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작법귀감(作法龜鑑) / 作法龜鑑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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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법귀감作法龜鑑
작법귀감 상作法龜鑑 上
백파 긍선白坡亘璇 집술

작법귀감作法龜鑑 서문
작법作法1)의 절차에 대한 책들이 비록 많지만, 서로 빠뜨린 부분이 있어 전체의 모양(全豹)을 볼 수 없으며, 또한 경위涇渭2)와 높고 낮음을 모두 구분하여 말할 수 없다. 깊이 없는 학문이어서 대부분 잘못 거론한 것이 많으니, 부처님을 공양하는 경사스러운 일이 도리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비방하는 큰 허물이 되는 줄 누가 알겠는가?
이에 문하생門下生 중에 몇 명의 선납禪衲이 나에게 책 한 권을 만들어서 교정을 해달라고 청하였다. 내가 재주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고집스럽게 사양하자, 대중들이 구름처럼 몰려와서 간청하였다. 나는 사양할 핑계가 없어, 여러 가지 문헌을 탐구하여 수록하고 그 중에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고, 요점을 간추리고 빠진 부분을 보충하여 일관되게 하려고 노력하였다.
의례는 3단壇을 갖추어야 하고, 이치는 6도度(육바라밀)3)를 포함해야 한다. 그리하여 네 모서리에 4성聲4)을 표시하고 또한 절구節句마다 구두점을 찍어서 책의 이름을 『작법귀감作法龜鑑』이라고 붙인다. 그리하여 장차 문하생의 개인 참고서(私儲)로 삼으려 하니, 부디 잘못 유출되어 추醜한 모습을 드날리지 않기를 바란다.
아! 맑고 맑은 연못 바닥에 달그림자 황홀하지만, 밝고 밝은 눈 앞에선 커다란 공화空華로다.
여기에 이르면 한산寒山5)이 손뼉 치고 습득拾得6)이 깔깔거리며, 비로자나 부처님은 희색이 만면하여 “훌륭하고 훌륭하다. 진실한 법공양이로구나!”라고 말하리라.
도광道光 6년(1826년) 병술丙戌 2월 일에 백파白坡 노납老衲은 쓰다


010_0552_b_01L[作法龜鑑]

010_0552_b_02L1)作法龜鑑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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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法節次卷帙雖多互相闕如未見
010_0552_b_05L全豹且涇渭高低都不辨白膚授之
010_0552_b_06L率多錯擧誰知供佛之慶事翻作
010_0552_b_07L謗法之大愆爰有門下數禪請爲一本
010_0552_b_08L而校正余以不才而膠讓衆請雲興
010_0552_b_09L我辤無口於是愽探諸文而收錄正其
010_0552_b_10L誵訛而楷定節要補闕務在一貫
010_0552_b_11L備三壇理該六度仍圈四聲亦節句
010_0552_b_12L名曰作法龜鑑將爲門下之私儲
010_0552_b_13L切勿橫流而揚醜噫 澄澄潭底彷彿
010_0552_b_14L水月明明眼前是甚空華到這裏
010_0552_b_15L山撫掌拾得呵呵毗盧遮那如來
010_0552_b_16L色滿面道好好是眞法供養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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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道光六年丙戌二月日白坡老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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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작법作法 : ① 수계受戒나 참회懺悔 등을 행하는 의식, 또는 그 의식에서 지켜야 할 예법. ② 나비춤·바라춤과 같이 동작으로 불법을 상징하거나 부처를 찬탄하는 의례.
  2. 2)경위涇渭 : 사리事理의 옳고 그름과 시비是非의 분간을 이르는 말로, 중국 황하의 지류인 ‘경수涇水’와 ‘위수渭水’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이 두 강은 서안 부근에서 만나 합쳐지는데, 경수는 항상 흐리고 위수는 맑아 두 물이 섞여 흐르는 동안에도 구별이 분명하다 해서 그런 뜻이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청음淸音과 탁음濁音을 말한다.
  3. 3)6도度 :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바라밀을 말한다.
  4. 4)4성聲 : 평성平聲·상성上聲·거성去聲·입성入聲의 네 가지 고저高低의 음을 말한다.
  5. 5)한산寒山 : 당나라 때 사람. 성명은 알 수 없고, 항상 천태 시풍현始豊縣의 서쪽 70리에 있는 한암寒巖의 깊은 굴속에 있었으므로 한산이라 한다. 몸은 바싹 마르고, 보기에 미친 사람 비슷한 짓을 하며, 늘 국청사에 와서 습득拾得과 함께 대중이 먹고 남은 밥을 얻어서 대통에 넣어 가지고 둘이 서로 어울려 한산으로 돌아가곤 하였다. 미친 듯한 행동을 하면서도 그의 말은 불도의 이치에 맞으며, 또 시를 잘하였다. 어느 날 태주자사台州刺史 여구윤閭丘胤이 한암에 찾아가서 옷과 약 등을 주었더니, 한산은 큰 소리로 “도적놈아! 이 도적놈아! 물러가라.” 하면서 굴속으로 들어간 뒤에는 그 소식을 알 수 없었다 한다. 그가 죽은 연월도 당 현종의 선천 때(712~713년), 태종의 정관 때(627~605년), 현종의 원화 때(806~820년) 등 여러 설이 있다. 세상에서 한산·습득·풍간豊干을 3성聖이라 부르며, 또 한산을 문수보살의 재현再現이라 한다. 저서로는 『한산시』 3권이 있다.
  6. 6)습득拾得 : 천태산天台山 국청사國淸寺 부엌에서 일하며 절에서 남긴 음식을 모아 한산寒山에게 주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