‘가르침을 받들게 되면 부리는 자와 부림을 당한 자 모두 가르침을 따라 이루게 된다’고 말한다. 그 마군이 만약 분노하는 마음을 하고 수행자를 본다면 멸해 없어진다. 무릇 먼저 하는 일을 행하는 자는 강이나 연못이나 한 그루 나무나 혹은 큰 화원에서 행한다.
2)무견정상(無見頂相)을 가리킨다. 즉 부처님의 상호인 80수형호(隨形好)의 하나로서, 부처님의 정수리가 높아서 볼 수 없음을 말한다.
3)보살이 8지(地) 이상의 경지가 되면, 계획하고 분별하는 일이 없이 자연에 맡기는 무공용(無功用)의 지혜를 성취한다. 즉 8지 이상의 보살이 더 수행을 닦지 않더라도 자연히 진여(眞如)에 계합(契合)되는 지혜를 무공용지(無功用智)라 한다. 여기에서는 모든 부처님의 지혜를 가리킨다.
4)범어로는 eka-jāti-pratibaddha이다. 원래 뜻은 최후의 윤회 가운데에 있는 자라는 뜻이다. 이 생을 지나고 나면 다음 생에 반드시 세간에서 성불하는 자이다. 간략히 칭하여 보처(補處)라 한다. 즉 보살의 최고위인 등각(等覺) 보살을 가리킨다.
5)당(幢)은 불교의 장엄용 법구(法具)이다. 중생을 지휘하고 마군을 굴복시키는 상징물로 사용된다. 여기서의 뜻은 깃발처럼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어 나아간다는 뜻이다.
6)Nama samantabuddhanāṃ bhruṃ hūṃ.
7)범어로는 Akaniṣṭha이니, 색구경천(色究竟天)이라 번역한다. 색은 만법, 구경은 최상의 뜻이기 때문에, 만법의 가장 수승한 장소를 말한다. 삼계 가운데에서 색계18천의 최정상에 있는 색구경천으로서, 대일여래가 금강살타에게 『금강정경』을 말씀해 주신 장소를 말한다.
8)범어로는 Cakravāḍaparvata이니, 금강위산(金剛圍山)을 가리킨다. 또는 철위산(鐵圍山)ㆍ금강산(金剛山)이라고도 한다. 곧 수미산과 4대주의 바깥 바다를 둘러싼 철로 만들어진 산이다. 이 철의 성품은 견고하므로 금강이라 말한다.
9)4성(姓) 가운데 귀족계급을 말한다. 고대 인도의 사회계급은 다음의 네 가지이다. ① 바라문(婆羅門)은 범어 brāhmaṇa의 음역이다. 바라문교의 승려ㆍ학자로 사제계급(司祭階級)이다. ② 찰제리(刹帝利)는 범어 kṣatriya의 음역이다. 왕족과 무사로 사족계급(士族階級)이다. ③ 비사(毘舍)는 범어 vaiśya의 음역이다. 농ㆍ공ㆍ상에 종사하는 평민계급을 가리킨다. ④ 수드라(首陀羅)는 범어 śūdra의 음역으로, 피정복자인 노예계급이다.
10)범어로는 śilpasthāna-vidya이다. 공교명(工巧明)을 가리킨다. 또는 세공업명(世工業明)ㆍ교업명(巧業明)이라 한다. 기술ㆍ공예ㆍ음악ㆍ미술ㆍ서예ㆍ점술ㆍ주술의 예능방면에 통달한 것을 가리킨다. 5명(明)의 하나이다.
11)비나야가 중에서도 상수(上首)를 말한다.
12)상순일치(相順一致)한다는 뜻으로, 경(境)ㆍ행(行)ㆍ과(果) 등을 말한다. 경은 마음과 상응, 행은 이치와 상응, 과는 공덕과 상응하는 것이다.
13)대만다라는 사종 만다라의 하나로서 존형만다라(尊形曼多羅)라고도 한다. 대(大)는 수승, 원만의 뜻이다. 5대의 표시인 5색(色)이 섞여 있으므로 대(大)라 한다. 만다라는 부처님의 깨달음의 경지를 나타낸 것으로 경전의 내용에 기인하여 제존(諸尊)의 형체를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즉 불ㆍ보살의 상호구족한 몸을 말함이니, 대에 의하여 나타난 만다라는 곧 만들어지고 그려진 불상의 만다라이다. 이를 넓은 뜻으로 해석하면 일체 만상은 법신의 당체(當體)이므로 온갖 티끌과 같은 무수한 제법(諸法)이 다 대만다라라 할 수 있다.
14)진언의 형상이란 법만다라(法曼茶羅)를 말한다. 법만다라는 4만(曼)의 하나로서 모든 불ㆍ보살의 종자(種子)로 표시한 만다라이다. 종자란 각존(各尊)의 본서(本誓), 명칭에서 그 첫 글자를 범자(梵字)로 나타낸 것이고, 이 종자로 만든 만다라이니 불ㆍ보살의 깨달음의 경계를 글자(梵字)에 의하여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를 넓은 뜻으로 해석하면, 제존(諸尊)의 진언(眞言), 제경론(諸經論)의 문자(文字), 언어(言語), 명칭도 이 가운데에 포함한다. 내심(內心)의 증득한 바인 진여(眞如)에 이름 붙인 것이다.
15)범어로 Āveśa이며, 아볘사(阿吠舍)라고도 음역한다. 아미사(阿尾奢)라고도 하며, 편입(遍入)ㆍ통입(通入)이라 번역한다. 발사나(鉢私那)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탁인(託人)의 법이다. 「연화대만다라품(蓮華大曼拏羅品)」에 의하면, 수행하는 자가 동남(童男)이나 동녀(童女)에게 부탁하거나 천신의 하강을 청하여 제 몸에 실리게 하고 미래의 길흉화복을 말하게 하는 법이다. 이 법을 행하려면 단향(檀香)을 사르고 진언을 8백 번 가지(加持)하는 등의 법을 행한다.
21)이하에 5불정 가운데 일부를 소개하고 있다. 5불정(佛頂)은 5정륜왕(頂輪王)ㆍ여래오정(如來五頂)이라고도 한다. 여래무견정상(如來無見頂相)의 공덕을 갖춘 제존을 가리킨다. 오불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백산개불정(白傘蓋佛頂, Uṣṇīṣa-sitātapattra)으로 백산불정(白傘佛頂)이라고도 한다. 둘째, 승불정(勝佛頂, Uṣṇīṣa-jayā)으로 승정(勝頂)이라고도 한다. 셋째, 최승불정(最勝佛頂, Uṣṇīṣa-vijayā)으로 최승정(最勝頂)이라고도 한다. 넷째, 광취불정(光聚佛頂, Uṣṇīṣa-tejorāśi)으로 화취불정(火聚佛頂)ㆍ화취정(火聚頂)이라고도 한다. 다섯째, 제장불정(除障佛頂, Uṣṇīṣa-vikīrṇa)으로 사제정(捨除頂)이라고도 한다. 『대일경소』 5권에 의하면 5불정은 석가여래의 5지(智)의 정(頂)으로 그 모습은 보살형으로 정수리에 겹상투가 있다. 또한 『대일경의석』 7권에 의하면 백산불정은 여래의 중상지정(衆相之頂)이며, 승불정은 여래의 대적지정(大寂之頂)이며, 최승불정은 여래의 수량비밀신통지정(壽量祕密神通之頂)이며, 광취불정은 여래의 정혜광명지정(定慧光明之頂)으로 능히 어두운 장애를 제거하며, 제장불정은 여래의 역무소외신통지정(力無所畏神通之頂)으로 능히 일체중생의 업의 더러움을 부드럽게 조복시킨다. 또는 금륜(金輪)과 고불정(高佛頂)으로 최승과 제장불정을 대신하기도 하며 이 또한 5불정이라 칭한다.
22)범어로 Buddha-locanā이니, 여래의 눈을 인격화한 존이다. 변지안(遍知眼)ㆍ불안불모(佛眼佛母)라고도 한다. 대일여래의 변화는 허공안(虛空眼)이라 하며, 석가여래의 변화는 능적모(能寂母)라 한다. 밀호는 수승금강(殊勝金剛)이며, 삼매야형은 불정안(佛頂眼)ㆍ금강안(金剛眼)ㆍ보주(寶珠)이고, 종자는 ga, gaṃ, bu, khaṃ, śrī이다. 이 불안존에게는 본래 지혜를 생하는 무한한 공덕이 있고, 3세(世) 제불(諸佛)을 능히 출생시키는 어머니의 뜻이기에 불안불모(佛眼佛母)ㆍ불모(佛母)라고도 한다.
23)범어로 Śakti이니, 삭흘저(鑠訖底)ㆍ삭흘저(爍訖底)ㆍ삭저(鑠底)라 한다. 창[槊]이라는 뜻이다. 밀교에서 이것을 만다라 가운데 안치하는데, 부동명왕의 지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인도에서는 창이 위력ㆍ성력(性力)이라는 의미를 상징한다.
24)범어로 Aparājitaḥ이니, 팔대명왕(八大明王)의 하나이다. 이 명왕은 석가모니불이 보리수 아래에서 성도할 때에 명주력(明咒力)으로서 마군을 항복시키고 장애를 퇴치한 존이다. 무능승대명다라니경(無能勝大明陀羅尼經)에 그 본서와 명주 등을 말하는데, 곧 부처님 성도 시 항마의 공덕을 나타낸다. 밀호는 승묘금강(勝妙金剛)이며, 종자는 dhriṃ이다. 법계중생으로 하여금 번뇌를 여의게 한다는 뜻이다. 또는 hūṃ이며, 이는 항복의 뜻을 표시한다. 삼매야형은 도끼[鉞], 또는 검은 연꽃 위에 큰 입[大口]이다.
25)범어로는 Kuvera, 또는 Kubera이니, 의역하여 불호신(不好身)이다. 또는 구비라천(鳩鞞羅天)ㆍ구니라천(俱尼羅天)ㆍ구미라천(俱尾羅天)이라 한다. 사천왕(四天王)의 하나로서 비사문천(毘沙門天)의 본래 이름이며, 혹은 그 권속을 가리키기도 한다. 인도 북방지역의 수호자로서 복덕의 귀신으로 예부터 존숭을 받았다.
32)밀교에서 전법관정을 행할 때에 각위(覺位)에 오른 자의 덕을 찬탄하는 찬가(讚歌)를 말한다.
33)유(乳)ㆍ낙(酪)ㆍ소(酥)와 땅에 떨어지지 않은 황소의 오줌(尿)과 똥(糞)을 말한다. 인도의 습속(習俗)으로는 소를 범천(梵天)의 사자(使者)라 인정하기에 성스러운 소[聖牛]라 하여 존중한다. 따라서 그 소의 오줌과 똥을 정물(淨物)로 삼는다. 밀교에서 이 풍습을 따라서 단을 건립할 때의 재료나 법구(法具)와 단지(壇地)를 청정하게 하는 용품으로 사용한다.
34)집에 있는 이가 하룻밤 하루 낮 동안 받아 지키는 계율이다. ‘중생을 죽이지 말라. 훔치지 말라. 음행하지 말라. 거짓말 하지 말라. 술 먹지 말라. 꽃다발을 쓰거나 향 바르고 노래하고 춤추며 가서 구경하지 말라. 높고 넓고 크며 잘 꾸민 평상에 앉지 말라. 때 아닌 적에 먹지 말라’의 여덟 가지 계이다. 이 중 여덟 번째는 재(齋)이며, 나머지 일곱은 계(戒)이다.
35)범어로 añjana이니, 안약(眼藥)의 이름이다. 눈의 가장자리를 푸르고 검게 바르는 데에도 사용한다. 안선나(安禪那)ㆍ안사나(安闍那)라고도 한다. 그 색은 청흑색이다. 일설로는 식물의 일종이라 하며, 그 잎을 안약과 섞어서 사용한다고 한다.
36)꿀 찌끼를 끓여서 짜낸 기름이다.
37)밀교 호마수법의 일종이다. 일좌호마(一座護摩)의 끝 무렵에 구경의 성취를 기원하는 법이다. 온전한 칭호는 삼마파다호마법(三摩波多護摩法)이며, 성취호마법(成就護摩法) 또는 종법(終法)이라고도 한다. 삼마파다(三摩波多)는 산스끄리뜨로 sam-āpta이며, 삼파다(三簸多), 삼파다(三波多)라고도 한다.
38)범어로 palāśa이다. 의역하여 적화수(赤花樹)이다. 인도 바라문교의 성수(聖樹)이다. 나무줄기로 온갖 종류의 성스러운 그릇을 만드는 데에 쓴다. 이 나무의 즙은 적홍(赤紅)색으로, 약의 재료나 염료(染料)로 사용되며, 잎은 크고 푸른색이다. 바라사(波羅奢)꽃은 적색화(赤色花)라고도 한다.
39)난(暖)은 하(下)성취, 연(煙)은 중(中)성취, 광(光)은 상(上)성취라는 세 가지 등급의 성취이기도 하며, 난(暖):식재(息災), 연(煙):항복(降伏), 광(光):증익(增益)이기도 하다. 여기에서는 제1(하), 제2(중), 제3(상)의 성취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40)성취물로서의 지(指)를 가리킨다.
41)첨복(瞻蔔)은 산스크리트어로 campaka이며, 팔리어도 같다. 또는 첨파수(瞻波樹)ㆍ첨박가수(瞻博迦樹)ㆍ점파수(占婆樹)ㆍ첨파수(瞻婆樹)ㆍ점박가수(占博迦樹)라 한다. 의역하여 금색화수(金色花樹)ㆍ황화수(黃花樹)라 한다. 인도 열대삼림과 산에서 나며, 나무가 크고 높다. 잎은 빛나고 미끄러우며, 길이는 6ㆍ7촌쯤 된다. 잎의 뒷면은 흰색으로 부드러운 털이 있다. 노란 색의 향기 나는 꽃이 피는데 찬란한 것이 금과 같으며, 향기가 수 리(里)까지 퍼진다고 한다. 첨복화(瞻蔔花)라고 칭하기도 하며 또는 금색화(金色花)ㆍ황색화(黃色花)라 한다.
42)rudhira는 피[血]를 말한다.
43)4성 계급 가운데 바이샤를 말한다.
44)밀교에서 공양하고 염송하기 위하여 맞이한 불ㆍ보살을 권청(勸請)이 끝난 뒤에 본토에 봉송(奉送)하는 것을 말한다. 발견을 위한 인계나 진언 등은 수법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불상을 수선할 때에도 이 법을 사용하고 수선이 끝나고 나서 다시 맞아들인다.
45)부처님의 갑옷을 입고 몸을 보호하는 것을 말한다. 5종 호신법의 하나로, 피갑호신(被甲護身)이라고 하며, 그 인상(印相)도 이것을 본뜬 것이라고 한다.
46)신변월(神變月)ㆍ신족월(神足月)ㆍ삼장재월(三長齋月)이라고도 한다. 매년 정월(正月)ㆍ5월ㆍ9월 등의 세 달은 지재행선(持齋行善)의 달이다. 그래서 삼장재월(三長齋月)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