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40_0573_a_01L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1)
040_0573_a_01L大宋新譯三藏聖教序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 지음
040_0573_a_02L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製



위대하구나,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여. 헤매는 중생들을 교화해 인도하시고, 으뜸가는 성품을 널리 드날리셨도다. 넓고 크고 성대한 언변이여, 뛰어나고 훌륭한 자도 그 뜻을 궁구하지 못하는구나. 정밀하고 은미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여, 용렬하고 우둔한 자가 어찌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있으랴. 뜻과 이치가 그윽하고 현묘한 진공(眞空)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만상(萬象)을 포괄하는 비유는 끝이 없네.
040_0573_a_03L大矣哉我佛之教也化導群迷闡揚宗性廣博宏辯英彦莫能究其旨微妙說庸愚豈可度其源義理幽玄眞空莫測包括萬象譬喩無垠
법 그물[法網]의 벼릿줄을 모아 끝이 없는 바른 가르침을 펴셨고, 사생(四生)을 고해에서 건지고자 삼장(三藏)의 비밀스러운 말씀을 풀어주셨다. 하늘과 땅이 변화하여 음과 양을 이루고,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추위와 더위를 이뤘으니, 크게는 선과 악을 말씀하셨고, 세밀하게는 항하의 모래알에 빗대야 할 정도네. 다 서술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온갖 일들을 마치 상법(像法)2)을 엿보듯이 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이는 육정(六情)3)을 벗어나 길이 존재하고 천겁이 지나도록 오래갈 만한 것이며, 마치 수미산이 겨자씨에 담기 듯 여래께서 끝없는 세계에서 걸림이 없으신 것이다.
040_0573_a_07L綜法網之紀綱演無際之正教拔四生於苦海譯三藏之祕言天地變化乎陰日月盈虧乎寒暑大則說諸善惡細則比於恒沙含識萬端弗可盡述若窺像法如影隨形離六情以長存歷千劫而可久須彌納藏於芥子來坦蕩於無邊
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자 법이 동토에 전해졌고, 오묘한 이치를 선양하시자 대중이 돌아갈 길을 순순히 따랐으니, 피안(彼岸)은 보리요 애욕의 강은 생멸이라, 오탁의 악취(惡趣)에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삼업(三業)의 길에서 빠진 자들을 건지셨다. 세상에 드리운 경은 궁구하기 어렵지만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 영원히 태평하도다. 설산(雪山)의 패엽(貝葉)4)이 눈부신 은대(銀臺)와 같고, 세월의 연라(煙蘿)5)가 저 멀리 향계(香界)6)를 일으켰지만 높고 우뚝하여 측량하는 자가 드물고, 멀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도(道)를 깨달은 십성(十聖)7)과 덕(德)을 갖춘 삼현(三賢)8)께서 지극한 도를 건원(乾元)9)에서 일으키고 온갖 오묘함을 태역(太易)10)에서 낳아 무성한 생명체들을 총괄해 어둠을 뚫고 한 가닥 빛을 비추었으며, 저 시시비비를 단절하고 이 몽매함을 깨우쳤던 것이다.
040_0573_a_14L達磨西來法傳東土宣揚妙理順從指歸彼岸菩提愛河生滅用行於五濁惡趣拯溺於三業途中經垂世以難窮道無私而永泰雪山貝葉若銀臺之耀目歲月煙蘿起香界之自遠巍巍罕測杳杳難名所以道資十聖德被三賢至道起於乾元衆妙生乎太易摠繁形類竅鑿昏明絕彼是非開茲蒙昧
040_0573_b_01L서역의 법사 천식재(天息災) 등11)은 항상 사인(四忍)12)을 지니며 삼승(三乘)을 일찌감치 깨달은 분들이니, 불경13)의 참된 말씀을 번역하여 인간과 천상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이었다. 이는 꽃망울이 거듭 터진 것이요, 국운이 창성할 때를 만난 것이니, 문장(文章)에서 오성(五聲)14)을 윤택하게 하였고, 풍율(風律)15)에서 사시(四始)16)를 드러냈다. 당당한 행동거지에 온화하고 아름답도다. 광대한 세월 어둠에 빠졌던 세계가 다시 밝아 현묘한 문이 환하게 드러났으며, 궤범이자 두루한 광명인 오묘한 법이 청정한 세계에서 이름을 드날렸다.
040_0573_a_22L有西域法師天息災等常持四忍早悟三乘貝葉之眞詮續人天之聖教芳猷重運偶昌時潤五聲於文章暢四始於風律堂堂容止穆穆輝華曠劫而昏墊重明玄門昭顯軌範而彌光妙淨界騰音
유정을 이롭게 하여 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고, 장애를 만드는 일 없이 병들고 지친 자들을 모두 구제하였으며, 드러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며 만물 밖으로 광대하게 노닐고, 부드러움으로 탐학한 자들을 조복해 어리석음을 씻고 깨우쳐 주었다. 소승의 성문(聲聞)을 연설하여 그 위의에 합하고 대승의 정각(正覺)을 논하여 그 성품을 정립하자,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아 복을 받았고, 삼장의 교법에서 결락된 것들이 다시 흥성하였다.
040_0573_b_06L利益有情俱登覺岸成障礙救諸疲羸冥昧慈悲浩汗物柔伏貪很啓滌昏愚演小乘聲聞合其儀論大乘正覺立其性含靈悟而蒙福藏教缺而重興
허깨비에 홀려 길을 잃은 것이니, 화택(火宅)17)은 심오한 비유로다. 부처님께서 비록 이런 가르침을 시설하셨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이에 “선념(善念)이 생기면 한량없는 복이 남몰래 찾아오고, 악업(惡業)이 일어나면 인연 따라 모두 타락한다”18)는 말씀으로 사부대중을 길들이고 시방세계에서 보살행을 쌓았다. 금륜왕[金輪]19)에게 꽃비를 쏟아 붓고 대궐에서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보호하였으니, 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20)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홍수도 휩쓸지 못하리라. 맑고 고요해 담담한 것이 원만하고 밝으며 청정한 지혜요, 성품이 공하여 물듦이 없는 것이 망상으로부터 해탈하는 인연이니, 이로써 마음의 밭에서 번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로써 우주에서 청량을 얻을 수 있으리라.
040_0573_b_10L幻化迷途宅深喩雖設其教不知者多善念生而無量潛臻惡業興而隨緣皆墯調御四衆積行十方澍花雨於金輪恒沙於玉闕有頂之風不可壞無際之水弗能漂澄寂湛然圓明淸淨之智慧性空無染妄想解脫之因緣以離煩惱於心田可以得淸涼於宇
짐은 부끄럽게도 박학하지도 못하고 석전(釋典)21)에 능통하지도 못하니, 어찌 감히 서문을 써서 후인에게 보일 수 있는 자이겠는가? 반딧불이나 횃불과 같아 찬란한 태양과 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작은 소라로 바다를 측량하려다 그 깊은 연원을 끝내 밝히지 못하는 자일 따름이로다!
040_0573_b_18L朕慚非博學釋典微閑豈堪序文以示來者如縻螢爝火不足比之於皎日將微蠡量海未能窮盡於深淵者哉


어제신계성교서(御製新繼聖教序)22)
040_0573_b_21L御製新繼聖教序
040_0573_c_01L

높고 밝은 것이 처음으로 나뉘자 삼진(三辰)23)이 비로소 차례로 나타났고, 두텁게 실어주는 것이 비로소 안정되자, 만물이 이로써 실마리를 일으켰으니, 맑음과 탁함의 본체가 이미 밝혀진 것이요, 선과 악의 근원이 여기서 드러난 것이다. 이런 다음에 문물(文物)로 그 가르침을 세우고 바른 법전[正典]으로 그 세속을 교화하는 것이니, 이익의 공은 모두 이치로 돌아간다.
040_0573_b_22L高明肇分三辰方乃序其次厚載初萬彙於以發乎端淸濁之體旣彰善惡之源是顯然後以文物立其教以正典化其俗利益之功同歸於理於是乎
이렇게 상법(像法)이 서쪽 나라에서 와 진제(眞諦)가 중국에 유포되었지만 천고의 세월을 관통하는 진실한 이치는 궁구할 방법이 없고, 구위(九圍)24)를 포괄하는 현묘한 문은 궁구할 수가 없다. 허망한 생각으로 말하자면 오온(五蘊)이 모두 공하고, 참된 모습을 나타내자면 터럭 하나에도 원만하니, 광대한 그 가르침을 어찌 기술할 수 있겠는가!
040_0573_c_04L像法來於西國眞諦流於中洞貫千古眞實之理無以窮囊括九圍玄妙之門莫能究言乎妄想五蘊皆空現乃眞容則一毫圓滿大之教豈能紀述者哉
삼가 살피건대,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께서는 법성이 두루 원만하시어 인자함을 널리 베푸셨다. 오랑캐들을 교화하시자 만방(萬邦)이 바큇살처럼 몰려들어 온 백성을 인수(仁壽)의 영역에 올려놓으셨고, 교법을 숭상하시자 사해(四海)가 구름처럼 뒤따라 창생에게 풍요로운 땅을 베푸셨다. 존귀한 경전이 방대함을 보시고는 방편을 시설해 물에 빠진 자들을 구제하셨고, 법계가 광활함을 알시고는 정진을 행하여 나태한 자들을 거두셨다. 이에 아늑한 절을 선택해 저 참된 문서25)들을 교열하고는 천축의 고승들에게 명령하여 패다라(貝多羅)의 부처님 말씀을 번역하게 하셨다.26)
040_0573_c_08L伏睹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法性周圓仁慈普布化蠻貊則萬邦輻湊躋烝民於仁壽之鄕崇教法則四海雲從惠蒼生於富庶之域見尊經之浩汗設方便以救沈淪知法界之恢宏精進而攝懈怠乃擇其邃宇校彼眞命天竺之高僧譯貝多之佛語
상아 붓대가 휘날리며 황금의 글자를 완성하고, 구슬을 엮어 다시 낭함(琅函)에 안치하자27) 용궁(龍宮)의 성스러운 문장28)이 새롭게 탈바꿈하였으니, 취령(鷲嶺)의 필추(苾芻)29)들마저 우러러 감탄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삼승(三乘)이 모두 하나로 꿰뚫어지고 사제(四諦)가 함께 원만해졌으니, 고(苦)가 공하다는 참되고 바른 말씀을 완전히 밝히고, 정밀히 연구한 비밀스러운 뜻을 환히 드러냈다. 상(相)을 찬탄하는 상이 바로 진실한 상이고, 공(空)을 논하는 것도 공하여 모조리 공이라 하였으니, 화엄(華嚴)의 이치와 궤도를 같이하고, 금상(金像)30)의 가르침과 규구(規矩)31)가 동일하였다.
040_0573_c_15L管翻成於金字珠編復置於琅函宮之聖藻惟新鷲嶺之苾芻仰歎是三乘共貫四諦同圓盡苦空眞正之言顯祕密精硏之義讚相相乎實論空空乎盡空華嚴之理合軌轍金像之教同規矩
040_0574_a_01L짐은 대업(大業)을 계승하여 삼가 황위에 임했기에 항상 조심하면서 만백성을 어루만지고 매일 긍긍하면서 선황의 훈계를 지켜왔다. 불교경전[釋典]에 대해서는 더구나 정밀하지도 상세하지도 못하니, 진실로 그 그윽하고 심오한 뜻을 어찌 탐색하고 측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역경원(譯經院)32)의 서역 승려 법현(法賢)33)이 간절한 글을 올리고 그 뜻을 너무도 열심히 피력하였다. “선황제께서는 참된 교화의 바람을 크게 펼치고 부처님의 뜻을 높이 전하셨으며, 전대의 왕들이 빠뜨린 전적을 흥성시키고 각로(覺路)34)의 무너진 기강을 다시 떨치셨다”고 하면서, 하늘이 이룬 공로를 높이 휘날리고 성황의 글35)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나에게 서문을 지어 성인의 가르침을 계승해달라고 청하였다.
040_0573_c_21L朕纘嗣丕搆恭臨寶圖常翼翼而撫兆民兢兢而守先訓以至釋典尤未精詳諒其幽深曷能探測有譯經西域僧法賢奏章懇切致意專勤先皇帝大闡眞風高傳佛旨興前王之墜典振覺路之頹綱欲旌天造之功庸用廣聖文之述作請予製序繼聖教焉
성고(聖考)36)께서 승하하시고 추호(追號)37)가 아직 잊히지도 않았는데 정사 밖에 마음을 둘 겨를 어디 있었겠는가? 담제(禫祭)38)를 마치고 이제야 생각이 은미하고 오묘한 곳에 미치게 된 것이다. 어려서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능통한 재주가 본래 부족한 걸 어쩌랴. 법해(法海)의 나루터와 언덕을 어찌 궁구하리오! 공문(空門)의 문턱으로 나아가질 못하니, 대략 대의나마 서술하여 이로써 사람들의 마음에 부응할 따름이다. 소발자국에 고인 빗물이라 태양을 씻는 파도에 빗대기에는 부족하니, 한척짜리 채찍이 어찌 드넓은 하늘의 그림자를 측량할 수 있으랴! 이렇게나마 짧은 서문을 지어 이로써 성인들의 공로를 기록할 따름이다.
040_0574_a_07L聖考上僊追號罔息政事之外何暇經心今已禫除思臻微奧雖幼承慈奈夙乏通才焉窮乎法海之津涯莫造乎空門之閫域略敷大意以徇輿情蹄涔不足擬浴日之波尺箠豈能量昊天之影聊述短序以紀聖功者焉
불모반야바라밀다원집요의론(佛母般若波羅蜜多圓集要義論)
040_0574_a_14L佛母般若波羅蜜多圓集要義論


대역룡(大域龍) 지음
시호(施護) 등 한역
040_0574_a_15L大域龍菩薩造
西天譯經三藏朝奉大夫試光祿卿傳法大師賜紫臣 施護 等奉 詔譯


묘길상(妙吉祥) 동진(童眞)보살 마하살 등에게 귀명합니다.
040_0574_a_17L歸命妙吉祥童眞菩薩摩訶薩等

반야 등을 성취하여
무이지(無二智)이신 여래
그 중 뜻이 상응하니
그 소리에는 교(敎)와 도(道)의 둘이 있다.
040_0574_a_18L般若等成就
無二智如來
彼中義相應
彼聲教道二

의지(依止) 및 작용(作用)으로
사업(事業)이 동일하게 수(修)를 일으키며
상(相)과 죄(罪)를 분별하고
칭찬(稱讚)하여 다음과 같이 설한다.
040_0574_a_20L依止及作用
事業同起修
分別相及罪
稱讚如次說

믿음을 갖추는 것을 체로 삼아
스승과 제자가 서로 증설(證說)하고
설하는 때와 설하는 장소 등으로
자량(自量)의 성취를 얻는다.
040_0574_a_22L具信以爲體
師資互證說
說時說處等
得自量成就
040_0574_b_02L

설법하는 자는 마땅히
세간이 때[時]와 장소[處]의 둘임을 알아야 하니
설하는 자는 증득과 동일한 경지[同證]를 갖고
그 후에 양(量)과 같은 것을 얻는다.
040_0574_a_24L說法者應知
世閒時處二
說者有同證
然後得如量

모든 여시집(如是集)과
아문(我聞) 등의 말씀은
여시의(如是義)와 화합하니
최상이 삼십이(三十二)이다.
040_0574_b_03L一切如是集
我聞等所說
和合如是義
最上三十二

16상(相)을 분별하니
그 차례와 같이 공(空)하고
8천 송 중에 설하여
다른 방편설을 요지(了知)한다.
040_0574_b_05L分別十六相
空如其次第
八千頌中說
了異方便說

지금 이 8천 송은
설한 뜻 그대로 감소할 것이 없으니
원하는 바에 따라 송을 생략한 것이
여시의(如是義)의 말씀과 같다.
040_0574_b_07L今此八千頌
如說義無減
隨所樂頌略
如是義如說

보살의 아(我)는 보이지 않으니
이 말씀은 실로 적묵(寂默)하며
능히 6근[內諸事]을 받는
그것을 곧 공(空)이라 설한다.
040_0574_b_09L菩薩我不見
此說實寂默
能受內諸事
彼說卽爲空

색(色)과 그리고 색의 자성
이 말씀도 또한 공이니
이것들 6처[外諸處]는
받는 바의 부분에 모두 머무른다.
040_0574_b_11L色及色自性
此說亦復空
此等外諸處
所受分皆止

색 등의 상(相)은 그 몸이
안주하거나 상을 떠나니
언급한 뜻에 따라 볼 것 같으면
그 안[內]에는 실상이 없다.
040_0574_b_13L色等相彼身
安住及相離
向義若彼見
彼內卽無實

그 안의 모든 것은 공성(空性)이며
자성도 또한 공이니
모든 식상(識相)의 종류[種]에 대해
나는 곧 비지(悲智)를 일으킨다.
040_0574_b_15L彼諸內空性
自性亦復空
所有識相種
卽起我悲智

불생하며 또한 불멸하니
유정(有情)은 이것들을 분명히 하여
유정의 생사욕(生死欲)을
그는 말씀하시길 공이라 하였다.
040_0574_b_17L不生亦不滅
有情此等明
有情生死欲
彼說卽爲空

불법(佛法)은 볼 수 없으며
보살법도 또한 그러하니
이것들은 설한 바와 같이
그 10력(力) 등도 공하다.
040_0574_b_19L佛法不可見
菩薩法亦然
此等如所說
空彼十力等

별별 소유(所有)의 법
이것을 변계(徧計)의 성(性)이라 설하니
그것은 승의(勝義)로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법을 이와 같이 설한다.
040_0574_b_21L別別所有法
此說徧計性
彼勝義非有
諸法如是說

저 아(我) 등의 견(見)을 끊는 것을
대사(大士)는 마침내 이루리니
더욱이 저 인무아(人無我)를
부처님은 모든 곳에서 설하신다.
040_0574_b_23L彼我等見斷
大士畢竟作
而彼人無我
佛一切處說
040_0574_c_02L
모든 법은 불생(不生)으로
이 말씀도 또한 그와 같으니
법무아(法無我)를 널리 설하며
모든 곳에서 실(實)을 설한다.
040_0574_c_02L一切法不生
此所說亦然
宣說法無我
一切處實說

유죄 및 무죄
부증(不增) 그리고 불감(不減)
모든 유위와 무위는
모두 선(善)에 멈춘다.
040_0574_c_04L有罪及無罪
不增亦不減
諸有爲無爲
所有諸善止

모든 선(善)의 공성(空性) 가운데
그에서 나오는 것 또한 무량하니
이것은 변계분별(徧計分別)하여
저를 두루 포섭하여 공이 된다.
040_0574_c_06L諸善空性中
彼出亦無盡
此徧計分別
彼普攝爲空

열 가지 마음의 산란과
마음의 산란한 이처(異處)
어리석은 자는 상응을 얻지 못하고
무이지(無二智)를 성취하지 못한다.
040_0574_c_08L十種心散亂
心散亂異處
愚不得相應
無二智不成

그것의 멈춤과 쉼[止息]은 서로
주관과 객관의 대치가 되니
반야교(般若敎) 중에 있어서
그것이 원집(圓集)의 설한 바이다.
040_0574_c_10L彼止息互相
爲能所對治
於般若教中
彼圓集所說

만약 보살이 있어
이 무상의 분별을 갖는다면
산란을 멈추어 쉰 스승[止息師]은
그 세속의 온(蘊)을 설한다.
040_0574_c_12L若有菩薩有
此無相分別
散亂止息師
說彼世俗蘊

이 8천 송 등은
첫 말부터 차례로
마지막에 이르러 멈추기까지
무상분별(無相分別)을 설한다.
040_0574_c_14L此八千頌等
從初語次第
至了畢皆止
說無相分別

인(因)이라는 말은 이와 같지 않아
이것은 오직 대상[事相]을 설하니
범망경(梵網經) 등의 경전의
일체가 이치에 따름을 안다.
040_0574_c_16L因言不如是
此唯說事相
梵網等經中
知一切如理

보살은 아(我)를 보지 않지만
이것들은 광대하니
세존은 여기에서
유상분별(有相分別)의 난(亂)을 지견(止遣)한다.
040_0574_c_18L菩薩我不見
而此等廣大
世尊此止遣
有相分別亂

만약 그 이름을 보지 않고
경계행(境界行)도 또한 그리하면
그 온(蘊)은 모든 곳에서
다 보살을 보지 않는다.
040_0574_c_20L若不見彼名
境界行亦然
彼蘊一切處
皆不見菩薩

이것은 변계(徧計)를 지견하고
이 모든 말씀을 두루 포섭하니
일체지의 인(因)에 올라[乘]
지혜[慧]로써 모든 상(相)을 분별한다.
040_0574_c_22L此止遣徧計
普攝此所說
乘一切智因
慧分別諸相
040_0575_a_02L
반야바라밀의
세 가지 의지(依止)를 설하였으니
이른바 변계와 의타(依他)
그리고 원성실성(圓成實性)이다.
040_0574_c_24L般若波羅蜜
說三種依止
謂徧計依他
及圓成實性

이와 같은 설구(說句)가 없으면
일체의 변계가 그치니
환영이나 비유 등의 견변(見邊)
이것을 의타성(依他性)이라 말한다.
040_0575_a_03L無此等說句
一切徧計止
幻喩等見邊
此說依他性

네 가지 청정이 있어
원성실성(圓成實性)이라 설하나
반야바라밀은
부처님과 다른 설은 없다.
040_0575_a_05L有四種淸淨
說圓成實性
般若波羅蜜
佛無別異說

열 가지 분별산란을
다스려[對治] 다음과 같이 말하니
이 세 가지를 알고 나면
혹은 나아가고[卽] 혹은 설을 떠난다.
040_0575_a_07L十分別散亂
對治如次說
此三種知已
若卽若離說

처음처럼 원성(圓成)과
의타(依他)와 변계(徧計)를 말하니
무상분별색(無相分別色)은
그 산란을 지견(止遣)한다.
040_0575_a_09L如初語圓成
依他及徧計
無相分別色
彼散亂止遣

저 부처와 또한 보리와
설자(說者) 등을 보지 않아도
궁극에 이르러
이 변계성을 지견하는 것을 안다.
040_0575_a_11L彼佛亦菩提
不見說者等
至了畢此知
止遣徧計性

자성은 그 색이 공한데
모양을 갖춤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 별도의 말 가운데
알고 나면 그것에 머물게 된다.
040_0575_a_13L自性空彼色
俱相何所有
此別異語中
了知已彼止

이는 불공(不空)인 까닭에 공하니
이와 같이 말씀을 설한 것은
모든 훼방과 분별로
일체의 설이 모두 그치기 때문이다.
040_0575_a_15L此不空故空
如是語所說
諸毀謗分別
一切說皆止

환(幻)과 같이 또한 그러한 불(佛)
그는 또한 꿈과 같이 그러하니
이와 같이 다음의 것을 안다면
지(智)의 어변(語邊)은 결정된다.
040_0575_a_17L如幻亦然佛
彼如夢亦然
如是如次知
智語邊決定

모든 동등(同等)의 소작(所作)을
여기에서는 불(佛)을 환과 같다고 설하니
환영이나 비유 등의 말 등은
이것을 의타성이라 말한다.
040_0575_a_19L諸同等所作
此說佛如幻
幻喩等言等
此說依他性

모든 이생지(異生智)처럼
그 자성이 청정하고
그러므로 불언(佛言)이라 설하며
보살도 또한 불(佛)과 같다.
040_0575_a_21L若諸異生智
彼自性淸淨
故說彼佛言
菩薩亦如佛

자성은 자색(自色)을 덮고
그것은 무명의 인(因)이 만드니
환과 같이 다르게 나타나며
과(果)를 꿈과 같이 버린다.
040_0575_a_23L自性自色覆
彼無明因作
如幻別異現
果如夢棄捨
040_0575_b_02L
무이(無二) 별이(別異)를 설함에
과(果) 등은 실로 훼방이 되니
훼방에서 모든 분별이 생기며
그 훼방이 이것을 설한다.
040_0575_b_02L無二別異說
果等定毀謗
毀謗諸分別
彼毀謗此說

색(色)과 공(空)은 화합이 아니니
그것은 서로 어긋나 장애가 되며
색이 없으면 공의 이름도 없으나
색의 상은 스스로 화합한다.
040_0575_b_04L色空非和合
彼互相違礙
無色無空名
色相自和合

이 일성(一性)의 분별은
종종성(種種性)을 맞아 다스리니
공은 그 색과 다르지 않은데
그 공이 어디에 있겠는가?
040_0575_b_06L此一性分別
對治種種性
空不異彼色
彼空何所有

이 무실(無實)이 나타나는 곳이
그 무명(無明)이 일어나는 곳이며
이 무실이 능히 드러나는
그것이 무명을 설하는 까닭이다.
040_0575_b_08L此無實所現
彼無明所起
此無實能表
彼說無明故

여기 이처럼 색을 설하는 것이
반야바라밀이니
무이(無二)의 이(二)는 이처럼
두 가지 분별(分別)을 대치(對治)한다.
040_0575_b_10L此如是說色
般若波羅蜜
無二二如是
二分別對治

이치에 맞는 말은 정성(淨性)이며
또한 그렇기에 얻을 수 없으니
성(性)과 무성(無性)의 차이 등
갖가지 성이 분명히 나타난다.
040_0575_b_12L如理言淨性
亦然不可得
性無性違等
種種性定見

이 색은 오직 이름뿐이라고 설하니
진실은 무자성(無自性)이며
그 자성을 분별하고
수용하여 곧 마땅히 그쳐야 한다.
040_0575_b_14L說此色唯名
眞實無自性
彼自性分別
容受卽當止

색 및 색의 자성이
공인 것은 앞에서 설한 바와 같으니
그 자성의 구상(俱相)을
분별하는 것을 여기에서 지견한다.
040_0575_b_16L色及色自性
空如先所說
彼自性俱相
分別此止遣

불생불멸 등
모든 법을 관하되
부처님의 말씀이 흩어져 달라진다면
그것이 차별이며 분별이다.
040_0575_b_18L不生不滅等
所有諸法觀
佛言若散異
彼差別分別

헛되고 거짓된 명언(名言) 등은
그 법을 만약 분별하면
소리[聲]와 뜻[義]의 둘이 합해지지 않으면
그것은 자성의 뜻이 아니다.
040_0575_b_20L虛假名言等
彼法若分別
聲義二非合
彼非自性意

반야바라밀
불보살도 또한 그러하니
여기서 설하는 것은 오직 이름으로
실의(實義)의 분별을 떠난다.
040_0575_b_22L般若波羅蜜
佛菩薩亦然
此所說唯名
離實義分別
040_0575_c_02L
모든 소리와 뜻을 그치니
이는 지견하는 일이 아니며
이와 같이 나머지 일도 알아서
말 가운데 뜻을 결정한다.
040_0575_b_24L所有聲義止
此非事止遣
如是餘亦知
語中義決定

이것이 무소득인 것은 옳으니
일체의 이름을 진실로 알고
뜻과 같이[如義] 성(性)은 이와 같이
그 소리를 지견하지 않는다.
040_0575_c_03L此無所得正
一切名實知
如義性如是
不止遣彼聲

수보리여, 두 가지를 떠나야 하니
소리와 소리의 뜻이 그것이며
보살에게는 이름이 없으니
나는 이것을 보아 설하는 것이다.
040_0575_c_05L須菩提二離
聲聲義如是
菩薩無有名
我見此有說

반야바라밀은
말의 무결정(無決定)에서 생기니
살펴 헤아리는 것은 오직 지자(智者)이며
이 뜻은 미묘한 지혜[微妙慧]이다.
040_0575_c_07L般若波羅蜜
語無決定生
伺察唯智者
此義微妙慧

만약 별도의 뜻을 분별하면
이어지는 뜻을 제거하여 버리게 되어
반야바라밀
그 언설은 메아리와 같으리라.
040_0575_c_09L相續義除遣
若別義分別
般若波羅蜜
彼言說如響

총괄과 생략[摠略]의 이와 같은 뜻은
반야 등에 의지하니
이와 같은 뜻은 순환하면서
또 다른 뜻에 의지한다.
040_0575_c_11L摠略如是義
般若等依止
如是義循環
復別義依止

반야바라밀은
실로 8천 송에 포섭되며
그 얻어지는 복온(福蘊)은
모두 반야로부터 생긴다.
040_0575_c_13L般若波羅蜜
正攝八千頌
彼所得福蘊
皆從般若生
佛母般若波羅蜜多圓集要義論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이 서문은 태평흥국(太平興國) 7년(982)에 천식재(天息災)가 『성불모경(聖佛母經)』을, 법천(法天)이 『길상지세경(吉祥持世經)』을, 시호(施護)가 『여래장엄경(如來莊嚴經)』을 각각 번역하여 올리자 송나라 태종(太宗)이 이를 치하해 지은 것이다.
  2. 2)상법(像法):부처님의 열반 뒤에 정법(正法)ㆍ상법(像法)ㆍ말법(末法)으로 나누어진 교법의 세 시기 중의 하나이다. 열반 후 500년부터 1000년까지의 시기로,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은 따르지만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는 시기를 말한다.
  3. 3)육정(六情):육근(六根) 또는 육근이 발생시키는 정식(情識)을 말한다.
  4. 4)설산은 인도, 패엽은 불교경전을 뜻한다.
  5. 5)연라(煙蘿):연하등라(煙霞藤蘿)의 준말로, 안개와 노을이 자욱하고 등나무 여라덩굴이 우거진 곳이라는 뜻이다. 깊은 산이나 은둔처를 의미한다.
  6. 6)향계(香界):향기 자욱한 세계라는 뜻으로, 사찰을 가리키는 말이다.
  7. 7)십성(十聖):10지(地)의 보살을 말한다.
  8. 8)삼현(三賢):10주(住)ㆍ10행(行)ㆍ10회향(回向)의 위(位)에 있는 보살을 말한다.
  9. 9)건원(乾元):하늘의 도(道)이며, 천덕(天德)의 시초이다. 『주역』 ≺건괘(乾卦)≻ 단(彖)에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만물이 이를 힘입어 비롯되나니, 이에 하늘을 통괄하도다.[大哉 乾元 萬物資始 乃統天]”라고 하였다.
  10. 10)태역(太易):기(氣)가 분화되기 이전 최초의 상태이다.
  11. 11)천식재(天息災) 등:역경원에서 번역을 주도했던 천식재(天息災)와 법천(法天)과 시호(施護)를 말한다.
  12. 12)사인(四忍):무생법인(無生法忍)ㆍ무멸인(無滅忍)ㆍ인연인(因緣忍)ㆍ무주인(無住忍)을 말한다. 인(忍)은 인가(忍可)ㆍ안인(安忍)의 뜻으로, 진실을 수긍하고 안주(安住)해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13. 13)원문에는 “엽(葉)”으로만 되어 있는데, 경전을 뜻하는 ‘패엽(貝葉)’의 잘못으로 보인다.
  14. 14)오성(五聲):오음(五音)이라고도 한다. 궁(宮)ㆍ상(商)ㆍ각(角)ㆍ치(徵)ㆍ우(羽)의 다섯 가지 음조를 말한다.
  15. 15)풍율(風律):시나 음악의 운율을 말한다.
  16. 16)사시(四始):사성(四聲)이라고도 한다. 평성(平聲)ㆍ상성(上聲)ㆍ거성(去聲)ㆍ입성(入聲)이니, 사성으로 음운(音韻)의 고저(高低)와 강약(强弱)과 장단(長短)을 구분한다.
  17. 17)화택(火宅):삼계(三界)가 탐욕 등의 번뇌로 어지러운 것을 불타는 집에 비유한 것이 『법화경』 「비유품」에 나온다.
  18. 18)천식재(天息災)가 『분별선악업보경(分別善惡報應經)』을 번역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19. 19)금륜왕[金輪]:4종의 전륜성왕(轉輪聖王) 중 최고의 권위를 가진 제왕을 말한다.
  20. 20)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비람풍(毘嵐風)을 말한다. 우주가 파괴되는 시기에 이 바람이 불어 인간세계로부터 위로 색구경천까지 차례로 파괴한다고 한다. 유정천은 색구경천(色究竟天)의 다른 이름이다. 따라서 가장 마지막에 파괴된다.
  21. 21)석전(釋典):석가의 가르침을 담은 전적, 즉 불교서적을 말한다.
  22. 22)이 서문은 송나라 진종(眞宗)이 함평(咸平) 원년(998)에 법현(法顯) 등에게 내리고, 태종의 성교서(聖教序) 뒤에 붙이게 한 것이다.
  23. 23)삼진(三辰):해와 달과 별의 세 가지를 말한다. 『좌전(左傳)』에 “하늘에는 삼진이 있고, 땅에는 오행이 있다[天有三辰 地有五行]”고 하였다.
  24. 24)구위(九圍):구주(九州)와 같은 말로, 온 천하를 뜻한다.
  25. 25)진문(眞文):천식재를 비롯한 서역승들이 가져온 범어 경전을 말한다.
  26. 26)송 태종은 태평흥국 5년(980)에 태평흥국사(太平興國寺) 서쪽에다 역경원(譯經院)을 세우고, 천식재(天息災)ㆍ법천(法天)ㆍ시호(施護) 등에게 수집한 범어경전을 번역하게 하였다.
  27. 27)아름다운 문장으로 만들어 이를 귀한 상자에 보관했다는 뜻이다. 낭함(琅函)은 천자의 문서를 보관하던 옥으로 만든 함이다.
  28. 28)범어경전의 문장을 말한다. 용수 보살이 용궁의 창고에서 『화엄경(華嚴經)』을 가져와 유포했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29. 29)인도출신 승려들을 말한다. 취령(鷲嶺)은 영취산 봉우리란 뜻으로, 곧 인도를 의미한다. 필추(苾芻)는 Ⓢbhikkhu의 음역어로, 비구(比丘)라고도 한다.
  30. 30)금상(金像):황금 같은 형상이란 뜻으로 곧 부처님을 지칭한다.
  31. 31)규구(規矩):목수가 사용하는 컴퍼스와 곱자로, 곧 기준ㆍ척도ㆍ법규를 뜻한다.
  32. 32)역경원(譯經院):송 태종이 태평흥국 5년(980)에 태평흥국사(太平興國寺)에 설치한 번역기관이다. 후에 전법원(傳法院)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33. 33)법현(法賢):중인도 출신으로, 본래 이름은 법천(法天)이었는데, 송 태종이 법현(法顯)이란 법명을 하사하였다. 973년(개보 6)에 중국에 와서 천식재(天息災) 등과 함께 평생 역경사업에 종사하였다.
  34. 34)각로(覺路):깨달음의 길, 즉 불교를 뜻한다.
  35. 35)태종이 쓴 ≺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를 말한다.
  36. 36)성고(聖考):임금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칭하는 말이다.
  37. 37)추호(追號):죽은 임금에게 올리는 시호(諡號)를 말한다.
  38. 38)담제(禫祭):죽은 지 만 2년 기일에 지내는 제사가 대상(大祥)이고, 대상을 치른 다음 달에 지내는 제사가 담제(禫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