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동계집(東溪集) / 東溪集卷之一

ABC_BJ_H0295_T_002

012_0188_c_02L
동계집 제1권(東溪集 卷之一)
총목차總目次
동계집 제1권(東溪集 卷之一)
오언절구五言絕句
가을날 동명 정 선생에게 부치다(秋日寄東溟鄭先生)
새벽에 일어나(曉起)
언 상인을 보내며(送彥上人)
시내 남녘의 저녁 풍경(溪南暮景)
심 상인을 가야산으로 보내며(送釋心上人之伽倻)
왕림사에서 윤 수재와 이별하다(王林寺別尹秀才)
청심루에 올라(登淸心樓)
산속의 가을 흥취(山居秋興)
가을날 분성의 우 사군에게 올리다(秋日呈盆城禹使君)
덕연 처사에게(寄德淵處士)
두류산의 지명 스님에게 주다(贈頭流僧智明)
객이 태허당을 조롱하는 시에 차운하다(次客嘲太虛堂韻)
가을 생각(秋思)
김생에게 주다(贈金生)
벽 위의 용 그림에 제하다(題壁上龍圖)
운가산을 읊다(詠雲假山)
천생성에서 의선 산인을 이별하다(天生城別義禪山人)
밤에 앉아서(夜坐)
보 선자에게 주다(贈寶禪子)
하산의 사군이 나에게 무슨 가르침이 있느냐 묻자 시 두 수로 대답했다(夏山使君謂我曰師以何敎我以此答之二首)
고요함을 깨닫다(惺寂)
육언절구六言絕句
봄의 회포(春懷)
산속의 봄(山居春事)
늦은 봄 이생의 초당에 제하다(暮春題李生草堂)
칠언절구七言絕句
망심암에 제하다(題望深菴)
밤에 백운암 남쪽 난간에 앉아(白雲庵南軒夜坐)
달을 읊다(詠月)
가을을 느끼다(感秋)
작강에서 배를 타고 감로사로 돌아가다(自鵲江泛舟歸甘露寺)
통도사에서 거닐다(遊通度寺)
부용탄에서 입으로 읊다(芙蓉灘口占)
봄눈(春雪)
한가롭게 거닐다(閑行)
≺서호팔경≻ 시에 차운하다(次西湖八景韻)
여 수재의 ≺불지봉≻ 시에 차운하다(次呂秀才佛池峯韵)
우징 상인의 시에 차운하다(次宇澄上人韻)
하산과 현성의 두 사군에게 올리다(呈夏山玄城兩使君)

012_0188_c_02L東溪集卷之一

012_0188_c_03L

012_0188_c_04L1)總目次 [2]

012_0188_c_05L
卷一

012_0188_c_06L
五言絕句二十篇

012_0188_c_07L
秋日寄東溟鄭先生曉起送彥上人
012_0188_c_08L溪南暮景送釋心上人之伽倻王林
012_0188_c_09L寺別尹秀才登淸心樓山居秋興
012_0188_c_10L秋日呈盆城禹使君寄德淵處士
012_0188_c_11L頭流僧智明次客嘲太虛堂韻秋思
012_0188_c_12L贈金生題壁上龍圖詠雲假山
012_0188_c_13L生城別義禪山人夜坐贈寶禪子
012_0188_c_14L夏山使君謂我曰師以何敎我以此答之
012_0188_c_15L
惺寂

012_0188_c_16L
六言絕句三篇

012_0188_c_17L
春懷山居春事暮春題李生草堂

012_0188_c_18L
七言絕句二十篇

012_0188_c_19L
題望深菴白雲庵南軒夜坐詠月
012_0188_c_20L感秋自鵲江泛舟歸甘露寺遊通
012_0188_c_21L度寺芙蓉灘口占春雪閑行
012_0188_c_22L次西湖八景韻
次呂秀才佛池峯韵
012_0188_c_23L次宇澄上人韻呈夏山玄城兩使君
012_0188_c_24L目次編者作成補入

012_0189_a_01L하산의 이 사군을 가야산으로 전송하며(送夏山李使君遊伽倻山)
≺송인≻ 시에 차운하다(次送人韵)
스님을 풍악산으로 보내며(送僧遊楓岳)
금강산을 읊다(詠金剛山)
모든 것은 하나로 돌아가는데(萬法歸一)
적천사의 호 장로에게 보이다(示磧川寺湖長老)
우연히 두 수를 읊다(偶吟二首)
오언율시五言律詩
봄날 배를 타다(春日舟行)
정 교수의 시에 차운하다(次鄭敎授韻)
물 구경하다(觀漲)
신재의 여행길에 부치다(寄眘齋旅榻)
분성의 우 사군에게 올리다(呈盆城禹使君)
우 사군과 배 타고 황산강을 내려가며 원轅 자로 답하다(與禹使君舟行下黃山江答轅字)
유생의 ≺유감로사≻ 시에 차운하다(次柳生遊甘露寺韻)
퇴우 상국에게 드리다(寄呈退憂相國閤下)
문곡 상국에게 올리다(呈文谷相國閤下)
백련사의 강월헌에 제하다(題白蓮社江月軒)
또又
또又
신재에게(寄愼齋)
분성 명부 이 공에게 드리다(呈盆城明府李公)
회포를 적어 현 상인에게 드리다(述懷贈玄上人)
기러기를 읊다(咏鴈)
조령의 용추를 노닐다(遊鳥嶺龍湫)
금오산 보봉사에 이르다(到金烏山寶峰寺)
동명 정 선생에게 부치다(寄東溟鄭先生)
임 참의에게 드리다(呈任叅議)
익평위에게 올리다(呈益平尉)
청평사에서 영우 상인에게 드리다(淸平寺贈靈祐上人)
백암에서 이별하며 남긴 시에 차운하다(次栢庵留別韻)
환적 노인이 영단을 준 것에 감사하며(謝幻寂翁寄靈丹)
권 승지에게 드리다(寄權承旨)
감로사에서 호남 방백 조세환 상공에게 드리다2수(甘露寺呈湖伯趙世煥相公二首)
조 공의 차운시를 첨부하다 附趙公次(韻)
퇴우 상국에게 드리다(寄呈退憂相國)
기 상인을 호남으로 보내며(送湖南機上人)
붓을 찾다(索筆)
차산 거사의 시에 차운하여 부치다2수(次寄車山居士二首)
또又
지리산 칠불암에 제하다(題智異山七佛庵)
파근사에서 탄영 상인과 헤어지다(波根寺別坦英上人)
문 선생의 ≺가섭굴≻ 시에 차운하다(次文先生題迦葉窟韵)
문 선생의 원시를 첨부하다(附文先生元韵)
사암 폭포(獅岩瀑布)
분성盆城
중봉산 내원암에 제하다(題中峰山內院庵)
눌 상인과 헤어지며 드리다(贈別訥上人)
순열 상인과 헤어지며 드리다(贈別順悅上人)
경건히 동명 선생이 백곡 대사에게 준 시에 차운하다(敬次東溟先生贈白谷韵)
삼가 백곡 대사의 시를 차운하다(謹次白谷大師韵)
택당 이 선생의 차운시를 첨부하다 附澤堂李先生次(韻)
삼가 퇴계가 임갈천에 의탁한 시에 차운하다(謹次退溪寄林葛川韵)
동명 선생이 백곡 대사에게 준 시에 차운하다(次東溟先生贈白谷韵)
동명의 원시를 첨부하다(附東溟元韵)
또又
동명의 원시를 첨부하다(附東溟元韵)
다시 ≺낭선≻ 시에 차운하다(再次浪仙韵)
임유후 승지가 취미 대사에게 올린 시를 차운하다(次任承旨有後贈翠微韵)
원시를 첨부하다(附元韵)
백암 성총 대사 시에 차운하다(次栢庵韵性聰大師)
칠언율시七言律詩

012_0189_a_01L送夏山李使君遊伽倻山次送人韵
012_0189_a_02L送僧遊楓岳詠金剛山萬法歸一
012_0189_a_03L示磧川寺湖長老偶吟

012_0189_a_04L
五言律詩四十三篇

012_0189_a_05L
春日舟行次鄭敎授韻觀漲寄愼
012_0189_a_06L齋旅榻呈盆城禹使君與禹使君
012_0189_a_07L舟行下黃山江答轅字次柳生遊甘
012_0189_a_08L露寺韻寄呈退憂相國閤下呈文
012_0189_a_09L谷相國閤下題白蓮社江月軒

012_0189_a_10L愼齋呈盆城明府李公述懷贈
012_0189_a_11L玄上人咏鴈遊鳥嶺龍湫到金
012_0189_a_12L烏山寶峰寺寄東溟鄭先生呈任
012_0189_a_13L參議呈益平尉淸平寺贈靈祐
012_0189_a_14L上人次栢庵留別韻謝幻寂翁寄
012_0189_a_15L靈丹寄權承旨甘露寺呈湖伯趙
012_0189_a_16L世煥相公
寄呈退憂相國送湖
012_0189_a_17L南機上人索筆次寄車山居士

012_0189_a_18L題智異山七佛庵波根寺別坦英上人
012_0189_a_19L次文先生題迦葉窟韵獅岩瀑布
012_0189_a_20L題中峰山內院庵贈別訥上人
012_0189_a_21L贈別順悅上人敬次東溟先生贈白谷
012_0189_a_22L謹次白谷大師韵謹次退溪寄林
012_0189_a_23L葛川韵次東溟先生贈白谷韵

012_0189_a_24L次浪仙韵次任承旨有後贈翠微韵
012_0189_a_25L次栢庵韵

012_0189_a_26L
七言律詩五十七篇

012_0189_b_01L경건하게 문곡 상국의 ≺창취정≻ 시에 차운하다(敬次文谷相國蒼翠亭韵)
육은 이 상공에게 드리다(呈六隱李相公)
위성 가는 길에(渭城途中)
금강산에 오르다(登金剛山)
가야산 백운대에 올라(登伽倻山白雲臺)
고양 태수 이석견 공에게 드리다(寄呈高陽太守李公碩堅)
신 진사의 ≺가을 감상≻ 시에 차운하다(次申進士賞秋韵)
방장 스님에게 보내다(送僧方丈)
백곡 대사의 ≺백마강 회고≻ 시에 차운하다(次白谷大師白馬江懷古韵)
백곡 대사의 원시를 첨부하다(附白谷元韻)
≺영남루≻ 시에 차운하다(次嶺南樓韵)
백련정사에 쓰다(題白蓮精舍)
또又
다시 감로사甘露寺 벽시에 차운하다(再次甘露寺壁上韵)
감로사 서암의 동헌에 제하다(題甘露寺西庵東軒)
봄날의 그윽한 회포(春日幽懷)
≺촉석루≻ 시에 차운하다(次矗石樓韻)
차운하여 정 진사에게 주다(次贈鄭進士)
또又
한 상인과 이별하며 주다(贈別閑上人)
호남 방백 조 상공에게 드리다이름은 구석이며 호는 장륙이다(敬呈湖南伯趙相公龜錫號藏六)
여주 목사인 이 공을 방문하다이름은 시매이며 호는 육은이다(到驪興府呈牧伯李公時梅號六隱
여주 방백의 차운시 驪伯次(韻)
여주 방백과 더불어 청심루에 오르다(與驪伯登淸心樓)
여주 방백의 차운시 驪伯次(韻)
다시 여주 방백과 뱃놀이하다(復與驪伯浮江)
여주 방백의 차운시 驪伯次(韻)
경건하게 문곡 상국에게 올리다(敬呈文谷相國閤下)
문곡 선생의 차운시 文谷次(韻)
퇴우 상국의 차운시이때 광릉윤이 되었다(退憂相國次韻 時作廣陵(尹))
백헌 이 상국의 차운시 白軒李相國次(韻)
육은 이 상공의 차운시 六隱李相公次(韻)
속리산에서 호남 방백 오정위 상공과 이별하다俗離山中奉別湖伯吳相公挺緯
지주비를 읽다(讀砥柱碑)
삼가 백곡 대사가 영남 방백 조 상공에게 올린 시에 차운하다(謹次白谷大師呈嶺伯趙相公韻)
백곡의 원시를 첨부하다(附白谷元韵)
≺공북루≻ 시에 차운하다(次拱北樓韵)
황 처사의 백구정에 짓다2수(題黃處士白鷗亭二首)
≺망양정≻ 시에 차운하다(次望洋亭韵)
가야산伽倻山
만어사萬魚寺
백곡 대사를 애도하다(哀白谷大師)
최생을 보내며(送崔生)
봄의 흥취(春興)
일본 승려인 중악 장로 장륙에게 주다(贈日本僧中岳長老藏六)
적천사 현판시에 차운하다(次磧川寺懸板韵)
이어서 김 대제학에게 드리다(追呈金大提學)
독수 거사의 시에 차운하다(次獨樹居士韵)
신재를 방문하다(訪愼齋)
최생의 시에 차운하다(次崔生韵)
삼가 성주 사군 오도일의 ≺유금오≻ 시에 차운하다(謹次星州吳使君道一遊金烏韻)
늦은 봄 우연히 읊조리다(暮春偶吟)
족보 뒤에 쓰다(題族譜卷後)
가야산에 돌아가 숨다(歸隱伽倻)
여강을 건넌 후의 회문시(渡驪江廻文)
≺금강산 만폭동≻ 시에 차운하다(次金剛萬瀑洞韻)
팔공산 내원암 서헌에 부치다(題八公山內院庵西軒)
장수사로 돌아가는 문체 상인을 전송하며(送文賛上人歸長水寺)
삼계옹을 기다렸으나 오지 않았다(待蔘溪翁不至)
차운하여 현 상인이 옛 산으로 가는 것을 전송하다(次韻送玄上人之故山)
제천 최기남의 ≺유보은사≻ 시에 차운하다(次崔濟川起南遊報恩寺韻)
제천의 원시를 첨부하다(附濟川元韵)
경건히 동회 선생의 ≺청백당≻ 시에 차운하다(敬次東淮先生靑白堂韻)
다시 백곡의 ≺백마강≻ 시에 차운하다(再次白谷白馬江韵)
백주 상공의 ≺한고별업≻ 시에 삼가 차운하다(敬次白洲相公漢臯別業韵)
백암의 ≺백천사≻ 시에 차운하다(次栢菴題百泉寺韵)

012_0189_b_01L
敬次文谷相國蒼翠亭韵呈六隱李相
012_0189_b_02L渭城途中登金剛山登伽
012_0189_b_03L倻山白雲臺寄呈高陽太守李公碩
012_0189_b_04L次申進士賞秋韵送僧方丈
012_0189_b_05L次白谷大師白馬江懷古韵次嶺南樓
012_0189_b_06L題白蓮精舍
再次甘露寺壁
012_0189_b_07L上韵題甘露寺西庵東軒春日幽
012_0189_b_08L次矗石樓韵次贈鄭進士

012_0189_b_09L別閑上人敬呈湖南伯趙相公到驪
012_0189_b_10L興府呈牧伯李公與驪伯登淸心樓
012_0189_b_11L復與驪伯浮江敬呈文谷相國閤下
012_0189_b_12L俗離山…吳相公讀砥柱碑
012_0189_b_13L次白谷…相公韻次拱北樓韵
012_0189_b_14L黃處士白鷗亭
次望洋亭韵伽倻
012_0189_b_15L萬魚寺哀白谷大師送崔
012_0189_b_16L春興贈日本僧中岳長老藏六
012_0189_b_17L次磧川寺懸板韵追呈金大提學
012_0189_b_18L獨樹居士韵訪眘齋次崔生韵
012_0189_b_19L次星州吳使君道一遊金烏韵暮春
012_0189_b_20L偶吟題族譜卷後歸隱伽倻渡驪
012_0189_b_21L江廻文次金剛萬瀑洞韻題八公山
012_0189_b_22L內院庵西軒送文賛上人歸長水寺
012_0189_b_23L待蔘溪翁不至次韻送玄上人之故山
012_0189_b_24L次崔濟川起南遊報恩寺韻敬次東淮
012_0189_b_25L先生靑白堂韻再次白谷白馬江韵
012_0189_b_26L敬次白洲相公漢臯別業韵次栢菴題

012_0189_c_01L가락을 회고하다(駕洛懷古)
내원암에서 조망하다(內院菴眺望)
두견새 소리 듣다(聞鵑)
동계집 제2권(東溪集 卷之二)
서序
종언 상인에게 주는 서(贈宗彥上人序)
동자 영숙에게 주는 서(贈童子英叔序)
기記
해인사 만월당 불상 중조기海印寺滿月堂佛像重造記
보은현 금적산 금수암기報恩縣金積山金水菴記
단구사기丹丘舍記
제월헌기霽月軒記
지리산 양진암기智異山養眞庵記
황악산 금강암기黃岳山金剛庵記
설악산 한계사 가허루기雪岳山寒溪寺架虛樓記
양양 땅 천후산 내원암기(襄陽地天吼山內院庵記)
창녕현 용흥사 낭사 창건기(昌寧縣龍興寺創建廊舍記)
신어산 백련암기神魚山白蓮庵記
예천군 태행산 대곡사 중창기醴泉郡太行山大谷寺重創記
유공산지遊公山誌
동계집 제3권(東溪集 卷之三)
기記
대곡사 창건 전후 사적기大谷寺創建前後事蹟記
비슬산 용흥사 사적기琵瑟山龍興寺事蹟記
밀양 재악산 영정사 전후 창건기密陽載岳山靈井寺前後創建記
지리산 백련대기智異山白蓮臺記
재악산기載岳山記
비명碑銘
청주 낙영산 공림사 사적 비명 병서淸州落影山空林寺事蹟碑銘并序
감로사 사적 비명 병서甘露寺事蹟碑銘并序
보조국사가 심은 은행나무에 비를 세우다(築普照國師手植銀杏樹碣)
유명 조선국 냉산 도리사 아도 화상 비명 병서(有明朝鮮國冷山桃李寺故阿度和尙碑銘并序)
동계집 제4권(東溪集 卷之四)
잡저雜著

012_0189_c_01L百泉寺韵駕洛懷古內院菴眺望
012_0189_c_02L聞鵑

012_0189_c_03L
卷二

012_0189_c_04L
二篇

012_0189_c_05L
贈宗彥上人序贈童子英叔序

012_0189_c_06L
十二篇

012_0189_c_07L
海印寺滿月堂佛像重造記報恩縣
012_0189_c_08L金積山金水菴記丹丘𡋛記霽月
012_0189_c_09L軒記智異山養眞庵記黃岳山金剛
012_0189_c_10L庵記雪岳山寒溪寺架虛樓記襄陽
012_0189_c_11L地天吼山內院庵記昌寧縣龍興寺創
012_0189_c_12L建廊舍記神魚山白蓮庵記醴泉郡
012_0189_c_13L太行山大谷寺重創記遊公山誌

012_0189_c_14L
卷三

012_0189_c_15L
五篇

012_0189_c_16L
大谷寺創建前後事蹟記琵瑟山
012_0189_c_17L龍興寺事蹟記密陽載岳山靈井寺
012_0189_c_18L前後創建記智異山白蓮臺記
012_0189_c_19L岳山記

012_0189_c_20L
碑銘四篇

012_0189_c_21L
淸州落影山空林寺事蹟碑銘并序
012_0189_c_22L露寺事蹟碑銘幷序築普照國師手植
012_0189_c_23L銀杏樹碣有明朝鮮國冷山桃李寺故
012_0189_c_24L阿度和尙碑銘幷序

012_0189_c_25L
卷四

012_0189_c_26L
雜著六篇

012_0190_a_01L가야진 용왕당 기우록伽倻津龍王堂奇遇錄
신유록神遊錄
주인옹 퇴오객설主人翁退五客說
적천사 시왕 조성 유선문磧川寺十王造成諭善文
대신해서 영남 방백 조 상공께 올리는 글(代人上嶺伯趙相公書)
삼충설三虫說
동계집 후발東溪集後跋
부록附錄
태허당 대사 행적太虛堂大師行蹟
오언절구五言絕句
가을날 동명 정 선생에게 부치다(秋日寄東溟鄭先生)
遠憶東溟老          멀리서 동명 선생1)을 생각하는데
秋風鬂欲絲          가을바람에 귀밑털이 헝클어지네
新門石橋外          새 문의 돌다리 밖에서
幾賦送僧詩          몇 번이나 송승시를 지었나
새벽에 일어나(曉起)
窓間涼氣透          창 사이로 찬 기운이 스며드는데
天外火星流          하늘에는 화성별이 흐르네
宿雨開山面          긴 비 끝에 산은 모습을 드러내고
千峰半是秋          봉우리마다 가을빛이 완연하네
언 상인을 보내며(送彥上人)
春風忽飄蕩          봄바람이 홀연 세게 부는데
獨向湖西往          홀로 호서로 떠난다네
相送出溪橋          시내 다리에서 서로 헤어지는데
朝陽生嶺上          봉우리에서는 아침 해가 돋네
시내 남녘의 저녁 풍경(溪南暮景)
落日澹餘暉          노을빛이 밝고 깨끗한데
遠山微雨後          먼 산에 가는 비 그친 후일세
宿禽過溪南          저녁 새들은 시내 남녘을 지나고
獨入池邊樹          나는 홀로 못가 나무숲에 든다네
심 상인을 가야산으로 보내며(送釋心上人之伽倻)
送客伽倻去          가야산으로 나그네를 보내는데
東風吹別顏          동풍이 이별을 노래하네
秋山明月下          가을 산 밝은 달 아래
扣我白雲關          나는 백운관2)을 찾아드네
왕림사에서 윤 수재와 이별하다(王林寺別尹秀才)

012_0190_a_01L
伽倻津龍王堂奇遇錄神遊錄
012_0190_a_02L人翁退五客說磧川寺十王造成諭
012_0190_a_03L善文代人上嶺伯趙相公書三虫
012_0190_a_04L

012_0190_a_05L
附錄

012_0190_a_06L
太虛堂大師行蹟

012_0190_a_07L

012_0190_a_08L五言絕句

012_0190_a_09L秋日寄東溟鄭先生

012_0190_a_10L
遠憶東溟老秋風鬂欲絲

012_0190_a_11L新門石橋外幾賦送僧詩

012_0190_a_12L曉起

012_0190_a_13L
窓間涼氣透天外火星流

012_0190_a_14L宿雨開山面千峰半是秋

012_0190_a_15L送彥上人

012_0190_a_16L
春風忽飄蕩獨向湖西往

012_0190_a_17L相送出溪橋朝陽生嶺上

012_0190_a_18L溪南暮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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落日澹餘暉遠山微雨後

012_0190_a_20L宿禽過溪南獨入池邊樹

012_0190_a_21L送釋心上人之伽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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送客伽倻去東風吹別顏

012_0190_a_23L秋山明月下扣我白雲關

012_0190_a_24L王林寺別尹秀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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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寺秋風晩          늦을 녘 들 절에 가을바람 부는데
離亭送客悲          이정에서 객을 보내니 슬프다
寒蟬知惜別          늦 매미가 헤어짐을 아는지
吟到夕陽時          해 질 때까지 울고 있다
청심루3)에 올라(登淸心樓)
水落馬巖夕          수락산 마암에 날이 저무는데
鍾鳴神勒秋          종소리에 신륵사의 가을 깊어 간다
長洲日欲暝          긴 모래톱에 날 저무는데
江上客登樓          객은 강 위의 정자에 오른다
산속의 가을 흥취(山居秋興)
索居無外事          홀로 사니 바깥일이 없고
心與白雲閑          마음은 흰 구름같이 한가하다
詩興在何處          시의 흥취는 어디에 있는가
秋高江上山          강 위의 산에는 가을빛이 짙다
가을날 분성4)의 우 사군에게 올리다(秋日呈盆城禹使君)
五馬踏紅葉          사또5)가 밟은 단풍잎이요
秋山遊使君          사군이 노니는 가을 산이라
淸尊對樓上          누대 위에서 맑은 술잔을 대하니
滿席有寒雲          차가운 구름이 자리에 가득하네
덕연 처사에게(寄德淵處士)
文與東溟濶          글은 동명 선생과 같이 막힘이 없고
名爭北斗高          명성은 북두칠성과 다툰다
廬山老惠遠          여산에서 늙어 가는 혜원은
無酒可招陶          술 없이도 도연명을 불렀다
두류산의 지명 스님에게 주다(贈頭流僧智明)
笑問師何住          웃으며 스님에게 사는 곳을 물었더니
頭流第一峯          두류산 제일봉이라 말하네
明朝忽歸去          내일 아침 홀연히 가는데
白雲重復重          흰 구름은 첩첩하네
객이 태허당을 조롱하는 시에 차운하다(次客嘲太虛堂韻)
吾堂號太虛          내 당호는 태허당인데
不獨愛淸虛          단지 청허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
六氣無窮化          육기六氣6)가 끝없이 변해서
雖虛不是虛          비록 비었다 해도 빈 것이 아니라네
가을 생각(秋思)
碧樹秋風高          푸른 나무에 가을바람이 높고
靑山日將暮          푸른 산에는 날이 저문다
浮雲去不休          뜬구름은 흘러가 쉴 줄 모르고
客子天涯老          나그네는 홀로 늙어 간다
김생에게 주다(贈金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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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寺秋風晩離亭送客悲

012_0190_b_02L寒蟬知惜別吟到夕陽時

012_0190_b_03L登淸心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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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落馬巖夕鍾鳴神勒秋

012_0190_b_05L長洲日欲暝江上客登樓

012_0190_b_06L山居秋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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索居無外事心與白雲閑

012_0190_b_08L詩興在何處秋高江上山

012_0190_b_09L秋日呈盆城禹使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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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馬踏紅葉秋山遊使君

012_0190_b_11L淸尊對樓上滿席有寒雲

012_0190_b_12L寄德淵處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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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與東溟濶名爭北斗高

012_0190_b_14L廬山老惠遠無酒可招陶

012_0190_b_15L贈頭流僧智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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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問師何住頭流第一峯

012_0190_b_17L明朝忽歸去白雲重復重

012_0190_b_18L次客嘲太虛堂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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吾堂號太虛不獨愛淸虛

012_0190_b_20L六氣無窮化雖虛不是虛

012_0190_b_21L秋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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碧樹秋風高靑山日將暮

012_0190_b_23L浮雲去不休客子天涯老

012_0190_b_24L贈金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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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山落日滿          청산은 지는 해로 가득하고
古寺多秋色          옛 절에는 가을빛이 완연하다
一尊對風軒          바람 부는 난간에서 한잔 술 마주한 이는
紅塵碧洞客          푸른 골짝의 나그네로다
벽 위의 용 그림에 제하다(題壁上龍圖)
何年顧虎頭          어느 해에 호랑이 머리를 돌아보았나
滿壁畫滄洲          벽 가득하게 창주7)가 그려 있네
却怕龍飛去          용이 날아갈 것을 염려하여
當時不點眸          그때는 눈동자를 그리지 않았지
운가산을 읊다(詠雲假山)
坐見扶桑曉          앉아서 일출을 보고 있는 새벽
橫雲作假山          구름은 멋대로 산을 그려 낸다
山含紅翠色          산은 붉고 푸르고
朝日吐其間          아침 해는 그 사이에 비춘다
천생성8)에서 의선 산인을 이별하다(天生城別義禪山人)
客路浮雲外          나그넷길은 뜬구름 밖인데
孤城片雨中          쓸쓸한 성에는 비가 내린다
臨歧忽相別          갈래 길에서 갑자기 헤어져
回首又春風          머리를 돌리니 봄바람 불어오네
밤에 앉아서(夜坐)
戶外三更雨          한밤중 문밖에는 비가 오고
床前五夜燈          밤새껏 책상 앞에는 등불이 밝네
蒲團空物我          부들방석에 앉으니 물아가 하나인데
寂寂一禪僧          선승 홀로 고요하다
보 선자에게 주다(贈寶禪子)
風動水聲亂          바람 심하고 물소리 요란한데
雨晴山色浮          비 갠 후 산 빛이 짙다
飄然一瓶錫          표연히 떠난 스님
幾訪遠公流          혜원 스님 같은 이 몇 번 찾았나
하산9)의 사군이 나에게 무슨 가르침이 있느냐 묻자 시 두 수로 대답했다(夏山使君謂我曰師以何敎我以此答之二首)
[1]
碧天寥廓處          푸른 하늘은 고요하고 넓은데
白日更分明          해는 더욱 더 밝다
一覺春床睡          책상 앞의 봄잠에서 깨어나
長年夢不成          장년의 꿈 이루지 못한 걸 깨닫다

[2]
擧樹除枝葉          나무에서는 가지와 잎을 치고
呈珠去垢塵          구슬에서는 먼지를 없앴다
曺溪示妙訣          조계는 묘계를 보여 주니
面目本來眞          면목은 본래 참된 것이라
고요함을 깨닫다(惺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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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山落日滿古寺多秋色

012_0190_c_02L一尊對風軒紅塵碧洞客

012_0190_c_03L題壁上龍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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何年顧虎頭滿壁畫滄洲

012_0190_c_05L却怕龍飛去當時不點眸

012_0190_c_06L詠雲假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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坐見扶桑曉橫雲作假山

012_0190_c_08L山含紅翠色朝日吐其間

012_0190_c_09L天生城別義禪山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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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路浮雲外孤城片雨中

012_0190_c_11L臨歧忽相別回首又春風

012_0190_c_12L夜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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戶外三更雨床前五夜燈

012_0190_c_14L蒲團空物我寂寂一禪僧

012_0190_c_15L贈寶禪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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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動水聲亂雨晴山色浮

012_0190_c_17L飄然一瓶錫幾訪遠公流

012_0190_c_18L夏山使君謂我曰師以何敎我以此
012_0190_c_19L答之二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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碧天寥廓處白日更分明

012_0190_c_21L一覺春床睡長年夢不成(一)

012_0190_c_22L擧樹除枝葉呈珠去垢塵

012_0190_c_23L曺溪示妙訣面目本來眞(二)

012_0190_c_24L惺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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寂寂非昏住          고요함은 혼미하고 머물지 않는데
惺惺豈妄情          깨달음이 어찌 망녕된 생각이랴
本來眞面目          본래 진면목이니
寂寂又惺惺          마음이 고요하고 맑아라
육언절구六言絕句
봄의 회포(春懷)
山花欲落未落         산에는 꽃이 질락말락
谷鳥長吟短吟         골짝에는 짧고 긴 새소리
枕上一段覊夢         침상에선 한 가닥 나그네 꿈
燈前萬里鄕心         등불 앞에선 만 리를 달리는 고향 생각
산속의 봄(山居春事)
山雲片片水流         조각조각 산 구름 물처럼 흐르고
烟月蒼蒼花落         달빛 아래 안개 푸른데 꽃이 진다
蜀魄啼在西林         서쪽 숲에서 두견새 우는데
胡僧夢罷南岳         호승은 남악에서 꿈을 깬다
늦은 봄 이생의 초당에 제하다(暮春題李生草堂)
處處鶯吟燕語         곳곳에서 앵무새 제비 울고
家家柳綠花紅         집마다 푸른 버들 붉은 꽃
遊人相與倦客         유인과 지친 나그네 어울리는데
細雨時逐斜風         가는 비 내리고 바람 비껴 분다
칠언절구七言絕句
망심암에 제하다(題望深菴)
江上靑山勢欲浮        강가의 푸른 산 웅장한데
一間茅舍俯滄流        초가집 한 칸 물가에 붙어 있네
霜髯鶴髮閑翁在        수염과 머리털 하얀 늙은이
時倚南窓管白鷗        때로 남창에 기대어 ≺백구사≻를 분다
밤에 백운암 남쪽 난간에 앉아(白雲庵南軒夜坐)
獨憑高檻正黃昏        높은 난간에 쓸쓸히 앉은 황혼 녘
庭葉時鳴宿雨聞        긴 비에 뜰 안 나뭇잎에 빗소리 들리네
會看隔林明暗色        건너 숲이 밝았다 어두웠다 하는데
半山微月半峯雲        산 중턱에는 조각달과 구름일세
달을 읊다(詠月)
碧海龍兒掌頷珠        푸른 바다 용은 여의주를 물고
夜昇閶閤獻天都        밤하늘에 올라 천도에 바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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寂寂非昏住惺惺豈妄情

012_0191_a_02L本來眞面目寂寂又惺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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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191_a_04L六言絕句

012_0191_a_05L春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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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花欲落未落谷鳥長吟短吟

012_0191_a_07L枕上一段覊夢燈前萬里鄕心

012_0191_a_08L山居春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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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雲片片水流烟月蒼蒼花落

012_0191_a_10L蜀魄啼在西林胡僧夢罷南岳

012_0191_a_11L暮春題李生草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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處處鶯吟燕語家家柳綠花紅

012_0191_a_13L遊人相與倦客細雨時逐斜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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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191_a_15L七言絕句

012_0191_a_16L題望深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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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上靑山勢欲浮一間茅舍俯滄流

012_0191_a_18L霜髯鶴髮閑翁在時倚南窓管白鷗

012_0191_a_19L白雲庵南軒夜坐

012_0191_a_20L
獨憑高檻正黃昏庭葉時鳴宿雨聞

012_0191_a_21L會看隔林明暗色半山微月半峯雲

012_0191_a_22L詠月

012_0191_a_23L
碧海龍兒掌頷珠夜昇閶閤獻天都

012_0191_b_01L姮娥照取霓裳美        항아의 어여쁜 무지개치마 비추다가
笑倚丹叢影有無        그림자 있나 없나 꽃에 기대 웃고 있네
가을을 느끼다(感秋)
夜來一陣西風雨        한밤 서쪽에서 한바탕 비바람 불더니
門外千山太半秋        문밖의 산마다 가을이 깊었네
秋色感人人易老        가을빛에 사람들 쉬이 늙어 가는데
自驚霜髮傲侵頭        늘어난 백발에 절로 놀라네
작강에서 배를 타고 감로사로 돌아가다(自鵲江泛舟歸甘露寺)
扁舟一葉駕輕風        경쾌한 바람에 일엽편주 흘러가는데
日影波光盪素空        해그림자와 물결 색 허공에 흔들린다
扣枻欲歸甘露寺        뱃전을 두드리며 감로사로 가려는데
靑山半入白雲中        푸른 산이 반은 흰 구름 속에 잠겼네
통도사에서 거닐다(遊通度寺)
金刹千年帶一川        시내는 천년 금빛 사찰을 두르고
樓臺春日暗風烟        봄날 누대는 어둔 연기에 잠겼네
僧言佛骨藏於此        스님 말로는 이곳의 부처님 사리는
來自蟠西五印天        서쪽 오천축에서 왔다 하네
부용탄에서 입으로 읊다(芙蓉灘口占)
滄江屈曲似龍盤        푸른 강은 용이 서리듯 굽었고
峀影橫波上下山        산 그림자 물결 가로질러 위아래로 지네
山寺有僧無一事        산사의 스님 일 없고
晩敲淸磬落前灘        늦을 녘 맑은 풍경 소리 앞 여울에 떨어지네
봄눈(春雪)
曉來庭樹滿芳華        새벽 되어 뜰 안 나무에 꽃이 만발하더니
更有穿簾萬片斜        다시 숱한 눈송이가 주렴에 비껴 내리네
忘却一春春色早        잊고 있던 봄빛이 일찍 오고
錯敎人道是梨花        사람들은 배꽃이라 잘못 말하네
한가롭게 거닐다(閑行)
芳草綠楊三月好        꽃 피고 버들개지 피는 때 좋은 삼월
獨擕藜杖步遲遲        홀로 지팡이 짚고 느릿느릿 걷는다
偶隨流水落花路        우연히 물 따라 낙화의 길 따라갔다가
歸趂斜風細雨時        비껴 부는 바람 속에 가는 비 맞고 돌아왔다
≺서호팔경≻ 시에 차운하다(次西湖八景韻)
모래톱에 내려앉는 기러기(平沙落鴈)
西風忽起滄洲動        서풍이 홀연 불어 물결이 거세고
歸鴈紛紛下晩沙        저물녘 모래펄에 기러기들 분분히 내려앉다가
飛繞白蘋紅蓼上        흰 마름 붉은 여뀌 위로 빙빙 날아오르니
一江秋興復如何        가을 강의 흥취 이 어떤가

동정호의 가을 달(洞庭秋月)
湛湛平湖三百里        맑고 잔잔한 삼백 리 호수
蘭舟桂棹渺然遊        멀리 목란주를 저으며 노네

012_0191_b_01L姮娥照取霓裳美笑倚丹叢影有無

012_0191_b_02L感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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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來一陣西風雨門外千山太半秋

012_0191_b_04L秋色感人人易老自驚霜髮傲侵頭

012_0191_b_05L自鵲江泛舟歸甘露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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扁舟一葉駕輕風日影波光盪素空

012_0191_b_07L扣枻欲歸甘露寺靑山半入白雲中

012_0191_b_08L遊通度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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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刹千年帶一川樓臺春日暗風烟

012_0191_b_10L僧言佛骨藏於此來自蟠西五印天

012_0191_b_11L芙蓉灘口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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滄江屈曲似龍盤峀影橫波上下山

012_0191_b_13L山寺有僧無一事晩敲淸磬落前灘

012_0191_b_14L春雪

012_0191_b_15L
曉來庭樹滿芳華更有穿簾萬片斜

012_0191_b_16L忘却一春春色早錯敎人道是梨花

012_0191_b_17L閑行

012_0191_b_18L
芳草綠楊三月好獨擕藜杖步遲遲

012_0191_b_19L偶隨流水落花路歸趂斜風細雨時

012_0191_b_20L次西湖八景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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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風忽起滄洲動歸鴈紛紛下晩沙

012_0191_b_22L飛繞白蘋紅蓼上一江秋興復如何

012_0191_b_23L
平沙落鴈

012_0191_b_24L
湛湛平湖三百里蘭舟桂棹渺然遊

012_0191_c_01L天光水色渾如鏡        하늘빛과 물 색깔이 거울처럼 빛나는데
更有氷輪帶九秋        또 늦가을 달이 떠오르네

안개 낀 절간의 저녁 종소리(烟寺暮鐘)
山下長湖湖上寺        산 아래의 긴 호수, 호숫가의 절
蒼烟一抹染前峰        푸른 연기가 앞 봉우리를 가리운다
滄洲日落楓林晩        해 지는 물가에는 늦가을 단풍 곱고
風送隆隆隔岸鐘        강 건너에선 바람결에 종소리 들려오네

산속 저자의 맑은 산기운(山市晴嵐)
雨後輕飛細細嵐        비 온 후 아지랑이 가볍게 아른거리다
抹留山北又山南        산의 남북에 머물다 사라지네
傍人觧道何時最        곁에 사람 참 좋은 때를 알고 있으니
芳草黃花月九三        향초와 국화 피는 구월과 삼월이라네

먼 포구로 돌아가는 돛단배(遠浦歸帆)
天際何人飛一棹        하늘 끝 배 타고 나는 이 누구인가
依依帆腹帶風肥        산들바람 불어와 돛대를 부풀린다
若非張翰江東去        장한張翰이 강동으로 가지 않았다면10)
恐是徐生海上歸        아마도 서생徐生11)처럼 바다로 갔으리

저물녘 내리는 강 하늘의 눈(江天暮雪)
皛皛江天飛六出        온통 흰 눈이 강 하늘에 날리고
此中漫興有誰知        이 가운데 흥이 나는 걸 누가 알랴
嚴公把釣桐廬夕        엄공이 동려12)에서 낚시질하는 저물녘
王子揚舲入剡時        왕자는 배를 타고 염계剡溪13)에 드는 때다

어촌의 낙조(漁村落照)
落照平沙與曲臺        석양빛은 백사장과 굽은 누대를 비추는데
幾人橫笛又含盃        그 누가 피리 불며 술을 마시나
棹歌驚起眠鷗夢        노 젖는 소리에 갈매기 놀라 깨고
飛帶江村暝色來        물새 나는 강촌에 어둠이 찾아드네

소상강의 밤비(瀟湘夜雨)
冉冉斑篁滿岸依        언덕에 피리 소리 은은히 들리고
一江烟雨暗霏霏        강 안개 속에 부슬부슬 내리는 저녁 비
湘君有恨多情淚        상군湘君14)은 한이 맺혀 눈물 흘리고
千載香魂托不歸        향혼香魂15)은 천 년 되어도 돌아오지 못하네
여 수재의 ≺불지봉≻ 시에 차운하다(次呂秀才佛池峯韵)
山空木落夕陽盡        텅 빈 산에 나뭇잎 지는 저물녘
月出鳥歸無人烟        달이 뜨고 새 돌아가자 인기척 없네
謫仙騎鶴石壇靜        학 타고 내려온 신선 석단에 단정한데
夜瞻北斗吟秋天        북두칠성을 바라보며 가을 하늘 읊조리네
우징 상인의 시에 차운하다(次宇澄上人韻)
上人心跡看何似        상인의 마음과 자취를 보는 것 같겠는가
野鶴孤雲勢兩齊        들 학과 조각구름 형세가 비슷하지

012_0191_c_01L天光水色渾如鏡更有氷輪帶九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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洞庭秋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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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下長湖湖上寺蒼烟一抹染前峰

012_0191_c_04L滄洲日落楓林晩風送隆隆隔岸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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烟寺暮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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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後輕飛細細嵐抹留山北又山南

012_0191_c_07L傍人觧道何時最芳草黃花月九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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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市晴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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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際何人飛一棹依依帆腹帶風肥

012_0191_c_10L若非張翰江東去恐是徐生海上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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遠浦歸帆

012_0191_c_12L
皛皛江天飛六出此中漫興有誰知

012_0191_c_13L嚴公把釣桐廬夕王子揚舲入剡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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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天暮雪

012_0191_c_15L
落照平沙與曲臺幾人橫笛又含盃

012_0191_c_16L棹歌驚起眠鷗夢飛帶江村暝色來

012_0191_c_17L
漁村落照

012_0191_c_18L
冉冉斑篁滿岸依一江烟雨暗霏霏

012_0191_c_19L湘君有恨多情淚千載香魂托不歸

012_0191_c_20L
瀟湘夜雨

012_0191_c_21L次呂秀才佛池峯韵

012_0191_c_22L
山空木落夕陽盡月出鳥歸無人烟

012_0191_c_23L謫仙騎鶴石壇靜夜瞻北斗吟秋天

012_0191_c_24L次宇澄上人韻

012_0191_c_25L
上人心跡看何似野鶴孤雲勢兩齊

012_0192_a_01L讀罷楞枷經一部        『능가경』 한 부를 다 읽으니
白猿啼後月初低        흰 원숭이 울음 그치며 달이 낮게 기우네
하산과 현성16)의 두 사군에게 올리다(呈夏山玄城兩使君)
紅樹千峯間白雲        단풍 물든 봉우리들 사이로 흰 구름 떠 있고
九秋山色錦屏分        늦가을 산 빛은 비단 병풍을 만들었다
壺中勝賞誰同得        취중의 좋은 구경 누가 같이 누리나
自有風流兩使君        두 사군에게는 풍류가 있다네
하산의 이 사군을 가야산으로 전송하며(送夏山李使君遊伽倻山)
伽倻山色十分秋        가야산은 온통 가을빛으로 물들었는데
爲送吾候五馬遊        우리 사군 다섯 말의 수레에 보내노라
此去孤雲何處見        지금 떠난 조각구름 어디서 볼 건가
武陵橋上是紅流        아마도 홍류동紅流洞17)의 무릉교武陵橋18)에서겠지
≺송인≻ 시에 차운하다(次送人韵)
東風飛錫出金官        동풍 불 때 석장 날려 금관을 떠나는데
遠向頭流行路難        멀리 두류로 향하는 길 험하다
莫道雲蹤無定住        구름이 정처 없이 떠돈다 하지 마라
山花未落卽須還        산꽃이 지기 전에 모름지기 돌아오리라
스님을 풍악산으로 보내며(送僧遊楓岳)
藤笻雪衲出盆州        지팡이 짚은 스님이 분주를 떠나
遠向關東作勝遊        절승 노닐러 멀리 관동을 향하네
君去試看楓岳好        그대 가거든 풍악의 좋은 경치 한번 보소
斷雲群玉映淸秋        구름 조각 옥같이 비추는 맑은 가을이라네
금강산을 읊다(詠金剛山)
茫茫蓬海水淸淺        망망한 봉래 바다는 맑고 얉은데
露出珊瑚萬二千        산호같이 일만 이천 봉이 드러났네
多少羣峰皆雪色        하고 많은 봉우리들 모두 흰빛인데
此身來作玉京仙        이 몸은 옥경玉京19)의 신선이 되었다네
모든 것은 하나로 돌아가는데(萬法歸一)
萬法歸一一何歸        만법이 하나로 돌아가면, 하나는 어디로 갈까
八物咸歸不見歸        팔물이 모두 돌아갔으나 간 곳은 볼 수 없네
若得頂門開活眼        정문頂門20)을 얻는다면 밝은 눈이 열릴 것이니
山河大地露全機        산하대지는 온통 전기全機21)를 드러냈도다
적천사의 호 장로에게 보이다(示磧川寺湖長老)
佛卽是心心卽佛        부처가 곧 마음이요, 마음이 곧 부처인데
如波還水水還波        물결이 물이 되고 물이 물결 되는 것 같다
瞥然一念歸無念        별안간 한 생각이 무념으로 돌아가니
直到威音那畔家        어찌 위음威音22)의 집에 곧바로 이를까
우연히 두 수를 읊다(偶吟二首)
[1]
終朝喫飯何曾飯        아침내 밥을 먹고 어찌 또 밥을 먹나
竟夜沉眠未是眠        밤새 잠 잤으나 잔 것이 아닐세

012_0192_a_01L讀罷楞枷經一部白猿啼後月初低

012_0192_a_02L呈夏山玄城兩使君

012_0192_a_03L
紅樹千峯間白雲九秋山色錦屏分

012_0192_a_04L壺中勝賞誰同得自有風流兩使君

012_0192_a_05L送夏山李使君遊伽倻山

012_0192_a_06L
伽倻山色十分秋爲送吾候五馬遊

012_0192_a_07L此去孤雲何處見武陵橋上是紅流

012_0192_a_08L次送人韵

012_0192_a_09L
東風飛錫出金官遠向頭流行路難

012_0192_a_10L莫道雲蹤無定住山花未落卽須還

012_0192_a_11L送僧遊楓岳

012_0192_a_12L
藤笻雪衲出盆州遠向關東作勝遊

012_0192_a_13L君去試看楓岳好斷雲群玉映淸秋

012_0192_a_14L詠金剛山

012_0192_a_15L
茫茫蓬海水淸淺露出珊瑚萬二千

012_0192_a_16L多少羣峰皆雪色此身來作玉京仙

012_0192_a_17L萬法歸一

012_0192_a_18L
萬法歸一一何歸八物咸歸不見歸

012_0192_a_19L若得頂門開活眼山河大地露全機

012_0192_a_20L示磧川寺湖長老

012_0192_a_21L
佛卽是心心卽佛如波還水水還波

012_0192_a_22L瞥然一念歸無念直到威音那畔家

012_0192_a_23L偶吟二首

012_0192_a_24L
終朝喫飯何曾飯竟夜沉眠未是眠

012_0192_b_01L低首只看潭底影        머리 숙이고 본 것은 못 속의 그림자뿐
不知明月在靑天        밝은 달이 하늘에 뜬 줄 몰랐네

[2]
可笑騎牛更覔牛        소를 탄 채 소를 찾으니 가소롭잖나
不須頭上更安頭        모름지기 머리 위에 또 머리를 얹지 말라
曺溪鏡裡元無物        조계曺溪23)의 거울 속에는 원래 물건이 없는데
天下禪流面壁求        천하의 선승들은 면벽하고 구하네
오언율시五言律詩
봄날 배를 타다(春日舟行)
扣枻乘春去          봄 되어 배 타고 가니
人疑羽化翁          날개 돋친 신선 같구나
帆分江水綠          배는 푸른 강물을 가르고
棹拂岸花紅          상앗대에 언덕 위 붉은 꽃 걸리네
晩浦飛晴靄          저녁 포구에 맑은 노을 지는데
烟岑鎻翠虹          연기 싸인 봉우리는 비췻빛에 잠겨 있네
桃源何處是          도화원은 어느 곳에 있는지
欲問鍊丹功          연단鍊丹24)의 효험을 알고 싶다
정 교수의 시에 차운하다(次鄭敎授韻)
靑山白雲路          푸른 산 흰 구름의 길
拂錫出東林          석장을 날리며 동쪽 숲을 나선다
江館春風暮          저물녘 강관에 부는 봄바람
鈴齋夜漏深          영재25)에는 밤이 깊었네
同爲千里客          똑같이 천 리 밖의 나그네 되어
共吐百年心          평생의 마음을 함께 토하네
爲奏峩洋曲          ≺아양곡峩洋曲≻26)을 연주할 때
須分燥濕音          마르고 습한 음도 용케 분별하지
물 구경하다(觀漲)
大雨驚飜漢          큰비에 물결 일렁이고
高簷注建瓴          높은 처마에서는 동이물 쏟아지네
狂濤噴巨壑          거친 물결은 큰 골짝을 울리고
怒瀑裂蒼屏          화난 폭포는 푸른 절벽을 갈라놓네
轉石雷霆鬪          찢는 듯한 천둥소리에 돌 구르고
驅山霹靂聽          요란한 벼락 소리 산을 울리네
臨流詠秋水          물가에 가 추수를 노래하고
河伯擬滄溟          하백河伯을 푸른 바다와 견주어 보네27)
신재의 여행길에 부치다(寄眘齋旅榻)
海國寒霜落          바닷가에는 찬 서리 내리고
汀洲木葉飛          강 모래톱에는 나뭇잎 날린다
鴈行天外細          하늘 멀리 기러기 사라지고
雲影島間微          섬 사이로 구름 그림자 희미하다
兩地人相別          두 곳으로 갈려 서로가 이별하는데
三秋客未歸          가을 나그네 돌아가지 못한다

012_0192_b_01L低首只看潭底影不知明月在靑天(一)

012_0192_b_02L可笑騎牛更覔牛不須頭上更安頭

012_0192_b_03L曺溪鏡裡元無物天下禪流面壁求(二)

012_0192_b_04L

012_0192_b_05L五言律詩

012_0192_b_06L春日舟行

012_0192_b_07L
扣枻乘春去人疑羽化翁

012_0192_b_08L帆分江水綠棹拂岸花紅

012_0192_b_09L晩浦飛晴靄烟岑鎻翠虹

012_0192_b_10L桃源何處是欲問鍊丹功

012_0192_b_11L次鄭敎授韻

012_0192_b_12L
靑山白雲路拂錫出東林

012_0192_b_13L江館春風暮鈴齋夜漏深

012_0192_b_14L同爲千里客共吐百年心

012_0192_b_15L爲奏峩洋曲須分燥濕音

012_0192_b_16L觀漲

012_0192_b_17L
大雨驚飜漢高簷注建瓴

012_0192_b_18L狂濤噴巨壑怒瀑裂蒼屏

012_0192_b_19L轉石雷霆鬪驅山霹靂聽

012_0192_b_20L臨流詠秋水河伯擬滄溟

012_0192_b_21L寄眘齋旅榻

012_0192_b_22L
海國寒霜落汀洲木葉飛

012_0192_b_23L鴈行天外細雲影島間微

012_0192_b_24L兩地人相別三秋客未歸

012_0192_c_01L山房驚曉夢          산방에서는 새벽 꿈에 놀라고
風動薜蘿衣          바람은 칡넝굴 옷28)을 흔든다
분성의 우 사군에게 올리다(呈盆城禹使君)
五馬尋眞日          사또가 진경 찾아 나선 날
江山落木時          강산은 낙엽 질 때이지
陶翁來索酒          도옹陶翁29)은 와서 술을 찾고
遠老坐吟詩          원로遠老30)는 앉아서 시 읊는다네
霜葉粧林面          서리 내려 숲속은 곱게 물들고
晴嵐抹峀眉          맑은 안개 암혈을 가린다
禪房擕話處          선방에서 두런두런하는데
仙漏曉光遲          물시계 소리에 새벽빛이 더디다
우 사군과 배 타고 황산강을 내려가며 원轅 자로 답하다(與禹使君舟行下黃山江答轅字)
鏡裡橫蘭槳          거울 속 같은 강을 노 저어 가니
高帆指海門          바다 어귀엔 높은 돛단배 보인다
靑山隱古寺          옛 절은 푸른 산에 숨었고
紅葉掩孤村          쓸쓸한 마을은 단풍 속에 묻혔다
欲雨秋陰冷          비 올 것 같은 음랭한 가을날
將風水影昏          바람과 함께 물빛마저 어둡다
神功通不濟          신묘한 효험에 이르지 못했으나
千載說軒轅          헌원軒轅31)은 천년을 기뻐하네
유생의 ≺유감로사≻ 시에 차운하다(次柳生遊甘露寺韻)
聯袂尋江寺           서로 손잡고 강가 절을 찾아
高吟共倚樓           누대에 의지한 채 노래 부르네
仙颷吹袖冷           신선 바람에 소매 끝이 찬데
空翠滿簾浮           푸른 안개 발에 가득 떠 있네
鴈下長洲夕           저물녘 기러기들 긴 모래톱에 내리고
僧歸落木秋           낙엽 지는 가을날 중은 돌아간다네
水雲佳會地           물과 구름 있는 좋은 곳에서
今日賦淸游           오늘은 맑은 놀이로 시를 짓는다네
퇴우 상국에게 드리다(寄呈退憂相國閤下)
絕代無雙士          세상에 비길 데 없는 선비
當今第一人          당대에 첫째 가는 사람일세
廟堂稱柱石          조정에서는 나라의 기둥으로 불리고
家世本淸眞          가세는 본디 청진했다네
宿負民生望          민생 돌봄은 오래된 소망인데
方爲社稷臣          바야흐로 나라의 중신 되었네
遙懷廣陵別          멀리 광릉에서 헤어짐을 생각하니
二十六靑春          그때는 스물여섯의 청춘이었지
문곡 상국에게 올리다(呈文谷相國閤下)
一拜台階下          계단 아래에서 절 한번 올렸는데
于今二十年          지금 어언 이십 년
黑頭眞宰相          흑두黑頭의 참 재상이었으며
靑眼大名賢          청안靑眼32)의 이름 높은 현자였네

012_0192_c_01L山房驚曉夢風動薜蘿衣

012_0192_c_02L呈盆城禹使君

012_0192_c_03L
五馬尋眞日江山落木時

012_0192_c_04L陶翁來索酒遠老坐吟詩

012_0192_c_05L霜葉粧林面晴嵐抹峀眉

012_0192_c_06L禪房擕話處仙漏曉光遲

012_0192_c_07L與禹使君舟行下黃山江答轅字

012_0192_c_08L
鏡裡橫蘭槳高帆指海門

012_0192_c_09L靑山隱古寺紅葉掩孤村

012_0192_c_10L欲雨秋陰冷將風水影昏

012_0192_c_11L神功通不濟千載說軒轅

012_0192_c_12L次柳生遊甘露寺韻

012_0192_c_13L
聯袂尋江寺高吟共倚樓

012_0192_c_14L仙颷吹袖冷空翠滿簾浮

012_0192_c_15L鴈下長洲夕僧歸落木秋

012_0192_c_16L水雲佳會地今日賦淸游

012_0192_c_17L寄呈退憂相國閤下

012_0192_c_18L
絕代無雙士當今第一人

012_0192_c_19L廟堂稱柱石家世本淸眞

012_0192_c_20L宿負民生望方爲社稷臣

012_0192_c_21L遙懷廣陵別二十六靑春

012_0192_c_22L呈文谷相國閤下

012_0192_c_23L
一拜台階下于今二十年

012_0192_c_24L黑頭眞宰相靑眼大名賢

012_0193_a_01L芳草王孫綠          방초는 왕손의 아름다움인데
啼禽蜀魄憐          두견새 우는 소리 가련하구나
德音長耿耿          덕음으로 오래도록 비추며
高詠袖中篇          소매 속의 시편을 크게 읊는다네
백련사의 강월헌에 제하다(題白蓮社江月軒)
小檻雲端逈          작은 난간에 구름 조각 외로운데
諸天在蔚藍          온 하늘은 짙푸르다
瓊簷飛碧漢          구슬 처마 위로 푸른 은하수 흘러가고
畵棟聳晴嵐          단청한 마룻대에 맑은 안개 솟아난다
漫醉仙區興          취해선 신선의 흥에 젖었다가
還深佛日貪          돌아서선 깊이 부처에 귀의하네
聊將衰暯境          애오라지 쇠약하게 늙어 갈 뿐이니
憑唱望江南          강의 남쪽을 바라보며 노래를 읊조리네
또又
徙倚朱闌上          붉은 난간 위로 다가서니
飄飄逸興舒          표표히 부는 바람 흥취가 일어나네
江山雙眼濶          강산은 눈앞에 넓게 펼쳐지고
風月一襟虛          바람과 달은 한가지로 흉금을 열어 놓네
鳥入長空沒          새는 허공 속으로 사라지고
雲歸斷岳餘          구름이 끊긴 산 여유롭네
撚髭聊得句          시구를 얻으려 수염만 배배 꼬고
拈筆强爲書          글 짓기 위해 힘껏 붓 잡아 보네
또又
碧洞輪蹄斷          골짝에는 수레 소리 끊기고
朱闌縹緲開          아득하게 붉은 난간이 열리네
溪雲從夕起          시내 구름은 저녁 따라 일어나고
杜宇帶春廻          두견새 소리 봄을 알리네
江上淸風至          강가에 맑은 바람이 불어오고
山間明月來          산간에는 밝은 달이 떠오른다
高吟蘇子賦          소동파의 시 크게 읊조리며
倩客一含盃          나그네에게 술 한잔 권해 보네
신재에게(寄愼齋)
歲暮窮陰遍          한 해도 저무는 때
天寒遠客愁          하늘은 찬데 먼 객 수심에 잠겼다
朔風吹旅幌          여관으로 북풍이 불어오는데
蠻雪暗滄洲          사나운 눈발 속에 물가는 캄캄하네
幾騁雙靑眼          반가운 얼굴 몇 번 보았는지
空回一白頭          공연히 흰 머리 한번 돌려 보네
來春桃李夕          도리화 핀 봄날의 저물녘
重作扣門遊          거듭 찾아와 노니네
분성 명부33) 이 공에게 드리다(呈盆城明府李公)
府伯風流勝          부백은 풍류가 뛰어나고
將軍節制尊          장군의 절제는 존경할 만하지

012_0193_a_01L芳草王孫綠啼禽蜀魄憐

012_0193_a_02L德音長耿耿高詠袖中篇

012_0193_a_03L題白蓮社江月軒

012_0193_a_04L
小檻雲端逈諸天在蔚藍

012_0193_a_05L瓊簷飛碧漢畵棟聳晴嵐

012_0193_a_06L漫醉仙區興還深佛日貪

012_0193_a_07L聊將衰暯境憑唱望江南

012_0193_a_08L

012_0193_a_09L
徙倚朱闌上飄飄逸興舒

012_0193_a_10L江山雙眼濶風月一襟虛

012_0193_a_11L鳥入長空沒雲歸斷岳餘

012_0193_a_12L撚髭聊得句拈筆强爲書

012_0193_a_13L

012_0193_a_14L
碧洞輪蹄斷朱闌縹緲開

012_0193_a_15L溪雲從夕起杜宇帶春廻

012_0193_a_16L江上淸風至山間明月來

012_0193_a_17L高吟蘇子賦倩客一含盃

012_0193_a_18L寄愼齋

012_0193_a_19L
歲暮窮陰遍天寒遠客愁

012_0193_a_20L朔風吹旅幌蠻雪暗滄洲

012_0193_a_21L幾騁雙靑眼空回一白頭

012_0193_a_22L來春桃李夕重作扣門遊

012_0193_a_23L呈盆城明府李公

012_0193_a_24L
府伯風流勝將軍節制尊

012_0193_b_01L天涯懷北闕          하늘 끝에서 북궐34)을 생각하며
海上鎭南藩          바닷가에서 남쪽 번을 지킨다네
五馬專城躍          전성專城35)은 다섯 말의 수레로 달려가고
雙㫌七邑飜          칠읍에 쌍정雙㫌36)이 나부낀다
山中有閑客          산중의 한가로운 나그네
落日叩轅門          해 저무는데 원문轅門37)을 찾는다
회포를 적어 현 상인에게 드리다(述懷贈玄上人)
世路多艱險          세상길에는 험한 일이 많아
空門托此身          이 몸을 공문에 맡겼네
是非能害物          시비는 능히 일을 그르치고
榮辱肎侵人          영욕은 분명 사람을 해친다네
月滿頭流曉          달빛 가득한 두류산의 새벽이며
花明雪岳春          꽃이 환히 핀 설악의 봄이라네
名山長作主          명산에서 오랫동안 주승으로 머물렀고
隨處任淸貧          가는 곳마다 청빈하게 살았다오
기러기를 읊다(咏鴈)
昨夜秋風動          어젯밤 가을바람 불더니
㝠㝠送鴈群          멀리 아스라이 기러기 떼 날아간다
影過湘水岸          기러기 그림자 상수 가를 지나고
聲落楚天雲          울음소리 초나라 구름 속에 퍼지겠지
塞北驚蘇武          북쪽 변방에서 소무蘇武38)에게 놀라고
江南吊屈君          강남에서는 굴원을 조문한다네
關山千里月          천 리 먼 관산에 달이 뜰 때
愁殺漢家軍          한나라 군사들 수심에 잠겼지
조령의 용추를 노닐다(遊鳥嶺龍湫)
役役吾行遠          나는 고달프게 먼 길을 가고
忙忙客路脩          나그네 하염없이 가는 길을 재촉하네
秋天登鳥嶺          조령은 가을 하늘에 높이 솟았고
落日俯龍湫          저무는 해는 용추를 비추네
乍愛溪山勝          계산 절경이 갑자기 좋아져
還忘跋涉愁          돌아보느라 도리어 걱정을 잊었네
空吟孫綽賦          부질없이 손작孫綽39)의 시를 읊조리며
兼喜謫仙遊          겸해서 신선의 노닒을 즐기네
금오산 보봉사에 이르다(到金烏山寶峰寺)
瀟洒寶峰寺          맑고도 깨끗한 보봉사
登臨更絕淸          올라 보니 한층 빼어나네
臺疑天上坐          누대는 하늘 위에 자리하고
人似畵中行          사람은 그림 속의 행인 같네
石壁凌霄逈          석벽은 하늘 멀리 솟아 있고
秋光向暮晴          저물어 가는 가을빛 맑기도 하네
居僧有宿契          스님들은 전생의 교분이 있는지
一夜共談情          한밤의 속닥거림 정겹기만 하네
동명 정 선생에게 부치다(寄東溟鄭先生)

012_0193_b_01L天涯懷北闕海上鎭南藩

012_0193_b_02L五馬專城躍雙㫌七邑飜

012_0193_b_03L山中有閑客落日叩轅門

012_0193_b_04L述懷贈玄上人

012_0193_b_05L
世路多艱險空門托此身

012_0193_b_06L是非能害物榮辱肎侵人

012_0193_b_07L月滿頭流曉花明雪岳春

012_0193_b_08L名山長作主隨處任淸貧

012_0193_b_09L咏鴈

012_0193_b_10L
昨夜秋風動㝠㝠送鴈群

012_0193_b_11L影過湘水岸聲落楚天雲

012_0193_b_12L塞北驚蘇武江南吊屈君

012_0193_b_13L關山千里月愁殺漢家軍

012_0193_b_14L遊鳥嶺龍湫

012_0193_b_15L
役役吾行遠忙忙客路脩

012_0193_b_16L秋天登鳥嶺落日俯龍湫

012_0193_b_17L乍愛溪山勝還忘跋涉愁

012_0193_b_18L空吟孫綽賦兼喜謫仙遊

012_0193_b_19L到金烏山寶峰寺

012_0193_b_20L
瀟洒寶峰寺登臨更絕淸

012_0193_b_21L臺疑天上坐人似畵中行

012_0193_b_22L石壁凌霄逈秋光向暮晴

012_0193_b_23L居僧有宿契一夜共談情

012_0193_b_24L寄東溟鄭先生

012_0193_c_01L
夫子文章大          부자의 문장이 크지만
東溟比厥深          동명도 그 깊음엔 견줄 만하지
風雲籠氣宇          바람과 구름 같은 기백을 갖추고
造化入胷襟          조화가 가슴속에 들었다오
獨步凌千古          천고를 넘어서는 독보적인 인물로
佳篇協五音          아름다운 시는 오음과 어울렸지
悠悠楊馬軰          아득한 시절 양마揚馬40)의 무리는
俱是學蜩吟          하나같이 매미 소리를 흉내 냈지
임 참의에게 드리다(呈任叅議)
欲謁詞宗伯          시단의 종백宗伯41) 알현하고픈데
門前有逸人          문 앞에 숨어 사는 분 있네
烟花籠地日          안개 속 꽃들이 땅을 덮은 날
桃柳滿城春          복사꽃 버들잎에 성안 봄빛 가득하네
乞句從南紀          시 짓기는 남기南紀42) 좇았으며
論文到北辰          글쓰기는 북두성에 이르렀네
荊珠光燦爛          형주는 찬란하게 빛나고
留作袖中珍          소매 속에는 보배가 들어 있지
익평위에게 올리다(呈益平尉)
閬苑眞仙尉          낭원閬苑43)의 참된 수령이요
瑶臺是羽賓          요대瑶臺44)의 신선 손님일세
碧桃衘雨露          푸른 복사꽃 빗방울 머금고
紅杏映晴春          붉은 살구꽃 맑은 봄을 비춘다네
一破玄都夢          한 순간 현도玄都45) 꿈에서 깨어나
長游紫極宸          오랫동안 북극성에서 노닐었지
時吹簫史曲          때로 퉁소로 소사簫史46)곡을 불면
看取鳳來秦          봉황이 내려와 춤추는 것 보았지
청평사에서 영우 상인에게 드리다(淸平寺贈靈祐上人)
落落從南士          외롭게 남쪽에서 온 선비
悠悠向北關          머나먼 북관을 향하네
世間無足樂          세상에는 흡족한 즐거움 없는데
方外有餘閑          방외에는 한가함이 있다네
雪月淸平寺          눈 내리는 청평사의 달밤
春風開骨山          봄바람은 개골산을 열어 놓네
荷師情已慣          스승에게 받은 정 이미 깊었으니
留待歲將闌          세월만은 더디 흘렀으면
백암에서 이별하며 남긴 시에 차운하다(次栢庵留別韻)
雨歇山將暮          비 그치자 산에는 해 기울고
春深客到時          봄이 깊어지자 나그네 이르렀네
主人猶舊面          주인은 오히려 구면이고
禪侶卽新知          도반은 갓 사귄 사이라네
庭樹花飄席          뜰 안의 나무 꽃이 자리에 나부끼고
窓松露滴帷          창가 소나무에는 이슬이 맺혀 있네
明朝還賦別          내일 아침에는 이별 시를 읊조릴 것이니
聚散本無期          본디 만나고 헤어짐은 기약 없다네

012_0193_c_01L
夫子文章大東溟比厥深

012_0193_c_02L風雲籠氣宇造化入胷襟

012_0193_c_03L獨步凌千古佳篇協五音

012_0193_c_04L悠悠楊 [1] 馬軰俱是學蜩吟

012_0193_c_05L呈任叅議

012_0193_c_06L
欲謁詞宗伯門前有逸人

012_0193_c_07L烟花籠地日桃柳滿城春

012_0193_c_08L乞句從南紀論文到北辰

012_0193_c_09L荊珠光燦爛留作袖中珍

012_0193_c_10L呈益平尉

012_0193_c_11L
閬苑眞仙尉瑶臺是羽賓

012_0193_c_12L碧桃衘雨露紅杏映晴春

012_0193_c_13L一破玄都夢長游紫極宸

012_0193_c_14L時吹簫史曲看取鳳來秦

012_0193_c_15L淸平寺贈靈祐上人

012_0193_c_16L
落落從南士悠悠向北關

012_0193_c_17L世間無足樂方外有餘閑

012_0193_c_18L雪月淸平寺春風開骨山

012_0193_c_19L荷師情已慣留待歲將闌

012_0193_c_20L次栢庵留別韻

012_0193_c_21L
雨歇山將暮春深客到時

012_0193_c_22L主人猶舊面禪侶卽新知

012_0193_c_23L庭樹花飄席窓松露滴帷

012_0193_c_24L明朝還賦別聚散本無期

012_0194_a_01L
환적 노인이 영단을 준 것에 감사하며(謝幻寂翁寄靈丹)
幻寂仙翁劑          환적 노인이 선약을 만드니
奇方有所從          배울 만한 기이한 방편일세
茅山傳秘訣          모산茅山47)에서 비결을 받고
華頂受禪封          화정華頂48)에서 제사를 올렸지
采得岩中髓          바위 속에서 나물을 캐는데
舂來石上松          돌 위의 소나무에 봄이 왔네
何須甞百草          어찌 백 가지 풀을 맛보았겠나
此藥漏神農          이 약초는 신농씨가 뿌린 거라네
권 승지에게 드리다(寄權承旨)
世路今如此          지금 세상살이 이와 같으니
人間足是非          사람들 사이에는 시비가 많다네
文星辭帝座          문성文星49)이 황제의 자리를 내놓고
國士出王圻          나라의 선비는 왕성을 떠난다네
秋色江南盡          강남에는 가을빛이 다하고
霜鴻海上歸          서리 맞은 기러기 바다 위 날아가네
欲將飛錫去          석장을 날리며 돌아가
爲扣翟公扉          적공翟公50)의 사립문 열고 싶네
감로사에서 호남 방백 조세환 상공에게 드리다2수(甘露寺呈湖伯趙世煥相公二首)
[1]
聞道賢方伯          방백의 현명함은 소문났고
文章絕代高          문장은 세상에 이름 높았지
莊騷難賈勇          장자와 굴원이 낫다고 할 수 없고
李杜肎誇豪          이백과 두보도 인정할 걸세
驛路迷春雨          역로에 내리는 봄비 길을 잃게 하고
征帆逐暮濤          저물녘 파도는 가는 배를 밀어내네
東林老惠遠          동림에서 늙어 가는 혜원은
一笑對劉陶          유도劉陶51)를 만나 한바탕 웃네

[2]
蕭寺臨江岸          강변의 절은 고요하고
雲樓入漢高          구름 누각은 높은 은하수에 빠져 있다
居僧皆道寶          그곳 스님들 모두 도를 보배로 여기는데
過客捴詩豪          나그네는 시인들을 모은다
天送長洲月          긴 모래톱 위로 달이 솟고
潮驅大海濤          너른 바다에는 파도가 밀려오네
風流有方伯          방백이 지닌 풍류는
不啻晋劉陶          진의 육수정 도연명 못지않네
조 공의 차운시를 첨부하다 附趙公次(韻)
[1]
杖錫來何自          지팡이를 짚고 어디서 왔는지
禪風始識高          비로소 선풍이 높은 것을 아네
心超三界淨          마음은 삼계三界52)를 벗어나 맑고
道繼大雄豪          도는 부처님을 이어받았네
佛日朋金刹          부처님과 절은 짝을 이루었는데
雲帆泝碧濤          돛배는 푸른 물결 거슬러 오르네
新知知有數          새로 사귄 벗은 운수를 알아
笑語與陶陶          웃으며 말하는 게 정겹네

[2]
甘露知名寺          감로사는 이름 높은 절로
崔嵬面勢高          치솟은 봉우리를 맞대고 있지

012_0194_a_01L謝幻寂翁寄靈丹

012_0194_a_02L
幻寂仙翁劑奇方有所從

012_0194_a_03L茅山傳秘訣華頂受禪封

012_0194_a_04L采得岩中髓舂來石上松

012_0194_a_05L何須甞百草此藥漏神農

012_0194_a_06L寄權承旨

012_0194_a_07L
世路今如此人間足是非

012_0194_a_08L文星辭帝座國士出王圻

012_0194_a_09L秋色江南盡霜鴻海上歸

012_0194_a_10L欲將飛錫去爲扣翟公扉

012_0194_a_11L甘露寺呈湖伯趙世煥相公

012_0194_a_12L
聞道賢方伯文章絕代高

012_0194_a_13L莊騷難賈勇李杜肎誇豪

012_0194_a_14L驛路迷春雨征帆逐暮濤

012_0194_a_15L東林老惠遠一笑對劉陶(一)

012_0194_a_16L蕭寺臨江岸雲樓入漢高

012_0194_a_17L居僧皆道寶過客捴詩豪

012_0194_a_18L天送長洲月潮驅大海濤

012_0194_a_19L風流有方伯不啻晋劉陶(二)

012_0194_a_20L附趙公次韻

012_0194_a_21L
杖錫來何自禪風始識高

012_0194_a_22L心超三界淨道繼大雄豪

012_0194_a_23L佛日朋金刹雲帆泝碧濤

012_0194_a_24L新知知有數笑語與陶陶(一)

012_0194_a_25L甘露知名寺崔嵬面勢高

012_0194_b_01L龍塘朝海遠          용당은 멀리 바다를 향해 있고
魚岳倚天豪          어악은 하늘에 맞닿아 있네
弭節春生樹          봄이 와 생기가 도는데
開簾夜聽濤          밤에 주렴 걷고 물결 소리 듣네
三年三見遠          삼 년 동안 세 번 혜원을 보았는데
過我便如陶          찾아온 이가 문득 도연명 같네
퇴우 상국에게 드리다(寄呈退憂相國)
昔日廣陵雨          어제는 광릉에 비 오더니
今朝嶺國秋          오늘 영남에는 가을이네
世間成久別          세상에서 이별한 지 오래되었는데
方外抱閑愁          방외에서는 한가로운 시름 껴안고 있지
京洛遙相望          멀리서 한양을 바라보니
山川鬱且繆          산과 물이 얼기설기 얽혀 있네
南飛將有鴈          기러기를 남쪽으로 날려
消息寄炎州          남방 고을의 소식 의탁해 볼까
기 상인을 호남으로 보내며(送湖南機上人)
君向湖南日          그대가 호남으로 떠나는 날
高秋八月時          하늘 높은 팔월의 가을이라
鄕懷天外苦          먼 곳에서 고향 생각에 괴롭고
病骨客中悲          병든 나그네 마음이 서글프네
塞鴈同歸遠          변방의 기러기 더불어 멀리 사라지고
雲笻獨去遲          홀로 지팡이 짚고 더디 가네
臨歧無所贈          헤어짐에 줄 것은 없고
空賦一篇詩          부질없이 시 한 편 건네 준다네
붓을 찾다(索筆)
有士稱毛頴          선비는 붓을 모영毛頴53)이라 칭하고
秦封受管城          진시황은 관성管城54) 벼슬을 내렸지
能窮千古事          천년의 아득한 역사 끝나고
巧合衆人情          뭇사람들 정이 교묘히 합해졌지
白首雖云健          흰머리에도 강건했으며
黃鬚最著名          누런 수염으로 이름 떨쳤지
長年游宦海          긴 세월 벼슬길을 헤매느라
不樂叩柴荊          사립문 당기는 즐거움 못 누렸네
차산 거사의 시에 차운하여 부치다2수(次寄車山居士二首)
慣愛儒林秀          선비들은 그 빼어남을 좋아했고
寧馨道氣芬          영형寧馨55)한 도의 향기가 널리 퍼졌지
易中推物理          『주역』에서는 물리를 헤아리고
事上究人文          윗사람을 섬기며 인문을 구명하네
晩數栖簷鳥          저물녘 처마에 몇 마리 새 들고
晴看出峀雲          산굴에서 나오는 구름 맑게 보인다
坐蒙冠盖屈          갓 쓴 이들 무릎 꿇고 머리 숙이며
蓮社訪殷勤          절을 찾는 모습이 은근하네
또又

012_0194_b_01L龍塘朝海遠魚岳倚天豪

012_0194_b_02L弭節春生樹開簾夜聽濤

012_0194_b_03L三年三見遠過我便如陶(二)

012_0194_b_04L寄呈退憂相國

012_0194_b_05L
昔日廣陵雨今朝嶺國秋

012_0194_b_06L世間成久別方外抱閑愁

012_0194_b_07L京洛遙相望山川鬱且繆

012_0194_b_08L南飛將有鴈消息寄炎州

012_0194_b_09L送湖南機上人

012_0194_b_10L
君向湖南日高秋八月時

012_0194_b_11L鄕懷天外苦病骨客中悲

012_0194_b_12L塞鴈同歸遠雲笻獨去遲

012_0194_b_13L臨歧無所贈空賦一篇詩

012_0194_b_14L索筆

012_0194_b_15L
有士稱毛頴秦封受管城

012_0194_b_16L能窮千古事巧合衆人情

012_0194_b_17L白首雖云健黃鬚最著名

012_0194_b_18L長年游宦海不樂叩柴荊

012_0194_b_19L次寄車山居士

012_0194_b_20L
慣愛儒林秀寧馨道氣芬

012_0194_b_21L易中推物理事上究人文

012_0194_b_22L晩數栖簷鳥晴看出峀雲

012_0194_b_23L坐蒙冠盖屈蓮社訪殷勤

012_0194_b_24L

012_0194_c_01L
一帶車山色          차산 일대의 산 빛이
靑分十里居          푸르게 십 리 걸쳐 나뉘었네
醉鄕傾月帽          술자리에서는 달의 모자 기울어지고
樂地曳春裾          화락한 자리에서는 봄의 옷깃 끌리네
察理知藏密          이치를 살펴 현묘한 법문을 알고
觀風任卷舒          때를 살펴 말았다 펴도록 맡기네
圖書堆左右          책들이 좌우에 쌓여 있는
高枕卧閑廬          한가한 초막에 베개 높여 누웠다네
지리산 칠불암에 제하다(題智異山七佛庵)
羅代初開地          신라 초에 개척한 땅에
麗朝更布金          고려 때 다시 중건했지
秋風庭院靜          가을바람 부는 뜰은 조용하고
落日洞天陰          해 저무는 골짝은 어둑해지네
講道逢希運          도를 강의하는 것은 희운希運56)과 같은데
談經有法深          불경 이야기에는 깊은 법이 있네
千年花雨界          세상에는 천년 꽃비 내리고
雙樹是祇林          기림祇林57)에는 쌍수雙樹58)가 서 있네
파근사에서 탄영 상인과 헤어지다(波根寺別坦英上人)
杖錫來遊此          석장 짚고 이곳으로 놀러 오니
頭流萬壑春          두류산 골짝 온통 봄일세
風和禽語婉          바람은 온화하고 새소리는 어여쁜데
雨過水容新          비가 지난 뒤 물빛이 새롭다
吟病爲孤客          쓸쓸한 나그네는 병에 신음하고
談詩有上人          스님은 시 이야기를 꺼내네
明朝留偈別          내일 아침에 게송 짓고 떠날 곳은
嶺路是通津          영남의 통진 길일세
문 선생의 ≺가섭굴≻ 시에 차운하다(次文先生題迦葉窟韵)
吾生眞濩落          나의 생은 진실로 호락濩落59)하니
與世作犠尊          세상과 더불어 희준犠尊60)을 기울일 뿐이지
志騁天人際          뜻은 하늘 끝을 달리고
神棲造化根          정신은 조화의 근본에 두네
搜奇遊鶴窟          학굴에서 노닐며 기이함을 찾고
歷勝到仙園          승경을 지나서 신선 정원에 이르지
最喜蓮花界          흠뻑 연화 세계 즐기는데
禪心不染云          선심은 더럽혀지지 않는다네
문 선생의 원시를 첨부하다(附文先生元韵)
萬數金猿族          금원金猿61)에는 숱한 원숭이 사라지고
華陽窃幾尊          화양華陽에는 높은 어른62) 숨어 계시지
奮身元聳壁          솟은 절벽같이 몸을 떨친 우두머리
浮執或雲根          잡고 보니 부질없는 구름 뿌리
地闢芙蓉界          땅이 열려 부용 세계 나타나고
僧開迦葉園          스님이 가섭원을 열었다
登臨經一宿          산을 올라 하룻밤을 지내노라니
樵斧爛應云          도끼질 소리 요란하게 들리누나

012_0194_c_01L
一帶車山色靑分十里居

012_0194_c_02L醉鄕傾月帽樂地曳春裾

012_0194_c_03L察理知藏密觀風任卷舒

012_0194_c_04L圖書堆左右高枕卧閑廬

012_0194_c_05L題智異山七佛庵

012_0194_c_06L
羅代初開地麗朝更布金

012_0194_c_07L秋風庭院靜落日洞天陰

012_0194_c_08L講道逢希運談經有法深

012_0194_c_09L千年花雨界雙樹是祇林

012_0194_c_10L波根寺別坦英上人

012_0194_c_11L
杖錫來遊此頭流萬壑春

012_0194_c_12L風和禽語婉雨過水容新

012_0194_c_13L吟病爲孤客談詩有上人

012_0194_c_14L明朝留偈別嶺路是通津

012_0194_c_15L次文先生題迦葉窟韵

012_0194_c_16L
吾生眞濩落與世作犠尊

012_0194_c_17L志騁天人際神棲造化根

012_0194_c_18L搜奇遊鶴窟歷勝到仙園

012_0194_c_19L最喜蓮花界禪心不染云

012_0194_c_20L附文先生元韵

012_0194_c_21L
萬數金猿族華陽窃幾尊

012_0194_c_22L奮身元聳壁浮執或雲根

012_0194_c_23L地闢芙蓉界僧開迦葉園

012_0194_c_24L登臨經一宿樵斧爛應云

012_0195_a_01L
사암 폭포(獅岩瀑布)
萬仞攀靑壁          까마득한 푸른 절벽을 오르니
千尋俯白虹          흰 무지개가 아찔하게 떠 있네
風雷驅絕壑          바람과 우레가 골짝을 울리고
雨雪洒層空          눈이 창공 가득 내리네
㥘視還生眩          겁먹어 정신이 멍해지고
驚聞忽作聾          깜짝 놀라 갑자기 말문이 막히네
銀河九天落          은하수가 구천에 떨어질 때
吟愧謫仙翁          유배 온 신선은 부끄럽게 읊조린다
분성盆城
首露山河舊          옛적 수로가 머물던 산하에
金州邑里新          새롭게 금주金州63)읍이 들어섰다
地形分錯繡          지형은 수놓은 듯 나뉘었고
江勢派天津          강줄기는 천진으로 갈라졌다
六卵千秋異          여섯 알의 옛일 기이하고
雙陵萬古神          쌍무덤은 오래도록 신성하다
寒烟迷海樹          해변가 나무는 찬 연기에 희미하고
落日下城闉          성곽 아래로는 해가 지네
중봉산 내원암에 제하다(題中峰山內院庵)
寺在孤峰頂          치솟은 봉우리의 절
前臨碧海湄          앞으로는 푸른 바닷가
風泉鳴洞壑          바람 소리 물소리가 골짝을 울리는데
星斗宿簷楣          북두칠성은 처마 끝에 머무네
鶴過三山夕          학이 삼산三山64)을 지나는 저녁 무렵
雲歸七島時          구름이 일곱 섬으로 돌아갈 때
蒼茫開活畫          아득하게 활기찬 그림이 열리는데
簾卷展吟眉          주렴을 말며 시를 읊조린다
눌 상인과 헤어지며 드리다(贈別訥上人)
序屬三庚熱          계절은 삼경三庚65)의 더운 때
時將七月秋          때는 칠월七月66)의 가을이라
天涯忽相送          하늘 끝에서 홀연 헤어지고
海上乍同遊          바닷가에서 같이 잠깐 놀았지
踈雨催行色          성근 비가 갈 길을 재촉하고
鳴蟬助別愁          매미 소리가 이별의 수심을 돋우네
思君何處苦          그대는 어디서 괴로워하나
明月滿江樓          밝은 달 강가 누대에 가득하네
순열 상인과 헤어지며 드리다(贈別順悅上人)
熱雨三庚後          덥고 비 오는 삼복을 지나
淸秋七月初          칠월 초의 맑은 가을이네
亂蟬吟碧樹          푸른 나무 위 매미 소리 시끄러운데
孤鳥入晴虛          맑은 하늘 속으로 새 한 마리 날아드네
蘿幌雲同宿          장막 안에서는 구름과 같이 자고
岩關鶴共居          바위 문에서는 학과 같이 있네

012_0195_a_01L獅岩瀑布

012_0195_a_02L
萬仞攀靑壁千尋俯白虹

012_0195_a_03L風雷驅絕壑雨雪洒層空

012_0195_a_04L㥘視還生眩驚聞忽作聾

012_0195_a_05L銀河九天落吟愧謫仙翁

012_0195_a_06L盆城

012_0195_a_07L
首露山河舊金州邑里新

012_0195_a_08L地形分錯繡江勢派天津

012_0195_a_09L六卵千秋異雙陵萬古神

012_0195_a_10L寒烟迷海樹落日下城闉

012_0195_a_11L題中峰山內院庵

012_0195_a_12L
寺在孤峰頂前臨碧海湄

012_0195_a_13L風泉鳴洞壑星斗宿簷楣

012_0195_a_14L鶴過三山夕雲歸七島時

012_0195_a_15L蒼茫開活畫簾卷展吟眉

012_0195_a_16L贈別訥上人

012_0195_a_17L
序屬三庚熱時將七月秋

012_0195_a_18L天涯忽相送海上乍同遊

012_0195_a_19L踈雨催行色鳴蟬助別愁

012_0195_a_20L思君何處苦明月滿江樓

012_0195_a_21L贈別順悅上人

012_0195_a_22L
熱雨三庚後淸秋七月初

012_0195_a_23L亂蟬吟碧樹孤鳥入晴虛

012_0195_a_24L蘿幌雲同宿岩關鶴共居

012_0195_b_01L送君無所贈          떠나는 그대에게 줄 것이 없고
聊復短篇書          애오라지 짧은 시 보내네
경건히 동명 선생이 백곡 대사에게 준 시에 차운하다(敬次東溟先生贈白谷韵)
翰苑千年匠          한림원에서는 천년의 우두머리요
騷壇百世師          문단에서는 백세의 스승이라
才高賈生屈          높은 재주는 가생賈生67)을 굴복시켰고
官冷廣文悲          한산한 벼슬68)은 광문廣文69)을 슬프게 했네
去鳥長天沒          날아간 새는 하늘 멀리 사라지고
浮雲落日垂          뜬구름은 지는 해에 드리워졌네
荊珠光燦爛          형주 구슬은 찬란하게 빛이 나니
珍重錦囊詩          비단 시 주머니는 귀중하다네
삼가 백곡 대사의 시를 차운하다(謹次白谷大師韵)
客滯秦京日          나그네 한양에 머무는 날
西風送鴈初          서녘 바람에 첫 소식이 들려오네
忽看天外信          홀연 하늘 밖의 편지를 읽고
遙寄洛中書          먼 곳으로 한양 편지 부치네
城樹烟光積          성 아래 나무 안개에 덮여 있고
江雲雨色舒          강에는 비 내릴 듯 어둡네
翩然旅枕夢          나그네 혼은 꿈속에서 훨훨 날아
飛入故山居          고향 집으로 달려가네
택당70) 이 선생의 차운시를 첨부하다 附澤堂李先生次(韻)
爾自隨緣至          그대는 인연 따라 이르렀고
吾今着眼初          나는 이제야 비로소 보네
早從方外學          일찍이 방외方外71)의 학문을 좇았고
兼解世間書          아울러 세상의 책들을 공부했지
水月同圓缺          물에 비친 달도 차고 기울며
山雲有卷舒          산 구름도 모였다 흩어지네
飄然一瓶錫          병석瓶錫72) 들고 표연히 떠나면
何地不安居          어디든 머물지 못할까
삼가 퇴계가 임갈천73)에 의탁한 시에 차운하다(謹次退溪寄林葛川韵)
勝地名愁送          수송愁送74)은 아름다운 곳으로 이름났으니
壺中境自佳          호중壺中75)과 같이 절로 아름다웠지
桃花流水去          복숭아꽃은 물에 떠 흘러가고
泉石亂雲埋          천석은 어지럽게 구름에 덮였네
俊彩溪翁筆          퇴계 선생의 글씨는 준수하고
高風葛老懷          높은 풍격은 늙은이 감회를 자아내네
仙區身未到          몸은 신선 세계에 이르지 못하고
夢想繞丹崖          꿈속에서 단애를 서성이네
동명 선생이 백곡 대사에게 준 시에 차운하다(次東溟先生贈白谷韵)
人道東溟學          사람들은 동명東溟의 학문이
曹劉可並行          조유曹劉76)와 같이 갈 만하다 했지
才傾梁衆士          재주로는 양나라 여러 선비를 눕히고
氣壓魯諸生          기운은 노나라 여러 선생을 눌렀지
烟雨迷江漢          한강은 안개비로 어둑하고
鶯花滿洛城          낙성에는 앵화가 가득하네

012_0195_b_01L送君無所贈聊復短篇書

012_0195_b_02L敬次東溟先生贈白谷韵

012_0195_b_03L
翰苑千年匠騷壇百世師

012_0195_b_04L才高賈生屈官冷廣文悲

012_0195_b_05L去鳥長天沒浮雲落日垂

012_0195_b_06L荊珠光燦爛珍重錦囊詩

012_0195_b_07L謹次白谷大師韵

012_0195_b_08L
客滯秦京日西風送鴈初

012_0195_b_09L忽看天外信遙寄洛中書

012_0195_b_10L城樹烟光積江雲雨色舒

012_0195_b_11L翩然旅枕夢飛入故山居

012_0195_b_12L附澤堂李先生次韻

012_0195_b_13L
爾自隨緣至吾今着眼初

012_0195_b_14L早從方外學兼解世間書

012_0195_b_15L水月同圓缺山雲有卷舒

012_0195_b_16L飄然一瓶錫何地不安居

012_0195_b_17L謹次退溪寄林葛川韵

012_0195_b_18L
勝地名愁送壺中境自佳

012_0195_b_19L桃花流水去泉石亂雲埋

012_0195_b_20L俊彩溪翁筆高風葛老懷

012_0195_b_21L仙區身未到夢想繞丹崖

012_0195_b_22L次東溟先生贈白谷韵

012_0195_b_23L
人道東溟學曹劉可並行

012_0195_b_24L才傾梁衆士氣壓魯諸生

012_0195_b_25L烟雨迷江漢鶯花滿洛城

012_0195_c_01L遠公論道罷          원공의 설법이 끝나니
臨別賦高情          이별의 시가 정취를 높이네
동명의 원시를 첨부하다(附東溟元韵)
面壁坐常坐          앉을 때는 늘 벽을 마주해 앉고
擕笻行卽行          길을 갈 때는 지팡이 짚고 곧장 가네
路應回萬里          길은 응당 만 리 길을 갈 테고
禪已悟三生          선을 마치고 삼생 이치 깨우쳤네
佛日辭山寺          산사에서 불일佛日77)을 하직하고 오니
王春到洛城          낙성에는 왕춘王春78)이 이르렀네
一逢眞若舊          한번 보자 진실로 친구 같은데
遠別不勝情          멀리 떠나니 아쉬움 누를 길 없네
또又
先生大隱士          선생은 숨어 사는 큰 선비이니
榮辱小塵緣          세상에서 영광과 욕됨이 적지
詩酒渾忘世          시와 술로 온통 세상을 잊고
琴書獨樂天          가야금과 책으로 홀로 천명을 즐겼지
門垂陶令柳          도령陶令79)의 문 앞에는 버들이 드리웠고
池滿謝公蓮          사공謝公80)의 못에는 연꽃이 가득했지
不恨看虛白          텅 빈 밝은 마음 볼 수 없어 한스럽더니
還堪讀太玄          도리어 태현太玄81)은 읽을 만하네
동명의 원시를 첨부하다(附東溟元韵)
開士欣相識          개사開士82)들은 흔연히 서로를 알아보니
空門信有緣          공문83)과의 인연 진실로 있는 것이네
百年唯此日          백 년 인생 중 오직 이날에 달려 있고
四海對彌天          사해는 미천彌天84)을 마주 대했네
每憶叢生桂          늘 숲을 이루어 자란 계수를 생각하고
新聞妙法蓮          새롭게 『법화경』의 이치를 듣네
何時方丈室          어느 때나 그대 있는 방장에 가서
端坐共談玄          단정히 앉아 현담을 나눌까
다시 ≺낭선≻ 시에 차운하다(再次浪仙韵)
白日茅簷靜          초막의 처마에 볕이 고요하고
鷄豚散竹園          대숲에는 닭과 돼지가 흩어져 있네
換鵝人到席          사람들 앉은 자리에서 환아換鵝85)하고
題鳳客來門          손들 나드는 문에는 제봉題鳳86)을 했네
繞砌飛泉脉          섬돌 아래 물줄기 날렵히 흐르고
盤庭老樹根          뜰 안의 늙은 나무 소반같이 자리했네
林僧時復過          산속의 스님 다시 지나치는데
相對各忘言          두 사람 마주보고 말을 잊었네
임유후87) 승지가 취미 대사에게 올린 시를 차운하다(次任承旨有後贈翠微韵)
孔孟眞賢聖          공자와 맹자는 진실로 성현이며
乾坤道德尊          하늘과 땅은 도덕이 높았지
何如旹俗士          어떻게 세상의 선비가 되어
但尙世浮言          다만 늘 세상의 부박한 말을 하네
仁義爲要道          인의를 요도로 삼고
禪心可與論          선심을 더불어 논할 것이네
維摩談不二          유마 거사는 불이不二88)를 말하니
儒釋是同門          유가와 불가의 가르침은 같다네

012_0195_c_01L遠公論道罷臨別賦高情

012_0195_c_02L

012_0195_c_03L
先生大隱士榮辱小塵緣

012_0195_c_04L詩酒渾忘世琴書獨樂天

012_0195_c_05L門垂陶令柳池滿謝公蓮

012_0195_c_06L不恨看虛白還堪讀太玄

012_0195_c_07L附東溟元韵

012_0195_c_08L
面壁坐常坐擕笻行卽行

012_0195_c_09L路應回萬里禪已悟三生

012_0195_c_10L佛日辭山寺王春到洛城

012_0195_c_11L一逢眞若舊遠別不勝情(一)

012_0195_c_12L開士欣相識空門信有緣

012_0195_c_13L百年唯此日四海對彌天

012_0195_c_14L每憶叢生桂新聞妙法蓮

012_0195_c_15L何時方丈室端坐共談玄(二)

012_0195_c_16L再次浪仙韵

012_0195_c_17L
白日茅簷靜鷄豚散竹園

012_0195_c_18L換鵝人到席題鳳客來門

012_0195_c_19L繞砌飛泉脉盤庭老樹根

012_0195_c_20L林僧時復過相對各忘言

012_0195_c_21L次任承旨有後贈翠微韵

012_0195_c_22L
孔孟眞賢聖乾坤道德尊

012_0195_c_23L何如旹俗士但尙世浮言

012_0195_c_24L仁義爲要道禪心可與論

012_0195_c_25L維摩談不二儒釋是同門

012_0196_a_01L
원시를 첨부하다(附元韵)
文章一小枝          문장은 작은 곁가지의 하나며
於道未爲尊          도 닦는 데는 우러러볼 게 아니지
杜子善知識          두보가 선지식이었음은
吾家眞格言          우리 유가의 참 격언이지
那將雲水偈          어떻게 하면 운수게로서
要與俗儒論          세상 선비와 더불어 담론을 할 수 있을지
反欲抛鉛槧          도리어 글공부를 포기하고 싶은데
依君不二門          그대는 불이문不二門89)에 의지했네
백암 성총90) 대사 시에 차운하다(次栢庵韵性聰大師)
法席眞宗匠          법석에서는 종장이요
詞壇老作家          시단에서는 원로 작가다
胷中動星斗          가슴속 마음 북두칠성을 움직이고
筆下奮龍虵          붓을 내려놓으면 교룡을 분격시켰지
雨綠王孫草          비 온 뒤 왕손초王孫草91)가 푸르고
風然蜀魄花          바람 불더니 촉혼화가 피어나네
新篇如錦繡          비단에 수놓듯 새 시를 지어
吟喜得無邪          즐겁게 읊조리니 사심이 없어지네
칠언율시七言律詩
경건하게 문곡 상국의 ≺창취정≻ 시에 차운하다(敬次文谷相國蒼翠亭韵)
潘鬂逢秋易感傷        반빈潘鬂92)의 흰머리 가을 맞아 쓸쓸한데
小亭微影浸池塘        작은 정자의 그림자 희미하게 못에 잠겨 있네
猗猗寒竹披風綠        찬 대는 세찬 바람에도 푸르름이 무성하고
箇箇霜柑着樹黃        서리 맞아 노란 감은 알알이 매달려 있네
物色却隨時序變        물색은 시절 따라 순서가 바뀌니
羈懷憑遣酒盃香        향기 나는 술잔에 쌓인 회포 맡겨 보네
松荒菊老催歸計        솔잎과 국화는 시들어 돌아가라 채근하는데
片夢堪憐入故鄕        꿈속에서나마 그리운 고향에 돌아가네
육은 이 상공에게 드리다(呈六隱李相公)
驪江烟月昔同遊        안개 끼고 달빛 비친 여강에서 함께 놀고
斗酒瓊篇泛小舟        작은 배 띄워 술 마시고 시 지었지
玉篴淸心樓上夕        저녁에는 청심루淸心樓93)에 올라 옥피리 불고
錦帆神勒寺前秋        가을에는 신륵사神勒寺94) 앞에서 뱃놀이 했지
金剛萬瀑曾探歷        일찍이 금강산 만폭동을 탐승했고
方丈雙溪舊隱幽        오랫동안 쌍계사의 방장方丈95)으로 숨어 지냈지
一自南歸消息斷        한번 남녘으로 돌아간 후 소식 끊기니
天涯回首恨悠悠        머리 돌려 하늘 끝 보매 수심이 절절하네
위성 가는 길에(渭城途中)
嶺南歸客帶春風        봄바람 맞으며 영남 가는 나그네
長路飄然放竹笻        먼 길 죽장 놓고 훌훌 떠나네
千里兩回辭智異        천 리 먼 지리산 두 번 물러 나와
一年三度向仁同        한 해 세 차례나 인동仁同96)을 향했네

012_0196_a_01L附元韵

012_0196_a_02L
文章一小枝於道未爲尊

012_0196_a_03L杜子善知識吾家眞格言

012_0196_a_04L那將雲水偈要與俗儒論

012_0196_a_05L反欲抛鉛槧依君不二門

012_0196_a_06L次栢庵韵性聰大師

012_0196_a_07L
法席眞宗匠詞壇老作家

012_0196_a_08L胷中動星斗筆下奮龍虵

012_0196_a_09L雨綠王孫草風然蜀魄花

012_0196_a_10L新篇如錦繡吟喜得無邪

012_0196_a_11L

012_0196_a_12L七言律詩

012_0196_a_13L敬次文谷相國蒼翠亭韵

012_0196_a_14L
潘鬂逢秋易感傷小亭微影浸池塘

012_0196_a_15L猗猗寒竹披風綠箇箇霜柑着樹黃

012_0196_a_16L物色却隨時序變羈懷憑遣酒盃香

012_0196_a_17L松荒菊老催歸計片夢堪憐入故鄕

012_0196_a_18L呈六隱李相公

012_0196_a_19L
驪江烟月昔同遊斗酒瓊篇泛小舟

012_0196_a_20L玉篴淸心樓上夕錦帆神勒寺前秋

012_0196_a_21L金剛萬瀑曾探歷方丈雙溪舊隱幽

012_0196_a_22L一自南歸消息斷天涯回首恨悠悠

012_0196_a_23L渭城途中

012_0196_a_24L
嶺南歸客帶春風長路飄然放竹笻

012_0196_a_25L千里兩回辭智異一年三度向仁同

012_0196_b_01L茫茫灝氣浮平野        넓디 넓은 들에는 맑은 기운 떠 있고
翳翳殘暉駐遠峰        먼 봉우리에는 석양빛이 아득하네
搖落郡城吹畫角        성 아래서 화각畫角97) 불 때 바람에 낙엽 지고
暮烟官舍水聲中        관사의 저녁 연기 물소리에 묻히네
금강산에 오르다(登金剛山)
萬二千峰海上奇        바다 위에 만 이천 봉우리 기이하고
白雲飛處玉參差        뾰족하게 치솟은 옥산에 흰 구름 나네
乾坤籠盡鴻濛氣        하늘과 땅은 홍몽鴻濛98)의 기운을 다 끌어안고
造物陶溶象設䂓        조물주는 모양을 지어 규격을 세웠네
元化洞開仙府壯        신선 세계에는 천지조화가 환하게 비추고
衆香城入斗虛危        중향성衆香城99)은 두허위斗虛危100) 별로 들어가네
凌空直踏毘盧頂        하늘 넘어 비로정毘盧頂101)을 곧장 밟고 보니
天地山河一局棊        천지 산하는 하나의 바둑판일세
가야산 백운대에 올라(登伽倻山白雲臺)
獨上危臺氣自豪        높은 대에 홀로 오르니 기세가 절로 호탕해지고
九霄雲盡絕纖毫        구름 온통 사라진 하늘 티끌조차 없네
秋山面面疑仙幛        울긋불긋 가을 산 선경이 아닐지
風籟時時聽海濤        솔바람 불 때마다 파도 소리 요란하네
極目烟岑從地聳        치솟은 봉우리 안개 속에 아득하고
背看岩岫入天高        멀리 바위 묏부리 하늘 높이 치솟았네
歸禽一點橫空去        허공에 새 한 마리 가로질러 돌아가니
知是胡鷹白錦毛        흰 털의 오랑캐 매인 줄 알겠네
고양 태수 이석견 공에게 드리다(寄呈高陽太守李公碩堅)
聖主徵賢起少微        성주는 어진 이를 찾아 소미少微102)를 기용하고
先生憂國拂荷衣        선생은 나라 걱정하며 하의荷衣103)를 걷어 올렸지
毛公奉檄含新喜        모공毛公104)은 편지를 받들어 기뻐하고
陶令思家悟昨非        도연명은 고향 그리며 지난날이 잘못된 줄 아네105)
烟柳短長低檻嫰        안개 낀 난간에 길고 짧은 버들가지 예쁜데
風花高下滿城飛        바람에 아래 위 날리는 꽃들 성안에 가득하네
蒼生久望深源出        이 몸은 오래도록 심원深源106)한 글 짓기를 바랐으니
莫促黃堂强賦歸        황당黃堂107)은 억지로 귀거래사 짓기를 재촉 마오
신 진사의 ≺가을 감상≻ 시에 차운하다(次申進士賞秋韵)
繡谷瑶岑緩緩過        단풍 진 골짝 옥 같은 산 천천히 지나노라니
詩鋒觸處用硎磨        시어가 닿는 곳마다 매끈하게 갈렸네
白雲紅樹藏仙府        신선 세계는 흰 구름 붉은 나무로 잠겨 있고
桂子天香落梵家        하늘의 계수나무 꽃향기가 절집에 풍겨 오네
彤管題封秋興富        동관彤管108)으로 편지를 쓰니 가을 흥이 깊어지고
錦囊收得綺篇多        비단 글 주머니에 좋은 시편 많이 모였네
驚看瑞彩浮禪室        상서롭고 고운 기운 선방에 떠 있어 놀라는데
自有文虹萬丈斜        만 장의 고운 무지개 절로 생겼네
방장 스님에게 보내다(送僧方丈)
隔林山鳥百般鳴        건너 숲에서 갖가지 산새들 우니
却使幽人別恨生        갑자기 이별이 한스러워지네

012_0196_b_01L茫茫灝氣浮平野翳翳殘暉駐遠峰

012_0196_b_02L搖落郡城吹畫角暮烟官舍水聲中

012_0196_b_03L登金剛山

012_0196_b_04L
萬二千峰海上奇白雲飛處玉參差

012_0196_b_05L乾坤籠盡鴻濛氣造物陶溶象設䂓

012_0196_b_06L元化洞開仙府壯衆香城入斗虛危

012_0196_b_07L凌空直踏毘盧頂天地山河一局棊

012_0196_b_08L登伽倻山白雲臺

012_0196_b_09L
獨上危臺氣自豪九霄雲盡絕纖毫

012_0196_b_10L秋山面面疑仙幛風籟時時聽海濤

012_0196_b_11L極目烟岑從地聳背看岩岫入天高

012_0196_b_12L歸禽一點橫空去知是胡鷹白錦毛

012_0196_b_13L寄呈高陽太守李公碩堅

012_0196_b_14L
聖主徵賢起少微先生憂國拂荷衣

012_0196_b_15L毛公奉檄含新喜陶令思家悟昨非

012_0196_b_16L烟柳短長低檻嫰風花高下滿城飛

012_0196_b_17L蒼生久望深源出莫促黃堂强賦歸

012_0196_b_18L次申進士賞秋韵

012_0196_b_19L
繡谷瑶岑緩緩過詩鋒觸處用硎磨

012_0196_b_20L白雲紅樹藏仙府桂子天香落梵家

012_0196_b_21L彤管題封秋興富錦囊收得綺篇多

012_0196_b_22L驚看瑞彩浮禪室自有文虹萬丈斜

012_0196_b_23L送僧方丈

012_0196_b_24L
隔林山鳥百般鳴却使幽人別恨生

012_0196_c_01L客路花深春欲暮        꽃 만발한 나그넷길 봄날 저물려는데
離亭雲濕雨初晴        헤어진 정자엔 구름 속에 비 오다 막 그쳤네
頭流萬疊天涯碧        일만 첩첩 두류頭流109)는 하늘 끝에 푸르고
烟月雙溪夢裡明        쌍계雙溪110)의 안개와 달은 꿈속에서 분명하네
君去試遊靑鶴洞        최고운은 청학동에 놀러 갔는지
洞中應有玉簫聲        골짝에는 옥피리 소리만 메아리지네
청학동은 곧 최고운이 놀던 터로 고운이 여기서 옥피리를 불었다. 그런 때문에 옥소암이 생겼는데 끝의 2구는 이것을 말한 것이다.(靑鶴洞。 卽崔孤雲遊處。 孤雲於此吹玉簫。 故有玉簫庵。 末二句及之云。)
백곡 대사의 ≺백마강 회고≻ 시에 차운하다(次白谷大師白馬江懷古韵)
百濟興亡事可愁        백제의 흥망이 수심에 젖게 하니
至今唯有大江流        오로지 큰 강만이 지금까지 흐르네
山河幾飽英雄恨        산하는 영웅을 얼마나 한스러워했는가
雲物空添志士羞        공연히 경관을 보자니 지사에게 부끄럽네
一片孤城吹暮角        저물녘 고성에는 피리 소리 구슬픈데
千年喬木帶深秋        천년의 교목에는 가을빛이 완연하네
蘇兵昔日投鞭渡        예전 소병蘇兵111)이 채찍하며 강을 건널 때
聞說黃龍出負舟        황룡이 나와 배를 뒤집었다네
백곡 대사의 원시를 첨부하다(附白谷元韻)
白馬波聲萬古愁        백마강 물결 소리는 만고의 시름이니
男兒到此涕堪流        이곳에 이른 사내는 눈물을 뿌리네
始誇魏國山河寶        처음엔 위나라 산하가 보배라 자랑했으나
終作烏江子弟羞        끝내는 오강烏江112)에서 자제들에 부끄럽게 되었네
廢堞有鴉啼落日        해 질 녘 무너진 성가퀴에선 까마귀 울음 들리는데
荒臺無妓舞殘秋        늦가을 허물어진 누대에는 춤추는 기생 없네
三分割據英雄盡        삼국이 다툴 때 영웅들 다 사라지고
但看西風送客舟        보이는 건 서풍에 떠나는 나그네 배뿐이네
≺영남루≻ 시에 차운하다(次嶺南樓韵)
何處壺中別有天        항아리 속의 별세계는 어디에 있나
桃源春浪下樓前        도원桃源113)의 봄 물결 누각 앞으로 흐르네
人歸白石滄洲外        사람들은 흰 돌의 창주滄洲114) 밖으로 돌아가고
鳥去荒蕪綠野邊        새들은 푸르게 우거진 숲가로 돌아가네
柳色鎻深江郡雨        버들 색 짙은 강가 고을에 비 내리고
砧聲來急水村烟        안개 낀 강촌에선 갑작스런 다듬이 소리라네
東風遠客憑欄上        봄바람 맞으며 먼 손 난간에 오르는데
時見飛花落錦筵        때로 비단 자리에 꽃이 떨어지네
백련정사에 쓰다(題白蓮精舍)
象外烟霞是別丘        연하 낀 세상 밖이 바로 별세계인데
武陵遊客寫閑愁        무릉의 나그네 괜한 시름 털어놓네
鐘聲似報楓橋夜        종소리는 풍교楓橋115)의 밤을 알리는 듯하고
月色如看赤壁秋        달빛은 적벽강의 가을을 보는 듯하네
已許衰容高枕養        쇠한 몸 높은 베개로 추스르고
欲將浮跡買山收        매산買山116)하여 나그네 자취 거두고 싶네
漁人倘涉桃花浪        어부는 도화 뜬 시냇가를 서성이며
恐指諸天作十洲        하늘이 만든 십주十洲117)를 조심스레 가리키네

012_0196_c_01L客路花深春欲暮離亭雲濕雨初晴

012_0196_c_02L頭流萬疊天涯碧烟月雙溪夢裡明

012_0196_c_03L君去試遊靑鶴洞洞中應有玉簫聲靑鶴

012_0196_c_04L卽崔孤雲遊處孤雲於此吹玉
故有玉簫庵末二句及之云

012_0196_c_05L次白谷大師白馬江懷古韵

012_0196_c_06L
百濟興亡事可愁至今唯有大江流

012_0196_c_07L山河幾飽英雄恨雲物空添志士羞

012_0196_c_08L一片孤城吹暮角千年喬木帶深秋

012_0196_c_09L蘇兵昔日投鞭渡聞說黃龍出負舟

012_0196_c_10L附白谷元韻

012_0196_c_11L
白馬波聲萬古愁男兒到此涕堪流

012_0196_c_12L始誇魏國山河寶終作烏江子弟羞

012_0196_c_13L廢堞有鴉啼落日荒臺無妓舞殘秋

012_0196_c_14L三分割據英雄盡但看西風送客舟

012_0196_c_15L次嶺南樓韵

012_0196_c_16L
何處壺中別有天桃源春浪下樓前

012_0196_c_17L人歸白石滄洲外鳥去荒蕪綠野邊

012_0196_c_18L柳色鎻深江郡雨砧聲來急水村烟

012_0196_c_19L東風遠客憑欄上時見飛花落錦筵

012_0196_c_20L題白蓮精舍

012_0196_c_21L
象外烟霞是別丘武陵遊客寫閑愁

012_0196_c_22L鐘聲似報楓橋夜月色如看赤壁秋

012_0196_c_23L已許衰容高枕養欲將浮跡買山收

012_0196_c_24L漁人倘涉桃花浪恐指諸天作十洲

012_0197_a_01L
또又
踏盡千岑更萬丘        천 봉우리가 끝나면 또 만 개의 언덕
歸來吟破客中愁        나그네 돌아가는 길에 시 읊조려 시름 잊네
簾櫳露濕靑山暮        청산에 해 저물고 들창엔 이슬 축축한데
枕簟凉生碧樹秋        푸른 나무에 가을 기운 들고 잠자리에 냉기 서리네
海嶠孤雲舒復卷        바닷가 산 외로운 구름 흩어졌다 모이고
江天積雨鎻還收        강 하늘의 비 오래 내리다 그치네
卧看風鷁前峰過        누워서 앞 봉우리 지나는 풍일風鷁118)을 보노라니
門外鳬洲接鶴洲        문밖의 부주와 학주가 맞붙었네
다시 감로사甘露寺119) 벽시에 차운하다(再次甘露寺壁上韵)
金銀佛界卽淸平        청평은 금은으로 장식한 부처의 세계인데
落日秋山總赤城        해 지는 가을 산은 온통 붉은 성일세
仙興玉樓寒月色        차가운 달빛 아래 옥루에는 신선의 흥취가 일고
客愁楓岸曉鐘聲        단풍 든 강 건너 새벽 종소리에 나그네 시름 젖네
千年勝地藏林壑        숲 골짝은 천년의 경관을 감추고
二老高才輔聖明        재주 많은 두 노인은 임금을 보필하네
共吐驪珠留壁上        함께 좋은 시 지어 벽 위에 남기니
龍宮光彩倍增生        용궁에는 광채가 갑절이나 더해지네
감로사 서암의 동헌에 제하다(題甘露寺西庵東軒)
縹緲瓊軒壓翠岑        난간은 아득히 푸른 봉우리 누르는데
凉霄徙倚强沈吟        차가운 날에 서성이며 억지로 시 읊네
千莖綠竹秋聲細        천 줄기의 푸른 대에 가을바람 가늘게 일고
一面滄波練色深        물결 저편은 짙은 빛깔 띠고 있네
鰲背淸風吹滿袖        오배鰲背120)의 산 맑은 바람은 소매 가득 불어오고
鶴邊明月照虛襟        학변의 밝은 달은 텅 빈 옷깃 비추네
更將瓶錫來留此        다시 병석瓶錫121) 챙겨 이곳에 머물 것이니
無限江山舊日心        강산은 무한한데 마음은 옛날일세
봄날의 그윽한 회포(春日幽懷)
水雲深處掩柴門        물과 구름 깊은 곳에 사립문 닫고
靜室爐香手自焚        조용한 방에서 향로에 불 붙이네
山鳥一聲春漠漠        흐릿한 봄날에 산새 소리 울고
澗花千片雨昏昏        비 내려 컴컴한데 간수에 온통 꽃잎들일세
烟霞有態供詩料        연기와 놀의 자태 시 짓게 하는데
鄕國無端入夢魂        꿈속에서는 무시로 고향에 돌아가네
半世襟期元已愜        반 생애 품은 포부 이미 이루었으니
剩將幽興托茶盆        덕분에 차 마시며 은밀한 흥 누리네
≺촉석루≻ 시에 차운하다(次矗石樓韻)
江上嵯峨百尺樓        백 척의 누대는 강 위에 삐죽 치솟았는데
吟鞭來倚玉闌頭        음편吟鞭122)은 옥난간에 의지해 읊조리네
淸歌不是秦淮夜        이게 맑은 노래 들리는 진회야秦淮夜123) 아니던가
逸興還同赤壁秋        멋진 흥취가 적벽의 가을과 똑같네
風引落霞歸極浦        바람이 지는 놀 끌어 먼 포구로 돌아가고
鴈拖疎雨過長洲        기러기는 성근 비 몰아 긴 물가를 지나네

012_0197_a_01L

012_0197_a_02L
踏盡千岑更萬丘歸來吟破客中愁

012_0197_a_03L簾櫳露濕靑山暮枕簟凉生碧樹秋

012_0197_a_04L海嶠孤雲舒復卷江天積雨鎻還收

012_0197_a_05L卧看風鷁前峰過門外鳬洲接鶴洲

012_0197_a_06L再次甘露寺壁上韵

012_0197_a_07L
金銀佛界卽淸平落日秋山總赤城

012_0197_a_08L仙興玉樓寒月色客愁楓岸曉鐘聲

012_0197_a_09L千年勝地藏林壑二老高才輔聖明

012_0197_a_10L共吐驪珠留壁上龍宮光彩倍增生

012_0197_a_11L題甘露寺西庵東軒

012_0197_a_12L
縹緲瓊軒壓翠岑凉霄徙倚强沈吟

012_0197_a_13L千莖綠竹秋聲細一面滄波練色深

012_0197_a_14L鰲背淸風吹滿袖鶴邊明月照虛襟

012_0197_a_15L更將瓶錫來留此無限江山舊日心

012_0197_a_16L春日幽懷

012_0197_a_17L
水雲深處掩柴門靜室爐香手自焚

012_0197_a_18L山鳥一聲春漠漠澗花千片雨昏昏

012_0197_a_19L烟霞有態供詩料鄕國無端入夢魂

012_0197_a_20L半世襟期元已愜剩將幽興托茶盆

012_0197_a_21L次矗石樓韻

012_0197_a_22L
江上嵯峨百尺樓吟鞭來倚玉闌頭

012_0197_a_23L淸歌不是秦淮夜逸興還同赤壁秋

012_0197_a_24L風引落霞歸極浦鴈拖疎雨過長洲

012_0197_b_01L一聲晩笛從何處        저물녘 피리 소리 어디서 들려오나
驚起騷人旅泊愁        시인이 놀라 깨어 객수에 젖고 마네
차운하여 정 진사에게 주다(次贈鄭進士)
愛君才調出尋常        그대의 재주는 평범함을 벗어나고
覔句雙眉倐怒張        시구 찾느라 두 눈썹에 힘을 주었지
三日竹床連共語        사흘이나 죽상竹床124)에서 서로 이야기하며
百年塵事兩相忘        두 사람이 백 년 세상살이 잊었었지
春深野館花如雪        봄 깊은 객사에는 눈 같은 꽃이 피고
夜久山齋月似霜        깊은 밤 산집에는 서리 빛 달 비추네
莫歎崎嶇靑鬂改        기구한 인생에 검은 털 세었다 탄식 말고
漢庭詞賦薦楊郞        양랑楊郞125)을 시켜 한나라 사부를 짓게 하세
또又
古調誰能續九章        누가 고시에 능해 ≺구장九章≻126)을 이을까
春來興發素琴張        봄날 흥취가 일어 거문고를 타네
憑看世事空三歎        세상사 헛되다 세 번 탄식하고
坐對庭花已十忘        뜰에 앉아 꽃을 보며 열 가지를 잊네
浪跡浮休多歲月        부유하듯 쉬듯 흘러 다닌 숱한 세월
羈懷搖落幾風霜        요락搖落127) 같은 나그네 마음 풍상이 몇 번인가
高才自古皆如此        높은 재주는 예부터 이와 같거늘
任是淸癯似沈郞        심랑沈郞128)같이 마르고 약한들 어떠랴
한 상인과 이별하며 주다(贈別閑上人)
悄悄深居掩竹門        시름 없이 대나무 문 닫고 깊이 지내는데
偶開靑眼話殷勤        청안靑眼129)을 맞아 문을 여니 이야기가 은근하네
輕風已督初寒勢        가벼운 바람이 초한의 기세 벌써 재촉하고
微雪纔成一路痕        가랑눈이 이제 막 길에 흩뿌리네
野外孤烟浮翠黛        들 밖에는 쓸쓸한 연기 푸르게 떠 있고
峽中斜日近黃昏        황혼 녘 다가오며 골짝에는 해가 기우네
飛笻獨向湖南去        홀로 지팡이 휘저으며 호남으로 가는데
回首蒼茫枉斷魂        창망히 머리 돌리니 공연히 마음 아프네
호남 방백 조 상공에게 드리다이름은 구석이며 호는 장륙이다(敬呈湖南伯趙相公龜錫號藏六)
天睠炎州用作霖        하늘이 남쪽 고을을 돌보아 작림作霖130)을 내리고
會將龍節駐棠陰        용절龍節131)을 쥔 관리는 당음棠陰132)을 베풀겠지
登樓不淺元䂓興        누대에 오르니 원규元䂓133)의 흥취에 못지않아
戀闕長懸范子心        대궐을 그리는 범자范子134)의 마음 떠나지 않네
梅雨細濃江館暝        어둔 강 마을에 매화는 비 맞아 푸르고
柳烟平鎻市橋深        안개 자욱한 저자 다리에는 버들가지 무성하네
王城一別今三載        왕성을 떠난 지 이제 삼 년
此日完山更遠尋        오늘은 멀리 완산을 찾아가네
여주 목사인 이 공을 방문하다이름은 시매이며 호는 육은이다(到驪興府呈牧伯李公時梅號六隱
病骨稜稜已劫寒        으슬으슬하니 병골은 이미 추운데
暯秋行色正悽酸        늦가을 행색이 정녕 서글프다
蓬萊縹緲浮雲外        봉래산은 구름 밖에 아득하고
方丈依俙落照間        방장산은 저녁놀 사이에 어렴풋하다

012_0197_b_01L一聲晩笛從何處驚起騷人旅泊愁

012_0197_b_02L次贈鄭進士

012_0197_b_03L
愛君才調出尋常覔句雙眉倐怒張

012_0197_b_04L三日竹床連共語百年塵事兩相忘

012_0197_b_05L春深野館花如雪夜久山齋月似霜

012_0197_b_06L莫歎崎嶇靑鬂改漢庭詞賦薦楊郞

012_0197_b_07L

012_0197_b_08L
古調誰能續九章春來興發素琴張

012_0197_b_09L憑看世事空三歎坐對庭花已十忘

012_0197_b_10L浪跡浮休多歲月羈懷搖落幾風霜

012_0197_b_11L高才自古皆如此任是淸癯似沈郞

012_0197_b_12L贈別閑上人

012_0197_b_13L
悄悄深居掩竹門偶開靑眼話殷勤

012_0197_b_14L輕風已督初寒勢微雪纔成一路痕

012_0197_b_15L野外孤烟浮翠黛峽中斜日近黃昏

012_0197_b_16L飛笻獨向湖南去回首蒼茫枉斷魂

012_0197_b_17L敬呈湖南伯趙相公龜錫號藏六

012_0197_b_18L
天睠炎州用作霖會將龍節駐棠陰

012_0197_b_19L登樓不淺元䂓興戀闕長懸范子心

012_0197_b_20L梅雨細濃江館暝柳烟平鎻市橋深

012_0197_b_21L王城一別今三載此日完山更遠尋

012_0197_b_22L到驪興府呈牧伯李公時梅號六隱

012_0197_b_23L
病骨稜稜已劫寒暯秋行色正悽酸

012_0197_b_24L蓬萊縹緲浮雲外方丈依俙落照間

012_0197_c_01L風引晩鐘來甓寺        바람이 벽절의 저녁 종소리 몰아오고
雨留孤客滯江關        비는 외로운 나그네 강 고을에 머물게 하네
黃驪莫道多形勝        여주에서는 좋은 경치 말하지 마오
歸興千山更萬山        돌아갈 흥취는 천산과 만산이라오
여주 방백의 차운시 驪伯次(韻)
一榻袈裟旅夢寒        가사 입은 나그네 침상 꿈자리 차갑고
月明秋夜雁嘶酸        달 밝은 가을밤 기러기 소리 애처롭다
氷霜已積毘盧頂        비로봉 꼭대기는 벌써 얼음과 서리
瓶錫暫留甓寺間        잠시 벽절 사이에 머무른다
牧老文章銘浩劫        목로牧老135)의 문장은 영원토록 뚜렷하고
懶翁衣鉢閟禪關        나옹136)의 의발은 선문을 경계하네
須知此是眞仙境        모름지기 이곳이 선경임을 알 텐데
何必金剛智異山        하필 금강, 지리산만 찾나
여주 방백과 더불어 청심루에 오르다(與驪伯登淸心樓)
驪江西岸是驪州        여강의 서쪽이 여주인데
江上淸心百尺樓        강가에 백 척의 청심루 있지
孤鶩落霞飛遠浦        해 질 녘 외로운 오리 포구로 날아가고
片帆踈雨隔長洲        성근 비에 외딴 배 장주에서 멀어지네
憑闌王粲遨遊日        왕찬王粲137)이 난간에 기대어 놀던 날이고
作賦潘郞鬂髮秋        반랑潘郞138)의 백발시를 짓게 하는 가을이네
何處一聲橫玉笛        어딘가에서 옥피리 소리 비껴 들리니
暮天寥亮使人愁        저물녘 맑은 소리 수심에 젖게 하네
여주 방백의 차운시 驪伯次(韻)
使君無事臥江州        방백은 일없이 강촌에 누워 있다
逢看仙僧上古樓        선승을 보고는 옛 누각에 오르네
萬瀑論時風拂榻        바람 부는 만폭동 탑전에서 시를 논했고
雙溪談處月生洲        달 뜬 쌍계의 물가에서는 이야기 나누었지
應眞飛錫輕千里        응진應眞139)은 석장 날려 천 리 길도 가볍게 가는데
彭澤歸鞭負九秋        팽택彭澤140)은 가을을 등지고 귀갓길 재촉하네
行止浩然雲一片        오고 감이 호연한 구름 한 조각은
不知人世有離愁        세상 사람들의 이별 근심 알지 못하지
다시 여주 방백과 뱃놀이하다(復與驪伯浮江)
西風滚滚大江流        서풍 불고 큰 강 세차게 흐르는데
乘興仍成汗漫遊        흥에 겨워 자유로운 놀이 즐겼지
驪郡暮烟籠岸樹        저물녘 연기가 여주 강변 나무를 감싸고
馬巖秋水落汀洲        마암馬巖141)의 가을 물은 정주로 떨어지네
含盃共倚瓊軒聳        치솟은 경루에 의지해 서로 술잔 기울이고
橫笛還牽錦纜浮        피리 소리 들려와 비단 닻줄142) 배 띄우네
莫恠山人隨刺史        스님이 자사 좇는 걸 괴이 여기지 마오
參寥今日對蘇州        오늘은 참료參寥143)가 소주蘇州144)를 마주했다오
여주 방백의 차운시 驪伯次(韻)
山自蒼蒼水自流        산은 절로 짙푸르고 물은 절로 흐르는데
一笻將遍十方遊        지팡이 하나로 시방十方145) 세계를 노닐까 하네
千年地勝黃驪郡        황려黃驪146)는 천년의 아름다운 땅인데
百尺樓臨白鷺洲        흰 모래펄 가에는 백 척의 누각이네

012_0197_c_01L風引晩鐘來甓寺雨留孤客滯江關

012_0197_c_02L黃驪莫道多形勝歸興千山更萬山

012_0197_c_03L驪伯次韻

012_0197_c_04L
一榻袈裟旅夢寒月明秋夜雁嘶酸

012_0197_c_05L氷霜已積毘盧頂瓶錫暫留甓寺間

012_0197_c_06L牧老文章銘浩劫懶翁衣鉢閟禪關

012_0197_c_07L須知此是眞仙境何必金剛智異山

012_0197_c_08L與驪伯登淸心樓

012_0197_c_09L
驪江西岸是驪州江上淸心百尺樓

012_0197_c_10L孤鶩落霞飛遠浦片帆踈雨隔長洲

012_0197_c_11L憑闌王粲遨遊日作賦潘郞鬂髮秋

012_0197_c_12L何處一聲橫玉笛暮天寥亮使人愁

012_0197_c_13L驪伯次韻

012_0197_c_14L
使君無事臥江州逢看仙僧上古樓

012_0197_c_15L萬瀑論時風拂榻雙溪談處月生洲

012_0197_c_16L應眞飛錫輕千里彭澤歸鞭負九秋

012_0197_c_17L行止浩然雲一片不知人世有離愁

012_0197_c_18L復與驪伯浮江

012_0197_c_19L
西風滚滚大江流乘興仍成汗漫遊

012_0197_c_20L驪郡暮烟籠岸樹馬巖秋水落汀洲

012_0197_c_21L含盃共倚瓊軒聳橫笛還牽錦纜浮

012_0197_c_22L莫恠山人隨刺史參寥今日對蘇州

012_0197_c_23L驪伯次韻

012_0197_c_24L
山自蒼蒼水自流一笻將遍十方遊

012_0197_c_25L千年地勝黃驪郡百尺樓臨白鷺洲

012_0198_a_01L活畵雲屛僧共對        구름 덮여 그림 같은 산에서 스님과 마주하니
夕陽帆影鴈俱浮        해 질 녘 배 그림자 기러기와 같이 떠 있네
飃然又向金剛路        가뿐하게 또 금강산 길에 오르나니
愧殺淹留斗大州        두대주斗大州147)에 머문 것 부끄럽기 그지없네
경건하게 문곡 상국에게 올리다(敬呈文谷相國閤下)
高才拔俗氣超羣        높은 재주는 남다르고 기백은 무리를 넘어서
赫赫佳聲一世聞        훌륭한 명성 한 시대를 드날렸지
廟算黑頭眞宰相        흑두黑頭148)에 조정을 계획하는 참된 재상
策名靑史著奇勳        과거급제로 청사에 오르고 기이한 공훈을 드러냈지
歸僧渺渺尋靈境        스님은 아득히 영험한 곳 찾아 돌아가고
旅鴈飛飛入亂雲        나그네 기러기 훨훨 날아 어지러운 구름 속에 드네
白岳秋光看不晩        가을빛에 백악은 아직 볼 만한데
欲從今日細論文        오늘 따라 글을 자세히 논해 보고 싶네
문곡 선생의 차운시 文谷次(韻)
一夜霜風鴈呌群        밤 사이 서리 내려 기러기들 떼 지어 울고
空階落木不堪聞        빈 계단에 나뭇잎 지는 소리 차마 들을 수 없네
逢秋已變潘生鬂        가을은 이미 깊어 반생潘生149)의 흰머리 나니
看鏡非關杜老勳        거울 보며 두로杜老150)의 공훈 개의치 않으리
却喜眞僧尋北麓        참된 스님 북쪽 기슭 찾은 것 기뻐하고
便敎歸興入南雲        문득 돌아가는 흥취 남쪽 구름에 들게 하네
何由共宿禪房靜        무슨 이유로 함께 머무는 선방 고요한가
細討華嚴貝葉文        찬찬히 『화엄경』을 토론한 탓이지
퇴우 상국의 차운시이때 광릉윤이 되었다(退憂相國次韻 時作廣陵(尹))
孤城寥落怨離群        적막하고 쓸쓸한 성에서 이군離群151)을 원망하는데
空谷跫然亦喜聞        빈 골짝에 발자국 소리 또한 반갑네
好是淸秋逢韵釋        좋을시고 맑은 가을에 시승을 만났으니
可從忙處著詩勳        바쁘게 시훈詩勳152)을 드러낼 만하지
塵中我本乘軒鶴        속세에서 나는 본디 학을 태우고153) 다녔으며
物外師應戀岫雲        물외에서 스승은 응당 산 구름을 연모했지
回首蓬萊歸路澦        금강산 향해 강 길 따라 돌아가며
自憐潦倒病休文        스스로 늙고 병든 휴문休文154)을 애달파하네
백헌 이 상국의 차운시 白軒李相國次(韻)
一鉢飃然鶴不羣        바리때 하나로 표연한 건 누구도 따를 수 없지
祖師遺法妙年聞        조사의 유법은 묘년妙年155)에 들었다네
詩逢韵釋能添興        시승을 만날 때 시가 흥취 더해 주고
酒到愁城易策勳        근심에는 술이 있어 손쉽게 공을 이루네
思入廣陵樓上月        생각이 광릉 누각 위 뜬 달에 들어가고
屐穿方丈洞中雲        나막신 신고 방장산 골짝의 구름 속을 거니네
南州刺史如相問        남녘 자사가 혹시 물어보지만
頭白昏昏不事文        흰머리에 흐리멍텅해 문장을 일삼지 않는다오
육은 이 상공의 차운시 六隱李相公次(韻)
愛渠神骨出緇群        마음과 몸 사랑 받기가 스님들 중 특출나니
十載江山信不聞        강산에서 십 년 지내며 실로 듣지 못했네
象外檀那龍護法        세상 밖 단나檀那156)인 용은 법을 보호하고
世間槐夢蟻封勳        세상의 괴몽槐夢157)은 개미의 봉훈일 뿐이네
杖頭方丈雙溪月        지팡이 머리에 방장산 쌍계사의 달이 뜨고
屐齒金剛萬瀑雲        나막신 소리 금강산 만폭동 구름 속에 울리네

012_0198_a_01L活畵雲屛僧共對夕陽帆影鴈俱浮

012_0198_a_02L飃然又向金剛路愧殺淹留斗大州

012_0198_a_03L敬呈文谷相國閤下

012_0198_a_04L
高才拔俗氣超羣赫赫佳聲一世聞

012_0198_a_05L廟算黑頭眞宰相策名靑史著奇勳

012_0198_a_06L歸僧渺渺尋靈境旅鴈飛飛入亂雲

012_0198_a_07L白岳秋光看不晩欲從今日細論文

012_0198_a_08L文谷次韻

012_0198_a_09L
一夜霜風鴈呌群空階落木不堪聞

012_0198_a_10L逢秋已變潘生鬂看鏡非關杜老勳

012_0198_a_11L却喜眞僧尋北麓便敎歸興入南雲

012_0198_a_12L何由共宿禪房靜細討華嚴貝葉文

012_0198_a_13L退憂相國次韻時作廣陵尹

012_0198_a_14L
孤城寥落怨離群空谷跫然亦喜聞

012_0198_a_15L好是淸秋逢韵釋可從忙處著詩勳

012_0198_a_16L塵中我本乘軒鶴物外師應戀岫雲

012_0198_a_17L回首蓬萊歸路澦自憐潦倒病休文

012_0198_a_18L白軒李相國次韻

012_0198_a_19L
一鉢飃然鶴不羣祖師遺法妙年聞

012_0198_a_20L詩逢韵釋能添興酒到愁城易策勳

012_0198_a_21L思入廣陵樓上月屐穿方丈洞中雲

012_0198_a_22L南州刺史如相問頭白昏昏不事文

012_0198_a_23L六隱李相公次韻

012_0198_a_24L
愛渠神骨出緇群十載江山信不聞

012_0198_a_25L象外檀那龍護法世間槐夢蟻封勳

012_0198_a_26L杖頭方丈雙溪月屐齒金剛萬瀑雲

012_0198_b_01L朱墨滿前身似繫        눈앞에 가득한 주묵朱墨158) 몸을 맨 것 같은데
使君徒愧北山文        방백은 도리어 「북산문北山文」159)을 부끄러워하네
속리산에서 호남 방백 오정위 상공과 이별하다俗離山中奉別湖伯吳相公挺緯
玉節巡宣五十州        옥절玉節160) 지닌 채 오십 주에 왕정을 두루 펴니
凌雲逸氣最風流        구름을 넘는 용기 최고의 풍류아라
安民已靜湖西鎭        백성들 편안해지고 호서진은 이미 고요해지니
戀主頻登拱北樓        자주 북쪽 누대에 올라 손 모아 임금을 생각했지
蓮社喚僧吟霽月        절에서는 중을 불러 밝은 달을 읊조리고
石門擕客賦殘秋        석문에서는 나그네 손잡고 늦가을을 노래했지
山中相送柴門掩        산중에서 송별하며 사립문을 닫았는데
落葉歸禽盡別愁        잎 지고 새 돌아가자 이별 수심 사무치네
지주비161)를 읽다(讀砥柱碑)
砥柱烟波浩渺中        지주비가 연기 속에 아득한데
捍開洪浪執撞衝        큰 물살 세차게 부딪치고 때리네
一區王氏乾坤小        한 구역 왕씨王氏162)가 다스린 세상 좁지만
千載先生志節雄        천년 세월에 선생의 지절은 뛰어나다
俯壓洛流奔海濶        굽어보니 낙동강 물 넓은 바다로 달리고
却憑烏岳入天崇        오악에 의지하여 높이 하늘에 치솟았다
却憑烏岳入天崇        우리 성군의 교화는 무궁하게 비치는 해요
水遠山長吉子風        멀고 긴 물과 산은 길자吉子163)의 풍모일세
삼가 백곡 대사가 영남 방백 조 상공에게 올린 시에 차운하다(謹次白谷大師呈嶺伯趙相公韻)
轅門臘雪白如沙        원문轅門164)에 내리는 납설臘雪165)은 모래처럼 흰데
却憶梁園賦興賖        양원梁園166)의 시 짓는 흥이 불현듯 일어나네
嶺伯風流留節鉞        영남 방백의 풍류는 절월節鉞167)에 있고
野僧行色擁袈裟        야승의 행색은 가사를 입은 데 있네
題詩旅榻頻噓筆        나그네는 빈번히 붓을 놀려 시를 짓는데
談道寒燈累剪花        찬 등 아래 이야기하느라 심지 몇 번 잘랐지
笑問沃州何處是        웃으며 옥주沃州168)가 어디인지를 물으니
欲將歸去托生涯        장차 돌아가 평생을 의지하고 싶다네
백곡의 원시를 첨부하다(附白谷元韵)
朔風吹緊卷江沙        거세게 부는 북풍 강모래를 말아 올리고
遠客西歸路更賖        서쪽으로 돌아가는 먼 나그넷길 다시 흐릿하다
千里嶺南都摠攝        천 리 밖 영남의 도총섭
十年林下弊袈裟        숲속의 십 년 생활에 가사가 해어졌네
仍看臘雪初封樹        섣달 내린 첫눈에 나무가 덮였다 해서
忽憶寒梅已着化        한매가 꽃 맺을까 바라지 마라
知已但蒙方伯愛        이미 방백의 사랑 입었음을 알기는 하지만
荷恩忘却在天涯        은혜 입음이 하늘가에 미친 줄은 잊고 있다네
≺공북루≻ 시에 차운하다(次拱北樓韵)
誰把淸尊遣客愁        누가 맑은 술잔 잡고서 객의 시름 녹이나
强將吟鬂倚高樓        억지로 높은 누대에 의지해서 백발을 노래하네
靑山點點排雲出        푸른 산은 점점이 구름 위로 솟아 있고
錦水溶溶抱郭流        비단 같은 물은 출렁출렁 성곽을 싸고 도네
感世不堪馳北望        세상 감화 감당 못해 치달아 북쪽을 보다가
浮生聊得辦西遊        애오라지 뜬구름 인생 서쪽을 찾아 노닐 뿐이네

012_0198_b_01L朱墨滿前身似繫使君徒愧北山文

012_0198_b_02L俗離山中奉別湖伯吳相公挺緯

012_0198_b_03L
玉節巡宣五十州凌雲逸氣最風流

012_0198_b_04L安民已靜湖西鎭戀主頻登拱北樓

012_0198_b_05L蓮社喚僧吟霽月石門擕客賦殘秋

012_0198_b_06L山中相送柴門掩落葉歸禽盡別愁

012_0198_b_07L讀砥柱碑

012_0198_b_08L
砥柱烟波浩渺中捍開洪浪執撞衝

012_0198_b_09L一區王氏乾坤小千載先生志節雄

012_0198_b_10L俯壓洛流奔海濶却憑烏岳入天崇

012_0198_b_11L吾君聖化無窮日水遠山長吉子風

012_0198_b_12L謹次白谷大師呈嶺伯趙相公韻

012_0198_b_13L
轅門臘雪白如沙却憶梁園賦興賖

012_0198_b_14L嶺伯風流留節鉞野僧行色擁袈裟

012_0198_b_15L題詩旅榻頻噓筆談道寒燈累剪花

012_0198_b_16L笑問沃州何處是欲將歸去托生涯

012_0198_b_17L附白谷元韵

012_0198_b_18L
朔風吹緊卷江沙遠客西歸路更賖

012_0198_b_19L千里嶺南都摠攝十年林下弊袈裟

012_0198_b_20L仍看臘雪初封樹忽憶寒梅已着化

012_0198_b_21L知已但蒙方伯愛荷恩忘却在天涯

012_0198_b_22L次拱北樓韵

012_0198_b_23L
誰把淸尊遣客愁强將吟鬂倚高樓

012_0198_b_24L靑山點點排雲出錦水溶溶抱郭流

012_0198_b_25L感世不堪馳北望浮生聊得辦西遊

012_0198_c_01L落霞孤鶩滄洲晩        창주에 노을 지고 오리 외로운 저물녘이고
楓葉蘆花兩岸秋        양쪽 기슭 단풍과 갈대꽃 핀 가을이네
황 처사의 백구정에 짓다2수(題黃處士白鷗亭二首)
[1]
鏡湖之曲賀公居        경호의 굽은 곳에는 하공賀公169)이 머무르고
都把生涯托牧漁        온 생애를 소 치고 고기 잡는 데 몸 부치네
逸興長洲花雨後        장주에 꽃비 내린 후 멋진 흥취 일어나니
閑吟半壁夕陽餘        석양 무렵 반벽에 기대어 한가롭게 읊조리네
風簷對客傾尊酒        바람 부는 처마 아래서 나그네와 술잔을 기울이고
晴榻呼童曬架書        볕 좋은 평상에서는 아이 불러 책을 말리려네
身與白鷗盟已久        백구白鷗와 맹세한170) 지 오래된 이 몸
浩然胷次自淸虛        가슴이 활짝 열리며 절로 맑고 허령해지네

[2]
明沙翠竹野人居        야인은 깨끗한 모래펄 푸른 대숲에 살고 있으니
半是樵蘇半是漁        반은 나무꾼이요 반은 어부라네
挾岸桃花烟雨裡        안개비 속에 언덕을 따라 복사꽃 피어 있고
滿園芋栗雪霜餘        뜰에 가득한 토란과 밤171)꽃 눈서리 같네
尊中細酌澠池酒        술통에서 민지澠池172)주를 살살 따라 마시고
床上閑吟老氏書        책상 위 『도덕경』을 조용히 읊조리네
夢逐海鷗游浩蕩        꿈속에서 백구 좇아 호탕하게 노닐며
百年心跡得雙虛        한평생 마음 자취 모두 비웠네
≺망양정≻ 시에 차운하다(次望洋亭韵)
風戕虐浪窢波騰        센 바람에 물결 일렁이고 파도 소리 요란한데
寒氣湫湫逼竦兢        차가운 기운에 몸이 움츠러드네
千里雪山摧復起        천 리 밖 설산은 물러났다 다시 일어나고
萬重銀屋折還層        만 겹의 은빛 집은 꺾였다가 다시 솟네
鯨鯢怒鬪呑雲去        화가 나 다투는 경예鯨鯢173)는 구름 삼키며 사라지고
神物蜿蜒攫霧升        꿈틀거리는 신물은 안개를 움켜쥐며 승천하네
無限望洋亭勝槩        끝없이 펼쳐진 망양정望洋亭174)의 빼어난 경치
海門秋日偶攀登        가을날 해문에서 문득 정자에 오르네
가야산伽倻山
大爐陶鑄衆山川        대로大爐175)의 도주陶鑄176)로 뭇 산과 시내를 만들고
洪造全功此岳偏        온갖 힘들인 큰 덕택으로 이 산을 빚었네
鐵壁不堪飛禹斧        철벽으로도 나는 우부禹斧177)를 막을 수 없는데
雲根安得用秦鞭        구름 뿌리를 어떻게 진편秦鞭178)으로 쓸 수 있을까
松杉盡入天皇歲        소나무 삼나무는 천황씨의 시절로 들어가고
烟霧渾籠太古年        연무는 흩어졌다 태고의 세월로 모인다
欲識伽倻眞面目        가야산의 본디 모습을 알고 싶은데
混元玄骨象爻先        혼원混元179) 때의 본바탕이 상효象爻180)를 앞지르네
만어사萬魚寺
西竺金身影震丘        서천축의 금불상 동방에 그림자 지고
釋門靈異此間留        불가의 영이로움이 그 사이에 머물렀네
千年棟宇雲生角        천년 절집에 구름이 피어나고
萬介魚鱗石點頭        물고기 비늘같이 총총한 돌들 머리 끄덕이네181)
首露遺蹤香樹老        수로의 자취 남은 곳에 향나무 늙어 가고
懶翁遊處古臺幽        나옹이 노닐던 곳에 옛 정자가 그윽하네

012_0198_c_01L落霞孤鶩滄洲晩楓葉蘆花兩岸秋

012_0198_c_02L題黃處士白鷗亭

012_0198_c_03L
鏡湖之曲賀公居都把生涯托牧漁

012_0198_c_04L逸興長洲花雨後閑吟半壁夕陽餘

012_0198_c_05L風簷對客傾尊酒晴榻呼童曬架書

012_0198_c_06L身與白鷗盟已久浩然胷次自淸虛(一)

012_0198_c_07L明沙翠竹野人居半是樵蘇半是漁

012_0198_c_08L挾岸桃花烟雨裡滿園芋栗雪霜餘

012_0198_c_09L尊中細酌澠池酒床上閑吟老氏書

012_0198_c_10L夢逐海鷗游浩蕩百年心跡得雙虛(二)

012_0198_c_11L次望洋亭韵

012_0198_c_12L
風戕虐浪窢波騰寒氣湫湫逼竦兢

012_0198_c_13L千里雪山摧復起萬重銀屋折還層

012_0198_c_14L鯨鯢怒鬪呑雲去神物蜿蜒攫霧升

012_0198_c_15L無限望洋亭勝槩海門秋日偶攀登

012_0198_c_16L伽倻山

012_0198_c_17L
大爐陶鑄衆山川洪造全功此岳偏

012_0198_c_18L鐵壁不堪飛禹斧雲根安得用秦鞭

012_0198_c_19L松杉盡入天皇歲烟霧渾籠太古年

012_0198_c_20L欲識伽倻眞面目混元玄骨象爻先

012_0198_c_21L萬魚寺

012_0198_c_22L
西竺金身影震丘釋門靈異此間留

012_0198_c_23L千年棟宇雲生角萬介魚鱗石點頭

012_0198_c_24L首露遺蹤香樹老懶翁遊處古臺幽

012_0199_a_01L停笻半日探形勝        걸음을 멈춘 채 반나절 형승을 찾았는데
絕頂名區政是秋        산꼭대기 명승지는 정녕 가을이네
백곡 대사를 애도하다(哀白谷大師)
痛哭禪門柱石摧        선문의 주춧돌이 깨짐을 통곡하는데
不知誰復棟梁材        누가 다시 동량의 재목일지 알 수 없네
文含八斗才如海        팔두재八斗才182)를 품은 문장은 바다와 같았으니
道震三韓氣若雷        도는 삼한을 떨치고 기운은 우레와 같았지
金骨粲然超物累        빛나는 선골은 세속을 초월했고
靈珠晃朗破昏埃        환한 신령 구슬은 어둠과 티끌을 깨뜨렸지
追思昔日蒙提誨        전날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淚濕蘿衫獨盡哀        눈물로 옷깃 적시며 홀로 애통해하네
최생을 보내며(送崔生)
征袍如鐵朔天寒        쇠 같은 군복에 북녘 하늘 차가운데
千里關山客路難        천 리 먼 관산의 나그넷길 험하네
飛雪驕人輕着袖        날리는 눈 제멋대로 소매에 달라붙고
烈風吹鬃怒傾冠        매서운 바람 화난 듯 불어닥쳐 모자 뒤집어 놓네
鴻邊笑指驪江濶        홍변에서 웃으며 넓은 여강 가리키고
馬首愁看鳥嶺盤        말머리 돌려 시름에 겨워 조령을 바라보네
迢遆送君情不盡        먼 곳으로 가는 그대 애뜻한 정 한이 없는데
計程何日到長安        언제쯤 장안에 도착하려나
봄의 흥취(春興)
春來幽興少人知        봄이 와도 은밀한 흥취 아는 이 없는데
芳草漸靑微雨時        가는 빗속에 방초는 점점 푸르러지네
柳帶晴烟低斷岸        버들은 맑은 연기 띠고 벼랑 아래 깔려 있고
花含輕露倒平池        꽃은 가벼운 이슬 머금고 연못에 늘어졌네
漁樵趂暮歸沙路        어부와 나무꾼은 날 저물어 모랫길로 돌아가고
烏鵲爭巢滿樹枝        까마귀와 까치는 둥우리를 다투며 나뭇가지 모으네
最是一年佳節半        일 년 중 가장 좋은 절기에
竹堂閑坐强吟詩        대나무 집에 한가히 앉아 억지로 시를 읊조리네
일본 승려인 중악 장로 장륙에게 주다(贈日本僧中岳長老藏六)
滄海波心有馬州        푸른 바닷속에는 마주馬州183)가 있는데
俗風從古尙玄猷        예로부터 불교를 숭상하는 풍속 있었지
延生樂道飡仙藥        도를 즐겨 살면서 선약을 먹고
好勇持身帶寶鈎        용맹을 좋아하며 몸에는 창을 지녔지
綠橘黃柑秋掩屋        가을에는 푸른 귤과 황감이 집을 덮고
丹砂白汞日推篝        낮에는 단사丹砂184) 백홍白汞185)을 바구니로 날랐지
如今笑把江淹筆        지금 웃으며 강엄필江淹筆186)을 쥐었으니
來作瓊華館裡遊        돌아와 경화관 뜰에서 놀아 보세
적천사 현판시에 차운하다(次磧川寺懸板韵)
福地山川秀氣鍾        산천은 복 받은 터에 빼어난 기운 모였으니
洞天中闢忽群峯        동천洞天187)이 열리면서 홀연 봉우리들 나타나네
胡僧隱几龍藏鉢        인도 승은 궤석을 숨기고 용은 의발을 감추고
仙客登樓鶴近笻        선객이 누대에 오르는데 학이 가까이 다가오네

012_0199_a_01L停笻半日探形勝絕頂名區政是秋

012_0199_a_02L哀白谷大師

012_0199_a_03L
痛哭禪門柱石摧不知誰復棟梁材

012_0199_a_04L文含八斗才如海道震三韓氣若雷

012_0199_a_05L金骨粲然超物累靈珠晃朗破昏埃

012_0199_a_06L追思昔日蒙提誨淚濕蘿衫獨盡哀

012_0199_a_07L送崔生

012_0199_a_08L
征袍如鐵朔天寒千里關山客路難

012_0199_a_09L飛雪驕人輕着袖烈風吹𩬊怒傾冠

012_0199_a_10L鴻邊笑指驪江濶馬首愁看鳥嶺盤

012_0199_a_11L迢遆送君情不盡計程何日到長安

012_0199_a_12L春興

012_0199_a_13L
春來幽興少人知芳草漸靑微雨時

012_0199_a_14L柳帶晴烟低斷岸花含輕露倒平池

012_0199_a_15L漁樵趂暮歸沙路烏鵲爭巢滿樹枝

012_0199_a_16L最是一年佳節半竹堂閑坐强吟詩

012_0199_a_17L贈日本僧中岳長老藏六

012_0199_a_18L
滄海波心有馬州俗風從古尙玄猷

012_0199_a_19L延生樂道飡仙藥好勇持身帶寶鈎

012_0199_a_20L綠橘黃柑秋掩屋丹砂白汞日推篝

012_0199_a_21L如今笑把江淹筆來作瓊華館裡遊

012_0199_a_22L次磧川寺懸板韵

012_0199_a_23L
福地山川秀氣鍾洞天中闢忽群峯

012_0199_a_24L胡僧隱几龍藏鉢仙客登樓鶴近笻

012_0199_b_01L十里練光泉布石        십 리에 명주 빛 천포석이 깔렸는데
四旹春色竹叅松        사시사철 대와 소나무는 봄빛이네
當年普照今何處        그 당시 보조普照188)는 지금 어디 있는지
千古金沙問法蹤        천고의 금사金沙189)에서 법의 자취를 묻네
이어서 김 대제학에게 드리다(追呈金大提學)
白岳山前別幾年        백악산 앞에서 헤어진 지 몇 해인지
動人風度想依然        사람 감동케 하는 풍도 의연했네
瓊琚秀句猶藏袖        주옥같이 빼어난 시구는 외려 소매에 숨었는데
香火佳期謾結烟        향불 피우는 멋진 약속 부질없이 맺어졌네
千里夢歸三角遠        천 리 밖 꿈길에서 삼각산은 먼데
數行書寄一僧傳        몇 자 적어 스님 편에 전하네
秋天政有南飛鴈        가을 하늘에 정녕 남쪽 가는 기러기 있다면
重把新篇慰太顚        새 시를 다시 지어 태전太顚190)을 위로하려네
독수 거사191)의 시에 차운하다(次獨樹居士韵)
日上茅簷轉寸陰        시간 흘러 지붕 위에 해 떠 있고
霜風吹葉下前林        서릿바람 불어오자 앞 숲에 낙엽 지네
數間草屋盧同興        두어 칸 초가는 노동盧同192)의 흥취요
一片雲山謝眺心        한 조각 구름 산은 사조謝眺193)의 마음이네
樂地有餘嫌世窄        낙지에선 여유 있어 세상의 좁음이 싫은데
旹憑獨樹聞天籟        때로 독수獨樹에 의지하여 천뢰天籟194)를 깨우친다네
醉鄕無際嗜盃深        끝없이 취향 즐기며 술잔 기울이는 게
猶勝昭文學鼓琴        소문昭文195)의 가야금을 배우는 것보다 낫네
신재를 방문하다(訪愼齋)
右軍風度謫仙才        우군右軍196)의 풍도에 귀양 온 신선의 재주요
方外論交惠遠來        세상을 초월한 혜원惠遠197)과의 사귐이네
詩思海門秋色濶        가을빛 광활한 바다 어귀는 시상을 돋우는데
客懷蠻館夕陽開        해 저무는 객관에선 나그네 시름에 젖네
斷雲影裡舍盃倦        끊긴 구름 그림자 속 술잔 버리기 게으른데
落鴈聲中覔句催        내려앉는 기러기 울음소리 시구를 재촉하네
話盡東方山水好        동방의 산수 좋다 말 다하고
晴天一髮指蓬萊        맑은 하늘 아찔하게 솟은 봉래산을 가리키네
최생의 시에 차운하다(次崔生韵)
喜逢佳客駐吟鞭        가객 만나 기뻐서 말 세우고 시 읊는데
流水飛花滿洞天        물 흐르는 골짝 흩날리는 꽃으로 가득하네
古寺樓臺烟雨裡        옛 절 누대는 안개비 속에 있고
仙家藥草晩風前        신선의 약초는 석양 바람 앞에 있네
一場談笑晝還靜        한바탕 담소하다가 낮에는 고요해지고
半日論詩春可憐        반나절 시를 논하는 어여쁜 봄이로세
紅杏碧桃迷遠近        붉은 살구꽃 푸른 복사꽃에 원근이 헷갈리는데
短笻歸路遶江邊        짧은 지팡이 짚고 강가 따라 돌아가네
삼가 성주 사군 오도일의 ≺유금오≻ 시에 차운하다(謹次星州吳使君道一遊金烏韻)
危城隨處可排愁        높은 성 그 어디든 시름을 잊을 만한데
洛水泱泱俯遠洲        넘실넘실 낙동강은 먼 모래톱에 숨어드네

012_0199_b_01L十里練光泉布石四旹春色竹叅松

012_0199_b_02L當年普照今何處千古金沙問法蹤

012_0199_b_03L追呈金大提學

012_0199_b_04L
白岳山前別幾年動人風度想依然

012_0199_b_05L瓊琚秀句猶藏袖香火佳期謾結烟

012_0199_b_06L千里夢歸三角遠數行書寄一僧傳

012_0199_b_07L秋天政有南飛鴈重把新篇慰太顚

012_0199_b_08L次獨樹居士韵

012_0199_b_09L
日上茅簷轉寸陰霜風吹葉下前林

012_0199_b_10L數間草屋盧同興一片雲山謝眺心

012_0199_b_11L樂地有餘嫌世窄醉鄕無際嗜盃深

012_0199_b_12L旹憑獨樹聞天籟猶勝昭文學鼓琴

012_0199_b_13L訪愼齋

012_0199_b_14L
右軍風度謫仙才方外論交惠遠來

012_0199_b_15L詩思海門秋色濶客懷蠻館夕陽開

012_0199_b_16L斷雲影裡舍盃倦落鴈聲中覔句催

012_0199_b_17L話盡東方山水好晴天一髮指蓬萊

012_0199_b_18L次崔生韵

012_0199_b_19L
喜逢佳客駐吟鞭流水飛花滿洞天

012_0199_b_20L古寺樓臺烟雨裡仙家藥草晩風前

012_0199_b_21L一場談笑晝還靜半日論詩春可憐

012_0199_b_22L紅杏碧桃迷遠近短笻歸路遶江邊

012_0199_b_23L謹次星州吳使君道一遊金烏韻

012_0199_b_24L
危城隨處可排愁洛水泱泱俯遠洲

012_0199_c_01L山入半空臨大野        큰 들 마주한 산은 반쯤 허공에 잠겨 있고
寺居層壁聳飛樓        벼랑 절의 누각 하늘에 솟아 있네
寒鐘滴雨千峰夕        저물녘 종소리 차가운데 천 봉우리에 비 내리고
粉堞連雲萬木秋        분첩粉堞198)은 구름에 가 닿고 나무들은 가을빛이네
詞伯會從佳景至        문단의 어른 따라 경치 좋은 곳에 이르는데
酒酣長句謫仙流        거나해진 적선謫仙199)의 무리 장구를 짓네
늦은 봄 우연히 읊조리다(暮春偶吟)
院落春深晝掩扄        봄 깊은 동산 온종일 사립문 닫혀 있는데
醉來吟倒紫霞缾        취한 채 시 읊으며 자하주를 기울이네
風吹柳絮氊鋪徑        버들가지는 바람에 날리고 길은 방석을 깐 듯
雨打梨花雪滿庭        배꽃에 비 때리고 눈은 뜰에 가득하네
鸎子趂虫穿密竹        양귀비 벌레 대숲으로 달아나고
燕兒隨母繞虛欞        제비 새끼들 어미 따라 창틀을 에워싸네
垂簾一讀黃庭罷        발 드리우고 『황정경黃庭經』 읽기 마치고
卧聽啼鵑隔翠屛        누워서 건너편 푸른 숲속 두견 소리 듣네
족보 뒤에 쓰다(題族譜卷後)
仙李珠叢蔭九重        구슬 같은 선리仙李200)는 구중궁궐에 무성하고
金枝瓊萼蔚䓗蘢        금지金枝201)와 옥 꽃받침은 울창하게 우거졌지
風雲滿地根成玉        풍운風雲202)은 땅에 가득하고 뿌리는 옥을 이루고203)
雨露連天榦化龍        우로는 하늘에 닿아 용으로 변했네
三百年來佳氣盛        좋은 기풍 삼백 년 동안 성하고
八千春後瑞陰濃        팔천 봄이 지나니 상서로운 그늘 짙어졌네
如何一朶隨塵色        한 떨기204) 꽃 어떻게 속세를 좇을까
移植南鄕托轉蓬        남향으로 자리 굴러다니는 쑥205)을 감수했네
가야산에 돌아가 숨다(歸隱伽倻)
歸卧伽倻第一層        돌아와 가야산 첫 층에 누웠으니
山靈應解舊年僧        산신령은 응당 옛 중임을 알리라
先敎雨作迎亭淚        먼저 비를 내려 영정의 눈물을 흘리게 하고
更遣秋粧繞屋綾        또 가을 단장 보내 비단으로 집을 에워싸네
胡鴈度空霜信急        북쪽 기러기 허공 높이 날아 급히 상신霜信206) 전하고
候虫吟壁夜寒增        벽 사이 가을벌레 소리 밤의 한기 더해 주네
林泉夢斷紅塵路        임천에서 놀던 꿈 깨니 홍진의 길인데
强把陳篇替百朋        억지로 묵은 책 잡고 백붕百朋207)을 버리네
여강을 건넌 후의 회문시(渡驪江廻文)
漪淪動影鴈飛飛        날아가는 기러기 그림자 잔물결에 어른대고
遣興淸流晩拂衣        맑은 물에 흥을 보내는 저녁 옷깃 나부끼네
吹角暮城江雨細        저문 성에 피리 소리 들리고 강에 가는 비 뿌리는데
暝鐘寒寺野雲歸        쓸쓸한 절 저녁 종소리 들리고 들 구름은 흘러가네
遲灘卷網漁磯淺        늦게 여울에서 그물 거두고 얕은 데서 낚시하는데
落日停帆遠浦微        해 저물어 닻 내린 먼 포구 희미하네
時醉獨傾樽酒美        때로 홀로 마셔 취하니 술맛이 좋은데
垂絲碧柳亂依依        축 늘어진 푸른 버들 어지럽게 휘감기네
≺금강산 만폭동≻ 시에 차운하다(次金剛萬瀑洞韻)

012_0199_c_01L山入半空臨大野寺居層壁聳飛樓

012_0199_c_02L寒鐘滴雨千峰夕粉堞連雲萬木秋

012_0199_c_03L詞伯會從佳景至酒酣長句謫仙流

012_0199_c_04L暮春偶吟

012_0199_c_05L
院落春深晝掩扄醉來吟倒紫霞缾

012_0199_c_06L風吹柳絮氊鋪徑雨打梨花雪滿庭

012_0199_c_07L鸎子趂虫穿密竹燕兒隨母繞虛欞

012_0199_c_08L垂簾一讀黃庭罷卧聽啼鵑隔翠屛

012_0199_c_09L題族譜卷後

012_0199_c_10L
仙李珠叢蔭九重金枝瓊萼蔚䓗蘢

012_0199_c_11L風雲滿地根成玉雨露連天榦化龍

012_0199_c_12L三百年來佳氣盛八千春後瑞陰濃

012_0199_c_13L如何一朶隨塵色移植南鄕托轉蓬

012_0199_c_14L歸隱伽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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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卧伽倻第一層山靈應解舊年僧

012_0199_c_16L先敎雨作迎亭淚更遣秋粧繞屋綾

012_0199_c_17L胡鴈度空霜信急候虫吟壁夜寒增

012_0199_c_18L林泉夢斷紅塵路强把陳篇替百朋

012_0199_c_19L渡驪江廻文

012_0199_c_20L
漪淪動影鴈飛飛遣興淸流晩拂衣

012_0199_c_21L吹角暮城江雨細暝鐘寒寺野雲歸

012_0199_c_22L遲灘卷網漁磯淺落日停帆遠浦微

012_0199_c_23L時醉獨傾樽酒美垂絲碧柳亂依依

012_0199_c_24L次金剛萬瀑洞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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陰山長白脉相仍        음산陰山208)인 장백의 산줄기가 밀어닥쳐
南走逶迤勢可承        남쪽으로 굽이굽이 달려서 기세가 이어졌지
萬瀑雷聲千古震        만폭동의 우렛소리 천고 세월 울렸고
群峯雪色四時恒        봉우리마다 빛나는 설색은 사철 같았지
乾坤秀氣陶鎔盡        하늘 땅의 빼어난 기세로 도용陶鎔209)을 다하고
造化玄功運用增        조화와 현공을 크게 운용했네
矯首仰看眞面目        고개 들어 우러러 진면목을 보노라니
玉簪無數出雲層        옥잠玉簪210) 같은 산 무수히 구름 위로 치솟았네
팔공산 내원암 서헌에 부치다(題八公山內院庵西軒)
金碧禪宮擁赤城        금빛의 선찰은 적성을 끌어안고
曲闌吟罷對秋晴        굽은 난간에서 시 읊기 마치고 맑은 가을 마주하네
回看廣石千尋聳        돌아보니 바위가 천 길 높이로 솟아 있고
俯瞰荒郊百里平        거친 들판 굽어보니 백 리에 평평하네
超忽不堪遺世興        초연히 세상 잊는 흥취를 감당하기 어렵고
澹然空起學仙情        조용히 신선의 심정 배우고픈 마음 공연히 생기네
人間萬事徒忘了        인간의 모든 일 다만 잊어버리고
笑指浮雲點太淸        뜬구름 가리키며 태청太淸211)을 점찍네
장수사로 돌아가는 문체 상인을 전송하며(送文賛上人歸長水寺)
然老何年坐入禪        몇 년을 앉아서 선정으로 늙어 갔나
千秋奇跡至今傳        천추의 기이한 행적 지금까지 전하네
峰巒不逐風雲轉        봉우리들 흘러가는 풍운 뒤쫓지 못하고
堂宇空隨歲月遷        절간은 부질없이 세월 따라 변하네
百疊蒼屛開活畫        겹겹의 푸른 봉우리 그림같이 펼쳐 있고
一條銀瀑掛長川        한 줄기 흰 폭포 긴 내처럼 걸려 있네
臨歧獨送吾師去        갈래 길에서 홀로 스님을 보내니
五老芙蓉出半天        오로五老212)의 연꽃 봉우리가 하늘로 솟았네
삼계옹을 기다렸으나 오지 않았다(待蔘溪翁不至)
霜落靑山望眼寒        서리 내리니 푸른 산 추워 보이고
江岑日晩鴈嘶酸        해 저무는 강산에는 기러기 울음 애처롭네
天晴碧洞風將冷        날 맑은 푸른 골짝에 바람이 냉랭하고
秋盡楓林葉正乾        가을이 지나자 단풍잎 모두 말랐네
蔘谷烟霞來夢裡        안개와 노을 낀 삼곡이 꿈속에 보이고
鷲峰螺黛出雲端        짙푸른 취봉은 구름 위로 솟아 있네
陶公不赴東林約        도공陶公213)은 동림의 약속에 오지 않고
無限幽懷底得寬        그윽한 회포 한이 없는데 무슨 수로 달랠까
차운하여 현 상인이 옛 산으로 가는 것을 전송하다(次韻送玄上人之故山)
淸明纔過客魂驚        청명이 겨우 지나 나그네 넋이 놀라고
春日時陰復或晴        봄날 간간이 흐렸다가 다시 맑아지네
海上政多風雨色        비바람 몰아쳐 바다색 정말 다채로운데
天涯忽起別離情        하늘 끝에서 홀연 이별의 정 일어나네
山紅蜀魄花爭發        산에는 붉게 촉백화 다투어 피고
原綠王孫草已生        언덕 위 왕손王孫의 풀214)은 이미 푸르렀네
歸去百泉蕭寺裡        그대가 백천의 소사로 돌아가면
舊年禪侶捴知名        늙은 스님들은 모두 이름을 알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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陰山長白脉相仍南走逶迤勢可承

012_0200_a_02L萬瀑雷聲千古震群峯雪色四時恒

012_0200_a_03L乾坤秀氣陶鎔盡造化玄功運用增

012_0200_a_04L矯首仰看眞面目玉簪無數出雲層

012_0200_a_05L題八公山內院庵西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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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碧禪宮擁赤城曲闌吟罷對秋晴

012_0200_a_07L回看廣石千尋聳俯瞰荒郊百里平

012_0200_a_08L超忽不堪遺世興澹然空起學仙情

012_0200_a_09L人間萬事徒忘了笑指浮雲點太淸

012_0200_a_10L送文賛上人歸長水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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然老何年坐入禪千秋奇跡至今傳

012_0200_a_12L峰巒不逐風雲轉堂宇空隨歲月遷

012_0200_a_13L百疊蒼屛開活畫一條銀瀑掛長川

012_0200_a_14L臨歧獨送吾師去五老芙蓉出半天

012_0200_a_15L待蔘溪翁不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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霜落靑山望眼寒江岑日晩鴈嘶酸

012_0200_a_17L天晴碧洞風將冷秋盡楓林葉正乾

012_0200_a_18L蔘谷烟霞來夢裡鷲峰螺黛出雲端

012_0200_a_19L陶公不赴東林約無限幽懷底得寬

012_0200_a_20L次韻送玄上人之故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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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明纔過客魂驚春日時陰復或晴

012_0200_a_22L海上政多風雨色天涯忽起別離情

012_0200_a_23L山紅蜀魄花爭發原綠王孫草已生

012_0200_a_24L歸去百泉蕭寺裡舊年禪侶捴知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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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최기남의 ≺유보은사≻ 시에 차운하다(次崔濟川起南遊報恩寺韻)
彩鷁高浮碧漢湄        채익彩鷁215)은 푸른 은하수 가에 높이 떠서
鏡中移棹去遲遲        거울 같은 물 위를 천천히 노 저어 가네
一尊醒醉輕帆夕        저물녘 가벼운 배에서 깼다 취했다 하는데
十里湖山落照旹        십 리 밖 호수와 산에 노을이 지네
赤壁遨遊看月出        적벽赤壁216)에선 즐거이 노닐며 달구경 하고
蘭亭修禊趂春期        난정蘭亭217)에서는 봄을 맞아 수계修禊218)를 하네
吟鞭轉向蓮房宿        읊조리며 절집 찾아 묵으려는데
多少巖花欲謝枝        바위 틈에 많은 꽃들 지려 하네
제천의 원시를 첨부하다(附濟川元韵)
靑莎一棹濟川湄        한 척 배로 내 건너 맑은 모래에 대려는데
解䌫東風遡上遲        닻줄 풀어도 봄바람에 건너가기 더디네
孤島落花春去後        봄이 지난 쓸쓸한 섬에 꽃이 지고
二陵芳草日斜時        방초 우거진 이릉에는 때 맞춰 해가 지네
仙槎勝跡經年夢        신선의 훌륭한 자취는 지난날의 꿈인데
蕭寺寒燈此夜期        소사의 찬 등이 오늘밤을 기약하네
惆悵別懷難盡處        슬픈 이별의 회포 풀어낼 곳 없는데
月明窓外子規枝        달 밝은 창가 나뭇가지에서 자규子規219)가 우네
경건히 동회 선생의 ≺청백당≻ 시에 차운하다(敬次東淮先生靑白堂韻)
堂上驚回春晝眠        봄날 마루에서 낮잠 자다 놀라 깨니
淸歌一曲隔江船        강 건너 배에서 들리는 맑은 노래 한 곡조
遙山半影夕陽裏        해 저물녘 먼 산에는 반쪽 달 떠오르고
遠樹千重流水邊        멀리 물가에는 숲이 울창하네
柳絮梨花飛似雪        버들개지와 배꽃이 눈처럼 날리고
綠莎芳草織如烟        푸른 잔디와 방초 연기처럼 엉켜 있네
先生雅趣元無事        원래 일없음이 선생의 고상한 정취이니
領得風光送暮年        풍광을 즐기며 노년을 보낸다네
다시 백곡의 ≺백마강≻ 시에 차운하다(再次白谷白馬江韵)
興亡千古使人愁        천고의 흥망이 시름에 젖게 하는데
白馬寒江空自流        차가운 백마강 무심히 절로 흐르네
滿月將虧聞鬼泣        보름달 이지러지려는데 귀신의 흐느낌 들리고
飛兵不禦作龍羞        날쌘 병사 막지 못해 용의 미끼 만들었지
扶蘇山色孤城暮        저물녘 부소산 그림자 지고 성은 쓸쓸한데
蘭寺鐘聲故國秋        고란사 종소리 속에 고국은 가을이네
回首落花巖下路        머리 돌려 낙화암 아래로 가는 길을 보니
烟波唯有釣魚舟        내 낀 강에는 오직 낚싯배뿐이네

보름달에 대해서 『백제사』에 이르기를 “의자왕 말년에 귀신이 밖으로부터 통곡하면서 궁문으로 들어왔다. 왕이 사람을 시켜 쫓아내자 귀신이 문밖으로 달아나 10리쯤 가서 땅속으로 들어가 통곡하였다. 사람들이 그곳을 파서 거북 하나를 얻었는데 등에 쓰여 있기를 ‘신라는 아직 보름달이 아니다. 보름달이 되지 않았으니 장차 가득 찰 것이요 백제는 이미 보름달로, 가득 찼으니 장차 이지러질 것’”이라 하였다. 얼마 되지 않아 당나라에서 소정방을 보내 백제를 멸망시켰다. 날쌘 병사들이란 소정방의 병사를 가리키는 것이다. 용의 미끼는, 소정방의 병사들이 강을 건너는데 황룡이 배를 뒤엎어 병사들이 강을 건널 수 없었고, 이에 백마를 미끼로 써서 용을 낚아 올려 죽이고 마침내 병사들을 건너게 한 것을 말한다. 후에 이리하여 강을 백마강이라 이름하였다.(滿月百濟史云。 義慈王末有鬼。 自外哭入宮門。 王使人逐之。 鬼出門而去。 十里許入地而哭。 人掘之。 得一龜。 背有文曰。 新羅未滿月。 月未滿則將盈。 百濟已滿月。 月已滿卽將虧。 未幾唐遣蘇定方滅之。 飛兵。 指定方之兵也。 龍羞。 方兵渡江。 有黃龍負舟。 兵不能渡。 乃以白馬。 鈎餌釣龍殺之。 遂渡兵也。 後仍名江曰。 白馬云。)

012_0200_b_01L次崔濟川起南遊報恩寺韻

012_0200_b_02L
彩鷁高浮碧漢湄鏡中移棹去遲遲

012_0200_b_03L一尊醒醉輕帆夕十里湖山落照旹

012_0200_b_04L赤壁遨遊看月出蘭亭修禊趂春期

012_0200_b_05L吟鞭轉向蓮房宿多少巖花欲謝枝

012_0200_b_06L附濟川元韵

012_0200_b_07L
靑莎一棹濟川湄解䌫東風遡上遲

012_0200_b_08L孤島落花春去後二陵芳草日斜時

012_0200_b_09L仙槎勝跡經年夢蕭寺寒燈此夜期

012_0200_b_10L惆悵別懷難盡處月明窓外子規枝

012_0200_b_11L敬次東淮先生靑白堂韻

012_0200_b_12L
堂上驚回春晝眠淸歌一曲隔江船

012_0200_b_13L遙山半影夕陽裏遠樹千重流水邊

012_0200_b_14L柳絮梨花飛似雪綠莎芳草織如烟

012_0200_b_15L先生雅趣元無事領得風光送暮年

012_0200_b_16L再次白谷白馬江韵

012_0200_b_17L
興亡千古使人愁白馬寒江空自流

012_0200_b_18L滿月將虧聞鬼泣飛兵不禦作龍羞

012_0200_b_19L扶蘇山色孤城暮蘭寺鐘聲故國秋

012_0200_b_20L回首落花巖下路烟波唯有釣魚舟滿月
百濟

012_0200_b_21L史云義慈王末有鬼自外哭入宮門王使人逐之
鬼出門而去十里許入地而哭人掘之得一龜

012_0200_b_22L有文曰新羅未滿月月未滿則將盈百濟已滿月
月已滿卽將虧未幾唐遣蘇定方滅之飛兵指定方

012_0200_b_23L之兵也龍羞方兵渡江有黃龍負舟兵不能渡
乃以白馬鈎餌釣龍殺之遂渡兵也後仍名江曰

012_0200_b_24L白馬

012_0200_c_01L
백주 상공의 ≺한고별업≻ 시에 삼가 차운하다(敬次白洲相公漢臯別業韵)
相國郊居漢水上        상국은 한강 가 교외에 살면서
短轅紗帽自公回        사모에 작은 수레 타고 돌아오네
秋深江浦鴈初度        가을 깊어진 강 포구에 기러기 처음 지나고
日暮荆扉僧獨來        해 저물자 사립문에 스님 홀로 들어서네
還倚竹床同覔句        돌아와 대나무 침상에 의지해 같이 시구 찾고
更分蓮燭共含盃        또 다시 연촉蓮燭220)을 돋워 같이 술잔을 드네
明朝拂錫歸何處        내일 아침 석장 떨치며 가는 곳이 어딘가
雲外崔嵬是五臺        그곳은 구름 밖에 우뚝 솟은 오대산이라네
백암의 ≺백천사≻ 시에 차운하다(次栢菴題百泉寺韵)
南極仙山碧海邊        남극 선산의 푸른 바닷가
百泉泉石勝新泉        백천의 샘과 돌은 새 샘물보다 낫지
千尋鷺瀑懸吟裡        천 길 매달린 노폭은 시 읊는 속에
一點鰲岑起眼前        한 점 우뚝 솟은 오잠은 눈앞에
滿壑松風吹復斷        골짝 가득한 솔바람은 불었다 또 그치고
上方明月缺還圓        상방上方221)의 밝은 달은 이지러졌다 둥글어지네
名區有客渾忘世        명승지의 나그네는 세상을 모두 잊고
始覺壺中別有天        비로소 호리병 속에 별천지 있음 깨닫네222)
가락을 회고하다(駕洛懷古)
首露遺墟似泛萍        수로왕이 머문 터는 부평초 흡사하고
千年王業若流星        천년 왕업은 유성과 같네
三叉水入重溟黑        삼차수三叉水223) 흘러드는 바다는 어둡고
七點山分小島靑        칠점산七點山224)은 나뉘어져 작은 푸른 섬이네
城郭至今依海壖        성곽은 지금까지 해변에 붙어 있고
閭閻如舊列郊坰        민가는 예와 같이 교외에 열 지어 있네
二陵烟樹含愁色        이릉의 안개 낀 나무 수심을 머금었는데
多少行人說地靈        몇몇 행인은 땅의 영험 이야기하네
내원암에서 조망하다(內院菴眺望)
芙蓉萬丈壓重溟        만 길 봉우리들 바다를 누르는데
俯瞰馮夷宅杳㝠        굽어보니 풍이馮夷225)의 집 아득하네
白浪淺深籠浦淑        깊고 얕은 흰 물결 바닷가 맑게 에워쌌는데
靑烟朝暮起林坰        아침저녁 맑은 연기 야외에서 일어나네
水奔海口成三派        해구의 물은 달아나 세 갈래로 나뉘고
水奔海口成三派        산은 강 속에 잠겨 일곱 별이 되었네
遙指六鰲浮一髮        멀리 가리킨 육오六鰲226)에 한 터럭 떠 있으니
是知波外有仙庭        이로써 물결 밖에 신선 정원 있음을 알겠네
두견새 소리 듣다(聞鵑)
西蜀千年望帝魂        천년을 울고 있는 서촉의 망제혼望帝魂227)
一聲流血訴窮寃        피를 토하는 소리로 원통함 호소하네
山花枝上春將暮        산꽃 핀 가지 위에 봄이 저물어 가는데
烟樹林中月半昏        숲에 안개 끼어 달은 반나마 어둡네
遠客思歸腸欲斷        먼 길손 고향 생각에 애가 끊길 듯한데
佳人怨別淚成痕        미인은 이별이 원망스러워 눈물 자국 뚜렷하네

012_0200_c_01L敬次白洲相公漢臯別業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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相國郊居漢水上短轅紗帽自公回

012_0200_c_03L秋深江浦鴈初度日暮荆扉僧獨來

012_0200_c_04L還倚竹床同覔句更分蓮燭共含盃

012_0200_c_05L明朝拂錫歸何處雲外崔嵬是五臺

012_0200_c_06L次栢菴題百泉寺韵

012_0200_c_07L
南極仙山碧海邊百泉泉石勝新泉

012_0200_c_08L千尋鷺瀑懸吟裡一點鰲岑起眼前

012_0200_c_09L滿壑松風吹復斷上方明月缺還圓

012_0200_c_10L名區有客渾忘世始覺壺中別有天

012_0200_c_11L駕洛懷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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首露遺墟似泛萍千年王業若流星

012_0200_c_13L三叉水入重溟黑七點山分小島靑

012_0200_c_14L城郭至今依海壖閭閻如舊列郊坰

012_0200_c_15L二陵烟樹含愁色多少行人說地靈

012_0200_c_16L內院菴眺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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芙蓉萬丈壓重溟俯瞰馮夷宅杳㝠

012_0200_c_18L白浪淺深籠浦淑靑烟朝暮起林坰

012_0200_c_19L水奔海口成三派山入江心作七星

012_0200_c_20L遙指六鰲浮一髮是知波外有仙庭

012_0200_c_21L聞鵑

012_0200_c_22L
西蜀千年望帝魂一聲流血訴窮寃

012_0200_c_23L山花枝上春將暮烟樹林中月半昏

012_0200_c_24L遠客思歸腸欲斷佳人怨別淚成痕

012_0201_a_01L吾知爾恨無終極        그대의 한스러움 끝없음을 알지만
縱死猶能有子孫        죽더라도 오히려 자손은 있겠지

동계집 제1권

012_0201_a_01L吾知爾恨無終極縱死猶能有子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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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溪集卷之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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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동명 선생東溟先生 : 정두경鄭斗卿(1597~1673)을 지칭한다. 본관은 온양溫陽, 자는 군평君平, 호는 동명東溟이다. 아버지는 호조좌랑을 지낸 회晦이며, 어머니는 광주정씨光州鄭氏로 사헌부장령 이주以周의 딸이다. 이항복李恒福의 문인이다. 1656년(효종 7)에 「七條疏」와 「原理說」을 지어 올렸으며 1669년(현종 10) 홍문관제학을 거쳐 예조참판·공조참판 겸 승문원제조에 임명되었으나 모두 노병으로 사양하고 나아가지 않았다. 저서로는 『東溟集』 26권이 있다.
  2. 2)백운관白雲關 : 구름과 안개가 가리고 있는 높은 곳을 가리킨다.
  3. 3)청심루淸心樓 : 경기도 여주 객관客館의 북쪽에 있는 누각이다.
  4. 4)분성盆城 : 경상남도 김해의 옛 이름이다.
  5. 5)사또(五馬) : 오마五馬는 한漢나라 때 태수가 타는 마차를 다섯 마리의 말이 끌었으므로 태수의 마차 혹은 태수를 뜻한다.
  6. 6)육기六氣 :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여섯 가지 기운. 그늘인 음陰, 바람인 풍風, 비인 우雨, 어둠인 회晦, 밝음인 명明, 볕인 양陽을 말한다.
  7. 7)창주滄洲 : 맑고 푸른 물가로, 은인이 사는 곳을 말한다.
  8. 8)천생성天生城 : 경상북도 안동에 있는 성이다. 사면에 깎아 세운 듯한 석벽이 성이 되었다. 하늘이 만든 것 같다 하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新增東國輿地勝覽』 「慶尙道」 ≺仁同縣≻.
  9. 9)하산夏山 : 경상도 창녕현의 다른 이름이다.
  10. 10)장한張翰이 강동으로 가지 않았다면 : 진晉나라 장한이 가을바람을 맞고는 농어 맛이 생각나자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인 오나라 강동으로 내려갔다는 고사가 전한다. 『晉書』 「文苑傳」 ≺張翰≻.
  11. 11)서생徐生 : 서복徐福을 말한다. 진시황秦始皇이 서복에게 동남동녀 수천 명을 싣고 바다로 들어가서 삼신산의 불로초不老草를 캐 오라 시켰으나, 불사약을 가져오지 않고 일본으로 도망가 살았다는 말이 전해 온다.
  12. 12)동려桐廬 : 중국 절강성浙江省의 현縣을 말한다. 후한後漢의 은사隱士인 엄광嚴光이 은둔하면서 이곳의 동강桐江에서 낚시질을 했다고 한다.
  13. 13)염계剡溪 : 절강성에 있는 계곡으로 좋은 수석水石이 많다고 한다. 이백李白이 〈가을에 형문으로 내려가는 시(秋下荊門詩)〉에서 “이번 걸음은 농어회를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형산이 좋아서 염중에 들어온 걸세.”라고 하였다.
  14. 14)상군湘君 : 요堯임금의 딸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을 가리킨다. 아황과 여영이 순舜임금에게 시집가 비妃가 되었는데, 순임금이 남쪽 지방을 순행하다가 죽어 창오蒼梧의 들에 묻혔다. 그러자 두 비가 순임금을 그리워하면서 통곡하여 흘린 눈물이 대나무에 떨어져 반점이 생겼다고 한다. 그 뒤에 두 비가 상강에서 죽으니, 사람들이 상부인湘夫人이라고 칭하였다. 『列女傳』.
  15. 15)향혼香魂 : 미인의 죽은 영혼이라는 뜻의 시어詩語이다.
  16. 16)현성玄城 : 경상남도 김해의 옛 이름이다.
  17. 17)홍류동紅流洞 : 홍류紅流가 있는 동네로, 홍류는 가야산伽倻山 해인사海印寺 곁으로 흐르는 시내를 가리킨다.
  18. 18)무릉교武陵橋 : 가야산 홍류동紅流洞 입구에 있는 다리.
  19. 19)옥경玉京 : 백옥경白玉京을 가리킴.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천제天帝의 도성都城이다.
  20. 20)정문頂門 : 일체의 사리를 꿰뚫어 보는 외눈인 정문안頂門眼을 가리킴. 훌륭한 식견이나 비범한 견해를 갖춘 것을 선가禪家에서는 정문유안頂門有眼이라고 한다.
  21. 21)전기全機 : 제불諸佛의 대도大道, 혹은 구진究盡하는 것을 말한다.
  22. 22)위음威音 : 공겁空劫(괴겁壞劫 다음에 세계가 완전히 공무空無해졌을 때부터 다시 다음 성겁成劫에 이르기까지의 20중겁中劫을 말함) 시대에 맨 처음 성불成佛한 부처. 한없이 오랜 옛적, 또는 맨 처음이란 뜻으로도 쓰인다.
  23. 23)조계曺溪 : 중국 광동성廣東省 곡강현曲江縣 동남쪽에서 발원하여 진수溱水로 흘러들어가는 물 이름. 당나라 때 선종禪宗의 육조六祖 혜능慧能이 보림사寶林寺를 세우고 불법을 크게 일으킨 곳이다. 여기서는 그냥 절이라는 뜻으로 쓴 것. 『傳燈錄』.
  24. 24)연단鍊丹 : 진晉나라 때 선인仙人 갈홍葛洪이 본래부터 신선도양술神仙導養術을 좋아하여, 조정의 부름을 고사하고 교지交趾에서 선약仙藥의 재료인 단사丹砂가 나온다는 말을 듣고는 그곳의 구루산句漏山에 은거하면서 연단술鍊丹術, 즉 선약 만드는 법을 통하여 선인이 되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25. 25)영재鈴齋 : 영각鈴閣으로 지방 장관이 관할하는 지역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정두경이 머무는 거처를 가리킨다.
  26. 26)≺아양곡峩洋曲≻ : 거문고의 명인 백아伯牙가 고산高山에 뜻을 두고 연주하면 종자기鍾子期가 “좋구나. 아아峨峨하여 태산泰山과 같도다.”라고 하고, 유수流水에 뜻을 두고 연주하면 “좋구나. 양양洋洋하여 강하江河와 같다.”고 풀이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노래이다. 『列子』 「湯問」.
  27. 27)물가에 가~견주어 보네 : 『莊子』 「秋水」에서 하백河伯이 자신이 다스리는 하수河水의 물이 불어나자 의기양양하다가 북해北海에 이르러서는 끝없이 펼쳐진 물을 보고 그만 탄식하면서 “내가 길이 대방지가大方之家에 비웃음을 사겠다.”라고 하였다.
  28. 28)칡넝굴 옷(薜蘿衣) : 보통 산에 사는 은자隱者의 복장을 가리킨다. 『楚辭』.
  29. 29)도옹陶翁 : 도연명陶淵明을 말한다. 중국 동진東晋 말기부터 남조南朝의 송대宋代 초기에 걸쳐 생존한 중국의 대표적 시인이다. 기교를 부리지 않고 평담平淡한 시풍이었기 때문에 당시의 사람들로부터는 경시를 받았지만, 당대唐代 이후는 육조六朝 최고의 시인으로 그 이름이 높아졌다. 그의 시풍은 당대의 맹호연孟浩然·왕유王維 등 많은 시인들에게 영향을 줬다. 주요 작품으로 「五柳先生傳」·「桃花源記」·≺歸去來辭≻ 등이 있다.
  30. 30)원로遠老 : 진晉나라 고승 혜원 법사慧遠法師를 가리키는데, 그가 여산廬山(匡山)에서 도연명陶淵明·육수정陸修靜과 어울려 놀았다는 고사가 전한다. 『廬山記』.
  31. 31)헌원軒轅 : 중국 고대 황제의 이름. 헌원이라는 언덕에 살아서 그렇게 불렸다.
  32. 32)청안靑眼 : 반가울 때 보이는 눈빛이다. 진晉나라 완적阮籍이 달갑지 않은 사람을 볼 때에는 백안白眼을 치뜨고,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청안靑眼을 보였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晉書』 「阮籍傳」.
  33. 33)명부明府 : 현령縣令의 존칭이다.
  34. 34)북궐北闕 : 경복궁景福宮을 말한다.
  35. 35)전성專城 : 지방 장관의 별칭이다.
  36. 36)쌍정雙㫌 : 관찰사의 의장儀仗을 가리킨다.
  37. 37)원문轅門 : 출정 나간 장수가 주둔해 있는 군문軍門을 말한다. 여기서는 이 공李公이 머무는 관소를 말한다.
  38. 38)소무蘇武 : 한 무제漢武帝 때 사신으로 흉노匈奴 땅에 들어갔다가 붙잡혀 갖은 고초를 겪다가 19년 만에 돌아왔다. 이로 말미암아 충절의 인물로 상징된다.
  39. 39)손작孫綽 : 진晉나라 때의 시인으로 당시 산수유람의 부賦가 많이 창작되었는데, 그가 지은 「遊天台山賦」가 유명하다.
  40. 40)양마揚馬 : 한나라의 양웅揚雄과 사마상여司馬相如를 가리킨다.
  41. 41)종백宗伯 : 예부의 우두머리를 말한다.
  42. 42)남기南紀 : 남국南國의 강기綱紀라는 뜻으로, 여기서는 남쪽 지방을 가리킨다. 『詩經』에 “출렁거리는 강한은 남국의 벼리이다.(滔滔江漢南國之紀。)”라는 대목이 보인다.
  43. 43)낭원閬苑 : 신선이 사는 곳.
  44. 44)요대瑶臺 : 옥으로 장식한 대臺, 또는 하夏나라 걸왕桀王, 은殷나라 주왕紂王이 만든 대의 이름이다.
  45. 45)현도玄都 : 중국 장안현長安縣 숭녕방崇寧坊에 있던 수당隋唐 시대의 도관道觀을 가리키는데, 당나라 문장가 유우석劉禹錫이 즐겨 놀았던 곳이라 전한다.
  46. 46)소사簫史 : 진秦 목공穆公 때 사람으로, 퉁소를 잘 불어 공작과 백학을 불러들이곤 하였다. 목공의 딸 농옥弄玉이 그를 좋아하자 목공은 농옥을 그에게 시집보냈다. 농옥이 소사에게 매일 퉁소를 배워 몇 해 뒤에는 봉황을 부를 수 있게 되자 목공이 봉대를 지어 주었는데, 이들 부부는 몇 해가 되도록 봉대에서 내려오지 않다가 어느 날 아침 봉황을 타고 날아가 버렸다. 『列仙傳』 「簫史」.
  47. 47)모산茅山 : 도가道家의 세 신선인 모영茅盈·모고茅固·모충茅衷이 한漢나라 경제景帝 때에 도를 닦아 신선이 되었다고 전하는 산을 일컫는다. 구곡산句曲山 혹은 삼모산三茅山이라 부르기도 한다.
  48. 48)화정華頂 : 화산華山의 꼭대기를 말하는 것으로, 두보杜甫의 ≺魏將軍歌≻에는 “위후는 골격이 우뚝하고 정신이 긴장되어, 화산 꼭대기의 가을 새매를 본 듯하네.(魏侯骨聳精爽緊。 華嶽峯尖見秋隼。)”라는 대목이 보인다. 곧 마음이 긴장되고 맑은 것을 뜻한다.
  49. 49)문성文星 : 문창성文昌星의 준말로, 하늘에서 문장을 주관한다고 한다.
  50. 50)적공翟公 : 한漢나라 때 하규下邽 사람으로 정위廷尉 벼슬을 지냈다. 그가 정위가 되자 손님들이 문에 가득하더니, 정위에서 파면되고 나자 오는 손님이 없어서 문전에 참새만이 모여들어 새그물을 칠 만하였다 한다.
  51. 51)유도劉陶 : 진晉나라 때 술을 즐겨 마셨던 죽림칠현의 한 사람인 유령劉伶과 처사인 도잠陶潛을 합칭해 부른 말.
  52. 52)삼계三界 : 욕계欲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를 말하며 중생이 윤회하는 세계를 가리킨다. 이 삼계 속의 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하여 고정된 실체가 없다고 한다. 불교의 교의에 따르면, 부처의 지위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은 극복되지 못한 무명無明의 미혹迷惑 때문에 탄생과 죽음을 반복하는데, 삼계는 이처럼 아직 깨닫지 못한 상태인 미계迷界를 셋으로 분류한 것이다.
  53. 53)모영毛頴 : 붓을 의인화한 말이다. 한유韓愈의 「毛穎傳」에 나오는 용어이다.
  54. 54)관성管城 : 관성자管城子는 붓의 별칭으로, 토끼 털을 모아 대롱에 끼워 만든 붓을 의인화하여 말한 것이다. 한유의 「毛穎傳」에 “진시황제가 몽염에게 시켜 탕목읍을 내려 관성에 봉해서 관성자라 호칭하게 하였다.(秦皇帝使蒙恬。 賜之湯沐而封諸管城。 號曰管城子。)”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55. 55)영형寧馨 : 『資治通鑑』 권129 「宋紀十一」 ≺世祖孝武皇帝 下≻에서 영형아寧馨兒는 훌륭한 아들이란 뜻으로 통용되지만, 본래 영형寧馨은 의문사로 ‘어찌 이런(若何)’이란 뜻으로 쓰였고 좋다는 의미는 없었다. 『古今事文類聚別集』 권6 「文章部」 ≺寧馨阿堵≻.
  56. 56)희운希運 : 당唐나라 단제 선사斷際禪師를 가리킨다. 『高僧傳』에는 “희운이 배상국裵相國의 청으로 완릉宛陵의 개원사開元寺에 있으면서 사방에서 모여드는 제자를 가르쳤는데, 배상국도 이곳에서 희운에게 득법得法하였다.”는 대목이 보인다.
  57. 57)기림祇林 : 기타태자祇陀太子의 원림園林. 전하여 승사僧寺의 뜻으로 쓰인다. 『楞嚴經』.
  58. 58)쌍수雙樹 : 석가釋迦가 열반에 들 때 그 사방에 한 쌍씩 서 있던 나무.
  59. 59)호락濩落 : 호락瓠落 또는 호락護落으로 표기하기도 하는데, 적막하게 의지할 곳 없는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60. 60)희준犠尊 : 술잔의 하나로, 소의 형상을 만들어 속을 비우고 술을 담을 수 있게 하고 뚜껑을 단 것이다. 『釋奠儀』에 따르면 희준은 무게가 9근 10냥이요 아가리의 직경이 2촌 4푼이다.
  61. 61)금원金猿 : 경상남도 거창군居昌郡과 함양군咸陽郡 사이에 위치한 산. 삼봉산三峯山·덕유산德裕山과 함께 호남湖南과 영남嶺南 두 지방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산명과 관련하여 옛날 이 산속에 금빛 나는 원숭이가 날뛰므로 한 도사가 바위 속에 가두었다는 전설이 있다.
  62. 62)높은 어른 : 화양華陽은 도가의 제8동洞으로 모군茅君이 다스리는 곳이므로, 높은 어른은 신선을 가리킨다.
  63. 63)금주金州 : 경남 김해의 옛 이름이다.
  64. 64)삼산三山 : 중국 전설에 나오는 봉래산蓬萊山·방장산方丈山·영주산瀛洲山. 신선이 산다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금강산을 봉래산, 지리산을 방장산, 한라산을 영주산이라 이른다.
  65. 65)삼경三庚 : 초복·중복·말복의 삼복三伏을 말한다.
  66. 66)칠월七月 : 음력 7월을 맹추孟秋 혹은 만염晩炎이라고 부르는데, 가을의 시작이자 늦더위가 남아 있는 시기이다. 또한 과월瓜月·교월巧月이라 하듯이 여성들과 관련된 민속이 많은 달이기도 하다.
  67. 67)가생賈生 : 전한前漢 문제文帝 때 문신 가의賈誼를 말한다. 낙양인洛陽人으로 문제가 20여 세인 그를 박사博士로 삼으니 사람들이 연소한 수재라 하여 가생賈生이라 별칭했고, 강최降漼와 등균等均 등이 시기하고 모함하여 남초南楚의 장사왕長沙王 태부太傅로 좌천되었다. 시문과 사부辭賦에 능하여 작품에 ≺鵩鳥賦≻·≺弔屈原賦≻·「過秦論」 등이 있다.
  68. 68)한산한 벼슬(冷官) : 요직이 아닌 한산한 관직을 가리킨다.
  69. 69)광문廣文 : 광문 선생의 준말로, 두보杜甫가 벗인 정건鄭虔을 그렇게 불렀다. 정건의 인물됨을 본 당唐 현종玄宗이 그를 위해 광문관廣文館을 설치하고 박사博士로 임명했다고 한다. 『新唐書』 권202 「文藝列傳」 ≺鄭虔≻. 두보杜甫의 ≺醉時歌≻에는 “제공들 줄지어 대성에 오르는데, 광문 선생 관직만은 홀로 썰렁하구나.(諸公袞袞登臺省。 廣文先生官獨冷。)”라는 구절이 보인다. 『杜少陵詩集』 권3.
  70. 70)택당澤堂 : 이식李植(1584~1647)의 호號이다. 자는 여고汝固·택구거사澤癯居士라고도 한다. 1610년(광해군 2) 별시문과에 급제하였다. 1613년 세자에게 경사經史와 도의道義를 가르치는 정7품에 해당하는 설서設書를 거쳐 1616년 북평사北評事가 되었다. 1642년에 김상헌金尙憲과 함께 청淸나라를 배척할 것을 주장한다고 하여 중국의 심양瀋陽으로 잡혀갔다. 돌아올 때에 다시 의주義州에서 청나라 관리에게 붙잡혔으나 탈출하여 돌아왔다. 1643년 대사헌과 형조·이조·예조 판서 등 조정의 주요직을 두루 역임하였다. 승려들과의 교분이 두터워 승려의 비문과 교유한 시문이 적지 않다.
  71. 71)방외方外: ① 상도常道에서 벗어남. 유교에서 도교나 불교를 가리켜 방외학方外學이라 한다. 『莊子』 「內篇」 ≺大宗師≻에서 “옛 선비들은 과거에 급제하여 명성이 자자하나, 참 즐거움은 방외의 사람을 좇아 노는 것이라네.(先儒雖藉桂林春。 眞樂好從方外人。)”라고 하였다. 석진정釋眞靜의 ≺次韻答郎州太守金㥠所寄≻. ② 구역 또는 중국의 밖. 오랑캐의 땅. 국외局外를 말한다. 『漢書』 「路溫舒傳」. 두보杜甫는 ≺偪側行≻에서 “길거리의 술값은 늘 비싸니, 외부의 술꾼들 취하여 조는 일 드물더라.(街頭酒價常苦貴。 方外酒徒稀醉眠。)”라고 하였다.
  72. 72)병석瓶錫 : 승려가 지니고 다니는 병발甁鉢과 석장錫杖을 합친 말이다. 승려나 그들을 비유할 경우 쓰인다.
  73. 73)임갈천林葛川 : 임훈林薰(1500~1584)을 지칭한다. 자는 중성仲成, 호는 자이당自怡堂·갈천葛川이다. 1540년(중종 35) 생원시에 합격하여 성균관에서 독서讀書하였고, 1553년(명종 8) 관천館薦에 의하여 사직서 참봉이 되었다가 이듬해에 집경전 참봉으로 옮겼다. 80세가 넘은 노부를 봉양하여 1566년 관찰사의 추천으로 효행의 정려를 받았다. 저서로 『葛川集』이 있다.
  74. 74)수송愁送 : 경상남도 거창군 안의면에 있는 수승대搜勝臺를 가리킨다. 옛날 이곳에서 신라에서 백제로 사신을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백제의 국세가 쇠약해져서 멸망할 무렵 백제의 사신을 이 대에서 송별하고 돌아오지 못함을 슬퍼해 근심 수愁, 보낼 송送 자를 써서 수송대愁送臺라 하였다 한다. 1543년 이황李滉이 거창을 지나면서 그 내력을 듣고 이름이 아름답지 못하다며 ‘수승搜勝’으로 고쳤다 한다. 바위 둘레에는 이황의 옛 글이 새겨져 있다.
  75. 75)호중壺中 : 호중천壺中天을 줄인 말로 호로壺蘆 속에 있는 별천지, 곧 신선의 세계를 말한다. 호공壺公이란 신선이 저잣거리에서 약을 팔고 있었으나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만 알 뿐 신선인 줄을 몰랐다. 어느 날 비장방費長房이란 사람이 호공이 천장에 걸어 둔 호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보통 사람이 아님을 알고 매일같이 정성껏 그를 시봉하였다. 그 뒤 어떤 날 호공이 그를 데리고 호로 속으로 들어갔는데, 호로 속은 완전히 별천지로 해와 달이 있고 선궁仙宮이 있었다 한다. 갈홍葛洪, 『神仙傳』 「壺公」.
  76. 76)조유曹劉 : 위魏나라의 조식曹植과 유정劉楨을 가리킨다. 조식은 진사왕陳思王이라고도 불리는 시인으로, 자기를 콩에, 형을 콩대에 비유하여 육친肉親의 불화를 상징적으로 노래한 ≺七步之詩≻를 지었다. 당시의 문학적 중심을 이루었고, 오언시를 서정시로 완성시켜 문학사상 후세에 끼친 영향이 크다. 주요 저서에는 『曹子建集』 등이 있다. 유정은 산동山東 영양寧陽 사람으로 자는 공간公幹이고, 동한東漢 시대의 명사名士이자 문학가이다. 박학다식하고 재능이 있었다. 위나라 문제文帝와 친분이 깊었는데, 뒤에 불경죄로 형벌을 받았다. 오언시에 능했고, 공융孔融·진림陳琳·왕찬王粲·서간徐幹·완우阮瑀·응창應瑒과 더불어 ‘건안칠자建安七子’로 일컬어진다.
  77. 77)불일佛日 : 부처를 해에 비유하여 일컫는 말. 햇볕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게 하고 어두움을 없애는 것처럼 중생의 번뇌를 없애 준다는 데에서 붙여진 말.
  78. 78)왕춘王春 : 『春秋』 은공隱公 원년의 “원년 봄 왕의 정월(元年春 王正月)”이라는 기록에 대한 『春秋』 「公羊傳」의 해설에서 연유하여, 천하를 통일한 제왕의 봄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는데, 보통은 새해의 봄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79. 79)도령陶令 : 도연명陶淵明을 가리킨다.
  80. 80)사공謝公 : 사령운謝靈運을 말한다. 본적은 진군陳郡 양하陽夏이고, 회계會稽 시녕始寧에서 출생하였다. 남북조南北朝 유송劉宋 시기의 시인이자 문학가이다. 그는 여행가이기도 하며 사학史學과 서법書法에도 능통하였고, 불경佛經을 번역하기도 하였다. 『晉書』·『隋書』·『經籍志』의 편찬에 참여하였다. 『晉書』에 『謝靈運集』이 수록되었다. 저서로 『謝康樂集』이 있다.
  81. 81)태현太玄 : 한漢나라 양웅揚雄이 지은 『太玄經』을 일컫는다. 10권으로 되어 있으며 『周易』을 빗대어 우주만물의 근원을 논하고, 음양이원론陰陽二元論 대신 시始·중中·종終의 삼원三元으로써 설명하고 여기에 역법曆法을 가미하였다. 현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의 본체이고, 태太는 그 공덕을 형용한 미칭美稱이다. 규칙이 바른 양웅의 도식을 높이 사는 학자도 있으나, 『周易』과 같은 흥미는 결여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82. 82)개사開士 : 원래 보살을 지칭하는데 여기서는 고승·스님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83. 83)공문空門 : 불교를 말한다. 불교는 공空의 사상을 그 전체를 꿰뚫은 근본 뜻으로 삼는 것이므로 공문이라 한다. 혹은 사문四門의 하나를 가리키기도 한다. 유有에 집착함을 다스리기 위하여 온갖 사물을 실체와 자성이 없다고 말한 공리空理의 법문을 일컫는다.
  84. 84)미천彌天 : 하늘에 가득하다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스님을 비유하고 있다.
  85. 85)환아換鵝 : 글씨를 청하여 얻는 것을 말한다. 진晉나라 때 명필인 왕희지王羲之가 거위를 매우 좋아하여, 도사道士의 집에 거위가 있음을 보고는 그것을 갖고 싶어 하자, 그 도사가 “‘도덕경道德經’을 써 주면 거위를 주겠노라.”고 하니, 왕희지가 ‘도덕경’을 써 주고 그 거위를 가져갔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86. 86)제봉題鳳 : 제봉재문題鳳在門의 준말로, 용렬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위魏나라 때 혜강嵇康의 친구 여안呂安이 혜강을 찾아갔으나 그를 만나지 못하고 그의 형인 혜희嵇喜의 영접을 받게 되자, 여안이 문에 들어서지도 않고 문 위에다 ‘봉鳳’이라는 글자를 써 놓고 그냥 갔는데, 나중에 혜강이 이를 보고는 궁금해 하는 형에게 “봉은 범조凡鳥이다.”라고 설명해 주었던 고사가 있다. 봉鳳을 파자破字하면 범凡과 조鳥가 된다. 『世說新語』 「簡傲」.
  87. 87)임유후任有後(1601~1673) : 1626년(인조 4) 정시문과에 병과로 급제, 1627년 정묘호란 때 가주서로 척화를 주장하였다. 1661년(현종 2) 담양부사가 되고, 1663년 승지를 거쳐 예조참의가 되었다. 은퇴한 뒤 유유자적하며 ≺牧童歌≻를 지었다고 한다. 그는 문장이 뛰어났고 만년에는 『周易』을 가장 좋아하였다.
  88. 88)불이不二 : 『維摩經』에서 32보살이 설한 불이법문不二法門을 가리킨다. 상대 차별을 없애고 절대 차별이 없는 이치를 나타내는 법문을 말한다. 문수보살의 불이에 대한 질문에 유마 거사가 침묵으로 답한 장면이 유명하다.
  89. 89)불이문不二門 : 불이법문不二法門을 줄인 말이다.
  90. 90)백암 성총栢庵性聰(1631~1700) : 13세에 순창의 취암사鷲岩寺에 출가, 16세에 법계法戒를 받았다. 18세에 방장산方丈山(지리산)에 들어가 취미 대사翠微大師로부터 9년간 수학하고 그 법을 전수받았으며, 27세에는 곡성에 있는 신덕왕후 강씨의 원당願堂 신덕암神德庵에 거주, 30세에 이르러서는 명산을 두루 유람하였다. 이후 승주 송광사와 낙안 징광사澄光寺, 하동 쌍계사 등의 사찰에 두루 주석하며 후학들을 가르쳤고, 이때 『緇門警訓註』 3권을 간행하여 많은 학승學僧들을 지도하면서 승려들의 교과서로 제시하였다.
  91. 91)왕손초王孫草 : 왕손의 풀이라는 뜻으로, 먼 곳으로 떠나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사모하는 것을 뜻한다. 한漢나라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의 ≺招隱士≻에는 “왕손은 출유出遊하여 돌아오지 않건만, 봄풀은 돋아나서 무성하구나.(王孫遊兮不歸。 春草生兮萋萋。)”라는 대목이 보인다.
  92. 92)반빈潘鬂 : 진晉나라 때 문인인 반악潘岳의 살쩍. 반악의 ≺秋興賦≻에 “내 나이 32세에 비로소 이모二毛가 나타났다.”고 하였는데, 그 주에 “이모는 머리에 흰 털이 나서 두 빛깔이 된 것을 말한다.”고 하였으므로, 이는 곧 관자놀이와 귀 사이의 머리털이 희어졌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흰머리가 생긴 늙은 나이를 말한다.
  93. 93)청심루淸心樓 : 여주驪州 관아 객사의 부속 건물로 여주의 여러 누정 중에서도 가장 유명했던 곳인데, 현 여주초등학교 자리에 있었다. 예로부터 여강驪江(남한강) 주변은 경관이 좋은 장소가 많았는데, 특히 청심루에는 많은 시인 묵객들이 거쳐 갔다.
  94. 94)신륵사神勒寺 :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龍珠寺의 말사이다. 신라 진평왕眞平王 때 원효元曉가 창건하였다고 하나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절 이름을 ‘신륵’이라고 한 것은 미륵彌勒 또는 왕사 나옹懶翁이 신기한 굴레로 용마龍馬를 막았다는 전설에 의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95. 95)방장方丈 : 원래 사방으로 1장丈이 되는 방이란 뜻이다. 부처님 당시의 유마 거사維摩居士가 병이 들었을 때 그가 거처했던 사방 1장의 방에 문병 온 3만 2천 명을 모두 사자좌獅子座에 앉게 한 데서 방장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 뒤 그 뜻이 달라져, 주로 큰 절의 주지主持를 가리켜 방장 화상이라고 하였다.
  96. 96)인동仁同 : 경북 구미시의 한 동네. 삼한 시대에는 군미국, 신라 시대에는 사동화현이라 하였고, 고려 시대부터 인동으로 개칭되었다. 동계 경일의 고향으로 속가가 있는 곳이다.
  97. 97)화각畫角 : 뿔로 만든 피리를 말한다.
  98. 98)홍몽鴻濛 : 우주가 형성되기 이전부터 있어 온 천지 자연의 원기이다.
  99. 99)중향성衆香城 : 금강산金剛山 내금강의 영랑봉永郞峯 동남쪽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하얀 바위 성이다.
  100. 100)두허위斗虛危 : 북방의 별 이름. 이십팔수二十八宿를 사방으로 나누어 한 방위마다 칠수가 있는데, 각角·항亢·저氐·방房·심心·미尾·기箕는 동방에 있고, 두斗·우牛·여女·허虛·위危·실室·벽壁은 북방에 있으며, 규奎·누婁·위胃·묘昴·필畢·자觜·삼參은 서방에 있고, 정井·귀鬼·유柳·성星·장張·익翼·진軫은 남방에 있다.
  101. 101)비로정毘盧頂 : 태백산맥의 북부에 있는 금강산 비로봉의 정상. 금강산에서 최고봉으로 일출봉·월출봉·영랑봉·마석암·석가봉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102. 102)소미少微 : 소미성少微星을 말하는데, 처사성處士星이라고도 한다.
  103. 103)하의荷衣 : 은자의 옷을 가리킨다. 『楚辭』 「離騷」에서 “기하芰荷를 마름질하여 저고리를 짓고, 부용을 모아서 치마를 짓네.(製芰荷以爲衣兮。 集芙蓉以爲裳。)”라는 구절에서 인용한 말로, 여기에서는 속세를 떠나 은거하고 있는 선비를 뜻한다.
  104. 104)모공毛公 : 전한前漢의 박사博士로서 시를 전한 대모공大毛公과 소모공小毛公, 즉 모형毛亨과 모장毛萇을 총칭하는 말이다.
  105. 105)지난날이 잘못된 줄 아네(悟昨非) : 도연명陶淵明의 〈歸去來辭〉에 “길을 잘못 들긴 했어도 아직 멀리 벗어나지는 않았으니 지금이 옳고 지난날이 잘못된 것을 깨달았네.(實迷途其未遠。 覺今是而昨非。)”라는 구절을 말한다.
  106. 106)심원深源 : 깊은 근원이란 문장의 근원을 말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두보杜甫의 ≺醉歌行≻에 “문장의 근원은 삼협의 물을 기울인 듯하고, 필력의 전진은 천군을 쓸어 낼 기세로다.(詞源倒流三峽水。 筆陣獨掃千人軍。)”라는 구절이 있다.
  107. 107)황당黃堂 : 웅황雄黃의 염료染料를 칠한 태수太守의 청사廳舍를 말한다. 여기서는 지방관인 이석견을 일컫는다.
  108. 108)동관彤管 : 황후의 모든 행동을 기록한 여사女史의 글을 말한다. 여사는 황후에 대한 적심赤心을 상징하는 뜻으로 대롱이 붉은 붓(彤管)을 썼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단순히 붉은 붓을 가리킨다. 『詩經』 「邶風」 ≺靜女≻.
  109. 109)두류頭流 : 지리산을 말한다. 방장산·두류산·삼신산이라고도 하며, 불교 문화의 요람지로서 화엄사·연곡사·천은사·쌍계사 등에 국보급·보물급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다.
  110. 110)쌍계雙溪 :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 위치한 쌍계사를 말한다. 이 사찰은 통일신라 성덕왕 21년(722) 대비大悲 화상과 삼법三法 화상이 세워 옥천사玉泉寺라 불렀다고 하며, 정강왕(재위 886∼887)이 두 개의 계곡이 만나는 절 주변의 지형을 보고 쌍계사로 고쳤다고 한다.
  111. 111)소병蘇兵 : 중국 당唐나라 장군인 소정방蘇定方(595~667)의 병사를 말한다. 소정방은 660년에 나당羅唐 연합군의 대총관으로서 13만의 당군을 거느리고 들어와, 백제의 사비성을 함락하고 의자왕과 태자 융隆을 사로잡았다. 661년에는 평양성을 포위하였으나 전세가 불리해지자 철군하였다.
  112. 112)오강烏江 : 항우項羽가 한漢나라 군사에게 마지막으로 패하여 강동江東으로 가려다가 오강에 이르러서는, “내가 강동江東의 자제子弟 8천 명을 거느리고 중원中原으로 왔다가, 지금 한 사람도 살아 돌아가지 못하니 비록 강동의 부형들이 나를 불쌍히 여겨 왕 노릇을 하게 한들 나 혼자서 무슨 면목으로 볼 것인가.(且籍。 與江東子弟八千人。 渡江而西。 今無一人還。 縱江東父兄。 憐而王我。 我何而目見之。)” 하고 목을 찔러 자살하였다.
  113. 113)도원桃源 : 무릉도원武陵桃源의 줄임말. 무릉도원은 중국 동진東晉의 시인 도연명陶淵明의 「桃花源記」에 나오는 말이다. 「桃花源記」의 내용을 보면, 동진 태원 연간(376~395)에 무릉(지금의 후난 성 타오위안 현)에 살던 어느 어부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중 복사꽃이 피어 있는 수풀 속으로 잘못 들어갔는데, 숲의 끝에 이르러 강물의 수원이 되는 깊은 동굴을 발견하였다. 그 동굴을 빠져나오니 평화롭고 아름다운 별천지가 펼쳐졌다. 그곳의 사람들은 진秦대의 전란을 피해 이곳으로 왔는데 그때 이후 수백 년 동안 세상과 단절된 채 지내왔다는 것이다.
  114. 114)창주滄洲 :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완적阮籍이 지은 『文選』 권20 「爲鄭沖勸晉王箋」에 “창주를 굽어보며 지백에게 사례하고, 기산에 올라가 허유에게 읍을 한다.(臨滄洲而謝支伯。 登箕山而揖許由。)”는 부분이 보인다. 흔히 은자가 머무는 경치 좋은 곳을 일컫는다.
  115. 115)풍교楓橋 : 당唐나라 장계張繼의 ≺楓橋夜泊≻이라는 시에 “고소성 밖 한산사에서 밤중의 종소리 나그네 배에 들려오네.(姑蘇城外寒山寺。 夜半鐘聲到客船。)”라는 구절이 있어 그것을 인용한 것이다.
  116. 116)매산買山 : 은퇴를 해학적으로 풀이한 말이다. 진晉나라 승려 지도림支道林이 심공深公의 소유인 인산印山을 사서 은거하려고 하자, 심공이 “소부巢父와 허유許由가 산을 사서 숨어 살았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다.”고 기롱한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世說新語』 「排調」. 백거이白居易의 시구 “지금부터 세상만사 떨쳐 버리고, 처자 데리고 산속에 들어가 살고 싶어라.(從此萬緣都擺落。 欲攜妻子買山居。)에도 매산이 보인다. 『白樂天詩集』 권16 ≺端居詠懷≻.
  117. 117)십주十洲 : 신선이 거주한다는 대해大海 가운데 열 곳의 명산名山이다.
  118. 118)풍일風鷁 :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나는 물새.
  119. 119)감로사甘露寺 : 경상남도 김해의 신어산神魚山에 있었던 절. 1237년(고종 24)에 해안海安이 창건하였다. 『朝鮮金石總覽』에서 1731년(영조 7) 이 절에 진남루鎭南樓를 지었다고 한 점 등으로 보아, 조선 후기까지 존립하였음을 알 수 있다.
  120. 120)오배鰲背 : 발해渤海에 방호方壺·영주瀛洲·봉래蓬萊 세 선산이 있는데, 이 산을 여섯 마리의 자라가 등으로 떠받치고 있다고 한다. 『列子』 「湯問」.
  121. 121)병석甁錫 : 주 72 참조.
  122. 122)음편吟鞭 : 시인의 말채찍 혹은 읊조리는 시인을 가리키기도 한다.
  123. 123)진회야秦淮夜 : 두목杜牧의 시 ≺迫秦淮≻에 “강 뜰에 안개 덮이고 백사장에 달빛 쏟아지는데, 밤에 진회에 정박하니 술집이 가까워라.(煙籠寒水月籠沙。 夜泊秦淮近酒家。)”라는 구절이 있다.
  124. 124)죽상竹床 : 대나무로 만든 침상을 말한다.
  125. 125)양랑楊郞 : 한漢나라 때의 인물인 양웅揚雄(B.C. 53년~A.D. 18년)을 가리킨다. 그는 말더듬이였으나 박학다식하여 경학經學은 물론 시문詩文과 사장辭章에도 뛰어났다. 그의 사부辭賦는 성제成帝(B.C. 32년~B.C. 7년)를 감탄시켰고 ≺甘泉賦≻· ≺羽獵賦≻· ≺長楊賦≻· ≺河東賦≻ 등의 작품을 남겼다.
  126. 126)≺구장九章≻ : 굴원屈原이 지은 작품의 하나이다. 양왕襄王 때 참소를 당하여 강남江南으로 귀양 간 굴원은 〈九歌〉·〈天問〉·〈九章〉·〈漁夫辭〉 등의 글을 지어서 자신의 심정을 피력하였다. 『史記』 권84 「屈原列傳」.
  127. 127)요락搖落 : 나뭇잎이 다 떨어지는 가을철을 일컫는다. 전국시대 초楚나라 시인 송옥宋玉의 〈九辯〉에 “슬프도다, 가을 기운이여. 쓸쓸하게 초목은 바람에 흔들려 땅에 떨어져 시들었다.(悲哉秋之爲氣也。 蕭瑟兮。 草木搖落而變衰。)”라는 구절에서 나왔다.
  128. 128)심랑沈郞 : 송宋·제齊·양梁 삼조三朝에 걸쳐 벼슬이 상서령尙書令에 올랐으며, 시문으로 당대에 이름이 높았던 심약沈約을 일컫는다. 그는 인품이 높았으나 몸이 마르고 병이 많았다고 한다. 『梁書』 권13 「沈約列傳」.
  129. 129)청안靑眼 : 주 32 참조.
  130. 130)작림作霖 : 단비가 내리는 것을 말함. 『書經』에 “큰 가뭄이 들면 내가 그대를 단비로 삼으리라.(若歲大旱。 用汝作霖雨。)”라는 구절이 있다.
  131. 131)용절龍節 : 용을 그려 넣은 사신의 부절符節을 일컫는다. 『周禮』 「地官」 ≺掌節≻에 “산국山國엔 호절虎節, 토국土國엔 인절人節, 택국澤國엔 용절龍節을 쓴다.”는 대목이 보인다.
  132. 132)당음棠陰 : 원員이나 감사의 선정을 말한다. 주周나라 무왕武王 때에 소백召伯이 남국南國을 순행할 때 감당甘棠나무 아래에서 쉬곤 하였으므로, 그 뒤에 사람들이 그 나무를 사랑하였다 한다. 『詩經』 「召南」 ≺甘棠≻.
  133. 133)원규元規 : 진晉나라 때 명재상인 유량庾亮을 일컫는다. 그의 부하들이 어느 때 무창武昌의 남루南樓에 올라가 놀고 있었는데, 그가 오자 모두 일어나 자리를 피하려 하였다. 이에 유량이 “그대들은 더 머물러라. 늙은 이 사람도 흥겹다.”라고 하고는 진솔하게 함께 놀았다는 고사가 있다.
  134. 134)범자范子 : 전국시대 위魏나라 사람 범수范睢를 일컫는다. 그가 위나라 중대부中大夫 수가須賈를 따라 제齊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 제 양왕襄王이 그의 구변口辯을 듣고 훌륭하게 여겨 그에게 금金과 우주牛酒를 내렸는데, 귀국 후 위나라 정승 위제魏齊가 “범수가 위나라의 기밀을 제나라에 고해 주고 이런 대우를 받았다.”는 수가의 말을 믿고서 대노하여 그를 매질하여 갈비뼈를 부러뜨리고 이빨을 끊으므로, 범수가 거짓 죽은 체하자 그가 범수를 대자리에 싸서 측간 안에 두었다. 이때 범수는 그곳을 지키는 자를 꾀어 결국 그곳을 탈출하여 진秦나라로 망명해서 뒤에 진나라의 정승이 되었다. 『史記』 권79 「范睢蔡澤列傳」.
  135. 135)목로牧老 : 목은牧隱 이색李穡을 가리킨다
  136. 136)나옹懶翁(1320~1376) : 고려 공민왕恭愍王 때의 고승, 왕사. 나옹은 호이고, 속성은 아牙, 이름은 혜근惠勤, 시호는 선각禪覺이다. 24세 때 회암사에서 3년 동안 참선하여 크게 진리를 깨달았다. 1347년에 원나라에 가서 인도의 승려인 지공에게서 배우고, 1358년 귀국한 후에는 신광사·회암사 등의 주지로 지냈다. 1371년에 왕으로부터 가사와 법복을 하사받고 왕사가 되었다.
  137. 137)왕찬王粲 : 삼국시대 건안칠자建安七子의 한 사람이다. 그가 형주荊州에 있을 때 성루城樓 위에 올라가 울울한 마음으로 고향을 생각하며 지은 〈登樓賦〉에서 “참으로 아름답지만 내 땅이 아니니, 어찌 잠시인들 머물 수 있으리오.(雖信美而非吾土兮。 曾何足以少留。)”라고 하였다.
  138. 138)반랑潘郞 : 진晉나라 때 시인 반악潘岳을 말한다. 그는 젊어서 용모가 매우 아름다웠는데 중년에 백발이 되었다 한다. 그의 〈秋興賦〉는 가을의 처량한 서정을 노래한 작품인데, 그중에 “산에 올라 먼 곳을 그리워하고 가까운 곳을 슬퍼한다.(登山懷遠而悼近。)”는 구절은, 가을에 산에 올라 먼 고향을 생각하는 슬픈 정감을 잘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송宋나라 사달조史達祖의 ≺齊天樂 白髮≻이란 사詞에 “가을바람이 일찍 반랑의 귀밑털에 들어가니, 이처럼 희끗희끗한 머리에 문득 놀라노라.(秋風早入潘郞鬢。 斑斑遽驚如許。)”라고 하였다.
  139. 139)응진應眞 : 불교에서 최고의 과위果位를 얻은 자로 나한羅漢이라고 한다. 불경이 한역漢譯된 이래로 대개 선종禪宗 사찰에서 신선의 모습으로 십육나한 혹은 십팔나한상을 조성하였다.
  140. 140)팽택彭澤 : 진晉나라 도연명陶淵明이 ≺歸去來辭≻를 읊고 돌아오기 전에 현령縣令으로 있었던 고을이다. 여기서는 도연명을 가리킨다.
  141. 141)마암馬巖 : 여주驪州 신륵사神勒寺 옆에 있는데, 여강驪江에서 두 마리의 검은 말이 나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新增東國輿地勝覽』 권7 「驪州牧」.
  142. 142)비단 닻줄(錦纜) : 수隋 양제煬帝가 운하를 통해 강남江南을 순행할 적에 변하에 이르러 자신은 용주龍舟에 타고 소후蕭后는 봉모鳳艒에 태운 뒤에, 돛과 닻줄을 모두 비단으로 만들게 하고는 장장 200여 리에 걸쳐 수백 척의 배로 자신을 뒤따르게 했던 고사가 전한다. 『隋書』 권24 「食貨志」.
  143. 143)참료參寥 : 참료자參寥子의 약칭으로, 송宋나라의 승려 도잠道潛을 가리킨다. 시승으로 이름을 떨쳤으며 항주杭州의 지과사智果寺에서 지냈다. 소동파蘇東坡가 황주黃州에 있으면서 꿈속에서 그를 만나 시를 읊었는데, 7년 뒤에 항주 태수杭州太守가 되어 그곳을 방문하여 즐겼다 한다.
  144. 144)소주蘇州 : 여기서는 소동파를 가리킨다.
  145. 145)시방十方 : 불교에서 사방四方·사유四維·상하上下에 있는 무수한 세계를 통칭하는 말이다.
  146. 146)황려黃驪 : 경기 여주의 옛 이름 가운데 하나이다.
  147. 147)두대주斗大州 : 말만 한 고을이라는 뜻으로, 작은 읍성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여주현을 뜻하고 있다.
  148. 148)흑두黑頭 : 연소한 나이에 벼슬길에 올랐다는 말이다.
  149. 149)반생潘生 : 주 138 참조.
  150. 150)두로杜老 : 두보杜甫를 말한다.
  151. 151)이군離群 : 『禮記』 「檀弓 上」에 나오는 말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헤어져서 외로이 사는 생활을 말한다.
  152. 152)시훈詩勳 : 시가를 창작하는 데 대한 공훈을 말한다. 송宋나라 시인 진사도陳師道는 ≺寄亳州何郞中≻ 시에서 “제성에 들어가서 제력을 힘입고자 하여, 우선 시사를 찾아서 시훈을 드러내노라.(欲入帝城須帝力。 且尋詩社著詩勳。)”라고 하였다.
  153. 153)학을 태우고(乘軒鶴) : 춘추시대 위衛나라 의공懿公이 학鶴을 좋아한 나머지 대부가 타는 수레에 태우고 다녔다는 ‘승헌학乘軒鶴’의 고사를 말한다. 『春秋左傳』 「閔公」 2년.
  154. 154)휴문休文 : 남조南朝 양梁의 저명한 시인인 심약沈約을 가리킨다. 주 128 참조.
  155. 155)묘년妙年 : 스물 안팎의 젊은 나이를 말한다.
  156. 156)단나檀那 : ⓢ dnānpati의 음역音譯으로, 단월檀越이라고도 한다. 보시하는 주인을 일컫는데 보통 시주 혹은 불교 신도를 칭한다.
  157. 157)괴몽槐夢 : 남가일몽南柯一夢의 고사에서 온 말로, 당唐나라 때 순우분淳于棼이 술에 취하여 회화나무 아래에서 잠을 자다 꿈을 꾼 데에서 연유한다. 그는 꿈속에서 대괴안국大槐安國의 남가군南柯郡을 다스리면서 20년 동안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깨어나서 보니, 남가군은 한낱 회화나무 남쪽 가지 아래에 있는 개미굴이었다고 한다. 여기서 괴몽은 세상에서의 부질없는 부귀영화를 말한다.
  158. 158)주묵朱墨 : 주필朱筆과 묵필墨筆을 가지고 장부를 정리하는 것으로, 보통 관청의 사무를 집행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장부를 뜻한다.
  159. 159)「북산문北山文」 : 남제南齊 때의 문인 공치규孔稚圭가 지은 작품. 내용을 보면, 주옹周顒이 일찍이 남경南京의 북산北山인 종산鍾山에 은거했다가 조정의 청으로 해염 현령海鹽縣令이 된다. 그 후 임기를 마치고 조정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종산에 들어가려 했으나, 공치규가 주옹의 변절을 못마땅하게 여긴 나머지 그 산의 신령의 이름을 가탁해 관청의 이문移文을 본떠서 이 글을 지어 주옹이 종산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여전히 벼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방백의 심경을 대변하고 있다.
  160. 160)옥절玉節 : 천자의 사신이 지니고 다니는 절부節符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관리의 임무를 뜻한다.
  161. 161)지주비砥柱碑 : 고려 말 충신인 야은冶隱 길재吉再의 유적비遺蹟碑를 가리킨다. 1586년(선조 19)에 인동仁同 현감縣監 유운룡柳雲龍이 감사監司 이산보李山甫 등의 도움을 받아 선산善山에 세웠다. 전면前面은 ‘지주중류砥柱中流’라 쓰여 있고 음기陰記는 유성룡柳成龍이 썼다. 『冶隱集』 권하 「砥柱碑陰記」. 『西厓集』 「碑碣」, 「年譜」.
  162. 162)왕씨王氏 : 고려 왕조를 일컫는다.
  163. 163)길자吉子 : 야은冶隱 길재吉再를 가리킨다.
  164. 164)원문轅門 : 출정 나간 장수가 주둔해 있는 군문軍門을 말한다.
  165. 165)납설臘雪 : 동지冬至가 지난 뒤 세 번째 술일戌日이 납臘인데, 그때 내리는 눈을 말한다.
  166. 166)양원梁園 : 한漢나라 양효왕梁孝王 유무劉武의 정원 이름인데, 남조南朝 송宋 때 사혜련謝惠連이 이 정원을 배경으로 ≺雪賦≻를 지었다고 해서 설원雪園으로 불리기도 한다.
  167. 167)절월節鉞 : 고대 중국에서 천자의 직권을 대행하는 것을 윤허한다는 상징물로, 부절符節이라고도 한다.
  168. 168)옥주沃州 : 중국 절강성浙江省 신창현新昌縣 동쪽에 있는 명산이다. 이곳에 방학봉放鶴峯과 양마파養馬坡가 있는데, 옛날 진晉의 고승 지둔支遁이 학을 놓아주고 말을 길렀다 한다. 여기서는 경치가 아름다운 높은 지대를 뜻한다.
  169. 169)하공賀公 : 당唐나라 시인 하지장賀知章을 일컫는다. 산음山陰 사람으로 자는 계진季眞이다. 성격이 호방하고 시문에 능했으며 글씨를 잘 썼다. 중년에 벼슬길에 올라 태자빈객太子賓客·비서감祕書監 등을 제수 받았으나 나중에는 스스로 사명광객四明狂客이라고 하면서 전리田里로 돌아갔다. 『唐書』 「列傳」 ≺隱逸≻. 여기서는 천자의 명으로 경호鏡湖의 섬계剡溪 한 굽이를 하사 받은 사실을 말한다.
  170. 170)백구白鷗와 맹세한(白鷗盟): 백구맹白鷗盟은 자연 속에서 흰 갈매기와 벗하며 살겠다는 맹세를 가리킨다. 송宋나라 육유陸游의 〈夙興〉에 “학의 원망은 누굴 의지해 풀거나, 백구와의 약속 이미 식었을까 두렵네.(鶴怨憑誰解。 鷗盟恐已寒。)”라는 구절이 보인다.
  171. 171)토란과 밤 : 두보杜甫의 시 〈南鄰〉에 “금리 선생은 오각건을 쓰고, 정원에서 토란과 밤 거두니 온통 가난하지는 않네. 빈객을 자주 보는 아이들은 좋다 하고, 뜰에서 먹이 얻어먹는 새와 공작은 길이 들었네.(錦里先生烏角巾。 園收芋栗不全貧。 慣看賓客兒童喜。 得食堦除鳥雀馴。)”란 대목이 보인다. 『杜少陵集』 권9.
  172. 172)민지澠池 : 전국시대 조왕趙王과 진왕秦王이 민지에서 주연酒宴을 베풀 때 진왕의 강요로 조왕이 비파(瑟)를 타니, 조왕을 따라갔던 인상여藺相如가 격분하여 진왕에게도 장구 치기를 청하였다. 진왕이 즐겨 치지 않으니 인상여가 “왕이 장구를 치지 않으면 신臣이 다섯 걸음 안으로 목을 찔러 피를 왕에게 뿌리겠습니다.” 하니, 진왕이 할 수 없어 장구를 쳤다. 조왕이 민지에서 돌아와서 인상여에게 장군 염파廉頗보다 높은 벼슬을 주니, 염파가 불평하다가 나중에는 인상여의 도량에 감복하였다.
  173. 173)경예鯨鯢 : 큰 고래의 수컷과 암컷을 가리킨다. 경예는 작은 물고기들을 잡아먹으므로 악인의 괴수로 비유되기도 한다.
  174. 174)망양정望洋亭 :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의 뒷산 정상부에 위치한 정자. 관동팔경關東八景의 하나. 1517년(중종 12), 1590년(선조 23) 중수하였고, 1690년(숙종 16) 숙종이 안원군眼原君에 편액偏額을 보내어 게판揭板하였다.
  175. 175)대로大爐 : 천지天地·조물造物과 같은 의미이다. 『莊子』 「大宗師」의 “지금 천지를 큰 화로로 삼고 조화를 대장장이로 삼는다면, 어디로 간들 안 될 것이 있겠는가.(今一以天地爲大鑪。 以造化爲大冶。 惡乎往而不可哉。)”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176. 176)도주陶鑄 : 도공陶工처럼 만물을 빚어내는 조화의 솜씨라는 말이다. 『莊子』 「逍遙遊」에 “그분은 먼지와 때 그리고 쭉정이와 겨 같은 것을 가지고도 도공처럼 요순을 빚어낼 수 있는 분인데, 뭣 때문에 외물을 일삼으려고 하겠는가.(是其塵垢粃糠。 將猶陶鑄堯舜者也。 孰肯以物爲事。)”라는 말이 나온다.
  177. 177)우부禹斧 : 우禹임금이 가졌던 도끼. 우임금이 치수에 나섰을 때 이 도끼로 용문산龍門山을 끊어 물길을 만들었다 전한다. 『淮南子』.
  178. 178)진편秦鞭 : 진시황秦始皇이 돌다리를 놓고 바다를 건너가 해 돋는 곳을 보려고 할 때 신인神人이 나와 돌을 몰아서 바다에 내려가게 할 수 있었고, 돌이 구르는 것이 빠르지 않으면 그 신인이 번번이 채찍질을 하여 얻어맞은 돌에서는 다 피가 흘렀다는 고사가 있다.
  179. 179)혼원混元 : 천지개벽天地開闢의 시초 또는 그 후의 천지天地를 말한다.
  180. 180)상효象爻 : 육효六爻를 점쳤을 때 각 효에 나타난 형상을 말한 것으로, 전하여 길흉 화복의 조짐을 의미한다.
  181. 181)돌들 머리 끄덕이네 : 도리道理가 투철하고 설복說服하는 힘이 강하여 다른 사람을 능히 믿고 의지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의 도생 법사道生法師가 호구산虎丘山에 들어가서 돌을 제자로 삼은 다음 『涅槃經』을 강론하면서 “내가 설법한 것이 부처의 마음과 들어맞는가?”라고 하니, 돌들이 모두 머리를 끄덕였는데, 열흘 만에 불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고 한다. 『蓮社高賢傳』 「道生法師」.
  182. 182)팔두재八斗才 : 삼국시대 조조曹操의 아들 조식曹植이 재주가 많아 후세 사람들이 천하의 재주가 모두 1석石 10두斗인데, 조식이 혼자서 8두를 차지하였다고 했다.
  183. 183)마주馬州 : 대마도對馬島를 가리킨다.
  184. 184)단사丹砂 : 붉은 선약을 말한다. 선가仙家에서는 단사를 원료로 하여 불로장생의 비약秘藥을 만들고자 했는데, 이를 연단술鍊丹術·연금술鍊金術이라 하였다.
  185. 185)백홍白汞 : 수은을 가리킨다.
  186. 186)강엄필江淹筆 : 문재文才가 뛰어난 것을 뜻한다. 남조시대 양梁나라의 문인 강엄江淹이 만년에 곽박郭璞에게 오색필五色筆을 돌려주는 꿈을 꾸고 나서는 글재주가 전만 못해졌다는 고사가 전한다. 『南史』 권59 「江淹列傳」.
  187. 187)동천洞天 : 도교에서 말하는 땅속의 선경.
  188. 188)보조普照(804~880) : 신라의 스님. 이름은 체징體澄이며 속성은 김씨이다. 웅진 사람으로 어려서 출가하여 화산花山 권 법사勸法師의 회상에 있다가 827(흥덕왕 2년) 가량협산 보원사에서 비구계를 받았다. 설산 억성사億聖寺 염거廉居에게 선禪을 닦고, 837년(희강왕 2) 정육·허회 등과 함께 당唐나라에 가서 선지식을 두루 방문하였다. 840년(문성왕 1)에 본국에 돌아와 무주 황학난야黃壑蘭若에 머물렀다. 헌강왕 6년에 입적하였으며 세수 77세, 법랍 53세이다. 김영金穎이 찬한 보림사보조선사창성탑비寶林寺普照禪師彰聖塔碑가 전라남도 장흥 보림사 터에 있다.
  189. 189)금사金沙 : 인도에 있는 아뇩달지阿耨達池를 가리키는데, 금빛 모래가 가득하다고 한다.
  190. 190)태전太顚 : 당唐나라 때의 고승이다. 한유韓愈가 조주 자사潮州刺史로 있을 때 형산衡山의 조계曹溪에 고승 태전이 있음을 알고, 기생 홍련紅蓮을 보내어 유혹하도록 하였다. 그러자 태전은 홍련의 치마에다 “어찌 한 움큼 조계의 물을 가지고서 붉은 연꽃의 잎에 떨어뜨려 적시랴.(肯將一勺曹溪水。 滴向紅蓮連葉中。)”라는 시를 써 주었다는 일화가 전한다.
  191. 191)독수 거사獨樹居士 : 경일의 도반으로 보이나 신상은 알 수 없다.
  192. 192)노동盧同 : 당唐나라 시인으로 호는 옥천자玉川子이다. 소실산少室山에 은거했는데 차 품평을 잘했으며 ≺茶歌≻가 유명하다.
  193. 193)사조謝眺 : 남제南齊 때의 문인으로 자는 현휘玄暉이며, 선성宣城 태수太守를 지냈으므로 사선성謝宣城이라 일컬었다. 글이 맑고도 화려하며 시詩에 능하였다.
  194. 194)천뢰天籟 : 자연의 소리를 말한다. 『莊子』 「齊物論」에 “네가 지뢰는 들었으나 천뢰는 듣지 못하였다.(汝聞地籟。 未聞天籟矣。)”고 하였다.
  195. 195)소문昭文 : 가야금의 명인. 『莊子』 「齊物論」에 “가야금의 명인 소문昭文이 연주를 하면 성成과 휴虧가 있고, 연주를 하지 않으면 성과 휴가 아예 없어진다.”고 하였다.
  196. 196)우군右軍 : 진晉나라의 명필 왕희지王羲之의 별칭이다.
  197. 197)혜원惠遠 : 진晉나라의 고승 혜원 법사慧遠法師를 말한다.
  198. 198)분첩粉堞 : 석회로 바른 성가퀴(성벽 위에 설치한 높이가 낮은 담).
  199. 199)적선謫仙 : 인간 세상으로 귀양 온 신선이란 뜻으로, 이백李白을 가리킨다. 그의 열전은 “하지장賀知章이 이백의 글을 보고 감탄하며 ‘그는 인간 세상에 귀양 온 신선이오.’라고 현종玄宗에게 말하니 현종이 금란전金鑾殿에서 이백을 만나 보았다.”고 하였다. 『唐書』 권202 「李白列傳」.
  200. 200)선리仙李 : 노자老子가 오얏나무 아래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오얏 리李 자로 성을 삼았다. 이후 이씨의 왕조였던 당唐나라를 거치며 ‘선리’는 모든 이씨를 가리키게 되었다. 한편 ‘선리’는 적선謫仙이라 불리던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을 가리키기도 한다. 『神仙傳』.
  201. 201)금지金枝 : 금지옥엽金枝玉葉의 준말로, 임금의 후손을 가리킨다.
  202. 202)풍운風雲 : 고위 관직을 뜻한다.
  203. 203)옥을 이루고(成玉) : 성옥成玉은 훌륭한 자손을 의미한다.
  204. 204)한 떨기(一朶) : 소식蘇軾의 시에 “시종신이 고니처럼 줄 서 있는 통명전, 한 떨기 붉은 구름이 옥황상제를 모셨어라.(侍臣鵠立通明殿。 一朶紅雲捧玉皇。)”라는 구절이 있다. 『蘇東坡詩集』 권36 ≺上元侍飲樓上三首呈同列≻.
  205. 205)굴러다니는 쑥(轉蓬) : 두보杜甫의 시에 “기둥에 글을 썼던 당초의 장한 그 뜻이여, 지금은 생애가 유독 굴러다니는 쑥대로세.(壯節初題柱。 生涯獨轉蓬。)”라는 표현이 나온다. 『杜少陵詩集』 권3 ≺投贈哥舒開府翰二十韻≻.
  206. 206)상신霜信 : 서리가 내리는 가을날을 가리킨다. 북쪽의 흰 기러기(白雁)가 가을이 깊어지면서 날아오므로 그때쯤에는 서리도 내린다고 하여 ‘서리 소식(霜信)’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207. 207)백붕百朋 : 많은 재물을 뜻한다. 옛날 조개껍데기를 돈으로 사용할 때에 오패五貝를 붕朋이라 했는데, 『詩經』 〈菁菁者莪〉에 “이미 군자를 만나 보니, 나에게 백붕을 주신 듯하네.(旣見君子。 錫我百朋。)”라는 시구가 보인다.
  208. 208)음산陰山 : 중국 하투河套 이북과 대막大漠 이남의 여러 산을 통칭한다. 대개는 중국 북방의 오랑캐 지역에 있는 산들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209. 209)도용陶鎔 : 가마에서 자기를 굽고 용광로에서 쇠를 녹이는 것처럼 인재를 배양하고 육성한다는 뜻. 여기서는 조물주가 금강산을 기기묘묘하게 만든 솜씨를 가리킨다.
  210. 210)옥잠玉簪 : 기묘한 산 봉우리를 말한다.
  211. 211)태청太淸 : 도교道敎에서 옥청玉淸·상청上淸과 더불어 신선이 산다는 삼청선계三淸仙界 중의 하나를 가리킨다.
  212. 212)오로五老 : 오로봉五老峯을 가리키는 것으로, 중국 강서성江西省 성자현星子縣 여산廬山 동남쪽 끝에 있는 산이다. 당唐나라 때 은사隱士 이발李渤이 그의 형 이섭李涉과 함께 여산 오로봉 아래 은거하며 글을 읽으면서 흰 사슴 한 마리를 길렀다. 후대에 이곳에 학관學館을 세우고 여산국학廬山國學이라 칭하였다. 『宋史』 권429 「道學列傳」 ≺朱熹≻. 여기서는 은사가 머무는 곳을 가리킨다.
  213. 213)도공陶公 : 팽택령彭澤令을 지낸 진晉나라 도연명陶淵明을 가리킨다. 여산廬山의 동림사東林寺에서 혜원 법사慧遠法師가 유유민劉遺民·뇌차종雷次宗·주속지周續之·종병宗炳 등 18인의 명사들과 백련사白蓮社란 이름의 모임을 결성하고 함께 불법을 닦을 때, 도연명도 그 모임에 참여하였다. 『十八高賢傳』.
  214. 214)왕손王孫의 풀 : 주 91 참조.
  215. 215)채익彩鷁 : 화려하게 꾸민 배를 말한다. 풍파를 잘 견딘다는 익鷁이란 새를 그려 뱃머리를 치장했다고 한다.
  216. 216)적벽赤壁 : 소동파蘇東坡의 〈赤壁賦〉는 임술년 7월 기망旣望에 시인이 적벽에서 놀았던 자취를 시화한 것이다. 〈赤壁賦〉중에 “계수나무 노와 목란 상앗대로 공명을 치며 물결을 거슬러 오른다.(桂棹兮蘭槳。 擊空明兮泝流光。)”라는 대목이 있다.
  217. 217)난정蘭亭 : 중국 절강성浙江省 회계현會稽縣 산음山陰 지방에 있던 정자를 가리킨다. 동진東晉 때에 많은 명사들이 시회詩會를 즐겼던 곳이다. 당시 상황은 왕희지王羲之가 지은 「蘭亭序」에 잘 나타나 있다.
  218. 218)수계修禊 : 민간 풍속으로 음력 3월 상사일上巳日(3월의 첫 번째 사일巳日)에 재앙을 막기 위해 물가에서 지내는 제사이다. 왕희지의 「蘭亭序」에 보면 “늦봄 초엽에 회계산會稽山의 난정에 모여 계사禊事를 지냈다.”는 대목이 있다.
  219. 219)자규子規 : 두견새의 다른 이름.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촉蜀나라 망제望帝 두우杜宇의 혼백이 화하여 두견새가 되었으며, 울음소리가 ‘불여귀不如歸’로 들리는 탓에 불여귀라고도 한다.
  220. 220)연촉蓮燭 : 연꽃 모양의 촛불을 가리킨다. 당唐나라 영호도令狐綯가 선종宣宗과 더불어 이야기하던 중 촛불이 꺼져가자 선종이 영호도에게 자신의 수레와 금련촉을 전했다는 일화가 전한다. 『新唐書』 권166 「令狐綯列傳」.
  221. 221)상방上方 : 본래 주지住持의 거처를 뜻하는데, 여기서는 법당을 가리킨다.
  222. 222)호리병 속에~있음 깨닫네 : 주 75 참조.
  223. 223)삼차수三叉水 : 김해金海 부근 낙동강洛東江의 한 지역을 말한다. 오랜 세월 김해를 지나는 낙동강 물이 모래를 퇴적시켜 삼각주가 형성되고 이로써 강물이 세 갈래로 갈라졌다 하여 삼차수三叉水 또는 삼차강三叉江이라 일컫는다.
  224. 224)칠점산七點山 : 경상남도 양산군梁山郡 남쪽 44리 지점 되는 바닷가에 있는 산. 일곱 봉우리가 점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락국駕洛國의 참시선인旵始仙人이 놀던 곳으로 전한다. 『新增東國輿地勝覽』 권22 「慶尙道」 ≺梁山郡≻.
  225. 225)풍이馮夷 : 수신水神을 가리키며, 하백河伯이라고도 한다.
  226. 226)육오六鰲 : 바닷속에서 삼신산三神山을 머리로 이고 있다는 여섯 마리 자라를 가리킨다. 용백국龍伯國의 거인이 한 번의 낚시로 바닷속에 있다는 큰 자라 여섯 마리를 한꺼번에 낚았다 전하는데, 섬이 바다에 떠 있는 것을 큰 자라가 아래에서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비유하였다. 『列子』 「湯問」. 여기서는 섬을 가리킨다.
  227. 227)망제혼望帝魂 : 주 219 참조.
  1. 1)目次。編者作成補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