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대각국사외집(大覺國師外集) / 大覺國師外集卷第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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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각국사외집 제2권大覺國師外集卷第二
[書]
[결락缺落]

제일
대송국 양절兩浙 전현수조교傳賢首祖敎 노승 정원은 고려국 승통 법자에게 서한을 올립니다.
서늘한 가을철에 법체 모두 건강하시고 아무 걱정 없이 잘 계시리라 믿습니다. 강수綱首 홍보洪保가 와서 그대의 정성 어린 편지를 전해 주었습니다.1) 이와 함께 선대왕先大王의 유품을 보내 주셨는바, 그 풍미諷味를 받들고 보니 부끄러움과 고마운 마음이 교차합니다.
노승은 달리 특별한 재주가 없고 경전을 주소註疏하여 그 대지大旨를 알고 있을 뿐인데, 그대가 학문을 좋아하며 게으르지 아니하여 노승을 종공宗工으로 삼으려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리하여 풍랑이 험한 만 리 길을 피하지 않고 기꺼이 찾아오려 하며 아무도 뺏을 수 없는 의지를 지니고 있으니, 그 일이 아직 이루어지지는 않았어도 그 정성만은 이미 지극하다고 하겠습니다. 자취는 비록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서로 계합하고, 산과 바다로 가로막혀 있어도 서로 얼굴을 마주하듯 항상 눈앞에 선합니다.
가만히 듣건대, 그대가 노승의 영상을 얻어 보고는 감탄해 마지않고, 노승의 문축文軸을 얻어 보고는 완미해 마지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돌아보건대 이 구구한 몸이 어떻게 그런 대접을 헛되이 받을 수 있겠습니까.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요, 언설로 되어 있는 것은 모두 진실이 아닙니다. 형상을 떠나고 언설을 잊어서 초연히 자득하기를 그대에게 진실로 바랍니다.
대저 사람의 몸에는 동서남북의 차이가 있어도, 불성에는 원근과 피차의 간격이 없습니다. 그대의 영특한 자질을 가지고 학문에 더욱 노력하여 끊임없이 근행勤行한다면 어느 경지인들 이르지 못하겠습니까. 힘쓰시기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제이
대송국 양절兩浙 전조교傳祖敎 노승 정원은 고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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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_0569_b_02L大覺國師外集卷第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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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_0569_b_05L第一

004_0569_b_06L
大宋國兩浙傳賢首祖敎老僧淨源書
004_0569_b_07L白高麗國僧統法子秋凉緬想法履小
004_0569_b_08L病小1)▣▣ [9] [8] 洪保至辱惠書勤勤并以
004_0569_b_09L先大王遺賜見▣2) [10] 領諷味愧感交集
004_0569_b_10L老僧才無他長以疏箋經知大旨而
004_0569_b_11L承吾子嗜學不倦且欲老僧爲之宗
004_0569_b_12L不憚風濤萬里之虞惠然肯來
004_0569_b_13L不可奪之志事雖未遂其勤全矣
004_0569_b_14L相遠以迹相契以心山海雖隔
004_0569_b_15L始不爲覿面相呈也竊聞吾子得老僧
004_0569_b_16L影像觀嘆無書得老僧文軸玩味不
004_0569_b_17L顧惟區區何以虛▣▣凡有貌像
004_0569_b_18L皆是虛假凡有言說皆非眞實3)▣▣ [11]
004_0569_b_19L忘言超然自得實有望於吾子也
004_0569_b_20L4) [12] 卷二第一張有東西南北之殊
004_0569_b_21L佛性無遠近彼此之閒以吾子英特之
004_0569_b_22L加之以力學勤行之不已何所不至
004_0569_b_23L勉之無多談

004_0569_b_24L第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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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宋國兩浙傳祖敎老僧淨源復書高

004_0569_c_01L화엄사리 승통 법사에게 답서를 올립니다.
이 늙은이가 일찍이 학도에게 교시했던 말씀을 들려 드릴까 합니다. 진역晉譯2)의 미언微言이 옛날부터 아름답게 전해졌지만, 오직 지상至相 존자3)가 비로소 수레에 멍에 하고 길을 떠나 통지通智와 궤軌를 나란히 하며 처음으로 『수현搜玄』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문사文辭로 설명하여 원류源流에 몸을 적시게 해 주었어도 그 깊은 뜻을 탐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뒤에 계속해서 사람들이 저술하며 그 뜻을 확충했습니다만, 오직 현수 국사賢首國師가 교리를 뿌리로 삼고 해설을 가지로 삼아 깊은 뜻을 낚시질하고 숨은 의미를 탐색하여 다시 『탐현探玄』을 지었습니다. 그리하여 이때를 당하여 의학義學하는 이들이 오교五敎의 문에 몸을 의지하고서 일진一眞의 오묘한 경지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 전기에 실려 있는 내용들을 이루 다 거론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것은 모두 3만의 미언微言을 확충한 것으로서 이미 반주半珠에 답한 것입니다.4)
당나라 때에 지교至敎를 번역함에 미쳐서 많은 사람들이 또 해설하였습니다만, 오직 청량淸涼 대화상이 오주五周5)에 눈길을 돌리고 군적群籍에 마음을 노닐어 구소舊疏의 이현二玄(『수현기』와 『탐현기』)을 총괄하고 신장新章에 육위六位6)를 개설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대주大周의 교해敎海를 선양하였을 뿐만이 아니라 정원貞元의 의천義天까지도 찬란하게 하였으므로7) 백천百千의 묘게妙偈를 드날리며 전보全寶를 모두 엿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월 19일에 도강都綱 이원적李元積 편에 지난해 9월에 보내신 글을 받아 보건대, 사의辭意가 간곡하고 재식才識이 명철하였습니다. 그리고 삼경三經8)의 올바른 뜻을 펼치고 삼가三家9)의 친절한 주석註釋을 이바지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주었으므로 사람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즐겁게 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생각건대, 귀국의 제관 상인이 지은 『천태사교의』가 중국에 유행하여 천태 지자의 법손들이 이를 지남으로 삼고 있는데, 지금 법사가 삼가三家의 의소義疏를 서술한 것이야말로 과거에 후학에게 보여 준 것과 완전히 계합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선조께서 “언사의 밖에서 종지를 터득한 그 뜻이 나의 마음과 같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어찌

004_0569_c_01L5)▣▣ [13] 花嚴闍梨僧統法師叟甞示學徒
004_0569_c_02L以謂晋譯微言流芳疇昔唯至相尊者
004_0569_c_03L發軫分逵通智方軌始製于搜玄
004_0569_c_04L其辭之作雖源流有漸6)▣는 인 듯하다.致難究
004_0569_c_05L厥後續而刊之引而伸之唯賢首國師
004_0569_c_06L根理條辭鈎深索隱復著于探玄
004_0569_c_07L是時義學者凭軾五敎之門按轡一
004_0569_c_08L眞之奥載諸傳記不可殫紀斯皆廓
004_0569_c_09L三萬之微言已答半珠矣及乎唐翻至
004_0569_c_10L聯芳祖述唯淸凉大和尙遊目五
004_0569_c_11L縱心群藉摠二玄於舊疏7) [14] 六位
004_0569_c_12L於新章旣揚大周敎海亦燦貞元義
004_0569_c_13L所以振百千之妙偈盡窺全寶耳
004_0569_c_14L正月十卷二第二張有九日都綱李元
004_0569_c_15L積至得去年九月書辭意勤拳才識
004_0569_c_16L寅亮鋪三經之讜義貢三家之遒文
004_0569_c_17L邂逅紬繹使人樂而不自覺因思貴國
004_0569_c_18L諦觀上人錄天台四敎儀流于華夏而
004_0569_c_19L智者孫謀以爲司南今法師叙三家之
004_0569_c_20L義疏與夫向者示諸來學煥然冥契
004_0569_c_21L先祖有言曰得旨繫表意猶吾心
004_0569_c_22L▣▣▣疑「惱綱玄」{編}▣疑「捧」{編}
004_0569_c_23L▣疑「遺餘」{編}
▣疑「身」{編}▣▣疑「麗
004_0569_c_24L國」{編}
▣疑「淵」{編}▣疑「開」{編}

004_0570_a_01L정혜定慧만 아름답게 여길 것이겠습니까.10) 철인哲人이 이 세상에 귀하게 출현하여 곡진하게 찬앙鑽仰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런 경지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왕궁에서 걸출하게 태어나 고귀한 신분을 가볍게 여기고서 불문에 자취를 의탁하여 불조를 우익羽翼하셨으니, 이는 참으로 숙세에 심어 놓은 천자天資와 대절大節에 말미암아서 이런 위대한 사명을 짊어지게 된 것입니다.
보내 주신 『화엄공목내장花嚴孔目內章』11)과 『정원신역경소貞元新譯經疏』12) 등 46책은, 원적元積이 와서 전해 준 날에 모두 책을 끼고 다니는 학생들에게 나눠 주어 아침저녁으로 음미하고 사색하게 하였습니다. 여기에 부지런히 공을 더한다면 이소二疏의 바른 가르침에 통할 수 있을 것이니, 이현二玄을 연구하는 또 다른 자료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상至相(智儼)이 서술한 『화엄내장공목花嚴內章孔目』의 내용을 보면, 언사言辭가 성대하고 이치가 지극하며 문장이 고매하고 취지趣旨가 원대한 가운데 십이부경十二部經의 추요樞要를 총괄하여 손바닥을 가리키는 것처럼 일러 주고 있습니다. 저 태종台宗의 『법계차제法界次第』13)와 비교해 본다면 하늘과 땅처럼 그 차이가 현격하니, 어찌 같은 차원에서 논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규봉의 『원각광소圓覺廣疏』14)와 비교해 본다면, 그것은 먼저 장문章門을 배열한 다음에 경지經旨를 해석하여 같은 조목끼리 1부部로 합한 것이요, 이것은 『수현搜玄』을 사용하여 뜻을 확충하고 『공목孔目』을 간략히 하여 요간料簡하면서 4축軸으로 배열하여 다르게 꿴 것입니다. 옛사람이 “백벽과 황금처럼 모두 지극한 보배이다.”15)라고 말하였는데, 술작述作의 묘함이 또한 그렇다고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찾고 계신 『수문수경隨文手鏡』16)은 당시에 청량淸涼이 필삭筆削하는 공을 많이 들여서 오대산에 보관하였는데, 경원景元17) 연간에 윤물倫物을 가지고 산에 가서 전사傳寫할 적에 강주인 화장花藏 대사에게 부탁하니, 그가 말하기를 “『수경手鏡』 1백 축軸이 예전에 진용정사眞容精舍에 있었는데 불에 타서 지금은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조사의 가르침이 흥하고 쇠하는 것이 시기와 관계된 것임을 보여 주는 것이니, 누구인들 탄식하며 애석해하지 않겠습니까.
「조도祖圖」에서 “마명이 논을 짓고 용수가 풀어서 유통시켰다.”라고 말한 것은, 바로 진운縉雲 기주記主께서 면전에서 말씀하시고 마음으로 전해 주신 것입니다.18)
보여 주신바 귀국에 현재 유행하는 교승의 목록에 의거해서 이곳의 제가가 찬록撰錄한 것들을 구하고 있습니다.

004_0570_a_01L獨美於定慧哉非夫哲人閒出曲盡鑚
004_0570_a_02L曷至乎此矧以挺生王宮厭輕軒
004_0570_a_03L托迹空門羽佛翼祖此誠善由宿
004_0570_a_04L天資大節荷玆偉任歟所惠花嚴
004_0570_a_05L孔目內章曁貞元新譯經疏等凡四十
004_0570_a_06L六册元積至曰 [9] 皆班橫經之徒俾其
004_0570_a_07L朝而翫夕而思儻加其勤庶通二疏
004_0570_a_08L之格訓由二玄之更資者也然而至相
004_0570_a_09L所述花嚴內章孔目之數辭華理詣
004_0570_a_10L文高旨遠括十二部之樞要如指諸掌
004_0570_a_11L比夫台宗法界次第霄壤相遼豈同時
004_0570_a_12L而語哉若較圭峯圓覺卷二第三張
004_0570_a_13L彼則先列於章門次釋乎經旨
004_0570_a_14L一部以同條也此乃用搜玄以伸義
004_0570_a_15L孔目而料簡開四軸而異貫也昔人
004_0570_a_16L謂之白璧黃金皆爲至寶述作之妙
004_0570_a_17L不其然乎所索隨文手鏡當時淸凉筆
004_0570_a_18L削之功多藏于五臺山景元中誓賫
004_0570_a_19L倫物詣山傳寫遂白講主花藏大師
004_0570_a_20L彼言手鏡百軸昔在眞容精舍爲火所
004_0570_a_21L今也卽亡斯乃祖敎豊替繫乎時
004_0570_a_22L孰不歎惜哉祖圖所謂馬鳴造論
004_0570_a_23L樹釋通乃縉雲記主面言心授焉
004_0570_a_24L示貴國見行敎乘目錄仍求此方諸家

004_0570_b_01L그리고 서방 성인의 말씀이 주周나라 때에 발원하고 한漢나라 때에 갈라지고 수당隋唐 때에 광대해지고 대송大宋에 이르러 질펀해진 가운데 제사諸師가 각기 종지를 내세워 대략 사가四家로 나뉘었으니, 이른바 징소澄炤의 계율종과 자은慈恩의 법상종과 천태의 법성종과 현수賢首의 원융종이 그것으로, 각각 본종本宗의 의장義章을 지니고서 각 시대마다 그 명호가 모두 행해져 왔습니다.
그리고 진집秦什의 사성四聖19)과 진원晉遠의 제현諸賢20)으로 말하면, 비록 소기疏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자가 전수하는 관행이 없었던 관계로, 후세에 법을 전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결락)….
제사21)
…(결락)… 그때에 제생諸生이 예禮를 마친 뒤에 손을 씻고 꿇어앉아 받들며 마음을 씻고 음미하면서 마치 제호醍醐의 맛을 보고 발해渤澥의 나루를 찾은 것처럼 기쁨을 가누지 못하였으니, 이는 참으로 대교大敎를 중흥重興할 목적으로 천지신명天地神明이 강림降臨하여 그대로 하여금 선주先胄를 고무鼓舞시키고 후곤後昆을 도야陶冶하게 한 것입니다.
그러고는 귀국貴國에서 처음 제작한 삼부三部를 가지고 본조本朝에서 뒤에 개판開板한 6질帙과 대조하여 상세히 교열校閱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서로 틀린 곳이 있으면 바른 뜻을 가필加筆하고 잘못된 말을 삭제하여 간행함으로써 불법佛法을 위해 멀리 보내 주신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였습니다.
올봄 2월에 도강都綱 홍보洪保 편에 보내신 글 세 통을 받아 보건대, 교종을 상세히 분석하고 사우를 차례로 서술한 것이었는데, 그 내용을 음미하노라니 마치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매양 생각건대, 늙음과 질병이 함께 몰려오고, 산과 바다로 멀리 가로막혀 아침저녁으로 만날 수가 없으니, 그 한스러움을 어디에 비하겠습니까.
보내신 글에서 “명을 듣는 즉시로 달려가 뵙는 것이 예법에 맞는다고 하겠으나, 감히 은정을 끊지 못하고 의리를 해치지 못하겠다.”라고 하였으니, 이 또한 마음을 효도에 기울인 것으로서 옛 선현의 일과 부합한다고 할 것이니, 사방에 널리 알려 후세를 경계할 만합니다.
또 글의 말미에 “갈 수 있는 때가 오면 바로 가고, 만날 수 있는 인연이 되면 얼른 만나서 일심의 법인을 전하고 무진의 법등을 나누기를 원한다.”라고 말하였는데, 이는 노부의 소회를 위로해 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004_0570_b_01L撰錄者且西聖之言源乎周派于漢
004_0570_b_02L汪洋于隋唐澣漫于1) [15] 而諸師抗宗
004_0570_b_03L略陳四家所謂澄炤戒律宗慈恩法相
004_0570_b_04L天台法性宗賢首圓融宗而各有
004_0570_b_05L本宗義章名號皆行于代至若秦什
004_0570_b_06L之四聖晋遠之諸賢雖有疏記師資
004_0570_b_07L傳授而亡㳂襲故其垂法不成卷二第
004_0570_b_08L五~六張缺落

004_0570_b_09L[第四]
是時諸生禮畢盥手跪承刳心服翫
004_0570_b_10L其猶飮醍醐之味觀渤澥之津忻抃何
004_0570_b_11L此誠大敎重興神祇降赴致使吾
004_0570_b_12L鼓簧先胄鎔鑄後昆旣而將貴國
004_0570_b_13L初制三部對本朝後開六帙詳而校之
004_0570_b_14L互有訛舛於是筆正義削僞辭以刊
004_0570_b_15L以勒以詶爲法遠惠之願焉今春二
004_0570_b_16L月內都綱洪保來得書三通遐剖敎
004_0570_b_17L歷叙師友玩味其辭若對面語
004_0570_b_18L惟老與病而併臻山將海以遙阻而不
004_0570_b_19L得朝夕遇餘何恨耶來書謂聞命奔赴
004_0570_b_20L於禮則然而不敢以絶於恩不敢以絶
004_0570_b_21L於義此亦推心孝道稽古前修可以
004_0570_b_22L布於四方誡于來葉書末又謂時行
004_0570_b_23L以行緣會而會傳一心之印分無盡
004_0570_b_24L之燈云者非重 [10] 慰老夫之所懷抑允輿

004_0570_c_01L여정輿情의 소망에 부응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근래에 『화엄소초음의석문華嚴疏鈔音義釋文』과 여러 글의 서문序文을 지었는데, 이는 강의를 받는 학생들이 정서淨書해서 편집한 것입니다. 이번에 부쳐 드리니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밖에 청량淸涼 국사의 석본石本과 잡문雜文이 있는데 후일을 기다려 홍보洪保가 가는 편에 부쳐 드리겠습니다. 이를 통해 조훈祖訓을 상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만 줄입니다.
제오
보여 주신 신시新詩는 말의 뜻이 높고 원대하여 재삼 경탄하였습니다. 또 후하게 베풀어 주시는 예의가 극진한데도 아직껏 보답해 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간곡하게 글을 보내시면서, “혹시 해향海鄕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법지法旨를 아끼지 말아 달라.”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를 통해서 지성으로 보살펴 주려는 뜻이 끝이 없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빈승은 늙었으니, 또 필요한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다만 제조諸祖의 장문章文을 서술하는 것이 주밀周密하지 못하고, 전당錢塘의 교장敎藏이 갖추어지지 못했으니, 이 일에 힘쓰고자 할 따름입니다.
『법화경소法華經疏』는 잘 받았습니다. 승예僧叡 법사의 소疏는 후일에 부쳐 주신다니 그런 다행이 없습니다. 부치신 소사小師 담진曇眞의 물건도 하나하나 영수領收하였고, 광문廣文 선배先輩의 글과 염주도 받았는데, 미처 회답을 드리지 못해서 부끄러울 뿐입니다.
『유교遺敎』·『범망梵網』 등의 여러 경과 『정토淨土』·『보장寶藏』 등의 논 각 10부, 그리고 「판교변조의도判敎辨祖儀圖」·「청지서淸志書」·「금당기錦堂記」 도합 10본을 뒤에 가는 배편에 부쳐 드리겠습니다.
제육
정원이 3월에 도강都綱 홍보洪保 편에 부친 글 1봉과 향로와 불자와 절구 1수를 잘 받으셨으리라고 믿습니다. 근래에 이원적李元積이 오는 편에 삼가 전하의 친필을 받고서 …(결락)….

대각국사외집 제2권大覺國師外集卷第二


004_0570_c_01L情之所望耳近著花嚴疏鈔音義釋文
004_0570_c_02L并諸文首序而講下諸生甞編淨藁
004_0570_c_03L隨此附達惟冀撿至外有淸凉國
004_0570_c_04L二第七張
師石本雜文俟後次馳上洪
004_0570_c_05L保理行値紬繹祖訓言不盡意

004_0570_c_06L第五

004_0570_c_07L
示及新詩辭旨高遠欽歎再三併有
004_0570_c_08L厚惠 [11] 意稠疊2) [16] 報闕然來書勤勤
004_0570_c_09L猶以海鄕所須無惜法旨爲言足見至
004_0570_c_10L誠所加靡有窮旣也然貧僧老矣
004_0570_c_11L所復須惟述諸祖章門未周錢塘敎藏
004_0570_c_12L未備猶勉强耳法花經疏已領叡法
004_0570_c_13L師疏許以他日見寄甚幸甚幸所寄
004_0570_c_14L小師曇眞物件亦一一領訖兼承廣文
004_0570_c_15L先輩惠書及珠未及上狀感愧感愧
004_0570_c_16L遺敎梵網諸經淨土寶藏等論各十部
004_0570_c_17L判敎辨祖儀圖淸志書錦堂記共十本
004_0570_c_18L後舟附達

004_0570_c_19L第六

004_0570_c_20L
淨源三月內附都綱洪保書一封鑪拂
004_0570_c_21L絶句一首必達檢收近李元積至
004_0570_c_22L蒙殿下親筆卷二第九~一一張缺落

004_0570_c_23L▣疑「大」{編}▣疑「補」{編}
  1. 1)강수綱首 …… 주었습니다. : 강수는 국제 무역상인 중의 우두머리를 일컫는 말로, 도강都綱이라고도 한다.
  2. 2)진역晉譯 : 동진東晉 불타발다라佛馱跋陀羅가 번역한 60권본 『화엄경』을 말한다.
  3. 3)지상至相 존자 : 지상사至相寺에 거했던 화엄종 제2조 지엄智儼을 말한다. 그의 저술 중에 『대방광불화엄경수현분제통지방궤大方廣佛華嚴經搜玄分齊通智方軌』가 전하는데, 보통 『화엄경수현기華嚴經搜玄記』 혹은 『화엄경약소華嚴經略疏』로 약칭한다. 이 『수현기』는 60권본 『화엄경』의 1경을 오문五門으로 분립分立하여 그 문의文義를 해설한 것인데, 화엄종 제3조 현수 법장賢首法藏이 스승의 이 『수현기』에 의거, 다시 십문十門으로 분립하여 『화엄종탐현기華嚴宗探玄記』를 지어서 화엄종의 중심 교의敎義를 천명하였다.
  4. 4)여러 …… 것입니다 : 현수 법장이 많은 저술을 통하여 60권본 『화엄경』의 은미한 뜻을 자세히 설명했다는 말이다. 3만의 미언微言이나 반주半珠는 모두 이 책을 가리킨다. 당唐 중종中宗 증성證聖 원년(695)에 실차난타實叉難陀가 번역한 신역新譯 80권 『화엄경』, 즉 『신화엄경新華嚴經』의 서문에 “동진 때에 60권본 『화엄경』을 번역한 뒤로 6대의 시대를 넘어 거의 4백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이 1부의 경전은 겨우 3만여 언을 얻어 오직 반주만 열어 보았을 뿐 전보는 엿보지 못하였다.(譯在晉朝。時逾六代。年將四百。然一部之典。纔獲三萬餘言。唯啟半珠。未窺全寶。)”라는 말이 나온다. 전보全寶는 80권본 『화엄경』을 가리킨다. 이 서문의 원래 명칭은 「대주신역대방광불화엄경서大周新譯大方廣佛華嚴經序」로, 천책금륜성신황제天冊金輪聖神皇帝, 즉 측천무후則天武后가 지은 것으로 되어 있다.
  5. 5)오주五周 : 화엄종에서 80권본 『화엄경』의 내용을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이른바 오주인과五周因果를 말하는 것으로서, 본서 「대각국사문집」 제16권 주 37 참조.
  6. 6)육위六位 : 『화엄경』에서 보살의 수행 과정을 여섯 계위階位로 나눈 것으로, 십신위十信位·십주위十住位·십행위十行位·십회향위十迴向位·십지위十地位·불지위佛地位를 말한다.
  7. 7)그리하여 …… 하였으므로 : 청량 징관淸涼澄觀이 80권본 『화엄경』과 40권본 『화엄경』을 자세히 해설했다는 말이다. 대주는 측천무후의 국호로, 성력聖歷 2년(699)에 실차난타가 80권본을 번역하였고, 정원貞元은 당唐 덕종德宗의 연호로, 정원 14년(798)에 반야 삼장般若三藏이 40권본을 번역하였다. 40권본 『화엄경』은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 혹은 『정원경貞元經』으로 칭하기도 한다.
  8. 8)삼경三經 : 육십화엄六十華嚴·팔십화엄八十華嚴·사십화엄四十華嚴의 화엄 삼부경三部經을 말한다.
  9. 9)삼가三家 : 『화엄경』의 삼대 주석가인 지엄智儼·현수賢首·청량淸涼을 말한다.
  10. 10)선조께서 …… 것이겠습니까 : 옛날 청량 징관淸涼澄觀이 규봉 종밀圭峯宗密을 제자로 맞을 적에 “얼굴을 맞대고 전해 주지도 않았는데, 언사言辭의 밖에서 종지宗旨를 터득한 그 뜻이 나의 마음과 같으니, 이런 일은 예전에 있지 않았다.(不面而傳。得旨繫表。意猶吾心。未知有也。)”라면서 기쁨을 금치 못하였는데, 지금 정원이 의천을 제자로 맞는 기쁨 역시 그에 못지 않다는 말이다. 정혜는 정혜定慧 선사의 준말로, 규봉 종밀의 시호諡號이다. 인용한 청량의 말은 『원각경약소圓覺經略疏』 권2 「규봉정혜선사요품청량국사서圭峰定慧禪師遙稟清涼國師書」(T39, 577c14)에 나온다.
  11. 11)『화엄공목내장花嚴孔目內章』 : 화엄종 2조 지엄智儼(602~668)이 62세 이후에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화엄경내장문등잡공목장華嚴經內章門等雜孔目章』의 약칭이다. 『공목장孔目章』이라고도 한다. 60권본 『화엄』을 144장으로 분류하고 난해한 대목을 해석하였으며, 뒤에 저술한 『수현기搜玄記』·『화엄일승십현문華嚴一乘十玄門』 및 제자인 현수 법장(643~712)의 『탐현기探玄記』의 기초가 되었다.
  12. 12)『정원신역경소貞元新譯經疏』 : 청량 징관의 『정원신역화엄경소貞元新譯華嚴經疏』를 말한다. 『정원신역화엄경』은 40권본 『화엄경』을 말한다.
  13. 13)『법계차제法界次第』 : 수隋나라 천태 지의天台智顗가 지은 『법계차제초문法界次第初門』의 약칭이다. 천태의 초학자들을 위해 비담毘曇 등의 교의敎義와 제법諸法의 명목名目, 그리고 제교諸敎의 심천淺深 차제次第 등을 밝힌 저술로, 모두 3권이다.
  14. 14)『원각광소圓覺廣疏』 : 화엄종 제5조 규봉 종밀圭峯宗密이 지은 『원각경대소圓覺經大疏』를 말한다. 그는 『원각경』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던 까닭에 『원각경』과 관련한 저술을 많이 남겼는데, 그중 『원각경대소圓覺經大疏』 3권과 이 대소를 다시 주석한 『원각경대소초圓覺經大疏抄』 13권, 그리고 이를 요약한 『원각경약소圓覺經略疏』 4권이 유명하다.
  15. 15)백벽과 …… 보배이다 : 송宋나라 장수 자선長水子璿의 『금강경찬요간정기金剛經纂要刊定記』 권2에 “제가의 해석을 보면 지취가 같지 않으나, 마치 백벽과 황금 같아서 각기 지극한 보배라고 할 만하다.(諸家解釋。旨趣不同。白璧黃金。各爲至寶。)”라는 말이 나온다.
  16. 16)『수문수경隨文手鏡』 : 청량 징관의 저술인데, 자세한 내용은 알 수가 없고, 다만 『불조역대통재佛祖歷代通載』 권14에 “제자 승예 등을 위하여 『수소연의』 40권과 『수문수경』 1백 권을 지었다.(爲僧叡等。著隨疏演義四十卷隨文手鏡一百卷。)”라는 말이 나온다.
  17. 17)경원景元 : 삼국시대 위나라 원제元帝의 연호로 260~264년에 해당하는데, 청량 징관(738~839)의 연대와 비교해 볼 때 걸맞지 않는다. 아마도 오자誤字인 듯하다.
  18. 18)「조도祖圖」에서 …… 것입니다 : 정원이 「조도」를 지은 것은 그의 스승인 진운縉雲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을 가리킨다. 「조도」는 「현수오교화범칠조도賢首五敎華梵七祖圖」로, 줄여서 「화엄칠조도華嚴七祖圖」라고 한다. 중국인인 법순法順(杜順)·지엄智儼·법장法藏·징관澄觀·종밀宗密의 5인 위에 인도인인 마명馬鳴과 용수龍樹를 올려서 화엄종의 칠조七祖로 추앙한 것을 말한다. 마명은 『대승기신론』을 짓고, 용수는 『십주비바사론十住毘婆沙論』을 지어 모두 화엄의 교지敎旨를 널리 유통시켰다는 이유에서이다. 진운縉雲은 정원이 일찍이 수학한 진운縉雲 존자 중희仲希를 말한다.
  19. 19)진집秦什의 사성四聖 : 후진後秦 구마라집鳩摩羅什의 제자 중 두드러지게 뛰어나서 사성으로 추앙을 받았던 도융道融·승예僧叡·승조僧肇·도생道生 등 4인을 말한다.
  20. 20)진원晉遠의 제현諸賢 : 동진東晉의 고승 혜원惠遠과 함께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에서 염불 결사를 맺었던 승속僧俗의 18현賢을 말한다.
  21. 21)제사第四 : 판본의 5장과 6장이 결락되었는데, 이 부분이 제사第四의 뒷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기에 이렇게 제목을 붙였다.
  1. 1)▣▣▣疑「惱綱玄」{編}。
  2. 2)▣疑「捧」{編}。
  3. 3) ▣▣疑「遺餘」{編}。
  4. 4)▣疑「身」{編}。
  5. 5)▣▣疑「麗國」{編}。
  6. 6)▣疑「淵」{編}。
  7. 7)▣疑「開」{編}。
  8. 1)▣疑「大」{編}。
  9. 2)▣疑「補」{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