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인악집(仁嶽集) / 仁嶽集卷之一

ABC_BJ_H0231_T_002

010_0400_c_02L
인악집 제1권(仁嶽集卷之一)
총목차總目次
권1
 오언절구五言絕句 8편
  서 주서의 시에 차운하다(次徐注書韻)
  현 사미를 조롱하다(嘲賢沙彌)
  추석날 밤에 홀로 앉아 감회에 젖다(中秋十五夜獨坐有感)
  금릉 가는 길에(金陵途中)
  가을비에 청량사에서 자다(秋雨宿淸凉寺)
  달성 달밤에 박춘무에게 주다(達城月夜贈朴生)
  김이덕의 시에 차운하다(次金生韻)
  나그네 되어(客中)
 칠언절구七言絕句 32편
  하선암에서 박광복의 시에 차운하다(下仙菴次朴生韻)
  산에 사는 일을 시로 읊다(山居即事)
  미타사에 쓰다(題彌陁寺)
  봄날(春日)
  화양동 환장암에서 판상에 있는 우암 노선생의 시에 삼가 차운하다(華陽洞…先生韻)
  가을 들판(秋郊)
  평와 정 생의 시에 차운하다(次平窩鄭生韻)
  연초제의 시에 차운하다(次燕超齋韻)
  혜사에게 보이다(示慧師)
  문 상인에게 주다(贈文上人)
  행 사미 시축에 차운하다(次幸沙彌軸韻)
  혜월의 시축에 차운하다(次慧月軸韻)
  변 생의 시에 차운하다(次邊生韻)
  흥에 겨워 짓다(漫興) 3수
  화산 홍 사군의 시에 화답하여 드리다(奉和呈花山洪使君)
  화산 사군이 다시 앞의 시의 운자로 보냈기에 마침내 답장을 받들어 드리다(花山使君…以呈)
  갑인년 정월......게송을 읊다(甲寅正月…偈曰)
  성파 대사에게 드리다(贈聖坡大師)
  국옹 김우창에게 화답하다(和菊翁金遇昌) 2수
  달성 이자윤에게 드리다(達城李子潤…以呈) 3수
  박 명부에게 화답하여 드리다(奉和呈朴明府)
  사정 손양묵의 시에 차운하다(次四亭孫生韻)
  현 생의 시에 차운하여 사람들의 조소를 해명하다(次玄生韻以解嘲)
  갑인년 십일월......절구 한 수를 읊었다(甲寅十一月…一絕曰)
  박 사군의 시에 받들어 화답하다(奉和朴使君韻)
  홍 사군의 시에 공경히 차운하다(敬次洪使君上元韻)
  우연히 읊다(偶吟)
  한양의 승려......에게 보이다(漢陽僧…以示之)
  민 상인이 송도로 돌아가는 것을 전송하며(送旻上人歸松京)
  봉래의 성......에게 주다(蓬萊性…以贈之)
  강을 폐하다(廢講)
  참선叅禪
 오언율시五言律詩 14편
  하목당 주인의 시에 차운하여 드리다(次呈霞鶩堂主人)
  홍류동紅流洞

010_0400_c_02L仁嶽集卷之一

010_0400_c_03L

010_0400_c_04L1)總目次

010_0400_c_05L
卷一

010_0400_c_06L
五言絕句八篇

010_0400_c_07L
次徐注書韻嘲賢沙彌中秋十五夜
010_0400_c_08L獨坐有感金陵途中秋雨宿淸凉寺
010_0400_c_09L達城月夜贈朴生次金生韻客中

010_0400_c_10L
七言絕句三十二篇

010_0400_c_11L
下仙菴次朴生韻山居即事題彌陁
010_0400_c_12L春日華陽洞…先生韻秋郊
010_0400_c_13L次平窩鄭生韻次燕超齋韻示慧師
010_0400_c_14L贈文上人次幸沙彌軸韻次慧月軸
010_0400_c_15L次邊生韻漫興
奉和呈花山
010_0400_c_16L洪使君花山使君…以呈甲寅正月
010_0400_c_17L…偈曰贈聖坡大師和菊翁金遇昌
010_0400_c_18L
達城李子潤…以呈
奉和呈朴
010_0400_c_19L明府次四亭孫生韻次玄生韻以解
010_0400_c_20L甲寅十一月…一絕曰奉和朴使
010_0400_c_21L君韻敬次洪使君上元韻偶吟
010_0400_c_22L陽僧…以示之送旻上人歸松京
010_0400_c_23L萊性…以贈之廢講叅禪

010_0400_c_24L
五言律詩十四篇

010_0400_c_25L
次呈霞鶩堂主人紅流洞拈王弇
010_0400_c_26L目次編者作成補入

010_0401_a_01L  왕엄주가......전송하다(拈王弇州…歸龍山)
  망회정에서 노닐다(遊忘懷亭)
  가을밤에 기억하며.......붙이다(秋夜憶…以寄)
  황령동 입구(黃嶺洞口)
  옥천 나그네가 밤에 화산 하 수재를 이별하며 주다(玉泉客夜贈別華山河秀才)
  경술년 가을.......먼저 출발하게 하다(庚戌秋…先發)
  관순 스님 시축에 차운하여 호남에 보내다(次冠淳師軸韻歸湖南)
  연초제에 화답하여 드리다(奉酬呈燕超齋)
  두보의 악양루 시를 잡아 한 사미를 보내다(拈老杜嶽陽樓韻送一沙彌)
  성산 이 대아에 받들어 화답하다(奉和星山李大雅)
  포은 노 은재의 시에 받들어 화답하다(奉和苞山老隱齋韵)
  화산 홍 사군.......드리다(花山洪使君…以呈)
 7언율시七言律詩 18편
  삼락재 시에 차운하다(次三樂齋韻)
  삼락재 주인에게 올리다(上三樂齋主人)
  은 생의 시에 차운하다(次殷生韻)
  송림사松林寺
  요강에서 총 상인을 이별하며(蓼江別璁上人)
  삼락재 주인을 전별하며(奉餞三樂齋主人)
  매죽헌에 올리다(上梅竹軒)
  용주사에서 황 별제의 시에 차운하다(龍珠寺次黃別提韻)
  정월에 보내어 스스로 매진할 것을 권하다(酬定月勉其自進)
  앞의 운을 사용하여 화악에게 주다(用前韻贈華嶽)
  평와의 시에 차운하다(次平窩韻)
  오월당의 시에 삼가 사례하다(奉謝梧月堂韻)
  영천 최 대아에게 받들어 화답하다(奉和靈川崔大雅)
  정월 십일일......율시 한 수를 지었다(正月十一日…成一律曰)
  침산 이 생의 시에 받들어 화답하다(奉和砧山李生韻)
  명성재 홍직필 공께서 보낸 시에 받들어 화답하다(奉和明誠齋洪公寄示韻) 2수
  창돈 조 생에게 화답하다(和蒼墩趙生)
권2
 용주록龍珠錄 3편
  용주사불복장봉안문龍珠寺佛腹藏奉安文
  경찬소慶讃䟽
  용주사제신장문龍珠寺祭神將文
 소䟽 3편
  천사상소薦師上䟽
  중소中䟽 2편
 축문祝文 1편
  이봉나한문移奉羅漢文
 제문祭文 1편
  제동곡문祭桐谷文
 서序 1편

010_0401_a_01L州…歸龍山遊忘懷亭秋夜憶…以
010_0401_a_02L黃嶺洞口玉泉客夜贈別華山河
010_0401_a_03L秀才庚戌秋…先發次冠淳師軸韻
010_0401_a_04L歸湖南奉酬呈燕超齋拈老杜嶽陽
010_0401_a_05L樓韻送一沙彌奉和星山李大雅
010_0401_a_06L和苞山老隱齋韵花山洪使君…以呈

010_0401_a_07L
七言律詩十八篇

010_0401_a_08L
次三樂齋韻上三樂齋主人次殷生
010_0401_a_09L松林寺蓼江別璁上人奉餞三
010_0401_a_10L樂齋主人上梅竹軒龍珠寺次黃別
010_0401_a_11L提韻酬定月勉其自進用前韻贈華
010_0401_a_12L次平窩韻奉謝梧月堂韻奉和
010_0401_a_13L靈川崔大雅正月十一日…成一律曰
010_0401_a_14L奉和砧山李生韻奉和明誠齋洪公寄
010_0401_a_15L示韻
和蒼墩趙生

010_0401_a_16L
卷二

010_0401_a_17L
龍珠錄三篇

010_0401_a_18L
龍珠寺佛腹藏奉安文慶讃䟽龍珠
010_0401_a_19L寺祭神將文

010_0401_a_20L
三篇

010_0401_a_21L
薦師上䟽中䟽

010_0401_a_22L
祝文一篇

010_0401_a_23L
移奉羅漢文

010_0401_a_24L
祭文一篇

010_0401_a_25L
祭桐谷文

010_0401_a_26L
一篇

010_0401_b_01L  의계서義契序
 기記 11편
  청련암 회불상기靑蓮菴繪佛像記
  충효암 중창기忠孝菴重創記
  백련암 중창기白蓮菴重創記
  천주사 선당 중창기天柱寺禪堂重創記
  유총섭헌토기宥摠攝獻土記
  내원암 중창기內院菴重創記
  양주 도봉산 망월암 중수기楊州道峯山望月菴重修記
  백흥암......성인의 상을 조성한 기문百興菴…聖像記
  부인사 명부전 이건기夫仁寺冥府殿移建記
  남지장사 전우소화 중수기南地藏寺殿宇塑畫重修記
  은적암 산령각기隱寂庵山靈閣記
 비碑 1편
  은해사 무오갑 수공비銀海寺戊午甲樹功碑
 녹錄 2편
  대둔사 유공록大芚寺有功錄
  쌍계사 유공록雙溪寺有功錄
 상량문上樑文 4편
  천주사 선당 상량문天柱寺禪堂上樑文
  부인사 명부전 이건 상량문夫仁寺冥府殿移建上樑文
  남지장사......상량문南地藏寺…上樑文
  운흥사 선당 상량문雲興寺禪堂上樑文
권3
 서書 35편
  홍 사군에게 올림(上洪使君)
  판관 이숙 공에게 올리는 글(上判官李公漵書)
  박 명부에게 올리는 글(上朴明府書)
  눌촌에게 답하는 글(答訥村書) 3편
  죽헌 홍 대아에게 드림(與竹軒洪大雅)
  명성재 홍 공에게 답함(答明誠齋洪公) 2편
  서 대아에게 답함(答徐大雅)
  김 대아에게 답함(答金大雅)
  화담 대사께 답함(答花潭大師)
  경암당에게 줌(與鏡庵堂)
  영파당에게 줌(與影波堂)
  보경당에게 줌(與寶鏡堂)
  석봉 대사께 답함(答石峰大師)
  성파당에게 답함(答聖坡堂) 2편
  금파당에게 답함(答琴波堂)
  장 처사에게 줌(與張處士) 2편
  성 총섭에게 줌(與性棇攝)
  청 승통에게 답함(答淸僧統) 2편
  각 승통에게 줌(與覺僧統)
  용암 대사께 줌(與龍巖大師)

010_0401_b_01L
義契序

010_0401_b_02L
十一篇

010_0401_b_03L
靑蓮菴繪佛像記忠孝菴重創記
010_0401_b_04L蓮菴重創記天柱寺禪堂重創記
010_0401_b_05L摠攝獻土記內院菴重創記楊州道
010_0401_b_06L峯山望月菴重修記百興菴…聖像記
010_0401_b_07L夫仁寺冥府殿移建記南地藏寺殿宇
010_0401_b_08L塑畫重修記隱寂庵山靈閣記

010_0401_b_09L
一篇

010_0401_b_10L
銀海寺戊午甲樹功碑

010_0401_b_11L
二篇

010_0401_b_12L
大芚寺有功錄雙溪寺有功錄

010_0401_b_13L
上樑文四篇

010_0401_b_14L
天柱寺禪堂上樑文夫仁寺冥府殿移
010_0401_b_15L建上樑文南地藏寺…上樑文雲興
010_0401_b_16L寺禪堂上樑文

010_0401_b_17L
卷三

010_0401_b_18L
三十五篇

010_0401_b_19L
上洪使君上判官李公漵書上朴明府
010_0401_b_20L答訥村書
與竹軒洪大雅
010_0401_b_21L明誠齋洪公
答徐大雅答金大雅
010_0401_b_22L答花潭大師與鏡庵堂與影波堂
010_0401_b_23L與寶鏡堂答石峰大師答聖坡堂

010_0401_b_24L答琴波堂與張處士
與性棇攝
010_0401_b_25L答淸僧統
與覺僧統與龍巖大師

010_0401_c_01L  동화사 승통에게 답함(答桐華寺僧統)
  이 대아에게 답함(答李大雅)
  조 대아에게 답함(答趙大雅)
  김 생에게 답함(答金生)
  최 상사의 편지에 답함(答崔上舍書)
  정 사미이게 줌(與定沙彌)
  구연당에게 줌(與九淵堂)
  설월당에게 줌(與雪月堂)
  은사님의 소상에 사람들에게 염불로 도울 것을 청함(恩師小祥請人念助)
 인악화상행장仁嶽和上行狀
오언절구五言絕句
서 주서8)의 시에 차운하다(次徐注書韻)
石鼎茶初熟     돌솥에 차가 막 끓을 무렵
藍輿客又來     남여藍輿9) 탄 손님 또 오셨네.
高談淸到夕     고상한 담론 저녁 되어도 맑은데
山雨打庭梅     산비는 뜰의 매화를 때리네.

현 사미를 조롱하다(嘲賢沙彌)
風土吾南好     풍토는 우리 영남이 좋고
況今故國春     게다가 지금 고향이 봄일새.
問君獨何意     자네는 홀로 무슨 생각으로
欲作關東人     관동 사람이 되려 하는가?

추석날 밤에 홀로 앉아 감회에 젖다(中秋十五夜獨坐有感)
夜久衣裳冷     밤 깊어 옷은 서늘한데
山空枕席淸     산은 비어 잠자리 맑구나.
多情惟有月     다정한 건 오직 저 달
相伴到天明     날이 새도록 서로 벗한다.

금릉10) 가는 길에(金陵途中)
日晩周公峽     주공周公 골짜기에 해 저무니
秋淸孔子村     가을은 공자 마을에 맑도다.
詠歸沂水上     기수沂水 가에 시 읊고 돌아가니
生在魯乾坤     노나라 땅에 사는 것 같구나.

가을비에 청량사에서 자다(秋雨宿淸凉寺)
秋雨淹行李     가을비에 행장이 젖으니
何時到洛城     언제 서울에 도착하겠는가?
龍顏如及見     임금님을 뵐 수만 있다면
萬死亦云榮     만 번 죽더라도 영광이리라.

달성 달밤에 박춘무에게 주다(達城月夜贈朴生)

010_0401_c_01L答桐華寺僧統答李大雅答趙大雅
010_0401_c_02L答金生答崔上舍書與定沙彌
010_0401_c_03L九淵堂與雪月堂恩師小祥請人念
010_0401_c_04L

010_0401_c_05L
仁嶽和上行狀

010_0401_c_06L

010_0401_c_07L1)五言絕句

010_0401_c_08L次徐注書韻

010_0401_c_09L
石鼎茶初熟藍輿客又來

010_0401_c_10L高談淸到夕山雨打庭梅

010_0401_c_11L嘲賢沙彌

010_0401_c_12L
風土吾南好況今故國春

010_0401_c_13L問君獨何意欲作關東人

010_0401_c_14L中秋十五夜獨坐有感

010_0401_c_15L
夜久衣裳冷山空枕席淸

010_0401_c_16L多情惟有月相伴到天明

010_0401_c_17L金陵途中

010_0401_c_18L
日晩周公峽秋淸孔子村

010_0401_c_19L詠歸沂水上生在魯乾坤

010_0401_c_20L秋雨宿淸凉寺

010_0401_c_21L
秋雨淹行李何時到洛城

010_0401_c_22L龍顏如及見萬死亦云榮

010_0401_c_23L達城月夜贈朴生春茂

010_0401_c_24L「五」右側行間底本有「詩」一字編者除之

010_0402_a_01L門庭同筆硯     문하에서 함께 글을 배웠는데
喪亂異冠巾     상란喪亂으로 의관이 달라졌다오.
明月春城夜     밝은 달밤 봄날의 도성에서
相逢是故人     서로 만나니 옛 벗 그대로일세.

김이덕의 시에 차운하다(次金生履德韻)
雲鵬刷新翮     붕새는 새 깃털을 다듬으며
早晩欲南圖     조만간 남쪽으로 날아가려 하네.
繡佛龕前客     수놓은 부처님 감실 앞의 나그네
愧非碧眼胡     벽안碧眼의 호인胡人이 아닌 게 부끄럽다네.
나그네 되어(客中)
客夢驚秋意     나그네의 꿈 가을 기운에 놀라
寒衣憶故鄕     찬 옷에 고향 생각한다.
黃花應有待     국화는 기다리고 있겠지만
歸不失重陽     중양절은 놓치지 않을는지.
칠언절구七言絕句
하선암에서 박광복의 시에 차운하다(下仙菴次朴生韻)
百囀黃鸎喚客來   울어대는 꾀꼬리 나그네를 부르고
春山無處不花開   봄 산에는 꽃 피지 않은 곳 없어라.
也應明日旋笻後   내일은 돌아가야 하지만
一夢禪窓夜夜回   잠든 선방에서 밤마다 돌아오리라.
산에 사는 일을 시로 읊다(山居即事)
半山花木映柴門   산 중턱 꽃나무는 사립문에 비치고
坐臥東風一小軒   봄바람 부는 작은 집에 산다네.
晝永空階經過少   긴긴날 빈 섬돌엔 지나는 이 없어
任他簷鳥得春喧   처마 밑의 새는 봄 되어 제멋대로 우네.
미타사에 쓰다(題彌陁寺)
仙壑曾從禹斧開   이 골짜기 우임금의 도끼11)로 열렸으니
倚雲縹緲見樓臺   구름 사이로 아스라이 누대가 보이네.
登臨俯瞰扶桑日   올라가 동녘의 해를 굽어보니
天外三山次第來   하늘 밖 삼신산12)이 차례로 들어온다.
봄날(春日)
一春佳興屬幽棲   봄날 아름다운 흥취 외진 집에 찾아와
暖日山禽百種啼   따뜻한 햇살에 산새들 울어댄다.
桃李晩來香雨過   복사꽃 자두꽃은 저녁나절 비 지나자
許多紅白壓枝低   허다한 붉고 흰 꽃에 가지가 휘어졌다.
화양동 환장암에서 판상에 있는 우암 노선생의 시에 삼가 차운하다(華陽洞煥章菴伏次板上尤菴老先生韻)

010_0402_a_01L
門庭同筆硯喪亂異冠巾

010_0402_a_02L明月春城夜相逢是故人

010_0402_a_03L次金生履德

010_0402_a_04L
雲鵬刷新翮早晩欲南圖

010_0402_a_05L繡佛龕前客愧非碧眼胡

010_0402_a_06L客中

010_0402_a_07L
客夢驚秋意寒衣憶故鄕

010_0402_a_08L黃花應有待歸不失重陽

010_0402_a_09L

010_0402_a_10L七言絕句

010_0402_a_11L下仙菴次朴生光復

010_0402_a_12L
百囀黃鸎喚客來春山無處不花開

010_0402_a_13L也應明日旋筇後一夢禪窓夜夜回

010_0402_a_14L山居即事

010_0402_a_15L
半山花木映柴門坐臥東風一小軒

010_0402_a_16L晝永空階經過少任他簷鳥得春喧

010_0402_a_17L題彌陁寺

010_0402_a_18L
仙壑曾從禹斧開倚雲縹緲見樓臺

010_0402_a_19L登臨俯瞰扶桑日天外三山次第來

010_0402_a_20L春日

010_0402_a_21L
一春佳興屬幽棲暖日山禽百種啼

010_0402_a_22L桃李晩來香雨過許多紅白壓披低

010_0402_a_23L華陽洞煥章菴伏次板上尤菴老先
010_0402_a_24L生韻

010_0402_b_01L 仁者吾知必樂山   인자는 산을 좋아하는 줄 내 아니
晦翁精舍武夷間   회옹晦翁13)의 정사도 무이산에 있었다.
華陽矧是明天地   화양동은 하물며 대명천지14)이니
不逐腥塵入八寰   비린내를 쫓아 세상에 들지 않으리라.
가을 들판(秋郊)
高秋野色間靑黃   드높은 가을 들녘 누렇게 변해가고
面面西風稻黍香   곳곳마다 서녘 바람에 벼 기장 향기.
吾輩見玆庚戌歲   우리는 이러한 경술년을 만났기에
逢人每說太平王   만나는 사람마다 태평성세라 하네.
평와 정 생의 시에 차운하다(次平窩鄭生韻)
武夷山水照荷衣   무이산의 산수가 하의荷衣15)를 비추니
好是春風一詠歸   봄바람에 시 읊고 돌아가기에 좋다.
認有先生遺馥在   선생이 남긴 향기 있는 줄 알기에
百年槐杏尙依微   백년 된 괴목16)이 오히려 희미하다.
연초제17)의 시에 차운하다(次燕超齋韻)
高樓人散酒初闌   높은 누대에 사람들 떠나자 술기운 거나해
夜氣凄然上面寒   서늘한 밤기운에 얼굴이 시리구나.
明月滿庭天似水   밝은 달은 뜰에 가득하고 하늘빛은 물 같은데
群山兀兀坐中看   앉아서 보노라니 뭇 산은 우뚝우뚝하네.
혜사에게 보이다(示慧師)
少林當日有眞詮   달마(少林)는 당시에 진리를 깨쳤지만
不向常人取次傳   보통 사람들에게 전하려 하지 않았다네.
今夕遇君交手了   오늘 저녁 그대를 만나 손을 잡으니
是時明月滿靑天   이때 밝은 달이 푸른 하늘에 가득하구나.
문 상인에게 주다(贈文上人)
客是靑坡門下生   그대는 청파靑坡의 문하생
多年侍立氣偏淸   여러 해 모셔 기운이 유달리 맑구나.
阿翁近日應精進   우리 스님 요즘도 정진하실 터이니
盖膽胷毛問幾莖   가슴을 덮은 털은 몇 가닥인가?
행 사미 시축에서 차운하다(次幸沙彌軸韻)
用時纔見卷而舒   작용은 때로 말렸다가 펴지지만
體處元無欠與餘   본체는 본래 모자람도 남음도 없다네.
要識祖師端的意   조사의 분명한 뜻 알고자 한다면
一拳打碎白牛車   한 주먹에 백우거白牛車를 부숴야 하네.
혜월의 시축에서 차운하다(次慧月軸韻)
一意叅禪尙恐遲   참선에 전념해도 오히려 더딜까 걱정인데
閑情奚暇學爲詩   한가하게 시 짓는 걸 어디서 배웠는가?
試看當日西來事   당시 서쪽에서 온 일을 살펴본다면
齴齲家風也自奇   달마18) 가풍이 저절로 기이하구나.
변 생의 시에 차운하다(次邊生韻)

010_0402_b_01L
仁者吾知必樂山晦翁精舍武夷間

010_0402_b_02L華陽矧是明天地不逐腥塵入八寰

010_0402_b_03L秋郊

010_0402_b_04L
高秋野色間靑黃面面西風稻黍香

010_0402_b_05L吾輩見玆庚戌歲逢人每說太平王

010_0402_b_06L次平窩鄭生韻

010_0402_b_07L
武夷山水照荷衣好是春風一詠歸

010_0402_b_08L認有先生遺馥在百年槐杏尙依微

010_0402_b_09L次燕超齋韻

010_0402_b_10L
高樓人散酒初闌夜氣凄然上面寒

010_0402_b_11L明月滿庭天似水群山兀兀坐中看

010_0402_b_12L示慧師

010_0402_b_13L
少林當日有眞詮不向常人取次傳

010_0402_b_14L今夕遇君交手了是時明月滿靑天

010_0402_b_15L贈文上人

010_0402_b_16L
客是靑坡門下生多年侍立氣偏淸

010_0402_b_17L阿翁近日應精進蓋膽胷毛問幾莖

010_0402_b_18L次幸沙彌軸韻

010_0402_b_19L
用時纔見卷而舒體處元無欠與餘

010_0402_b_20L要識祖師端的意一拳打碎白牛車

010_0402_b_21L次慧月軸韻

010_0402_b_22L
一意叅禪尙恐遲閑情奚暇學爲詩

010_0402_b_23L試看當日西來事齴齲家風也自奇

010_0402_b_24L次邊生韻

010_0402_c_01L雲水藏名四十年   행각승으로 이름을 감춘 지 사십 년
將詩不欲向人傳   시를 남에게 전하고자 하지도 않았네.
廬山獨許陶潜過   여산廬山은 도연명(陶潜)만 지나는 걸 허락했으니
蓮社佳遊視宿緣   연사蓮社19)의 좋은 만남은 보건대 숙연일새.
흥에 겨워 짓다3수(漫興三首)
蕭然一鉢意如何   단출하게 발우 하나인들 어떠하리?
蠻觸功名小似蝸   부질없는 공명 달팽이20)처럼 작은걸.
講說樓高花亂墜   강설하는 높은 누각에 꽃은 어지러이 날리고
半簾微雨讀楞伽   발 반쯤 드리우고 가랑비에 능가경을 읽는다.
右言看經 위는 경전보는 것을 말한다.
落花啼鳥亂峯間   지는 꽃에 새들이 울어대는 첩첩 산속에
盡日觀心坐自閑   왼 종일 마음을 관하니 저절로 한가롭다.
可笑塵寰多畏道   우습구나! 속진 세상 두려운 길 많아
無端平地起波瀾   까닭 없이 평지에서 파란이 인다.
右言叅禪 위는 참선을 말한다.
陳編穿鑿却成迷   옛 책을 파고들어도 미혹되고
冷坐尋求轉見暌   좌선으로 찾아도 어그러지니
爭似騰騰無个事   느긋하게 아무 하는 일도 없이
雲山一任杜鵑啼   깊은 산에 두견이 울도록 내버려 두게.
右總拂看經叅禪 위는 간경과 참선을 모두 떨어낸 것이다.
화산 홍 사군의 시에 화답하여 드리다(奉和呈花山洪使君)
益烈 時余在龍山 익렬이다. 이때 나는 용산에 있었다
公山風景我行遲   팔공산의 풍경은 내 발길을 잡는데
太守淸遊屬此時   태수님의 나들이도 마침 이때일새.
聞說一身紆聖眷   당신 몸에 임금의 총애 둘렀다 하니
當今稷卨舍公誰   지금의 직설稷卨21)은 그대 아니면 뉘리오?
원래의 시를 붙임(附元韻)
三步回頭五步遲   세 걸음에 돌아보고 다섯 걸음에 쉬며
藍輿怊悵下山時   남여藍輿가 아쉬움으로 산에서 내려갈 때라네.
幸逢道釋溪邊路   다행히 도승을 시냇가 오솔길에 만났는데
錫杖厖眉爾是誰   석장錫杖 짚은 눈썹 긴 그대는 뉘시오?
화산 사군이 다시 앞의 시의 운자로 보냈기에 마침내 답장을 받들어 드리다(花山使君復以前韻見寄遂奉酬以呈)
一識荆州却恨遲   형주荊州를 더디 안 게 한스럽더니22)
坐思公嶺葉紅時   앉아서 생각한 건 공령公嶺에 단풍 든 때일세.
今春想又看花去   올봄에 또 꽃구경 갈 터인데
縱有新詩欲和誰   시를 지어본들 화답할 이 뉘리오?
갑인甲寅(1794)년 정월正月 인일人日23) 밤에 무차회無遮會를 베푸는 꿈을 꾸었다.

010_0402_c_01L
雲水藏名四十年將詩不欲向人傳

010_0402_c_02L廬山獨許陶潜過蓮社佳遊視宿緣

010_0402_c_03L漫興三首

010_0402_c_04L
蕭然一鉢意如何蠻觸功名小似蝸

010_0402_c_05L講說樓高花亂墜半簾微雨讀楞伽

010_0402_c_06L
右言看經

010_0402_c_07L
落花啼鳥亂峯間盡日觀心坐自閑

010_0402_c_08L可笑塵寰多畏道無端平地起波瀾

010_0402_c_09L
右言叅禪

010_0402_c_10L
陳編穿鑿却成迷冷坐尋求轉見暌

010_0402_c_11L爭似騰騰無个事雲山一任杜鵑啼

010_0402_c_12L
右總拂看經叅禪

010_0402_c_13L奉和呈花山洪使君益烈時余在龍
010_0402_c_14L

010_0402_c_15L
公山風景我行遲太守淸遊屬此時

010_0402_c_16L聞說一身紆聖眷當今稷卨舍公誰

010_0402_c_17L附元韻

010_0402_c_18L
三步回頭五步遲藍輿怊悵下山時

010_0402_c_19L幸逢道釋溪邊路錫杖厖眉爾是誰

010_0402_c_20L花山使君復以前韻見寄遂奉酬以
010_0402_c_21L

010_0402_c_22L
一識荆州却恨遲坐思公嶺葉紅時

010_0402_c_23L今春想又看花去縱有新詩欲和誰

010_0402_c_24L甲寅正月人日夜夢設無遮會

010_0403_a_01L청중淸衆이 많이 모였는데, 좌중에 긴 눈썹에 수염이 하얗고 풍채가 당당한 어떤 노승이 있었다. 송나라 때의 참정叅政인 이한로李漢老24)가 자신의 경지를 송으로 읊은 “눈꺼풀은 온 세상을 다 덮고 콧구멍엔 백억의 화신을 담았다.”는 것을 거론하였다. 나는 성난 목소리로 꾸짖었다. “내가 너를 보니 눈꺼풀은 얼굴 하나도 덮지 못하는데 누가 온 세상이라고 하는가? 콧구멍은 주먹 하나도 들어가지 못하는데 누가 백억의 화신이라고 하는가?” 스님이 갑자기 나와 절을 하였다. 나는 주장자로 그를 때리면서 “이 눈먼 놈아.”라고 하였다. 스님이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 “스님께서는 일전어一轉語25)를 내려 주십시오?” 나는 말하였다. “눈꺼풀은 온 세상을 다 덮고 콧구멍엔 백억의 화신을 담았다.” 스님이 말하였다. “제가 말한 게 아닙니까?” 나는 말하였다. “달 속의 계수나무를 찍어내면 밝은 빛이 더해질 거다. 교법에서도 ‘육근六根은 법계에 가득하다26) 스님은 말이 없었다. 나도 깜짝 놀라 잠이 깼다. 그리곤 팔베개하고는 창가에서 마침내 게송 하나를 읊었다.
超古超今氣太粗   예나 지금이나 기氣란 너무 거칠어
一操一縱捴由吾   다루는 것이 모두 나로 말미암지.
覺來大笑空王夢   꿈 깨니 참 우습구나 공왕空王의 꿈이여
月上庭梅第一株   뜰의 매화 한 그루에 달 걸렸네.
성파 대사에게 드리다(贈聖坡大師)
誰家好玉櫝中晶   누가 궤짝에 든 옥을 좋아하겠는가?
光奪隋珠覺夜明   수주隋珠27)가 무색하게 밤에도 빛난다지.
南沽不逢和氏手   남쪽에서 팔자니 화씨의 손길 못 만나
幾將高價負平生   좋은 값을 평생 저버릴걸세.
국옹 김우창에게 화답하다 2수(和菊翁金遇昌 二首)
區區講說尙浮名   보잘것없는 강설로 헛된 이름 높아
灰坐慚吾太薄情   모른 척하자니 박정한 게 부끄럽네.
詩債年來酬未了   시 찾는 빚을 근래에 갚지 못하였으니
那堪山外是非聲   산 밖에서 시비하는 소리 어찌 견디랴. 하나
蕭然瓶鉢此生貧   단출하게 바리때뿐인 이 가난한 삶
肝肺何曾動一塵   마음에 어찌 티끌 한 점 일었으랴?
惟有菊翁來入夢   국옹 당신만이 내 꿈속에 들어오니
百年雲水意中人   평생 행각승이 마음에 둔 사람이라오.
달성에 사는 이자윤李子潤이 구룡산九龍山으로 나를 방문하였는데 나는 마침 밖에

010_0403_a_01L衆多集座上有一老僧厖眉雪鬢
010_0403_a_02L姿貌魁梧擧宋朝李叅政漢老本
010_0403_a_03L分頌云眼皮蓋盡三千界鼻孔成
010_0403_a_04L長百億身余厲聲曰以吾觀汝眼
010_0403_a_05L皮蓋一面不得誰言三千界乎
010_0403_a_06L孔容一拳不得誰言百億身乎
010_0403_a_07L遽出拜余以柱杖打之曰這瞎眼
010_0403_a_08L僧跽曰乞師下一轉語余曰
010_0403_a_09L眼皮蓋盡三千界鼻孔成長百億
010_0403_a_10L僧曰老僧道底余曰斫却月中
010_0403_a_11L淸光應更多敎中亦云六根
010_0403_a_12L徧滿法界僧無語余亦驚窹
010_0403_a_13L曲肱窓下爾遂吟一偈曰

010_0403_a_14L
超古超今氣太粗一操一縱捴由吾

010_0403_a_15L覺來大笑空王夢月上庭梅第一株

010_0403_a_16L贈聖坡大師

010_0403_a_17L
誰家好玉櫝中晶光奪隋珠覺夜明

010_0403_a_18L南沽不逢和氏手幾將高價負平生

010_0403_a_19L和菊翁金遇昌 二首

010_0403_a_20L
區區講說尙浮名灰坐慚吾太薄情

010_0403_a_21L詩債年來酬未了那堪山外是非聲(一)

010_0403_a_22L蕭然瓶鉢此生貧肝肺何曾動一塵

010_0403_a_23L惟有菊翁來入夢百年雲水意中人(二)

010_0403_a_24L達城李子潤訪余九龍山中余適

010_0403_b_01L나가 있어서 반갑게 맞을 수 없었다. 자윤이 절구 한 수를 남겼기에 나는 돌아와서 마침내 화답하여 드렸다. 3수
雲臥無人記姓名   구름 속에 누워 이름을 아는 이 없건만
留詩珍重見君情   시를 남긴 진중한 그대의 마음 알겠네.
悲歌昨自燕南市   비장한 노래28) 예전에 연남에서 나왔기에
篇什猶多感慨聲  시편에 여전히 감개하는 소리 많구나. 하나
子潤曾隨聘使 有燕都之行 故末句及之 자윤은 빙사聘使를 따라 연경 걸음을 한 적이 있다. 그러므로 말구에 그것을 언급하였다.
至理天然本絕名   지극한 이치 본래 이름이 끊어져
絲毫不得着人情   털끝만큼도 인정을 붙일 데 없네.
西風吹送無生曲   서녘 바람이 무생곡無生曲29)을 불어 보내니
嶺外新秋鴈一聲  산 너머 초가을 기러기 울음소리. 一臥雲扄不出林   구름에 묻혀 숲을 나서지 않았는데
非君誰復見幽心   그대 아니면 뉘 내 마음을 알리오.
秋來欲向毘山去   가을이 오면 비슬산에 가려 하니
惟願時時寄好音  때때로 좋은 소식 보내주게.
박 명부에게 화답하여 드리다(奉和呈朴明府)
巖廊高手一何淹   조정30)의 고수 어찌 이리도 잠겨있는가?
近日文星在斗南   요즘 문장가31) 중에 천하32) 으뜸일세.
留與瓊章當玉帶   주신 문장 옥대玉帶33)를 상대할만하여
好藏巾衍鎭山庵   상자에 간직하니 산의 암자를 안정시키네.
원래 시를 붙임(附元韻)
琴堂簿牒歲將淹   금당琴堂34)의 업무에 한 해가 저무는데
靑眼人稀嶺以南   영남에는 마음 맞는 이35) 드물구나.
暫遇高僧聞偈語   얼핏 고승을 만나 게송을 들으니
白雲流水九龍庵   구룡암의 떠도는 운수납자일세.
사정 손양묵의 시에 차운하다(次四亭孫生韻)
巖棲瓢飮自怡顏   산속에서 물만 마셔도 절로 기쁜 얼굴
心與浮雲盡日閑   마음은 뜬구름과 하루 종일 한가롭네.
莫道此非儒者事   이것이 유자儒者의 일 아니라 말하지 마소
陶潜亦解愛廬山   도연명도 여산을 아낄 줄 알았다오.
현 생의 시에 차운하여 사람들의 조롱을 해명하다(次玄生韻以解嘲)
夢回荷沼月初低   꿈을 깨니 연못에는 달이 낮게 기울고
松竹當窓影不齊   송죽은 창에 어리어 그림자가 들쭉날쭉.
坐笑人寰烟九點   보잘것없는 세상36) 앉아서 웃노라니
浮生擾擾幾醯鷄   덧없는 인생들 요란한 초파리37) 같구나.
갑인甲寅(1794)년 11월 17일 밤 꿈에 홀연히 궁궐에 있었다. 주상께서 소신을 돌아보고는 “너희 일행들에게 불사를 맡겨 수고롭게만 하고 보답할 길이 없었다. 너는 이것을 가지고 가서

010_0403_b_01L出外不能歡迎子潤留詩一絕
010_0403_b_02L余歸遂和以呈三首

010_0403_b_03L
雲臥無人記姓名留詩珍重見君情

010_0403_b_04L悲歐昨自燕南市篇什猶多感慨聲子潤
曾隨
010_0403_b_05L聘使有燕都之
故末句及之
(一)

010_0403_b_06L至理天然本絕名絲毫不得着人情

010_0403_b_07L西風吹送無生曲嶺外新秋鴈一聲(二)

010_0403_b_08L一臥雲扄不出林非君誰復見幽心

010_0403_b_09L秋來欲向毘山去惟願時時寄好音(三)

010_0403_b_10L奉和呈朴明府

010_0403_b_11L
巖廊高手一何淹近日文星在斗南

010_0403_b_12L留與瓊章當玉帶好藏巾衍鎭山庵

010_0403_b_13L附元韻

010_0403_b_14L
琴堂簿牒歲將淹靑眼人稀嶺以南

010_0403_b_15L暫遇高僧聞偈語白雲流水九龍庵

010_0403_b_16L次四亭孫生養默

010_0403_b_17L
巖棲瓢飮自怡顏心與浮雲盡日閑

010_0403_b_18L莫道此非儒者事陶潜亦解愛廬山

010_0403_b_19L次玄生韻以解嘲

010_0403_b_20L
夢回荷沼月初低松竹當窓影不齊

010_0403_b_21L坐笑人寰烟九點浮生擾擾幾醯鷄

010_0403_b_22L甲寅十一月十七日夜夢忽在殿
010_0403_b_23L主上顧謂小臣曰勞汝一行
010_0403_b_24L托以佛事無以相報汝可持此去

010_0403_c_01L민간에 자랑하라.”라고 하시면서 두 개의 금 그릇을 내어 앞에 두셨다. 아래에 있는 것은 네모나면서 황금이고 위에 있는 것은 둥글면서 오금烏金38)이었다. 나는 가지고 물러나 두 번 절하고는 “신은 보잘것없는 데도 일찍이 은지恩旨를 받들었고 지금 또 보배 그릇을 내려 주시니 신이 죽더라도 우러러 갚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감사드렸다. 눈 깜짝하는 사이에 기지개를 켜고 잠을 깨었다. 손을 씻고 양치질하고 향을 사르고는 감동을 이기지 못해 마침내 절구 한 수를 읊는다.
平生戀闕肺肝勞   평생 임을 그리는 마음 애달픈데
夢裡雙金分外遭   꿈에 쌍금雙金 내리시니 자격 밖일세.
巖穴可憐空老去   암혈에서 부질없이 늙어만 가니
聖恩無計報絲毫   성은을 조금도 갚을 길 없구나.
奉和朴使君韻 박 사군의 시에 받들어 화답하다
富貴如雲不可求   부귀는 구름 같아 구할 수 없거늘
眉端何必上閑愁   미간에 어찌 괜한 시름 올리겠는가?
雖然獨欠經綸業   허나 경륜經綸의 사업만은 부족하여
誤了男兒已白頭   잘못 산 사내는 머리가 세었도다.
홍 사군상원의 시에 공경히 차운하다(敬次洪使君上元韻)
精誠應有鬼神知   지극한 정성은 귀신도 알아주기에
佳節無非戀闕時   아름다운 계절에 언제나 임 그리네.
卿月何年上金掌   경은 언제 금장金掌39)에 오르시려나?
姮娥亦惜鬢毛衰   항아姮娥40)도 머리 세는 걸 아쉬워했다오.
우연히 읊다(偶吟)
心頭不許到纖塵   마음은 티끌조차 허락하지 않기에
纔涉思惟便失眞   생각하자 바로 참됨을 잃는다네.
要識西來端的意   서쪽에서 온 분명한 뜻 알고자 하는가?
落花啼鳥滿山春   지는 꽃에 새 우는 산 가득 봄이로세.
한양의 승려 경학慶鶴이 영남으로 나를 방문하여 『금강경』을 배웠다. 그의 성을 물어보니 노盧씨였다. 고금을 살펴보니 우연히 일치하는 일이 있어서 절구 한 수를 읊어 그에게 보여주었다.
黃梅消息得盧能   황매黃梅41)의 소식 노능盧能42)이 얻어
一卷金剛半夜燈   금강경을 한밤중까지 읽었다네.
君去試看江漢水   그대 가거든 한강 물을 보시게
新磨鏡面徹天澄   갓 닦은 거울처럼 아득히 맑을 걸세.
민 상인이 송도로 돌아가는 것을 전송하며작은 서문을 아울러 씀(送旻上人歸松京并小序)
성인의 천 마디 만 마디 말은 마음 하나만을 말씀하신 것이다. 만약 이 마음을 체득하여 안다면

010_0403_c_01L詑於民間出二金器置前在下者
010_0403_c_02L方而黃金在上者圓而烏金
010_0403_c_03L取而退再拜稱謝曰臣猥以寒微
010_0403_c_04L夙奉恩旨今又賜以寶器非臣殞
010_0403_c_05L首所能仰報轉眄之頃欠伸而覺
010_0403_c_06L盥漱焚香感隕不已遂吟一絕曰

010_0403_c_07L
平生戀闕肺肝勞夢裡雙金分外遭

010_0403_c_08L巖穴可憐空老去聖恩無計報絲毫

010_0403_c_09L奉和朴使君韻

010_0403_c_10L
富貴如雲不可求眉端何必上閑愁

010_0403_c_11L雖然獨欠經綸業誤了男兒已白頭

010_0403_c_12L敬次洪使君上元韻

010_0403_c_13L
精誠應有鬼神知佳節無非戀闕時

010_0403_c_14L卿月何年上金掌姮娥亦惜鬢毛衰

010_0403_c_15L偶吟

010_0403_c_16L
心頭不許到纖塵纔涉思惟便失眞

010_0403_c_17L要識西來端的意落花啼鳥滿山春

010_0403_c_18L漢陽僧慶鶴訪余嶺南受金剛經
010_0403_c_19L問其姓則盧援古證今事有偶合
010_0403_c_20L口占一絕以示之

010_0403_c_21L
黃梅消息得盧能一卷金剛半夜燈

010_0403_c_22L君去試看江漢水新磨鏡面徹天澄

010_0403_c_23L送旻上人歸松京并小序

010_0403_c_24L
聖人千言萬語只說一箇心苟體認

010_0404_a_01L수용함이 자유자재하여 다시 일에 편안할 것이다. 평소에 썼던 글을 덕산德山이 불에 던져버리고43) 예주澧州가 눈을 가리려고 한 것44)은 진실로 대단한 이야기는 되지 못한다. 대강을 거론했을 뿐이다. 민의 학문이 이렇다고 말할 수 없지만 돌아가서 구한다면 아마도 가깝게 될 것이다.

少林心法黜文辭   소림은 마음공부라 글은 내치기에
案上楞伽亦不治   책상 위의 능가경도 배우지 않았네.
莫向途中消日月   도중에 세월을 보내지 말게나
歸求當復有餘師   돌아가서 다시 다른 선생을 구해야 하네.
봉래의 성性 상인이 북쪽으로 서울을 달려가다가 비산정사로 나를 찾아왔다. 매우 간절하게 시를 요구하기에 장난삼아 절구 한 수를 지어 그에게 주었다.
嚴陵亦入富春山   엄릉嚴陵도45) 부춘산富春山에 들어갔는데
怪爾今行逐世喧   지금엔 시끄러운 세상 쫓다니 괴이하도다.
好是雙林明月夜   좋을시고 쌍림雙林의 달 밝은 밤
臥看雲外鶴飛還   구름 너머 학鶴 날아돌아오는 걸 누워 보도다.
강을 폐하다(廢講)
千山曙色赴晨鍾   천산 어스름 빛에 아침 종소리 달아나고
浮響冷冷在半松   뜬 여운은 소나무 아래에 맑게 서렸네.
不復朋徒來講法   벗들은 다시는 강의 자리에 오지 말고
終朝無語對靑峯   아침 내내 말없이 청산을 마주하시게.
참선叅禪
面壁要先閉六窓   면벽은 먼저 여섯 창46)을 닫아야 하니
世尊何必獨無雙   세존이 꼭 제일이란 법이 있다던가?
莫敎一物來肝腑   마음에 한 물건도 못 들게 하라
然後心源淨似江   연후에 마음자리가 강처럼 맑아지리니.
오언율시五言律詩
하목당 주인의 시에 차운하여 드리다.(次呈霞鶩堂主人)
不才聖朝棄     재주 없는 나는 성조에 버려졌으나
非是詩窮人     시에 궁색한 사람도 아니라네.
投佛緣無賴     절에 든 것은 기댈 곳 없어서요
樂山豈爲仁     산 좋아한다고 어찌 인자이리요.
歐蘇勞見顧     구소歐蘇47)는 돌아보길 애썼지만
叅惠愧非倫     참혜叅惠48)는 짝 아닌 게 부끄럽소.
萬事從前定     모든 일 예전부터 정해졌기에
行裝不足顰     행장을 찡그릴 게 뭐있겠소.

010_0404_a_01L是心受用自在更安事尋常行墨來
010_0404_a_02L德山投諸火澧州圖遮眼非苟爲勝
010_0404_a_03L大之擧而已旻之學雖未可以語此
010_0404_a_04L歸而求之其亦庶幾矣

010_0404_a_05L
少林心法黜文辭案上楞伽亦不治

010_0404_a_06L莫向途中消日月歸求當復有餘師

010_0404_a_07L蓬萊性上人將北走京師過余毘
010_0404_a_08L山精舍索詩甚勤戱爲一絕以贈
010_0404_a_09L

010_0404_a_10L
嚴陵亦入富春山怪爾今行逐世喧

010_0404_a_11L好是雙林明月夜臥看雲外鶴飛還

010_0404_a_12L廢講

010_0404_a_13L
千山曙色赴晨鍾浮響冷冷在半松

010_0404_a_14L不復朋徒來講法終朝無語對靑峯

010_0404_a_15L叅禪

010_0404_a_16L
面壁要先閉六窓世尊何必獨無雙

010_0404_a_17L莫敎一物來肝腑然後心源淨似江

010_0404_a_18L

010_0404_a_19L五言律詩

010_0404_a_20L次呈霞鶩堂主人

010_0404_a_21L
不才聖朝棄非是詩窮人

010_0404_a_22L投佛緣無賴樂山豈爲仁

010_0404_a_23L歐蘇勞見顧叅惠愧非倫

010_0404_a_24L萬事從前定行裝不足顰

010_0404_b_01L
홍류동紅流洞49)
五月紅流洞     오월의 홍류동
春餘隱士家     봄은 은사의 집에 남았어라.
巖花看必怪     바위틈에 핀 꽃은 신비하고
林鳥聽堪嘉     산새는 아름답게 노래하네.
山亦雲時好     산도 구름이 걸려야 좋고
溪多石處渦     돌무더기엔 물이 감돌아야지.
神仙知不遠     신선이 사는 곳 멀지 않기에
笑入上峯霞     웃으며 상봉의 노을에 든다.

왕엄주50)가 우린51)에게 보낸 시를 잡고 전 법려가 용산으로 돌아가는 것을 전송하다(拈王弇州寄于鱗韻送典法侶歸龍山)
挾簦隨已久     우산 들고 따른 지 이미 오래
分座契頗深     법을 잇겠다는 약속 자못 깊었네.
郢雪才傾耳     영설郢雪52)은 이제 귀를 기울일만한데
陽關忽濕襟     양관陽關53)에서 홀연히 옷깃을 적시는군.
靑山千里夢     푸른 산은 꿈에 어린 천리 밖이요
明月兩鄕心     밝은 달은 두 고을의 마음이리라.
秋有南飛鴈     가을에 남으로 가는 기러기 있거든
愼無玉爾音     자네 소식 아끼지 말고 보내주시게.

망회정에서 노닐다(遊忘懷亭)
晴日宜春服     쾌청한 날 봄옷을 차려 입으니
東風二月天     봄바람 부는 이월 하늘이어라.
潭空人影倒     빈 연못에는 그림자 거꾸로 비추고
林暖鳥音圓     따뜻한 숲에는 새소리 곱디곱도다.
花嫩紅生面     여린 꽃의 붉은빛 얼굴에 생기고
柳垂碧襯肩     늘어진 버드나무 푸른빛 어깨에 닿네.
咏歸山色裏     산빛 속을 읊조리고 돌아가니
意思更超然     마음이 다시 초연해진다.

가을밤에 현 사미를 생각하며 왕엄주가 제남濟南54)에게 보낸 시의 운자를 가지고 붙이다(秋夜憶賢沙彌用王弇州贈濟南韻以寄)
白雪懷君夜     그대를 그리는 흰 눈 내리는 밤
龍山悵望深     용산을 애달프게 바라만 보네.
墻花來玉貌     담장의 꽃은 그대의 모습
樑月揭靈襟     들보에 걸린 달은 내 마음.
鴻鴈秋晴色     쾌청한 가을날의 기러기 모습
桑榛歲暮心     만년의 남아(桑榛) 마음.
幾時能踐約     언제 약속을 실천하려는가?
空谷佇跫音     빈 골짝에 발자국 소리 기다리네.

황령동 입구(黃嶺洞口)
洞天秋正晩     동천洞天55)에는 가을이 한창이라
面面錦屏圍     곳곳마다 비단 병풍 둘렀구나.

010_0404_b_01L紅流洞

010_0404_b_02L
五月紅流洞春餘隱士家

010_0404_b_03L巖花看必怪林鳥聽堪嘉

010_0404_b_04L山亦雲時好溪多石處渦

010_0404_b_05L神仙知不遠笑入上峯霞

010_0404_b_06L拈王弇州寄于鱗韻送典法侶歸龍
010_0404_b_07L

010_0404_b_08L
挾簦隨已久分座契頗深

010_0404_b_09L郢雪才傾耳陽關忽濕襟

010_0404_b_10L靑山千里夢明月兩鄕心

010_0404_b_11L秋有南飛鴈愼無玉爾音

010_0404_b_12L遊忘懷亭

010_0404_b_13L
晴日宜春服東風二月天

010_0404_b_14L潭空人影倒林暖鳥音圓

010_0404_b_15L花嫩紅生面柳垂碧襯肩

010_0404_b_16L咏歸山色裏意思更超然

010_0404_b_17L秋夜憶賢沙彌用王弇州贈濟南韻
010_0404_b_18L以寄

010_0404_b_19L
白雪懷君夜龍山悵望深

010_0404_b_20L墻花來玉貌樑月揭靈襟

010_0404_b_21L鴻鴈秋晴色桑榛歲暮心

010_0404_b_22L幾時能踐約空谷佇跫音

010_0404_b_23L黃嶺洞口

010_0404_b_24L
洞天秋正晩面面錦屏圍

010_0404_c_01L古木明黃葉     늙은 나무에는 단풍잎 선명하고
孤庵入翠微     외진 암자는 푸른 산에 들었다.
雲歸山本色     구름 걷히자 산은 본래 빛깔이요
林偃日斜暉     나무들 눕자 빛이 비켜 비추네.
竟夕行松下     저녁 내내 소나무 아래를 걸으니
浮香濕在衣     감도는 향기 축축이 옷에 배도다.

옥천 나그네가 밤에 화산 하수재를 이별하며 주다(玉泉客夜贈別華山河秀才)
華山餘氣色     화산의 넉넉한 기색으로
骨骼以之淸     골격이 그 때문에 맑구나.
羽翮非凡比     역량56)은 범상치 아니하고
波瀾亦老成     문장57) 역시 원숙해졌구려.
燈將雙膽照     등불은 우리 마음을 비추니
盃與寸心傾     술잔에 마음을 담아 따른다오.
苦恨春宵短     한스럽다 봄밤은 짧기만 한데
晨鍾不解情     새벽종도 이내 마음 몰라주네.

경술(1790)년 가을에 서울로 올라가다가 청량사에 이르는데 발이 부르터서 환몽에게 먼저 출발하게 하였다.(庚戌秋將上洛行到淸凉寺足繭讓幻夢先發)
早發金陵寺     새벽 일찍 금릉사를 떠나
鳳溪日欲紅     봉계에 오니 해 뜨려했지.
湖雲生暗店村名   암점마을엔 호수 구름 생겨나고
嶺樹盡秋風驛名   추풍역 마루엔 나무들 없었지.
黃澗餐蘆下     단풍 든 계곡 갈대밭에 저녁 먹고
靑山宿磬中     청산에 경쇠 울 때 잠들었지.
徐行非是弟     공손해서 천천히 가는 것 아니네
重繭謝諸公     발이 부르터 사양하는 것일세.

관순 스님 시축에 차운하여 호남에 보내다(次冠淳師軸韻歸湖南)
淸菴爲客地     청암은 그대가 가는 곳이라
崷嶺送君時     높은 고개에서 그대를 보내네.
淵躍魚遊好     연못에는 물고기 뛰놀기 좋고
天翔鳥勢遲     하늘에는 새들 유유히 난다네.58)
但當求裡面     마땅히 숨은 이치를 찾아야지
何必語神奇     어찌 신기한 걸 말하겠는가?
此意如能會     이러한 뜻을 자네가 안다면
不應更索詩     다시는 시를 구하지 않으리라.

연초제에 화답하여 드리다(奉酬呈燕超齋)
高臥羲皇世     희황羲皇59) 세상에 편안히 누워
撫膺一浩歌     가슴 쓸며 목청껏 노래하네.
天文侵夜動     별들은 밤이 되니 움직이고
山色犯秋多     산빛은 가을이 깊어만 가네.
眞佛心中覔     참 부처는 마음에서 찾아야 하는 것
浮生夢裡過     부질없는 인생은 꿈결에 지나간다네.
莫言少知己     알아주는 이 적다 말하지 마오
風月在松蘿     바람과 달은 소나무에 걸렸다네.

010_0404_c_01L古木明黃葉孤庵入翠微

010_0404_c_02L雲歸山本色林偃日斜暉

010_0404_c_03L竟夕行松下浮香濕在衣

010_0404_c_04L玉泉客夜贈別華山河秀才

010_0404_c_05L
華山餘氣色骨骼以之淸

010_0404_c_06L羽翮非凡比波瀾亦老成

010_0404_c_07L燈將雙膽照盃與寸心傾

010_0404_c_08L苦恨春宵短晨鍾不解情

010_0404_c_09L庚戌秋將上洛行到淸凉寺足繭讓
010_0404_c_10L幻夢先發

010_0404_c_11L
早發金陵寺鳳溪日欲紅

010_0404_c_12L湖雲生暗店
嶺樹盡秋風


010_0404_c_13L黃澗餐蘆下靑山宿磬中

010_0404_c_14L徐行非是弟重繭謝諸公

010_0404_c_15L次冠淳師軸韻歸湖南

010_0404_c_16L
淸菴爲客地崷嶺送君時

010_0404_c_17L淵躍魚遊好天翔鳥勢遲

010_0404_c_18L但當求裡面何必語神奇

010_0404_c_19L此意如能會不應更索詩

010_0404_c_20L奉酬呈燕超齋

010_0404_c_21L
高臥羲皇世撫膺一浩歌

010_0404_c_22L天文侵夜動山色犯秋多

010_0404_c_23L眞佛心中覔浮生夢裡過

010_0404_c_24L莫言少知己風月在松蘿

010_0405_a_01L
두보의 악양루 시를 잡아 어느 사미를 보내다(拈老杜嶽陽樓韻送一沙彌)
講法風生座     법을 강하는 자리에는 바람이 일고
論詩月在樓     시를 논하는 누대에는 달이 걸렸었지.
心將秋水淨     마음은 가을 물처럼 맑게 가지고
身與峀雲浮     몸은 산속 구름처럼 떠도는 것일세.
北學三年笈     북쪽에서 삼 년을 배우다가
南歸一葉舟     조각배로 남으로 돌아가네.
懷君屬春夜     그대 생각에 봄밤을 맞아
默坐聽溪流     가만히 앉아 계곡 소리 듣는다네.

성산 이 대아에 받들어 화답하다(奉和星山李大雅)
高士逢迎地     높은 선비 맞이하는 자리
荷衣半倒顚     나는 거의 경황이 없다네.
江山如忽重     강산이 홀연 묵직해진 듯
邂逅豈前緣     만남이 어찌 전세의 인연 아니리.
白衲雖云佛     흰 장삼에 납자를 부처라 한다면
靑雲却是仙     청운을 품은 그대는 신선일게요.
河東賦應就     하동부河東賦60)를 짓는다면
須徹九重天     구중천九重天에 이르리라.

포산 노 은재의 시에 받들어 화답하다(奉和苞山老隱齋韵)
道如地中水     도道는 땅 밑의 물과 같아
無往不相通     통하지 않는 곳 없으리라.
發越明爭日     번뜩임은 해와 밝음을 다투고
窈冥細入空     심오함은 미세하게 허공에 드네.
梧桐晴上月     오동나무에는 밝은 달 떠오르고
楊柳嫩吹風     버드나무에는 시원한 바람 스쳐가네.
撒去千歧別     펼치면 천 갈래로 달라지고
貫來一串同     꿰면 한 꾸러미에 같게 되네.

화산 홍 사군이 운을 나누어 나에게 그것을 지으라고 명하기에 마침내 지어서 드리다.(花山洪使君分韵命余賦之遂搆以呈)
太守多高義     태수님은 높은 절의節義 많지만
浮雲薄幾層     뜬구름은 얇아 몇 층이리오?
一心明主戀     한 마음으로 임금님을 그리고
四座遠方朋     사방 좌석에는 먼 곳의 벗들
至治還謀野     태평성세인데 시골 생활 꾀하고
餘閑更話僧     남는 여가에는 승僧과도 대화하네.
韶州恩寵過     소주보다 은총이 지나치지만
揮塵愧盧能     나는 혜능盧能보다 못해 부끄럽네.
韶州剌史韋璩厚禮六祖 因請其說法 소주 자사 위거韋璩61)는 육조를 두텁게 예우하여 그에게 설법을 청하였다.
칠언율시七言律詩

010_0405_a_01L拈老杜嶽陽樓韻送一沙彌

010_0405_a_02L
講法風生座論詩月在樓

010_0405_a_03L心將秋水淨身與峀雲浮

010_0405_a_04L北學三年笈南歸一葉舟

010_0405_a_05L懷君屬春夜默坐聽溪流

010_0405_a_06L奉和星山李大雅

010_0405_a_07L
高士逢迎地荷衣半倒顚

010_0405_a_08L江山如忽重邂逅豈前緣

010_0405_a_09L白衲雖云佛靑雲却是仙

010_0405_a_10L河東賦應就須徹九重天

010_0405_a_11L奉和苞山老隱齋韵

010_0405_a_12L
道如地中水無往不相通

010_0405_a_13L發越明爭日窈冥細入空

010_0405_a_14L梧桐晴上月楊柳嫩吹風

010_0405_a_15L撒去千岐別貫來一串同

010_0405_a_16L花山洪使君分韵命余賦之遂搆以
010_0405_a_17L

010_0405_a_18L
太守多高義浮雲薄幾層

010_0405_a_19L一心明主戀四座遠方朋

010_0405_a_20L至治還謀野餘閑更話僧

010_0405_a_21L韶州恩寵過揮塵愧盧能韶州剌史韋璩厚
禮六祖因請其
010_0405_a_22L

010_0405_a_23L

010_0405_a_24L七言律詩

010_0405_b_01L
삼락재 시에 차운하다(次三樂齋韻)
聞說淸齋繞竹林   당신의 서재는 대나무 숲이 둘렀고
門無車馬苦相尋   문에는 애써 찾는 거마 없다 들었네.
簷虛星斗當雙牗   처마 빈틈으로 별들이 창문에 쏟아지고
架滿詩書抵百金   시렁 가득한 시서詩書는 백금에 당한다지요.
敵手逢碁閑更着   바둑 맞수를 만나면 한가히 번갈아 놓고
寛心有酒醉猶斟   술친구를 만나면 취해도 술을 따른다지요.
此生安得同臨眺   이러한 분 어떻게 하면 함께 자리하여
湖上春天坐月吟   봄날 호수에서 달 아래 앉아 읊조릴까?
삼락재 주인에게 올리다(上三樂齋主人)
一言然諾便相親   그러마라는 한 마디에 서로 친해져
裁得淸詩寄與頻   맑은 시를 지어 자주 붙여주시네.
標幟初心盟野叟   마을에는 초심으로 맹세한 시골 영감
江湖晩契有山人   강호에는 만년에 사귄 산인이 산다네.
衣冠東國文章老   동국 선비 중에 문장이 완숙하고
節序南州物色新   남쪽의 계절은 풍경이 새롭구나.
遙想故園多藥草   고향 땅 약초 많다고 생각하니
暮年杞菊不憂貧   늘그막에 양식 걱정은 하지 않겠네.
은 생의 시에 차운하다(次殷生韻)
園鹿巖猿信有盟   동산의 사슴과 바위의 원숭이에 맹세했기에
鶉居鷇食貴無名   먹고사는 일62) 도 이름도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
十年劒術身虛負   십 년 검술을 닦았으나 몸을 헛되이 저버렸기에
三疊琴心道未成   삼첩三疊63)의 금심琴心에 도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胷盪月林坐晴色   달빛 숲에 앉아 맑은 색으로 가슴을 씻고
耳淸松籟臥寒聲   솔바람에 누워 찬 소리로 귀를 맑히네.
等閑詩酒皆餘事   한가로이 짓는 시와 술 모두 심심풀이
惟是安禪了此生   오직 좌선이나 하면서 이 삶을 마치리라.
송림사松林寺64)
栽得新花繞半樓   심었던 새 꽃 누대를 반쯤 둘렀는데
沙門日午雨初收   절에는 오던 비 한낮에야 걷혔네.
風磨塔頂銅如洗   바람에 닳은 탑머리 청동은 씻긴 듯하고
岸倒川心竹欲流   무너진 제방의 대나무는 떠내려가려 하네.
隔樹村舂何俗響   숲 너머 마을의 방앗소리 어찌 세속 소리이랴
滿山松瑟自仙遊   산 가득 솔바람 소리 저절로 신선의 놀음일세.
僧言此地多車馬   스님은 이 땅에 거마가 많다고 말하지만
猶恨林塘未卜幽   숲과 못 그윽한 곳 집터로 못해서 한이어라.
요강에서 총 상인을 이별하며(蓼江別璁上人)
蓼江水落客言歸   요강蓼江에 물 빠지자 나그네 돌아간다고 하니
峽口雲晴木葉稀   산골짝에 구름 걷히고 나뭇잎 성글다.
留醉每謀明月夜   밝은 달밤이면 머물러 취하겠다고 했는데
離愁却値菊花時   떠나는 근심 도리어 국화 철을 만났구나.
𩿨邊帆影人南去   물가의 돛 그림자에 사람은 남으로 가고
霜外秋聲鴈北飛   서리 밖 가을 소리에 기러기 북으로 날아가네.

010_0405_b_01L次三樂齋韻

010_0405_b_02L
聞說淸齋繞竹林門無車馬苦相尋

010_0405_b_03L簷虛星斗當雙牗架滿詩書抵百金

010_0405_b_04L敵手逢碁閑更着寬心有酒醉猶斟

010_0405_b_05L此生安得同臨眺湖上春天坐月吟

010_0405_b_06L上三樂齋主人

010_0405_b_07L
一言然諾便相親裁得淸詩寄與頻

010_0405_b_08L標幟初心盟野叟江湖晩契有山人

010_0405_b_09L衣冠東國文章老節序南州物色新

010_0405_b_10L遙想故園多藥草暮年杞菊不憂貧

010_0405_b_11L次殷生韻

010_0405_b_12L
園鹿巖猿信有盟鶉居鷇食貴無名

010_0405_b_13L十年劒術身虛負三疊琴心道未成

010_0405_b_14L胷盪月林坐晴色耳淸松籟臥寒聲

010_0405_b_15L等閑詩酒皆餘事惟是安禪了此生

010_0405_b_16L松林寺

010_0405_b_17L
栽得新花繞半樓沙門日午雨初收

010_0405_b_18L風磨塔頂銅如洗岸倒川心竹欲流

010_0405_b_19L隔樹村舂何俗響滿山松瑟自仙遊

010_0405_b_20L僧言此地多車馬猶恨林塘未卜幽

010_0405_b_21L蓼江別璁上人

010_0405_b_22L
蓼江水落客言歸峽口雲晴木葉稀

010_0405_b_23L留醉每謀明月夜離愁却値菊花時

010_0405_b_24L𩿨邊帆影人南去霜外秋聲鴈北飛

010_0405_c_01L笑我湖邊猶旅食   나는 호숫가에서 여전히 나그네인 게 우스워
故山松桂鎻巖扉   옛 산의 솔과 계수로 암혈巖穴의 사립문을 잠그네.
삼락재 주인을 전별하며(奉餞三樂齋主人)
先生晩計在山林   선생 늘그막에 산림에 있을 계획
秋盡鷄岑一夢深   가을이 다하자 계잠鷄岑의 꿈이 깊구나.
萬事文章驚白髮   모든 일과 문장은 백발임에 놀랐고
十年交結乏黃金   십 년 동안 사귐에는 황금이 부족했네.
偶從官閣梅同賞   우연히 관각官閣에서 매화를 함께 감상하고
每過禪房酒共斟   선방을 지날 때마다 술을 함께 따랐지.
明日八公相送後   내일 팔공산에서 서로 이별한 뒤에
那堪嶺外獨沈吟   영외嶺外에 홀로 읊조리는 것을 어찌 견디랴?
매죽헌에 올리다(上梅竹軒)
時洪大雅顯圭 爲覲來留達州之梅竹軒 당시 홍현규가 부모님을 뵙기 위해 달주의 매죽헌에 머물고 있었다.
春城梅鶴渾相親   봄이 든 성에 매화와 학은 서로 친한데
三扣朱門亦已頻   세 번 주문朱門65)을 두드림도 너무 자주네.
遠奉晨昏仍作客   멀리서 부모님을 받드느라 나그네 되고
細論詩句故留人   시를 논하느라 짐짓 사람을 머물게 하네.
坐談東閣燈將盡   좌담하느라 동각의 등은 꺼지려고 하는데
歸思西峯月正新   돌아갈 생각에 서쪽 봉우리에 달이 떴네.
山到鶯花時節好   산에 꾀꼬리 울고 꽃피어 시절이 좋으니
莫敎車馬棄吾貧   거마가 내 가난을 버리게 말게 하시게나.
용주사에서 황 별제66)의 시에 차운하다(龍珠寺次黃別提韻)
梵宮仍並寢園新   범궁은 그대로요 침원은 새로운데
盛德于今仰聖人   성덕은 지금까지 성인을 우러르네.
齋設六時喧唄磬   재계를 여섯 때마다 베푸니 범패소리 요란하고
壇開四面護龍神   단을 사면에 펼치니 용과 신이 보호하네.
於皇上帝臨明主   아! 위대하신 상제께서 임금님께 임하여
感激中宵拜小臣   감격하여 한밤중에 소신을 제수했네.
但把心肝勤奉國   마음으로 부지런히 나라를 받들 뿐이지
三旬佛事敢言辛   삼십일 불사에 감히 괴롭다 말하리오.
정월에 보내어 스스로 매진할 것을 권하다(酬定月勉其自進)
道若靑天揭日輪   도는 푸른 하늘에 해가 걸린 듯이 하여
幾多馳覔謾勞辛   많이 애써 찾더라도 힘들다고 하지 마라.
鵠違只合求諸己   정곡(鵠)67)에서 벗어나면 자신에게 찾을 것이요
伐柯何須問別人   벌가伐柯68)는 어찌 남에게 물을 필요 있으리오.
事業要無半塗廢   사업은 중도에 그만두는 일이 없어야 하고
工夫當自着鞭頻   공부는 자신을 채찍질 자주 해야 하리라.
邇來我法危於髮   요즘 우리의 법이 머리털보다 위태하니
擔得千斤在大身   천근을 짊어지는 것은 큰 몸에 달려있네.
앞의 운을 사용하여 화악에게 주다(用前韻贈華嶽)
歲月看看走坂輪   세월은 볼수록 언덕을 내달리는 수레바퀴
謾因閑事喫艱辛   그럭저럭 한가히 지내면 고생만 삼키지.
手提足蹴皆由己   온몸 부지런히 놀림은 모두 자기를 말미암고
渴飮饑餐豈問人   기갈에 먹고 마시는 일을 어찌 남에게 물으랴?

010_0405_c_01L笑我湖邊猶旅食故山松桂鎻巖扉

010_0405_c_02L奉餞三樂齋主人

010_0405_c_03L
先生晩計在山林秋盡鷄岑一夢深

010_0405_c_04L萬事文章驚白髮十年交結乏黃金

010_0405_c_05L偶從官閣梅同賞每過禪房酒共斟

010_0405_c_06L明日八公相送後那堪嶺外獨沈吟

010_0405_c_07L上梅竹軒時洪大雅顯圭爲覲
來留達州之梅竹軒

010_0405_c_08L
春城梅鶴渾相親三扣朱門亦已頻

010_0405_c_09L遠奉晨昏仍作客細論詩句故留人

010_0405_c_10L坐談東閣燈將盡歸思西峯月正新

010_0405_c_11L山到鶯花時節好莫敎車馬棄吾貧

010_0405_c_12L龍珠寺次黃別提韻

010_0405_c_13L
梵宮仍並寢園新盛德于今仰聖人

010_0405_c_14L齋設六時喧唄磬壇開四面護龍神

010_0405_c_15L於皇上帝臨明主感激中宵拜小臣

010_0405_c_16L但把心肝勤奉國三旬佛事敢言辛

010_0405_c_17L酬定月勉其自進

010_0405_c_18L
道若靑天揭日輪幾多馳覔謾勞辛

010_0405_c_19L鵠違只合求諸己伐柯何須問別人

010_0405_c_20L事業要無半塗廢工夫當自着鞭頻

010_0405_c_21L邇來我法危於髮擔得千斤在大身

010_0405_c_22L用前韻贈華嶽

010_0405_c_23L
歲月看看走坂輪謾因閑事喫艱辛

010_0405_c_24L手提足蹴皆由己渴飮饑餐豈問人

010_0406_a_01L但令本心眞正了   단지 본래의 마음 참되고 바르게 해야 하고
須從强輔琢磨頻   강력한 도움을 만나 갈고 닦기를 자주 해야 하네.
知君不是尋常客   그대는 보통 나그네가 아닌 줄 내 아니
安得扶持律我身   어찌하면 붙들어 우리 몸을 다잡게 할까?
평와의 시에 차운하다(次平窩韻)
禪房花木晩來幽   선방의 꽃과 나무는 늦게야 그윽한데
安得詞翁共此樓   어찌 문장가와 이 누대를 함께하리오?
詩至每言雲水意   시 이를 때마다 은거할 뜻 말씀하더니
月明其奈別離愁   달 밝은 밤 이별의 시름 어이할거나?
鸎聲繞岸淸如滑   꾀꼬리 소리 언덕을 둘러 맑고 매끄러운데
山色當窓翠欲流   창 앞의 푸른 산빛은 흐르는 듯하네.
袞袞相逢眞好事   계속하여 서로 만남은 참 좋은 일이니
不須留待菊花秋   국화 피는 가을을 기다릴 일 뭐 있겠소?
오월당의 시에 삼가 사례하다(奉謝梧月堂韻)
長夏山房事事幽   긴 여름 산방에 일마다 그윽한데
南風徙倚鳳棲樓   남쪽 바람 불자 봉서루에 기대네.
經開蹲石如相肯   경전을 펼치자 쭈그린 돌은 서로 머리를 끄덕이는 듯
詩廢閑禽不復愁   시를 그만두자 한가한 새들 다시는 근심하지 않네.
寧遣一心緣外物   어찌 한 마음이 바깥 사물을 반연하게 놓아두리
須將萬事付東流   온갖 일을 동쪽으로 흘러가도록 맡겨야 한다네.
難忘獨有梧堂丈   잊기 어려운 것은 오직 오월당 어른이기에
桐藪淸游更指秋   동화사의 맑은 놀이 다시 가을을 기약하네.
영천 최 대아에게 받들어 화답하다(奉和靈川崔大雅)
新篇璀璨動僧坊   새로 지은 시편 아름다워 승방을 뒤흔들고
盡日高吟牙頰香   종일 높게 읊조리니 입안에서 향기가 나네.
荷製祗緣遭喪亂   승려가 된 것은 단지 상란을 겪어서이지
雲棲豈是別思量   구름에 깃든 것 어찌 딴생각 있어서이랴?
十年謾讀雙林訣   십 년 동안 쌍림의 비결69) 부질없이 읽었으니
一鉢難升少室堂   발우 하나로는 작은 당에도 오르기 어렵네.
夫子生逢堯舜世   선생은 태어나서 요순의 세월 만났으니
王庭早晩珮瑲琅   조만간 조정에서 패옥소리 맑게 울리리라.
정월 11일 밤 꿈에 신 의첨은 외람되이 승려의 신분으로 교지를 받들어 입시入侍하였다. 궁전은 깊고도 넓었다. 임금께서 곤룡포를 입으시고 소신을 돌아보고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왕대비를 위하여 축수하지 않는가?” 신은 엎드려 대답하였다. “명대로 하겠나이다.” 조금 있다가 주의朱衣70)가 큰 소리로 외쳤다. “주상께서 나가신다.” 수많은 관리가 함께 나가는데 위엄 있는 거동은 몹시 선명하고도 고왔다. 수놓은 비단옷과 진귀한 장신구들은 모두 평소에 볼 수 없던 것들이었다. 신 의첨도 황송하게 앞에서

010_0406_a_01L但令本心眞正了須從强輔琢磨頻

010_0406_a_02L知君不是尋常客安得扶持律我身

010_0406_a_03L次平窩韻

010_0406_a_04L
禪房花木晩來幽安得詞翁共此樓

010_0406_a_05L詩至每言雲水意月明其奈別離愁

010_0406_a_06L鸎聲繞岸淸如滑山色當窓翠欲流

010_0406_a_07L袞袞相逢眞好事不須留待菊花秋

010_0406_a_08L奉謝梧月堂韻

010_0406_a_09L
長夏山房事事幽南風徙倚鳳棲樓

010_0406_a_10L經開蹲石如相肯詩廢閑禽不復愁

010_0406_a_11L寧遣一心緣外物須將萬事付東流

010_0406_a_12L難忘獨有梧堂丈桐藪淸游更指秋

010_0406_a_13L奉和靈川崔大雅

010_0406_a_14L
新篇璀璨動僧坊盡日高吟牙頰香

010_0406_a_15L荷製祗緣遭喪亂雲棲豈是別思量

010_0406_a_16L十年謾讀雙林訣一鉢難升少室堂

010_0406_a_17L夫子生逢堯舜世王庭早晩珮瑲琅

010_0406_a_18L正月十一日夜夢臣義沾猥以荷
010_0406_a_19L製奉旨入侍宮殿潭潭上御龍
010_0406_a_20L袍顧謂小臣曰盍爲王大妃祝壽
010_0406_a_21L臣伏而對曰唯命俄而朱衣喝道
010_0406_a_22L主上出遊見千官齊出威儀
010_0406_a_23L極鮮楚所服之錦繡所御之珍玩
010_0406_a_24L皆平日所未見者也臣義沾亦忝

010_0406_b_01L 인도하는 대열에 있었다. 깃발은 남쪽을 가리키고 길은 하늘처럼 넓었으며 눈에 가득한 궁전과 담장은 곳곳마다 웅장하고 수려하였다. 꿈꾸다가 잠깐 깨고 깨었다가 다시 꿈을 꾸었는데 밤새도록 모두 이러한 꿈이었다. 신은 감동을 이기지 못하고 율시 한 수를 지었다.
夢侍鑾輿入建章   꿈에 난여鑾輿71)를 모시고 건장建章72)에 드니
天顏咫尺語琅琅   천안은 지척이요 말씀은 낭랑하시도다.
小臣拜獻岡陵壽   소신이 강릉岡陵의 축수祝壽를 올리도록 제수하시니
大殿高懸日月光   대전大殿에 높이 일월이 매달려 빛나도다.
柳邊萬戶鳳凰沼   버드나무 곁의 만호萬戶는 봉황의 연못이요
花底千官鵷鷺行   꽃 밑의 천관은 원로鵷鷺73)의 거동이시로다.
曉磬聲中驚起坐   새벽 경쇠 소리에 놀라 일어나 앉았으니
此身猶惹御爐香   이 몸에는 어전의 향로 향이 배었도다.
침산 이 생의 시에 받들어 화답하다(奉和砧山李生韻)
浪跡隨雲西復東   떠도는 자취 구름 따라 동서로 오가는데
曷甞操筆學詞工   붓 잡고 문장 다루는 걸 어찌 배웠으랴?
百年山水形骸阻   평생토록 산과 물이 육신을 가로막아도
半幅詩書氣味通   반 폭 시와 글로 기미가 서로 통했어라.
盡日營營多事在   하루 종일 이리저리 많은 일이 있더라도
終朝兀兀一心空   아침에는 꼿꼿이 앉아 한 마음을 비우네.
何時得入芝蘭室   어느 때에 지란芝蘭74)의 방에 들 수 있을까?
剩見春回座上風   봄이 오면 좌상의 풍모를 넉넉히 보려나.
명성재 홍직필 공께서 보낸 시에 받들어 화답하다(奉和明誠齋洪公直弼寄示韻) 并小序 작은 서문을 아우르다
선생께서는 타고난 자질이 도에 가까워 일찍 성현의 학문에 뜻을 두었습니다. 성명性命의 심오하고 깊은 이치에 대해 명백하게 가르는 것이 강물을 터뜨리는 듯합니다. 자신이 학문과 덕이 뛰어난 유학자(老師宿儒)라고 하더라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구십 리는 물러날 것입니다. 군자께서 도를 이같이 일찍 들으셨지요. 못난 저는 마침 명을 받들어 매죽헌에서 속히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상께서는 멀리서 바라보니 근엄하셨고 가까이 다가가니 온화하셨습니다. 남들과 만날 때는 온통 온화한 기운뿐이어서 웃고 말하고 흥미진진하였습니다. 제가 세상을 버린 것을 안타까워하여 돌아가자 시를 보내주시고 삼월에 입산해서 꽃 찾아 버들 따라 놀이하자고 약속하셨습니다. 은덕을 입은 것이 많은데

010_0406_b_01L前導旌旗南指大道如天溢目
010_0406_b_02L宮墻在在壯麗夢而乍覺覺而
010_0406_b_03L復夢通宵皆此夢也臣不勝感隕
010_0406_b_04L成一律曰

010_0406_b_05L
夢侍鑾輿入建章天顏咫尺語琅琅

010_0406_b_06L小臣拜獻岡陵壽大殿高懸日月光

010_0406_b_07L柳邊萬戶鳳凰沼花底千官鵷鷺行

010_0406_b_08L曉磬聲中驚起坐此身猶惹御爐香

010_0406_b_09L奉和砧山李生韻

010_0406_b_10L
浪跡隨雲西復東曷甞操筆學詞工

010_0406_b_11L百年山水形骸阻半幅詩書氣味通

010_0406_b_12L盡日營營多事在終朝兀兀一心空

010_0406_b_13L何時得入芝蘭室剩見春回座上風

010_0406_b_14L奉和明誠齋洪公直弼寄示韻并小
010_0406_b_15L

010_0406_b_16L
先生天資近道早有志於聖賢之學
010_0406_b_17L凡於性命蘊奧剖判明白如決江河
010_0406_b_18L雖自謂老師宿儒亦將口呿而退三
010_0406_b_19L舍矣君子聞道之早其如是乎
010_0406_b_20L也不佞適承命速得見於梅竹軒
010_0406_b_21L望之儼然即之也溫接乎物者
010_0406_b_22L是和氣笑語津津若有惜於沾之棄
010_0406_b_23L世也及歸惠之以詩約以三月入
010_0406_b_24L山爲傍花隨柳之遊受賜多矣

010_0406_c_01L저는 힘써 노력해도 갚을 수가 없습니다. 감히 운을 따다가 한 번 웃으시도록 바칩니다. 멋대로 스스로 서문도 아울러 써서 모시는 마음을 나타낼 뿐입니다.
三年面壁坐龍淵   삼 년 동안 면벽하느라 용연에 앉았으니
客至何曾下榻延   손님 이르면 언제 걸상을 내려 맞았으랴75)
忽見官衙費書召   홀연 관아에서 편지를 써서 불러 주시니
始知名字被人傳   이름이 남에게 전해진 줄 비로소 알았네.
梵經堆案心希佛   불경은 책상 가득 마음은 부처를 바라고
栢液盈瓢骨欲仙   잣 액은 표주박에 가득 선골이 되려하네.
箇中亦有風流處   그 속에도 역시 풍류를 즐길 곳이 있으니
明月三更疊巘前   명월 삼경에 첩첩 봉우리에 떠오를 때.
또(又)
人生窮達摠由天   삶의 곤궁과 영달 모두 하늘에 달렸기에
坎止流行輙任緣   가고 머무름을 언제나 인연에 맡긴다네.
手撫摩尼明百八   손으로 염주 굴리며 백팔 번뇌를 밝히고
心遊廣埌闢三千   마음은 드넓은 곳에 노닐어 온 우주를 여네.
秪因七尺無攀援   일곱 자 되는 이 몸뿐 부여잡을 것 없기에
終𢬵一生作騃禪   한평생을 마치도록 어리석은 선승이 되었네.
苦俟杜花消息到   괴롭게 기다리던 진달래 소식 이제야 오니
山樓日日晝如年   산속 누대의 하루하루가 한 해처럼 길구나.
원래의 시를 붙이다(附元韻)
飄然雲衲自龍淵   바람 같은 운수납자 용연龍淵에서 왔기에
倒屣忙忙上座延   신을 거꾸로 신고 바삐 자리로 모셨네.
飛錫肯尋官府至   석장 날려 관부官府 찾아 이르렀지만
高名耻向俗人傳   고명高名은 속인에게 전해지는 걸 부끄러워하네.
癯容望若修精士   여윈 모습 바라보면 수도하는 스님 같고
秃髮看疑蛻骨仙   깎은 머리 살펴보면 허물 벗은 신선 같네.
佳話未終旋惜別   좋은 얘기 끝나지 않았는데 아쉬운 이별에
後期留在杜花前   진달래꽃 앞에서 다시 만나자 약속하네.
또(又)
好將身世寄諸天   나의 신세를 가지고 하늘에 맡기어
嗒坐燒香絕衆緣   향 사르고 뭇 연을 끊고 앉았네.
覷破梵經多八萬   팔만 사천의 범경을 다 보았고
踏回法界大三千   법계 삼천대천세계를 다 밟아보았네.
說心說性疑當理   심心과 성性을 설하기에 이치에 맞는가 의심했고
無臭無聲易染禪   냄새와 소리도 없다기에 선에 물들기 쉬웠네.
樂地不由名敎外   즐거운 땅은 명교名敎76) 밖을 말미암지 않으니
莫從幻妄誤餘年   환망幻妄을 쫓아 남은 인생을 그르치지 마시오.
창돈 조 생에게 화답하다(和蒼墩趙生)
蒼墩大句動南中   창돈의 뛰어난 시 영남을 진동하고
透得詞關理亦窮   문장의 관문 뚫고 이치도 궁구했네.
高價多年瞻北斗   당신을 여러 해 북두처럼 우러렀는데77)
和容何日挹春風   온화한 용모 어느 날 봄바람에 젖을까?
始知軒▼(車+過)皆前定   우열이 모두 앞서 정해진 줄 알았으니
不必簞瓢歎屢空   단표簞瓢조차 자주 떨어짐을 굳이 탄식하랴.

010_0406_c_01L勉强不能敢爲扳和足供一笑
010_0406_c_02L以自叙兼寫見待之情而已

010_0406_c_03L
三年面壁坐龍淵客至何曾下榻延

010_0406_c_04L忽見官衙費書召始知名字被人傳

010_0406_c_05L梵經堆案心希佛栢液盈瓢骨欲仙

010_0406_c_06L箇中亦有風流處明月三更疊巘前

010_0406_c_07L

010_0406_c_08L
人生窮達摠由天坎止流行輙任緣

010_0406_c_09L手撫摩尼明百八心遊廣埌闢三千

010_0406_c_10L秪因七尺無攀援終𢬵一生作騃禪

010_0406_c_11L苦俟杜花消息到山樓日日晝如年

010_0406_c_12L附元韻

010_0406_c_13L
飄然雲衲自龍淵倒屣忙忙上座延

010_0406_c_14L飛錫肯尋官府至高名耻向俗人傳

010_0406_c_15L癯容望若修精士秃髮看疑蛻骨仙

010_0406_c_16L佳話未終旋惜別後期留在杜花前

010_0406_c_17L

010_0406_c_18L
好將身世寄諸天嗒坐燒香絕衆緣

010_0406_c_19L覷破梵經多八萬踏回法界大三千

010_0406_c_20L說心說性疑當理無臭無聲易染禪

010_0406_c_21L樂地不由名敎外莫從幻妄誤餘年

010_0406_c_22L和蒼墩趙生

010_0406_c_23L
蒼墩大句動南中透得詞關理亦窮

010_0406_c_24L高價多年瞻北斗和容何日挹春風

010_0406_c_25L始知軒▼(車+過)皆前定不必簞瓢歎屢空

010_0407_a_01L自此山門顏色好   몸소 이 산문에서 얼굴빛을 좋게 하고서
永留瓊什賁書籠   길이 시편을 남기시면 책 상자를 꾸미겠네.

010_0407_a_01L自此山門顏色好永留瓊什賁書籠

010_0407_a_02L
仁嶽集卷之一
  1. 8)주서注書 : 조선시대 문하부門下府ㆍ승정원承政院에 두었던 정칠품正七品 관직으로 정원은 2인이다. 1명은 약방藥房을 관장하고 1인은 일기日記를 관장하였다. 사초史草의 기록이나 실록편찬에도 참여하였다.
  2. 9)남녀藍輿 : 의자처럼 걸터앉아서 타는 가마이다.
  3. 10)금릉金陵 : 경상북도 금릉군金陵郡과 김천시金泉市 지역이다.
  4. 11)우임금의 도끼 : 중국의 우禹가 치수사업治水事業을 할 때 용문산龍門山을 도끼로 끊었다 하여 나온 말로 우부禹斧 또는 우착禹鑿이라 한다.
  5. 12)삼신산 : 봉래蓬萊ㆍ방장方丈ㆍ영주瀛州 등 삼신산三神山으로 자라 등 위에 얹혀서 바다에 떠 있다고 한다.
  6. 13)회옹晦翁 : 주희의 호이다. 주희는 순희淳熙 10년(1183)에 무이산武夷山 아래 은병봉隱屛峰에 무이정사武夷精舍를 짓고 저술과 강학을 하였다.
  7. 14)대명천지大明天地 : 송시열은 화양동華陽洞 계곡에 ‘대명천지大明天地 숭정일월崇禎日月’이란 글자를 돌에다 새겼다.
  8. 15)하의荷衣 : 은자隱者의 복장을 말한다. 『초사楚辭』 「이소離騷」에 “마름과 연잎을 마름질해 저고리 짓고, 연꽃을 모아 치마를 짓네.(製芰荷以爲衣兮, 集芙蓉以爲裳.)”라고 하였다.
  9. 16)괴목(槐杏) : 괴槐는 홰나무이고 학자수學者樹라 하여 학문을 상징하고, 행杏은 살구나무로 공자가 이 나무아래서 강학했다고 공자 학단을 행단杏壇이라고도 한다.
  10. 17)연초제燕超齋 : 윤신지尹新之(1582-1657)의 호이다. 선조의 부마駙馬로 본관은 해평海平이고 자는 중우仲又이다. 저서로는 『현주집玄洲集』과 『파수잡기破睡雜記』가 있다.
  11. 18)달마(巖廊) : 언우齴齲의 언齴은 이가 드러난 모양이고 우齵는 충치를 뜻하는데, 이것이 변하여 달마達磨를 가리키게 되었다. 『벽암록碧巖錄』 서문에 “달마가 동쪽에 와서 심인 만을 전했으니 문자를 세우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齴齲來東單傳心印, 不立文字固也.)”라고 하였다.
  12. 19)연사蓮社 : 진晉나라 고승 혜원慧遠이 동림사東林寺에서 결성한 백련사白蓮社를 말한다. 혜원은 동림사에 거주하면서 그 앞의 시내인 호계虎溪를 넘지 않겠다고 맹세했는데 도연명陶淵明과 육수정陸修靜을 배웅할 때에는 자신도 모르게 그 시내를 건넜으므로 세 사람이 모두 큰소리로 웃었다는 일화가 있다
  13. 20)달팽이 : 달팽이(蝸牛)의 두 뿔에 만蠻과 촉觸이라는 나라가 있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영토 싸움을 벌인다는 『장자莊子』의 우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세상에서 분분하게 명리名利를 다투는 것을 비유한다.
  14. 21)직설稷卨 : 순舜 임금의 두 어진 신하인 농관農官 기棄와 사도司徒 설卨을 말한다.
  15. 22)형주荊州를~한스럽더니 : 형주荊州는 당나라 때 형주의 자사刺史였던 한조종韓朝宗을 가리킨다. 이백李白의 「여한형주서與韓荊州書」에 “태어나서 만호의 제후에 봉해질 필요는 없지만 한번 한 형주를 만나는 것이 소원이다.(生不用封萬戶侯, 但願一識韓荊州.)”라고 하였다. 면식을 갖게 된 것이 영광스럽다는 뜻으로 상대방에 대한 경사敬辭이다.
  16. 23)인일人日 : 인일人日은 음력 1월 7일이다. 『사물기원事物紀原』에 “동방삭東方朔의 점서占書에 의하면 1월 1일은 닭을 점치고 2일은 개를 점치며, 3일은 양을 점치고 4일은 돼지를 점치며, 5일은 소를 점치고 6일은 말을 점치며, 7일은 사람을 점치고 8일은 곡식을 점치는데, 기후가 청명하고 온화하면 번식과 안태安泰의 조짐이고, 기후가 음한陰寒하고 참렬慘烈하면 질병과 쇠모衰耗의 조짐이다.(東方朔占書曰, 歲正月一日占鷄, 二日占狗, 三日占羊, 四日占豬, 五日占牛, 六日占馬, 七日占人, 八日占穀. 皆晴明溫和, 爲蕃息安泰之候, 陰寒慘烈, 爲疾病衰耗.)”라고 하였다.
  17. 24)이한로李漢老 : 이병李邴으로 자는 한로漢老이고 법명은 탈공脫空이다. 『서장書狀』에는 “눈꺼풀은 온 세상을 다 덮고, 콧구멍엔 백억의 화신을 담았네. 낱낱이 다 장부라 굴복할 이 뉘 있으랴. 밝은 대낮에 사람을 속이지 마시오.(眼皮蓋盡三千界, 鼻孔盛藏百億身. 箇箇丈夫誰是屈, 靑天白日莫謾人.)”라고 되어 있다. 목판본의 ‘비공성장백억신鼻孔成長百億身’이라는 구절에서 ‘성장成長’을 ‘성장盛藏’으로 번역하였다.
  18. 25)일전어一轉語 : 마음을 변화시켜 깨닫게 하는 힘이 있는 말이다.
  19. 26)육근六根~가득하다 : 두보杜甫의 「일백오십야대월一百五十夜對月」에 “달 속의 계수나무 찍어내면, 밝은 빛이 더욱 많으리.(斫却月中桂, 淸光應更多.)”라고 하였다. 『원각경圓覺經』 「보안보살장普眼菩薩章」에 “육근은 법계에 가득하다.(六根徧滿法界)”라고 하였다.’라고 하였다.”
  20. 27)수주隋珠 : 수후隨侯의 구슬이란 뜻으로 큰 뱀이 그의 은덕을 갚기 위해 바쳤다는 천하 지보至寶의 구슬이라고 한다.
  21. 28)비장한 노래(悲歌) : 연나라 태자 단丹을 위해 진시황秦始皇을 죽이려고 자객인 형가荊軻가 떠나면서 부른 「역수한풍易水寒風」의 비장한 노래가 유명하다.
  22. 29)무생곡無生曲 : 무생無生이란 사물의 본질은 공空이기 때문에 생성변화하는 일이 없다는 불교의 진리를 표현하는 말이다. 따라서 무생곡이란 불교의 진리를 표현한 음악이란 뜻이 된다.
  23. 30)조정(巖廊) : 암랑巖廊은 의정부의 별칭이다.
  24. 31)문장가 : 문성文星은 별이름으로 문창성文昌星 또는 문곡성文曲星이라고 한다. 문성은 문재文才를 주관하고 또한 문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25. 32)천하(斗南) : 두남斗南은 북두성 남쪽이란 뜻으로 천하를 의미한다. 당나라 때 인인기藺仁基가 적인걸狄仁傑을 “적공의 어짊은 북두성 남쪽의 제일인자이다.(狄公之賢, 北斗以南一人而已矣.)”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26. 33)옥대玉帶 : 옥대玉帶는 소중히 여기는 물건이라는 뜻으로 『청조야사대관淸朝野史大觀』 「순묘제동파옥대시純廟題東坡玉帶詩」에 “동파의 옥대, 금산사에 남겨두니, 승려들은 보배로 보호하여, 천구와 하도처럼 간직하네.(東坡玉帶, 留鎮金山寺, 僧寮寶護, 有如球圖)”라고 하였다.
  27. 34)금당琴堂 : 『여씨춘추呂氏春秋』 「찰현察賢」편에 “복자천이 단보를 다스릴 때 거문고를 타면서 몸은 당 아래를 내려가지 않았는데 선보가 다스려졌다.(宓子賤治單父, 彈鳴琴, 身不下堂而單父治.)”라고 하였다. 그 후에 주州나 부府나 현縣의 관청을 금당琴堂이라 하였다.
  28. 35)마음 맞는 이(靑眼人) : 청안인靑眼人은 마음이 통하는 반가운 벗을 말한다. 『세설신어世說新語』 「간오簡傲」편에 “완적의 어머니가 죽어 자 혜희嵇喜가 가서 조문하였다. 완적은 청백안을 잘 지어서 범속한 사람을 만나면 백안으로 대하였다. 혜희가 가보니 완적은 곡도 하지 않고 그를 백안으로 대하자 혜희는 화를 내면서 돌아갔다. 혜강嵇康이 그 말을 듣고는 술과 거문고를 가지고 찾아가자 서로 잘 지냈다.(阮籍遭喪, 往弔之. 籍能爲靑白眼, 見凡俗之士, 以白眼對之. 及喜往, 籍不哭, 見其白眼, 喜不懌而退. 康聞之, 乃齎酒挾琴而造之, 遂相與善.)라고 하였다.
  29. 36)보잘것없는 세상(烟九點) : 연구점烟九點은 높은 곳에서 중국의 구주九州를 내려다보면 아홉 점의 연기와 같다는 말로 이 세상이 보잘것없음을 비유한다. 이하李賀의 「몽천夢天」 시에 “아득히 보이는 저세상은 아홉 점의 연기이고, 저 넓은 바다도 쏟아 놓은 한 잔의 물이다.(遙望齊州九點煙, 一泓海水杯中瀉.)”라고 하였다.
  30. 37)초파리(醯鷄) : 혜계醢鷄는 술 단지에 생기는 초파리 종류의 하루살이 벌레이다. 주로 주색酒色 등 향락에 빠져 패가망신하는 자들의 비유로 쓰인다.
  31. 38)오금烏金 : 구리 90%에 금을 대략 10%를 섞은 합금이다.
  32. 39)금장金掌 : 동銅으로 만든 선인仙人의 손바닥으로 한 무제武帝가 이슬을 받기 위하여 만들었다는 승로반承露盤을 말한다. 여기서는 임금이 선발하여 승진시킨다는 뜻으로 쓰였다.
  33. 40)항아姮娥 : 『회남자淮南子』 「남명훈覽冥訓」에 “예羿가 늙지 않는 약을 서왕모西王母에게 청했는데 항아姮娥가 훔쳐서 달로 달아났다.(羿請不死之藥於西王母, 姮娥竊以奔月.)”라고 하였다. 항아는 그 약을 먹고 신선이 되어 달로 달아나서 월정月精이 되었다고 한다.
  34. 41)황매黃梅 : 오조五祖 홍인弘忍이다.
  35. 42)노능盧能 : 육조六祖 혜능慧能이다. 혜능의 속성이 노盧씨였다.
  36. 43)불에 던져버리고(投諸火) : 덕산 선감德山 宣鑑이 용담 숭신龍潭 崇信을 만나 깨달음을 얻은 뒤에 “심오한 도리를 남김없이 다 밝힌다 해도 머리카락 하나를 허공에 놓는 것과 같으며, 세상의 기미를 다 알아차렸다 해도 물 한 방울을 큰 계곡에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窮諸玄辯, 若一毫置於太虛. 竭世樞機, 似一滴投於巨壑.)”라고 하고는 『금강경소초金剛經疏抄』를 불에 태운 것을 말한다. 『무문관無門關』 제28칙에 나온다.
  37. 44)눈을 가리려고 한 것(圖遮眼) : 약산 유엄藥山 惟儼이 경을 보고 있을 때 어떤 스님이 “스님은 평소에 남들에게 경을 보지 못하게 하면 왜 자신은 봅니까?”라고 묻자 “나는 그저 눈을 가리려고 하는 것이다.(我只圖遮眼)”라고 한 것을 말한다.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제14권에 나온다.
  38. 45)엄릉嚴陵 : 엄광嚴光이다. 자는 자릉子陵이다. 생략하여 엄릉嚴陵이라 한다. 어렸을 때 한漢 광무제 유수劉秀와 함께 유학하였다. 광무제가 제위에 오른 뒤에 성명을 고치고 숨어 살았으며, 끝내 벼슬을 사양하고 부춘산富春山에 은거하였다. 이에 후인들이 그가 살던 곳을 엄릉산嚴陵山ㆍ엄릉뢰嚴陵瀨ㆍ엄릉조대嚴陵釣台라 하였다.
  39. 46)여섯 창(六窓) : 인간의 감각기관인 안근眼根ㆍ이근耳根ㆍ비근鼻根ㆍ설근舌根ㆍ신근身根ㆍ의근意根을 말한다.
  40. 47)구소歐蘇 : 송宋 나라의 문장가인 구양수歐陽脩와 소식蘇軾을 가리킨다.
  41. 48)참혜叅惠 : 송宋 나라의 스님 참료자參寥子와 북송北宋 때의 스님 혜근慧勤을 가리킨다. 모두 시문에 뛰어났고 구양수歐陽修ㆍ소동파 등과 교유하였다.
  42. 49)홍류동紅流洞 : 경남 합천 가야산에 있는 계곡이다.
  43. 50)왕엄주王弇州 : 명明나라 왕세정(王世貞:1526-1590)의 별호別號인 엄주산인弇州山人의 약칭이다.
  44. 51)우린于鱗 : 명나라 이반룡(李攀龍, 1514-1570)의 자가 우린于鱗이다.
  45. 52)영설郢雪 : 영중백설郢中白雪의 준말이다. 전국시대 초楚나라 송옥宋玉의 『답초왕문答楚王問』에 “나그네 중에 영중에서 노래 부르는 자가 있었다. 그가 처음에 하리파인을 부르자 나라에서 마침 화답하는 자가 수 천인이었다. 그가 양아와 해로를 부르자 나라에서 마침 화답하는 자가 수 백인이었다. 그가 양춘백설을 부르자 나라에서 마침 화답하는 자가 수십 인에 지나지 않았다......이는 그 곡이 높아질수록 그 화답하는 자가 더욱 적은 것이다(客有歌於郢中者, 其始曰下里巴人, 國中屬而和者數千人. 其爲陽阿薤露, 國中屬而和者數百人. 其爲陽春白雪, 國中屬而和者不過數十人……是其曲彌高, 其和彌寡)”라고 하였다. 이후에 영중백설은 고아한 음악 혹은 시문을 가리키게 되었다. 줄여서 영중설郢中雪 또는 영중郢雪이라고도 한다.
  46. 53)양관陽關 : 이별 노래를 뜻한다. 당나라 왕유王維의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에 “위성의 아침 비 가벼운 먼지 적시니, 객사에는 푸릇푸릇 버들 빛도 싱그럽네. 그대에게 권하노니 다시 한 잔 드시오. 서쪽으로 양관을 나서면 친구도 없다오.(渭城朝雨浥輕塵, 客舍靑靑柳色新. 勸君更進一杯酒, 西出陽關無故人.)”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47. 54)제남濟南 : 이반룡이다.
  48. 55)동천洞天 : 원래는 도가에서 말하는 신선이 사는 곳이나 여기서는 황령동을 말한다.
  49. 56)역량(羽翮) : 우핵羽翮은 역량이라는 뜻이다.
  50. 57)문장(波瀾) : 파란波瀾은 문장을 뜻한다. 두보의 「경증정간의십운敬贈鄭諫議十韻」 시에 “털끝만큼도 유감이 없이, 파란의 그 문장 홀로 원숙해졌네.(毫髮無遺憾 波瀾獨老成)”라 하였다.
  51. 58)하늘에는 ~난다네 : 이 구절은 『중용장구中庸章句』 제12장에서 “솔개 날아 하늘에 이르고 물고기 연못에서 뛰논다고 한 것은 위와 아래에 이치가 밝게 드러남을 말한다.(鳶飛戾天, 魚躍于淵, 言其上下察也.)”라고 한 것을 인용하였다.
  52. 59)희황羲皇 : 희황羲皇은 복희씨伏羲氏를 가리킨다. 옛 사람들은 희황 때에는 백성들이 모두 편안하고 한가하였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은거한 사람들은 자신을 희황상인羲皇上人이라 하였다. 도잠陶潛은 「여자엄등소與子儼等疏」에서 “오뉴월에 북창 아래 누워서 시원한 바람이 잠깐 불어오면 스스로 희황상인이라 생각하였다.(五六月中, 北窗下臥, 遇涼風暫至, 自謂是羲皇上人.)”라고 하였다.
  53. 60)하동부河東賦 : 양웅揚雄이 「하동부河東賦」를 지어 올려 천자에게 성왕聖王의 정치를 권면했다고 한다.
  54. 61)위거韋璩 : 당나라 초기 때 사람이다. 소주자사韶州剌史를 지냈다는 사실 외에는 다른 행적은 알려진 것이 없다.
  55. 62)먹고사는 일도 : 순거구식鶉居鷇食의 순거鶉居는 주거가 일정하지 않다는 뜻이고 구식鷇食은 먹는 일에 무심하다는 뜻이다. 『장자』 「천지天地」편에 “성인이란 메추라기처럼 일정한 거처도 없고 새 새끼처럼 부실하게 먹는다. 그러면서도 새처럼 날아다니면서 행적을 남기지 않는다.(夫聖人鶉居而鷇食, 鳥行而無彰.)”라고 하였다.
  56. 63)삼첩三疊 : 왕유王維가 위성渭城에서 원이元二를 작별한 양관곡陽關曲을 양관삼첩陽關三疊이라 하는데 한 구句를 세 음절로 부른다. 여기서는 이별을 노래하는 거문고 소리라는 뜻이다.
  57. 64)송림사松林寺 : 경상북도 칠곡군에 있는 동화사의 말사이다. 송림사 5층 전탑이 유명하다.
  58. 65)주문朱門 : 귀족의 저택을 말한다. 한漢 나라 때 그 집의 대문을 주홍색으로 칠했던 데에서 유래한다.
  59. 66)별제別提 : 조선시대 정종육품正從六品 잡직雜職 무록관無祿官이다.
  60. 67)곡鵠 : 과녁의 중심이다.
  61. 68)벌가伐柯 : 『시경』 「벌가伐柯」편에 “도끼 자루를 베고 도끼 자루를 벰이여, 그 법 멀지 않다.(伐柯伐柯, 其則不遠.)”라는 말이 나오는데, 『중용장구中庸章句』에서 다시 이 시를 인용하면서 “도끼 자루를 잡고 도끼 자루를 베면서도 겨냥해 보고서는 오히려 멀다고 생각한다.(執柯以伐柯, 睨而視之, 猶以爲遠.)”고 말한 대목이 나온다.
  62. 69)쌍림의 비결(雙林訣) : 불경佛經이라는 뜻이다.
  63. 70)주의朱衣 : 붉은 옷을 입고 앞에서 길을 인도하는 하급 관리이다.
  64. 71)난여鑾輿 : 임금이 타는 수레이다.
  65. 72)건장建章 : 한漢 나라 장안長安의 궁전 이름으로 궁궐을 말한다.
  66. 73)원로鵷鷺 : 조정 백관百官들의 행렬을 가리키는 말로 원행鵷行ㆍ원로鵷鷺 등으로 쓰기도 한다.
  67. 74)지란芝蘭 : 좋은 벗을 말한다. 『공자가어孔子家語』에 “선인과 거처하는 것은 난초 향기 가득한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與善人居, 如入芝蘭之室.)”라고 하였다.
  68. 75)손님 이르면~맞았으랴 : 하탑연下榻延은 손님을 예우하는 것이다. 동한의 진번이 남창南昌 태수太守로 있을 때 특별히 걸상 하나를 걸어 두었다가 당시의 은사인 서치徐穉가 오면 이것을 내려서 앉게 하여 우대하였다고 한다.?
  69. 76)명교名敎 : 유학儒學을 말한다.
  70. 77)북두처럼 우러렀는데(瞻北斗) : 북두北斗를 바라본다는 것은 존경한다는 뜻이다. 『신당서新唐書』 권176 「한유열전찬韓愈列傳贊」에 “한유가 죽자 그의 말이 크게 행해져서 학자들이 그를 태산과 북두처럼 우러러 받들었다.(自愈沒, 其言大行, 學者仰之如泰山北斗云.)”라고 하였다.
  1. 1)目次。編者作成補入。
  2. 1)「五」右側行間。底本有「詩」一字。編者除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