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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5_c_02L인악집 제3권(仁嶽集卷之三)서書홍 사군에게 올림(上洪使君)처음 공산公山에서 뵙고 돌보아 주시는 것이 특히 풍성하고 후해서 차고 넘치도록 얻고서 남쪽으로 내려왔습니다. 하물며 한 부副의 아름다운 문장을 보내주시니 길이 산문山門의 변하지 않는 안색顔色이 되었습니다. 옥대玉帶를 남겨주신 것이 어찌 많겠습니까만 제가 어떻게 그것을 얻었는지 부끄럽습니다. 저의 거처로 돌아가 더욱 감동하여 읊조렸습니다. 겨울날이 추워지려 하는데 부모님을 모시는 여가에 공무를 보시는 몸과 정신이 편안하신지요? 그립고 그립습니다. 내려 주신 정성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바위에 깃들어 표주박으로 물을 마시니 분수에 족합니다. 때로 법려들과 『금강경』과 『원각경』을 강할 뿐이니 아름다운 시에 감히 화답하지 못하였습니다. 억지로 화운하는 것은 다만 맑은 글을 더럽힐 뿐이며, 일찍이 졸저(覆瓿)89)도 영광스러운 일이니 삼가 소승의 행동거리로 대신할 따름입니다.판관 이숙 공에게 올리는 글(上判官李公漵書)귀인과 이별하고90) 산봉우리 달이 세 번 굽었습니다. 덕의를 추송하니 도야陶冶해 주심을 어찌 감히 잊겠습니까?삼가 문안드립니다. 극심한 가뭄에 정치를 하시는 몸의 안부가 어떠하신지요? 간절히 그리워합니다. 편지를 주신 정성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질병이 침범하고 뜻과 일이 조잡하고 데면데면하여 하루 종일 마음 쓰는 것이 없습니다. 초목으로 돌아가는 것을 면하지 못할 뿐입니다. 동쪽 개울에 제방을 쌓는 일은 몹시 수고스럽고 염려가 되지만 진실로 마땅하니 만 길이나 되는 큰 파도가 없을 것입니다. 읍민들에 있어서는 그것이 이루어진 것을 기뻐하는 줄 알겠습니다. 보리가 황폐해지고 모가 물러진 것이 이와 같은데 어찌 판관(分憂)께서 견디겠습니까? 원림園林이 절로 편안하여 도끼와 자귀를 들이지 않으니 비로소 이봉異封이 추한 모습인 줄 알겠습니다. 오히려 이 화유化囿 중의 물건도 이러한데 -
010_0415_c_02L仁嶽集卷之三
010_0415_c_03L
010_0415_c_04L書
010_0415_c_05L上洪使君
010_0415_c_06L始謁於公山。眷與特隆厚。盎然有得服
010_0415_c_07L之而南矣。況有一副瓊章。永作山門百
010_0415_c_08L年顏色。玉帶之鎭。奚足多也。但愧不
010_0415_c_09L肖何以得此。歸伏窮崖。尤復感誦。冬
010_0415_c_10L日欲寒。伏惟舞綵餘睱視篆。體候神相
010_0415_c_11L萬安。伏伏慕慕。不任下誠。沾巖栖瓢
010_0415_c_12L飮。於分足矣。時與法侶。講論金剛圓
010_0415_c_13L覺而已。佳詩不敢逋債。强此扳和。適足
010_0415_c_14L浼淸。甞覆瓿亦榮。謹替闍黎。仰伸起居。
010_0415_c_15L
010_0415_c_16L上判官李公漵書
010_0415_c_17L拜違㫌棨。山月三彎。追誦德儀。敢忘
010_0415_c_18L陶鑄。謹伏問。亢旱政躰候若何。區區
010_0415_c_19L伏慕。不任下誠。沾疾病侵陵。志業鹵
010_0415_c_20L莽悠汎。終日無所用心。未免爲草木之
010_0415_c_21L歸耳。東川築役。大勞盛慮。而其固則
010_0415_c_22L當。無萬丈洪濤。其在邑民。樂成可知。
010_0415_c_23L而麥荒秧苦如此。何堪分憂。園林自妥
010_0415_c_24L斧斤不入。始覺異封醜狀。猶是化囿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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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6_a_01L이 불초한 저까지 돌아보아 주시니 어떻게 이것을 얻겠습니까? 우러러 어진 정사를 기리며 갚을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병든 몸이 열기를 두려워하여 뵙기를 도모하지 못하나이다. 삼가 백성들을 위하여 자중하시기를 축원합니다.박 명부에게 올리는 글(上朴明府書)저번의 관아에서 만나 뵙고 밤을 새우면서 배화陪話하고는 보고 느끼는 사이에 얻은 것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저는 궁벽한 산골의 천한 사람인데 어떻게 이런 은혜를 입었는지요? 큰 군자의 앞에서 발길을 돌린 뒤에 더욱 덕을 연모하고 계시는 곳을 우러러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이든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극심한 가뭄이 이렇게 혹독한데 삼가 사무를 보시는 몸과 정신이 편안하기를 바랍니다. 몹시 그립고 그립습니다. 편지를 내려 주신 정성을 감당할 길이 없습니다. 저는 대구 용연사의 부탁을 받은 것이 여러 번이어서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오늘 23일에 길을 떠나는 애초에 문으로 달려가 안부를 묻고 인사를 하려 하였으나 삼가 수레가 봉래산으로 행차하여 아직 관아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비록 그렇게 하고 싶었으나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저물녘 돌아오는 길에 걸음마다 머리를 돌리고 바라보았습니다. 삼가 백성들의 운명을 위하여 자중하시기를 바랍니다.눌촌에게 답하는 글세 통(答訥村書三)깊은 산에 병으로 누워 한 해가 다시 저물었습니다. 오늘과 옛날을 돌아다보니 온갖 감정이 교대로 모입니다. 봉峰 스님께서 소매에서 당신의 편지(淸翰)를 전해주기에 벌떡 일어나 소리 내어 읽기를 몇 차례 하니 갑자기 고질병이 있는 줄도 잊었습니다. 하물며 당신의 몸이 진중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어떤 기쁨이 그와 같겠습니까? 편지에서 물으신 것은 부처님의 지극한 이론이 아닙니다. 대저 일심一心은 만법萬法의 근원이 되어 하늘은 이것으로써 덮어주고 땅은 이것으로써 실어주며, 나아가 해와 달과 별과 산과 내와 밀물과 썰물과 깃 달린 것과 -
010_0416_a_01L物。顧茲無似。何以得此。仰頌仁政。莫
010_0416_a_02L知攸報。病骨㤼熱。未圖衹謁。伏祝爲
010_0416_a_03L民自重。
010_0416_a_04L
010_0416_a_05L上朴明府書
010_0416_a_06L向來獲奉牙旌。陪話終宵。觀感之間
010_0416_a_07L所得實多。自惟窮山賤子。何以得此。
010_0416_a_08L於大君子之前。旋馭以後。益復戀德。
010_0416_a_09L瞻望鈴閣。何日可忘。亢旱此酷。伏惟
010_0416_a_10L視篆。氣體候神相萬安。伏慕區區。不
010_0416_a_11L任下誠。沾被大丘龍淵寺之請。至於再
010_0416_a_12L四。拒之不得。茲以今二十三日。啓行
010_0416_a_13L初擬。趍走門郊。以候以辭。伏聞冠蓋
010_0416_a_14L作蓬萊之行。尙未還衙。雖欲云云。亦
010_0416_a_15L無奈何。夕陽歸路。步步回首。伏祝爲
010_0416_a_16L民命自重焉。
010_0416_a_17L
010_0416_a_18L答訥村書三
010_0416_a_19L臥病雲山。歲復暮矣。俯仰今古。百感
010_0416_a_20L交集。峰師袖傳淸翰。蹶然而起。諷咏
010_0416_a_21L數回。頓失沈痾所在。况審尊軆珍毖
010_0416_a_22L何喜如之。書中所問。此非佛氏之極論。
010_0416_a_23L而大抵一心爲萬法之源。天以之覆。地
010_0416_a_24L以之載。以至日月星辰。山川潮汐。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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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6_b_01L털 달린 것과 비늘 있는 것과 껍질 있는 것과 삼라만상이 이를 말미암아 세워지고 이에 의지하여 운행됩니다. 꽃이 붉고 대나무가 파란 것은 타고난 그대로의 면목(天眞面目) 아님이 없습니다. 솔개는 하늘에서 날고 물고기는 연못에서 뛰노는 것은 모두 저절로 그러한 정신(自然精神)입니다. 비유하자면 밝은 거울로 모양을 비추면 모양마다 모두 거울이고 순금으로 물건을 만들면 그릇마다 모두 금인 것과 같습니다. 까마귀는 날마다 물들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검으니 검은 이유를 따질 필요가 없고, 고니는 날마다 목욕하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희니 흰 이유를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닭은 추워지면 나무에 오르고 오리는 추우면 물에 내려가니 어떤 힘을 받들겠습니까? 소는 코뚜레를 하고 말은 재갈을 물리는 것은 그 자연스러움을 따른 것입니다. 그 상相으로는 낱낱이 모두 헛된 것이니 평할 수 있는 것이 없고, 그 성性으로는 낱낱이 모두 참된 것이니 평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일심을 깨달으면 만법이 거울에 마주한 것 같고, 일심을 미혹하면 만법이 담벼락을 마주한 것 같음입니다. 만법에 통달하고자 한다면 먼저 일심을 밝혀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찌 반고盤古 등이 해와 달을 하늘의 안목眼目으로 삼아서 양陽을 해라 하고 음陰을 달이라 하며,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에서 밀물과 썰물을 땅이 숨 쉬는 것으로 여겨서 아침에는 밀물이라 하고 저녁에는 썰물이라 하는 설과 같겠습니까? 각기 한 물건에 나아가 한 가지 이치를 미룬 것입니다. 편지를 보내신 뜻에 당부하신 것이 매우 간절함을 보았기에 자세히 비루한 견해를 감히 늘어놓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마 대방가大方家에게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 내년 봄 원일元日에 다시 초복初服을 손질하신다니 심히 축하드리고 축하드립니다.또(又)연이어 편지로 안부를 물어주시니 어찌 기쁨과 송구함을 견딜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심한 추위에 몸 건강히 잘 계신다는 것을 알았으니 기쁨과 위안이 끝이 없습니다. 저는 고독히 자신만을 지키면서 온갖 것을 알지 못하니 구허자의 종류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자신이 알지 못하는 일을 말하려고 합니다. 이는 이미 간절한 물음을 받았기에 침묵할 수 없어서입니다. 한번 평소에 터득한 것으로 -
010_0416_b_01L毛鱗介。萬像森羅。由之而建立。依之
010_0416_b_02L而運行。花紅竹翠。莫非天眞面目。鳶
010_0416_b_03L飛魚躍。渾是自然精神。譬之明鏡現像。
010_0416_b_04L像像皆鏡。純金鑄器。器器皆金。烏不
010_0416_b_05L待日染而黑。則不必詰其所以黑。鵠不
010_0416_b_06L待日浴而白。則不必詰其所以白。鷄寒
010_0416_b_07L上樹。鴨寒下水。承誰力也。牛之穿鼻
010_0416_b_08L馬之絡首。因其自然。以其相也。則一
010_0416_b_09L一皆虛。無可雌黃。以其性也。則一一
010_0416_b_10L皆眞。不必雌黃。所以悟一心萬法臨鏡
010_0416_b_11L迷一心萬法面墻。欲達萬法。先明一心。
010_0416_b_12L然則豈如盤古等。紀以日月爲天之眼
010_0416_b_13L目。而陽曰日陰曰月。皇極經世。以潮
010_0416_b_14L汐爲地之喘息。而早曰潮晩曰汐等
010_0416_b_15L說。各就一物上。便推一理來者哉。來書
010_0416_b_16L之意。所以見囑者甚勤。區區鄙見。不
010_0416_b_17L敢不陳。其將見笑于大方之家歟。承以
010_0416_b_18L明春元日。將復修初服。甚甚賀賀。
010_0416_b_19L
010_0416_b_20L又
010_0416_b_21L疊辱書存。曷勝欣悚。且審慄烈。軆度
010_0416_b_22L榮衛。喜慰亡量。某塊然自守。百不知
010_0416_b_23L識。未免拘墟之流。而乃欲語氷之及哉。
010_0416_b_24L然旣荷勤問。不可緘默。試以所得於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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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6_c_01L논해보겠습니다.기氣는 아득한 태허太虛에서 날아서 오르고 내려 그친 적이 없습니다. 이는 동정動靜의 기틀이고 강유剛柔의 관건이어서 나누어지면 위와 아래와 맑음과 흐림이 되고 합해지면 바람과 비와 서리와 이슬이 됩니다. 엉기면 사람과 산과 내의 형질形質이 되고 흩어지면 술지게미와 잿더미의 찌꺼기가 됩니다. 그것이 그러한 까닭은 모두 이치 때문입니다. 우선 솔개나 물고기에 나아가 살펴봅시다.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뛰노는 것은 기입니다. 그런데 반드시 어떤 한 사물이 있어 저들이 이와 같게 할까요? 날게 하고 뛰게 하는 것은 이치입니다. 이것을 종류로 하여 미루면 사물마다 모두 그러함을 볼 수 있습니다. 천지에 가득 찬 것은 한 물건도 성性 안에 있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사물들은 많지만 한마디로 말한다면 아마 그렇지 않겠습니까? 나아가 일상 생활하는 사이에 모든 행동이 지극한 이치 아님이 없습니다. 들고 나고 말하고 침묵하는 것이 모두 오묘한 도리입니다. 이것은 모두 도리道理의 근본이나 그사이에 한 터럭의 사의私意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스스로 그러하다(自然)고 합니다. 그러니 저절로 그러한 그러함 이외에 또 그러함의 그러함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이미 의義에 있기 때문에 이理라 하고 하늘에 있으면 명命이라 하고 사람에 있으면 성性이라 하며 몸을 주관하는 것을 심心이라 하니 심과 이는 두 개의 사물로 나눌 수 없습니다. 대개 사람과 사물이 생길 때 함께 이 성性을 얻으니 그것을 이어서 잘하는 것은 성입니다. 호랑이나 이리가 먹이를 사로잡아 먹고 도척과 장교가 방자하고 사나움이 어찌 그 성의 본연本然이겠습니까? 다만 기질을 받은 것이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찌 또한 그것을 성이라고 이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것을 물에 비유하면 물이 흐리다고 해서 그것을 물이 아니라고 할 수 없으며 나아가 물짐승 뭍짐승 날짐승 들짐승이 머리를 고치고 얼굴을 바꾸는 것은 다만 음양陰陽이 서로 변화하는 것일 뿐입니다. 맹자는 “지혜에서 싫어하는 것은 그것이 천착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대개 사물의 이치는 스스로 그러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만약 작은 지혜를 써서 천착하여 스스로 사사로이 하면 -
010_0416_c_01L日者。論之。氣蟒然太虛。飛揚升降。未
010_0416_c_02L甞止息。此動靜之機。剛柔之關。判而
010_0416_c_03L爲上下淸濁。合而爲風雨霜露。凝則爲
010_0416_c_04L人物山川之形質。散則爲糟粕煨燼之
010_0416_c_05L査滓。而其所以然者。則皆理也。且就
010_0416_c_06L鳶魚上看。鳶之飛魚之躍。氣也。而必
010_0416_c_07L有一箇什麽物事。使得他如此。則其所
010_0416_c_08L以飛所以躍者。理也。類此推之。物物
010_0416_c_09L皆然。可見。充滿天地者。無一物不在性
010_0416_c_10L內。夫物芸芸。一言蔽之。不其然乎。以
010_0416_c_11L至日用之間。動容周旋。無非至理。出
010_0416_c_12L入語默。捴是妙道。此皆道理之本。然不
010_0416_c_13L容一毫私意於其間。故謂之自然。則非
010_0416_c_14L自然之然以外又有所以然之然也。此
010_0416_c_15L旣在義。故曰理。而在天曰命。在人曰
010_0416_c_16L性。主於身曰心。則心與理。不可分作
010_0416_c_17L二物看。蓋人物之生。同得此性。則繼
010_0416_c_18L之者善。是性也。虎狼之搏噬。蹠蹻之
010_0416_c_19L恣睢。豈其性之本然。特氣禀之所爲。然
010_0416_c_20L惡亦不可不謂之性也。譬之水。不可以
010_0416_c_21L水之濁者不爲之水也。至若水陸飛走
010_0416_c_22L之改頭換面。特陰陽之互相變化耳。孟
010_0416_c_23L氏有云所惡於智者。爲其鑿也。蓋事物
010_0416_c_24L之理。莫非自然。若用小智。鑿而自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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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7_a_01L아마 성품을 해쳐 도리어 지혜롭지 않음이 될 것입니다. 군자의 도는 가까워서 비록 불초한 이라도 지知에 참여하여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남들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습니다. 멀면 비록 성인이라고 할지라도 알지 못하는 것이 있어서 능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누구에게 물어야 합니까? 군자의 걱정은 앎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다만 실천하기가 어려울 뿐입니다. 단지 아비가 되어서는 자애에 머물고 자식이 되어서는 효도에 머물며 신하가 되어서는 충성에 머물고 젊은이가 되어서는 공손함에 머물며 벗이 되어서는 믿음에 머뭅니다. 일상 생활하는 사이에 일을 따라 각기 그 마땅함을 얻을 뿐입니다. 이것은 반드시 당신께서 평소 옛날에 익히 밝히고 힘써 행하시던 것이니 어찌 저의 적료寂廖한 말을 기다리겠습니까?우리 불가에 이르러서는 이기理氣를 말하지 않고 오로지 마음만을 말합니다. 대개 마음은 하나의 공적이고 함께하는(公共) 사물이라서 내가 그것을 사사로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마음은 원만하고 청정하여 큰 허공과 같고 큰 바다와 같습니다. 성품은 비록 일체 상이 아니지만 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저 하늘과 땅과 해와 달과 사람과 사물과 산과 내와 삼라만상은 모두 마음의 상입니다. 합하여 말하면 만법은 모두 일심一心이요 나누어서 말하면 법마다 각기 모두 일심을 갖추고 있습니다. 육도윤회에 이르러서는 모두 그 업력에 끌리는 것이지 본래 마음이 하는 바가 아닙니다. 그러나 또한 마음이 아니라고 이를 수도 없습니다. 중생도 마음이요 부처도 마음입니다. 그렇다면 고니의 흰색에 나아가 고니가 흰 까닭을 추구할 필요도 없고, 까마귀의 검은색에 나아가 까마귀가 까만 까닭을 추구할 필요도 없습니다. 한 마디로 판단한다면 고니가 흰 것은 마음이요 까마귀가 검은 것도 마음입니다. 일심이 밝아지고 나면 만법은 저절로 밝아집니다. 이것은 돈오頓悟의 설이 있는 이유입니다. 만법은 모두 공하여 일심에 돌아갑니다. 일심이라는 명칭도 억지로 세운 것일 뿐입니다. 그 실제實際를 말하자면 현묘하고도 현묘하여 이름으로 규정지을 수 없고 말로도 말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다루게 할 수도 없고 -
010_0417_a_01L則恐害於性。而反爲不智也。君子之道
010_0417_a_02L近則雖不肖。可以與知能行焉。此則不
010_0417_a_03L必問人。遠則雖聖人。有所不知不能焉。
010_0417_a_04L此則當欲問誰。君子之患。非知之艱。
010_0417_a_05L特行之艱耳。只是爲父止慈。爲子止孝
010_0417_a_06L爲臣止忠。爲小者止悌。爲朋友止信。
010_0417_a_07L於日用動靜之間。隨事各得其當而已。
010_0417_a_08L此必左右平昔所以講明力行者。何待
010_0417_a_09L某寂寥語也。至於吾佛氏。則不言理
010_0417_a_10L氣。而專言心。蓋心者。一公共底物事
010_0417_a_11L非我得而私之也。是心圓滿淸淨。如太
010_0417_a_12L虛空焉。如大溟渤焉。性則雖非一切相
010_0417_a_13L而得爲一切。彼天地日月。人物山川。
010_0417_a_14L萬像森羅。皆心之相也。合而言之。萬
010_0417_a_15L法皆一心。分而言之。法法上各具一心
010_0417_a_16L矣。至於六道輪回。則皆其業力所牽。
010_0417_a_17L本非心之所爲也。然亦不可謂非心。生
010_0417_a_18L亦心也。佛亦心也。然則不必就鵠白上
010_0417_a_19L推鵠之所以白。就烏黑上。推烏之所以
010_0417_a_20L黑。而一言斷之。曰鵠白。心也。烏黑
010_0417_a_21L心也。一心旣明。萬法自彰。此所以有
010_0417_a_22L頓悟之說也。萬法皆空。歸於一心。一
010_0417_a_23L心之稱。亦强立耳。語其實際。則玄之
010_0417_a_24L又玄。名不可名。說不可說。敎別人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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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7_b_01L반드시 자신이 스스로 하고자 하고 스스로 먹어야 비로소 얻을 수 있습니다. 정명淨名이 문수文殊를 대하여 침묵한 것과 선서善逝께서 가섭迦葉에게 비밀히 전한 것은 모두 이 때문입니다.고명高明께서 이것을 보시고 믿으실 수 있겠습니까? 만일 그렇지 않다고 하신다면 각기 들은 바를 따르고 각기 아는 바를 행할 뿐입니다. 다시 같기를 구함에 바람이 없습니다. 근래에 추위가 혹독해서 고질병이 다시 도졌습니다. 봉사를 지체하고 회피하고 태만한 것을 장차 꾸짖으신다면 과연 엄한 질책을 받들 것이니 어찌하여야 속죄할 수 있을런지요?또(又)매번 편지를 주시니 번번이 부끄러움을 더합니다. 부처님께서 “지금 내 이 몸은 사대四大가 화합한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대개 피부와 근골처럼 견고하고 만져지는 것은 지대地大라고 하고 침이나 피나 콧물이나 눈물처럼 흘러가는 것은 수대水大라 하며 따뜻한 기운은 화대火大이고 움직이는 것은 풍대風大입니다. 인연因緣이 합하면 이 몸이 생겨나고 인연이 흩어지면 이 몸이 멸합니다. 어찌 사람만 그렇겠습니까? 사물이 모두 그러할 뿐입니다. 총괄하여 말하자면 인연에서 생기지 않는 법은 하나도 없습니다. 대저 만법이란 이미 연에서 생겨서 원래 자체自體가 없고 오직 하나의 진심眞心일 뿐이어서 우뚝하게 드러납니다. 비유하자면 거울 속에 있는 여러 상은 물건을 대하면 나타나고 물건이 가면 사라집니다. 나타남과 나타나지 않음도 오직 하나의 밝은 거울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사대는 비록 마음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삼천대천세계에 천당天堂은 수미산의 위쪽에 있고 지옥은 철위산鐵圍山 사이에 있으니 내가 그것을 못 본다고 해서 없다고 한다면 안 될 것입니다. 만약 저 부처의 말은 어찌 믿겠냐고 한다면 중원仲遠이 중추中秋에 천궁天宮에 오르고 안복顏卜이 지하에서 문랑文郞을 닦았다는 것을 또 어찌 지적하여 말합니까? 저 또한 부처가 말한 것입니까? 반드시 내가 직접 본 뒤에 비로소 믿을 수 있다면 『산해경山海經』에 실린 갈라진 혀에 머리가 세 개인 것과 -
010_0417_b_01L手不得。須是自家自肯自契。始得。淨
010_0417_b_02L名之默對文殊。善逝之密傳迦葉。皆以
010_0417_b_03L是耳。高明見此能信得及否。如曰不然。
010_0417_b_04L各遵所聞。各行所知而已。無復可望於
010_0417_b_05L求同也。近因寒劇。宿痾復作。奉謝嵇
010_0417_b_06L緩。方訟逋慢。果承嚴誅。何當得贖。
010_0417_b_07L
010_0417_b_08L又
010_0417_b_09L每一擎書。輒增感怍。佛云。我今此身
010_0417_b_10L四大和合。蓋皮膚筋骨。有堅礙者。名
010_0417_b_11L地大。唾血涕淚。有流行者。名水大。煖
010_0417_b_12L氣爲火大。動轉爲風大。因緣合則此身
010_0417_b_13L生。因緣離則此身滅。豈獨人哉。物皆
010_0417_b_14L然耳。統而言之。未曾有一法不從因緣
010_0417_b_15L生。大抵萬法。旣從緣生。元無自體。唯
010_0417_b_16L一眞心。挺然現露。譬之鏡中諸像。物
010_0417_b_17L對則現。物謝則亡。現亦無現。唯一明
010_0417_b_18L鏡。然則四大。雖目爲心可也。三千大
010_0417_b_19L界。天堂在須彌之上。地獄在鐵圍之間
010_0417_b_20L不可以我之不見而謂之無也。如曰彼
010_0417_b_21L一佛之言奚足信也。則仲遠之中秋上
010_0417_b_22L天宮。顏卜之地下修文郞。又何指而言
010_0417_b_23L乎。彼亦佛言歟。必我親見然後。方可
010_0417_b_24L取信。如山海經所載。岐舌三首及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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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7_c_01L불사등국을 한위(漢晋) 때의 유자들이 그것을 말하거나 기술한 것이 적지 않은데 이것은 모두 그릇된 것입니까?우리 석가께서는 수련이 지극하여 온갖 얽매는 것이 다하여 일진一眞만이 드러났으니 고요하고 잠잠하며 형체도 없고 소리도 없어서 감응하면 마침내 통합니다. 여기에 천백억 화신化身이 성대히 많아집니다. 바라보면 앞에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 있어서 진실로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본체에 나아가 본다면 오직 하나의 진신眞身일 뿐이요 작용에 나아가 본다면 천백억도 족히 많지 않습니다. 한가위 때의 달을 본 적이 있습니까? 만 리 창공에 오직 하나의 달뿐이지만 그림자는 백 개의 강에 떨어집니다. 이에 백 개의 달그림자가 있게 됩니다. 천 개의 강에 천 개의 달이요 만 개의 강에 만 개의 달이나, 달 역시 무심無心하여 천 개가 되고 만 개가 됩니다. 근본을 가지고 본다면 그것을 한 개의 달이라고 해야 되고 그림자를 가지고 본다면 그것을 천 개나 만 개의 달이라고 해야 합니다. 진신을 비유하자면 근본인 달이요 화신을 비유하자면 그림자인 달입니다. 저것을 끌어다 이것을 증명하니 하나는 근본이요 만 가지는 갈라진 것이 그렇지 않겠습니까? 위대하여 저절로 변화하는 것을 성聖이라 하고 성스러워서 헤아릴 수 없는 것을 신神이라 하는데 이와 같은 것이 있는지요?죽헌 홍 대아에게 드림(與竹軒洪大雅)‘행차(華旆)가 오고 가자 설산雪山이 그 때문에 가벼워지고 무거워졌다.’는 두보의 시구는 과연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옥대玉帶를 남겨주신 것을 어찌 족히 말하겠습니까? 하물며 모시고 노닌 여러 날 동안 평소 듣지 못했던 것을 더욱 많이 들었습니다. 심성이기心性理氣의 설에 대해서는 판단하여 결정함이 강물이 흐르듯 하여 비록 스스로 노사숙유라고 할지라도 입을 떡 벌리고 삼십 리는 물러날 것입니다. 그러하니 도를 들음이 빠른 것이 이와 같군요? 참으로 실천하실 줄 알기를 바랍니다. 단지 문사文辭로써 그치지 않는다면 그 진보를 장차 헤아리지 못할 것입니다. 그것을 공경하고 탄복하기를 그치지 않습니다. -
010_0417_c_01L死等國。漢晋間諸儒。頗有稱述之者
010_0417_c_02L此皆非歟。我釋迦修鍊之極。萬累都盡
010_0417_c_03L一眞獨露。寂焉默焉。無形無聲。而感
010_0417_c_04L則遂通。於是乎。有千百億化身之紛紜
010_0417_c_05L矣。瞻之在前。忽焉在後。固難得而測
010_0417_c_06L也。就軆上看。唯一眞身而已。就用中
010_0417_c_07L看。千百億不足多也。曷甞觀中秋之月
010_0417_c_08L乎。萬里蒼穹。唯一輪月。而影落百川。
010_0417_c_09L於焉有百箇之影月矣。千江千月。萬江
010_0417_c_10L萬月。而月亦無心乎。爲千爲萬也。以
010_0417_c_11L本則謂之一月。可也。以影則謂之千萬
010_0417_c_12L月可也。眞身譬則本月。化身譬則影月。
010_0417_c_13L援彼證此。一本萬殊。不其然乎。大而
010_0417_c_14L化之之謂聖。聖而不可測之之謂神。有
010_0417_c_15L如是夫。
010_0417_c_16L
010_0417_c_17L與竹軒洪大雅
010_0417_c_18L華旆去來。雪山爲之輕重。老杜之詩
010_0417_c_19L果非虛語。區區玉帶之鎭。何足道哉。
010_0417_c_20L况陪遊數日。益聞所不聞。其於心性理
010_0417_c_21L氣之說。剖決如流。雖自謂老師宿儒。
010_0417_c_22L亦當口呿而退三舍。則聞道之早其如
010_0417_c_23L是乎。倘眞知宲踐。不但以文辭而已。
010_0417_c_24L則其進殆將不可量矣。爲之欽服不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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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8_a_01L요즘 몹시 추우니 몸을 더욱 소중히 여기기 바랍니다. 삼가 위로가 됩니다. 작은 정성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멍하니 궁벽한 산에 앉아서 홀로 한 해가 저무는 느낌이 많을 뿐입니다.명성재 홍 공에게 답함두 통(答明誠齋洪公二)홀로 깊은 산에서 숨어 원숭이 무리같이 사슴을 벗 삼으니 모습은 토목 같고 세상에 버려진 사람입니다. 대군자께서 무슨 이유로 기억해 주시는지요? 갑자기 여러 통의 긴 편지를 받고 보내신 뜻이 아울러 진중하였으니 못난 제가 어떻게 이런 은혜를 얻었는지 돌아봅니다. 삼가 받들고 꿇어앉아 읽으며 그 때문에 조심스럽고 편안하지 못했습니다. 마땅히 산문에 남겨 길이 우호로 삼아야 합니다. 봄추위가 매섭다고 생각되는데 삼가 부모님을 모시는 여가에 몸과 정신이 아주 건강하시다는 것을 살폈으니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내려 주신 정성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재주가 본래 보통 이하로 세상과 멀리하였기에 마침내 절에 귀의하였습니다. 풀로 옷을 만들어 입고 목피로 연명하는 것이 분수에 충분합니다. 면벽하고자 하지만 소림小林에 부끄러움이 있고 경전을 연구하고자 하지만 한갓 옛 종이나 뚫고 있습니다. 작년과 금년을 멋대로 보내어 점점 거백옥伯玉의 지비지년知非之年에 이르렀습니다. 스스로 이 몸을 헤아리건대 기량이 부족하여 아는 것이 없고 장차 초목과 함께 돌아가 다할 뿐이니 어찌 초연히 깨달아 상승上乘의 등급에 들어가길 바라겠습니까? 지금 대군자께서 제가 이런 줄 모르시고 갑자기 끌어다가 함께 유가와 불가의 깊은 뜻을 논하여 천 백 년을 이끌어다가 진여眞如에 오르려 하십니다. 이는 나찰국羅刹國 사람에게 갑자기 중국말을 배우게 하려는 것과 같으니 비록 날마다 종아리를 치고 말하기를 구하여도 그가 할 수 없음을 알 것입니다. 장님이 어찌 문장文章을 보는 데에 참여할 수 있고 귀머거리가 어떻게 음악을 듣는 데에 참여할 수 있겠습니까? 가령 곁에다 끌어다 놓고 억지로 하게 하여도 한두 마디도 토해낼 수 없는데 어찌 군자의 마음에 부합함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미 불러 주셨으니 속히 감히 바람이 불듯이 달려가서 명령을 따르지 못하겠습니다. 산비가 개자마자 -
010_0418_a_01L比日慄烈。伏惟棣候益加珍衛。伏慰。不
010_0418_a_02L任微誠。沾塊坐窮山。獨多歲暮之感耳。
010_0418_a_03L
010_0418_a_04L答明誠齋洪公二
010_0418_a_05L塊伏深山。盟猿友鹿。形骸土木。世所
010_0418_a_06L棄矣。大君子何由記知。遽辱長牋累幅。
010_0418_a_07L寄意兼重。顧茲無似。何以獲此。拜領
010_0418_a_08L跪讀。爲之踧踖不安。唯當留鎭山門
010_0418_a_09L永以爲好也。春寒料峭。伏審省餘軆候
010_0418_a_10L神相萬康。伏喜區區。不任下誠。沾材
010_0418_a_11L本凡下。與世抹摋。遂歸林下。草衣木
010_0418_a_12L食於分足矣。欲面壁則有愧少林。欲開
010_0418_a_13L經則徒鑚故紙。往年今年。恁地過了。
010_0418_a_14L看看逗到伯玉知非之年矣。自分此身
010_0418_a_15L儱侗無知。將與草木。同歸澌盡而已。
010_0418_a_16L尙何望超然玄悟得入上乘之科耶。今
010_0418_a_17L大君子。不知沾如此。遽欲引而與論儒
010_0418_a_18L釋之深趣。扢揚千百載。以上眞如。敎
010_0418_a_19L羅刹國人。而驟學中華語。雖日撻而求
010_0418_a_20L之。知其無能爲矣。瞽何以與文章之觀。
010_0418_a_21L聾何以與鍾鼓爲聽。假令致之座側而
010_0418_a_22L强。其所不能吐出一二說話。亦何以有
010_0418_a_23L當於君子之心耶。雖然旣蒙芳。速敢不
010_0418_a_24L趨走下風。以聽進止。山雨稍霽。謹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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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8_b_01L삼가 공손히 이 정성을 이루겠습니다.또(又)산에서 쓸쓸히 살고 진흙상처럼 앉았다가 홀연히 편지를 받고서 꿇어앉아 서너 번 읽고는 저도 모르게 마음과 눈이 맑아졌습니다. 마치 모시고 자리에서 직접 가르침을 받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기쁨을 다하는 여가에 몸이 아주 편안하시다고 들으니 삼가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내려 주신 은혜를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산의 굽이진 곳에 살고 몸은 마른 등나무 같으니 이른바 넓고 장엄한 가풍으로 단지 세 칸 띳집과 후미진 곳에 백운이 있을 뿐입니다. 보건대 군자의 학문은 넉넉하고 덕은 이루어졌으나 매번 겸손하여 고개를 낮추고 한 걸음 물러서 겸연쩍게 자만하지 않는 뜻이 있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것을 보면 실제로 자신에게 해당하지만 번번이 꺼려 받지 않으니 그 진보를 볼 수 있습니다. 쉽게 헤아릴 수 없는 자가 있다면 그를 공경하고 복종하기를 그치지 않습니다. 마음을 맑히고 욕심을 줄이는 것이 비록 진실로 선가禪家 본래의 공부이나 저는 이러한 일에 매번 욕되게 써 힘을 다할 것이 없으니 무엇을 가지고 군자에게 아뢰어 타산지석으로 삼기를 바라겠습니까? 스스로 이러한 가르침을 받들어 두려워 벌벌 떠는 것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고덕古德께서 “여색을 똥처럼 보고 재물을 뱀 같이 보라.”라고 하셨는데, 저는 아마도 장차 일이 있을 때 혹 비슷하게도 못하는 자입니다. 군자께서 천근한 말로 하지 않고 혹 더욱 살핀다면 비록 맑은 마음의 기술이 아니더라도 실로 욕망을 제어하는 방법이 됩니다. 그것을 밖에서 제어하여 그 안을 편안하게 하면 욕망은 이미 적어지고 마음은 스스로 맑아질 것입니다. 이미 하문을 입었으니 자질구레한 말을 피하지 않겠습니다. 감히 이 번거롭게 여쭙는 것은 달 아래 등불을 더하는 것이라고 이를 수 있으니 진실로 또한 송구스럽습니다. 봄 구경을 하자는 약속이 앞서 이미 있었기에 지금에 이 편지를 받은 실망을 어떤 말로 하겠습니까? ‘반은 모래사장에 들어갔고 반은 구름에 들어갔다’라는 시는 -
010_0418_b_01L翼如。以遂此誠矣。
010_0418_b_02L
010_0418_b_03L又
010_0418_b_04L山居寂寥。坐如泥塑。忽承頫覆。跪讀
010_0418_b_05L三四。不覺心眼淸明。怳若陪在座下
010_0418_b_06L面承敎誨也。仍伏審承顏。盡歡之餘
010_0418_b_07L體氣萬安。伏喜區區。不任下誠。沾棲
010_0418_b_08L在巖阿。身若枯藤。所謂廣嚴家風。只
010_0418_b_09L有三間茅屋。一塢白雲耳。竊觀君子
010_0418_b_10L學之優矣。德之成矣。而每執謙。低一
010_0418_b_11L頭。退一步。歉然有不自滿之意。見人
010_0418_b_12L稱說。實當於己。輒諱而不受。可見其
010_0418_b_13L進。當有不易量者矣。爲之欽服不已。
010_0418_b_14L淸心寡欲。雖誠禪家本色工夫。而沾於
010_0418_b_15L此段事。每苦無以致力。尙何持以告君
010_0418_b_16L子要作他山之石耶。自承此敎。不勝悚
010_0418_b_17L凛。但古德有言。見色如糞。見財如蛇。
010_0418_b_18L是沾蓋將有事焉而未能或髣髴者也。
010_0418_b_19L君子不以邇言。而或加察焉。雖非淸心
010_0418_b_20L之術。實爲制欲之方。制之於外。以安
010_0418_b_21L其內。欲旣寡而心自淸矣。旣荷下問
010_0418_b_22L不避猥屑。敢此煩禀。可謂月下添燈
010_0418_b_23L良亦悚矣。賞春已有前期。而今承此示
010_0418_b_24L失望何言。半入沙場半入雲之詩。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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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8_c_01L이는 절구絶句인데 젊은 시절에 과연 이미 어느 곳에서 전편을 보았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세 번째 구절인 ‘멀리서 밤마다 포단에서 꿈꾸는 줄 안다’는 구절만이 기억나고 위의 두 구는 역시 잊었습니다. 혹 시를 짓는 승려들에게 물어보았으나 역시 모르니 상고할 길이 없을 뿐입니다.서 대아에게 답함(答徐大雅)연사蓮社에서 모시고 노닐던 일이 갑자기 지난 과거가 된 뒤에 정처 없이 떠돌며 안정되지 않아서 멀리서 당신께서 계신 곳을 바라보니 구름과 진흙처럼 멀 뿐만이 아니라 성아盛雅하다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도 오히려 기억하며 손수 편지를 보내주시니, 받들어 보고는 놀랍고 기뻤으나 어찌 된 영문인지 몰랐습니다. 하물며 종이에 가득한 말과 뜻이 위로하고 가르치고 되풀이하여 타일러서 흡사 모시고 책상 아래서 직접 자애로운 가르침을 받드는 것 같아 더더욱 감동하고 감동하였습니다. 다만 편지가 유월 보름에 나왔는데 이번 달 십삼일에 비로소 손에 들어오게 되었으니 어찌 그리 지체되었습니까? 오래되도록 홍교洪喬91)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것은 또한 다행일 따름입니다. 한 해가 저물려고 하니 삼가 몸과 정신이 복되고 제 마음에 위로가 됩니다만 미천한 생각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자취가 한미하고 재주가 산만하여 세상에서 견줄 것이 없고 여러 계단이 길을 막는 가운데 평탄하지 못한 일도 많아 절로 들어왔습니다. 낙토樂土가 여기에 있습니다. 반 칸 깨끗한 방에 맑은 향 하나를 피우고 누우면 아늑하고 일어나면 흡족하며 도토리를 줍고 계곡물을 떠먹으니 입에 풀칠하기에 충분합니다. 경전을 외고 염불을 하면 마음을 씻기에 충분하니 산 밖에 다시 무슨 일이 있는 줄 모릅니다. 짐승들과 짝하니 진실로 달게 여기는 것이고 부귀와 행락 역시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삼가 고명高明께서는 자질이 아름다우신데 학문에 힘씀도 많으니 의리義理로서 가슴을 적시어 과거 공부와 이학理學 두 가지를 해나가신다면 진실로 벼슬하는 것과 배우는 것이 서로 도움이 되어 곤궁해도 길러지고 영달해도 베풀어지니 어디를 간들 불가하겠습니까? 지극히 빌고 빕니다. 산야로 떨어져 있어 심부름꾼을 찾기 어려워 -
010_0418_c_01L是絕句。少時果已得見全篇於何處。而
010_0418_c_02L以今思之。記得第三句。遙知夜夜蒲團
010_0418_c_03L夢之句。而上二句則亦忘却矣。或問諸
010_0418_c_04L韻釋。而亦不知無從可考耳。
010_0418_c_05L
010_0418_c_06L答徐大雅
010_0418_c_07L蓮社陪遊。忽焉陳跡伊后。萍蹤飄泊不
010_0418_c_08L定。遙望門屏。不啻雲泥。不謂盛雅。尙
010_0418_c_09L爾記錄。辱枉手滋。奉領驚喜。莫知所
010_0418_c_10L從得。況滿紙辭旨。慰誨諄複。宛如侍
010_0418_c_11L在床下。面承慈誨。尤尤感感。但書出
010_0418_c_12L六月望日。而於今月十三日。始見入手
010_0418_c_13L何其沉滯許。久不歸洪喬。蓋亦幸耳。
010_0418_c_14L歲色垂暮。伏惟體履神福慰漽。不任微
010_0418_c_15L悰。沾跡寒材散。於世無所比。數墑塡
010_0418_c_16L途中。事多轗軻。歸來林下。樂土在此。
010_0418_c_17L半間淨室。一炷淸香。臥則居居。起則
010_0418_c_18L于于。拾橡掬溪。足以糊口。誦經念佛
010_0418_c_19L足以洗心。不知山外更有何事。鳥獸同
010_0418_c_20L群。固所甘焉。富貴行樂。亦非願也。伏
010_0418_c_21L惟高明。天資旣美。學力又多。須以義
010_0418_c_22L理。浸灌胷中。科業理學。兩下做去。則
010_0418_c_23L眞是仕學相資。窮養達施。何往不可。
010_0418_c_24L至禱至禱。山野隔絕。便价難討。此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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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9_a_01L이것도 바람결에 띄우는 것이니 어느 때에 당신께 닿을지 모르겠습니다.김 대아에게 답함(答金大雅)여름이 지나도록 만나지 못하여 그리웠는데 보내주신 자세한 편지를 받았습니다. 해구海口에서 돌아와 몸이 연이어 길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더욱 위로되고 마음이 놓입니다. 저는 여름 사이에 거듭 중제重制를 만났으니 침통함을 어찌 말로 하겠습니까? 반년 동안 바닷가에서 경영하여 세운 일이 얼마쯤 됩니까? 풍토가 달라서 수고롭고 피곤한 일이 많았겠지만, 성대히 지어졌으리라 생각됩니다. 지금 간행한 뒤에 벽 사이에 올리니 찬연히 산빛과 물빛과 똑같이 아름다워 이로부터 용산龍山이 많은 안색顔色을 더하게 되었으니 그 얼마나 다행입니까? 여러 해 동안 나그네로 북풍에 살면서 아침저녁으로 그리움이 많습니다. 승은 공이 아니라면 쓸쓸해질 것입니다. 만일 이 계획이 이루어진다면 혹은 눈을 씻음(拭靑)92)에 단계가 있을 것이나 미리 기뻐하며 기대합니다.화담 대사께 답함(答花潭大師)가까이 있으면서 막히는 일이 많아 우러러 탄식하기를 부지런히 하였는데 삼가 편지를 받들고는 법후法候를 보중하심을 기쁘게 살폈습니다. 저는 여러 법려法侶들과 『화엄경』을 강론할 뿐입니다. 윤玧은 때마침 왔다가 때마침 가니 이는 학자들의 항상 있는 일입니다. 편지를 보내신 뜻은 저를 새장에 끌어들임을 이르는 듯하니 어째서입니까? 구름이 생기고 사라지는 것은 본래 산에는 상관이 없고 새가 갔다 왔다 하는 것을 어찌 나무에게 묻겠습니까? 만약 이러한 뜻을 살피셨다면 생각건대 반드시 저를 탓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번 웃기에 좋습니다.경암당에게 줌(與鏡庵堂)기억하건대 신해辛亥년 여름에 영원사靈源寺의 상례喪禮에 갔다가 구연소九淵所에 이르러 돌아가신 화상의 영정에 참배하였습니다. 벽송碧松을 경유하여 만나고 싶었으나 우리 형님께서 일이 있어 칠불사七佛寺에 가셨기에 제봉題鳳을 면하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올 때 서운하고 아쉬워서 -
010_0419_a_01L因風轉達者。未知幾時得澈丌下也。
010_0419_a_02L
010_0419_a_03L答金大雅
010_0419_a_04L經夏阻晤。令人馳想。即奉委字凭諦。
010_0419_a_05L還自海口。體履連吉。尤慰且漽。沾夏
010_0419_a_06L間荐遭重制。沈痛何言。半載海上營立
010_0419_a_07L幾許。風土旣異。想多勞憊盛作。今已
010_0419_a_08L揭刊。登諸壁間。燦然與山光水色齊媚。
010_0419_a_09L自此龍山。添淂多少顏色。何幸何幸。
010_0419_a_10L數載客捿北風。多思早晩瓶鉢。非公則
010_0419_a_11L瑟倘。遂此計。或者拭靑有階預用欣𨀣。
010_0419_a_12L
010_0419_a_13L答花潭大師
010_0419_a_14L咫尺多阻。瞻咏方勤。伏奉手滋。喜審
010_0419_a_15L法候葆重。沾方與多少法侶。講論華嚴
010_0419_a_16L耳。玧也適來適去。自是學者家常事。
010_0419_a_17L來書之意。似謂我籠引。何哉。雲起雲
010_0419_a_18L滅。本不關山。鳥去鳥來。何須問樹。倘
010_0419_a_19L體這般意。思必不𠻲我矣。好笑。
010_0419_a_20L
010_0419_a_21L與鏡庵堂
010_0419_a_22L記辛亥夏。赴靈源喪。至九淵所。省先
010_0419_a_23L和上影下。徑由碧松。欲揩靑接。吾兄
010_0419_a_24L有事。適七佛。不免題鳳而返。歸來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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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9_b_01L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정말로 그때 형께서 암자에 돌아왔는지요? 암자의 사람들이 이런 말을 했습니까? 가끔 방장산方丈山에서 오는 이들을 만나는데 법석法席의 아름다움을 성대히 칭하고 명성이 자자하여 그치지 않습니다. 대저 형께서는 전세에 무슨 복업福業을 지었길래 중생들이 귀의하는 힘을 얻었습니까? 이에 자신에게 있는 것같이 할 뿐만이 아니라 한 마음으로 흠모합니다. 가을날 청량하여 법체法體는 더욱 편안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아우는 몸을 돌보는 이치에 어두워 작년에는 병 때문에 거의 죽을 뻔하였습니다. 다행히 약과 자양물의 도움을 받아 다시 일어나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수행의 길에 아직 힘을 얻지 못해서입니다. 참으로 부끄러워 탄식합니다. 학문에 정진하는 데에 자애하셔서 멀리서 그리워하는 이를 위로해 주십시오.영파당에게 줌(與影波堂)진연塵筵에 나아가 배알하는 것은 저의 밤낮의 소원이었는데 이에 오륙 개월이 지났으니 이것이 어찌 문과 난간 사이의 후생後生의 직분이겠습니까? 몹시 두렵고 송구스러워 엄한 질책을 기다립니다. 삼가 여름 장마에 법체와 정신이 편안하시기를 바랍니다. 삼가 저의 마음을 위로하소서. 암자에 일이 있어서 한 달 동안 일을 감독하고서 완공을 아뢴 것이 어찌 그리도 빠른지 용과 천신이 도움을 내림이 아님이 없어서 법력法力으론 방법이 없을 뿐입니다. 삼가 생각건대 도량이 일신되어 황금빛과 푸른빛이 비쳐서 운암雲菴이 이로부터 안색이 다양해졌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저는 요사이 마음이 자못 나빠 열흘 동안 문을 닫아걸었습니다. 그래서 하례하는 편지가 지금까지 미루게 되었으니 더욱 죄송합니다. 나머지는 이만 줄입니다.보경당에게 줌(與寶鏡堂)세 가지 같은 고통을 만난 뒤에 돌아갈 때 다시 이틀 밤을 베개를 나란히 하였으니 이것은 진실로 평생 얻기 쉽지 않은 훌륭한 일이었습니다. 돌아가 고향 산에 누우니 -
010_0419_b_01L失。有不可言。果不知其時兄歸菴。菴人
010_0419_b_02L能道得此語否。往往逢着自方丈來者。
010_0419_b_03L盛稱法席之美。藉藉不已。大抵兄前世
010_0419_b_04L作何福業。得衆生依歸之力。至此一心
010_0419_b_05L欽慕。不趐若自己有之。秋日淸凉。想法
010_0419_b_06L躰益安。弟昧於攝理。往年以病。幾不
010_0419_b_07L免死。幸賴藥餌之扶。復起爲人。此則
010_0419_b_08L於修行路上。未得力故耳。愧歎愧歎。
010_0419_b_09L惟進學自愛。以慰遐想。
010_0419_b_10L
010_0419_b_11L與影波堂
010_0419_b_12L往拜塵筵。此其晝宵之願。而於焉過了
010_0419_b_13L五六月。此豈門闌間後生之職耶。深自
010_0419_b_14L汗悚。方俟嚴誅。伏惟暑雨。法候神相
010_0419_b_15L萬重。伏慰區區。庵中有事。浹月監蕫
010_0419_b_16L奏功何速。莫非龍天垂佑法力無方耳。
010_0419_b_17L伏想道場一新。金碧照映。雲菴自此多
010_0419_b_18L顏色矣。何幸何幸。沾近日心懷頗惡。
010_0419_b_19L浹旬杜門。所以尺書之賀。至此遷就
010_0419_b_20L尤用恐懼。餘不備。
010_0419_b_21L
010_0419_b_22L與寶鏡堂
010_0419_b_23L旣見得三同苦。臨歸。復兩宵聯枕。
010_0419_b_24L此誠平生不易得底勝事。歸臥故山。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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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19_c_01L더욱 우러름을 더합니다. 삼가 정무 보시는 몸 연이어 진중하고 복되기를 바랍니다. 도량은 청정하다 하시니 위로되고 안심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저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돌아왔습니다. 부모님의 건강이 조금 소생했으나 쇠하고 늙음이 날로 심해서 쾌척했다가 다시 더디어지는 것 같으니 제가 근심한들 어찌하겠습니까? 삼가 생각건대 봄에 임금님께서 방문하실 때 들어가 모실 것이니 그 영광되고 총애됨을 어떻게 감당하시렵니까? 이미 그 지위에 있으니 팔도(八域)의 승려들을 보호할 것을 생각하여 우리 불도를 실추시키지 말 것을 지극히 빌고 빕니다. 마침 인편이 있어서 잠시 안부를 묻는 편지를 부칩니다. 나머지는 이만 줄입니다.석봉 대사께 답함(答石峰大師)헤어진 지 오래되어 우러러 그리워함이 쌓였는데 갑자기 편지를 받으니 어찌 감격과 위로를 이기겠습니까? 하물며 서늘한 가을날에 법후法候가 진중함을 살폈으니 삼가 경하하고 경하합니다. 저는 여러 해 병으로 누웠다가 이제 비로소 떨치고 일어났으나 남은 증상이 널리 남아 있어 때를 타고 간혹 도지니 스스로 가련하게 여긴들 어쩌겠습니까? 편지를 보니 또 정공淨供을 지었다하니 요즘 세상에 선을 하는 데에 용감하여 날이 부족한 사람은 오직 스님 한 분 뿐일 것입니다. 몹시 부러움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저에게 축문祝文을 짓게 하셨는데 스님의 훌륭한 솜씨로 직접 붓을 대지 않으시고 귀머거리나 장님 같은 이에게 빌리고자 함은 어째서입니까? 저는 본래 학문이 천박한데 오랫동안 고질병을 앓고 나서 정신도 없어서 아무리 하고자 하여도 미천합니다. 다만 성대한 가르침을 거듭 어겼기에 우선 이렇게 지어 책임을 때웁니다. 글과 생각이 졸렬하고 비루하여 큰일을 선양하기에 부족할 뿐이니 한 번 보시고 버리든 취하든 하십시오. 해산물을 주시니 성의에 깊이 고개 숙이며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불사佛事를 이행利行함에 하늘의 도움(冥佑)을 얻기를 축원합니다.성파당에게 답함두 통(答聖坡堂二) -
010_0419_c_01L增瞻仰。伏惟政候。連嚮珍福。道場淸
010_0419_c_02L淨。慰漽區區。沾間關歸來。親候少蘇。
010_0419_c_03L然衰耄日甚。快復似遲。私悶奈何。伏
010_0419_c_04L念春中大駕俯臨。應被入侍矣。其爲光
010_0419_c_05L寵。何以奉當。旣在其位。思庇八域緇
010_0419_c_06L流。庶使吾道不墜於地也。至至祝祝。
010_0419_c_07L適因順便。暫此附候。餘不宣。
010_0419_c_08L
010_0419_c_09L答石峰大師
010_0419_c_10L違誨許久。方積瞻慕。忽辱書示。曷勝
010_0419_c_11L感慰。矧審秋凉。法候珍重。伏伏賀賀。
010_0419_c_12L沾數年臥病。今始振作。而餘症彌留。
010_0419_c_13L乘時或作。自憐奈何。承。又營淨供。當
010_0419_c_14L今之世。其勇於爲善。惟日不足。惟師
010_0419_c_15L主一人耳。不勝健羨之至。俯敎祝文。
010_0419_c_16L以師主之大手。不自下筆。及欲借於䏊
010_0419_c_17L瞽。何哉。沾本以膚學重經。沈疾。精神
010_0419_c_18L澌盡。雖欲云云亦末矣。但重違盛敎。
010_0419_c_19L聊此塞責。文思拙陋。恐不足以揄揚大
010_0419_c_20L事耳。惟一覽而去取之。海味之惠。深
010_0419_c_21L領盛誼。珍謝無已。所祝利行佛事。期
010_0419_c_22L得冥佑。
010_0419_c_23L
010_0419_c_24L答聖坡堂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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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20_a_01L작년 가을에 방문해 주셨는데 마침 교묘히 어긋나서 글만 써놓고 가게 했으니 아쉽고 허전한 저의 마음을 어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뜻밖에 먼저 긴 편지를 주시고 종이 가득 자상하게 말씀하시니 흡사 마주 앉아 담소하는 듯합니다. 연말에 법후法候가 편안하고 진중하셨다는 것을 알았는데 부디 조금 더 보살피십시오. ‘듣는 무리는 천 개의 돌이요, 손에 든 총채(談柄)는 소나무 가지이다.’라고 한 것은 옛사람의 말이 아닙니까? 이 말로써 자신을 위로합니다. 아우 역시 대중을 떠날 마음이 있습니다. 전해온 무딘 도끼를 근래에 남에게 주었습니다. 봄이 되면 봉래산蓬萊山 일만 이천 봉우리 사이를 유람하여 가슴을 씻어 낸 뒤에 제자들과 작은 모임을 팔공산에서 결성하여 한결같이 마음 관찰함을 만년晩年의 공안公案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소 인편이 급하여 이만 줄입니다.또(又)요즘 안부를 묻지 못해 간절히 우러르고 염려하였는데 갑자기 편지를 주시니 어찌 기쁨과 위로를 이기겠습니까? 하물며 삼복더위에 법후께서 평상을 회복하여 강의와 연마를 그치지 않으시니 어찌 기뻐 껑충껑충 뛰지 않겠습니까? 저는 새로운 거처가 적적하여 모든 일이 용산龍山만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또한 만난 곳을 따라 편안하게 여겨야하니 한때의 득실得失이 어찌 마음에 개입하겠습니까? 법려法侶가 조금 모여 엄연히 모임을 이루었다 말하지 않는다면 도리어 괴이한 일입니다. 주珠 형의 방문은 더욱 뜻밖의 일이니 멀리서 벗이 찾아오는 즐거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나머지는 극심한 가뭄에 법을 위하여 자애自愛하시기를 빌며 이만 줄입니다.금파당에게 답함(答琴波堂)당신의 아우를 만나 보내신 편지를 받아보니 그 기쁨을 손으로 움켜잡을 정도입니다. 하물며 정월 초하루(履端)에 부모님을 모신 것 외에 법후가 복을 더하셨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저는 새해의 상황이 예년과 같아 달리 말씀드릴 것이 없습니다. 징澄이 법의 깃발을 세운 것은 위로는 어버이를 위로할 뿐만이 아니라 -
010_0420_a_01L昨秋枉顧。適値巧違。致令題凡。此心
010_0420_a_02L悵失。曷可勝道。即此匪意。先辱長牋。
010_0420_a_03L滿紙諄複。宛接談笑。凭審殘臘。法候
010_0420_a_04L安重。第少請益。聽徒千箇石。談柄一
010_0420_a_05L枝松。非古人之語耶。須以是自慰。弟
010_0420_a_06L亦有謝衆之意。傳來鈯斧。近已授人矣。
010_0420_a_07L當俟開春。遊玩蓬萊萬二千峰之間。以
010_0420_a_08L盪心胷然後。歸與二三子。結小社於公
010_0420_a_09L山。一以觀心。爲晩年公案。不知可乎。
010_0420_a_10L多少便遽。不宣。
010_0420_a_11L
010_0420_a_12L又
010_0420_a_13L比闕奉候。方切瞻係。忽辱書示。曷勝
010_0420_a_14L欣慰。況審庚炎。法候復常。講磨不輟。
010_0420_a_15L何等爵躍。沾新棲牢落。凡百不類龍山。
010_0420_a_16L然亦當隨遇而安之。一時得失。何足介
010_0420_a_17L意。不謂法侶稍集儼然成會。還是怪
010_0420_a_18L事。珠兄之訪。尤是不意自遠之樂。有
010_0420_a_19L不可勝言。餘祈亢旱。爲法自愛。不宣。
010_0420_a_20L
010_0420_a_21L答琴波堂
010_0420_a_22L即對賢弟。奉接情字。其喜可掬。況審
010_0420_a_23L履端侍外。法候增福。何等雀躍。沾新
010_0420_a_24L狀如舊。不足他喩。澄之建幢。不惟上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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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20_b_01L역시 아래로 많은 사람의 기대를 따르는 것이니 때가 지극하고 일이 적합합니다. 멀리 산기슭에 있는 버려진 사람도 잣나무가 기뻐하는 사사로움(栢悅之私)93)을 이기지 못하고 홀로 잔치하는 저녁에 끝자리에 참석하여 그 즐거움을 함께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할 뿐입니다. 머지않아 달려가 직접 위문할 것이니 그 사이 법을 위하여 자중하십시오. 나머지는 등불이 어두워 휘갈겨 씁니다. 이만 줄입니다.장 처사에게 줌두 통(與張處士二)작년에 두 번 편지를 보냈는데 전해지지 않았는지요? 영남 밖 궁벽한 곳에서 홀로 또 새봄을 맞이하면서 당신께서 하늘가 한 귀퉁이에 있기에 우러러 바라봅니다. 화창한 봄날에 도를 닦으시는 몸 복을 더하시고 행行과 연蓮 두 도인도 모두 편안하십니까? 염불삼매는 점차 불교의 근본(蔗本)에 들어갔습니까? 갖가지로 위로하고 빕니다. 저는 어른을 모시는 상황은 우선 편안하나 기玘라는 아이가 좋지 못한 일에 말려들어 이 고통으로 근심하고 번민하여 날을 보내고 있으니 무슨 좋은 일이 있겠습니까? 한평생 세상일의 괴로움이 불타오르는 듯하니 시끄러운 속에서 힘을 붙여 나아가야 합니다. 방龐 거사가 “물건마다 취하고 버릴 것이 아니요, 곳곳마다 따르거나 어기지 말라.”고 한 것은 어찌 이러한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지극히 빌고 빕니다. 얻은 아이는 아주 잘 자랍니까? 매번 그리워할 때마다 구름에 쌓인 산이 천리千里라서 다시 만날 기약이 없으니 편지를 대하고는 암담하여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보련保鍊하셔서 노년을 편안히 지내시길 바랍니다.또(又)용주사에서의 모임과 은석사銀石寺에서의 전별은 모두 삼생三生의 기이한 인연으로 추억할 때마다 어찌 아쉽고 슬픈 마음을 이기겠습니까? 영체는 어떠하신지요? 당신과 행行도인道人과 연蓮도인은 모두 아름다운 상서를 얻어 고요히 연화세계蓮花世界를 관찰하고 깊이 염불법문念佛法門에 들어갔습니까? 세속 세상은 신기루와 같고 -
010_0420_b_01L慈情。亦乃下從輿望。時之至矣。事之得
010_0420_b_02L矣。遐陬棄物。亦不勝栢悅之私。而獨
010_0420_b_03L恨慶宴之夕。不得叅末席。與同其樂耳。
010_0420_b_04L不久當走面慰。其間爲法自重。餘燈暗
010_0420_b_05L胡草。不宣。
010_0420_b_06L
010_0420_b_07L與張處士二
010_0420_b_08L昨年兩度書。不洪喬否。嶺外窮獨。又
010_0420_b_09L見新春。瞻望高人在天一方。敢問韶
010_0420_b_10L華。道體增祉。及行蓮兩道人。均獲佳
010_0420_b_11L安。而念佛三昧漸入蔗本否。種種慰
010_0420_b_12L祝。拙侍狀姑安。而玘兒犯染。方此苦
010_0420_b_13L痛憂悶。度日有甚好狀。百年塵勞。如
010_0420_b_14L火熾然。須從閙裡。着力做去。龎老所
010_0420_b_15L謂。頭頭非取捨。處處勿張乖者。豈非這
010_0420_b_16L箇道理耶。至至禱禱。得兒好好長去否。
010_0420_b_17L每入戀中。雲山千里。重逢無期。臨書
010_0420_b_18L悵黯。不知所言。乞惟保鍊。以安晩節。
010_0420_b_19L
010_0420_b_20L又
010_0420_b_21L龍珠之會。銀石之餞。儘是三生奇緣
010_0420_b_22L每每追憶。曷勝悵黯。爲問令軆。與行
010_0420_b_23L道人蓮道人。均獲佳祥。而能靜觀蓮花
010_0420_b_24L世界。深入念佛法門否。塵世如幻。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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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20_c_01L거품 같은 삶은 꿈과 같으니 내 마음을 다시 그사이에 머물러 둘 필요가 있을까요? 비야毘耶 노인94)이 대가大家들과 단란하게 앉아서 함께 무생화無生話를 말한 것은 천고의 귀감이니 이것은 어찌 당신께서 오늘날 힘쓸 바가 아니겠습니까? 책을 베껴 쓰라고 한 일은 봄에 일이 많아 아직 이루지 못했으니 나중에 곧 보내 드리겠습니다. 길이 천 리나 떨어져 있어 한 번 만나서 웃을 길이 없습니다. 편지를 쓰려니 목이 멥니다.성 총섭에게 줌(與性棇攝)여관에서 한 번 뵈었는데 정성껏 진심으로 대해 주시니 마치 오래전부터 서로 알고 있는 사이 같았습니다. 그러나 못난 제가 어떻게 그런 대접을 받았는지 부끄럽습니다. 돌아가 가슴 깊이 새겼습니다. 요즘 정무를 보시는 생활이 어떠하신지요? 몹시 그리워 마음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건강이 조금 괜찮아졌지만 엄자산崦嵫山95)의 저문 빛이라 남은 날이 얼마겠습니까? 기쁨과 두려움이 교차합니다. 이제 비로소 동화사 가까이 살게 되어 학도들을 가르칩니다. 오로지 마음을 편히 하는 것을 말년의 방편으로 삼을 뿐입니다. 어찌 일소一笑에 부치겠습니까?청 승통에게 답함(答淸僧統) 두 통한 번 동화사에 들어온 뒤로 용산龍山과는 점점 멀어져서 때로 당신께서 머무시는 곳을 가리키며 말을 하였습니다. 뜻밖에 편지를 받고는 비로소 추위에 부모님을 모시는 여가에 몸의 상황이 더 좋아지셨다는 것을 알았으니 기쁘고 마음이 놓입니다. 저는 동쪽으로 잠깐 갔다 서쪽으로 잠깐 갔다가 하여 앉은 자리가 따뜻할 겨를이 없이 어지러우니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지나다 들르겠다고 하신 말씀은 깊이 돌보아 주심을 입은 것입니다. 속히 석장을 짚고 저에게 들르시어 식양息壤에 부끄러운 기색이 없게 하소서. 바라고 바랍니다. 나머지는 조만간 직접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이렇게 쓰고 이만 줄입니다. -
010_0420_c_01L生若夢。不必將吾心想復留於其間也。
010_0420_c_02L毘耶老人。大家團欒坐。共說無生話者
010_0420_c_03L是爲千古規模。此豈非尊公今日所當
010_0420_c_04L勉者耶。所敎寫册事。春來多事。姑未
010_0420_c_05L成。當待後。便送呈矣。道隔千里。無由
010_0420_c_06L一笑。臨書於邑。
010_0420_c_07L
010_0420_c_08L與性捴攝
010_0420_c_09L以逆旅中一見。而慇勤待以腹心。恰如
010_0420_c_10L舊相識者。然愧此無似。何以得此。歸
010_0420_c_11L來銘佩。不審邇來任候何似。瞻慕之
010_0420_c_12L極。無以爲心。沾親候雖得少可。而崦
010_0420_c_13L嵫暮色。餘日幾何。喜懼交集。今始近
010_0420_c_14L棲桐華。揮遣學徒。一以安心。爲末後
010_0420_c_15L方便耳。何當一笑。
010_0420_c_16L
010_0420_c_17L答淸僧統二
010_0420_c_18L一入桐藪。龍山漸遠。時指仙庄。以爲
010_0420_c_19L言匪意情字。入手披審。始寒侍外躰況
010_0420_c_20L增珍。區區欣瀉。拙乍東乍西。坐席不
010_0420_c_21L煖。憒憒何道。歷枉之示。深荷眷及幸
010_0420_c_22L從。速扶錫過我。毋使息壤有慚色也。企
010_0420_c_23L企。餘在早晏面陳。姑此不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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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21_a_01L또(又)팔공산에 낙엽이 지니 한번 모시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삼가 당신께서는 때에 맞게 스스로 편안하시기를 바라며 간절한 저의 마음은 자나 깨나 맺힌 듯합니다. 저는 새로운 거처가 자못 안온하고 법중法衆도 모여서 생각건대 이번 겨울은 잘 보낼 것 같습니다만, 흉년이 이와 같으니 앞으로의 생활이 또한 걱정입니다. 저번에 보내주신 향이香茸는 뭐라고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현賢 아이가 이제 돌아가 뵈올 것이니 생각건대 서로 만나는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 겨울에는 눈이 오기 쉬우니 오래 머물게 하지 말고 속히 보내십시오. 나머지는 현이가 가면 반드시 하나하나 말할 것입니다. 우선 이렇게 쓰고 이만 줄입니다.각 승통에게 줌(與覺僧統)헤어지고 어느새 이번 겨울도 반이 지났는데 부들방석 자리에서 나도 모르게 그대를 찾아가는 꿈을 꾸었네. 정성이 가득한 편지 한 통이 멀리서 와서 마음을 위로하니 비로소 정이 깊은 것이 나 혼자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네. 하물며 그대의 상황이 저절로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으니 더욱 기쁘고 마음이 놓이네. 나는 우선 병이 없고 법려法侶들도 많이 모여 문지방이 적막하지 않으니 다행일 뿐이네. 농사가 흉년이 들어 그대의 처치處置도 좋다고 생각되니 이것을 위안으로 삼을 뿐이네. 나머지는 이만 줄이네.용암 대사께 드림(與龍巖大師)열悅 스님께서 지난번에 방문하셨을 때 마침 산 밖으로 나가서 맞이할 수 없어서 감격과 부끄러움이 교차했습니다. 이후에 연이어 몹시 바빠 감사할 겨를이 없어서 더욱 한탄하였습니다. 새봄에 스님의 몸은 건강하신지요? 삼가 간절히 그리워합니다. 저는 그럭저럭 예전의 상황과 같으니 그 다행을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지금 새해를 맞이하여 달려가 문안해야 하지만 강의에 매인 몸이라 우선 그 정성을 이루지 못하니 -
010_0421_a_01L又
010_0421_a_02L公山落木。一倍瞻思。伏惟令履。以時
010_0421_a_03L自安。區區之私。窹寐如結。拙新棲頗
010_0421_a_04L穩。法衆又集。可占好過今冬。而但歲
010_0421_a_05L荒如此。前頭計活亦自關心耳。曩日
010_0421_a_06L香茸之惠。不勝珍謝。賢兒方此歸。寧
010_0421_a_07L想有剖梨之喜。冬日易雪。毋使久留
010_0421_a_08L從速起送。餘賢去必一一言之。姑此不
010_0421_a_09L宣。
010_0421_a_10L
010_0421_a_11L與覺僧統
010_0421_a_12L分手忽焉今冬又半。蒲團有夢。不覺渡
010_0421_a_13L湖。慇懃一幅。遠來慰意。始覺繾緖不
010_0421_a_14L我獨也。矧審爲況自佳。尤用欣釋。此
010_0421_a_15L姑無疾病。而法侶大集。門闌頗不寂寞
010_0421_a_16L非不幸耳。年事値歉。君之處置。亦以
010_0421_a_17L自好。以是爲慰耳。餘不宣。
010_0421_a_18L
010_0421_a_19L與龍巖大師
010_0421_a_20L悅師頃有委訪。而適出山外。不能迎拜
010_0421_a_21L感怍交集。伊後連次忙甚。不及奉謝
010_0421_a_22L尤用恨歎。未審新春。師主氣候康健。
010_0421_a_23L伏慕區區。沾粗遣宿狀。伏幸何喩。今
010_0421_a_24L當歲首。宜乎走省。而講役在身。姑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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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21_b_01L한탄하는 것을 어찌 그치겠습니까? 이 안부 편지로 대신합니다. 삼가 법수法壽가 끝이 없어 저희의 기대에 부합하시기를 축원합니다. 나머지는 송구스러워 이만 줄입니다.동화사 승통에게 답함(答桐華寺僧統)뜻밖에 편지를 받고는 심한 가뭄에 정무를 보시는 생활이 평탄하고 절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편안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위안 되고 향하는 마음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이 무더위에 고질병이 다시 도져 멍하니 앉아만 있습니다. 불러 주시니 감격을 이기지 못하여 깊이 가르침에 따르고자 하나 이 산에서 탁발한 지가 여섯 달이 못 되어 절에 피해를 많이 끼치니 결단코 버리고 떠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많은 학도學徒들이 모두 도가 낮은 사람들로 길이 멀고 험하다고 해서 한 사람도 쫓으려는 이가 없습니다. 제가 어찌 차마 홀로 가겠습니까? 일이 되어가는 상황이 그러하니 명령을 저버리게 되었습니다. 옛정을 생각하니 도리어 부끄러움만 더합니다.이 대아에게 답함(答李大雅)댁을 한 번 방문한 뒤로 지금 삼 년이 되었습니다. 고상한 모습을 우러러 사모하여 어느 날인들 잊었겠습니까? 뜻밖에 우연히 아드님(玉胤)을 대하고 편지를 받아보고는 날마다 부모님을 모시는 존체의 안부가 더욱 중한 줄 알았으니 무엇이 이처럼 기쁘고 근심이 씻긴 듯하겠습니까? 저는 명아주와 비름으로 장을 채우느라 섭생을 잘못하여 병이 가슴과 배에 들어와 없애려고 해도 되지 않습니다. 여러 해 동안 낫질 않으니 온갖 생각이 꿈같습니다. 이제 동학들을 보내고 외딴곳을 찾아서 조리하고자 하지만 병의 뿌리가 깊어 뽑기가 어렵습니다. 열흘 누웠다 하루만 일어나 편안한 날이 늘 적어 정말 괴롭습니다. 부탁하신 일은 힘쓰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병세가 이러하니 따르고 싶지만 손댈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또 인정이 아니니 어떻게 처리하면 좋습니까? 이에 우러러 여쭈오니 자세히 헤아려주십시오. 병을 무릅쓰고 되는대로 쓰느라 예를 갖추지 못합니다. -
010_0421_b_01L遂誠。伏恨曷已。謹此替候。伏祝法壽
010_0421_b_02L無疆。以副下情。餘皇恐不偹。
010_0421_b_03L
010_0421_b_04L答桐華寺僧統
010_0421_b_05L料外承墨。靠審亢旱。政履平迪。及閤
010_0421_b_06L寺渾安。慰傃不任。沾當此酷暑。宿疾
010_0421_b_07L更作。悶悶第坐。承寵招。不勝感激。深
010_0421_b_08L欲赴敎。而托鉢茲山。未逾六月。多貽
010_0421_b_09L寺弊。決難舍去。加以多少學徒。皆下
010_0421_b_10L道人。以道途隔險。無一人願從。吾何
010_0421_b_11L忍獨去。事勢如許。坐負盛命。揆諸舊
010_0421_b_12L情。徒增慚靦。
010_0421_b_13L
010_0421_b_14L答李大雅
010_0421_b_15L仙庄一奉。于今三載。瞻戀雅範。何日
010_0421_b_16L忘之。即茲謂外。偶對玉胤。仍拜惠書
010_0421_b_17L披審。即日省下。軆履增重。何等喜浣。
010_0421_b_18L沾藜莧之膓。不善攝生。病入心腹。欲
010_0421_b_19L去不得。數年沈綿。萬慮如夢。今則謝
010_0421_b_20L遣學儕。占討僻陬。自欲將理。而根深難
010_0421_b_21L拔。十臥一起。寧日常少。苦哉苦哉。盛
010_0421_b_22L托非不辛勤。病勢如許欲從。不可麾之。
010_0421_b_23L則又非人情。何以處之爲當。茲以仰禀。
010_0421_b_24L望須細加酌量。力疾胡謝。不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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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21_c_01L조 대아에게 답함(答趙大雅)발우 하나로 쓸쓸히 한 해를 보내고 돌아와 비로소 팔공산이 나에게 분수에 맞는 줄 알았습니다. 보내신 진중한 편지를 이즈음 받아보았습니다. 뜻밖에 보잘것없는 저를 염두에 두고 계시다 하시니 지극히 감동하여 그 말을 읊조리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물며 새해를 맞이하여 체후가 널리 복을 누리시는 줄 알았으니 저는 기뻐서 아랫사람으로서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우연히 서울에 들렀다가 그릇 추대를 받아 불사佛事를 맡았고 임금님의 포상까지 입었습니다. 분수를 헤아려 조심했으나 아래로 실추시킴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이미 이 산에 들어오셨다 하시니 계신 곳이 아주 가까워 조만간 방문하려고 합니다. 과연 문지기가 화를 내지 않을런지요? 나머지는 마침 손님이 방문하여 간략하게 답장을 씁니다.김 생에게 답함(答金生)편지를 받아보니 유가와 불가를 널리 섭렵해 억양抑揚이 대단하여 바로 일단문장一段文章이었습니다. 가령 유하혜柳下惠가 다시 살아난다 해도 반드시 한 수는 양보할 것입니다. 얼굴조차 본 적이 없는 제가 이러한 좋은 법을 얻었으니 지극히 다행입니다. 선유先儒들은 “도道는 육경六經에 있으니 다른 데서 구해서는 안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하물며 지금 임금님의 교화가 널리 흡족하여 미천한 자도 선발하여 등용하니 진실로 천년에 한 번 있을 때입니다. 그러나 저 같은 사람은 운명의 길에 어긋나는 것이 많고 상란喪亂이 닥쳐 스스로 살길이 없어서 산에 들어왔습니다. 한평생을 돌이켜보면 두보가 “본래 가섭에게 의지했으니, 어찌 악전에게 의탁했겠느냐?”96)라고 한 것은 이놈의 지금 마음을 잘 표현했습니다. 이제 머리털은 듬성듬성하여 비록 뭐라고 하고 싶으나 슬프게도 미치지 못합니다. 오직 가사와 물병과 발우를 대하고 앉아서 법륜을 굴리면서 산기슭에서 임금님의 장수를 축원할 뿐이고 미천한 몸을 초목에 맡기면 충분합니다. -
010_0421_c_01L答趙大雅
010_0421_c_02L一鉢蕭條。閱歲歸來。始覺公山於我有
010_0421_c_03L分。敎墨珍重。際茲下及。不意土木形
010_0421_c_04L骸辱在盛念。上至此感誦之極。不知
010_0421_c_05L所喩。矧伏審履端棣候。均饗珍嘏。區
010_0421_c_06L區驩慶。不任下情。沾偶到京華。謬膺
010_0421_c_07L推薦。句當佛事。至蒙天褒。揆分踧踖
010_0421_c_08L不勝隕越于下。旣入茲山。門墻孔邇
010_0421_c_09L早晏欲扣月下。果不遭閽者之怒耶。餘
010_0421_c_10L適被客撓。草草裁謝。
010_0421_c_11L
010_0421_c_12L答金生時範
010_0421_c_13L承叙及。出入儒釋。抑揚多端。直是一
010_0421_c_14L段文章 。使柳下復生。必將讓一頭矣。
010_0421_c_15L不緣半面。獲此良規。至幸至幸。先儒
010_0421_c_16L有言。道在六經。不可他求。況今聖化
010_0421_c_17L溥冾。明揚側陋。誠千載一時。而如沾
010_0421_c_18L命途多舛。喪亂中來。無以自資。遂歸
010_0421_c_19L林下。拚了一生。老杜所謂。本自依迦葉
010_0421_c_20L何曾藉偓佺者。得此漢今日心事也。今
010_0421_c_21L則髮種種矣。雖欲云云。嗚呼莫逮。惟
010_0421_c_22L當袈裟瓶鉢。坐轉法輪。祝聖壽於岡陵。
010_0421_c_23L付微軀於草木足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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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22_a_01L최 상사의 편지에 답함(答崔上舍書)시와 서문을 받고는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여 어떻게 얻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삼가 살펴보니 글의 뜻이 몹시 지극하고 가르치고 타이르는 것이 자못 부지런하였습니다. 궁벽한 산에 사는 천한 저는 세상에 버려졌습니다. 얼굴조차 본 적이 없는 제가 이렇게 성대한 선물을 얻었으니 참으로 행운입니다. 상자에 보관하여 길이 우호로 삼겠습니다. 다만 칭찬이 지나쳐 도림道林97)에게 비유하셨는데 천박하고 졸렬한 제가 받들 수 있는 분이 아니니 당세에 어찌 다시 이런 스님이 있겠습니까? 산이나 들에 사는 이들은 본래 사율詞律에 밝지 못하고 또 이런 일에 공부도 없습니다. 거듭 시구를 요구하시는 것을 저버릴까 감히 이렇게 운을 맞춥니다. 다만 당신의 감상을 더럽히기에 족하니 장독 덮개로 쓰인다면 다행이겠습니다. 요즘 팔에 종기 때문에 글자를 쓰기 어려워 답장 편지가 이렇게 늦어졌으니 송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병든 몸이라 더위가 두려워 직접 가지 못하고 아사리阿闍梨를98) 대신 보내니 두려워 죄를 기다립니다. 이만 줄입니다.정 사미에게 줌(與定沙彌)용연사에 있을 때 나중에 한번 만나자고 했는데 끝내 계획이 어긋나 이렇게 멀리 떨어져 묵묵히 남산을 대하고 얼굴이 애틋할 즈음에 문안 편지를 받았네. 올해 상황이 저절로 좋다는 것을 알았으니 참으로 다행일세. 다만 그대의 재주와 그릇이 모두 넉넉하여 진보가 있을 것이라고 여겼는데 지금 하루아침에 내려가 종이 만드는 일꾼이 되어 공손히 일을 하고 있으니 남들이 모두 애석하게 여기네. 의지할 바인 비록 젊은 시절(東隅)을 놓쳤지만 노년(桑楡)도 늦은 것이 아니네.99) 하물며 물건은 반드시 변화를 겪어야 재질이 강해지는 것인데 사람도 반드시 어려움을 겪어야 지혜가 밝아지네. 그대가 이에 따라 분발하여 이후에 노력한다면 오늘의 근골을 수고롭게 하고 마음을 괴롭히는 것도 동량棟梁이 비바람과 서리와 이슬을 겪는 것일세. 천만번 기억해 주게나. -
010_0422_a_01L答崔上舍書
010_0422_a_02L承惠詩并序。且驚且喜。莫知所從得。
010_0422_a_03L伏窺詞旨甚摯。誨諭頗勤。自惟窮山賤
010_0422_a_04L踪。世所棄矣。不緣半面。獲此盛貺。至
010_0422_a_05L幸至幸。當藏之巾衍。永以爲好也。但
010_0422_a_06L揄揚太過。至比道林。則非謭劣所可承。
010_0422_a_07L當世豈復有此僧乎。山野本不曉詞律。
010_0422_a_08L又於此箇路上無工夫。重孤盛索。敢此
010_0422_a_09L扳和。適足溷雅賞耳。覆瓿爲幸。比患臂
010_0422_a_10L腫。艱於書字。所以稽謝。至此汗悚不
010_0422_a_11L已。病骨㤼暑。不能躬造。替以闍梨。恐
010_0422_a_12L懼俟罪。不宣。
010_0422_a_13L
010_0422_a_14L與定沙彌
010_0422_a_15L在龍淵日。謂當一見。畢竟失計。有此
010_0422_a_16L遠離。默對南山。眉宇依依際收存札。
010_0422_a_17L以知年來爲况自好。甚甚幸幸。但汝
010_0422_a_18L才器俱優。將有步趣。而今一朝。降爲
010_0422_a_19L紙丁。歛手受役。人所共惜。所賴雖失
010_0422_a_20L東隅。桑楡非晩。何况物必受變而材强。
010_0422_a_21L人必涉難而智明。汝能因此激憤。向後
010_0422_a_22L努力。則今日之所以勞筋骨苦心慮者。
010_0422_a_23L亦棟樑之風雨霜露耳。千萬記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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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22_b_01L구연당에게 줌(與九淵堂)소식이 막힌 지 문득 육칠 년이 되었습니다. 아득히 바라보는 눈길은 늘 방장산의 안개와 노을이 흐릿한 곳에 있었습니다. 계체戒體를 보중하며 교화하는 일도 잘 되는지요? 저의 위로를 어찌 예삿일에 비교하겠습니까? 아우는 본디 세속에 적합한 운치가 없어서 한갓 팔공산의 평범한 인물일 뿐이니 어찌 족히 말하겠습니까? 생각건대 지리산의 여러 강주講主들은 모두 늙었으니 크게 외치며 강단에 올라 후배들을 지도할 이는 형을 버리고 누가 쓸고 닦겠습니까? 스스로 힘써서 아우의 간절한 기대를 저버리지 마십시오. 경암鏡庵 형은 어디에 계십니까? 따르는 법려法侶 역시 얼마쯤 됩니까? 매번 걱정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이만 줄입니다.설월당에게 줌(與雪月堂)여름을 지나도록 소식이 없자 가을이 되니 더욱 생각이 납니다. 삼가 이때 법후가 맑고 아름다운지요? 간절히 우러러 위문하며 비천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저번에 환성사環城寺에서 머물다가 자리가 따뜻해지지 않았는데 또 동화사로 옮겼습니다. 모든 일이 어지러운데 다른 것이야 어찌 말씀드리겠습니까? 다만 한 해 농사가 흉년을 만났는데 바닷가 마을은 더욱 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과연 이러한 걱정이 선념禪念을 동요시키지나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벗 기玘는 경학에 힘을 쏟아 큰 진보가 있는데 일찍 하지 못한 것을 한탄합니다. 바라건대 스님은 돌아오라는 생각(倚門之思)100)으로 혹 그의 뜻을 뺏지는 마시고 마음껏 유학遊學하게 하여서 완전하게 이루어지는 자리(玉成之地)101)에 이르게 함이 어떻습니까? 매번 한 번 얼굴을 뵙는 것이 소원이지만 거리가 멀어서 쉽게 기약할 수 없습니다. 편지에 임하여 더욱 우울함을 느낍니다. 봄에 해산물을 보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고마움이 끝이 없습니다. -
010_0422_b_01L與九淵堂
010_0422_b_02L音塵阻隔。居然六七年所。悠悠望眼
010_0422_b_03L長在方丈烟霞縹緲之間矣。敢問戒軆
010_0422_b_04L葆重。化噵如宜。區區之慰。豈比常品。
010_0422_b_05L弟本無適俗之韻。不過爲公山一尋常
010_0422_b_06L人物耳。何足說哉。計今智異山中諸講
010_0422_b_07L主。皆老矣。其大呼登壇。指揮後生。舍
010_0422_b_08L兄而誰刷整。自勉毋孤弟區區之望也。
010_0422_b_09L鏡庵兄今安在。法侶之追隨亦幾許。每
010_0422_b_10L在耿耿中。餘不宣。
010_0422_b_11L
010_0422_b_12L與雪月堂
010_0422_b_13L經夏無聞。入秋尤想。伏惟辰下法候淸
010_0422_b_14L佳。區區慰仰。不任鄙悰。此向棲環城
010_0422_b_15L席未及暖。又移桐藪。凡百憒憒他。何
010_0422_b_16L足奉喩。第年事値歉。想海邑尤甚。果
010_0422_b_17L未知此等憂患其亦動禪念不得耶。玘
010_0422_b_18L友肆力經學。大有步趣。旋恨其不早
010_0422_b_19L耳。望師主。勿以倚門之思而或奪渠志。
010_0422_b_20L使得恣意游學。以至玉成之地。爲如何
010_0422_b_21L哉。每願一者面展。而雲樹蒼茫。不可
010_0422_b_22L易期。臨書尤覺邑邑。春間海味之惠。
010_0422_b_23L迨用感賀。珍謝無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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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22_c_01L은사님의 소상에 사람들에게 염불로 도울 것을 청함(恩師小祥請人念助)죄인 의첨 등은 머리를 조아려 두 번 절하고 아룁니다. 의첨 등은 죄역罪逆이 매우 깊은데도 스스로 죽어 없어지지도 못하고 화가 돌아가신 스승님에게 미쳤습니다. 오장五臟이 무너지고 울부짖고 머리를 조아려도 미칠 수가 없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첫 기제가 곧 닥쳤으니 바로 이번 달 28일입니다. 비와 이슬이 내려 축축해졌으니(雨露旣濡)102) 감정이 살아계신 듯 절실합니다. 한갓 슬퍼하기만 하면 무익하니 천도해야 마땅합니다. 이에 깨끗한 곡식을 갖추어 현복玄福을 구하고자 하니 삼가 제자들은(小子) 박하고 미미한 정성이라도 행합니다. 성인을 돌리는 데는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옛사람이 “뭇사람이 입김을 불어대면 산을 움직이며,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衆喣漂山, 十斫顚木)”103)라고 하였습니다. 오늘의 일은 만약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면 이루어질 수 있으니 감히 이렇게 피눈물을 흘리며 우러러 자문慈門에 고합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스님들께서는 사람을 건진다는 마음으로 염불법문을 행하고 당일이 되기를 기다려 밝은 등불을 달고 깨끗한 대중을 불러 모아 함께 아미타불을 염송하며 저녁부터 새벽까지 그 소리를 천만번 왼다면 혹 그 부처님을 감동시켜 우리 스승님을 인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스님들이 실로 불보不報의 땅에 덕을 베푸는 것이니 그것은 소자에 있어서는 진실로 살아서는 목숨을 바치고 죽어서는 띠풀을 묶는 은혜를 이기지 못할 뿐입니다. 슬픔과 병이 몸에 있어서 직접 청할 길이 없으니 더욱 목이 멥니다. 경황이 없어 두서가 없습니다. 삼가 소䟽를 올립니다.성상聖上 21년 정사丁巳 유화流火 윤월일閏月日에 모계문인慕溪門人 희문喜聞이 삼가 글씨를 썼다.인악 화상 행장仁嶽和上行狀화상의 휘諱는 의첨義沾이고 자字는 자의子宜이고 호號는 인악仁嶽이다. 고려의 -
010_0422_c_01L恩師小祥請人念助
010_0422_c_02L罪人沾等稽顙再拜言。沾等罪逆深重
010_0422_c_03L不自死滅。禍延先師。五內分崩。叫叩
010_0422_c_04L莫逮。轉眄之頃。初朞已迫。乃今月二
010_0422_c_05L十八日也。雨露旣濡。感切如存。徒哀
010_0422_c_06L無益。惟薦是宜。茲辦淨粒。欲求玄福
010_0422_c_07L而伏念小子。行薄誠微。回聖無術。古
010_0422_c_08L人有言。衆泃漂山。十斫顚木。今日之
010_0422_c_09L事。倘蒙群援。庶拯斯溺。敢此泣血。仰
010_0422_c_10L告慈門。伏願師主。以濟人心行。用念
010_0422_c_11L佛法門。待到本日。獻供明燈。召聚淨
010_0422_c_12L衆。共誦彌陁。自昏及晨。千萬其聲。則
010_0422_c_13L或可感彼佛。而導我師矣。此則師主
010_0422_c_14L實施德於不報之地。而其在小子。良不
010_0422_c_15L勝隕結之私耳。哀疚在躬。末由面請。
010_0422_c_16L只增哽塞荒迷。不次謹䟽。
010_0422_c_17L仁嶽集卷之三
010_0422_c_18L
010_0422_c_19L聖上二十一年丁巳。流火閏月日。慕溪門人
010_0422_c_20L喜聞謹書。
010_0422_c_21L
010_0422_c_22L1)仁嶽和上行狀
010_0422_c_23L和上諱義沾。字子宜。號仁嶽。高麗開
010_0422_c_24L「仁」右側行間底本有「附錄」編者除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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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23_a_01L개국벽상공신開國壁上功臣 대광사공大匡司空 성산부원군星山府院君 이능일李能一 공의 23세손이다. 영조英祖 병인丙寅년 9월 9일에 달주達州 인흥촌仁興村에서 태어났다. 여덟 살에 향학鄕學에 들어가 『소학小學』을 읽었는데 그 뜻을 깊이 이해하여 한번 들으면 백 가지 행실에 통하였고 그 책을 세 번 읽자 암송하여 재주와 명성이 인근 마을에 펴졌다. 재주뿐만이 아니라 사람됨이 더욱 기이하여 마을 사람들이 다투어 그를 도와주었고 이루지 못할까 염려하였다. 열다섯에 『시경』과 『서경』과 『주역』을 다 읽었고 글을 잘 지어 당시 명성이 선비들에게 펴졌다. 하늘이 내린 인재가 아니라면 어찌 이와 같을 수 있겠는가? 열여덟에 마을의 여러 자제들과 용연사龍淵寺에 나아가 학업을 익힐 때 승려들이 위의威儀가 있는 것을 보고는 마음에 갑자기 감동이 있었다. 가선헌嘉善軒 공에게 의지하여 출가하고 벽봉碧峯 화상에게서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화상이 그를 깊이 그릇으로 여겨 『금강경』과 『능엄경』으로 가르치고 하여금 서암西嶽ㆍ추파秋波ㆍ농암聾巖 등 여러 유명한 스님을 차례로 참례하게 하여 더욱 그 학문을 밝히게 하였다. 또 무자戊子년 봄에 화상을 다시 만나 가사와 바리때(信具)를 받고서 강당에 올랐으니 그때가 나이 스물세 살이었다. 그 계파는 임제臨濟 선사의 34세손이고 서산西山 대사의 8세손이며 상봉霜峯 선사의 5세손이다. 하루는 “나는 설파雪坡 화상이 우리나라 화엄의 종주라고 들었으나 아직 나아가 참례하지 못했다. 이는 내가 유감으로 여기는 바이다.”라고 하셨다. 마침내 폐백을 가지고 가서 영원정사靈源精舍에서 배알하였다. 설파 화상이 갑자기 손을 잡고 기뻐하시면서 “나 역시 스님과 함께하기를 오래전부터 바랐네. 어찌 그리 늦었는가?”라고 하셨다. 이에 『잡화경雜華經』104)을 강의하자 여덟 달 만에 끝을 보았고 이어서 『선문염송禪門拈頌』으로 마음의 찌꺼기를 녹여내었다. 얼마 뒤에 선제禪弟가 되길 원하자 화상이 “좋다.”라고 하고 또 “스님은 진중하여 오늘날에는 동량棟梁이고 후세에는 모범이 될 것이니 우리의 도道가 얼마나 다행입니까?”라고 하였다. 돌아가 비슬산ㆍ팔공산ㆍ학산ㆍ용산ㆍ불령산 등 여러 산에서 교화를 행하셨으니 번거로워 다 기록할 수 없다. -
010_0423_a_01L國壁上功臣大匡司空星山府院君李公
010_0423_a_02L諱能一之二十三世孫也。英廟丙寅九
010_0423_a_03L月九日。生於達州仁興村。八歲入鄕學
010_0423_a_04L讀小學。深奧其旨。一聞則透百行。其
010_0423_a_05L書三讀便誦。才聞及於鄰邑。非直才也
010_0423_a_06L人也尤奇。鄕人爭資之。惟恐不成。至
010_0423_a_07L十五讀盡詩書易。善屬文。爲時名下士
010_0423_a_08L噫。非天才豈能如是乎。十八歲與鄕
010_0423_a_09L谷諸子。就於龍淵寺肄業。見僧之濟濟
010_0423_a_10L心忽有感。依嘉善軒公落紺。受戒具于
010_0423_a_11L碧峯和上。和上深器之。敎之以金剛楞
010_0423_a_12L嚴等經。而使之轉叅西嶽秋波聾巖等
010_0423_a_13L諸名師。益明其學。又以戊子春。再會
010_0423_a_14L於和上。受信具而登堂。時年二十三。
010_0423_a_15L其派系則於臨濟三十四世。於西山八
010_0423_a_16L世。霜峯之五世孫也。一日曰。吾聞雪
010_0423_a_17L坡和上東國華嚴宗也。而未及進叅。是
010_0423_a_18L吾所憾。遂勢贄而往拜於靈源精舍。和
010_0423_a_19L上輙手而悅曰。吾亦欲與師久矣。何晩
010_0423_a_20L也。仍講雜華。八閱月而見終。繼之而禪
010_0423_a_21L頌。消融其査滓。旣而願爲禪弟。和上
010_0423_a_22L曰諾。且曰惟師珍重。當今之棟樑。後
010_0423_a_23L世之規矩。吾道其幸哉。歸而行化於瑟
010_0423_a_24L山公山鶴山龍山佛靈等諸山。而煩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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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23_b_01L스님은 부여받은 성품이 넉넉하고 거동은 항상 느긋하셨으며 조금도 걱정하는 용모가 없으셨다. 그분을 뵙는 이는 마음으로 기뻐하여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일상의 독실함에 이르러서는 남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으셨으니 비록 옛 어진 스님들에 비교한다면 그럴만한 이가 누구겠는가? 밤에는 참선하여 침소에 드는 것은 오직 두 시간뿐이었다. 낮에는 강하였는데 그 사람의 높낮이를 따라 자상하게 일러주어 쉽게 이해하여 통달하지 못하는 폐단이 없게 하였다. 심지어 세속의 유학자들이 복희씨의 『주역』을 들고 배우러 오는 이가 많았는데도 싫어하는 기색이 없으셨다. 이 누가 이렇게 하게 한 것인가? 지금 부처님의 도가 점점 미약해져 세상에서 불교를 배우는 이가 거의 없는데도 여러 지방에서 경전의 뜻을 연마하고자 하는 이들이 모의하지 않았는데도 함께 모인 자들이 항상 백 명이 넘어서 영산靈山의 옛 자취와 비슷하였다. 애석하구나! 때를 만나지 못함이여. 만약 전성기에 태어나셨다면 교화한 대중이 어찌 오늘날의 숫자에 그치겠는가?경술庚戌년에 조정에서 새로 용주사龍珠寺를 짓고 불상을 만들라고 명하였다. 임금님이 “당세의 이름난 승려를 뽑아서 그 일을 주관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하셨다. 이때 스님이 그 증명 법사가 되어 불복장원문佛腹藏願文을 지었다. 주상께서 그 글을 가져다 보시고 칭찬하기를 그치지 않으면서 “어찌 승려이면서 글에 능숙한 이가 있을 줄 생각이나 했겠느냐?”라고 하셨다. 그러고는 은지恩旨를 내리셨다. 이것은 송운松雲105)과 벽암碧庵 이후에 없었던 일이니, 귀중함이 또한 어떠하겠는가? 그 뒤에 임금님이 얼굴을 대하는 꿈을 자주 꾸었으니자세한 것은 시집에 보인다 어찌 성은에 깊이 감동하여 어느 때이고 감히 잊음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성상聖上 병진丙辰년 5월 15일에 돌아가셨으니 세수(報年)는 51세이고 법랍法臘은 34세였다. 아! 이러한 덕이 있으면서도 이처럼 장수하시지 못하셨구나. 어찌 하늘이 우리 도를 떨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랴? 길을 가는 사람들은 서로 “인악 스님이 돌아가셨으니 산중의 일은 끝났다.”라고 한다. 심한 이들은 눈물을 흘리며 말을 하지 못한다. 이것은 그 대략이다. -
010_0423_b_01L能盡錄。師賦性混厚。動靜常見舒泰
010_0423_b_02L少無戚戚之容。見之者。莫不心悅而口
010_0423_b_03L誦。至於日用之篤實。誨人之不倦。雖
010_0423_b_04L比於古賢師可也。何者。夜而叅禪。就
010_0423_b_05L寢只一更而已。晝則說講。隨其高下
010_0423_b_06L諄諄告之。令易入而無未達之弊。甚之
010_0423_b_07L於俗儒之。以羲易來學者多。而亦無厭
010_0423_b_08L色也。是孰使之然歟。方今佛道寢微。
010_0423_b_09L世幾無學佛者。而諸路之欲磨鍊經旨。
010_0423_b_10L不謀同聚者。常百餘人。彷彿然靈山故
010_0423_b_11L跡。惜乎。其時之不遭也。若使生於全盛
010_0423_b_12L之時。化衆豈止今日而已哉。歲庚戌自
010_0423_b_13L朝家。新置龍珠寺。命造佛像。上曰擇
010_0423_b_14L選當世之名僧。以主厥事可矣。時師爲
010_0423_b_15L其證師。作佛腹藏願文。主上取而覽
010_0423_b_16L之。稱善不已曰。豈意釋而有能文者乎。
010_0423_b_17L乃以恩旨錫之。此則松雲碧庵以後。所
010_0423_b_18L未有之事。貴重當復何如。其後夢對天
010_0423_b_19L顏數矣詳見
詩集。豈深感聖恩。無時敢忘而
010_0423_b_20L然歟。沒於聖上丙辰午月旬五日。報年
010_0423_b_21L五十一。法臘三十四。嗚呼。有如是之
010_0423_b_22L德。而如是其不壽也。豈天欲使吾道不
010_0423_b_23L振耶。行路相謂曰。仁嶽師逝。山中已
010_0423_b_24L矣。夫甚者。至涕泣不能言。此其大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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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423_c_01L만약 돌아가실 때의 신령스러운 상서와 기이한 자취라면 다 적을 수 없다.제자 성안聖岸이 삼가 짓는다. -
010_0423_c_01L至若寄歸之靈瑞異跡。不欲盡述。
010_0423_c_02L弟子聖岸謹撰。
- 89)졸저(覆瓿) : 부부覆瓿는 장독 뚜껑을 덮는다는 뜻으로 자기의 저서를 겸손하게 일컫는 말이다.
- 90)귀인과 이별하고 : 정계旌棨는 관원官員이 출행出行할 때에 의장儀仗으로 사용하는 기旗와 나무로 만든 창인데, 귀인貴人이 길을 떠나는 뜻으로 쓰인다.
- 91)홍교洪喬 : 진晉 나라 은홍교殷洪喬가 예장 태수豫章太守가 되었을 때 남의 편지 100여 통을 부탁받아 가지고 가다가, 도중에서 모두 물에 띄워 버리고 말하기를, “은홍교가 편지 전하는 우인郵人이 되지 않겠다.” 하여, ‘홍교척수洪喬擲水’란 문자가 전한다.
- 92)식청拭靑 : 식청拭靑은 푸른 눈을 비빈다는 뜻이다. 진晉나라 완적阮籍이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청안靑眼을 뜨고 미운 사람을 만나면 백안白眼을 떴던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晉書 卷49 阮籍傳』
- 93) 백열지사栢悅之私 : 백열栢悅은 잣나무의 기쁨이란 뜻으로 친구의 행운을 기뻐함을 비유한다. 육기陸機의 「탄서부歎逝賦」에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하고, 지초가 불에 타면 혜초가 탄식을 한다.(信松茂而柏悅, 嗟芝焚而蕙歎.)”라고 하였다.
- 94)비야毘耶 노인 ; 유마維摩(Vimalakīrti) 거사는 음역으로는 비마라힐毘摩羅詰ㆍ유마힐維摩詰이라고 하고 한역으로는 무구칭無垢稱ㆍ정명淨名이라고도 한다. 유마가 비사리성毘舍離城(Vaiaśālī)의 장자長者였기 때문에 유마를 비야毘耶 노인이라고도 한다. 비야는 비사리의 약칭이다.
- 95)엄자산崦嵫山 : 감숙성甘肅省에 있는 산으로 해가 지는 곳이라고 한다. 말년末年이나 노년老年을 비유한다.
- 96)본래 가섭에게~의탁했겠느냐 : 두보杜甫의 「추일기부영회봉기정감이빈객일백운秋日夔府詠懷奉寄鄭監李賓客一百韻」에 나오는 구절이다. 악전偓佺은 고대 전설상의 선인仙人의 이름이다.
- 97)도림道林 : 지둔支遁이다.
- 98)아사리阿闍梨 : 범어로는 ācārya이다. 아사리阿舍梨, 아사리阿闍梨, 아기리阿祇利, 아차리야阿遮利耶라고도 한다. 줄여서 사리闍梨라고 한다. 제자들을 가르쳐 행위가 단정하고 올바름에 맞게 하며 자신도 제자들의 모범이 될 수 있기에 도사導師라고 한다. 여기서는 스님이란 뜻으로 쓰였다.
- 99)젊은 시절(東隅)을~늦은 것이 아니네. : 이것은 ‘동우에서 잃었지만 상유에서 거둔다.(失之東隅, 收之桑楡)’에서 온 말이다. 동우東隅는 해가 뜨는 곳으로 인생의 초년을 뜻하고 상유桑楡는 해가 지는 곳으로 인생의 만년을 뜻한다.
- 100)의문지사倚門之思 : 대문에 기대어 자식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이란 뜻이다. 이 말은 왕손가王孫賈의 모친이 “네가 아침에 나가 늦게 돌아오면 나는 문에 기대어 바라보고, 네가 저녁에 나가 돌아오지 않으면 나는 여문에 기대어 바라본다(女朝出而晩來, 則吾倚門而望, 女暮出而不還, 則吾倚閭而望)”고 한 데서 의문倚門 혹은 의려倚閭는 부모가 자식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이르게 되었다.
- 101)옥성지지玉成之地 : 옥성玉成은 장재張載의 「서명西銘」에 “부귀와 윤택은 나의 삶을 두텁게 하고자 함이요, 가난과 천함과 근심 걱정은 너희들을 옥처럼 아껴 완성시키려 함이다(富貴福澤, 將厚吾之生也. 貧賤憂戚, 庸玉女於成也)”라고 하여 후에 완성한다는 뜻이 되었다.
- 102)우로기유雨露旣濡 : 『예기』의 「제의祭義」편에 “가을에 서리와 이슬이 내리면 군자가 그것을 밟아보고 반드시 슬픈 마음이 생기니, 이는 날이 추워져서 그런 것이 아니다. 또 봄에 비와 이슬이 내려 땅이 축축해지면 군자가 그것을 밟아보고 반드시 놀라고 두려운 마음이 생겨 마치 죽은 부모를 곧 만날 것 같은 생각이 들게 된다.(霜露旣降 君子履之 必有悽愴之心 非其寒之謂也 春雨露旣濡 君子履之 必有怵惕之心 如將見之)”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 103)뭇사람이 입김을~나무 없다(衆喣漂山, 十斫顚木) : 중후표산衆喣漂山 : 『한서漢書』 「중산정왕류승전中山靖王劉勝傳」에 “뭇사람이 입김을 불어대면 산을 움직이고 모깃소리가 모이면 우렛소리를 이룬다.(衆喣漂山, 聚蟁成靁.)”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십작전목十斫顚木은 십작목무불절十斫木無不折에서 온 말이다.
- 104)잡화경雜華經 :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이다.
- 105)송운松雲 : 사명당四溟堂 유정惟政이다.
- 1)「仁」右側行間底本有「附錄」編者除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