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인악집(仁嶽集) / 仁嶽集卷之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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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악집 제2권(仁嶽集卷之二)
용주록龍珠錄
용주사 불복장 봉안문龍珠寺佛腹藏奉安文
삼가 아룁니다. 많은 금과 채색한 비단과 돈과 곡식을 상으로 내리시니 성은이 지극히 크나이다. 법상法相78)은 똑 닮았고 여래와 보살과 천신과 지신의 모습은 잘 어울리며 하늘이 이룬 것이라 하루도 안 되어 끝났습니다.
삼가 바라옵니다. 주상전하께서는 남산을 수명으로 삼으시니 연세가 어찌 천년 백년에 그치겠습니까? 동방을 어루만지어 영원히 보록寶籙79)을 안정시켜 만년에 이르고 억년에 이르소서.
왕비 전하께서는 고운 범절과 아름다운 말씀이 찬란하게 빛나시니 상제께서 많은 수명으로 보답하고 성스럽고 신령한 자손들이 끊이지 않으며 아래 백성들이 그 태평성대의 운세를 공경하게 하소서.
원자 저하께서는 왕위에 오를 기약을 받고 태어나셨으니 국가의 사백 년 명맥을 잇고 여러 대에 걸친 공덕으로 장수하며 창생을 거느려 억만 백성들이 귀의하게 하소서.
대비 전하와 자궁 저하께서는 우주에 이름을 드리우고 사람들이 만고의 여자 중에 요순이라 칭송하시니 구릉과 같은 수명(岡陵齊壽)80)을 누리고 저절로 천하제일의 안녕이 이르게 하소서.
현륭원顯隆園81) 선가께서는 길한 땅을 점쳐 현궁을 옮겼으니 남은 미련이 없을 것입니다. 여러 천신들을 모시고 깨끗한 복을 자량으로 삼으시니 어찌 뒷날의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수마제국須摩提國82)에서 대각의 지위를 밟고 도사다천覩史多天83)에서 늘어선 선인들의 조회를 받아 마땅합니다.
선왕과 선왕후 열위 선가께서는 임금이 타는 수레에 난새를 멍에하고 아울러 몰아 멀리 연화세계를 향하여 가서, 보배로 된 가지에 진귀한 새들이 우는 가운데 부처님의 법문을 편안히 듣게 하소서.
이런 은택을 받는다면 은덕에 감사하는 마음 어찌 끝이 있겠습니까? 현감玄鑑84)을 우러러 바라나니 정성스러운 마음을 굽어살피소서.

010_0407_b_02L仁嶽集卷之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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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07_b_04L龍珠錄

010_0407_b_05L龍珠寺佛腹藏奉安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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伏以聖恩極隆便蕃金彩綃縑錢穀之
010_0407_b_07L錫賚法相酷肖交錯如來菩薩神祗之
010_0407_b_08L形儀自天成之不日竣也伏願主上
010_0407_b_09L殿下將南山爲壽睿籌何止千斯百斯
010_0407_b_10L案東方永寧寶籙直至於萬於億
010_0407_b_11L妃殿下懿範徽音之赫赫上帝答以邵
010_0407_b_12L聖子神孫之繩繩下民欽其熈運
010_0407_b_13L元子邱下膺期而生纉邦家四百年命
010_0407_b_14L世德而壽屬蒼生億萬姓依歸
010_0407_b_15L妃殿下慈宮邱下宇宙垂名人穪萬
010_0407_b_16L古女中堯舜岡陵齊壽自致第一天下
010_0407_b_17L安寧顯隆園仙駕卜吉地而移玄宮
010_0407_b_18L宜無餘憾傍諸天而資淨福豈有後艱
010_0407_b_19L須摩提國中當踐大覺之位覩史多天
010_0407_b_20L宜受列眞之朝先王先王后列位仙
010_0407_b_21L鳳輦鸞驂之並驅遙指蓮花世界
010_0407_b_22L寶柯珍禽之交響穩聽金仙法門受賜
010_0407_b_23L至此感恩何極仰冀玄鑑俯照丹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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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찬소慶讃疏
부처님의 지혜는 끝이 없어서 마음속을 비추어 보시니 숨길 수가 없습니다. 임금님께서 돌아보시고 특별하게 대우를 해주셨습니다. 존귀한 상이 완성되자 성대한 의식을 거행합니다. 삼가 생각건대, 영우구침永祐舊寢을 현륭신원顯隆新園으로 의호懿號85)하시니 더욱 크게 빛나시며 현궁玄宮을 옮겨 받드시니 실로 효심에 유감이 없을 것입니다. 이에 초제招提86)를 두고 다시 보우保佑를 바랍니다.
전각과 집과 누대의 높고 큼에서 사령 하던 관리의 심로를 볼 수 있고 소상의 그림과 금 채색의 선명함에서 감역의 지시를 들을 수 있습니다. 도량을 큰 교화로써 모으니 터럭같이 하늘로부터 오시고, 정계淨界의 용신龍神을 진작시키니 꽃비가 땅에 내립니다. 빛 기운이 상서를 드러내니 성주聖主의 정성에 감응함입니다. 운수雲水가 일을 아뢰니 부처님의 신령이 영원히 돕기를 바랍니다.
엎드려 원하나니, 주상전하께서는 백성들 보기를 다친 이처럼 하시며 작역柞棫의 덕을 크게 하신 뒤에 하늘로부터 도움을 더하시며 교송喬松의 나이를 더욱 누리소서.
왕비 전하께서는 주남周南에서 태임太任의 어짊을 칭송하고 서지西池에서 왕모王母의 수명을 누리소서.
원자 저하께서는 성덕盛德을 잘 본받고 예체睿體를 보호하시며 언제나 강령康寧하시며 큰 실마리를 영원히 이으며 보력寶曆을 연장하여 하늘땅처럼 오래 사소서.
왕대비 전하와 자궁 저하께서는 춘영春榮 때같이 오래 사시고 무성한 소나무가 왕성하듯 복록은 날마다 편안하소서.
현륭원顯隆園 선가仙駕는 마음속 생각은 바람에 날려버리고 팔덕소八德沼 가에서 세속의 티끌을 씻고서 성현聖賢의 봉영으로 칠보수七寶樹 아래를 관광하소서.
선왕 선왕후 열위 선가는 연화대 위를 한가로이 날아 법왕을 따르시고, 천궁에서 호령해 신장을 분주히 하소서. 제궁종실과 문무백관들은 충성을 다하여 국가에 보답하고 모두 세상을 경륜할 인재들이오니 관리 보기를 집안처럼 하시어 공명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보존하고 한세상을 몰아서 태평성세에서 모든 백성이 삶을 즐기게 하소서.

010_0407_c_01L慶讃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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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知無涯照肺肝而莫掩宸情有眷
010_0407_c_03L賜顏色之非常尊像旣成縟儀斯擧
010_0407_c_04L伏念永祐舊寢顯隆新園懿號誕加
010_0407_c_05L大有光乎榮奉玄宮改卜寔無憾於孝
010_0407_c_06L仍置招提更冀保佑殿閣堂樓之
010_0407_c_07L輪奐可見命吏心勞塑畫金彩之鮮明
010_0407_c_08L蓋聽宮監頥指囿道場以鴻化毫毛自
010_0407_c_09L聳淨界之龍神花雨墜地光氣呈
010_0407_c_10L感聖主之虔誠雲水告功冀佛靈
010_0407_c_11L之永援伏願主上殿下視民如傷
010_0407_c_12L隆柞棫之德自天加佑益享喬松之年
010_0407_c_13L王妃殿下周南頌太任之仁西池獻王
010_0407_c_14L母之壽元子邸下盛德克肖護睿體
010_0407_c_15L而日康月寧洪緖永綿延寶曆而天長
010_0407_c_16L地久王大妃殿下慈宮邸下壽考年
010_0407_c_17L恰似春榮之期福履日綏堪比茂
010_0407_c_18L松之盛顯隆園仙駕神襟飄灑濯塵
010_0407_c_19L乎八德沼邊聖賢逢迎觀光乎七寶樹
010_0407_c_20L先王先王后列位仙駕翺翔乎蓮臺
010_0407_c_21L之上法王追隨號令乎天宮之中
010_0407_c_22L將奔走諸宮宗室文武百僚盡忠報
010_0407_c_23L捴是經綸之才視官如家永保功
010_0407_c_24L名之美敺一世於壽域盡萬姓而樂生

010_0408_a_01L현감玄鑑은 잘 밝히셔서 정성스런 마음이 이르기를 바라나이다.
용주사 제신장문龍珠寺祭神將文
삼가 생각하오니 중당中堂이 적막하니 마음을 가지런히 하여 단장壇場을 호위하시며 외방外方이 점점 시끄러우니 오력五力으로 마장魔障을 쓸어 없애시도다. 삼가 불사佛事를 받들어 십 수일간의 공을 아뢰니 종방宗祊을 점우點佑하며 복을 억만세 이후까지 늘이소서.
삼가 바라옵나니
주상전하께서 끝없는 수명 누리시기를 대춘大春 나무가 팔천세를 봄으로 삼고 가을로 삼은 것과 똑같게 하시며 불세치不世治에 이르러서는 홍범洪範의 구오복九五福 중 강녕康寧과 유호덕攸好德이 있으소서.
왕비 전하께서는 바른 지위에 거하시어 태복太卜은 황상黃裳의 말을 고하며 자손은 성스럽고 신령하여 영관들이 종사螽斯의 송頌을 바치게 하소서.
원자 저하께서는 예체睿體가 점점 자라시어 위대하신 하늘이 매번 천추千秋의 경사를 내리시며 보위寶位를 장차 이음에 악신嶽神이 다투어 만세萬歲의 부름을 움직이며 날마다 부처님의 영험함을 얻어 유지하며 세세토록 이씨李氏의 천지를 거행하소서.
대비 전하와 자궁 저하께서는 난초 같은 성품으로 백 년의 경사에 부합하시고, 선계의 오얏은 만대의 기틀을 보호하여 하늘과 땅처럼 장구하소서.
선왕 선왕후 열위 선가께서는 법왕의 자리에 오르셔서 관음보살과 세지보살이 그 앞뒤에서 보호하고 연화대에 앉아 금 지팡이와 구슬 번이 좌우에서 호위하여 경계를 삼을 것입니다.
삼가 바라옵니다. 제궁종실과 문무백관들은 빛나는 공명을 세우고 충성을 다하여 팔도의 국토를 모두 무량수불의 땅이 되어 모든 백성이 이에 극락세계를 얻게 하소서. 땅은 평평하고 하늘은 이루어져 큰 기틀을 만세에 점치며 때는 화평하고 곡식은 여물며 성공聖功을 한 사람에게 빌어서 십류十類 군생에게 이르게 하시며 모두 해탈을 얻어 삼아승지 대겁에 길이 스스로 편안하소서. 만일 신기神祗가 보우해 주심이 여기에 이른다면 신민臣民의 감은感恩이 저와 같을 것입니다.

010_0408_a_01L玄鑑孔昭丹忱尙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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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08_a_03L龍珠寺祭神將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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伏以中堂旣侐齊一心而護衛壇場
010_0408_a_05L方稍喧用五力而掃除魔障勤奉佛事
010_0408_a_06L奏功十數日之間點佑宗祊延祚億萬
010_0408_a_07L世以後伏願主上殿下享無疆壽
010_0408_a_08L同大春八千歲爲春爲秋致不世治
010_0408_a_09L乃有洪範九五福曰康曰德王妃殿下
010_0408_a_10L正位居體太卜告黃裳之辤子聖孫神
010_0408_a_11L伶官獻螽斯之頌元子邸下睿體漸長
010_0408_a_12L皇天每降千秋之慶寶位將纉嶽神爭
010_0408_a_13L動萬歲之呼日日得佛靈維持世世穪
010_0408_a_14L李氏天地大妃殿下慈宮邸下猗蘭
010_0408_a_15L叶則百之慶日升月恒仙李護於萬之
010_0408_a_16L天長地久先王先王后列位仙駕
010_0408_a_17L登法王位觀音勢至爲之後先坐蓮
010_0408_a_18L花臺金仗珠幡界以左右抑願諸宮
010_0408_a_19L宗室文武百僚赫赫功名濟濟忠藎
010_0408_a_20L環八路揔爲壽域盡萬姓爰得樂方
010_0408_a_21L平天成占洪基於萬世時和歲稔
010_0408_a_22L聖功於一人以至十類群生俱獲解脫
010_0408_a_23L三祗大劫永自安寧倘神祗之垂佑至
010_0408_a_24L宜臣民之感恩如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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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疏
천사상소薦師上疏
부처님께서 중생을 건지시는 마음을 열어주심은 그야말로 큰 종鍾이 치기를 기다리는 것과 똑같습니다. 제자는 스승님을 천도할 원願을 가지고 있지만 한 치의 풀이 봄에 보답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이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현복玄福을 구합니다. 생각건대 돌아가신 스승님의 젊은 시절의 명리名利를 어찌 족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만년의 공부는 선善을 극진히 하지는 못했으나 어찌 숙수菽水의 즐거움을 이루지 못했겠습니까. 갑자기 돌아가신 지 백일이 갑자기 다가오니 살아계신 듯한 느낌이 배나 됩니다. 삼귀三歸를 여기에 베푸니 스승님을 천도하는 정성이 아님이 없습니다. 꽃은 제단 위에 빽빽이 쌓였는데 마치 서지西沼에서 나온 듯하고 향은 향로 가를 감돌고 있는데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듯합니다. 열성列聖께서는 슬피 여겨 고혼孤魂을 인도하여 벗어나게 하소서. 우러러 존상尊像을 대하여 감히 비천한 소疏를 폅니다.
중소中疏
화복禍福의 문은 비록 자신의 한 생각이 착하냐 악하냐를 말미암지만 가벼운지 중한지 하는 판단은 저 시왕十王의 처분을 따라야 합니다. 이에 법의 자리를 열어 음로陰路를 닦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돌아가신 스승님은 선善을 행하는데 진실로 흠을 찾음이 있지만 어찌 고불古佛에 금을 입히고 가섭의 행적을 좇으려 함이 없었겠습니까? 살아있는 거북이 껍질을 벗으니 반산半山을 무고한 영언零言은 아닐 것입니다. 이미 업業의 거울 안에 들어갔으리라 생각하고, 심곡心曲의 밖을 벗어나지 못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자들의 연緣이 침개針芥처럼 무겁고 은혜가 부모님을 넘어섭니다. 알고 있는 경서는 누구의 힘이겠습니까? 몸에 먹고 입는 것이 모두 그 덕분입니다. 어찌 생각했겠습니까?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고 조금이라도 갚지 못할 줄을. 이 제삿날이 되어 애오라지 원시原始의 가르침을 쫓습니다. 등불을 푸르게 밝혀 미혹을 비추는 지혜의 불로 대신하며 꽃향기를 피워 과果를 증득한 수행의 꽃으로 나타냅니다. 만약 열왕列王께서 슬피 여기신다면 일령一靈의 두수抖擻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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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08_b_02L薦師上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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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開濟生之心直同洪鍾待扣弟抱薦
010_0408_b_04L師之願何異寸草報春茲罄丹忱
010_0408_b_05L求玄福伏念亡師早年名利尙何足
010_0408_b_06L晩歲工夫恐未盡善奈菽水之歡
010_0408_b_07L未了而壑舟之藏遽移百日倐臨
010_0408_b_08L倍如存之感三歸斯設無非薦師之誠
010_0408_b_09L花稠疊於壇中若出西沼香繞繚於爐
010_0408_b_10L疑從上方願列聖之吹噓導孤魂
010_0408_b_11L以超脫仰對尊像敢宣鄙疏

010_0408_b_12L

010_0408_b_13L中疏

010_0408_b_14L
禍福之門縱由己一念善惡輕重之案
010_0408_b_15L亦聽彼十王處分爰設法筵庸修陰路
010_0408_b_16L伏以亡師行善誠有覔疵豈無古佛塗
010_0408_b_17L竊欲追迦葉芳躅生龜脫甲恐非誣
010_0408_b_18L半山零言想已入業鏡之中計不出心
010_0408_b_19L曲之外弟子等緣重針芥恩踰爺孃
010_0408_b_20L腹中經書是誰力也身上喫着皆其
010_0408_b_21L德哉豈料涓埃未酬遽見壑舟已移
010_0408_b_22L茲値愼終之日聊遵原始之風燈燭靑
010_0408_b_23L用代照惑之智火蘂蕚芬披爰表
010_0408_b_24L證果之行花倘列王之吹噓庶一靈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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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다천覩史多天에서 채동婇童과 채녀婇女로서 기쁘게 맞이하고 아미타회阿彌陁會에서 보련寶輦과 보개寶盖로써 총애하여 부르소서. 존용尊容을 우러러 대하여 비천한 소疏를 받들어 읽습니다.
또(又)
바람이 움직인다 깃발이 움직인다 하나 일심一心은 속이기 어렵습니다. 허물이 있건 허물이 없건 열 눈이 보는 바입니다. 음로陰路를 닦기 위해 도량道場을 열었습니다. 생각건대 돌아가신 스승님은, 달팽이 뿔 같은 공명을 어떤 사람은 남들 위에 있다고 하지만, 연태蓮胎 사업이 출가의 마음을 져버릴까 염려하셨습니다. 한 번 병들자 낫지 않으시니 대명大命을 무엇으로 사겠습니까? 긴 세월 영원히 헤어지니 소자는 의지할 데가 없습니다. 천도하는 것이 마땅하니 한갓 슬퍼한들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육미六味의 깨끗한 공양을 그런대로 갖추었으니 시왕十王께서는 크게 임하시기를 바랍니다. 따로 명계冥界의 상서로운 빛을 위해서는 고혼孤魂을 바른길로 비추어야 합니다. 사바娑婆 세계는 고통이 심하고 삼천대천세계의 넓은 거처는 곳곳마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마제摩提는 즐거움이 많고 사십팔 대원大願은 매번 편안하고 기릅니다. 이미 호오好惡를 보임을 입었으니 나아갈 방향은 자신의 몫입니다. 위엄威嚴을 범하고 마음의 소원을 하소연합니다.
축문祝文
이봉나한문移奉羅漢文
영산靈山의 고상한 모임은 신중神衆들이 이바지하는 바이고 불사佛事를 떠맡아 한 생각으로 공손하고 정성스럽습니다. 그러므로 가람伽藍에 일이 있으면 반드시 고하니 유惟라 하고 전殿이라 합니다. 낮고 좁은 것을 오랫동안 근심하여 매번 고쳐 짓고자 하였으나 형편이 여의찮았습니다. 겨우 올해 봄이 되어 마침내 큰 계획을 결정하였습니다. 좋은 자리로 옮기고 우뚝하게 새로 이루어졌습니다. 목욕재계하고 길일을 골라 공功을 아뢰고 열성列聖을 맞이하여 대전大奠을 올리니 영원히 우리 절을 아름답게 하소서.

010_0408_c_01L抖擻覩史多天上婇童婇女而歡迎
010_0408_c_02L阿彌陁會中寶輦寶蓋以寵召仰對尊
010_0408_c_03L奉讀鄙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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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08_c_06L
風動幡動一心難欺有愆無愆十目
010_0408_c_07L所視爲修陰路茲開道場竊惟亡師
010_0408_c_08L蝸角功名或穪在人之首蓮胎事業
010_0408_c_09L恐負出家之心一疾弗瘳大命誰贖
010_0408_c_10L百歲永訣小子靡依惟薦則宜徒哀
010_0408_c_11L奚補聊具六味之淨供庶希十王之賁
010_0408_c_12L別爲冥界之瑞輝須照孤魂以正路
010_0408_c_13L娑婆苦甚三千廣居而在在危機摩提
010_0408_c_14L樂多六八大願而每每安養旣蒙好惡
010_0408_c_15L之示自分趣向之方觸冒威嚴告訴
010_0408_c_16L情願

010_0408_c_17L

010_0408_c_18L祝文

010_0408_c_19L移奉羅漢文

010_0408_c_20L
靈山高會神衆攸拱仔肩佛事一念
010_0408_c_21L洞洞所以伽藍有事必告曰惟曰殿
010_0408_c_22L久患湫隘每欲改搆蓋未乘勢適値
010_0408_c_23L今春遂決大計移來好地突兀新成
010_0408_c_24L蠲吉告功列聖是迎大奠厥居永休

010_0409_a_01L실패를 성공으로 바꾸었으니 그 사람들을 삼삼三三으로 여기소서. 재앙이 없어서 산은 태곳적처럼 고요하고 역병을 몰아서 산에서 내치고 땅 가득 벼가 있게 하소서. 오직 신이시여 이것을 내려주소서. 세세토록 공경하나이다. 깨끗한 폐백과 정갈한 차를 올리니 흠향을 드리우길 바라나이다.
제문祭文
제동곡문祭桐谷文 남을 대신해 짓다(代人)
지혜의 달이 광채를 감추어 어두운 거리가 밝음을 잃었네.
차마 이러한 날을 당하니 슬퍼서 눈물이 줄줄 흐르네.
삼가 생각건대 돌아가신 스승님은 우리 법문의 동량이셨네.
향기 머금은 부용처럼 깊고 어두운 당을 엿보셨네.
서쪽 봉우리의 밝은 달처럼 가슴속을 깨끗하게 비추시네.
단에 올라 불자를 휘두르니 풍교가 사방에 행해지네.
자신은 바름으로 단속하고 남은 자비로 대하셨네.
늙으신 나이에 돌아가시니 멀리서 국사를 그리워합니다.
부족한 제가 불법 문중에 참여한 일을 돌아보니
법의 은혜는 산처럼 무거운데 무딘 도끼이고 새는 솥이었습니다.
성대한 교화는 오래이기 어렵고 좋은 연은 쉽게 사라집니다.
소림에 꽃이 날리니 소자는 가는 봄을 아쉬워합니다.
우러러 사모하는 정 오랠수록 더욱 곡진해집니다.
물병과 경전과 책상에는 손때가 여전히 묻어있습니다.
돌아가신 지가 어제 같은데 첫 기일이 이미 되었습니다.
살아계신 듯한 느낌으로 수건과 불자를 손에 잡았습니다.
신령스러운 장막에 불려 들어갔는데 어찌 한마디 말이 없습니까?
참된 몸은 부처님의 모임이요, 환영은 인간 세계입니다.
변변하지 못한 공양이지만 정성스러운 마음에서 낸 것입니다.
한 잔의 술을 올리니 부디 흠향을 드리우소서.
서序
의계서義契序 남을 대신해 짓다(代人)
내가 『서명西銘』을 읽다가 “백성은 나의 동포이다.”라고 하는 데에 이르러 눈물을 흘리지 않은 적이 없다.

010_0409_a_01L我寺轉敗爲成三三其士無菑無害
010_0409_a_02L山靜太古駈癘山左滿地秔稻是惟
010_0409_a_03L神賜世世當欽幣淨茶潔庶幾垂歆

010_0409_a_04L

010_0409_a_05L祭文

010_0409_a_06L祭桐谷文代人

010_0409_a_07L
慧月晦彩昏衢失明忍見此日

010_0409_a_08L哀淚縱橫竊惟先師法門棟樑

010_0409_a_09L啜芬芙蓉窺奧晦堂西峯霽月

010_0409_a_10L淨照胷次蒞壇揮塵風行四紀

010_0409_a_11L律己以正接人以慈暮年禪衣

010_0409_a_12L遠慕國師顧茲不肖獲忝門墻

010_0409_a_13L法恩山重鈯斧漏鐺盛化難久

010_0409_a_14L良緣易湮少林花飛小子惜春

010_0409_a_15L羹墻寓慕久而愈勤水瓶經几

010_0409_a_16L手澤猶存薄如隔晨初朞已迫

010_0409_a_17L如存之感巾拂在握號入靈幃

010_0409_a_18L胡無一言眞身佛會幻影人寰

010_0409_a_19L菲薄之供出自丹忱式薦一斝

010_0409_a_20L庶幾垂歆

010_0409_a_21L

010_0409_a_22L

010_0409_a_23L義契序代人

010_0409_a_24L
余讀西銘至民吾同胞未甞不泫

010_0409_b_01L그러나 눈물을 흘리면서도 옛 현인은 어리석은 사람을 깨닫게 함(證頑)이 이르지 않는 곳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건곤은 부모이고 사람은 그 가운데에 태어나니 모든 천하의 사람은 같은 천지의 자식이다. 남들 보기를 모두 자기의 형제처럼 해야만 한다. 어찌하여 세상의 가르침이 점점 해이해지고 풍속이 날마다 야박해지는가. 마을의 소민小民들이 간혹 아비를 아비로 여기지 않고 어미를 어미로 여기지 않으며, 형을 형으로 여기지 않고 아우를 아우로 여기지 않는데도 어찌 감히 그 밖의 다른 일을 바라겠는가? 나는 포산苞山에서 나고 자라 노곡蘆谷의 조趙씨 아들들과 자못 일찍부터 교분이 있어서 나이도 잊고 예법에 얽매이지 않아 저의 아비를 내 아비로 여겨서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것을 형제 같다(同胞)고 하였다. 이에 각기 약간의 곡식과 돈을 내어 합하여 한 계契를 만들고 종신토록 폐하지 않을 것을 맹세하였다. 그 뜻이 재물에 있지 않고 의리에 있으므로 의계義契라 하였다. 이 뜻을 따라가고 거기에 공경恭敬으로써 더한다면 아마 온 사해四海를 형제로 여기게 될 것이니 저 백성은 나의 동포라고 하는 말에 부끄러움이 없게 되는데 가까울 것이다. 아! 저 사물 중에 뿌리 없는 나무는 없고 근원 없는 물은 없다. 대체로 사람의 도는 반드시 먼저 친한 이를 친히 여긴 뒤에 남에게 미칠 수 있다. 이와 반대이면 거슬러 행하는 것이고 거꾸로 베푸는 것이다. 그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나 폐단이나 어려움이 없을 수 있겠는가. 무릇 형제를 맺었으니 어찌하여 효제孝悌를 먼저 하지 않겠는가? 이것을 서문으로 쓴다.
기記
청련암 회불상기靑蓮菴繪佛像記
처사 강공姜公은 불학佛學에 바르게 향하였다. 집을 있을 때는 훈채를 먹지 않았고 채식하며 남루한 옷을 입어 두타頭陀처럼 처신하였고 처자의 사이에서는 움직이지 않았다. 한 점의 연심도 없이 뜻을 기쁘게 보시하는 데에 두었다. 나는 출가하기를 기대하지 않았으나 한 마음은 이미 세속의 사람이 아니었다.
무술戊戌년에 돈 80꾸러미를 내어 아미타불 회상(彌陁會) 탱화를 하나 깨끗하게 그려 청련사에 봉안하고

010_0409_b_01L垂涕以爲古賢人證頑無所不至矣
010_0409_b_02L乾父坤母而人生其中則凡天下之人
010_0409_b_03L一天地之子其視之也皆當如己之兄
010_0409_b_04L弟矣奈之何世敎漸弛風俗日薄
010_0409_b_05L▼(門*舀)小民或不能父父母母兄兄弟弟
010_0409_b_06L尙安敢望其他哉余生長苞山與蘆谷
010_0409_b_07L趙氏諸子頗有夙契忘年忘形爾翁
010_0409_b_08L吾翁有識皆目之如同胞云於是各
010_0409_b_09L出如干穀錢合爲一契誓終身不替
010_0409_b_10L其意不在財而在義故名曰義契蓋率
010_0409_b_11L斯義以往而加之以恭敬其將擧四海
010_0409_b_12L而兄弟之矣庶幾無愧夫民吾同胞之
010_0409_b_13L言乎夫物未甞有無根之木無源之
010_0409_b_14L大凡人之道必先親親而後可以及
010_0409_b_15L反是則逆行倒施欲其久而無弊
010_0409_b_16L難矣凡吾契兄盍先乎孝悌是爲序

010_0409_b_17L

010_0409_b_18L

010_0409_b_19L靑蓮菴繪佛像記

010_0409_b_20L
處士姜公雅向佛學其居家不茹葷
010_0409_b_21L蔬食惡衣如頭陀處妻子之間則兀如
010_0409_b_22L無一點戀着意喜施予不待出家
010_0409_b_23L而一心已非塵埃中人歲戊戌公出錢
010_0409_b_24L八十緡淨寫彌陁會一幀奉安靑蓮社

010_0409_c_01L그런 뒤에 또 논을 바쳐 이바지하게 하였다. 그의 뜻은 아미타불 회상의 사람이 되고자 함인가 복전의 이익을 취하고자 함인가? 대개 세간의 많은 수전노를 보건대 그들이 선을 하는 것이 진실로 어떠한가? 가령 연화세계蓮花世界에 부처님이 없다면 그만이지만 부처님이 계신다면 조만간 반드시 난새가 모는 수레를 타고 신선의 의장儀仗으로 공公을 맞이할 것이다. 공의 법명은 각일覺一이고 부府의 남쪽 설화리舌化里 사람이다.
충효암 중창기忠孝菴重創記
금상今上 8년 10월 4일 밤 충효암에 불이 났다. 잠자던 스님들이 놀라 일어나 황급히 뛰쳐나와 겨우 몸만 면했고 옷과 발우는 모두 재가 되었다. 남은 정신을 수습하고는 모두 물고기와 새처럼 흩어지려 하였다. 충효암의 주지 자암紫巖 화상이 여러 스님을 위로하면서 중창하자고 타이르길 눈물로써 뜻을 잇자 대중들이 그에 감동하여 분발하였다. 이에 장인을 불러 일을 시작하자 사람들 대부분이 말하길 겨울이 되어 해가 짧고 바람이 차니 시절이 봄이 되기를 기다리자고 하였다. 화상은 모두 듣지 않고 성性은 일을 처리하고, 주周는 재물을 모으고, 보甫는 출납을 맡고, 징참澄叅은 지휘하라 이르니 명령을 따르지 않는 이가 없었다. 주周가 얻은 재물이 부족하여 10분의 1씩 할당하고 화상께서 또 몸소 모연募緣 하였다. 모든 할 일이 있으면 화상께서 몸소 수고를 하시자 대중들이 기꺼이 일을 하였다. 수개월이 되지 않아 큰 역사가 끝났다. 방장方丈과 누대만은 각각 한 칸으로 옛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새로 지은 것으로 우뚝하고 크고 견고하여 옛날에 지은 것보다 나았다. 다음 해 봄이 되자 창과 창살을 만들고 행랑채를 짓고 갖가지를 배치하여 단오에 이르러 낙성식을 하였다. 나는 운부雲浮에 있어서 그 일을 익숙히 알았기에 화상을 위하여 여량문麗樑文을 지어 축하하였다. 그해 겨울 화상이 나에게 말하길 “우리 암자는 옛 기록이 없다네. 토박이들은 신라 때에 개창되어서 경순왕이 여기에서 출행을 멈춘 적이 있다고 하는데

010_0409_c_01L旣又獻漑田以爲供意求爲彌陁會上
010_0409_c_02L人耶將賭福田利益耶蓋視諸世間多
010_0409_c_03L少守錢虜其爲善誠何如也使蓮花世
010_0409_c_04L界而無佛則已有佛早晏必鸞驂仙仗
010_0409_c_05L以迎公矣公法名覺一府南舌化里人

010_0409_c_06L

010_0409_c_07L忠孝菴重創記

010_0409_c_08L
今上八年十月四日夜忠孝庵火眠僧
010_0409_c_09L驚起蒼黃跳出僅以身免衣鉢悉灰
010_0409_c_10L收拾餘魂將皆魚鳥散菴主紫巖
010_0409_c_11L和上撫慰衆僧諭以重剏意繼以涕
010_0409_c_12L衆爲之感奮於是召工始事人多
010_0409_c_13L方冬日短風寒可且候來春和上
010_0409_c_14L皆不聽曰性眂事曰周鳩財曰甫掌
010_0409_c_15L出納曰澄叅指撝莫不唯命周所得
010_0409_c_16L財不足以當什一和上又親爲募緣
010_0409_c_17L凡有動作和上自服勞衆樂爲用
010_0409_c_18L數月而大役已竣唯方丈及樓各一間
010_0409_c_19L仍舊餘皆新搆突兀弘緻有勝舊制
010_0409_c_20L及翼年春而窓櫳焉廊舍焉種種鋪
010_0409_c_21L以至端陽日落成之時余在雲浮
010_0409_c_22L習知其事甞爲和上作麗樑文以賀之
010_0409_c_23L是年冬和上語余曰吾菴舊無記土人
010_0409_c_24L是新羅時開敬順王甞駐蹕於此

010_0410_a_01L이것은 증명할 길이 없소. 그런데 충효忠孝로 편액 하였으니 무엇을 의거한 것인가? 지금으로서 본다면 아득하기가 희황羲皇 때와 같다네. 앞의 일을 생각해보면 중간에 자주 보수를 거쳤는데 상량문이 지금 불에 타서 또 고증할 수 없으니 개탄스럽네. 금일의 노고를 내가 어찌 감히 스스로 자처하겠는가? 그러나 만일 글이 없다면 뒷날에 오늘을 보는 것 역시 오늘 우리가 옛날을 보는 것과 같을 것이니. 자네는 나를 위해 그것을 기록해주게.”라고 하여 내가 말하였다. “알겠습니다. 그러나 공께서는 듣지 못했습니까? 원각圓覺은 가람이 되고 적멸寂滅은 집이 되며 반야般若는 문이 되고 해탈解脫은 침상이 되며 앞과 뒤도 없고 칸과 시렁도 없으며 담도 없고 또한 결구結構도 없으며 법의 도끼로 흔적을 파니, 이것이 석존께서 하나의 긴 대나무 장대 위에 세운 이유입니다. 저가 하지 않았는데 도리어 이것으로써 스스로를 자랑하겠습니까?” 화상께서 손뼉을 치며 크게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런 일이 있다네.”
백련암 중창기白蓮菴重創記
우리 종백宗伯 모계慕溪 화상께서 지장地藏에 머문 지 앞뒤로 30여 년으로 법의 교화가 더욱 융성해지고 뭇 일들이 다 잘 다스려졌다. 이에 지장에 살고 있는 노소 모두 그를 기쁘게 사랑하고 사모하였다. 병오丙午년 봄 나는 추정길에 지장을 나왔다가 서쪽 산기슭에서 백련암白蓮菴에 이르렀다. 시왕전과 더불어 새로 지어져 우뚝하였고 나무 끝에서 나온 단청은 빛났다. 이는 밝은 창과 깨끗한 안석에 높은 처마와 굽은 난간이 있으니 앉아서 조망할 수 있고 기대어 자유롭게 소요할 수 있었다. 화상께서 청련암에서 좌정하고 계신 것을 보았다. 주지 유해有海와 전 주지 풍협豊冾 등이 와서 모였다. 유해가 일어나 말하였다. “절의 서쪽에 예전에는 백련암이 있었지만 이른바 시왕전은 없었습니다. 영묘英廟 갑자甲子년에 주지 태순泰淳이 이러한 규모의 절에 이러한 전각이 없는 것을 허전하게 여겨 이에 천인天印과 함께 백련암 아래

010_0410_a_01L此無所徵而忠孝爲扁抑何所据
010_0410_a_02L今觀之杳如羲皇畫前事想中間屢經
010_0410_a_03L重葺而樑間文今火矣又不可攷可慨
010_0410_a_04L也已今日之勞余何敢自居而如無
010_0410_a_05L恐後之視今亦猶今之視昔子爲
010_0410_a_06L我記之余曰然公不聞圓覺之爲
010_0410_a_07L伽藍乎寂滅爲宮般若爲門解脫爲
010_0410_a_08L無向背無間架無垣墻亦無結搆
010_0410_a_09L法斧鑿痕此釋尊所以立之於一竿脩
010_0410_a_10L竹上者也彼之不爲而顧以是自多耶
010_0410_a_11L和上撫掌大笑曰誠有是事

010_0410_a_12L

010_0410_a_13L白蓮菴重創記

010_0410_a_14L
吾宗伯慕溪和上居地藏前後三十餘
010_0410_a_15L法化愈盛衆事畢治於是地藏人
010_0410_a_16L老少皆愛慕欣欣焉丙午春余趍庭路
010_0410_a_17L出地藏於西麓得白蓮菴焉與十王殿
010_0410_a_18L新搆突兀丹碧照映出於林梢是其
010_0410_a_19L明窓淨几危甍曲檻可坐而眺望
010_0410_a_20L倚而嘯傲見和上於靑蓮坐定住持有
010_0410_a_21L海與前住持豊冾等來會海作而言曰
010_0410_a_22L寺之西舊有白蓮菴而無所謂十王殿
010_0410_a_23L英廟甲子寺主泰淳以爲有是寺
010_0410_a_24L而無是殿缺然乃與天印即白蓮下數

010_0410_b_01L수십 보 떨어진 곳에 전각을 세웠습니다. 전각 앞에 따로 작은 방을 세우고 뭇 스님들의 거처로 삼았으니 그 전각을 보호하기 위한 이유였습니다. 지금 40년에 이르러 재목은 썩고 기와는 빠져 아침저녁으로 무너질까 염려하였습니다. 화상께서 을사乙巳년 정월에 처마를 둘러보고 탄식하고 새로 지을 것을 계획하셨습니다. 마침내 날을 가려 짓기 시작했습니다. 법전法殿을 짓고 나서 또 승방을 지었습니다. 단월들이 그것을 듣고는 기꺼이 보시하여 겨울에 이르러 낙성식을 고했습니다. 널찍하고 환하게 밝아 옛 제도와 비교해서 사치하다 할 수 있습니다. 백련암이 무너진 뒤에 마침내 백련으로써 그 요사채를 이름 지으니 형세가 청련암과 백중지세입니다. 아! 절의 피폐가 심하고 일꾼이 적어 봄부터 겨울까지 일하지 않는 날이 없었습니다. 일하는 자들이 어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던 것은 화상의 교화가 아니겠습니까? 식공識公이 화상과 교분이 있으니 여미麗眉로 그 일을 적어주시길 청해도 되겠습니까?” 화상께서 발끈 화를 내며 말씀하셨다. “많은 말 마라. 그 논의를 일으킨 사람은 유해有海이고 재물을 모은 사람은 풍협과 우징宇澄과 정신定信이며 일을 감독한 사람은 정화淨花이고 치성致成은 출납을 맡고 단심瑞心은 불상을 만들었다. 또 종순宗順과 상준祥俊이 제석과 천룡의 탱화를 만들었으니 늙은 내가 무슨 힘이 있겠느냐?”
나는 화상에게 절을 하고 물러나 유해 등에게 말하였다. “나는 마음을 쓰는 사람은 남을 부리고 힘을 쓰는 사람은 남에게 부림을 당한다고 들었습니다. 화상께서는 아마 마음을 쓰는 사람일 것입니다. 앞사람이 ‘아’라고 외치면 뒷사람이 ‘우’라고 화답하니 화상께서는 아마 ‘아’라고 외치는 사람일 것입니다. 『전傳』에서 ‘수고롭지만 자랑하지 않고 공이 있지만 덕으로 여기지 않음은 지극히 후덕한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화상에게서 그것을 보았습니다.”
이것을 기記로 삼는다. 벽견璧襺이 옆에 있다가 말하였다. “전 왼쪽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작은 샘을 팠는데 새로 고인 물이 향기롭고 맑아 마실만 합니다.” 아울러 이것도 쓴다.
천주사 선당 중창기天柱寺禪堂重創記
우리 영남은 예로부터 이름난 절이 많다고 일컬어지는데 경치가 뛰어난 것을 말한다면 반드시 기箕의

010_0410_b_01L十武而殿焉殿前別起小室以處衆僧
010_0410_b_02L所以護厥殿也及今四十年而材朽瓦
010_0410_b_03L恐朝暮顚仆和上以乙巳正月
010_0410_b_04L簷咨嗟謀所以新之遂擇日經始
010_0410_b_05L治法殿又事僧寮檀越聞之樂爲之
010_0410_b_06L至冬而告成廓然昭朗比舊制可
010_0410_b_07L謂侈矣白蓮菴旣廢遂以白蓮命其寮
010_0410_b_08L勢與靑蓮相伯仲焉於戱寺弊甚
010_0410_b_09L丁小自春徂冬無日不役役者未甞
010_0410_b_10L色難非和上之化歟識公有契於和上
010_0410_b_11L請筆其事以麗眉可乎和上怫然曰
010_0410_b_12L毋多談倡其議者有海鳩其財者豊冾
010_0410_b_13L宇澄定信眂其役者淨花致成掌出納
010_0410_b_14L瑞心造佛像又有宗順祥俊爲帝釋天
010_0410_b_15L龍等幀老夫何力之有余拜和上退
010_0410_b_16L謂海等曰吾聞勞心者役人勞力者役
010_0410_b_17L於人和上其勞心者乎前者唱于
010_0410_b_18L者唱喁和上其唱于者乎傳曰勞而不
010_0410_b_19L有功而不德厚之至也吾於和上見
010_0410_b_20L之矣是爲記璧襺在傍曰殿左數步
010_0410_b_21L鑿小泉新貯水香潔可飮可併書

010_0410_b_22L

010_0410_b_23L天柱寺禪堂重創記

010_0410_b_24L
吾嶺故穪多名刹而談形勝者必曰箕

010_0410_c_01L천주天柱라고 해야 하니 이는 남쪽의 첫째가는 관방關防이기 때문이다. 절의 방은 다섯인데 모두 군 병기를 보관하니 음삽陰澁을 막기 위해서이다. 선당禪堂은 그중 하나이다. 금상今上 12년 무신戊申 3월 당에 불이 나서 군수물자는 겨우 건져냈지만, 불이 향각香閣과 종루鍾樓에 번져 대중들이 껐다. 총섭摠攝 찬홍賛弘이 감영에 아뢰었다. 당시 청풍淸風 김광묵金光默 상국相國이 관찰사로 있었는데 인정仁政 베풀기 좋아하였다. 이에 창고의 쌀 30석을 내어 일에 이바지하고 재목을 구매하게 하고 산성山城의 나무를 취하도록 허락하셨다. 소용이 된다면 크고 작은 것을 가리지 않았다. 돈 3백 꾸러미를 내려 기와를 덮고 종루를 보수하게 하였다. 이에 초식稍食 찬홍이 그 일을 주관하여 수개월이 되지 않아 완성을 아뢰었다. 찬홍이 급히 심부름꾼을 보내 기문記文을 나에게 맡겼다. 나는 일어나 절하고 말하였다. “아! 성대하구나. 너희 당이 상국을 말미암아 다시 지어졌으니 기문을 어찌 그만둘 수 있겠는가? 비록 기공記功은 밖에 있으나 은혜에 감격함은 마음에 있다. 기록하는 것은 감격하는 것만 못하고 감격하는 것은 보답하는 것만 못하다. 지금부터 너희는 충의忠義에 힘을 다하라. 평소에 반드시 이것으로써 서로 경계하라. 국가에 불행히도 일이 있으면 너희는 몸을 바쳐 어려움에 나아가라. 흰 칼날 밟기를 평지처럼 하며 산을 떠받쳐 하나의 금성金城을 만들어야 한다. 비록 우리 부처님의 정혜定慧의 도라 할지라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는 우리 조정에서 이 성을 쌓은 뜻이요, 상국이 이 당을 지은 뜻이다. 너는 돌아가 북을 쳐서 대중을 모으고 이 말을 그들에게 알려라. 저들은 반드시 내 말을 수긍하여 의기가 복받치고 감동하여 분발하는 자가 있을 것이다.” 심부름꾼이 “훌륭하신 말씀입니다.”라고 하였다.
유총섭헌토기宥摠攝獻土記
옛 총섭揔攝 유宥 공은 부유하고 의기義氣를 자부하며 베풀기를 기뻐하고 손님을 좋아하여 신발이 항상 문밖에 가득하였다. 절에 일이 있으면 크거나 작거나 반드시 공의 결정을 따랐는데 한 사람이라도 반박하지 않았다. 절에서 공을

010_0410_c_01L之天柱是南中第一關防以也寺之爲
010_0410_c_02L房者五皆寄藏軍宲以防陰澁禪堂
010_0410_c_03L即其一焉今上十二年戊申三月堂火
010_0410_c_04L軍宲僅見出延及香閣鍾樓衆救之
010_0410_c_05L摠攝賛弘告于營時淸風金相國光默
010_0410_c_06L按道好行仁政於是捐廩米三十䄷
010_0410_c_07L以供役費材聽取山城木毋問巨細
010_0410_c_08L惟其所用賜錢三百緡俾蓋瓦兼治鍾
010_0410_c_09L仍稍食弘蕫其事不數月告功
010_0410_c_10L走使以記文屬余余起拜曰於戱盛哉
010_0410_c_11L爾堂由相國再造記惡可已也雖然記
010_0410_c_12L功在外感恩在內記之不如感之
010_0410_c_13L之不如報之自今以往爾其益力於忠
010_0410_c_14L平居必以此相勅國家不幸有事
010_0410_c_15L爾則捐軀赴難蹈白刃猶平地用架山
010_0410_c_16L作一金城雖吾佛定慧之道亦不外是
010_0410_c_17L此朝家築斯城意也相國建斯堂意也
010_0410_c_18L爾歸擊鼓集衆試以是告之彼必有服
010_0410_c_19L吾言而慷慨感發者矣使者曰善

010_0410_c_20L

010_0410_c_21L宥摠攝獻土記

010_0410_c_22L
故揔攝宥公富而負義氣喜施好客
010_0410_c_23L屨常滿戶外寺中有事無大小必取
010_0410_c_24L決於公一座無駁言寺之以公爲輕

010_0411_a_01L중히 여긴 지가 30년이 되었다. 병에 걸려 죽으려 하자 공께서 대중들을 불러 유언하길 “처음 내가 산에 들어왔을 때 맨 주먹뿐이었다. 물건 하나 가지고 오지 않았는데 지금 나는 재물이 수천이 된다. 부처님께 투신한 힘이 아니겠는가? 나는 죽으려 한다. 밭 중에 몹시 비옥한 것은 다 절에 바치고 천금에서 남는 것은 만분의 일이라도 돕기를 바란다. 그대들은 잘 지켜 잃지 않아서 백세토록 내 마음에 보답했으면 좋겠다.” 하셨다. 말씀을 마치고 돌아가시니 대중들이 상심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4년 후 임자壬子년 봄에 승통僧統 선공善公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글을 잘 짓고 게다가 익숙하니 유공에 대해 말이 있어야 하네.” 내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맹자가 부자는 어질지 못하다는 말을 한 뒤로는 학자들이 그것을 고상한 말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태사씨만은 사람이 부유하면 인의仁義가 거기에 붙는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본디 그것을 이상하게 여겼는데 오늘 유공을 본 뒤에야 태사씨의 말도 일리가 있는 줄 믿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기록한다.
내원암 중창기內院菴重創記
내 벗 밀암密菴은 용천湧泉에 사는데 기유己酉년에 내원암內院菴을 중수하였다. 대중들이 밀암의 공으로 여겨 그것을 기록하려 하였으나 밀암은 번번이 하지 않으려면서 말하였다. “삼천계三千界는 모두 허깨비입니다. 지금 허깨비 같은 사람이 허깨비 같은 집을 지었으니 그래 이것을 공이라 할 수 있습니까?” 밀암이 내원을 떠나자 영택永澤이 그를 위하여 나에게 기문을 청하면서 말하였다. “암자가 세워진 것은 옹정雍正 정미丁未년인데 밀암 공公의 조사祖師인 법해法海 스님이 승통僧統으로 그것을 주관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오십여 년입니다. 중수의 책임이 또 공에게 돌아갔으니 쌓인 양식이 없으면 공이 재물을 모으고 일하는 장정이 모자라면 공이 일을 하여 한 해가 거의 되어 이루었으니 어찌 긍구肯搆87)의 뜻이 아니겠습니까. 공이 아니라면

010_0411_a_01L重者三十年及病且死公召衆訣曰
010_0411_a_02L始余之入山也徒兩拳耳一物不曾帶
010_0411_a_03L而今吾貲以數千計夫非投佛之力
010_0411_a_04L吾將死矣田地之極膏腴者悉獻
010_0411_a_05L諸寺千金有强庶幾補萬一惟二三
010_0411_a_06L子之善守而勿失也以答吾心於百世
010_0411_a_07L之下可乎言訖而逝衆傷感不已
010_0411_a_08L四年壬子春僧統善公謂不佞嫺于辭
010_0411_a_09L且習宥公宜有言余曰自孟氏擧
010_0411_a_10L爲富不仁之說學者雅言之而太史氏
010_0411_a_11L獨曰人富而仁義附焉余固異之
010_0411_a_12L見宥公然後蓋信太史氏之言亦一理
010_0411_a_13L是爲記

010_0411_a_14L

010_0411_a_15L內院菴重創記

010_0411_a_16L
吾友密菴居湧泉以己酉歲重修內院
010_0411_a_17L衆功密菴而欲記之密菴輒不欲曰
010_0411_a_18L三千界皆幻也今以幻人搆幻室曾是
010_0411_a_19L而功謂耶及密菴去內院也則永澤爲
010_0411_a_20L請余記曰菴之創在雍正丁未而密
010_0411_a_21L菴公之祖師法海以僧統主之迄今五
010_0411_a_22L紀强而重修之責又歸於公粻無峙
010_0411_a_23L則公鳩財焉役少丁則公執勞焉窮年
010_0411_a_24L乃成豈肯搆之義乎微公菴之復爲

010_0411_b_01L암자가 다시 암자가 될 줄 몰랐을 것이고 만일 그 공을 공으로 여기신다면 일전어一轉語를 내려주십시오.”
나는 말하길 “택아! 너는 그 공功을 많다고 여기느냐? 나는 그 덕을 많다고 여기느니라.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번민함이 없어야 군자는 그것을 덕이라 한다. 이 암자가 이루어져 대중들이 자자하게 밀암의 공을 칭찬하지만 밀암은 스스로 공을 알지 못하니 이것이 덕인 이유이다. 지금 나에게 그 공을 기록하게 하려느냐 아니면 그 덕을 기록하게 하려느냐? 덕을 세우는 것은 으뜸이요, 공을 세우는 것은 그다음이다. 공을 썩지 않게 하느니 차라리 덕을 썩지 않게 해야 한다. 하물며 만법은 모두 허깨비라는 것은 통달한 사람의 큰 견해이다. 구담瞿曇은 그것을 얻어 보광普光에 노닐었고 아일阿逸은 그것을 얻어 도솔천에 노닐었다. 이것은 선재善財가 내원內院 중중누각重重樓閣에 들어가자 손가락을 튕기는 사이에 갑자기 허깨비를 이룬 이유이다. 지금 밀암이 내원을 보는 것도 이와 같지 않겠는가? 그가 나아간 깊이는 알지 못하겠지만 대저 나는 말암이 덕이 공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어떠하냐?” 하였다. 영택이 예예하고 나갔다.
양주 도봉산 망월암 중수기楊州道峯山望月菴重修記
경술庚戌년 가을 나는 불사佛事로 용주龍珠에 석 달 있으면서 영월影月이 도봉산에 머무는데 거처하는 것이 지극히 맑고 깨끗하여 지척의 시끄러운 속세가 들어올 수 없다고 들었다. 나는 그의 사람됨을 그려보았다. 일을 다 끝내고 나서 서울에 들어가 종남산終南山과 백악산白嶽山의 경치를 구경하고 번교樊郊에서 동북쪽으로 바라보니 외로운 봉우리가 높이 구름 속에 들어있었다.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그것을 가리켜 도봉산이라고 하였다. 이날은 북풍이 눈을 흩뿌리고 차가운 기운이 뼈에 사무쳤다. 나는 미련 없이 돌아갈 마음이 생겨 두보의 망악시望嶽詩를 낭랑하게 읊조렸다. 불의佛衣로 남쪽으로 돌아온 지 여섯 해, 을묘乙卯년 봄에 기麒와 학鶴 두 법려法侶가 망월암에서 천 리나 떨어진 나를 찾아 비슬산 작은 절에 이르렀다. 학은 더 배우고자 하여 한 해가 되고도 떠날 수 없었다.

010_0411_b_01L未可知也如其功如其功請下一
010_0411_b_02L轉語余曰澤也爾多其功我多其德
010_0411_b_03L不見是而無悶君子稱之爲德是菴之
010_0411_b_04L衆藉藉稱密菴功而密菴不自知功
010_0411_b_05L此所以爲德也今欲使我記其功乎
010_0411_b_06L其德乎立德爲上立功次之與之不
010_0411_b_07L朽乎功寧不朽乎德况萬法皆幻
010_0411_b_08L人之大見也瞿曇得之以遊普光阿逸
010_0411_b_09L得之以遊兜率此善財所以入內院重
010_0411_b_10L重樓閣而一彈指間忽焉成幻者也
010_0411_b_11L密菴之視內院也亦若是乎其所造淺
010_0411_b_12L則未可知大抵吾以爲密菴德勝功
010_0411_b_13L何如澤唯唯而出

010_0411_b_14L

010_0411_b_15L楊州道峯山望月菴重修記

010_0411_b_16L
庚戌秋不佞以佛事在龍珠三月聞影
010_0411_b_17L月住道峰爲居極蕭灑咫尺囂塵不能
010_0411_b_18L余想見其爲人旣蕆事入洛觀終
010_0411_b_19L南白嶽之勝於樊郊東北望孤峯崔崒
010_0411_b_20L入於雲端問居民即向之道峯云
010_0411_b_21L日朔風掀雪寒氣砭骨余浩然有歸志
010_0411_b_22L乃朗吟老杜望嶽詩佛衣南還後六年
010_0411_b_23L乙卯春有麒鶴二法侶自望月千里訪
010_0411_b_24L至毘山小社鶴尤好學閱歲不能

010_0411_c_01L학이 말하였다. “망월암은 도봉산의 첫째가는 경치여서 나무는 빽빽하고 바위는 뾰족합니다. 우리 영월 스님이 여기에 사신지 20년 동안 가사 한 벌로 산 밖을 나가지 않으셨고 암자의 집기 중에 크고 작은 모든 것을 직접 만드셨습니다. 경자庚子년에 이 암자를 중창하셨는데 말이 영가永嘉 옹의 기문에 자세합니다. 겨우 10년을 마룻대와 추녀가 버티자 저는 신해辛亥년 봄에 그것을 완전히 보수하고 다음해 임자壬子년에 섬돌을 쌓자 도량이 이로부터 면모가 훌륭해졌습니다. 이에 경기 지방의 경치를 찾는 사람들이 날마다 발길을 이었습니다. 한마디 하셔서 그것을 기려주십시오.”
나는 말하였다. “예전에 남들에게서 너의 스님의 덕을 들었는데 지금 너에게서 너의 스님의 공을 듣는구나. 총림의 많은 스님 중에 나는 너의 스님만을 공덕이 있는 법사法師라고 헤아린다. 천하에 썩지 않는 세 가지가 있다. 덕德이 하나요, 공功이 하나요, 말(言)이 하나이다. 공과 덕은 근본이고 말은 지말이다. 이미 그 두 가지 근본을 얻어 자기에게 있는데 어찌 다시 한 가지 지말을 남에게서 구하겠는가? 비록 그러하나 말이 아니면 덕과 공을 드러낼 길이 없다. 이것이 그대가 오늘에 생각하는 것인가? 조만간 나는 지팡이 하나 짚고 봉래산과 묘향산을 유람할 것이다. 길이 도봉산 아래를 지나거든 반드시 그 산에 올라 그 사람을 보고야 말리라.”
백흥암 영산전의 부처님과 보살과 나한 여러 성인의 상을 조성한 기문(百興菴靈山殿塑成佛菩薩及羅漢諸聖像記)
백흥사 옛 절은 바뀌어서 암자가 되었다. 명부전冥府殿과 영산전靈山殿 등은 옛 관습을 따라 모두 본사의 암자에 예속되었다. 영산전은 십육 나한을 받드는 곳으로 석가釋迦와 미륵彌勒과 갈라竭羅가 바로 십육 나한의 중심인데 옛날에는 그 세 구가 빠져있었다. 십육 나한 중에서 또 반탁가半託迦와 벌라바사伐羅婆沙가 빠져있어 아는 이들은 대부분 이를 흠으로 여겼다.

010_0411_c_01L鶴之言曰望月爲道峯山第一形勝
010_0411_c_02L雲木巉巖我影月師居於斯垂二十
010_0411_c_03L一袈裟不出山菴中什物無小大
010_0411_c_04L悉手之甞於庚子歲重剏是菴語具
010_0411_c_05L永嘉翁記中才十年而棟宇支吾以辛
010_0411_c_06L亥春大葺之翼年壬子築石砌道場
010_0411_c_07L自此多顏色於是圻之剔勝者日相踵
010_0411_c_08L乞一言以侈之余曰昔於人聞爾
010_0411_c_09L師之德今於爾聞爾師之功叢林多少
010_0411_c_10L吾獨數爾師爲功德法師矣天下有
010_0411_c_11L不朽三德一功一言一功德本而言則
010_0411_c_12L末也旣得其二本在我惡更求一末於
010_0411_c_13L人哉雖然非言無以見德與功是爲
010_0411_c_14L子今日意乎早晩吾以一筇遊蓬萊妙
010_0411_c_15L香間路過道峯山下必陟其山見其
010_0411_c_16L人而後已

010_0411_c_17L

010_0411_c_18L百興菴靈山殿塑成佛菩薩及羅漢
010_0411_c_19L諸聖像記

010_0411_c_20L
百興故寺革爲菴冥府靈山等殿
010_0411_c_21L舊俗皆隷本庵蓋靈山殿所以奉十
010_0411_c_22L六羅漢者釋迦彌勒竭羅即十六羅漢
010_0411_c_23L之主而舊闕其三軀於十六羅漢之中
010_0411_c_24L又闕半託迦伐羅婆沙有識者多病之

010_0412_a_01L우리 문중의 도봉道峯 노화상께서 암자의 일을 보신 지 8년 만에 법의 교화가 유행하여 단월들이 따랐다. 암자의 일 중에 크거나 작거나 점검하지 않은 것이 없고 기물과 세간에 이르기까지 다 조치하여 윤기가 나게 하셨다. 참으로 모든 일이 폐했다가 한꺼번에 일어났으나 영산전 일에만은 미치지 못하여 도량이 면목이 없었다. 이로부터 병오丙午년 7월 19일 경신庚申에 재계하고 신神에게 아뢰었다. 장인에게 명하여 일을 시작한 지 20일이 족히 되자 새로 조성한 다섯 불상과 한 보살상과 나한상 각각 두 개가 이루어졌다. 그 나머지 나한 역시 모두 다시 수리하여 마침내 부처님과 보살상을 받들어 중심 자리에 놓았다. 나머지도 각기 소목昭穆에 의거해 차례대로 앉히니 밝디밝고 성대하게 모여 마치 서로 짝이 되는 즐거움이 있는 듯하였다. 일을 마치고 나자 암자의 탄경坦敬이 와서 나에게 기문을 부탁했다.
나는 그와 함께 앉아서 말하였다. “경아! 모든 불사는 조성하는 일이든 받드는 일이든 모두 복과 이익이 있다. 조성하는 노고는 이미 화상께서 몸소 하셨고 받드는 책임은 그대들에게 달려있다. 그대들은 힘쓸지어다. 가령 화상께서 들었다면 반드시 내 말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탄경이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 “장로님의 간곡한 정성을 입었으니 삼가 마음에 지니고 잃지 않겠습니다.” 마침내 그 일을 써서 그를 돌려보냈다. 일을 처리한 사람은 국영國英과 원혜圓慧라고 한다.
부인사 명부전 이건기夫仁寺冥府殿移建記
처음에 전각은 선당禪堂의 아래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 무례하고 방자함을 꺼려 미타암彌陁菴 서북쪽 모퉁이로 옮겼다. 그곳은 산 숲의 그늘이 가장 짙어서 전각이 쉽게 상하고 부처님을 보았을 때 거처가 위가 되어서 또 소목昭穆의 형세에 맞지 않았다. 아는 이들은 그것을 흠으로 여겼다. 무신戊申년 봄 대중들이 철거하여 옮겨 지금 대웅전의 동쪽 10여 걸음 떨어진 곳에 있게 되었다. 동쪽을 등지고 서쪽을 향하며 이미 승려들의 거처와도 떨어져 있고 또 법당佛宇을 끼고 있었다. 대개 세 번 옮긴 뒤에 비로소

010_0412_a_01L吾門老道峯和上眂菴八年法化流行
010_0412_a_02L檀越附從於菴中事細大無不蒐輯
010_0412_a_03L以至器用什物悉措置而潤色之眞百
010_0412_a_04L廢俱興而獨未及靈山殿事道場之少
010_0412_a_05L顏色以此乃於丙午七月十九日庚申
010_0412_a_06L齋戒告于神命工擧事浹二旬乃成
010_0412_a_07L新造凡五佛一菩薩及羅漢各二其餘
010_0412_a_08L羅漢亦皆重修之遂奉佛菩薩爲主
010_0412_a_09L餘各依昭穆列坐明明穆穆如有
010_0412_a_10L相得之樂焉事旣竣菴人坦敬來請
010_0412_a_11L余記余與之坐而告曰凡佛事造
010_0412_a_12L成與尊奉皆有福利造成之勞已自
010_0412_a_13L和上尊奉之責在公等公等其勉哉
010_0412_a_14L使和上聞者必不易吾言矣敬跽曰
010_0412_a_15L荷長老慇懃謹當佩服罔墜遂書其事
010_0412_a_16L以歸之眂事人曰國英圓慧

010_0412_a_17L

010_0412_a_18L夫仁寺冥府殿移建記

010_0412_a_19L
始殿於禪堂之下人嫌其瀆慢遷于彌
010_0412_a_20L陁菴西北隅爲其最壓乎山林之所陰
010_0412_a_21L殿易傷而視佛居爲上又不合昭穆
010_0412_a_22L識者病之歲戊申春衆撤而移之
010_0412_a_23L在今大雄殿之東十餘武背震向兌
010_0412_a_24L隔僧居又掖佛宇蓋三遷而後始得

010_0412_b_01L제자리를 얻었다. 동악공東嶽公이 백금百金을 내어 그 일을 주관하셨다. 재목과 기와가 자주 썩고 깨졌는데 다 새로 바꾸는 일을 하여 몇 개월 만에 마침을 아뢰었다. 그로 인해 회칠할 흰 흙을 시주하였다. 유신有幸이 일을 처리하고 보인普印이 재물을 모으고 처간處侃이 재물을 맡았다. 의론을 주도하고 지시하고 물건을 쌓고 짐작하여 그 공을 맡은 자는 광성廣成이다. 주지 성찬性賛이 사람을 도명道明 별업別業으로 보내 그 전말을 진술하면서 나에게 그것을 기록해주기를 요구하였다. 나는 당시 게으름에 익숙해져서 글을 쓸 생각이 없어 응답하지 않았다. 내가 하선下仙의 부름에 나아가자 그의 청이 더욱 간절하였다. 나는 동악공의 공功 때문에 잠자코 있을 수 없었다. 마침내 그의 덕을 성찬에게 써서 기문으로 삼는다. 동악은 이름이 위전位典이고 재물이 있으면서도 어질고 전에 나에게도 많이 베풀었다.
남지장사 전우소화 중수기南地藏寺殿宇塑畫重修記
달구 남쪽 대덕은 모계공慕溪公을 칭한다. 공은 오래 지장사에 계시면서 자주 공을 세우셨다. 대중들은 이익에 밝아 절에 일이 있으면 번번이 공에게 의지하여 중한 것을 확정 짓지 않은 적이 없었다. 청련암靑蓮菴과 백련암白蓮菴 등을 중창한 적이 있는데 모두 기문이 있으니 읽어 볼 만하다.
공께서 정미丁未년 겨울에 경흥慶興으로 옮기셨다. 곧 여러 승려가 전각과 소상과 그림이 모두 낡은 것을 생각하고 누구라도 이 근심을 다스릴 사람은 공이 아니면 안 된다고 여겼다. 이에 관청에 글을 올렸다. 이때 달성 서후徐侯께서 부중을 다스렸는데 명성이 있으셨다. 공에게 그 일을 맡으라고 내리시고 재물을 내놓아 단월이 되었다. 전에 공의 나이 이미 일흔이셨을 때 명을 받고 물러나 한 축軸을 들고 문을 나서자 반 달이 되지 않아 돈이 수백이었다. 이에 무신戊申년에 일을 시작하여 경술庚戌년에 이르러 완공을 아뢰었으니 모두 3년이 걸렸다.
공께서는 일하는 곳에 있지 않은 적이 없어서 비록 맹추위와 무더위에도 조금도 어려워하는 기색이 없으셨고 자주 몸소 일을 하시자 대중들이 모두 기뻐 뛰며 공을 위해 죽기를 원하였다. 중간에 조계문曺溪門

010_0412_b_01L其所焉東嶽公出百金主張其事
010_0412_b_02L瓦數朽缺悉易以新役數月告訖
010_0412_b_03L施垽堊有幸眂役普印募緣處侃掌
010_0412_b_04L倡議而指畫籍物而斟酌以責其
010_0412_b_05L功者廣成也住持性賛遣人於道明
010_0412_b_06L別業叙其顚末要余誌之余方習懶
010_0412_b_07L無意筆硯不應余赴下仙召其請愈
010_0412_b_08L余惟東嶽之功不可以泯默也
010_0412_b_09L書其得於賛者以爲記東嶽名位典
010_0412_b_10L有財而賢前多施予云

010_0412_b_11L

010_0412_b_12L南地藏寺殿宇塑畫重修記

010_0412_b_13L
達以南大德稱慕溪公公久在地藏
010_0412_b_14L屢立功衆喩於利自寺中有事輙倚
010_0412_b_15L公爲重亡不立辦甞重剏靑蓮白蓮等
010_0412_b_16L皆有記可讀公以丁未冬移慶興
010_0412_b_17L則羣緇惟殿宇與塑畫俱弊誰爲此
010_0412_b_18L憂者非公不可乃狀于官時達城徐
010_0412_b_19L眂府有聲下公責其事捐財爲檀
010_0412_b_20L先時公年已七十受命而退手一
010_0412_b_21L軸出門不半月錢累百乃於戊申始
010_0412_b_22L至庚戌而告功凡涉三歲公無日
010_0412_b_23L不役所雖祈寒大暑了無難色往往
010_0412_b_24L躬服勞衆咸踊躍願爲公死作曺溪

010_0412_c_01L세 칸 문을 만들고 좌우에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을 감실에다 넣고 만세루萬歲樓와 대웅전大雄殿을 보수하고는 단청하였다. 모두 높고 크고 화려하여 볼만하였다. 이에 다시 고금 성현聖賢의 진영을 그렸는데 석가상釋迦像과 영산회靈山會, 삼장三藏에서 제석帝釋과 천룡天龍 등에 이르렀다. 마치 탱화로써 대웅전을 받드는 듯하였다. 동산洞山 삼화상三和上을 봉향각 대청마루 벽에 붙이고 서산西山 송운松雲을 청련암靑蓮菴 주主로 삼으니 초상의 채색이 활동하여 곳곳마다 진중하였다. 여기에 이르러 도량의 면모가 빠짐없이 갖추어졌고 터럭만큼도 미진한 곳이 없었다. 예컨대 풍협豊冾·정신定信·관찬寛賛·유해有海·가성可性·벽견璧襺·광수廣修 등 여러 사람이 모두 힘을 함께한 이들이다.
어떤 이는 일을 감독하고, 어떤 이는 절을 살피고, 어떤 이는 재물을 맡아 출납하되 모두 공의 명령을 따랐다. 신해辛亥년 봄 정월正月에 나는 지장사를 지났는데 전 주지 정신定信이 그 일을 이처럼 말하였다. 또 말하길 “세간의 말에 동산 양개 화상은 회계會稽 유씨兪氏의 아들로 출가하여 자유롭게 구주를 유람하다가 동쪽 이 절에 머물러서 마침내 앉아서 돌아가셨다고 전합니다. 그런 까닭에 탑이 있고 진영이 있으며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하나의 고적古蹟을 만들었지만,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고증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모계 같은 분은 양개 화상과 어찌 앞뒤가 되지 않겠습니까? 부디 나를 위해 기록해 주십시오.” 하였다.
나는 정색을 하고 말하였다. “우선 그건 내버려 두어라. 만법萬法이 모두 공하다는 것은 우리 부처님의 큰 구경거리가 아니냐? 지금 그대는 한 절과 한 불상 때문에 그 공을 끼고 떠들썩하게 스스로 밝히고자 하느냐? 혹은 그대나 풍협 등 여러 사람의 뜻이냐, 아니면 모계공의 뜻이냐? 모계공은 부처를 배우는 사람이다. 이 말을 공에게 아뢴다면 반드시 내 말에 수긍하실 것이다.” 정신이 일어나 절하고 돌아가 공에게 말하자 공께서 “훌륭하다.”라고 하셨다.
은적암 산령각기隱寂庵山靈閣記

010_0412_c_01L門三間門於中而左右則龕四天王像
010_0412_c_02L葺萬歲樓大雄殿仍丹雘之並輪奐可
010_0412_c_03L乃更寫古今聖賢眞自釋迦像而靈
010_0412_c_04L山會而三藏而至於帝釋天龍等
010_0412_c_05L以幀奉大雄殿附洞山三和上于奉香
010_0412_c_06L閣廳壁主西山松雲于靑蓮菴影彩活
010_0412_c_07L在在儼若至此而道場顏色十分
010_0412_c_08L圓偹亡毫髮未盡處如豊冾定信寬賛
010_0412_c_09L有海可性璧襺廣修等諸人皆其同力
010_0412_c_10L者也或蕫役或監寺或掌財出納
010_0412_c_11L咸取公進止辛亥春正月余過地藏
010_0412_c_12L前住持定信道其事如右且曰諺傳
010_0412_c_13L价和上以會稽兪氏子出家汗漫爲九
010_0412_c_14L垓之遊東住此寺遂坐化焉所以有
010_0412_c_15L塔有影至今作一古蹟眞贗雖不可
010_0412_c_16L然如慕溪者與价和上豈前後歟
010_0412_c_17L幸爲我誌之余正色曰姑舍是萬法皆
010_0412_c_18L非吾佛氏之大觀乎今子爲一刹一
010_0412_c_19L像而挾其功呶呶欲自明或子與洽等
010_0412_c_20L諸君意也非慕溪公意也慕溪公學佛
010_0412_c_21L者也試以復公必首肯余矣信起拜
010_0412_c_22L歸而語公公曰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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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2_c_24L隱寂庵山靈閣記

010_0413_a_01L봉래蓬萊 강인수姜麟秀 공이 한 칸의 정실淨室과 산신령에게 제사 지내는 곳을 지었는데 30금이 들었다. 그에게 무슨 뜻에서 지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나는 일을 공경히 할 줄만 알고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하는 바 없이 했으니 이것은 정성이요, 우뚝한 저 산령은 반드시 응하는 바 없이 응하여 그 정성에 답할 것이다. 아! 강공은 참으로 선남자이구나.”
비碑
은해사 무오갑 수공비銀海寺戊午甲樹功碑
나는 이미 무오戊午 갑계甲契가 땅을 바친 기록을 지었는데 전 주지 체주體周가 나와 말하였다. “무오가 바친 땅은 거의 백百으로써 헤아리니 어찌 그리 공이 큰지요. 이것은 이미 우리 스님을 번거롭게 해서 판板을 달았습니다. 그 뒤에 또 법당 동북쪽 모퉁이에 있는 아무개의 원림園林을 사서 보시했습니다. 그것은 사방으로 몇 리나 되는데 본사의 숲과 합하여 울창한 게 기원정사(祗陀)의 풍모가 있었습니다. 그 나머지 누각에 운판雲板을 갖추고 절 보수의 잡비에 쓸 것이 또 백 꿰미의 돈이 되니 이미 많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갑계는 모두 90명이 넘지만 거연巨演·대연大演·유영宥瑛·교민敎敏 등 같은 이는 특히 그 공이 큽니다. 그 일의 창도가 되어 애썼으며 갖가지를 도왔습니다. 이와 같음이 있겠습니까? 이러하니 기문誌文에 언급하지 않은 이들과 앞의 땅을 바친 공과 아울러 큰 옥돌에다 새겨 뒤의 모든 갑계甲契를 권면해야만 합니다.” 나는 말하였다. “그러하다. 돌아오기 지극히 어려운 것은 세勢이다. 이 세가 한 번 돌아오면 비록 도철饕餮이라 할지라도 교화할 수 있다. 뒤에 오는 모든 갑계는 반드시 감동해 분발하여 흥기興起할 것이다. 너희 절이 아마 거기에 가까울 것이다.”
명銘한다.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하면 그 날카로움이 쇠조차 끊을 수 있거늘. 절에 무슨 어려움이 있으리오? 아흔 명이 마음을 함께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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蓬萊姜公麟秀築一間淨室與山靈
010_0413_a_02L作禋祭之所直三十金問其奚意
010_0413_a_03L我知敬事而已無所蘄也無所爲而
010_0413_a_04L爲之此誠也倬彼山靈必將無所應
010_0413_a_05L而應之以答其誠矣姜公眞善男
010_0413_a_06L子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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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3_a_08L

010_0413_a_09L銀海寺戊午甲樹功碑

010_0413_a_10L
余旣撰戊午甲獻土記而前住持體周
010_0413_a_11L進曰戊午之所獻土殆以百計何功
010_0413_a_12L之偉也此已煩吾師揭板而其後又買
010_0413_a_13L某氏園林之在法堂東北隅者以施之
010_0413_a_14L其方數里與本林合蔚然有祗陀之風
010_0413_a_15L其他樓偹雲板寺補雜用者又可百緡
010_0413_a_16L不旣多乎甲凡九十餘人而如巨
010_0413_a_17L演大演宥瑛敎敏等特其功多者也
010_0413_a_18L爲之倡導而拮据種種補苴有如是乎
010_0413_a_19L是則誌文所不及者與前獻土功並宜
010_0413_a_20L刻之豊珉以勸夫後之諸甲余曰
010_0413_a_21L難回者勢也此勢一回雖饕餮可化
010_0413_a_22L後進諸甲必多感發而興起者矣爾寺
010_0413_a_23L其庶幾乎銘曰

010_0413_a_24L二人之利猶能斷金於寺何有九十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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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錄
대둔사 유공록大芚寺有功錄
옛날 동지 눌공訥公은 제자가 다섯 사람이 있으니 치백致伯·인혜印惠·월명月明·최징最澄·태화太和이다. 눌공은 부자로 죽음을 맞았다. 다섯 제자가 서로 말하였다. “우리는 스승님의 은혜를 많이 받았다. 살아계실 때는 마음을 기쁘게 한 적이 없고 돌아가셨을 때는 사업을 잇지 못했으니 부끄러움이 없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차라리 재물을 보시하여 돌아가신 스승님을 위하여 덕을 세운다면 아마 만분의 일이라도 갚지 않겠는가?” 이에 다 받은 재물을 절에 바쳐 절의 비용에 대거나 불사佛事를 베풀었다. 앞뒤로 보시한 것이 통틀어 오백으로 헤아리는데 치백의 힘이 더욱 많다. 아! 근세에 혼탁한 풍조가 세상에 만연하고 인정人情은 오직 이익만을 구하니 한 물건이라도 그 스승에게서 얻었다면 반드시 급급하게 쌓아 자기 것으로 하고 오히려 남들에게 뺏길까 염려하는데 다섯 제자 같은 사람들도 여전히 다시 있구나.
갑오甲午년 가을에 나는 함영含影 화상을 여관에서 만났다. 화상의 말씀이 대둔사의 고사故事에 이르러서는 다섯 제자의 공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셨다. “저들의 생각은 덕을 갚은 것이어서 재물을 버려 덕을 세었으니 현명하다고 할 만하네. 복전의 이익이 있는 줄 알아서 반드시 부처님에게 구하였으니 믿음이 있다고 할 만하네. 어찌 그 공뿐이겠는가? 저 다섯 사람의 뜻은 본래 공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지만 공이 저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면 어찌 그 어짊과 믿음만이 후세에 들려질 수 있겠는가? 그런데 혹 그것을 듣지 못했다면 욕심이 많은 이를 청렴하게 하고 나약한 이를 확고하게 세울 길이 없을 것이네. 그러나 그 공이 전해지지 않으면 어짊과 믿음을 장차 들을 수 없을 걸세. 자네가 나를 위해 그 공을 기록해주게나.” 나는 “그러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마침내 두 번 절하고 그 기록을 써서 대둔사 유공록大芚寺有功錄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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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3_b_04L大芚寺有功錄

010_0413_b_05L
故同知訥公有弟子五人曰致伯
010_0413_b_06L印惠曰月明曰最澄曰太和訥以富
010_0413_b_07L穪死五子相謂曰吾屬多受師恩
010_0413_b_08L無以悅心志死無以述事業可無愧乎
010_0413_b_09L我寧捨財爲先師立德則其或報萬一
010_0413_b_10L於是悉以其所受財納于寺或補
010_0413_b_11L寺用或設佛事前後所施通五百計
010_0413_b_12L而伯之力尤多近世濁風滔天
010_0413_b_13L情惟利是求得一物於其師則必汲汲
010_0413_b_14L然畜而私之猶恐見奪於人如五子者
010_0413_b_15L尙復存乎甲午秋某見含影和上於逆
010_0413_b_16L和上語及大芚寺故事盛穪五子之
010_0413_b_17L功曰彼思所以報德能爲捨財立德
010_0413_b_18L可謂賢矣知有福田利益而必於佛求
010_0413_b_19L可謂信矣奚獨其功也哉彼五子之意
010_0413_b_20L本非求功則功之不傳於彼何有獨其
010_0413_b_21L賢信可聞於後世而或不之聞將無
010_0413_b_22L以廉頑而立懦矣然其功不傳則賢信
010_0413_b_23L不得獨聞子試爲我記其功某曰諾
010_0413_b_24L遂再拜而爲之記名大芚寺有功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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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사 유공록雙溪寺有功錄
갑진甲辰년 가을 7월에 청부靑鳧 쌍계사雙溪寺 정오定旿 상인이 팔공산八公山으로 나를 방문했다. 그 주지 만성晩成의 편지를 내놓으면서 말하였다. “우리 절은 부府 중의 유일한 사찰로 영양英陽과 진보眞寶의 경계에 자리하고 있어 여행객들이 날마다 그 길에 나와, 살고 있는 승려들이 그들을 먹이는 데에 지쳤고 비용을 대느라 피폐해져 무너져 폐허가 될 지경이었습니다. 전 총섭捴攝 계옥戒玉이란 분은 믿음과 의로움이 많은 사람입니다. 경자庚子년에 돈 50 꿰미과 쌀 일백 말을 내어 절을 도왔습니다. 절의 오늘이 있는 것은 모두 이분의 힘입니다. 큰 종이 금이 가서 잘 소리가 나지 않자 계옥이 그것을 새롭게 하고 사향암四向菴에 종이 없자 계옥이 그것을 갖추었는데 모두 자기의 재산을 사용하셨습니다. 틈이나 새는 것을 기운 공이 이와 같음이 있습니다. 계묘癸卯년 가을 산골짜기 밭에 흉년이 들어 절의 수입이 부처님을 받들기에 부족하자 선백禪伯 국활國活께서 구십 말의 쌀을 바쳐서 부처님의 일 년 공양구를 충당하게 하였습니다. 또 열 꿰미 돈으로 기와를 사서 전각의 비 새는 곳을 보수하게 하였습니다. 아! 이 또한 기릴만합니다. 경오庚午 갑인甲人들의 구십구 꿰미, 병자丙子 갑인들의 백십 꿰미와 여덟 섬의 콩은 모두 큰 보시로 뭇 승려들이 이로움을 기뻐하였습니다. 또 임자壬子와 갑자甲子 등 갑인들이 계의 재물을 내어 보화루寶華樓를 중수하였습니다. 그 착한 사람들이 절을 보호할 같은 마음을 내어 차례로 헤진 데를 기워서 실패를 바꾸어 성공을 이루었으니 그 공은 모두 기록할 만합니다. 한 마디 좋은 말로 그것을 썩지 않게 해주십시오.”
내가 말하였다. “아름답구나. 너희 절의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그에 교화되어 대대로 계옥과 국활 등 여러 사람의 풍모를 무너뜨리지 않게 한다면 너희 절은 거의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그 공은 너희들의 입에 있고 입은 비碑이니 또 어찌 쓸 필요가 있겠느냐?”
정오가 일어나 대답하였다. “이는 그들을 권면하는 방법입니다.” 마침내 그 말을 써서 쌍계사 유공록雙溪寺有功錄이라고 하였다.

010_0413_c_01L雙溪寺有功錄

010_0413_c_02L
甲辰秋七月靑鳧雙溪寺定旿上人
010_0413_c_03L余八公山中致其住持晩成書曰寺以
010_0413_c_04L府孤刹處在英陽眞寶之界行旅日出
010_0413_c_05L其塗居僧疲於饋給用是敝頓垂及
010_0413_c_06L丘墟有前捴攝戒玉者多信義人也
010_0413_c_07L在庚子歲出錢五十緡米一百㪷
010_0413_c_08L補寺寺之有今日皆此人之力也
010_0413_c_09L鍾裂不能善鳴玉新之四向菴無鍾
010_0413_c_10L玉偹之皆用己財其補苴罅漏之功
010_0413_c_11L有如是夫癸卯秋峽田大歉寺入不
010_0413_c_12L足以奉佛禪伯國活獻九十㪷米
010_0413_c_13L充佛一歲供奉具又以十緡錢市瓦
010_0413_c_14L補佛宇滲漏處亦尙哉庚午甲人之
010_0413_c_15L九十九繦錢丙子甲人之百十繦錢及
010_0413_c_16L八碩太皆大施衆僧喩於利又有壬
010_0413_c_17L子甲子等甲諸人出契財重修寶華
010_0413_c_18L是其善人輩出同心護寺次第補
010_0413_c_19L庶轉敗爲成其功皆可述乞一昌
010_0413_c_20L言以不朽之余曰美哉使爾寺後進之
010_0413_c_21L而化之代不壞玉活等諸子之風
010_0413_c_22L爾寺其庶幾乎然其功在爾衆口口是
010_0413_c_23L又焉用筆旿作而對曰是勸之之
010_0413_c_24L道也遂書其言命曰雙溪寺有功錄

010_0414_a_01L
상량문上樑文
천주사 선당 상량문天柱寺禪堂上樑文
천하 사찰의 경영은 백장百丈의 제도요, 해외 삼천의 비보는 일행一行의 지휘이다. 그러므로 영락을 따라 곧 점검하고 보수한다. 생각건대 기성箕城의 천주사는 으뜸가는 영남의 관방關防이다. 물병과 발우와 가사는 본래 불씨佛氏의 제자를 일컬으나 활과 화살과 깃발로 도리어 국가의 조아爪牙가 되었다. 극우極憂를 맡겨 한 도道의 총섭總攝의 일을 지키니 풍격이 저절로 새로 생겼다. 뭇 승려들이 분주한 곳은 오직 이 선당禪堂 뿐이다. 가장 가까운 법당에서 쟁쟁히 울려 퍼져 사람에게 깊은 성찰을 일으키고 깨우려고 하는 종소리에 자주 경계했으며, 은은히 신神이 엄숙히 임하시는 것을 보아 매번 밤을 밝히는 등불을 달았다. 정유丁酉의 변란이 지나자마자 윤리倫理가 차츰 이루어졌는데 이 무신戊申의 재앙은 어째서인가? 나라가 혼란하고 불안함(板蕩)이 또 심하니, 괴이하구나! 중리重离의 운이여. 갑자기 일기一紀의 사이에 있구나. 가련하도다! 봉향각奉香閣이 불에 타버림이여. 그래도 다행히 법종루泛鍾樓는 불타지 않았네. 이에 나이 많은 분들을 모아 새로 고칠 것을 계획했으니 용상龍象들이 편안하기를 바라서였다. 길한 날을 헤아려 여러 훌륭한 장인들을 맞이하였으니 재용과 양식과 비용은 본영本營의 베풂 아닌 게 없다. 내가 지시하고 시킨 것이 또한 별보別堡의 수고로움을 보게 하였다. 많은 구휼은 두 숙공淑公의 의기義氣를 인연하였다. 앞뒤의 계획은 모두 일홍一弘 원수의 마음에서 나왔다. 차례로 완성을 아뢰고 난 뒤에 비로소 건물이 높고 커서 제도가 있었다. 아! 이 당에 사는 자들은 아침에 예불하고 저녁에는 염불하여 불법佛法을 한 마음으로 받들어야 한다. 쇠붙이를 부어 만든 성과 끓는 물을 부은 해자(金城湯池)로서 만세에 나라의 은혜에 보답해야 할 것이다. 제비나 참새가 축하하는 것을 본받으려 했으나 도리어 매미나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되었구나.

兒郞偉拋樑東    어영차, 떡을 들보의 동쪽으로 던지세
扶桑瑞日射窓櫳   부상扶桑의 상서로운 해 창틀에 비춘다.
吾王聖德深如海   우리 왕 성대한 덕이 바다처럼 깊어
敺得群生壽域中   뭇 백성들을 천수를 누리는 세상으로 몰아간다.


010_0414_a_01L上樑文

010_0414_a_02L天柱寺禪堂上樑文

010_0414_a_03L
天下寺刹之經營百丈制度海外三千
010_0414_a_04L之裨補一行指撝故隨彫零輒加蒐
010_0414_a_05L竊惟箕城之天柱最是嶺臬之關防
010_0414_a_06L瓶鉢袈裟本穪佛氏之弟子弓矢旟旐
010_0414_a_07L還作國家之爪牙委寄極優坐一路捴
010_0414_a_08L攝之任事面自別開群緇奔走之場
010_0414_a_09L惟茲禪堂最近佛宇摐摐乎發人深省
010_0414_a_10L頻驚欲覺之鍾聲隱隱然見神儼臨
010_0414_a_11L懸求夜之燈色纔經丁酉之變倫理漸
010_0414_a_12L奈此戊申之灾板蕩又甚怪底
010_0414_a_13L离之運遽在一紀之間可憐奉香閣之
010_0414_a_14L延焚猶幸泛鍾樓之見救於是屬耆老
010_0414_a_15L而謀改新庶龍象之安如故揆以吉日
010_0414_a_16L邀諸良工材用糧資莫匪本營之施
010_0414_a_17L予指顧頥使亦見別堡之勤勞多少賑
010_0414_a_18L只緣兩淑公之義氣前後區畫
010_0414_a_19L出一弘帥之心籌旣次第而奏功始輪
010_0414_a_20L奐而有制於戱居此堂者要須朝禮
010_0414_a_21L暮念奉佛法以一心庶使金城湯池
010_0414_a_22L報國恩於萬世欲效燕雀之賀聊爲蟬
010_0414_a_23L蟈之鳴兒郞偉拋樑東扶桑瑞日射窓
010_0414_a_24L吾王聖德深如海敺得群生壽域中

010_0414_b_01L拋樑南       어영차, 떡을 들보의 남쪽으로 던지세
甘棠蔽芾府潭潭   감당甘棠 나무 무성하여 부중이 담담하다.
崇儒自有文翁化   유학을 높여 저절로 문옹文翁의 교화가 있으니
不必人材愧杞楠   인재들은 기나무나 녹나무를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拋樑西       어영차, 떡을 들보의 서쪽으로 던지세
金烏山與首陽齊   금오산은 수양산과 가지런하다.
試看御賜田中竹   임금님이 내리신 밭의 대나무를 보노라니
萬古淸風警衆迷   만고의 맑은 바람 대중의 미혹을 깨운다.

拋樑北       어영차, 떡을 들보의 북쪽으로 던지세
日繞蓬萊雲五色   해는 봉래산을 감싸고 구름은 오색이다.
惟願邦家寶曆長   오직 국가의 수명이 장구하길 바라나니
繩繩直至於千億   끊이지 않아 천억 년에 이르소서.

拋樑上       어영차, 떡을 들보의 위쪽으로 던지세
滿空星月何昭朗   하늘 가득한 별과 달은 어찌 그리 밝은가.
惟天變化最難知   하늘의 변화만은 가장 알기 어려우니
載雨載暘千百狀   비 내렸다 개었다 천태만상일세.

拋樑下       어영차, 떡을 들보의 아래쪽으로 던지세
眞僧本自無心者   참된 승려는 본래 저절로 무심한 이일세.
如要目下見眞如   만일 당장에 진여를 보고자 한다면
必使胷中忘指馬   반드시 마음에서 지마指馬를 잊어야 하네.

삼가 바라옵건대 상량한 후에 부처님과 하늘은 보우하사 국운이 편안할지어다. 필방畢方은 멀리 날아가고 부지런히 힘써 승방僧坊을 튼튼히 얽어 대비하고, 변경은 부동하여 평화로운 지휘대의 풍악 소리가 울려 퍼지이다.
부인사 명부전 이건 상량문夫仁寺冥府殿移建上樑文
의관衣冠은 헌칠하지만 아득히 멀구나! 지하地下의 진신眞身이시여. 흙과 나무는 아득하지만 늠름하구나! 인간의 법상이시도다. 그를 위하여 집터를 보고 당을 짓습니다. 돌아보건대 꺾고 태우고 찧고 가는 것은 열왕列王의 안목이 물처럼 맑음이고, 문과 뜰의 향과 폐백은 어찌 절의 정성이 그 밑에서 분주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처음 선당의 남쪽에서 받들었는데 이미 사람들이 무람없이 구는 것이 편안하지 않았습니다. 법우法宇의 북쪽에 옮겨지었는데 또 보건대 부처님의 소목昭穆에 편안하지 못하여 사람들이 하룻저녁만 말한 것이 아닙니다. 신의 뜻에 응당 영원한 계획이 없겠습니까. 이에 풍년이 들기를 기다려 일을 계획하고 솜씨 좋은 장인을 가려 일을 맡기니 부처님도 범하지 않고 사람들도 더럽히지 않았습니다. 집터를 보니 제자리를 얻어 어떤 것은 바꾸어 새롭게 하고 어떤 것은 옛것을 그대로 따랐고 쓴 재목은 크고도 좋아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한 달을 넘지 않고 세워졌습니다. 파곡巴曲을 지어 영인郢人의 자귀를 돕기를 바랍니다.

兒郞偉       어영차!
拋樑東       들보 동쪽으로 떡을 던져라.
鍾磬丁當入曉風   종소리 덩그렁 새벽바람에 들고,
投簡高僧何處去   편지를 보낸 고승은 어디로 가셨는가?

010_0414_b_01L拋樑南甘棠蔽芾府潭潭崇儒自有
010_0414_b_02L文翁化不必人材愧杞楠拋樑西
010_0414_b_03L烏山與首陽齊試看御賜田中竹萬古
010_0414_b_04L淸風警衆迷拋樑北日繞蓬萊雲五色
010_0414_b_05L惟願邦家寶曆長繩繩直至於千億
010_0414_b_06L樑上滿空星月何昭朗惟天變化最難
010_0414_b_07L載雨載暘千百狀拋樑下眞僧本
010_0414_b_08L自無心者如要目下見眞如必使胷中
010_0414_b_09L忘指馬伏願上樑之後佛天垂佑
010_0414_b_10L步底安畢方遠飛密勿僧坊綢繆之
010_0414_b_11L邊塵不動等閑將壇笳鼓之遊

010_0414_b_12L

010_0414_b_13L夫仁寺冥府殿移建上樑文

010_0414_b_14L
衣冠磊落逖矣地下眞身土木蒼茫
010_0414_b_15L凛然人間法相是庸相宅爲之搆堂
010_0414_b_16L顧惟剉燒舂磨列王之鑑淸澈如水
010_0414_b_17L扄除香幣闔寺之誠奔走下風始奠
010_0414_b_18L禪堂之南旣與人媟狎未穩改卜法宇
010_0414_b_19L之北又視佛昭穆倒安人口蓋非一夕
010_0414_b_20L神意應無終年計於是待樂歲謀事
010_0414_b_21L選巧匠責功不犯佛不凟人胥宇斯得
010_0414_b_22L或易新或仍舊用材孔良隕若自天
010_0414_b_23L竣不逾月聊製巴曲庶侑郢斤兒郞
010_0414_b_24L拋樑東鍾磬丁當入曉風投簡高僧

010_0414_c_01L鳳凰門外老梧桐   봉황문 밖의 늙은 오동나무로다.

拋梁南        들보 남쪽으로 떡을 던져라.
琴湖一帶碧於藍   금호 일대는 쪽빛보다 더 푸르고,
麗臣遣像何淸肅   고려 신하의 유상은 어찌 이리 맑고 엄숙한가.
松栢森森夾古龕   소나무 잣나무 빽빽하게 옛 절을 에워싸고 있네.

拋梁西       들보 서쪽으로 떡을 던져라.
道峯多石滑難躋   도봉의 많은 돌 미끄러워 밟기 어렵고,
松林自古多京客   소나무 숲에는 예로부터 서울 길손이 많았네.
日日山橋送馬蹄   날마다 산 다리에서 가는 말을 송별한다.

拋梁北       들보 북쪽으로 떡을 던져라.
連天公嶽千年色   하늘에 잇닿은 공산의 산색은 천년토록 변함없고,
白雲長鎻聖菴門   흰 구름은 성암의 문을 길이 잠가버렸네.
僧在其中人不識   승려가 그 속에 있어도 아는 사람이 없도다.

拋梁上       들보 위쪽으로 떡을 던져라.
夜來星月光搖颺   밤이 오자 별빛 달빛 이리저리 날리고,
吾觀天下大人心   내가 보건데 천하 대인배의 마음은
直與長空同一量   다만 장공과 더불어 도량이 같구나.

拋梁下       들보 아래쪽으로 떡을 던져라.
寺門遙入聾淵野   산문은 용연의 들로 멀찌감치 들고,
田歌爭唱夕陽中   논의 노랫소리는 석양 속에 다투어 들리노라.
麥雨初晴槐欲夏   보리 비 그치자마자 괴목은 여름을 기다린다.

엎드려 바라노니, 상량한 뒤에 왕은 여전한 즐거움을 누리시고, 스님들은 유신의 복을 받으며, 깨끗한 위령은 시왕전의 참된 법회를 만나고, 삼삼의 큰 무리의 승려들은 오대산의 성대한 유람을 이을지어다.
남지장사 명부전 중수 상량문南地藏寺冥府殿重修上梁文
삼가 진신眞身을 명부冥府에 잠기어 삶과 죽음과 재앙과 복을 마음대로 하시나 우상偶像을 세상에 맡겨 붉은 흙과 푸른 나무에 의지하십니다. 그 묘당廟堂을 수리하여 비로소 향불을 받들어 섬길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생각건대 지장사가 세워진 것은 신라 신문왕神文王의 때로 진실로 천고千古의 신령한 곳입니다. 명부전을 둔 것은 건륭乾隆 초기입니다. 드높도다! 시왕의 광명이 임함이여. 가까이 가면 저는 그 두려워할 바를 볼 수 있고 멀리서 바라보면 누가 임금답지 않다고 말하겠습니까? 세월이 흘러 몇 해가 바뀌었는지요? 옆으로는 바람 불고 위에서는 비가 내려 건물이 무너지려 하고 그림 속의 마름잎과 연은 벽 중간에서 떨어지고 소상 곁의 용상龍象은 당에서 섞여 떨어지니 산신령은 근심으로 이맛살을 찌푸리고 신령은 노하여 눈을 부릅뜹니다. 사물은 극치에 도달하면 반드시 되돌아오고 하늘의 운행도 다시 돌아와 옛것을 버리고 새것을 따릅니다.
대중들이 짝지어 화합할 것을

010_0414_c_01L何處去鳳凰門外老梧桐拋梁南
010_0414_c_02L湖一帶碧於藍麗臣遣像何淸肅松栢
010_0414_c_03L森森夾古龕拋梁西道峯多石滑難躋
010_0414_c_04L松林自古多京客日日山橋送馬蹄
010_0414_c_05L梁北連天公嶽千年色白雲長鎻聖菴
010_0414_c_06L僧在其中人不識拋梁上夜來星
010_0414_c_07L月光搖颺吾觀天下大人心直與長空
010_0414_c_08L同一量拋梁下寺門遙入聾淵野
010_0414_c_09L歌爭唱夕陽中麥雨初晴槐欲夏伏願
010_0414_c_10L上梁之後王享依舊之樂僧受維新之
010_0414_c_11L濯濯威靈見十殿之眞會三三大
010_0414_c_12L踵五臺之盛遊

010_0414_c_13L

010_0414_c_14L南地藏寺冥府殿重修上梁文

010_0414_c_15L
伏以潜眞身於冥間死生禍福之攸擅
010_0414_c_16L寄偶像於世上丹土靑木之是依是其
010_0414_c_17L修葺廟堂方可奉事香火竊惟地藏寺
010_0414_c_18L文神之世寔曰千古靈區冥府殿
010_0414_c_19L乾隆之初巍乎十王光蒞就之我
010_0414_c_20L見其所畏望之誰言不似君日往月來
010_0414_c_21L問春秋之幾易傍風上雨嗟棟宇之將
010_0414_c_22L畫裡芰荷顚倒於半壁塑邊龍象
010_0414_c_23L錯落於一堂山嚬愁眉神瞋怒目
010_0414_c_24L極必反天運重回去舊從新衆謀偶

010_0415_a_01L계획한 것은 협冾이고 재물은 모은 것은 해海이며 일을 감독하여 검소하되 인색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하지 않은 것은 하나같이 모계慕溪의 지휘를 따라서였습니다. 어느 것인들 장인이나 석공의 솜씨가 아니겠습니까? 법당을 짓고 나서 또 승방을 지으니 제비와 참새가 새로 지은 것을 축하하고 건물이 높고 커서 옛날의 누추함을 씻을 만합니다. 이에 파곡巴曲을 지어 영근郢斤88)을 권유합니다.

兒郞偉       어영차!
拋梁東       들보 동쪽으로 떡을 던져라.
阿閦之居勢可通   아촉비불 머무시는 곳에 세력이 통할만 하고,
僧集朝堂多禮數   승려는 아침 법당에 모였는데 예불의 가지 많기도 하다.
木魚告粥日輪紅   목어 울려 아침 죽 때를 알리니 태양이 붉게 떠오른다.

拋梁南       들보 동쪽으로 떡을 던져라.
勝友休夸五十三   좋은 벗은 53선지식을 자랑하고,
堪笑善財多蹩躠   애쓰는 선재는 우습기만 하다.
分明此道不須叅   분명코 이 도는 참문叅問을 필요치 않는다.

拋梁西       들보 서쪽으로 떡을 던져라.
九級瑤臺築不低   구품九品 요대瑤臺 낮지 않으나,
早晩吾當一蹴上   조만간 내가 한달음에 오르려니,
觀音勢至容提携   관음·세지보살님 손잡아 놀아주리라.

拋梁北       들보 북쪽으로 떡을 던져라.
不動如來何嶷嶷   부동존여래 어찌 높으시겠는가.
半夜蒲團入定僧   야반삼경 포단에 앉아 선정에 든 승려로다.
一天明月千峯色   하늘의 밝은 하나의 달 천 개의 봉우리를 비추도다.

拋梁上       들보 위쪽으로 떡을 던져라.
廾八諸天殊逈曠   28천신 자못 허송세월하니,
下界爾來惡事多   하계가 이에 나쁜 일이 많네.
瑤皇有詔除其瘴   옥황상제 명을 내려 그 병폐를 제거하도다.

拋梁下       들보 아래쪽으로 떡을 던져라.
潭潭陰府多王者   깊고 그윽한 명부冥府의 많은 왕 중에
多情最是地藏尊   다정하기는 지장보살님이 제일이시라.
每向園扉哀淚洒   매번 저승 문을 향해 슬픈 눈물을 뿌리시도다.

엎드려 바라옵니다. 상량한 뒤로 신묘한 물건은 수호하고 악한 기운은 소멸하며, 대왕께서는 편안히 지내시며 이 세월이 만만세가 되시고 소승小僧은 떳떳하게 살만하며 그 수가 많아지게 하소서.
운흥사 선당 상량문雲興寺禪堂上梁文
기술하건대 간 것은 반드시 되돌아오니 희역羲易은 양陽을 회복하는 아름다움을 들었습니다. 옛것을 다스려 새것을 만드니 예를 받드는 것은 건물의 성대함에 걸맞습니다. 당堂의 일에서 아름다운 그 공이여. 돌아보건대 운흥사의 터는 실로 산꼭대기의 기슭이 있고 개창한지 천고千古의 세월입니다. 대개 땅은 비밀스럽고 하늘은 굳으며 사면을 둘러 그윽이 깊어서 가장 산이 밝고 물이 곱다고 합니다. 경호耿毫의 옮김이 있었지만 기송杞宋의 글이 없는데 하물며 선당이 불전佛殿 가장 가까이 있음에 대해서이겠습니까.

010_0415_a_01L恊曰冾鳩財曰海蕫役儉而不嗇
010_0415_a_02L而不奢一從慕溪之指揮孰非匠石之
010_0415_a_03L手段旣治法宇又事僧房燕雀賀新
010_0415_a_04L輪奐洗舊陋聊唱巴曲爰侑郢斤
010_0415_a_05L兒郞偉拋梁東阿閦之居勢可通僧集
010_0415_a_06L朝堂多禮數木魚告粥日輪紅拋梁南
010_0415_a_07L勝友休夸五十三堪笑善財多蹩躠
010_0415_a_08L明此道不須叅拋梁西九級瑤臺築不
010_0415_a_09L早晩吾當一蹴上觀音勢至容提携
010_0415_a_10L拋梁北不動如來何嶷嶷半夜蒲團入
010_0415_a_11L定僧一天明月千峯色拋梁上廾八諸
010_0415_a_12L天殊逈曠下界爾來惡事多瑤皇有詔
010_0415_a_13L除其瘴拋梁下潭潭陰府多王者
010_0415_a_14L情最是地藏尊每向園扉哀淚洒伏願
010_0415_a_15L上梁之後神物守護惡氣消亡大王
010_0415_a_16L奠居斯世萬萬小僧得職其數三三

010_0415_a_17L

010_0415_a_18L雲興寺禪堂上梁文

010_0415_a_19L
述夫有往必反羲易揭復陽之休治舊
010_0415_a_20L爲新戴禮穪輪奐之盛於堂之役
010_0415_a_21L乃之功顧惟興寺之墟實是頂山之麓
010_0415_a_22L闢千古而上下蓋甞地秘而天慳環四
010_0415_a_23L面而窈深最是山明而水麗云有耿毫
010_0415_a_24L之徙而無杞宋之文矧在禪堂㝡近

010_0415_b_01L앞의 누각을 당기고 처마를 이어 종과 경쇠와 나고螺皷가 서로 들리며 오른쪽 요사채를 가리켜 기둥을 대하며 기거와 음식이 접한 듯하여 경영한지 몇 대나 되었습니까? 추위와 더위가 자주 옮겨 붉은 마룻대는 무너지려고 하고 그림 속의 용과 뱀은 떨어지려고 하며 푸른 기와는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떨어지면 원앙새는 어지러이 떨어지고 지나는 길손은 그 때문에 흐느껴 울고 사는 이들은 그리워하며 애석해합니다. 대중들이 짝을 지어 협력할 것을 계획하여 큰 운이 다시 돌아왔으나 물건을 미리 저축하지 못한 것이 애석합니다. 다행히 장인들이 스스로 이르러 갑자기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혹 시작은 있으나 마침이 없을까 염려하였는데 갑자기 공을 아뢰게 되었습니다. 생각건대 반드시 신이 아니라면 부처님일 것이니 그 제도가 높고 평소보다 배나 되었습니다. 광채가 나는 것을 보았는데 어찌 제비의 축하가 없겠습니까. 파조巴調를 불러 영근을 권유합니다.

兒郞偉       어영차!
拋梁東       들보 동쪽으로 떡을 던져라.
萬里扶桑瑞日紅   만리 부상扶桑에 상서로운 해 붉다.
林下不無憂國志   숲 아래에서 나라를 근심하는 뜻 없지 않으니
朝朝禮佛祝年豊   아침마다 예불하며 풍년 들기를 기원한다.

拋梁西       들보 서쪽으로 떡을 던져라.
簇立羣峯秀色齊   빽빽이 늘어선 뭇 봉우리 빼어난 색 가지런하다.
春洞夕陽人影亂   봄이 든 골짜기 석양에 사람 그림자 어지러운데
碧桃花下路高低   푸른 복사꽃 꽃은 떨어지고 길은 높았다 낮아진다.

拋梁南       들보 남쪽으로 떡을 던져라.
曲曲淸溪綠且甘   굽이굽이 맑은 계곡 푸르고도 달다.
林色雨餘看更好   숲 빛은 비 온 뒤에 보기 더욱 좋은데
巖花垂露碧𣰦𣯶   바위에 꽃은 이슬을 드리워 갈기갈기 푸르네.

拋梁北       들보 북쪽으로 떡을 던져라.
達城朝日寒鴉色   달성의 아침해는 겨울 까마귀 빛깔이네.
遙看京洛隔雲山   멀리 서울을 바라보니 구름 산에 막혔는데
別界生涯容作息   별세계의 삶은 일어나고 쉼을 허용하네.

拋梁上       들보 위쪽으로 떡을 던져라.
七尺乾坤恣俯仰   칠척의 몸으로 천지간을 마음대로 노닐고,
白玉之京信可誦   백옥의 서울은 진실로 칭송할 만 하니,
鸞驂我欲朝天仗   나는 난새를 타고 천궁으로 조회하러 가려하네.

拋梁下       들보 아래쪽으로 떡을 던져라.
前霄麥雨春生野   전날 밤 보리 비에 들녘에는 봄이 돋고,
槐陰僧臥午窓天   대낮의 창가 회나무 그늘에서 승려는 잠을 자니,
瓶鉢翛然忘指馬   물병과 바루는 소연히 시비是非를 잊었다.

엎드려 바라오니, 상량한 뒤에 상서로운 일은 날로 생기고 재앙은 얼음 녹듯 사라지며, 여러 수승한 승려들은 오대산의 높은 가풍을 잇고 칠칠의 참된 가르침의 부처님은 만고토록 지혜의 태양이 빛나소서.
팔공산 동화사에 판목이 있다.

010_0415_b_01L佛殿控前樓而連宇鐘磬螺鼓之相聞
010_0415_b_02L指右寮而對楹起居飮食之如接曾經
010_0415_b_03L營以何代已寒暑之屢移朱棟欲傾
010_0415_b_04L畫裡龍蛇之顚倒碧瓦初坼日下䲶鴦
010_0415_b_05L之離披過客爲之唏噓居者懷而惜惜
010_0415_b_06L衆謀偶恊大運重回惜無物兒之預儲
010_0415_b_07L幸有匠氏之自至倉卒擧事慮或有初
010_0415_b_08L而無終倐然告功意必非神則是佛
010_0415_b_09L穹崇其制倍簁平前旣見▼(彐/軍)飛那無
010_0415_b_10L燕賀唱以巴調侑夫郢斤兒郞偉
010_0415_b_11L梁東萬里扶桑瑞日紅林下不無憂國
010_0415_b_12L朝朝禮佛祝年豊拋梁西簇立羣峯
010_0415_b_13L秀色齊春洞夕陽人影亂碧桃花下路
010_0415_b_14L高低拋梁南曲曲淸溪綠且甘林色
010_0415_b_15L雨餘看更好巖花垂露碧𣰦𣯶拋梁北
010_0415_b_16L達城朝日寒鴉色遙看京洛隔雲山
010_0415_b_17L界生涯容作息拋梁上七尺乾坤恣俯
010_0415_b_18L白玉之京信可誦鸞驂我欲朝天仗
010_0415_b_19L拋梁下前霄麥雨春生野槐陰僧臥午
010_0415_b_20L窓天瓶鉢翛然忘指馬伏願上梁之後
010_0415_b_21L禎祥日生灾孽氷泮三三勝侶僧
010_0415_b_22L五臺高風七七眞詮佛懸萬古慧日

010_0415_b_23L
八公山桐華寺留板

010_0415_b_24L
仁嶽集卷之二
  1. 78)법상法相 : 불상佛像을 말하고 여래와 보살 등이 잘 어울린다는 것은 불상 뒤에 있는 탱화를 말한다.
  2. 79)보록寶籙 : 봉황이 황제黃帝와 요堯임금에게 주었다는 책으로 천명天命을 뜻한다.
  3. 80)강릉제수岡陵齊壽 : 장수를 축원할 때 쓰는 표현이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천보天保」편에 “산과 같고 언덕과 같으며, 산마루와 같고 구릉과 같으며(如山如阜, 如岡如陵.)”라고 하였다.
  4. 81)현륭원顯隆園 : 장헌세자(思悼世子)의 능이다. 본래의 명칭은 영우원永祐園이던 것을 1789년(정조13)에 수원水原으로 천장遷葬하면서 이름을 바꾼 것이다.
  5. 82)수마제국須摩提國 : 수마제는 범어로는 Sukhāmatī 또는 Sukhāvatī라 한다. 음역으로는 수아제須阿提, 수가마제須呵摩提, 수가마지須呵摩持라 하며 의역으로는 묘의妙意, 호의好意라 한다. 서방 극락정토極樂淨土를 말한다.
  6. 83)도사다천覩史多天 : 욕계 육천六天 중 네 번째 하늘이다. 도솔천이라고도 한다. 장래 부처가 될 보살이 있는 곳이다.
  7. 84)현감玄鑑 : 천감天鑑과 같은 말로 하늘에서 굽어봄을 뜻한다.
  8. 85)의호懿號 : 묘호를 추숭하는 것이다.
  9. 86)초제招提 : 초제는 절이라는 뜻인데 용주사를 말한다.
  10. 87)긍구肯構 : 긍구긍당肯構肯堂의 준말로, 『서경』「대고大誥」에, “만약 아버지가 집을 지으려 작정하여 이미 그 규모를 정했는데도 그 아들이 기꺼이 당기堂基를 마련하지 않는데 하물며 기꺼이 집을 지으랴.(若考作室 旣底法 厥子乃弗肯堂 矧肯構)” 한 대목에서 온 말로, 자손이 선대의 유업을 잘 계승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는 고가古家를 자손들이 중수重修한 것을 가리키는 듯하다.
  11. 88)영근郢斤 : 『장자』「서무귀徐无鬼」에 “영郢 땅의 사람이 코끝에 백토白土를 파리 날개처럼 묻혀 놓고 장석匠石을 시켜 그것을 깎아내게 하였다. 장석이 바람을 일으키며 도끼를 휘둘러 마음대로 깎아내어 백토를 다 깎아내었는데도 코가 다치지 않았고, 영 땅의 사람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라고 하였다. 후대에는 영근郢斤이라고 하여 글을 잘 고치는 것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