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대각국사문집(大覺國師文集) / 大覺國師文集卷第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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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각국사문집 제3권大覺國師文集卷第三
…(결락)…
(“天厨之豊味……更杖”까지의 234자는 原本에는 없지만 甲本에서 이를 書寫하여 보충하였다. 그런데 이 글이 권5(H4, 534c~535a)에 다시 나타나기에 甲本의 착오로 여겨지는 바, 이 부분의 번역을 생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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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_0530_a_02L1)大覺國師文集卷第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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卷三第一張缺落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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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天厨之豊味特賜香齋俯慙鼴腹之
004_0530_a_06L易盈仰禱鶴齡之益永

004_0530_a_07L[表]

004_0530_a_08L謝賜茶藥表

004_0530_a_09L
臣僧某言今月十三日中使至奉傳
004_0530_a_10L勅旨伏蒙聖慈特賜御茶二十角藥一
004_0530_a_11L銀合者無晃凝旒特紆於睿眷嫩芽
004_0530_a_12L靈藥優示於寵私祇承已還榮靦交
004_0530_a_13L臣僧某中謝伏念臣初專慕法
004_0530_a_14L誓遊方揚䠲夐越於鯨濤遵道忙趨於
004_0530_a_15L鳳闕豈謂皇帝陛下九霄軫念千里
004_0530_a_16L領恩歠以滌心頓忘勞於疏涉感而零
004_0530_a_17L唯奉祝於悠長有辛遭逢無階報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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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_0530_a_19L謝賜南京御齋表

004_0530_a_20L
臣僧某言今月初一日中使至南京
004_0530_a_21L奉傳勅旨伏蒙聖慈特賜御齋者
004_0530_a_22L使俯臨洪恩雱霈祇荷撫存之德寔增
004_0530_a_23L榮懼之懷臣僧某中謝伏念臣桑域辭
004_0530_a_24L笁墳求蘊古風聖代更杖卷三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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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좌에 올랐습니다. 나의 소원은 교리의 법력을 받들어서 유통시키라는 교훈을 조금이나마 돕는 것입니다. 일단 당인當仁1)의 처지에 있게 된 이상, 언제까지나 감히 말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삼가 바라건대, 좌우의 용상께서는 대중을 대신해서 간단히 질문해 주십시오.
국청사2)를 창건하고 개강할 때의 치사
용궁龍宮의 해장海藏3)이 지극히 도도滔滔하여 일불一佛4)의 교문敎門이 이미 충만해졌습니다. 용수龍樹보살이 경함經函을 세어 보았지만 석 달이 되도록 소분小分도 알 수 없었으니, 이는 제불諸佛의 지혜가 매우 깊어서 한량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지혜의 문은 이해하기도 어렵고 들어가기도 어려우니, 바닷물을 먹물로 삼아서 점진點塵5)과 같이 기록한다 해도 모두 다 기술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운운….
돌이켜 보건대, 해동의 불법이 7백여 년에 이르는 동안 비록 제종諸宗이 경연競演을 하고 중교衆敎가 성황을 이뤘지만, 천태天台 하나의 지파枝派만은 어느 시대에도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옛날에 원효元曉보살이 앞에서 찬미하였고, 제관諦觀6) 법사가 뒤에서 선양했습니다만, 기연機緣이 익지 않아서 밝게 드러낼 길이 없는데야 어떻게 하겠습니까. 교법의 유통은 뒷날을 기다려야 할 것도 같았습니다.
우리 선비先妣인 인예仁睿 국모國母께서는 누생累生에 불법을 떠받들고 적겁積劫토록 선인善因을 닦아 오시다가 이번에 가람伽藍을 건립하면서 국청사國淸寺의 웅장한 규모를 본받으시고, 묘법妙法을 드날리며 불롱봉佛隴峰의 드높은 풍도를 옮겨 오려 하셨는데, 대원大願을 미처 이루지 못한 채 홀연히 세상을 떠나시고 말았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우리 주상께서는 종사宗社의 대통大統을 이어받고 제왕의 지위에 오르시어 불도를 고수하며 존엄하게 거하셨습니다. 성선聖善7)의 절실한 소원을 따르고, 능인能仁8)이 부촉하신 뜻을 받들어 선지先志를 계승하여 이루었으니, 이는 실로 간절한 효심의 발로였습니다. 그리하여 문모文母9)가 지극히 참되게 세운 서원의 바다가 석일昔日에 남상濫觴(發源)하여 일인一人(제왕)이 잘 이어받은 공덕의 산이 금조今朝에 위인爲仞10)이 되는 광경을 실제로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각원覺苑에 봄날이 돌아오고, 황가에 회상이 열렸습니다. 천룡은 조용히 듣고 환희하며, 치소緇素(僧俗)는 마음을 기울여 찬양합니다. 비록 사자후와 같은 변설이나 수미산과 같은 필력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 임금님의 훌륭한 일을 모두 기술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빈도貧道는 숙생宿生의 크나큰 행운으로

004_0530_b_01L二張
升法座願承敎理之力小助流
004_0530_b_02L通之訓旣在當仁永敢無言伏望座
004_0530_b_03L右龍象略啓問端

004_0530_b_04L[辭]

004_0530_b_05L新創國淸寺啓講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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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宮海藏極滔滔一佛敎門已充滿
004_0530_b_07L樹菩薩數經凾三月不能知小分諸佛
004_0530_b_08L知慧甚深無量其智慧門難解難入
004_0530_b_09L海墨點塵莫能記述
緬惟海東佛法
004_0530_b_10L七百餘載雖諸宗競演衆敎互陳
004_0530_b_11L天台一枝明夷于代昔者元曉菩薩
004_0530_b_12L稱美於前諦觀法師傳揚於後爭奈
004_0530_b_13L機緣未熟光闡無由敎法流通似將
004_0530_b_14L有待伏遇我先妣仁睿國母累生奉法
004_0530_b_15L積劫修因經始精藍取國淸之宏制
004_0530_b_16L發揚妙法移佛隴之高風大願未終
004_0530_b_17L神遊俄逝伏惟我主上承祧出震
004_0530_b_18L道居尊遵聖善之顧懷受能仁之付囑
004_0530_b_19L繼成先志寔切孝思果見文母極誠
004_0530_b_20L誓願海濫觴於昔日一人善繼功德
004_0530_b_21L三第三張
爲仭于今朝玆者覺苑
004_0530_b_22L春廻皇家會3) [28] 龍寂聽而歡喜
004_0530_b_23L素傾心而讃揚雖師4)▣▣ [29] 須彌之笔
004_0530_b_24L固難盡述吾君之勝事5) [30] 宿生何

004_0530_c_01L밝은 시대를 만나 공문空門에 몸을 의탁하고 불법佛法에 마음을 침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몸을 버려 진리를 묻고 목숨을 던져 스승을 찾고자 만경창파萬頃蒼波를 건너 선지식善知識을 두루 참례參禮할 적에 국청國淸과 천축天竺11)에서 교관敎觀을 승품承稟하고, 불롱과 고산孤山12)에서 탑묘塔廟를 예배하며, 목숨을 다해 전등傳燈할 것을 성심으로 다짐하였는데, 지금 평생의 소원을 거의 이루게 되었습니다.
옛사람이 “생각을 다해 돌아갈 곳이 있고, 몸을 버려 죽을 곳을 얻었다.”13)라고 하였고, “비록 오늘 죽는다 하더라도, 오히려 다시 태어나는 해가 될 것이다.”14)라고 하였습니다. 옛날에 그 말을 들었는데, 지금 그 사실을 확인하였으니, 너무도 기쁜 나머지 춤이 절로 나옵니다. 얼마나 감격하고 얼마나 경하慶賀하는지는 오직 성현만이 나의 심정을 알아주실 것입니다.
우란분경盂蘭盆經을 개강할 때의 치사
대자大慈는 사랑하지 않음이 없고, 대효大孝는 친애하지 않음이 없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하고, 남이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대자가 아닙니다. 지금 살아 계신 어버이만 친애하고, 예전에 돌아가신 어버이를 친애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대효가 아닙니다.
반면에 오형五刑에 해당되는 3천 가지 죄 중에서 불효보다 더 큰 죄는 없고,15) 육도六度16)에 귀속되는 8만 가지 복 중에서 효를 행하는 것보다 더 큰 복은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석문釋門의 오시五時17)를 두루 살펴보고, 유전儒典의 육적六籍18)을 통틀어 보더라도, 대소大小를 포라包羅하고 존비尊卑를 통관統貫하였으니, 비록 교敎를 베푼 것은 차이가 있으나 효를 숭상한 것은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본사本師이신 대각大覺 세존世尊께서 처음 정각正覺을 이루시고 나서 숙세宿世의 근기가 성숙한 대보살大菩薩 등을 위하여 14일째 되는 날에

004_0530_c_01L遭遇明時托迹空門潜心▣▣6) [31]
004_0530_c_02L軀問道委命求師涉萬頃之洪波7) [32]
004_0530_c_03L8) [33] 善友國淸天竺承禀敎觀佛隴
004_0530_c_04L孤山▣▣9) [34] 誠心所誓盡命傳燈
004_0530_c_05L今則平生10)▣▣▣▣▣ [35] 古人有言竭思
004_0530_c_06L有其所歸亡軀得其▣▣ [10] 11) [36] 死之日
004_0530_c_07L猶生之年昔聞其語今見其▣▣▣ [11]
004_0530_c_08L手舞何階感之慶之唯聖賢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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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_0530_c_10L講蘭盆經發辭

004_0530_c_11L
大慈無不愛大孝無不親愛我之12)
004_0530_c_12L▣▣▣ [37] 之所愛非大慈也親今之親
004_0530_c_13L親昔之13)▣▣ [38] 非大孝也然以五刑之
004_0530_c_14L屬三千而罪莫14)▣▣ [39] 不孝六度之歸八
004_0530_c_15L而福莫大於行孝15)▣▣ [40] 釋門遍於
004_0530_c_16L五時儒典通乎六藉包羅大小16) [41]
004_0530_c_17L三第四張
貫尊卑雖設敎有殊而崇孝
004_0530_c_18L無別故我本師大覺世尊初成正覺
004_0530_c_19L宿世根熟大菩薩衆於第二七日轉花
004_0530_c_20L題名補入{編}「天㕑…更杖」二百三十四字
004_0530_c_21L原本缺甲本書寫補入然疑是甲本之錯誤
004_0530_c_22L文再現於卷五故{編}
▣▣疑「啓天」{甲}
004_0530_c_23L▣疑「子之」{編}
▣疑「道」{甲}▣疑「亡」{甲}
004_0530_c_24L
▣疑「參」{甲}▣疑「之」{甲}▣疑「塔」{甲}
004_0530_c_25L
▣▣▣▣▣疑「素蘊」{甲}ㆍ 下三字未詳{編}
004_0530_c_26L▣疑「雖」{編}
▣▣▣▣疑「愛不愛彼」{甲}
004_0530_c_27L▣▣疑「所親」{甲}ㆍ 下三字未詳{編}
▣▣疑
004_0530_c_28L「大於」{甲}
▣▣疑「故得」{甲}▣疑「統」{甲}

004_0531_a_01L화엄대교華嚴大敎의 근본 법륜을 굴리시고는, 곧바로 범망보살대계梵網菩薩大戒를 설하며 “부모와 사승과 삼보에 효순하고, 지도의 법에 효순해야 하니, 이와 같이 효순하는 것을 이름하여 계라고 한다.”19)라고 하시고, 이내 십중금계十重禁戒20)와 사십팔경계四十八輕戒21)를 널리 설하기까지 하셨으니, 이것이 바로 칭성稱性22)의 대계大戒로서 효도의 극치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가령 기의機宜를 곡진히 따라서 이 말엽末葉에 빛을 퍼뜨리려면, 지금의 이 『우란분경盂蘭盆經』23)이 실로 그 요체가 된다고 할 것입니다. 목련目連의 일을 인하여 이 경을 설하신 연고로, 대각大覺께서 이를 선양宣揚하시면서 자자自恣하는 승려를 청하여 구로劬勞의 덕을 보답하게 하셨습니다. 공양하는 음식을 갖추어 올리매 십지十地24)가 응할 정도로 그 덕이 끝없이 넓고, 정혜를 닦아서 이장二障25)을 없앨 만큼 그 이익이 한없이 크니, 실로 미혹을 깨뜨리는 전진前陣이요, 도에 들어가는 요문要門이라고 할 것입니다.
『불설우란분경佛說盂蘭盆經』의 뜻은 이러합니다. 삼각三覺26)이 원만한 분을 불佛이라고 칭하고, 일음一音27)으로 연설하는 것을 설說이라고 합니다. 우란盂蘭은 서역西域의 언어로 여기서는 도현倒懸으로 번역하고, 분盆은 중국의 음音으로 구호하는 그릇을 뜻합니다.28) 경經에는 상常과 법法과 관貫과 섭攝의 뜻이 들어 있습니다. 상常은 그 도道가 백왕百王의 법칙이 됨을 말하고, 법法은 그 덕德이 천엽千葉(千世)의 모범이 됨을 말하며, 관貫은 이 묘리妙理를 모았다는 것이고, 섭攝은 또 저 중생을 어거馭車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불설우란분경』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 밖의 것은 글을 보면서 해석할 것이니, 장차 차례로 알게 될 것입니다. …(결락)….
원각경을 개강할 때의 치사2수

[첫번째 치사]
대저 신령한 근원은 생각을 초월했으므로 반연攀緣하여 찾기가 쉽지 않고, 지극한 지취旨趣는 언어를 여의었으므로 비유하여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물정物情에 걸맞게 해설하려면, 명의名義를 떠나서 어떻게 드러내겠습니까. 그러므로 『원각』 등의 말에 기대어 일심의 근본을 나타내고자 한 것입니다.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이라고 말한 뜻은 이러합니다. 앞의 다섯 글자는 소전所詮29)이고, 뒤의 여섯 글자는 능전能詮입니다. 소전 중에서 위의 세 글자는 의용義用이고, 아래 두 글자는 법체法體입니다. 그리고 위의 세 글자는

004_0531_a_01L嚴大敎根法輪便說梵網菩薩大戒
004_0531_a_02L孝順父母師僧三寶孝順至道之法
004_0531_a_03L孝名爲戒乃至廣說十重四十八輕者
004_0531_a_04L此是稱性大戒孝之極也苦乃曲順機
004_0531_a_05L流光末葉者今此蘭盆實爲其要
004_0531_a_06L因目連而起發故大覺以宣揚請自恣
004_0531_a_07L報劬勞德供饌具而十地應其德汪
004_0531_a_08L定慧修而二障除其利浩愽可謂
004_0531_a_09L破迷前陣入道要門所言佛說盂蘭盆
004_0531_a_10L經者三覺圓滿稱之爲佛一音演暢
004_0531_a_11L名之爲說盂蘭是西域之語此云倒懸
004_0531_a_12L盆乃東夏之音仍爲救器經則爲常爲
004_0531_a_13L是貫是攝常則道軌百王法乃德
004_0531_a_14L模千葉貫則集斯妙理攝又御彼庸生
004_0531_a_15L故言佛說盂蘭盆經也其他隨文發義
004_0531_a_16L次下當知卷三第四~五張缺落

004_0531_a_17L

004_0531_a_18L講圓覺經發辭 二首

004_0531_a_19L[第一]
夫靈源絶念未易緣尋至趣離言
004_0531_a_20L難詮擬欲物情而取解非名義以奚彰
004_0531_a_21L故寄圓覺等言以現一心之本所言大
004_0531_a_22L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者初五字是
004_0531_a_23L所詮後六字爲能詮所詮中上三字
004_0531_a_24L是義用下二字目法體且上三字

004_0531_b_01L『기신론』에 나오는 체상용體相用 삼대三大30)의 뜻과 통합니다.
원각圓覺의 성性으로 말하면, 응연凝然히 담적湛寂하고 확연廓然히 명통冥通해서 백비百非31)가 끊어져 자취를 찾을 수 없으니 이는 체대體大의 의義요, 자성自性을 견지하여 군령群靈의 묘법妙法이 되고 중덕衆德을 본구本具하여 현상계現象界에 나타나니 이는 상대相大의 의義요, 신화神化를 두루 펴고 널리 포용하며 종류별로 널리 응하여 끊임없이 작용하니 이는 용대用大의 의義입니다. 이 삼의三義를 총괄하면 모두 일법一法에 귀의하는바, 그 일법은 원각圓覺이라는 두 글자가 바로 그것입니다.
원圓이라는 것은 두루 빠짐없이 포용해서 심心과 경境이나 성聖과 범凡 등에 국한되지 않음을 의미하고, 각覺이라는 것은 환히 비치고 신령스럽게 밝아서 원래 진상眞常의 이지理智임을 의미합니다. 만약 법체法體에 입각해서 말한다면, 이것 역시 『기신론』에 나오는 일심一心과 같다고 할 것입니다.
뒤의 능전能詮 중 수다라修多羅 세 글자는 모든 경전을 통틀어 가리키는 이름이고, 요의了義 두 글자는 이 경전이 대승大乘의 장교藏敎로서 각 부문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표방한 것입니다. …(결락)… 광범위하게 해설하고 간략하게 설명한 소疏와 초鈔가 현재 세상에 유행하고 있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우리 주상主上께서는 하늘의 대명大命을 공손히 받고 선조의 훈계訓戒를 깍듯이 받들어 무궁히 덮어 주는 불법佛法을 이어받아 끊어진 자비慈悲의 바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법회法會를 경건히 열어 승려를 널리 모으고는, 변변치 못한 이 몸에게 명하여 불전佛典을 강의하도록 하셨습니다.
참으로 불법佛法은 유심幽深하고 인심人心은 천근淺近한 만큼, 주장하는 이론에 서로 장단長短이 있게 마련이니, 토론하며 다투는 과정에 어찌 모순矛盾되는 점이 없겠습니까. 지금 대중 가운데 좌우座右의 선덕禪德과 함께 의과義科를 비교 검토해 보려 하는데, 각자 남의 잘못을 말하고 자기의 옳음을 말하다 보면 시비是非와 고하高下가 귀결되는 곳이 있을 것이니, 삼가 바라건대 불법을 위하여 언로言路를 조금 열어 주었으면 합니다.
[두번째 치사]
대저 법法은 언상言像이 없지만, 언상을 떠나지도 않습니다. 언상을 떠나면 미혹에 떨어지고, 언상에 집착하면 진리에서 멀어집니다. 다만 세상에는 완전한 인재가 드물고, 사람은 완벽하게 구비하기가 어렵습니다.

004_0531_b_01L同起信中體相用三大義也謂圓覺性
004_0531_b_02L凝然湛寂廓爾冥通百非斯絶而無迹
004_0531_b_03L可尋者體大義也自性堅持群靈妙
004_0531_b_04L衆德本具而翻染所現者相大義
004_0531_b_05L神化彌綸虛含該慱隨類普應而
004_0531_b_06L能事不息者用大義也摠斯三義
004_0531_b_07L依一法一法者圓覺二字是也圓者
004_0531_b_08L包容周遍非局心境聖凡覺者洞鑑
004_0531_b_09L靈明自是眞常理智若出其法體
004_0531_b_10L起信中一心是也後能詮中修多羅三
004_0531_b_11L摠指衆經了義二字別標此典
004_0531_b_12L乘藏敎各擅專門卷三第七~八張缺落

004_0531_b_13L
004_0531_b_14L廣略疏鈔見行于世也伏惟我主上
004_0531_b_15L祇膺元命悋奉貽謀承道蔭以無疆
004_0531_b_16L扇慈風於有截今則虔開紺宇廣集緇
004_0531_b_17L爰命下才式揚秘典良以幽深佛
004_0531_b_18L淺近人情持論互有於短長諍計
004_0531_b_19L豈無於矛楯今欲於大衆中與座右禪
004_0531_b_20L商較義科而各謂他非俱談已是
004_0531_b_21L非高下貴有所歸伏望爲法略開言路

004_0531_b_22L第二

004_0531_b_23L
夫法無言像非離言像離言像則倒惑
004_0531_b_24L執言像則迷眞但以世寡全才人難具

004_0531_c_01L그래서 교敎를 배우는 사람은 대부분 안을 버리고서 밖으로 구하려고만 하고, 선禪을 익히는 사람은 걸핏하면 외연外緣을 끊고서 내면만 밝히려고 합니다. 이는 모두 하나에 집착한 것으로서 양쪽 다 이변二邊32)에 치우친 것이니, 마치 토끼 뿔의 장단長短을 다투고 허공 꽃의 농담濃淡을 따지는 것과 같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피차彼此를 공심公心으로 대하고 고금古今에 독보獨步하는 가운데 정혜定慧가 양전兩全하여 자타自他를 겸리兼利한다면, 공空을 관觀해도 만행萬行이 비등沸騰하고, 유有를 접해도 일도一道가 담연湛然하여 어묵語黙에 현미玄微를 잃지 않고 동정動靜에 법계法界를 떠나지 않을 것인데, 그런 분이 있다면 오직 우리 규봉圭峯 조사33) 한 분뿐일 것입니다.
옛날에 중니仲尼는 “나의 뜻은 『춘추春秋』에 있다.”라고 하였는데, 우리 조사는 “나의 마음은 『원각경』을 종주宗主로 삼는다.”라고 하였습니다. 윤왕輪王의 계보髻寶를 대운大雲이 마음으로 전했고,34) 장자長者의 가재家財를 청량淸涼이 손으로 주었는바,35) 하나의 심인心印을 말없는 가운데 이어받고, 수많은 경전의 뜻을 홀로 깨달았습니다.
이로부터 예전의 풍도風度를 고치고 새로운 교화를 이루어 권교權敎를 꺾고 소승小乘을 억눌렀으며, 돈교頓敎를 세우고 원종圓宗을 떨쳤습니다. 그리고 세 권의 소疏를 지어 십문十門의 의義를 나열했으니,36) 가령 교기인연敎起因緣에서는 이 경이 나오게 된 연유를 드러내었고, 장승분섭藏乘分攝에서는 제교諸敎의 교판敎判을 제시하였으며, 분제유심分齊幽深에서는 일심一心의 법을 설명하였고, 소피기의所被機宜에서는 오류五類의 기機를 수습하였습니다.37)
뜻을 알아서 언어를 잊고, 마음을 닦아서 증득하였는지라, 불신佛身은 법法과 보報를 나눌 것이 없고, 정토淨土에도 자自와 타他의 구별이 없으며, 설할 때에는 심心과 경境이 모두 사라지고, 듣는 대중 역시 주主와 객客이 서로 융합됩니다. 그리하여 본기인지本起因地를 답하며 거듭 설명하여 구경과究竟果를 제시하면서 일리一理를 원만하게 밝혔으니, 이것이 실로 이 경의 종골宗骨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가령 이공二空38)과 팔식八識39), 단혹斷惑40)과 연생緣生41), 사지보리四智菩提42)와 육바라밀六波羅密 같은 것은 모두 법상종法相宗의 원류源流가 된다고 할 것입니다.
또 적광토寂光土의 뜻을 밝히고 여래장如來藏을 설명하여 무명無明의 뿌리를 제거하고 탐애貪愛의 근본을 구명하였으며, 육문六門을 통해서 부처를 이루고 오교五敎를 통해서 진여眞如를 증득하게 하였으니, 이는 법성종法性宗의 본말本末을 드러낸 것입니다.

004_0531_c_01L故使學敎之者多棄內而外求
004_0531_c_02L禪之人好忘緣而內炤並爲偏執
004_0531_c_03L滯二邊其猶爭兎角之短長鬪空花之
004_0531_c_04L濃淡若乃公心彼此獨步古今定慧
004_0531_c_05L兩全自他兼利觀空而萬行騰沸涉有
004_0531_c_06L而一道湛然語默不失玄微動靜不離
004_0531_c_07L法界者唯我圭峯祖師一人而已昔者
004_0531_c_08L仲尼云吾志在卷三第九張春秋吾祖
004_0531_c_09L予心宗圓覺洎乎輪王髻寶大雲心
004_0531_c_10L長者家財淸凉手授默承一印
004_0531_c_11L悟衆經由是革舊風規成新敎化挫權
004_0531_c_12L抑小立頓張圓疏成三卷義列十門
004_0531_c_13L若乃敎起因緣現當經之由致藏乘分
004_0531_c_14L通諸敎之所歸分齊幽深詮至一
004_0531_c_15L心之法所被根器 [13] 通收五類之機
004_0531_c_16L旨忘詮修心契證佛身則法報不分
004_0531_c_17L淨土則自他無別說時則心境雙泯
004_0531_c_18L衆則主伴互融答本起因三重展轉
004_0531_c_19L提究竟果一理圓明者實爲此經之宗
004_0531_c_20L骨也若乃二空八識斷惑緣生四智
004_0531_c_21L菩提六波羅密罄法相宗之源流也
004_0531_c_22L1) [42] 光土義如來藏章盡無明根究貪
004_0531_c_23L愛本六門成佛五敎證如暢法性宗
004_0531_c_24L▣疑「寂」{編}

004_0532_a_01L
또 「문수장文殊章」(『원각경』 제1장)의 말미를 해설하며 심心과 경境이 모두 사라진다고 하였고, 진공관眞空觀43)의 처음을 해석하며 근根과 진塵이 모두 청정해진다고 하였는바, 징신澄神을 의지하여 상相이 없어지고44) 심사尋伺45)를 말미암아 아我가 공空해지니, 이는 반야종般若宗의 현묘한 이치를 겸한 것입니다.
또 사대四大를 분석하고 육근六根을 단속하는 것과, 팔정八定46)을 멀리하고 사과四果47)를 절복折伏하는 것과, 오중五重 십선十善48)과 대소大小 안거安居는 조복장調伏藏(律藏)의 규모를 설한 것입니다.
법계를 삼중三重으로 나누니 『화엄경』의 뜻이 나타나고,49) 일심을 이문二門50)으로 열어젖히니 『기신론』의 뜻이 드러났습니다. 사事는 이교二敎를 겸하여 공리孔李51)의 현추玄樞를 창달하였고, 선禪은 양종兩宗을 회통하여 수능秀能52)의 비지秘旨를 밝혔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형상에 머무는 자로 하여금 형상을 녹여 없애게 하고, 문자에 집착하는 자로 하여금 문자에서 떠나게 하였습니다.
그러고는 대비심을 발휘하여 부지런히 자료를 채집해서 『의초義鈔』 13권을 찬수하였으며, 또 『약소略疏』 4권과 『소초小鈔』 6권과 『도량수증의道場修證儀』53) 18권 등을 저술하였는데, 모두 세상에 유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강의하는 것은 바로 『약소略疏』로 경을 주석한 것입니다.
유교경54) 개강에 즈음한 치사
당나라의 회소懷素55)와 송나라의 지원智圓56)이 모두 장구章句를 지어서 이 가르침을 선양하였습니다. 다만 내가 품수한 것은 진수晉水 대법사57)를 통해서였습니다. 대법사께서는 사문斯文이 미비한 상태로 후세에 전해지는 것을 오래전부터 개탄해 오다가 경론의 격훈格訓을 번역하고 제가諸家의 오사奧辭를 모아 일부一部를 만든 뒤에 사방에 유포시켰습니다.
모某가 불법을 소중히 여기고 몸을 가벼이 여겨 스승을 찾아서 도를 물을 적에 다행히 강하에서 원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강의하려는 것은 바로 우리 진수 대법사께서 새로 찬집하신 절요입니다. 기타 의례에 대해서는 본문의 강의를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004_0532_a_01L之本末也解文殊章末心境雙亡
004_0532_a_02L眞空觀初根塵普淨藉澄神而相泯
004_0532_a_03L因尋伺而我空兼般若宗之玄致也
004_0532_a_04L折四大防禁六根八定厭忻四果伏
004_0532_a_05L卷三第一○張五重十善大小安居
004_0532_a_06L說調伏藏之規模也分三重於法界
004_0532_a_07L嚴之旨現焉開二門於一心起信之
004_0532_a_08L義著矣事兼二敎暢孔李之玄樞
004_0532_a_09L會兩宗明秀能之秘旨遂使住相者融
004_0532_a_10L相執文1)▣▣ [43] 大悲不倦於曲成採
004_0532_a_11L又修於義鈔凡一十三卷又著略
004_0532_a_12L疏四卷小鈔六卷道場修2) [44] [14] 一十八
004_0532_a_13L卷等並行於世今所講者則是略疏注
004_0532_a_14L經也

004_0532_a_15L

004_0532_a_16L講遺敎經發辭

004_0532_a_17L
李唐懷素大宋智圓並有章句發揚
004_0532_a_18L斯敎唯我所禀晋水大法師久慨斯
004_0532_a_19L流芳未俻於是翻經論之格訓
004_0532_a_20L諸家之奥辭撰成一部流布四方
004_0532_a_21L重法輕身求師問道幸於講下獲聽
004_0532_a_22L圓音今所講者則我晋水新集節要
004_0532_a_23L是也其他義例請俟入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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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경의 파강罷講에 즈음한 치사
각황覺皇이 장차 입멸하려 하매 중생을 제도할 생각이 더욱 깊어지고, 자부慈父가 죽음을 맞으려 하매 자식을 생각하는 심정이 더욱 간절해집니다. 심정이 간절하기 때문에 유서를 남기는 것이요, 생각이 깊기 때문에 유교를 내리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덕이 끝이 없는 것은 어버이의 은혜가 끝이 없는 것과 같다는 것을 이로써 알겠습니다. 혹시라도 유교를 잊는 자가 있다면 그는 법중法中의 폭부暴夫라 할 것이요, 유서를 저버리는 자가 있다면 그는 세상의 악자惡子라 할 것입니다. 후학들은 면려하여 선조를 받드는 데에 마음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모某 등이 지금 중춘의 시절을 맞아 북수北首의 위의58)를 떠올리나니, 학림鶴林59)에서 전연前緣을 잃은 것을 슬퍼하면서 상법 시대60)에 유훈을 외람되게 입었습니다. 더구나 모某의 성품이 비록 우둔하긴 하나, 요행히 밝은 스승을 만났음이겠습니까. 가르침이 참으로 정녕하니, 어느 날인들 잊은 적이 있었겠습니까.
그리하여 마침내 전법하기로 마음을 다지고 힘이 닿는 대로 드러내 떨치고자 하오니, 이는 참으로 불법을 만나기도 어렵고 좋은 때를 만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날이 지나고 나면 목숨도 점차 쇠해져서 물 빠진 웅덩이의 물고기처럼 될 것이니, 또 무슨 즐거움이 있겠습니까.
가령 경에서도 “꽃을 꺾어서 햇볕 속에 놔둔다면 얼마 동안이나 신선함을 유지하겠는가.”61)라고 하였고, 또 『열반경』에서도 “젊음이 머물지 않는 것이 달리는 말과 같다. 사람의 목숨이 무상한 것이 산수보다도 더하니, 오늘 살아 있어도 내일을 또 보장하기 어렵다.”62)라고 하였습니다. 여러분들은 무엇 때문에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쳤는지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몸 위에 가사를 걸치고서 입으로 먹기만 한다면 어찌 소화인들 잘 되겠습니까.
오직 바라건대, 인연이 있어서 법당에 가득한 일체의 대중들은 일승에 함께 뜻을 두고 만행을 함께 닦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제불의 회상에서 다시 상봉할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대각국사문집 제3권大覺國師文集卷第三

004_0532_b_01L遺敎經罷講辭

004_0532_b_02L
覺皇將滅度生之念逾深慈父臨終
004_0532_b_03L懷子卷三第一一張之情轉切情切則
004_0532_b_04L授於遺書念深乃宣於3) [45] 是知佛
004_0532_b_05L德之無涯有似親恩之4)▣▣ [46] 5)▣▣ [47]
004_0532_b_06L忘遺敎者法中之暴夫6) [48] [15] 遺書者
004_0532_b_07L上之惡子勉夫後學庶竭奉先某等
004_0532_b_08L7) [49] 8) [50] 9) [51] 緬懷北首之10) [52]
004_0532_b_09L林痛失於前緣11)▣▣▣ [53] 於遺訓
004_0532_b_10L況某性雖愚魯幸遇明師12) [54] 丁寧
004_0532_b_11L何日忘之遂乃刳心傳法隨力發13) [55]
004_0532_b_12L14) [56] 以佛法難逢良時難遇是日已過
004_0532_b_13L命亦▣▣如小水魚斯有何樂如有經
004_0532_b_14L採花置日中能得幾時鮮又涅槃
004_0532_b_15L經云壯色不停猶如奔馬人命無常
004_0532_b_16L過於山水今日雖存明亦難保諸人當
004_0532_b_17L圓却頂而方却袍爲何事也15) [57]
004_0532_b_18L16) [58] 口中食豈易消乎唯願一切有
004_0532_b_19L17)▣▣ [59] 大衆同志一乘同修萬行
004_0532_b_20L佛會上再得18)▣▣ [60] 是所願焉卷三第
004_0532_b_21L一二張


004_0532_b_22L大覺國師文集卷第三
  1. 1)당인當仁 : 당인불양當仁不讓의 준말이다. 『논어』 「위령공衛靈公」에 “인을 행해야 할 때에는 스승에게도 사양하지 않는 법이다. (當仁不讓於師)”라는 공자의 말이 나온다.
  2. 2)국청사 : 의천의 모후母后인 인예태후仁睿太后의 원찰願刹로, 개경開京 서쪽에 있었다. 선종宣宗 6년(1089)에 착공하여 숙종肅宗 2년(1097) 2월에 낙성하였으며, 5월에 의천이 주지住持로 취임하였다. 원래 중국 절강 천태산 불롱봉佛隴峰 남쪽 기슭에 천태종의 발원지인 국청사가 있었다. 수隋 문제文帝 개황開皇 18년(596)에 뒷날 양제煬帝가 되는 진왕晉王 양광楊廣이 천태 지자 대사인 지의를 추모하며 창건하고, 그가 황제로 즉위한 뒤인 대업大業 원년(605)에 국청사라는 편액을 내렸으며, 그 뒤로 천태종의 근본 도량이 되었다.
  3. 3)용궁龍宮의 해장海藏 : 대승경전, 그중에서도 특히 『화엄경』을 일컫는 말이다.
  4. 4)일불一佛 : 일불승一佛乘, 즉 삼승三乘과 같은 방편법方便法이 아니고 제법실상諸法實相의 도리를 그대로 밝힌 단 하나밖에 없는 최고最高 구경究竟의 불법이라는 말인데, 보통 화엄華嚴과 천태天台의 교설을 지칭한다. 일승一乘 혹은 불승佛乘이라고도 한다.
  5. 5)점진點塵 : 미진微塵, 즉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미세한 티끌이라는 뜻으로, 항하사恒河沙와 같은 표현의 불교 용어이다.
  6. 6)제관諦觀 : 고려 광종光宗 때의 승려로, 천태교관天台敎觀에 정통하였다. 당 말唐末 오대五代의 전란으로 중국에 천태종의 전적 대부분이 없어졌다. 오월왕吳越王 전숙錢俶이 천태종의 교법을 부흥할 목적으로 고려에 사신을 보내 전적을 요청하자, 제관이 왕명을 받들어 논소論疏를 가지고 중국에 건너갔는데, 그 뒤에 천태산 나계사螺溪寺의 의적義寂 문하에서 공부하다가 그곳에서 죽었다. 그가 지은 『천태사교의天台四敎儀』는 지금도 천태학의 입문서로 꼽힐 만큼 명저로 일컬어진다.
  7. 7)성선聖善 : 모친을 뜻하는 말이다. 『시경』 「패풍邶風」 ≺개풍凱風≻의 “어머님은 성스럽고 선하신데, 우리 중에는 괜찮은 자식이 없도다. (母氏聖善。我無令人。)”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고려 12대 순종順宗, 13대 선종宣宗, 15대 숙종肅宗이 모두 인예왕후 이씨李氏의 소생이다. 의천은 넷째 아들이다.
  8. 8)능인能仁 : 부처를 가리킨다. 범어 Śākya의 음역音譯이 석가釋迦이고, 의역意譯이 능인이다.
  9. 9)문모文母 : 문덕 높은 어머니(文德之母)란 뜻으로, 주周 문왕文王의 후비后妃요 무왕武王의 모후母后인 태사太姒를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고려 11대 문종文宗의 후비요 의천의 모후인 인예순덕태후仁睿順德太后를 비유한 말이다.
  10. 10)위인爲仞 : 위산구인爲山九仞의 준말로, 아홉 길의 높은 산이라는 뜻이다. 『서경』 「여오旅獒」의 “밤낮으로 혹시라도 부지런하지 않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 작은 행실을 조심하지 않으면 마침내 큰 덕에 누를 끼친 결과, 마치 아홉 길의 산을 쌓아 올리다가 한 삼태기의 흙을 덜 부어 망쳐 버리는 것처럼 될 것이다. (夙夜罔或不勤。不矜細行。終累大德。爲山九仞。功虧一簣。)”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11. 11)천축天竺 : 중국 절강浙江 항현杭縣의 천축사天竺寺를 가리킨다. 하천축下天竺·중천축中天竺·상천축上天竺의 3사寺로 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가장 오래된 하천축사는 의천 당시만 해도 천태종의 도량이었으나, 나중에 임제종臨濟宗의 선찰禪刹로 바뀌었다.
  12. 12)고산孤山 : 절강浙江 항주杭州 서호西湖의 서북쪽 모퉁이의 섬 안에 있다. 송宋 진종眞宗 대중상부大中祥符 9년(1016)에 천태종天台宗 산외파山外派인 고산 지원孤山智圓이 이곳 마노원瑪瑙院에 거하면서 처사處士 임화정林和靖 등과 교유한 고사가 유명하다. 지금도 고산에 임 처사의 묘소가 있다고 한다.
  13. 13)생각을 …… 얻었다 : 청량 징관이 ‘성주의 시대를 만나고, 영산의 장소를 얻고, 화엄을 연구하게 된(逢聖主。得在靈山。竭思幽宗。)’ 세 가지 경사를 언급하면서 세 번째 경사인 갈사유종竭思幽宗과 관련하여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지 않고 내가 수지하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이며, 적행보살도 길을 잃고 헤매는 그윽한 오솔길을 찾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몸을 버려 죽을 곳을 얻었고, 생각을 다해 돌아갈 곳이 있게 되었으니, 이것이 세 번째 경사이다. (不入餘人之手。何幸捧而持之。積行菩薩猶迷。何幸探乎幽邃。亡軀得其死所。竭思有其所歸。幸之三也。)”라고 하였으며, 또 이어서 “너무도 기쁜 나머지 춤이 절로 나온다. (慶躍之至。手舞何階。)”라고 하였고, “얼마나 감격하고 얼마나 축하하는지는 오직 성현만이 알 것이다. (感之慶之。唯聖賢之知我也。)”라고 말한 내용이 그의 『화엄경수소연의초華嚴經隨疏演義鈔』 권2(T36, 14b)에 나온다. 그래서 대본 말미의 결락된 부분도 청량의 이 글을 보충하여 번역하였다. 비록 …… 것이다 : 죽어도 산 것과 같다는 말이다.
  14. 14)삼국시대 오吳나라 손등孫登이 손권孫權에게 올린 상소문의 맨 끝에 “폐하께서 유의하여 들어주신다면, 신이 비록 오늘 죽는다 하더라도, 오히려 다시 태어나는 해가 될 것입니다. (陛下留意聽采。臣雖死之日。猶生之年也。)”라는 말이 나온다. 『삼국지三國志』 「오지吳志」 ≺손등전孫登傳≻.
  15. 15)오형五刑에 …… 없고 : 『효경孝經』 제11 「오형장五刑章」에 “오형에 해당되는 3천 가지 죄 중에서 불효보다 더 큰 죄는 없다. 임금을 위협하는 것은 윗사람을 무시하는 것이요, 성인을 비방하는 것은 법도를 무시하는 것이요, 효행을 비난하는 것은 어버이를 무시하는 것이니, 이는 큰 환란을 부르는 길이다. (五刑之屬三千。而罪莫大於不孝。要君者無上。非聖人者無法。非孝者無親。此大亂之道也。)”라는 말이 나온다. 오형五刑은 이마에 먹물을 새겨 넣는 묵형墨刑, 코를 베는 의형劓刑, 발꿈치를 베는 월형刖刑, 생식기를 제거하는 궁형宮刑, 사형에 처하는 대벽大辟을 말한다. ‘삼천三千’이라는 말은 『예기』 「예기禮器」의 곡례삼천曲禮三千이나 『중용中庸』의 위의삼천威儀三千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에서 매우 많은 것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16. 16)육도六度 : 생사生死의 차안此岸에서 열반涅槃의 피안彼岸으로 건너가는 여섯 개의 법문이라는 뜻으로, 육바라밀六波羅蜜이라고도 하는데,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정려靜慮·지혜智慧 등으로 되어 있다.
  17. 17)오시五時 : 부처가 성도成道한 뒤로부터 열반涅槃할 때까지의 가르침을 설법한 순서에 따라 다섯 시기로 나눈 것으로, 천태종天台宗의 오시교판五時敎判이 가장 유명한데, 여기서는 그 오시에 해당되는 불경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참고로 오시는 성도 후 21일 동안 『화엄경』을 설한 화엄시華嚴時, 그 뒤 12년 동안 녹야원鹿野苑을 중심으로 아함부阿含部 경전을 설한 아함시阿含時 혹은 녹원시鹿苑時, 그 뒤 8년 동안 방등부 경전을 설한 방등시方等時, 그 뒤 21년 동안 반야부 경전을 설한 반야시般若時, 마지막 8년 동안 『법화경』과 『열반경』을 설한 법화열반시法華涅槃時 등이다.
  18. 18)육적六籍 : 유교의 육경, 즉 『시경詩經』·『서경書經』·『역경易經』·『춘추春秋』·『예기禮記』·『악경樂經』을 말한다.
  19. 19)부모와 …… 한다 : 『범망경梵網經』 하권에 나오는 말이다. 『범망경』은 『범망경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제십권梵網經盧舍那佛說菩薩心地戒品第十卷』의 준말로, 상권과 하권으로 이루어졌으며, 후진後秦의 구마라집鳩摩羅什이 번역하였다.
  20. 20)십중금계十重禁戒 : 대승大乘 보살이 엄격하게 금해야 하는 열 가지 중대한 범죄 사항으로, 살계殺戒·도계盜戒·음계淫戒·망어계妄語戒·고주계酤酒戒·설사중과계說四衆過戒·자찬훼타계自讚毁他戒·간석가훼계慳惜加毁戒·진심불수회계瞋心不受悔戒·방삼보계謗三寶戒 등을 말한다. 십종바라이죄十種波羅夷罪 혹은 십중바라제목차十重波羅提木叉라고도 하며, 『범망경』 하권에 실려 있다.
  21. 21)사십팔경계四十八輕戒 : 십중금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48종류의 계율로, 승속僧俗의 칠중七衆이 공동으로 수지受持하는데, 대수참회對首懺悔, 즉 대중 앞에서 자기의 죄를 고백하고 참회하면 그 죄가 없어진다고 한다. 참고로 칠중七衆은 불교 교단을 구성하는 일곱 종류의 사람들로, 출가자出家者인 비구比丘·비구니比丘尼·사미沙彌·사미니沙彌尼·식차마나式叉摩那와, 재가자在家者인 우바새優婆塞·우바이優婆夷를 가리킨다.
  22. 22)칭성稱性 : 법성法性에 합치된다는 뜻의 불교 용어이다. 석가가 성도成道하고 14일째 되는 날에 보리수菩提樹 아래에서 문수文殊와 보현普賢 등 대기大機 보살을 위해 설한 자내증법문自內證法門이 바로 『화엄경』인데, 이것이 불법 가운데 근본 법륜이 된다고 하는 뜻에서 화엄종 스스로 칭성본교稱性本敎 혹은 칭법본교稱法本敎라고 한다. 『화엄일승교의분제장』 권1.
  23. 23)『우란분경盂蘭盆經』 : 방등부方等部에 속하는 경전으로, 서진西晉 축법호竺法護가 번역하였다. 옛날 목련目蓮 존자가 부처의 말에 따라 승려들이 자자自恣하는 음력 7월 보름 백중날에 백미百味와 오과五果를 장만하여 불佛·법法·승僧 삼보三寶에 공양함으로써 아귀도餓鬼道에 떨어진 망모亡母의 고통을 구해 준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이 이야기에서 유래하여 후세에 사람들이 이날이 되면 각 사찰에 나아가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승려들을 공양하고 조상의 명복을 빌곤 하였다. 자자自恣는 승려들이 여름 석 달 동안 절 문을 나서지 않고 수행하는 하안거夏安居를 끝내는 날에 자신이 범한 잘못을 대중 앞에 고백하고 참회하는 것을 말한다.
  24. 24)십지十地 : 십지十地 보살을 가리킨다. 『우란분경』 권1에 이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화엄경』에서 보살菩薩의 수행 단계를 모두 52계위階位로 나누는데, 그중 41위부터 50위까지의 환희지歡喜地·이구지離垢地·발광지發光地·염혜지焰慧地·난승지難勝地·현전지現前地·원행지遠行地·부동지不動地·선혜지善慧地·법운지法雲地를 십지라고 한다. 이미 큰 지혜를 발해서 범부의 성품을 떠난 이 십지 보살을 지상地上 보살·등지登地 보살·십성十聖 보살이라 하고, 어느 정도 비슷하게 알기는 하나 아직 범부의 성품을 떠나지 못한 채 십주十住·십행十行·십회향十廻向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십지 이하의 보살을 지전地前 보살· 삼현三賢 보살이라고 한다.
  25. 25)이장二障 : 법상종法相宗에서 말하는 번뇌장煩惱障과 소지장所知障을 말한다. 『원각경』에 나오는 이장理障과 사장事障은 각각 소지장과 번뇌장에 해당한다.
  26. 26)삼각三覺 : 자신이 깨닫는 자각自覺, 남을 깨닫게 하는 각타覺他, 지행知行이 일치하는 각만覺滿을 가리킨다.
  27. 27)일음一音 : 부처의 음성을 가리킨다. 『유마경』 「불국품佛國品」에 “부처가 일음으로 법문을 연설하매 중생이 근기대로 각각 이해한다. (佛以一音演說法。衆生隨類各得解。)”라는 말이 나온다.
  28. 28)우란盂蘭은 …… 뜻합니다 : 우란분盂蘭盆은 범어 ullambana의 음역音譯으로, 중국에서 해도현解倒懸 혹은 구도현救倒懸으로 번역되었는데, 그 뜻은 거꾸로 매달린 것 같은 고통에서 구원해 준다는 의미이다. 분盆은 범어 bana의 음일 뿐인데, 규봉 종밀圭峯宗密이 『우란분경소盂蘭盆經疏』 하권에서 “우란은 도현의 뜻이고, 분은 구호하는 그릇을 의미한다. ”라고 해석한 뒤로, 후세에서 이를 많이 따랐다.
  29. 29)소전所詮 : 소所는 객체·피동·지말枝末을 뜻한다. 전詮은 경전의 문구를 전석詮釋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소전所詮은 해설하는 내용을, 능전能詮은 그 해설이 나오게 된 경문經文을 가리킨다. 능能은 주체·능동·근본을 뜻한다.
  30. 30)삼대三大 : 중생의 일심一心은 본체와 상상相狀과 작용이 모두 한없이 광대하기 때문에 체대體大·상대相大·용대用大라고 칭하는데, 『대승기신론』에서 이 삼대를 거론하여 진여연기를 설명하고 있다.
  31. 31)백비百非 : 사구백비四句百非의 준말로, 인간의 사고思考에서 나온 일체의 논리와 개념을 뜻한다. 사구는 유有·무無·역유역무亦有亦無·비유비무非有非無 혹은 긍정肯定·부정否定·긍정과 부정 양자 인정·긍정과 부정 양자 부인 등 일반적인 형식 논리를 가리킨다. 백비는 백 가지 부정이라는 뜻으로, 예컨대 비유非有·비무非無, 비유위非有爲·비무위非無爲, 비유루非有漏·비무루非無漏 그리고 비과거非過去·비미래非未來·비현재非現在 등의 가설假設된 개념을 가리킨다. 선종禪宗에서 “사구를 여의고 백비를 끊는다. (離四句。絶百非。)”라는 말을 애용하는데, 이 역시 언어 문자로 이루어진 개념과 논리를 초월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32. 32)이변二邊 : 중도中道를 벗어난 양 극단을 뜻하는 불교 용어로, 예컨대 유有와 무無, 상常과 무상無常, 상常과 단斷, 증익增益과 감손損減, 공空과 가假, 진眞과 속俗 등이 그것이다.
  33. 33)규봉圭峯 조사 : 중국 화엄종 제5조인 종밀宗密을 가리킨다. 종밀은 또 육조六祖 대사 혜능慧能의 제자인 하택 신회荷澤神會 계열의 선종禪宗, 즉 하택종菏澤宗에서 도원道圓의 의발을 전수받고, 신회의 4대 법손法孫이라고 스스로 일컫기도 하였다. 종남산終南山 규봉圭峯의 난야蘭若에 거했으므로 세상에서 규봉圭峰 선사 혹은 규산圭山 대사라고 불렀다. 시호諡號는 정혜定慧 선사이다. 『선원제전집禪源諸詮集』 1백 권을 지어 선교일치禪敎一致를 주장했는데, 지금은 그 『도서都序』만 남아 있다. 종밀이 『원각경』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던 까닭에 『원각경』과 관련한 저술을 많이 남겼는데, 그중 『원각경대소圓覺經大疏』 3권과 이 『대소』를 다시 주석한 『원각경대소초圓覺經大疏抄』 13권, 그리고 이를 요약한 『원각경약소圓覺經略疏』 4권이 유명하다.
  34. 34)윤왕輪王의 …… 전했고 : 계보髻寶는 계주髻珠, 즉 상투 속의 구슬이라는 말로, 최고의 진리를 뜻하는 불교의 용어이다. 국왕이 상투 속의 구슬을 꺼내어 공신功臣에게 수여하는 『법화경』 「안락행품安樂行品」의 비유에서 유래한 것인데, 상투는 이승二乘의 권교權敎를 뜻하고, 구슬은 일승一乘의 실리實理를 뜻하는바, 법화회상法華會上의 개권현실開權顯實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른바 법화칠유法華七喩의 하나로, 정주유頂珠喩라고도 하는데, 여기서는 규봉이 대운사大雲寺 도원道圓 선사의 의발을 전수받은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참고로 대운사는 하택종荷澤宗과 인연이 깊은 사찰이다. 하택종의 시조인 신회神會가 당唐 현종玄宗 개원開元 20년(732)에 대운사에서 무차대회無遮大會를 열고 산동山東의 숭원崇遠과 논전論戰을 벌여 신수神秀의 북종北宗을 배격하고 남종南宗인 혜능慧能 계열의 정통성을 확립한 고사가 유명한데, 남돈북점南頓北漸의 이름이 이로부터 퍼지면서 남종이 성황을 이루고 북종이 쇠퇴하는 일대 계기가 되었다.
  35. 35)장자長者의 …… 주었는바 : 규봉이 청량 징관淸涼澄觀의 뒤를 이어 화엄종의 제5조가 된 것을 말한다. 장자의 가재家財는 『법화경』 「신해품信解品」 장자궁자長者窮子의 비유를 인용한 것이다. 어떤 장자長者의 아들이 어려서 집을 나가 떠돌며 빈궁하게 살다가 우연히 장자의 집 부근에서 배회하던 중에 장자의 눈에 띄어 집으로 돌아와 살게 되고, 마침내는 장자가 자신의 잃어버린 아들이라고 내외에 공식 선포하면서 집안의 재산을 물려주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36. 36)세 권의 …… 나열했으니 : 규봉 종밀圭峯宗密이 『원각경대소圓覺經大疏』 세 권을 지으면서 교기인연敎起因緣, 장승분섭藏乘分攝, 권실대변權實對辯, 분제유심分齊幽深, 소피기의所被機宜, 능전체성能詮體性, 종취통별宗趣通別, 수증계차修證階差, 서석번전敘昔翻傳, 별해문의別解文義 등 10문門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37. 37)소피기의所被機宜에서는 …… 수습하였습니다 : 대본에는 “所被根器”로 되어 있으나 이는 “所被機宜”의 잘못이기에 바로잡아 번역하였다. 오류五類는 명상에 집착하여 글을 이해하는 자(樂著名相以文爲解者), 항위에 얽매여 성경만을 추구하는 자(繫滯行位高推聖境者), 공의 생각에 이끌려 무를 말하는 자(情尚於空觸言賓無者), 천진을 자처하며 학습을 싫어하는 자(自恃天眞輕厭進習者), 자기의 견문만 고집하며 보배를 버리는 자(固執先聞擔麻棄金者) 등을 말한다. 『원각경약소』 권1.
  38. 38)이공二空 : 경론에 따라 해석이 다양하나 본문에서 법상종의 원류라고 한 것을 감안할 때, 여기서는 『성유식론』 권1에서 말하는 인공人空과 법공法空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 등 오온五蘊이 아我라고 생각하고, 오온의 법法이 실유實有한다고 생각하는 망집妄執을 타파한 것인데, 인공은 아공我空 혹은 생공生空이라고도 한다.
  39. 39)팔식八識 :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말나末那·아뢰야阿賴耶의 여덟 가지 식識을 말한다. 안眼 등 오식五識을 전오식前五識, 의식意識을 제육식第六識, 말나식末那識을 제칠식第七識, 아뢰야식阿賴耶識을 제팔식第八識이라고 칭한다. 말나식까지는 아뢰야에서 나와 전역轉易한다고 하여 전식轉識 혹은 칠전식七轉識이라고 하고, 아뢰야식은 근본식根本識 혹은 종자식種子識이라고 한다. 지론가地論家에서는 아다나阿陀那, 즉 말나식을 망식妄識이라 하고, 아뢰야를 진식眞識이라고 하며, 섭론가攝論家에서는 아뢰야를 망식妄識이라 하여 따로 제구식第九識인 무구정식無垢淨識을 내세우기도 한다.
  40. 40)단혹斷惑 : 단혹증리斷惑證理, 즉 번뇌를 끊고 진리를 증득하는 것을 말한다. 줄여서 단증斷證이라고도 한다. 『성유식론』 권8에 자성단自性斷·이박단離縛斷·불생단不生斷 등의 삼단설三斷說이 나오고, 『성유식론요의등成唯識論了義燈』 권5에는 여기에 상응단相應斷을 더한 사단설四斷說이 소개되어 있다.
  41. 41)연생緣生 : 구연九緣이 팔식八識을 낸다는 구연생식九緣生識의 준말이다. 구연은 명연明緣·공연空緣·근연根緣·경연境緣·작의연作意緣·근본의연根本依緣·정염의연染淨依緣·분별의연分別依緣·종자연種子緣 등을 말한다. 『성유식론』 권2에서 권5까지 이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42. 42)사지보리四智菩提 : 유루지有漏智가 무루지無漏智로 바뀐 불과佛果의 네 가지 지혜, 즉 대원경지大圓鏡智·평등성지平等性智·묘관찰지妙觀察智·성소작지成所作智를 말한다.
  43. 43)진공관眞空觀 : 화엄종 초조初祖 두순杜順이 지은 『화엄법계관문華嚴法界觀門』 중에 첫 번째로 나오는 내용이다. 이 책의 내용은 진공관·이사무애관理事無礙觀·주변함용관周遍含容觀의 셋으로 분류되는데, 규봉 종밀이 『주화엄법계관문注華嚴法界觀門』을 지어 해설하였다.
  44. 44)징신澄神을 …… 없어지고 : 『원각경』에서 설하는 세 종류의 관법觀法 가운데 민상징신관泯相澄神觀을 설명한 것이다. 이른바 원각삼관圓覺三觀은 사마타관奢摩他觀·삼마발저관三摩鉢底觀·선나관禪那觀을 말하는데, 각각 지止·관觀·사유思惟로 의역意譯된다. 그런데 종밀宗密은 이 삼관을 차례로 민상징신관泯相澄神觀·기환소진관起幻銷塵觀·절대영심관絶待靈心觀이라고 명명하고, 각각 정관靜觀·환관幻觀·적관寂觀이라고 풀이하였다. 『원각경약소』 권하.
  45. 45)심사尋伺 : 사리事理와 명의名義를 분석하며 사유하는 정신 작용을 말한다. 범어 vitarka-vicāra를 구역舊譯에서는 각관覺觀이라고 하였는데, 현장玄奘의 신역新譯에서 심사尋伺로 바꿨다.
  46. 46)팔정八定 : 색계色界의 4선정禪定과 무색계無色界의 4선정을 합친 말로, 초선천정初禪天定·이선천정二禪天定·삼선천정三禪天定·사선천정四禪天定·공처천정空處天定·식처천정識處天定·무소유처천정無所有處天定·비상비비상처천정非想非非想處天定을 말한다.
  47. 47)사과四果 : 소승증과小乘證果의 4계위階位인 수다원과須陀洹果·사다함과斯陀含果·아나함과阿那含果·아라한과阿羅漢果를 말한다.
  48. 48)오중五重 십선十善 : 오중은 오중계五重戒로 살생殺生·투도偸盜·사음邪婬·망어妄語·음주飮酒의 다섯 가지를 가리키고, 십선은 십악十惡을 범하지 않는 것으로, 불살생不殺生·불투도不偸盜·불사음不邪婬·불망어不妄語·불양설不兩舌·불악구不惡口·불기어不綺語·불탐욕不貪欲·부진에不瞋恚·불사견不邪見을 가리킨다.
  49. 49)법계를 …… 나타나고 : 셋으로 나눈 화엄법계관문華嚴法界觀門을 말한다.
  50. 50)이문二門 : 여래장심如來藏心의 체體와 상相인 심진여문心眞如門과 심생멸문心生滅門을 말한다. 기신이문起信二門 혹은 진생이문眞生二門이라고 한다.
  51. 51)공리孔李 : 유교儒敎와 도교道敎의 시조始祖인 공자孔子, 즉 공구孔丘와 노자老子, 즉 이이李耳를 병칭한 말이다.
  52. 52)수능秀能 : 중국 선종禪宗 중 북종北宗의 신수神秀와 남종南宗의 혜능慧能을 병칭한 말이다.
  53. 53)도량수증의道場修證儀』 : 종밀이 지은 『원각경도량수증의圓覺經道場修證儀』를 가리키는 것으로, 의례작법儀禮作法과 관련된 책이다.
  54. 54)『유교경』 : 석가가 열반하기 전에 최후로 가르침을 내린 내용을 담고 있다. 즉 부처가 입멸入滅한 뒤에는 마땅히 계율戒律을 본사本師로 삼아 오근五根을 단속하면서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도록 당부한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선문禪門에서 특히 이 경전을 중시하여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위산경책潙山警策』과 함께 불조삼경佛祖三經으로 부르고 있다.
  55. 55)회소懷素 : 당대唐代의 율승律僧이다. 『사분율四分律』에 대한 새로운 학설을 주장하며 동탑율종東塔律宗이라는 일가一家를 세워 법려法礪의 상부종相部宗, 도선道宣의 남산종南山宗과 함께 율학律學의 삼대종三大宗으로 일컬어졌다. 그의 저술 중에 『유교경소遺敎經疏』가 있다.
  56. 56)지원智圓 : 송대宋代 천태종天台宗 산가파山家派에 대항한 산외파山外派의 승려로, 유儒·불佛·도道 삼교三敎의 조화를 주창하였다. 저술이 많은데, 그중에 『유교경소遺敎經疏』가 있다.
  57. 57)진수晉水 대법사 : 의천의 스승인 정원淨源을 말한다. 선세先世 때부터 복건福建 천주泉州 진수晉水에 살았기 때문에 학자들이 진수晉水 법사라고 일컬었다. 스승 자선子璿의 뒤를 이어 화엄의 종풍宗風을 떨쳤으므로 중흥교주中興敎主로 칭해진다. 화엄종에서는 이통현李通玄·자선子璿·정원淨源·의화義和를 사사四師로 추앙한다.
  58. 58)북수北首의 위의 : 불타의 입멸을 말한다. 석가가 머리를 북쪽으로 향하고 얼굴은 서쪽을 향한 두북면서頭北面西의 자세로 누워서 열반했던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참고로 열반절은 음력 2월 15일이다.
  59. 59)학림鶴林 : 석가가 열반한 인도 구시나가라성(拘尸那揭羅城) 발제하跋提河 언덕의 사라수娑羅樹 숲을 말한다. 석가가 열반에 들자 사라수가 마치 백학白鶴처럼 참담하게 흰색으로 변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것이다. 북본 『대반열반경』 권1.
  60. 60)상법 시대 : 의천 당시의 세상을 가리킨다.
  61. 61)꽃을 …… 유지하겠는가 : 중국 정토종淨土宗 제3조 선도善導가 집기集記한 『왕생예찬게往生禮讚偈』 1권 일중게日中偈에 “인생이 정진하지 않는다면, 이는 뿌리 없는 나무에 비유할 수가 있다. 꽃을 꺾어서 햇볕 속에 놔둔다면 얼마 동안이나 신선함을 유지하겠는가. 사람 목숨도 이와 같아서 잠깐 사이에 무상해지는 법, 수행하는 여러 대중들에게 권하노니, 부지런히 닦아서 극락에 이르시도록. (人生不精進。 喻若樹無根。採華置日中。 能得幾時鮮。人命亦如是。 無常須臾間。勸諸行道衆。 勤修乃至眞。)”이라는 말이 나온다.
  62. 62)젊음이 …… 어렵다 : 『열반경』 권20 「고귀덕왕보살품高貴德王菩薩品」에 “사람의 몸 얻기 어려운 것이 우담발화 같은데 내가 지금 이미 얻었고, 여래를 만나기 어려운 것이 우담발화보다 더한데 내가 지금 이미 만났으며, 청정한 법보를 보고 듣는 것이 어려운데 내가 지금 이미 들었으니, 비유컨대 눈 먼 거북이 바다에 떠다니는 나무의 구멍을 만난 것과 같다. 사람의 목숨이 머물지 않는 것이 산수보다도 더하니, 오늘 살아 있어도 내일을 또 보장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마음을 풀어놓아 악법에 머물 것이며, 젊음이 머물지 않는 것이 달리는 말과 같은데, 무엇을 믿고서 교만한 마음을 낼 것인가. (人身難得如優曇花。我今已得。如來難值過優曇花。我今已值。清淨法寶難得見聞。我今已聞。猶如盲龜值浮木孔。人命不停過於山水。今日雖存明亦難保。云何縱心令住惡法。壯色不停猶如奔馬。云何恃怙而生憍慢。)”라는 말이 나온다.
  1. 1)題名補入{編}。
  2. 2)「天㕑…更杖」二百三十四字原本缺。甲本書寫補入。然疑是甲本之錯誤。此文再現於卷五故{編}。
  3. 3)▣▣疑「啓天」{甲}。
  4. 4)▣▣疑「子之」{編}。
  5. 5)▣疑「道」{甲}。
  6. 6)▣疑「亡」{甲}。
  7. 7)▣疑「參」{甲}。
  8. 8)▣疑「之」{甲}。
  9. 9)▣疑「塔」{甲}。
  10. 10)▣▣▣▣▣疑「素蘊」{甲}ㆍ 下三字未詳{編}。
  11. 11)▣疑「雖」{編}。
  12. 12)▣▣▣▣疑「愛不愛彼」{甲}。
  13. 13)▣▣疑「所親」{甲}ㆍ 下三字未詳{編}。
  14. 14)▣▣疑「大於」{甲}。
  15. 15)▣▣疑「故得」{甲}。
  16. 16)▣疑「統」{甲}。
  17. 1)▣疑「寂」{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