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放光般若經卷第二十

ABC_IT_K0002_T_020
005_0212_b_01L방광반야경 제20권
005_0212_b_01L放光般若經卷第二十


서진 우전국 무라차 한역
소진홍 번역
005_0212_b_02L西晉于闐國三藏無羅叉奉詔譯


86. 제법등품(諸法等品)
005_0212_b_03L摩訶般若波羅蜜諸法等品第八十六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제(諦)를 살펴보면 집착할 것도 없고 끊을 것도 없으며, 제를 살피지 않아도 또한 집착할 것도 없고, 끊을 것도 없으며, 있는 바와 있는 바가 없는 것도 집착할 것도 없고 끊을 것도 없으며, 진제를 살피고 진제를 살피지 않는 것도 함께 집착할 것도 없고 끊을 것도 없다면, 이 일은 어찌하여 그렇습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모든 법이 평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끊는 것을 말한 것이다.”
005_0212_b_04L須菩提白佛言世尊其審諦者不著不斷不審諦者亦不著不斷所有無所有無著無斷審諦不審諦俱不著不斷是事云何佛報須菩提言以諸法等故我言斷
“세존이시여,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부처님이 있고 부처님이 없고 간에 여여하여 그와 같이 법성(法性)과 진제법(眞際法)의 일이 처음부터 변이가 없으며, 항상 여여함에 머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을 이름하여 단(斷)이라 한다. 다만 세속의 명호를 씀으로써 말이 있고 가르침이 있을 뿐이다. 세속의 음성에 비록 말과 가르침이 있으나 다 소유가 없는 것이다.”
005_0212_b_09L世尊是何謂佛報言有佛無佛如及爾法性眞際法事初不變異常住如故是名爲斷但以俗爲名號有言有教俗之音聲雖有言皆無所有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가령 모든 법이 꿈과 같고 메아리 같으며, 거울 속의 모양과 같고 아지랑이와 같으며, 환(幻)과 같고 화(化)와 같다면, 보살이 어떻게 공하고 없는 법에서 아뇩다라삼야삼보의 뜻을 일으키고, ‘나는 마땅히 6바라밀을 구족하고, 신통을 구족하고, 지혜를 구족하여 4선과 4등과 4공정과 37품과 3탈문을 구족하리라’고 하며, ‘8유무와 9차제선을 구족하리라’ 하는 것입니까? ‘마땅히 10력과 부처님의 18법을 구족하리라’고 말하며, ‘32상과 80종호를 구족하리라’고 말하며, ‘다린니문(陀隣尼門)을 구족하리라’고 말하며, 어떻게 ‘내가 마땅히 광명을 지어서 널리 어두운 곳을 비추리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어떻게 중생의 뜻을 알아 법을 설할 수 있습니까?”
005_0212_b_13L須菩提言世尊假令諸法如夢如響如鏡中像如野馬如幻如化者菩薩云何於空無之法發阿耨多羅三耶三菩意我當具足六波羅蜜具足神通具足慧度四禪等及四空定三十七品及三脫門足八惟無九次第禪當具足十力佛十八法當具足三十二相八十種好當具足陁鄰尼門云何言當作光明普照窈冥之處云何知衆生意如爲說法耶
005_0212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네 생각은 어떠하냐? 네가 질문한 것과 같이 환과 같고 화와 같으냐?”
005_0212_c_02L佛言須菩提於意云何如汝所問爲如幻如化不
수보리가 아뢰었다.
“가령 모든 법이 꿈과 같고 환과 같다면, 보살은 어떻게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입니까? 세존이시여, 꿈은 환화(幻化)이므로 진실이 아닙니다. 진실이 아닌 법은 6바라밀을 행하지 못합니다. 나아가 18법에 이르기까지도 또한 행하지 못합니다.”
005_0212_c_03L須菩提言假令諸法如夢如幻菩薩云何行般若波羅蜜世尊夢以幻化非眞實者不眞實法不能行六波羅蜜至十八法亦不能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고 이와 같다. 네가 말한 것과 같다. 꿈에서 화하는 것은 6바라밀을 행하는 것이 아니며,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이루지 못한다. 이 법은 모두 유위의 상(相)이 있는 법이다. 유위의 상이 있는 법은 또한 살운야(薩云若)를 얻지 못한다. 이 법은 또한 도이며, 열반이다. 이 법을 쓰면 생하는 것이 없으며 상이 있지 않다.
005_0212_c_07L佛言如是如是如汝所言夢化不行六波羅蜜不能成阿耨多羅三耶三菩是法皆爲是有爲想法有爲想之法亦不可得薩云若是法亦復是道亦復是泥洹是法無所生無有相
그러므로 보살이 처음 발심한 이후로 모든 선법을 익혀서 6바라밀에서부터 18법까지를 익힌다. 이 법이 꿈과 같고 화와 같음을 알아도 6바라밀과 18법을 구족하지 못하면 중생을 교화하지 못한다. 보살은 모든 선법을 익히되, 모든 법이 꿈과 같고 화와 같음을 관한다.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관하며, 살운야를 관한다. 중생을 관하는 것도 또한 꿈과 같고 화와 같은 것이다.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되 이 중에서 형상[形]을 받지 않는다. 그리고 환화법(幻化法)에서도 형상을 받지 않는다.
005_0212_c_12L以是故菩薩初發意以來習諸善法六波羅蜜乃至十八法知是法以如夢如化不具足六波羅蜜十八法者亦不能教化衆菩薩習諸善法觀諸法如夢如化菩薩觀般若波羅蜜觀薩云若觀衆亦復如夢如化菩薩行般若波羅蜜不於中受形及幻化法不於中受
마땅히 살운야에 이르렀다고 말하려면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되 취하는 것이 없어야 하며, 18법에서도 또한 취함이 없어야 한다. 보살은 모든 법에 취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알므로 아뇩다라삼야삼보에 나아간다.
모든 법은 형상이 없기 때문에 취할 것도 없으며, 가질 수도 없다. 취할 것이 없는 법이므로 얻을 것이 있다. 또한 이 법은 볼 수도 없다.
005_0212_c_20L言當逮薩云若菩薩行般若波羅蜜無所取於十八法亦無所取菩薩知諸法無所取故逮阿耨多羅三耶三菩何以故諸法無形故無所取不可持無所取法而有所得亦不見是
005_0213_a_02L그러므로 보살은 중생을 위하여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일으킨다. 뜻을 일으킨 이래로 6바라밀을 행한다. 다만 일체를 위하는 것이지 자신을 위하는 것은 아니다. 보살이 아뇩다라삼야삼보의 뜻을 일으키는 것은 다만 중생을 위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생은 있는 것이 아니다. 중생은 중생의 생각이 있으므로 보지 못하며, 견상(見想)이 있으면 안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알지 못한다.
005_0213_a_02L是故菩薩爲衆生故發阿耨多羅三耶三菩從發意以來行六波羅蜜但爲一切不自爲身菩薩起阿耨多羅三耶三菩意者但爲衆生故以衆生無所有以衆生有衆生想不見有見想不知有知想
그러므로 보살은 전도된 중생을 빼내며, 감로지에서 모든 습상(習想)을 끊는 것이다. 수보리여,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려면 구화구사라로써 모든 법에 들어갈 곳이 없어야 하며, 중생을 들어갈 것이 없는 데 건립해야 한다. 다만 세속의 수(數)를 쓰는 것이지, 제일의(第一義)는 아니다.”
005_0213_a_07L是故菩薩於顚倒中拔出衆生於甘露地斷諸習想菩提菩薩行般若波羅蜜以漚和拘舍羅於諸法無所入建立衆生於無所入但以俗數非第一義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가 깨달은 법은 세속의 수를 쓴 것인데 제일의가 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여래는 세속의 수로 깨달음을 얻었으나 또한 어떤 법에도 얻을 것은 없다. 만약 내가 도를 얻었다고 말을 한다면 이것은 크게 부끄러운 것이다. 만약 둘이 있다면 또한 이르는 것도 없으며 깨달은 것도 없다.”
005_0213_a_11L須菩提言世尊如來所逮覺法爲以世俗數以第一義佛報言如來者以俗數得逮覺亦無有法有所得者所以者何若言我得道者是爲大恥若有二者亦無逮亦無覺
“다시 묻습니다. 세존이시여, 가령 둘이 있어 깨달음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면 하나에서 깨달음을 얻은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둘에서도 아니며 하나에서도 아니다. 깨달음에 이르는 것은 또한 하나에서도 아니며 둘에서도 아니다. 하나에서도 아니고 둘에서도 아니면 곧 깨달음에 이른다. 깨달음에 이르렀다고 하면 희론이 되며, 곧 공고(貢高)함이 된다. 등각(等覺)은 희론도 없으며 또한 공고함도 없다.”
005_0213_a_16L復問世尊假令有二不逮覺者爲從一得逮覺耶佛報言亦不從二亦不從一逮覺者亦不一亦不二不一不二則是逮覺所以者逮覺者爲戲則爲貢高等覺者無戲亦無貢高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법의 있는 것이 모두 소유가 없다면 어떻게 이 등정각(等正覺)이 있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또한 유(有)는 유가 아니며, 무(無)는 무가 아니다. 또한 언설(言說)이 아니다. 이것이 곧 등각(等覺)이다. 등각의 법은 또한 언설이 없으며, 또한 법은 등각을 설하는 것이 있지 않다. 등각은 모든 법을 뛰어넘는다. 범부와 어리석은 사람은 등각에서 멀어져 간다.”
005_0213_a_21L須菩提言世尊諸法所有皆無所有云何是等正覺佛報言亦不有有亦不無無亦無言說是則等覺等覺法者亦無言說亦無有法說等覺者等覺者以過於諸法凡夫愚人去等覺遠
005_0213_b_02L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법을 깨닫는 것을 멀리 여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등정각은 많은 성현, 성문ㆍ벽지불ㆍ보살 및 부처님의 처소가 아니다.”
005_0213_b_03L復問世尊如來爲離覺法遠耶佛報言等正覺者非衆聖聲聞辟支佛菩薩及佛之處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모든 법에서 자재함을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범부의 등각과 성문ㆍ벽지불 및 여래가 다 함께 하나의 평등한 각[一等覺]이다. 하나의 평등한 각은 또한 둘이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범부도 없으며 삼야삼불도 없다. 여래는 또한 약간도 없다.”
005_0213_b_05L復問世尊如來於諸法中得自在耶佛報凡夫之等及聲聞辟支佛及如來皆共一等覺一等覺者亦無有二無凡夫亦無三耶三佛乃至如來亦無若干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가령 평등한 각[等覺] 가운데 분수(分數)가 없는 것이라면 범부와 성문, 벽지불에 차별이 없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고 이와 같다. 범부에서부터 삼야삼불까지에는 아무 차별도 있지 않다.”
005_0213_b_10L須菩提言世尊假令於等覺中無有分數者凡夫聲聞辟支佛無有差別佛言如是如是凡夫乃至三耶三佛無有差別
“가령 범부에서부터 삼야삼불까지에 차별이 없다면 무슨 이유로 3존(尊)이 있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네 생각은 어떠하냐? 불보ㆍ법보ㆍ비구승보ㆍ등각(等覺)이 다른 것이냐?”
대답하여 아뢰었다.
“제가 세존으로부터 들은 바로는 삼보와 등각에 다름이 있지 않습니다. 삼보와 등각은 합하는 것도 아니고 흩어지는 것도 아니며, 형상이 있는 것도 아니며 또한 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일상(一相)은 상이 없으므로 상(相)이 없는 법이 됩니다. 수(數)를 짓고 처(處)를 지으면 곧 근(近)이 있고 처(處)가 있게 됩니다.”
005_0213_b_13L假令凡夫乃至三耶三佛無有差別者何以故有三尊佛言於須菩提意云何佛寶法寶比丘僧寶等覺異耶對曰如我從世尊所聞三寶及等覺無有異三寶及等覺亦不合亦不散無有形亦不可見一相無相爲無相法作數作處者則爲有近有處
005_0213_c_02L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은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얻을 때에 모든 법을 위하여 처(處)를 짓는다. 곧 3악취가 있는 것을 알며, 인도(人道)가 있음을 알며, 삼십삼천이 있는 것을 안다. 곧 37품을 알며 나아가 내외공(內外空)과 소유ㆍ무소유공을 알고, 18법이 있음을 안다. 그러므로 수보리여, 이것이 여래와 대사(大士)의 특별한 차이다. 등각법에서 움직이지 않고 모든 법을 위하여 처(處)를 세운다.”
005_0213_b_20L佛告須菩提如來無所著等正覺得阿耨多羅三耶三菩時爲諸法作處便知有三惡趣知有人知有三十三天便知三十七品乃至內外空及所有無所有空知有十八法是故須菩提是爲如來大士之所差特不動於等覺法爲諸法立處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처럼 등각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입니까? 범부ㆍ성문ㆍ벽지불은 등정각에서 또한 움직이지 않습니까? 불법ㆍ범부법ㆍ성문법ㆍ벽지불법 및 여래법은 한 법[一法]입니까? 그리고 무형법(無形法)ㆍ색법(色法)ㆍ통상법(痛想法)ㆍ행법(行法)ㆍ식법(識法)은 다른 것입니까? 안법(眼法)ㆍ이법(耳法)ㆍ비법(鼻法)ㆍ설법(舌法)ㆍ신법(身法)ㆍ의법(意法)에 다름이 있습니까?
005_0213_c_03L須菩提言世尊如世尊於等覺不動凡夫聲聞辟支佛於等正覺亦復不動佛法凡夫法聲聞辟支佛法及如來法爲一法耶及無形法色法想法行法識法異耶眼法耳法鼻法舌法身法意法有異耶
지ㆍ수ㆍ화ㆍ풍ㆍ식ㆍ공 법에 다름이 있습니까?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에 다름이 있는 것입니까? 62견(見)에 다름이 있습니까? 4선ㆍ4등과 4공정 법에 다름이 있습니까? 37품법과 3탈문법과 내외공과 소유ㆍ무소유공법과 8유무ㆍ9차제정과 4무소외와 4무애혜와 10력과 부처님의 18법과 유위ㆍ무위법 등 이 모든 법이 다 이름이 있는데, 어찌하여 처소를 얻지 못하는 것입니까?
005_0213_c_09L空法有異耶癡法有異耶六十二見有異耶四禪四等及四空定法有異耶三十七品法三脫門法內外空及所有無所有空法八惟無九次第禪四無畏四無㝵慧十力佛十八有爲無爲法是諸法皆有名云何處不可得
만약 보살이 이곳에 머물지 않으면 모든 법을 분별하지 못하므로 보살은 마침내 반야바라밀을 행하지 못합니다.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보살은 모든 10처(處)에 노닐어 보살위(菩薩位)에 오르게 됩니다. 곧 2지(地)를 지나며 이미 2지를 지났으면 신통을 구족합니다. 모든 신통에서 5바라밀을 구족하면 모든 부처님 찰토에 노닐며,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여 섬겨서 많은 선의 근본을 심습니다. 이 공덕을 가지고 중생을 교화하여 불국토를 청정하게 하는 것입니다.”
005_0213_c_16L若菩薩不住是處不分別諸法菩薩終不能行般若波羅蜜般若波羅蜜菩薩遊諸十處爾乃上菩薩位便過二地已過二地具足神於諸神通具足五波羅蜜遊諸佛剎供事諸佛殖衆善本持是功德教化衆生淨佛國土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질문한 것은 여래 및 범부법과 2지법(地法)이다. 어찌하여 이런 질문을 하였느냐? 네 생각은 어떠하냐? 5음이 공한 법과 여래의 법이 다른 것이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공함이 같습니다.”
005_0213_c_22L佛告須菩提汝所問如來及凡夫法及二地法云何作是問於汝意云何五陰空法及如來法爲有異耶須菩提言等空
005_0214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공에서 상(相)이 없는 법을 볼 수 있느냐? 5음상(陰相)과 불상(佛相)을 볼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수보리여, 모든 법의 법은 또한 있지 않다. 범부는 또한 범부를 여의지 않으며, 또한 여래법도 아니며, 여래법을 여읜 것도 아니다.”
005_0214_a_02L佛言空可見無相法不五陰相及佛相爲可見不須菩提言世尊不可見也須菩提諸法之法亦無有凡夫亦不離凡夫亦非如來法亦不離如來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법은 유위법입니까, 무위법입니까?”
005_0214_a_07L復問世尊是法爲是有爲法爲是無爲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위를 여의지 않았으므로 유위법을 얻는 것이며, 또한 유위법을 여의지 않았으므로 무위법을 얻는 것이다. 수보리여, 유위법ㆍ무위법은 한 법[一法]이지 둘이 아니다. 또한 합하는 것도 아니며 또한 흩어지는 것도 아니다. 형상이 없으니 일상(一相)도 볼 수 없다. 일상이란 무상이다. 세속의 수인 까닭에 지은 것이 있는 것이며, 최고의 제일의(第一義)가 아니다. 최고의 제일의는 신ㆍ구ㆍ의로 짓는 것이 아니다. 또한 신ㆍ구ㆍ의를 여읜 것도 아니다. 제일의를 얻으면 모든 법이 평등한 것이다. 그러므로 제일의는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며, 또한 최고의 제일의를 얻지 못했으면 보살의 일을 행해야 한다.”
005_0214_a_08L佛言亦不離無爲而得有爲亦不離有爲法而得無爲法須菩有爲法無爲法一法無二亦不合亦不散無有形不可見一相一相者無相以俗數故有所作耳非最第一最第一義非身口意所作亦不離身口意得第一義以諸法之等是故第一義菩薩行般若波羅蜜亦不得最第一義而行菩薩事

87. 제법묘화품(諸法妙化品)
005_0214_a_16L摩訶般若波羅蜜諸法妙化品第八十七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가령 모든 법이 동등하여 공하다면 모든 법은 지을 것이 없는데 어떻게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며 최고 제일의를 얻지 못했는데 보살의 일을 행해야 하며, 중생을 위하여 네 가지 은혜를 짓는 것입니까?”
005_0214_a_17L須菩提白佛言世尊假令諸法等空於諸法無所作云何菩薩行般若波羅蜜不得最第一義而行菩薩事爲衆生作四恩耶
005_0214_b_02L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말한 것과 같다. 공은 또한 지을 것이 있는 것도 아니며, 또한 지을 것이 없는 것도 아니다. 만약 중생이 공을 안다면 여래와 부처의 경계가 없을 것이다. 공에서 움직이지 않으면서 모든 나라는 아(我)에 4대상(大相)이 있는 것을 제도하며, 모든 5음에 지견상(知見相)이 있는 것을 제도하며, 모든 12쇠상(衰相)을 제도하며, 모든 유위상을 제도하면서도 유위계(有爲界)를 건립하지 않는다. 이 유위가 아닌 성품은 공하다.”
005_0214_a_21L佛告須菩提如汝所空者亦無有作亦無不作若衆生知空者無有如來及佛境界不動於空度諸吾我有四大相度諸五陰有知見相度諸十二衰相度諸有爲相建立不有爲界是不有爲之性空
“어떤 것이 공입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모든 상(相)은 공하다. 환사(幻師)가 공에서 사람을 화작으로 만들어 내면 환화(幻化)도 아니며 공도 아니다. 합하는 것도 아니며 흩어지는 것도 아니다. 공은 공한 것이다. 공은 공한 것이므로 화인(化人)을 분별하지 않는다. 함께 공하기 때문이다. 수보리여, 5음은 공하지 않은 것이 없다. 공하기 때문에 이와 같이 5음이 공함을 말하는 것이다.”
005_0214_b_03L何爲空佛報言於諸相空幻師所化作人空不幻化及空不合不散以空空空及化人無能別者何以故空故須菩提五陰無不空者以空故作是說言五陰空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속의 법은 환(幻)과 같은데 도법(道法) 또한 환과 같은 것입니까? 가령 도법이 환이라 한다면 37품에서부터 부처님의 18법과 삼승법에 이르기까지도 또한 환과 같으며 삼승을 행하는 것도 또한 환과 같은 것입니까?”
005_0214_b_08L復問世尊世俗之法如幻道法亦復如幻耶假令道法是幻者從三十七品乃至佛十八法及三乘法亦復如幻行三乘者亦復如幻
부처님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이 모든 법이 화(化)인데, 누가 화(化)를 지었겠느냐? 성문ㆍ벽지불이 화작한 것이냐? 보살과 불이 화작한 것이냐? 이 모든 습(習)의 실마리가 화작한 것이냐? 이 행(行)이 화작한 것이냐?”
대답하여 아뢰었다.
“화작한 것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모든 법은 화(化)와 같은 것이다.”
005_0214_b_12L佛報言是諸法化誰所化爲是聲聞辟支佛所化耶是菩薩佛之所化耶是諸習緖所化是行所化對曰無有化者佛言是故諸法如化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수다원에서 아라한ㆍ벽지불에 이르면 소멸하는 것이며 불(佛)에 이르면 모든 습의 실마리가 멸하는 것이며, 또한 다시 화와 같은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모든 생함이 있는 것은 멸하는 것이다. 모두 다 화와 같은 것이다.”
005_0214_b_15L復問世尊須陁洹至羅漢辟支佛所滅佛諸習緖滅亦復如化耶佛報言有所生者滅者皆悉如化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법이 화와 같지 않은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일어나지 않고 멸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곧 화가 아니다.”
005_0214_b_18L復問世尊何等法不如化者佛報言不起不滅是則非化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며, 어떤 것이 멸하지 않는 것이며, 화가 아닙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열반은 화(化)가 아니다.”
005_0214_b_20L復問世尊何等不起何等不滅非是化耶佛報言泥洹非化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항상 공은 동전(動轉)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하셨으며, 쌍법(雙法)이 있는 것도 아니며, 공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열반도 또한 화와 같은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고 이와 같다. 일체는 다 공하다. 또한 성문ㆍ벽지불이 짓는 것이 아니다. 또한 보살과 불이 짓는 것도 아니다. 공을 살피면 이것이 열반이다.”
005_0214_b_21L菩提言世尊常說空不動轉無有雙無不空者是故泥洹亦復如化如是如是一切皆空亦非聲聞支佛所作亦非菩薩佛之所作審空者是泥洹
005_0214_c_02L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공은 과거의 사람이 행하는 것입니까? 마땅히 어떻게 들어가며, 어떻게 배우며, 어떻게 설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네 생각은 어떠하냐? 다만 과거세만 있고 미래세는 없는 것이냐?”
005_0214_c_03L復問世尊於空過去人行當云何入云何學云何說佛報言須菩提意云何但有過去世無有當來世耶

88. 살타파륜품(薩陀波倫品)
005_0214_c_06L摩訶般若波羅蜜薩陁波倫品第八十八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구하고자 하면 마땅히 살타파륜(薩陀波倫)보살처럼 해야 한다. 지금 있는 뇌음(雷音)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은 부처님 처소에서 항상 청정한 범행을 닦아서 얻은 것이다.”
005_0214_c_07L佛告須菩提菩薩摩訶薩欲求般若波羅蜜者當如薩陁波倫菩薩今現在在雷音如來無所著等正覺佛所常修梵淸淨之行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살타파륜보살은 어떻게 반야바라밀을 구하였습니까?”
005_0214_c_11L須菩提白佛言薩陁波倫菩薩云何求般若波羅
부처님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살타파륜보살은 반야바라밀을 구할 때에 신명(身命)을 아끼지 않았으며, 공양을 바라지 않았다. 항상 고요한 곳에 있었는데 허공에서 소리가 들렸다.
005_0214_c_13L佛報言薩陁波倫菩薩求般若波羅蜜時不惜身命不望供養不求名常在寂處聞空中之聲言
‘선남자야, 피곤함과 싫어하는 것과 잠자는 것, 눕는 것 등에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음식을 생각하지 말고, 낮과 밤을 생각하지 말라. 춥고 더운 것을 생각하지 말고, 내외에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좌우를 돌아보지 말고, 행할 때에는 마땅히 이 뜻을 지어야 하며, 마땅히 행하지 않는 것과 같이 해야 한다. 몸은 5음(陰)에서 상(相)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무슨 뜻인가? 상(相)을 일으키면 곧 불법에 장애가 있게 된다. 장애가 있는 것은 곧 생사의 고통에 있게 된다. 생사의 고통이 있으면 반야바라밀을 얻지 못한다.’
005_0214_c_15L住善男子莫起疲厭睡臥之意莫念食飮念晝夜莫念寒熱莫令意著於內外莫左右顧視行時當作是意當如不於身五陰莫有起相何以故有起相者便於佛法有稽留㝵有留㝵者便在生死苦在生死苦者不能逮得般若波羅蜜
이때에 살타파륜이 공중에서 소리를 내어 대답하여 말했다.
‘저는 마땅히 이 가르침을 따르겠습니다. 저는 중생을 위하여 큰 밝음을 지어서 널리 불법을 선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얻고자 하옵니다.’
005_0214_c_22L爾時薩陁波倫報空中聲言我當從教何以故我欲爲衆生而作大明廣宣佛法我欲得阿耨多羅三耶三菩
005_0215_a_02L이 말을 하고 나니, 곧 공중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착하고 착하구나. 선남자야, 공과 무상과 무원의 법을 듣고자 하는구나. 반야바라밀을 찾아 구하려면 마땅히 상념(相念)을 여의어야 한다. 명견(命見)을 여의어야 하고, 인견(人見)을 여의어야 하며, 악지식(惡知識)을 멀리 여의고 마땅히 선지식(善知識)과 같이 종사해야 한다. 마땅히 참선지식을 공양해야 한다. 마땅히 너를 위하여 공과 무상과 무원의 법을 설하리라. 마땅히 불생불멸의 법을 설할 것이다. 마땅히 사람에게 권하여 도와서 살운야를 구하게 할 것이다.
005_0215_a_02L作是語已便聞空中聲善哉善哉善男子欲聞於空無相無願之法當求索般若波羅蜜當離相念當離命見當離人見當遠離惡知識當與善知識從事當供養眞知當爲汝說空無相無願之法當說無生不滅之法當勸助人求薩云若
이와 같이 행하면 오래지 않아 반야바라밀을 들을 것이다. 혹은 경(經) 중에서 들을 것이며, 혹은 보살마하살의 입에서 들을 것이다. 선남자가 따라서 좇으면 반야바라밀의 처(處)를 들을 것이다. 마땅히 그 사람을 보면 세다라(世多羅)같이 해야 한다. 너는 법사에게서 마땅히 수행을 반복하며 은혜를 배반하지 말아야 한다. 반야바라밀의 처를 따라서 들으면 곧 참선지식이다. 경을 들었으면 곧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얻어서 다시 동전(動轉)하지 않아야 한다.
005_0215_a_08L作是行者聞般若波羅蜜不久或從經中聞或從菩薩摩訶薩口聞善男子所從得聞般若波羅蜜處當視其人如世多羅汝於法師當修反復莫得背恩所從聞般若波羅蜜處則是眞知識得聞經已便得阿耨多羅三耶三菩不復動轉
마땅히 스스로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나는 모든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으로부터 멀지 않을 것이며,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모든 부처님을 만날 것이며, 항상 마땅히 한가하지 않은 여덟 곳을 멀리 여읠 것이며, 마땅히 즐거운 여덟 곳을 얻을 것이다. 이 덕행을 가지고 마땅히 법사를 존경할 것이며, 존경하기를 세존과 같이 할 것이다.〉
005_0215_a_15L當自念言〈我去諸如來無所著等正覺不遠所生之處常値諸佛常當遠離八不閑處當得八樂之處
세속을 희망하는 뜻을 짓지 말아야 하며, 법사를 법상(法想)과 공경의 생각을 일으켜서 희망하여 바라본다면 마땅히 마군의 일임을 알아야 한다. 만약 마군 파순이 혹 다섯 가지 즐거움을 가지고 오거나, 혹은 부드러운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를 가지고 와서 법사를 받들어도 법사는 구화구사라로 중생을 제도하고자 받는다. 네가 만약 이를 보면 더럽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005_0215_a_18L持是德行當敬法師如敬世尊莫以世俗冀望之意於法師所當起法想恭敬之想冀望想者當知魔事若魔波旬或持五樂或以細滑色聲香味來貢法師法師以漚和拘舍羅欲度衆生能爲受之汝若見者莫起污意
005_0215_b_02L다만 마땅히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나는 이 구화구사라를 얻지 못하였지만 법사가 행하는 것과 같이 할 것이다.〉
보살이 이미 구화구사라에 이르면 걸릴 것이 없다. 비유하건대 금강은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으며 번뇌를 받지도 않는다. 마땅히 하나같이 법을 고르게 행하고 법사를 관하는 것도 이와 같이 해야 한다. 어떤 것이 하나 같이 법을 고르게 행하는 것인가. 이른바 모든 법은 집착할 것도 없으며 끊을 것도 없다. 모든 법은 다 공하여 아(我)도 없고, 인(人)도 수명도 없기 때문이다.
005_0215_a_24L但當念言〈我未得是漚和拘舍羅〉如法師所行菩薩已逮漚和拘舍羅者無所罣㝵譬如金剛無所不入不受塵垢當以一調法行而觀法師何等爲一調法行謂諸法無著無斷何以故諸法皆空無我無人
비유하건대 환화(幻化)와 뜨거울 때의 불꽃과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관해야 한다. 법사와 도사(導師)가 이와 같이 멀지 않아 반야바라밀을 얻을 것이다. 선남자야, 마땅히 마군의 일도 보호해야 한다. 선남자야, 만약 법사의 처소에 이르면 법사를 보지 않아야 하며, 걸림이 있는 마음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마땅히 법으로써 법사를 공경해야 한다.’
005_0215_b_07L譬如幻化熱時之焰當作是觀師導師作是觀者令得般若波羅蜜不久善男子當護魔事善男子若至法師所不見法師莫起㝵意當以法故恭敬法師
이때에 살타파륜이 공중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서 동쪽으로 향하였다. 동쪽으로 가면서 오래되지 않아 마음속으로 ‘전에 내가 마땅히 어느 곳으로 가야 하는지 묻지 않았구나. 어느 곳에 가서 마땅히 누구로부터 들어야 하는가?’라고 생각하고는 크게 울다가 울음을 그치고 생각했다.
‘내가 이제 여기에서 다시 음식도 먹지 않을 것이며, 다시 동전(動轉)하지 않을 것이다. 하루에서 7일에 이르기까지 반야바라밀을 듣지 않으면 마침내 일어나지 않으리라.’”
005_0215_b_11L爾時薩陁波倫聞空中聲已於是東行東行不久意中念言向者不問我當於何去去是幾所從誰聞於是大哭哭已念言我今於不復飮食不復動轉從一日至七不聞般若波羅蜜終不起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건대 장자(長子)에게 한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들이 죽자 부모가 슬퍼하여 애통해 하고, 단지 그 자식 생각만 하고 다른 생각은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수보리여, 이때 살타파륜도 한결같이 다른 생각은 없었다. 다만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만 생각했다. 이와 같이 울 때 앞에 문득 32상과 80종호를 갖춘 여래의 상이 있었다.
005_0215_b_16L佛告須菩提譬如長者有一子其子而死母悲哀無復他念但念其子須菩提爾時薩陁波倫一無復餘念但念般若波羅蜜亦復如是作是哭時於前便有如來之像三十二相八十種好
005_0215_c_02L그 부처님이 찬탄하여 말했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선남자야, 과거의 모든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보살행을 할 때에 반야바라밀을 찾는 것 또한 이와 같았다. 이런 용맹을 가지고 나아가면서 뜻은 동쪽으로 향하라. 2만 리를 가면 향씨(香氏)라는 나라가 있는데 그 성곽은 7보로 일곱 겹 둘러져 있으며 성을 둘러싼 연못의 물은 열 겹으로 싸안으면서 두루두루 흐르고, 7보의 나무가 줄지어 서 있고 성을 둘러싼 7보로 된 못이 있다. 그 성의 가로 세로의 길이는 480리이며, 그 나라는 풍요롭고 즐거우며 국민들이 아주 많다. 소유하고 있는 복식은 진기한 보배로 만들었으며 기이하고 묘하다. 그 성에는 5백의 난간이 있고 시가지의 길목에는 집들이 가지런히 나열해 있는데, 가지가지 보배와 금과 은을 섞어 발랐으며 비단으로 된 덮개와 당번(幢幡)을 높이 달았다.
005_0215_b_21L其佛歎言善哉善哉善男子過去諸如來無所著等正覺行菩薩時索般若波羅蜜亦如是持是勇進之意是東行去是二萬里國名香氏其城郭以七寶七重遶城池水周流十重有七寶樹羅列重行及七寶塹其城縱廣四百八十里其國豐樂人民熾所有服飾珍寶異妙其城中有五百欄楯街巷市里行伍相當以諸雜寶金銀錯塗懸繒幢幡
비유하건대 천금(天錦)의 성 위에 누대와 누각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성 위의 작은 단장은 모두 7보로 만들었으며, 성 위에는 보배나무가 나열되어 있어 기이하고 보기 좋았다. 다시 염부단금(閻浮檀金)으로 교차되어 덮여 있으며, 7보의 방울 풍경이 그 누각에 달려 있어 바람이 불 때에는 그 풍경소리가 들려온다. 온화하고 아름다운 그 소리는 하늘의 음악과 같다. 그곳에 있는 중생이 그 풍경소리를 들으면 스스로 즐거워한다.
005_0215_c_08L譬如天錦城上臺觀樓閣陴皆七寶作城上寶樹行列奇好復以閻浮檀金爲交露以七寶鈴懸其樓閣風起之時吹其鈴聲其音和雅譬如天樂其有衆生聞鈴音者以自娛樂
성을 둘러싼 연못의 물은 차고 따뜻한 것이 적당하게 맞고 항상 가득 차 있으며 줄어들지 않는다. 그 연못의 물에는 7보로 된 배가 있는데, 사람들은 그 배를 타고 연못에서 유유히 노닌다. 그 사람들의 숙명(宿命)에 복과 공덕이 있어 여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 연못의 물에는 파담화(波曇花)ㆍ분타리화(分陀利花)ㆍ구문라화(拘文羅花)ㆍ우발리화(優鉢利花)가 있고 다시 여러 가지의 꽃과 갖가지 다른 색깔들이 수천백 종류나 있다. 삼천대천국토에 있는 묘한 꽃이 여기저기에 없는 것이 없다.
005_0215_c_13L遶城池水冷煖和適常滿不減其池水中有七寶其人乘舩遊戲池水中其人宿命有福功德而得致是其池水中有波曇花分陁利花拘文羅花優鉢利華復有餘花雜種異色數千百種三千大千國土所有妙花無不在彼
005_0216_a_02L그 성을 따라 돌면서 각각 5백의 집이 있는데, 또한 7보로 아름답게 지어져 있으며 보기 좋게 장엄되어 있다. 집집마다 5백의 연못이 있고 그 연못의 길이와 너비는 각각 20리이다. 또한 7보로 된 잡색묘화가 있고 그 꽃이 큰 것이 수레에 씌우는 덮개[車蓋]와 같다. 그 꽃은 오색이며 청ㆍ황ㆍ적ㆍ백ㆍ홍이 각각 분명하며, 그 연못에는 새ㆍ원앙ㆍ기러기ㆍ공작ㆍ두루미 등 다른 종류의 기이한 새들이 수천백 종류나 된다. 그 성의 집들이 소유하고 있는 보물은 또한 주인도 없으며 또한 지키는 자도 없다. 그 나라의 사람들이 예전에 심은 복이 이른 것이니, 항상 반야바라밀을 익히고 행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긴 밤 동안[長夜] 이 복을 받는 것이다.
005_0215_c_19L順遶其城各有五百廬觀亦七寶作姝好嚴事一一廬觀有五百池水其池縱廣各二十里亦以七寶雜色妙花花大如車蓋其花五色靑各自分明其池中有鳧鴈鴛鴦孔雀鵁鶄異類奇鳥數千百種其城廬觀所有寶物亦無有主亦無守者以其國人宿福所致常習行般若波羅蜜是以長夜受是福德
선남자야, 그곳에 보살이 있는데, 이름이 법상(法上)이다. 그 나라의 중앙에는 궁전과 집들이 있는데 너비와 길이가 40리이다. 다 7보로써 궁전을 지었으며, 담장은 일곱 겹으로 둘러 있고 소유하고 있는 난간은 7보의 나무로 되어 있다. 정원의 관욕지(觀浴池) 또한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그 누각에는 난간이 있고 궁전의 문합이 있는데 모두 다 7보로써 무늬를 조각하고 일곱 겹으로 되어 있다. 법상의 궁전 안에는 네 개의 집이 있는데, 첫째 이름은 상락(常樂)이요, 둘째 이름은 제우(除憂)요, 셋째 이름은 잡화(雜花)요, 넷째 이름은 잡향(雜香)이다.
005_0216_a_05L善男子彼有菩薩名法上在其國中央有宮殿舍廣縱四十里皆以七寶作宮牆七重所有欄楯七寶之樹園觀浴池亦復七重其樓閣欄楯宮殿門閤皆是七寶雕文刻鏤七重法上宮裏有四廬一名常樂二名除憂三名雜花名雜香
집집마다 여덟 개의 연못이 있으니, 첫째 이름은 현(賢)이요, 둘째 이름은 현묘(賢妙)요, 셋째 이름은 일락(日樂)이요, 넷째이름은 묘락(妙樂)이요, 다섯째 이름은 길상(吉祥)이요, 여섯째 이름은 길상(吉上)이요, 일곱째 이름은 왈제(曰除)요, 여덟째 이름은 불환(不還)이다. 그 연못의 네 주변에는 가장자리마다 각각 하나의 보배가 있으니, 금ㆍ은ㆍ유리(琉璃)ㆍ수정이다. 순전히 자마(紫磨)금으로 땅을 덮었으며, 금으로 된 그물[羅網]로 덮여 있다. 연못마다 금으로 된 계단식 다리가 있고, 갖가지 잡색의 자거와 마노와 많은 보배로 섞여 이루어졌다.
005_0216_a_12L一一廬觀有八池水一名曰二名賢妙三名日樂四名妙樂名吉祥六名吉上七名曰除八名不其池四邊邊各一寶琉璃純以紫磨黃金爲底以金羅網爲其一一池中金爲梯陛種種雜色車璖瑪瑙衆寶雜成
양변의 계단은 다시 자금(紫金)으로 되어 있고 파초수(芭蕉樹)가 있으며, 그 꽃과 잎은 부드러워 바람에 따라서 나부낀다. 그 연못에는 온갖 잡화가 위와 같이 있다. 연못가를 따라서 또 꽃과 나무가 있으며, 바람이 불면 모든 꽃이 연못의 물 위에 떨어지니 뿌리가 있어 생하는 것 같다. 그 연못의 물의 향기는 하늘의 전단향과 같으며, 법상의 궁중에는 6만 8천의 부인과 채녀(婇女)가 둘러싸고 있어 오락하며 즐기고 있다. 향씨(香氏) 성중의 남녀가 다 모여 와서 그 연못과 집에서 항상 즐거워하며 함께 서로 오락하며 즐긴다.’
005_0216_a_18L其梯陛兩邊以紫金爲芭蕉樹其花柔軟隨風委其池水中亦有雜花如上所有池水邊又有花樹風吹諸花墮池水中便如根生其池水香如天栴檀上宮中有六萬八千夫人婇女圍遶娛樂香氏城中男女皆來會於常樂池觀共相娛樂
005_0216_b_02L그 변화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법상보살과 그 권속은 함께 서로 오락하고 지내며 3시(時)로 설법을 하리라. 향씨 성중의 여러 사람들이 법상보살을 위하여 법좌(法座)를 시설하되 성의 중앙에 금은ㆍ수정과 유리로 자리를 만들며, 가늘고 부드러운 겁파육(劫波育)으로 방석을 만들어 하늘의 잡향을 그 방석에 붙인다. 그 법좌의 높이는 10리이고 마땅히 그 자리의 앞에는 모든 남녀가 주옥을 갖거나 드리우고 있다. 또 이름 있는 꽃을 흩뿌리며 모든 명향(名香)을 사른다. 법을 존경하기 때문이다. 법상보살은 그 법좌 위에 앉아서 반야바라밀로써 중생을 위하여 설법을 한다.’
005_0216_b_02L其化佛言善男子法上菩薩與其眷屬共相娛樂以三時說法香氏城中衆人爲法上菩薩施設法座於城中央水精琉璃爲座細軟劫波育以爲其蓐以天雜香而著其蓐其座高十里當其座上有諸男女把持垂珠又散名花燒諸名香何以故敬於法故法上菩薩坐其座上以般若波羅蜜爲衆生說法
그 변화한 부처님이 다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향씨국의 사람이 법상보살을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는 모습이 이와 같다. 약간의 백천의 모든 하늘이 모여 와서 반야바라밀을 들었다. 이 중에는 쓰는 자도 있고 이 중에는 외우는 자도 있으며, 이 중에는 입으로 받는 자도 있고, 이 중에는 염하는 자도 있고, 고요히 염불하고 행하는 자도 있다. 그 나라에 있는 중생은 모두 아유월치에서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이루어 다시는 움직여 되돌아오지[動還] 않는다.
005_0216_b_10L化佛復言善男子香氏國人恭敬奉事法上菩薩其像如是有若干百千諸天來會聽受般若波羅蜜中有書中有諷者中有口受者中有念者中有寂然念行之者國中衆生皆是阿惟越致於阿耨多羅三耶三菩不復動還
선남자야, 너는 동쪽으로 가서 법상보살 처소에 도착하여 반야바라밀을 들으라. 이 법상보살은 너의 전세(前世)의 참선지식이었다. 항상 너에게 아뇩다라삼야삼보를 권하고 도우리라. 법상보살은 본래 반야바라밀을 구할 때에 또한 너와 같았다. 이제 가라. 선남자야, 주야로 생각을 끊지 말아라. 오래지 않아 반야바라밀을 들을 것이다.’
005_0216_b_17L善男子汝從是東去到法上菩薩所可得聞般若波羅蜜是法上者是汝前世眞知識也常勸助汝於阿耨多羅三耶三菩法上菩薩本求般若波羅蜜時亦如汝今往善男子晝夜莫斷於念得聞般若波羅蜜不
이때에 살타파륜이 이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말했다.
‘제가 언제 마땅히 법사를 보겠으며 반야바라밀을 듣겠습니까?’”
005_0216_b_23L爾時薩陁波倫聞是語已踊躍歡喜言我何時當得見法師從受聞般若波羅蜜
005_0216_c_02L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건대 어떤 사람이 독화살을 맞자 다른 생각은 없고 다만 ‘내가 어느 때에 마땅히 선량한 스승을 만나 나의 독화살을 뽑아서 그 곳을 낫게 할 것인가’ 하고 생각하는 것과 같이 살타파륜 또한 다시 다른 생각이 없었다. 다만 법사를 보고자 했으며 반야바라밀을 듣고자 하였다. 그리고 반야바라밀을 듣고 나서는 모든 의지하고 집착했던 것이 멸했다.
005_0216_c_02L佛告須菩提譬如有人被重毒箭無有餘念但念言我何時當得良師拔我毒箭令其處愈薩陁波倫無復餘念但欲得見法師從聞般若波羅蜜聞般若波羅蜜已滅諸倚
이때에 살타파륜보살이 곧 모든 법의 걸림이 없는 지혜를 보아서 무량삼매문을 얻었다. 그 삼매의 이름은 제법의 소유를 보는 삼매이다. 모든 법에서 얻을 것이 없는 삼매며, 모든 지혜가 없는 것을 항복시키는 삼매며, 차별이 없는 모든 법을 얻는 삼매며, 변이가 없는 모든 법을 얻는 삼매며, 모든 법이 소유가 없으며 모일 것이 없는 모든 법을 얻는 삼매며, 모든 어둠을 멸하는 삼매며, 모든 법에 차제(次第)와 다름이 없는 삼매며, 모든 법에 소견이 없는 삼매며, 꽃을 흩는 삼매이다. 이와 같이 비할 데 없는 무량한 여러 삼매문을 얻었다. 이 삼매에 머물고 나니, 시방의 무앙수 부처님을 보게 되었으며, 반야바라밀로써 모든 보살을 위해서 설법을 하였다.
005_0216_c_07L爾時薩陁波倫菩薩卽見諸法無罣㝵慧得無量三昧門其三昧名曰見諸法所有三昧於諸法無所得三降伏諸無智三昧得諸法無差別三昧得於諸法無變異三昧諸法無所有無所聚三昧滅諸冥三昧於諸法次第無異三昧於諸法無所見三散花三昧得如是比無量種種三昧門住是三昧已見諸十方無央數佛以般若波羅蜜爲諸菩薩說法
이때에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다 찬탄하여 말하였다.
‘착하고 착하도다. 선남자야, 우리들이 본래 보살로 있을 때에 반야바라밀을 찾았는데, 이 삼매에 머물러 얻는 것이 이와 같았고, 이 삼매를 얻고 나서 반야바라밀에 들어가는 것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았으니, 곧 구화구사라를 성취하여 아유월치의 법에 서게 되었다.
우리들이 이 삼매를 얻을 때에 삼매를 행하거나 삼매를 여읜 어떤 법도 보지 않았고 또한 도를 행하는 것도 보지 않았으며, 아유삼불에 이르는 것도 보지 않았다. 반야바라밀은 공고(貢高)함이 없다.
005_0216_c_16L十方諸佛皆讚歎言善哉善哉男子我等本爲菩薩時索般若波羅蜜亦復住是三昧所得如是得是三昧已入於般若波羅蜜亦復如是便成就漚和拘舍羅立於阿惟越致法我等得是三昧時亦不見有法行三昧者離三昧者亦不見行道者亦不見逮阿惟三佛者般若波羅蜜者無有貢高
005_0217_a_02L선남자야, 우리들은 공고하지 않음에 머물렀으므로 금색(金色) 몸의 32상과 한량이 없는 광명을 얻은 것이다. 부사의한 지혜와 최무상각삼매(最無上覺三昧)의 불지(佛智)를 얻었으며, 모든 공덕을 구족했다. 모든 부처님 처소는 양(量)이 평등한 것도 아니며, 다 설할 수 있는 것만도 아니다. 그런데 하물며 성문ㆍ벽지불이겠느냐!
005_0217_a_02L善男子吾等住於不貢高故得金色身三十二相無限之光得不思議慧最無上覺三昧佛智具足逮諸功德諸佛所不能平量不能盡說何況聲聞辟支佛
그러므로 선남자야, 이 법 중에서 배로 마땅히 존경을 더해야 한다. 선남자야, 뜻을 가지고 나아가면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얻는 것 또한 어려움이 없다. 선남자야, 세존을 보는 것처럼 참선지식에 대해 공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보살이 참선지식을 얻으면 속히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얻는다.’
005_0217_a_06L是故善男子於是法中當倍加敬善男子有志有進得阿耨多羅三耶三菩亦無有難善男於眞知識當起恭敬愛樂之意如視世尊菩薩得眞知識者疾得阿耨多羅三耶三菩
이때에 살타파륜보살이 모든 부처님께 아뢰었다.
‘우리들이 항상 존경해야 하는 참선지식은 누구입니까?’
모든 부처님이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법상보살은 세세생생에 항상 아뇩다라삼야삼보로써 너희들을 가르쳤다. 법상보살은 항상 반야바라밀로써 구화구사라를 구족한다. 이가 곧 네가 존경해야 할 스승이며, 참선지식이다.
005_0217_a_11L爾時薩陁波倫菩薩白諸佛言我常所敬眞知識者爲是何誰諸佛報言法上菩薩世世常以阿耨多羅三耶三菩用教授汝法上菩薩常以般若波羅蜜具足漚和拘舍羅是者則是汝之尊師是眞知識
그대들 선남자야, 법상보살을 취하여 머리에 이고 겁에서 겁에 이르고 만약 백 겁에 이르며, 삼천대천찰토에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공양을 드린다 해도 오히려 잠깐 동안의 은혜에도 보답하지 못한다. 이것을 듣고 법을 존경하는 그 복은 보답하기 어렵다. 너로 하여금 반야바라밀과 구화구사라를 얻게 하여 이롭게 하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모든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다.’
이것을 설해 마치고 홀연히 보이지 않았다.
005_0217_a_16L卿善男子取法上菩薩以頂戴之劫至劫若至百劫以三千大千剎土所有以用供養尚未能報須臾之恩聞是尊法其福難報使汝得般若波羅蜜漚和拘舍羅之利故是諸如來無所著等正覺說是已忽然不現
005_0217_b_02L이때에 살타파륜이 삼매에서 일어나 사방을 향하여 돌아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 모든 여래는 어느 곳으로부터 온 것이며, 어느 곳으로 가셨는가?’
이렇게 생각을 하고는 실망하고 탄식하며 즐거워하지 않았다.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법상보살은 항상 반야바라밀과 구화구사라를 행하여 모든 총지(摠持) 다린니문을 얻고 모든 법에서 자재함을 얻었으니, 이미 과거에 부처님 처소에서 공덕을 지은 것이다. 나의 참 스승이니 나는 마땅히 법상보살에게 이 모든 여래가 어느 곳으로부터 왔으며, 어느 곳으로 가는가를 물으리라.’
005_0217_a_22L薩陁波倫於三昧起四向顧望自念言是諸如來從何所來去至何作是念已惆悵不樂復更念言上菩薩常行般若波羅蜜漚和拘舍摠持諸陁鄰尼門於諸法得自在已從過去佛而作功德是我眞師當以問法上菩薩〈是諸如來從何所去至何所
그리하여 살타파륜보살은 생각했다.
‘법상보살을 공경하고 사랑하며 나아가 겸손하게 성심껏 존경하리라. 지금 나는 또 가난하여 진기한 보배와 향과 꽃과 특별한 높게 받드는 도구가 있지 않다. 반야바라밀로써 법상보살을 공양하려 한다면 빈손으로 법상의 처소에 가지 못한다. 나한테는 공경함은 있는데 가진 것이 없으니, 몸을 팔아서 반야바라밀과 스승을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전후 이래로 몸을 무너뜨린 것이 적지 않았으나 지금은 멸하지 않았다. 또한 전후에 무너진 몸은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자리잡고는 다시 모든 고통에서 또한 법을 위하지도 않았고 또한 법사를 위하지도 않았으며 다만 5음ㆍ6쇠만 탐욕하였다.’
005_0217_b_07L於是薩陁波倫菩薩念法上菩薩恭敬愛樂豫加謙恪今我又貧無有珍寶香華奇異貢尊之具以般若波羅蜜故供養法上菩薩者不可空往至法上所我有恭敬而無所有不如賣身供養般若波羅蜜及前後以來壞身不少今故不滅後壞身坐婬怒癡更諸苦痛亦不爲亦不爲師但爲貪欲五陰六衰
이때에 보살이 한 성(城)의 길목에서 크게 부르짖으며 말했다.
‘나를 팔고자 하는데 누가 나를 사겠습니까?’
005_0217_b_15L菩薩道逕一城大喚呼言我欲自誰欲買我者
이때에 마군 파순이 생각했다.
‘이제 이 보살이 반야바라밀 때문에 스스로 그 몸을 팔아 법상보살을 공양함으로써 반야바라밀과 구화구사라를 듣고자 한다. 보살이 어찌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속히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얻지 않겠는가? 듣고 나면 반드시 공경하며 머리 숙임을 받을 것이다. 내가 무너뜨리지 않으면 수없는 백천 보살과 모든 중생을 가르쳐 나의 경계를 뛰어넘을 것이다. 이제 나는 가서 무너뜨리리라.’
파순을 곧 온 나라의 남녀로 하여금 그 형상을 보지 못하게 하고 그 소리를 듣지 못하게 했다.
005_0217_b_17L魔波旬意自念言今是菩薩用般若波羅蜜故自賣其身欲以供養法上菩薩欲得聞般若波羅蜜漚和拘舍羅菩薩云何行般若波羅蜜疾得阿耨多羅三耶三菩聞已必當恭敬稽受我不敗壞者教無數百千菩薩及諸衆生過我境今我當往壞之波旬卽使擧國男女不見其形不聞其聲
005_0217_c_02L이때에 살타파륜이 몸을 팔고자 하나 팔리지 않자 슬픔에 젖어 울며 말했다.
‘나는 몹시 마음이 아프다. 몸을 팔아 스승께 공양하고자 하나 팔리지 않는구나.’
이때에 석제환인이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이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얻기 위해 법상보살께 공양하고자 하는구나. 내가 이제 가서 그 사람을 시험해 보리라. 법 때문에 진실로 착한 마음으로 사람을 맞이하는지.’
005_0217_c_02L爾時薩陁波倫賣身不售愁憂啼哭言我甚爲劇欲自賣身供養於師而不能售提桓因意念言今是菩薩以般若波羅蜜故欲供養法上菩薩我今試往看視其人爲用法故頗有諛諂
이때에 석제환인이 어린 범지(梵志)로 화작하여 보살의 처소에 이르러 살타파륜에게 물었다.
‘선남자여, 어찌하여 즐거워하지 않고 슬픔에 젖어 울고 있습니까?’
대답하여 말했다.
‘젊은이여, 나는 법을 위하여 나의 몸을 팔아서 존경하는 법사를 공양하고자 하는데, 오랫동안 팔리지 않고 나에게 묻는 자도 없어 이렇게 울고 있는 것입니다. 스스로 생각해 보니 박덕하여 재물과 보배로 스승님께 공양드릴 수가 없습니다.’
005_0217_c_07L提桓因化作年少梵志至菩薩所問薩陁波倫言善男子何以不樂愁憂啼哭報言年少我用法故欲自賣身供養尊師而永不售無問我者是以哭耳自念薄德無財寶物可供師者
이때 젊은이가 보살에게 말했다.
‘나는 사람은 쓰지 않고 지금 사당에 제사 지내기 위하여 사람의 피와 사람의 골수와 심장을 얻고자 합니다. 그것을 나에게 줄 수 있다면 당신에게 유익한 보배를 드릴 것입니다.’
005_0217_c_12L爾時年少謂菩薩言我不用人我今祠祀欲得人血欲得人髓欲得人心能與我者益與卿寶
이때에 보살이 기뻐하며 대답했다.
‘나는 좋은 이익을 얻고자 합니다. 젊은이여, 내 심장과 골수와 피를 팔겠습니다. 내가 재보를 얻으면 법사님께 공양드릴 것입니다. 내가 반야바라밀과 구화구사라를 얻게 된다면 참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것입니다.’
005_0217_c_15L是時菩薩歡喜報言我得善利年少買我心髓及血與我財寶得供養師使我得聞般若波羅蜜及漚和拘舍羅眞得我願
젊은이가 다시 물었다.
‘당신께서는 골수와 피와 심장을 얼마쯤 파실 수 있습니까?’
보살이 대답했다.
‘젊은이가 뜻하는 대로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005_0217_c_18L少重問言卿賣髓血及心爲索幾許菩薩報言隨年少意與我多少
살타파륜이 곧 오른손으로 자신의 왼팔을 찌르니 피가 나오므로 그것을 주었다. 다시 골(骨)을 깨뜨려 골수를 꺼냈다.
이때 성 안에 한 장자의 딸이 있었는데 마군의 행을 초월했으며 마군에게 굴하지 않았다. 장자의 딸이 누대에 올라 보살이 이와 같이 스스로에게 형을 내리고 있는 것을 보고는 ‘내가 이제 바로 내려가서 그 뜻을 물어보리라’고 했다.
005_0217_c_20L薩陁波倫便以右手自刺左臂出血與之復欲破骨出髓時城中有一長者女過於魔行魔不能屈長者女於樓觀上遙見菩薩乃爾自刑我今當下問其意故
005_0218_a_02L즉시 내려와서 보살의 처소에 이르러 물었다.
‘남자여, 어찌하여 이와 같이 혹독하게 스스로 베어서 피를 쓰고자 하고 다시 골을 깨뜨리고자 하는 것입니까?’
살타파륜이 장자의 딸에게 말했다.
‘젊은이에게 팔아서 재보(財寶)를 얻어 법사님을 공양하여, 존귀한 경(經)인 반야바라밀을 듣고자 함입니다.’
005_0218_a_02L長者女卽下來到菩薩問言男子何爲乃爾酷毒自割是血爲復欲破骨薩陁波倫報長者女言欲與少年賣得財寶供養於師欲聞尊經般若波羅蜜
이때 장자의 딸이 보살에게 말했다.
‘법사에게 공양하면 마땅히 어떤 기특한 공덕을 얻습니까?’
005_0218_a_06L長者女語菩薩言供養於師當得何等奇特功
보살이 대답했다.
‘법사는 마땅히 나에게 반야바라밀과 구화구사라를 가르칠 것이고, 나에게 보살이 행한 법을 말할 것입니다. 그러면 나는 마땅히 곧 배워서 모든 중생을 위하여 널리 교량을 만들고 아뇩다라삼야삼보와 아유삼불을 이룰 것입니다. 나의 몸은 마땅히 32상과 80종호의 위없는 빛을 얻을 것이며, 4등(等)의 뜻과 4무소외와 부처님의 10종력과 18법을 얻을 것이며, 6신통과 부사의한 정계(淨戒)에 이를 것입니다. 부처를 이루고 나면 걸림이 없는 지혜를 얻고 마땅히 위없는 보배를 얻어서 모든 가난을 제거할 것입니다. 나는 마땅히 이와 같은 법을 얻을 것입니다.’
005_0218_a_08L菩薩報言師當教我般若波羅蜜漚和拘舍羅語我菩薩所行法則我當得學爲諸衆生廣作橋梁成阿耨多羅三耶三菩阿惟三佛我身當得三十二相八十種好無上之光得四等意四無所畏佛十種力及十八法逮六神通不思議淨戒成作佛已無㝵之慧當得無上之寶除一切貧我當得是如此之法
이때에 장자의 딸이 이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보살에게 말했다.
‘착하고 착한 현자시여, 매우 기이하고 특이하옵니다. 이미 그와 같이 미묘한 법을 설하셨습니다.’
005_0218_a_16L長者女聞是語已踊躍歡喜語菩薩言善哉善哉賢者甚奇甚特乃說如是微妙之法
005_0218_b_02L거듭 말했다.
‘현자시여, 이 한 법[一法]으로써 마땅히 수없는 갠지스강의 모래 수처럼 많은 법을 구할 것입니다. 이 법은 깊고 깊어 미묘하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얻고자 하면 스스로 의심하거나 어려워하지 않아야 합니다. 유리ㆍ마니ㆍ잡보(雜寶)ㆍ진주ㆍ금ㆍ은ㆍ호박(琥珀)ㆍ전단(栴檀)ㆍ명향(名香)ㆍ비단 번기[繒幡]ㆍ꽃 일산[花蓋]을 얻고자 하면 얻고자 하는 대로 이제 마땅히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 가지고 가서 존경하는 법사님께 공양하십시오. 그렇게 몸을 베고 헐지 마십시오. 이제 저도 또한 그곳에 가고자 하니, 당신을 따라가서 함께 선의 근본을 심을 것입니다. 당신이 설한 것에 따라서 저도 모든 것을 얻고자 합니다.’
005_0218_a_18L重言賢者以是一法當索無數恒邊沙法所以者何是法甚深用微妙故卿善男子所欲得者莫自疑難欲得琉璃摩尼雜寶眞珠金銀琥珀栴檀名香繒幡花蓋恣意所得今當與仁可持供養法之尊師莫爾自割毀壞其身今我亦欲往至彼所與卿相隨共殖善本如卿屬所可說者我悉欲
이때에 석제환인이 즉시 어린 범지의 모습을 없애고 다시 석제환인의 몸으로 돌아와 살타파륜보살 앞에 머물러 찬탄하여 말했다.
‘착하고 착한 선남자여, 그대는 굳센 의지를 가졌다. 과거의 모든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도 보살도를 행하여 반야바라밀과 구화구사라를 구하여 아유삼불을 이룬 것이 또한 현자와 같았다. 오늘 나는 사람의 심장과 골수와 피를 쓰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대를 시험해 보고자 여기에 내려온 것이다. 어떤 소원을 얻고자 하는가?’
005_0218_b_04L釋提桓因卽滅年少梵志形還復釋身住薩陁波倫菩薩前讚歎言善哉善哉善男子如卿建志過去諸如來無所著等正覺行菩薩道般若波羅蜜漚和拘舍羅成阿惟三亦如賢者今日我亦不用人心及血我欲相試故來到是欲得何願
살타파륜이 대답했다.
‘저는 다른 것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저에게 아뇩다라삼야삼보의 원(願)을 주십시오.’
005_0218_b_10L薩陁波倫報言我不用餘與我阿耨多羅三耶三菩願
석제환인이 대답했다.
‘선남자야, 이것은 부처님의 경계이며 내가 판단할 일이 아니다. 그 밖의 소원으로 얼마간의 복을 나에게서 구하라.’
005_0218_b_12L釋提桓因報言男子是佛之境界非我所辦更索餘願多少福我
보살이 대답하여 말했다.
‘큰 원이 당신의 경계가 아니라면 제 몸에 흉이 없게 해 주십시오. 당신으로부터 이러한 복을 갖고자 합니다.’
이 말을 마치자 살타파륜의 몸이 회복되었다. 그리고 석제환인은 홀연히 사라졌다.
005_0218_b_14L菩薩報言假令大願非卿境界者復我身體使無瘡瘢以是相福適作是語薩陁波倫身復如故於是帝釋忽然不現
이때에 장자의 딸이 보살에게 말했다.
‘저를 따라 같이 돌아가 나의 부모를 만나 보십시다. 아울러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당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따르겠습니다. 공양드릴 도구를 당신에게 드리겠으며, 저는 또한 좌우로 시종(侍從)하여 법상보살의 처소에 이르겠습니다.’
005_0218_b_17L長者女語菩薩言隨我共歸見我父母幷報父母隨卿所欲供養之具當相給與我亦當去侍從左右至法上所
005_0218_c_02L이때에 살타파륜이 장자의 딸을 따라서 그의 집으로 가서 문 밖에 머물렀다.
장자의 딸이 들어가 부모에게 말하였다.
‘지금 저에게 금은과 진귀한 보배와 유리ㆍ마니ㆍ명향ㆍ전단ㆍ화개ㆍ당기ㆍ번기와 잡색의 여러 다른 옷과 공양드릴 도구를 주십시오. 모든 기이한 것과 5백의 시녀를 주십시오. 법을 얻고자 살타파륜보살을 따라서 향씨국 법상보살의 처소로 갈 것입니다. 존귀한 경(經)과 부처님께서 지니신 모든 법을 들어서 저는 마땅히 득도하여 중생을 해탈하게 하겠습니다.’
005_0218_b_20L爾時薩陁波倫隨長者女往到其家在門外住長者女入白父母言今當與我金銀珍寶琉璃摩尼名香栴檀花蓋幢幡雜色異衣供養之具及諸奇異及五百侍女欲以法故隨薩陁波倫菩薩行至香氏國法上菩薩所欲聞尊經佛所有諸法我當得之度脫衆生
부모가 딸에게 물어 말했다.
‘살타파륜이 누구냐?’
005_0218_c_04L母問女言薩陁波倫今爲是誰
딸이 거듭 말하였다.
‘이 사람은 지금 문 밖에 있습니다. 견고한 서원을 일으켜 아뇩다라삼야삼보를 구하고자 하며, 중생을 위하여 다함이 없는 고통을 구원해 주고자 합니다. 큰 묘법이 있는데 이름은 반야바라밀이며, 이것은 모든 보살이 응하여 배우는 것입니다.
005_0218_c_05L女重白言是人今在門外住發堅誓之願欲求阿耨多羅三耶三菩欲爲衆生故救無極之苦有大妙法名般若波羅蜜是諸菩薩所應學者
이 선남자는 다만 법을 위하기 때문에 스스로 그 몸을 팔아서 목숨도 아끼지 않고 자기의 몸을 베어 대사(大師) 법상보살에게 공양드리고자 하였습니다. 이 사람의 지극한 정성은 제석천까지 감동시켰습니다. 저는 이 광경[變]을 보고 곧 가서 〈어떤 기특한 일이 있기에 지독하게 스스로 베고 찌르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곧 저에게 〈젊은이에게 몸을 팔아서 재물을 얻어 나의 법사님께 공양드리려고 한다. 나는 마땅히 부처님의 32상과 80종호를 얻어서 마땅히 법륜을 굴려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하게 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005_0218_c_09L是善男子但爲是法故自賣其身不惜軀命自割截欲以供養大師法上是人至誠感致帝釋我見是變就往問之〈有何奇特惡自割刺〉便報我言〈賣與年欲得財物供養我師我當得佛三十二相八十種好當轉法輪度脫衆
저는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뻤습니다. 누가 이 법을 듣고 기뻐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곧 진기한 보배와 공양할 도구를 드리기로 하고 좌우에서 시종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부모님께서는 저에게 소유하고 있는 진기한 보배와 모든 시녀를 주셔야 합니다.’
005_0218_c_16L我聞是已甚大歡喜誰聞是法而不樂者我便許之當與珍寶供養之具隨侍左右是故父母當給與我珍寶所有及諸侍女
005_0219_a_02L부모가 딸에게 말했다.
‘네가 말한 것과 같다면 이 사람은 매우 기특하고 정진을 잘 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신명을 아끼지 않고 부사의한 법을 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네가 말한 것과 같다면 이 선남자는 반드시 위없는 법을 갖추어 중생을 안온하게 하여 대서원인 사홍서원을 건립할 것이다. 내가 어떻게 너의 이 소원을 어길 수 있겠느냐. 가지고 가서 법상보살께 공양드리고자 한다면 네 뜻과 원을 따를 것이며, 나는 너를 대신하여 기뻐할 것이다. 나 자신은 늙어서 행할 수 없게 되었다. 네가 원하는 대로 진기한 보물을 가지고 가라. 나는 마침내 일체의 원(願)을 끊지 않을 것이다.’
005_0218_c_19L父母謂女如汝所是人甚奇精進乃爾不惜身命欲求不思議之法如汝所言是善男子必能辦無上之法安隱衆生建立大誓僧那僧涅我當云何違汝是願得往見供養法上菩薩者隨汝意願我代汝喜自否年老不能得行恣汝所欲珍琦寶物我終不斷一切之願
그리하여 여인이 5백의 수레를 취하여 7보로 가득 채우고 5백의 시녀를 자신에 버금가게 장엄하게 꾸몄다. 여러 가지 꽃과 잡색의 보배 옷을 위와 같이 가득 실었다. 자신의 수레 이외에 살타파륜에게도 따로 무겁게 한 수레를 실게 하였다. 5백 여인에 둘러싸여 같이 서로 좇으며 동쪽으로 점점 나아가니 멀리 향씨 성곽이 보이는데, 7보가 현황(玄黃)하고 진기한 온갖 미묘한 것이 일찍이 위에서 설한 것과 같은 것이 없었다.
005_0219_a_03L爾時女取五百乘車以七寶校飾五百侍女莊嚴自副種種諸花雜色寶衣如上所有載以自重薩陁波倫別載一車與五百女人圍遶相隨是東行稍稍引道遙見香氏城郭寶玄黃珍琦衆妙未曾所有如上所
다시 멀리 그 성의 중앙을 보니, 법상보살이 수백천만의 대중에 싸여 설법하고 있었다. 멀리 이것을 보고 매우 크게 환희하여 그 몸이 안온한 것이 비유하면 비구가 제4선(禪)을 얻은 것과 같았다.
또 스스로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이제 수레 위에 실은 것을 즉시에 내려 놓지 말고 걸어 들어가 보아야겠다.’
005_0219_a_10L復遙見其城中央法上菩薩與諸大衆數百千萬圍遶說法遙見是已甚大歡喜其身安隱譬如比丘得第四禪又自念言我今不可於車上載當下步耳
곧 장자의 딸과 5백 여인에게 둘러싸여 앞으로 가서 성문 안으로 들어가 보니 7보로 된 누각이 있는데, 붉은 전단으로 장식되어 있고 진주가 서로서로 드러내 드리워져 있었다. 그 누각의 네 귀퉁이에는 네 가지 보배가 풍성하고 영롱하며 마니주가 낮과 밤으로 항상 밝게 빛나고 있었다. 보배 향로에는 항상 명향(名香)을 사루어 낮과 밤으로 향이 피어 오르고 있었다. 누각 중앙에는 칠보탑이 있고, 또 네 가지 색의 보배로 만든 함(函)이 있었으며 자마금(紫磨金)으로 엷게 반야바라밀이라 씌어진 경이 함 속에 있었다. 또 7보로 짠 천으로 만든 번기[幡]가 서로 교차하여 섰는데, 형형색색의 것들이 바람을 따라 수없이 휘날리고 있었다.
005_0219_a_14L卽與長者女及五百女人圍遶而前入城門裏見七寶臺以赤栴檀而校飾之眞珠交露其臺四角有四寶罌盛摩尼珠晝夜常明有寶香鑪常燒名香晝夜常香當臺中央有七寶塔又以四色之寶作函以紫磨金薄爲素書般若波羅蜜作經在其函中又以七寶爲織成幡互相參其色上妙隨風繽紛
005_0219_b_02L살타파륜과 5백 여인이 이 7보가 교차로 매달린 누각을 보고 석제환인과 모든 천자를 보니 하늘의 만다라화와 하늘의 갖가지 색의 전단ㆍ명향을 가지고 있었다. 가루로 찧은 향은 그 미세한 것이 흙과 같았으며, 허공에서 공양하여 그 누각 위에 뿌려지고, 또 하늘의 음악이 울려나오며 공양하였다.
005_0219_a_22L薩陁波倫及五百女人見是七寶交露之臺見釋提桓因與諸天子持天曼陁羅華及天雜色栴檀名香擣以爲末其細如於虛空中供養散其臺上又鼓天樂而供養之
이때에 살파파륜이 멀리서 석제환인에게 물었다.
‘당신이 어떻게 이 누각 위에 꽃을 뿌려서 공양을 하십니까?’
005_0219_b_04L爾時薩陁波倫遙問釋提桓因汝何爲供養以華散是臺爲
이에 석제환인이 살타파륜에게 대답하여 말했다.
‘그대 선남자야, 알지 못하겠느냐? 이 반야바라밀은 모든 보살을 출생하는 것이니, 일체 보살은 마땅히 이것을 배워야 한다. 마땅히 모든 바라밀의 공덕을 이루어서 모든 불법을 구족하여 살운야에 이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공양하는 것이다.’ 살타파륜이 이것을 듣고 배로 기뻐하였다.
005_0219_b_05L於是釋提桓因報薩陁波倫言卿善男子爲不知耶是般若波羅蜜者生諸菩薩一切菩薩當於是學當成諸波羅蜜功德具足諸佛法逮薩云若以是故我等而供養之薩陁波倫聞是倍喜
다시 석제환인에게 물었다.
‘반야바라밀은 어느 곳에 있는 것입니까?’
석제환인이 대답했다.
‘누각의 중앙에 칠보함 속에 있다. 법상보살이 7보인(寶印)으로 그것을 찍었다. 그대들과 나는 망령되게 볼 수 없다.’
005_0219_b_11L復問釋提桓因言般若波羅蜜爲在何所釋提桓因報言在臺中央七寶函中法上菩薩以七寶印印汝等及我不得妄見
이때에 살타파륜과 장자의 딸과 5백 여인이 각각 모든 훌륭한 꽃과 전단향과 여러 가지 보배와 유리와 마니를 취하여 반야바라밀을 공양하였다. 특별히 일분(一分)을 남겨 두었다가 이것을 가지고 높은 곳에 앉아 있는 법상보살에게 이르러 다시 법을 위하여 법상대사께 공양하였다. 법상보살 앞에 모든 꽃을 뿌리고 칠보대를 화작하여 허공에 안치하였다. 흩어진 훌륭한 꽃이 모두 법상보살 앞에 비오듯이 떨어졌다. 흩어진 잡색의 보배로운 옷이 그 누대 위에 있었으며, 변화한 천인(天人)이 손에 하늘의 번기를 가지고 드리우고 있었다.
005_0219_b_14L爾時薩陁波長者女及五百女人各各取諸名名香栴檀雜寶琉璃摩尼供養般若波羅蜜已別留一分持至法上菩薩高座所復以法故供養法上大師所散諸華當法上菩薩上化作七寶臺止於虛空所散名華皆雨於法上菩薩所散雜色寶衣在其臺上有化天人以手把持天幡而垂之
살타파륜과 5백 여인은 이 변화를 보고 각각 이렇게 생각했다.
‘이는 법상보살마하살이 화작한 것으로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하물며 마땅히 아뇩다라삼야삼보와 아유삼불을 이룸이겠느냐?’
005_0219_b_22L薩陁波倫及五百女人見是變化各念言法上菩薩摩訶薩所化乃爾是未曾何況當成阿耨多羅三耶三菩阿惟三佛
005_0219_c_02L이때에 장자의 딸과 5백 여인이 법상보살을 보고 뛸 듯이 기뻐하며 모두 아뇩다라삼야삼보의 뜻을 일으키고 동시에 찬탄하여 말했다.
‘이 공덕을 가지고 법의 이익을 얻은 것 또한 마땅히 이와 같다. 우리로 하여금 반야바라밀의 공양을 얻게 한 것이다. 법상보살과 같이 우리는 널리 반야바라밀을 선포하여 중생을 제도할 것이다. 또한 법상보살과 같이 우리는 반야바라밀 얻기를 원하며 구화구사라를 성취하여 변화해서 아뇩다라삼야삼보에 이를 것이다. 마땅히 법상대사처럼 모든 법에 자재함을 얻을 것이다.’
005_0219_c_03L長者女及五百女人見法上菩薩歡喜踊躍皆發阿耨多羅三耶三菩意同時歎言持是功德得於法利亦當如是令我曹得供養般若波羅蜜如法上菩薩我等亦當廣宣般若波羅蜜以度衆生亦如法上菩願我等得般若波羅蜜成就漚和拘舍羅所作變化逮阿耨多羅三耶三菩於諸法得自在當如法上大師
이때에 살타파륜과 장자의 딸과 5백 여인이 공양을 마치고 앞에 나아가 머리를 땅에 대고 법상보살에게 예를 드리고 나서 한편에 서 있었다. 공경하는 뜻으로 손을 모으고 법상보살에게 말하였다.
‘제가 옛날에 적정한 곳에 있을 때에 공중에서 들려오는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선남자야, 여기에서 동쪽으로 가면 반야바라밀을 듣게 될 것이다.〉
저는 즉시 동쪽으로 가는 도중에 생각하되 〈나는 마땅히 누구로부터 반야바라밀을 들을 것인가?〉 하고 슬픔에 젖어 울면서 묵묵히 한 곳에 머물렀습니다. 7일 동안 먹을 생각도 하지 않고 다만 어느 때 반야바라밀을 얻게 될 것인가만 생각하였습니다.
005_0219_c_11L爾時薩陁波倫及長者女五百女人供養已訖前以頭面著地爲法上作禮卻住一面以恭敬意叉手白法上菩薩言我昔於寂靜之處聞空中聲〈善男子從是東行可得聞般若波羅蜜〉我卽東去中道念〈我當從誰得聞般若波羅蜜〉愁憂啼哭默住一處七日不念飮食但念何時當得般若波羅蜜
005_0220_a_02L이때에 곧 어떤 변화한 부처님께서 제 앞에 머물러 저에게 〈선남자야, 이 정진과 용맹한 뜻을 가지고 여기에서 동쪽으로 2만 리를 가면 향씨라는 나라에 법상보살이 있다. 항상 반야바라밀을 설하고 계시니 너는 가면 이것을 들을 수 있으며, 너의 참 스승을 얻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변화한 부처님으로부터 이 가르침을 들었습니다. 곧 동쪽으로 가서 멀리서 대사를 보고 마음속으로 뛸 듯이 기뻐하였으며 안온하였으니, 비유하건대 비구가 제4선(禪)를 얻은 것과 같았습니다.
005_0219_c_20L爾時便有化佛在我前住告我言〈善男子持是精進勇意從是東行二萬里有國名香氏有菩薩名法上常說般若波羅蜜汝可從聞是汝眞師〉我從化佛聞是教已卽便東行遙見大師意中歡喜踊躍安隱如比丘得第四禪
반야바라밀을 생각함으로써 곧 무량삼매를 얻었는데, 곧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보고 저를 찬탄하여 〈착하고 착한 자여, 네가 얻은 삼매는 모두 반야바라밀에서 생겨난 것이다. 내가 과거에 보살이었을 때 반야바라밀을 찾을 때에도 또한 이와 같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저를 찬탄하고는 문득 다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삼매를 깨닫고 스스로 생각하되 〈모든 부처님은 어느 곳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어느 곳으로 가는 것인가〉 하고 다시 크게 슬픔에 젖었습니다.
005_0220_a_03L以念般若波羅蜜便得無量三昧卽見十方諸佛讚歎我言〈善哉善哉汝所得三昧者皆從般若波羅蜜生我本行菩薩時索般若波羅蜜時亦復如是〉讚歎我已便不復現我三昧覺已自念〈諸佛從何所來去至何所〉復大愁憂
저는 생각했습니다.
〈법상대사는 반야바라밀과 구화구사라로써 모든 법에서 자재함을 얻었다. 나는 마땅히 가서 대사에게 물을 것이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어느 곳으로부터 오며 어느 곳으로 가는지.〉
오늘 대사께서 저를 위하여 해설하여 주소서. 이 모든 여래가 어느 곳으로부터 와서 가는지. 원하옵건대 알고자 하옵니다. 저희가 듣고 나면 항상 모든 부처님을 보아서 세존을 여의지 않겠습니다.’
005_0220_a_09L我復念〈法上大師以般若波羅漚和拘舍羅於諸法得自在我當往問師十方諸佛何所從來去至何所〉今日大師爲我解說是諸如來所從來往願欲知之我等聞已常見諸佛不離世尊

89. 법상품(法上品)
005_0220_a_14L摩訶般若波羅蜜法上品第八十九

이에 법상보살마하살이 살타파륜보살에게 대답하여 말했다.
‘선남자야, 모든 여래는 항상 동요하지 않는다. 또한 가지도 않으며, 오지도 않는다. 여래는 여여하여 일어나고 멸하는 바가 없다. 일어나지 않는 것은 또한 오지도 않으며 가지도 않는다. 생하지 않는 것이 여래다. 선남자야, 진제(眞諦)는 오는 때를 알지 못하며 또한 가는 때도 알지 못한다. 진제는 곧 여래다. 허공은 또한 오는 것도 없으며 또한 가는 것도 없다. 공은 곧 여래다. 진제는 또한 오는 때를 알지 못하며, 가는 때도 알지 못한다.
005_0220_a_15L於是法上菩薩摩訶薩報薩陁波倫菩薩言善男子諸如來常不動搖不去亦不來如來者如如無所起滅不起者亦不來亦不去不生者是如善男子眞際者亦不知來時亦不知去時眞際者則如來虛空者亦無亦無去空者則如來
005_0220_b_02L진제는 곧 여래다. 무위(無爲)는 곧 오는 것도 아니며 또한 가는 것도 아니다. 무위는 곧 여래다. 멸하여 다한 것은 또한 오는 것도 없으며 가는 것도 없다. 멸하여 다한 것은 곧 여래다. 선남자야, 여래는 이 법을 여의지 않는다. 이 모든 법이 곧 여래의 진여다. 선남자야, 진여는 하나이지 둘이 있지 않다. 또한 셋도 아니며 약간의 수(數)도 아니다. 이 법은 공하기 때문이다.
005_0220_a_22L眞諦者亦不知來時亦不知去時眞諦者則如來無爲者亦不來亦不去無爲者則如滅盡者亦無來亦無去滅盡者則如來善男子如來者不離是法此諸法者則是如來之如善男子如者一無有二亦不三亦無若干之數以法空故
선남자야, 비유하건대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성하여 뜨거울 때의 열(熱)은 맹렬한 불꽃과 같다. 어리석은 범부는 좇아가서 그것을 일러 물이라고 하고는 쉬지 않고 좇아가 마땅히 물을 얻으려 한다.
005_0220_b_06L善男子譬如春節已過夏盛熱時熱有猛焰愚夫逐之謂爲是水之不息呼當得水
현자의 생각은 어떠한가? 이 사람이 좇아간 물은 어느 곳에서 온 것인가? 동해ㆍ서해ㆍ남해ㆍ북해의 어느 바다에서 온 것인가?’
005_0220_b_08L於賢者意云何人所逐水者爲從何所來從東海西南海北海從何海來
살타파륜보살이 대답하여 말했다.
‘뜨거울 때의 불꽃과 같은 열은 물이 아닌데 어떻게 바다에서 가고 오는 것이 있겠습니까?’
005_0220_b_10L薩陁波倫菩薩對曰熱時焰者尚非是水何況從海而有來往
법상이 다시 말했다.
‘선남자야, 저 범부는 뜨거워서 갈증이 나므로 물 생각을 일으킨 것이다. 좇아가고 좇아가나 피로하기만 하고 마침내 물을 얻지 못하리라. 모든 존재하는 것은 생각을 일으킨다. 이른바 모든 여래에게 왕래함이 있는 것은 또한 범부가 그와 같이 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색신(色身)으로써 여래를 관하지 말라. 여래는 법성이다. 법성은 또한 오는 것도 아니며, 또한 가는 것도 아니다. 모든 여래는 또한 이와 같이 오는 것도 없으며 가는 것도 없다.
005_0220_b_12L法上復言善男子彼凡夫爲熱渴所迫而起水想追逐疲勞竟不得水諸有起想謂諸如來有往來者亦是凡夫與彼無異所以者何莫以色身而觀如來如來者法性性者亦不來亦不去諸如來亦如是無來無去
선남자야, 비유하건대 환사가 화작(化作)한 코끼리와 말과 타는 수레와 같다. 이른바 이것을 환(幻)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가고 옴이 있다고 하는 것은 다 어리석은 범부다. 이른바 모든 여래에게 오고 감이 있다는 것 역시 범부다. 왜냐하면 법성은 오는 것도 없으며 가는 것도 없는 것이다.’
005_0220_b_18L善男子譬如幻師化作象馬車乘謂呼是幻有來往者皆是愚諸謂如來有來往者亦是凡夫以者何法性者亦無來亦無去
살타파륜이 법상에게 말했다.
‘몽환(夢幻)과 같은 소견(所見)은 다 공하여 실상이 없으며 모두 있는 바가 없습니다.’
005_0220_b_21L薩陁波倫白法上言夢幻所見悉空無實皆無所有
005_0220_c_02L법상이 대답하여 말했다.
‘선남자야,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모든 법은 또한 꿈에 있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다. 몽환(夢幻)과 같은 법에 실상이 있겠느냐? 여래를 알지 못하면 다만 여래의 이름과 색신에 들어갈 뿐이다. 곧 여래가 오고 간다는 상을 지으면 이 무리는 모두 지혜가 없는 범부이다. 이러한 범부의 무리는 생사의 길에서 마땅히 반수(反數)가 있어 반야바라밀을 여의어 크게 멀어진다. 모든 불법에서도 또한 멀어지고 모든 몽환법에서 모든 법이 몽환과 같은 것을 알면 여래를 아는 것이다.
005_0220_b_23L法上報言善男子如來無所著等正覺說言〈諸法皆亦如夢有於夢幻法有實相者不知如來但入如來名色身耳便作如來來往之相是輩皆是無智凡夫是輩凡夫於生死道當有反數離般若波羅蜜大遠於諸佛法亦遠於諸夢幻法知諸法如夢幻者爲識如來
모든 법에서 내왕이 있는 상을 구하지 않고, 또한 모든 여래에 생이 있고 멸이 있음을 구하지 않는다. 여래는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으며, 생하는 것도 아니고 멸하는 것도 아님을 안다면, 오래지 않아 아뇩다라삼야삼보에 가까워진다. 이것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며, 이것이 곧 부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무리의 사람에게는 마땅히 나라 사람들이 음식을 베풀어서 세간의 복전을 삼는다.
005_0220_c_07L於諸法不求有來往之相亦不求諸如來有生有滅諸有知如來無來無往不生不滅者爲近阿耨多羅三耶三菩不久是爲行般若波羅蜜是則爲佛之弟子輩人應食國中施爲世閒之福田
선남자야, 비유하건대 큰 바다에 있는 유명한 보배는 시방 국토에서 온 것도 아니다. 사람의 복 때문에 바다는 이 보배를 생하되, 연이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연이 있으므로 이 보배를 생하는 것이다. 멸할 때에도 또한 다시 시방에 이르지 않는다. 인연에서 일어나고 인연으로 멸하는 것이다. 또한 시방으로부터 옴이 있고 감이 있는 것이 아니다.
005_0220_c_12L男子譬如大海所有名寶不從十方國土而來以人福故海生此寶不爲無緣因緣故生是寶滅時亦復不至十方從因緣起從因緣滅亦不從十方有來有往者
선남자야, 모든 불신(佛身)이 인연을 행하면 곧 합을 얻어 이루어지고 본래 행이 이르게 된 것 또한 가는 것을 행하여 시방에 이르는 것을 쓰지 않는다. 만약 행이 없다면 인연이 합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만약 인연이 없다면 또한 몸이 있지도 않다.
005_0220_c_17L善男子諸佛身者有行因緣便得合成本行所致亦不用行往至十方若使無行無因緣合者若無因緣亦無有身也
선남자야, 비유하건대 거문고와 같아서 인연이 있음으로써 현(絃)이 있고 주(柱)가 있고 사람이 두드려야 소리가 나는 것과 같다. 소리가 끊어질 때는 또한 오고 감이 없고 이 소리가 나올 때에도 또한 오는 곳이 없으며, 멸할 때에도 또한 이르는 곳이 없다. 부처님의 몸을 알고자 하는 것 또한 이와 같다. 무량한 덕이 있는 것도 하나의 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모두 인연이 있어 함께 합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인연을 여의고는 가고 옴이 있는 것이 아니다.
005_0220_c_20L善男子譬如箜篌以因緣故有絃有柱有人鼓之音聲來往聲音斷時亦無來往是聲出時亦無從來滅亦無所至欲知佛身亦復如是有無量之德不以一事皆有因緣而共合成不離因緣而有去來
005_0221_a_02L선남자야, 모든 부처님도 또한 가고 옴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일체의 법이 이와 같아서 또한 생하고 멸하는 것이 없다. 네가 이것을 알면 반드시 아뇩다라삼야삼보에 이를 것이다. 반드시 구경에는 반야바라밀과 구화구사라에 이를 것이다.’
005_0221_a_03L善男子當知諸佛亦無來往一切諸法皆復如是亦不生滅汝知是已必至阿耨多羅三耶三菩必究竟般若波羅蜜漚和拘舍羅
이때에 석제환인이 하늘의 만다라화를 살타파륜에게 주면서 말했다.
‘이것을 가지고 법상보살에게 공양드리고 마땅히 나의 복을 받으라. 일체 중생이 그대[仁者]의 은혜를 입어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얻기 때문이다. 그대는 최상의 선비이니 세간에 흔치 않아 매우 만나기 어렵다. 그러므로 중생을 위하여 수고롭게 노력했기 때문에 한량이 없는 겁에는 도무지 수고롭지 않으리라.’
005_0221_a_06L爾時提桓因以天曼陁羅花與薩陁波倫持是供養法上菩薩當福於我所以者何一切衆生當蒙仁者之恩當得阿耨多羅三耶三菩仁者上士世閒少有甚難得値乃爲衆生執勞無央數劫都不以爲勞
이때에 살타파륜이 석제환인의 만다라화를 받아서 법상보살에게 뿌리고 나서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이후로 몸을 바쳐 대사님을 받들고 마땅한 바를 공급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손을 모으고 한쪽에 머물렀다.
005_0221_a_12L薩陁波倫受釋提桓因曼陁羅花用散法上菩薩已白言從今以去持身奉上於師供給所當叉手卻住一面
이때에 장자의 딸과 5백 시녀도 살타파륜보살에게 말했다.
‘몸으로 대사(大師)님을 받들고 마땅한 바를 공급하기를 원하옵니다. 이러한 공덕을 지니면 지금 대사님처럼 법의 이익을 얻게 될 것입니다. 항상 대사님과 같이 모든 부처님 세존을 공양하겠습니다.’
005_0221_a_15L爾時長者女及五百侍女白薩陁波倫菩薩言得以身奉上大師給所當得持是功德令得法利如今大師當與大師常共供養諸佛世尊
이때에 살타파륜이 장자의 딸과 5백의 시녀에게 말했다.
‘그대들이 나의 가르침을 따른다 하니, 나는 마땅히 그대들을 받아들일 것이다.’
모든 여인이 대답하여 말했다.
‘신명을 다하여 스승을 받들되 감히 가르침을 어기지 않겠습니다.’
005_0221_a_19L爾時薩陁波倫告長者女及五百侍女汝等隨我教者我當受汝諸女報言身命自師不敢違教
살타파륜이 법상보살에게 말했다.
‘제 몸을 바치겠사오며 5백 여인과 5백 수레 등 일체 소유하고 있는 것을 대사께 드리겠사오니 저희들을 애민히 여기시어 받아 주소서.’
005_0221_a_22L薩陁波倫菩薩白法上菩薩言願持身自上及五百女人及五百乘車一切所有以上大師哀我曹等願當受之
005_0221_b_02L이때에 석제환인이 찬탄하여 말했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보살의 뜻을 일으킨 자는 마땅히 소유하고 있는 것을 현자(賢者)와 같이 해야 하리라. 보살이 이와 같이 베풀면 속히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얻을 것이다. 이와 같이 스승을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면 속히 반야바라밀과 구화구사라를 얻게 될 것이다. 과거의 모든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도 모두 다 이와 같이 하셨다. 뜻을 버리고 보시하면 반야바라밀과 구화구사라를 얻어서 아유삼불을 이룬다.’
005_0221_b_02L爾時釋提桓因歎言善哉發菩薩意者當持所有如賢者所菩薩如是施者疾得阿耨多羅三耶三菩作是恭敬承事師者疾可得聞般若波羅蜜漚和拘舍羅過去諸如來無所著等正覺皆悉如是捨意布施得般若波羅蜜漚和拘舍羅阿惟三佛
이때에 법상보살이 곧 살타파륜과 장자의 딸과 5백 시녀를 받았으며 5백 승의 수레와 소유하고 있는 진귀한 보배를 다 받았다. 그리고 살타파륜에게 그 공덕을 이루게 하고자 하여 비록 받았으나 살타파륜보살에게 도로 주어 가지고 가게 하였다.
005_0221_b_09L爾時法上菩薩卽受薩陁波倫及長者女五百侍女及五百乘車所有珍寶盡爲受之欲使薩陁波倫成其功德雖受之還持與薩陁波倫菩薩
이때에 해가 이미 어두워지자, 법상보살은 높은 자리에서 일어나 궁중으로 들어갔다.
이때에 살타파륜이 이러한 생각을 했다.
‘나는 법을 위하여 온 것이므로 마땅히 앉고 눕지 않을 것이다. 마땅히 두 가지 일로써 대사로부터 반드시 나올 것이니, 첫째는 경행(經行)이요, 둘째는 주립(住立)이다.’
005_0221_b_13L時日已冥法上菩薩從高座起還入宮中爾時薩陁波倫意念言我爲法來不宜坐臥當以二事須師來出一者經行二者住立
이때에 법상보살이 궁중에 들어가 정좌하고서 반야바라밀과 구화구사라로써 무량한 수의 모든 삼매를 행하니, 그것이 7년에 이르렀다. 살타파륜도 또한 7년 동안 앉지도 않고 눕지도 않았으며, 항상 경행하고 주립하였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모든 탐욕의 맛을 없앴다. 다만 법상보살이 어느 때에 나타나서 마땅히 나를 위하여 반야바라밀을 설해 줄 것인가 하는 그것만을 생각했다.
005_0221_b_16L法上菩薩入宮中正坐以般若波羅蜜漚和拘舍羅行無央數諸三昧至于七歲薩陁波倫亦七歲不坐不臥常經行住立不起三垢無諸欲味但念法上菩薩何時當出爲我說般若波羅蜜
7년 후에 살타파륜이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마땅히 법사님을 위하여 높은 자리를 장엄하겠다. 여러 가지 훌륭한 꽃과 모든 훌륭한 향(香)을 사루어서 법사를 모실 것이다. 그러면 마땅히 대중을 위하여 반야바라밀을 설하실 것이다.’
005_0221_b_21L七歲已後薩陁波倫意中念言我當爲師莊嚴高座種種名花燒諸名香以待法師當爲大衆說般若波羅蜜
005_0221_c_02L그리고는 살타파륜과 5백 여인이 각각 자리를 폈는데, 훌륭한 끈으로 장식되고 부드러우며 곱게 짠 몸에 입은 옷을 자리 위에 폈다. 살타파륜이 곧 물을 찾아가서 땅에 뿌리려 하였으나 얻을 수 없었다. 이것은 마군 파순이 물을 숨겨서 보이지 않게 한 것이었다. 보살을 무너뜨려서 어지러운 마음을 일으키게 하여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이루지 못하게 하였던 것이다.
005_0221_b_24L薩陁波倫及五百女人各各布坐上好衣諸名綩綖柔軟細疊以布坐薩陁波倫卽行索水欲以灑地不能得是魔波旬之所蔽隱令水不欲壞菩薩令起亂意不欲使成阿耨多羅三耶三菩
살타파륜은 마음속으로 다시 생각했다.
‘나는 스스로 몸을 찔러 피를 내어 땅에 뿌리는 데 쓸 것이다. 땅에 있는 먼지가 법사님께 날아갈까 두렵기 때문이다. 나는 무너져버린 이 몸을 아끼지 않으리라. 전후 이래로 무앙수 겁 동안 헤아릴 수 없이 이 신체를 버렸던 것은 처음에 이 위없는 법을 만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살타파륜보살이 곧 날카로운 칼을 취하여 몸을 찔러 피를 내어서 땅에 부렸다. 5백 여인도 또한 각각 이와 같이 했다. 이때에 파순도 그 편의를 얻지 못하였다.
005_0221_c_07L薩陁波倫意復念我當自刺其身出血以用灑地以者何恐地有塵來坋師故我不當惜是危脆之身所以者何前後以來無央數劫棄是身體不可復計初未値是無上之法於是薩陁波倫菩薩卽取利刃刺身血出持用灑地五百女人各各亦爾爾時波旬不能得其便
이때에 석제환인이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살타파륜보살과 5백 여인은 매우 기특하다. 덕을 구하여 이와 같이 하였으니 신명을 아끼지 않고 법사를 공경한 것이다. 마군 파순도 무너뜨리고자 하였으나 그 편의를 얻지 못하였다. 이와 같이 견고한 사홍서원을 세워 신명을 아끼지 않고 아뇩다라삼야삼보에서 중생의 무한한 고통을 제도하고자 하는구나.’
005_0221_c_15L爾時釋提桓因念言是薩陁波倫菩薩及五百女人甚可奇特貪德乃爾不惜身命恭敬法師是魔波旬雖欲壞之不能得便乃爾堅固誓於僧那不惜身命於阿耨多羅三耶三菩欲度衆生無限之苦
이때에 석제환인이 찬탄하여 말했다.
‘착하고 착한 자여, 현자의 정진은 불가사의하여 위없는 서원을 세웠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도 본래 행할 때 이와 같이 정진하였다.’
005_0221_c_20L是時帝釋讚言善哉善哉賢者精進不可思議爲無上之願過去諸佛本所行時精進如
살타파륜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이제 법사를 위하여 자리를 펴는 것이 끝났으니 어느 곳에서 훌륭한 꽃을 얻어서 법사가 출현하실 때에 그 위에 뿌릴 것인가?’
005_0221_c_23L薩陁波倫意中念言我今爲師布坐已訖當於何所得好名花法師出時當散其上
005_0222_a_02L이때에 제석이 그가 생각하는 것을 알고 곧 천상의 만다라화 천석(千石)을 보살에게 주면서 말했다.
‘이것을 가지고 법사를 공양하고 땅에 뿌려라. 바로 그 꽃을 취하여 땅에 나눠 뿌리고 그 중의 일부분은 남겨 두었다가 7년 후에 법상보살이 궁중에 출현하실 때에 높은 자리에 나아가 참예하여라.’
살타파륜과 5백 여인도 즉시에 하늘 꽃을 가지고 법상보살에게 이리저리 흩고는 머리를 조아려 예를 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005_0222_a_02L爾時帝釋知其所念便以天上曼陁羅花千石與菩薩言是供養師幷可散地卽取其花分布散地分留一分七歲已後法上菩薩從宮中出往詣高座薩陁波倫及五百女人卽持天花逆散法上頭面作禮卻坐一面
법상보살이 살타파륜보살에게 말했다.
‘그대 선남자야, 자세히 듣고 자세히 받아서 잘 생각할지어다.’
이에 살타파륜보살이 가르침을 받아서 들었다.
‘모든 법은 평등하여 금강과 같으며, 동등한 모든 법은 고요하다. 모든 법은 평등하고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으므로 반야바라밀도 평등하고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으며 또한 금강과 같은 것이다. 모든 법은 의지할 것도 없으며 모든 법은 두려워하지 않으며 모든 법은 일미(一味)이므로 반야바라밀 또한 의지할 것이 없다.
005_0222_a_08L法上菩薩告薩陁波倫菩薩卿善男子諦聽諦受善思念之於是薩陁波倫菩薩受教而聽諸法等如金剛等諸法寂諸法等寂不動般若波羅蜜等寂不動亦如金剛諸法無倚諸法不恐諸法一味故若波羅蜜亦無所倚
모든 법은 일미이며 두려워하지 않으며, 모든 법은 생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법은 멸하는 것도 아니며, 모든 법은 공과 같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생하는 것도 아니며, 멸하는 것도 아니며, 또한 허공과 같은 것이다. 5음은 밑[底]도 없으며 끝도 없다. 모든 법은 밑이 없으며 4대(大)도 밑이 없으므로 반야바라밀 또한 밑이 없다. 공은 끝이 있지 않으며, 큰 바다도 끝이 없다. 모든 법은 끝이 없으므로 반야바라밀 또한 끝이 없다.
005_0222_a_14L諸法一味不恐諸法不生諸法不滅諸法如空故若波羅蜜不生不滅亦如虛空五陰無底無邊際諸法無底四大無底故般若波羅蜜亦無有底空無有邊際大海無有邊諸法無邊際故般若波羅蜜亦無邊際
비유하건대 수미산이 여러 가지 장엄하고 보기 좋은 것과 같이 반야바라밀 또한 다시 이와 같다. 모든 법은 파괴될 것이 없다. 모든 법은 볼 수 없다. 모든 법은 받을 것이 없으며, 모든 법은 있는 것이 없다. 모든 법은 불가사의하므로 반야바라밀 또한 파괴되는 것이 아니며, 얻을 수 없으며, 받는 것도 아니며, 있는 것이 없으며, 불가사의한 것도 또한 이와 같다.’
005_0222_a_20L譬如須彌山種種嚴般若波羅蜜亦復如是諸法無所破壞諸法不可得見諸法無所受法無所有諸法不可思議故般若波羅蜜無所破壞亦不可得亦無所受亦無所有不可思議亦復如是
005_0222_b_02L이때에 살타파륜보살이 곧 앉은 자리에서 모든 법이 평등한 삼매를 얻었다. 모든 법이 고요한 삼매를 얻었으며, 움직이지 않는 삼매를 얻었으며, 의지할 것이 없는 삼매를 얻었으며 두려움이 없는 삼매ㆍ일미(一味)삼매ㆍ남[生]이 없는 삼매ㆍ멸이 없는 삼매ㆍ허공삼매ㆍ5음에 밑이 없는 삼매와 모든 법이 밑이 없는 삼매와 4대가 끝이 없는 삼매와 허공성삼매(虛空性三昧)와 바다 같은 삼매와 수미산 같은 삼매와 금강삼매와 파괴될 것이 없는 삼매와 얻을 것이 없는 삼매와 받을 것이 없는 삼매와 소유가 없는 삼매와 불가사의한 삼매 등, 이와 같은 6만 삼매문을 얻었다.”
005_0222_b_02L爾時薩陁波倫菩薩便於座上得諸法等三昧諸法寂三昧不動三昧無倚三無畏三昧一味三昧無生三昧滅三昧虛空三昧五陰無底三昧法無底三昧四大無邊三昧虛空性三昧如海三昧如須彌山三昧金剛三昧無所破壞三昧無所得三昧所受三昧無所有三昧不可思議三如是等三昧得六萬三昧門

90. 촉루품(囑累品)
005_0222_b_11L摩訶般若波羅蜜囑累品第九十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때에 살타파륜보살이 6만 삼매문을 얻고 나서 곧 시방의 갠지스강의 모래 수처럼 많은 삼천대천국토를 보니 모든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 비구승과 대중에게 둘러싸여 반야바라밀을 설하고 있었다. 내가 오늘 너희들을 위하여 반야바라밀을 설하는 것과 같이 시방의 모든 부처님도 또한 나의 석가문(釋迦文)의 자(字)와 같다.
005_0222_b_12L佛告須菩提爾時薩陁波倫菩薩得六萬三昧已便見十方如恒邊沙三千大千國土見諸如來無所著等正覺及比丘僧大衆圍遶說般若波羅如我今日爲汝等說般若波羅蜜十方諸佛亦復如我字釋迦文
살타파륜보살이 다문을 구족하니 그 지혜가 바다와 같았다. 모든 부처님이 출생하는 곳을 여의지 않고 부처님 전에 있었다. 꿈속에 있을지라도 부처님을 여읜 적이 없었다. 모든 어려움을 이미 끊고 이미 자재함을 얻었다.
005_0222_b_18L薩陁波倫菩薩多聞具足其智如海不離諸佛所生之處在諸佛前若於夢中未曾離佛諸難已斷已得自在
005_0222_c_02L그러므로 수보리여, 반야바라밀은 모든 보살마하살을 구화구사라에 이르게 함을 알아야 한다. 보살이 6바라밀을 배우고자 하거나 모든 불경계의 살운야를 얻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마땅히 받아 수지하고 외우고, 독송해야 한다. 널리 사람을 위하여 그 속의 일을 해설해 주어야 한다. 또한 마땅히 소유하고 있는 훌륭한 꽃과 훌륭한 향과 비단으로 된 화개(華蓋)로 공양하고 약간의 방편으로 마땅히 공양드려야 한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은 이 모든 부처님이 존경드릴 바이며, 높은 도를 거느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005_0222_b_21L是故須菩提當知般若波羅蜜爲諸菩薩摩訶薩致薩云若菩薩欲學六波羅蜜者欲得諸佛境界一切智者當學行般若波羅蜜當受當持當諷誦讀廣爲人說解其中事亦當供養所有名花名香繒綵花蓋若干方便當供養之所以者何般若波羅蜜者是諸佛所尊是尊道之御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은 어떠하냐? 너는 여래를 존중하며 애경(愛敬)하겠느냐?”
아난이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를 애경하는 것을 여래께서는 스스로 아십니다.”
005_0222_c_06L佛告阿難於汝意云何汝爲尊重愛敬如來不阿難對曰唯然世尊愛敬如來如來自知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진실로 여래를 애경하는구나. 아난아, 네가 전후(前後)로 나를 시봉한 이래로 너의 신ㆍ구ㆍ의는 항상 선하고 자애로웠다. 이제 나는 늙었다. 제자가 응당 공양해야 할 자가 끝났다고 너는 여기겠지만, 끝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이후로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공경하고 받들어 섬겨야 한다.”
005_0222_c_08L佛語阿難汝實愛敬於如來阿難前後侍我以來汝身口意常有善慈今吾年以老矣弟子所應供養者以爲畢不爲不畢從今以往當恭敬承事般若波羅蜜
세존이 그리하여 하나에서 셋에 이르기까지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을 누누이 부촉하되, 은근하면서도 정중하게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이겠느냐? 끊어지지 않게 하려 하기 때문이다. 만약 반야바라밀이 끊어진다면 일체 중생이 영원히 어둠 속에 있게 될 것이다. 만약 반야바라밀이 세상에서 단절되지 않는다면 모든 부처님 여래도 또한 단절되지 않을 것이다. 반야바라밀이 단절되면 모든 부처님 여래도 또한 마땅히 단절될 것이다.
005_0222_c_13L世尊於是從一至如是囑累於般若波羅蜜所以慇懃鄭重者何欲令不斷故若般若波羅蜜斷者一切衆生永爲盲冥若般若波羅蜜在世不斷絕者諸佛如來亦不斷絕若般若波羅蜜有斷絕者諸佛如來亦當斷絕
“아난아, 반야바라밀이 세상에 머물면 여래가 항상 법을 설하니, 일체 중생이 부처님의 회상(會上)을 여의지 않고 설법을 여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아난아, 이 반야바라밀을 쓰고 외우며 염하고 수행하여 그 뜻을 해설하고 경권(經卷)을 공양하고, 다시 타인을 가르쳐서 쓰고 외우며 널리 해설을 하게 하면, 이 사람은 항상 부처님과 함께하여 모든 부처님을 여의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005_0222_c_19L阿難般若波羅蜜住於世者當知如來常在說法切衆生不離佛會不離說法阿難般若波羅蜜若有書持諷誦念守解說其義供養經卷復教他人書諷誦廣爲說者當知是人常與佛俱不離諸佛
005_0223_a_02L부처님께서 이것을 설하실 때에 미륵보살과 장로 수보리와 존자 사리불과 대목건련과 분욕문타니자(分耨文陀尼子)와 마하구치라(摩訶拘絺羅)와 마하가전연과 현자 아난 등, 일체 모인 자들과 모든 천과 아수륜이 부처님 설법을 듣고 나서 모두 크게 환희하여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예를 드렸다.
005_0223_a_02L佛說是時彌勒菩薩年須菩提尊者舍利弗大目犍連耨文陁尼子摩訶拘絺羅摩訶迦栴賢者阿難一切會者諸天阿須倫聞佛說已皆大歡喜前爲佛作禮
放光般若經卷第二十
戊戌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