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대각등계집(大覺登階集) / 大覺登階集卷之一

ABC_BJ_H0165_T_003

008_0308_a_01L
대각등계집 제1권(大覺登階集 卷之一)
총목차總目次
대각등계집 제1권
오언고시五言古詩-7편
그윽한 곳에 살면서(幽居雜興)
진주 이 명부에게 등잔 기름을 부탁하면서 삼가~(敬呈晋陽李明府索油)
동회 선생의 시에 삼가 차운함(敬次東淮先生韻)
해바라기를 심다(種葵)
오이를 심다(種瓜)
감흥感興
감회가 있어(有感)
칠언고시七言古詩-10편
‘군불견’이란 글을 즉시 지어 양열 스님에게 주다(君不見走筆贈良悅師)
조 수재에게 주다(贈趙秀才)
관음재에서 머물다 즉시 시를 짓다(宿觀音齋走筆)
시골집에서 숙박하다(宿田家)
단가행短歌行
말 그림(畫馬圖)
악전고투의 노래(苦戰行)
목동의 노래(牧童詞)
옛 친구를 송별하면서 진간재의 체를 본받고 또~(古別離效陳簡齋體仍次其韻)
황산곡의 체를 모방하여 송별함(效黃山谷體送別)
오언율시五言律詩-68편
삼가 편양 대사에게 올림(謹呈鞭羊大士)
사라촌에서 숙박하면서 즉시 시를 지음(宿沙羅村口占)
봉두타에서 지음(題峯頭陁)
법려가 보내온 편지를 받다(得法侶書)
쌍암에서 지음(題雙菴)
차운하여 조 수재를 보내다(次韻別趙秀才)
정 목백에게 시를 삼가 보내다(敬呈聯珠鄭牧伯)
마운사摩雲寺
비에 막혀 백헌 상공에게 삼가 드림(滯雨敬呈白軒相國)
두 번째(其二)
왕 상사를 이별하면서 시를 지어 줌(贈別王上舍)
백주 상공의 시에 삼가 차운함(敬次白洲相公韻)
천주사에서 백주 상공에게 삼가 드림(天柱寺敬呈白洲相公)
두 번째(其二)
등봉사登峯寺
봄날에 취미 장로에게 보내다(春日寄翠微長老)
주계 이 상사의 시에 차운하다(次朱溪李上舍韻)
권 상사의 시에 차운하다(次權上舍韻)
덕인 대사를 이별하며(別德仁大師)
남쪽으로 돌아가는 헌 상인을 전송하며(送憲上人南歸)
배꽃(梨花)
호정 정 상공의 계곡 정자에서 지음(題壺亭鄭相公溪堂)
늑 대사와 이별하면서 시를 지어 주다(贈別勒師)
화 대사와 이별하면서 시를 지어 주다(贈別和大師)
청주에서 눈을 만나 목사에게 보냄(逢雪西原邑呈牧伯)
호남 관찰사 조 방백에게 삼가 드리다(敬呈湖南趙方伯)
강성사 벽에 시를 짓다(題江城寺壁上)
두 번째(其二)
처사의 초당에서 짓다(題處士草堂)
보림사에서 비를 만나 무료하던 중 희 대사의~(寶林寺逢雨無聊中喜見熙師詩句)

008_0308_a_01L

008_0308_a_02L大覺登階集卷之一

008_0308_a_03L

008_0308_a_04L1)總目次

008_0308_a_05L
卷一

008_0308_a_06L五言古詩七篇

008_0308_a_07L幽居雜興
敬呈晋陽李明府索油
008_0308_a_08L次東淮先生韵種葵種瓜感興
008_0308_a_09L有感

008_0308_a_10L七言古詩十篇

008_0308_a_11L君不見走筆贈良悅師贈趙秀才宿
008_0308_a_12L觀音齋走筆宿田家短歌行畫馬
008_0308_a_13L苦戰行牧童詞古別離效陳簡
008_0308_a_14L齋體仍次其韻效黃山谷體送別

008_0308_a_15L五言律詩六十八篇

008_0308_a_16L謹呈鞭羊大士宿沙羅村口占題峯
008_0308_a_17L頭陁得法侶書題雙菴次韻別趙
008_0308_a_18L秀才敬呈聯珠鄭牧伯摩雲寺
008_0308_a_19L雨敬呈白軒相國
贈別王上舍
008_0308_a_20L次白洲相公韻天柱寺敬呈白洲相公

008_0308_a_21L登峯寺春日寄翠微長老次朱溪李
008_0308_a_22L上舍韻次權上舍韻別德仁大師
008_0308_a_23L送憲上人南歸梨花題壼亭鄭相公
008_0308_a_24L溪堂贈別勒師贈別和大師逢雪
008_0308_a_25L西原邑呈牧伯敬呈湖南趙方伯
008_0308_a_26L江城寺壁上
題處士草堂寶林寺

008_0308_b_01L박 충의의 시에 차운하여 즉시 짓다(走次朴忠義韻)
화봉사에서 학 상인을 만나다(花峯寺遇學上人)
대원사에서 인 대사를 만나 밤에 이야기하다가~(大元寺遇印大師夜話口號)
행각 떠나는 해심 사미를 보내며(送海心沙彌行脚)
남쪽으로 돌아가는 웅철 사미를 전송하며(送雄哲沙彌南歸)
장수사에서 시를 지어 인 대사에게 주다(長水寺吟贈忍大師)
즉시 시를 지어 의천 상인에게 주고 작별하다(走筆贈別義天上人)
즉시 시를 지어 인 도인에게 주고 작별하다(走筆贈別璘道人)
간 대사가 붓을 구하기에 백필 한 자루를 보내다(侃大士索筆寄白筆一枝)
눈(雪)
동회 선생의 옛집을 지나다 감회가 있어~(過東淮先生舊宅有感次東溟鄭學士韻)
동명 정 학사에게 보냄(寄呈東溟鄭學士)
개원사에서 시 두 수를 지어 부백~(開元寺吟得短律二首敬呈府伯兪令公)
두 번째(其二)
삼가 용안 수령의 시에 차운함(謹次龍安守韻)
남한산성 국청사의 봄을 회상함(南漢國淸寺春懷)
별장 양 영공의 시에 삼가 차운함(奉次楊別將令公韻)
보령 수령에게 보냄(寄呈保寧倅)
일 때문에 감회가 있어 삼가 김 상공에게 보내다(因事有感敬呈金相公)
신 상사에게 보내다(寄呈申上舍)
부산사에서 시를 짓다(題浮山寺)
신성 수령에게 보내다(寄呈新城地主)
어떤 사람이 베 한 필을 보내왔기에 고마움을~(謝人送布一匹因次其韻)
원 처사에게 보내다(寄元處士)
고요한 은거지에서 흥취를 보내다(幽居遣興)
신정사 망남루에서 짓다(題神定寺望南樓)
백운산에서 응암 대사와 이별하면서(白雲山留別應巖大師)
풍악에 유람 가는 기 대사를 전송하며(送奇大師遊楓岳)
격포진 봉화대에 올라(登格浦鎭烟臺)
즉시 시를 지어 호남 관찰사 신 모에게 주다(走筆寄呈湖南申方伯)
법성포에서 우연히 짓다(法聖浦偶題)
원 동자에게 주다(贈元童子)
청계사 벽에 시를 짓다(題靑溪寺壁)
호서 아사와 작별하다(奉別湖西亞使)
섣달그믐(除夜)
부여의 박 명부가 임기 육 년이 차다(扶餘朴明府瓜滿六年)
충추 원 목백에게 삼가 보내다(敬呈忠原元牧伯)
호거산에 오르다(登虎踞山)
옥천사와 학서사 두 절을 구경하다(遊玉泉鶴棲兩寺)
마천대摩天臺
전주의 보좌관 심 명부에게 보내다(寄呈全州半刺沈明府)
박 수재의 초당에서 짓다(題朴秀才草堂)
칠언율시七言律詩-30편
백마강에서 회고함(白馬江懷古)
태조산 작은 암자에 자면서(宿太祖山小庵)
동회 선생과 헤어지면서(辭東淮先生)
동회 선생에게 삼가 드리다(敬呈東淮先生)
또(又)
운장암에서 우연히 읊조리다(雲藏菴偶吟)
봄날 친우에게 보내다(春日寄友)
또(又)
동회 선생이 지은 백운루 시에 삼가 차운하다(敬次東淮先生白雲樓韻)
백헌 상국에게 보내다(寄呈白軒相國)
백주 재상의 시에 차운하다(敬次白洲相公韻)
해숭위 윤 공의 시에 차운하다(敬次海嵩尉尹公韻)
봉명암에서 짓다(題鳳鳴菴)
장 수재와 작별하다(別張秀才)

008_0308_b_01L逢雨無聊中喜見熈師詩句走次朴忠
008_0308_b_02L義韻花峯寺遇學上人大元寺遇印
008_0308_b_03L大師夜話口號送海心沙彌行脚
008_0308_b_04L雄哲沙彌南歸長水寺吟贈忍大師
008_0308_b_05L筆贈別義天上人走筆贈別璘道人
008_0308_b_06L大士索筆寄白筆一枝過東淮先
008_0308_b_07L生舊宅有感次東溟鄭學士韻寄呈東
008_0308_b_08L溟鄭學士開元寺吟得短律二首敬呈
008_0308_b_09L府伯兪令公
謹次龍安守韻南漢
008_0308_b_10L國淸寺春懷奉次楊別將令公韻
008_0308_b_11L呈保寧倅因事有感敬呈金相公
008_0308_b_12L呈申上舍題浮山寺寄呈新城地主
008_0308_b_13L謝人送布一匹因次其韻寄元處士
008_0308_b_14L居遣興題神定寺望南樓白雲山留
008_0308_b_15L別應巖大師送奇大師遊楓岳登格
008_0308_b_16L浦鎭烟臺走筆寄呈湖南申方伯
008_0308_b_17L聖浦偶題贈元童子題靑溪寺壁
008_0308_b_18L奉別湖西亞使除夜扶餘朴明府瓜
008_0308_b_19L滿六年敬呈忠原元牧伯登虎踞山
008_0308_b_20L遊玉泉鶴棲兩寺摩天臺寄呈全州
008_0308_b_21L半刺沈明府題朴秀才草堂

008_0308_b_22L七言律詩三十篇

008_0308_b_23L白馬江懷古宿太祖山小庵辭東淮
008_0308_b_24L先生敬呈東淮先生
雲藏菴偶吟
008_0308_b_25L春日寄友
敬次東淮先生白雲樓韻
008_0308_b_26L寄呈白軒相國敬次白洲相公韻
008_0308_b_27L次海嵩尉尹公韻題鳳鳴菴別張秀

008_0308_c_01L철옹에서 동주 이 공을 방문하고 그의 시에~(鐵瓫訪東州李公仍次其韻)
묘향산 비로봉에 올라갔다가 날이 저물어~(登香山毗盧峯日晩宿毗盧菴)
복천사에서 비에 막혀 고을 원에게 시를~(福泉寺滯雨呈主倅兼示同遊諸公)
익산군 재실에서 즉시 시를 지어 고을 원에게~(益山郡齋走筆奉呈邑倅~)
신 정자를 곡하다(哭申正字)
인동으로 가는 도중에 즉시 시를 지어 경상도~(仁同途中口號敬呈嶺伯)
봄날에 임 대사에게 보내다(春日寄林師)
산에서 나와 청주 통판에게 보내다(出山呈西原通判)
차운하여 정 수재에게 보내다(次寄鄭秀才)
남한산성의 동문 누각 위에서 즉시 시를 지어~(南漢東門樓上口占敬呈大尹~)
다시 앞의 운을 사용하다(再用前韻)
또(又)
또(又)
민 수재의 운에 따라 즉시 시를 짓다(走次閔秀才韻)
이 진주의 초당 운에 따라 삼가 시를 짓다(敬次李晋州草堂韻)
유 수재와 이별하다(別柳秀才)
내가 조정의 명으로 팔도총섭이 되었다가~(余以朝命爲八方都摠攝經三朔被罷)
동회 선생의 청백당 운에 따라 삼가 시를 짓다(敬次東淮先生靑白堂韻)
남 상사에게 보내다(寄南上舍)
축에 있는 운에 따라 즉시 시를 지어 범령 상인에게~(走次軸中韻贈法玲上人)
오언절구五言絶句-15편
신 한림에게 보내다(寄呈申翰林)
강양의 김 명부에게 보내다(寄呈江陽金明府)
산을 나오다(出山)
또(又)
동회 선생 집을 지나치다(過東淮先生宅)
강촌에서 우연히 짓다(江村偶吟)
너럭바위에서 짓다(題盤石)
이별하면서 주다(贈別)
일 상인과 헤어지다(別一上人)
특 대사에게 보내다(寄特師)
해 두타에게 보내다(贈海頭陁)
이 상사의 운에 따라 즉시 시를 짓다(走次李上舍韻)
구름과 강물에 대한 시(雲水吟)
혜 대사와 이별하면서(別惠師)
원 대사와 이별하면서(別遠大師)
대흥사에서 인 대사를 만나 밤에 대화를 나누다(大興寺逢仁大師夜話)
칠언절구七言絶句-38편
부석사를 구경하면서(遊浮石寺)
동회 선생에게 삼가 올리다(敬呈東淮先生)
가을날에 인 존숙에게 보내다(秋日寄呈忍尊宿)
박 병사의 행차 길에 보내다(寄呈朴兵使行次)
동명 사백에게 보내다(寄呈東溟詞伯)
고산 수령에게 보내다(寄呈高山宰)
동백정冬栢亭
칠불암의 칠영전에서 짓다(題七佛菴七影殿)
김 수재의 거처에서 짓다(題金秀才幽居)
공주 목사의 서찰이 와 기뻐하다(喜公州牧伯書至)
설법하는 자리에서 김 수재의 운에 따라 시를 짓다(法席次金秀才韻)
묘향산에 유람 가는 성일 대사를 전송하며(送性一大師遊竗香)
이 만호를 보내면서(別李萬戶)
이 진주의 초당시 운에 따라 삼가 시를 짓다(敬次李晋州草堂韻)
간의 이 선생에게 보내다(寄呈李諫議先生)
비인 신 명부가 달력을 요구하기에 보내 주다(寄呈庇仁愼明府索曆)
낙수암樂壽菴
은선암隱仙菴
이 한림에게 보내다(呈李翰林)

008_0308_c_01L鐵瓮訪東州李公仍次其韻登香
008_0308_c_02L山毗盧峯日晩宿毗盧菴福泉寺滯雨
008_0308_c_03L呈主倅兼示同遊諸公益山郡齋走筆
008_0308_c_04L奉呈邑倅兼簡宋處士民古哭申正字
008_0308_c_05L仁同途中口號敬呈嶺伯春日寄林師
008_0308_c_06L出山呈西原通判次寄鄭秀才南漢…
008_0308_c_07L兩詞伯再用前韻
走次閔秀才韻
008_0308_c_08L敬次李晋州草堂韻別柳秀才余以
008_0308_c_09L朝命…被罷敬次東淮先生靑白堂韻
008_0308_c_10L寄南上舍走次軸中韻贈法玲上人

008_0308_c_11L五言絶句十五篇

008_0308_c_12L寄呈申翰林寄呈江陽金明府出山
008_0308_c_13L
過東淮先生宅江村偶吟題盤
008_0308_c_14L贈別別一上人寄特師
008_0308_c_15L海頭陁走次李上舍韻雲水吟
008_0308_c_16L惠師別遠大師大興寺逢仁大師夜
008_0308_c_17L

008_0308_c_18L七言絕句三十八篇

008_0308_c_19L遊浮石寺敬呈東淮先生秋日寄呈
008_0308_c_20L忍尊宿寄呈朴兵使行次寄呈東溟
008_0308_c_21L詞伯寄呈高山宰冬栢亭題七佛
008_0308_c_22L菴七影殿題金秀才幽居喜公州牧
008_0308_c_23L伯書至法席次金秀才韻送性一大
008_0308_c_24L師遊竗香別李萬戶敬次李晋州草
008_0308_c_25L堂韵寄呈李諫議先生寄呈庇仁愼
008_0308_c_26L明府索曆樂壽菴隱仙菴呈李翰
008_0308_c_27L目次編者作成補入

008_0309_a_01L익 대사에게 보이다(示益師)
순천 가는 길에(順天途中)
고려산에 오르다(登高麗山)
강화도 유수 조 상공의 운에 따라 삼가 시를 짓다(敬次江都留守趙相公韻)
고란사 벽에다 짓다(題皋蘭寺壁)
아미암에서 짓다(題峩嵋菴)
이날 저녁에 또 김 파여 장로에게 보내다(是夕又寄金波如長老)
삼청동에서 나오다(出三淸洞)
즉시 시를 지어 적 대사에게 주고 이별하다(走筆贈別迪師)
임수대臨水臺
금강산으로 들어가는 혜 대사를 전송하며(送惠師入金剛山)
혜 대사에게 보내다(贈惠師)
인 상인이 그린 관동 풍경에 시를 짓다(題仁上人所畫關東)
또(又)
회선 사미를 전송하며(送懷善沙彌)
연기사에서 자면서 즉시 시를 짓다(宿煙起寺口號)
온천 행궁에서 이 학사의 운에 따라 삼가 시를 짓다(溫泉行宮敬次李學士韻)
안흥진에서 즉시 시를 지어 첨사인 김 영공에게~(安興鎭走筆呈僉使金令公)
다시 첨사 영공에게 보내다(復呈僉使令公)
용봉사에서 시를 지어 옛 친구에게 보내다(龍鳳寺吟贈舊識老宿)
잡체시雜體詩-8편
수시數詩
건제체建除體
옥련환체를 본받다(效玉連環體)
회문체를 본받아 짓다(效回文體)
봄날에 임 대사에게 보내는 회문시(春日寄林師回文)
달밤에 바다를 바라보며 지은 회문시(月夜望海回文)
일언에서 십언까지(自一言至十言)
아홉 글자로 한가한 흥취를 서술하다(九言賦閑興)
대각등계집 제2권
문文-23편
임성 대사 행장 후서任性大師行狀後序
원 동자에게 주는 서문(贈元童子序)
처원 상인을 송별하는 서(送處愿上人序)
해 선자에게 주는 서(贈海禪子序)
선교설-늑 상사에게 주는 서(禪敎說贈勒上士序)
만월당기滿月堂記
봉은사 중수기奉恩寺重修記
봉국사 신창기奉國寺新刱記
유점사 산영루 중수기楡岾寺山影樓重修記
만국도설萬國圖說
성명설性命說
인의설仁義說
석씨원류 발釋氏源流跋
대사헌 유 공께 올리는 편지(上大司憲兪公書)
어떤 재상에게 올리는 편지(上某相公書)
사보은천교원조국일도대선사행장賜報恩闡敎圓照國一都大禪師行狀
고한 대사 행장孤閑大師行狀
「홍각 등계의 비명과 서문」을 추가함(追加弘覺登階碑銘幷序)
향림사 사적비명香林寺事蹟碑銘
정 헌대부 팔도도총섭 겸 승대장~(正憲大夫八道都摠攝兼僧大將悔隱長老碑銘)
동회 선생에게 올리는 제문(祭東淮先生文)
논산 석교를 중수하므로 선행을 장려하기 위해 쓴 글(論山石橋重修諭善文)
불교의 폐지에 대해 간언을 하며 올린 상소문(諫廢釋敎䟽)

008_0309_a_01L示益師順天途中登高麗山
008_0309_a_02L敬次江都留守趙相公韵題皋蘭寺壁
008_0309_a_03L題峩嵋菴是夕又寄金波如長老
008_0309_a_04L三淸洞走筆贈別迪師臨水臺
008_0309_a_05L惠師入金剛山贈惠師題仁上人所
008_0309_a_06L畫關東
送懷善沙彌宿烟起寺口
008_0309_a_07L溫泉行宮敬次李學士韻安興鎭
008_0309_a_08L走筆呈僉使金令公復呈僉使令公
008_0309_a_09L鳳寺吟贈舊識老宿

008_0309_a_10L雜體詩八篇

008_0309_a_11L數詩建除體效玉連環體效回文
008_0309_a_12L春日寄林師回文月夜望海回文
008_0309_a_13L自一言至十言九言賦閑興

008_0309_a_14L卷二

008_0309_a_15L文二十三篇

008_0309_a_16L任性大師行狀後序贈元童子序
008_0309_a_17L處愿上人序贈海禪子序禪敎說贈
008_0309_a_18L勒上士序滿月堂記奉恩寺重修記
008_0309_a_19L奉國寺新剏記楡岾寺山影樓重修記
008_0309_a_20L萬國圖說性命說仁義說釋氏源
008_0309_a_21L流跋上大司憲兪公書上某相公書
008_0309_a_22L賜報恩闡敎圓照國一都大禪師行狀
008_0309_a_23L閑大師行狀追加弘覺登階碑銘并序
008_0309_a_24L香林寺事跡碑銘正憲大夫…長老碑銘
008_0309_a_25L祭東淮先生文論山石橋重修諭善文
008_0309_a_26L諫廢釋敎疏

008_0309_b_01L
오언고시 五言古詩
그윽한 곳에 살면서(幽居雜興)
[1]
靑山深復深       청산이 깊고도 깊어
不見人間客       세상 나그네 보이지 않네.
獨坐春晝永       홀로 앉은 봄 낮이 길기만 하니
何以慰岑寂       무엇으로 산중의 고적함을 위로하리오.
好鳥三兩聲       아름다운 새는 지지배배 소리 내면서
時翻傍簾翮       때때로 주렴 옆으로 날아드는데
晴瀑瀉丹崖       붉은 절벽에는 흰 폭포 쏟아지고
霽嵐浮翠壁       푸른 석벽에는 엷은 안개 어리었네.
高歌一曲終       목청 돋우어 한 곡조 노래를 마치니
暝色千峯夕       수천 봉우리는 어느새 어둑어둑.

[2]
春雨細濛濛       봄비가 보슬보슬 가늘게 내리니
一時花盡開       한꺼번에 꽃들이 모두 피었네.
卜隣多法侶       이웃에 사는 많은 도반道伴들
勸我登東臺       동쪽 누대에 올라가라 나에게 권하네.
斜陽始極目       저녁노을 눈길 가는 곳까지 멀리 바라보니
氣象何奇哉       그 모습이 어찌 그리도 기이한가?
片片孤烟起       조각조각 안개가 일어나고
雙雙衆鳥回       쌍쌍이 뭇 새들 돌아오는데
沉吟不覺暝       생각에 잠기다 보니 어느새 저물어
杖策還歸來       지팡이 짚으며 돌아서 내려오네.

[3]
夕陽下幽岑       석양이 깊은 산속에 지는데
黃昏僧掩門       황혼이라 스님이 절 문을 닫는다.
俄然山吐月       갑자기 산이 달을 토해내니
宿鳥驚飛翻       자던 새가 놀라 날아간다.
微風時送音       산들바람이 때때로 소리를 보내어
慰我春夢魂       봄꿈 속의 내 혼을 위로하는데
聒聒喧竹幹       대나무는 서걱서걱 소리를 내고
泠泠動泉源       샘물은 시원스레 흘러내린다.
自歌而自悅       내 노래에 내 스스로 기뻐하나니
知音何必論       구태여 알아주는 이 필요하리오.

[4]
淸晨汲甘井       이른 새벽에 맛있는 우물물 길어 와
薄暮烹良茶       어스름한 저녁에 좋은 차를 달인다.
飮之迺沃喉       차를 마셔 목을 적시니
釅味何其多       맛은 어찌 그리 진한가.
千峰忽回首       수천 봉우리를 향하여 문득 머리 돌리니
屹立高峩峩       높고도 험준한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
白石點苔蘚       하얀 돌에는 점점이 이끼가 있고
蒼崖垂薜蘿       검푸른 절벽에는 넝쿨이 드리워져 있다.
浮生有終極       부질없는 인생도 종말이 있으니
奈此風光何       이 아름다운 경치를 어이할거나.
진주 이 명부李明府1)에게 등잔 기름을 부탁하면서 삼가 보냄(敬呈晋陽李明府索油)
心以道相契       마음은 도道와 서로 딱 들어맞아야 하고
燈以油自傳       등불은 기름이 있어야 빛을 전하리.

008_0309_b_01L五言古詩

008_0309_b_02L幽居雜興

008_0309_b_03L
靑山深復深不見人間客

008_0309_b_04L獨坐春晝永何以慰岑寂

008_0309_b_05L好鳥三兩聲時翻傍簾翮

008_0309_b_06L晴瀑瀉丹崖霽嵐浮翠壁

008_0309_b_07L高歌一曲終暝色千峯夕(一)

008_0309_b_08L春雨細濛濛一時花盡開

008_0309_b_09L卜隣多法侶勸我登東臺

008_0309_b_10L斜陽始極目氣象何奇哉

008_0309_b_11L片片孤烟起雙雙衆鳥回

008_0309_b_12L沉吟不覺暝杖策還歸來(二)

008_0309_b_13L夕陽下幽岑黃昏僧掩門

008_0309_b_14L俄然山吐月宿鳥驚飛翻

008_0309_b_15L微風時送音慰我春夢魂

008_0309_b_16L聒聒喧竹幹泠泠動泉源

008_0309_b_17L自歌而自悅知音何必論(三)

008_0309_b_18L淸晨汲甘井薄暮烹良茶

008_0309_b_19L飮之迺沃喉釅味何其多

008_0309_b_20L千峰忽回首屹立高峩峩

008_0309_b_21L白石點苔蘚蒼崖垂薜蘿

008_0309_b_22L浮生有終極奈此風光何(四)

008_0309_b_23L敬呈晋陽李明府索油

008_0309_b_24L
心以道相契燈以油自傳

008_0309_c_01L燈傳道亦契       등불이 전해지고 도 역시 딱 들어맞으면
不是無因緣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라네.
獨坐夜何長       홀로 지새는 밤 어찌 이리도 긴가?
無油燈不懸       기름이 없어서 등도 걸지 못할 때야.
知有道相契       도가 서로 들어맞음을 아는 것은
晋陽明府賢       진주 부사가 현명하기 때문이다.
風流多古意       풍류에는 예스러운 뜻이 많아
令我坐無眠       나로 하여금 앉아 잠 못 이루게 만드니
願得一斤油       한 근의 기름을 얻어
持心燈影前       등불 앞에서 그 마음 지니기를 원하네.
上以獻金仙       위로는 부처님께 바치어서
禱令公壽延       영공令公의 장수를 기도하고
下以照相思       아래로는 서로의 생각을 비추어
免使吾膓煎       나의 애태우는 것 면하게 하소.
동회2) 선생의 시에 삼가 차운함(敬次東淮先生韵)
秋風撼高樹       가을바람이 높은 나무를 흔드는데
稻熟原野黃       벼는 익어 들판이 누렇다.
作客未言歸       나그네 되어 돌아가지 못하니
廣陵非故鄕       이곳 광릉은 내 고향 아니로다.
鳴鴈復南飛       기러기 울며 다시 남쪽으로 날아가니
悠然歸思長       아득히 돌아가고 싶은 생각만 길어진다.
早晩入頭流       조만간에 두류산에 들어가리니
何時過帶方       어느 때나 대방帶方을 지나치리오.
丈夫輕別離       대장부는 이별을 하찮게 여기고
高士謹行藏       고결한 지사는 세상 진퇴를 조심한다오.
强被先生挽       선생이 힘주어 만류하였기 때문에
三旬淹洛陽       한 달 내내 도성에 머물렀다오.
頻起望南極       자주 일어나 남쪽을 바라보나니
遠岳空蒼蒼       먼 산만 아득히 푸르고 푸르구나.
해바라기를 심다(種葵)
我愛爾爲物       내가 너라는 존재를 아낌은
丹心傾太陽       일편단심 태양을 바라보기 때문이지.
智過鮑莊子       지혜는 포장자鮑莊子3)보다 뛰어나서
衛足能其藏       은거 생활을 하기에 충분하다.
若比於世人       만약 세상 사람들에 비유한다면
迺是君子行       너는 바로 군자의 행실이로다.
古人有愛惜       너를 아끼는 옛사람이 있었으니
杜甫詠篇章       두보도 너를 위해 시를 지었다.4)
我亦慕古者       나 또한 고인을 사모하므로
種之盈砌傍       섬돌 가에 가득히 너를 심었다.
時當炎雨足       지금 한여름에 비가 쏟아지니
碧蒂何其長       파란 꼭지는 어찌 그리 길던고.
吟哦看不厭       시를 읊으며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아
永日憑竹床       기나긴 여름날 대나무 평상에 기대 있다.
薰風時一吹       초여름의 동남풍이 때때로 불어올 때는
葉底生微凉       네 잎사귀 아래 서늘한 바람이 인다.

008_0309_c_01L燈傳道亦契不是無因緣

008_0309_c_02L獨坐夜何長無油燈不懸

008_0309_c_03L知有道相契晋陽明府賢

008_0309_c_04L風流多古意令我坐無眠

008_0309_c_05L願得一斤油持心燈影前

008_0309_c_06L上以獻金仙禱令公壽延

008_0309_c_07L下以照相思免使吾膓煎

008_0309_c_08L敬次東淮先生韵

008_0309_c_09L
秋風撼高樹稻熟原野黃

008_0309_c_10L作客未言歸廣陵非故鄕

008_0309_c_11L鳴鴈復南飛悠然歸思長

008_0309_c_12L早晩入頭流何時過帶方

008_0309_c_13L丈夫輕別離高士謹行藏

008_0309_c_14L强被先生挽三旬淹洛陽

008_0309_c_15L頻起望南極遠岳空蒼蒼

008_0309_c_16L種葵

008_0309_c_17L
我愛爾爲物丹心傾太陽

008_0309_c_18L智過鮑莊子衛足能其藏

008_0309_c_19L若比於世人迺是君子行

008_0309_c_20L古人有愛惜杜甫詠篇章

008_0309_c_21L我亦慕古者種之盈砌傍

008_0309_c_22L時當炎雨足碧蒂何其長

008_0309_c_23L吟哦看不厭永日憑竹床

008_0309_c_24L薰風時一吹葉底生微凉

008_0310_a_01L芬芳只蹔時       아름다움은 잠시일 뿐.
更恐遭嚴霜       모진 서리 만날까 걱정되나니
仍之遂成詩       시 한 수 짓고서
詠而行彷徨       읊으면서 서성거린다.
오이를 심다(種瓜)
我本好植物       내 본래 무얼 심기 좋아하여
日課種芋葵       토란 아욱 심는 일 일과로 하였다.
得雨即荷釤       비 내리면 즉시 낫을 들고
陟佊東皋畸       저 동쪽 언덕배기로 올라가
緬懷邵平節       아득히 소평邵平5)의 절개 생각하면서
亦種瓜於玆       여기에 또 오이를 심었다.
輦糞培其根       거름 가져와 뿌리를 북돋아 주었더니
苗芽攀笆籬       싹이 자라 울타리를 타고 올라간다.
黃蘂自盈盈       노란 꽃술은 속이 꽉 찼고
碧蔓何離離       파란 덩굴은 무성하게 뻗어 나간다.
結熟摘之歸       익은 것을 따 가지고 돌아와
煮炙堪療飢       요리를 하니 배고픔 견딜 만하다.
休言國老味       감초의 맛을 말하지 마시오.
豈若朝童肥       어찌 살진 고사리 같으랴?
時當麥飯麁       때는 마침 보리밥 거칠 때라
間蔬兼哺之       다른 나물에 섞어서 함께 먹는다.
人生貴知分       인생이란 분수를 아는 것이 귀한 것
過此身必危       분수 넘치면 몸은 반드시 위태하리니
嗟哉彼狂夫       안타깝다. 저 미친 사람들
肉山將焉爲       산처럼 쌓인 고기 무엇 하려나?
감흥感興
浮雲終日行       뜬구름이 하루 내내 흘러가고
行行向北歸       가고 또 가서 북쪽으로 돌아간다.
萬古英俊人       만고의 영웅들
得失多是非       득실과 시비가 많기도 하다.
是非竟何有       시비가 끝내 어디에 있겠는가?
盡逐浮雲飛       모두 다 뜬구름처럼 날아가 버린 것을.
浮雲本無跡       뜬구름은 본래 흔적이 없으니
我與雲相依       나는 구름과 더불어 의지하리라.
手中桃竹枝       손에 있는 것은 대나무 지팡이(桃竹6))
身上薜蘿衣       몸에는 칡넝쿨 옷을 걸치고 있다.
夙心多自負       젊은 날엔 자부심이 대단하였지만
空嗟與時違       시대와 어긋남이 공연히 슬프기만 하다.
감회가 있어(有感)
許由辭帝堯       허유許由는 황제의 지위를 요堯에게 사양하였고7)
伊尹相殷湯       이윤伊尹은 은나라 탕왕湯王의 재상이 되었다.8)
周雖得呂望       주나라 문왕文王은 여상呂尙을 얻었지만9)
漢豈臣嚴光       후한 광무제는 엄광嚴光을 신하로 부릴 수 있었겠는가?10)
出處各不同       벼슬하거나 은거함이 제각각 같지가 않고
行藏皆有方       등용되거나 물러남에도 모두 방법이 있다.

008_0310_a_01L芬芳只蹔時更恐遭嚴霜

008_0310_a_02L仍之遂成詩詠而行彷徨

008_0310_a_03L種瓜

008_0310_a_04L
我本好植物日課種芋葵

008_0310_a_05L得雨即荷釤陟佊東皋畸

008_0310_a_06L緬懷邵平節亦種瓜於玆

008_0310_a_07L輦糞培其根苗芽攀笆籬

008_0310_a_08L黃蘂自盈盈碧蔓何離離

008_0310_a_09L結熟摘之歸煮炙堪療飢

008_0310_a_10L休言國老味豈若朝童肥

008_0310_a_11L時當麥飯麁間蔬兼哺之

008_0310_a_12L人生貴知分過此身必危

008_0310_a_13L嗟哉彼狂夫肉山將焉爲

008_0310_a_14L感興

008_0310_a_15L
浮雲終日行行行向北歸

008_0310_a_16L萬古英俊人得失多是非

008_0310_a_17L是非竟何有盡逐浮雲飛

008_0310_a_18L浮雲本無跡我與雲相依

008_0310_a_19L手中桃竹枝身上薜蘿衣

008_0310_a_20L夙心多自負空嗟與時違

008_0310_a_21L有感

008_0310_a_22L
許由辭帝堯伊尹相殷湯

008_0310_a_23L周雖得呂望漢豈臣嚴光

008_0310_a_24L出處各不同行藏皆有方

008_0310_b_01L潔身雖足貴       자신을 고결하게 함이 비록 귀하지마는
濟世眞賢良       세상 구제함은 참으로 현명하고 어진 사람들이다.
是以古聖賢       이런 까닭에 옛날의 성현은
干祿何遑遑       작록爵祿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바빴던가?
孔丘適陳蔡       공자는 진陳나라 채蔡나라로 갔고
孟軻遊齊梁       맹자는 제齊나라 양梁나라로 가 유세하였다.
然而每不遇       그러나 항상 시대를 만나지 못하여
去國行彷徨       그 나라를 떠나 방황 길에 올랐다.
將封遇子西       장차 봉封하려 하여 자서子西를 만났고11)
未進遭藏倉       왕을 만나지도 못한 채 장창藏倉을 만났다.12)
自古君子人       예로부터 군자는
離騷迺其常       우환을 당해도 평상심을 유지하였다.
早知不得時       때를 얻지 못할 줄 일찍이 알았기에
寧爲餓首陽       차라리 수양산에서 굶어 죽었다.
吾非君子人       나는 저들처럼 군자도 아닌데
謗讟何其長       비방과 원망이 어찌 이리도 많은가.
亦非濟世人       세상을 구제할 인물 또한 아니거니
爵祿何敢當       작록을 어찌 감당할 수 있을까.
微官偶爾得       하찮은 관직을 우연히 얻기는 하였으나13)
棄去如決瘡       버리고 떠나기를 부스럼 긁어내듯 하였노라.
칠언고시七言古詩
‘군불견君不見’이란 글을 즉시 지어 양열 스님에게 주다(君不見走茟贈良悅師)
君不見蟾江水洪波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섬진강의 큰 물결이
下接萬里之滄溟     아래로는 만 리 길 푸른 바다에 닿았음을.
又不見頭流山群峰    또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두류산의 봉우리들이
上出千仞之太淸     위로는 수천 길이나 되는 하늘(太淸)로 솟았음을.
勝地靈區羅列於其間   아름다운 경치와 신령한 구역이 그 사이에 펼쳐져 있다.
我今爲說君其聆     내가 지금 설명을 할 터이니, 그대는 들으시오.
雙溪寺在鶴峯前     쌍계사는 학봉 앞에 있는데
石作禪門雲作屏     바위가 절 문이 되었으며 구름이 병풍이 되었다.
中有古碑半無字     그 속의 오래된 비석은 반 정도는 글자가 없지만
迺是羅代孤雲銘     신라 시대의 고운 최치원의 글이다.
又有高樓名八影     또 높은 누각 이름이 팔영루八影樓인데
六時鍾磬掀窓欞     육시六時에 울리는 풍경 소리는 창문 흔든다.
山開水墨畫淡淡     산은 수묵水墨을 펼친 듯 모습이 담담하고
溪送管絃聲泠泠     시냇물은 음악 소리를 실어 보내는 듯 소리가 맑기도 하다.
伊吾宿昔恣冥搜     옛적의 모습을 찾아보고자
攀壁捫蘿覘伶俜     덩굴을 잡고 올라가 이리저리 찾아본다.
崎嶇一逕入深洞     구불구불한 한 길 깊은 마을로 들어가니
洞號三神秘神靈     마을은 삼신동三神洞이라 신령함 간직했다.
飛虹百尺凌波閣     백 척 무지개처럼 나는 듯한 능파각凌波閣에
百日喧轟耳驚霆     백 일 동안 시끄러운 소리 천둥인지 놀란다.
岏兩峯削立       가파른 두 봉우리가 깎아지른 듯 우뚝 서 있고
最高兮東西       동서 사방에서 가장 높아라.

008_0310_b_01L潔身雖足貴濟世眞賢良

008_0310_b_02L是以古聖賢干祿何遑遑

008_0310_b_03L孔丘適陳蔡孟軻遊齊梁

008_0310_b_04L然而每不遇去國行彷徨

008_0310_b_05L將封遇子西未進遭藏倉

008_0310_b_06L自古君子人離騷迺其常

008_0310_b_07L早知不得時寧爲餓首陽

008_0310_b_08L吾非君子人謗讟何其長

008_0310_b_09L亦非濟世人爵祿何敢當

008_0310_b_10L微官偶爾得棄去如決瘡

008_0310_b_11L

008_0310_b_12L七言古詩

008_0310_b_13L君不見走1) [2] 贈良悅師

008_0310_b_14L
君不見蟾江水洪波下接萬里之滄溟

008_0310_b_15L又不見頭流山群峰上出千仞之太淸

008_0310_b_16L勝地靈區羅列於其間

008_0310_b_17L我今爲說君其聆

008_0310_b_18L雙溪寺在鶴峯前石作禪門雲作屏

008_0310_b_19L中有古碑半無字迺是羅代孤雲銘

008_0310_b_20L又有高樓名八影六時鍾磬掀窓欞

008_0310_b_21L山開水墨畫淡淡溪送管絃聲泠泠

008_0310_b_22L伊吾宿昔恣冥搜攀壁捫蘿覘伶俜

008_0310_b_23L崎嶇一逕入深洞洞號三神秘神靈

008_0310_b_24L飛虹百尺凌波閣百日喧轟耳驚霆

008_0310_b_25L㠝岏兩峯削立最高兮東西

008_0310_c_01L般若勢接天王形     반야봉의 형세는 천왕봉과 이어져 있어
邐迤迢遆獨上兮絶頂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展手側身摩天星     몸을 기웃이 하여 손을 펼치면 하늘의 별에 닿고
四時仍看氷浙瀝     사계절 항상 얼음이 녹는 것을 본다.
五月忽見雪飄零     오월에도 흩날리는 눈을 보고
翠壁丹崖紛照耀     푸른 절벽과 붉은 낭떠러지가 아름답게 빛난다.
紅葩碧籜相瓏玲     붉은 꽃과 푸른 대나무가 영롱한데
斜陽移錫下重巒     지는 노을 속에 지팡이 옮겨서 첩첩 산등성이 내려온다.
曲曲奇嵒臺又亭     굽이굽이 기묘한 바위에 누대와 정자가 들어서 있는데
春風今日送君去     봄바람이 부는 오늘 그대를 떠나보낸다.
洞壑依舊花冥冥     골짜기는 옛 모습 그대로이고 꽃은 조용히 피어 있는데
君看七佛七影殿     그대는 칠불암七佛庵14)의 칠영전七影殿을 보았는가.
我亦曾棲談古經     나 역시 그곳에서 머물며 경전을 토론하였으며
留題一句無恙否     글도 한 구절 남겼는데 별 탈은 없는지?
烟雨飛時風滿庭     안개비 흩날릴 때 바람은 뜨락에 가득하고
居然舊遊已陳迹     예전에 놀던 곳은 어느덧 묵은 자취 되었으며
歸夢聯翩三十蓂     훨훨 돌아가고픈 꿈이 삼십 년이나 되었다.
噫吁嘻哉        아아!
安得靑藜與君去     청려장靑藜杖 짚고 그대와 같이 가서
月下鸞嘯更同聽     달 아래서 난새 소리 다시 함께 들어 볼거나.
조 수재에게 주다(贈趙秀才)
趙秀才奇男子      조 수재는 기남자奇男子
年未十五能賦詩     나이 15세 되기도 전에 시부詩賦에 능통했다.
文彩風流俱第一     외모와 풍류는 모두 으뜸이라
徐陵自是麒麟兒     서릉徐陵15)은 스스로 기린아라 했었지.
子建雄詞世共美     자건子建16)의 웅장한 문장을 모두 찬미하였고
虞翻小札人皆奇     우번虞飜17)의 작은 글이라도 모두 기이하게 여겼다.
聲名動洛下       명성이 도성에 떨치니
友朋相追隨       친구들이 서로 추종하며 따랐다.
文如四聖八卦之周易   문장은 사성四聖18)이 남긴 『주역』과 같고
賦如三閭九歌之楚辭   부賦는 삼려三閭의 〈구가九歌〉19) 초사 같다.
李氏蟠張童子      이씨 집 아들과 장씨 집 아이는
虛譽得於韓退之     헛된 명예를 한퇴지韓退之에게 얻었다.
若使同時與角逐     만약 동시에 겨루게 하였다면
二子焉能敢出師     두 사람이 어찌 감히 스승을 능가하겠는가.
緬思千古更萬古     아득한 지난 시대를 생각하여도
世上兒子無能爲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그대만 한 능력이 없다.
吾聞乘黃迺龍種     승황乘黃20)은 곧 용의 새끼로서
蹴踏千里追風嘶     천 리를 달리며 바람 따라가면서 포효한다고 한다.
又聞鳳雛生丹穴     또 들으니 봉황은 단혈丹穴21)에서 태어난다는데
見君骨格眞如斯     그대의 골격을 보니 참으로 그러하구나.
况是卿相族       하물며 그대는 재상의 가문으로
雅望本相宜       고상한 명망은 본래부터 그대에게 딱 들어맞았다.

008_0310_c_01L般若勢接天王形

008_0310_c_02L邐迤迢遆獨上兮絕頂

008_0310_c_03L展手側身摩天星四時仍看氷浙瀝

008_0310_c_04L五月忽見雪飄零翠壁丹崖紛照耀

008_0310_c_05L紅葩碧籜相瓏玲斜陽移錫下重巒

008_0310_c_06L曲曲奇嵒臺又亭春風今日送君去

008_0310_c_07L洞壑依舊花冥冥君看七佛七影殿

008_0310_c_08L我亦曾棲談古經留題一句無恙否

008_0310_c_09L烟雨飛時風滿庭居然舊遊已陳迹

008_0310_c_10L歸夢聯翩三十蓂噫吁嘻哉

008_0310_c_11L安得靑藜與君去月下鸞嘯更同聽

008_0310_c_12L贈趙秀才

008_0310_c_13L
趙秀才奇男子年未十五能賦詩

008_0310_c_14L文彩風流俱第一徐陵自是麒麟兒

008_0310_c_15L子建雄詞世共美虞翻小札人皆奇

008_0310_c_16L聲名動洛下友朋相追隨

008_0310_c_17L文如四聖八卦之周易

008_0310_c_18L賦如三閭九歌之楚辭

008_0310_c_19L李氏蟠張童子虛譽得於韓退之

008_0310_c_20L若使同時與角逐二子焉能敢出師

008_0310_c_21L緬思千古更萬古世上兒子無能爲

008_0310_c_22L吾聞乘黃迺龍種蹴踏千里追風嘶

008_0310_c_23L又聞鳳雛生丹穴見君骨格眞如斯

008_0310_c_24L况是卿相族雅望本相宜

008_0310_c_25L「茟」通用「筆」{編}次同

008_0311_a_01L尙書之孫連帥胤     상서尙書의 손자요, 연수連帥22)의 후예로서
司馬家聲人所知     사마司馬 가문의 명성이 있음을 사람들이 안다.
明王早晩召枚生     명왕明王이 조만간에 매생枚生을 부를 때23)
待詔金門攀桂枝     금문金門24)에서 조서 기다리다 계수 가지 붙잡았으니
高材豈但擅詞翰     높은 재주는 어찌 글 짓는 일에만 독보적이리오?
妙略眞堪資國治     오묘한 계략은 진정 나라 정치에 도움이 되었도다.
賈誼上䟽請忌器     가의賈誼25)는 상소 올려 간신 멀리하길(忌器)26) 청하였고
謝安獻策仍圍棊     사안謝安27)은 계책을 올리면서도 바둑을 두었다.
相逢古王都       옛 왕도王都에서 상봉하니
宛對蘭蕙姿       마치 난초와 혜초를 마주 보고 있는 듯하다.
高談如鉅屑       고상한 담론은 톱밥처럼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데
曲折還遅遅       말의 구비는 도리어 완만하다.
春風動幔雪消後     봄바람이 휘장에 불어 눈이 녹은 후인데
落月窺簷梅放時     지는 달이 처마를 엿보고 매화가 피는 때이다.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三十六峯山突起     서른여섯 봉우리 산이 우뚝 솟아 있는 것을.
知君豪氣凌其危     그대의 호탕한 기상이 그 산꼭대기 넘어섬을 알겠다.
又不見         또 보지 못했는가.
一十三派河倒流     열세 갈래 물줄기가 거꾸로 흐르는 것을.
知君雄辯涵其湄     그대의 웅변이 그 물을 모두 담았음을 알겠다.
我本浮屠人       나는 본래 불가의 사람
跡浮身不覉       떠돌아다니는 행적이라 몸은 얽매이지 않는다.
今朝忽歸去       오늘 아침에 홀연히 내가 가 버리면
幾日重聚眉       어느 날에 다시 눈썹을 마주할꼬.
斜陽飛錫更回首     지는 노을 속으로 석장 날려 다시 고개 돌리나니
黤黤靑山迷路歧     검푸른 산의 갈림길에서 아득해지네.
관음재에서 머물다 즉시 시를 짓다(宿觀音齋走筆)
緣溪一道入雲裡     계곡 따라 난 한 길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고
兩岸芳林桃與李     양쪽 언덕의 향그러운 숲은 복숭아와 오얏이다.
淡淡東風時一吹     싱그러운 동쪽 바람이 이따금씩 불어올 때
落花亂點隨流水     지는 꽃이 점점이 물길 따라 흐른다.
登仙未必玄圃洲     신선이 반드시 현포주玄圃洲에 사는 것은 아니며
叅佛還稱白足子     부처께 참배하니 도리어 백족자白足子28)라 부른다.
超然坐我懶翁臺     초연히 우리 나옹대懶翁臺29)에 앉으니
下視塵寰幾萬里     내려다보이는 속세가 몇 만 리인가.
弘景耽看嶺上雲     도홍경陶弘景30)은 봉우리 위 구름을 즐겨 보았고
子房願棄人間事     장자방張子房31)은 세상일 버리기를 원했다.
信宿還歸精舍臥     이틀 밤 자고 정사精舍로 돌아와 누우니
千峯暝色孤烟起     일천 봉우리 어둑해지는데 외로운 연기 솟아나네.
시골집에서 숙박하다(宿田家)
落日下山鳥飛急     지는 해가 산자락으로 내리자 새는 급히 날아가는데
望鄕客子歸不及     고향 그리는 나그네는 돌아가지 못하였다.
前林漸黑草虫喧     앞 숲 점점 어둑해지고 풀벌레 소리 시끄러운데
問路無人時獨立     길을 물을 사람이 없어 때때로 혼자 서 있다.

008_0311_a_01L尙書之孫連帥胤司馬家聲人所知

008_0311_a_02L明王早晩召枚生待詔金門攀桂枝

008_0311_a_03L高材豈但擅詞翰妙略眞堪資國治

008_0311_a_04L賈誼上䟽請忌器謝安獻策仍圍棊

008_0311_a_05L相逢古王都宛對蘭蕙姿

008_0311_a_06L高談如鉅屑曲折還遅遅

008_0311_a_07L春風動幔雪消後落月窺簷梅放時

008_0311_a_08L君不見三十六峯山突起

008_0311_a_09L知君豪氣凌其危

008_0311_a_10L又不見一十三派河倒流

008_0311_a_11L知君雄辯涵其湄

008_0311_a_12L我本浮屠人跡浮身不覉

008_0311_a_13L今朝忽歸去幾日重聚眉

008_0311_a_14L斜陽飛錫更回首黤黤靑山迷路歧

008_0311_a_15L宿觀音齋走筆

008_0311_a_16L
緣溪一道入雲裡兩岸芳林桃與李

008_0311_a_17L淡淡東風時一吹落花亂點隨流水

008_0311_a_18L登仙未必玄圃洲叅佛還稱白足子

008_0311_a_19L超然坐我懶翁臺下視塵寰幾萬里

008_0311_a_20L弘景耽看嶺上雲子房願棄人間事

008_0311_a_21L信宿還歸精舍臥千峯暝色孤烟起

008_0311_a_22L宿田家

008_0311_a_23L
落日下山鳥飛急望鄕客子歸不及

008_0311_a_24L前林漸黑草虫喧問路無人時獨立

008_0311_b_01L隨岸忽到兩家村     언덕을 따라가다가 두어 가구 마을에 도착하니
豆花深處初掩門     콩꽃 핀 깊은 곳에서 이제 막 문을 닫는다.
主翁堅臥呼不譍     주인 영감은 깊이 잠들어 불러도 대답 없고
怒聲呦呦還見憎     큰 소리로 소리치다가 도리어 미움을 받았다.
老嫗出叱犬噬衣     늙은 할머니 나와서 꾸짖고, 개는 옷자락을 물지만
雖欲奮去終何歸     다 떨치고 가고 싶어도 끝내 어디로 가리오.
低顏僅得弊簷下     머리 숙여서 근근이 얻은 것은 허물어진 처마 밑
風勁霜嚴徹寒夜     드센 바람 찬 서리에 밤새 추위로 떨었다.
夜深嬰兒啼不絶     깊은 밤에 어린아이의 울음소리 그치지 않아
猛虎聞之覘蘺穴     사나운 범은 울음소리 듣고 울타리 구멍을 엿본다.
平生見困莫甚此     평생에 겪은 곤경도 이보다 심하지는 않아
直待天明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扶錫促行不告別     지팡이에 의지하여 인사도 하지 않고 길을 재촉한다.
단가행短歌行
短歌一曲誰能知     단가短歌 한 곡조 누가 아는가.
不管人間歡與悲     인간의 환희와 슬픔을 상관하지 않는다.
皷盆送死莊子休     동이를 두드리며 아내 장사 지낸 장자莊子의 편안함32)
擊筑忘生高漸離     축筑을 두드리며 생사를 잊어버린 고점리高漸離.33)
縛束形骸天地中     하늘과 땅 사이에 얽매인 몸이기는 하지만
終須凛凛生長風     종국에는 늠름한 생장의 기풍이 있어야 하는 법.
由來哀樂竟非眞     원래 슬픔과 기쁨은 궁극적으로 진실이 아니고
大抵浮雲流水同     대체로 부운유수浮雲流水와 같다네.
短歌之興何無窮     단가의 흥취가 어찌 이리 무궁한가?
말 그림(畫馬圖)
生綃數幅誰模寫     생초生綃34) 두어 폭에다 누가 그렸나.
茟跡非凡能畫馬     필적이 비범하여 말을 잘도 그렸다.
一匹二匹三四匹     한 필 두 필 서너 필
騰驤磊落高堂下     넓은 집에서 씩씩하게 뛰어다닌다.
初疑玉花躍內厩     처음에는 옥화玉花35)가 마구간에서 뛰는가 하였는데
更訝拳毛當大野     권모拳毛36)가 너른 벌판에 있는 줄 다시 의문이 들었다.
騕褭驌驦出類哉     요뇨騕褭37)와 숙상驌驦38)은 뛰어난 말이요
駃騠驥騏同羣者     결제駃騠39)과 기기驥騏40)는 같은 부류의 말이다.
騢兮驈兮不世多     하騢41)와 율驈42) 같은 말은 세상에 많지 않고
驒耶駓耶儔益寡     탄驒43)과 비駓44) 같은 말은 짝이 더욱 적다.
駽乎驔乎態殊絶     현駽45)과 담驔46)은 자태가 뛰어나고
駰歟騂歟氣閑雅     인駰47)과 성騂48)은 기상이 우아하다.
靑虬紫燕共驟焉     청규靑虬와 자연紫燕49)이 함께 달리고
赤兔絳螭相馳也     적토赤兔50)와 강리絳螭51)가 서로 힘차게 달린다.
蹄高腕促行麁豪     긴 다리로 힘차게 달리는 호기豪氣가 있으며
目方尾長意傾瀉     눈은 반듯하고 꼬리는 길어 기운 쏟는 의지가 있다.
夜玉秋金鏤可觀     옥과 금으로 아로새긴 장식품은 볼만하고
靑絲翠羽粧堪把     파란 실과 푸른 깃으로 겉모습을 꾸몄다.
驕嘶合畜伯樂厩     힘차게 울어 대니 백락伯樂52)의 마구간에 키우기에 적합하고
惠養冝歸支遁社     잘 길러졌으니 지둔支遁53)의 사찰로 돌아가야 한다.

008_0311_b_01L隨岸忽到兩家村豆花深處初掩門

008_0311_b_02L主翁堅臥呼不譍怒聲呦呦還見憎

008_0311_b_03L老嫗出叱犬噬衣雖欲奮去終何歸

008_0311_b_04L低顏僅得弊簷下風勁霜嚴徹寒夜

008_0311_b_05L夜深嬰兒啼不絶猛虎聞之覘蘺穴

008_0311_b_06L平生見困莫甚此

008_0311_b_07L直待天明扶錫促行不告別

008_0311_b_08L短歌行

008_0311_b_09L
短歌一曲誰能知不管人間歡與悲

008_0311_b_10L皷盆送死莊子休擊筑忘生高漸離

008_0311_b_11L縛束形骸天地中終須凛凛生長風

008_0311_b_12L由來哀樂竟非眞大抵浮雲流水同

008_0311_b_13L短歌之興何無窮

008_0311_b_14L畫馬圖

008_0311_b_15L
生綃數幅誰模寫* [3] 跡非凡能畫馬

008_0311_b_16L一匹二匹三四匹騰驤磊落高堂下

008_0311_b_17L初疑玉花躍內厩更訝拳毛當大野

008_0311_b_18L騕褭驌驦出類哉駃騠驥騏同羣者

008_0311_b_19L騢兮驈兮不世多驒耶駓耶儔益寡

008_0311_b_20L駽乎驔乎態殊絶駰歟騂歟氣閑雅

008_0311_b_21L靑虬紫燕共驟焉赤兔絳螭相馳也

008_0311_b_22L蹄高腕促行麁豪目方尾長意傾瀉

008_0311_b_23L夜玉秋金鏤可觀靑絲翠羽粧堪把

008_0311_b_24L驕嘶合畜伯樂厩惠養冝歸支遁社

008_0311_c_01L能才若論價高下     재능에 따라 말 가격의 높고 낮음이 논의되니
死骨不趐千金賣     죽은 뼈도 천금千金 이상으로 팔린다.
噴玉何年別渥洼     옥을 뿜으며 악와渥洼54)에서 헤어진 게 어느 해였나?
鳴珂此日依蘭若     오늘은 말방울 울리면서 난야사蘭若寺55)에 의지하네.
昻昻錯認櫪上眞     힘찬 모습에 진짜로 마구간에 있는 줄 잘못 알았다가
淡淡方知茟*下假     담담하게 붓으로 그린 줄 비로소 알았다.
當年畫工逞技能     그림 그릴 당시에 화공들이 재주를 드러내었으며
造物亦助爲大冶     조물주도 또한 훌륭한 대장장이를 도왔다.
戴崇韓幹手神妙     대숭戴崇56)과 한간韓幹57)의 솜씨는 신묘하고
韋偃畢心瀟洒     위언韋偃58)과 필굉畢宏59)의 마음은 소탈하였다.
鄭虔王維或後先     정건鄭虔60)과 왕유王維61)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니
僧繇延壽寧取捨     승요僧繇62)와 연수延壽63)는 어찌 취사선택하겠는가?
此圖初從薊北來     이 그림이 처음에는 계주薊州 북쪽에서 올 때
超越山川過夷夏     산과 강을 넘고 국경 지대를 건넜다.
塡衢塞巷聚觀多     거리를 메우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觀者嗟矜開口哆     감상하는 사람들은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眞宰應訢天不泣     진재眞宰64)가 호소해도 하늘은 울지 않으니
無迺天聾復地啞     하늘이 귀가 먹고 땅이 벙어리가 된 것이 아닐까.
我本淸閑愛畫者     나는 본래 청빈하고 여유로워 그림 좋아하는 사람이니
重之豈獨如玉斝     소중하게 여김이 어찌 옥 술잔만 못하겠는가?
斐然聊欲作歌行     아름답게 가행歌行을 짓고자 하나
詩力自慙非趙嘏     시 짓는 힘이 조하趙嘏65)만 못함 부끄러워라.
深藏不忍掛空壁     차마 깊숙이 숨기지 못하고 빈 벽에 걸어 두지만
只恐風磨兼雨打     바람에 마멸되고 비를 맞을까 걱정된다.
악전고투의 노래(苦戰行)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關西節度柳將軍     관서 절도사 유 장군柳將軍66)
雄兵四萬屯如雲     웅장한 병사 4만 명이 구름처럼 모여 있는 것을.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湖西按廉鄭相公     호서 안렴사 정 상공鄭相公의
銳卒五營疾如風     오영五營67)의 정예 병사는 빠르기가 바람 같음을.
將軍引兵關東道     장군은 관동關東으로 군사를 몰고 가서
一戰成功大破虜     한 번 싸움에 공을 이루어 오랑캐를 대파하였다.
相公屯軍廣陵地     상공은 광릉廣陵68)에 군사를 주둔시켰을 때
胡騎長驅軍盡死     오랑캐 기마병이 돌진하여 군사들이 모두 죽었다.
兵家勝敗事雖異     전쟁터에서 승패가 다르기는 하지만
盡節忠君同一致     절개를 지키고 임금에 충성함은 모두 한가지이다.
孤城當日賊益圍     그날 고성孤城을 적들이 포위했으니
鷸蚌相持勢轉非     황새와 조개처럼 대치하여 형세가 더욱 좋지 않았다.
八方兵馬四犇北     온 나라의 병마가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날 때
聖主傷心坐宵衣     임금께선 상심하여 옷 입은 채 밤을 지새웠다.
江都先敗賊飛渡     강화도가 먼저 무너져 적들이 나는 듯이 건너오는데
文武衣冠徒歛手     문무백관들은 손을 놓고 있을 뿐이었다.
此時兩將奮忠烈     이때에 두 장군은 뜨거운 충성심을 떨치어
國耳亡身皆抗節     나라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고 절개를 지켰다.

008_0311_c_01L能才若論價高下死骨不趐千金賣

008_0311_c_02L噴玉何年別渥洼鳴珂此日依蘭若

008_0311_c_03L昻昻錯認櫪上眞淡淡方知*茟下假

008_0311_c_04L當年畫工逞技能造物亦助爲大冶

008_0311_c_05L戴崇韓幹手神妙韋偃畢心瀟洒

008_0311_c_06L鄭虔王維或後先僧繇延壽寧取捨

008_0311_c_07L此圖初從薊北來超越山川過夷夏

008_0311_c_08L塡衢塞巷聚觀多觀者嗟矜開口哆

008_0311_c_09L眞宰應訢天不泣無迺天聾復地啞

008_0311_c_10L我本淸閑愛畫者重之豈獨如玉斝

008_0311_c_11L斐然聊欲作歌行詩力自慙非趙嘏

008_0311_c_12L深藏不忍掛空壁只恐風磨兼雨打

008_0311_c_13L苦戰行

008_0311_c_14L
君不見關西節度柳將軍

008_0311_c_15L雄兵四萬屯如雲

008_0311_c_16L君不見湖西按廉鄭相公

008_0311_c_17L銳卒五營疾如風

008_0311_c_18L將軍引兵關東道一戰成功大破虜

008_0311_c_19L相公屯軍廣陵地胡騎長驅軍盡死

008_0311_c_20L兵家勝敗事雖異盡節忠君同一致

008_0311_c_21L孤城當日賊益圍鷸蚌相持勢轉非

008_0311_c_22L八方兵馬四犇北聖主傷心坐宵衣

008_0311_c_23L江都先敗賊飛渡文武衣冠徒歛手

008_0311_c_24L此時兩將奮忠烈國耳亡身皆抗節

008_0312_a_01L嗚呼兩將耐苦戰     오호! 두 장군께서 치른 힘든 전투
萬歲千秋名不滅     천년만년토록 명예가 사라지지 않으리라.
목동의 노래(牧童詞)
朝牧澗邊塢       아침에는 시냇가 언덕에서 풀을 먹이고
暮牧江上坡       저녁에는 강가 방둑에서 풀을 먹인다.
不惜落花少       지는 꽃이 적은 것을 애석히 여기지 않고
但尋芳草多       다만 향기 많은 풀을 찾누나.
前溪後溪烟雨橫     앞 시내 뒤 냇물에는 안개비가 흐르는데
篛笠簔衣風笛淸     대삿갓에 도롱이 걸치니 피리 소리 청량하다.
騎牛遠遠六七里     소를 타니 6, 7리도 멀기만 하니
呼犢時時三兩聲     송아지 부르는 소리가 때때로 두 번 세 번.
옛 친구를 송별하면서 진간재陳簡齋69)의 체를 본받고 또 그의 운을 따름(古別離效陳簡齋體仍次其韻)
橋頭柳絲絲       다리 가의 가지마다 축 늘어진 버드나무
裊裊征人手       길 가는 나그네 손에서 한들거린다.
來人去人此爲別     오는 사람 가는 사람 여기서 이별하니
柳又堪經幾人折     이 버드나무 몇 사람이나 꺾었는가.
願君早還須趂期     바라노니 그대는 약속에 맞추어서 어서 돌아와
莫待此柳枯朽時     이 버드나무가 마를 때를 기다리지 마시오.
황산곡黃山谷70)의 체를 모방하여 송별함(效黃山谷體送別)
君去扶蘇錦水湄     그대 부소산扶蘇山의 금강으로 가니
親朋若問能禪師     친한 벗들이 만약 능 선사71)의 안부를 물으면
多病年來不賦詩     근래에는 병이 많아 시를 짓지 못한다고 하소.
오언율시五言律詩
삼가 편양 대사72)에게 올림(謹呈鞭羊大士)
近不重叅問       근래 다시 인사드리지 못하고
徒然夢虎溪       부질없이 보고 싶은 꿈만(虎溪73) ) 꾼다.
雪中峯上下       눈 덮인 산봉우리는 오르락내리락
雲外路高低       구름 밖의 길은 오르막 내리막.
法本無多字       법이란 본래 특별한 것 없으니
禪何有幾階       선禪인들 어찌 여러 단계 있으랴.
久聞南岳馬       오래전 들으니, 남악南岳74)과 마조馬祖75)
騰躍踏江西       날뛰어 강서를 밟았다지?
사라촌76)에서 숙박하면서 즉시 시를 지음(宿沙羅村口占)
旅泊常愁抱       나그네 숙박엔 매양 시름이 있어
雲山幾夢思       운산雲山이 몇 번이나 꿈속에 들었는가.
那堪歲暮後       세밑이 지난 뒤
孤坐夜分時       홀로 앉아 있는 이 한밤을 어이 견디랴.
小雪翛翛下       싸락눈 사각사각 내리고
嚴風陣陣吹       세찬 바람 쉬지 않고 분다.

008_0312_a_01L嗚呼兩將耐苦戰萬歲千秋名不滅

008_0312_a_02L牧童詞

008_0312_a_03L
朝牧澗邊塢暮牧江上坡

008_0312_a_04L不惜落花少但尋芳草多

008_0312_a_05L前溪後溪烟雨橫篛笠簔衣風笛淸

008_0312_a_06L騎牛遠遠六七里呼犢時時三兩聲

008_0312_a_07L古別離效陳簡齋體仍次其韻

008_0312_a_08L
橋頭柳絲絲䙚䙚征人手

008_0312_a_09L來人去人此爲別柳又堪經幾人折

008_0312_a_10L願君早還須趂期莫待此柳枯朽時

008_0312_a_11L效黃山谷體送別

008_0312_a_12L
君去扶蘇錦水湄親朋若問能禪師

008_0312_a_13L多病年來不賦詩

008_0312_a_14L五言律詩

008_0312_a_15L謹呈鞭羊大士

008_0312_a_16L
近不重叅問徒然夢虎溪

008_0312_a_17L雪中峯上下雲外路高低

008_0312_a_18L法本無多字禪何有幾階

008_0312_a_19L久聞南岳馬騰躍踏江西

008_0312_a_20L宿沙羅村口占

008_0312_a_21L
旅泊常愁抱雲山幾夢思

008_0312_a_22L那堪歲暮後孤坐夜分時

008_0312_a_23L小雪翛翛下嚴風陣陣吹

008_0312_b_01L永懷歸去好       돌아감이 좋다고 오랫동안 생각하였지만
前路更多歧       앞길에는 다시 갈림길이 많다네.
봉두타에서 지음(題峯頭陁)
偶從巖角坐       우연히 바위 모퉁이에 앉아
提箇話頭叅       화두話頭를 잡고 참구를 한다.
萬法元歸一       만법萬法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諸乘謾設三       모든 교법 부질없이 셋으로 나누었다.77)
樹陰迎暮鳥       나무 그늘은 저녁 새를 맞이하고
山色送晴嵐       산 빛은 아지랑이를 실어 보내는데
撥却人間事       인간 세상의 일을 털어 버리고
吾當老此菴       나는 이 암자에서 늙어 가리라.
법려가 보내온 편지를 받다(得法侶書)
岳寺齋鍾後       악사岳寺의 재종齋鍾78)은 이미 그치고
山城畫角初       산성의 뿔피리 소리 처음 들릴 때
忽逢千里客       갑자기 천 리 길 길손을 만나
憑得一封書       그편에 한 통의 서찰을 받았다.
落日紅將歛       지는 해의 붉은 기운이 수그러들 때
浮雲翠蹔舒       뜬구름에서 파란빛이 잠시 퍼지는데
南中舊法侶       영남 땅 옛 법려法侶는
無恙各何居       탈은 없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차운次韻택당澤堂79) 이 공李公, 이름은 식植이다. 澤堂李公。 諱植。
爾自隨緣至       그대 스스로 인연 따라 이르렀음을
吾今着眼初       내 지금 비로소 알게 되었네.
早從方外學       일찍이 방외方外의 학문에 종사하였지만
兼解世間書       세간의 글도 겸해서 이해하였네.
水月同圓缺       물속 달은 둥글고 이지러짐을 함께하고
山雲有卷舒       산속 구름은 모였다 흩어졌다 한다.
飄然一瓶錫       물병과 지팡이 하나로 마음껏 다니니
何地不安居       어느 곳엔들 안거安居하지 못하랴.
쌍암에서 지음암자는 안령鞍嶺 아래에 있다.(題雙菴菴在鞍嶺下)
草剏纔三歲       창건한 지 겨우 삼 년
茅菴只數間       초가로 엮은 암자가 단지 두세 칸.
窓虛臨白水       텅 빈 창 앞에는 맑은 물이 있고
簷短逼靑山       짧은 처마로 푸른 산이 다가선다.
暮鳥衝烟遠       날 저물어 새는 연기 속으로 멀리 가는데
春帆帶雨閑       봄날의 돛단배는 비를 맞으며 한가롭다.
忽看林外影       숲 밖의 그림자를 언뜻 보니
花逕老僧還       꽃길로 노승이 돌아온다.
차운하여 조 수재를 보내다(次韻別趙秀才)
麗句酬僧偈       아름다운 시로 승려 게송에 화답하고
淸尊遣客愁       맛있는 술로 길손의 시름을 보낸다.
百年眞好事       백 년 인생 참으로 좋은 일은
三日此高樓       이 높은 누각에서 삼 일을 지낸 일.

008_0312_b_01L永懷歸去好前路更多歧

008_0312_b_02L題峯頭陁

008_0312_b_03L
偶從巖角坐提箇話頭叅

008_0312_b_04L萬法元歸一諸乘謾設三

008_0312_b_05L樹陰迎暮鳥山色送晴嵐

008_0312_b_06L撥却人間事吾當老此菴

008_0312_b_07L得法侶書

008_0312_b_08L
岳寺齋鍾後山城畫角初

008_0312_b_09L忽逢千里客憑得一封書

008_0312_b_10L落日紅將歛浮雲翠蹔舒

008_0312_b_11L南中舊法侶無恙各何居

008_0312_b_12L次韻澤堂李公諱植

008_0312_b_13L爾自隨緣至吾今着眼初

008_0312_b_14L早從方外學兼解世間書

008_0312_b_15L水月同圓缺山雲有卷舒

008_0312_b_16L飄然一瓶錫何地不安居

008_0312_b_17L題雙菴菴在鞍
嶺下

008_0312_b_18L
草剏纔三歲茅菴只數間

008_0312_b_19L窓虛臨白水簷短逼靑山

008_0312_b_20L暮鳥衝烟遠春帆帶雨閑

008_0312_b_21L忽看林外影花逕老僧還

008_0312_b_22L次韻別趙秀才

008_0312_b_23L
麗句酬僧偈淸尊遣客愁

008_0312_b_24L百年眞好事三日此高樓

008_0312_c_01L呌鴈衝雲夕       기러기는 저녁 구름을 헤치며 울고 가고
吟蛩傍草秋       귀뚜라미는 가을 풀 속에서 찌르르 소리 낸다.
莫辭連夜醉       밤새워 취함을 사양하지 말게나.
分手苦回頭       이별하면 괴롭게 머리를 돌릴 것이니.
정 목백에게 시를 삼가 보내다(敬呈聯珠鄭牧伯)
海嶠炎雲散       바닷가 산에는 더위 구름 흩어지고
江天積雨收       강 끝 하늘에는 오랜 비가 멎었다.
一時俱北客       한때는 모두 북쪽의 나그네가 되었고
三載共南州       삼 년 동안은 남쪽 고을에 함께 있었지.
鬢髮仍將老       귀밑머리 점차 희어지는데
乾坤又欲秋       천지는 또 가을이 되려 한다.
獨來忘却遠       홀로 와서 잊은 지 오래인데
何日入頭流       어느 날에 다시 두류산으로 들어갈까.
마운사摩雲寺
瀟洒摩雲寺       맑고 깨끗한 마운사
爺孃最上顚       야양爺孃80)은 가장 높이 있는 곳.
江流圍遠野       강물은 먼 들판을 둘러쌌고
峯勢揷遙天       봉우리 형세는 먼 하늘에 솟구쳤다.
卜地仍新搆       길지를 택하여서 새로 지었지만
尋源即舊緣       근원을 찾자면 곧 묵은 인연이다.
淹留忘去路       머물다 보니 가야 할 길을 잊고서
三日作神仙       삼 일 동안 신선이 되었다.
비에 막혀 백헌81) 상공에게 삼가 드림(滯雨敬呈白軒相國)
客興何曾遣       나그네 시름을 어떻게 풀 것인가.
歸心只自賖       돌아가고 싶은 마음만 아득해지네.
忽聞窓外雨       창밖의 빗소리를 언뜻 듣고서
愁對檻前花       근심스레 뜰 앞의 꽃을 마주 보고 있다.
細草迷春渚       애기풀은 봄 강가에서 살랑거리는데
孤烟起晩沙       외로운 연기 해 저문 백사장에서 일어난다.
幾時携道伴       언제나 도반들과 함께
相勸煮新茶       햇차 달여 마시기 권할까.
두 번째(其二)
京洛淸明過       도성에 청명淸明이 지나니
郊原碧草新       들녘 벌판에는 푸른 풀이 신선하다.
那堪終日雨       종일 내리는 비를 어이 견디랴.
愁殺未歸人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을 시름 젖게 하네.
展轉仍千里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어느덧 천 리 길
淹留又一春       어물거리다가 또 한 봄을 지냈다.
故山花盡發       고향 산에는 꽃이 다 피었겠지
惆悵望南頻       서러웁게 남쪽만 자주 바라본다.
왕 상사82)를 이별하면서 시를 지어 줌그는 고려 문종 대왕 13세 후손이다.(贈別王上舍即高麗文宗大王十三世孫也)
上舍王其姓       상사의 성은 왕씨王氏
高麗舊國孫       옛 고려의 후손이다.

008_0312_c_01L呌鴈衝雲夕吟蛩傍草秋

008_0312_c_02L莫辭連夜醉分手苦回頭

008_0312_c_03L敬呈聯珠鄭牧伯

008_0312_c_04L
海嶠炎雲散江天積雨收

008_0312_c_05L一時俱北客三載共南州

008_0312_c_06L鬢髮仍將老乾坤又欲秋

008_0312_c_07L獨來忘却遠何日入頭流

008_0312_c_08L摩雲寺

008_0312_c_09L
瀟洒摩雲寺爺孃最上顚

008_0312_c_10L江流圍遠野峯勢揷遙天

008_0312_c_11L卜地仍新搆尋源即舊緣

008_0312_c_12L淹留忘去路三日作神仙

008_0312_c_13L滯雨敬呈白軒相國

008_0312_c_14L
客興何曾遣歸心只自賖

008_0312_c_15L忽聞窓外雨愁對檻前花

008_0312_c_16L細草迷春渚孤烟起晩沙

008_0312_c_17L幾時携道伴相勸煮新茶

008_0312_c_18L
其二

008_0312_c_19L京洛淸明過郊原碧草新

008_0312_c_20L那堪終日雨愁殺未歸人

008_0312_c_21L展轉仍千里淹留又一春

008_0312_c_22L故山花盡發惆悵望南頻

008_0312_c_23L贈別王上舍即高麗文宗大
王十三世孫也

008_0312_c_24L
上舍王其姓高麗舊國孫

008_0313_a_01L前朝吾欲問       지난 왕조의 일을 내가 묻고자 하면
後裔子猶存       후손인 당신에게 물으면 되리.
十代加三世       10대에 3대를 보태어서
千年繼一門       천년 동안 한 가문을 계승하였네.
相逢論徃事       서로 만나 과거의 일을 토론하는데
窓外月黃昏       창밖엔 달이 뜨는 황혼녘이다.
백주83) 상공의 시에 삼가 차운함(敬次白洲相公韻)
客路雲俱遠       나그네 길은 구름과 더불어 모두 아득한데
歸心月共懸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달에 걸렸다.
放禪忘狗子       선을 쉬면 구자狗子 화두84) 잊어버리고
論道愧驢年       도를 논함에 기약 없음85) 부끄럽다.
宿命迷三際       삼세의 숙명을 알지 못하니
何生透二邊       어느 생에 이변二邊86)을 꿰뚫어서
從當大願海       큰 서원誓願의 바다에서
共泛濟人舩       중생을 구제하는 배를 함께 띄울거나.
원시를 첨부함附元韻백주 이 공, 이름은 명한이다. 白洲李公。 諱明漢。
覺老空門契       부처님의 공문空門에 꼭 들어맞기를
平生夢想懸       평생 동안 꿈속에서도 갈망하였다.
叅禪吾白首       참선하는 나는 머리 흰 노인인데
傳鉢爾靑年       의발衣鉢 전하는 그대는 청년이라네.
卓錫浮雲外       뜬구름 밖에서 지팡이를 세우고
歸裝落鴈邊       기러기 내리는 해변에서 행장 꾸려 돌아간다.
明知度嶺別       분명 알리라. 고개 넘어 이별하면
夜月九江舩       달 뜬 밤 구강九江87)에서 배를 띄우리.
천주사에서 백주 상공에게 삼가 드림(天柱寺敬呈白洲相公)
信宿曾遊寺       예전에 놀러 와서 이틀 묵었던 절인데
風光記徃年       경치는 옛적 그대로구나.
䁱雲濃滿峽       새벽 구름은 계곡에 짙게 깔리고
春雨細鳴泉       봄비는 샘물을 가늘게 울린다.
深樹鶯聲老       우거진 나무에는 꾀꼬리 소리 잦아드는데
幽庭草色鮮       조용한 뜨락에는 풀빛이 곱기도 하다.
悠悠生別意       아쉽게도 이별을 해야 하니
把筆寫新篇       붓을 잡고 새로운 시를 쓴다.
두 번째(其二)
一宿曾無約       하룻밤 자기로 한 약속도 없었는데
重尋信有緣       거듭 찾아오니 참으로 인연이 있다.
騰身跨萬壑       몸을 솟구쳐 골짜기에 걸터앉고
回首近三天       머리 돌리니 하늘이 가깝다.
縣郭秋山下       성곽은 가을 산 저 아래에 있고
秦京落日邊       도성은 지는 해 끝에 있구나.
居然詩易就       어느덧 시는 쉽게 이루어졌으나
淸興畫難傳       맑은 흥취는 그려서 전하기가 어렵다.
등봉사登峯寺

008_0313_a_01L前朝吾欲問後裔子猶存

008_0313_a_02L十代加三世千年繼一門

008_0313_a_03L相逢論徃事窓外月黃昏

008_0313_a_04L敬次白洲相公韻

008_0313_a_05L
客路雲俱遠歸心月共懸

008_0313_a_06L放禪忘狗子論道愧驢年

008_0313_a_07L宿命迷三際何生透二邊

008_0313_a_08L從當大願海共泛濟人舩

008_0313_a_09L附元韻白洲李公諱明漢

008_0313_a_10L覺老空門契平生夢想懸

008_0313_a_11L叅禪吾白首傳鉢爾靑年

008_0313_a_12L卓錫浮雲外歸裝落鴈邊

008_0313_a_13L明知度嶺別夜月九江舩

008_0313_a_14L天柱寺敬呈白洲相公二首

008_0313_a_15L
信宿曾遊寺風光記徃年

008_0313_a_16L曉雲濃滿峽春雨細鳴泉

008_0313_a_17L深樹鶯聲老幽庭草色鮮

008_0313_a_18L悠悠生別意把筆寫新篇

008_0313_a_19L
其二

008_0313_a_20L一宿曾無約重尋信有緣

008_0313_a_21L騰身跨萬壑回首近三天

008_0313_a_22L縣郭秋山下秦京落日邊

008_0313_a_23L居然詩易就淸興畫難傳

008_0313_a_24L登峯寺

008_0313_b_01L
寺在秋峯上       절은 추봉秋峯 위에 있어
登臨眺望通       올라서 바라보니 앞이 탁 트였다.
地卑三渡北       땅은 삼도三渡의 북쪽으로 낮게 깔렸고
天豁五臺東       하늘은 오대五臺 동쪽으로 활짝 열렸다.
岳色濃仍雨       산 빛이 짙더니만 비가 내려
溪聲亂更風       계곡물 소리 어지럽고 다시 바람이 인다.
湖南數千里       호남 땅 수천 리를
指點杳茫中       아득한 속에서 가리켜 보네.
봄날에 취미 장로88)에게 보내다(春日寄翠微長老)
六里溪山外       계곡 육 리 밖
孤村峽路歧       외로운 마을이 자리 잡고 길은 갈림길.
鷰回梅落後       제비 돌아오고 매화는 떨어지는데
牛臥草靑時       소는 누워 있고 풀은 푸르도다.
暮景渾幽興       해 저무는 풍경에 온통 흥이 일고
春情且小詩       봄날의 정취에 또 시를 짓는다.
一年佳節盡       한 해의 좋은 계절 다 지나가나니
風物貢前期       경치는 또 앞날을 기약하누나.
주계 이 상사의 시에 차운하다(次朱溪李上舍韻)
白谷耽新句       백곡白谷은 새 구절 탐닉하지만
朱溪好古文       주계朱溪는 옛글을 좋아한다.
高標今始對       우아한 풍채 지금 비로소 마주하지만
雅操昔曾聞       고상한 절조는 일찍부터 들어 왔다.
海內誰知我       세상에서 누가 나를 알아줄거나?
天涯又別君       하늘 끝에서 또 그대와 이별하누나.
重逢㝎何地       어느 곳에서 그댈 다시 만나랴?
隔水望孤雲       강 건너 외로운 구름만 바라본다.
권 상사의 시에 차운하다(次權上舍韻)
慣愛風流士       늘 풍류를 좋아하는 선비가
勤尋竹院僧       절에 있는 스님을 부지런히 찾았다.
賦詩逢謝眺       시를 지으면 사조謝朓89) 만난 것 같은데
論道愧圖澄       도를 논하면 도징圖澄90)에 부끄럽다.91)
繞屋雲千疊       절을 빙 두르는 구름은 천 겹이요
窺簾月半楞       주렴을 엿보는 달은 반 조각이다.
連床坐不寐       상을 마주하고 앉아 잠들지 않으니
虛閣夜深燈       텅 빈 절, 깊은 밤에 등불이 가물가물.
덕인 대사를 이별하며(別德仁大師)
爾向南州去       그대, 남쪽 향해서 가누나.
頭流苐幾菴       지리산의 제기암第幾菴으로.
錫飛林外路       숲 밖에 난 길로 지팡이 짚고 갈 때는
衣濕洞中嵐       골짜기 안개로 옷이 젖으리.
覺本心無二       본래 마음이 둘이 아님을 깨달으니
禪何句有三       참선에 어찌 세 구절 있으리오.
歸應對庭栢       돌아가면 잣나무92) 마주하고
面壁試須叅       면벽하며 참구해야 하리라.

008_0313_b_01L
寺在秋峯上登臨眺望通

008_0313_b_02L地卑三渡北天豁五臺東

008_0313_b_03L岳色濃仍雨溪聲亂更風

008_0313_b_04L湖南數千里指點杳茫中

008_0313_b_05L春日寄翠微長老

008_0313_b_06L
六里溪山外孤村峽路歧

008_0313_b_07L鷰回梅落後牛臥草靑時

008_0313_b_08L暮景渾幽興春情且小詩

008_0313_b_09L一年佳節盡風物貢前期

008_0313_b_10L次朱溪李上舍韻

008_0313_b_11L
白谷耽新句朱溪好古文

008_0313_b_12L高標今始對雅操昔曾聞

008_0313_b_13L海內誰知我天涯又別君

008_0313_b_14L重逢㝎何地隔水望孤雲

008_0313_b_15L次權上舍韻

008_0313_b_16L
慣愛風流士勤尋竹院僧

008_0313_b_17L賦詩逢謝眺 [2] 論道愧圖澄

008_0313_b_18L繞屋雲千疊窺簾月半楞

008_0313_b_19L連床坐不寐虛閣夜深燈

008_0313_b_20L別德仁大師

008_0313_b_21L
爾向南州去頭流第幾菴

008_0313_b_22L錫飛林外路衣濕洞中嵐

008_0313_b_23L覺本心無二禪何句有三

008_0313_b_24L歸應對庭栢面壁試須叅

008_0313_c_01L
남쪽으로 돌아가는 헌 상인을 전송하며(送憲上人南歸)
忽忽茫茫別       이렇게 갑자기 떠나고 나면
山山寺寺遊       산마다 절마다 돌아다니리.
離亭殘月曉       이별하는 정자에는 새벽달 사위는데
歸路亂峯秋       돌아가는 길 가을 산 빛 어지럽네.
樹色濃仍濕       나무 빛은 짙고도 눅눅한데
湖光湛不流       호수 빛은 말갛게 흐르지 않네.
春來花再發       봄이 와 꽃이 다시 피거든
莫作滯南州       남쪽에 머물러 있지 말게나.
배꽃(梨花)
滿樹初成雪       나무에 가득 처음으로 눈이 내린 듯
辭枝便逐風       가지에서 떨어져 바람 따라 날려 가네.
亂鋪溪上下       시냇가 위아래로 어지러이 떨어지고
殘點屋西東       집 이쪽저쪽으로 점점이 흩날린다.
自惜蜂房廢       벌집이 못쓰게 됨이 애석하지만
誰憐蝶路窮       나비 길의 곤궁함을 누가 가엽게 여길까.
一春花事盡       봄 한철의 꽃이 다 졌으니
山月謾䑃朧       산속의 달만 속절없이 흐릿하다.
호정93) 정 상공의 계곡 정자에서 지음(題壺亭鄭相公溪堂)
峽路經春阻       산골짜기 길이 봄이 지나도록 막히어
溪堂盡日空       계곡 정자는 하루 종일 텅 비었다.
草酣堤上雨       방둑 위에 비 내리니 풀이 취하고
花惱檻前風       난간 앞에 바람이 부니 꽃이 시달린다.
睡熟身仍穩       낮잠을 푹 자고 나니 몸이 가뿐하고
詩成句或工       시 완성하니 간혹 멋들어진 구절도 있다.
一樽無事酒       한 동이 술 있어도 아무 일 없으니
斟酌與誰同       누구와 함께 잔을 주고받으리오.
늑 대사와 이별하면서 시를 지어 주다(贈別勒師)
鄕國幾多夢       고향을 그 얼마나 꿈꾸었던가?
故山今始歸       고향 산을 오늘에야 비로소 돌아간다.
浮沉前事改       영고성쇠 세월에 과거 일은 바뀌었으며
去住舊盟違       가고 머무름에 옛 맹세 어겼다.
衲帶江雲濕       옷은 강 구름에 젖었고
笻隨野鳥飛       지팡이는 들새 따라다니며 움직인다.
那堪分袂後       이별 후에 어이 견딜꼬?
獨自掩荆扉       홀로 사립문을 닫아거는 일.
화 대사와 이별하면서 시를 지어 주다(贈別和大師)
孤雲無㝎住       외로운 구름은 머물 곳 없고
獨鶴任高飛       짝이 없는 학은 마음대로 높이 난다.
千里六環杖       천 리 길 육환장六環杖94)으로 다니고
百年三事衣       한평생 옷 세 벌95)로 지낸다.
海山多處去       바다와 산 어디로든 가겠지만
江月滿時歸       강 달이 만월일 때는 돌아와야지요.

008_0313_c_01L送憲上人南歸

008_0313_c_02L
忽忽茫茫別山山寺寺遊

008_0313_c_03L離亭殘月曉歸路亂峯秋

008_0313_c_04L樹色濃仍濕湖光湛不流

008_0313_c_05L春來花再發莫作滯南州

008_0313_c_06L梨花

008_0313_c_07L
滿樹初成雪辭枝便逐風

008_0313_c_08L亂鋪溪上下殘點屋西東

008_0313_c_09L自惜蜂房廢誰憐蝶路窮

008_0313_c_10L一春花事盡山月謾䑃朧

008_0313_c_11L題壺亭鄭相公溪堂

008_0313_c_12L
峽路經春阻溪堂盡日空

008_0313_c_13L草酣堤上雨花惱檻前風

008_0313_c_14L睡熟身仍穩詩成句或工

008_0313_c_15L一樽無事酒斟酌與誰同

008_0313_c_16L贈別勒師

008_0313_c_17L鄕國幾多夢故山今始歸

008_0313_c_18L
浮沉前事改去住舊盟違

008_0313_c_19L衲帶江雲濕笻隨野鳥飛

008_0313_c_20L那堪分袂後獨自掩荆扉

008_0313_c_21L贈別和大師

008_0313_c_22L
孤雲無㝎住獨鶴任高飛

008_0313_c_23L千里六環杖百年三事衣

008_0313_c_24L海山多處去江月滿時歸

008_0314_a_01L丁寧執君道       간절히 그대에게 말을 하나니
幽約莫相違       그윽한 그 약속 어기지 마시오.
청주에서 눈을 만나 목사에게 보냄(逢雪西原邑呈牧伯)
作客身仍滯       나그네 되었다가 그대로 머물러
思歸夢屢飛       돌아가고픈 꿈만 자주 날아다닌다.
故山何處是       고향 산천은 어느 곳인가.
前計與心違       앞날을 위한 계책이 마음과 어긋난다.
徃歲曾開社       지난해에는 절을 지었는데
今朝擬拂衣       오늘 아침에 떨치고 나와야 할 듯하다.
願言賢太守       현명하신 태수께서는
乘興叩巖扉       흥이 나거든 바위 사립문을 두드리시라.
호남 관찰사 조 방백에게 삼가 드리다(敬呈湖南趙方伯)
庾亮登樓日       유량庾亮96)이 누각에 오르는 날과 같고
文翁按節時       문옹文翁97)이 한 지역을 다스릴 때와 같다.
政兼新府尹       행정은 새 부윤府尹과 같고
威並舊監司       위엄은 옛 감사와 나란히 하였다.
日色森戈戟       햇빛은 창처럼 삼엄하고
風聲肅鼓旗       바람 소리는 깃발처럼 엄숙하다.
江城春雨過       강성江城에 봄비가 지나가니
應賦賞梅詩       아마도 매화를 감상하며 시를 지으리라.
강성사 벽에 시를 짓다(題江城寺壁上)
轉入江城寺       돌고 돌아 들어온 강성사江城寺
初從石谷村       처음에 석곡촌石谷村에서 출발하였다.
客稀春阻路       봄길 막혀서 나그네 드문데
僧至夜敲門       밤중에 와서 문을 두드렸다.
雨霽鳥聲悅       비가 개어 새들이 기뻐하고
雲濃花影昏       구름이 짙어 꽃 그림자 어둡다.
一旬聊信宿       열흘 동안에 이틀을 잤을까?
還喜滌塵煩       번뇌를 씻어 오히려 즐겁기만 하다.
두 번째(其二)
岸柳春條綠       언덕 버드나무에 봄이 드니 가지가 푸르고
山桃早蘂紅       산복숭아는 이른 꽃술이 붉다.
鷰回寒食雨       한식날 비 내리니 제비가 돌아오고
雅噪紙錢風       지전紙錢98)이 바람에 흩날리니 까마귀 지저귄다.
遠客愁無盡       멀리 떠난 길손은 근심이 끝이 없는데
親朋信不通       친한 친구에게는 소식이 통하지 않는다.
幾淹江寺裡       강성사에는 언제까지 머물려나?
頻望海雲中       바다 구름 속을 자주 바라본다.
처사의 초당에서 짓다(題處士草堂)
一宿詩翁舍       시옹詩翁의 집에서 하룻밤 묵었는데
茅齋正寂寥       띠로 얽은 서재는 참으로 조용하다.
孤村牛谷僻       외로운 마을 우곡牛谷은 외진 곳이고
絶峽馬山遙       끊어진 산골짜기 마산馬山은 멀기만 하다.

008_0314_a_01L丁寧執君道幽約莫相違

008_0314_a_02L逢雪西原邑呈牧伯

008_0314_a_03L
作客身仍滯思歸夢屢飛

008_0314_a_04L故山何處是前計與心違

008_0314_a_05L徃歲曾開社今朝擬拂衣

008_0314_a_06L願言賢太守乘興叩巖扉

008_0314_a_07L敬呈湖南趙方伯

008_0314_a_08L
庾亮登樓日文翁按節時

008_0314_a_09L政兼新府尹威並舊監司

008_0314_a_10L日色森戈戟風聲肅鼓旗

008_0314_a_11L江城春雨過應賦賞梅詩

008_0314_a_12L題江城寺壁上二首

008_0314_a_13L
轉入江城寺初從石谷村

008_0314_a_14L客稀春阻路僧至夜敲門

008_0314_a_15L雨霽鳥聲悅雲濃花影昏

008_0314_a_16L一旬聊信宿還喜滌塵煩

008_0314_a_17L
其二

008_0314_a_18L岸柳春條綠山桃早蘂紅

008_0314_a_19L鷰回寒食雨雅噪紙錢風

008_0314_a_20L遠客愁無盡親朋信不通

008_0314_a_21L幾淹江寺裡頻望海雲中

008_0314_a_22L題處士草堂

008_0314_a_23L
一宿詩翁舍茅齋正寂寥

008_0314_a_24L孤村牛谷僻絶峽馬山遙

008_0314_b_01L側石通幽逕       기웃한 바위 사이로 희미한 길이 나 있고
崩沙臥斷橋       무너진 모래 언덕에 끊긴 다리 누워 있다.
雨催花信近       비가 재촉하니 꽃 소식이 멀지 않으리.
乘興即今朝       오늘 아침에는 흥이 절로 일어난다.
보림사에서 비를 만나 무료하던 중 희 대사의 시를 즐겁게 보다(寶林寺逢雨無聊中喜見熈師詩句)
浩刼千年寺       천년 고찰 보림사로
長途萬里身       만 리 먼 길을 나는 왔다.
與君留一日       그대와 함께 하루를 머물려고
爲客過三春       나그네로 삼 년을 지냈다.
撲撲花飛岸       흐드러지게 핀 꽃이 언덕에 날아오고
霏霏雨浥塵       부슬부슬 내리는 비는 먼지를 적신다.
忽看詩句健       힘찬 시구를 언뜻 보면서
聊慰旅愁新       새록새록 돋는 길손의 시름 위로한다.
박 충의의 시에 차운하여 즉시 짓다(走次朴忠義韻)
白日臨門巷       대낮에 마을 문 앞에 당도하니
靑山繞几筵       푸른 산이 자리를 빙 둘러쌌다.
卷簾看去鳥       주렴을 걷어 날아가는 새를 보고
欹枕聽奔泉       베개에 기대어 샘물 소리 듣는다.
雅節陶元亮       고상한 절개는 도연명陶淵明99)이요
高才謝惠連       높은 재주는 사혜련謝惠連100)이다.
相逢論浩刼       서로 만나 영겁의 세월 토론할 때는
疑是葛洪川       갈홍천葛洪川101)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
화봉사에서 학 상인을 만나다(花峯寺遇學上人)
此夜花峯寺       오늘 밤엔 화봉사
前年草浦橋       지난해에는 초포교草浦橋.
山川如昨日       산천은 어제와 같은데
離別又明朝       내일 아침엔 또 이별이다.
路繞荆江岸       형강荊江 언덕길을 돌아서
舟回錦水潮       금수錦水 물결 따라 배를 돌린다.
倦遊爲客地       느릿느릿 유람하는 나그네 되어
何幸此逍遙       이렇게 소요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대원사에서 인 대사를 만나 밤에 이야기하다가 즉석에서 시를 짓다절은 천봉산102)에 있다.(大元寺遇印大師夜話口號寺在天鳳山)
十五年前別       십오 년 전에 헤어져
三千里外程       삼천리를 돌아다니다
重逢共握手       다시 만나 손을 잡고
相笑各含情       웃으니 각각 정이 가득하다.
碧海連珎島       푸른 바다는 진도珍島와 이어져 있고
靑山接寶城       푸른 산은 보성寶城과 연접해 있다.
論文更何處       다시 어느 곳에서 글로 화제 나누리오?
明向錦江行       내일은 금강으로 향해 가는데.
행각 떠나는 해심 사미를 보내며(送海心沙彌行脚)
運水般柴久       물 긷고 나무 나르기 벌써 오래
勞筋苦骨頻       자주도 그 몸을 괴롭혔다.

008_0314_b_01L側石通幽逕崩沙臥斷橋

008_0314_b_02L雨催花信近乘興即今朝

008_0314_b_03L寶林寺逢雨無聊中喜見熈師詩句

008_0314_b_04L
浩刼千年寺長途萬里身

008_0314_b_05L與君留一日爲客過三春

008_0314_b_06L撲撲花飛岸霏霏雨浥塵

008_0314_b_07L忽看詩句健聊慰旅愁新

008_0314_b_08L走次朴忠義韻

008_0314_b_09L
白日臨門巷靑山繞几筵

008_0314_b_10L卷簾看去鳥欹枕聽奔泉

008_0314_b_11L雅節陶元亮高才謝惠連

008_0314_b_12L相逢論浩刼疑是葛洪川

008_0314_b_13L花峯寺遇學上人

008_0314_b_14L
此夜花峯寺前年草浦橋

008_0314_b_15L山川如昨日離別又明朝

008_0314_b_16L路繞荆江岸舟回錦水潮

008_0314_b_17L倦遊爲客地何幸此逍遙

008_0314_b_18L大元寺遇印大師夜話口號寺在天
鳳山

008_0314_b_19L
十五年前別三千里外程

008_0314_b_20L重逢共握手相笑各含情

008_0314_b_21L碧海連珎島靑山接寶城

008_0314_b_22L論文更何處明向錦江行

008_0314_b_23L送海心沙彌行脚

008_0314_b_24L
運水般柴久勞筋苦骨頻

008_0314_c_01L砧傭經一臘       다듬이질 품삯일로 한 해 보내고
厮役過三春       천한 일로 삼 년을 보냈다.
此夕還辭我       오늘 밤 나에게 작별 인사 왔는데
何山欲訪人       어느 산 누구를 찾아가는가?
途中善爲去       길에서 탈 없이 잘 가기를.
臨別倍傷神       이별을 맞으니 마음 갑절 아프다.
남쪽으로 돌아가는 웅철 사미를 전송하며(送雄哲沙彌南歸)
遠遠湖南路       멀고도 먼 호남 길에서
憐君數往來       그대 자주 왕래하였음을 어여삐 여겼다.
前年曾識面       지난해에 얼굴을 익혔는데
今日始知才       오늘 비로소 그대의 재주를 알았다.
鴨峽高飛錫       압협鴨峽에서 높이 지팡이를 날리고
鶉江獨泛盃       순강鶉江에서 홀로 잔을 띄우리.
曺溪流不歇       조계曹溪103)는 쉬지 않고 흘러가나니
歸去謁黃梅       돌아가거든 황매黃梅104)를 알현해야지.
장수사에서 시를 지어 인 대사에게 주다(長水寺吟贈忍大師)
豈意黃梅後       어찌 생각했으랴. 황매黃梅 스님 가신 후에
重逢碧眼師       다시 벽안碧眼105) 스님 만날 줄을.
幾題無物句       한 물건도 없다는 구절 몇 번이나 지었으니
應得有爭衣       의발 다툰 소식106)을 체득했으리라.
水月禪心淨       선심禪心은 맑아 물에 비친 달 같고
烟霞道氣奇       도기道氣 뛰어나 노을처럼 아름답다.
千年廬岳寺       천년 고찰 여악사廬岳寺에서
今見雨花飛       오늘 흩날리는 꽃비 보고 있네.
즉시 시를 지어 의천 상인에게 주고 작별하다(走筆贈別義天上人)
昔別思君面       오랜 이별에 그대 얼굴 그리워하다가
今逢慰我心       지금 만나니 내 마음 위로된다.
海門炎雨積       바다 문에는 여름비가 쏟아지고
江郭瞑烟沈       강가 성곽은 짙은 안개에 잠겨 있다.
分手經年久       헤어진 지 여러 해 되어
搔頭到夜深       머리 긁적이다 보니 깊은 밤 되었다.107)
此時還獨去       지금 또다시 홀로 돌아가니
何日更相尋       어느 날에 우리 다시 만나리.
즉시 시를 지어 인 도인에게 주고 작별하다(走筆贈別璘道人)
六月炎蒸苦       유월 찌는 더위에 괴로운데
千林草樹昏       숲에는 풀과 나무가 무성하다.
喜君雲外杖       반가워라 그대, 구름 밖에서 돌아다니다
敲我雨中門       빗속에서 나의 문을 두드리다니.
別面重相對       헤어질 때의 모습을 다시 만났는데
離懷更共論       이별의 회포를 다시 나누네.
淹留三日地       삼 일 동안 서로 함께 머무르면서
說盡半生言       반생에 할 말을 다해 버렸다.
간 대사가 붓을 구하기에 백필白筆108) 한 자루를 보내다(侃大士索茟寄白茟一枝)

008_0314_c_01L砧傭經一臘厮役過三春

008_0314_c_02L此夕還辭我何山欲訪人

008_0314_c_03L途中善爲去臨別倍傷神

008_0314_c_04L送雄哲沙彌南歸

008_0314_c_05L
遠遠湖南路憐君數

008_0314_c_06L前年曾識面今日始知才

008_0314_c_07L鴨峽高飛錫鶉江獨泛盃

008_0314_c_08L曺溪流不歇歸去謁黃梅

008_0314_c_09L長水寺吟贈忍大師

008_0314_c_10L
豈意黃梅後重逢碧眼師

008_0314_c_11L幾題無物句應得有爭衣

008_0314_c_12L水月禪心淨烟霞道氣奇

008_0314_c_13L千年廬岳寺今見雨花飛

008_0314_c_14L走筆贈別義天上人

008_0314_c_15L
昔別思君面今逢慰我心

008_0314_c_16L海門炎雨積江郭瞑烟沈

008_0314_c_17L分手經年久搔頭到夜深

008_0314_c_18L此時還獨去何日更相尋

008_0314_c_19L走筆贈別璘道人

008_0314_c_20L
六月炎蒸苦千林草樹昏

008_0314_c_21L喜君雲外杖敲我雨中門

008_0314_c_22L別面重相對離懷更共論

008_0314_c_23L淹留三日地說盡半生言

008_0314_c_24L侃大士索1)茟寄白*茟 [4] 一枝

008_0314_c_25L「茟」通用「筆」{編}次同

008_0315_a_01L
巧慧隨人意       묘한 지혜로 사람의 뜻을 따르고
嘉猷侍帝居       훌륭한 계책으로 임금을 모셨다.
姓仍圍兔得       성姓은 토끼를 포위해 얻었고
恩自獲麟踈       은혜는 기린을 잡은 후로 소원해졌다.109)
幾過山陰縣       몇 번이나 산음현山陰縣을 지나쳤었고110)
頻遊錦里廬       얼마나 자주 금리錦里 집에 놀러 갔던가?111)
白頭猶未秃       흰머리가 아직 다 벗겨지지 않았으니
今遣老中書       지금 오래된 중서中書112)를 보낸다.
눈(雪)
惹樹飄仍落       나무에 엉겨 있다가 바람에 날려 떨어지고
連空密復斜       허공에 빽빽이 있더니만 다시 비껴 내린다.
乍和溪上雨       계곡의 비와 잠시 섞여 있더니만
翻作峽中花       산골짜기의 눈꽃으로 바뀌어 버렸다.
野客還迷路       시골 나그네 다시 길을 헤매는데
林禽竟失家       숲의 새도 마침내 둥지를 잃었다.
隨風且自撲       바람 따라 제 스스로 부딪치면서
滿地白紛挐       온 땅에 백설이 어지럽게 날린다.
동회 선생의 옛집을 지나다 감회가 있어 동명 정두경의 시운에 따라 시를 짓다(過東淮先生舊宅有感次東溟鄭學士韻)
痛哭先生宅       선생의 옛집에서 통곡하노니
誰爲百世師       누가 백대百代의 스승이런가.
徃時知己樂       옛적에는 지음知音으로 즐거웠으나
今日盡情悲       오늘은 온 마음을 쏟아 슬퍼하노라.
滿案詩書在       책상 가득 놓여 있는 시서詩書를 보니
沾襟涕淚垂       눈물 흘러 옷깃을 적시네.
幽㝠眞逈隔       저승은 참으로 아득히 멀리 있는데,
空讀八哀詩       쓸쓸히 〈팔애시八哀詩〉113) 읽을 뿐이네.
원운原韻동명 정 공, 이름은 두경이다. 東溟鄭公。 諱斗卿。
徃哭東陽尉       지난번엔 동양위를 곡哭하였더니
今逢白谷師       오늘은 백곡 대사를 만났네.
鳳凰終不返       봉황鳳凰은 끝내 돌아오지 않고
龍象亦含悲       용상龍象은 또한 슬픔을 머금었구나.
庭栢春陰轉       뜰 앞의 잣나무는 봄 그늘을 움직이고
山花雨色垂       산에 핀 꽃은 빗기운을 드리운다.
無由駐飛錫       이곳저곳 다니는 몸 머물게 할 수 없어
贈別碧雲詩       벽운시碧雲詩를 주면서 이별하노라.
동명 정 학사에게 보냄(寄呈東溟鄭學士)
學士文章伯       학사는 문장의 우두머리로
拋官愛叵羅       관직을 포기하고 술을 사랑하였지.
風塵靑眼少       풍진세상에는 청안靑眼114)이 적고
江海白鷗多       강과 바다에는 갈매기가 많나니,
梁世陶弘景       양梁나라의 도홍경陶弘景이요,
荆山陸法和       형산荊山의 육법화陸法和115)로다.

008_0315_a_01L
巧慧隨人意嘉猷侍帝居

008_0315_a_02L姓仍圍兔得恩自獲麟踈

008_0315_a_03L幾過山陰縣頻遊錦里廬

008_0315_a_04L白頭猶未秃今遣老中書

008_0315_a_05L

008_0315_a_06L
惹樹飄仍落連空密復斜

008_0315_a_07L乍和溪上雨翻作峽中花

008_0315_a_08L野客還迷路林禽竟失家

008_0315_a_09L隨風且自撲滿地白紛挐

008_0315_a_10L過東淮先生舊宅有感次東溟鄭學

008_0315_a_11L士韻

008_0315_a_12L
痛哭先生宅誰爲百世師

008_0315_a_13L徃時知己樂今日盡情悲

008_0315_a_14L滿案詩書在沾襟涕淚垂

008_0315_a_15L幽㝠眞逈隔空讀八哀詩

008_0315_a_16L元韻東溟鄭公諱斗卿

008_0315_a_17L
徃哭東陽尉今逢白谷師

008_0315_a_18L鳳凰終不返龍象亦含悲

008_0315_a_19L庭栢春陰轉山花雨色垂

008_0315_a_20L無由駐飛錫贈別碧雲詩

008_0315_a_21L寄呈東溟鄭學士

008_0315_a_22L
學士文章伯拋官愛叵羅

008_0315_a_23L風塵靑眼少江海白

008_0315_a_24L梁世陶弘景荆山陸法和

008_0315_b_01L悲歡榮辱境       슬픔과 기쁨, 영광과 오욕 가득한 세상에서
大醉一高歌       크게 취해 노래나 한번 높이 부르세.
개원사116)에서 시 두 수를 지어 부백 유 영공에게 삼가 보내다(開元寺吟得短律二首敬呈府伯兪令公)
古寺寒杉影       고찰古刹에는 차가운 삼나무 그림자
荒城暮角聲       황량한 성에는 해질녘 뿔피리 소리.
忽聞新尹政       부윤이 새로 부임했다고 들으니
聊慰老僧情       노승 마음 그런대로 위로가 된다.
雪壑歸樵語       눈 덮인 계곡에는 돌아가는 나무꾼 소리
風枝睡鵲驚       가지에 바람 부니 자던 까치가 놀란다.
懸燈共一宿       등불 아래서 함께 하룻밤을 묵으며
池閣夢魂淸       못가 정자에서 맑은 꿈을 꾼다.
두 번째(其二)
府尹眞名宰       부윤으로 참으로 이름난 재상이요
叅軍美丈夫       참군參軍으로 아름다운 대장부로다.
恩雖霑雨露       임금께서 내리신 은혜 듬뿍 입었지만
志本在江湖       뜻은 본래 강호에 있었지.
大陸才無敵       재주로 치자면 이 땅에는 대적할 자 없고
阿蒙學不孤       여몽呂蒙117)처럼 학문이 외롭지 않다.
芝蘭間玉樹       지란芝蘭에 옥수玉樹가 섞여 있나니
卓犖弟兄俱       형제들이 모두 다 뛰어나도다.
삼가 용안118) 수령의 시에 차운함(謹次龍安守韻)
雪霽湖山出       눈이 그치니 호산湖山이 드러나고
雲收水驛開       구름 걷히니 나루터가 열렸다.
縣齋曾共榻       군수 서재에서 일찍이 자리 함께하였고
官閣幾分盃       관각館閣에선 몇 번이나 술잔을 나누었지.
歲律當殘臈       한 해가 저물어 어느덧 섣달인데
春光着早梅       이른 매화엔 어느새 봄빛이 맺혀 있네.
別來相憶苦       헤어진 후 그리움에 괴롭기만 하나니
回首一悲哉       머리 돌리며 또 한 번 슬퍼하노라.
남한산성 국청사의 봄을 회상함(南漢國淸寺春懷)
野壑春禽語       들녘 계곡에는 봄 새가 재잘거리고
山城暮角悲       산성에는 저녁 뿔피리 소리 구슬프구나.
客初孤住日       길손으로 처음 외롭게 머무는 날
花欲亂飛時       꽃은 어지럽게 흩날리려 한다.
戀月非關興       달을 그리워하나 흥은 막지 못하여
看雲漫賦詩       구름 바라보며 느긋하게 시를 짓는다.
彈琴愁獨坐       거문고 타며 시름겨워 홀로 앉아 있는데
何處有鍾期       종자기鍾子期119)는 어느 곳에 있는지?
별장 양 영공의 시에 삼가 차운함(奉次楊別將令公韻)
丘壑前期在       예전에 구학丘壑으로 돌아가고자 하였으나
風塵雅志違       풍진세상은 고상한 뜻과 어긋났다.

008_0315_b_01L悲歡榮辱境大醉一高歌

008_0315_b_02L開元寺吟得短律二首敬呈府伯兪
008_0315_b_03L令公

008_0315_b_04L
古寺寒杉影荒城暮角聲

008_0315_b_05L忽聞新尹政聊慰老僧情

008_0315_b_06L雪壑歸樵語風枝睡鵲驚

008_0315_b_07L懸燈共一宿池閣夢魂淸

008_0315_b_08L其二

008_0315_b_09L
府尹眞名宰叅軍美丈夫

008_0315_b_10L恩雖霑雨露志本在江湖

008_0315_b_11L大陸才無敵阿蒙學不孤

008_0315_b_12L芝蘭間玉樹卓犖弟兄俱

008_0315_b_13L謹次龍安守韻

008_0315_b_14L
雪霽湖山出雲收水驛開

008_0315_b_15L縣齋曾共榻官閣幾分盃

008_0315_b_16L歲律當殘臈春光着早梅

008_0315_b_17L別來相憶苦回首一悲哉

008_0315_b_18L南漢國淸寺春懷

008_0315_b_19L
野壑春禽語山城暮角悲

008_0315_b_20L客初孤住日花欲亂飛時

008_0315_b_21L戀月非關興看雲漫賦詩

008_0315_b_22L彈琴愁獨坐何處有鍾期

008_0315_b_23L奉次楊別將令公韻

008_0315_b_24L
丘壑前期在風塵雅志違

008_0315_c_01L孔融纔北去       공융孔融120)은 이제 막 북쪽으로 가고
張翰又東歸       장한張翰121)은 또 고향으로 돌아간다.
日暮蛩吟動       저물녘 귀뚜라미 소리 퍼지는데
秋高鴈陣飛       높은 가을 하늘 기러기 날아간다.
從知蘧伯玉       이제야 알겠네. 옛적 거백옥蘧伯玉122)
四十九年非       사십구 년 동안 헛살았다고 한 말을.
보령 수령에게 보냄(寄呈保寧倅)
北望鄕關杳       북쪽을 바라보니 고향이 아득하여
南來客思催       남쪽 온 나그네는 시름이 간절하다.
歲除身已老       세밑에 몸은 하마 쇠약한데
春到夢初回       봄 되자 꿈이 처음으로 돌아간다.
遠岸叢梅發       먼 언덕에는 매화가 무더기로 피었고
平郊積雪堆       너른 들판에는 눈이 쌓여 있다.
何當一飛錫       언제나 한번 석장錫杖을 날리어
官閣共分盃       관청에서 함께 술잔 나눌 것인가.
일 때문에 감회가 있어 삼가 김 상공에게 보내다(因事有感敬呈金相公)
樂毅雖奔趙       악의樂毅123)는 조趙나라로 달아났지만
相如豈畏秦       인상여藺相如124)는 어찌 진秦나라 두려워했으랴.
寧爲東走客       차라리 동쪽으로 가는 나그네 되어야지
恥作北歸人       북쪽으로 돌아가는 사람 되면 부끄럽도다.
白水無文叔       맑은 물에는 문숙文叔125)이 없지만
靑山有富春       청산에는 부춘富春126)이 있다.
前期難必售       예전의 약속을 실행하기 어려워
老大自傷神       늙어 갈수록 스스로 마음만 상하네.
신 상사에게 보내다(寄呈申上舍)
每欲浮于海       항상 바다로 떠다니고 싶어 하더니만
何如去至關       어찌하여 떠나 관문으로 갔는가.
自非支遁隱       지둔支遁처럼 은거할 것도 아니었는데
誰賣沃州山       누가 옥주산沃州山을 팔았던가?
慕彼羲黃山       복희伏羲와 황제黃帝를 사모하더니만
嗟今季孟間       슬프다, 지금은 계손季孫과 맹손孟孫 사이127)로다.
大寒仍歲暮       날씨는 추운데 한 해가 저물고
無計展衰顏       쇠약한 얼굴 펼 길이 없다.
부산사에서 시를 짓다(題浮山寺)
俯壓蒼龍窟       아래로는 창룡굴蒼龍窟을 내려다보고
平臨白馬灘       넓게 백마탄白馬灘을 마주 보고 있다.
山河連百濟       산과 강은 옛 백제 땅과 이어져 있고
棟宇自三韓       절집은 삼한三韓 때 세운 것이다.
絶壁松陰轉       가파른 절벽으로 솔 그늘이 움직이고
澄江月影寒       맑은 강에는 달그림자 차다.
夜深無夢寐       밤 깊어 가도 잠들지 못해
長嘯倚闌干       휘파람 길게 불며 난간에 기댄다.

008_0315_c_01L孔融纔北去張翰又東歸

008_0315_c_02L日暮蛩吟動秋高鴈陣飛

008_0315_c_03L從知蘧伯玉四十九年非

008_0315_c_04L寄呈保寧倅

008_0315_c_05L
北望鄕關杳南來客思催

008_0315_c_06L歲除身已老春到夢初回

008_0315_c_07L遠岸叢梅發平郊積雪堆

008_0315_c_08L何當一飛錫官閣共分盃

008_0315_c_09L因事有感敬呈金相公

008_0315_c_10L
樂毅雖奔趙相如豈畏秦

008_0315_c_11L寧爲東走客恥作北歸人

008_0315_c_12L白水無文叔靑山有富春

008_0315_c_13L前期難必售老大自傷神

008_0315_c_14L寄呈申上舍

008_0315_c_15L
每欲浮于海何如去至關

008_0315_c_16L自非支遁隱誰賣沃州山

008_0315_c_17L慕彼羲黃山嗟今季孟間

008_0315_c_18L大寒仍歲暮無計展衰顏

008_0315_c_19L題浮山寺

008_0315_c_20L
俯壓蒼龍窟平臨白馬灘

008_0315_c_21L山河連百濟棟宇自三韓

008_0315_c_22L絶壁松陰轉澄江月影寒

008_0315_c_23L夜深無夢寐長嘯倚闌干

008_0315_c_24L寄呈新城地主

008_0316_a_01L
신성 수령에게 보내다(寄呈新城地主)
冒雪初相訪       눈 헤치고 처음으로 방문하던 일,
逢春更幾思       봄을 맞아 몇 번이나 생각하였던가?
永懷彭澤酒       언제나 팽택彭澤128)의 술 그리워하고
高詠杜陵詩       두보杜甫의 시를 큰 소리로 읽겠지요?
海寺端居日       바닷가 절에서 조용히 지내는 날
江梅欲放時       강가 매화가 활짝 피려 할 때,
何當一携手       어느 때나 한번 손을 잡고
重赴白蓮期       다시 백련사 가자고 약속할까?
어떤 사람이 베 한 필을 보내왔기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그 시운에 따라 짓다(謝人送布一匹因次其韻)
使至憑傳信       심부름꾼이 와서 서신을 전하기에
書回敢啓緘       회답 편지 보내려고 봉함을 뜯었다.
遙將一匹布       멀리서 보낸 한 필의 베로
俾作七斤衫       일곱 근의 장삼을 지을 수 있겠네.
着坐觀心窟       관심굴觀心窟에서 입고 앉았다가
持歸說法巖       설법암說法巖으로 가지고 돌아가리.
南遊飄拂處       남쪽에서 유람하며 불자拂子129)를 나부낄 때
雲峀碧巉巉       구름 휘도는 산은 푸른 하늘에 높이 솟으리.
원 처사에게 보내다(寄元處士)
去住三年別       가고 머물면서 헤어진 지 삼 년
風塵萬事非       풍진세상에 모든 일이 어긋났다.
飄零人北去       이리저리 떠다니는 몸은 북쪽으로 가는데
搖曳鴈南飛       훨훨 나는 기러기 남쪽으로 향해 간다.
逸興懷張翰       그윽한 흥취는 장한張翰을 그리워하고
高才憶陸機       높은 재주는 육기陸機130)를 떠올린다.
靑蘿舊時約       푸른 담쟁이처럼 변치 말자던 옛 약속
秋月夢依俙       가을 달 꿈길에 아른거린다.
고요한 은거지에서 흥취를 보내다(幽居遣興)
病客春無事       병든 길손이라 봄날에 일이 없어
空山晝掩扉       텅 빈 산, 낮에도 사립문을 닫았다.
細風花片片       실바람에 꽃은 조각조각 떨어지고
微雨鷰飛飛       부슬비에 제비는 쌍쌍이 날아온다.
物外少榮辱       세상 밖 이곳은 영욕榮辱이 적지만
人間多是非       인간 세상에는 시비가 많도다.
白頭甘寂寞       흰머리라 적막함을 달게 여기니
林下恨遲歸       숲으로 늦게 돌아온 것을 애석히 여긴다.
신정사131) 망남루에서 짓다(題神㝎寺望南樓)
壁立山蟠北       절벽을 세운 듯, 산은 북쪽에 웅크려 있고
溪回水走南       냇물은 휘돌아 남쪽으로 흐른다.
簷排三友洞       처마는 삼우동三友洞으로 냈고
甍出七星菴       용마루는 칠성암七星菴 쪽으로 솟았다.
物色辭人境       물색物色은 인간 세상 떠나 있는데
風光駐客驂       풍광風光은 나그네 갈 길을 멈추게 한다.
獨登春正好       홀로 누에 오르니 봄이 참으로 좋을시고.
花發鳥喃喃       꽃이 피니 새가 지저귄다.

008_0316_a_01L
冒雪初相訪逢春更幾思

008_0316_a_02L永懷彭澤酒高詠杜陵詩

008_0316_a_03L海寺端居日江梅欲放時

008_0316_a_04L何當一携手重赴白蓮期

008_0316_a_05L謝人送布一匹因次其韻

008_0316_a_06L
使至憑傳信書回敢啓緘

008_0316_a_07L遙將一匹布俾作七斤衫

008_0316_a_08L着坐觀心窟持歸說法巖

008_0316_a_09L南遊飄拂處雲峀碧巉巉

008_0316_a_10L寄元處士

008_0316_a_11L
去住三年別風塵萬事非

008_0316_a_12L飄零人北去搖曳鴈南飛

008_0316_a_13L逸興懷張翰高才憶陸機

008_0316_a_14L靑蘿舊時約秋月夢依俙

008_0316_a_15L幽居遣興

008_0316_a_16L
病客春無事空山晝掩扉

008_0316_a_17L細風花片片微雨鷰飛飛

008_0316_a_18L物外少榮辱人間多是非

008_0316_a_19L白頭甘寂寞林下恨遲歸

008_0316_a_20L題神㝎寺望南樓

008_0316_a_21L
壁立山蟠北溪回水走南

008_0316_a_22L簷排三友洞甍出七星菴

008_0316_a_23L物色辭人境風光駐客驂

008_0316_a_24L獨登春正好花發鳥喃喃

008_0316_b_01L
백운산에서 응암 대사와 이별하면서(白雲山留別應巖大師)
北去南來遠       머나먼 남과 북 오가느라
浮生不蹔閑       부평초 인생 잠시도 한가롭지 않구나.
昔年靑鶴洞       지난해에는 청학동靑鶴洞
今日白鷄山       오늘은 백계산白鷄山.
興盡水雲外       계곡과 구름 밖의 흥이 다하니
愁多離別間       이별하는 동안에 근심이 많다.
春風分手苦       봄바람 속에 헤어지니 괴롭기만 한데
杖錫幾時還       지팡이 짚고서 언제 돌아오려나.
풍악에 유람 가는 기 대사를 전송하며(送奇大師遊楓岳)
欲識金剛勝       금강의 절경을 알고 싶은가?
吾曾汗漫遊       나는 예전에 원 없이 놀았다네.
千峯皆骨立       온갖 봉우리가 뼈처럼(皆骨) 서 있으며
萬壑衆香浮       수만 계곡에는 온갖 향기(衆香) 떠돌아다닌다네.
鶴窟巢猶在       학이 살았던 둥지는 아직도 있고
龍淵跡尙留       용이 살았던 못 유적도 여전히 남아 있겠지?
暮年難再到       내 늙어 다시 가기는 어려우니
今日送君愁       오늘 그대를 전송하며 시름에 젖네.
격포진 봉화대에 올라(登格浦鎭烟臺)
海濶烟臺下       봉화대 아래 바다는 너르고
潮平竹島間       죽도竹島 사이의 물결은 아득하다.
塞烽傳古堞       요새의 봉화는 오래된 성가퀴에서 전달되고
邊角動秋山       변방의 호각 소리 가을 산을 흔든다.
特地關防重       특별한 땅, 관문의 방위가 막중한데
維時戍卒閑       수자리 서는 병졸은 한가롭기만 하다.
百年形勝在       백 년의 뛰어난 경치가 이곳에 있으니
遊客幾躋攀       유람 다니는 길손들 몇 번이나 올라왔을까.
즉시 시를 지어 호남 관찰사 신 모에게 주다(走茟寄呈湖南申方伯)
玉節眞方伯       옥절玉節132)은 절도사의 신표요
斯文相國孫       유학의 학문은 재상의 후손답도다.
主恩分重地       임금의 은혜 입어 중요한 지역을 맡았고
家業繼高門       가업은 높은 문벌을 계승하였다.
驛路㫌旗蔽       역로驛路는 깃발로 덮였고
官城鼓角喧       관청은 북소리 피리 소리로 떠들썩하다.
况玆巡郡日       게다가 지금은 고을 순시하는 날.
秋色滿行轅       가을빛이 관가에 가득하구나.
법성포에서 우연히 짓다(法聖浦偶題)
蝟島蒼烟外       위도蝟島는 파란 연기 바깥에,
鷹菴白水邊       응암鷹菴은 흰 물결 가에 있다.
仍爲法聖客       이대로 법성포 나그네 되어
忽憶侍郞仙       문득 시랑侍郞 신선 떠올린다.
海霧沉鮫室       바다 안개는 어부의 집에 푹 잠겨 들고
江花落釣船       강 꽃은 낚싯배에 떨어진다.

008_0316_b_01L白雲山留別應巖大師

008_0316_b_02L
北去南來遠浮生不蹔閑

008_0316_b_03L昔年靑鶴洞今日白鷄山

008_0316_b_04L興盡水雲外愁多離別間

008_0316_b_05L春風分手苦杖錫幾時還

008_0316_b_06L送奇大師遊楓岳

008_0316_b_07L
欲識金剛勝吾曾汗漫遊

008_0316_b_08L千峯皆骨立萬壑衆香浮

008_0316_b_09L鶴窟巢猶在龍淵跡尙留

008_0316_b_10L暮年難再到今日送君愁

008_0316_b_11L登格浦鎭烟臺

008_0316_b_12L
海濶烟臺下潮平竹島間

008_0316_b_13L塞烽傳古堞邊角動秋山

008_0316_b_14L特地關防重維時戍卒閑

008_0316_b_15L百年形勝在遊客幾躋攀

008_0316_b_16L走*茟 [5] 寄呈湖南申方伯

008_0316_b_17L
玉節眞方伯斯文相國孫

008_0316_b_18L主恩分重地家業繼高門

008_0316_b_19L驛路㫌旗蔽官城鼓角喧

008_0316_b_20L况玆巡郡日秋色滿行轅

008_0316_b_21L法聖浦偶題

008_0316_b_22L
蝟島蒼烟外鷹菴白水邊

008_0316_b_23L仍爲法聖客忽憶侍郞仙

008_0316_b_24L海霧沉鮫室江花落釣船

008_0316_c_01L故園春已晩       고향 동산엔 봄이 한창일 터
歸思日如年       돌아가고픈 생각에 하루가 일 년 같다.
원 동자에게 주다(贈元童子)
彼美元童子       저 미소년 원 동자
春秋僅十三       나이 겨우 열셋.
季方非小弟       계방季方133)은 형 못지않고
王適是奇男       왕적王適134)은 기남자였지.
遠別靑羅洞       멀리 청라동靑羅洞을 떠나와
幽棲白月庵       백월암白月庵에 머무르며
詩書勤問我       시서詩書를 부지런히 나에게 물으니
吾道竟爲南       내가 해 주는 말이 지남이 되리라.
청계사 벽에 시를 짓다(題靑溪寺壁)
信宿靑溪寺       청계사에서 이틀 잤다네.
巴陵縣郭東       파릉현巴陵縣 성곽 동쪽에 있는 절.
客愁燈影裡       나그네 시름 등잔 그림자에 어리고
僧夢雨聲中       중의 꿈은 빗소리에 떠도네.
水月菴前路       수월암水月菴 앞길은
松林窟下通       송림굴松林窟 아래와 통해 있지.
昔年曾過地       옛적에 지나간 적이 있던 곳
今日領春風       오늘은 봄바람을 몰고 간다.
호서 아사135)와 작별하다(奉別湖西亞使)
鮑子叅軍日       포숙아鮑叔牙136)가 참모로 있던 날이요
郗生佐幕時       치초郗超137)가 부관으로 있을 때로다.
如何當菊節       어찌해 국화 피는 계절에
焂忽近瓜期       갑자기 임기가 만료되었는가.
水國三秋別       물 가득한 지방에서 가을에 이별하니
江天萬里思       강 하늘에서 만 리 길 생각난다.
離愁拋不得       이별의 슬픔을 견딜 수 없어
朗詠錦囊詩       낭랑하게 비단 주머니에 있는 시를 읽는다.
섣달그믐(除夜)
臘盡分殘夜       섣달 마지막 날 밤
年窮惜暮齡       한 해가 가니 늙어 가는 나이가 아쉽기만,
男兒空老大       남아가 부질없이 늙어 가고
歲月亦崢嶸       세월 역시 쉼 없이 흘러간다.
兩鬢添新白       양쪽 귀밑에 흰머리 더해지고
雙眸減舊靑       두 눈동자에는 옛날의 총기가 줄어든다.
生年五十七       나이 쉰일곱에
事業愧無成       이루어 놓은 일이 없어 부끄럽기만 하다.
부여의 박 명부가 임기 육 년이 차다 관리와 백성들이 상소문을 올려 유임하기를 요청하였으나 이루어지지 않아 시를 지어 이별한다.(扶餘朴明府瓜滿六年吏民呈文乞留。 不得詩以別之。)
邑是三分國       도읍은 삼국으로 나뉠 때부터 있었으니
鄕猶百濟風       마을에는 아직도 백제의 유풍이 있다.
江流連白馬       강은 흘러 백마강과 이어지고
舟楫接黃龍       배를 저어 가면 황룡黃龍에 닿는다.

008_0316_c_01L故園春已晩歸思日如年

008_0316_c_02L贈元童子

008_0316_c_03L
彼美元童子春秋僅十三

008_0316_c_04L季方非小弟王適是奇男

008_0316_c_05L遠別靑羅洞幽棲白月庵

008_0316_c_06L詩書勤問我吾道竟爲南

008_0316_c_07L題靑溪寺壁

008_0316_c_08L
信宿靑溪寺巴陵縣郭東

008_0316_c_09L客愁燈影裡僧夢雨聲中

008_0316_c_10L水月菴前路松林窟下通

008_0316_c_11L昔年曾過地今日領春風

008_0316_c_12L奉別湖西亞使

008_0316_c_13L
鮑子叅軍日郗生佐幕時

008_0316_c_14L如何當菊節倐忽近瓜期

008_0316_c_15L水國三秋別江天萬里思

008_0316_c_16L離愁拋不得朗詠錦囊詩

008_0316_c_17L除夜

008_0316_c_18L
臘盡分殘夜年窮惜暮齡

008_0316_c_19L男兒空老大歲月亦崢嶸

008_0316_c_20L兩鬢添新白雙眸減舊靑

008_0316_c_21L生年五十七事業愧無成

008_0316_c_22L扶餘朴明府瓜滿六年吏民呈文乞留
不得詩以別之

008_0316_c_23L
邑是三分國鄕猶百濟風

008_0316_c_24L江流連白馬舟楫接黃龍

008_0317_a_01L覇業千年後       패업을 이룬 천년 후에
治聲六載中       재임 육 년이지만 치정의 명성이 있다.
借留終不得       유임을 청해도 끝내 되지를 않아
民吏摠愁容       백성과 관리들 모두 수심 가득한 모습이다.
충주 원 목백에게 삼가 보내다(敬呈忠原元牧伯)
處處溪山路       곳곳이 계곡과 산길
家家花柳村       집집마다 꽃과 버들이 있는 마을.
共誇明府政       모두 목사의 선정을 자랑하니
偏荷聖君恩       임금님의 은혜를 유독 입었다.
不作名區宰       이름난 고을의 수령이 되지 않았으면
焉知德業尊       어떻게 덕업이 존귀함을 알리오.
林僧獨來謁       숲 속의 중이 홀로 와 인사하니
春日欲黃昏       봄날이 저물려고 한다.
호거산에 오르다밀양에 있다.(登虎踞山在密陽地)
昨過龍興寺       어제는 용흥사龍興寺를 지났는데
今登虎踞山       오늘은 호거산虎踞山에 오른다.
倦遊千里外       느릿느릿 천 리 길을 돌아다니니
聊慰百年間       백 년간 한평생이 적이 위로된다.
世事非前日       세상일은 어제와 같지 않아도
雲林是舊顏       구름 가득한 숲은 옛 모습 그대로다.
風塵澒洞際       풍진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때에
誰識此身閑       누가 이 몸의 한가로움을 알리오.
옥천사와 학서사 두 절을 구경하다(遊玉泉鶴棲兩寺)
自作遊蓬島       스스로 봉래산에 있는 몸이 되었으니
何須買沃州       무엇 하러 구태여 옥주沃州138)를 사리오.
天連銀海濶       하늘은 은빛 바다에 이어져 넓고
地隔玉泉幽       땅은 옥천玉泉과 떨어져 깊숙하다.
鶴窟蒼崖底       학 굴은 검푸른 절벽 아래에 있고
禪房白石頭       선방은 흰 바위 위에 있다.
獨登千仞遠       홀로 천 길 아득한 꼭대기에 올라
聊遣百年愁       백 년의 근심을 그럭저럭 실어 보낸다.
마천대摩天臺
爲訪摩天勝       마천대 뛰어난 경치를 찾아가려다
翻成入海來       어느덧 바닷가로 들어왔다.
偏憐元曉寺       원효사元曉寺를 못내 그리워하다가
卜近義湘臺       의상대義湘臺 근처에 자리 잡았다.
碧海羣山出       푸른 바다에는 뭇 산이 솟고
靑天七島開       파란 하늘에는 일곱 섬이 열린다.
是時秋雨霽       이때 마침 가을비도 걷혀
延賞久徘徊       느긋하게 감상하며 오랫동안 배회한다.
전주의 보좌관 심 명부에게 보내다(寄呈全州半刺沈明府)
伯仲皆名士       형제들이 모두 이름난 선비지만
明公獨出羣       명부 공께서 유독 뛰어났다.

008_0317_a_01L覇業千年後治聲六載中

008_0317_a_02L借留終不得民吏摠愁容

008_0317_a_03L敬呈忠原元牧伯

008_0317_a_04L
處處溪山路家家花柳村

008_0317_a_05L共誇明府政偏荷聖君恩

008_0317_a_06L不作名區宰焉知德業尊

008_0317_a_07L林僧獨來謁春日欲黃昏

008_0317_a_08L登虎踞山在密
陽地

008_0317_a_09L
昨過龍興寺今登虎踞山

008_0317_a_10L倦遊千里外聊慰百年間

008_0317_a_11L世事非前日雲林是舊顏

008_0317_a_12L風塵澒洞際誰識此身閑

008_0317_a_13L遊玉泉鶴棲兩寺

008_0317_a_14L
自作遊蓬島何須買沃州

008_0317_a_15L天連銀海濶地隔玉泉幽

008_0317_a_16L鶴窟蒼崖底禪房白石頭

008_0317_a_17L獨登千仞遠聊遣百年愁

008_0317_a_18L摩天臺

008_0317_a_19L
爲訪摩天勝翻成入海來

008_0317_a_20L偏憐元曉寺卜近義湘臺

008_0317_a_21L碧海羣山出靑天七島開

008_0317_a_22L是時秋雨霽延賞久徘徊

008_0317_a_23L寄呈全州半刺沈明府

008_0317_a_24L
伯仲皆名士明公獨出羣

008_0317_b_01L專城今半刺       지금은 한 고을을 맡은 반자半刺139)이고,
入幕舊叅軍       군막에 들어가면 옛날의 참군參軍140)이다.
海寺春初動       바닷가 절에는 봄기운이 막 움직이고
禪房夜欲分       선방에는 밤이 깊어지려 한다.
淸詩何俊逸       맑은 시는 어찌 그리 뛰어났는가?
知是沈休文       이로써 심휴문沈休文141)임을 알겠다.
박 수재의 초당에서 짓다(題朴秀才草堂)
峽店春禽語       계곡 초당에 봄 새들 지저귀고
溪橋落日舒       강가 다리에 지는 햇살 퍼진다.
地幽銅水僻       땅이 깊숙하니 동수銅水142)가 궁벽하고
天豁鼓山虗       하늘이 넓으니 고산鼓山143)이 비어 있다.
獨釣宜風暖       혼자 낚시할 땐 바람이 따뜻해서 좋고
羣畊可雨餘       여럿이 밭을 갈 땐 비도 넉넉하게 내려 준다.
曾聞彭澤隱       도연명이 일찍이 은거하였다고 들었더니
盖乃此中居       아마도 이런 지역에서 살았으리라.
칠언율시七言律詩
백마강에서 회고함(白馬江懷古)
白馬波聲萬古愁     백마강 파도 소리는 만고의 시름이라.
男兒到此涕堪流     남아 대장부 이곳에 오니 눈물이 흐른다.
始誇魏國山河寶     처음에 위국산하魏國山河144)가 보배라고 자랑하였는데
終作烏江子弟羞     마침내 오강烏江145) 자제들의 부끄러움이 되었다.
廢堞有鵶啼落日     허물어진 성곽 위의 까마귀는 저물녘에 우짖는데
荒臺無妓舞殘秋     황량한 누대에는 늦가을 춤추는 기녀가 없다.
三分割據英雄盡     삼분하여 할거했던 영웅들 다 사라지고
但看西風送客舟     단지 가을바람이 나그네 배 전송할 뿐.
태조산 작은 암자에 자면서(宿太祖山小庵)
嶺外遊踪泉石間     고개 너머 산수 좋은 곳에서 유람하는데
一年風物正春闌     한 해의 경치 중에 마침 봄이 무르익었다.
雲邊遠別摩耶寺     구름 가에서 마야사摩耶寺를 아득히 이별하고
江畔高登太祖山     강가에 높이 솟은 태조산太祖山에 오를 적에
斜日斷橋孤客渡     지는 노을 속 끊어진 다리로 외로운 길손이 건너가고
落花幽逕老僧還     꽃이 지는 오솔길에 노승이 돌아온다.
淹留蹔借蒲團宿     머무르다 잠시 부들방석 빌려 자나니
月滿空庭夜掩關     달빛 가득한 빈 뜨락에서 사립문을 닫는다.
동회 선생과 헤어지면서(辭東淮先生)
倚岸誰家掩竹門     언덕 위 어느 집이 대(竹) 사립문 닫았나?
休官知有病文園     관직을 버리고 병든 문원文園146)이 있음을 알겠다.
今年始結廬山社     금년에 비로소 여산廬山의 결사147)를 맺으니
是處終爲栗里村     이곳이 마침내 율리촌栗里村148)이 되었구나.
江上暮堤空碧草     강가의 저문 언덕에 쓸쓸히 풀만 푸른데
峽中秋日自黃昏     계곡의 가을 해는 어느새 황혼이 되었다.

008_0317_b_01L專城今半刺入幕舊叅軍

008_0317_b_02L海寺春初動禪房夜欲分

008_0317_b_03L淸詩何俊逸知是沈休文

008_0317_b_04L題朴秀才草堂

008_0317_b_05L
峽店春禽語溪橋落日舒

008_0317_b_06L地幽銅水僻天豁鼓山虗

008_0317_b_07L獨釣宜風暖羣畊可雨餘

008_0317_b_08L曾聞彭澤隱盖乃此中居

008_0317_b_09L

008_0317_b_10L七言律詩

008_0317_b_11L

008_0317_b_12L白馬江懷古

008_0317_b_13L
白馬波聲萬古愁男兒到此涕堪流

008_0317_b_14L始誇魏國山河寶終作烏江子弟羞

008_0317_b_15L廢堞有鵶啼落日荒臺無妓舞殘秋

008_0317_b_16L三分割據英雄盡但看西風送客舟

008_0317_b_17L宿太祖山小庵

008_0317_b_18L
嶺外遊踪泉石間一年風物正春闌

008_0317_b_19L雲邊遠別摩耶寺江畔高登太祖山

008_0317_b_20L斜日斷橋孤客渡落花幽逕老僧還

008_0317_b_21L淹留蹔借蒲團宿月滿空庭夜掩關

008_0317_b_22L辭東淮先生

008_0317_b_23L
倚岸誰家掩竹門休官知有病文園

008_0317_b_24L今年始結廬山社是處終爲栗里村

008_0317_b_25L江上暮堤空碧草峽中秋日自黃昏

008_0317_c_01L孤舟出峽遙相望     외로운 배로 계곡을 벗어나 먼 곳 바라보며
倚棹西風獨斷魂     노에 기대니 가을바람에 홀로 애절해진다.
동회 선생에게 삼가 드리다(敬呈東淮先生)
峽裏淸江江上村     계곡 속의 맑은 강, 강가의 마을
風烟自是仲長園     아름다운 경치는 절로 중장통仲長統149)의 동산이다.
春來有課詩千首     봄이 되어 일과로 천 수의 시를 짓고
老去無心酒一樽     늙어 감에 마음 비우며 술 한 동이 즐길 뿐.
對客蹔憑花外檻     손님 접대에 잠시 꽃으로 둘러싸인 난간에 기대고
送僧還閉雨中門     중을 보내고 돌아와 빗속에 문을 닫는다.
西峯結社相從約     서쪽 봉우리에서 결사하며 약속 지키자 하였는데
兩歲迢迢只夢魂     두 해가 훌쩍 지나고 혼은 꿈속을 떠돌 뿐.
또(又)
鴈回始得先生札     기러기 돌아와 선생 서찰을 비로소 받으니
佛子菴成道可傳     불자암佛子菴이 완공되어 도道를 전할 만하다 하네.
卜地初無江上寺     좋은 땅 찾을 처음에는 강가에 절이 없을 듯하나
尋源應有洞中天     근원을 찾아간다면 반드시 동중천洞中天150) 있으리라.
春深草碧花紅雨     봄 깊어 풀은 푸르고 붉은 꽃비 내리겠고
日暮孤帆短棹舡     해 저물녘 작고 외로운 돛배 떠 있으리.
見說他年迎法侶     훗날에 법려法侶를 맞이한다 하였으니
浮盃還欲渡牛川     잔을 띄워 다시 우천牛川을 건너고 싶네.151)
운장암에서 우연히 읊조리다(雲藏菴偶吟)
春風拂面倚南窓     봄바람이 얼굴을 스치는데 남창에 기대어
盡日忘機似老龎     하루 종일 무심하니 방온龐蘊152) 거사와 다름없다.
欹枕落花來片片     침상에 기대어 있으니 조각조각 꽃이 떨어지고
卷簾飛鳥去雙雙     주렴을 걷으니 새들은 쌍쌍이 날아간다.
東隅俯瞰蒼龍窟     동쪽 모퉁이에서 굽어보면 창룡굴蒼龍窟
西广回看白馬江     서쪽 집에서 돌아보면 백마강이다.
幽逕草深無客到     오솔길에 풀이 무성해 오는 이 없으니
寂寥誰與話摐摐     쓸쓸함을 누구와 함께 도란도란 얘기할까?
봄날 친우에게 보내다(春日寄友)
竹欄風細鷰高飛     대나무 난간에 바람이 산들 부니 제비는 높이 날고
院落深深晝掩扉     절이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아 한낮에도 사립문 닫는다.
千慮只憑三昧遣     수천 망상은 삼매三昧에 의지해서 버리고
萬峯都把一笻歸     수만 봉우리를 단지 지팡이 하나로 돌아온다.
浮名似水那堪駐     헛된 명성은 물과 같으니 어찌 머물러 주리오.
浪跡如雲是蹔依     방랑 흔적도 구름 같아 잠시 의지할 뿐.
山雨夜來花事盡     산비가 밤에 내려 꽃이 다 지니
餞春佳句莫令稀     봄을 보내는 아름다운 시구절 한껏 지어 보게나.
또(又)
山禽爭舌復爭飛     산새는 다투듯 지저귀고 또 다투어 나는데
孤負年華掩竹扉     외로이 세월 보내면서 대 사립문을 닫는다.
花已紛然時自落     꽃은 흐드러지게 피어 가끔은 절로 떨어지는데
君今老矣欲何歸     그대 지금 늙었거니 어디로 돌아가려 하는가.

008_0317_c_01L孤舟出峽遙相望倚棹西風獨斷魂

008_0317_c_02L敬呈東淮先生

008_0317_c_03L
峽裏淸江江上村風烟自是仲長園

008_0317_c_04L春來有課詩千首老去無心酒一樽

008_0317_c_05L對客蹔憑花外檻送僧還閉雨中門

008_0317_c_06L西峯結社相從約兩歲迢迢只夢魂

008_0317_c_07L

008_0317_c_08L
鴈回始得先生札佛子菴成道可傳

008_0317_c_09L卜地初無江上寺尋源應有洞中天

008_0317_c_10L春深草碧花紅雨日暮孤帆短棹舡

008_0317_c_11L見說他年迎法侶浮盃還欲渡牛川

008_0317_c_12L雲藏菴偶吟

008_0317_c_13L
春風拂面倚南窓盡日忘機似老龎

008_0317_c_14L欹枕落花來片片卷簾飛鳥去雙雙

008_0317_c_15L東隅俯瞰蒼龍窟西广回看白馬江

008_0317_c_16L幽逕草深無客到寂寥誰與話摐摐

008_0317_c_17L春日寄友

008_0317_c_18L
竹欄風細鷰高飛院落深深晝掩扉

008_0317_c_19L千慮只憑三昧遣萬峯都把一笻歸

008_0317_c_20L浮名似水那堪駐浪跡如雲是蹔依

008_0317_c_21L山雨夜來花事盡餞春佳句莫令稀

008_0317_c_22L

008_0317_c_23L
山禽爭舌復爭飛孤負年華掩竹扉

008_0317_c_24L花已紛然時自落君今老矣欲何歸

008_0318_a_01L是非共逐浮雲散     시비가 모두 뜬구름 좇다가 흩어지고
心跡雙隨流水依     마음과 자취는 모두 흐르는 물 따라 떠가네.
風雨一場勞夢想     한바탕 비바람은 생각만 괴롭히는데
友朋消息近全稀     친구의 소식은 요즘 들어 드물기만 하구나.
동회 선생이 지은 백운루 시에 삼가 차운하다(敬次東淮先生白雲樓韵)
先生每愛草堂回     선생은 항상 초당으로 돌아오기를 좋아했고
佳節偏憐菊自開     좋은 계절에 절로 피는 국화를 유독 아꼈다.
明月滿時常卷箔     밝은 달빛이 가득 찰 때는 항상 주렴을 걷고
白雲多處獨登臺     흰 구름이 많이 모인 곳에서 홀로 누대에 올랐다.
逢僧却說三年別     승려 만나서 삼 년 전의 이별을 이야기하고
送客還傾九日盃     길손 보냄에 다시 아흐레 동안 술잔 기울였다.
高枕正當秋夜永     베개를 높이고 때마침 가을밤이 길거늘
舊遊陳跡夢中來     옛날 놀던 묵은 자취가 꿈속으로 온다.
백헌 상국에게 보내다(寄呈白軒相國)
踏遍靈區返舊棲     아름다운 고장 두루 돌아다니다 옛집으로 돌아와
小堂新構壓深溪     심심계곡 보이는 곳에 조그만 초당 새로 지었다.
閑將白拂尋常坐     한가로울 때는 흰 불자拂子 들고 무심히 앉아 있고
靜檢淸篇次第題     고요할 때는 맑은 글 점검하며 차례로 품평한다.
高樹着霜寒葉落     키 큰 나무 서리 맞아 차운 잎이 떨어지고
敗荷擎雨老莖低     시든 연잎 비를 맞아 늙은 줄기 늘어졌다.
歸宗敢乞坡翁句     귀종歸宗153)이 감히 파 옹坡翁154)의 시구를 청하나니
一詠金山氣象齊     한번 읊으면 금산金山155)의 기상과 나란히 하리.
백주 재상의 시에 차운하다(敬次白洲相公韻)
携僧匹馬元戎到     중을 태운 한 필 말이 원융元戎156)에 당도할 때
載酒扁舟相國回     조각배에 술을 싣고 상국相國이 돌아왔다.
浦口夕陽鴉帶去     포구의 지는 노을 속으로 까마귀 떠나가고
海門秋色鴈將來     해문海門의 가을빛 속으로 기러기 돌아올 때,
新篇未就還分袂     새로운 시 짓기도 전에 도리어 이별하고
後會難期更把盃     다시 만날 기약 없이 다시 술잔을 들었었네.
却遣沙彌今問訊     사미승을 보내어 지금 문안을 드리나니
覊愁只在望鄕臺     나그네 시름은 다만 망향대에 있네.
해숭위157) 윤 공의 시에 차운하다(敬次海嵩尉尹公韻)
銀鉤鐵索羲之茟     은 갈고리와 쇠의 새끼(索)는 왕희지의 글씨요
玉振金聲白也詩     옥의 울림과 쇳소리는 이백의 시이다.
慣愛先生雲水趣     선생의 운수雲水 같은 정취를 늘 좋아하였으며
偏憐禪子澗松姿     선자禪子의 물가 소나무 같은 자세를 유독 아꼈으니,
將期惠遠邀彭澤     혜원慧遠이 도연명을 맞이하기를 기약할지언정
豈學莊周悔仲尼     장자가 공자를 업신여김을 어찌 본받으리.
萬里鄕山歸夢懶     만 리 길 고향 산으로 돌아갈 꿈 게을러
行裾未拂滯京師     떠날 옷자락을 떨치지 못하고 서울에 머무른다.
원운原韻
如我盛時無可取     내 젊은 시절 취할 것 없다가
及今哀後敢論詩     이제 늙어서야 감히 시를 논한다.

008_0318_a_01L是非共逐浮雲散心跡雙隨流水依

008_0318_a_02L風雨一場勞夢想友朋消息近全稀

008_0318_a_03L敬次東淮先生白雲樓韵

008_0318_a_04L
先生每愛草堂回佳節偏憐菊自開

008_0318_a_05L明月滿時常卷箔白雲多處獨登臺

008_0318_a_06L逢僧却說三年別送客還傾九日盃

008_0318_a_07L高枕正當秋夜永舊遊陳跡夢中來

008_0318_a_08L寄呈白軒相國

008_0318_a_09L
踏遍靈區返舊棲小堂新構壓深溪

008_0318_a_10L閑將白拂尋常坐靜檢淸篇次第題

008_0318_a_11L高樹着霜寒葉落敗荷擎雨老莖低

008_0318_a_12L歸宗敢乞坡翁句一詠金山氣象齊

008_0318_a_13L敬次白洲相公韻

008_0318_a_14L
携僧匹馬元戎到載酒扁舟相國回

008_0318_a_15L浦口夕陽鴉帶去海門秋色鴈將來

008_0318_a_16L新篇未就還分袂後會難期更把盃

008_0318_a_17L却遣沙彌今問訊覊愁只在望鄕臺

008_0318_a_18L敬次海嵩尉尹公韻

008_0318_a_19L
銀鉤鐵索羲之*茟 [6] 玉振金聲白也詩

008_0318_a_20L慣愛先生雲水趣偏憐禪子澗松姿

008_0318_a_21L將期惠遠邀彭澤豈學莊周侮仲尼

008_0318_a_22L萬里鄕山歸夢懶行裾未拂滯京師

008_0318_a_23L元韻

008_0318_a_24L
如我盛時無可取及今哀 [3] 後敢論詩

008_0318_b_01L驚逢玉界山千仭     천 길 옥계玉界158)의 산을 만남도 놀랍고
喜見金身丈六姿     장륙丈六159)의 불상을 보니 기쁘기도 하다.
已覺神光浮佛頂     신령한 빛이 부처님 정수리에 떠 있음 깨달았으니
須將濁水照摩尼     흐린 물을 마니주摩尼珠160)로 비추어야지.
靑丘翰墨還蕭索     우리 조선의 한묵翰墨161)이 쓸쓸하였는데
輸與文章白谷師     백곡 대사白谷大師에게 문장을 쏟아 주었네.
봉명암에서 짓다(題鳳鳴菴)
悵望歸程獨倚樓     귀로에 쓸쓸히 바라보며 홀로 누각에 기대노라니
烏棲東北是洪州     오서산烏棲山162) 동북쪽이 바로 홍주洪州라네.
誰知白月山前路     누가 알리오. 백월산白月山163) 앞의 길이
便入靑蘿洞裏幽     곧장 청라동靑蘿洞 심심유곡으로 들어가는 것을.
連海雨聲孤驛曉     바다에 이은 빗소리는 외로운 새벽 역驛에 퍼지고
滴林嵐氣亂峯秋     숲에 떨어지는 안개는 들쑥날쑥한 가을 봉우리에 퍼지네.
鳳鳴寺僻僧無事     봉명사鳳鳴寺는 외져 있고 스님은 일이 없어
三日淹留遣客愁     사흘을 머물면서 길손의 시름을 달래네.
장 수재와 작별하다(別張秀才)
溫城歸路又分歧     온성溫城으로 돌아가는 길이 또 갈리나니
每惜人間足別離     언제나 인간 세상에 이별이 많음이 애석하다.
詩有倦吟爲客處     나그네 되어 떠나는 그대를 위해 지은 시는 있지만
酒無深酌送君時     그대와 송별할 때에 한껏 취할 술이 없다네.
孤村地僻蛩聲近     궁벽한 곳의 외로운 산골이라 귀뚜라미 소리 가깝고
絶塞天長鴈影遲     변방의 긴 하늘에는 기러기 그림자 더디기만.
怊悵掩關秋夜永     쓸쓸하게 빗장을 거니 가을 하늘은 길기만 하고
滿樓明月倍相思     누각에 가득 찬 밝은 달빛은 그리움만 더한다.
철옹에서 동주 이 공164)을 방문하고 그의 시에 차운하다(鐵瓫訪東州李公仍次其韻)
楚客悲凉衆所悲     초객楚客165)의 비애는 세상 사람들 모두 슬퍼하나니
十年遷謫負幽期     십 년의 유배 생활에 은일隱逸의 기약을 저버렸다.
風塵失路還多感     풍진風塵에 길을 잃어 도리어 비감이 많은데
浮世知音却有誰     세상에서 나를 알아줄 이 누가 있는가.
澤畔莫嫌漁父問     못가에서 어부의 질문166)을 싫어하지 않고
床頭唯和野僧詩     책상에서는 오직 시골 스님의 시에 화답한다.
烟霞已結廬山社     연하煙霞 속에서 이미 여산廬山의 결사를 맺었으니
休惜傳書慰夢思     꿈속 그리움 위로하는 편지를 아끼지 마시오.
원운原韻
大士西來了大悲     대사가 서쪽에서 오시어 큰 자비로
追隨弟子若前期     제자를 좇아 따른 것은 전날의 기약과 같네.167)
蓮花法藏長論性     연화蓮華의 법장法藏168)에서는 항상 성품을 논하는데
栢樹禪枝定對誰     백수栢樹의 선지禪枝169)는 참으로 누구와 상대할까.
已許遠公堪結社     혜원 스님이 모임을 결성하도록 이미 허락하였으니
也知靈徹善吟詩     영철靈徹170) 스님이 시를 잘 지었음을 또한 알겠다.
香山白月深源水     묘향산의 달이 밝고 물도 또한 깊은데,
秖是無人問所思     다만 이 생각을 여쭈어 볼 사람 없다.
묘향산 비로봉에 올라갔다가 날이 저물어 비로암에서 자다(登香山毗盧峯日晩宿毗盧菴)

008_0318_b_01L驚逢玉界山千仭喜見金身丈六姿

008_0318_b_02L已覺神光浮佛頂須將濁水照摩尼

008_0318_b_03L靑丘翰墨還蕭索輸與文章白谷師

008_0318_b_04L題鳳鳴菴

008_0318_b_05L
悵望歸程獨倚樓烏棲東北是洪州

008_0318_b_06L誰知白月山前路便入靑蘿洞裏幽

008_0318_b_07L連海雨聲孤驛曉滴林嵐氣亂峯秋

008_0318_b_08L鳳鳴寺僻僧無事三日淹留遣客愁

008_0318_b_09L別張秀才

008_0318_b_10L
溫城歸路又分歧每惜人間足別離

008_0318_b_11L詩有倦吟爲客處酒無深酌送君時

008_0318_b_12L孤村地僻蛩聲近絕塞天長鴈影遲

008_0318_b_13L怊悵掩關秋夜永滿樓明月倍相思

008_0318_b_14L鐵瓫 [4] 訪東州李公仍次其韻

008_0318_b_15L
楚客悲凉衆所悲十年遷謫負幽期

008_0318_b_16L風塵失路還多感浮世知音却有誰

008_0318_b_17L澤畔莫嫌漁父問床頭唯和野僧詩

008_0318_b_18L烟霞已結廬山社休惜傳書慰夢思

008_0318_b_19L
元韻

008_0318_b_20L大士西來了大悲追隨弟子若前期

008_0318_b_21L蓮花法藏長論性栢樹禪枝定對誰

008_0318_b_22L已許遠公堪結社也知靈徹善吟詩

008_0318_b_23L香山白月深源水秖是無人問所思

008_0318_b_24L登香山毗盧峯日晩宿毗盧菴

008_0318_c_01L
向陟崔嵬展側行     높고 험한 봉우리를 아슬아슬 올라가
登臨山雨屬新晴     산 아래 굽어보니 산비가 막 개었다.
峯頭九十諸菴子     봉우리에는 구십 개의 여러 암자들
雲外高低亂磬聲     높고 낮은 풍경 소리가 구름 밖에서 어지럽다.
嵒窟月沉僧夢斷     바위 굴에 달이 잠기자 중의 꿈은 끊어지고
洞天秋晩客魂淸     동천洞天에 가을이 늦으니 길손의 넋은 맑다.
香風一榻仍無寐     향풍香風이 평상에 가득하여 잠들지 못하는데
簷角明星欲五更     처마 끝의 샛별은 오경五更이 되려 한다.
복천사에서 비에 막혀 고을 원에게 시를 올리고 함께 놀러 온 여러 사람에게도 보여 주다(福泉寺滯雨呈主倅兼示同遊諸公)
三使君隨一督郵     삼사三使가 한 분의 독우督郵171)를 따라가고
復携才子兩風流     다시 재자才子들 거느리니 풍류가 다채롭네.
登臨不必雲開日     산 아래를 바라보매 구름 갠 날이 아니어도 좋으나
眺望還宜霜滴秋     멀리 바라볼 때는 서리 내리는 가을이 딱 좋다네.
無限赤楓粧壁面     끝없이 펼쳐지는 붉은 단풍은 절벽을 장식하고
有時靑靄起峯頭     때로는 파란 안개가 봉우리에서 일어나네.
尋眞且喜逢僧話     진경眞景을 찾다가 중을 만나 얘기하는 것도 좋은 일
酒盡何須汗漫遊     술도 떨어졌으니 무엇으로 유유자적 노닐까?
익산군 재실에서 즉시 시를 지어 고을 원에게 바치고 아울러서 처사 송민고172)에게 편지를 보내다(益山郡齋走茟奉呈邑倅兼簡宋處士民古)
靑藜幾度訪湖南     청려靑藜를 짚고 몇 차례 호남을 방문하였음은
每歲淸遊性所甘     해마다 청아한 노닒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新偈偶成金馬郡     금마군金馬郡에서 우연히 게송을 지으니
舊棲還憶玉龍菴     옥룡암玉龍菴 옛 거처가 다시 생각난다.
小池引雨枯荷浥     작은 못에 비 내리니 마른 연잎 적셔 주고
高樹迎秋病葉酣     높은 나무 가을 오니 병든 낙엽 물기 도네.
太守愛僧兼愛客     태수는 중을 아끼고 또 길손을 사랑하니
坐中王適本奇男     좌중의 모든 사람들은 왕적王適 같은 기남자라.
신 정자를 곡하다의화173)는 춘소 신최174)의 아들인데, 26세에 요절하였다.(哭申正字儀華春沼之子也。 二十六早歿。)
淮翁逸躅冠當時     회 옹淮翁175)의 뛰어난 행적은 당대의 으뜸인 데다
况迺玄軒峻德基     현헌玄軒176)의 높은 덕행이 밑바탕이 깔려 있음에랴.
休說大賢終有後     위대한 현자는 결국 후손을 남길 것이라 말하지 마오.
却嗟天道竟無知     하늘의 운명이 마침내 무심함이 슬프기만 하다.
十年子及孫連逝     십 년 만에 아들과 손자가 연이어 세상을 떠났으니
千里魂隨夢共悲     천 리 밖에 있는 혼은 꿈 따라 함께 슬퍼한다.
未半浮生三洒淚     반백도 못된 인생에 세 번이나 눈물을 뿌리니
靑山贏得哭吾私     청산靑山도 나의 사정에 통곡을 한다.
인동177)으로 가는 도중에 즉시 시를 지어 경상도 관찰사에게 삼가 올리다(仁同途中口號敬呈嶺伯)
朔風吹緊卷江沙     겨울 찬바람이 불어와 강가의 모래를 휘감는데
遠客思歸路更餘     멀리 온 길손이 귀향길 생각하니 갈 길 더욱 멀다.
千里嶺南都摠攝     천 리 밖 영남에서 도총섭都摠攝178)을 지내노라
十年林下弊袈裟     십 년 동안 숲에서 다 낡은 승복僧服을 입었다.
仍看臘雪初封樹     섣달 눈이 처음으로 나무에 쌓이는 것을 보다가
忽憶寒梅已着花     불현듯 겨울 매화에 꽃 핀 것을 떠올린다.

008_0318_c_01L
向陟崔嵬展側行登臨山雨屬新晴

008_0318_c_02L峯頭九十諸菴子雲外高低亂磬聲

008_0318_c_03L嵒窟月沉僧夢斷洞天秋晩客魂淸

008_0318_c_04L香風一榻仍無寐簷角明星欲五更

008_0318_c_05L福泉寺滯雨呈主倅兼示同遊諸公

008_0318_c_06L
三使君隨一督郵復携才子兩風流

008_0318_c_07L登臨不必雲開日眺望還宜霜滴秋

008_0318_c_08L無限赤楓粧壁面有時靑靄起峯頭

008_0318_c_09L尋眞且喜逢僧話酒盡何須汗漫遊

008_0318_c_10L益山郡齋走*茟 [7] 奉呈邑倅兼簡宋

008_0318_c_11L處士民古

008_0318_c_12L
靑藜幾度訪湖南每歲淸遊性所甘

008_0318_c_13L新偈偶成金馬郡舊棲還憶玉龍菴

008_0318_c_14L小池引雨枯荷浥高樹迎秋病葉酣

008_0318_c_15L太守愛僧兼愛客坐中王適本奇男

008_0318_c_16L哭申正字儀華春沼之子也
二十六早歿

008_0318_c_17L
淮翁逸躅冠當時况迺玄軒峻德基

008_0318_c_18L休說大賢終有後却嗟天道竟無知

008_0318_c_19L十年子及孫連逝千里魂隨夢共悲

008_0318_c_20L未半浮生三洒淚靑山贏得哭吾私

008_0318_c_21L仁同途中口號敬呈嶺伯

008_0318_c_22L
朔風吹緊卷江沙遠客思歸路更餘

008_0318_c_23L千里嶺南都摠攝十年林下弊袈裟

008_0318_c_24L仍看臘雪初封樹忽憶寒梅已着花

008_0319_a_01L知己但蒙方伯愛     나는 방백方伯에게 사랑받았음을 알지만
荷恩忘却在天涯     입은 은혜 망각한 채 하늘 끝 멀리 있다.
봄날에 임 대사에게 보내다(春日寄林師)
春來幽興十分加     봄 되자 그윽한 흥취 충분히 더해지는데
古調誰知白雪歌     옛 곡조 〈백설가白雪歌〉179)를 누가 알리오.
童子荷薪烹早蕨     동자는 땔나무를 지고 와 햇고사리를 삶고
老僧將鍤種新茶     노승은 삽을 들어 햇차를 심는다.
床頭高枕水聲遠     책상머리에서 베개 높이니 물소리가 멀고
簷角卷簾山色多     처마 끝 주렴을 걷으니 산 빛이 짙다.
庭院深深人不寐     절 마당이 깊고 깊어 사람들 잠 못 이루고
滿階花影自橫斜     계단 가득한 꽃 그림자 저절로 비스듬히 퍼진다.
산에서 나와 청주 통판에게 보내다(出山呈西原通判)
偶然携杖下峯頭     우연히 지팡이 끌고 산에서 내려와
幾處閑行又蹔留     몇 곳을 쉬어 가다가 잠시 또 머문다.
芳草暮堤隨遠路     향기로운 풀이 있는 저물녘의 둑 따라 먼 길 가고
落花春寺上高樓     꽃이 지는 봄날의 절에서 높은 누각에 오른다.
看山剩遣登臨興     산을 볼 때는 내려다보는 흥취를 느긋이 보내고
滯雨俄成汗漫愁     비에 막혀서는 잠시나마 끝없는 근심에 들었다.
賴遇百年知己在     다행히도 백년지기가 있어 때마침 만났나니
月明遙憶好風流     달이 밝으면 좋은 풍류가 아스라이 떠오른다.
차운하여 정 수재에게 보내다(次寄鄭秀才)
淸狂有客到嵒扄     청광淸狂180)한 길손이 바위 문에 도착하니
古貌衣冠想大庭     예스러운 모습의 의관은 대정大庭181)이 생각난다.
肎學劉伶誇酒頌     유령劉伶182)이 자랑하는 〈주덕송酒德頌〉을 배웠고
唯探陸羽著茶經     육우陸羽183)가 저술한 『다경茶經』을 탐구하였다.
平生性癖多詩興     평생의 성벽性癖으로는 시적인 감흥이 많았고
家世名聲飽德馨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명성으로 덕의 향기 넉넉했다.
丘壑卜隣人不識     깊은 산골에 터를 잡아 이웃 사람도 알지 못하지만
隱居無愧北山靈     은거 생활 하여도 북산北山 신령에게 부끄럽지 않다.184)
남한산성의 동문 누각 위에서 즉시 시를 지어 대윤185)에게 보내고 겸하여 두 분 사백186)에게 편지를 보내다(南漢東門樓上口占敬呈大尹兼柬兩詞伯)
獨上高樓興更長     홀로 높은 누각에 오르니 흥취가 더욱 솟아나서
碧天回首望南鄕     푸른 하늘에 머리를 돌려 남쪽 고향을 바라본다.
雲能出峀還多事     구름은 산굴에서 나와 도리어 변화가 많고
鳥自投林却太忙     새는 숲에서 들락날락 너무나 바쁘구나.
山杏落來仍晩節     산살구 떨어지니 가을은 깊어 가고
野僧歸去欲斜陽     시골 스님 돌아갈 때 해는 뉘엿 지려 한다.
春城太守遨遊地     봄이 든 성에서 태수가 즐겁게 노는 곳에
誰遣風流兩省郞     누가 두 성랑省郞187)에게 풍류를 보내 주리오.
다시 앞의 운을 사용하다(再用前韻)
南客思歸愁更長     남쪽 길손은 돌아갈 생각에 근심이 더욱 커지지만
廣陵覉滯未還鄕     광릉廣陵에 머무느라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008_0319_a_01L知己但蒙方伯愛荷恩忘却在天涯

008_0319_a_02L春日寄林師

008_0319_a_03L
春來幽興十分加古調誰知白雪歌

008_0319_a_04L童子荷薪烹早蕨老僧將鍤種新茶

008_0319_a_05L床頭高枕水聲遠簷角卷簾山色多

008_0319_a_06L庭院深深人不寐滿階花影自橫斜

008_0319_a_07L出山呈西原通判

008_0319_a_08L
偶然携杖下峯頭幾處閑行又蹔留

008_0319_a_09L芳草暮堤隨遠路落花春寺上高樓

008_0319_a_10L看山剩遣登臨興滯雨俄成汗漫愁

008_0319_a_11L賴遇百年知己在月明遙憶好風流

008_0319_a_12L次寄鄭秀才

008_0319_a_13L
淸狂有客到嵒扄古貌衣冠想大庭

008_0319_a_14L [5] 學劉伶誇酒頌唯探陸羽著茶經

008_0319_a_15L平生性癖多詩興家世名聲飽德馨

008_0319_a_16L丘壑卜隣人不識隱居無愧北山靈

008_0319_a_17L南漢東門樓上口占敬呈大尹兼柬

008_0319_a_18L兩詞伯

008_0319_a_19L
獨上高樓興更長碧天回首望南鄕

008_0319_a_20L雲能出峀還多事鳥自投林却太忙

008_0319_a_21L山杏落來仍晩節野僧歸去欲斜陽

008_0319_a_22L春城太守遨遊地誰遣風流兩省郞

008_0319_a_23L再用前韻

008_0319_a_24L
南客思歸愁更長廣陵覉滯未還鄕

008_0319_b_01L片雲底事高飛急     조각구름은 무슨 일로 높이 다급하게 날며
孤鳥何心獨去忙     외로운 새는 무슨 마음으로 홀로 바쁘게 가는가.
物性自然隨動靜     사물의 본성은 자연적으로 동정動靜을 따르는데
人生胡奈繫陰陽     인생은 어찌하여 음양陰陽에 얽매였는가.
春來未赴匡山約     봄이 왔건만 광산匡山의 약속188) 지키지 못해
太瘦形容似沈郞     너무 여윈 이 모습은 심랑沈郞189)과 같다네.
또(又)
旅窓愁與夢俱長     객지의 여관 창문에서는 시름과 꿈이 함께 기니
休道并州是故鄕     병주幷州190)가 고향이라고 말하지 말라.
寒食淸明驚已過     한식과 청명이 놀랍게도 어느덧 지났으니
落花飛絮任他忙     지는 꽃과 흩날리는 버들가지는 제멋대로 바쁘다.
溫城北面仍關塞     온달성 북쪽은 바로 저 변방인데
漢水西頭即洛陽     한강 서쪽 머린 바로 곧 한양이다.
獨坐送春春自去     홀로 앉아 보내는 봄, 봄은 저절로 떠나는데
欲將詩句問潜郞     시 지어 잠랑潛郞191)에게 물어보고 싶구나.
또(又)
城北淸江水勢長     성곽 북쪽 맑은 강 물살은 길게 뻗어 가는데
望鄕臺下即他鄕     망향대 아래가 바로 타향이로다.
春深零落桃花亂     봄이 깊어 떨어지는 복숭아꽃이 어지럽게 흩날리고
日暮歸來燕子忙     해 저무니 둥지로 돌아가는 제비는 바쁘기만 하다.
官渡氣蒸疑夢澤     나루터의 날씨가 찌는 듯 더워 몽택夢澤192)인 듯하고
戍樓雲集是漁陽     수루戍樓에 구름이 모이니 바로 어양漁陽193)이로다.
時看郭外垂楊裏     때때로 성곽 밖의 늘어진 수양버들 바라보니
裊裊秋千送女郞     살랑살랑 그네에 미녀들 보내 준 듯.
민 수재의 운에 따라 즉시 시를 짓다(走次閔秀才韻)
才子芳名魏十珠     재주 있는 그대의 명성은 위나라의 구슬194)인데
行裝還併野僧俱     행장은 도리어 시골 중과 함께한다.
英雄覇略三分國     영웅의 계략은 나라를 셋으로 나누었으며
戰伐山河百濟都     전쟁을 치렀던 산하山河는 백제의 도읍이다.
舊約可尋蓮社契     옛 약속은 백련사白蓮社 동료를 찾아가야 하거니
初心寧托酒家胡     첫 마음을 어찌 술집에 맡기랴.
唯君氣宇何牢落     그대의 기개가 어찌 그리 작은가.
須學溟鵬抱壯圖     북쪽 바다의 붕새를 배워 장한 포부 가져야 하리.
이 진주의 초당 운에 따라 삼가 시를 짓다(敬次李晋州草堂韻)
琴絃燥濕賞音稀     거문고 줄이 마르고 습하면 소리 감상할 이 드무니
書釼功名舊業違     문장과 무예로 이름 날린다는 옛 계획 어긋났다.
但作獨醒同屈子     모두 취해도 혼자 깨어 있는 굴원屈原이 될지언정
莫將孤憤等韓非     외로운 분노를 가진 한비자韓非子는 되지 말아야지.
腰章未使妻除道     허리에 관인官印 차지 않으매 아내가 길을 비키지 않고
口譛誰敎母下機     누가 거짓말 하여 어머니를 베틀에서 내려오게 하나?195)
唯有一江春水綠     오직 한 줄기 강이 봄물에 푸르니
岸巾終日坐苔磯     두건 벗고 하루 종일 이끼 낀 바위에 앉아 있네.
유 수재와 이별하다(別柳秀才)

008_0319_b_01L片雲底事高飛急孤鳥何心獨去忙

008_0319_b_02L物性自然隨動靜人生胡奈繫陰陽

008_0319_b_03L春來未赴匡山約太瘦形容似沈郞

008_0319_b_04L

008_0319_b_05L
旅窓愁與夢俱長休道并州是故鄕

008_0319_b_06L寒食淸明驚已過落花飛絮任他忙

008_0319_b_07L溫城北面仍關塞漢水西頭即洛陽

008_0319_b_08L獨坐送春春自去欲將詩句問潜郞

008_0319_b_09L

008_0319_b_10L
城北淸江水勢長望鄕臺下即他鄕

008_0319_b_11L春深零落桃花亂日暮歸來燕子忙

008_0319_b_12L官渡氣蒸疑夢澤戍樓雲集是漁陽

008_0319_b_13L時看郭外垂楊裏䙚䙚秋千送女郞

008_0319_b_14L走次閔秀才韻

008_0319_b_15L
才子芳名魏十珠行裝還併野僧俱

008_0319_b_16L英雄覇略三分國戰伐山河百濟都

008_0319_b_17L舊約可尋蓮社契初心寧托酒家胡

008_0319_b_18L唯君氣宇何牢落須學溟鵬抱壯圖

008_0319_b_19L敬次李晋州草堂韻

008_0319_b_20L
琴絃燥濕賞音稀書釰功名舊業違

008_0319_b_21L但作獨醒同屈子莫將孤憤等韓非

008_0319_b_22L腰章未使妻除道口譛誰敎母下機

008_0319_b_23L唯有一江春水綠岸巾終日坐苔磯

008_0319_b_24L別柳秀才

008_0319_c_01L
相逢休說少前期     앞으로는 보기 힘들 거라 말하지 않고
把袂從容話所思     소매를 잡고 조용히 품은 생각을 나눈다.
深院鳥聲春暖後     깊숙한 정원에 봄 따스해지니 새소리 퍼지고
曲欄花影日斜時     굽은 난간에 해 저물자 꽃 그림자 어른거린다.
雲山自是身無事     구름 낀 산에 이 몸은 아무런 일이 없었다만
離別那堪路有歧     이별할 때 갈림길이 있으니 이를 어이 견디랴.
回首石門何處笛     석문石門으로 머리 돌리니 어디선가 나는 피리 소리
暮天嘹喨度江湄     그 소리 맑게 퍼지는 저녁 하늘에 강을 건넌다.
내가 조정의 명으로 팔도총섭이 되었다가 삼 개월 뒤에 파직되었다(余以朝命爲八方都摠攝經三朔被罷)
平生自笑我爲人     나라는 인간을 평생 내 스스로 비웃음은
百謗交攻負釁頻     온갖 비방이 몰려와 자주 죄를 지었기 때문이다.
孤鶴不才能仕衛     외로운 학은 재주 없어도 위衛나라에서 벼슬하고196)
五松無語亦封秦     다섯 소나무197)는 말 없어도 진秦나라 작위 받았지.
坐開斗印纔三夏     관인官印을 열어 본 지 겨우 석 달이고
行建牙旗未十旬     깃발을 세운 지 백 일이 채 못 되었다.
宦業未曾同彼物     관직 생활은 저 본분사와 같지 않으니
急須飛錫向嶙峋     빨리 석장을 날려 깊은 산골로 들어가야 하리.
동회 선생의 청백당 운에 따라 삼가 시를 짓다(敬次東淮先生靑白堂韻)
憶曾驚起白鷗眠     잠자는 흰 갈매기 놀래키면서
共向春湖上小船     함께 봄 호수로 가서 작은 배를 탔었지.
聽覽任他聲色裡     듣고 보는 것은 저 성색聲色 속에 내버려 두고
形骸忘我有無邊     육신 이 몸은 유무有無의 양극단에 치우침을 잊었다.
山梨帶雨枝枝雪     비 맞은 산배나무는 가지마다 하얗고
岸柳斜風樹樹烟     바람에 살랑대는 언덕의 버들은 나무마다 연기로다.
怊悵舊遊今寂莫     구슬퍼라, 예 놀던 곳 지금은 적막한데
物華看取似當年     보이는 자연 풍경은 그 당시와 비슷하구나.
남 상사에게 보내다(寄南上舍)
三夜聯翩費夢思     사흘 밤을 계속해서 꿈결에 생각하다
曉窓愁詠贈君詩     새벽 창가에서 안쓰러운 마음으로 시를 보낸다.
從知身世多傷感     이 신세는 상심할 일이 많음을 알고 난 뒤로
轉覺年華足別離     이 세월에 이별이 많음을 더욱 깨달았다.
晴峽引風收靄後     안개 걷히고 맑게 갠 계곡에 바람이 불어오고
臘梅迎雪放魂時     섣달 매화가 눈을 맞아 향기를 내뿜는다.
彈琴欲和陽春曲     거문고 튕겨 〈양춘곡陽春曲〉198)을 고르고자 하나
門掩虗堂下指遲     문 닫힌 텅 빈 집에서 연주하는 손가락이 더디기만.
축에 있는 운에 따라 즉시 시를 지어 범령 상인에게 주다(走次軸中韻贈法玲上人)
憐渠道骨政崚嶒     부럽구나. 도골 선풍인 그대 참으로 뛰어나
踏盡頭流苐幾層     두류산 구석구석 모두 밟았음을.
跡似長空雲縹緲     긴 허공의 자취는 구름처럼 아득하고
心如巨壑水澄凝     마음은 거대한 계곡에 물이 맑게 고인 것과 같다.
高才早賦詩千首     뛰어난 재주는 어린 나이에도 시 천 수를 지었고
大手先磨墨數升     큰 솜씨는 먼저 몇 되의 먹을 갈았다.

008_0319_c_01L
相逢休說少前期把袂從容話所思

008_0319_c_02L深院鳥聲春暖後曲欄花影日斜時

008_0319_c_03L雲山自是身無事離別那堪路有歧

008_0319_c_04L回首石門何處笛暮天暸喨度江湄

008_0319_c_05L余以朝命爲八方都摠攝經三朔被
008_0319_c_06L

008_0319_c_07L
平生自笑我爲人百謗交攻負釁頻

008_0319_c_08L孤鶴不才能仕衛五松無語亦封秦

008_0319_c_09L坐開斗印纔三夏行建牙旗未十旬

008_0319_c_10L宦業未曾同彼物急須飛錫向嶙峋

008_0319_c_11L敬次東淮先生靑白堂韻

008_0319_c_12L
憶曾驚起白共向春湖上小船

008_0319_c_13L聽覽任他聲色裡形骸忘我有無邊

008_0319_c_14L山梨帶雨枝枝雪岸柳斜風樹樹烟

008_0319_c_15L怊悵舊遊今寂莫物華看取似當年

008_0319_c_16L寄南上舍

008_0319_c_17L
三夜聯翩費夢思曉窓愁詠贈君詩

008_0319_c_18L從知身世多傷感轉覺年華足別離

008_0319_c_19L晴峽引風收靄後臘梅迎雪放魂時

008_0319_c_20L彈琴欲和陽春曲門掩虗堂下指遲

008_0319_c_21L走次軸中韻贈法玲上人

008_0319_c_22L
憐渠道骨政崚嶒踏盡頭流苐幾層

008_0319_c_23L跡似長空雲縹緲心如巨壑水澄凝

008_0319_c_24L高才早賦詩千首大手先磨墨數升

008_0320_a_01L萬里雄州來乞句     만 리의 웅주雄州에서 찾아와 시를 요구하며
春風猶作未歸僧     봄바람 불어도 돌아가지 못하는 스님이 되었다.
오언절구五言絶句
신 한림에게 보내다(寄呈申翰林)
別後無消息       헤어진 후에 소식이 없어
天涯有所思       하늘 끝에서 그립기만 하다.
憑將一封札       보내온 한 통의 편지로
重結百年期       백 년 기약을 다시 맺는다.
강양의 김 명부199)에게 보내다(寄呈江陽金明府)
萬壑秋雲曉       수만 계곡에 가을 구름 머흘거리는 새벽
千峯落月時       수천 봉우리에 달이 질 때
相思一枕夢       그리워하며 함께 지내고 싶다는 꿈이
隨鴈到江湄       기러기 따라 강가에 도착했다.
산을 나오다(出山)
步步出山門       걷고 또 걸어서 산문을 나오니
鳥啼花落後       새는 지저귀고 꽃이 진 뒤라.
烟沙去路迷       안개 낀 모래밭에 길을 찾느라 헤매면서
獨立千峯雨       비 내리는 수천 봉우리에 홀로 서 있네.
또(又)
岸柳條條綠       언덕의 버드나무 가지마다 푸르고
溪桃樹樹紅       계곡의 복숭아꽃 나무마다 붉다.
鳴笻獨歸路       지팡이 울리면서 홀로 돌아가는 길에
山鳥語春風       산새들은 봄바람과 속삭인다.
동회 선생 집을 지나치다선생은 당시 심양으로 가는 길이었다.(過東淮先生宅先生時有瀋陽之行)
爲訪先生宅       선생의 댁을 방문하노라니
難禁釋子悲       불제자佛弟子 슬픔을 금하기 어렵다.
看羊海上日       바닷가에서 양을 지키던 날200)
歸鴈莫敎遲       돌아오는 기러기 더디 오게 하지 마시기를.201)
강촌에서 우연히 짓다(江村偶吟)
冥冥起浦雲       어둑한 새벽녘 포구엔 구름이 일고
漠漠鳴沙雨       아득한 명사십리鳴沙十里에 비가 내린다.
平楚暮鴉飜       너른 들판에 저녁 까마귀 날아가
歸棲廣陵樹       광릉廣陵의 숲 둥지로 돌아간다네.
너럭바위에서 짓다(題盤石)
石恰三人坐       돌은 세 사람이 앉기에 적합하고
溪纔數尺深       개울은 겨우 두세 척 깊이다.
相看兩無語       바라만 보고 서로 말이 없는데
斜日鳥歸林       저무는 햇살에 새가 숲으로 돌아간다.

008_0320_a_01L萬里雄州來乞句春風猶作未歸僧

008_0320_a_02L

008_0320_a_03L五言絕句

008_0320_a_04L寄呈申翰林

008_0320_a_05L
別後無消息天涯有所思

008_0320_a_06L憑將一封札重結百年期

008_0320_a_07L寄呈江陽金明府

008_0320_a_08L
萬壑秋雲曉千峯落月時

008_0320_a_09L相思一枕夢隨鴈到江湄

008_0320_a_10L出山

008_0320_a_11L
步步出山門鳥啼花落後

008_0320_a_12L烟沙去路迷獨立千峯雨

008_0320_a_13L

008_0320_a_14L
岸柳條條綠溪桃樹樹紅

008_0320_a_15L鳴笻獨歸路山鳥語春風

008_0320_a_16L過東淮先生宅先生時有
瀋陽之行

008_0320_a_17L
爲訪先生宅難禁釋子悲

008_0320_a_18L看羊海上日歸鴈莫敎遲

008_0320_a_19L江村偶吟

008_0320_a_20L
冥冥起浦雲漠漠鳴沙雨

008_0320_a_21L平楚暮鴉飜歸棲廣陵樹

008_0320_a_22L題盤石

008_0320_a_23L
石恰三人坐溪纔數尺深

008_0320_a_24L相看兩無語斜日鳥歸林

008_0320_b_01L
이별하면서 주다(贈別)
白衲白如雪       누더기 옷이 눈과 같이 희나니
着來多歲月       옷을 입은 지 많은 세월 지났구려.
春風忽飄然       봄바람에 갑자기 정처 없이 떠나
萬水千山別       수천수만의 강산과 이별하는구려.
일 상인과 헤어지다(別一上人)
雪盡三田渡       눈 다 녹은 삼전도三田渡202)
天高百濟城       하늘만큼 높은 백제성.
春風忽相別       봄바람에 갑자기 이별하면서
江樹掛離情       강가 나무에 이별의 마음 걸어 볼거나?
특 대사에게 보내다(寄特師)
不見吾師久       우리 대사님 못 뵌 지 오래인데
工夫近若何       불법 수행은 요즈음 어떠하십니까?
明珠與魚目       명주明珠와 어목魚目203)
錯認幾人多       잘못 알고 있는 이 얼마나 많은지요?
해 두타에게 보내다(贈海頭陁)
身着白雲衲       몸에는 하얀 납의를 걸치고
手携烏竹笻       손에는 오죽烏竹 지팡이 들었다.
明月弄何處       밝은 달을 어디에서 감상하는가?
金剛千萬峯       금강산 수천수만 봉우리에서.
이 상사의 운에 따라 즉시 시를 짓다(走次李上舍韻)
海上孤飛鳥       바닷가로 외로이 나는 새
天涯獨去雲       하늘가로 홀로 가는 구름.
輕裝眞若此       행장을 가볍게 함도 참으로 그와 같으니
臨別莫慇懃       이별할 때는 간절한 정 표현하지 마시기를.
구름과 강물에 대한 시(雲水吟)
流水有底急       흐르는 물은 급히 흘러가는데
歸雲何太忙       돌아가는 구름은 어찌 그리 바쁜가?
行藏若比我       가고 머무름을 나와 비교한다면
雲水却奔遑       구름과 강물이 도리어 분주한 듯.
혜 대사와 이별하면서(別惠師)
客路孤雲外       길손이 가야 할 길은 외로운 구름 밖에 있고
離亭亂樹中       이별하는 정자는 무성한 숲에 있다.
靑山一白衲       푸른 산속에 납의 입은 한 스님이
飄拂又春風       불자拂子를 흔드니 또 봄바람이 이네.
원 대사와 이별하면서(別遠大師)
去去何山水       어느 산천으로 가고 또 가는가?
悠悠此別離       이곳에서 이별하니 안타까운 마음.
歸裝一鉢外       돌아가는 행장에는 한 개 발우 이외에
更有幾篇詩       몇 편의 시가 있을 뿐.

008_0320_b_01L贈別

008_0320_b_02L
白衲白如雪着來多歲月

008_0320_b_03L春風忽飄然萬水千山別

008_0320_b_04L別一上人

008_0320_b_05L
雪盡三田渡天高百濟城

008_0320_b_06L春風忽相別江樹掛離情

008_0320_b_07L寄特師

008_0320_b_08L
不見吾師久工夫近若何

008_0320_b_09L明珠與魚目錯認幾人多

008_0320_b_10L贈海頭陁

008_0320_b_11L
身着白雲衲手携烏竹笻

008_0320_b_12L明月弄何處金剛千萬峯

008_0320_b_13L走次李上舍韻

008_0320_b_14L
海上孤飛鳥天涯獨去雲

008_0320_b_15L輕裝眞若此臨別莫慇懃

008_0320_b_16L雲水吟

008_0320_b_17L
流水有底急歸雲何太忙

008_0320_b_18L行藏若比我雲水却奔遑

008_0320_b_19L別惠師

008_0320_b_20L
客路孤雲外離亭亂樹中

008_0320_b_21L靑山一白衲飄拂又春風

008_0320_b_22L別遠大師

008_0320_b_23L
去去何山水悠悠此別離

008_0320_b_24L歸裝一鉢外更有幾篇詩

008_0320_c_01L
대흥사에서 인 대사를 만나 밤에 대화를 나누다(大興寺逢仁大師夜話)
栗嶺龍城外       율령栗嶺은 용성龍城 바깥에 있고
桐山鴨水邊       동산桐山은 압수鴨水 가에 있다.
相逢一夜話       서로 만나 밤새 이야기 나누는
蕭寺海門前       쓸쓸한 절 대흥사는 해문海門 앞에 있다.
칠언절구七言絶句
부석사를 구경하면서(遊浮石寺)
海畔尖峯鳥去閴     바닷가 뾰족한 봉우리는 새 나는 공간이라.
傍人云是鳥飛山     옆 사람이 말하기를 조비산鳥飛山이라 하네.
山頭有寺客初至     산꼭대기 절에 길손 막 당도하니
一樹梨花僧掩關     한 그루 배꽃 아래 스님이 문을 닫네.
동회 선생에게 삼가 올리다(敬呈東淮先生)
十里湖沙兩岸村     십 리 호수 모래밭 양쪽의 언덕 마을
偶携黃卷到柴門     우연히 황권黃卷204)을 들고 사립문에 도착했네.
相逢說盡無生話     서로 만나 무생화無生話205)에 대해 끝없이 얘기하니
燕子東風日欲昏     제비는 봄바람 속으로 날아가고 저녁놀 지려 하네.
가을날에 인 존숙206)에게 보내다(秋日寄呈忍尊宿)
霜着楓林葉盡紅     서리가 단풍 숲에 내리니 잎이 붉게 물들고
隔簾輕靄小溪風     주렴 밖에는 산들 안개요 작은 냇가엔 바람 인다.
多情最愛黃昏月     다정하여라, 가장 아끼는 황혼녘 달이
來照幽人寂莫中     적막한 속에 숨어 사는 이를 찾아와 비추네.
박 병사의 행차 길에 보내다(寄呈朴兵使行次)
將軍醉着黑貂裘     장군은 술 취한 채 담비 갖옷 입고서
自把靑絲絡馬頭     직접 말고삐 잡아 말 머리를 다잡는다.
選出甲兵三十隊     무장 병사 삼십 대隊를 뽑아서
雪中圍獵郭西丘     눈 속에서 성곽 서쪽 언덕을 둘러싸 사냥하리라.
동명 사백에게 보내다(寄呈東溟詞伯)
衆作紛紜無好音     여러 사람이 글을 지으나 좋은 문장 없으니
豈將蟬噪等龍吟     어찌 매미 울음이 용의 읊조림과 같으랴.
如今渉盡潺湲水     만일 지금 저 잔잔한 물을 다 건너간다면
始覺東溟萬丈深     선생의 만장萬丈이나 되는 깊이를 비로소 알리라.
고산 수령에게 보내다(寄呈高山宰)
縣齋遙望春雲西     봄날 고을 서재에서 구름 서쪽을 아득히 바라보니
歸路千溪更萬溪     돌아오는 길은 계곡이 천이요 만이어라.
太守不來花盡發     태수는 오지 않고 꽃은 다 피었나니
竹林斜日鳥空啼     대숲에 해 지고 새만 헛되이 지저귄다.
동백정冬栢亭

008_0320_c_01L大興寺逢仁大師夜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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栗嶺龍城外桐山鴨水邊

008_0320_c_03L相逢一夜話蕭寺海門前

008_0320_c_04L

008_0320_c_05L七言絕句

008_0320_c_06L遊浮石寺

008_0320_c_07L
海畔尖峯鳥去閴 [8] 傍人云是鳥飛山

008_0320_c_08L山頭有寺客初至一樹梨花僧掩關

008_0320_c_09L敬呈東淮先生

008_0320_c_10L
十里湖沙兩岸村偶携黃卷到柴門

008_0320_c_11L相逢說盡無生話燕子東風日欲昏

008_0320_c_12L秋日寄呈忍尊宿

008_0320_c_13L
霜着楓林葉盡紅隔簾輕靄小溪風

008_0320_c_14L多情最愛黃昏月來照幽人寂莫中

008_0320_c_15L寄呈朴兵使行次

008_0320_c_16L
將軍醉着黑貂裘自把靑絲絡馬頭

008_0320_c_17L選出甲兵三十隊雪中圍獵郭西丘

008_0320_c_18L寄呈東溟詞伯

008_0320_c_19L
衆作紛紜無好音豈將蟬噪等龍吟

008_0320_c_20L如今渉盡潺湲水始覺東溟萬丈深

008_0320_c_21L寄呈高山宰

008_0320_c_22L
縣齋遙望春雲西歸路千溪更萬溪

008_0320_c_23L太守不來花盡發竹林斜日鳥空啼

008_0320_c_24L冬栢亭

008_0321_a_01L
臺後春雲古戍迷     정자 뒤의 봄 구름은 옛 수자리에서 머흘거리고
白波無際碧天低     흰 물결 끝도 없이 푸른 하늘에 나직이 깔렸다.
分明指顧田橫島     손가락으로 전횡도田橫島207)를 콕 집어 가리키니
莫是西涯盖乃齊     저곳이 바로 서애西涯208)의 개내재盖乃齋 아니던가?
칠불암의 칠영전에서 짓다209)(題七佛菴七影殿)
靑荷元是玉芙蓉     푸른 연꽃(靑荷)은 원래 옥으로 만든 연꽃(芙蓉)인데
寒影登階倚碧松     찬 그림자 계단에 올라(登階) 벽송碧松에 의지하네.
淸虛性僻浮休跡     청허淸虛한 품성과 부휴浮休의 행적
秋月明時氣味濃     가을 달(秋月) 환히 비출 때 기미氣味가 무르익는다.
청하靑荷는 법융法融210)의 호, 부용芙蓉은 영관靈觀211)의 호, 등계登階는 정심淨心212)의 호, 벽송碧松은 지엄智嚴213)의 호, 청허淸虛는 휴정休靜214)의 호, 부휴浮休는 선수善修215)의 호, 추월秋月은 조능祖能216)의 호이다. 일곱 대사의 영정이 칠불암 관음전에 모셔져 있다. 靑荷即法融號。 芙蓉即靈寬號。 登階即淨心號。 碧松即智嚴號。 淸虛即休靜號。 浮休即善修號。 秋月即祖能號。 七大師之眞影。 奉安于七佛庵觀音殿。
김 수재의 거처에서 짓다(題金秀才幽居)
地幽偏愛舊林泉     그윽한 곳에 터 잡음은 옛 임천林泉을 유독 사랑함이니
微逕纔通小洞天     오솔길이 조그만 동천洞天으로 겨우 통했다.
斷壠夕陽樵竪笛     끊어진 둔덕에 노을 질 때 초동樵童의 피리 소리
一時吹過草堂前     일시에 불면서 초당 앞을 지난다.
공주 목사의 서찰이 와 기뻐하다(喜公州牧伯書至)
鈴齋遙別錦江西     금강 서쪽 영재鈴齋217)에서 이별한 뒤
雲共歸來鶴共棲     구름과 함께 와서 학과 더불어 살아갑니다.
多謝靜中還自慰     고마워라, 고요한 속에 도리어 위로 삼는 것은
一封珎重使君書     사군使君218)께서 보내신 한 통의 편지 때문.
설법하는 자리에서 김 수재의 운에 따라 시를 짓다(法席次金秀才韻)
瑞霧濛濛濕凈壇     상서로운 안개가 자욱이 몰려와 단을 깨끗이 적시는데
玉簫聲裡下靑鸞     옥퉁소 소리 속으로 푸른 난새 내려온다.
上皇昨夜親分付     옥황상제가 어젯밤에 직접 명령을 내리시어
催使羣仙引賀班     뭇 신선들을 재촉하여 축하 행렬 데려왔네.
묘향산에 유람 가는 성일 대사를 전송하며(送性一大師遊竗香)
觀心昔訪頭陁院     관심觀心219)하러 예전에는 두타원頭陁院을 방문했고
見性曾居頓悟菴     견성見性220) 위해 일찍이 돈오암頓悟菴에 머물렀지.
今日送君須盡賞     오늘 그대를 전송하니, 마음껏 구경하시고
暮春歸及落花嵓     늦은 봄에 낙화암으로 돌아오시오.
이 만호221)를 보내면서(別李萬戶)
別恨新生薄暮鐘     해 질 녘 종소리에 별리別離의 한恨 새롭나니
百年何地更重逢     백 년 인생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나랴.
秋空月色如相憶     가을 하늘 달 밝을 때 만약 생각나거든
須望頭流第一峯     두류산 제일봉을 바라보시게.
이 진주의 초당시 운에 따라 삼가 시를 짓다(敬次李晋州草堂韵)
松作溪堂竹作扉     소나무로 계곡에 정자 짓고 대나무로 사립 만들고
朝衣換着綠簔衣     아침에는 녹색 도롱이로 갈아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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臺後春雲古戍迷白波無際碧天低

008_0321_a_02L分明指顧田橫島莫是西涯盖乃齊

008_0321_a_03L題七佛菴七影殿

008_0321_a_04L
靑荷元是玉芙蓉寒影登階倚碧松

008_0321_a_05L淸虛性僻浮休跡秋月明時氣味濃靑荷
即法

008_0321_a_06L融號芙蓉即靈寛號登階即淨心號碧松即智嚴號
淸虛即休靜號浮休即善修號秋月即祖能號七大

008_0321_a_07L師之眞影奉安
于七佛庵觀音殿

008_0321_a_08L題金秀才幽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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地幽偏愛舊林泉微逕纔通小洞天

008_0321_a_10L斷壠夕陽樵竪笛一時吹過草堂前

008_0321_a_11L喜公州牧伯書至

008_0321_a_12L
鈴齋遙別錦江西雲共歸來鶴共棲

008_0321_a_13L多謝靜中還自慰一封珎重使君書

008_0321_a_14L法席次金秀才韻

008_0321_a_15L
瑞霧濛濛濕凈壇玉簫聲裡下靑鸞

008_0321_a_16L上皇昨夜親分付催使羣仙引賀班

008_0321_a_17L送性一大師遊竗 [6]

008_0321_a_18L
觀心昔訪頭陁院見性曾居頓悟菴

008_0321_a_19L今日送君須盡賞暮春歸及落花嵓

008_0321_a_20L別李萬戶

008_0321_a_21L
別恨新生薄暮鐘百年何地更重逢

008_0321_a_22L秋空月色如相憶須望頭流第一峯

008_0321_a_23L敬次李晋州草堂韵

008_0321_a_24L
松作溪堂竹作扉朝衣換着綠簔衣

008_0321_b_01L閑隨白鳥沙邊坐     한가할 때는 해오라기를 따라 모래사장에 앉고
醉跨靑驢月下歸     취하면 청려靑驢222) 타고 달빛 아래 돌아간다.
간의 이 선생에게 보내다(寄呈李諫議先生)
門前五柳陶彭澤     문 앞 다섯 그루 버들은 도연명이요,
江上三閭屈大夫     강가의 삼려대부三閭大夫는 굴원이로다.
想得一竿無恙在     낚싯대 하나면 별 탈이 없이 지낼 수 있으니
春來依舊釣西湖     봄이 오면 여전히 서호西湖223)에서 낚시질하리라.
비인 신 명부224)가 달력을 요구하기에 보내 주다(寄呈庇仁愼明府索曆)
南來住近海門天     남쪽으로 와 바다로 통하는 하늘 가까이에 머물면서
每見春風到客邊     언제나 봄바람이 길손 곁에 불어오는 것을 본다.
舊曆已稀新曆斷     묵은 달력은 이미 드물고 새 달력은 끊어졌으니
不知今夕是何年     오늘 저녁은 무슨 해인지 모르겠다.
낙수암樂壽菴
晩沙晴日鷺三三     맑은 날 해 저문 모래사장에 해오라기 아홉 마리
誰割靑山結小菴     누가 청산을 베어 내어 작은 암자를 지었는가?
孤客到時齋磬動     외로운 길손 도착할 때 재경齋磬 소리 퍼지는데
數聲和笛過溪南     화답하는 피리 소리 앞 시내를 건너오네.
은선암隱仙菴
飛花紅白滿春山     붉고 하얀 꽃잎이 날려 봄 산에 가득한데
僧去隣菴宿未還     인근 절로 떠난 스님은 주무시고 오지 않네.
峯雨亦知孤客興     산비도 외로운 길손의 흥취를 아는지
細和雲霧濕空壇     운무에 가늘게 섞이어 빈 단을 적신다.
이 한림에게 보내다(呈李翰林)
我有平生三尺琴     나에게는 평생 삼 척尺 거문고 있으나
百年難遇好知音     백 년 인생에 좋은 지음知音 만나기 어려워라.
秋風一片孤城裡     가을바람 불어 대는 외로운 성안에서
彈報風流李翰林     거문고를 타면서 그대에게 풍류를 보낸다.
익 대사에게 보이다(示益師)
層峯落月猿吟後     첩첩 봉우리에 달 지고 잔나비 울고 난 뒤
遠寺踈鍾鶴夢初     머언 절에는 종소리 잦아지고 학이 막 꿈꿀 때
唯有金剛池上水     오직 금강지金剛池 위의 물만
湛凝千古證眞如     맑게 얼어 천고의 참된 진리를 터득했네.
순천 가는 길에(順天途中)
山花如錦水如藍     산꽃은 비단 같고 물은 쪽빛처럼 푸르러
日暖春晴三月三     날씨는 따뜻하고 화창한 삼월삼짇날
恣翫却忘歸路遠     맘 놓고 구경하느라 돌아갈 길이 먼 것을 잊고
斜陽獨立斷橋南     저무는 석양에 끊어진 다리 남쪽에 홀로 서 있다.
고려산225)에 오르다(登高麗山)
高麗山上古精籃     고려산 위에 고색창연한 가람
自是江都第一菴     강화도에서 으뜸가는 암자라네.

008_0321_b_01L閑隨白鳥沙邊坐醉跨靑驢月下歸

008_0321_b_02L寄呈李諫議先生

008_0321_b_03L
門前五柳陶彭澤江上三閭屈大夫

008_0321_b_04L想得一竿無恙在春來依舊釣西湖

008_0321_b_05L寄呈庇仁愼明府索曆

008_0321_b_06L
南來住近海門天每見春風到客邊

008_0321_b_07L舊曆已稀新曆斷不知今夕是何年

008_0321_b_08L樂壽菴

008_0321_b_09L
晩沙晴日鷺三三誰割靑山結小菴

008_0321_b_10L孤客到時齋磬動數聲和笛過溪南

008_0321_b_11L隱仙菴

008_0321_b_12L
飛花紅白滿春山僧去隣菴宿未還

008_0321_b_13L峯雨亦知孤客興細和雲霧濕空壇

008_0321_b_14L呈李翰林

008_0321_b_15L
我有平生三尺琴百年難遇好知音

008_0321_b_16L秋風一片孤城裡彈報風流李輪林

008_0321_b_17L示益師

008_0321_b_18L
層峯落月猿吟後遠寺踈鍾鶴夢初

008_0321_b_19L唯有金剛池上水湛凝千古證眞如

008_0321_b_20L順天途中

008_0321_b_21L
山花如錦水如藍日暖春晴三月三

008_0321_b_22L恣翫却忘歸路遠斜陽獨立斷橋南

008_0321_b_23L登高麗山

008_0321_b_24L
高麗山上古精籃自是江都第一菴

008_0321_c_01L數點蒼烟村遠近     멀고 가까운 촌락에는 점점이 연기 피어오르고
千層碧浪海西南     바다 서남쪽에는 푸른 물결이 겹겹이 포개진다.
강화도 유수 조 상공의 운에 따라 삼가 시를 짓다(敬次江都留守趙相公韵)
京洛逢春旅夢回     서울에서 봄을 만나 돌아가고픈 길손의 꿈
客懷無處向人開     길손의 회포를 누구에게 다 말할까?
知音賴有江都相     강화도 유수로 있는 친구가 있기에
如此風波又獨來     이러한 풍파 속에서 또 홀로 왔다네.
고란사 벽에다 짓다(題皋蘭寺壁)
秋花多意向江開     가을꽃도 시름이 많은가, 강을 향해 피었는데
千載興亡客自來     천년의 흥망興亡 속에 길손이 제냥 온다.
唯有落花巖畔寺     낙화암落花巖 주변에 절이 있으니
夕陽僧過釣龍臺     석양에 나 홀로 조룡대釣龍臺를 지나간다.
아미암에서 짓다(題峩嵋菴)
遠遊未去秋强半     먼 유람에 돌아가지 못하고 가을이 한창인 때
永夜將闌月自盈     긴긴 밤도 끝나려는데 달은 홀로 환하구나.
一宿峨嵋峯上寺     아미봉 절에서 하룻밤을 묵는데
水聲無限客魂淸     끝없이 들리는 물소리에 길손의 정신 맑아라.
이날 저녁에 또 김 파여 장로에게 보내다(是夕又寄金波如長老)
七山海接羣山海     칠산七山 바다는 군산群山 바다와 이어졌고
沙浦潮通柳浦潮     사포沙浦의 물결은 유포柳浦의 물결과 통했다.
遙望遠公棲息處     원 공遠公226) 같은 그대가 사는 곳 멀리 바라보니
白雲靑靄路迢迢     흰 구름 푸른 안개 속 길은 멀기만 하다.
삼청동에서 나오다(出三淸洞)
三十三重曲曲溪     서른세 겹 굽이굽이 흐르는 시냇물
玉峯千疊路高低     옥봉玉峯은 천 겹인데 길은 오르락내리락.
尋眞偶入蓬萊島     이상향 찾으려고 우연히 봉래섬에 왔더니
時見鸞驂鶴騎齊     난새 수레227) 학 수레228)가 때때로 함께 온다.
즉시 시를 지어 적 대사에게 주고 이별하다(走茟贈別迪師)
母岳高僧有道林     모악母岳에 사는 도림道林이라는 고승은
百年高臥海山深     바다처럼 산처럼 백 년을 꿈쩍 않고 지냈다지만
他時若不嫌行脚     훗날 행각을 꺼리지 않는다면
花雨頭流許更尋     꽃비 내리는 지리산을 다시 찾아가시구려.
임수대臨水臺
臨水臺前臨水坐     임수대臨水臺 앞 물가에 앉아 보니
棲雲山上望雲歸     서운산棲雲山 위로 구름이 흘러간다.
水自澄淸雲自白     물은 원래 맑고 구름도 원래 희니
與吾無是亦無非     나와 더불어 시비是非 가림 없도다.
금강산으로 들어가는 혜 대사를 전송하며(送惠師入金剛山)
杖逐跳波院裡飛     도파원跳波院229) 안으로 지팡이 좇아 날리고
衣飄斷髮嶺頭歸     단발령斷髮嶺 꼭대기에서 옷깃 휘날리며 돌아간다.

008_0321_c_01L數點蒼烟村遠近千層碧浪海西南

008_0321_c_02L敬次江都留守趙相公韵

008_0321_c_03L
京洛逢春旅夢回客懷無處向人開

008_0321_c_04L知音賴有江都相如此風波又獨來

008_0321_c_05L題皋蘭寺壁

008_0321_c_06L
秋花多意向江開千載興亡客自來

008_0321_c_07L唯有落花巖畔寺夕陽僧過釣龍臺

008_0321_c_08L題峩嵋菴

008_0321_c_09L
遠遊未去秋强半永夜將闌月自盈

008_0321_c_10L一宿峨嵋峯上寺水聲無限客魂淸

008_0321_c_11L是夕又寄金波如長老

008_0321_c_12L
七山海接羣山海沙浦潮通柳浦潮

008_0321_c_13L遙望遠公棲息處白雲靑靄路迢迢

008_0321_c_14L出三淸洞

008_0321_c_15L
三十三重曲曲溪玉峯千疊路高低

008_0321_c_16L尋眞偶入蓬萊島時見鸞驂鶴騎齊

008_0321_c_17L1) [9] 贈別迪師

008_0321_c_18L
母岳高僧有道林百年高臥海山深

008_0321_c_19L他時若不嫌行脚花雨頭流許更尋

008_0321_c_20L臨水臺

008_0321_c_21L
臨水臺前臨水坐棲雲山上望雲歸

008_0321_c_22L水自澄淸雲自白與吾無是亦無非

008_0321_c_23L送惠師入金剛山

008_0321_c_24L
杖逐跳波院裡飛衣飄斷髮嶺頭歸

008_0321_c_25L「茟」通用「筆」{編}次同

008_0322_a_01L穿雲始入長安寺     구름을 뚫고 장안사長安寺로 들어가면
萬二千峯帶落暉     일만 이천 봉우리가 지는 햇살을 띠고 있으리라.
혜 대사에게 보내다(贈惠師)
憶昔初逢寶盖山     보개산寶蓋山에서 처음 만날 때
玄溪庵在白雲間     현계암玄溪菴은 흰 구름 속에 있었지.
居然二十年前別     헤어진 지 어느덧 이십 년 되었으니
溫祚城邊一破顏     온조성溫祚城230) 옆에서 한번 크게 웃어 보세.
인 상인이 그린 관동 풍경에 시를 짓다(題仁上人所畫關東)
총석정叢石亭
何人持斧削重重     어느 누가 도끼로 겹겹이 깎았는가?
海上嵯峨白玉峯     바다 위에 우뚝 선 백옥白玉 같은 봉우리를.
萬古碧波濆浸裡     만고萬古의 푸른 물결이 용솟음치는 속에서
至今唯見石巃嵸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은 우뚝 솟은 돌뿐이네.
또(又)
사선정四仙亭231)
淡煙堆裡數峯靑     엷게 낀 안개 속에 여러 봉우리 푸르고
中有飛欄俯鶴汀     그 속에 나는 듯한 정자가 학정鶴汀232)을 굽어본다.
安得每携千日酒     언제나 천일주千日酒233)를 가져와서
兀然長醉四仙亭     사선정에서 영원토록 취할 방법 없을까?
회선 사미를 전송하며(送懷善沙彌)
妙年才格唾成珠     꽃다운 나이에 재주는 뛰어나고234)
玉雪容顏未有鬚     옥설玉雪 같은 얼굴이라 아직 수염은 없구나.
莫學阿難猶愛色     아난阿難이 여색을 좋아하여
室羅城畔謾踟蹰     실라성室羅城 밖 배회한 것 본받지 말기를.235)
연기사에서 자면서 즉시 시를 짓다연기사는 소요산에 있다.(宿煙起寺口號寺在逍遙山)
逍遙山寺蹔逍遙     소요산 절에서 잠시 소요하며
閑聽長湖落暮潮     한가로이 긴 호숫가의 저녁 물소리를 듣는다.
人靜畫樓踈磬動     사람들의 자취 없고 단청 누각의 풍경 소리 드문드문
佛燈明滅夜寥寥     가물거리는 등불 속에 밤은 적막하여라.
온천 행궁236)에서 이 학사의 운에 따라 삼가 시를 짓다(溫泉行宮敬次李學士韻)
選柳鶯聲喚客眠     버드나무의 꾀꼬리 소리가 길손의 잠을 깨우는데
故山何日着幽禪     어느 날에 고향에 돌아가 차분히 참선에 들까.
東風一雨蘼蕪長     동풍에 실려 온 비 한 번에 궁궁이가 자라는데
孤負春光賦幾篇     봄 경치를 팽개치고 시 몇 편을 쓴다.
안흥진에서 즉시 시를 지어 첨사인 김 영공에게 보내다(安興鎭走茟呈僉使金令公)
孤城壓島海門幽     외로운 성은 섬 가까이 있고 해문海門은 깊숙한데
風卷洪濤撼戍樓     바람이 큰 파도를 몰고 와 수루戍樓를 뒤흔든다.
好見將軍誇一劔     보기 좋아라, 장군이 칼 하나를 휘둘러
臨危持此取封侯     위태로운 상황에 공을 세워 높은 벼슬 받았으니.

008_0322_a_01L穿雲始入長安寺萬二千峯帶落暉

008_0322_a_02L贈惠師

008_0322_a_03L
憶昔初逢寶盖山玄溪庵在白雲間

008_0322_a_04L居然二十年前別溫祚城邊一破顏

008_0322_a_05L題仁上人所畫關東

008_0322_a_06L
何人持斧削重重海上嵯峨白玉峯

008_0322_a_07L萬古碧波濆浸裡至今唯見石巃嵸

008_0322_a_08L右叢石

008_0322_a_09L

008_0322_a_10L
淡烟堆裡數峯靑中有飛欄俯鶴汀

008_0322_a_11L安得每携千日酒兀然長醉四仙亭

008_0322_a_12L右四仙亭

008_0322_a_13L送懷善沙彌

008_0322_a_14L
妙年才格唾成珠玉雪容顏未有鬚

008_0322_a_15L莫學阿難猶愛色室羅城畔謾踟蹰

008_0322_a_16L宿烟起寺口號寺在逍
遙山

008_0322_a_17L
逍遙山寺蹔逍遙閑聽長湖落暮潮

008_0322_a_18L人靜畫樓踈磬動佛燈明滅夜寥寥

008_0322_a_19L溫泉行宮敬次李學士韻

008_0322_a_20L
選柳鶯聲喚客眠故山何日着幽禪

008_0322_a_21L東風一雨蘼蕪長孤負春光賦幾篇

008_0322_a_22L安興鎭走*茟 [10] 呈僉使金令公

008_0322_a_23L
孤城壓島海門幽風卷洪濤撼戍樓

008_0322_a_24L好見將軍誇一劒臨危持此取封侯

008_0322_b_01L
다시 첨사 영공에게 보내다(復呈僉使令公)
將軍携客領春風     장군이 손님들을 이끌고 봄바람을 맞으며
醉舞酣歌碧海中     취해서 춤추고 흥겹게 노래하는 푸른 바다
况是高臺形勝地     하물며 높은 누대의 경치 뛰어난 곳,
管絃聲裡會英雄     음악 소리 어우러지고 영웅들이 모인 자리임에랴.
용봉사에서 시를 지어 옛 친구에게 보내다(龍鳳寺吟贈舊識老宿)
啼鳥落花三月暮     새 지저귀고 꽃이 지는 삼월도 저무는데
白雲靑壁八峯山     흰 구름 파란 절벽 팔봉산八峰山이라.
誰知遠客重來地     누가 알리오. 멀리서 온 친구가 다시 이곳에 와서
復對龎眉舊識顏     눈썹이 희끗희끗한 친구 얼굴을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잡체시雜體詩
수시237)數詩
一自別故國       한번 고향을 떠난 뒤로는
東西南北人       동서남북을 떠도는 사람이 되었다.
二十喜遠遊       이십에는 멀리 유람 다니길 좋아하여
擺弄楓岳春       금강산의 봄을 희롱하였다.
三十成文章       삼십에는 글공부가 완성되어
嶷然將立身       우뚝하니 세상에 나가게 되었다.
四十已雲老       사십에는 이미 늙어
感慨多酸辛       고생을 많이 했다고 안타까워하였다.
五十未滿二       오십에서 이 년이 모자란 해에는
衰病兩相因       노쇠함과 질병이 서로 찾아왔다.
六鑿空自攘       육착六鑿238)은 공허하니 자신이 물리쳐야 하고
不須分踈親       친소親疎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
七竅何必求       일곱 구멍239)이 원하는 것을 어찌 꼭 구하랴.
混沌且愚諄       순박하고 또 우둔하게 살아야 한다.
八珎雖美味       여덟 가지 진수성찬은 맛이 있기는 하지만
不過適口唇       단지 입에 적합할 뿐이다.
九州四海間       아홉 고을과 네 바다 사이에서
奢侈何繽繽       사치스러움은 어찌 그리 많은지.
十笏小禪室       사방 한 척의 자그마한 선실禪室에서
餘生聊屈伸       여생을 그럭저럭 보내려고 한다.
건제체建除體240)
建樓臨巨壑       우뚝한 누각이 큰 골짜기에 임하여
俯愛淸澗流       맑은 물 흘러감을 굽어보니 좋아라.
除却世間事       세상사를 모두 쓸어 없애어
嘯傲時擧頭       초연한 마음으로 살다가 가끔 머리를 드니
滿簾風淡淡       주렴 가득히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洗我心中憂       나의 마음속 근심을 씻어 준다.
平林夕靄翻       너른 숲에는 저녁 안개가 나부끼고
翳翳繁陰浮       어둑어둑 짙은 그늘이 떠오른다.

008_0322_b_01L復呈僉使令公

008_0322_b_02L
將軍携客領春風醉舞酣歌碧海中

008_0322_b_03L况是高臺形勝地管絃聲裡會英雄

008_0322_b_04L龍鳳寺吟贈舊識老宿

008_0322_b_05L
啼鳥落花三月暮白雲靑壁八峯山

008_0322_b_06L誰知遠客重來地復對龎眉舊識顏

008_0322_b_07L

008_0322_b_08L雜體詩

008_0322_b_09L數詩

008_0322_b_10L
一自別故國東西南北人

008_0322_b_11L二十喜遠遊擺弄楓岳春

008_0322_b_12L三十成文章嶷然將立身

008_0322_b_13L四十已云老感慨多酸辛

008_0322_b_14L五十未滿二衰病兩相因

008_0322_b_15L空自攘不須分踈親

008_0322_b_16L七竅何必求混沌且愚諄

008_0322_b_17L八珎雖美味不過適口唇

008_0322_b_18L九州四海間奢侈何繽繽

008_0322_b_19L十笏小禪室餘生聊屈伸

008_0322_b_20L建除體

008_0322_b_21L
建樓臨巨壑俯愛淸澗流

008_0322_b_22L除却世間事嘯傲時擧頭

008_0322_b_23L滿簾風淡淡洗我心中憂

008_0322_b_24L平林夕靄翻翳翳繁陰浮

008_0322_c_01L㝎非俗境界       이곳은 참으로 세속의 모습이 아니므로
時看鸞鶴遊       때때로 봉황과 학이 노는 것도 보나니,
執卷一高吟       책을 들고 한차례 큰 소리로 읊어 보면
朗然同商謳       낭랑한 그 소리 상구商謳241)와 같다.
破碎山竹裂       산죽이 쪼개져 부수어질 때
淸猿助啁啾       원숭이도 돕는 듯이 소리 지른다.
危欄獨憑久       높은 난간에 홀로 오래도록 기대어 있으니
幽興何悠悠       그윽한 흥취는 어찌 그리 유유한가?
成三且對月       셋을 이루어242) 또 달을 마주 보니
霽影冝高秋       비 갠 후라 달그림자는 높은 가을에 보기 좋다.
收拾箇中景       이러한 정경을 모두 모아서
擬邀良朋儔       좋은 벗들 초청할까 생각하네.
開懷與之共       가슴을 열고 벗들과 함께
說盡情綢繆       은근한 정을 마음껏 말하리라.
閇戶又孤坐       문을 닫고 또 홀로 정좌하고 있지만
陽春和無由       〈양춘곡〉에 화답할 길이 없구나.
옥련환체243)를 본받다(效玉連環體)
回巖微逕向林開     암석을 휘감아 도는 오솔길은 숲으로 나 있는데
廿載幽居步不擡     스무 해 동안 숨어 살면서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臺逈水含雲氣暮     누대는 높고 강물은 구름 기운을 머금은 저녁,
日沉風送雨聲催     해는 저물고 바람은 빗소리를 재촉해 보낸다.
崔駰達志寧知聖     원대한 꿈 가진 최인崔駰244)이지만 어찌 성인을 알리오?
王粲多才只賦哀     재주 많은 왕찬王粲245)도 슬픈 시만 지었다네.
衣褐但思携道伴     거친 베옷을 입더라도 다만 도반道伴과 함께
半輪殘月共徘佪     지는 반달 아래서 함께 배회할 생각뿐이네.
회문체246)를 본받아 짓다(效回文體)
深菴草逕細盤崖     깊은 절로 난 오솔길은 벼랑에 가느다랗고
遠遠歸僧伴噪鴉     먼 길 다녀온 스님은 까마귀 울음을 짝으로 삼네.
林竹暎雲迷間石     대숲에 어린 구름은 계곡에 머흘거리고
岸花低日落汀沙     언덕의 꽃에 살포시 앉은 해는 모래밭으로 떨어진다.
心初㝎後三杯酒     마음이 갓 고요해진 후엔 석 잔의 술이요,
興逸飛時一椀茶     그윽한 흥이 일어날 때는 한 잔의 차라.
今古變移推徃事     고금의 변화는 세상일에 따라 옮겨 가는데
琴絃七曲韻橫斜     거문고 줄의 일곱 곡조는 운치가 기웃이 흐른다.
봄날에 임 대사에게 보내는 회문시(春日寄林師回文)
細草晴沙晩       가는 풀은 맑은 모래사장에서 시들고
孤烟夕照斜       외로운 연기는 지는 노을 속으로 비스듬히 흐른다.
閇關松裡竹       문을 걸어 잠그니 솔숲에 대나무 있고
憑榻石間花       걸상에 기대어 앉으니 돌 틈에 핀 꽃이다.
달밤에 바다를 바라보며 지은 회문시(月夜望海回文)
孤輪月色海天中     외로운 달빛이 바닷속 하늘 한가운데를 비추니
遠近平波亂起風     원근의 잔잔한 물결이 어지러이 바람을 일으킨다.
無事一菴春靜夜     일없는 한 암자의 조용한 봄밤에
吁嗟謾興遣誰同     아아, 부질없는 흥취를 누구에게 보낼꼬.

008_0322_c_01L㝎非俗境界時看鸞鶴遊

008_0322_c_02L執卷一高吟朗然同商謳

008_0322_c_03L破碎山竹裂淸猿助啁啾

008_0322_c_04L危欄獨憑久幽興何悠悠

008_0322_c_05L成三且對月霽影宜高秋

008_0322_c_06L收拾箇中景擬邀良朋儔

008_0322_c_07L開懷與之共說盡情綢繆

008_0322_c_08L閇戶又孤坐陽春和無由

008_0322_c_09L效玉連環體

008_0322_c_10L
回巖微逕向林開廿載幽居步不擡

008_0322_c_11L臺逈水含雲氣暮日沉風送雨聲催

008_0322_c_12L崔駰達志寧知聖王粲多才只賦哀

008_0322_c_13L衣褐但思携道伴半輪殘月共徘佪

008_0322_c_14L效回文體

008_0322_c_15L
深菴草逕細盤崖遠遠歸僧伴噪鴉

008_0322_c_16L林竹暎雲迷間石岸花低日落汀沙

008_0322_c_17L心初㝎後三杯酒興逸飛時一椀茶

008_0322_c_18L今古變移推徃事琴絃七曲韻橫斜

008_0322_c_19L春日寄林師回文

008_0322_c_20L
細草晴沙晩孤烟夕照斜

008_0322_c_21L閇關松裡竹憑榻石間花

008_0322_c_22L月夜望海回文

008_0322_c_23L
孤輪月色海天中遠近平波亂起風

008_0322_c_24L無事一菴春靜夜吁嗟謾興遣誰同

008_0323_a_01L
일언에서 십언까지(自一言至十言)
徘           이리저리
佪           돌아다니니,
月壑          달빛 비치는 계곡이요
風臺          바람 부는 누대이다.
携杖去         지팡이 끌고 갔다가
拂雲回         구름을 떨치면서 돌아온다.
閑蹲白石        하얀 바위에 편안히 걸터앉고
倦踏靑苔        파릇한 이끼를 게으르게 밟는다.
猛虎馴將至       사나운 호랑이 길들여서 데려오고
鳴禽伴得來       지저귀는 새를 친구로 얻어 온다.
幽棲亂竹三逕      은거한 집의 삼경三逕247)에 심은 대나무 어지러울 때
逸興良茶數盃      호방한 흥취에 좋은 차 두어 잔을 마신다.
床榻每因迎客設     걸상과 평상은 항상 손님 맞기 위해 펴 놓고
門扄多爲送僧開     문빗장은 대개 스님 전송하기 위해 열어 놓는다.
淡薄眞源其味如薺    담박한 참 근원은 그 맛이 냉이 같고
榮枯幻海此心似灰    영고성쇠 환해幻海에서 이 마음은 식은 재 같다.
溪南溪北十畝斯可足   시내 남쪽, 시내 북쪽의 열 이랑 밭이면 충분하니
身後身前萬事不須哀   저승이나 이승이나 만사에 슬퍼할 필요없다.
平生志願只自可無苟得  평생 소원은 단지 구차하게 소유하지 않음이니
欲逐莊生相上下用安排  장자莊子의 삶을 따르려면 위아래 살펴서 안배해야 하리.
아홉 글자로 한가한 흥취를 서술하다(九言賦閑興)
人情曲曲重重似羊膓   인정은 굽이굽이 또 겹겹이 양羊 창자 같고
世事紛紛擾擾如風狂   세상사 어지럽고 시끄러움이 드센 바람 같다.
毀譽是非只棹三寸舌   비방과 칭찬, 옳고 그름은 단지 세 치 혀를 놀림이요
悲歡榮辱聊付一夢場   슬픔과 기쁨, 영화와 욕됨은 한바탕 꿈에 부친거라.
山齋日斜閑伴逸人話   산속 서재에 해가 비끼면 은사를 벗 삼아 한가롭게 대화를 나누고
洞府春深看取幽興長   별천지에 봄 깊으면 그윽한 흥취 뻗어 나간다.
任他悠悠無限世間事   아득히 끝도 없는 세상일은 그대로 내버려 두고
樂彼得得有餘方外鄕   얻고 얻어도 또 얻을 게 있는 방외方外의 세계248)를 즐거워한다.

008_0323_a_01L自一言至十言

008_0323_a_02L
月壑風臺携扙去拂雲回
008_0323_a_03L蹲白石倦踏靑苔猛虎馴將至鳴禽
008_0323_a_04L伴得來幽棲亂竹三逕逸興良茶數盃
008_0323_a_05L床榻每因迎客設門扄多爲送僧開
008_0323_a_06L薄眞源其味如薺榮枯幻海此心似灰
008_0323_a_07L溪南溪北十畝斯可足身後身前萬事
008_0323_a_08L不須哀平生志願只自可無苟得欲逐
008_0323_a_09L莊生相上下用安排

008_0323_a_10L九言賦閑興

008_0323_a_11L
人情曲曲重重似羊膓

008_0323_a_12L世事紛紛擾擾如風狂

008_0323_a_13L毁譽是非只棹三寸舌

008_0323_a_14L悲歡榮辱聊付一夢場

008_0323_a_15L山齋日斜閑伴逸人話

008_0323_a_16L洞府春深看取幽興長

008_0323_a_17L任他悠悠無限世間事

008_0323_a_18L樂彼得得有餘方外鄕
  1. 1)이 명부李明府 : 수령 이 모李某라는 뜻이다. 명부는 고을 수령에 대한 존칭이다.
  2. 2)동회東淮 : 신익성申翊聖의 호이다. p. 29 주 2 참조.
  3. 3)포장자鮑莊子 :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포견鮑牽을 이른다. 시호가 장자莊子이다. 공자가 포장자를 평하기를, “포장자의 지혜는 해바라기만 못하니, 해바라기는 자신의 분수를 지킨다.(鮑莊子之知不如葵。 葵猶能衛其足。)”라고 하였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성공成公」 17년에 기사가 보인다.
  4. 4)두보도 너를~시를 지었다 : 두보의 시 〈자경부봉선현영회오백자自京赴奉先縣詠懷五百字〉에서 “해바라기는 태양을 향해 있어, 본성을 참으로 빼앗기 어렵다.(葵藿傾太陽。 物性固難奪。)”라고 하였다.
  5. 5)소평邵平 : 명明나라 우국지사 왕도혼王道焜의 자이다. 소평昭平으로도 쓴다.
  6. 6)도죽桃竹 : 대의 한 종류로 도지죽桃枝竹ㆍ도사죽桃絲竹이라고도 한다.
  7. 7)허유許由는 황제의~요堯에게 사양하였고 : 요임금이 천자의 지위를 허유에게 사양하니 허유가 나쁜 소리를 들었다 하여 멀리 가서 영천潁川이라는 냇물에 귀를 씻었다는 고사가 있다.
  8. 8)이윤伊尹은 은나라~재상이 되었다 : 이윤은 은殷나라 탕왕의 재상으로 이름은 지摯이다. 유신有莘의 들에서 밭을 갈다가 탕왕의 부름을 받고 벼슬에 나가 하夏나라의 무도한 걸桀을 치고 은나라 창업을 도왔다.
  9. 9)주나라 문왕文王은 여상呂尙을 얻었지만 : 여상은 주周나라 동해東海 사람으로 본성은 강씨姜氏이다. 연로하여 낚시질하면서 은거 생활을 즐겼다. 문왕이 사냥하러 가다 만나서 이야기하여 보고 크게 기뻐하면서 “우리 태공太公이 바라던 분이다.”라고 하고는 모시고 갔다. 후에 여상은 무왕武王을 도와 왕천하를 하였고, 제齊의 영구營丘에 봉함을 받았다.
  10. 10)후한 광무제는~수 있었겠는가 : 엄광嚴光은 후한後漢 사람으로 자는 자릉子陵이다. 어려서 광무제光武帝와 같이 공부하였는데, 광무제가 즉위하자 성명을 고치고 숨어 사는 것을 광무제가 찾아서 간의대부諫議大夫를 제수하였으나 사양하고 부춘산富春山에 은거하였다.
  11. 11)장차 봉封하려~자서子西를 만났고 : 자서는 초楚나라의 공자公子 신申으로, 초나라의 정치를 개혁하고 기강을 세운 사람이다. 그러나 소왕召王이 공자를 등용하려 하자 이를 저지하였다.
  12. 12)왕을 만나지도~장창藏倉을 만났다 : 장창은 전국시대 노魯나라 사람이다. 맹자가 노나라 평공平公을 만나 보려고 하였으나, 장창이 가로막아서 만나 보지 못하였다. 후대에는 어진 이를 해치는 소인배를 지칭하게 되었다.
  13. 13)하찮은 관직을~얻기는 하였으나 : 처능은 1666년과 1670년 두 차례나 남한승통南漢僧統(남한산성 승병 대장)에 임명되었으나 사양하고 부임하지 않았던 사실이 있다.
  14. 14)칠불암七佛庵 : 지리산 반야봉般若峰 남쪽에 있는 쌍계사雙磎寺의 말사末寺로 칠불선원七佛禪院ㆍ칠불사七佛寺라고도 한다. 가락국 수로왕의 일곱 명의 왕자가 창건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칠영전七影殿도 일곱 왕자를 모신 전각으로 생각된다.
  15. 15)서릉徐陵 : 남조南朝 양梁ㆍ진陳 때의 사람으로, 어려서 매우 총명하여 석보지釋寶誌로부터 천상天上의 기린아麒麟兒라는 칭찬을 받기도 하였다. 그는 특히 당시에 시문詩文으로 유신庾信과 병칭竝稱되었다.
  16. 16)자건子建 : 위魏나라 조식曹植의 자이다. 조조曹操의 둘째 아들로 문장이 뛰어났다. 진晉나라 사영운謝靈運이 말하기를, “천하의 재주가 한 섬(一石)인데 자건이 혼자서 여덟 말(八斗)을 차지하였다.”라고 하였다.
  17. 17)우번虞飜 : 삼국시대 오吳나라 사람으로 손권孫權을 섬겼는데, 자주 직언하여 미움을 받던 중 술자리에서의 실수로 인해 교주交州로 쫓겨났다가 거기에서 늙어 죽었다. 후대에는 어진 선비가 원통하게 유배되어 울분 속에 지낸다는 전거로 쓰이게 되었다.
  18. 18)사성四聖 : 중국의 네 성인으로 복희伏羲ㆍ문왕文王ㆍ주공周公ㆍ공자孔子를 말한다.
  19. 19)〈구가九歌〉 : 초나라 삼려대부 굴원이 지은 초사의 제목이다.
  20. 20)승황乘黃 : 전설에 나오는 기이한 짐승의 이름으로, 겉모습은 여우 같으나 등에 뿔이 있으며, 이를 타면 2천 년을 산다고 한다.
  21. 21)단혈丹穴 : 단사丹砂를 내는 산의 구멍을 말한다. 단혈이 있는 산을 단산丹山이라 하며, 그곳에 봉황이 깃든다고 한다.
  22. 22)연수連帥 : 제후의 우두머리라는 말이다. 주周나라 때 서울에서 천 리 밖에 방백方伯을 두었는데, 5국國을 속屬이라 하여 속에는 장長을 두고, 10국을 연連이라 하여 거기에는 수帥를 두어 우두머리로 삼았다.
  23. 23)명왕明王이 조만간에~부를 때 : 매생枚生은 한漢나라 회음淮陰 사람으로 당시 유명한 문장가인 매승枚乘을, 명왕은 한 무제漢武帝를 가리키는 듯하다. 한 무제가 학사學士들로 하여금 금마문金馬門에서 조정의 명령을 기다리라고 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24. 24)금문金門 : 금마문을 말한다. 한나라 때 지어진 미앙궁未央宮 문의 하나이다. 여기서 명령이나 조서를 기다렸다.
  25. 25)가의賈誼 : 전한前漢 문제文帝 때의 문인이다. 태중대부太中大夫로 있으면서 과격한 건의를 하였는데 문제가 중상하는 자들의 말을 듣고 그를 좌천하여, 장사왕長沙王 태부太傅로 보냈다가 다시 양왕梁王 태부太傅가 되었는데, 또 장문長文의 정치에 대한 의견을 글로 올렸으나 들어주지 않아 마침내 상심으로 33세에 죽었다.
  26. 26)간신 멀리하길(忌器) : 임금 가까이에 있는 간신을 제거하려 하나 임금을 다칠까 염려함을 비유한다. “쥐에게 물건을 던져 쳐서 죽이려 하나 옆에 기물이 있어서 그것을 다칠까 염려한다.(投鼠忌器)”라는 말이 『한서漢書』 「가의전賈誼傳」에 보인다.
  27. 27)사안謝安 : 동진東晉 중기의 명신名臣으로 자는 안석安石이고 시호는 문정文靖이다. 동산東山에 은거하다 나이 마흔이 넘어서 비로소 벼슬길에 나가 외적을 물리치고 내정內政을 닦는 데 탁월한 공을 세워 벼슬이 태보太保에 이르렀다.
  28. 28)백족자白足子 : 동진의 스님인 담시曇始를 이른다. 발바닥이 얼굴보다 희었으며, 진흙을 밟아도 얼룩이 묻지 않아서 백족 화상白足和尙이라고 하였다.
  29. 29)나옹대懶翁臺 : 고려 말의 고승 나옹 화상懶翁和尙 혜근惠勤(1320∼1376)이 머물렀던 암자이다.
  30. 30)도홍경陶弘景(456∼536) : 남북조南北朝시대 양梁나라의 은사隱士이다. 남제 고제南齊高帝 때에 제왕諸王의 시독侍讀이 되었다가 뒤에 구곡산句曲山에 들어가 은거하였는데, 양 무제梁武帝가 즉위한 뒤에는 큰일이 있을 때마다 반드시 그에게 자문을 하였으므로, 당시에 산중재상山中宰相으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그의 시에서 “산중에 무엇이 있는가? 산마루에 흰 구름이 많지요. 다만 나 홀로 기꺼워할 뿐, 가져다 임금께 바칠 수 없네.(山中何所有。 嶺上多白雲。 只自可怡悅。 不堪持贈君。)”라고 하였다. 양 무제의 친구이자 조언자였던 그가 492년 남경 남동쪽에 있는 구곡산九曲山으로 들어가 칩거하자 그를 불러내기 위한 양 무제의 글에 화답한 시이다.
  31. 31)장자방張子房 : 한나라 사람 장량張良으로 자방子房은 그의 자이다. 장량이 공을 이룬 뒤에 “나는 이만하면 할 일을 다 하였으니 세상일을 버리고 신선을 따라가겠다.”라고 하고 곧 화식火食을 끊었다고 한다.
  32. 32)동이를 두드리며~장자莊子의 편안함 : 장자는 아내가 죽자 동이를 두드리면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이후 아내의 죽음을 고분지통鼓盆之痛이라고 하였다.
  33. 33)고점리高漸離 : 전국시대 연燕나라 사람으로 축筑을 잘 쳤다. 위衛나라 형가荊軻는 연나라에 가서 날마다 고점리와 술을 마시고 즐겁게 놀았는데, 매양 술이 거나해지면 고점리는 축을 치고 형가는 거기에 맞춰 노래를 부르면서 서로 즐기다가 이윽고 서로 울기도 하는 등 방약무인하여 아무런 기탄이 없었다고 한다.
  34. 34)생초生綃 : 옷감의 일종으로 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한다.
  35. 35)옥화玉花 : 옥화총玉花驄을 말한다. 본래 당현종唐玄宗의 말이었는데, 그 후 좋은 말의 대명사가 되었다.
  36. 36)권모拳毛 : 준마駿馬의 일종으로 일명 권수와拳手騧라고도 한다. 와騧는 원래 주둥이가 검은 말이나 누르스름한 말이다.
  37. 37)요뇨騕褭 : 하루에 만 팔천 리를 달린다는 신마神馬이다.
  38. 38)숙상驌驦 : 준마의 일종이다.
  39. 39)결제駃騠 : 좋은 말의 일종이다.
  40. 40)기기驥騏 : 기驥는 천리마, 기騏는 검붉은 점이 있는 좋은 말이다.
  41. 41)하騢 : 붉은빛과 흰빛이 섞인 말이다.
  42. 42)율驈 : 몸은 검은빛이며 정강이는 흰빛인 말이다.
  43. 43)탄驒 : 털이 비늘 모양이며 얼룩무늬가 있는 말이다.
  44. 44)비駓 : 황색과 백색이 섞인 말이다.
  45. 45)현駽 : 청흑색의 말로 세칭 철총마鐵驄馬라고도 한다.
  46. 46)담驔 : 무릎과 정강이에 긴 털이 달린 말이다.
  47. 47)인駰 : 흰 털과 검은 털이 섞인 말이다.
  48. 48)성騂 : 붉은색의 준마이다.
  49. 49)자연紫燕 : 준마를 뜻한다.
  50. 50)적토赤兔 : 삼국시대 촉한蜀漢의 관우關羽가 사용했던 말이다.
  51. 51)강리絳螭 : 명마의 이름이다.
  52. 52)백락伯樂 : 춘추시대의 유명한 말 감정가이다.
  53. 53)지둔支遁(314∼366) : 진晉의 고승으로 자는 도림道林이다. 지형산支硎山에 은둔하여 수도했으며, 세상에서는 지 공支公, 또는 임 공林公이라 하였다. 뒤에 여항산餘杭山에 거했는데, 혹자가 말을 보내 주자, 지둔은 “신준神駿한 것을 사랑한다.” 하며 길렀고, 학鶴을 보내 주자 “하늘에 나는 물건이니 어찌 애완동물로 삼겠는가.”라고 하며 놓아주었다. 『양고승전梁高僧傳』 권4.
  54. 54)악와渥洼 : 중국 서북방 감숙성甘肅省에 있는 강 이름으로 이곳에서 신마가 나왔다고 한다.
  55. 55)난야사蘭若寺 : 중국에 있는 절 이름이다. 중국에서 건너온 말 그림을 보고서 저자가 시를 지은 것으로 추측된다.
  56. 56)대숭戴崇 : 당나라 화가로 십우도十牛圖를 잘 그렸다.
  57. 57)한간韓幹 : 당나라 화가로 말 그림에 뛰어났다.
  58. 58)위언韋偃 : 당나라 화가로 산수화와 말 그림에 뛰어났다.
  59. 59)필굉畢宏 : 당나라 화가로 산수화에 뛰어났다.
  60. 60)정건鄭虔(?∼764) : 당나라 시인이자 화가로 자는 약제若齊이다. 산수화에 뛰어났으며, 두보ㆍ이백과도 교분이 있었다.
  61. 61)왕유王維(699∼759) : 당의 시인이자 화가로 자는 마힐摩詰이다. 남종화의 시조라고 한다.
  62. 62)승요僧繇 : 남북조시대 양梁나라 화가 장승요張僧繇를 말한다.
  63. 63)연수延壽 : 북송 시대의 선승이다. 평생 염불을 외워 정토왕생을 기원하였다.
  64. 64)진재眞宰 : 하늘의 주재자를 말한다.
  65. 65)조하趙嘏 : 당나라의 시인이다. 그가 “긴 피리 한 소리에 사람이 누에 기대었네.(長笛一聲人倚樓)”라는 시를 지었으므로, 사람들이 조의루趙倚樓라 불렀다고 한다.
  66. 66)유 장군柳將軍 : 유림柳琳(1581∼1643)을 말한다. 본관은 진주晉州이고 자는 여온汝溫이다. 병자호란 때 평안도 병마사로 있었으며, 강원도 김화金化에서 청군을 격퇴한 공로가 있다.
  67. 67)오영五營 : 영營은 군대의 편제 단위로 전영前營ㆍ좌영左營ㆍ우영右營ㆍ후영後營ㆍ별영別營의 다섯 진영이 있다.
  68. 68)광릉廣陵 : 경기도 광주를 말한다.
  69. 69)진간재陳簡齋 : 송나라 문학가인 진여의陳與義(1090∼1139)의 호가 간재이다. 저서로 『간재집簡齋集』이 있다.
  70. 70)황산곡黃山谷 : 북송北宋 시인 황정견黃庭堅(1045∼1105)의 호가 산곡이다. 송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서예가이다. 스승인 소식蘇軾과 함께 소황蘇黃이라 불렸다. 저서로 『예장황선생문집豫章黃先生文集』이 있다.
  71. 71)능 선사能禪師 : 백곡 처능 자신을 지칭한다.
  72. 72)편양 대사鞭羊大士 : 언기彦機(1581∼1644) 스님을 말한다. 속성은 장씨張氏이다. 서산 대사의 제자이며, 저서로 『편양당집鞭羊堂集』이 있다.
  73. 73)호계虎溪 : 호계삼소虎溪三笑를 뜻한다. 호계는 중국의 여산廬山에 있는 계곡이다. 여산의 고승 혜원慧遠이 손님을 배웅할 때 호계를 경계로 하여 그곳 이상 배웅을 하지 않았다. 도사인 육수정陸修靜, 시인인 도연명陶淵明 두 사람을 배웅할 때는 이야기에 도취한 나머지 이 호계를 지나쳐 버려 세 사람이 크게 웃었다 하여 생긴 말이다. 친한 친구들의 정겨운 만남이라는 비유로 자주 쓰이는 고사이다.
  74. 74)남악南岳 : 당나라 고승 회양懷讓(677∼744)을 말한다. 육조대사 혜능의 제자로 혜능의 법맥을 이었으며, 남악의 법맥은 마조 도일馬祖道一로 이어진다.
  75. 75)마조馬祖 : 당나라 고승 도일道一(709∼788)을 말한다. ‘즉심즉불卽心卽佛(마음이 곧 부처다.)’을 주장하였다.
  76. 76)사라촌沙羅村 : 경상북도 경산에 있는 지명이다.
  77. 77)셋으로 나누었다 : 셋은 삼승三乘, 즉 성문승聲聞乘ㆍ연각승緣覺乘ㆍ보살승菩薩乘을 말한다. 승乘이란 중생을 실어 깨달음으로 향하게 하는 길을 말한다. 일승一乘은 중생이 모두 성불한다는 견지에서 중생을 구제하는 진리는 하나라고 한다.
  78. 78)재종齋鍾 : 절에서 사시四時로 시각과 일과를 알리는 종을 말한다.
  79. 79)택당澤堂 : 조선 시대 문장가인 이식李植(1584∼1647)의 호이다. 본관은 덕수德水이고 자는 여고汝固이다. 한문사대가漢文四大家의 한 사람이며, 저서로 『택당집澤堂集』이 있다.
  80. 80)야양爺孃 : 부모님에 대한 속칭, 혹은 마운사 봉우리의 이름일 가능성도 있다.
  81. 81)백헌白軒 : 이경석李景奭(1595∼1671)의 호이다. 본관은 전주全州이고 영의정을 역임하였으며, 저서로 『백헌집白軒集』이 있다.
  82. 82)왕 상사王上舍 : 성균관 진사인 왕 모王某라는 뜻이다. 보통 생원시나 진사시에 합격한 사람을 상사上舍라고 한다. 대과에 급제하기 위해서 성균관에 들어가 공부를 하는데, 성균관의 기숙사로 동재東齋와 서재西齋가 있고, 기숙사의 윗방에는 생원이나 진사에 합격한 사람이 기거하므로 상사 또는 상재생上齋生이라고 한다.
  83. 83)백주白洲 : 이명한李明漢(1595∼1645)의 호이다. 본관은 연안延安이고 자는 천장天章이다. 대제학을 역임하였으며, 저서로 『백주집白洲集』이 있다.
  84. 84)구자狗子의 화두 : 개도 불성이 있는가 없는가를 따지는 화두를 말한다.
  85. 85)기약 없음 : 원문의 여년驪年은 기한이 없이 오래 사는 것을 말한다. 십이지 중에 나귀의 해는 없으므로 여기서는 기약이 없이 아득하다는 의미이다.
  86. 86)이변二邊 : 중도中道를 여읜 두 극단을 말한다.
  87. 87)구강九江 : 중국 여산廬山에 있는 강이다. 5조 홍인弘忍 대사가 육조대사 혜능을 황매산黃梅山에서 구강까지 데려다주었다고 한다. 선종禪宗에서 중요시하는 지역이다.
  88. 88)취미 장로翠微長老 : 수초守初(1590∼1668) 대사를 말한다. 속성은 성씨成氏이다. 처능과 함께 벽암 대사에게 배웠다. 저서로 『취미대사시집翠微大師詩集』이 있다.
  89. 89)사조謝朓(464∼499) : 제齊나라의 시인으로 자는 현휘玄暉이다. 저서로 『사선성시집謝宣城詩集』이 있다.
  90. 90)도징圖澄 : 불도징佛圖澄(232∼348)을 말한다. 불교를 민중 속으로 펴 나가는 데 크게 공헌하여 중국 초기불교 발전의 중심이 되었다. 문하생 가운데서 도안道安ㆍ축법태竺法汰 등 동진東晉 시대를 대표하는 승려를 많이 배출하였다.
  91. 91)시를 지으면~도징圖澄에 부끄럽다 : 권 상사는 시를 잘 지어 옛 시인에 견줄 만하나, 백곡 자신은 도가 깊지 못하여 옛 스님의 명성에 부끄럽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92. 92)잣나무 :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라는 화두를 말한다. 어떤 승려가 당의 고승인 조주趙州(778∼897)에게 “달마가 서쪽에서 오신 뜻이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조주가 “뜰 앞의 잣나무.”라고 대답한 데서 유래한다.
  93. 93)호정壺亭 : 정두원鄭斗源(1581∼?)의 호이다. 본관은 광주光州이고 자는 정숙丁叔이다. 강원도 관찰사를 역임하였다.
  94. 94)육환장六環杖 : 탁발할 때 가지고 다니는 고리가 여섯 개 달린 지팡이를 말한다.
  95. 95)옷 세 벌(三事衣) : 스님이 입는 세 가지 옷을 말한다. 삼의三衣와 같은 의미이다. 외출할 때 입는 대의大衣, 의식 때 입는 상의上衣, 작업할 때 입는 중의中衣이며, 수행하는 대승의 비구가 늘 휴대해야 할 열여덟 가지 물건(頭陀十八物)에 속한다.
  96. 96)유량庾亮(289∼340) : 동진東晋의 정치가로 자는 원규元規이다. 원제元帝ㆍ명제明帝ㆍ성제成帝에 걸쳐 높은 벼슬을 하였다. 함화咸和 연간(326∼334)에 형주 자사를 지낸 유량이 심양강潯陽江 가에서 유량루庾亮樓를 세웠다고 한다.
  97. 97)문옹文翁 : 한漢 경제景帝 시대 관리이다. 촉군蜀郡 태수를 지내면서 그 지역을 잘 다스렸다고 한다. 여기서는 조 방백이 전라도를 잘 다스림을 비유하고 있다.
  98. 98)지전紙錢 : 동전을 본떠서 만든 돈 모양의 종이를 말한다. 장례 때 지전을 태워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었다.
  99. 99)도연명陶淵明(365∼427) : 동진東晋의 저명한 전원시인으로 이름은 잠潛, 자는 연명 또는 원량元亮이다.
  100. 100)사혜련謝惠連(?∼433) : 남조南朝 송宋의 문장가이다. 저서로 『사혜련전집謝惠連全集』이 있다.
  101. 101)갈홍천葛洪川 : 중국 전당錢唐 천축사天竺寺 앞에 있는 냇가이다. 이원李源과 원관圓觀 스님은 친구였는데 원관 스님이 먼저 죽으면서 하는 말이 자신이 환생을 해서 12세 되는 해에 갈홍천 앞에서 만나자고 한 고사가 있다. 즉 신선들이 노니는 공간으로 해석된다.
  102. 102)천봉산天鳳山 : 전라남도 보성군 문덕면에 있는 산이다. 해발 608m로 산세가 깊고 대원사를 비롯한 사찰이 많다.
  103. 103)조계曹溪 : 육조대사 혜능이 이곳에서 선풍禪風을 크게 일으켰다. 여기서는 불법을 의미한다.
  104. 104)황매黃梅 : 중국 황매산의 고승인 홍인 대사를 말한다. 여기서는 훌륭한 스님을 비유한다.
  105. 105)벽안碧眼 : 견처가 뛰어난 선승을 지칭한다.
  106. 106)의발 다툰 소식 : 달마로부터 전법傳法의 상징으로 전해 온 것으로 5조 홍인 때 혜능과 신수가 사법嗣法을 다투었던 것에서 유래한다. 선종에서는 스승이 체득한 깨달음을 제자에게 전하는 것을 의발을 전한다고 한다.
  107. 107)머리 긁적이다~밤 되었다 : 머리를 긁적인다는 것은 임이 그리워 상념에 잠겨 머뭇거리는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시경』 「패풍邶風」 〈정녀精女〉에서 “귀엽고 어여쁜 그 처녀가, 성 모퉁이에서 나를 기다리는데, 흐릿한 날씨라 눈에 안 띄어, 머리 긁고 머뭇거렸네.(精女其姝。 俟我於城隅。 愛而不見。 搔首踟躕。)”라고 하였다.
  108. 108)백필白筆 : 양모필羊毛筆을 말한다. 양의 털로 만든 붓이다. 털이 희고 부드러워 주로 글씨와 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한다.
  109. 109)성姓은 토끼를~후로 소원해졌다 : 이 대목은 백씨白氏 성에 대한 것으로 『사기史記』 「열전列傳」에 나오는 백기白起와 관련이 있는 내용으로 보인다. 백기는 전국戰國시대 진秦나라 미郿 땅 사람이다. 진 소왕秦昭王 때에 무안군武安君에 봉해졌으며, 싸움에 이겨 빼앗은 성이 무릇 70여 개나 되었다. 그는 조趙나라 군사를 격파하고 항복한 조나라 군사 40만을 묻어 죽였다. 그 후에 응후應侯 범수范睢와 틈이 생겨 관직을 파면당하고 다시 사사賜死되었다. 이 시에서는 백기가 임금의 신임을 얻고 또 파면당하는 과정에 관련된 인물 고사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110. 110)몇 번이나 산음현山陰縣을 지나쳤었고 : 왕희지가 회계會稽 산음현의 연회에 참석하여 「난정서蘭亭序」를 짓고 썼다. 여기서는 「난정서」와 같은 훌륭한 문장을 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111. 111)얼마나 자주~놀러 갔던가 : 금리錦里는 성 이름으로 일명 금관성錦官城이라 한다. 옛터가 사천 성도成都 남쪽에 있다. 성도에는 대성大城과 소성少城이 있었는데, 소성에는 비단의 직조를 담당하는 관리의 관청이 있어 이름을 금관성이라 하였다. 이에 따라 후에 성도의 별칭이 되었다. 이백과 두보의 시에 등장하는 공간이다. 여기에서는 붓이 좋은 시를 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112. 112)중서中書 : 중서군中書君을 말하는데 붓의 별칭이다.
  113. 113)〈팔애시八哀詩〉 : 두보가 여덟 명의 친구를 그리워하며 지은 시이다. 여덟 명은 왕사례王思禮ㆍ이광필李光弼ㆍ엄무嚴武ㆍ왕진王璡ㆍ이옹李邕ㆍ소원명蘇元明ㆍ정건鄭虔ㆍ장구령張九齡이다.
  114. 114)청안靑眼 : 반가운 사람을 맞이함을 뜻한다. 진晋나라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이었던 완적阮籍은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면 청안靑眼으로 맞이하였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보면 백안白眼으로 맞이하였다고 하는 고사가 있다. 이후로 남을 무시할 때 백안시白眼視라는 말이 생겨났다.
  115. 115)육법화陸法和 : 남북조시대 때 북제北齊 사람으로 도술에 뛰어났으며, 형산 거사荊山居士라고 불렸다.
  116. 116)개원사開元寺 : 남한산성에 있는 절 이름이다.
  117. 117)여몽呂蒙 : 원문의 아몽阿蒙은 삼국시대 오吳의 장수 여몽을 가리킨다. 후에는 학식과 글재주가 없는 사람의 의미로 쓰였다. 손권孫權이 여몽과 장흠張欽에게 학문을 권장했는데, 그에 따라 열심히 공부하였다. 뒤에 노숙魯肅이 여몽과의 대화에서 여몽의 진보에 놀라 “그대는 이제 어리석었던 오하吳下의 아몽阿蒙이 아닐세.”라고 한 데서 연유한 말이다. 『삼국지三國志』 「오지吳志」 〈여몽전呂蒙傳〉.
  118. 118)용안龍安 : 현재의 익산이다.
  119. 119)종자기鍾子期 : 춘추시대 초나라 사람으로 거문고의 명수인 백아伯牙의 친구이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더 이상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았다는 백아절현伯牙絶絃이란 고사가 있다.
  120. 120)공융孔融(153∼208) : 후한後漢의 학자로 자는 문거文擧이며 공자의 20대손이다. 문장에 뛰어났고, 건안칠자建安七子의 한 사람이다.
  121. 121)장한張翰 : 진晉나라 사람으로 자는 계응季鷹이다. 가을바람이 불자 고향인 강동江東에서 나는 농어와 순채의 맛을 생각하고는 일부러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고사가 있다.
  122. 122)거백옥蘧伯玉 : 춘추시대 위衛의 대부로 공자의 제자이다. 자신의 나이 50에 49년의 삶이 잘못이었음을 알았다고 하였다.
  123. 123)악의樂毅 : 전국戰國 때 연燕나라 사람이다. 연 소왕燕昭王의 아경亞卿이 되어, 상장군上將軍으로서 조趙ㆍ초楚ㆍ한韓ㆍ위魏ㆍ연燕 다섯 나라 군사를 거느리고 제齊의 70여 성을 항복 받았는데, 거莒ㆍ즉묵卽墨 두 성만이 남았다. 마침 소왕이 죽고 평소에 악의를 언짢게 여기던 혜왕惠王이 즉위하자, 제齊의 장수 전단田單이 “악의가 제나라의 왕이 되려 한다.”라고 이간질을 하자, 혜왕이 악의를 의심하여 기겁騎劫으로 하여금 악의를 대신하도록 하고 악의를 불러들였으나, 처벌받을 것을 염려하여 조趙나라로 달아났다. 후에 전단이 기겁을 쳐서 70여 성을 되찾았다.
  124. 124)인상여藺相如 : 전국시대에 진왕秦王과 조왕趙王이 민지澠池에서 모여 노는데 진왕이 조왕에게 비파(瑟) 타기를 청하니, 조왕이 거역하지 못하여 비파를 탔다. 조왕의 신하 인상여가 진왕에게 장구 치기를 청하니, 진왕이 치지 않았다. 인상여가 대들며, “만일 대왕께서 장구를 치지 않으면 신이 칼로 목을 찔러 대왕에게 뿌리겠습니다.”라고 하니, 진왕이 할 수 없이 장구를 쳤다.
  125. 125)문숙文叔 : 후한 광무제光武帝(B.C. 6∼A.D. 57)의 자이다.
  126. 126)부춘富春 : 부춘산, 즉 후한의 엄광嚴光이 은거한 곳이다. 엄광은 광무제와 동문수학이지만 벼슬을 사양하고 부춘산에서 낚시질하며 만년을 보냈다.
  127. 127)계손季孫과 맹손孟孫 사이 : 계손과 맹손은 춘추전국시대 노魯나라의 대부인 계손씨와 맹손씨를 말한다. 계손과 맹손 사이란 백중지간伯仲之間이나 상하를 분별할 수 없는 정도 혹은 중간 정도의 예우禮遇를 뜻한다. 『예기禮記』 「미자微子」에서 “제 경공齊景公이 공자孔子를 기다리며 말하기를, ‘계씨季氏와 같이는 대우하지 못하지만, 계씨와 맹씨의 중간 정도 대우는 하리라’라고 했다.”라고 하였다.
  128. 128)팽택彭澤 : 도연명陶淵明을 말한다.
  129. 129)불자拂子 : 불진拂塵이라고도 한다. 마음의 티끌이나 번뇌를 털어내는 데 사용하는 불구佛具의 하나이다.
  130. 130)육기陸機 : 261∼303. 서진西晉의 문학가로 자는 사형士衡이다. 저서로 『문부文賦』와 『육사형집陸士衡集』이 있다.
  131. 131)신정사神定寺 : 공주 계룡산에 있는 절로 신원사神元寺라고도 불렀으며, 조선 고종 때 신원사新元寺라 고쳤다. 마곡사의 말사이다.
  132. 132)옥절玉節 : 옥으로 만든 부절符節을 말한다.
  133. 133)계방季方 : 후한後漢의 진계방陳季方을 말한다. 형 진원방陳元方과 함께 품행이 뛰어나 ‘난형난제難兄難弟’라는 고사성어가 생겼다. 이후로 형제가 모두 뛰어남을 ‘이난二難’이라 한다.
  134. 134)왕적王適(711∼814) : 당나라 문장가로 자는 달부達夫이다. 당 숙종肅宗 때 간의대부諫議大夫가 되었다. 한유韓愈가 왕적을 평가하기를, ‘천하기남자왕적天下奇男子王適’이라고 하였다.
  135. 135)아사亞使 : 부사副使 또는 도사都事를 말한다.
  136. 136)포숙아鮑叔牙 : 춘추시대 제齊나라 대부. 제 양공齊襄公의 아들 소백小白(환공)을 보좌하여 소백이 집권한 뒤에 관중을 재상으로 천거하였다.
  137. 137)치초郗超 : 동진東晉 사람으로 환온桓溫의 정치적 욕망을 달성시키기 위하여 많은 활동을 하였으며, 특히 환온이 왕을 폐립하기로 결정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다.
  138. 138)옥주沃州 : 중국 절강성浙江省 승현嵊縣에 있는 명산. 진晋나라 고승 축잠竺潛이 섬산剡山에 은거할 적에 지둔이 옥주의 작은 고개를 매입하기를 청하자, 축잠이 “오고 싶다면 주기는 하겠으나, 소부巢父와 허유許由가 산을 사서 은거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라고 하니, 지둔이 몹시 부끄러워했다. 『회계지會稽志』 권15.
  139. 139)반자半刺 : 각 고을의 수령에게 예속되어 있는 서리書吏를 말한다.
  140. 140)참군參軍 : 지금의 참모 장교에 해당한다.
  141. 141)심휴문沈休文 : 남북조시대 양梁의 문장가인 심약沈約(441∼513)으로 휴문은 그의 호이다. 학문에 널리 통하고 시문에 특히 뛰어났다. 저서로 『심휴문집沈休文集』이 있다.
  142. 142)동수銅水 : 박 수재가 있던 곳의 강으로 추측된다.
  143. 143)고산鼓山 : 박 수재가 있던 곳의 산으로 추측된다.
  144. 144)위국산하魏國山河 : 장대하고 아름다운 강산을 말한다. 유래는 『사기』 「손자오기열전孫子吳起列傳」에서, “무후가 서하를 타고 내려오며 물 한가운데서 좌우를 돌아보며 오기에게 말하였다. ‘아름답구나. 산하의 견고함이여! 이 곧 위나라의 보배로다!’”라고 한 데서 나왔다.
  145. 145)오강烏江 : 초楚의 항우項羽가 유방劉邦에게 패하여 자살한 곳이다. 여기서는 백제가 신라에 의해 멸망됨을 비유한다.
  146. 146)문원文園 : 한漢나라 문장가 사마 상여司馬相如(B.C. 179∼B.C. 117)를 가리킨다. 효문원령孝文園令을 지냈는데, 그는 소갈병消渴病(요즘의 당뇨병)이 있었다. 여기서는 동회 신익성이 은퇴한 뒤에 병이 있음을 비유한 것이다.
  147. 147)여산廬山의 결사 : 여산사廬山社, 즉 백련사白蓮社를 가리킨다. 동진東晉의 혜원慧遠(335~417)이 여산의 동림사東林寺에서 백련사라는 결사를 만들어 염불을 수행하고 권장하였다.
  148. 148)율리촌栗里村 : 도잠陶潛이 은거한 곳으로 군자가 숨어 사는 곳 또는 고향을 의미한다. 이는 호계삼소虎溪三笑의 고사와 관련이 있다. 이 시에서는 승려인 자신과 유자인 신익성이 교류를 나눈 것에 빗댄 것이다.
  149. 149)중장통仲長統(179∼220) : 후한의 학자로 자는 공리公理이다. 은거하여 자연을 벗 삼아 사는 것이 좋다고 하면서 지은 「낙지론樂志論」이 있다.
  150. 150)동중천洞中天 : 동천洞天과 같은 말로 도가에서 말하는 신선이 산다는 별천지이다. 명산대천으로 둘러싸인 경치가 좋은 곳을 이른다.
  151. 151)잔을 띄워~건너고 싶네 : 옛날 어떤 고승이 조그만 잔을 타고 황하를 건넜다는 고사가 있다.
  152. 152)방온龐蘊(?∼808) : 방 거사라고도 하며 자는 도현道玄이다. 중국의 유마 거사라고 일컬어진다.
  153. 153)귀종歸宗 : 당唐의 고승인 귀종 지상歸宗智常을 말한다. 겨자씨 속에 수미산을 넣으라고 한 말이 유명하다. 여기서는 자신을 비유한다.
  154. 154)파옹坡翁 : 소동파蘇東坡를 말한다.
  155. 155)금산金山 : 인격이 훌륭하고 품행이 뛰어난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여기서는 백헌 이경석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 듯하다.
  156. 156)원융元戎 : 고대의 군사용 큰 수레, 대군大軍, 장군을 뜻하는 말이다. 여기서는 대장군이 머무는 진지를 뜻한다.
  157. 157)해숭위海嵩尉 : 윤신지尹新之(1582∼1657)를 말한다. 본관은 해평海平이고 자는 중우仲又, 호는 현주玄洲이다. 선조의 딸인 정혜 옹주貞惠翁主와 결혼하여 해숭위가 되었다. 글씨와 그림에 뛰어났으며 저서로 『현주집玄洲集』이 있다.
  158. 158)옥계玉界 : 하늘, 맑고 푸른 물가, 선경仙境을 뜻하는 말이다.
  159. 159)장륙丈六 : 1장 6척의 불상을 말한다. 장륙존상丈六尊像이라고도 한다.
  160. 160)마니주摩尼珠 : 불행과 재난을 없애 주고 더러운 물을 깨끗하게 하는 덕이 있다.
  161. 161)한묵翰墨 : 서한書翰과 필묵筆墨이라는 뜻으로 문장을 말한다.
  162. 162)오서산烏棲山 : 충청남도 보령시 청소면과 청라면, 청양군 화성면, 홍성군 광천읍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까마귀와 까치가 많이 살아 오서烏棲란 이름이 붙여졌으며, 해발 741m이다.
  163. 163)백월산白月山 : 충청남도 보령시 청라면 동쪽에 있는 산이다.
  164. 164)동주 이 공 : 이민구李敏求(1589∼1670)를 말한다. 본관은 전주이고 자는 자시子時, 호는 동주東州이다. 문장에 뛰어났으며 저서로 『동주집東州集』이 있다.
  165. 165)초객楚客 : 일반적으로 초나라의 우국 시인 굴원屈原을 뜻한다. 후대에 억울하게 귀양 중인 사람, 또는 고향을 떠나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사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166. 166)어부의 질문 : 굴원이 지은 「어부사漁父辭」에 “강가의 어부가 굴원에게 묻기를, ‘그대는 왜 여기에 있는가?’라고 하자, 굴원이 대답하기를, ‘온 세상이 흐려도 나 홀로 맑고 모두가 취해도 나 홀로 깨어 있다’라고 하였다.”라고 한 대목이 있다.
  167. 167)대사가 서쪽에서~기약과 같네 : 서쪽에서 온 것은 달마 대사가 서쪽에서 온 것에, 제자의 뜻을 따른 것은 달마 대사가 2조 혜가慧可의 뜻을 좇아 법을 가르쳐 잇게 한 것에, 옛날의 약속은 석가모니가 제자에게 법을 전한 것에 비유한 것이다.
  168. 168)연화蓮華의 법장法藏 :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말한다.
  169. 169)백수栢樹의 선지禪枝 :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의 화두를 말한다. p.233 주 92 참조.
  170. 170)영철靈徹 : 당唐의 유명한 시승詩僧으로 자는 원징源澄이다. 저서로 『율종행원律宗行源』이 있다.
  171. 171)독우督郵 : 각 지방을 순찰하는 순찰관인데, 조선에서는 찰방察訪의 의미로 많이 사용되었다.
  172. 172)송민고宋民古(1592∼?) : 조선 중기의 서화가이다. 본관은 여산礪山이고 자는 순지順之, 호는 난곡蘭谷이다. 저서로 『난곡집蘭谷集』이 있다.
  173. 173)의화儀華 : 신의화申儀華(1637∼1662). 본관은 평산平山이고 자는 서명瑞明, 호는 사아四雅이다. 동양위東陽尉 익성翊聖의 손자, 도사 최最의 아들이다. 글씨와 그림에 뛰어났으며, 26세에 요절하였다. 신의화가 죽은 연대를 근거로 이 시는 1662년에 지어졌음을 알 수 있다.
  174. 174)신최申最 : 신익성의 넷째 아들이다. p.29 주 4 참고.
  175. 175)회 옹淮翁 : 동회 거사東淮居士 신익성을 가리킨다.
  176. 176)현헌玄軒 : 신흠申欽(1566∼1628)의 호이다. 본관은 평산平山이고 자는 경숙敬叔, 또 다른 호는 상촌象村이다. 조선 중기 4대 문장가 중의 한 사람이며 저서로 『상촌집象村集』이 있다. 신흠-신익성-신최-신의화로 가계가 이어진다.
  177. 177)인동仁同 : 현재의 경상북도 구미 지역이다.
  178. 178)도총섭都摠攝 : 임진왜란 때 있었던 승군의 대장 직책이다.
  179. 179)〈백설가白雪歌〉 : 고상한 노래를 의미한다. 초楚나라의 서울인 영郢에서 어떤 사람이 유행가를 불렀더니, 같이 합창하는 자가 수백 명이었다. 그러나 수준이 높은 노래인 〈양춘陽春〉ㆍ〈백설白雪〉을 부를 적에는 따라 부르는 자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180. 180)청광淸狂 : 얽매임 없이 마음대로 행동하는 사람, 혹은 지나치게 청렴결백한 사람을 뜻한다.
  181. 181)대정大庭 : 대정씨大庭氏를 말한다. 전설상의 상고시대 제왕帝王의 호, 혹은 염제炎帝 신농씨神農氏의 별호라고도 한다. 태평세대를 비유한다.
  182. 182)유령劉伶 : 진晉나라 죽림칠현의 한 사람이다. 진나라 패국沛國 사람으로 자는 백륜伯倫이다. 술을 즐겨하여 늘 사람을 시켜 삽을 메고 자기 뒤를 따르게 하고 죽으면 바로 그 자리에 묻으라 하였다. 그의 〈주덕송酒德頌〉에 “하늘을 장막으로 삼고 땅을 돗자리로 삼는다.”라는 말이 있다. 『진서晉書』 권49.
  183. 183)육우陸羽(733∼804) : 당의 문장가이다. 최초의 차 전문 서적인 『다경茶經』을 저술하였다.
  184. 184)북산北山 신령에게 부끄럽지 않다 : 남조시대 제齊의 주옹周顒이 북산에 은거하다가 벼슬에 나아간 뒤 다시 이 산을 거쳐서 가게 되자, 공치규孔稚珪가 북산의 산신령을 가탁하여 「북산이문北山移文」이라는 글을 지어서 그의 변절을 풍자하였다. 여기서는 정 수재의 절개가 변함이 없음을 비유한 것이다.
  185. 185)대윤大尹 : 당시 경기도 광주 부윤廣州府尹을 말한다.
  186. 186)사백詞伯 : 시문에 뛰어난 자기보다 연배가 높은 분을 지칭한다.
  187. 187)성랑省郞 : 사간원 관원이다.
  188. 188)광산匡山의 약속 : 함께 글을 읽자던 약속을 말한다. 광산은 이백李白이 글을 읽었던 곳이다. 두보杜甫의 〈불견不見〉에서 “광산의 글 읽던 곳으로, 머리 희었으니 돌아옴이 좋겠다.(匡山讀書處。 頭白好歸來。)”라고 하였다.
  189. 189)심랑沈郞 : 양梁의 문장가인 심약沈約을 말한다. 몸이 약하여 늘 앓았다. 그의 친구인 서면徐勉에게 준 편지에서 “요즘 병이 더욱 심하여 백여 일 동안에 몸이 야위어 허리띠 구멍이 넓어졌다.”라고 하였다
  190. 190)병주幷州 : 병주지정幷州之情을 말한다. 타향도 오래 살면 제2의 고향이 된다는 뜻이다. 당唐의 시인 가도賈島(777∼841)가 병주에서 오래 살다가 떠나면서 병주를 그리워하는 시 〈도상건渡桑乾〉을 지어 “병주에서 타향살이 어언 십 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밤낮으로 함양을 그리워하였다. 뜻하지 않게 다시 상건강을 건너는데, 병주를 돌아보니 바로 고향 같다.(客舍幷州已十霜。 歸心日夜憶咸陽。 無端更渡桑乾水。 卻望幷州是故鄕。)”라고 하였다.
  191. 191)잠랑潛郞 : 은거한 시객詩客이라는 뜻이다. 원뜻은 재능이 있으면서도 불우하게 오랫동안 낮은 관직에 묻혀 있는 것을 말한다. 한漢나라 안사顔駟가 문제文帝 때 낭郞이 되어 경제景帝를 거쳐 무제武帝 때까지 승진하지 못하고 낭서郞署에서 늙었던 고사에서 유래한다. 『문선文選』 「사현부思玄賦」.
  192. 192)몽택夢澤 : 운몽택雲夢澤, 운몽의 늪을 말한다. 『주례周禮』에서 “형주荊州에 늪이 있는데, 이름하여 운몽雲夢이요 사방 둘레가 8백~9백 리에 이른다.”라고 하였다. 『주례周禮』 「주관周官」 〈직방職方〉.
  193. 193)어양漁陽 : 당 현종玄宗이 안녹산安祿山을 총애하여 범양 하동 절도사范陽河東節度使를 삼았는데, 안녹산이 양귀비楊貴妃와 결탁하여 신임이 굳어지자, 천보天寶 말에 반역을 도모하여 어양의 군사를 일으켜 낙양洛陽을 함락하고 장안長安에 육박하니, 현종은 서촉西蜀으로 피란하였던 변란이 있었다. 여기서는 충신이 구름처럼 모여 수루戍樓에 서린 기상을 노래한 것이다.
  194. 194)위나라의 구슬(魏十珠) : 위나라에 열 개의 보배 구슬이 있어 명성을 드날렸다는 말이 전한다. 나라의 보배라는 말과 같다.
  195. 195)허리에 관인官印~내려오게 하나 : 이 대목은 전국시대 소진蘇秦의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소진은 집을 떠나 공부를 하던 도중에 마음이 조급하여 그만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온 그의 허리에 요장腰章이 없는 것을 보고, 아내는 베틀에서 내려오지도 않고 길을 비켜 주지도 않았으며, 그의 형수는 그를 위해 밥을 지어 주지도 않았다. 또한 부모는 그를 자식이 아니라 하였다. 이에 그는 발심하여 공부하여 후에 여섯 나라의 재상이 되어 재상의 인印을 허리에 두르기에 이르렀다. 여기서는 이 진주라는 선비가 백의의 한사寒士 처지임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196. 196)외로운 학은~위衛나라에서 벼슬하고 : 위학衛鶴을 말한다. 위나라의 의공懿公이 학을 너무나 좋아하여 수레에 학을 태우고 다녔다고 한다. 『좌전左傳』 「민공閔公」 2년에 기사가 보인다.
  197. 197)다섯 소나무 : 오송五松을 말한다. 진시황제가 태산泰山에 올라가다가 비를 만나 소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하게 되었다. 그 소나무를 오대부송五大夫松이라고 하였다. 후대 사람들이 잘못 알고 다섯 그루 소나무라고 하여 오송이라고 하였다.
  198. 198)〈양춘곡陽春曲〉 : 초楚나라의 가곡으로 〈백설곡白雪曲〉과 함께 고상한 곡조로 꼽힌다.
  199. 199)강양의 김 명부 : 강양江陽은 지금의 합천이고 김 명부明府는 합천 수령인 김 모라는 의미이다.
  200. 200)바닷가에서 양을 지키던 날 : 서한西漢 무제武帝 때 장군인 소무蘇武가 흉노에게 사신 갔다가 구금되었는데 흉노의 임금 선우單于가 항복하라고 위협했으나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북해北海로 옮기어 양羊을 기르게 하였는데 결국 19년 동안이나 고생을 하다가 돌아왔다 한다. 여기서는 심양에 있지마는 언젠가는 돌아온다는 의미이다.
  201. 201)돌아오는 기러기~하지 마시기를 : 예로부터 기러기가 소식을 전한다고 하였다. 심양에서 소식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202. 202)삼전도三田渡 : 조선 시대 한강 상류에 있던 나루터이다. 서울과 광주의 남한산성을 이어 주는 길목이다. 그곳에 세워진 삼전도비는 병자호란 때 청나라 태종이 조선 인조의 항복을 받고 자기의 공덕을 자랑하기 위해 세운 전승비戰勝碑이다. 현재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 있다.
  203. 203)명주明珠와 어목魚目 : 진실과 거짓이라는 의미이다. 고기 눈깔이 겉모양은 구슬 같지만 사실은 구슬이 아니라는 데서 진위眞僞가 혼동된 것을 말한다.
  204. 204)황권黃卷 : 서적을 뜻한다. 옛날에는 좀이 슬지 않도록 황벽黃蘗나무의 즙을 짜서 서책에 발랐던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여기서는 불경佛經을 의미한다.
  205. 205)무생화無生話 : 생성됨도 없고 소멸됨도 없는 열반에 대한 이야기다.
  206. 206)존숙尊宿 : 학문學文과 덕행德行이 뛰어나 남의 모범이 될 만한 스님을 말한다.
  207. 207)전횡도田橫島 : 산동성山東省 즉묵현即墨縣 동북쪽 바닷속에 있는 섬이다. 한 고조漢高祖 때 제왕齊王 전횡田橫이 부하 5백 명을 거느리고 섬으로 들어가 섬 이름을 전횡도라 했다고 한다. 여기서는 우리나라 어떤 섬을 가리키는지 상세하지 않다.
  208. 208)서애西涯 : 유성룡柳成龍(1542~1607)의 호이다. 자는 이현而見이고 본관은 풍산豊山이다. 명종明宗 병인년에 문과에 오르고 벼슬은 영의정에 이르렀으며,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저술은 『문집文集』ㆍ『신종록愼終錄』ㆍ『영모록永慕錄』ㆍ『징비록懲毖錄』ㆍ『관화록觀化錄』 등이 있다.
  209. 209)이 시는 일곱 대사들의 호를 가지고 지은 것이다.
  210. 210)법융法融 : 호는 청하靑荷이다. 휴정의 『청허당집淸虛堂集』 권4 「부용당행적芙蓉堂行蹟」에 의하면 부용 영관의 제자로 되어 있으니, 휴정과 동시대 스님임을 알 수 있다.
  211. 211)영관靈觀(1485∼1571) : 조선 전기 스님으로 호는 부용芙蓉 또는 은암隱庵이며, 지리산에서 지엄智儼에게 공부를 배웠다. 제자로 휴정休靜과 부휴浮休가 있다.
  212. 212)정심淨心 : 정심正心이라고도 한다. 조선 전기 스님으로 호는 등계登階 또는 벽계碧溪이다. 벽송 지엄에게 법을 전하였다.
  213. 213)지엄智嚴(1464∼1534) : 지엄智儼이라고도 한다. 호는 벽송碧松이다. 속성은 송씨宋氏이고 등계 정심에게 배웠으며, 저서로 『화엄경수현기華嚴經搜玄記』, 『금강반야경략소金剛般若經略疏』 등이 있다.
  214. 214)휴정休靜(1520∼1604) : 호는 청허淸虛이고 속성은 최씨崔氏이다. 21세에 부용 영관에게 인가印可를 받았다. 저서로 『선가귀감禪家龜鑑』, 『청허당집淸虛堂集』 등이 있다.
  215. 215)선수善修(1543∼1615) : 호는 부휴浮休이고 속성은 김씨金氏이며 영관의 법을 이었다. 글씨에 능했으며 저서로 『부휴당집浮休堂集』이 있다.
  216. 216)조능祖能 : 16세기 스님으로 호는 추월秋月이고 벽송 지엄의 제자이다. 평생을 눕지 않고 불법에 정진하였다고 한다.
  217. 217)영재鈴齋 : 주군州郡의 수령이 관할하는 관내管內를 말한다. 여기서는 관아官衙를 가리킨다.
  218. 218)사군使君 : 일반적으로 지방행정관을 지칭하는 별칭이다. 수령을 가리킨다.
  219. 219)관심觀心 : 인간의 마음을 관조觀照하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를 올바르게 관찰함은 진리를 깨닫는 중요한 방도의 하나이다.
  220. 220)견성見性 : 내 자신의 본성을 제대로 보다.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고 하였다. 내 자신의 본성을 본다면 깨달은 사람이 된다. 성불成佛은 깨달은 사람, 또는 진리를 체득한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221. 221)만호萬戶 : 조선 시대 종사품의 무관직이다.
  222. 222)청려靑驢 : 털빛이 검푸른 당나귀이다.
  223. 223)서호西湖 : 춘추시대에 범려范蠡가 월越나라 왕 구천句踐을 도와서 오吳나라 부차夫差를 멸망시킨 뒤에 서호로 가서 노년을 보냈다고 한다.
  224. 224)비인 신 명부愼明府 : 비인 현감 신 모愼某라는 뜻이다. 비인은 충청남도 서천군 비인면이다.
  225. 225)고려산高麗山 : 강화도에 있는 산으로 고구려의 연개소문이 태어났다는 전설이 있으며, 옛 명칭은 오련산五蓮山이다.
  226. 226)원 공遠公 : 동진의 혜원慧遠을 가리킨다.
  227. 227)난새 수레 : 순임금이 난새 방울 장식이 있는 수레를 탔다고 한다. 제왕의 수레를 뜻한다.
  228. 228)학 수레 : 대신이 타는 수레를 가리킨다.
  229. 229)도파원跳波院 : 금강산에 있다. 옛 기록에는 도파원都波院 혹은 도파원兜波院으로 나오기도 한다.
  230. 230)온조성溫祚城 : 경기도 광주의 남한산성을 말한다.
  231. 231)사선정四仙亭 : 신라 시대의 화랑인 영랑令郞ㆍ술랑述郞ㆍ남석南石ㆍ안상安祥 네 사람이 경치가 하도 좋아서 머물렀다고 하여 사선정이라고 한다.
  232. 232)학정鶴汀 : 삼일호를 말한다.
  233. 233)천일주千日酒 : 한번 마시면 천 일 동안 취한다는 술이다.
  234. 234)재주는 뛰어나고 : 원문은 타성주唾成珠로 해타성주咳唾成珠를 말하는데, 기침과 침이 다 주옥珠玉이 된다는 말로, 시문詩文이 뛰어남을 말한다.
  235. 235)아난阿難이 여색을~본받지 말기를 : 아난은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의 한 사람이다. 부처님을 모시면서 설법을 가장 많이 들었으므로 다문제일多聞第一이라 한다. 어느 날 탁발을 나갔다가 환술을 하는 마등가녀摩登伽女라는 여인을 만났는데, 그녀는 주문을 외워 아난에게 계율을 범하도록 하였다.
  236. 236)온천 행궁溫泉行宮 : 온궁溫宮이라고도 한다. 온천이 있는 지역에 지은 행궁을 말한다. 행궁은 임금이 나들이할 때 머무는 궁이다. 충청남도 아산시 온천동은 조선 시대에 온궁이 있던 자리이다.
  237. 237)수시數詩 : 일一에서 십十까지를 첫머리에 두고 쓴 시를 가리킨다.
  238. 238)육착六鑿 : 인간의 여섯 가지 감정인 희喜ㆍ노怒ㆍ애哀ㆍ낙樂ㆍ애愛ㆍ오惡를 가리킨다.
  239. 239)일곱 구멍(七竅) : 인간의 얼굴에 있는 일곱 개의 구멍, 즉 눈ㆍ귀ㆍ코ㆍ입을 말한다.
  240. 240)건제체建除體 : 점술가가 날의 길흉을 정하는 건建, 제除, 만滿, 평平, 정定, 집執, 파破, 위危, 성成, 수收, 개開, 폐閉의 십이진十二辰이 있는데, 이 열두 글자를 차례대로 넣어 짓는 시를 건제체라 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남조南朝 송나라 포조鮑照가 지은 건제시建除詩가 있다.
  241. 241)상구商謳 : 『시경』 「상송商頌」을 말한다. 증자曾子가 위衛나라에 있을 적에 매우 곤궁하여 며칠을 굶기도 했으나, 상송을 노래하면 그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여 마치 금석金石에서 나온 소리와 같았다고 한다. 곤궁한 속에서 도를 즐김을 비유한 말이다.
  242. 242)셋을 이루어 : 이백李白의 〈월하독작月下獨酌〉에서 “꽃 사이에서 술 한 동이, 홀로 마시니 친근한 이 없다. 술을 들어 밝은 달빛을 마주하고, 나의 그림자와 세 사람이 되었다.(花間一壺酒。 獨酌無相親。 擧杯邀明月。 對影成三人。)”라고 하였다. 삼인은 통상 나, 나의 그림자, 달이라고 한다.
  243. 243)옥련환체玉連環體 : 제1구의 끝 자 ‘擡’의 ‘扌’를 떼어 제2구의 첫 자인 ‘臺’로 하였고, 제2구의 끝 자인 ‘催’의 ‘亻’을 떼어 제3구의 첫 자인 ‘崔’로 하였고, 제3구의 끝 자인 ‘哀’의 ‘口’를 떼어 제4구의 첫 자인 ‘衣’로 하였다. 고리처럼 이어졌으므로 연환체라 하고, 다음 구의 첫 자가 이전 구의 끝 자에 감추어져 있으므로 장두체藏頭體라고도 한다.
  244. 244)최인崔駰 : 후한後漢 초기의 저명한 문장가로 자는 정백停伯이다.
  245. 245)왕찬王粲(177∼217) : 위魏의 문장가로 자는 중선仲宣이다. 건안칠자建安七子의 한 사람으로 풍부하고 유려하면서도 애수에 찬 시를 남겼다. 작품으로는 〈종군시從軍詩〉와 〈칠애시七哀詩〉가 유명하다.
  246. 246)회문체回文體 : 시를 짓되 바로 읽거나 거꾸로 읽어도 뜻이 통하며 평측平仄과 운韻이 맞는 시체를 이른다. 예를 든다면 남조南朝시대 제齊나라 왕융王融이 지은 〈춘유회문시春游回文詩〉에 “池蓮照曉月。 幔錦拂朝風。”을 거꾸로 읽어 “風朝拂錦幔。 月曉照蓮池。”라고 해도 의미가 통한다.
  247. 247)삼경三逕 : 세 갈래 길을 말한다. 한漢나라 장후蔣詡가 왕망王莽 정권 때 벼슬을 내놓고 고향에 은둔하면서 집 안의 대나무 밭 아래에 세 개의 오솔길을 내고는 오직 친구인 구중求仲과 양중羊仲 두 사람과 교유했다고 한다.
  248. 248)방외方外의 세계 : 원문의 방외향方外鄕은 세속을 초월한 세계, 참된 진리의 세계를 가리킨다.
  1. 1)目次。編者作成補入。
  2. 1)「茟」通用「筆」{編}次同。
  3. 1)「茟」通用「筆」{編}次同。
  4. 1)「茟」通用「筆」{編}次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