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연주기회편(般若波羅蜜多心經略疏連珠記會編) / 心經略䟽連珠記會編後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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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략소연주기회편 후서(心經略䟽連珠記會編後序)
보편지장普徧智藏인 『반야심경』은 삼세의 불모佛母인 관세음보살이 묘창妙唱한 것이다. 문장은 간략하지만 뜻이 풍부하여 수행에 첩경이 된다. 그러므로 예나 지금이나 성대히 받아 지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매우 깊은 의미를 탐구할 수 없었던 것은 대개 주석에 달린 비결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시절의 인연이 반야에 계합하여 바다 건너 현수 법장의 『약소』에 이르렀다. 환유와 진공을 변론함에 숨고 드러남이 장애가 없고, 역관과 순관이 자유로워서 덕을 갖춘 중도가 『반야심경』의 핵심 되는 뜻이라 판석하고, 대승종교와 돈교 및 원교를 올바로 배치하여 교상을 판별하고 뜻을 해석하였다. 일상적인 설들과는 다름이 있어 배우는 자들이 의문을 품자 옥봉 사회玉峯師會 선사가 『연주기』를 지어 성性과 상相을 관통하여 융회하고 깊은 뜻을 발양하여 『약소』의 뜻을 천명하니, 이 『반야심경』의 보배 거울이자 의심의 집착을 씻는 감로수라 할 만하였다. 그런데 소는 이미 경을 주석하고, 기는 곧 별도로 유행하여 검토하는 데 성가심이 있었다. 나는 나의 우매함을 생각하지 않고 회편하는 일에 종사하였고, 장인을 시켜 정교하게 판각, 인쇄하여 여러 곳에 보시하였다. 내가 힘을 다해 이렇게 한 까닭은 혼자서 전담하다가 불발不發되면 현수 법장과 옥봉 사회의 법보시하는 마음을 책임져야 할까 보아서이다. 합포合浦211)의 신령한 진주 구슬이 파사국波斯國212)에 들어가지 못한다니, 누가 그것을 분별할 수 있겠는가? 바라건대 우리나라의 역내에서 교학의 높은 인사들이 아침저녁으로 강의, 독송하여 마음의 등불을 돋우어 불사르게 하고, 영원히 반야의 빛을 밝히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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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201_a_08L1)心經略䟽連珠記會編後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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普徧智藏般若心經 三世佛母觀音妙唱
009_0201_a_10L文約義豊 進修捷徑 所以今古受持之
009_0201_a_11L盛 而不能究其甚深旨趣者 盖由不能
009_0201_a_12L得見 箋釋之秘訣也 幸哉 時緣契會
009_0201_a_13L般若 兼航泛海 而至賢首略䟽 辨幻
009_0201_a_14L有眞空 隱顯無礙 逆順自在 具德之
009_0201_a_15L中道 判爲心經之宗趣 正配終頓 兼
009_0201_a_16L之圓敎 判敎釋義 有異常說 學者疑
009_0201_a_17L焉 玉峯師會禪師 造連珠記 通會性
009_0201_a_18L相 發揚幽趣 闡明䟽義 可謂此心經
009_0201_a_19L之寶鏡 盪疑執之甘露也 然䟽已注經
009_0201_a_20L而記乃別行 尋討有囏 余不思愚瞽 從
009_0201_a_21L事會編 倩工繡榟 以施諸方 余之所
009_0201_a_22L以區區爲此者 若自專而不發 恐負賢
009_0201_a_23L首玉峯法施之心也 合浦神珠 不入波
009_0201_a_24L斯 孰能辨之 所冀欲使靑丘域內 義
009_0201_a_25L學上士 旦暮講誦 挑炷心燈 永曜般若
009_0201_a_26L之光云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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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청나라 강희康熙 연간 용집龍集 을유년(1705) 8월 해동국 석실石室 사문 명안明眼이 삼가 회편하다.

원하건대 이 공덕으로 왕비 전하가 동일하게 만세를 누리고, 주상 전하가 만세를 누리며, 세자 저하가 천세를 누리기를 엎드려 축복한다.
전국에 맑은 불타의 해가 밝게 빛나서 보시한 대중들이 기뻐하기를 똑같이 원하노라.
천하는 태평하고 법륜이 구르며, 깨달음의 언덕에 올라가고 현생에는 천수가 늘어날지어다.
교감하고 증의한 제덕諸德은 무용 수연無用秀演·환성 지안喚惺志安, 도감都監213)은 명진 도인明眞道人 경령鏡玲이고, 인권引勸214) 및 교열은 원조圓照·태휘太暉이며, 조연助緣은 유지喩指·대균大鈞, 조연助緣은 설순雪順·구환九還이다.
대시주大施主는 자인自認·사연思衍·경희慶熙·확밀䨥密·충탁忠卓·행원幸元·학장學莊·의명義明·보환普還·사선思善·삼혜三惠·보정普淨·정잠淨岑이고, 공덕 각원功德刻員은 현민玄敏·석탄釋坦·청연淸演·덕명德明이며, 연판鍊板은 능헌能軒이고, 공양주 거사供養主居士는 대운大云이다.
지리산(方壺) 사미 단숙端肅이 하동 칠불원七佛院에서 삼가 썼다. 원컨대 붓을 잡은 미미한 인연으로 혜광삼매에 들고, 오온이 공임을 비추어 알아 보타암寶陁嵒215)에서 노닐기를.
강희康熙 경인년(1710) 여름 경상도의 강 오른쪽 하동부 땅 지리산 쌍계사에서 개간開刊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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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淸康熙龍集乙酉 仲秋日 海東石
009_0201_b_02L室沙門明眼謹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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願以此功德 伏祝王妃殿下壽齊年 主
009_0201_b_05L上殿下壽萬歲 世子邸下壽千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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寰海澄淸佛日明 同願隨喜檀那衆

009_0201_b_07L天下太平灋輪轉 當登覺岸現增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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校證諸德 無用秀演 喚惺志安 都監
009_0201_b_09L明眞道人 鏡玲 引勸兼校對圓照太暉
009_0201_b_10L助緣喩指大鈞 助緣雪順 九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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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施主自認 思衍 慶熙 䨥密 忠卓 幸
009_0201_b_12L元 學莊 義明 普還 思善 三惠 普淨
009_0201_b_13L淨岑 功德刻員 玄敏 釋坦 淸演 德明
009_0201_b_14L鍊板 能軒 供養主居士大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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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壺沙彌端肅 謹書於七佛院 願以秉
009_0201_b_16L筆微因 當入慧光三昧 照見蕰空而遊
009_0201_b_17L戱寶陁嵒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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康熙庚寅夏 慶尙江右河東府地智異山
009_0201_b_19L雙磎寺開刊

009_0201_b_20L此後序 在「釐合例言」文之前 編者移置於此
  1. 211)합포合浦 : 옛날 지명으로 지금의 광서廣西 장족자치구 합포현 동북쪽이다. 진주 생산지로 유명했다.
  2. 212)파사국波斯國 : 지금의 이란. 고대 중국인들은 파사를 진기한 보물들의 생산지로 생각하였다.
  3. 213)도감都監 : 사찰에서 어떤 불사를 할 때 총책임을 맡은 승려.
  4. 214)인권引勸 : 남에게 시주하도록 권유하는 일.
  5. 215)보타암寶陁嵒 : 보타산寶陁山에서 유래한 듯하다. 보타산은 오대산五臺山·아미산峨眉山·구화산九華山과 함께 중국 불교의 4대 명산 중 하나로서 관세음보살의 성지이다. 중국 절강성 해안의 주산舟山 군도에 있다.
  1. 1)此後序 在「釐合例言」文之前 編者移置於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