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合部金光明經卷第八

ABC_IT_K0128_T_008
009_1415_c_01L합부금광명경 제8권
009_1415_c_01L合部金光明經卷第八


석보귀 합편
담무참 한역
009_1415_c_03L隋大興善寺沙門釋寶貴合
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22. 사신품(捨身品)
009_1415_c_05L捨身品第二十二

그때 도량보리수신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듣기로는 세존께서 과거 보살도를 수행하실 때 한량없는 백천 가지의 고행을 받으면서 몸과 목숨과 살과 피와 골수까지 버렸다고 하셨습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지난 옛날 고행하시던 인연을 조금만 말씀해 주셔서 중생을 이롭게 하여 여러 가지 쾌락을 누리게 하소서.”
009_1415_c_06L爾時道場菩提樹神復白佛言世尊我聞世尊過去修行菩薩道時具受無量百千苦行捐捨身命惟願世尊少說往昔苦行因緣爲利衆生受諸快樂
그때 세존께서 곧 신족통(神足通)을 나타내어 신족통의 힘으로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대강당에 대중이 모인 가운데서 칠보탑이 땅에서 솟아나고 온갖 보배의 그물이 그 위를 가득 덮었다. 그때 대중이 이 일을 보고 나서 보기드문 일이라 생각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이 탑에 예배하고 공경하면서 돌고 나서 본자리로 돌아가셨다.
009_1415_c_11L爾時世尊卽現神足神足力故令此大地六種震動於大講堂衆會之中有七寶塔從地踊出衆寶羅網彌覆其上爾時大衆見是事已生希有心爾時世尊卽從座起禮拜此塔恭敬圍遶還就本座
그때 도량보리수신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세상의 영웅으로 세상에 나오셔서 항상 일체의 공경을 받으시며 모든 중생에게 가장 훌륭하시고 가장 존귀하신데 어떤 인연으로 이탑에 예배하십니까?”
009_1415_c_17L爾時道場菩提樹神白佛言世尊如來世雄出現於世常爲一切之所恭敬於諸衆生最勝最何因緣故禮拜是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녀천아. 내가 본래 보살도를 닦아 행할 때 내 몸의 사리를 이 탑에 넣어두었었다. 그리고 이 몸으로 말미암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다.”
009_1415_c_20L佛言善女天我本修行菩薩道時我身舍利安止是塔因由是身令我早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때 부처님께서 존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탑을 열고 그 속의 사리를 꺼내어 이 대중에게 보여라. 이 사리는한량없는 육바라밀의 공덕이 배어 있는 것이다.”
009_1415_c_23L爾時佛告尊者阿難可開塔取中舍利示此大衆是舍利乃是無量六波羅蜜功德所薰
009_1416_a_02L그때 아난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곧 탑 있는 곳으로 가서 예배하고 공양하고 나서 그 탑의 문을 여니 그 탑 속에서 칠보의 함이 보였다. 손으로 그 함을 열고 보니 그 사리의 색이 아름답고 붉고 흰색이었다. 그래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이 속의 사리는 그 빛이 붉고 흰색입니다.”
009_1416_a_02L阿難聞佛教勅卽往塔所禮拜供養開其塔戶見其塔中有七寶函手開函見其舍利色妙紅白而白佛世尊是中舍利其色紅白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리 가져오너라, 이것이 보살의 참된 몸에서 나온 사리이다.”
그때 아난이 곧 보배함을 들고 부처님께 돌아와 그것을 부처님께 올렸다.
009_1416_a_06L佛告阿汝可持來此是大士眞身舍利時阿難卽擧寶函還至佛所持以上佛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지금 이 사리에 예배하라. 이 사리는 지계와 선정과 지혜로 훈습되어 닦였으니 매우 얻기 어려우며 최상의 복전이다.”
그때 대중들이 이 말씀을 듣고 나서 마음이 기뻐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공경하여 보살 대사(大士)의 사리에 이마를 대어 예배하였다.
009_1416_a_08L爾時佛告一切大衆汝等今可禮是舍利此舍利者是戒慧之所熏修甚難可得最上福田爾時大衆聞是語已心懷歡喜卽從坐起合掌恭敬頂禮菩薩大士舍利
그때 세존께서 대중의 의심의 그물을 끊으시려고 이 사리의 지난 인연을 말씀하셨다.
“아난아, 과거세에 한 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마하라타(摩訶羅陀)였다. 선한 법을 닦아 수행하여 나라를 잘 다스려 원수나 적이 없었다. 그때 세 아들이 있었는데 단정하고 미묘하여 용모가 빼어나며 위덕이 으뜸이었다. 첫째 태자는 이름이 마하파나라(摩訶波那羅)요, 둘째 아들은 이름이 마하제바(摩訶提婆)요, 막내 아들은 마하살타(摩訶薩埵)였다.
009_1416_a_13L爾時世尊欲爲大衆斷疑網故說是舍利往昔因緣阿難過去之世有王名曰摩訶羅陁修行善法善治國土無有怨敵時有三子端正微妙形色殊特威德第一第一太子名摩訶波那羅次子名曰摩訶提婆小子名曰摩訶薩埵
이 세 왕자가 동산을 노닐면서 구경하다가 차례로 점차 어떤 큰 대나무 숲에 이르러 멈추어 쉬었다. 첫째 왕자가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오늘 마음이 아주 두렵고 무섭다. 이 숲 속에서 장차 좋지 못한 일이 있지는 않을까?’
009_1416_a_19L是三王子於諸園林遊戲觀看次第漸到一大竹林憩駕止息第一王子作如是言我於今日心甚怖懅於是林中將無衰損
둘째 왕자도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오늘 몸을 아끼지 않겠지만 사랑하는 것을 여읠까 마음에 걱정될 뿐이다.’
009_1416_a_23L第二王子復作是言我於今日不自惜身但離所愛心憂愁耳
009_1416_b_02L셋째 왕자가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나만 오늘 유독 두렵거나 겁남이 없고 또 걱정도 없다. 산중이 고요함은 신선이 칭찬하는 것이니 이곳이 한가하고 고요하여 능히 다니는 사람을 편안하고 즐거움을 누리게 하는구나.’
009_1416_a_24L第三王子復作是言我於今日獨無怖懅亦無愁惱山中空寂神仙所讚≺是處閑靜能令行人安隱受樂
이때 모든 왕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나서 다시 앞으로 나가는데 호랑이 한 마리가 보였다. 그런데 마침 낳은 지 이레 되는 새끼 일곱 마리가 있어서 둘러싸고 있었는데 굶주려서 한없이 야위어 몸이 파리하여 곧 죽을 지경이었다.
009_1416_b_04L時諸王子說是語已轉復前行見有一虎適產七日而有七子圍遶周帀飢餓窮悴身體羸損命欲將絕
첫째 왕자가 이 호랑이를 보고 나서 이와 같이 말하였다.
‘이상하다. 이 호랑이는 낳은 지 이레 되는 일곱 새끼에 둘러싸여 먹을 것을 얻지 못하고 있으니 만약 몹시 배가 고프면 반드시 제 새끼라도 잡아먹겠구나.’
009_1416_b_07L第一王子見是虎已作如是言怪哉此虎產來七日七子圍遶不得求食若爲飢逼必還噉子
막내 왕자가 말하였다.
‘이 호랑이는 평소에 무엇을 먹습니까?’
첫째 왕자가 말하였다.
‘이 호랑이는 오직 싱싱하고 뜨거운 고기와 피만을 먹는다.’
009_1416_b_10L第三王子言此虎經常所食何物第一王子言此虎唯食新熱肉血
셋째 왕자가 말하였다.
‘형님들 가운데 누가 이 호랑이에게 먹을 것을 주겠습니까?’
둘째 왕자가 말하였다.
‘이 호랑이는 주려서 몸이 여위고 한없이 피곤하여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다른 곳에 가서 먹이를 구할 여지가 없다. 설사 다른 곳에서 구한다 하여도 목숨을 건지지 못할 것이니 누가 이 호랑이를 위하여 신명을 아끼지 않겠는가?’
009_1416_b_12L第三王子言君等誰能與此虎第二王子言此虎飢餓身體羸瘦窮困頓乏餘命無幾不容餘處爲其求食設餘求者命必不濟誰能爲此不惜身命
첫째 왕자가 말하였다.
‘일체 버리기 어려운 것은 자기 몸보다 더한 것이 없다.’
셋째 왕자가 말하였다.
‘우리들은 지금 탐내고 아끼기 때문에 이 몸과 목숨을 놓아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지혜가 얕고 적기 때문에 이런 일에 두려움을 냅니다. 만약 모든 보살이 남을 이롭게 하고자 대비심을 내어 중생을 위한다면 이 몸과 목숨을 버리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009_1416_b_16L第一王子言一切難捨不過己身第三王子言我等今者以貪惜故於此身命不能放捨智慧薄少於是事而生驚怖若諸大士欲利益他生大悲心爲衆生者捨此身命不足爲難
이때 모든 왕자들은 마음으로 크게 걱정하면서 오래도록 그 호랑이를 보여 눈을 잠시도 떼지 않았다. 이렇게 보고 있다가 이윽고 문득 떠나가 버렸다.
009_1416_b_21L時諸王子心大愁憂久住視之目未曾捨作是觀已尋便離去
009_1416_c_02L그때 셋째 왕자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몸을 버릴 때가 이미 다되었다. 왜냐 하면 나는 옛부터 이 몸을 많이 버렸으나 전혀 한 일이 없었다. 또 항상 집에 있으면서 몸을 사랑하여 보호하였고 다시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ㆍ코끼리ㆍ말ㆍ수레를 공급 받아 수시로 길러서 모자람이 없었는데 은혜를 알지 못하고 도리어 원망하였으며 그리고 다시 무상(無常)하여 허물어짐을 면치 못하였다.
009_1416_b_22L爾時第三王子作是念言我今捨身時已到矣何以故我從昔來多棄是身都無所爲亦常愛護處之屋宅復供給衣服飮食臥具醫藥象馬車隨時將養令無所乏而不知恩反生怨害然復不免無常敗壞
다시 다음으로 이 몸은 견고하지 못하며 이익됨이 없고 나쁘기는 도둑과 같고 마치 걸어다니는 변소와 같다. 나는 오늘 마땅히 이 몸이 위없는 업을 지어서 생사의 바다에 큰 다리가 되리라.
009_1416_c_05L復次身不堅無所利益可惡如賊猶若行我於今日當使此身作無上業生死海中作大橋梁
다시 또 만약 이 몸을 버리면 곧 한량없는 나쁜 종기 등 백천 가지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다. 이 몸은 오직 대소변이 있을 뿐이요, 이 몸은 견고하지 못하여 물 위의 거품과 같고, 이 몸은 깨끗하지 못하여 모든 벌레의 집이며, 이 몸은 깨끗하지 못하여 힘줄로 얽고 피로 발랐으며 가죽과 뼈와 골수가 서로 이어져 지탱하고 있다.
009_1416_c_08L復次若捨此身則捨無量癰疽瘭疾百千怖畏是身唯有大小便利是身不堅如水上沫是身不淨多諸虫戶是身不淨筋纏血塗腦共相連持
이와 같이 관찰하니 매우 근심되고 싫어진다. 이런 까닭에 나는 지금 마땅히 이 몸을 버려 고요한 위없는 열반을 구하여 영원히 근심 걱정과 무상하게 바뀜을 여의고 나고 죽는 것을 쉬어 모든 번뇌의 쌓임을 없애리라. 그리하여 한량없는 선정과 지혜의 공덕을 구족하게 성취하여 미묘한 법신으로 백 가지 복을 장엄하며 모든 부처님께 칭찬을 받아 이와 같은 위없는 법신을 깨달아 이루어서 모든 중생에게 한량없는 법의 즐거움을 주리라.’
009_1416_c_12L如是觀察甚可患厭是故我今應當捨離以求寂滅無上涅槃永離憂患無常變異生死休息無諸塵累無量禪定智慧功德具足成就微妙法身百福莊嚴諸佛所讚證成如是無上法身與諸衆生無量法樂
이때 왕자가 용맹스럽게 이런 큰 서원을 세우고 대비심으로 그 마음을 훈습하여 닦았다. 그러나 두 형이 마음에 두렵고 겁내고 혹은 억지로 만류하여 막을까 염려하여 곧 말하였다.
‘형님들은 이제 권속과 함께 처소로 돌아가십시오.’
009_1416_c_18L是時王子勇猛堪任作是大願以上大悲薰修其心慮其二兄心懷怖懅或恐固遮爲作留難卽便語言兄等今者可與眷屬還其所止
009_1417_a_02L그때 막내 왕자 마하살타는 호랑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몸의 옷을 벗어서 대나무 가지 위에 걸어 두고 이렇게 서원을 세워 말하였다.
‘나는 지금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하며, 가장 훌륭한 위없는 도를 증득하기 위하며, 움직이지 않는 대비심으로 버리기 어려운 것을 버리려는 까닭이며, 보리의 지혜 있는 이의 찬탄을 받기 위함이며, 삼계의 모든 중생을 제도하기 위함이며, 생사의 두려움과 온갖 뜨거운 고뇌를 없애기 위한 까닭입니다.’
009_1416_c_22L爾時王子摩訶薩埵還至虎所脫身衣裳置竹枝上作是誓言我今爲利諸衆生故證於最勝無上道故大悲不動捨難捨故爲求菩提智所讚故欲度三有諸衆生故滅生死怖衆惱熱故
이때 왕자가 이런 서원을 세우고 나서 곧 스스로 몸을 던져 주린 호랑이의 앞에 누웠다. 이때 왕자의 크나큰 자비의 힘 때문에 호랑이도 어찌하지 못하였다. 왕자가 다시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였다.
‘호랑이는 지금 너무 야위어 힘이 없어 내 몸의 피와 고기를 먹지 못하는구나.’
009_1417_a_04L是時王子作是誓已卽自放身臥餓虎前是時王子以大悲力虎無能爲王子復作如是念言今羸瘦身無勢力不能得我身血肉
그리하여 곧 일어나 칼을 구하려고 두루 찾았으나 끝내 구하지 못하자 곧 바른 대나무로 목을 찔러 피를 흘리며 높은 산에 올라가 호랑이 앞으로 몸을 던졌다. 이때 대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태양은 밝은 빛이 없어져 마치 아수라왕 라후라가 손으로 해를 가리듯하며, 또 여러 가지 꽃과 미묘한 향이 비같이 내렸다.
009_1417_a_08L卽起求刀周遍求之了不能得以乾竹刺頸出血於高山上投身虎是時大地六種震動日無精光—如羅睺羅阿修羅王捉持障蔽—又雨雜種種妙香
이때 허공 중에 모든 다른 하늘이 있어 이런 일을 보고 나서 환희심이 생겨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 감탄하며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보살이여. 그대가 지금 진실로 대비를 행하는 자이다. 중생을 위하여 버리기 어려운 것을 능히 버리니 모든 배우는 사람 가운데 제일 용맹하도다. 그대는 이미 모든 부처님께서 칭찬하시는 항상 즐겁게 머물 곳을 얻었으니, 오래지 않아서 마땅히 근심 없고 뜨거움이 없는 청정한 열반을 증득할 것 입니다.’
이 호랑이는 그때 피가 흘러 왕자의 몸을 적신 것을 보고 곧 혀로 핥고 살을 뜯어 먹어 오직 뼈만 남았다.
009_1417_a_12L時虛空中有諸餘天見是事已心生歡喜歎未曾有讚言善哉大士汝今眞是行大悲者衆生故難捨能捨於諸學人第一勇汝已爲得諸佛所讚常樂住處久當證無惱無熱淸淨涅槃是虎爾時見血流出污王子身卽便舐血食其肉唯留餘骨
그때 첫째 왕자는 땅이 크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둘째 왕자에게 이렇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009_1417_a_19L爾時第一王子見地大動爲第二王子而說偈言

대지와 대해가
크게 진동하고
태양에 밝은 빛 없어
덮어 가린 듯하고
허공 중에서
모든 꽃과 향기 내리니
반드시 나의 동생이
아끼는 몸을 버렸나 보다.
009_1417_a_20L震動大地
及以大海
日無精光
如有覆蔽
於上虛空
雨諸華香
必是我弟
捨所愛身

둘째 왕자도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09_1417_a_23L第二王子復說偈言
009_1417_b_02L
저 호랑이 새끼 낳은 지
이미 일주일이 지나
일곱 새끼 졸라대고
궁하여 먹을 것이 없어
기력은 약해 적어지니
목숨이 오래다 말 못하리.
009_1417_a_24L彼虎產來
已經七日
七子圍遶
窮無飮食
氣力羸損
命不云遠

어린 동생 대비심으로
그가 힘들어 여윈 것 알고
차마 견디지 못해
그 새끼 잡아먹을까 두려워
몸 버리리라 결정하여
그들의 생명 건지었으리.
009_1417_b_03L小弟大悲
知其窮悴
懼不堪忍
還食其子
恐定捨身
以救彼命

이때 둘째 왕자 마음에 슬프고 두려워 눈물 흘리며 비탄해하여 초췌한 얼굴로 다시 같이 서로 호랑이 있는 곳으로 갔다. 동생이 입었던 옷은 대나무 가지 위에 걸려 있고 해골과 손톱과 머리카락은 낭자하게 흩어져 있으며 흐른 피는 그 땅 곳곳에 두루 젖어 있는 것을 보았다. 보고 나서 기절하여 정신을 잃고 몸이 뼈 위에 쓰러졌다. 얼마 후에 깨어나 곧 일어나서 머리를 들고 하늘로 소리치며 통곡하였다.
009_1417_b_05L時二王子心大愁怖涕泣悲歎容貌憔悴復共相將還至虎所見弟所著被服衣裳皆悉在一竹枝之上骸骨髮爪布散狼籍流血處處遍污其地見已悶絕不自勝持投身骨上良久乃悟卽起擧手呼天而哭
‘내 동생이 비록 어리나 재능이 남보다 뛰어나고 특히 부모님께서 사랑하셨는데 갑자기 몸을 버려 굶주린 호랑이의 밥이 되었으니 나는 지금 집으로 돌아가서 부모님이 물으시면 무어라고 대답할꼬? 나도 차라리 여기 한 곳에서 명을 같이하리라. 이 해골과 머리털과 손톱을 차마 볼 수 없으니, 무슨 마음으로 버려두고 돌아가 부모님과 처자 권속 친구와 아는 이들을 뵐 수 있을까.’
그때 두 왕자가 슬피 울며 통곡하다가 할 수 없이 버리고 갔다.
009_1417_b_11L我弟幼稚才能過人特爲父母之所愛念奄忽捨身以飼餓虎我今還宮父母設問當云何答我寧在此倂命一處不忍見是骸骨髮爪何心捨離還見父母妻子眷屬朋友知識時二王子悲號懊惱漸捨而去
그때 작은 왕자가 거느리던 시종들이 각각 여러 곳으로 흩어지면서 서로 말하였다.
‘지금 우리 도련님은 어느 곳에 계신가?’
그때 왕비가 잠자다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젖이 잘려 나가고 어금니가 빠지고 비둘기 세 마리를 얻었는데 한 마리가 매에게 잡아먹히는 것이었다.
009_1417_b_17L時小王子所將侍從各散諸方互相謂言今者我天爲何所在爾時王妃於睡中夢夢乳被割牙齒墮落得三鴿雛一爲鷹食
그때 왕비는 대지가 진동하여 곧 놀라 깨어서 마음으로 크게 근심하고 두려워하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009_1417_b_20L爾時王妃大地動時卽便驚寤心大愁怖而說偈言

오늘 무슨 까닭에
대지와 큰 물
모두가 다 흔들려
만물이 편안한 것이 없네.
009_1417_b_22L今日何故
大地大水
一切皆動
物不安所

해는 밝은 빛이 없어
라후라가 덮어 가린 듯하니
내 마음 괴롭고 걱정되어
눈과 눈썹까지 깜빡이네.
009_1417_b_24L日無精光
如有覆蔽
我心憂苦
目睫𥌎動
009_1417_c_02L
내가 지금
본 모습들은
필시 이상한 재앙이나
상서롭지 못한 괴로움이 있음이라.
009_1417_c_02L如我今者
所見瑞相
必有災異
不祥苦惱

이때 왕비가 이런 게송을 말하고 나자 마침 어떤 하인이 밖에서 이미 왕자의 소식을 듣고 마음에 놀라고 두려워 이어서 곧 안으로 들어와 왕비에게 아뢰어 이같이 말하였다.
‘조금 전에 밖에서 모든 시종들이 왕자를 찾았으나 계시는 곳을 알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009_1417_c_03L於是王妃說是偈已時有靑衣在外已聞王子消息心驚惶怖尋卽入內啓白王妃作如是言向者在外聞諸侍從推覓王子不知所在
왕비가 듣고 나서 크게 걱정하고 괴로워하면서 눈에 눈물이 가득하여 대왕의 처소에 와서 말하였다.
‘조금 전에 밖의 사람들에게 전해 들으니 우리가 사랑하는 제일 어린 왕자가 없어졌다 하옵니다.’
대왕이 듣고 나서 다시 기절하였다가 일어나 슬피 목메어 괴로워 눈물을 씻으며 말하였다.
‘어떻게 오늘 내가 마음속으로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을 잃었단 말인가.’
009_1417_c_07L王妃聞已生大憂惱涕泣滿目至大王所我於向者傳聞外人失我最小所愛之子大王聞已而復悶絕悲哽苦惱抆淚而言如何今日失我心中所愛重者
그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말씀하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417_c_11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나는 지난 옛날
한량없는 겁 동안
소중한 몸 버려
보리를 구하였네.
009_1417_c_12L我於往昔
無量劫中
捨所重身
以求菩提

혹은 나라 왕
또는 왕자가 되어
항상 버리기 어려운 것 버려
보리를 구하였네.
009_1417_c_14L若爲國王
及作王子
常捨難捨
以求菩提

내 속세의 운명 생각하니
큰 나라의 왕이 있었는데
그 왕 이름
마하라타였네.
009_1417_c_15L我念宿命
有大國王
其王名曰
摩訶羅陁

이 왕에게 아들 있어
능히 큰 보시를 하였네.
그 아들 이름
마하살타.
009_1417_c_16L是王有子
能大布施
其子名曰
摩訶薩埵

다시 두 형이 있었는데
큰 형의 이름은
대파나라(大波那羅)
둘째 이름은 대천(大天).
009_1417_c_18L復有二兄
長者名曰
大波那羅
次名大天

세 사람이 같이 놀러 갔다
한 빈 산에 이르러
새끼 갓 낳은 호랑이
먹을 것 없어 주린 것 보았네.
009_1417_c_19L三人同遊
至一空山
見新產虎
餓窮無食

그때 훌륭한 보살
불쌍한 생각 나 맹서하되
나는 지금 버리리라
소중한 이 몸을.
009_1417_c_20L時勝大士
生大悲心
我今當捨
所重之身

이 호랑이가 혹시
주림에 시달리다
설마 제 새끼를
도로 잡아먹으랴.
009_1417_c_22L此虎或爲
飢餓所逼
儻能還食
自所生子

곧 높은 산에 올라
호랑이 앞에 몸 던져
새끼 일곱 마리
생명 온전하게 하였네.
009_1417_c_23L卽上高山
自投虎前
爲令虎子
得全性命
009_1418_a_02L
그때 대지와
모든 큰 산들이
모두 다 진동하니
모든 짐승 벌레
범 이리 사자들
놀라서 사방으로 달아나고
세간은 캄캄하여
빛이 전혀 없었네.
009_1417_c_24L是時大地
及諸大山
皆悉震動
驚諸虫獸
虎狼師子
四散馳走
世閒皆闇
無有光明

이때 두 형
아직 대나무 숲에 있다가
마음에 근심과 괴로움 품고
슬프고 괴로워 눈물 흘리며
차츰차츰 찾아다니다
드디어 범 있는 곳에 이르러
범과 그 새끼
입에 피 묻은 것 보았네.
009_1418_a_04L是時二兄
故在竹林
心懷憂惱
愁苦涕泣
漸漸推求
遂至虎所
見虎虎子
血污其口

또 해골과 머리카락
손톱과 이빨
곳곳에 피가 온 땅에
낭자한 것을 보았네.
009_1418_a_07L又見骸骨
髮毛爪齒
處處逬血
狼藉在地

이에 두 왕자는
이것을 보고 나서
마음이 다시 기절하여
저절로 땅에 쓰러졌네.
009_1418_a_08L時二王子
見是事已
心更悶絕
自躄於地

제와 먼지 흙이
저절로 몸에 온통 달라붙고
제정신 잃고
마음이 미친 듯
데리고 간 시종
모두 이 일을 보고
또한 한없이 슬퍼
목놓아 울부짖었네.
009_1418_a_09L以灰塵土
自塗坌身
忘失正念
生狂癡心
所將侍從
睹見是事
亦生悲慟
失聲號哭

찬물을 가지고
서로 뿌려 씻어서
그런 뒤에야 숨이 되살아나
다시 일어났네.
009_1418_a_12L互以冷水
共相噴灑
然後蘇息
而復得起

이때 왕자가
몸을 버릴 즈음에
바로 후궁에서는
왕비와 채녀(婇女)
권속 오백 인이
서로 즐기고 있었네.
009_1418_a_13L是時王子
當捨身時
正値後宮
妃后婇女
眷屬五百
共相娛樂

왕비가 그때
두 젖에 젖이 흘러나오고
사지와 골절이
아프기가 침을 찌르듯
마음 슬프고 괴로워
사랑하는 아들 잃은 듯하네.
009_1418_a_15L
王妃是時
兩乳汁出
一切支節
痛如鍼刺
心生愁惱
以喪愛子

이에 왕비
급히 왕께 나아가
가느다란 목소리로
슬피 물며 말하였네.
009_1418_a_17L於是王妃
疾至王所
其聲微細
悲泣而言

대왕이시여, 지금 마땅히
자세히 들으소서, 자세히 들으소서.
근심의 불 치성하여
지금 저를 태우나이다.
009_1418_a_19L大王今當
諦聽諦聽
憂愁盛火
今來燒我

저는 지금 두 젖에서
함께 젖이 흐르고
몸의 아픔 절실하여
침으로 찌르는 듯 하나이다.
009_1418_a_20L我今二乳
俱時汁出
身體苦切
如被鍼刺

제가 본 이와 같은
상서롭지 못한 모습
다시는 사랑하는 아들
보지 못할까 두렵나이다.
009_1418_a_21L我見如是
不祥瑞相
恐更不復
見所愛子

지금 몸과 목숨 받들어
대왕께 올리오니
원컨대 속히 사람 보내어
나의 아들 찾아 주소서.
009_1418_a_23L今以身命
奉上大王
願速遣人
求覓我子
009_1418_b_02L
꿈 속에 비둘기 새끼 세 마리
제가 품고 앉았는데
가장 어린 것이
내 마음에 들었는데
매가 날아와서
저에게서 빼앗아 갔습니다.
009_1418_a_24L夢三鴿雛
在我懷抱
其最小者
可適我心
有鷹飛來
奪我而去

꿈에 이것을 보고
곧 근심과 걱정 생겨
저는 지금 슬프고 두려워
생명 건지지 못할까 염려하나이다.
원컨대 속히 사람 보내어
저의 아들을 찾아 주소서.
009_1418_b_03L夢是事已
卽生憂惱
我今愁怖
恐命不濟
願速遣人
推求我子

이때 왕비
이 말을 하고 나서
즉시에 기절하여
다시 땅에 쓰러졌다.
009_1418_b_05L是時王妃
說是語已
卽時悶絕
而復躄地

왕도 이 말을 듣고 나서
사랑하는 아들
다시 보지 못할까
근심 걱정 태산이었다.
009_1418_b_06L王聞是語
復生憂惱
以不得見
所愛子故

왕과 대신
또 모든 권속
모두 다 모여 와서
왕의 좌우에서
슬피 울부짖으니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였다.
009_1418_b_08L其王大臣
及諸眷屬
悉皆聚集
在王左右
哀哭悲號
聲動天地

그때 성안에
있던 백성들
이 소리 듣고
깜짝 놀라 나와
각각 서로 말하되
지금 이 왕자가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이미 돌아가셨나.
009_1418_b_10L爾時城內
所有人民
聞是聲已
驚愕而出
各相謂言
今是王子
爲活來耶
爲已死亡

보살과 같으시어
항상 부드러운 말씀 내시며
중생의 사랑 받으시더니
이제 뵙기 어렵다니.
009_1418_b_12L如是大士
常出軟語
爲衆所愛
今難可見

이 여러 사람들이
숲에 들어가 찾아
오래지 않아 마땅히
결국 소식 듣고서
그때 모든 사람
이같이 두려워 어쩔 줄 모르고
다시 슬피 우니
신들도 애통하였다.
009_1418_b_14L已有諸人
入林推求
不久自當
得定消息
諸人爾時
慞惶如是
而復悲號
哀動神祇

이때 대왕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왕비에게 물 뿌리니
조금 후에 깨어나서
바른 정신 돌아와
가느다란 소리로 왕께 여쭈었다.
009_1418_b_16L爾時大王
卽從坐起
以水灑妃
良久乃蘇
還得正念
微聲問王

지금 내 아들은
죽었나요 살았나요.
그때 왕비
그 아들 생각으로
갑절이나 원통하고 괴로워서
마음 잠시도 놓지 못했다.
009_1418_b_18L我子今者
爲死活耶
爾時王妃
念其子故
倍復懊惱
心無暫捨

애석하도다 내 아들
단정한 그 얼굴
어떻게 하루아침에
날 버리고 죽단 말인가.
009_1418_b_20L可惜我子
形色端正
如何一旦
捨我終亡

어떻게 이 내 몸이
먼저 죽지 못하고서
온갖 괴로운 일
이같이 본단 말인가.
009_1418_b_22L云何我身
不先薨沒
而見如是
諸苦惱事

착한 아들 고운 모습
연꽃과 같았는데
누가 너를 무너뜨려
모자 이별시켰는가.
009_1418_b_23L善子妙色
猶淨蓮華
誰壞汝身
使令分離
009_1418_c_02L
이것이 이 나의
옛날 원수 아니라면
본래 업연 끼여들어
너를 죽였나.
009_1418_b_24L將非是我
昔日怨讎
俠本業緣
而殺汝耶

내 아들 그 얼굴
깨끗하기 보름달 같았는데
하루아침을 기약 못하여
이런 화를 만나는가.
009_1418_c_03L我子面目
淨如滿月
不圖一旦
遇斯禍對

차라리 이 내 몸을
먼지같이 부수어도
내 아들 목숨만은
잃지 않게 하였으면.
009_1418_c_04L寧使我身
破碎如塵
不令我子
喪失身命

내가 꿈에 본 것
이미 대답 얻었으나
내가 무정하여
이 고통 당하도다.
009_1418_c_05L我所見夢
已爲得報
値我無情
能堪是苦

내가 본 꿈과 같이
어금니가 빠지면서
일시에 두 젖에서
젖이 절로 흘러나오니
분명코 내 사랑하는 아들
잃을 것이로다.
009_1418_c_07L如我所夢
牙齒墮落
二乳一時
汁自流出
必定是我
失所愛子

꿈에 세 마리 새끼 비둘기
매가 한 마리 빼앗아 갔으니
세 아들 가운데
분명 한 아들 잃을 징조라.
009_1418_c_09L夢三鴿雛
鷹奪一去
三子之中
必定失一

그때 대왕
곧 왕비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마땅히
대신과 사자 보내어
동서로 두루
아들을 찾으리라.
그대는 지금 진정하여
크게 근심하지 마오.
009_1418_c_10L爾時大王
卽告其妃
我今當遣
大臣使者
周遍東西
推求覓子
汝今且可
莫大憂愁

대왕은 이와 같이
왕비를 위로하고
곧 말 멍에를 꾸며 타고
궁전을 나셨어라.
009_1418_c_13L大王如是
慰喩妃已
卽便嚴駕
出其宮殿

마음은 슬픈 고뇌
근심 걱정 간절하며
비록 대중 속에 있더라도
얼굴 모습 초췌하네.
009_1418_c_14L心生愁惱
憂苦所切
雖在大衆
顏貌憔悴

곧 성을 나와
사랑하는 아들 찾아가니
이때 또한
한없는 백성들이
울부짖고
뒤따르네.
009_1418_c_16L卽出其城
覓所愛子
爾時亦有
無量諸人
哀號動地
尋從王後

이때 대왕은
이미 성을 나와
사방으로 바라보며
그 아들 찾았지만
번민하고 한탄하고 마음 산란하여
있는 곳 알지 못했다.
009_1418_c_18L是時大王
旣出城已
四向顧望
求覓其子
煩惋心亂
靡知所在

최후에 멀리 보니
한 사람이 오는지라
머리는 흙먼지요
옷은 피에 젖고
온몸에 재와 오물 칠하여
슬피 울며 왔다.
009_1418_c_20L最後遙見
有一信來
頭蒙塵土
血污其衣
灰糞塗身
悲號而至

그때 대왕
마하라타
이 사신 보고 나서
더욱더 슬퍼져
머리 들고 울부짖고
하늘 보고 통곡하는도다.
009_1418_c_22L爾時大王
摩訶羅陁
見是使已
倍生懊惱
擧手號叫
仰天而哭
009_1419_a_02L
먼저 보낸 그 신하가
이윽고 다시 오는지라
왕에게 이르러서
이렇게 말을 했네.
009_1418_c_24L先所遣臣
尋復來至
旣至王所
作如是言

대왕이여, 슬퍼하지 마소서
모든 아들 아직 살아 있습니다.
머지않아 올 것이니
왕께서 뵈오리다.
009_1419_a_03L願王莫愁
諸子猶在
不久當至
令王得見

잠깐 지난 뒤에
다시 한 신하가 와서
왕을 바라보니 수심이 가득하고
얼굴은 초췌하고
몸에 입은 옷은
때묻고 더러웠네.
009_1419_a_04L須臾之頃
復有臣來
見王愁苦
顏貌憔悴
身所著衣
垢膩塵污

대왕이여, 아시옵소서
한 아들 이미 죽고
두 아들은 살았으나
슬프고 초췌하여 몸 가눌 수 없었나이다.
009_1419_a_06L大王當知
一子已終
二子雖存
哀悴無賴

셋째 왕자는
새끼 낳은 호랑이를 보니
굶은 지 일 주일이라
새끼 잡아먹을까 염려하셨습니다.
009_1419_a_07L第三王子
見虎新產
飢窮七日
恐還食子

이 호랑이 보고 나서
불쌍한 마음 깊이 일어
이 중생 제도하고
미래 세상에서
보리를 이루시려
큰 서원 세우시고
높은 곳에 올라가서
범 앞에 몸 던지셨습니다.
009_1419_a_09L見是虎已
深生悲心
發大誓願
當度衆生
於未來世
證成菩提
卽上高處
投身餓虎

주림에 시달리던 호랑이가
일어나 삼키면서
온갖 피와 살
이미 다 없어지고
해골만 남아 있어
땅 위에 낭자하였습니다.
009_1419_a_11L虎飢所逼
便起噉食
一切血肉
已爲都盡
唯有骸骨
狼藉在地

이때 대왕은
신하 말 듣고 나서
넘어지며 다시 기절하여
정신 잃고 땅에 쓰러졌다.
009_1419_a_13L是時大王
聞臣語已
轉復悶絕
失念躄地

근심의 불 치성하게
그 몸을 불태우니
모든 신하 권속들도
또한 다시 그 같았다.
009_1419_a_15L憂愁盛火
熾然其身
諸臣眷屬
亦復如是

물로 왕께 뿌려
한참 지나 소생하여
다시 머리 들고
하늘 불러 통곡하였다.
009_1419_a_16L以水灑王
良久乃蘇
復起擧手
號天而哭

다시 한 신하 와서
왕께 아뢰기를
조금 전에 숲 속에서
두 왕자 뵈었습니다.
009_1419_a_17L復有臣來
而白王言
向於林中
見二王子

근심 걱정 고통 속에
슬퍼 통곡하여 울다가
기절하여 정신잃고
저절로 땅에 쓰러졌습니다.
009_1419_a_19L愁憂苦毒
悲號涕哭
迷悶失志
自投於地

신하가 물을 구해
몸 위에다 뿌려서
한참 지난 후에
이에 다시 소생하였습니다.
009_1419_a_20L臣卽求水
灑其身上
良久之頃
乃還蘇息

사방을 둘러보니
큰 불이 타는지라
부축하여 잠시 일어나다가
이내 다시 쓰러져서
머리 들고 슬퍼하며
하늘 불러 통곡하다
잠깐 다시 아우 공덕
찬탄하더이다.
009_1419_a_21L望見四方
大火熾然
扶持暫起
尋復躄地
擧手悲哀
號天而哭
乍復讚歎
其弟功德
009_1419_b_02L
이때 대왕은
사랑하던 왕자 이별하여
그 마음 혼미하고
기력조차 약해져서
괴로워 울부짖다
다시 생각하였다.
009_1419_a_24L是時大王
以離愛子
其心迷沒
氣力惙然
憂惱涕泣
竝復思惟

가장 어린 막내 왕자
애지중지하였더니
무상(無常)의 큰 귀신이
갑자기 삼켰구나.
009_1419_b_03L是最小子
我所愛重
無常大鬼
奄便吞食

나머지 두 왕자
지금 비록 있지마는
근심의 불에
타서
혹시나
목숨 잃을지도.
009_1419_b_04L其餘二子
今雖存在
而爲憂火
之所焚燒
或能爲是
喪失命根

내가 빨리 가서
그 숲 속에 이르러
아들들을 수레에 태워
급히 궁전으로 돌아가야 하리라.
009_1419_b_06L我宜速往
至彼林中
迎載諸子
急還宮殿

제 어미 뒤에 있어
근심 고뇌 간절하여
가슴이 찢어질 듯
혹 죽지나 아니할까.
009_1419_b_08L其母在後
憂苦逼切
心肝分裂
或能失命

혹 두 아들 보게 되면
그 마음 위로되어
남은 수명이나
천명 보존 아니할까.
009_1419_b_09L若見二子
慰喩其心
可使終保
餘年壽命

그때 대왕
이름난 코끼리 수레 타고
모든 시종들과
그 숲으로 향하다가
곧 길 가운데서
두 아들 만났는데
하늘 불러 땅을 치며
동생 이름 부름이라.
009_1419_b_10L爾時大王
駕乘名象
與諸侍從
欲至彼林
卽於中路
見其二子
號天扣地
稱弟名字

이때 왕이 그 앞에 나아가서
두 아들 끌어안고
슬피 울어 눈물지으며
길 따라 궁으로 돌아와
속히 두 아들
그 어미 보게 하였어라.
부처님 수신(樹神)에게 이런 말씀 하셨다.
009_1419_b_13L時王卽前
抱持二子
悲號涕泣
隨路還宮
速令二子
覲見其母
佛告樹神

너는 지금 마땅히 알라.
그때 왕자 마하살타가
몸 버려 호랑이 주었는데
지금 나의 몸이다.
009_1419_b_15L汝今當知
爾時王子
摩訶薩埵
捨身飼虎
今我身是

그때 대왕
마하라타는
지금의 부왕
수두단(輸頭檀)이 그분이다.
009_1419_b_17L爾時大王
摩訶羅陁
於今父王
輸頭檀是

그때 왕비는
지금 마야(摩耶) 그분이요
큰 왕자는
지금의 미륵이요
둘째 왕자
지금 조달이다.
009_1419_b_18L爾時王妃
今摩耶是
第一王子
今彌勒是
第二王子
今調達是

그때 호랑이는
지금 구이(瞿夷) 부인이요
그때 새끼범 일곱 마리는
지금 다섯 비구와
사리불이며
목건련이니라.
009_1419_b_20L爾時虎者
今瞿夷是
時虎七子
今五比丘
及舍利弗
目揵連是

그때 대왕 마하라타와 그 왕비는 눈물 흘리고 슬피 울다 모두 몸에 걸친 어의[御服]와 영락을 벗고 모든 대중들과 대숲 속으로 가서 그 사리(舍利)를 거두어 곧 그 자리에 칠보탑을 세웠다.
009_1419_b_22L爾時大王摩訶羅陁及其妃后悲號涕泣悉皆脫身御服瓔珞與諸大衆往竹林中收其舍利卽於此處起七寶塔
009_1419_c_02L이때 왕자 마하살타는 임종시에 이렇게 서원을 세웠다.
‘원컨대 나의 사리는 미래세에 산수로 셀 수 없는 겁을 지나면서 항상 중생을 위하여 불사(佛事)를 지어지이다.’
009_1419_c_03L是時王子摩訶薩埵臨捨命時作是誓願願我舍利於未來世過算數劫常爲衆生而作佛事
이 경을 설할 때 한량없는 아승기의 하늘과 사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다. 보리수신이여, 이것이 칠보탑에 예배하는 옛날 인연이니라.”
이때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이 칠보탑은 곧 사라지고 나타나지 않았다.
009_1419_c_05L說是經時無量阿僧祇天及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樹神是名禮塔往昔因爾時佛神力故是七寶塔卽沒不現

23. 찬불품(讚佛品)
009_1419_c_08L金光明經讚佛品第二十三
담무참 번역
北涼三藏曇無讖譯

그때 한량없는 백천만억 보살 대중이 이 세계로부터 금보개산왕(金寶蓋山王)여래의 나라에 이르렀다. 그 나라에 이르고 나서 오체를 땅에 던져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이구동성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009_1419_c_09L爾時無量百千萬億諸菩薩衆從此世界至金寶蓋山王如來國土到彼土已五體投地爲佛作禮卻一面立向佛合掌異口同音而讚歎曰

여래의 몸
황금빛 미묘하사
밝게 비추시니
금산(金山)의 왕 같으시네.
009_1419_c_13L如來之身
金色微妙
其明照曜
如金山王

몸 깨끗하고 부드러우사
마치 황금 연꽃 같으며
한량없는 미묘한 모습
스스로 장엄하시고
얼굴 따라 좋은 모습
그 몸 빛나게 꾸며서
정결하기 비할 데 없어
마치 자금산(紫金山) 같으시네.
009_1419_c_15L身淨柔軟
如金蓮花
無量妙相
以自莊嚴
隨形之好
光飾其體
淨潔無比
如紫金山

원만하게 구족하고 때 없으사
깨끗한 보름달 같고
그 음성 밝고 우렁차
미묘하기 범천의 소리 같네.
009_1419_c_17L圓足無垢
如淨滿月
其音淸徹
妙如梵聲

사자의 올음소리 같고
큰 우렛소리 같으시네.
여섯 가지로 청정하고
미묘한 음성
가릉빈가 소리
공작의 소리 같아
청정하여 때가 없고
위덕이 구족하네.
009_1419_c_19L師子吼聲
大雷震聲
六種淸淨
微妙音聲
迦陵頻伽
孔雀之聲
淸淨無垢
威德具足

백복(百福)의 상호(相好)로써
그 몸 꾸미시고
광명 멀리 비춰
끝이 없어라.
009_1419_c_21L百福相好
莊嚴其身
光明遠照
無有齊限

지혜 고요하고 번뇌 사라져
모든 애착과 습기 없으시니
한량없는 이런 공덕
세존세서 이루셨네.
009_1419_c_23L智慧寂滅
無諸愛習
世尊成就
無量功德
009_1420_a_02L
깊어 바다 같고
높아 수미산 같아
모든 중생 위하여
어여쁜 마음 내시어
미래 세상에
능히 쾌락 주시리.
009_1419_c_24L譬如大海
須彌寶山
爲諸衆生
生憐愍心
於未來世
能與快樂

여래 설하신
제일의 깊은 뜻
능히 중생들을
고요하고 편안케 하여
능히 중생들에게
한없는 쾌락 주시네.
009_1420_a_03L如來所說
第一深義
能令衆生
寂滅安隱
能與衆生
無量快樂

능히 위없는
감로법 설하시고
능히 위 없는
감로 법문을 여시네.
009_1420_a_05L能演無上
甘露妙法
能開無上
甘露法門

능히 일체에
근심 없는 집에 드시어
중생들이 다
해탈 얻어서
한량없는 고통 바다
삼계[三有]를 뛰어넘어
바른 도[五道]에 머물러서
모든 근심 고통 없게 하시네.
009_1420_a_06L能入一切
無患窟宅
能令衆生
悉得解脫
度於三有
無量苦海
安住正道
無諸憂苦

여래 세존의
공덕과 지혜
대자비의 힘
정진과 방편
이와 같이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네.
009_1420_a_09L如來世尊
功德智慧
大慈悲力
精進方便
如是無量
不可稱計

지금 우리들
비유할 수 없으며
모든 하늘 세상 사람
무량겁 지내면서
생각 다해 헤아려도
능히 알지 못하리라.
009_1420_a_11L我等今者
不能說喩
諸天世人
於無量劫
盡思度量
不能得知

여래께서 가지신 바
공덕과 지혜는
한량없는 큰 바다라
적은 한 방울 물을
우리 지금 간략히 찬탄하나니
여래의 크신 공덕
백천억으로 나누어
그 하나도 말씀 못하리이다.
009_1420_a_13L如來所有
功德智慧
無量大海
一渧少分
我今略讚
如來功德
百千億分
不能宣一

만약 공덕 있어
모을 수가 있다면
중생에게 되돌려서
위없는 도 증득하리.
009_1420_a_16L若我功德
得聚集者
廻與衆生
證無上道

이때 신상(信相)보살이 곧 이 모임에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꿇어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찬탄하여 말씀드렸다.
009_1420_a_17L爾時信相菩薩卽於此會從坐而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而說讚言

온갖 복 갖추신 세존
미묘하신 상호
천 가지 공덕으로
그 몸 장엄하셨네.
009_1420_a_20L世尊百福
相好微妙
功德千數
莊嚴其身

빛 맑아 멀리 비추시니
아무리 보아도 싫증나지 않네.
태양의 일천 광명
허공 가득 채우듯
광명 치성하여
한량없고 가이없어
마치 무수한
큰 보배 덩이 같네.
009_1420_a_22L色淨遠照
視之無厭
如日千光
彌滿虛空
光明熾盛
無量無邊
猶如無數
珍寶大聚
009_1420_b_02L
그 밝은 다섯 빛깔
청 홍 적 백
유리 파리(頗梨)가
순금과 어울린 듯
광명 밝게 빛나
모든 산을 꿰뚫어
한량없는 불국토
멀리 다 비추시네.
009_1420_a_24L其明五色
靑紅赤白
琉璃頗梨
如融眞金
光明赫弈
通徹諸山
悉能遠照
無量佛土

중생의 한량없는 고뇌
능히 다 없애시고
또한 중생에게
가장 미묘한 즐거움 주시네.
009_1420_b_04L能滅衆生
無量苦惱
又與衆生
上妙快樂

모든 기관[根] 청정하여
미묘함이 제일이라
뵙는 중생들은
싫은 생각 전혀 없네.
009_1420_b_05L諸根淸淨
微妙第一
衆生見者
無有厭足

감색 머리카락 부드러워
마치 공작의 목과 같고
여러 벌들이
연꽃에 모인 듯
청정한 대비심
공덕으로 장엄하네.
009_1420_b_07L髮紺柔軟
猶孔雀項
如諸蜂王
集在蓮華
淸淨大悲
功德莊嚴

한량없는 삼매와
또한 대비심
이와 같은 공덕
다 모으니
상호와 아름다운 빛으로
그 몸 꾸미셨네.
009_1420_b_09L無量三昧
及以大慈
如是功德
悉以聚集
相好妙色
嚴飾其身

가지가지 공덕
도와서 보리 이루니
여래는 다 능히
중생 조복하시네.
009_1420_b_11L種種功德
助成菩提
如來悉能
調伏衆生

마음 부드럽게 하여
모든 쾌락 받게 하고
가지가지 깊고 미묘한
공덕으로 장엄하네.
009_1420_b_12L令心柔軟
受諸快樂
種種深妙
功德莊嚴

또한 시방 모든 부처님의
칭찬 받으시며
그 빛 멀리 비추어
모든 곳에 두루하니
마치 해와 달이
허공에 가득하듯
공덕 이루시어
수미산과 같음이라.
009_1420_b_13L亦爲十方
諸佛所讚
其光遠照
遍於諸方
猶如日月
充滿虛空
功德成就
如須彌山

모든 세계 곳곳마다
나타내 보이시며
이는 희고 고르시어
마치 옥과 흰 눈 같으시네.
009_1420_b_16L在在示現
於諸世界
齒白齊整
猶如珂雪

그 덕은 저 태양이
허공에 환히 나타나듯
미간의 백호상은
오른쪽으로 감돌아서
광명 흘러 나와
유리 구슬 같으시며
미묘한 그 빛
허공의 태양 같네.
009_1420_b_17L其德如日
處空明顯
眉閒毫相
右旋宛轉
光明流出
如琉璃珠
其色微妙
如日處空

그때 도량보리수신이 다시 찬탄하였다.
009_1420_b_20L爾時道場菩提樹神復說讚曰

청정하고 위없는
부처님[正覺]께 귀의하나이다.
매우 깊은 미묘한 법
서원 따라 깨치시어
법 아니고 도 아닌 것
모두 멀리 여의셨네.
009_1420_b_21L南無淸淨
無上正覺
甚深妙法
隨願覺了
遠離一切
非法非道

홀로 빼어나
부처님 정각 이루시어
있고 있지 않음
본성의 청정함 아시네.
009_1420_b_23L獨拔而出
成佛正覺
知有非有
本性淸淨
009_1420_c_02L
드물도다 드물도다
여래의 공덕이여
드물도다 드물도다
여래의 큰 바다여.
009_1420_c_02L希有希有
如來功德
希有希有
如來大海

드물도다 드물도다
수미산 같으시네
드물도다 드물도다
가이없는 부처님 행.
009_1420_c_04L希有希有
如須彌山
希有希有
佛無邊行

드물도다 드물도다
부처님 세상 나심이여
우담바라꽃같이
때에 한 번 나시도다.
009_1420_c_05L希有希有
佛出於世
如優曇華
時一現耳

드물도다 드물도다
한량없는 대비심
석가모니시여
사람 가운데 태양이시네.
009_1420_c_06L希有希有
無量大悲
釋迦牟尼
爲人中日

모든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기 위하시어
이와 같은 묘한 보배 경전
펴서 설하셨네.
009_1420_c_08L爲欲利益
諸衆生故
宣說如是
妙寶經典

장하셔라 여래시여
모든 기관[根] 적멸하사
고요한 큰 성에
다시 드시어 노니셨네.
009_1420_c_09L善哉如來
諸根寂滅
而復遊入
善寂大城

때 없고 청정하신
깊고 깊은 삼매
모든 부처님께서
행하신 곳에 드시었네.
009_1420_c_10L無垢淸淨
甚深三昧
入於諸佛
所行之處

일체 성문들
몸이 다 공적하고
지혜와 복덕 구족하신 세존께서
행하신 곳 또한 공하도다.
009_1420_c_12L一切聲聞
身皆空寂
兩足世尊
行處亦空

이와 같은 그 일체
한량없는 모든 법을
본래의 성품 모양 찾아보면
또한 다 공적하네.
009_1420_c_13L如是一切
無量諸法
推本性相
亦皆空寂

일체 중생들의
성품 모양 또한 다 공허한데
미치고 어리석은 마음 때문에
능히 깨달아 알지 못하도다.
009_1420_c_14L一切衆生
性相亦空
狂愚心故
不能覺知

내 항상 부처님 생각하며
세존 즐겨 뵙고
항상 서원 세우니
부처님의 태양 여의지 않아지이다.
009_1420_c_16L我常念佛
樂見世尊
常作誓願
不離佛日

내 항상 땅에서
길게 꿇어 합장하고
그 마음 연모하여
부처님 뵈옵고자 하네.
009_1420_c_17L我常於地
長跪合掌
其心戀慕
欲見於佛

내 항상 수행하여
최상의 대비로써
슬피 울어 눈물지며
부처님 뵈려고 하네.
009_1420_c_18L我常修行
最上大悲
哀泣雨淚
欲見於佛

내 항상 목마르게 우러르며
부처님 뵙고자
이 일을 위하여서
근심이 불타오르네.
009_1420_c_20L我常渴仰
欲見於佛
爲是事故
憂火熾然

원컨대 세존이시여
저에게 자비 내려
맑고 찬 법의 물로써
이 불을 꺼주소서.
009_1420_c_21L唯願世尊
賜我慈悲
淸冷法水
以滅是火

세존의 사랑과 어여삐 여김
가없이 여기는 마음 한량없어
원컨대 이 내 몸이
항상 부처님 뵙게 하여지이다.
009_1420_c_22L世尊慈愍
悲心無量
願使我身
常得見佛

일체 사람 하늘
세존께서 늘 보호해 주시니
그래서 저는 지금
목마르게 우러러 뵙고자 하나이다.
009_1420_c_24L世尊常護
一切人天
是故我今
渴仰欲見
009_1421_a_02L
성문의 몸
허공이나
불꽃, 허수아비 메아리나 변화로 된 것 같고
물속의 달과 같네.
009_1421_a_02L聲聞之身
猶如虛空
焰幻響化
如水中月

중생의 성품도
꿈에 본 것 같고
여래의 행하신 곳
깨끗하여 유리 같네.
009_1421_a_03L衆生之性
如夢所見
如來行處
淨如琉璃

위없는 감로법
있는 곳에 들어가서
능히 중생에게
한량없는 쾌락 주시도다.
009_1421_a_05L入於無上
甘露法處
能與衆生
無量快樂

여래의 행하신 곳
미묘하고 매우 깊어
일체 중생들은
능히 알 자 없음이라.
009_1421_a_06L如來行處
微妙甚深
一切衆生
無能知者

다섯 신통 얻은 신선
또 모든 성문들과
일체 연각들도
또한 알지 못하리라.
009_1421_a_07L五通神仙
及諸聲聞
一切緣覺
亦不能知

저는 지금 의심 않나이다.
부처님 행하신 곳
원컨대 자비로써
저를 위하여 몸 나투어 주소서.
009_1421_a_09L我今不疑
佛所行處
唯願慈悲
爲我現身

그때 세존
삼매에서 일어나시어
미묘하신 음성으로
찬탄하여 말씀하셨네.
009_1421_a_10L爾時世尊
從三昧起
以微妙音
而讚歎言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신(樹神) 선녀천아
너는 오늘
시원하게 이런 말을 하는구나.

일체 중생이1)
만약 이 법문 듣는다면
모두 다 감로의 무생법문에
들어가리라.
009_1421_a_11L善哉善哉
樹神善女
汝於今日
快說是言

24. 부촉품(付囑品)
009_1421_a_13L金光明經付囑品第二十四
사나굴다 번역
隋闍那堀多譯

그때 세존께서 그 큰 보살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훌륭한 장부의 무리들아, 누가 능히 이 모든 여래께서 아승기겁 동안 모아서 이룬 보리를 지킬 것이며 내가 입멸한 뒤에 이 법의 근본을 마땅히 널리 드러내서 정법이 오래 머물게 하겠는가?”
009_1421_a_14L爾時世尊告彼大菩薩衆言汝等善丈夫輩誰能守護此諸如來阿僧祇劫集成菩提於我滅後以此法本當作廣現令正法久住故
그때 그 보살 대중 가운데 육십억의 보살과 또 육십억의 하늘 여인이 같이 목멘 소리로 이와 같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모든 여래가 아승기겁 모아 이룬 보리를 수호하여 저 뒷날 마땅히 널리 드러내겠습니다.”
009_1421_a_18L爾時彼菩薩衆中有六十俱致菩薩及六十俱致天女同以一咽喉聲說如是言世尊我等堪能守護此諸如來阿僧祇劫集成菩提於彼後時當作廣現
그때 세존께서 게송[伽陀]으로 말씀하셨다.
009_1421_a_22L爾時世尊說此伽陁

모든 부처님의 이 진실한 말씀
진실한 법에 편히 머물도다.
그 진실함에 머무는 까닭으로
이 경 더 오래 머무르리.
009_1421_a_23L諸佛是實語
安住於實法
彼等實住故
此經增住持
009_1421_b_02L
대비(犬悲)로 투구 갑옷 삼고
대자(大慈)로 편히 머물며
그 자비의 힘 까닭에
이 경 더 오래 머무르리.
009_1421_b_02L大悲爲鎧甲
大慈爲安住
彼等慈力故
此經增住持

복덩이[福聚]로 투구 갑옷 삼고
지혜 덩어리 생겨나는 바
모든 덩어리 뭉쳐지므로
이 경 더 오래 머무르리.
009_1421_b_03L福聚爲鎧甲
智聚所出生
諸聚和合故
此經增住持

모든 마라(魔羅) 항복 받고
모든 논의 또한 깨뜨려 흩고
이미 모든 견해 끊어
이 경 더욱 오래 머무르리.
009_1421_b_04L降伏諸摩羅
諸論亦破散
已斷於諸見
此經增住持

사천왕과 하늘 제석천 등
모든 범천과 아수라
하늘 용 전달바가
이미 이 경 지녀 머무르리.
009_1421_b_06L護世天帝等
諸梵及修羅
天龍乾闥婆
住持此已作

땅과 허공에
있는 모든 하늘 여인이
모든 부처님이 지녀 머무르시므로
이미 이 수행법을 설하였네.
009_1421_b_07L地住及虛空
所有諸天女
諸佛住持故
已說此行法

청정한 행이 상응하므로
네 가지 일[四實]이 이미 장엄하였고
네 가지 마라 다하였으므로
이 법장 더 오래 머물 것이네.
009_1421_b_08L梵行相應故
四實已莊嚴
盡四摩羅故
此經增住持

허공이 물질[色] 되거나
혹은 물질이 물질 아닌 것 되더라도
모든 부처님 계시는 곳
능히 움직이게 할 수 없느니라.
009_1421_b_10L虛空若作色
或色作非色
諸佛所住持
無有能令動

그때 사대천왕이 같이 한 목소리로 게송을 말하였다.
009_1421_b_11L爾時四大天王同以一咽喉聲說此伽陁

저희들은 이 경
마땅히 이같이 수호할 것이요
또 아들과 모든 권속
역시 잘 수호하오리다.
009_1421_b_13L我等於此經
守護當如是
及子諸眷屬
亦善作守護

마땅히 이 경 가지면
보리에 이미 인연 지음이라
마땅히 그들 곁에서
사방에서 수호하오리다.
009_1421_b_15L若當持此者
菩提已作緣
我當近彼等
四方作守護

그때 하늘의 제석이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을 말하였다.
009_1421_b_16L爾時天帝向佛說此伽陁

저는 모든 부처님 은혜 알며
도사(부처님)께서 이미 증명하시어
이 훌륭한 경전에서
이미 부처님 출생하심 설하였나이다.
009_1421_b_17L我知諸佛恩
導師亦已證
於此勝經典
已說佛出生

저는 그 모든 부처님께
은혜 갚고 마땅히 수호하며
마땅히 이같이 경전과
경 지니는 이를 수호하오리다.
009_1421_b_19L我於彼諸佛
報恩當作護
當護如是經
及彼持經者

그때 사바세계를 주제하는 대범천왕(大梵天王)이 부처님을 향하여 이 게송을 말하였다.
009_1421_b_20L爾時娑訶世界主大梵天王向佛說此伽陁

모든 선정과 한량없는
모든 법[乘]과 해탈
다 이 경에서 나오고
이미 부처님 출생 말하셨도다.
009_1421_b_22L諸定及無量
諸乘及解脫
皆由此經出
已說佛出生

저는 하늘의 즐거움 버리고
이 경 있는 곳에서
들을 수 있는 곳까지
마땅히 이같이 수호하리이다.
009_1421_b_24L我捨梵處樂
此經所在處
至彼聽聞故
守護當如是
009_1421_c_02L
이때 산도솔다(刪兜率多)천자가 부처님을 향하여 이 게송을 말하였다.
009_1421_c_02L爾時刪兜率多天子向佛說此伽陁

만약 이 경 가지는 이는
보리에 머물거나
그는 마땅히 도솔천에 머문다고
이 경에서 부처님 이미 말씀하셨네.
009_1421_c_03L若住於菩提
彼當住兜率
此經佛已說
若當有持者

세존이시여, 저는 마땅히
하늘에 있는 복의 과보 버리고
염부제 안에 살면서
마땅히 이 수행법을 말하리이다.
009_1421_c_05L世尊我當能
捨於天福報
閻浮洲內住
當說此行法

그때 상인의 우두머리 마라(摩羅)의 아들이 부처님을 향하여 이 게송을 말하였다.
009_1421_c_06L爾時商主摩羅子向佛說此伽陁

만약 능히 이 경전의
바른 뜻을 지니면
마군[摩羅]의 업 청정히 하여
그 마군을 따르지 않겠나이다.
009_1421_c_07L淸淨摩羅業
彼不隨摩羅
若當能持此
修多羅正義

저희들은 이 경전
마땅히 이같이 수호하여
저는 점진의 의욕 내어
지금 이 같이 널리 나타내오리다.
009_1421_c_09L我等於此經
守護當如是
我發精進欲
如是今廣現

이때 마왕 파순[摩羅波卑摩]이 부처님을 향하여 이 게송을 말하였다.
009_1421_c_10L爾時摩羅波卑摩向佛說此伽陁

만약 이 경 가지는 이는
번뇌 다 꺾어 복종시키며
저는 그 중생들에게
마땅히 장애 짓지 아니 하오리다.
009_1421_c_11L我於彼衆生
當不作障㝵
若當持此者
煩惱皆折伏

마군[摩羅]도 틈을 얻지 못하도록
그래서 이 경 말하며
부처님 머무시는 까닭에
저는 마땅히 그를 보호하오리다.
009_1421_c_13L摩羅不得便
故說於此經
以佛住持故
我當護彼等

그때 선덕천자가 부처님을 향하여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009_1421_c_14L爾時善德天子向佛說此伽陁

모든 부처님의 보리
이 경에 설하셨으니
만약 이 경 가지면
곧 모든 세존께 공양함이라.
009_1421_c_15L若諸佛菩提
彼於此經說
若持此經典
彼卽供諸尊

저도 마땅히 이 경 가지고
일억의 하늘 위해 설하여
교화하여 보리로 향하게 하고
마땅히 듣고 공경하고 존중하게 하오리다.
009_1421_c_17L我當持此經
爲俱致天說
教化向菩提
當聽及敬重

그때 자씨(慈氏)보살이 부처님을 향하여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009_1421_c_18L爾時慈氏菩薩向佛說此伽陁

청하지 아니한 벗
그가 보리에 머문다면 모든 법 수호하므로
능히 이 몸 버리리.
009_1421_c_19L不請之朋友
若彼住菩提
守護諸法故
能捨於自體

그래서 제가 도솔천에 이르러
이 갈은 수다라
부처님이 머무시는 까닭에
저는 마땅히 널리 나타내오리다.
009_1421_c_21L故我至兜率
如是修多羅
以佛住持故
我當作廣顯

그때 상좌(上座) 마하가성이 부처님을 향하여 이렇게 말씀드렸다.
009_1421_c_22L爾時上座摩訶迦葉波向佛說此伽陁

저희들 적은 지혜에
성문승(聲聞乘)은 이미 설하셨으니
능력 따라 세력 따라
스승의 법 마땅히 지니오리다.
009_1421_c_23L我等少智慧
聲聞乘已說
隨能隨勢力
教師法當持
009_1422_a_02L
만약 이 경 가진 이 있으면
저는 마땅히 그를 거두고
또 능히 변재[能辯]로써
그와 함께 착한 말을 하오리다.
009_1422_a_02L若有持此經
我當攝受彼
及以堪能辯
與彼作善言

그때 명자(命者) 아난다가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을 말하였다.
009_1422_a_03L爾時命者阿難陁向佛說此伽陁

수천이나 되는 모든 경전
저는 스승에게 직접 들었지만
이 『금광명경』 같은 경전은
제가 일찍이 듣지 못하였습니다.
009_1422_a_04L諸經多千數
我聞教師口
如是等經典
我先未曾聞

저는 이 경전 만나
면전에서 이미 받아 가졌으니
저는 보리 구하고자
마땅히 널리 나타내오리다.
009_1422_a_06L我値遇此經
對面已受取
我當作廣顯
欲求於菩提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실 때 보리고수선적(菩提高樹善寂)천녀와 또 저 대변천녀(大辯天女) 등과 공덕천녀 등 모든 천녀들과 또 제석과 범천 비사문천 등이 우두머리가 되는 모든 하늘 대중과 모든 천왕과 또 그 모든 큰 하늘 대중, 건달바 아수라 등의 세간이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를 다 크게 기뻐하였다.
009_1422_a_07L佛說此時菩提高樹善寂天女及彼大辯天女等功德天女等諸天女諸天衆釋梵鞞沙門等爲首諸天王及彼諸大天衆乾闥婆阿修羅等世於佛所說皆大歡喜
그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삼매에서 일어나시어 큰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오른손으로 모든 큰 보살마하살의 이마를 어루만지시며 모든 천왕과 용왕 이십팔부 산지(散脂)대장군 등과 더불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009_1422_a_12L爾時釋迦牟尼佛從三昧起現大神力以右手摩諸大菩薩摩訶薩頂與諸天王及龍王二十八部散脂鬼神大將軍等而作是言
“나는 한량없는 백천만억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겁 동안 이 『금광명』의 미묘한 경전을 닦고 익혔다. 너희들은 마땅히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널리 이 법을 펼 것이며 다시 염부제 안에서 끊어짐이 없게 하라.
009_1422_a_16L我於無量百千萬億恒河沙劫修習是『金光明』微妙經典等當受持讀誦廣宣此法復於閻浮提內無令斷絕
만약 선남자나 선여인이 미래 세상에 이 경전을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면 너희들 모든 하늘은 언제나 마땅히 옹호해 주어야 한다.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미래 세상에 한량없는 백천의 사람과 하늘 가운데에서 항상 즐거움을 누릴 것이요, 미래 세상에 여러 부처님을 만나 빨리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이룰 것이다.”
009_1422_a_19L若有善男子善女人於未來世中有受持讀誦此經典者汝等諸天常當擁護當知是人於未來世無量百千人天之中常受快樂於未來世値遇諸佛疾得證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009_1422_b_02L그때 모든 큰 보살과 하늘 용왕 이십팔부 산지대장군 등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 이르러 몸의 다섯 부분을 땅에 던지며 함께 소리내어 말하였다.
“세존의 말씀과 같이 마땅히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세 번 말하였다.
“세존의 말씀과 같이 마땅히 함께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009_1422_a_24L爾時諸大菩薩及天龍王二十八部散脂大將等卽從座起到於佛前五體投俱發聲言如世尊勅當具奉行如是三白如世尊勅當具奉行
이에 산지대장군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뒷날 미래 세상에 이 경을 받아 가지거나 혹은 스스로 쓰거나 혹은 사람들에게 쓰게 하면 저는 마땅히 이 이십팔부 모든 귀신들과 항상 마땅히 따라 모시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서 옹호할 것입니다. 이 법을 설하는 이는 모든 나쁜 것이 다 소멸하여 안온함을 얻게 하고 소원이 허망함이 없게 하오리다.”
009_1422_b_05L於是散脂大將軍而白佛言世尊若後未來世中有受持是經若自書若使人書我當與此二十八部諸鬼神等常當隨侍擁衛—隱蔽其形—是說法者皆悉消滅諸惡令得安隱願不有慮
그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큰 신통력을 나타내어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가 다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이때 모든 부처님께서 다 크게 기뻐하시며 이 경을 누누이 부촉하시는 까닭으로 법을 가진 이를 찬미하여 한량없는 신통력을 나타내셨다.
009_1422_b_10L爾時釋迦牟尼佛現大神力十方無量世界皆六種震動是時諸佛皆大歡喜—囑累是經故—讚美持法者現無量神力
이에 한량없고 끝이 없는 아승기의 보살마하살 대중과 또 신상(信相)보살 금광(金光) 금장(金證) 상비(常悲) 법상(法上) 등과 또 사천왕, 일만 천자와 도량보리수신, 지신(地神) 견뢰 등과 또 일체 세간의 하늘 사람 아수라 등이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바를 듣고 다 위없는 보리심을 내어서 뛸 듯이 기뻐하며 예를 올리고 물러갔다.
009_1422_b_14L於是無量無邊阿僧祇菩薩摩訶薩大衆及信相菩薩金光金藏常悲法上等及四天王十千天子與道場菩提樹神地神堅牢等及一切世間天阿脩羅等聞佛所說皆發無上菩提之心踊躍歡喜作禮而去
合部金光明經卷第八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고려대장경에는 없는 내용이나 송(宋)ㆍ원(元)ㆍ명(明) 3본과 궁(宮)본 이하의 네 구절이 더 있으므로 역자가 삽입 하였다.